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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 술집서 여성 폭행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 술집서 여성 폭행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1)이 주점에서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최홍만이 지난 8일 새벽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20대 여대생 손님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폭행)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최홍만은 경찰조사에서 “손님이 먼저 욕을 하고 시비를 걸어 억울한 마음에 머리를 한 차례 쥐어박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계산 방식이 이상해 따지다보니 화가나 먼저 욕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폭행 다음날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술값 계산과정에서 최홍만과 실랑이를 벌였으며, 최씨의 언행을 문제삼자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여성은 그는 “최홍만이 살살 때린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휘청거리며 큰 충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최홍만을 불러 진술을 받은 상태이며 목격자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최홍만이 검찰로 송치될 경우 최소 벌금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사설] 참을 수 없는 신재민 前 차관의 가벼운 언행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엊그제 검찰에 출두하면서 “여기 출입하면서 취재를 했는데, 조사를 받으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결과에 따라 피의자가 될 수 있는 피내사자로 검찰에 불려 나왔다. 그는 승용차에서 내려 12층 조사실로 올라가기까지 시종 웃음 띤 얼굴이었다. 취재진에게 “심경은 페이스북에 올렸으니 참고하라.”고도 했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10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조사 받는 사람치고선 당당하다 못해 경박스럽기까지 했다.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으로부터 언론인 시절과 대선캠프 시절, 공직자 시절과 그 이후 등 2003년부터 최근까지 현금과 상품권, 차량 지원, 여행 경비 등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검찰에서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지만 언론인 시절 금품수수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공직자 시절 이후도 이 회장이 대가성 없이 금품을 줬다고 진술함에 따라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대선캠프 시절의 금품수수는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금품수수액은 크지만 법망을 빠져나갈 여지는 많은 셈이다. 그러나 그가 법적으로 면죄부를 받는다 하더라도 도덕적 무감각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는 기자 시절 기사를 써주고 이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사실이라면 언론인으로서는 치명적이다. 문화부 차관 시절에도 몇 백만원에 이르는 상품권을 몇 십장 받아 갔다고 한다. 부적절한 처신이다. 그는 물론 검찰 출두 전 페이스북에 “저로서는 무척 억울한 일이나 동시에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기도 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지난해 문화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부인의 위장취업 등이 문제가 돼 중도하차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검찰 출두 과정에서 가벼운 언행이 아니라 좀 더 자숙하고 근신하는 것이 온당했다.
  • [코오롱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파울러, 한국서 데뷔 첫 우승

    [코오롱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파울러, 한국서 데뷔 첫 우승

    화려한 패션만큼 화려한 실력이었다. 지난해 미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슈퍼 루키’ 리키 파울러(23·미국)가 한국 무대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파울러는 9일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7225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은 3억원. 한국오픈에서 외국인 우승자가 나온 것은 2007년 비제이 싱(피지) 이후 4년 만이다. ●화려한 패션만큼 실력도 화려 이견이 없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라운드 내내 선두였다.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냈다. 16언더파는 우정힐스 코스레코드. 파울러는 양용은(39·KB금융그룹)이 2006년 이 대회에서 작성한 코스 최소 타 기록(14언더파 270타)도 갈아치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렌지색으로 차려입은 파울러는 양용은에게 4타 앞선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해 7번홀까지 3타를 줄였다. 버디 1개를 잡은 양용은보다 무려 6타를 앞섰고 후반에도 10번, 12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멀리 달아났다. 18번홀(파5)에서 세컨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렸지만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파울러는 첫날부터 단연 눈에 띄었다. 한국 방문을 기념하는 뜻이라며 태극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상의와 하얀색 바지, 붉은 윈드재킷을 차려 입어 관심을 끌었다. 일본인 외할아버지와 미국 원주민 외할머니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것도 화제였다. “잘생긴 내 얼굴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모자를 거꾸로 쓴다.”는 자신감 넘치는 언행도 참신했다. 신세대다운 패션 감각과 톡톡 튀는 말솜씨에 압도적인 실력까지 겸비한 파울러는 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겁없는 10대 김민휘 단독 3위 올라 한국 선수 중에는 ‘루키’ 김민휘(19·신한금융그룹)가 빛났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 프로로 전향한 이 ‘겁없는 10대’는 7언더파 277타를 쳐 단독 3위에 올랐다. 11번홀(파4) 더블보기가 아쉬웠다. ‘디펜딩챔피언’ 양용은은 마지막 날 4타를 잃고 무너져 4위(5언더파 279타)에 만족해야 했다. 8번홀(파5)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려 보기로 홀아웃했고, 9번홀(파4)에서도 1타를 잃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날렸다.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는 마지막 날 7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하며 단독 2위(10언더파 274타)를 꿰찼다. 14~16번홀에서 3연속 버디 등 후반에만 6타를 줄이며 ‘차세대 골프황제’의 위용을 맘껏 뽐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금액 적고 사건 복잡하면 수사 기피… 사기 피해자 두 번 운다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금액 적고 사건 복잡하면 수사 기피… 사기 피해자 두 번 운다

