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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제정책 불확실성 조속히 해소해야

    열린우리당이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주요 경제정책의 기조에 대한 불협화음을 쏟아내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당의 공식적인 의견은 아니라면서도 부동산세제와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교육개혁 재점검 등 지금까지 당정이 견지했던 노선과 달리하는 목소리들이 적잖게 쏟아지고 있다.‘김근태 체제’ 착근 과정에서 빚어지는 불가피한 현상이라지만 경제주체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중장기조세개혁 및 자영업자 과표노출 방안,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도입 등과 관련한 공청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중단없는 개혁을 역설했지만 서민경제 활성화에 최우선 목표를 두겠다는 여당의 노선에 제동을 건 것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우향 우’라는 둥,‘비상등을 켜고 직진한다.’는 둥 논란이 분분하지만 소모적인 말장난에 불과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여당이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좌표를 명확히 해 정부와 조율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시장의 불필요한 동요를 막을 수 있다. 부동산세제와 관련한 불협화음이 증폭되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물이 회수되는 등 부작용이 가시화되고 있다지 않은가. 우리 경제는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책의 세심한 조율과 내부 갈등요인들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다면 필요 이상의 비용을 치러야 할지도 모를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진정 서민과 국가경제를 생각한다면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부터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경제부총리가 서야 한다. 정치권과 청와대가 한덕수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하지만 한 부총리 자신도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언행을 보여야 한다.
  • [사설] ‘박정희 벤치마킹 하겠다’는 여당

    열린우리당이 당의장 직속기구로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를 설치키로 했다고 한다. 새로 출범한 김근태 의장 체제가 5·31 지방선거 참패를 교훈삼아 서민경제 회생에 매진하겠다는 뜻은 좋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 시절 ‘수출진흥확대회의’를 모델로 삼은 것이라는 핵심당직자의 부연설명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여당 지도부의 역사의식 결여와 함께 경제처방의 방향성 상실이 우려스럽다. 박 전 대통령은 고위관료와 기업인들을 모아놓고 국가정책을 교통정리했다. 그의 한마디에 민·관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시절이었다. 서민경제보다는 성장을 위주로 한 개발독재 시대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열린우리당이 그때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 경제 규모와 자율성이 엄청나게 커진 지금 가능하지도 않다. 문제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인식이다. 개혁·실용파로 나뉘어 서로 헐뜯다가 도대체 정체성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함으로써 오락가락한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김 의장의 취임 일성처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추가성장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규제를 풀고, 고용을 늘려야 서민경제가 살아난다. 동시에 복지를 확대하고, 부동산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이런 원론에 충실하지 못한 정책을 다듬어 주는 게 집권여당의 책무다. 깊은 검토없이 부동산·세제를 전면 수정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해야 표를 얻는다는 주장은 분란을 일으킬 뿐이다. 서민경제회복본부의 주요 구성원을 대기업 출신이나 경제관료 출신으로 하려는 것도 옳지 않다. 서민 대책이 아닌, 대기업 비호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열린우리당은 대북송전 사업 예산배정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대북정책을 포함, 외교·국방 분야까지 보수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과 청와대·정부간 갈등이 이렇듯 고조되면 나라가 더 어려워진다. 열린우리당은 차분해지길 바란다.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도 서민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儒林(625)-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8)

    儒林(625)-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8)

    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8) 비록 간략하게 ‘집으로 돌아오면 고요한 방안에 책만이 벽에 쌓여있고, 서탁 위에는 분매 한그루가 놓여있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서탁 위에 놓인 분매 한그루는 바로 두향이가 퇴계를 위해 보내온 정표이니, 퇴계가 ‘비록 옛사람의 대문 안을 들여다보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마음속에 느껴지는 즐거움이 결코 얕지 않도다.’라고 도산을 영탄(詠嘆)하는 것은 두향이가 보내온 분매가 뿜어대는 천향(天香) 때문이 아니었을까. “도대체” 물끄러미 분매를 완상하던 퇴계가 한 곁에 물러서 있던 유생을 쳐다보며 말하였다. “누가 이 매화를 가져왔더란 말이냐.” 그러자 유생이 대답하였다. “웬 낯선 노인 하나가 선생님께 드릴 물건이 있다면서 걸망에서 꺼냈나이다.” “그 노인은 어디 있느냐. 이 매분만을 전해주고 떠나버렸느냐.” “아니옵니다.” 유생은 대답하였다. “아마도 서당 앞 우물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나이다. 선생님께오서 매화꽃을 받아보신 후 자신을 부르시면 들어와서 문안인사를 여쭐 것이고, 부르시지 안 사오면 그대로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돌아갈 것이라 하였나이다.” “그러면 어서 가서 그 노인을 들어오도록 하게나.” 퇴계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생은 알았다는 듯 물러서며 대답하였다. “알겠나이다. 가서 노인을 불러 대령토록 하겠나이다.” 유생은 서둘러 완락재를 벗어났다. 그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선생은 서당에서 함께 기거하고 있는 제자들이나 문인을 빼어놓으면 찾아오는 손님을 만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퇴계언행록’에 보면 제자 김성일은 스승 퇴계가 ‘손님이 찾아오면 손님 앞에서 말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퇴계가 문인이나 제자들을 제외하고 찾아오는 손님들 앞에서 침묵을 지켰던 것은 오로지 ‘마음을 휘어잡고 이치를 궁구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퇴계의 이러한 침묵은 마치 화두에 전념하기 위한 불교적 묵언(默言)을 연상시키는 것이었다. 그런 스승께서 남루하기 짝이 없는 낯선 노인을 손님 대접하여 직접 자신의 완락재로 부르고 있음이 아닌가. 과연 노인은 우물가에 앉아 있었다. 노인은 이제라도 먼 길을 떠나려는 채비를 갖추듯 신고 있던 헌 짚신을 버리고 새 짚신으로 갈아 신고 있었다. “뭐라고 하시던가요.” 유생이 나타나자 노인은 일어서면서 물어 말하였다. “선생님께오서 잠시 들어오시랍니다.” 순간 노인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내 그럴 줄 알았다 하는 식의 자신만만한 웃음이었다.
  • [서울광장] 김근태, 행동하는 ‘햄릿’돼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근태, 행동하는 ‘햄릿’돼야/이목희 논설위원

