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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통일복지국민연합 창립포럼 주제발표 내용

    민주통일복지국민연합(위원장 高濬煥)은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부정부패 없는 나라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창립포럼을 가졌다.포럼에서는 홍사덕(洪思德·무소속)의원과 정창인(鄭昌仁)박사(정치철학)가 ‘부정부패억제와정치개혁’,‘부정부패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새 비전과 제도개혁’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를 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의원이 축사를 했고 국민회의 김성곤(金星坤)의원,장기표(張琪杓)신문명 정책연구원장,성민선(成旼宣)가톨릭대 교수,이정우(李政祐)변호사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홍의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몇몇의 보스에 의해 정당이만들어지고 그 보스가 지명하고 공천하면 무조건 표를 주는 지역주의가 부패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정치의 지역주의는 부패를 만연시켰을 뿐 아니라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대결을 실종시켰다”고 주장했다.이어 현재 진행중인 정치개혁의 방향과 관련,“여권이 추진하는 중대선거구제에는 분명히취할 점이 있지만 여권은 중대선거구제 추진의 동기와목적에서 언행합일(言行合一)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결론적으로 “새로운 밀레니엄의 준비를 위해서 금세기 안에 지역주의를 청산하고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당구조를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박사는 부정부패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제2의 민주화운동을 전개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정기관의 장을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차단하고 부정부패 방지법을 제정,부패 사범에 대해서는 일체의 공직을 맡는 것을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박사는 특히 “이미 한계를 드러낸 기존 정치인을 정직하고 청렴한 새로운 인물로 갈아야 한다”면서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정치제도 개혁의 한 방법으로 정치공영제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자로 나선 성민선교수는 “부정부패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주의를 초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감하지만 한풀이를 한번 해야할 필요는 있었다”면서 “그 다음에 전국에 숨어있는 인재들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
  • [대한광장] 노근리와 보상

    진주만에 대한 일본의 기습공격에 따른 미·일전쟁이 발발한 뒤 2개월여 재미 일본인 사회를 주시하고 있던 루스벨트 대통령은 1942년 2월19일 미 본토 서해안 일대의 일본계 이민들의 수용소행을 명령했다.일본 이민들은 피땀흘려 일구어놓은 가옥 재산을 버리고 수용소에 들어가야 하는 비운을 맞았다. 그리고 50여년 후 청문회를 거치고 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받았다. 일본계 이민의 수용소행은 재미 한인정치가 한길수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이기 때문에 나도 한길수에 관한 논문에서 이 문제를 조금 다룬 일이 있었다.미국 정부의 보상은 만시지탄이 없지는 않았지만 썩 잘한 것이었다.그런데보상을 받은 사람 중에 매우 머쓱한 사람도 많았을 것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수용소로 들어가 자치에 맡겨진 일본인들은 미국파와 모국파로 갈라지고 유혈 살인사건까지 발전하기 일쑤였다.모국파들은 몰래 들여간 라디오를 들으면서 일본의 승리와 패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곤 하였다.또 목창과 빗자루를 어깨에 짊어지고 군사교련에 열중하였다.자기들끼리 지역감정으로 서로 다투었는데 북쪽에 수용된 사람은 남쪽을 ‘카리니가’(캘리포니아에서 온시컴한 흑노)라고 욕했고 또‘티비리리’(폐병앓이처럼 흰 놈들)로 욕을 먹기도 했다.어떤 의미에서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축소판이었다.전쟁 개시 전의 모든 일본어 신문들,특히 하와이의‘닛푸지지’나 LA의‘라후신포’는 일본 국내의 군국주의 옹호 신문논조와 다를 바가 없었고 재미 한인 독립운동을야유하고 경멸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청문회는 아무 지적도 없이 일본 이민들의 고통에만 초점을 맞춘 느낌이 있다.한국의 ‘노근리학살사건’ 사후책에서도 그렇기를 바라는 것이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즉 사건발생 이후 일부 유가족 성원의 언행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갔었다 해도 피해자 등록을 막는다든가 차별하지 말고 모두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공무원들에게 지시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너무 분격하여 적을 지원한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고 이를 사찰당국이 알고 있다고 가정해 노파심으로 말하는 것이다.보상 추진은 노근리에만 국한하지 말고영동군 일대로 확대하여야 될 것으로 믿는다. 당시 북쪽 신문에 보도된 노근리를 포함한 영동지방의 학살 희생자수는 8월10일자에 영동 일대의 2,000여명과 19일자 노근리 400여명으로 되어 있지만노근리 굴다리에 국한하면 희생자수는 100명 안팎이고,당시 영동군에서 더많은 희생자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즉 대전 해방과 영동 공격을 지휘한 제1군단의 김재욱 군사위원과 최종학 정치(문화)위원의 이름으로 8월2일 이 사건을 휘하 부대에 시달한 문서가 있기 때문이다. 문서는 노근리를 의미하는 철도 밑 굴다리에서 미군이 양민 100명 가량 학살했고 또다른 굴다리에서 ‘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선포했다.죽은 어머니의 가슴에 매달린 아기도 보았고 시체 밑에서 3∼4일 동안 숨을 죽이고있다가 살아난 양민 10명 중 몇몇은 도착한 인민군에게 복수해줄 것을 애원했다고 적었다.또 8월8일자의 명령 시달에는 (영동의) 미군이 인민군의 식량조달을 방해할 목적으로 민간인들을 강제 피란시키고 식량을 운반시키고 있으며 빈집에 남긴 식량과 된장,간장,일대 우물 개천 등에 독극물을 살포했다고 했다.특히 7월30일 황간에서 하천의 물을 마신 제3연대 군인이 피해를 받았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강제 피란행은 생존자의 증언과도 부합된다. 한·미조사단은 당연히 당시의 인민군 주장도 샅샅이 조사하여야 될 것이다.증언 채집에 있어서도 세심한 객관적인 사실을 채취해줄 것을 당부한다.가능하면 북한의 영동작전 관련자들을 초청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자기들도 저지르고 영상물에까지 담은 학살사건이 한 두가지가 아닌,즉자기 선전에만 급급하지 않고 건설적인 자료를 제공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미국의 조사 시작에 전폭적인 신뢰를 두고 싶다.그리고 한국의 조사활동도 뼈 있는 기개와 어른다운 공평성으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줄 것으로믿는다.언론도 달아오른 쟁개비처럼 한때의 보도로 끝내지 말고 인내성 있게꾸준히,그리고 신중하게 보도해주기를 기대한다. [方善柱 한림대 객원교수 재미사학자]
  • [김삼웅 칼럼] 매카시와 정형근과 언론