    “사기를 당해 고소장을 접수시켰는데 적은 금액이라고 수사를 제대로 안 해 주시네요. 열심히 좀 해 주세요.” “사이버 피싱 신고를 했는데, 며칠이 지난 뒤에야 접수됐다고 메일이 오더군요. 오늘 그 업체 도메인 바꾸고 또 그 짓 하는데 뭘 하고 계신 건지….” 지난 7월 7일부터 20일까지 사이버경찰청에 들어온 국민의 ‘쓴소리’ 가운데 일부다. 경찰청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독자적 수사 주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2주간 332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 내용은 ▲‘공정·청렴’과 관련된 내용이 70건(21%) ▲‘언행·태도’ 69건(20.8%) ▲‘전문·신속’ 61건(18.4%) 등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들은 경찰이 작은 사건이라도 엄정하고 친절하면서도 빨리 처리해 주길 바라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고소 사건은 112신고와 마찬가지로 국민이 경찰에게 치안 서비스를 요청하는 첫 단계다. 국민들은 처리 과정과 결과를 보고 경찰 수사의 신뢰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경찰이 사기 등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뒤 피해액이 적거나 조사 과정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수사를 기피하거나 소홀히 취급하는 일이 잦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A경사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지난해 8월 ‘경고’ 조치를 받았다. 40대 여성 사업가가 제출한 고소장에 대해 “양식이 잘못됐다.”며 수차례 돌려보냈다. 게다가 접수 20여일이 지나서야 조사에 나섰다. 여성은 울며 겨자 먹기로 경찰관 출신의 행정사를 3차례나 찾아 50여만원을 주고 관련 서류를 작성해야 했다. 그럼에도 담당 경찰관은 이런저런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놓았다. 특히 이 경찰관은 피고소인에게 보내야 할 우편 출석 요구서를 고소인에게 보내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상관과 고소인에게 조사가 연기됐다는 통보도 하지 않았다. 결국 해당 사건은 사건 처리 기한인 두 달을 넘겼다. 뿐만 아니라 이 경찰관은 사건을 다른 경찰서로 떠넘기려고도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나중에 피고소인 조사를 할 때 고소장에 누락된 내용을 추가로 채워 넣는 융통성을 발휘하면 되는데, 고소장 양식이 틀렸다고 수차례 돌려보낸 일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경찰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면서 “업무태만, 행정과실, 내부규율 위반 등이 인정돼 직권으로 경고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소액 사기 등 고소 사건은 다른 범죄 사건에 비해 수사의 속도가 더디다. 무엇보다 경찰관이 사건 자체를 사소하다고 여겨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한 경찰관은 “소액 사기 사건의 경우 다른 사건보다 수사 순위를 뒤로 놓는 관행이 있다.”고 털어놨다. 경찰의 현행 인사 시스템도 고소 사건 수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고소·고발 사건를 담당하는 일선경찰서 경제팀은 지능팀 등 다른 부서보다 승진하기 힘든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피 부서로 낙인찍힌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 사건을 맡는 경제팀은 국민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부서인데도 강력팀·지능팀보다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는 고정관념이 짙다.”면서 “고소 사건 담당 경찰관들은 상대적으로 상실감이 크며 수사 의욕도 낮은 만큼 순환 보직이나 우수 인력 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력 부족도 문제다. 고소·고발 사건 등을 담당하는 전국 경찰서의 경제팀 인원은 현재 2719명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 인원이 고소·고발 사건을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볼멘소리가 강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고소·고발·진정은 2007년 57만 2613건, 2008년 54만 3120건, 2009년 52만 6871건, 지난해 44만 2924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담당 경찰관 1명이 한 해 평균 160건 안팎의 사건을 처리하는 셈이다. 일본의 경우 경찰에 접수된 고소·고발 진정은 2007년 기준 1만 6985건이다. 우리나라의 33분의1에 불과하다. 갈수록 급증하는 사이버 범죄를 다룰 전문 요원도 적다. 경찰에 하루 평균 500건의 사이버 범죄 신고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터넷 사기는 2008년 3만 6591건에서 지난해 4만 7105건으로 28.7% 증가했다. 수사기관 홈페이지를 가장한 인터넷 피싱 사이트 사기도 올 들어 6월까지 125건이나 된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피싱 사이트 사기의 경우 소액 피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찰 수사가 상대적으로 소홀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 수사 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영화프리뷰] ‘스톤’