    김근태 열린우리당 신임 의장을 실제 만나 보면 편안하다. 어눌한 듯하지만 신실한 말투가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민주화투쟁 경력을 잊게 할 정도로 소탈하고, 합리적이다. 그런데 죽어라고 지지도는 오르지 않는다. 한마디로 대중성이 떨어지는 정치인인 셈이다. 최근 변신 시도가 읽혀진다. 정적인 외모를 바꾸는 게 측근들의 1차 목표다. 조금은 화려하게 비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한때 ‘아톰 머리’를 선보이더니 ‘조인성 머리’가 어떠냐는 의견이 주변에서 나온다. 넥타이도 밝은 색을 권하지만 아직은 본인이 꺼린다고 한다. 언론과의 접촉을 넓히려는 노력이 함께 진행중이다. 좋은 기사건, 나쁜 기사건 기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심을 전하기도 한다. 당의장이 된 뒤에는 국민들이 원하는 얘기를 골라서 하고 있다.“서민경제 활성화에 올인하겠다.”,“열린우리당이 잘난 체하고 오만했다.”,“민주화운동한 것을 훈장처럼 가슴에 달아선 안 된다.”,“(지방선거 참패는) 자업자득임을 인정한다.”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외모를 다듬어야 하고,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말로라도 긁어줘야 한다. 그러나 언뜻 드는 걱정이 있다. 어울리지 않는 외모가꾸기에, 입에 발린 듯한 언급. 김근태가 사라지고 낯선 정치인으로 비치지는 않을지. 감성과 이미지 정치행태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김근태식(式)’의 본질은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점에서 김 의장의 약속 가운데 “대권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에 희망을 가지려 한다.“꼼수를 부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켜도 김근태는 역사의 평가를 받는다. 우선 실용주의로 겉포장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마땅찮다. 자칫 ‘꼼수’가 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원인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종합하면 두가지로 요약된다. 호남 지지층이 깨지고, 서민경제가 나빠졌기 때문이었다. 원인이 그렇다면 여당이 다시 사는 길도 두가지다. 민주당을 포함해 호남 세력을 재결집하는 정계개편이 하나다. 또 하나는 서민경제 회복이다. 김 의장이 서민경제 회복을 선택한 것은 불가피했다고 본다. 정계개편은 노무현 대통령을 딛고 가야 가능하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을 깨야 한다. 특히 고건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보다 더 큰 흡인력으로 버티고 있다. 가시적 성과가 쉽지 않겠지만 서민경제 쪽으로 일단 가는 게 순리였다. 열린우리당은 어제 ‘서민경제회복 추진본부’를 김 의장 직속으로 설치했다. 한 당직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수출대책회의’와 유사한 특별기구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의장은 추가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당내 실용파들은 부동산·세제의 전면 손질과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당밖의 보수파들은 차제에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전환을 여당이 주도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의장직을 수락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나름대로 치열한 의견수렴 과정이 있었다고 스스로 토로했다. 그렇더라도 김 의장은 상황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 전시성 실용주의를 강화하는 게 이 시점에서 김근태의 역할인지 따져봐야 한다. 김 의장은 ‘여의도의 햄릿’으로 불린다. 그의 사변적(思辨的)인 언행을 반영한 별칭이다. 이제는 “개혁이냐, 실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논란을 가열시킬 이유가 없다. 개혁 피로증을 둔화시키면서 개혁의 실질 수혜자를 늘리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실용파의 과도한 주문을 제어하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개혁의 효과를 보여줘야 김근태는 산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책꽂이]

    ●敬一의 삶과 문학세계의 이해(김승호 지음, 역락 펴냄) 조선 효종∼숙종 연간에 활동한 태허당(太虛堂) 경일대사의 문학세계를 그의 ‘동계집(東溪集)’을 중심으로 고찰.17세기 승려 경일은 부처를 이야기하기보다 노·장자를 입에 올리기 좋아하고 우화등선의 신선을 동경한 특이한 존재다. 그러나 저자(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경일을 단지 이단적 언행으로 일관한 시승으로 규정하는 것은 짧은 소견이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경일을 도교적 환상에 사로잡힌 인물로만 보지 말고 경직된 문단에 문학적 새로움과 낯섦의 미학을 실증해 보인 ‘문제적’ 작가로 보자는 것이다.1만 4000원.●비잔틴 미술(토머스 매튜스 지음, 김이순 옮김, 예경 펴냄) 서양미술사 책들은 흔히 선사시대, 이집트, 그리스·로마, 중세, 르네상스 등으로 시대를 구분한다. 이런 ‘본류’를 중심으로 이집트와 그리스 사이에는 미노스와 미케네 미술, 그리스와 로마 사이에는 에트루리아 미술, 로마와 중세 사이에는 비잔틴 문명이 간간이 끼어드는 식이다. 그러나 비잔틴 미술은 서양 중세미술에 근간을 제공하는 등 서구미술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비잔틴 미술의 원동력이 된 이콘(성상화), 장대한 하기아 소피아 성당, 노르만족 왕실 예배당이었던 시칠리아의 카펠라 팔라티나 등 비잔틴 문명의 예술 전반을 다룬다.1만 9000원.●공자:현대 중국을 가로지르다(전인갑 등 지음, 새물결 펴냄) 반제반봉건을 내건 5·4운동 시기의 ‘타도공가점(打倒孔家店, 공자를 타도하자)’부터 1970년 문화대혁명 시기의 비림비공(批林批孔)운동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중국의 주요 격동기에는 어김없이 공자가 등장하곤 했다.1930년대 국민당 주도로 시작된 신생활운동이나 최근 국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공자의 민족성인화작업에서도 공자는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책은 공자를 모시는 종교적 사당이었던 문묘가 20세기 들어 동물원까지 갖춘 민중교육관으로 변질되는 과정 등 공자가 정치와 대중을 위해 동원되는 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한다.1만 9000원.●사기­역사와 삶의 철학이 만나는 살아 있는 기록(사마천 지음, 고은수 풀어씀, 풀빛 펴냄) ‘사기’는 중국 전설상의 오제 시대부터 한나라 무제에 이르기까지 약 3000년간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한 책. 청소년들이 알기 쉽게 풀어썼다.1만 2000원.
  • “대선후보 선출시기 원칙 지켜야”