    주한 미국대사관 문정관을 지낸 그레고리 핸더슨은 한국 정치를‘회오리바람형 정치’라고 분석한 바 있다.무슨 일이 벌어지면 회오리바람처럼 일시에모든 것을 휩쓸고만다는 것이다. 핸더슨의 지적은 지금도 바뀌지 않는 것같다.‘언론문건’을 둘러싸고 정계와 언론계는 한바탕 회오리바람에 휩쓸렸다.한국 정치의 후진성과 언론의 저급성이 한목에 드러난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정부가 언론장악을 기도하고 있다는‘언론문건’을폭로하면서 정국은 삽시간에 태풍권으로 진입하고 회오리바람은 여야관계를대치상태로 만들었다.탈선 언론인이 문건을 만들고 또다른 탈선 언론인은 문건을 훔쳐 정치인과 거래했다. 일부 언론은 본질 규명보다 자사에 유리 또는 불리한 내용을 확대 또는 축소하거나 선정적 보도로 정쟁을 부추긴다. 정 의원의 무책임한‘폭로’와 죽기 아니면 살기로 공방에 나선 여야의 대결에서 정치는 실종되고 국회는 밀림의 싸움판이 되었다.‘막가파’식의 대결에서 정치는 자정기능을 상실했다.마치 반세기 전 명예욕과 증오심에 가득찬매카시 상원의원의 폭로로 미국 정계가 광기에 휩쓸렸듯이 그런 양상이다. 정 의원의 언행은 매카시와 비슷한 대목이 적지않은 것 같다.1950년 2월20일매카시 의원은‘볼록하고 흠집이 많이 난 황갈색 손가방’을 들고 의사당에나타났다. 장내가 긴장되었다.며칠 전‘예고편’을 폭로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매카시는 다시 많은 정치인과 관료를 공산주의자 혹은 그 동조자라고 폭로했다. 정 의원은 11월25일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섰다.여야 의원과 기자들이 긴장했다.‘폭로’가 예고되었기 때문이다.그는 7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하고,“이 문건은 이강래 전 청와대정무수석이 극비리에 작성해 현 여권 실세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매카시의 경우와는 달리‘폭로’는 이틀 후 문일현 중앙일보기자가문건을 만든 것으로 밝혀지면서 거짓임이 드러났다.그런데도 문건 작성자를이종찬 국민회의부총재와 이강래씨라고 지목하고 입수 경위를 언론사 간부→이 부총재 측근→여권에 가까운 사람→여권 실세→평화방송 이도준 차장으로말을 바꾸면서 폭로전을 계속하고 언론보도의 중심자리에 섰다. 매카시가 그랬듯이. 매카시는 연일 시간과 장소를 바꿔가면서 적대세력과 무고한 관리·지식인들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했다.그의 선동적 발언을 부채질한 것은 언론이었다. 매카시가 폭로전을 벌이는 동안‘완전히 새로운 기자집단’이 생겨나 그의참모진을 돕고 언론에 대서특필했다. ‘매카시 광풍’의 큰 책임은 그가 속한 공화당 지도부의 방조와 방관이고,다음은 상업주의와 정파의식에 물든 언론이었다.정 의원의 폭로와 말바꾸기행각에 일부 언론이 보인 행태는 반세기 전 매카시 선풍 당시 미국 언론의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는 듯하다.더욱이‘문건거래’에서 보인 추악상까지겹치면서 한국판‘정(鄭)카시즘’의 절정을 이루었다. ‘미국의 치욕’으로 자리매김된 매카시 선풍은 얼마 후 매카시가 의회에서제명되고 언론이 이성을 회복하면서 마무리되었다.매카시의 충동적 발언이단지‘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라는 이유 하나로 언론의 본래 책무인진실규명을 외면한 채 무책임하게 대서특필한 신문이 그의 정치적 광기에 후원자 노릇을 한 것이다.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일종의 해프닝에 가까운 사건을 음모와 공작으로부풀려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정치 작태는 청산돼 마땅하다.이 사건이 정치와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확인시켜준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지금은 금세기 마지막 정기국회 기간이다.민생과 개혁법안이 쌓여 있다.새천년을 준비하느라 밤을 새워도 모자랄 때이다.국민이 IMF체제에서 고통을겪으며 개혁에 땀을 흘릴 때 자체 개혁마저 외면해온 국회가 국력 소모에만땀을 흘린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문제의 문건이 권력의 작용인지 해프닝인지 검찰조사를 통해 밝히도록 하고면책특권의 악용 방지까지를 포함하여 국회의원의 자질, 제도, 기능 등 정치개혁을 서둘러야 한다.정치가 언제까지 스스로의 자정력을 갖지 못한 채 자학과 타학의 질곡에서 메르포스의 새처럼 거꾸로 날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아닌가.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김삼웅 주필
  • [김삼웅 칼럼]‘양金’ 화해협력 약속지켜라

