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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성의 ‘얼음 달’에 생명체 존재 가능” (연구)

    “토성의 ‘얼음 달’에 생명체 존재 가능” (연구)

    지구 밖 생명체를 꼭 태양계 밖에서 찾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과학자들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린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토성의 위성으로 얼음에 뒤덮인 ‘엔셀라두스’에는 고세균으로 알려진 단세포 미생물에게 이상적인 서식지 환경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고세균은 지구에서도 가장 극한적인 환경 중 일부에 서식한다.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를 조사 중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메탄생성 고세균 ‘메타노테르모콕쿠스 오키나웬시스’(Methanothermococcus okinawensis)가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엔셀라두스 환경을 재현한 실험실 조건에서 생존했다”고 설명했다. 지구에서 이런 고세균은 심해에서도 극고온인 열수 분출공 근처에서 살며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이용해 메탄을 생성한다. 기존 관측에서는 엔셀라두스 표면에 있는 균열에서 분출하고 있는 수증기 플룸(물기둥)에서 메탄이 검출되고 있었다. 연구팀은 “엔셀라두스의 플룸에서 검출된 메탄의 일부는 이론상 메탄 세균에 의해 생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또한 “메탄 세균이 생존에 필요한 수소의 양은 엔셀라두스에 있는 암석질 핵의 지구 화학적인 과정에서 생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엔셀라두스의 얼음 표면 밑에 생명의 기본 요소인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메탄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암모니아 등의 화합물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극 지역에서는 열수성 활동도 발생하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해왔다. 이런 특징 때문에 엔셀라두스는 생명체 탐사 조사에 중요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엔셀라두스의 메탄은 무생물학적인 지구 화학적 과정으로 생성됐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려면 연구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생채기 난 가리왕산 복원… ‘환경올림픽‘ 금빛 마무리를

    생채기 난 가리왕산 복원… ‘환경올림픽‘ 금빛 마무리를

    강원도 산골마을 평창·강릉·정선을 뜨겁게 달궜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다. 역대 최대 규모로 흥행 최고, 문화·정보통신기술(ICT)의 새로운 지평, 남북 단일팀으로 평화올림픽 실현 등 성공 올림픽으로 박수를 받으며 지난 25일 폐막됐다. 다음달 9~18일 동계패럴림픽이 남아 있지만, 이제는 대회 이후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 볼 때다. 특히 올림픽의 5대(문화, 환경, 경제, 평화, ICT) 목표 가운데 우선했던 환경올림픽의 사후 관리가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탄소 제로(0)를 목표로 실행한 환경올림픽 정책들은 어느 정도 정착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선 가리왕산 자연자원의 훼손과 복원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최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국민들은 훼손된 환경의 사후관리와 복원이 어떻게 이뤄질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연환경의 복원과 관리는 올림픽 성공 이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찍이 환경을 스포츠, 문화와 함께 올림픽의 3대 정신으로 선언했다. 2000년부터는 아예 올림픽 개최 희망 도시에 환경 관련 계획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1994년 노르웨이 동계릴레함메르대회 때부터 환경 올림픽이 적용되면서 환영받았고 2010년 캐나다 밴쿠버동계올림픽 때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버려진 폐목재로 지어 모범이 됐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동계올림픽 때 주택지역 가까이와 희귀 습지에 경기장을 지어 최악의 환경오염과 자연파괴 행사라는 비난을 받으며 올림픽에서 환경이 주요 실천 덕목이 됐다.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25.4% 감축 27일 강원도와 평창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환경은 우선됐다. 평창조직위는 역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탄소 배출 제로를 실천했다고 자부한다. 올림픽을 계기로 청정 강원도가 녹색성장을 선도할 산업인프라도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자연환경 훼손이 아니라 지역의 자연환경을 더 친환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환경올림픽을 위해 저탄소 올림픽을 실천했다. 건설·교통·숙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159만t은 자체 노력으로 감축하거나 외부로부터 배출권을 기부받아 상쇄시켜 제로화했다. 자체 감축은 경기장 건설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전체 배출량의 25.4%인 40만 5000t을 줄였다. 평창 슬라이딩센터와 강릉 아이스아레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등 신설된 6개의 경기장은 태양광과 지열 등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축물로 지어졌다. 경기장들은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 등 전체 공정에서 자체 에너지 소모량의 12%를 감축하며 친환경 건축물 인증까지 받았다. 탄소배출권은 거래가 가능한 국내외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등을 통해 배출권을 기부받아 상쇄시키며 탄소 배출 제로화를 추진했다. 서울 상암 지역과 같이 1990년대까지 강릉 지역 비위생매립지로 사용되며 버려지다시피 한 터는 아이스아레나 등 주요 빙상경기장들이 들어선 올림픽파크로 변신했다. 환경올림픽의 취지에 꼭 맞아떨어지며 올림픽파크는 환경올림픽의 상징이 됐다. 가까이 경포호수와 경포대, 녹색도시체험 시설까지 있어 상징성은 배가됐다. 해발 1561m의 가리왕산 환경 훼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정선 알파인스키장은 남녀 코스를 별도로 건설하려던 당초 계획을 접고 하나로 통합했고, 스타트 지점도 당초 중봉(해발 1420m)에서 하봉(1370m)으로 정하면서 산림 훼손을 33㏊에서 23㏊로 30% 줄이는 효과도 얻었다.●훼손된 가리왕산 산림 55% 복원 계획 우수한 식생과 동식물 서식처가 최대한 보전될 수 있도록 주목 등 주요 식생 군락지 7곳을 우회하며 건설했다. 훼손된 산림 면적의 2배 이상을 산림유전자보호구역으로 대체 지정(584㏊)하고 백두대간 훼손지역 대체림 조성과 경기장 진입도로 주변에는 경관림(500㏊)도 조성했다. 대회 이후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산림의 55%는 다시 복원한다는 계획까지 약속했다. 서울~강릉 간 KTX 경강선과 평창 알펜시아 인터컨티넨탈호텔은 환경성적표지인 탄소발자국 인증을 마쳐 환경올림픽에 일조했다. 탄소발자국은 제품 및 서비스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는 제도다. KTX 경강선의 탄소 배출량은 승용차를 이용할 때보다 87%가 적고 알펜시아호텔도 일반 호텔보다 6%를 감축했다. KTX 경강선은 자가용 등 차량을 이용할 때와 비교해 6500t의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회 기간 한전에서 무상 지원받은 전기차 152대를 투입해 환경올림픽을 실천했다. 이를 위해 올림픽 개최도시인 평창, 강릉, 정선 지역에는 27대의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설치됐고 영동고속도로 휴게소 곳곳에는 환경부 주관으로 급속 전기차 충전기가 다른 고속도로보다 우선해 마련됐다.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식수 전용 저수지(194만t)를 만들고 취수장과 정수장을 하루 4000t에서 1만t 용량으로 증설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 등 2개 빙상경기장에는 빗물 재활용 시설과 절수형 수도꼭지를 설치했다. 생태계 회복을 위해 2012년부터 멸종 위기 1급인 장수하늘소, 산양, 멸종 위기 2급인 열목어, 구렁이 등 동물 4종에 대한 증식, 복원에 나섰다. 황기협 조직위 환경기획팀장은 “교통, 건설, 숙박 등 모든 곳에서 환경올림픽이 실천되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훼손된 산림 등의 복원에도 앞장서는 등 당초 환경올림픽 선언에 걸맞게 사후 관리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주목´ 등 수만 그루의 천연림 사라져 하지만 우려와 반론도 만만찮다. 천혜의 원시림으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보호받던 가리왕산이 동계올림픽 6일간, 패럴림픽 2일간의 알파인스키 올림픽 경기를 위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훼손됐다는 게 환경단체 등의 주장이다.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유산에 축구장 66배에 달하는 넓이의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는 것이다. 알파인스키 경기가 펼쳐진 하봉부터 도착지점까지 폭 55m, 길이 2850m로 건설된 스키 슬로프는 2m 깊이로 흙의 맨살이 파이고 얼음으로 다져지며 만들어졌다. 수백년 동안 자리를 지켜 온 수만 그루의 천연림이 사라졌다. 주목 자생지 훼손뿐 아니라 사스레나무와 거제수가 자연스레 교배된 아름드리 왕사스레나무가 베어지고, 자생종으로 희귀종에 속하는 개벚지나무와 사시나무의 남한 최대 군락지도 크게 훼손됐다. 그나마 현지에 자생하는 주목과 신갈나무, 사스레나무 등 200여 그루는 이식 대상 수목으로 정해 옮겨놨다. 하지만 이마저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부분 고사해 복원을 약속한 정부의 생태 복원에 대한 의지에 회의를 갖게 한다. ●“가리왕산 복원 약속만이라도 지켜야” 스키장이 건설되기 전에 이미 구체적인 복원계획이 마련됐어야 하지만 올림픽 성공 개최에만 집중한 중앙정부와 강원도는 복원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고, 건설 비용에 맞먹는 막대한 규모의 복원 예산에 대해서는 지금도 중앙정부와 강원도 모두 ‘나 몰라라’ 손사래를 치고 있다. 급기야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2018년 평창은 현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참혹하고, 가장 반환경적인 올림픽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그래서 최소한 가리왕산 복원 약속만이라도 지켜내야 한다”며 성명서까지 냈다. 정규석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대회를 열었던 일본은 대회를 위해 스키 슬로프를 건설하며 자연을 크게 훼손한 뒤 생태복원센터까지 만들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복원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나라도 가리왕산 등 자연자원의 복원과 함께 정부와 강원도가 펼쳐 온 각종 환경올림픽 정책들이 일회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때”라고 말했다. 강릉·평창·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한끼줍쇼’ 정려원, 한 끼 위해 추억 속 ‘샤크라’ 소환