    “대선후보 선출시기 원칙 지켜야”

    오는 16일 대표직을 사임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8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2년 3개월 대표직을 맡아온 소회와 최근 압승한 지방선거,‘대권 가는 길’ 등을 징검다리로, 이례적으로, 많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박 대표는 먼저 대선 후보 선출시기를 비롯,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전대) 방식·시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왜 이 시점에 그런 논의를 하는지”라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선 후보 선출 시기를 규정한 혁신안은 지난해 9개월 동안 진통을 겪으며 만들었는데 7개월만에 시험도 안 해보고 손을 대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언급은 대권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선 후보 선출시기 조정 필요’ 발언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자신의 논거로는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국민의 지지를 받아 지방선거를 끝냈으면 민생과 직결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지 후보 선출시기 등을 얘기하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반문으로 대신했다. 이어 “여야 모두 대선 후보는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나라에 좋지 않고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화제는 다음달 11일 전대에서 뽑을 당 대표 문제로 넘어갔다. 박 대표는 “지난달에 밝힌 ▲당 정체성·노선 유지 ▲개혁·혁신 지속 ▲대선 경선 공정 관리 등의 3가지 원칙은 유효하다.”고 분명히 했다. 맘에 둔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지만 얘기를 안 할 것이기에 있으나마나 한 것 아니냐?”고 즉답을 피했다. 퇴임 이후 행보에 대해선 ‘강한 권력의지’가 느껴질 정도로 단호했다.“저나 한나라당의 사명이 막중한데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 잘못돼가고 있는 나라를 바로잡고 부강한 선진한국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지지를 받을수록 언행에 조심하고 안주·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과제인 ‘호남 끌어안기’에 대해서는 “특단의 방법이 있는 게 아니고 진실된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며 “선거 운동 첫날 광주에 갔을 때 유권자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 호남 발전을 위한 정당하면 ‘한나라당’이라는 답이 주저없이 나올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퇴임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일단 쉬면서 몸을 추슬러야 한다.”며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한 만큼 밀린 것 정리하면서 체력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캠프 꾸리기 문제는 천천히 생각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항간에 화제가 된 ‘퇴원 직후 대전 유세’에 대한 심경도 들려줬다.“충청 민심도 중요했고 우리 당 후보가 힘겹게 싸우고 있는데 당 대표가 당연히 가야죠?”라며 “대전 시민에게 많이 간다고 약속한 것도 맘에 걸렸고 무엇보다 걸어서 나왔는데 움직일 수 있으니 가야죠. 집에 있는다고 마음이 편하겠어요?”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2년 3개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04년 4·15 총선 때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대표를 맡은 것”이라며 “국민이 121석을 주셨고 꾸준히 당 지지율도 오른데 대해 작은 보람을 느낀다.”고 ‘탄핵역풍’을 극복해낸 경험을 털어놓았다. 아쉬움도 남는다고 했다.“국민과 약속 지키는 게 중요한데 기초연금·부동산 대책 등 대안을 내놓았지만 야당이라는 한계로 40%밖에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8일 개봉 ‘러닝 스케어드’