    “이제 우리 두 사람은 국민에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지금 권력자들에 의하여 우리를 서로 이간 분열시키려 하는 의도가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음을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유신체제 아래서 서로 협력하여 18년의 박정희정권을 종식시켰듯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상호협력하여 나라의 민주화를 마침내 이룩하는 데 헌신할 것입니다.우리는 언젠가‘두 사람은 조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헌신적으로 협력하였다’는 국민과 역사의 평가를듣는 것을 최대의 영광으로 삼고,더불어 함께 싸워나가고자 합니다.따라서우리는 이 시간부터 우리에 대한 분열적 표현과 구별을 거부합니다.”1985년 3월1일 김대중·김영삼 공동의장(민추협)은‘3·1절메시지’를 통해 3·1정신으로 군사독재와 싸우자는 궐기의 내용을 담으면서 상호협력을 다짐했다. 두 사람은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기회있을 때마다‘민주화 이후’까지도 합심협력하겠다고 국민과 역사 앞에 약속하고 다짐했었다. 프랑스‘르 몽시(Le Moncie)’는 양김이 분열하여 각각 대통령후보에 나섰을 때인 1987년 12월16일자에 이를 비판 풍자하는 만화를 실었다.거대한 강물 위에 놓인 다리가 두 쪽으로 동강난 사이에 한 쪽은 DEMO라 쓰인 피켓을들고 다른 한 쪽은 CRATIE라 쓰인 피켓을 든 체 추종자들과 끊어진 교각을향해 걷고 있는 내용이었다. 약속,헌신짝 버리듯해서야“남북통일 등 한민족 화합의 시대로 들어가는 마당에 지역차별 의식이 아직도 온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현상이다.망국적 지역색 타파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김대중),“언제부터인가 우리들 의식 속에는 배타적 지역감정이심화돼 분열과 대립이라는 우려할 만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지역갈등을 과거사로 돌리고 번영과 화합의 발길을 내딛기 위해 함께 협력하겠다.”(김영삼) 91년 4월1일 양김은 대구의‘나라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했던 것이다.여기서‘함께’란 양김 스스로를말한다. 양김은 협력하여 군정을 종식시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통령에 당선되어한 분은‘현직’,한 분은‘전직’에 있다.그러나‘민주화 이후’까지도 협력하겠다던 약속은 깨진 지 오래이고 지금은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 상태이다. 지난 16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마민주항쟁 20돌을 맞아부산 민주공원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하여 치사와 축사를 했다.외형적으로는지극히 정상적인 이 행사가 실제로는 양김의 갈등과 적대라는 일그러진 모습으로 비쳐 많은 국민을 속상하게 만들었다. YS는 행사에 앞서 삼성자동차 공장과 모교 방문 등 지지들에게‘역적’‘유신 망령’ 등 극한 용어를 사용하며 DJ를 공격했다.얼마 전에는‘독재자’란 표현도 서슴지 않는 등 적대감을 보여왔다.DJ의 계속되는 화해 제스처에도YS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양김의‘사랑과 미움’의 관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렇지만‘민주화’공로의 상당 부분을 양김에게 돌리는 데 인색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왜 저런 관계가 되었을까.YS의 최근 언행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생각이다.자신의 정부가 망쳐놓은 국가경제를 살리는‘동지’에 대한 지원과 격려는커녕 삼성자동차문제를 지역감정으로연계시키려 한점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로‘자유메달’을 받는 DJ에게‘독재자’란 표현,지역갈등을 자극하는 발언 등은 양김관계 이전에‘전직’으로서 어른답지 못한 언행이란 평가다. 지역갈등 해소에 협력을정부 또한 YS정부의 하나회 청산과 쿠데타세력 단죄 등 업적을 평가하면서화해협력을 모색해야 한다.무엇보다 양김은 지역갈등 해소의 약속을 지켜야한다.영·호남 지역주의는 박정희정권의 산물이지만 양김 또한 피해자인 동시에 수혜자인 것도 사실이다.그렇다면 현직과 전직이 힘을 모아 지역갈등을 해결하는 노력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정치적 국경선’처럼 깊어가는 동서갈등을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양김의 협력이 중요한 것은‘민간정부’의 실패는 과거 군사정부에 명분을 주게 된다는 점이다.그리되면 민주화운동의 명분을 잃게 된다.양김이역사와 국민을 의식하면서 화해와 협력의 대국민 약속을 지켜야 할 소이연이기도 하다. 김삼웅 주필
  • [경제 프리즘] 금융시장‘全哲煥쇼크’

    이석채(李錫采)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97년 1월 한 신문사 기자에게“한보부도 사태로 채권은행단이 막대한 부실채권을 안게 됐지만 과거처럼한국은행 특별융자 등 특별지원조치를 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정부가 금융기관이 경영부실로 도산해도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는 한보가 부도난 지 채 1주일이 지난지 않은 때였다.그렇지않아도 한보부도 이후 위기설과 대란설이 끊이지 않은 데다 은행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빌리는 게 쉽지 않던 때였다. 이발언이 언론에 대서특필되자 외환시장은 요동을 쳤다.출처는 청와대 고위당국자로 돼 있지만 이 전 수석이라는 것을 모르는 금융계 인사는 없었다.이른바 ‘이석채 쇼크’였다. 그로부터 2년8개월이 흐른 지난 달 28일.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는미국에서 국내 물가걱정을 하면서 내년에는 통화긴축을 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이튿날 국내 자금시장에 큰 파문이 일어났다.3년 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어렵게 9%대로 떨어졌지만 다시 두 자리 수로 뛰어올랐다.당국이 무리한 조치라는 말까지 들으며 조성한 채권시장 안정기금 1조원을 그냥 ‘날린’ 꼴이 돼버렸다. 이 전 수석이나 전 총재나 물론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다.하지만 같은 말이라도 시기에 따라 파급효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말 한마디가 국가경제를 살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1조원짜리 실언’이 되기도 한다.고위 정책당국자들의 보다 사려깊은 언행이 필요한 싯점이다. 곽태헌기자 tiger@
  • “영남권 이러다간…”TJ, 勢확산 고심

    자민련 박태준(朴泰俊·TJ)총재가 10일 ‘영남권 위기론’을 언급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TJ는 이날 K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인터뷰를 통해 “영남권에서 대통령에 대한 과거 정서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평소 언행으로 볼때 이같은 발언은 다소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다.그만큼 대구·경북(TK)지역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당내 TK의원들의 ‘원심력’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이 곳의 ‘반여’(反與)정서 때문이다. 결국 TJ는 이같은 현실인식 아래 지금의 위기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크게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하나는 합당을 통한 전국정당화이고 또 다른 하나는 TK지역에서의 당세 확장이다.이 둘 모두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환골탈태’가 절실히 요구되는 사안이다.이중에서도 TJ는 우선TK지역 추스르기와 당세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이것이 제대로 되면전국정당화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또 ‘영남권 위기론’을 화두로 위기를 곧 기회로 반전시키는 모종의역할을 맡겠다는 시그널을 던진 것으로도 해석된다.일각에서 제기되는 ‘역할분담론’이 그것이다. 여권이 어떤 형태로 내년 총선을 치르든지 TK지역은 책임지겠다는 것을 말한다.‘TK맹주’를 자처하는 그로서는 당연한 수순이다.자신의 당내 입지와도깊은 함수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가 인터뷰에서 “당내 TK·PK(부산·경남)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 확산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한종태기자 jthan@
  • 金重權실장의 이례적 주문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청와대비서실 월례조회에서 ‘여인네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고,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옛말을 상기시키며 직원들에게 세 가지 마음가짐을 주문했다.모든 일에 주인의식을 갖고 임할 것과 국정 성과의 홍보에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홍보마인드로 무장해줄 것을 당부했다.또 정부의 개혁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자기 확신을 가져달라는 것이었다.“이러한마음가짐이 바로 우리가 모시는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실장의 주문은 국민의 정부가 1년반 동안 이룬 성과와 이에 따른 반성에서 출발했다.성과로 1년반 만의 외환위기 극복,재벌개혁과 금융기관의 투명성 강화,경제상황 호전 등을 적시하면서 노고를 치하했다.그러나 역시 반성에 무게를 실었다.국민연금과 한·일 어업협정 등 정책결정 과정에서 혼선과 실수,개혁의지 퇴색 및 후퇴 인상,‘고급 옷로비 의혹사건과 파업유도 의혹사건 등 지도층 인사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한 국민 신뢰 저하와 사회불안등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김 실장은 “그동안 걸림돌이었던 내각제 개헌문제도 매듭지어진 만큼 경제개혁 이상으로 정치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며 “국민들은 개혁의성과를 놓고 내년 봄 총선에서 국민의 정부를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직원들의 혁신과 분발을 촉구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독자의 소리] 비주류 배제 한나라 당직개편 실망

