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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번째 시·시론전집 출간 김춘수 시인

    “최근 연예인 대상 앙케이트에서 제 시 ‘꽃’이 1등을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이유가 ‘멋진 연애시’라는 데 놀랐습니다.‘꽃’은 말과 존재의 의미,사람의 존재양식 등 두 테마를 담은 시입니다.불만은 있지만 해석은 독자의 권리이니 뭐랄 수 없지요.” 최근 현대문학에서 시전집과 시론전집을 낸 원로 김춘수(82) 시인은 11일 기자와 만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로 시작하는 시 ‘꽃’에 대한 반응으로 말문을 연뒤 지난 60여년의 시작(詩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80세를 맞아 작품을 정리하고 싶었지만 1000편이 넘는 시를 초판과 일일이 대조하면서 정리하다보니 1년이 걸렸어요.4∼5월쯤 수필·소설을 담은 산문집을 낼 계획입니다.” 자신의 삶을 ‘수난의 세대’라고 회고한 김 시인은 도쿄 유학시절 동료 학생들과 일왕을 욕하고 총독체제를 비판한 게 빌미가 돼 1년 동안 옥고를 치른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당시 고문에 대한 두려움에 시키는 대로 순순히 진술하면서 맛본 좌절감과 우연히 취조실에서 본 도쿄대 좌파교수의 언행이 다른 것을 보고 갖게 된 이념에 대한 회의가 시 세계에 깊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82년 첫 전집 출간 이후 발표한 시집·시론을 보완한 이번 전집에서는 시인의 온전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신임 장·차관급 프로필

    ●김대환 노동장관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지만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을 지내는 등 노동계 현실에도 밝은 편이다.90년대 후반까지 친노동자적인 성향으로 급진적이라는 평이 많았으나 노사정위 활동 등을 거치면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부인 홍영희(55)씨와 1남.▲경북 금릉(55) ▲서울대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박사 ▲인하대 경상대학장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정책기획위 경제노동분과 위원장 ●한덕수 국무조정실장 전형적인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으로 치밀하고 꼼꼼한 업무처리와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유명하다.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국제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이다.부인 최아영(53)씨.▲전북 전주(55)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과장 ▲상공부 중소기업국장·산업정책국장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특허청장 ▲통산부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주 OECD대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산업연구원장 ●김희상 비상기획위원장 한국의 ‘럼즈펠드’로 불리는 보수파다.눈치를 보지 않고 의견을 개진하는 등 소신이 강한 편이다.군 전략에 대한 식견이 풍부하다.군 출신 중 대표적인 학구파로 ‘장군 선생’으로 통한다.정의숙(52)씨와 2남1녀.▲경남 거창(59) ▲경복고,육사 24기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수도군단장 ▲국방대학교 총장 ●정순균 홍보처장 언론인 출신으로 여론을 읽는 판단력이 정확하고 대외관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신중한 언행으로 실수가 없는 편이지만 지난해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지에 한국 언론계의 관행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재,언론계 항의를 받기도 했다.부인 문도림(51)씨와 1남.▲전남 순천(51) ▲고려대 정외과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체육부장,사회담당 부국장 ▲노무현 후보 언론특보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 ▲홍보처 차장 ●김만복 국정원 기조실장 1974년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에 들어와 30년간 국내외 정보 및 북한정보 분야를 거친 정통 국정원맨.10여년간 해외근무로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90년대초 북핵위기 협상 때도 참여했다.NSC 정보관리실장 재직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으며 겸손한 성격으로 상하의 신뢰를 받는 편.김숙희(52)씨와 1남1녀.▲부산(58) ▲부산고,서울대 법대 ▲국정원 해외파견관 ▲국정원 단장˝
  • ‘촌지기록 수첩’ 사실로/대구교육청, 교사·교장 징계

    대구시 교육청은 시내 모여고 교사의 촌지수수 의혹에 대한 사이버 고발과 관련,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이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인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또 해당 학교장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품위를 손상하고 교육계의 명예를 실추한 책임을 물어 경고조치와 함께 인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시 교육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당 교사의 교무수첩에는 학생들의 이름과 선물명·금액 등이 적혀 있었으며,스승의 날 등에 학부모로부터 상품권과 주유권 등 50만원 가량의 금품을 수수한 내역을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황경근기자
  • [길섶에서] 변신

    몇년 전 현역에서 물러난 한 선배를 만났다.곱상한 외모에 점잖은 언행으로 그야말로 신사로 기억되던 선배였는데,오히려 지금의 모습이 예전보다 더 활달해 보인다.본인도 모처럼 만난 후배들이 자신의 변모에 의아해하리라 짐작되는지 까닭을 설명한다.“젊었을 때는 수줍움을 타는 등 매사에 소극적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뻔뻔스러워지고 말도 많아지더라.” 그뿐이 아니다.가정사는 물론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일을 비롯해 오다가다 만나는 온갖 잡일에 공연히 참견하게 된다는 것이다.그러면서 덧붙였다.“몇년전 한 노인이 지하철에서 젊은이를 나무라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게 이제는 남의 일 같지 않다.나도 언젠가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변신의 이유인즉 “나이가 들어가면서 왠지 세상사를 모두 아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고,눈에 띄는 이런저런 일에 ‘한 말씀’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는 것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영화대사가 있었던가.그래 사랑만이 아니라 사람도,세상도 점점 변해가는 게 정해진 이치가 아니겠는가. 김인철 논설위원
  • “자주·동맹파 이분법은 잘못”尹장관 ‘쓴소리 이임사’

    15일 전격 경질된 윤영관 외교부장관이 각계에 ‘쓴소리’를 했다.11개월여간의 장관직을 정리하는 이임식장에서 품에서 손수 적은 메모지를 꺼내 작심한 듯 읽었다. ‘쓴소리’ 대상은 최근 대통령 폄하발언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외교부 직원과 우리 사회 여론주도층,정부 일각 등이었다.그러나 재임기간 그와 의견충돌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일부 언론을 주로 겨냥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는 “취임 후 첫번째 실·국장회의 때 ‘외교관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손과 발이 돼 집행하는 사람들인 만큼 언행에 극히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는데 제대로 통솔하지 못해 국민과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이어 “한국은 국제적 공백 상태에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만큼 현실 속에서 국익을 찾아야 하며,국제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균형잡히고 신중한 관점이 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정부 일부와 국민,여론주도층이 그런 인식을 별로 갖지 못한 것 같다.”고 NSC측을 겨냥하는 듯한발언을 했다. 또 “그동안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우리 사회에는 이른바 ‘자주파 대 동맹파’라는 잘못된 이분법이 횡행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됐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대나무가 외풍,삭풍이 불때 흔들리되 꺾이지 않는 것처럼 유연하고 중심을 잡는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어느 의원이 날더러 숭미(崇美)외교라고 하던데 숭미와 용미(用美)는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윤 장관은 외국에 나가 연구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지만 이날 서울대에 복직 신청을 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對美 ‘동맹외교’ 라인 물갈이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외교통상부 직원들의 ‘대통령 폄하 발언’ 파문의 책임을 물어 윤영관 외교통상부장관을 사실상 경질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윤 장관이 제출한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관련기사 4면 윤 장관의 경질은 청와대가 대북 관계를 상대적으로 중요시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측의 주장에 따라 대미 관계를 우선하는 외교부측을 문책하는 성격을 가진 것이어서 향후 대미·대북 관계를 포함한 노 대통령의 대외정책 방향이 주목된다.