    8일 개봉한 액션 영화 ‘러닝 스케어드(Running Scared)’는 일반 관객들에게는 참 ‘불친절한’ 영화가 될 성싶다. 인물설정이나 대립구도에 대한 뚜렷한 설명없이 시동걸자마자 피튀기는 총격전으로 관객들의 RPM을 마구 끌어올린다.‘어라∼’ 싶은 순간 영화는 이내 무슨 자동차 추격전마냥 미국 저소득층의 뒷골목을 구석구석 휩쓸며 내달린다. 시속 100㎞까지 속도를 올리는데 몇 초도 안 걸리는 스포츠카 같다.‘이쯤에서 쉼표 한번 찍어주겠지.’ 하는 기대감은 이런 속도에 밀려 멀찌감치 사라진다. 막판 반전에 가서도 ‘지금 이게 바로 반전이거든요.’하는, 혹시 모를까봐 딱 꼬집어 설명해주는 상냥함도 없다. 마치 굳이 관객 시선을 끌 생각이 없다는 듯 군다. 관객들 입맛에 맞게 차려낸 밥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거꾸로, 그렇기에 뭔가 찾아 먹으려 드는 영화팬들에게는 이만한 요깃거리가 없어 보인다. ‘러닝 스케어드’는 한마디로 ‘권총 찾아 삼만리’.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사건의 뿌리에는, 조그만 은색 크롬 권총 한 자루가 놓여 있다. 주인공 조이는 총격전 끝에 경찰이 죽자 마피아 조직의 보스로부터 범행 은폐를 위해 총을 없애라는 지시를 받는다. 조이는 지하실에 이 총을 고이 모셔두는데(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조이의 이상한 언행은 마지막 반전에서 명확해진다.), 그만 옆집 꼬마 올렉이 가져가서는 양아버지를 쏘고는 달아나버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양아버지, 러시아계 마피아 조직원이다. 경찰이 총을 가진 올렉을 먼저 잡아버리면 이전 경찰관 살인사건이 탄로나고, 불복종 때문에 조직에서 제거당할 수 있는데다, 러시아계 조직과 한판 붙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조이는 필사적으로 올렉과 총을 찾아 나서는데…. 이 영화에서 제일 흥미진진한 대목은 올렉의 여행이다.‘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선보인 아마드의 여행에 비교할 수 있는데, 방향은 정반대다. 아마드가 안내하는 세상이 확트인 자연과 순수한 동심의 풍경화라면, 올렉이 보여주는 세상은 온갖 욕구불만의 더러운 찌꺼기들이 쓸려내려오는 하수구다. 올렉의 여행이 어떤 결말을 맺을까 궁금해질 무렵, 영화는 극적인 반전 카드를 관객들에게 던진다. 탄탄한 이야기가 깔린 영화지만, 쿠엔틴 타란티노풍 스타일은 여기서는 단점에 가까워보인다. 맺고 끊는 게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글대기만 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부담스럽다. 그래선지 올렉역을 소화해낸 캐머런 브라이트의 무표정한 열굴이 더 기억에 남는다.18세 이상 관람가.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부 “부동산규제 완화 없다”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부동산정책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현재로서는 어떤 조정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의 강공책에서 후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정부는 여당이 주장하는 부동산 규제 완화는 ‘5·31지방선거’ 참패를 모면하기 위한 군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기존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냈다. 정책의 신뢰성 확보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당분간 강도높은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부동산정책 강공책 유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여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부동산 정책 재조정 움직임과 관련,“재건축 등 정부의 부동산 안정책은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은 “최근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정치권 일각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8·31대책’‘3·30대책’ 등 부동산 안정 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후속 입법이 제대로 완성될 수 있도록 동요하거나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하고 정치권의 혼란에 휩쓸려 시장을 자극할 만한 언행도 삼갈 것을 당부했다. 건교부 공무원들은 “여당이 선거참패 원인을 부동산 정책 탓으로 돌리는 등 맥을 잘못 짚고 있다.”면서 “모처럼 안정세로 접어든 주택 시장에 다시 기름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여당이 주장하는 양도세 부담 완화나 보유세 인하도 자칫 부동산 투기 완화와 공평과세의 큰 틀을 흔들 수 있다며 신중 접근론을 펴고 있다.설령 세제를 완화하더라도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는 실수요자에 한해 보유세 부분에서 극히 미세한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세율 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강화된 세제 정책을 실시해 보지도 못하고 바꾼다는 것은 정책의 신뢰도와 직결된다며 여당의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與 양도세 인하 주장에 난색양도세 인하는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도세는 보유세와 달리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실현된 이익에 대한 부과인 만큼 여당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아직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되찾지 못한 데다 엄청난 불로소득이 엄연히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를 그냥 넘겨버린다면 다시 투기 수요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정부는 1가구1주택,3년 보유와 같은 실수요자는 여전히 양도세 부과가 면제되고 있어 더 이상 양도세 부과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또 거래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를 일부 완화할 경우 정부가 불로소득을 스스로 인정하는 동시에 그간 부동산 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으로 보고 있다. 취득·등록세 인하도 이미 8·31대책 때 정부가 내년 초 추가 인하를 약속한 만큼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은 일정대로 추진하되, 다만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미세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의약품 韓·美 FTA협상 새 쟁점 부상

    보건복지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새로운 전선으로 부각되고 있다. 농업 부문과 함께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이 본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들어 미국측 인사들의 언행이 눈길을 끌고 있다. 레니 주레나스(55) 미의회 입법보좌관 등 일행은 29일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최근의 약제비 급여방식 변경과 관련된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의 방문은 연례적인 행사였으나 최근 복지부가 밝힌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추진방안’에 관한 한·미간의 관심도를 반영한 자리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복지부는 앞서 매년 14%에 이르는 약제비 증가율을 억제하고, 환자들이 적정 가격에 양질의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든 의약품을 보험 적용 대상으로 해온 기존 ‘관리방식(네거티브 방식)’ 대신 ‘선별등재방식(포지티브 방식)’으로 급여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의 초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은 즉각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 정책이 환자들의 신약 접근권을 제한한다는 것이었으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동안 과도하게 부풀려진 다국적 제약사들의 약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커트 통 주한 미 대사관 참사관 등은 최근 복지부가 주최한 약가정책 설명회에 참석, 정부의 약제비 관리방식 변경이 이해 관계자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고, 외국 제약사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재고를 요구했다. 미국 제약업계도 복지부의 약제비 급여방식 전환 방침이 알려지자 “FTA 협상을 앞두고 정책을 발표해 한·미간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거나 “이 정책에 반대한다.”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압력성 입장 표명을 되풀이해 자칫 우리 국민감정을 건드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광장] 겸손한 권력을 벤치마킹하라/오풍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겸손한 권력을 벤치마킹하라/오풍연 논설위원