    [영화프리뷰] ‘스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가석방 심사관 잭 매버리(로버트 드니로·왼쪽)는 퇴직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스톤(에드워드 노턴·오른쪽)의 가석방 여부를 다룬다. 15년형을 선고받고 8년을 복역했음에도 초점 없는 눈빛과 ‘F 워드’를 쏘아대는 스톤의 언행에 매버리는 불쾌함을 드러낸다. 이쯤 되면 가석방은 물 건너간 상황. 불안함을 느낀 스톤은 아내 루세타(밀라 요보비치)에게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매버리를 구워삶도록 요구한다. 독실한 성공회교 신자인 매버리는 루세타의 접근을 단호하게 뿌리친다. 하지만 어느 순간 허물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존 커랜 감독의 ‘스톤’은 선과 악의 경계가 얼마나 희미한 것인지, 선인과 악인의 구분이 얼마나 쓸데없는 짓인지를 애써 설득하려 든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데다 평생 사법기관에 근무한 매버리는 선한 쪽에 발을 딛고 있다. 하지만 젊은 시절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붙잡으려고 잠든 어린 딸을 2층 창밖으로 내던지겠다고 위협했을 만큼 충동적인 인물이다. 매버리가 도덕적으로 파멸하는 과정이 조금은 설득력 있는 까닭은 그의 폭력적인 본성을 영화 초반부에 드러냈기 때문이다. 매버리와 심리전을 펼치는 스톤은 더 복잡한 인물이다. 스톤이 교도소에 들어간 건 친구가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죽이는 걸 방조했기 때문이다. 불을 질러 증거 인멸을 꾀했고, 타오르는 화염을 보면서 황홀함을 느꼈을 만큼 사이코패스다. 그랬던 스톤이 가석방 심사를 받으면서 갑자기 종교에 심취한다. 정말 믿음을 갖게 된 것인지, 매버리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인지는 불분명하다. 캐릭터에 격하게 몰입하는 것으로 유명한 노턴은 눈빛만으로 많은 걸 얘기한다. 독보적인 연기력의 두 배우가 펼치는 심리전으로 흥미를 자아내던 영화는 중반 이후 길을 잃고 헤맨다. 엉성하게 구축된 캐릭터 탓이 크다. 타락하는 매버리와 갱생하는 스톤의 캐릭터를 대조적으로 드러내는데, 작위적인 데다 변화의 진폭도 급격하다. 그나마 영화 초반 단서를 흘렸던 매버리에 비하면 스톤의 변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요보비치가 연기한 루세타란 캐릭터는 영화 중반까지 팜므파탈적 매력을 드러낼 듯하더니 어느 순간 아예 사라져 버린다. 물이 끓기도 전에 급하게 면을 넣어 억지로 불린 면 요리처럼 영화는 대책 없이 끝난다. 배우들의 중량감을 감안하면 인건비도 안 나올 법한 2200만 달러의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북미 개봉에서 벌어들인 흥행 수익은 181만 달러. 전 세계 수익을 합쳐도 947만 달러에 불과했다. 6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수사 불합리 없었다” 14%뿐… 女보다 男에게 더 위압적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수사 불합리 없었다” 14%뿐… 女보다 男에게 더 위압적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되레 인권을 침해하고 편파수사를 하는 등 불법·불합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찰 조직 이대로는 안 된다. 수사개혁 등 대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그렇지만 조사결과 수사 신뢰도나 치안 만족도는 나쁘지 않다. 경찰의 자정 노력 역시 인정을 받았다. 결국 능력과 개선 가능성은 있는데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고압적 태도·욕설 등에 ‘상처’ 피의자나 피해자, 신고인 등 경찰 수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는 324명 가운데 58.2%(189명)가 ‘수사 관행과 절차 등에 있어 인권 침해나 불합리한 요소가 있었다’고 답했다. ‘없었다’고 한 응답자는 14.6%(47명)에 불과했다. 특히 ‘있었다’고 한 이들 중에는 남성(68.8%)이 여성(34.7%)보다 압도적이었다. 경찰이 남성에게 더 권위적이고 비호의적으로 대했다는 의미다. ‘수사 과정의 불합리한 요소’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5%(150명)가 ‘경찰의 불친절 혹은 고압적인 태도’를 꼽았다. 20대를 제외한 30대(41.3%), 40대(63.3%), 50대(41.8%), 60대이상(44.2%)에서 골고루 높게 조사됐다. ‘욕설·반말’도 12.6%(41명)나 됐다. 과반수가 넘는 59.1%가 경찰의 태도나 언행에서 불편함을 느낀 것이다. ‘청탁 등 편파수사로 인한 공정성 상실’을 꼽은 응답자도 22.2%를 차지했다. 20대의 47.5%가 이를 가장 불합리한 요소로 선택했다. ‘신고자 및 목격자 신변보호 불철저’(5.1%), ‘공포분위기 조성 또는 가혹행위’(4.5%), ‘실적위주의 수사활동’(4.0%), ‘만성적 수사지연’(3.1%)이 뒤를 이었다. 특히 ‘경찰 수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응답자의 29.8%가 ‘피해자 중심의 수사제도 확립’을 지적했다. 수사과정상 인권보호나 이후의 보호조치에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이어 ‘범죄 유형별 전담반 설치’(22.1%), ‘과학수사 능력 보강’(16.7%), ‘범죄 유형별 수사 매뉴얼 마련’(8.7%), ‘경찰 인력 확충’(6.6%), ‘장기 미제사건 상설 전담반 설치’(1.7%)를 꼽았다. ●전반적 수사력에는 긍정적 평가 ‘치안질서 확립을 위해 경찰이 가장 노력해야 할 점’과 관련, 39.8%(428명)가 ‘범죄 예방 강화’를 제안했다. 주요범죄 검거 건수 등으로 성과를 인정했던 과거 ‘조현오식 실적주의’보다 지역별 치안활동을 더 원한 것이다. 다음으로 ‘강력범죄 수사능력 강화’(19.3%), ‘경찰 내부 비리 및 부패척결’(15.4%), ‘불법 시위 및 집회 대응 철저’(9.7%), ‘보이스피싱 및 사기사건 처리 인력 증원’(9.2%), ‘교통사고 수사 및 법규위반 단속 강화’(2.3%)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수사력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경찰의 대민서비스 만족도에 56.5%가, 경찰수사 능력에 대한 신뢰도에 46.0%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선진국에 미치지는 못했다. 경찰 수사력이 선진국과 견줘 ‘뒤떨어진다’는 응답자가 45.4%에 이르렀다. ‘비슷하다’는 33.2%, ‘우수하다’는 21.4%로 비교적 낮았다. 특히 최근 경찰의 활동 가운데 가장 큰 성과는 ‘내부비리 단속, 정화’(20.1%)로 나타났다. 조 청장 취임 이후 거듭 강조해 오던 자정 노력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부당거래’ 등 영화 소재로까지 인용됐던 부패집단의 이미지에서 한결 벗어난 셈이다. 이어 치안안정(11.8%), 국제행사 성공개최 뒷받침(10.9%), 법질서 확립(10.4%) 등이 뒤따랐다.
  • 경찰 압수수색 중 女용의자 자살 논란