또 외교부 대미 외교라인의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 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이례적으로 ‘자주적 외교’라는 용어를 사용,기존의 미국 의존 외교정책에 변화가 올 가능성을 시사했다.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 등 한·미간 현안에 대해 정부가 보다 원칙적 입장을 견지할 여지가 높아져 양국간 긴장이 고조될 수도 있다.이와 관련,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용산기지 전체를 한강 이남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집할 경우 우리가 양보하거나 하지 않고그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윤 장관 교체를 발표하면서 “외교부 일부 직원들이 과거의 의존적인 대외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참여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자주적 외교정책의 기본정신과 방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공·사석에서 구태적 발상으로 국익에 반하는 부적절한 언행을 수차례 반복했으며 또 보안을 요하는 일부 정보들을 사전에 유출시킴으로써 정부 외교정책의 훼손과 혼선을 초래했다.”고 외교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 수석은 “(윤 장관이)참여정부의 외교노선을 이행하는 과정에 혼선과 잡음이 있었고,최근 외교부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지휘·감독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경질 이유를 밝히며 “인사자료를 토대로 3,4명의 장관 후보를 검증,이번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청와대는 이날 오후 후임자 선정을 위한 1차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윤 장관의 퇴진에 대해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코드인사가 빚은 외교사의 비극”이라며 “한·미 동맹관계에몰고 올 엄청난 후폭풍에 대해 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총선만 염두에 두고 공무원들을 줄세우고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윤 장관의 목을 친 것이 아니라 90만 공무원의 목을 쳐 입을 막았다.”고 비난했다. 진경호 문소영기자 symun@
  • 盧대통령 연두회견/핵심3개현안 입장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연두회견에서 핵심 현안 3가지에 대해 입장을 정리했다.4월 총선에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에 대해 ‘총동원령’을 발동할지와 열린우리당 입당시기,외교부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단호한 조치,독도를 둘러싼 한·일간의 갈등에 대한 정부의 태도 등이다.노 대통령의 연두회견 모두발언 및 일문일답 전문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 게재돼 있다. 4월 총선 노무현 대통령은 시기를 못박지 않았지만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두 차례 자문자답하는 방식으로 “왜냐면”을 연발하며 입당 희망 배경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제가 지지하는 정당”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저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열린우리당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정치노선에 있어서 그분들과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즉 민주당의 ‘대통령을 만든 당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공격에 대해 반박하며,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을 각각 ‘개혁’과 ‘반(反)개혁’ 정당으로 규정한 것이다. 입당 시기를 늦추는 것과관련,“열린우리당의 개혁적 이미지에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해 우리당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시했다. 4월 총선에서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총동원령’을 내릴 것이냐는 질문에 “총동원령을 내릴 생각이 없다.”고 부인했다.“다만 선거를 앞두고 정당(열린우리당)이 집요하게 영입노력을 하고 개인적으로 국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결심을 세운 사람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무리하게 만류하지 않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근 “열린우리당의 새 지도부가 집요하게 출마를 요청할 경우 천하의 강금실 법무장관이라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던 점을 감안하면,공직자 사퇴시한인 2월15일 직전 장관과 참모들의 ‘무더기 사퇴’가 예상된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총선과 재신임을 직접 연계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파문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부 일부 공무원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인사조치 하겠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노 대통령은 외교부 사태에 대해 질문을 받자 불쾌한 감정을 추스르기 위함인 듯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단호한 표정으로 “공직자는 대통령의 정책과 또 정책노선을 존중하고 성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공직자의 생각이 대통령의 정책과 다르다 할지라도 존중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그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대미외교 과정에서 외교부 일부 공무원들이 저의 정책에 대해 오해가 있었거나 또는 이견이 있었다.”고 소개한 뒤 “때때로 대통령의 정책방향을 바꾸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는 사전정보 유출이 있고,때로는 결정된 정책의 세부정책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 한 것으로 보이는 정보유출이 있었다.”고 ‘부적절한 행위’의 내용도 공개했다. 청와대 민정실의 핵심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의 외교부 직원 조사는 외교부장관이 허락한 사안”이라며 “문제가 폄하발언뿐이었다면 장관이 조사하라고 했겠느냐.”며 외교부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이에 따라 발설자인 조현동 북미3과장뿐만 아니라 주요 지휘라인의 인사조치도 불가피해 보인다. ‘독도' 대응 최근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인터넷 상에서 ‘사이버 임진왜란’이 일어나는 등 한·일 국민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차분한 대응’을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독도 문제는 한국이 되도록이면 말을 많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은 독도에 대해서 실효적인 지배를 하고 있는데 한·일간에 옥신각신 논쟁을 많이 하는 것이 득될 것이 없고,우리가 우호적으로 협력하고 증진시켜 나가야 할 한·일 관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아내론’을 인용하기도 했다.노 대통령은 “해양법 학자 한 분이 신문기고에서 ‘내 아내를 자꾸 내 아내다,내 아내다라고 거듭 반복 강조할 필요가 있는가.내 아내는 그냥 아무 말을 안 해도 내 아내다.남이 무슨 소리 하더라도 그것 가지고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정부가 독도문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정부가 의지가 박약하거나 우리 공무원들이 애국심이 없어서 분개하거나 규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 “냉정하고 실용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정부의 대응방향에 힘을 실어줬다. 노 대통령은 국회에서 ‘친일행위진상규명특별법’ 통과가 무산된 것에 대해 “친일행위 진상규명은 언젠가는 반드시 한번 해야 하는 역사적 과제”라면서 “조사대상과 과정 등을 잘 조절해 역사적 사실은 분명히 평가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기고/ 청백리가 그리운 시대