    ‘한끼줍쇼’ 정려원, 한 끼 위해 추억 속 ‘샤크라’ 소환

    JTBC ‘한끼줍쇼’에 배우 임창정과 정려원이 밥동무로 출연해 파주 교하동에서 한 끼에 도전한다.최근 진행된 ‘한끼줍쇼’ 녹화에 밥동무로 등장한 임창정과 정려원은 파주의 한 법원 세트장에서 오프닝 촬영을 진행했다. 최근 드라마에서 독종 검사 캐릭터로 활약한 바 있는 정려원은 이날 오프닝에서도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변호사 역에 몰입하며 연기를 펼쳐 현장을 뜨겁게 했다. 정려원은 그동안 예능 출연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야외 예능 현장에 촬영 현장에도 금세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규동형제와 임창정의 입담에 사랑스러운 리액션으로 화답하며 촬영 현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이어 벨 앞에선 정려원은 긴장한 나머지 ‘얼음’이 된 상태로 말을 잇지 못했다. 초반에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던 정려원은 이내 자신을 몰라보는 시민이 나타나도 당황하지 않고 “혹시 샤크라 아세요?”라며 추억 속 샤크라를 소환했고, 포인트 안무까지 선보였다. 한쳔, 임창정은 ‘만능 엔터테이너’다운 자신감으로 벨 누르기를 시작했다. 임창정은 자기소개를 하기도 전에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며 벨을 놓치지 않았고, 도전 내내 주옥같은 히트곡으로 인지도 공세를 펼쳤다. 임창정과 정려원의 유쾌한 한 끼 도전은 28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 파주 교하동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겨울을 밀어내는 밝은 빛 이야기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겨울을 밀어내는 밝은 빛 이야기

    혹독한 겨울이었다.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추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다 보니 몸도 마음도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머리가 얼어 버릴 것 같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고운 분홍색 매화가 피어나는 따뜻한 봄날이 저절로 그리워지곤 했다. 그런데 설이 지나면서 햇살이 한결 밝아졌다.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고 서 있노라면 마치 봄이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신기한 일이다. 설이 지나면 언제나 그렇듯 햇살의 빛깔이 달라지니, 중국에서 사람들이 설을 ‘춘절’(春節)이라고 부르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춘절’이 지나고 대보름이 오면 중국 사람들은 집집마다 거리마다 환한 불을 밝힌다. 대보름 밤을 밝히는 그 등불들이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웠는지에 대한 묘사는 12세기 무렵의 송나라 때 문헌에도 이미 등장하니, 보름날 등불을 켜는 습속은 중국에서도 오래된 전통이라 하겠다. 그 습속이 일찍이 서역에서부터 들어온 것이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는데, 어쨌든 중국에서는 대보름날 등불을 켜는 습속 때문에 그날을 ‘등절’(燈節)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등불을 켜는 것은 한족만의 습속은 아니다. 만주족에도 그런 습속이 있었다. 다만, 그것이 얼음등불이라는 것이 다르다. 가장 추운 1월이면 만주 지역인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의 하얼빈(哈爾濱)에서는 ‘빙등절’(氷燈節)이라는 축제가 열린다. 원래 그들에게는 집집마다 마당에 작은 등을 켜 두는 습속이 있었다고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규모가 점점 커졌고, 요즘은 중국을 대표하는 축제 중의 하나가 됐다. 빙등절이 시작되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하얼빈 시내를 흐르는 쑹화(松花)강의 얼음을 잘라 내어 거대한 얼음집들을 만들고 그 안에 형형색색의 등불을 켜 두니, 영하 30도의 추운 도시가 갑자기 눈부신 동화 속의 겨울왕국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뿐인가? 방향을 서쪽으로 틀어 멀리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카자흐족이 사는 지역으로 가 보면 그곳에서부터 카자흐스탄을 지나 이란에 이르기까지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에게 널리 퍼져 있는 새해 명절 습속이 눈에 띈다. 춘분에 거행되는 그 명절은 ‘나우르즈’ 혹은 ‘나브르즈’라고 하는데, 빛이 어둠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춘분은 기나긴 겨울이 마침내 지나고 낮의 길이가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이니, 빛의 힘이 어둠을 누르기 시작하는 날이다. 그것은 빛을 숭배하는 고대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에 뿌리를 둔 명절로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라는 종교적 교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로 카자흐족 신화에 보면 최초의 세상에 악마들이 판치고 다니면서 세상을 파멸 직전까지 몰고 갔는데, 그것을 막기 위해 여신들이 내려와 악마들과 처절한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텡그리(천신)가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악마들을 향해 분노의 화살을 날려 악마들을 쫓아버렸다고 하는데, 번쩍이는 눈부신 빛을 보여 주는 번개가 바로 천신의 화살이라고 한다. 만주족의 신화에서도 머리가 아홉 개 달린 강력한 어둠의 신 예루리를 몰아내는 것은 빛으로 대표되는 천신 압카허허와 바나무허허, 와러두허허 세 여신이다. 혹독한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행해지는 대보름 등절과 하얼빈 만주족의 빙등절, 그리고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에게 전승되는 나브르즈 명절 등은 중앙아시아에서부터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만주 지역까지 전해지고 있는 빛에 대한 숭배의식과 관련이 있는 명절들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대보름날의 중요한 습속 중 하나인 ‘쥐불놀이’ 역시 빛과 불의 축제가 아닌가. 불을 피워 그 환한 빛으로 어둠을 밝히며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고, 다가오는 한 해의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는 것, 그것은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오래된 종교 관념에 바탕을 둔 습속인 것이다.
  • 평화 평창 2라운드… 이젠 패럴림픽이다

    평화 평창 2라운드… 이젠 패럴림픽이다

    北 선수단 파견… 사상 첫 참가 총 49개 국가 선수 570명 결전 신의현ㆍ아이스하키 등 메달 기대 안방서 금1 은1 동2 ‘톱10’ 목표 식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과 열기가 열흘 후 패럴림픽으로 이어진다.전 세계 장애인 선수들의 눈과 얼음의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다음달 9일부터 18일까지 강원 평창과 정선, 강릉에서 열린다.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 슬로건 아래 49개국 선수 570명이 6개 종목, 금메달 80개를 놓고 설원과 빙판에서 우정의 대결을 펼친다. 소치 대회보다 4개국, 선수 23명이 늘어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개회식은 당일 오후 8시~9시 45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도핑에 연루된 러시아는 평창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참가한다. 북한도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선수단을 파견한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선수 마유철(27)과 김정현(18)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로 참가한다. 평창패럴림픽에서도 개회식과 폐회식에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썼던 기존 경기장을 그대로 사용한다.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설상 종목은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에서 열린다. 전체 금메달 80개 중 78개가 설상 종목에 걸려 있다. ‘강릉 코스탈 클러스터’에서 열릴 빙상 종목으로는 아이스하키와 훨체어 컬링이 있다. 한국은 역대 동계패럴림픽에서 은메달만 2개(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알파인스키 한상민, 2010년 밴쿠버 대회 남자 컬링)를 땄다. 이제 노 골드 아픔을 씻어야 한다.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 때는 ‘노 메달’이었다. 한국 선수단의 평창패럴림픽 메달 전망은 나쁘지 않다.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아이스하키와 휠체어 컬링,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등 6개 전 종목에 36명이 출전한다. 메달 후보로는 노르딕스키 신의현(38·창성건설)과 알파인스키 양재림(28·국민체육진흥공단), 휠체어 컬링 대표팀,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첫손에 꼽힌다. 특히 신의현은 평창패럴림픽에서 장애인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8개 세부종목에 나서 ‘멀티 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배동현(35) 평창패럴림픽 한국선수단장은 “안방 대회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둬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장애인 스포츠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포함해 메달 4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10위 이상 성적을 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中, 초미세먼지 매년 33% 뚝… ‘스모그와의 전쟁’ 승기 잡았다