    지난 11일 한나라당 당직개편은 이회창총재의 측근 전진배치를 통한 친정체제 구축과 철저한 비주류 배제로 특정지워진다.그동안 이총재가 ‘패거리정치 종식’‘계파정치 불용’을 주장해왔던 것에 미루어 볼 때 이는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다.이총재는 21세기 운운하면서 결국은 철저한 자기 신봉자들에게 핵심요직을 맡김으로써 3김정치의 구태를 연출하고 있다. ‘화합’보다는 ‘당풍쇄신’이 급선무였는지 몰라도 구습에 빠지고 있는것은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한국정치의 난맥상은 측근 중심의 인의 장막속에서 정치력의 유연성이 상실돼 붕당정치로 전락했다는 점이다.비주류를 배격한 이총재의 스케일 작은 정치는 독선으로 빠지는 지름길이다.낡은 정치유산을 답습한 이총재의 당직개편이 심히 안타깝다. 황규환[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 [기고] ‘國保法 개정불가’는 억지

    필자의 소박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시대의 변화와 역사는 흐르는 물과 같다. 그래서 거기에는 순리와 역리도 있게 마련이다.법과 정치도 이 물의 흐름과호흡을 같이해야 순리를 따르는 일이 될 것이다. 정치가는 시대의 물흐름을 미리 감지하고,순리대로 방향을 잡고 백성들이 갈길을 예비해야 할 책임이 있다. 물길을 거슬러 장애가 되거나 흐름을 역류시키는 언행은 현명하지 못하다.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8·15경축사를 계기로 여야간 색깔논쟁이 불거지고 있다.시장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의 제한된 범위의 개입,재벌의 금융기관 구조개선 및 경영건전성 강화방안,그 밖의 강도높은 재벌개혁방안을 마치 혁명적인 체제변혁이라도 예감한 듯 ‘색깔론’을 들먹이는 것을보면 정치적 논쟁의 낙후성을 실감케 한다. 거기다가 보안법개정을 둘러싼 여야의 이념논쟁은 우리사회가 10년의 세월을 뒷걸음질쳤거나 정체상태에 머물러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제6공화국의 출범과 함께 국회에 ‘악법개폐특위’가 가동한 적이 있었다. 군사독재하에서 인권침해소지가 있던 악법들을 개폐하는 작업을 맡았던 곳이었다.여기에서는 수많은 반(反)민주 악법에 대한 개폐논의와 더불어 국가보안법 개폐논의가 있었다. 당시는 남북기본합의서도 발효되지 않은 상태였고 금강산관광이나 대북경협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전적 사고에 깊이 찌든국가보안법을 ‘민주질서수호기본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보안법의 악법조항들을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심도있게 논의되었었다. 국가보안법 존치론의 주된 논거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별로 없다.북한은 우리와 대등한 국가가 아니라 반(反)국가단체일 뿐이라는 점,북한이 계급혁명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우리도 대북한 안보의지를 포기할 수 없다는점 등이다. 그러나 현실의 변화를 조금이라도 솔직하게 바라본다면 이것은 억지논리에지나지 않는다. 90년대 이후 냉전체제는 종식되었다.한반도 주변국의 정세도 근본적으로 변했다.북한도 내부적으로 변한 것이 있다.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국민의식도현저히 변했다. 북한의 심각한식량난,약화된 군사력,금강산 관광과 대북투자유치 등 그 변화의 조짐은 수없이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야욕을 현실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국가보안법을 안보의 최후보루로 인식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벗어난 착오에 불과하다. 재벌개혁이든 대북정책이든 시각차이는 있을 수 있다.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고 그 순리를 거역하는 논리는 고립을 자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인간의 의식도 변하고,인간의 의식이 변하면 법과 제도도 바뀌어야 순리이다.급변하는 시대에 지금여기에서 한 발자국의 궤도수정은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놀랄만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이 시대적 과제를 책임있는 정치인과 정당은 외면해서는 안된다. 역사를 한 발자국 앞서 바라보는 진취적인 자세로 오늘의 갈등과 혼란의 해결 실마리를 열고,국민 모두에게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 개혁의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한다.알맹이 없는 색깔시비로 개혁의 발목을붙잡는 일은 건전한 보수세력이 자임하고 나설 일이 아니다. 편협한 보수는진정한 보수세력을 자임하고 나설 자격이 없다. [金日秀 고려대교수·법학]
  • 민주노총대표단 방북

    민주노총 대표단의 방북 행적에 대해 통일부는 일단 문제삼기보다는 의미를부여하는 입장이다. 사법당국의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대표단이 방북 목적과 현행법을 위반했는지 속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자세다.현재로선 현행법을 넘어서 처벌대상이 될 행동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논란이 일었던 김일성 동상 및 금수산기념궁전 방문도 “북한방문객이라면 모두 거쳐야 하는 의례적인수준”이었다고 정리했다. 14일 대표단의 판문점 귀환에 앞서 이뤄진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도 그 자체만으론 법적 처벌대상은 아니라고 말한다.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 북한을 방문했던 기업인들의 언행에 대한 처리와도 형평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분단이후 첫 노동단체간 체육교류가 정부허가 아래 이뤄졌다는 데더 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내년 남북노동자축구대회 서울 개최나 남북노동자 대토론회 개최 약속 등도 성과로 보고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줄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북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부와의 약속대로 14일 귀환한 것도 긍정 평가하고 있다.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몇몇 발언에 대해선 민주노총측이 북한언론 등에 의해 왜곡됐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정일 장군님 지도력”의 표현에 대해서도 이갑용(李甲用)위원장은 “대회 성사에 김정일의 결단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북측이 설명,이에 감사를표시한 것”이라며 “지도력을 찬양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북조선 노동자들의 밥통이 더 크다’‘외세의 지배가 노골화되고있는 상황’ 등 이갑용 위원장 및 민주노총 간부들의 발언 보도 배경과 맥락 등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해명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석우기자 swlee@
  • [오늘의 눈] 민노총 訪北행적 논란