    50대 여성 절도 용의자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던 중 자신의 7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숨졌다.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였던 용의자에 대해 경찰이 특별한 보호조치 없이 무리한 법집행에 나선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 8분쯤 광진구 자양동의 S아파트 7층에서 이모(51)씨가 투신, 자살했다. 이씨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백화점에서 54만원 짜리 원피스 한 벌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씨는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찾아온 방배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의 보호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안방 베란다를 통해 뛰어내렸다. 이씨는 경찰의 요구에 따라 훔친 옷가지를 거실로 가져온 뒤 범행 당시 사용했던 교통카드를 꺼내오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간 상황이었다. 경찰관들은 거실에서 압수물품을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씨의 큰아들 송모(24)씨는 자기 방에 있어 투신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과거에 절도를 저질러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이씨가 체포될 경우 징역을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경찰이 찾아온 것을 알고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였다. 아들에게 절도 행각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 한 이씨는 6시 15분쯤 경찰이 찾아오자 “아들이 없을때 (압수수색)을 했으면 좋겠다.”며 문을 열지 않고 20분 동안 버텼다. 이씨는 이후 아들에게 “미안하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죽겠다.”고 얘기했고, 아들은 이씨의 손을 잡고 진정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6시35분쯤 이씨의 집을 방문,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이씨의 가족들은 “경찰이 용의자의 신변보호는 뒷전인 채 무리하게 영장을 집행한 것이 이씨의 자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증세를 보이는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은 피의자의 보호조치와 위험발생 방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이씨의 돌발행동을 제어한 경찰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을 집행하면서 절차상 위법적인 행동이나 모욕적인 언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현장 경찰관의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경찰 압수수색 중 50대 여성 용의자 자살?

    경찰 압수수색 중 50대 여성 용의자 자살?

     50대 여성 절도 용의자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던 중 자신의 7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숨졌다.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였던 용의자에 대해 경찰이 특별한 보호조치 없이 무리한 법집행에 나선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 8분쯤 광진구 자양동의 S아파트 7층에서 이모(51)씨가 투신, 자살했다. 이씨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백화점에서 54만원 짜리 원피스 한 벌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씨는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찾아온 방배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의 보호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안방 베란다를 통해 뛰어내렸다. 이씨는 경찰의 요구에 따라 훔친 옷가지를 거실로 가져온 뒤 범행 당시 사용했던 교통카드를 꺼내오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간 상황이었다. 경찰관들은 거실에서 압수물품을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씨의 큰아들 송모(24)씨는 자기 방에 있어 투신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과거에 절도를 저질러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이씨가 체포될 경우 징역을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경찰이 찾아온 것을 알고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였다. 아들에게 절도 행각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 한 이씨는 문을 열지 않고 20분 동안 버티면서 “미안하다. 죽고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들에게 “창문으로 뛰어내려 죽겠다.”고 얘기했고, 아들은 이씨의 손을 잡고 진정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고, 통화한 아들은 “엄마가 자살하려고 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오후 6시35분쯤 이씨의 집을 방문,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이씨의 가족들은 “경찰이 용의자의 신변보호는 뒷전인 채 무리하게 영장을 집행한 것이 이씨의 자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증세를 보이는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은 피의자의 보호조치와 위험발생 방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이씨의 돌발행동을 제어한 경찰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을 집행하면서 절차상 위법적인 행동이나 모욕적인 언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현장 경찰관의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김병일 사람과 향기] 꽃 향기는 천리를, 사람 향기는 만리를 간다