    [글로벌 인사이트] 中, 초미세먼지 매년 33% 뚝… ‘스모그와의 전쟁’ 승기 잡았다

    중국이 5년간 벌인 스모그와의 전쟁에서 1차 고지를 점령했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은 지난 1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평균 ㎥당 34㎍을 기록해 처음으로 국제 기준을 만족했다고 밝혔다. 2012년 만들어진 국제 기준은 초미세먼지 농도 35㎍ 이하다. 1월 한 달 베이징의 공기 지수도 31일 가운데 25일이 ‘좋음’ 또는 ‘아주 좋음’을 기록했다고 환경보호국은 소개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베이징 공기 지수가 ‘좋음’이었던 날은 226일로 2013년보다 50일 더 많았다. 공기 지수가 ‘심각’했던 일수는 58일에서 35일로 떨어졌다. ●공기 지수 ‘심각’ 일수 58→35일로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년 평균 33.1%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16만명에 이르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 숫자가 줄어들었다. 황웨이 그린피스 동아시아 기후에너지 운동가는 “중국 정부의 대기 오염 행동 계획은 공기오염과 건강문제를 획기적으로 감축했다”고 말했다.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74개 도시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33% 떨어졌는데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가장 획기적인 미세먼지 감소율을 기록했다. 석탄 소비와 석탄 사용 공장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는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석탄, 시멘트, 철강 등에 대해 재도약을 추진한 경제 정책 탓에 대기 오염 개선 속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5년 전인 2013년 9월 중국의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은 ‘대기 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35개 항목으로 이뤄진 이 계획은 기업, 지방정부, 경제구조를 모두 아우르는 광범위한 대기 청정화 계획으로 도심 식당의 고효율 공기청정기 설치를 강제할 정도로 꼼꼼했다. 가정에서는 환풍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 보유 대수 통제, 자전거 보급 확대 등을 의무화했다. 석탄 사용량을 통제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제했다. 공기질이 최악인 10개 도시와 최고 10개 도시의 명단을 발표하도록 해 각 지방정부가 공기 질 개선 경쟁을 벌이도록 했다. 중국 각 성(省)과 시는 현지 주요 언론에 공기질 측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배포했다. 중점 지역의 미세먼지 개선 지표를 경제 사회 발전의 지수로 삼아 공기질 개선을 중국 정부의 핵심 목표로 삼은 것이다. 각 지방 공산당 지도부의 종합 심사 평가에 공기질 개선이 중요 근거가 됐음은 물론이다. 업무 태만 등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 효과가 미흡하고 단속과 감시, 자료 처리와 연간 목표 임무 완수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지역과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책임을 물었다.●지방정부 간 공기질 개선 경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기후 변화의 지도자를 자처하면서 스모그 전쟁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자 “중국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협력의 운전자석에 앉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푸른 하늘의 무법자로 여겨진 석탄 산지에는 스모그와의 전쟁으로 인한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다. 중국 최대의 석탄 산지인 산시성에서는 석탄을 때거나 팔면 체포되기도 한다. 지난해는 산시성 성도인 타이위안에서 27개의 탄광이 문을 닫았다. 천연가스 보일러가 설치되기도 전에 석탄 보일러를 제거해서 수많은 주민 이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유지 비용도 훨씬 비싸다. 중국에서 낙후 지역 가운데 하나인 산시성 한 달 평균 월급은 650달러에 불과하지만, 가스 보일러로 바꾼 뒤에는 난방비만 한 달에 400달러가 든다. 올해는 지방정부에서 보일러 교체비용과 난방비를 보조해 주지만 만약 정부 보조가 끊기면 가스 보일러를 사용할 수 있는 주민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허베이성 바오딩시 취양현에서는 석탄을 때지 못해 난방이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았다.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매년 11월 15일부터 다음해 3월 15일까지 중앙난방을 하지만, 보일러 교체 공사가 채 끝나지 않아 아이들은 추운 교실을 피해 운동장에서 햇볕을 쬐면서 수업을 들었다. 교사는 학생들과 같이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데웠다. 난방이 이뤄지지 않아 최저 기온이 계속 0도 아래로 떨어진 취양현의 많은 어린이가 동상을 입었다. 이런 아이들의 사진이 돌면서 “어린아이들은 차가운 바닥에서 숙제하는데 관리들은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한다”, “장관의 아들딸이 이 학교로 전학하라”, “전체 공무원은 학교 난방이 될 때까지 실외에서 근무하라”는 등 비난 댓글이 폭주했다. 우리나라 감사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취양현 기율검사위원회는 이 사건 조사와 책임 규명 작업을 벌였고, 취양현 교육국은 보일러 교체 공사를 빨리하겠다고 밝혔다. ●“집에서도 패딩 입고 살아요” 베이징 퉁저우구에 사는 주민들은 중앙난방 기간에도 실내온도가 겨우 10도밖에 되지 않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최근 인민망이 보도했다. 대부분의 베이징 주택은 개별 보일러가 없고 정부가 정한 기간에만 중앙난방이 이뤄진다. 온돌이 아닌 라디에이터로 난방이 되는데 특히 오후 10시 이후에는 실내 온도가 떨어져서 집안이 얼음골이 된다고 주민들은 불평했다. 낮에도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어야만 그나마 집에서 버틸 수 있는 지경이다. 이런 부작용에도 중국 정부가 석탄 사용 감축 정책을 후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 가정용 또는 상업적인 용도로 석탄을 사용하는 비율은 6%에 지나지 않는다. 이 비율도 주로 화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의 석탄 사용을 줄이는 것이 전체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다. 지난해 전국적인 천연가스 사용량은 16%나 증가했다. 베이징시는 대기 오염 정책의 주안점을 석탄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단속으로 옮겨 가는 추세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 측은 최근 “아황산가스 농도는 2012년 ㎥당 28g에서 지난해 8g으로 떨어졌다”며 “지난 5년간 석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오염 배출 공장은 1만 1000곳이 폐쇄됐다. 중국의 수도는 올해 새로운 3년짜리 대기 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는데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더 밀접한 내용이다. 베이징의 6환(環) 순환도로 내에서만 금지됐던 배기가스 과다 배출 차량 통행이 베이징시 전체로 확산된다. ●작년부터 설 폭죽놀이도 금지 심지어 중국 설의 상징과도 같았던 폭죽놀이도 스모그 때문에 지난해부터 금지됐다. 지난해 베이징시에서는 폭죽놀이 때문에 4시간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75에서 647로 치솟았다고 환경보호부는 설명했다. 폭죽이 절정에 이르는 설 전날인 지난 15일 베이징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을 기록해 전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3만 2000명의 경찰과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단속에 나선 결과다. 세계 최초로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들에게 설날 폭죽놀이는 잡귀를 쫓아내는 특별한 의식이다. 중국 도심 반경 10㎞ 이내인 5환 순환도로 내에서는 폭죽이 금지되는 바람에 올해 설에는 화려한 불꽃을 목격하는 것이 어려웠다. 시 주석의 반부패 강경책으로 예산 사용이 줄어 직원들에게 폭죽을 나눠 주는 풍습이 거의 사라진 것도 깨끗하고 조용한 설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이승훈의 금메달을 위해 희생한 선수 더 많아‘빙상 대통령’ 전명규 두려워 입 다문 현직 스케이트맘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 없다” “우리 아들은 ‘탱크’(페이스메이커)였어요. 처음부터 빠르게 달려 나가 다른 선수들 힘을 빼놓는 역할을 했죠. 앞에 서면 공기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체력이 금세 떨어져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 아이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뒤로 처지죠. 그 사이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이 치고 나가는 거예요. 폭발적인 스피드로 금메달을 따죠. 그런데 아직도 그 방식으로 하고 있더라고요.”지난 24일 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를 본 A씨는 씁쓸한 마음에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A씨는 전직 ‘스케이트맘’이다. 그의 아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유망주였지만 21살 때 스스로 운동을 그만 뒀다. 자정쯤 시작된 A씨와의 통화는 1시 30분이 훌쩍 넘어서야 끝났다. 24일 경기는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마지막 경기였다. 이승훈(30·대한항공), 정재원(17·동북고)이 출전했다. 정재원이 체력을 소진해가며 앞에서 달린 덕에 이승훈은 금메달을 땄다. 이른바 ‘페이스메이커’ 작전이었다. 정재원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희생이라는 단어보다는 팀 플레이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관련기사 클릭: ‘금빛 조력’ 막내 정재원… “희생요? 팀플레이였죠”) A씨는 “정재원도 4년 뒤에 어찌될 지 몰라요. 그때 가봐야 아는 일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이 되자 빙상계의 두 산맥인 한국체대와 단국대 코치들이 지방에 있는 A씨를 찾아와 입학을 권유했다. “서로 우리 아들 보내달라고 제안했어요. 아무래도 국가 지원 받쳐주고 스케이트 잘 타는 애들이 가던 한체대에 보내기로 했어요. 그때 권모 코치가 뭐라 했는지 아세요? ‘우리 아들 데려가서 영광이라고, 훌륭한 선수 만들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랬던 녀석이 1년도 안 돼 ‘엄마, 나 못하겠어. 빙상장은 쳐다보기도 싫어’라고 하는 거예요. 피가 거꾸로 솟지, 안 솟아요?”A씨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몰려있는 시즌인 겨울이 되면 초등학생 아들을 서울에 올려 보냈다. 훈련비용, 장비 값, 체력 보충에 좋다는 약도 지어 먹이다보니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시합이라도 있는 날이면 아들 경기를 보려고 꼭두새벽같이 집을 출발해 자정이 넘어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았다. 다른 식구들에게 신경 써주지 못한 게 평생 마음의 빚이다. 그래도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로 얼음판을 지치던 아들을 말릴 수는 없었다. 그랬던 아이가 갑자기 운동을 그만 두겠다고 통보했다. “이모 코치 등 코치진의 무리한 지도로 아이가 완전히 망가졌어요. 잘 하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그만큼 실력이 늘겠지 기대했어요. 그런데 6개월 동안 애 몸 상태는 보지도 않고 죽어라 훈련을 시킨 거예요. 힘들면 좀 쉬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분위기였대요. 몸이 과부하가 걸리는 걸 알면서도 시키는 대로 해야 했던 거예요.” 한체대 입학 전, 국제 대회에 나간 A씨의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가 돼야 했다. “작전은 단순했어요. ‘이승훈 4관왕 만들기’ 아들에게 주어진 미션이었죠. 매스스타트가 국제경기 종목으로 채택된 지 얼마 안 됐던 때였어요. 앞에서 치고 나가는 선수가 한두 명 있는데, 그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뒤에서 체력 아끼고 있던 이승훈도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어져요. 2위권 그룹에서 1위와의 격차를 따라붙어주는 역할이 필요했던 거예요. 우리 아들은 그걸 몸이 부서져라 했어요.” A씨는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과 투자가 너무 아까워 아들의 마음을 돌이키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한체대 2학년을 마친 뒤 그만뒀다. 한체대 교수는 “스피드스케이팅이 하기 싫으면 쇼트트랙으로 전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코너 연습을 위한 쇼트트랙도 곧잘 타던 아들이었다. 그러나 A씨는 아들의 한 마디에 깨끗이 마음을 접었다. “엄마, 내가 쇼트트랙 가면 거기 애들 끌어주는 거밖에 더 하겠어?”●2011년부터 이승훈 위한 ‘탱크’ 작전 시작 탱크로 사용된 선수는 한둘이 아니다. 쇼트트랙의 경기 방식을 차용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인 매스스타트는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 처음 등장했다. 