    북한을 방문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표단의 행적을 놓고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선 친선경기를 하러간 사람들이 “노동자 단결,통일 운운하며 정치행동을 벌였다”며 질책의 목소리를 높인다. 북한의 정치 계산에 놀아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북한은 12일노동자축구대회 이틀째 시합이 범민족대회의 축전행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북측이 계획한 정치행사에 민주노총측이 동조·참여했다고 선전한 셈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노동자축구대회와 북한이 주최하는 범민족대회와는 별도라는 사실은 북한측과 합의된 사항”이라며 순수 민간교류임을 강조하고있다.이번 행사에 대한 양측의 시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정부도 범민족대회 참가를 불법화했다. 북한이 이번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지는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중앙방송은 “남한 당국이 시대 흐름에 동참하기는 고사하고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주장했다.노동자축구대회를 통일 분위기와 연계시켜 남한을 비난하는 계기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는내용이다. 외신 등을 통해 흘러들어 오는 이갑용 위원장의 발언도 그렇다.“외세의 지배와 간섭이 노골화되는 상황에서…,노동자들이 앞장서 자주평화통일 실현을 위해 투쟁하자”는 등의 발언은 자제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하지만 이같은 발언을 두고 민주노총이 북한을 고무·찬양했다고 단정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같다.통일부도 민주노총의 행적을 비난하기 보다는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의 방북 의미는 가볍지 않다.노동단체가 정부의 허가를 얻어 평양서 북한팀과 화기애애하게 운동시합을 벌이며 우의를 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서해 남북교전,북한의 미사일발사 강행 위협 등으로 남북관계가 주춤거리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선 더욱더 그렇다.하지만 미묘한 시점에 방북한 대표단의 언행에는 좀더 신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법 당국은 민주노총이 귀환하는 대로 조사를 벌여 행적의 적법성 여부를따질 것이라 한다.실정법을 위반했다면 ‘적절한 조치’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행사가 법 적용과는 별도로 북한을 함께 끌고 나기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 우리 모두 숙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swlee@ * '살신성인'과 '정치 제스처'의 차이신구범(愼久範)축협회장의 할복사건을 대하는 여론은 다양하다.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이 아쉽다” “BJR(배째라)식의 극단적 의사표출 행태를 바꿔야 한다”는 원론적이거나 비판적인 반응에서부터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 “조직 보호를 위해 살신성인한 것 아니냐”고 다소 동정적인 사람도 있다.그런가 하면 내년 총선 등을 거론,“고도의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냐”며 냉소적인 시각도 있다. 신 회장은 농림부에서 잔뼈가 굵고 제주도지사를 지낸 행정전문가이다.정책결정에 있어서 합목적성과 절차의 합리성,나아가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을 추구하는 행정원리를 몸소 터득했을 법하다.그런 그가 극단적 수단을 택한 것은 혹시라도 농·축협 통합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할 경우 할복하겠다는 취임 공약의 준수를 위해 강박관념을 가졌기 때문일까. 농업협동조합법안은 역대 정권에서 논란이 많았던 사안이고,현 정부 들어서서도 객관적인 검증 절차와 과정을 충분히 거친 사안이다.지난해 4월 이후 200여차례에 걸친 이해당사자와 전문가,각계 단체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취임 한달을 넘은 신 회장도 이를 몰랐으리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신 회장의 ‘돌출행동’은 그의 성품과도 무관치 않다.많은 사람들은 그의추진력과 투사적 기질을 인정한다.6공 시절 세도가인 현역 의원과 맞서다가타의로 외유를 하거나 검찰 수사에 맞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할복 당일에는 흉기를 미리 종이에 싸 준비하는가 하면 부인에게 두 차례 전화를 하는 면도 보여줬다. 신 회장은 자해라는 수단을 결행,축협통합문제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데는 성공한 것 같다.동정 여론을 얻는 데도 성과를 거뒀는지는 모른다.그러나 개혁입법을 요구하는 시대적 대세와 상황을 역류시킬 만한 효과를 봤다고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국민들은 지난해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가적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기업과 금융기관,공공기관,노동계 등 각계각층이 저마다 내는 ‘자기 목소리’를 수없이 목도해 왔다.그러나 국민의 눈은 성숙하다.신 회장의 행동을 보며 뉴스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겠지만 박수를 치는 국민은 적다.‘일’과 ‘사건’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가 아쉽다. psh@
  • 여성공무원 호칭 잘못써도 성희롱

    앞으로 공직사회에서 여성공무원을 이름이나 직급 대신 ‘△양’이나 ‘미스△’‘△여사’ 등으로 부르면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또 공무원들은 여성민원인을 ‘여자분’이나 ‘아줌마’보다 ‘△님’‘△선생님’ 등으로 불러야 한다. 정부는 8일 공직사회의 성희롱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의 하나로 ‘남녀공무원의 기본 에티켓’을 ‘공무원복무지침’에 포함시켜 시행키로 했다. ‘남녀공무원…’은 ‘남녀차별금지 및 규제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부터시행됨에 따라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공직사회 성희롱 방지대책의 하나. 이에 따라 각급 행정기관은 ▲1년에 한차례 이상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고▲성희롱 상담 전담창구를 마련하며 ▲성희롱 행위자에 징계나 인사조치를포함하여 적정하게 대처하고,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남녀공무원…’의 내용은 지난 2월 노동부가 발표한 ‘직장내 성희롱 예방 지도지침’을 바탕으로 공직사회의 특수성을 최대한 반영했다. 무엇보다 여성공무원들이 가장 모멸감을 느낀다는 호칭을 개선하고,업무와관련하여접하는 민원인 혹은 파견 등으로 함께 일하는 민간인과의 관계에주의를 기울이도록 했다. ‘남녀공무원…’이 제시한 공직사회의 성차별적이거나 불쾌감을 주는 대표적 언행은 “여자가 분위기를 띄워야지”“여성은 사무실의 꽃”이라거나,컨디션이 좋지 않은 여성에게 “오늘이 생리일인가”“잠 안자고 뭘했어”라고말하는 것 등이다. 또 보건(생리)휴가를 쓸 때 비꼬거나,술이나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의도적으로 여성이 마신 곳에 입을 대고,몸을 밀착한 채 귓속말을 하는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는 행위도 주요 성희롱 사례로 들었다. 한편 행자부는 ‘남녀공무원…’의 주요내용을 소책자에 담아 공직사회에배포할 계획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국민정치연구회 어떤단체