    여권이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청와대도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5·31 지방선거가 끝나기 전인데도 벌써부터 책임 공방이 한창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거듭 정계개편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와 김두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정 의장을 신랄히 비판했다. 집안 싸움이 보기에 정말 민망할 정도다. 정부 여당이 흔들리면 그 후유증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모든 게 정상적으로 돌아갈 리 없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생활은 점점 팍팍해지고, 기업활동에도 지장을 줄 게 뻔하다. 그러잖아도 지금 우리 경제는 고유가 및 환율하락 등으로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여권이 집안싸움으로 각종 규제 등을 제때 풀지 못할 경우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국민들은 가만히 앉아서 싸움 구경만 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난국을 풀어나갈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고 본다. 대통령까지 나 몰라라 하면서 팔짱을 끼고 있으면 안 된다. 국정의 중심을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에서 일정부분 손을 떼고 남은 임기동안 국민과 호흡을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임기말의 레임덕도 방지할 수 있다. 대통령의 가장 큰 우군은 국민이다. 이제부터라도 대통령에게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리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당장 대통령이 리더십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평가를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야 한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2월 발표한 ‘노무현 정권 3년 평가보고서’를 보자. 이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리더십은 평균 이하다. 항목별로 부정적 응답은 야당과의 관계(64.6%), 대통령 언행과 처신(61.8%), 청와대 인사(58.3%), 국민통합(51.9%), 위기 대처능력(50.6%) 순으로 조사됐다. 국정수행 평가점수도 평균 45점(100점 만점)을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도덕성 등 자질 평가 44.8점, 정치행정 등 업적 평가 45.6점이었다. 분야별 ‘최악의 정책’으론 분배 위주의 경제 정책, 정치갈등 조장, 한·미동맹 위기 등이 각각 선정됐다. 보고서의 실패원인은 더 눈길을 끌었다. 준비되지 않은 정권, 통합적 리더십 부재, 국민과의 괴리, 선거정치의 지속, 적극-부정형’(active-negative) 리더십 등 5가지를 꼽았다. 노 대통령이 진정 리더십을 회복하려면 이를 평가절하하지 말고 하나하나 짚어보면서 각오를 새로이 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2001년 11월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라는 책을 펴낸 적이 있다. 둘은 닮은 데가 많다. 자수성가한 정치인이라는 공통의 분모를 가졌다. 끊임없는 도전끝에 기회를 성공으로 만들어 낸 것도 유사하다. 그러나 리더십 대목에 이르러서는 링컨의 우위가 여실히 입증된다. 링컨은 그 시대, 그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정확히 파악했다. 통찰력을 바탕으로 도전했고,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난관을 극복했다. 그러면서도 ‘막강한 권력’에 유혹당하지 않았다. 그를 믿고 따르는 국민이 있었기에 그 같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노 대통령도 못할 게 없다. 그가 존경하는 링컨의 겸손한 권력을 벤치마킹하면 된다. 강력한 지도력은 대중의 신뢰와 민주적 절차에 뿌리박은 통합의 그것이다. 노 대통령의 진정한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이 필자만의 바람일까.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무너지는 학교(中)] 학교당국·교사는 책임없나

    [무너지는 학교(中)] 학교당국·교사는 책임없나

    얼마 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에 “선생님 때문에 아이가 가출했다.”는 상담이 접수됐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갔는데, 담임 교사가 집합시간에 늦은 아이를 떼어놓고 춘천으로 돌아온 것이다. 항의하는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언쟁이 심해졌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는 집을 나가 버렸다. 곧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학생에게는 큰 상처가 남았다. 교권 침해는 스승으로 우러러 볼 수 없는, 일부 자질이 부족한 교사들이 스스로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오모(39·주부)씨는 올해 퇴임한 한 선생님만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아이들에게 “어머니에게 전화 좀 하라고 해라.”라고 촌지 압력을 가한 것이다. 한 어머니가 교장실에 전화를 해 항의하자 이 교사는 학생에게 “또 고자질해 봐라. 난 말년이라 무서운 것이 없다.”는 막말까지 했다. 오씨는 “그 선생님이 퇴임한 뒤에 이야기해 보니 모두 최소한 30만원씩은 갖다 줬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학생들 지나친 편애·욕설도 문제 학사모 최미숙 상임대표는 “아직도 용돈 좀 달라는 식으로 촌지를 요구하거나 학생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등 교사들의 문제성 행동에 대한 상담이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일부 교사들의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언행에 존경심을 잃어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등학교 3학년 A(18)군은 3주 전 춘추복을 입는 기간인데 여름 교복을 입었다고 학생부장으로부터 벌을 받았다. 학생부장은 땅바닥에 ‘엎드려 뻗쳐’를 한 A군의 손을 발로 밟고 허벅지를 찼다.A군은 “지난해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 회의에서 원하는 교복이면 시점에 상관없이 입도록 합의했는데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교권을 존중받으려면 선생님들도 학생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동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2학년 C(17)양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50대 여자 교사 때문에 고생이다. 그 선생님은 복도를 지나다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너희들 뒤에서 내 욕했지?’라며 마구 뺨을 때린다는 것이다.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술냄새를 풍기며 교실에 들어오거나 술이 덜 깨 자율학습으로 수업을 대체하기도 한다. ●학교측도 “나 몰라라” 피하기 급급 학교측이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거나 마냥 방치해두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D(27)씨는 아이들 싸움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점심시간에 싸움이 나 담임을 맡은 반 아이가 턱뼈가 부러졌는데 폭행한 학생의 부모가 “이미 포기한 자식”이라면서 치료비 보상을 거부하고 나선 것.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나서자 학교측은 D씨에게 책임을 떠넘겼다.D교사는 “스스로 위축되는 것은 물론 학교에 배신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극성파’ 부모들을 아예 기피한다. 서울 동북부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 싸움에 부모들이 나서 법정싸움까지 갔다. 치료비 보상 문제로 학급 전원이 목격자로 경찰서에 불려다니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학교에서는 ‘그 부모는 아예 건드리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동생 담임 맡기를 교사들이 꺼리는 정도다. 한 학부모는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선생님을 뭘로 보겠느냐.”고 했다. 학부모들은 짧은 교생실습 기간과 획일적인 임용고사로는 교사의 자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경자 사무국장은 “정식교사로 임용하기 전에 교사로서의 적성을 검증해야 한다. 교직은 단순히 생계 유지를 위한 직장 개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교측의 역할과 관련해 전국 초·중·고 교장협회장인 신답초등학교 배종학 교장은 “갈등이 있을 때에는 먼저 교장이나 교감에게 알려 1차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지씨 “오세훈도 노렸다”