상위권 입상을 위해선 희생조가 필요하다는 게 빙상연맹과 코치진의 생각이었다. 2011년 대회에서는 박석민(26)과 고태훈(26)이 이승훈의 체력 안배를 위해 ‘총알받이’로 나섰다. 16바퀴를 도는 경기에서 박석민과 고태훈은 중후반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레이스를 끌었다. 당시 경기 영상을 보면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끌어주느냐에 이승훈의 메달 색이 결정된다”는 해설이 나온다. 이승훈은 두 선수의 도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효과가 입증된 ‘금메달 제조 작전’은 최근까지도 적용됐다. 지난해 2월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마지막 바퀴가 돼서야 후미에 있던 이승훈이 치고 나와 폭발적인 스피드로 1위를 차지한다. 결승선에 들어온 이승훈은 김민석의 등을 두드리며 “고마워. 고생했다”라고 말한다. 이후 2017~2018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시즌에서는 정재원이 탱크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1차 대회와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4차 대회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은 매스스타트 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헤렌벤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3위로 들어왔고, 솔트레이크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10명 가운데 9위로 들어왔다. 헤렌벤 경기에서 정재원의 스케이팅이 시원치 않자 코치진은 정재원을 향해 “재원이 가. 호흡하라고 호흡”이라며 소리를 지른다. 작전이 생각대로 되지 않자 이승훈은 5바퀴 남긴 시점부터 일찌감치 2~4위권으로 나오는 작전을 편다. ●‘탱크’ 거부하면 국가대표 선발 등에 불이익 탱크를 하기 싫으면 거부하면 되지 않을까. 또 다른 스케이트맘 B씨는 “탱크를 안 하겠다고 하는 순간 찍혀요. 선수는 감히 코치진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요”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후보였던 주형준(27·동두천시청)이 단 한 경기도 나가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B씨는 “한 국제대회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두고 주형준이 이승훈의 탱크가 되는 것을 거부해 전명규 교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이번 팀 추월에 나가지 못한 것도 괘씸죄일거예요”라고 전했다. B씨는 “팀 추월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네덜란드가 준결승전에서 떨어졌어요. 노르웨이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네덜란드를 이겼고요. 이미 결승에 진출했던 우리 팀은 지더라도 은메달이 확보된 상황이었잖아요. 준준결승부터 한 번도 쉬지 않은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 중에 특히 정재원의 체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어요. 대신 주형준을 투입했더라면 금메달을 땄을지도 몰라요. 빙상판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다들 이상하다고 하죠”고 말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김보름(25·강원도청) 밀어주기’ 작전을 거부한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나온다. 삿포로 아시안게임 여자 매스스타트에는 김보름, 박도영(25), 박지우(20·의정부여고) 등 3명이 출전했다. 박도영과 박지우는 김보름 밀어주기에 협조하지 않았다.일본 선수 2명이 치고 나가 2위 그룹과 격차를 거의 한 바퀴 가까이 벌렸는데도 박도영과 박지우는 둘 다 나서지 않았다. 당시 중계영상과 해설을 보면 “저렇게 되면 김보름이 나중에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다. 간격을 좁혀주려면 누가 따라 붙어야 하는 데 아무도 그 역할을 안 해주고 있다. 빨리 대줘야 한다”며 채근하기도 한다. B씨는 “이 일로 박도영이 연맹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파다했어요. 그래도 김보름의 탱크는 누군가 해줘야 하니 박지우를 달래 김보름과 함께 훈련시킨 것이라는 말도 있었고요. 박지우가 이번 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에 올라가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엄마들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 C씨는 “이런 식이면 누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어요. 아무도 탱크 안 하려고 해요. 그나마 힘 없는 어린 선수한테 ‘다음에는 널 밀어주겠다’는 미끼를 주고 희생양이 되기를 강요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 스벤 크라머는 동료 위해 페이스메이커로 나섰는데… A씨는 “일생에 한 번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인데 왜 어린 선수들이 그런 희생을 해야 하나요? 선수마다 전성기는 다 달라요. 몸 상태에 따라 20대 초반에 전성기가 올 수도 있고 이승훈 같은 경우에는 30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탈 수 있는 거예요. 어린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팀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는 건 더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B씨는 “매스스타트는 분명히 개인 종목이예요. 팀플레이가 필요하다면 왜 어린 선수들만 탱크 역할을 해야 하나요? 이승훈은 혼자서도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 있는 선수예요. 후배들을 위해서 16바퀴 중에 2~3바퀴를 앞에서 끌어줄 수 있다고요. 그러면 후배도 같이 메달 딸 수 있는 거잖아요. 이번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처럼요. 어떻게 한 사람을 위해 나머지가 희생하는 전략이 팀을 위한 거라고 할 수 있나요? 금메달은 나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C씨의 아들은 팀 추월에서 활약했던 전직 국가대표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3위 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갑자기 다른 선수가 감독 추천을 통해 후보 엔트리에 들어왔다. C씨의 아들은 갑자기 올림픽 훈련에서 제외됐다. C씨는 “팀 추월은 3명이 함께 자리를 바꿔가며 한 호흡으로 뛰어야 하는 경기예요. 그만큼 팀 훈련이 중요해요. 그런데 올림픽 직전 사전 준비대회인 월드컵에서 우리 아들 대신 후보 선수를 넣어 연습했더라고요. 국대 선발전을 통해 공식 선발된 선수를 빼고요. 호흡을 맞춰 훈련해 볼 기회조차 없었던 거죠”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올림픽에 출전한 C씨의 아들은 메달 획득에 결국 실패했다.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 도마에 선수 부모들은 국가대표 선발을 심의하는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특정 선수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선발 조항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흔했다는 것이다. C씨는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도록 돼 있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하면 국가대표 자격을 2년간 유지할 수 있는 조항도 있었어요. 1년 후 국가대표를 미리 뽑아 놓는 꼴이에요. 논란 끝에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국가대표 선발 전 모든 조항을 공개하라고 연맹에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유야무야 됐어요”라고 지적했다.●특정 선수 위한 특별훈련···상대적 박탈감 불러 훈련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국가대표인 노선영(29·콜핑팀)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승훈, 김보름, 정재원이 한체대에서 별도로 특별훈련을 받는 등 차별이 심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C씨는 “2010년만 해도 선수촌을 이탈해 별도 훈련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기량 향상을 위해서 별도로 육상 레슨을 받게 하고 싶었는데 거절당했거든요. 지금 개인훈련 관련 조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 역시 특정 선수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개인 특별훈련을 받지 못한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고 선수 부모들은 전했다. B씨는 “별도 훈련을 받던 이승훈이 선수촌에 복귀하는 걸 다른 선수들이 무척 싫어해요. 이승훈이 오는 순간 기존 훈련은 모두 없던 게 되고 이승훈 맞춤형 훈련이 다시 시작된다는 거예요. 스피드 스케이트는 굉장히 예민한 운동이에요. 운동 루틴에 몸이 길들어 있는데 확 바뀐 훈련 프로그램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도 되고 실력이 도리어 깎일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특정 선수를 위한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작전, 이를 따르지 않는 선수를 배제하는 관행 등의 이면에 전명규 교수가 있다고 지목한다.빙상판을 좌지우지한다는 전명규 교수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B씨는 “그 사람 눈에 들면 모든 것이 해결돼요. 국가대표 선발, 특별 훈련, 금메달, 실업팀, 스폰서까지 풀 패키지로 제공된다는 거예요. ‘전명규 라인’에 일단 들면 아무 걱정이 없는 거죠. 그러려면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전 교수 말을 절대 거역해선 안돼요”라고 말했다. 빙상 실업팀 대부분도 전 교수의 “손아귀”에 있다는 게 선수 부모들의 주장이다. B씨는 “한체대와 빙상 파벌 한 축을 이룬 단국대 계열 코치가 있는 실업팀에 가면 전 교수와 완전 원수지간이 되는 거예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한체대 안 보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C씨는 “파벌의 문제를 떠나서 비인기 엘리트 종목이 이런 식으로 키워진 게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돼야 해요. 전 교수가 800개의 메달을 만든 제조기라고요? 그 아래 쓰러져간 개인의 희생은요? 누가 기억이나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기자는 현직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2명의 어머니에게 추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우리 아이는 계속 빙상판에서 운동하고 실업팀도 가야 한다. 행여 피해가 갈까 두렵다”, “우리 아이는 2022 베이징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는 이유였다.B씨는 “그 엄마들도 전 교수와 이승훈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소릴 입에 달고 살던 엄마들이에요. 빙상연맹과 전 교수의 전횡을 고발하면 자기 아이 다칠까 걱정해서 전면에 나서려 하지 않는 거예요. 왜 그렇겠어요? 국가대표 코치진, 실업팀 코치진까지 다 전 교수의 ‘아바타’일 뿐이에요. 폭로해봤자 전 교수가 꽉 잡고 있는 빙상판 권력을 깰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못 나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한국체대·빙상연맹 특별감사 필요” 지적 선수 부모들은 빙상연맹과 한국체대의 개혁을 위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국가대표 선발과 훈련이 특정 개인의 힘으로 좌우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이 모인 단체 메신저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연맹 인사들 다 쳐내고 밥 데용 코치를 회장으로 앉히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했던 것처럼 아예 외국인이 개혁의 칼자루를 쥐게 하자는 얘기다. B씨는 “전 교수가 무서워 피해 사실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빙상계에서 ‘#미투’가 일어나려면 정부 당국에서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개별적으로, 아무도 모르게 불러서 일대일로 조사해야 해요. 피해 사례 수집하고 빙상연맹 감사도 해야 하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은 전명규 교수의 반론은 듣고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빙상연맹은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통화를 권유했다. 백 감독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이승훈 밀어주기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련기사 클릭: [단독] 백철기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 백 감독은 “작전은 감독이 짜는 것이고 선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일부 선수가 특별훈련을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인 종목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감독인 내가 직접 빙상연맹에 요청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문 대통령 “국민은 메달 색 아닌 땀의 가치 응원…이젠 패럴림픽”