    국민정치연구회(이사장 李在禎 성공회대학교 총장)는 여권의 신당 영입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젊은 일꾼’그룹 가운데 하나다. 지난 3월 창립한 국민정치연구회는 현재 회원수가 350여명에 이른다.과거각계각층에서 민주화운동을 벌인 인사가 대부분이다.이들은 월례 포럼과 산행을 통해 정치적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는 후문이다. 변호사 회계사 사업가 교수 등 전문가가 대거 참여하고 있다.현역 국회의원과 정당인,지방자치단체장,젊은 지방의원도 다수 포함돼 있다.변형윤(邊衡尹)제2건국위 공동대표,이우정(李遇貞)국민회의 고문,이돈명(李敦明)변호사 등이 고문을 맡고 있다. 국민정치연구회의 지향점은 ‘개혁적 국민정당’으로 요약된다.‘국민의 정부’ 출범 2기를 맞아 정치개혁을 뒷받침하고 개혁주체 세력을 강화하는 데기여하겠다는 바람이다.이이사장은 “개혁의 혼선과 지체는 더이상 방치될수 없다”며 “희망의 근거인 개혁을 민주화의 장정을 함께한 국민들에게서찾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정치연구회는 지난달 30일 2박3일 일정으로 남한강연수원에서 수련 모임을 갖고 기본 노선을 정립했다.골자는 ‘개혁세력과 연대해 독자 조직을 결성한 뒤 여권의 신당에 집단 참여한다’는 것이다.구체적인 연대 대상으로 ‘민주개혁국민연합’이나 ‘젊은 한국’ 등 다른 ‘젊은 일꾼’ 그룹이 거론되고 있다.그룹간 연대를 통해 ‘21세기 국민연합’(가칭)을조직,국민회의와 교섭에 나설 것이라는 전언(傳言)이다. 당초 국민정치연구회는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창당 논의를 둘러싼 견해와 향후 방침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수해로 국민이 고통을 받는 시점에 정치적 언행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금강산 뱃길 이달중 다시 열릴까

    북한이 현대측의 금강산 관광재개를 허용하기로 시사해 유람선이 이달내 다시 뜰지 주목된다. 지난달 21일 민영미씨 억류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24일 만에북한이 전향적으로 돌아섰다.북한은 12일 평양방송에서 “6개월간의 시범관광을 성과적으로 끝내고 관광객들의 신변안전을 더욱 더 중시하여 현대그룹과 금강산 관광사업 조정위원회와 같은 협의기구를 내올 생각도 하고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순수한 금강산 관광을 목적으로 오는 동포들에 대해서는아무런 불편없이 관광할 수 있도록 모든 안전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보도는 중국 베이징에서 벌이고 있는 현대측과 북한측간의 신변안전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음을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현대아산 김고중(金高中)부사장 등은 지난달 28일부터 베이징에서 조선아·태평화위측과보름째 실무협상을 계속 중이다. 현대 관계자는 “양측은 그동안 협상에서 민간차원의 교류지속과 관광세칙보완에 의견이 이미 접근했다”고 밝혔다.특히 문제가 된 관광세칙은 신변보장을 거듭 확인하고 문제발생시 남북한 당국이 참여하는 조정기구를 통해 해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관광객들이 세칙을 어겼을 때 내는 벌금도 강화,무분별한 언행을 자제토록 했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는 확실한 신변안전보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관광재개를 불허한다는 정부와의 최종적인 조율과정이 남아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정부가 또한 관광재개를 이산가족 재회,차관회담,미사일 개발문제 등과 연계할지도 막판 변수로 남아 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이달말 현대건설 신입사원과 함께수련회를 해금강 인근 해수욕장에서 하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금강호재출항을 자신했다. 박선화기자 psh@
  • [굄돌] “오므렸다 폈다”

    3년 전쯤 시쓰는 친구들과 우리 가족이 함께 했던 백담사에서의 하룻밤은귀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경내 가득 함박눈 켜켜로 달빛이 자분자분 쌓이는동안 큰 스님은 불한당처럼 쳐들어온 젊은 글쟁이들에게 허물없으셨다.한 생을 참선해온 수도자로서의 깨달음이 배어 있는 스님의 큰 농담들은 서늘하고청정했다. 두살배기 딸애의 언행은 찰기를 더했다.스님께서 “뭘 주고 싶은데 마땅치 않네” 하시자 “부처님,고구마 없어”라고 응대하기도 했다. 그 스님이 최근 “내 육십칠 평생이 벌레처럼 오므렸다 폈다한 생이었다”고 말씀하셨다는 것을 친구로부터 들었다.그 말씀에 친구는 서늘한 슬픔을느꼈다고 했고 나는 시 한 편이 나올 듯했다.전통 무예와 수련법에 관심이많은 남편도 일기입공(一技入功)이라는 말까지 섞어가며 맞장구쳤다.자기 나름의 올바른 방편을 찾아 평생을 두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것이 수련의 기본인 바,스님은 스님의 방편을 가지고 평생을 오므렸다 폈다만 반복하셨다니그 공력이 대단할 것이라는 거였다. 밤늦게까지 그런 얘기를 나누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화성의 한 수련원에서는 꽃보리 20여명이 ‘엄마’와 ‘선생님’을 울부짖으며 불타는 방 한구석에 떼지어 웅크린 채 덜덜 떨고 있었다.꼼짝할 도리없이 앉아 숨이 막히고살이 타고 뼈까지 타고 있었다.엄마는 너무 멀리 있었고 선생님은 속수무책이었다. 이튿날 함께 TV를 보던,그 꽃보리 또래의 다섯살배기 딸애는 겁에 질린 듯내 옆구리에 붙어 ‘왜 불이 났어’ ‘친구들은 어떻게 됐어’를 연신 물었다.나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에 대답할 수 없었다.아니 대답해줄 말이 없었다.인솔교사는,소방원은,건물주는,건축관계자는,군청직원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그때 나는 ‘오므렸다 폈다’를 생각했다.평생 한 분야에서 자신을 깊게 하고 더불어 세상에 튼튼한 기준을 세워주는 사람들을 생각했다.그런 전문성과깊이와 성실성을 생각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아무런 방편도 없이 부나방처럼 눈 앞의 자기 이익만을추구하다가 결국에는 자기도 망치고 타인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는 그런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행세를 하고 있지 않은가.그런 주류와 행세가 먹히는 한 우리 사회의 기반은 저 콘테이너 가건물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그미래 또한 엿가락처럼 녹아내린 저 고철더미에 불과할 것이 아닌가. [정끝별 시인 문학 평론가]
  • 김영배 대행 특검제 숨고르기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이 5일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그는 전날까지 특별검사제에 관해 기존 당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하게 나왔다.자민련은 안중에 없는 듯한 전례없는 하이 톤이었다.당 주변에선 ‘사무라이’라는 별명에 걸맞다는 얘기도 나왔다.지난 2일 김종필(金鍾泌)총리가특검제에 관해 신축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그는 4일 당직자들에게 “김총리나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총무를 해봤느냐”고 말했다고 한다.JP와 TJ가 야당에 밀리는 식으로 나오는 것에 대한 불쾌감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김대행은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출국하기 전에 (특검제 양보에 관해) 지시한 적도 없고 미국에서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말해왔다.“김대통령은 당이 주도적으로 나서라고 말했다”는것도 김대행의 얘기였다.JP가 뭐라고 하든 내 갈길을 가겠다는 어조였다. 김대행은 야당 원내총무 출신이다.그래서 야당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나를 양보하면 다른 것을 더 달라는 게 야당이다.사실 현재 한나라당의행태가 그런 식이라고 분석할 수도 있다.그래서 야당과의 협상을 앞두고 양보카드를 보일 수 없어 강하게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하지만 JP의 체면을 구긴 언행이었다는 점도 부인키 어렵게 됐다. 사태가 이상하게 꼬여 JP가 몹시 화를 내자 김대행은 5일 오전 국회 박총재 집무실을 찾아갔다.국민회의가 비공개로 의원총회를 갖고 있던 때다.김대행은 박총재에게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JP에게 뜻을 제대로 전해달라는 말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진다.김대행은 TJ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국민회의 의원들에게 “특검제에 관해 자민련과 이견(異見)은 없다”고 말했다.그만큼 했으면 자민련은 물론 한나라당에 국민회의의 뜻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판단한 듯싶다. 곽태헌기자 tiger@
  • [외언내언] 금강산관광 ‘사죄문’