    지충호(50·구속)씨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피습한 동기와 지씨에게 자금을 지원한 배후세력이 있는지 여부다.최근까지 지씨는 곧 목돈이 생긴다고 주위에 자랑을 하는가 하면, 휴대전화를 4대나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2월달에 “곧 목돈 생긴다.” 지씨는 범행 두달 전인 지난 2월쯤 친구 A씨에게 “곧 목돈이 생긴다. 차를 살까 한다.”며 진지하게 상담을 청했다.지씨와 막역한 친구 사이인 A씨는 “허튼 소리 하지말라.”며 지씨를 꾸짖기도 했다. 그는 “지씨가 그 때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털어놨다.지씨는 또 같은 시기 열린우리당 인천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취업을 알선해달라고 청하기도 했다. 지씨가 출소한 뒤 모두 4대의 휴대전화를 자신의 명의로 등록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수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지씨가 감호소에서 가출소한 뒤 친구로부터 받아 사용하다 고장이 난 중고 휴대전화와 지난해 10월 자신이 5만원을 주고 할부로 구입한 신형 DMB폰 외 2대의 휴대전화를 더 사용한 정황에 대해 사실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언행이 계속되는 셈이다.●지인에게 용돈받아 생활 최근까지 지씨는 지인들을 찾아 30∼40명에게 10만∼20만원씩 용돈을 받아 생활했다. 학창시절 친구는 지씨에게 100만원을 선뜻 건네기도 했고, 감옥 동기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받은 용돈이 500만원에 달했다. 지씨가 이렇게 모은 용돈으로 70만원대 휴대전화를 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씨는 이 용돈을 생활비에 사용하는 한편, 수감 전에 사귀던 내연녀를 찾기 위해 심부름센터를 고용하기도 했다. 그는 마침내 지난 주쯤 가정을 꾸리고 사는 내연녀를 찾게 됐지만, 박대를 당하고 한나라당에 대해 극도의 적대감을 키워온 것으로 드러났다.한 친구는 지씨가 지난 19일 밤 자신과 통화하며 “‘나 내일 오세훈 죽이겠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지씨는 다음날인 20일 오 후보 유세장에서 박근혜 대표를 테러했다.●배후 규명 여부 등 숙제 범행 당일 지씨의 행각은 상당 부분 밝혀졌다. 합수부는 지씨가 편의점을 4차례 들러 빙과류 6개를 산데 대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지씨가 단 것을 좋아해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씨와 공모 의혹을 받아온 박모(52)씨는 지씨와 통화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부는 이날 지씨 압수물에서 정부 보조금을 타는 통장 한 개를 발견, 계좌추적 중이다. 검거 당시 지씨가 갖고 있던 현금 14만원의 출처도 캐고 있다. 지씨 통화 상대를 밝히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합수부는 또 새롭게 밝혀진 지씨 명의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회키로 했다.홍희경 윤설영기자 saloo@seoul.co.kr
  • [박근혜대표 피습] 朴대표 “정치적 과잉대응 말라”

    [박근혜대표 피습] 朴대표 “정치적 과잉대응 말라”

    박근혜 대표 피습소식이 전해지자 한나라당은 ‘당황▶격앙▶침통▶흥분▶냉정’으로 이어지면서 21일 오전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여는 등 비상이 걸렸다. 소속 의원들은 의총 뒤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정치 테러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또 김학원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의원들은 3팀으로 나눠 국무총리실, 검찰총장실, 경찰청장실 등을 각각 방문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문명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정치테러”,“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이고, 철저하게 (야당 대표의) 생명을 노린 정치테러”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검·경이)철저하게 범행 동기와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의자 음주측정도 하지 않고 “만취했다.”고 밝힌 이택순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사퇴를 요구했다. 박 대표는 “정치적으로 오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이계진 대변인이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에 따라 “박 대표의 뜻을 염두에 두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일시적으로 ‘올스톱’된 이번 선거 유세활동과 관련해 특별지침을 의결, 전국 시·도당으로 내려보냈다.▲분노·규탄의 뜻으로 로고송·율동 등을 삼가고 ▲연설할 때는 서두에 ‘용서할 수 없는 반문명적이고 불순한 정치테러’를 규탄할 것 등이다. 특히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으므로 섣불리 정부·여당이 배후에 있는 것처럼 예단해 언행하는 일을 자제하라는 요청도 포함돼 있다.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인상을 줘 역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뜻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지방자치 명운 ‘5·31’ 선거에 달렸다