    문 대통령 “국민은 메달 색 아닌 땀의 가치 응원…이젠 패럴림픽”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종료 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진, 자원봉사자,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도 부탁했다.문 대통령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향해 “결과가 아닌 과정의 가치를 일깨워주었다”면서 “낯선 만남을 시작으로, 함께 땀을 흘리고 이야기하며 하나의 팀이 됐다. 그 어떤 메달보다 값지고 빛났다. 머리 감독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국민과 강원도민, 자원봉사자들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전심전력했다. 선수와 관중은 눈과 얼음 위에서 한마음이 됐다. 함께 웃고, 함께 울었다. 마지막 폐회식에서 모두가 다 함께 올림픽의 주인공이 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고 적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 걸음 차이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국가대표 선수 여러분, 묵묵히 함께 구슬땀을 흘린 코치진 여러분께도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국민 모두가 여러분의 손을 잡고 올림픽이라는 큰 산에 오를 수 있었다. 또 도전합시다. 응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귀화 선수들에게도 “너무나 감사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가대표로 한 식구가 됐다. 18명 귀화 선수의 땀방울이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새싹을 틔웠다. 정부도 여러분의 자부심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문 대통령은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맞대결을 펼친 이상화 선수와 일본의 고다이라 선수의 우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두 선수가 걸어온 우정의 길이 한일 양국의 미래로 이어져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민유라 선수와 알렉산더 겜린 선수가 보여준 아리랑의 선율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감싸며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자비를 들여 훈련해온 것을 뒤늦게 알았다. 많은 분이 함께 해주실 것”이라고 응원했다. 문 대통령은 “노선영 선수의 눈물도 기억한다. 정말 끝까지 잘했다”고 격려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국민은 메달의 색깔이 아니라 땀의 가치를 응원했습니다. ‘최고’보다 ‘최선’에 더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평창올림픽의 주인공은 우리 국민”이라며 “올림픽이 끝나면 일상을 사는 국민이 국가대표다. 우리의 삶에서도 감동적인 이야기가 쓰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패럴림픽이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은 똑같은 밝기와 온기로 패럴림픽 장애인 선수의 힘찬 도전을 비출 것”이라고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평창은 ‘평화ㆍ안전ㆍ문화’ 올림픽…ICT강국 뽐냈다

    평창은 ‘평화ㆍ안전ㆍ문화’ 올림픽…ICT강국 뽐냈다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한 평창동계올림픽은 지구촌 스포츠 축제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남북 관계 복원과 한반도 정세 전환의 큰 계기를 마련하는 평화 외교 무대의 장이었다. 테러 위협이 없는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도 심어 줬다. 또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사회에 문화·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지위를 확고히 다졌다.●전통ㆍ현대ㆍ잠재력 결합 문화 역량 과시 북한의 참가는 한반도 정세 전환의 큰 계기가 됐다. 지난해부터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는 미국의 강경 대응과 맞물리면서 한반도의 긴장 지수를 크게 높였다. 그러나 개회식에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공동 입장을 한 뒤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성화봉을 이어받아 마지막 성화 점화자인 김연아에게 건네면서 전 세계에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남북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고 국민도 하나 된 마음으로 단일팀을 응원했다. 살얼음판 같았던 남북 관계는 올림픽을 기점으로 모처럼 해빙의 기운을 맞았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헌법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고위급대표단으로 남쪽에 파견,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북한은 폐회식에도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 당 부위원장을 파견해 평창대회가 한반도 평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회 기간 촘촘히 배치된 문화이벤트는 국내외 관광객을 사로잡았다. 개회식은 ‘행동하는 평화’를 주제로 우리의 전통과 현대, 미래의 잠재력을 결합한 문화적 역량을 세계에 집약적으로 보여 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개회식 공연에 등장한 인간의 얼굴과 새의 몸을 한 ‘인면조’(人面鳥)는 한국 젊은 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세계 첫 UHD 중계방송ㆍ5G 서비스 케이팝은 올림픽 분위기를 달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어느 경기장을 가든 신나는 케이팝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와 관객이 어우러지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러시아 출신 피겨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는 인터뷰에서 인기 아이돌 엑소(EXO)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창대회는 또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ICT 경연장이었다. 세계 최초로 개·폐회식과 쇼트트랙 등 주요 경기가 UHD 방송으로 중계됐으며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세계 최초로 선보인 5G 시범 서비스는 대회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경기장과 선수촌, 공항에는 11종 85대의 로봇이 투입돼 주요 일정, 관광정보, 교통안내를 맡았다. 평창 ICT체험관에서는 봅슬레이, 스노보드 종목 등을 VR 시뮬레이터로 가상체험할 수 있었다. ●드론 300대 동원 ‘수호랑’ 현장 연출 ‘개회식 스타’였던 인텔의 드론쇼는 폐막식에서 평창 밤하늘을 다시 수놓았다. 이번에는 드론 300대가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만들어냈다. 개회식 때와는 달리 녹화 영상이 아닌 현장 연출이었다. 미국 CBS는 “대한민국에서 열린 올림픽은 현재까지 개최된 올림픽 중 최신 기술이 가장 많이 집약된 올림픽”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중무장한 군인과 경찰 인력이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경관들은 무장을 하지도 않았으나 대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WR 3개ㆍOR 25개…평창 ‘신기록 풍년’

    WR 3개ㆍOR 25개…평창 ‘신기록 풍년’

    평창동계올림픽은 흥행뿐만 아니라 기록 면에서도 풍작이었다. 25일 평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에선 세계 신기록 3개, 올림픽 신기록 25개가 쏟아졌다. 이번 집계엔 스키,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과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은 대회마다 코스를 달리해 제외됐다.●설상ㆍ썰매 종목은 코스 특성상 제외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올림픽 신기록 10개가 터졌다. ‘빙속 강국’ 네덜란드가 절반가량을 챙겼다. 스벤 크라머르가 지난 11일 남자 5000m에서 6분09초76으로 올림픽 3연패에 성공했고, 여자 1000m와 여자 팀추월에서도 올림픽 기록을 바꿨다. ‘이상화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는 여자 500m에서 올림픽 신기록(36초94)을 작성했다. 여자 팀추월에서도 일본은 2분53초89로 결승선을 통과해 올림픽 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땄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얼음을 관리한 아이스 메이커가 지휘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빙질을 세계 최고로 높였다”고 기록 풍작의 한 원인으로 짚었다. ●“강릉 경기장 세계 최고 빙질 효과” 쇼트트랙에서는 세계 신기록 3개와 올림픽 기록 15개가 작성됐다. 세계신기록은 우다징(중국)이 남자 500m 준결승과 결승 우승 때, 네덜란드 여자 대표팀이 3000m 계주 동메달을 따면서 나왔다.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올림픽 기록 5개를 새로 썼다. 임효준이 남자 1500m에서 2분10초485를 뛰며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6분34초510으로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2관왕 최민정은 2번이나 올림픽 기록을 내놨다. 지난 10일 500m 예선에서 올림픽 기록으로 준결승에 올랐고, 준결승에서는 42초422의 올림픽 기록으로 결선에 오른 뒤 실격의 아픔을 겪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세계 50위 봅슬레이 4인승, 공동 은메달 ‘꼴찌의 반란’