    국민의 공복이라는 정치권 인사들의 계속된 비리에 넌더리가 날 지경이다.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나 다름없으니,그들을 믿고 온갖 어려움을 참아내며 성실하게 일터를 지킨 서민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듯싶다.백성의 생활이야 어떻든 오로지 권력욕에만 사로잡힌 그들에게 무슨 기대가 남아있겠는가, 사상 최악의 경기는 IMF때보다 어렵고,교육은 더 이상 망가질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됐으며,기업은 각종 규제와 정치권 눈치를 보느라 투자를 망설이고,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공장은 해외로 이전하기에 바쁘다.40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의 양산으로 사회 기초인 가정이 흔들리고,오륙도·사오정·삼팔선에 이어 이태백(이십대의 태반은 백수라는 뜻)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만큼 실업문제는 국민의 목을 조여온다.사정이 이런데도 비리와 부정은 계속되니 애꿎은 국민의 속만 숯검정처럼 까맣게 타들어갈 뿐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처럼 국가를 통치하는 사람들은 그 영향력을 고려해 언행에 각별히신중을 기해야 한다.위정자들이 먼저 나서서 부정을 저지른다면 국민은 국가 정책을 불신하고 그 결과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유발되기 마련이다.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그들의 최대 장점이던 도덕성이 훼손된 데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성심을 다해 대통령을 보필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대통령 후광을 이용해 검은 돈을 수수한 죄로 줄줄이 쇠고랑 차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내세운 참신성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어디 그뿐인가? 변변한 자원도 없어 오직 수출만이 살 길인 나라에서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은 기업에 도움은 못줄망정 근로자들이 피땀흘려 벌어들인 돈을 차떼기로 받아내어 선거자금으로 썼다니 후안무치도 이럴 수는 없을 것이다. 세상이 혼탁할수록 백성들의 사표가 된 청백리가 더욱 그리워진다.우리 역사에서 세종대왕만큼 훌륭한 성군도 없을 것이다.세종대왕이 소신을 갖고 국정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있는 많은 신하들 중 필요한 인재를 발탁하여 활용하는 남다른안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는 신숙주 정인지 권제 같은 학식 높은 신하들도 있었으나 황희나 맹사성 같은 청렴한 정승들이 있었기에 백성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었다. 또 조선 중종 때 판중추부사를 지낸 송흠을 비롯하여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관직에 머물러 있었던 정원용도 대표적인 청백리로 꼽을 수 있다.특히 정원용은 72년 동안 관직에 머무르며 영의정까지 오른 인물로서 평생을 검소한 생활로 일관한 청백리 정승으로 알려져 있다.선조 당시,관직에서 물러난 후 누옥에 거처하는 충신을 걱정한 임금이 ‘그대가 보이는 모든 땅을 가지시오.’라고 말하자 ‘바늘 구멍으로만 보이는 곳을 갖겠다.’고 답한 정승 이원익의 일화는 지금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인사가 만사(萬事)’라고 했다.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사심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인물을 가려뽑아야 마땅할 것이다.단지 고락을 함께했다거나 선거 승리에 공이 있다고 자리를 챙겨주는 식의 인사 관행이 오히려 나랏일을 그르친 선례는 역대 정권을통하여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물론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겠지만 갑작스레 높은 자리에 오르면 공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이 흐려질 수 있다.따라서 어떤 자리를 맡겨도 사심을 버리고 국리민복을 위해 성심을 다하는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다.예로부터 뛰어난 인물을 곁에 두는 것도 위정자의 능력으로 꼽았다. 지난해 말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법전(法傳)스님이 해인사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한 ‘국정천심순 관청민자안(國正天心順 官淸民自安:나라가 바르면 천심이 순응하고 관청이 맑으면 백성은 저절로 편안하다.)’이라는 글귀가 자꾸만 떠오르는 시절이다. 최진규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
  • 儒林(유림) 한자이야기

    작가 최인호씨의 연재소설의 제목 의 儒(선비 유)자는 사람 인(人)과 모름지기 수(需=須)의 결합이다. 사람들에게 모름지기 있어야 할 道(도리 도)를 닦는 선비를 뜻한다. 儒라는 한자는 집단을 뜻하는 林(수풀 림)자와 결합되어 공자 등 聖賢(성현:성인과 현인)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하는 經典(경전:성인의 글이나 언행을 기록한 책)과 그에 관련된 학문을 연구·실천하고 국가사회에 구현하고자 했던 사람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이러한 구조의 어휘로는 선비의 무리를 뜻하는 士林(사림)과 道敎(도교)가 유행이었던 고려시대에 盲人(맹인)들이 杖(지팡이 장)을 짚고 무리를 지어 다니며 운수를 보아 주고 숙식을 해결했다고 해서 생긴 杖林(장림),그리고 학자 또는 文人(문인)의 모임이라는 뜻의 翰林(한림) 등이 있다. 유림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본다면 유학이 삼국시대에 정착된 후 조선왕조 건국이념의 기반이자 주 학문 및 이념으로 정립되면서 특정 學者(학자) 또는 서원 및 향교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서원은 주세붕이 설립한 경북 영주에 있는 백운동서원(지금의 소수서원)을 시초로 각 지방마다 세워져 사립교육기관의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향교는 국가가 관장하는 일종의 국립교육기관이었다. 서원과 향교에서는 유학 경전과 유교의 儀禮(의례) 내지 행동지침을 공부하는 한편,성현들을 기리는 祭享(제향)을 통해서도 그들의 가르침과 정신을 기르는 동시에 직접 교육을 맡아 참다운 유교인을 양성하였다. 중앙의 성균관은 文廟配享(문묘배향)과 함께 국립대학의 기능을 하면서 유교교육의 중심이 되어 국가 동량을 길러냈다. 서원이나 향교를 중심으로 한 인맥이나 學風(학풍) 형성은 성현의 가르침을 배우고 덕을 쌓아 완전한 유교인으로서의 인격을 닦은 후 성현의 도를 국가사회에 구현한다는 면도 있었으나,출세의 한 방법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고종 21년(1884) 과거제도의 폐지로 儒者(유자)들의 一身榮達(일신영달)과 현실참여의 통로가 봉쇄되면서 향교와 서원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유림은 해체의 길로 접어들고,일부 인사들에 의해 명맥만을 유지하였을 뿐이다. 그러나 儒學(유학)에서 중요시하는 仁(인),義(의),禮(예),智(지),名分(명분),淸廉(청렴) 등은 조선시대 내내 선비정신의 중추를 이루었다.이러한 선비정신은 丙子胡亂(병자호란:丙子年에 오랑캐가 우리나라를 침입해 일으킨 난)과 壬辰倭亂(임진왜란:壬辰年에 왜구,즉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입한 난)때에는 우리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의병들의 정신적 기조가 되기도 했다. 義(의)와 名分(명분),正道(정도) 등을 중요시하다 보니 옳고 곧은 말을 서슴지 않아 유배 등의 벌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조선 중종 반정 이후 연산군의 폐정을 개혁하려다 반대파의 모함을 받고 전라남도로 유배(중종14년인 1519년)된 후 1개월 만에 賜藥(사약:賜 줄 사,藥 약 약,임금이 죄인에게 먹고 죽을 독약을 내려 주는 것)을 받고 죽은 조광조도 그 중의 하나였다. 박 교 선 교육부 연구사
  • [오픈코리아-소통하는 사회 만들자]1부 (2)KSDC정치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

    ■정치지도자 호감도 평가 ●정치인에 대한 국민적 불만 높아 노무현 대통령과 4당 대표,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치인(박근혜·추미애·정동영 의원)들을 대상으로 호감의 정도를 조사했다.국민들은 10점 만점에 평균 3.91점으로 평가했다.제일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정치인은 노 대통령(4.73점)이었다.추미애(4.2점),조순형(4.19점),정동영(3.97점),박근혜(3.94점),최병렬(3.74점),김원기(3.65점),김종필(2.86) 의원 순이었다. 노 대통령이 수위를 차지한 것은 현직 대통령이라는 프리미엄의 결과로 보인다.4당 대표들만 비교하면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다른 당 대표들보다 앞서 있다.‘미스터 쓴소리’로 알려진 개인적 캐릭터에 상당부분 의존해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주목할 부분은 2위를 차지한 추미애 의원이다.추 의원은 차기와 관련해 잠재적 경쟁자인 정동영·박근혜 의원을 근소하게 앞섰지만 선호도에서 지역별 편차가 있었다.서울·강원·영남지역에서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인천·경기·호남지역에서는 선호도가 높았다. 정동영 의원의 경우 남자들과 20대 그리고 40대 고학력자들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또한 추 의원의 경우 영남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를 보였지만 호남에서는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박근혜 의원은 젊은층보다는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에서 높은 선호를 보이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충청과 부산,경남지역의 선호도는 높고 수도권과 호남에서의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병렬 대표 선호도는 한나라당 지지도와 연관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와 정당선호도 및 총선의 투표정당과의 교차분석결과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사항이 발견된다. 첫째,노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경우에도 ‘정치적 여당’을 자임하는 열린우리당보다는 민주당을 선호하는 경우가 높았다.