    정부합동조사반은 29일 금강산 관광객 민영미(閔泳美)씨 억류사건에 대한조사결과를 발표했다.합동조사반은 이번 억류사건이 “민씨가 무심코 던진발언을 북측이 문제삼아 의도적인 귀순공작으로 몰고 간 사건”이라고 규정했다.민씨는 억류 당시 북측 감시원에게 접근해 먼저 말을 걸었으며 “통일이 돼 우리가 금강산에 오듯이 선생님도 남한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다.귀순자 전철우와 김용이 TV프로에도 나오고 잘 산다”고 발언한 것이 빌미가 되어 억류됐다고 한다.북측이 민씨의 우발적인 발언을 일방적으로 확대해석해일어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또 민씨는 억류된 상태에서 북측의 회유와 강요를 견디다 못해 자포자기 심정으로 북측 감시원의 귀순을 유도했다는 내용의 사죄문을 북측이 써온 대로베껴 제출한 뒤 석방됐다. 북측의 이번 민씨에 대한 신변억류와 범죄조작은위계에 의한 도발행위라는 점에서 규탄받아 마땅하다.금강산관광사업이 중단된 데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북측은 이번 억류사건을 통해 남측에 책임전가는 물론 서해교전사태에 대한 보복성 의미를 부각시키려는 저의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베이징(北京) 남북차관급회담에서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술책도 숨어 있다. 북측의 숨은 의도가 무엇이든 금강산관광사업에 물의가 빚어지고 중단사태까지 야기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민씨 억류사건을 계기로 북한은 재발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금강산관광 뱃길이 조속히 재개될수 있도록 책임있는 조치도 취해야 한다.그리고 이번 관광객 억류사건과 사죄문 파문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의 선진관광의식과 질서문화의 함양이 절실히 요청된다.이번 억류사건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민씨가 먼저 귀순자문제를 거론해 사건의 발단이 됐다.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불필요한 말을 해서 억류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그래서 민씨에 대한 비난과 함께관광중단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필자가 지난 3월 금강산관광을 할 때 무척 당혹했던 것은 우리 관광객들의무분별한 언행이었다.북한 감시원을 만날 때마다 “밥은 먹었느냐”며 김밥을 꺼내주는동정과 편견을 보면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거지취급 하지 말라는 감시원들의 냉소를 지울 수가 없다.이러한 무분별한 행동이 결국 이번억류사태까지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이러한 천박한 관광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은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금강산관광 사죄문이 주는 교훈의 하나로 ‘선진관광의식의 제고(提高)’를 꼽을 수있을 것 같다. 장청수 논설위원 csj@
  • 야당·시민단체 반응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5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일련의 국정 난맥상과관련,대(對)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야당과 각 시민단체는“다소 뒤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정권 출범 이후 공식적인 사과는 처음인 듯하다”면서 “이번 대국민 사과는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또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금강산관광 재개시 확실한 신변안전보장을 받고가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그러나“안보가 햇볕정책을 통해 더욱 힘을 얻고,강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산층과 서민대책은 구두선이 아닌 실천과제로 승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정치개혁시민연대(정개련)는“그동안 국민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으로 비친 김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인식을 바로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 “이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김 대통령이 민심의 소재를 확인한 만큼 원래의 개혁 고삐를 다시잡아야 한다”고주문했다. 서경석(徐京錫)한국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도“김 대통령이 겸허하게 국민 의견을 경청하는,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대열(崔大烈)한국노총 홍보국장은“노동자와 서민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읽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펴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특검제의 전면 도입 등 여러가지 과제들을 동시에 제기했다. 우선 김 대통령의 상황 인식력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 주변에 개혁적 인물을대거 등용할 것을 요청했다.이와 관련,정개련 김석수(金石洙)사무처장은 “여권에 개혁적인 인사가 없으면 야당의 개혁 정치인들에게도 협조를 구해야한다”면서 “시민사회의 적지않은 인사들을 전면적인 국정개혁의 일꾼으로등용해야 한다”고 인재 등용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오풍연 추승호기자 poongynn@
  • [사설] ‘의혹’ 날조 정치 그만 둬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그림로비 의혹이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최회장이 구입한 고가의 그림들은 로비용이 아니라미술관 건립을 위한 자산투자용으로 판명됐다.검찰은 이같은 수사결과를 24일 발표했다.한마디로 그림로비는 없었다. 그림로비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이 이같은 수사결과에 만족해할지는 잘 모르겠다.또한 자신들이 일으킨 물의에 대해 죄스러움같은 것을 느낄지 안 느낄지 장담할 수 없다.그렇지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이번 검찰 수사결과는국민이 ‘의혹’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게끔 충분한 설득력과 객관성을 지니고 있다 믿어진다.이제 또 ‘면죄부 수사’니 뭐니 하고 상투적 수법을 들고나올지 모르지만 이 문제에서 국민이 더는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그만큼 이번 검찰수사는 누가 보아도 잘됐다. 검찰은 수사에서 최회장이 구입했거나 기증받은 그림들이 전량 그대로 보관돼있는 것을 확인했다.다른 곳에 유출됐다 되돌아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그런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최회장이 보관하고 있는 그림들은 모두 진품이며 미술관건립을 추진하려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당초 김기창(金基昶)화백의 아들 김완(金完)씨가 그림분량을 늘려 말한 것은 거짓말이었다. 검찰은 민간전문가및 학자등을 동원하고 철저한 공개수사로 이같은 사실을밝혀냈다. 사실 처음부터 그림로비 의혹은 정치권의 정략 게임에 의해 부풀려지고 과장된 느낌이 있었다.야당측은 유언비어성(性)의 그림로비 의혹을 이무런 확인과정 없이 불쑥 제기함으로써 정국정상화에 찬물을 끼얹고 여권을 공략하기 위한 정쟁(政爭)의 수단으로 악용했던 것으로 지적된다.국민이 신물나하는 부도덕하고 비열하며 무책임하고 지저분한 정치행태임은 더 말할 것이 없다.진상규명 의지 없이 우선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부터 내고 보자는 의도에서 무슨 ‘리스트’니 ‘의혹사건’이니 해서 민심을 동요시키고 혼란을 증폭시키는 백해무익의 정략적 언행은 이제 없어져야 할것이다. 우리 정치는 의혹을 양산하고 부풀리는 피곤한 후진 정치다.언필칭(言必稱)국민을 위한 정치라면서 국민을 의혹의 늪으로 끌고 가 지치게 한다. 의혹이있으면 라이벌 정당간에 싸움질을 먼저 시작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국민앞에 밝히는 노력부터 기울이는 것이 마땅하다. 여든 야든 이제는 크게 깨닫는바가 있어야 되겠다.아무런 근거 없는 음모성 낭설로 서로 물고뜯는 정치로국민을 피곤하게 해서는 안된다.
  • [대한포럼] 말, 말, 말의 毒氣