    세계 50위 봅슬레이 4인승, 공동 은메달 ‘꼴찌의 반란’

    25일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결승이 펼쳐진 올림픽슬라이딩센터. 파일럿 원윤종(33)과 김동현(31), 전정린(29), 서영우(27)로 이뤄진 대표팀은 마지막 4차 시기에서 뒤에서 두 번째 순서로 레이스를 펼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쳤다는 자신감에서였다.●아스팔트에서 중고 썰매로 훈련 독일 팀(파일럿 니코 발터)보다 뒤지고 있어 줄곧 붉은 불이 들어왔던 대표팀 기록이 흰색으로 변했다. 네 차례 레이스 합계 3분16초38. 독일 팀과 100분의1초까지 똑같은 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사상 첫 봅슬레이 올림픽 메달을 확정한 순간이었다. 대표팀은 이어 마지막 주자로 나선 또 다른 독일 팀(파일럿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이 0.53초 앞선 3분15초85에 들어오면서 값진 은메달을 챙겼다. 4인승 대표 세계랭킹은 50위. 출전한 29개 팀 중 가장 낮았다. 그러나 화려한 ‘꼴찌의 반란’을 일으키며, 한국 선수단에 대회 17번째이자 마지막 메달을 선사했다. 파일럿 원윤종의 성을 따른 ‘팀 원’(Team Won)은 ‘팀 원’(One)이기도 했다. 서영우는 “다른 팀보다 나은 건 딱 하나뿐이다. 조직력과 단합심이다. 다른 팀은 같은 나라끼리도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사이도 좋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하나’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윤종도 “썰매에 실제로 오르는 건 우리 4명뿐이지만 감독과 코치, 연맹 관계자, 후원자, 팬 등 우리를 돕는 모든 사람과 함께 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팀보다 나은 건 조직력” ‘팀 원’은 지난 8년간 영화 ‘쿨러닝’으로 유명한 자메이카 국가대표팀 못지않은 고초 속에서 눈물겨운 도전을 했다. 아스팔트 도로에서 바퀴 달린 중고 썰매를 밀며 훈련했다. 2010년 월드컵에 나가 처음으로 얼음 트랙을 탔을 때는 썰매가 전복돼 경기장을 부수기도 했다. 원윤종은 “많은 사람이 ‘안 된다’고 했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고 말했다.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컬링 스톤’ 이렇게 만들어진다…가격은?

    ‘컬링 스톤’ 이렇게 만들어진다…가격은?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은메달을 확보하면서 그야말로 컬링 열풍이다. 동시에 선수들이 사용하는 컬링 스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영국 가디언은 컬링 스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영상은 현재(25일, 10시 기준) 68만이 넘는 재생수를 기록했다. 올림픽에 사용되는 스톤은 스코틀랜드 연안의 에일사 크레이그에서 캐낸 화강암으로 제작된다. 이곳은 철새도래지로 아무 때나 화강암을 채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뤄진 채석은 2013년이다. 11년 만이다. 경기용 스톤은 두 가지 화강암이 사용되는데, ‘에일서 크레이그 블루혼’과 ‘에일서 크레이그 일반 초록 화강암’이다. 보통의 화강암은 얼음의 수분을 빨아들인 뒤 팽창하며 갈라진다. 하여 바깥 부분은 충격에 강한 ‘초록 화강암’이 사용되고, 스톤 중심은 흡수율이 낮은 ‘블루혼’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스톤의 무게는 19.96kg으로, 공식 경기에 사용되는 스톤에는 전자 장비가 붙어 있다. 이는 투구할 때 호그라인(투구 지점에서 약 10m 거리에 있는 가로선) 전에 손을 떼었는지를 판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격은 약 125만원이다.영상팀 seoultv@seoul.co.kr
  • 대한민국의 영웅… 그들의 영웅, 엄마

    대한민국의 영웅… 그들의 영웅, 엄마

    이상화 모친 “은퇴 늦춘다고 해 놀라” 윤성빈 엄마 “아이 원하는 것은 지지”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알찬 결실을 맺은 선수들 곁에서 마음을 졸이며 지켜본 어머니의 심경은 어땠을까. 23일 강원 용평리조트 P&G패밀리홈에서 진행된 ‘2018 생큐 맘 어워드’에서 윤성빈, 이상화, 박승희, 최민정과 어머니들이 함께해 감회를 전했다. 이상화의 어머니 김인순씨는 “우리 딸이 네 번째 올림픽을 치렀다.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고 떠올렸다. 많은 팬이 이상화가 2022년 베이징올림픽까지 뛰길 바란다. 하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다르다. 김씨는 “고생했으니 좀 쉬면서 자기 생활을 즐겼으면 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스케이팅을 그만두는 줄 알았더니 갑자기 인터뷰에서 1∼2년을 더 한다고 하더라. 안쓰럽다. 남은 1∼2년 재활에 전념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밝혔다. 무뚝뚝한 딸 최민정에게 보낸 ‘손편지’로 화제를 모은 이재순씨도 “4관왕 도전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마음이 쓰였는데 금메달 두 개를 딴 것에 감사하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올림픽 개막 1∼2주 전 선수촌으로 편지를 보냈다. ‘결과에 얽매이지 말고 즐기기만 하라’고 썼는데, 딸이 ‘엄마 편지가 큰 힘이 됐다’고 말해 내가 더 고마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얼음 공주’ 최민정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엄마와 더 가까워졌다. 운동하며 힘든 일이 많았지만 버틸 수 있었던 건 엄마의 희생, 믿음, 헌신 덕이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윤성빈과 어머니 조영희씨는 올림픽을 치르며 더 ‘다정한 모자’가 됐다. 조씨는 “성빈이가 대회를 앞두고 정말 자신 있어 했다. 엄마가 불안해하면 성빈이가 불편할 것 같아 일부러 친척과 친구를 만나 더 즐겁게 지내고 그 장면을 찍어 성빈이에게 보냈다”며 “아들이 ‘황금 개의 해에 금메달을 따겠다’고 해서 나도 일부러 금색만 보고 다녔다”고 전했다. 이어 “위험한 비인기 종목을 왜 시키느냐, 고등학생이면 늦었는데 시작해도 되겠느냐고 말이 많았다”며 “하지만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삶은 없다고 생각했고 우리 아이가 원하고 확신이 있으니 지지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박승희, 승주, 세영 3자매를 모두 빙상 국가대표로 키우며 누구보다 많은 경기를 본 이옥경씨는 “어머니들은 메달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실수하지 않게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승희가 스케이트가 아닌 다른 세상을 보고 새로운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딸의 은퇴가 서운하지 않다”고 밝게 웃었다. 선수들은 지금까지 곁을 지켜준 어머니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입을 모았다. 어머니들도 “늘 사랑하고 응원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강릉 얼음에 몸 맞춘 김태윤… 소치ㆍ삿포로 악몽 떨쳤다

    강릉 얼음에 몸 맞춘 김태윤… 소치ㆍ삿포로 악몽 떨쳤다

    “소치선 30위 부진ㆍ삿포로행은 무산…몸무게 감량ㆍ스케이트 날까지 바꿔”“저도 어떻게 땄는지 모르겠네요.”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를 뛴 김태윤(25·서울시청)은 처음엔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듯했다. 그야말로 ‘깜짝 메달’이었다. 입상권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유망주란 말을 듣긴 했지만 인상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올 시즌 네 차례의 월드컵 1000m에서 10위-17위-14위-1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세상은 주목하지 않았지만 마침내 동료 국가대표 김민석(1500m 동메달), 차민규(500m 은메달)에 밀리지 않음을 알렸다. 그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메달을 따서 무척 기쁘다. 올림픽 첫 출전인 2014년 소치대회 땐 어린 나이에 욕심을 부렸는데 이번엔 긴장하지 않고 즐기니까 좋은 결과를 얻었다. 관중석에서 응원으로 힘을 보탠 덕분에 몸을 안 풀어도 가벼운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김태윤은 23일 강원 강릉빙상장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18개 조 가운데 15번째로 출발했다. 첫 200m 구간을 제법 빠른 16초39로 돌파하자 관중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힘을 낸 그는 600m 구간을 당시 선두에 0.60 앞선 41초36으로 매섭게 달렸다. 결국 1분8초2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중간 순위 1위에 오르자 레이스에 만족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석규(42)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조까지 레이스를 마쳐 동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글썽였다. 코칭스태프의 축하를 받다가 태극기를 한 손에 쥐어 들고 링크를 돌았다. 이로써 우리 선수단은 빙속에서만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합작하며 순항 중이다. 금 1개(여자 500m), 은 1개(남자 팀추월)를 기록했던 4년 전 소치올림픽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태윤이 영광을 맛보기까진 길고도 힘든 시간을 이겨야 했다. 소치대회 1000m에선 의욕만 앞서 30위(1분10초81)로 한참 처졌다. 2016년 2월 세계스프린트대회에선 종합 5위를 달리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지만 그해 1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넘어져 티켓을 놓치는 아픔을 겪었다. 김태윤은 주저앉지 않고 곧장 평창올림픽 준비에 나섰다. 경기장 얼음이 무른 편이라 판단하고 적응하기 위해 저녁 식사량을 줄이며 80㎏였던 몸무게를 3~4㎏ 줄였다. 파워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무른 빙질에 불리할 수 있어서다. 스케이트 날 강도도 높였다. 그는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어떻게 타면 속도를 올릴 수 있는지, 어떻게 몸을 관리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어요.”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태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깜짝 동메달