이런 현상은 총선에서의 투표예정 정당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즉 노 대통령에 대한 선호가 아주 강한 경우만 열린우리당에 투표하겠다고 했으며,나머지는 민주당에 투표할 의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물론 이는 노 대통령이 아직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지 않아 유권자들이 양자를 동일시하지 않는 결과일 수도 있다.하지만 열린우리당이 사실상 여당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분당 전 민주당의 지지층이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둘째,최병렬 대표에 대한 선호도 역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여부와 상당히 관련돼 있다.최 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수록 한나라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았다.하지만 최 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유권자들은 민주당보다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컸다.이런 현상은 총선에서의 투표예정 정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셋째,조순형 대표에 대한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연결이 낮았다.조 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경우에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았다.선호도가 낮은 경우의 심리적 대안으로서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가 비슷했다.이는 조 대표에 대한 선호가 당보다는 개인적 인기에 바탕한 결과로 보인다. 넷째,김원기 대표에 대한 선호도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김 대표에 대해 선호도가낮은 경우의 심리적 대안으로서는 한나라당의 가능성이 높게 나왔다.다섯째,김종필 총재에 대한 선호도와 자민련에 대한 지지여부는 거의 상관이 없었다. ●박근혜,총선파괴력에서 정동영·추미애 앞서 차기주자로 인식되는 세 명의 의원 중 자신에 대한 선호도가 정당지지와 총선투표예정 정당에까지 연결되는 경우는 박근혜 의원뿐이었다.박 의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수록 한나라당을 지지하거나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투표할 의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영 의원의 경우 현재 열린우리당에 대한 정당지지로는 상당히 연결되고 있으나 총선에서의 지지까지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정 의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경우 열린우리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았지만 민주당에 투표할 의향을 가진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이는 대통령의 탈당과 열린우리당의 창당으로 분당 전 민주당의 지지자들이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것이다. 추미애 의원의 경우는 개인에 대한 선호도가 정당지지 및 총선투표예정 정당으로 가장 약하게 연결되고 있다.정동영·추미애 두 의원에 대한 개인적 선호가 정당지지 또는 총선투표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 한나라당이 유권자들에게 심리적 대안으로 부각됐다.결론적으로 현 시점에서 볼 때,분당 전 민주당 지지층의 상당수가 민주당을 지지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으며,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조기 입당을 통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수 있다.한나라당은 총선 물갈이와 함께 차기와 관련된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국민들 盧대통령 평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1.9%인 반면 ‘잘하고 있다.’는 대답은 29.3%에 불과했다.이러한 평가는 인구사회학적인 배경 변수에 따라 다르다. 남자 응답자의 63.1%,30대 응답자의 64.3%가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학력별로는 고졸학력 응답자 중 66.2%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직업별로는 자영업자(70.5%)와 화이트칼라(64.6%)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층이다.소득별로는 300만원 이상 소득자들(67.3%)이,지역별로는 서울(68.0%),대구·경북(65.6%)의 거주자가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응답자들은 인구사회적인 특성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응답자들과 다소 다르다.전체 응답자들 중 29.3%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20대 중에는 33.1%가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소득별로는 150만원 미만 소득층(30.3%)이,거주지별로는 강원(50.0%),호남 거주자(39.0%)가 다른 범주보다 상대적으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편이다. ●지역주의 영향력 아직 무시 못해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정당 중심이 아닌 인물 중심의 한국정치 현실을 전제로 한다면,이러한 결과는 적어도 올해 국회의원 선거과 관련해 몇 가지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가 총선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 평가를 볼 때,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총선 결과가 희망적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과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여주는 투표율을 고려해야 한다.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20대는,보다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40대 혹은 50대보다 전통적으로 국회의원 투표율이 낮다. 다만 1988년 이후 계속 강화된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지역주의 성향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은 보인다.그동안 한나라당은 영남,민주당은 호남에서 각각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해 왔다.그러나 만약 대통령의 개인적인 평가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이어진다면,이런 구도가 다소 변화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노 대통령 태도와 언행 부정적 평가 노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 평가의 이유를 보자.‘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 619명에게 평가한 이유를 물었더니 ‘모른다.’고 대답한 경우나 응답하지 않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부정적인 평가를 한 응답자의 41.8%가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제시한 경우도 정책적인 평가보다는 태도와 언행 같은 개인에 대한 부정적인평가를 이유로 든 응답자들이 많았다.‘말을 막(많이) 한다.’라는 응답이 16.6%로 가장 많은 응답비율을 보였다.이어 ‘경제 운용을 못한다(부동산,노동정책).’(9.0%),‘주관(소신)이 없다.’(5.5%),‘정치적 전문성과 경험이 없다.’(5.3%)의 순이다. ●국민 대다수 개혁보다 안정 원해 총선 이후 한국정치에 대해 ‘개혁이 다소 더디더라도 정치가 안정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65.5%,‘다소 정치가 불안정하더라도 지속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응답은 29.3%였다.개혁보다는 안정을 선호하는 응답자들이 훨씬 많은 것은 노 대통령 집권 이후 국내외적인 불안과 경제불황 탓에 일반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개혁이 다소 더디더라도 정치가 안정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여성(69.3%),50대 이상(70.8%)에서 두드러진다.학력별로는 중졸 이하 학력층(69.7%),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 거주자(69.8%)에서 상대적으로 높다. ●경제안정화가 국민화합의 선결조건 한국정치가 국민화합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개방형 질문을 한 결과를 보면,‘경제안정화’가 18.2%로 가장 높았다.이어 ‘지역갈등 완화’(6.6%),‘부정부패 척결 및 정치인의 청렴 결백화’(5.5%),‘서민복지와 민생안정화’(4.6%)의 순이었다.국민화합이라는 다소 정치적이고 추상적인 목표에 관해서도,일반 국민들은 경제를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론조사 방법·필진 서울신문이 한국선거학회 및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통화로 이뤄졌다.95% 신뢰수준에 오차는 ±3.1%포인트.조사에 참여하고,기사를 집필한 학자들은 어수영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한국선거학회 회장),이영란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부회장),이남영 숙명여대 정외과 교수(KSDC 소장),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KSDC 부소장),김욱 배재대 정외과 교수,이명진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박명호 동국대 정외과 교수.