    ‘5·31’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어제 시작됐다. 이틀간 등록이 끝나면 내일부터 13일 동안 법정선거운동에 들어간다. 후보간 경쟁은 과열되고 있으나 유권자들은 무관심하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선거사범이 4년전에 비해 두배나 증가한 반면 투표율은 떨어지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각성해야 할 것이다. 여야 정당은 경쟁적으로 공약을 내놓고 있다. 표에 도움이 될 만하면 너도나도 비슷한 공약을 채택함으로써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정책대결보다는 비방전이 가열될 조짐을 보인다. 특히 주요 인사들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언행들을 앞장서 쏟아내는 것은 유감스럽다.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문 수석은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시민들이 왜 부산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부산정권’,‘호남정권’ 운운하며 여야가 싸우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유권자들은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혐오스러울 것이다. 그렇더라도 눈을 부릅뜨고 선거판을 지켜본 뒤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당선된 자격 미달자가 지방행정을 농단하면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자질을 꼼꼼히 살펴보고 내 고장을 번영시킬 일꾼을 골라낼 책임이 유권자에게 있다. 후보등록과 함께 선관위가 공개한 출마자들의 경력·재산·납세·전과·병적 기록이 참고가 될 것이다. 세금을 체납한 채 출마한 간 큰 후보들도 있었다. 정책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 선거홍보물은 물론 신문기사 등 관련 정보를 잘 챙겨 읽는 게 필요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연령이 19세로 낮아졌다. 영구체류자격을 획득하고 3년이 지난 외국인도 투표권을 갖는다. 노·장·청, 그리고 영구체류 외국인까지 고루 관심을 갖는 선거가 될 때 대표성 논란이 해소되고 좋은 후보를 뽑을 수 있다.
  • [서울광장] 여권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권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언행에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경험한 이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노 대통령과 정치분석가 사이의 갭이 왜 이렇듯 생길까.‘5·31’ 지방선거 이후의 정국은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을까. 상당한 식견을 가진 분과 함께 고민해 봤다. 노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집념을 간과하면 이번에도 그의 정치행위를 정확히 전망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노 대통령과 가끔 만나는 인사는 “대통령이 퇴임 후 부산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생각해보겠다는 얘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이란 말을 들어가며 지역주의에 대항해왔다. 그를 바탕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지역주의를 깬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되기 위해서는 체면과 상식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역주의 타파의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노력 또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집착이 국정과 정치를 왜곡시킨다면 속도와 방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의 타파에서 노 대통령은 일관성이 있을지 모른다. 그것이 열린우리·민주당 분당 등 뺄셈정치로 갔다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으로 선회하는 등 무리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게 문제다. 여권 내부가 흔들리고 지지율이 정체되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그 결과 지역주의 타파는커녕 정권의 힘만 약화시키고 개혁 전반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참여정부가 좌측 깜빡이를 켠 채 우측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근본원인이 된다. 보수파는 좌측 깜빡이를 보고 노무현 정권을 비난한다. 진보파는 우측으로 가는 정책을 보고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방선거가 임박하자 열린우리당 인사들은 호남표를 크게 의식하고 있다. 영남에서는 지역감정 타파를 외치며, 호남에서는 지역주의에 편승하려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체성 혼란이 가중될 뿐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의 지방선거 성적표는 초라할 것 같다. 선거 패배는 자초한 측면이 크므로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지방선거 이후가 관건이다. 노 대통령이 고집을 누그러뜨리지 않는다면 나라가 다시 회오리에 휩싸이게 된다. 지방선거 후 노 대통령이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라는데 정치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임기단축을 내세운 개헌이나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판흔들기 관측이 나온다. 어떤 형식이든 지역주의 타파라는 분석요소의 가중치는 여전히 높다고 봐야 한다. 노 대통령을 둘러싼 일부 영남권 참모들은 ‘영남정권 재창출론’을 펴고 있다. 그래야 지역주의가 타파된다고 주장한다. 호남출신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권획득은 정권재창출 의미가 약하다고 여긴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건 전 총리 영입에 소극적이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과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배경이 된다. 한명숙 총리, 김근태 의원 등 비호남권 출신도 검토대상에 올려 놓았다. 반면 여당의 상당수 중진들은 민주당과의 재결합을 추진할 뜻을 굳혔다고 한다. 지방선거 후 여권이 또 분열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노 대통령과 핵심참모들은 지나온 3년을 반추해 보길 바란다. 이제부터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제에 너무 집착해 국정 전체를 왜곡시키거나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거에 지역주의를 깨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초석을 까는 심정으로 접근할 때 오히려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상식과 순리, 그리고 개혁의 마무리가 집권 후반의 좌표가 되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마셜 맥루언-미디어 시대의 예언자/필립 마샨드 지음

    1960년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3명을 꼽으라면 마릴린 먼로와 비틀스, 그리고 마셜 맥루언이 있다. ‘마셜 맥루언-미디어 시대의 예언자’(필립 마샨드 지음, 권희정 옮김, 소피아 펴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미디어의 권위자 마셜 맥루언의 일대기를 다룬 평전이다. 저자는 육체는 그대로 있지만 정신은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전자 테크놀로지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이미 반세기 전부터 디지털 혁명을 예언한 맥루언의 일생을 들여다본다. 맥루언은 전자 테크놀러지가 인간의 사회적 삶과 개인적 삶의 패턴을 어떻게 바꾸고 재형성할 것인가를 예측하고 자세히 그려보였다. 맥루언은 ‘육체 없는 인간’‘글로벌 빌리지’‘미디어는 메시지다.’‘미디어는 인간의 확대이며 연장이고, 또한 인간을 수정하는 것이다.’‘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시각적 공간과 청각적 공간’ 등 수많은 함축적인 말로 그 시대의 예언자가 됐고,1980년 눈을 감을 때까지 디지털 혁명의 진행을 바라보며 미디어 생태환경을 이해하고 통제한 창조적인 미디어 철학자였다.1960년대 초 ‘구텐베르크 은하’‘미디어의 이해’ 등을 발표, 학계와 사상계, 미디어로부터 주목받으며 독창성을 널리 알렸다. 맥루언 당대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의 일기와 저술, 언행들을 샅샅이 살펴 그의 삶과 사상을 솔직하게 재구성한 책.1만 8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세훈 벗기기 네거티브 전략