    김태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깜짝 동메달

    스피드스케이팅 김태윤(서울시청)이 빙속 남자 1000m에서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김태윤은 23일 강릉오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1분8초22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신의 최고기록 1분8초8에 육박하는 기록이다. 네덜란드의 키얼트 나위스,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에 이어 3위다. 2014 소치올림픽에도 출전해 1분10초81로 1,000m 30위를 차지했던 김태윤은 두 번째 올림픽에서 기록과 등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15조 아웃코스에서 뛴 김태윤은 200m 구간을 16초39의 빠른 기록으로 통과한 김태윤은 속도를 높이며 1바퀴를 남기고 30명 가운데 중간 선두로 뛰어올랐다. 함께 출전한 차민규(동두천시청)와 정재웅(동북고)은 각각 1분9초27, 1분9초43의 기록으로 12, 13위를 차지했다. 제2의 모태범‘으로 불리며 빙속 단거리 유망주로 주목받던 김태윤(서울시청)은 지난 2016년 12월 큰 좌절을 맛봤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바라보고 달리던 중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넘어져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것이다. 2016년 세계 스프린트 대회에서 종합 5위를 하고 월드컵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하던 때라 충격이 더 컸다.그러나 좌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바로 일어나 삿포로 넘어 평창동계올림픽을 새로운 목표로 세웠다. 단순히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결심만 한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획도 세웠다. 강릉오벌은 얼음이 상대적으로 무르다고 판단한 김태윤은 빙질에 적응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 무른 빙질이 힘을 써서 스케이팅하는 선수에게는 다소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중을 줄이면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아닌 다른 경기장에서 열릴 대회에선 불리할 수도 있지만 김태윤은 이미 시즌 전부터 “오직 올림픽만 바라보고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치밀한 준비와 노력은 1년 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빛을 발했다. 이번 시즌 1∼4차 월드컵을 합산한 순위에서 김태윤은 1,000m 15위에 그쳤지만, 목표했던 올림픽 무대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며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방카 위해 준비한 청와대 ‘코셔’ 식단은 무엇?

    이방카 위해 준비한 청와대 ‘코셔’ 식단은 무엇?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을 위해 마련한 상춘재 만찬에는 전통 유대 식사법인 ‘코셔’(Kosher)에 맞춰 준비한 한식이 오를 예정이다.청와대는 이방카 보좌관을 배려해 만찬 메뉴에서 갑각류, 회 등의 요리를 뺐으며, 특히 이방카 보좌관의 식단에는 육류를 포함하지 않도록 했다. ‘코셔’는 식재료 선정부터 조리과정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을 뜻한다. 이방카 보좌관은 결혼 후 기독교에서 유대교로 개종했으며, 코셔 식단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채요리는 3년 숙성 간장 특제소스로 버무린 ‘연근 배 샐러드’가 준비되고, 죽 요리로는 옥광밤과 대추를 갈아 만든 ‘대추 황률죽’이 준비된다. 이어 제주도산 금태를 바삭하게 구워 된장 소스를 곁들인 ‘된장소스 금태 구이’가 이어 제공된다. 메인요리로는 황토 맥반석 숙성고에서 숙성시킨 쇠고기 갈비를 참숯불에 구운 ‘갈비 구이’와 국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를 특제 양념장에 재워 참숯불에 구운 ‘두부 구이’가 나온다. 여기에 가을에 수확한 김포 금쌀을 당일 도정해 지은 밥과 제철 나물, 청포묵 등이 더해진 비빔밥과 콩나물국이 만찬 테이블에 오른다. 후식은 신선한 딸기를 익혀 만든 졸임과 딸기 주스로 만든 젤리, 딸기로 만든 얼음과자가 제공되며, 제철에 수확한 유자로 청을 만들어 2년 숙성해 깊은 유자향이 일품인 유자차가 곁들여진다. 주전부리로는 고구마 부각과 말린 대추, 귤칩, 산청 곶감에 호두를 넣어 만든 곶감 말이, 호두튀김 등이 준비된다. 만찬주로는 충북 영동 산 백포도주 ‘여포의 꿈’과 미국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나파밸리 산 적포도주를 함께 준비한다. 청와대는 “비빔밥은 서로 다른 재료를 골고루 섞어 먹는 음식으로 화합을 상징하며, 한미 양국의 포도주는 양국 간 우애와 화합을 만찬 테이블에서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계까지… “‘흥부’ 조근현 감독도 성희롱”

    연극인 행동 4대원칙 성명 발표 연극열전 全계약서에 예방 조항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가운데 연극계는 성폭력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에 착수했다. ‘괴물’을 쓴 최영미 시인의 미투 폭로로 2016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성폭력 이슈의 중심에 섰던 문학계는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뒤늦게 대책을 강구했다. 최근 유명 배우 오모씨의 성추행 의혹에 이어 추가 폭로가 있을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영화계도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여성 영화인을 중심으로 자정 노력이 모색되고 있다. 이윤택, 오태석 등 거장 연출가의 성폭력으로 충격을 받은 연극인들은 22일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을 결성했다. 이들은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 4대 원칙’ 등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더이상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으로 고통받고 연극을 떠나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전문회사 ‘연극열전’은 올해부터 모든 작품의 계약서에 성폭력 예방 관련 조항을 삽입하기로 했다. 동료 배우뿐 아니라 관객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피해자들을 지지하는 ‘위드유’(With you·당신과 함께하겠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부 관객들은 오는 25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미투’ 지지 집회를 연다. 한국작가회의는 성추문이 불거진 고은 시인과 이윤택 연출가를 회원에서 제명하는 등 징계에 나섰다. 다음달 10일 소집되는 이사회에서 두 사람에 대한 징계안 상정 및 처리가 이뤄진다. 고씨는 이날 고은재단 관계자를 통해 현재 맡고 있는 상임고문직에서 사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작가회의는 이사회에서 ‘윤리위원회’ 신설을 제안하고 기존의 ‘평화인권위원회’에 ‘성폭력피해자보호대책팀’(가칭)을 상설 기구로 두기로 했다. 이날 대응책이 나오긴 했지만 그동안 시인 자신은 물론 작가회의 차원의 사과나 입장 표명이 없어 이번 사태에 미온적이란 눈총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창훈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정관에 성폭력과 관련한 구체적인 징계 규정이 없어 정교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올해부터 (성폭력 피해 관련) 상시 기구를 두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배우 오씨의 성추행 의혹에 이어 현재 개봉 중인 영화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의 성희롱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영화계는 지금 살얼음판이다. 이날 영화계에 따르면 조 감독의 성희롱은 다른 영상물을 연출할 때 배우 지망생 A씨의 면접 과정에서 벌어졌다. A씨는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미투 해시태그’를 달고 이를 폭로했는데 미투 바람을 타고 열흘이 지나서야 알려졌다. A씨는 당시 조 감독이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 등의 성희롱 언사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서는 자정 노력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여성영화인모임은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다음달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차별) 실태 조사’를 발표하고 토론회를 진행한다.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는 “임순례 감독과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초대 센터장을 맡을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3월 초 개소하면서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성평등을 위한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잘못된 관행을 고쳐 나갈 제도를 계속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평창올림픽 ‘영미’ 열풍 컬링, 국내 유일 거창에서 컬링스톤 생산

    평창올림픽 ‘영미’ 열풍 컬링, 국내 유일 거창에서 컬링스톤 생산

    평창올림픽에서 컬링 경기가 ‘영미’ 열풍속에 인기종목으로 떠오른 가운데 경남 거창군 화강석연구센터가 컬링스톤 생산에 성공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컬링에서 사용하는 돌인 컬링스톤은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든다. 거창은 품질이 뛰어난 화강석 생산지다. 화강석연구센터에 따르면 국제공인 컬링스톤을 만드는 곳은 현재 세계에서 스코틀랜드 케이스사와 캐나다 컬링스톤 컴퍼니 등 2곳 뿐이다. 거창군은 22일 화강석연구센터가 독자적인 석재가공 기술과 거창산 화강석을 이용해 3년여 제작연구·시험 끝에 지난해 말 컬링스톤 완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화강석연구센터는 강원도 대관령에 있는 한 목장으로 부터 컬링 경기 관광객 체험·연습용으로 컬링스톤 8개 제작 주문을 받고 지난해 12월 공급했다. 가격은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정식 컬링스톤의 3분의 1수준인 1개당 5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화강석연구센터는 거창지역 화강석 품질 우수성과 뛰어난 석재가공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지역 석재산업 활성화를 위해 최고 수준 화강암과 가공기술을 필요로 하는 컬링스톤 제작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강석연구센터 관계자는 “체험·연습용으로 제작했지만 국제공인 기준과 규격에 최대한 맞추어 만들었다”고 말했다.화강석연구센터는 컬링 강국으로 떠오른 우리나라 위상에 걸맞게 4년 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경기에서는 대한민국 거창에서 생산된 컬링스톤이 정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국제규격에 맞는 컬링스톤을 만들어 국제공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거창군도 컬링 꿈나무를 비롯해 군민들이 컬링을 체험할 수 있도록 연습장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화강석연구센터 강무환(41) 선임연구원은 “국제공인 컬링스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량이 정확해야 할 뿐 아니라 얼음면과 접촉한 상태에서 밀려가는 기준 등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컬링스톤은 수요가 한정돼 있어 생산하더라도 수익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화강석 품질과 가공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컬링은 16세기 영국 귀족들이 즐긴 스포츠로 1994년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동계 스포츠 불모지에서 평창올림픽으로 결실 맺은 강원도의 힘.