    [김병일 사람과 향기] 꽃 향기는 천리를, 사람 향기는 만리를 간다

    인간은 말은 쉽게 한다. 그러나 말한 대로 행동하긴 쉽지 않다. 언행일치나 지행일치는 옛말이 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개인들 간에는 믿음이 사라지고 사회는 이기심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개인이 더 행복해지고 신뢰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말한 대로’, ‘배운 대로’ 꼭 실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우리 아이들 또한 그렇게 길러야 한다. 백번 말로 일러 주는 것보다 느낄 수 있는 곳에 데리고 가서 한 번 보게 하는 것이 더 교육 효과가 높다. 근래 휴가 때나 주말에 가족 친지와 함께하는 여행의 형태가 점차 바뀌고 있다. 둘레길 걷기, 템플스테이, 고택 체험 등을 통해 자연과 전통문화를 벗하면서 자기와 주변을 되돌아보는 체험형 여행 문화가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있는 안동에서도 고택 체험 여행객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고택 체험에는 한옥의 고풍스러움 못지않게 그곳에 살던 분들이 배운 대로 실천한 삶의 향기가 곳곳에 배어 있어 특히 의미가 더 있다. 향산고택도 그중 하나다. ‘향산’은 구한말 순국지사인 이만도 선생의 호이다. 퇴계의 11대손인 선생은 경술국치를 당하자 치욕을 견디지 못해 24일간 단식 순국한 분이다. 나라 잃은 치욕의 삶보다 의롭게 죽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평소 배운 선비의 삶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 것이다. 선생의 이러한 행동은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조카도 단식 순국으로 뒤를 이었고, 아들과 손자들 역시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특히 며느리인 김락 여사는 남편과 아들들의 독립운동을 정성을 다해 뒷바라지했다. 그리고 뒷날에는 자신도 직접 3·1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일제의 시뻘건 인두 고문으로 실명하는 고난을 겪었다. 김락 여사의 그러한 삶은 ‘락,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라는 제목의 뮤지컬로 제작돼 2년째 주말 여름밤마다 안동에서 공연되고 있다. 학봉종택의 13대 종손이었던 김용환 선생의 스토리도 감동적이다. 선생은 일제강점기 안동 지역에서 종택의 전답을 노름으로 모두 탕진한 파락호로 소문이 났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도 모르게 독립운동에 자금을 대기 위한 방편이었다. 노름꾼으로 위장함으로써 독립자금 마련을 좀 더 용이하게 하고자 했던 것이다. 독립자금 조달을 위해 외동딸이 결혼할 때 사돈댁에서 혼수 장롱 구입비로 보내준 돈까지 처분하는 바람에 딸이 할머니가 쓰던 헌 장롱을 가지고 울면서 시집갈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다. 그러나 선생은 자신의 그런 행적을 결코 입에 올리지 않았다. 심지어 해방된 다음 해 죽는 순간까지도 김구 선생과의 면담 등 독립운동과 관련된 자신의 모든 행적을 비밀에 부쳤다. 남을 의식하고 자기를 내세우기보다 웃어른들로부터 배워 아는 대로 묵묵히 실천하는 참선비의 전형이다. 우리는 지금 김락 여사나 김용환 선생이 살던 시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시대의 삶의 향기는 왜 그 시절보다 못할까. 가난하고 어려웠던 때보다 무엇이 부족해서 그럴까. 당장의 이해보다 옳다고 생각하면 꼭 실천하는 솔선수범의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하여 이웃과 공동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나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 사회의 건강성을 담보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것은 물질보다 정신이다. 따라서 지도층부터 이러한 정신을 솔선해 실천하여야 한다. ‘꽃 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 향기는 만리를 간다(花香千里 人香萬里)’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만리’는 단순히 공간적인 거리만을 가리키는 표현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한 사람의 올곧은 정신이 후대에 미치는 영향의 지속성을 가리키는 시간적 은유이기도 하다. 마치 누가 더 천박해지는가를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오늘의 세태에서 우리 서로 앞다투어 옛 선현의 향기를 맡으며 자신의 수신부터 시작해 보자.
  • [프리미어리그] 첼시 때린 지동원 선덜랜드 주포로?