    92년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일 때의 일이다.부산의 한 복국집에서 전직 장관을 비롯한 당시의 그곳 실력자들이 모여 나눈 대화 내용이 신문에 세세히 공개된 일이 있었다. 선거전이 한창일 때의 일이어서 대화내용이 선거에 미칠 영향이 보도의 초점이었지만 선거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었던 일반인들에게는 그런 정치적 내용보다는 한국의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들의 언어 수준에 적잖이 놀랐었다.고위층 인사들의 말씨가 고작 이런 수준인가 하는 데서 오는 환멸감이 자못 컸던 것이다. 최근 전직 대통령들의 언행을 접하며 우리가 이런 분들을 대통령으로 모시고도 이만큼이라도 살게 된 게 신기하다는 느낌을 어쩔 수 없었다.일국의 대통령을 했던 분들이 서로를 ‘잔칫집 개’‘골목 개’해가며 막말을 서슴지않는 나라가 한국말고 어디 또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근자 들어서는 전직 대통령들만이 아니라 정치인,거명을 하면 다 알 만한 한국의 저명한 논객들,점잖아야 할 외교관까지 어떻게 이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을까 싶게 말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의 일이다.정계의 원로격인 의원한 분이 정부의 햇볕정책을 따지다 “조공 바치기 위해 미치고 환장했다고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삿대질을 했다.그보다 앞서 한 당의 의원총회에서는당총재라는 분이 “짓거리”라는 표현을 예사로이 썼다. 한 신문사의 논객은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옷로비 사건과 관련한 칼럼에서 “박봉의 공무원들이 위에서는처먹는데 나라고 못 먹을소냐고 독심을 품을 가능성을 생각있는 참모라면 했어야 했다”고 일갈(一喝)했다. 사설은 그 신문의 고견을 담는 신문의 얼굴이다.해서 사설은 으레 근엄한표정을 짓기 마련이다.그러나 요즘 사설들을 보면 무엇무엇을 못해서 “안달을 한다”느니,어떤 사람들은 “헛물만 켜게 됐다”느니,“기가 찰 일이다”“턱도 없다”는 둥 극단적인 표현들이 서슴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에 나와 있는 외국 대사 한 분은 최근 어느 초청 연설에서 어느 나라경제상태를 비유하면서 죽은 개가 잠시 퍼덕이는 상태일 뿐이라고 말했다.그가 강대국 대사인데다 직업외교관 출신임을 고려하면 뜻밖의 어법이라 아니할 수 없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최근 해온 일련의 독설이 어느 정도였는지는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그 분의 말이 하도 심상치 않아서 여러 사람들이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했지만 아직도 진의가 무엇인지를 확연히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보다못한 김 전대통령의 비서관 출신 한 정치인이 찾아가 좀더 진중(鎭重)해 줄 것을 진언했다가 결별선언을 받았다는 보도마저 있다. 이것은 좀 다른 얘기지만 21일 열린 환란사건 결심 공판에서 김인호(金仁浩)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최후진술도 아류임에 틀림없다.표현이 아니라 사고의 자기 도착(倒錯)이다.그는 최후진술을 통해 백제 멸망의 원인을 계백 장군이 황산벌 전투에서 패배한 데서 찾으려 하면 밝혀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자신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싸운 계백 장군이고 백제가 망한것은 구조적인 문제인데 자기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의미다.계백 장군의 영혼이 있어 이 말을 전해 들었다면 감회가 어떠했을지궁금하다. 말도 하나의 행위이다.말이라고 아무렇게나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알 만한 사람들이다.그런데 왜 이렇게들 황폐해진 것일까.나쁜 말은 세상을더럽히고 우리의 일상을 오염시킨다. 정치인들은 또 그렇다 치고 논객들의 심상마저 왜 이렇게 황량한가.그것은 어느 편에 서있기 때문이다.피해의식에 빠져있는 것이다.어느 편에서 있어서는 바른 글이 되지 못한다.이 글도 어느 편에 서서 보는 관점이 아니었나모르겠다.kdaiy@임춘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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