    강원도가 동계스포츠 불모지에 투자하고 선수 육성에 나선 것이 평창 동계올림픽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22일 강원도에 따르면 올림픽을 위해 15년동안 동계스포츠 종목 육성과 꿈나무 프로그램 운용, 눈·얼음 없는 나라를 위한 드림프로그램 실천 등이 결실을 맺으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강원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전인 2003년 1월 컬링팀을 시작으로 봅슬레이팀,스켈레톤팀, 아이스하키팀, 빙상팀을 잇따라 창단하며 불모지였던 동계스포츠 종목 육성에 나섰다. 이들 가운데 3개팀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강원도 선수단은 모두 38명으로 현재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와 심석희 선수가 각각 금메달을 획득 했고, 이상화 선수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스켈레톤 6위를 기록한 김지수 선수와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 선수도 최종 6위에 올랐다. 24일과 25일에는 원윤종 선수와 김보름 선수가 메달에 도전하고, 강릉이 고향인 심석희 선수도 쇼트트랙 1000m의 메달 사냥에 나선다. 패럴림픽대회에는 2017년 세계장애인선수권 대회에서 3위를 한 파라아이스하키팀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2002년 만든 동계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도 성과를 내고 있다. 강원지역 45개 초·중·고 동계 종목 팀과 우수선수 80여명을 선발해 해마다 훈련비 및 용품비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지원금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7억 6000만원씩 모두 120억원을 지원했다. 동계 종목 강원도 가맹단체를 통해서도 같은 기간 우수 학생들에게 전지훈련 및 장비 구입비 32억원을 지원했다. 이들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 출신 가운데 12명의 선수들이 현재 스키, 아이스하키, 컬링 종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활약하고있다.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은 그동안 밴쿠버 올림픽에 17명, 소치 올림픽에 28명을 출전 시켰다.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도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은 계속 유지· 지원 할 예정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에게는 규정에 따라 2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포상금이 지급 되고, 계약 연장과 연봉 인상도 이뤄질 전망이다. 눈 얼음 없는 국가를 대상으로 해마다 드림프로그램을 운용하며 동계 스포츠 글로벌화의 산파 역할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드림프로그램 출신 6명이 성화 봉송에 나섰고 케냐, 말레이시아 등 의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십수년 동안 노력한 결과 동계 스포츠 불모지에서 벗어나 이제는 어엿한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 했다”며 “올림픽 이후 동계아시안게임,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을 개최하며 붐을 일으켜 동계 종목이 국민 생활 스포츠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릉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영미시대’, ‘컬크러시’는 어때요?…여자컬링 대표팀 애칭 공모 열기

    ‘영미시대’, ‘컬크러시’는 어때요?…여자컬링 대표팀 애칭 공모 열기

    국민영미 ‘김영미’ 따온 별명 가장 많아걸그룹 이름 빌린 ‘원더컬스’도재치있는 별명까지 5000명 넘게 참여 “‘마늘소녀’ 대신 예쁜 애칭으로 불리고 싶어요”시원시원한 플레이와 인간적인 매력으로 아이돌을 능가하는 사랑을 받는 여자컬링 국가대표팀에게 새로운 애칭을 지어주자는 이벤트에 5000명 이상이 참여해 화제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21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에서 8승 1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둬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이날 인터뷰에서 마늘소녀(갈릭걸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귀여운 불만(?)을 나타냈다. 더 예쁜 애칭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경상북도체육회 소속의 여자컬링 대표팀 5명 가운데 4명이 마늘 특산품으로 유명한 경북 의성 출신이다. 대표팀은 김영미(27)를 중심으로 ‘영미 친구’ 김은정(28), ‘영미 동생’ 김경애(24), ‘영미 동생 친구’ 김선영(25), ‘영미랑 같은 성씨’인 김초희(22)로 구성돼 있다.mbc가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계정(@mbcolympics)에서 개최한 ‘컬링 여자 대표팀 대국민 애칭 공모’이벤트에는 22일 오전 기준 5000명 이상이 댓글로 참여했다. 응모작 가운데 인상적인 별명을 특징별로 분석해봤다. 컬링 여자 대표팀이 김영미의 인맥을 중심으로 구성된 점에 착안한 애칭이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다. ‘영미와 아이들’, ‘영미와 친구들’이 대표적이다. 영미와 컬링하는 소녀들이라는 뜻의 ‘영컬즈’, 수호랑 대신 ‘영미랑’, ‘영미쓰’, ‘영미걸스’, ‘YM걸스’, ‘영미의 굴레’ 등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영미의 조합으로 이뤄진 팀 구성과 의성 출신이라는 공통점, 실력 또한 하나의 성을 이룬 듯 출중하다는 뜻에서 ‘영미의 성’을 추천한다”고 적기도 했다.대표팀이 5명으로 이뤄진 점을 들어 ‘파이브’를 애칭에 넣자는 의견도 있었다. 환상적인 컬링 실력을 가진 다섯 선수라는 뜻의 ‘판타스틱5’, 겨울왕국 엘사여왕이 5명이란 뜻의 ‘엘사파이브’, ‘킴스파이브’, ‘위너파이브’, ‘파이브영스’ 등이다. 컬링의 특징을 담은 별명들도 눈에 띄었다. ‘컬크러시’가 제법 많이 응모됐다.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녀들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고, 또다른 이는 “선수들의 열정과 카리스마로 상대팀을 으스러뜨린다는 듯”이라고 적었다. 컬링하는 귀염둥이라는 의미의 ‘컬둥이’, 컬링과 에이스를 합친 ‘케이스’, ‘컬스카우트’, ‘컬스온탑’, ‘컬시스터즈’, ‘뷰티컬스’ 등이다. 카리스마와 컬링을 합친 ‘컬리스마’, 비질로 얼음판을 닦는 동작에서 따온 ‘스윕걸즈’, 컬링스톤에 착안한 ‘스톤걸스’, 컬링계의 칼루이스(전설적인 미국의 육상선수)라는 뜻의 ‘컬루이스’ 등도 추천됐다. 얼음판의 여왕이라는 뜻을 담아 ‘컬링퀸즈’, ‘컬퀸즈’ 등을 응모한 사람도 있었다.걸그룹의 이름을 빌려온 별명 또한 꽤 많았다. 소치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의 애칭이었던 ‘컬스데이’와 함께 ‘원더컬스’, ‘오마이컬’, ‘컬스언니쓰’, ‘미끄럼언니쓰’, 소녀시대를 차용한 ‘영미시대’, 올림픽 오륜기와 컬링, 러블리즈를 합친 ‘컬러링즈’ 등이다. ‘애프터컬링’을 추천한 네티즌은 “대표팀 선수들이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다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마늘만큼 컬링 대표팀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별명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갈릭천사’, ‘갈릭군단’, ‘갈릭파이브’, ‘갈릭앤젤스’ 등이 추천된 이유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별명도 나왔다. ‘프리티스톤’을 응모한 사람은 “컬링할 때 모습은 강하지만 내면에는 아름다움을 가진 선수들, 무거운 스톤을 만지는 아름다움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김밥’을 추천한 네티즌은 “성이 모두 김씨이기도 하고 김밥 재료처럼 리드, 세컨드, 서드, 스킵이 있어서 모두 역할과 장단점이 다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웃음을 터뜨리는 재치있는 별명도 추천됐다. ‘B사감과 러브이터’로 응모한 네티즌은 “김은정 선수 특유의 분위기가 여자기숙사 사감같다. B는 선수들이 체력보충을 위해 휴식 도중 먹는 바나나를 뜻하기도 한다”면서 “먹는 걸 좋아하는 선수들의 특성을 고려해 러브이터로 지어봤다”고 했다. 컬링 대표팀의 장수(?)를 바라는 별명으로 ‘킴수한무영미와친구들갈릭갑자돌방삭’이란 별명도 있었다. 이번 이벤트는 23일까지 진행되며 당첨자는 25일 발표된다. mbc는 이벤트에 당첨된 사람에게 30cm 크기 수호랑(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인형(5명)과 무한도전 탁상시계(50명)를 준다고 밝혔다.여자 컬링 대표팀은 오는 23일 준결승에서 예선 4위로 올라온 일본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일본은 예선에서 우리 대표팀에 유일한 1패를 안긴 숙적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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