    역시 ‘나이만 20살’이었다. 성숙한(?) 외모와 진중한 언행으로 축구대표팀 선배들에게 ‘애늙은이’ 취급을 받는 지동원(선덜랜드)이 베테랑 못지않은 침착함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첫 골을 신고했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레바논전 두 골로 ‘대한민국 원톱’으로 자리매김한 상승세가 잉글랜드까지 이어졌다. 지동원은 지난 10일 홈구장인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첼시전에서 0-2로 지던 후반 인저리 타임에 만회골을 넣었다. 후반 37분 교체투입된 지 8분여 만의 득점. 지동원은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중 최단 기간인 4라운드 3경기 교체출전 만에 골망을 갈라 7라운드에 데뷔골을 기록한 이청용(볼턴)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20세 4개월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연소 득점이기도 하다. 팀은 1-2로 졌지만 지동원의 한 방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은 “지동원의 데뷔골은 칭찬할 만하다. 골이 10~15분만 일찍 나왔다면 팀에 큰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동원도 “EPL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동원의 데뷔골과 더불어 때마침 선덜랜드 공격진에도 균열이 생겼다. 첼시전을 앞두고 주전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가나)이 연봉 112억원을 받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으로 1년 임대됐다. 기존 기안·스테판 세세뇽 콤비가 이끌던 공격진에 지동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긴 것. 게다가 선덜랜드는 초반 3경기 1골로 극심한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지동원의 한 방이 더욱 시원했다. 브루스 감독은 지역 일간지 ‘선덜랜드 에코’를 통해 “지동원과 코너 위컴은 팀의 미래를 두고 영입했다. 환상적인 잠재력은 있지만 12~18개월 정도는 베스트 멤버로 쓸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기안이 없고, 지동원과 위컴에게 골 넣는 역할을 주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동원이 첼시를 상대로 골을 넣은 것은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단 한 골로 탄탄대로가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지동원이 좋은 흐름을 이어 간다면 예상보다 빨리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의 기성용도 10일 마더웰전에서 리그 3호골을 터뜨려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은 12일 샬케04전에 후반 추가 시간 ‘시간끌기용’으로 교체투입돼 1분을 뛰었다. 공을 잡지도 못한 아쉬움을 2-1 역전승으로 달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35억원 마련해 줄테니 곽교육감 버티라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유죄가 확정돼 선거비용 35억원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돈을 모아서 물어주겠다는 말이 진보진영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절대 사퇴하지 말라는 얘기다. 대법원 판결까지 가는 과정에서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곽노현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곽 교육감은 매우 윤리적인,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옹호했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도 “곽 교육감이 2억원을 전달한 것은 유감이지만 민주적인 법학자, 양심적인 교육자 모습의 그를 신뢰하고 존중한다.”고 측면 지원했다. 아무리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도그마(독단)에 빠진 그들의 언행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자존심이 강할지는 몰라도 윤리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법학자인 것은 맞지만 양심적인 교육자의 모습이라고 강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절대 변할 수 없는 것은 선의(善意)든, 후보단일화 대가든 곽 교육감이 경쟁관계였던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줬다는 사실이다. 이 돈이 어떤 돈인지는 곽 교육감과 검찰의 주장이 다른 만큼 법원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돈의 성격 외에도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곽 교육감의 처신과 이른바 ‘곽노현 친위대’ 행태다. 이번 사건은 법 이전에 도덕성의 문제다. 곽 교육감이 정말 윤리적이고 양심적인 교육자라면 집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법 논리를 궁리할 게 아니라 광장으로 나와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눈망울을 대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버텨도 될 만큼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지 스스로 묻고 답할 일이다. 진보진영은 이번 사건을 이념대결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설령 곽 교육감에게 조금 도움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소모적인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14개 섬 유배객의 궤적

    중국 당대 선승 임제의 언행을 담은 임제록에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 등장한다. 언제 어디 있든지 내가 주인이고, 그 서 있는 곳이 모두 참된 곳이라는 이 일갈은 불교에서 개개인의 주체적인 삶을 강조하는 말로 회자된다. 삶에서 끊임없이 부닥치게 되는 시련과 고통을 꿋꿋한 마음가짐으로 이기고 넘어서자는 경계. 이젠 일반인도 자주 새기는 경구 중 하나이다. ‘험한 곳일수록 나를 챙겨 진여(眞如)를 보라’는 이 교훈은 피할 수 없는 극단의 고통 속에서 더 빛이 난다. 유배지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인물들과, 유배지를 새로운 삶의 반전 기회로 삼은 사람들의 대비는 그 마음가짐의 편차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예일 것이다. ‘절해고도에 위리안치하라’(이종묵·안대회 지음, 북스코프 펴냄)는 그 수처작주의 마음가짐을 유배지에 연결한 책으로 눈길을 끈다. ‘절망의 섬에 새긴 유배객들의 삶과 예술’이란 부제를 붙였듯이 거제도, 교동도, 진도, 제주도, 흑산도, 남해도를 비롯한 14개의 유배 섬에 서린 유배객들의 궤적을 생생하게 들춰낸다. 유배라 함은 주로 권력싸움의 패배에서 맞게 되는 죽음과도 같은 격리의 극형이다. 삼국사기에 기록이 전할 만큼 이 땅에서도 그 유배는 오랜 역사를 갖는다. 정쟁의 회오리가 거셌던 조선시대엔 유배자도 늘어나 15∼16세기 무렵엔 벼슬아치 4명 가운데 1명꼴로 유배를 당했다는 조사결과가 전한다. 형벌의 정도도 가혹해져 처음엔 유배자를 한양과 가까운 곳으로 보냈다가 점차 살기조차 힘든 절해고도의 궁벽한 곳으로 격리시켜 갔다. 제목의 위리안치 역시 유배객이 머무는 집의 지붕 높이까지 가시나무를 둘러쳐 그 안에 유배객을 유폐시킨 형벌이다. 책은 그 위리안치에 감금당한 유배자의 삶의 차이를 들춰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권력 다툼의 와중에 신하들에게 쫓겨난 두 왕 연산군과 광해군이 한탄하며 살다가 숨을 거둔 교동도는 절망과 한의 유배지다. 정쟁의 피바람속에 이건명이 두 아들과 함께 최후를 맞았던 나로도, 일제에 맞서 의병을 일으켰다가 적국 땅으로 유배돼 최후를 맞은 조선의 마지막 선비 최익현의 대마도 역시 비운과 한의 섬. 그런가 하면 유배기간 ‘현산어보’를 남긴 정약전의 흑산도며 70세의 나이에 유배돼 ‘백령도지’를 낳은 이대기의 백령도, 유배문학의 대표작이라는 ‘사씨남정기’를 남긴 김만중의 남해는 기회와 진여 찾기의 땅으로 부각된다. 유배객이 아니었다면 이름조차 생소했을 절해고도. 그곳에서 각기 다르게 살아냈던 이들의 흔적이 그저 가벼운 이야기 거리만은 아닌 듯싶다. 1만 8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카다피정권 붕괴] 카다피 행방 미스터리