    여당이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확정과 함께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에 착수했다. 열린우리당은 5일 ‘후보 바로알기’라는 명분으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검증 13제’를 공개 질의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 이상 강 후보를 앞선 오 후보를 향해 ‘흠집내기’에 착수한 형국이다. ●우리당 13개항 공개질의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오 후보의 일관성 없는 언행과 정치철학 부재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보안사 군복무 ▲민변 활동 동기 ▲정수기 광고 출연 ▲당비 미납 경위 등 13개항을 공개 질의했다. 이명박 서울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해서는 “당초 졸속 행정, 비환경적이라고 비난하다가 갑자기 ‘보물상자’라고 극찬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공격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활동과 관련, 그동안 정치 경력에 사용했던 민변 경력을 스스로 제외하고 공식 성명없이 탈퇴한 이유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당 안팎에서 ‘네거티브 전략’이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검증 공세’를 시작한 열린우리당의 고민은 적지 않다. 강풍(康風·강금실 바람)에 기대를 걸었던 여당은 최근 오 후보가 부동의 1위를 지속하자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여당으로서 ‘5·31 지방선거’ 전체 승패를 가늠하는 잣대다. 자칫 당 지도부의 인책론 부상은 물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개연성도 적지 않다. ●한나라 “전형적 흑색선전”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정책경쟁을 포기한 전형적인 ‘흑색선전’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오 후보 캠프의 나경원 대변인은 “여당이 제기한 내용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나 대변인은 “오 후보는 대중 정치인으로 충분한 검증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1000만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보라색에서 흑색으로 선거전략을 바꿨지만 우리는 계속 ‘녹색’으로 가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계진 대변인은 “집권당의 선거전략이 네거티브로 흐르는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한·미 FTA 개성공단 포함시켜야

    개성공단을 둘러싼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한국을 밀어붙이기 위한 정지작업을 곳곳에서 하고 있다. 나아가 대북 맞춤형 제재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도까지 내비친다. 경제와 남북관계 발전을 함께 고려할 때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문제는 향후 협상에서 반드시 관철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개성공단 제품은 한국산이 아니므로 특혜관세 대상이 아니라고 미리 못박고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과 동일하게 대우하는 내용의 한·싱가포르 FTA가 지난달 발효했다.7월 발효하는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FTA에서는 원자재의 60% 이상이 한국산이면 개성산이더라도 면세하기로 양측간 합의가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본협정에 서명한 한·아세안 FTA협상에서도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개성공단 문제를 한·미 FTA 타결을 가로막는 최대현안으로 부각시키는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 문제와 관련한 미 인사들의 언행 역시 일관성을 잃고 있다. 제이 레프코위츠 미 대북인권특사는 지난달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거론했다. 인권 차원에서 개성공단 근로실태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엊그제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정부 관계자를 만난 미 당국자들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 정권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한다. 근로조건 개선에 관심을 두었다가, 개성공단 남북경협의 축소·중단을 바라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등 종잡을 수가 없다. 미국의 정치적 공세는 FTA 협상에서 다른 양보를 얻어내는 동시에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부 일각에서는 FTA 조기 타결을 위해 개성공단 문제를 우회하자는 견해가 나오지만 어물쩍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FTA 타결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협정문에 반드시 개성공단 제품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 [월드컵 D-50] 인종차별 언행 승점 ‘3’ 깎는다

    독일월드컵부터 선수나 팀 스태프, 관중 등이 특정 팀 또는 선수에게 인종차별적 언행을 할 경우 해당 팀의 승점을 3점 깎는 ‘신 인종차별 금지규정’이 적용된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19일 영국 스카이TV와의 인터뷰에서 “새 규정은 독일월드컵부터 적용될 예정”이라며 도입 의지를 확고하게 밝혔다. 새 규정은 지난 4일 FIFA에서 통과돼 각국 축구협회와 연맹에 이미 통보됐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네팔 야당聯, 왕정 전면부인

    네팔 야당聯, 왕정 전면부인

    ‘신들의 땅’인 히말라야가 유혈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강력한 전제 통치에 나선 갸넨드라 네팔 국왕이 민주주의 회복과 하야를 요구하던 시위대에 발포, 사망자가 느는 등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AP통신 등은 9일 네팔 야당 연합체가 왕정 통치를 전면 부인하고 이날 끝내기로 했던 ‘총파업’을 무기한 지속할 것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정부군의 발포로 수도 카트만두에서 200㎞ 떨어진 제2의 도시 포카라에서 시위대 1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날 바네파에서 다시 1명이 숨졌다. 현재 사망자는 3명, 부상자는 최소 5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카트만두에서 공산반군이 시위대를 연행하던 정부군에 총격을 하는 등 ‘교전 상황’이 수도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네팔 정부는 주간 통행금지 조치를 카트만두 이외 도시로 확대하고 지난 5일 발효된 야간 통행금지(오후 11시∼다음날 오전 3시)에 이어 주간 통행금지(오전 7시∼오후 8시)가 9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공산반군이 남서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네팔 정국은 깊은 혼돈 속으로 빠지고 있다. 6일 전국에서 시작된 총파업은 이날로 나흘째를 맞았다. 네팔 정부는 총파업 이후 야당 지도자와 시민 등 751명을 체포했다. 통금 조치를 무시한 다만 나트 던가나 전 하원의장과 락스만 아리알 전 대법관도 구금되는 등 115명을 공공안전법에 따라 기소없이 수감됐다. 네팔 공산당 지도자 카시나트 아히카리는 “시위대는 카트만두의 6개 지역에서 통행금지를 무시하고 있으며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등 서방은 네팔 정부의 강경진압을 우려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갸넨드라 국왕의 독재 통치에서 비롯됐다. 갸넨드라는 2001년 6월 왕실 총기난사 사건으로 국왕 일가족 8명이 모두 사망하자 왕위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그는 왕권 찬탈 의혹에 휩싸인데다 무례한 언행으로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2월 공산반군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이유로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뒤 의회를 해산했다. 강력한 친위정권을 설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 2월 총선 투표율이 21%에 그치는 등 민심을 사로잡지 못했다. 정치적 탄압에 맞선 야당과 공산반군이 손을 잡고 갸넨드라 국왕의 하야를 촉구했고 이는 총파업으로 이어졌다. 공산반군은 1996년 부패와 빈곤 해결을 명분으로 봉기한 뒤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 현재까지 1만 3000여명이 희생되는 등 히말라야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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