  • 신년사설/소통하는 사회 만들자

    새해 새아침이 밝았다.2004년 올해는 서울신문의 전신이자 구국언론 대한매일신보의 창간 100년이 되는 해이다.이 아침 우리는 옷깃을 여미고 지난 역사를 겸허히 되돌아보고 새 100년을 향한 새출발의 각오와 다짐을 독자와 함께 하고자 한다. 이미 밝힌 대로 본사는 새해부터 신문 제호를 대한매일에서 서울신문으로 변경했다.1904년 창간한 대한매일신보가,광복 이후 서울신문,1998년 이후 대한매일 시대를 거쳐 다시 서울신문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00년 동안 수난과 역경,경제적 발전과 민주화의 영욕을 민족과 함께해 왔다.독재권력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으며 부끄러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그러나 지난 5년동안 각고의 노력끝에 사원이 제1대 주주인 독립언론으로 당당히 선 만큼 다시는 언론의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바른 신문으로 겨레앞에 우뚝 설 것이다. 대한매일이 다시 서울신문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세계속에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수도 서울의 친근한 제호로 독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면서 새롭게 출발하려는 것이다. 이제 서울신문은 구국언론의 상징인 대한매일신보의 숭고한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지난 100년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100년을 향해 독자와 함께 도약하고자 한다. 서울신문의 사시는 ‘바른 보도로 미래를 밝힌다,공공이익과 민족화합에 앞장 선다’이다.따라서 서울신문은 냉전의식에 갇힌 보수·진보의 대립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공정한 시각으로 사회통합을 이루고 정보화 시대를 앞장서 이끌어 나갈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대립과 갈등,분열로 치닫고 있다.물론 이같은 혼란이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인 진통이라고 할지라도 당면한 지역,계층,세대,이념,빈부의 격차와 갈등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서울신문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분열을 극복하면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오픈 코리아-소통의 사회를 만들자’를 새해 화두로 삼고자 한다. 소통은 대화로 실현된다.그러나 소통의 수단인 말이 오히려 상대방을 거꾸러뜨리는 총알과 비수가 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한국 사회 현실이 아닌가 한다.대화는 상대끼리 상호 신뢰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신뢰는 상대방의 행동이 예측 가능해야 생긴다.그런 의미에서 국가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지도자의 언행도 일관된 철학이 있어야 할 것이다.소통하는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모두 마음을 열고 두껍게 쌓인 벽을 허물어 내야겠다. 올해 우리 앞에는 어려운 과제들이 놓여 있다.우선 오는 4월 17대 총선은 한국정치의 새로운 실험 무대가 될 것이다.정치개혁의 성공여부와 지역주의 등 전근대적인 요소를 청산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분수령이 된다.벌써부터 정치권의 세불리기와 힘겨루기가 한창이다.대통령과 각 정당들은 열린 마음으로 국가 미래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며 정치 발전을 위해 정치자금과 선거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개혁해 나가야 할 것이다.민생을 위한 정치권의 상생정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이다. 세계 경제의 호전과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극심한 청년실업 문제는 아직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내수회복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사관계가 제로섬 게임 같은 대립에서 벗어나 서로 소통하는 관계로 바뀌어 잠재성장률을 확충해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이라크전쟁 이후 미국의 패권적 영향력이 더욱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급속한 우경화와 군비 강화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중국은 무서운 경제성장세를 보이며 지구촌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러시아는 동진정책의 기회를 엿보며 끊임없이 남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고 있다.한반도 주변정세는 100년전 구한말과 흡사하다.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유연한 자세로 슬기롭게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개방의 파고를 헤쳐 나가야 한다. 서울신문은 희망의 새 100년을 향해 독자와 함께 손잡고 힘차게 나아가고자 한다.
  • [사설] 일하는 내각이 되어야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이미 교육부총리,산자부장관 등을 교체한 터인 데다,국면전환이나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개각 폭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본다.또 취임초와 달리 이른바 ‘코드 인사’보다는 전문성과 안정감을 높이 산 점은 바람직한 변화로 여겨진다. 실제 안병영 교육부총리에 이어 신임 오명 과기부장관과 강동석 건교부장관 기용은 코드보다는 추진력과 경륜에 무게를 둔 인사임이 분명하다.이미 역대 정부에서 한차례 장관을 거쳤거나 공기업의 장으로서 실천력을 검증받은 인사들이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의 ‘그동안 개혁 로드맵 마련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 집행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언급이 단순 수사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코드 파괴의 방향은 더없이 반가운 변화이나,과연 일하는 내각을 위한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앞선다.벌써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2단계 개편설이 파다하고,실제 ‘통합론’이 제기되는 등 그러한 징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여전히 불안정성이 남아있는 형국이다.또 업무의 연속성도 중요하지만,첫 내각의 지난 1년 성적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땜질식 개각으로 국민동의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이다.야당들이 국정쇄신 기대에 미흡하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선 것도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일하는 정부가 공염불이 되지않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내각의 가변성을 서둘러 정리해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더이상 ‘찔끔 개각’이라는 비판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또 총선에서 한발 물러서 238개 국정개혁 프로그램의 실천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특히 국정이 노 대통령의 총선관련 언행으로 정쟁의 틈바구니에 끼어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말이 앞서는 정부라는 멍에가 씻기길 진심으로 바란다.
  • “작년 광주경선 이후 盧 순수한 성정 변질”유종필 민주대변인 주장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공보특보를 지낸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25일 노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관련,“노 대통령의 매력인 순수한 성정이 권력에 노출된 이후 변질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 자신도 노 대통령의 언변에 한때 매료된 적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광주경선을 거치면서 너무나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추미애 의원은 노 대통령 지지 운동을 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지만 차마 나는 내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 같아서 내 입으로 후회한다는 말은 못하겠다.”면서도 “그러나 한때라도 모셨다는 게 부끄러울 때가 있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유 대변인은 “광주경선과 대전,충남경선을 거치며 노풍(盧風)이 불기 시작하자 주변에서 노 후보를 ‘미래의 권력’,‘예고된 권력’으로 대하기 시작했고 노 후보 본인도 미래의 권력자처럼 행동했다.”면서 “후보로 확정된 이후 권력에 노출된 노 대통령의 언행이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에 민주당내에서도 완전한지지를 얻지 못했고 지지도도 떨어졌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때 지근거리에서 노 대통령을 모셨던 나도 대통령이 입을 열 때마다 부끄러울 때가 많은데 지금도 대통령을 극진하게 모시는 사람들은 노 대통령의 언행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겠느냐.”면서 “노 대통령이 비범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보다 그런 언행을 안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도와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전형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한마디로 친정인 민주당을 박살내고 나만 살겠다는 놀부심보에서 나온 것”이라며 “노무현 배신당을 찍으면 나라 망한다.”고 논평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이경재 ‘성희롱 舌禍’/우리당 김희선의원에 사과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지난 23일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에게 ‘성희롱’으로 간주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뒤늦게 파문이 일었다. 이 의원은 이날 밤 9시쯤 국회 정치개혁특위 회의실에서 야당의 선거법개정안 처리를 물리력으로 막기 위해 특위위원장 자리를 점거하고 있던 김 의원을 가리켜 “느닷없이 안방에 여자가 누워 있으면 주물러 달라는 거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즉각 “위험한 발언이다.”고 반박했고,일부 한나라당 의원도 “그런 말 하면 방송에 나간다.”고 주의를 줬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24일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이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삼았고,일부 의원들이 이 의원을 성토했다. 이에 이 의원은 “누군가가 ‘여성의원을 끌어내면 성희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해 ‘그렇다면 다른 여자가 안방에 와서 누워 있어도 내버려둬야 한다는 말이냐.’고 말한 게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하면서 “이 발언으로 불쾌감을 느낀 의원이 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측은 “당시는 시끄러워서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대꾸할 가치도 없는 언행이다.”라고 문제를 확대시키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 정치플러스/조병옥사업회 “김희선 사퇴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유석 조병옥 박사 기념사업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김희선 의원은 새빨간 거짓말을 날조해 애국지사의 명예를 훼손한 언행을 즉각 취소,사과하고 즉시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이어 “조 박사는 건국 공로자이며 이승만·안창호·서재필과 함께 독립운동에 투신,일제의 강압으로 두 번이나 옥고를 치러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훈했다.”며 조 박사가 광주학생운동사건에 연루돼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중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부친인 조 박사에 대해 “김두한 드라마(SBS 야인시대)에 미화가 됐지만 친일인사였다.”고 주장했다.