    언행도 복장도 튀지 않고는 못 배겼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행방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리비아 반군과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리비아 사태의 주범인 그를 생포해 재판정에 세우려고 혈안이 돼 있지만 정작 그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두 달째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 6월 카다피와 체스를 두는 사진이 공개됐던 러시아의 국제체스연맹 키르산 일륨지노프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카다피가 전화통화에서 ‘나는 살아있고 건강하다. 트리폴리에 있고 리비아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면서 “장남도 옆에 함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륨지노프의 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반군의 트리폴리 진격 이후 카다피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위치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반군에 생포된 줄 알았던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기자들 앞에 등장해 아버지가 수도 트리폴리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장담했다. AFP도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 카다피가 여전히 트리폴리 내 관저인 밥 알아지지야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밥 알아지지야의 면적이 181만평으로 워낙 방대한 만큼 카다피가 3중 콘크리트로 철벽 방어망을 친 지하벙커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카다피의 4남이자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알무타심도 밥 알아지지야에 있을 것이라고 알아라비야TV는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도 카다피가 아직 리비아에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카다피의 정적들은 그가 이미 고국을 떠났거나 최소한 자신의 목줄을 겨눈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트리폴리에서는 빠져나왔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22일 보도했다. 그가 트리폴리를 벗어났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도피처로 고향인 시르테가 꼽힌다. 시르테에서는 여전히 카다피를 지지하거나 동정하는 세력을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비아 사태 초기부터 흘러나왔던 해외 도피설도 끊이지 않는다. 영국에서는 반미 사회주의 노선을 함께 걸으며 친분을 다졌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지로 카다피가 베네수엘라로 망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네수엘라나 쿠바가 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ICC 미협약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게가 실리는 주장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中 ‘경계’ 풀고 떠난 바이든 美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6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 두 번째 방문국인 몽골로 향했다. 중국을 자극하기보다는 안심시키고 띄워주는 언행이 두드러졌던 방중으로 평가된다. 실제 바이든 부통령은 전날 쓰촨성 청두(成都)의 쓰촨대 연설에서 “미국은 양국의 건강한 경쟁을 환영한다.”면서 “굴기(우뚝 섬)한 중국은 전 세계에 경제발전과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해서는 “미국에 있는 중국 돈은 안전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중국의 갈증을 풀어주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쓰촨대 연설에서 “수출제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혁하겠다.”면서 “많은 물품과 항목에 대한 대중 수출금지령을 철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측은 바이든 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의 만남,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최고지도부와의 회담 등에서 인권문제 등을 제기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측도 바이든 부통령의 이번 방중을 대결보다는 협력에 초점을 맞춰 대응했다. 시 부주석이 쓰촨성 방문에 동행하는 등 다섯 차례 이상 바이든 부통령과 자리를 함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올 1월 후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연출한 ‘화해 드라마’에 이어 2인자들 간의 스킨십 확대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어차피 양국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부통령의 방중이 결정된데다 연말이면 시 부주석이 워싱턴에 가야 하기 때문에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쪽으로 양국의 ‘의전코드’가 일치했을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관전평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고집불통’ 민주주의와 ‘눈동자’ 민주주의/장제국 동서대 총장