  • [사설] 대선자금 수사 검찰을 지켜보자

    대선자금 정국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다.그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감옥행을 자처하며 검찰조사를 받더니,노무현 대통령도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성역 없이 수사를 받겠다.”며 검찰조사에 응할 뜻임을 분명하게 밝혔다.자칫 현직 대통령까지 검찰수사를 받게되는 상황에 놓였으니,대선자금 수사가 어디로 어떻게 굴러갈지 국민들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이제 누구도 대선자금 수사를 좌지우지할 단계를 지나쳐버렸다.검찰수사를 통해 불법자금의 규모와 용처를 낱낱이 밝혀내는 길밖에 뾰족한 해법이 없어 보인다.그래서 책임질 사람은 단죄하고,잘못된 관행과 제도는 고쳐 새롭게 나아갈 수밖에 없다.진실고백을 통한 관용과 용서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어려운 막다른 상황에 놓인 것이다. 노 대통령과 이회창 전 후보,그리고 정치권 모두 조용히 검찰수사를 지켜보면서 협조할 것은 해야 한다.이 전 후보의 자진 출두에서 보듯이 정치행보는 되레 검찰수사에 방해만 될 뿐이다.도대체가 말로는 ’석고대죄’ ‘국민을 뵐면목이 없다.’를 되뇌면서 서로 삿대질을 하고 있는 형국이니 말이 되는가.어디에도 불법을 저지른 데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빛을 찾아볼 수 없으니 딱할 노릇이다. 특히 노 대통령의 어제 회견의 핵심은 ‘불법 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1을 넘으면 직을 걸고 정계은퇴’에 대한 해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물론 당초 의도는 ‘한나라당 절반은 될 것’이라는 의혹제기에 대한 반박이었다고 본다.그런 점에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진 정치권과 언론에 야속한 생각도 없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그러나 결국 ‘10분1이 넘으면 물러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하게 되는 엉뚱한 결과를 낳은 꼴이 돼버린 것 아닌가. 어려운 때일수록 대통령의 언행은 신중해야 한다.더이상 대선자금을 둘러싼 정치적 공세나 논쟁은 필요치 않다고 본다.그것이 정치권이 걸어야 할 반성정치의 시작일 것이다.
  • 盧대통령-4당대표 회동/청와대회담 대화록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4당 대표 회담은 106분 간의 팽팽한 ‘기싸움’이었다.다음은 청와대와 각 당의 발표를 토대로 재구성한 대화록. ■ 대선자금 검찰수사 ●자민련 김종필 총재 경제가 어려우니 빨리 매듭짓도록 하자.(조사 중에 나오는)경제 문제는 확인하는 선에서 끝내자.경제인 사기를 너무 꺾을 수 없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수사결과에 대해 얼굴을 들 수가 없다.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갈 데까지 갈 각오가 돼 있다.조사는 공정하게 빨리 끝내고 정치가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자.기업은 돈을 준 죄밖에 없지 않나.하루 속히 돈 안 드는 선거에 앞장서자.대통령은 이제 수사는 잊고 국정에 전념해 주기 바란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 이회창 후보는 패자이고 노 대통령은 승자인데 양쪽 다 책임 있고 고해성사해야 한다.측근비리는 특검을 통해 밝혀야 한다. ●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장 우리도 계좌추적을 받았다.경제계를 보호하라는 정치적 고려는 검찰 상황이나 국민 정서로 보아 반작용이 예상된다.오히려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만이 첩경이다. ●최 대표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 말할 자격은 없다.그러나 현재 검찰 수사는 공정하지 않다.너무 심하다.여론도 (대선자금)특검을 56.4% 지지하고 있다.한나라당 지구당에 대한 검찰의 계좌추적이 이뤄지고 있고 후원금도 1000만원 이상 되면 전부 뒤지고 있다.우리가 더 썼으리라 생각하지만 노 대통령도 안 쓴 것은 아니지 않나. ●노 대통령 대선자금 수사는 모두에게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기이다.대통령 주변 문제가 가장 적나라하게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유불리나 호불호를 떠나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정신의 흐름 속에 있다.대통령도 멈출 수도 만들어낼 수도 없다.어느 날 불거져서 시작됐고 굴러가고 있다.대통령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정치권이 할 일은 속이고 회피하고 모면하는 게 아니고 가능하지도 않다.반성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해성사를 얘기하지만 동서고금에 진실한 고해성사는 없었다.수사에 의해 진실이 규명될 수밖에 없다.나는 검찰에 명령할 처지가 아니다.법적 권한도 없다.다만 우려를 표명함으로써 (검찰이)자기한계선을 긋도록 하는 정도이다.검찰이 합리적 판단을 하도록 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 경제에 부담이 되는 수사를 덮기 힘들다면 정치권이 적극 협력해서 출석이나 자료제출 등을 통해 빨리 종결짓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투명하게 털고 가면 경제에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이 우리 정치가 바뀌는 선순환의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제도와 정당문화 개혁,정치혁신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야당에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데 공감이 가지 않는다.측근비리는 특검으로 처리하고 대선자금 문제도 머지않아 마무리되는 대로 시기가 중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회에서 제안해 주면 나의 대선자금에 대해 특검을 받아 검증받는 것이 좋겠다.다만 우리가 쓴 불법 선거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1이 넘으면 직을 걸고 정계은퇴할 용의가 있다.몰랐다는 소리 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나온 것 외에 내가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책임지겠다.더이상 아니면 말고식은 안 된다.명확한 사실과 증거로 공방하자. ●최 대표 기업들이 검찰에 불려가서 문초를 당했다.검찰이 야당에 돈 준 것만 불라고 한다. ●김 총재 나는 (과거에)여당 대표로서 더 당했다. ●노 대통령 우리 쪽도 많이 당한다.문제가 있으면 그 검사를 고발하라. ■ 재신임과 대통령 입당 ●조 대표 재신임 투표는 철회해야 한다.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은 불가하다.헌법 정신에 어긋난다.청와대와 내각의 개편이 필요하다.장관징발론이 나오는데 장관의 임기 2년을 보장한다더니 어떻게 된 건가.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문제가 있다.대통령이 매사에 너무 질질 끈다. ●김 의장 재신임 투표는 이미 정치적으로 해결된 분위기다.대통령이 다시 논란이 없도록 적절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대통령이 (투표를)그냥 안 하면 된다.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은 당연하다.정당책임제 하에서 그렇다.민주당 해체를 제일 먼저 주장한 분이 조 대표 아닌가. ●조 대표 대통령이 비록 민주당을 떠났어도 성공하길 바란다.대통령 말이 멋있을 수 있고 매력도 있다.그러나 대통령은 모범적 언행이 필요하다.올해 가장 사람들입에 오르내린 말은 ‘대통령 못해먹겠다.’ 아닌가. ●노 대통령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그러나 재신임 제안에 대한 양심적인 부담과 책임정치라는 취지에서 나와 주변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고 진상이 밝혀진 후 국민의 뜻을 살펴서 최종 결단하겠다. 국민투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재신임을 물을 것인지를 신중히 생각해 보겠다.개각은 할 때 하더라도 분명한 이유를 가져야 한다.정치적 이유로 자주 바꿔서는 안 된다.선진국은 (장관 수명이)30개월이 넘는데 우리는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때 20개월,노태우 대통령 때는 13개월이었다.대통령 힘이 약할 때 쇄신인사라는 이름으로 단명 장관을 양산하면 실패한다.현 정국은 대통령 뜻만으로 대화가 불가하다.총선 후 각종 수사 종료 후 큰 틀의 대전환 모색이 있어야 하며 그 때 새로운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준비하겠다.고집만으로 정치하지 않는다. ■ 이라크 파병안 ●노 대통령 정부는 오늘로 결심했고 다듬어서 지체 없이 국회에 파병안을 제출하겠으니 잘 처리해 달라.아랍권과의 관계를 원만히 하기 위해서 여러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조 대표 대통령이 파병에 경제적이 이익이 없다고 발언했는데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노 대통령 한·미관계와 국제사회에서의 한국 지위,명분 이런 것들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고 당장 눈앞의 건설사업 등 경제이익을 챙기기 위해 파병하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정리 곽태헌·박정경기자
  • [사설] ‘職 걸고 정계은퇴’ 너무 가볍다

    노무현 대통령이 또 ‘(대통령)직을 걸고’를 언급했다.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4당 대표 회동에서 노 대통령은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1을 넘으면 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힌 것이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 형평성과 공정성을 문제삼자 이를 반박하기 위한 강조법으로 이해된다.도덕적 우위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여겨진다. 그렇더라도 누차 강조해 왔지만,대통령의 언행은 신중해야 한다.취임 이후 잦은 설화로 스스로도 더이상 자유롭지 못한 노 대통령이다.20∼30대 미혼남녀들이 올해 가장 파문이 컸던 말로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를 1위로 뽑은 것은 무얼 뜻하는가.이는 노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우리 사회에서 빚어진 파문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얘기다. 재신임과 맞물려 국민들의 눈에 걸핏하면 대통령직을 걸고 협박하는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더구나 노 대통령의 발언은 새로운 시빗거리가 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4당 대표들에게 ‘검찰에 명령할 처지가 아니다.’고 했으나 달리보면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지침을 내린 셈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10분1도 안될 것이라고 사실상 결론을 내렸는데 검찰이 앞으로 수사를 어떻게 하겠는가.결국 야당에 불공정 시빗거리를 제공한 격으로,대선자금도 특검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만 높여준 꼴이다.총선 때까지 온 나라가 측근비리와 대선자금 특검에 끌려다니며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참으로 걱정이다. 대통령직은 국민들이 직접 민주적 절차를 통해 위임한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자리다.문제가 생길 때마다 개인적 신임과 연결짓는 사사로운 자리가 될 수 없다.지도자로서 옳은 태도도 아니다.이래선 추락하고 있는 리더십이 되살아날 수 없다.스스로도 밝혔듯이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는 반성의 정치’를 노 대통령이 먼저 실천해야 한다.
  • 盧·4당대표 회동 이모저모/“대통령직 사퇴” 표현여부 혼선

    14일 노무현 대통령과 4당 대표의 회담은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특히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의 불공정성을 강조한데 대해 노 대통령이 ‘정계은퇴’까지 거론하면서 초강수로 대응하자 회담장이 일순 싸늘해졌다. 회담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46분 동안 진행됐다.특히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다른 대표들과는 달리 서류봉투를 들고 회담에 임했다.조 대표는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들어 “대통령이 됐으니 모범적 언행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한데 이어 ‘내년 총선 장관 징발설’에 대해 “장관임기 2년을 보장한다더니 어떻게 된 것이냐.”고 공세를 폈다.대선자금 문제와 관련,“이회창 후보는 패자이고 노 대통령은 승자인데 양쪽 모두 책임있으니 고해성사하라.”고 노 대통령을 압박했다. ●金의장, 趙대표 발언에 방어 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장은 “민주당 해체를 제일 먼저 주장한 분이 조 대표 아니냐.”며 “대통령의 우리당 입당은 당연하다.”고 맞받았다.그는 또 노 대통령이 회동 초반의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최 대표의 단식을 화제 삼자 “단식한 다음에는 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보신이라고 한다.”며 최 대표의 공세도 미리 견제했다.이에 대해 최 대표가 “입을 닫고 있으란 말이죠”라며 퉁명스럽게 되받아 일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회동 말미에 최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 어려움을 많이 당하고 있다.”며 대선자금 수사의 불공정성을 문제삼자 노 대통령은 “우리도 당하고 있다.부당한 점이 있다면 검사를 고발하는 등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최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조순형 대표는 나머지 3당 대표가 한 것보다 더 많이 말한 것 같다.아예 책 분량의 메모를 가져 왔더라.아주 말 잘 하더라.”고 소개했다. ●한나라·청와대 브리핑 엇갈려 한편 노 대통령이 이날 “우리가 쓴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정계은퇴 용의가 있다.”고 밝힌 부분을 놓고,각 당에서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는 표현까지 포함해 브리핑을 함으로써 혼선이 빚어졌다.회담 직후 최병렬 대표와 김원기 공동의장은당사로 돌아가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했다.”,“대통령을 그만두겠다고 했다.”고 각각 브리핑했다.반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직 사퇴’와 관련한 표현없이 “정계를 은퇴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혼란이 일자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이 노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정확한 표현’을 물었고,이를 통해 “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로 정리해 윤 대변인이 최종 발표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10대 온라인 탈선/(상)늪에 빠진 청소년 실태

    사이버 세계는 10대들에게 선인가,악인가.10대들은 온라인으로 생각하고 즐기고 공부한다.이미 떼려야 뗄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됐다.온라인은 잘만 사용하면 편리한 ‘문명의 이기’이지만,자칫하면 탈선의 공간으로 변질된다.10대들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온라인 게임이나 채팅에 손을 댄다.하지만 입시 등 생존경쟁에 시달리다 보니 쉽사리 유혹의 덫에 빠져든다. ●평범한 학생이 게임세상에선 영웅 지난 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부근 한 PC방.학교 5교시 수업이 한창일 시간이다.고교 2학년생인 김지훈(가명·17)군은 그러나 온라인 게임 ‘뮤’에 빠져 있었다.며칠전 게임도중 빼앗긴 아이템을 되찾지 못해 점심시간을 틈타,PC방을 들렀다가 눌러앉은 것이다.지훈이는 아이템을 찾고 레벨을 올리는 것이 영어수업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왜 수업시간에 PC방에 있느냐.”라고 묻자 지훈이는 “반은 못 알아듣는 수업보다 훨씬 재밌잖아요.”라고 짧게 대답했다.모니터 속에 빠져 있던 그는 오후 5시 무렵 “종례시간에 빠지면 땡땡이 친 것이 드러난다.”며 서둘러 PC방을 나섰다.게임 세상에서 ‘레벨 300’의 ‘고수’로 통하는 그가 반 성적 30등의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그는 “게임에서는 능력과 경험치만 있으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지만 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낮에는 주유소 - 밤에는 PC방 “거리 사람들이 모두 날 알아보는 것 같아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어요.” 김모(21)씨에게 돈을 받고 성을 매매한 이서영(가명·17·여)양은 최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김씨가 자신과의 성행위 장면을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성인방송에 판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이다.동영상은 온라인을 타고 삽시간에 퍼져나갔다.서영이는 학교를 옮겼지만 충격과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서영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큰 문제가 없는 학생이었다.우수한 성적으로 학교에서 표창장도 받았고 친구도 많았다. 그는 “처음 채팅을 하다 원조교제를 제의받았을 때 호기심 반,용돈을 벌어볼 마음 반으로 대수롭지 않게 시작했다.”고 털어놨다.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지금 서영이는 주위 사람과 인터넷을 탓했다.그는 “나를 이렇게 만든 10대 성매매와 인터넷 채팅,동영상을 인터넷에 뿌린 사람들,그걸 본 사람들 모두 다 밉고,싫다.”고 절규했다. ●가출뒤 인터넷서 만나 합숙 경기 안산시 외곽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만난 박주현(18·가명)양에게 인터넷은 ‘놀이터’인 동시에 생활을 해결해 주는 ‘수단’이다.6개월 전 새 엄마와의 갈등으로 인천 집을 나온 주현이는 낮에는 주유소에서 일하고,밤이면 안산 중앙역 부근 PC방을 찾는다.인터넷에 접속하면 같은 처지의 10대를 쉽사리 만날 수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알게된 친구끼리 만든 ‘가출 커뮤니티’에는 ‘일자리’나 ‘잠자리’ 등에 쓸만한 정보가 많이 올아온다.”면서 “좋은 ‘사이버 패밀리’를 만나면 함께 살면서 생활비를 아낄 수도 있고 아르바이트 자리도 서로 나눌 수 있다.”고 귀띔했다.주현이는 이어 “가출했다고 모두 성매매나 유흥업소 등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누구든 탈선 유혹에 넘어갈수 있다.”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10대들도 사이버를 통해 언제든 일탈과 탈선으로 빠질 수 있다.석관고 2학년 김미현(17·여)양은 “인터넷을 이용하면 이로운 점이 더 많지만 탈선을 조장하는 면도 충분히 있다.”면서 “의지가 약한 친구들이 나쁜 길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앞선다.”고 말했다. 서울시 청소년 종합상담실 홍지영(33) 상담사는 “인터넷에서 알게된 ‘동지’끼리 힘을 합하면 별다른 죄의식 없이 반사회적인 집단 행동을 할 수 있다.”면서 “10대들에게 억지로 ‘하지 말라.’고 하면 일탈행동이 쉽게 음성화하기 때문에 또래끼리 토론과 대화를 통해 온라인 매체에 대한 비판의식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유지혜 기자 whoami@ 조사방법 대한매일은 청소년의 온라인 이용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고교 4곳의 도움을 얻어 남학생 54명,여학생 56명 등 모두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대상학교는 서울지역 강·남북의 남녀공학 인문계·실업계 고교 각 1개 학급씩이었다.Y,S고와S인터넷고,S전자공고 등이다.학년은 고1,2를 골고루 섞었다. 조사는 교실에서 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이 과정에서 고려대 교육학과 박인우 교수와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이성식 교수의 도움을 얻었다.고려대 박 교수는 “이번 조사는 그동안 10대 탈선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온라인이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게 변화,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초중고생 16%가 인터넷 중독 청소년 10명 가운데 9명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을 만큼 사이버 생활은 청소년에게 익숙하다.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6∼19세의 인터넷 이용률은 91.3%로 2000년 3월 51.5%에 비해 3년여 만에 40% 포인트쯤 늘었다. 인터넷 중독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도 늘고 있다.지난 3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조정우 박사가 전국의 중3·고1 학생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학생 27.5%,고교생 23.8%가 사이버중독 현상을 보였다.이어 지난 10월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초·중·고생 14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43.7%와 16.7%가 인터넷에 ‘조금’ 또는 ‘매우’ 중독돼 있는 것으로 스스로 답해 지난 3월 조사 때보다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특히 일부 청소년이 사이버 세계에 몰두하다 다양한 일탈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달 13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장준오 기획조정실장이 발표한 ‘사이버상의 청소년 일탈과 중독 실태’ 논문에 따르면 조사대상 청소년 가운데 8.3%가 ‘음란한 언행을 할 목적으로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접속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23.4%는 ‘인터넷 도박을 해 봤다.’고 했다.10.1%는 온라인 게임에서 다른 사람의 게임 아이템을 ‘허락없이 가져온’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지검은 지난 1월 성매수자와 청소년의 78.1%가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났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37) 소장은 “문제는 청소년이 사이버 세계의 중독성과 범죄 의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인터넷에서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덕감이 일상과는 달리 희박해지고선악에 대한 개념이 약하다는 점을 학교와 부모가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택동 유영규기자 taecks@ ■서울 중원중 김용미 교사 “기존의 도덕·윤리과목 이상으로 청소년에게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서울 중원중학교 김용미(사진·51·여)교사는 “최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온라인상의 청소년 탈선은 학교와 가정의 관심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일선 학교에서 30년 동안 청소년 상담·지도를 해온 김 교사는 “최근 인터넷에 파묻혀 사는 청소년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에 빠지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훨씬 많다.”면서 “지금과 같은 교육·상담 시스템으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DHD’란 충동적·무절제·과다 행동으로 학습장애와 정서적 불안을 초래하는 아동성 질병.환자의 15∼20%가 성인이 되어서도 증세가 이어지는게 특징이다. 청소년은 온라인에서 겪은 일탈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그대로 끌고 나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문제가 발생하고 나면 이미 손쓸 시기를 놓쳐버린다는 것이다.그는 “청소년이 현실과 사이버 세계를 구분하지 못해 인터넷 동영상에서 본 성폭행·강도 장면을 ‘실습’해 본다며 아무 생각없이 범죄를 저지르곤 한다.”고 말했다.온라인의 특성상 무차별적인 ‘감염’이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에 접속하기에 앞서 철저한 사전 윤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김 교사의 생각이다. 또 온라인상의 일탈은 부모의 관심과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김 교사는 지적한다. “철저한 ‘시간관리’는 물론 ‘음란물 차단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온라인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과 지식이 풍부할수록 자녀의 탈선 가능성을 현격하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측도 지금의 가정통신문이나 정신훈화 등 1회성 교육에 그치지 말고,온라인상 ‘정보통신 윤리’를 정규 교과목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김 교사는 “온라인상의 청소년 일탈은 ‘단순 통과의례’가 아니라 성인이 돼도 치유할 수 없는 치명적인 ‘중독’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당국은 청소년이 자주 찾는 사이트에 계도성 글이 담긴 ‘팝업 창’을 띄우는 등 실질적인 지원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청소년의 온라인 탈선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담교사와 기구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표 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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