    [열린세상] ‘고집불통’ 민주주의와 ‘눈동자’ 민주주의/장제국 동서대 총장

    결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이는 타협할 줄 모르는 미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 벌어진 정쟁의 소산이다. 국가 부도를 목전에 두고서도 민주당은 건강보험 및 사회복지 관련 예산을 삭감하지 못하겠다고 버텼고, 야당인 공화당은 지지기반인 부유층을 의식해 증세는 절대 안 된다는 고집으로 일관했다. 물론 막판에 극적인 합의를 도출했지만 시장의 신뢰는 이미 무너진 후였다. 그 결과 세계증시는 요동쳤고, 피해는 전지구적 규모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미국 정치판은 각자 자신들의 지지기반만 의식하는 ‘고집불통’의 힘겨루기 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때 미국의 정치는 위트가 넘치고 멋진 타협을 마술처럼 연출하여 국민적 자긍심을 한껏 올렸던 성숙한 민주주의의 표본이었는데 말이다. 따지고 보면 이웃나라 일본도 매한가지다. 지난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초유의 국가위기 상황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일본의 정치권은 지리멸렬 상태이다. 여야는 끊임없는 ‘고집불통적’ 대립을 하고 있고, 집권 여당 내에서도 계파별로 나뉘어 상호 비난과 대책 없는 총리 사퇴만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한때 아시아 민주주의의 최고 모범 사례로 평가받지 않았던가? 우리네 사정은 더 심각하다. 민주화 운동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져 있다. 여야가 두부를 자르기라도 한 듯 철저히 나뉘어 대립만 하고 있다. 사사건건 갈등이고, ‘고집불통’들의 전쟁터다. 표만을 의식, 검증되지 않은 나누어주기에만 골몰하는 포퓰리즘적 정책의 범람으로 국민들이 어리둥절해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최상의 정치제도라는 민주주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지금 겪고 있는 전지구적 민주주의 위기는 아마도 정치와 국민 간의 물리적 거리가 사상 유례 없이 가까워지고 있는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언론매체에 더하여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인 개개인의 입장이 만천하에 공개되고 있다. 이러한 세상이 새로운 민주주의 환경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은 표만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고 만 것이다. 앞으로 정보통신이 발달하면 할수록, 단말기의 휴대가 더 간편해질수록 정치권은 더더욱 비타협적·근시안적·포퓰리즘적·자극적 언행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점잖을 빼고 장기적 안목을 운운하고 있다가는 정치판에서 밀려나기 십상일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치행태가 일시적인 국민의 관심과 열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 후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되고 마는 데 있다. 정책이 검증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고, 잘못된 정책의 결과가 드러날 즈음이면 일을 주도했던 정치인은 이미 모든 것을 다 누리고 난 후 ‘행복한’ 은퇴의 노후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를 헤쳐 나갈 유일한 방법은 국민들의 ‘눈동자’ 민주주의밖에 없다. 즉,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뜨겁게 달구어지는 정치판을 바라봄에 있어서 여유를 가져야 하고, 누가 쭉정이고 누가 알맹이인지를 분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결국 이런 것이 능한 민족은 흥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멸하게 될 것이다. 정치권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다양한 목소리는 물론 민주사회에서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무대 위의 플레이어들이 펼치는 ‘고집불통적’ 향연을 국민들은 주눅이 들 만큼 무서운 ‘눈동자’로 지켜 보아야 한다. 그래야 무대 위에서 함부로 날뛰지 못하게 될 것이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민주주의가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작금의 미국 사태는 운 좋은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타협 없는 정치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며칠 상간으로 똑똑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지금 정치판이 뿜어내고 있는 수없는 포퓰리즘적 정책이 몇년 후에 어떠한 쓰나미로 엄습해 올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눈동자’ 민주주의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 하겠다.
  • [사설] 정치권 北 포섭설 명명백백하게 가려라

    공안당국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정계와 노동계, 학계 등 각계 인사 수십명을 수사 중이다. 이른바 남한 지하당 ‘왕재산’ 사건으로 알려진 이번 일과 관련해 민주당 출신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정무비서관을 지낸 이모씨 등 5명이 구속됐다. 민주노동당 소속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최종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들의 간첩활동 혐의가 사실이라면 북한이 남한 정치현장 한복판에까지 지하당 구축을 획책한 것으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당국에 따르면 이씨는 북한 노동당 225국(옛 대외연락부)의 지령을 받아 국내에서 간첩활동을 벌인 지하당 조직 ‘왕재산’의 2인자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그는 국회의원 공천을 신청한 적도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민주당은 이미 당직을 떠났으니 관련이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제1야당 인사가 간첩사건에 연루된 것 자체가 공당으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나아가 ‘원칙 있는 포용’ 정책 논란에서 보듯 종북좌파 세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민주당 아닌가. 민노당은 이번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마치 공격이 최선의 방어임을 확신이라도 하듯 사뭇 도발적인 논평을 냈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통합과 연대를 주도하고 있는 민노당을 어떻게든 흠집내 보려는 몸부림”이라는 것이다. 이정희 대표 또한 공안 탄압이 재현되고 있다며 “독재정권의 종말을 앞당길 것”이라고 퍼부어댔다. 공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북한 조선중앙방송의 선전·선동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이 대표는 ‘공안 탄압’ 운운하는 것은 권위주의 독재시대에 통하던, 지금은 결코 유효하지 않은 시대착오적 발언임을 명심해야 한다. 반국가단체 간첩단 적발은 1994년 ‘구국전위’사건 이후 17년 만이다. 국회 등 남한 정치권의 핵심부까지 대남전략의 텃밭으로 삼으려 한 이번 사건은 결코 흐지부지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공안당국의 철저하고 당당한 수사를 촉구한다.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하지 말고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아당, 특히 민노당은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는 무책임하고 선동적인 언행을 자제하고 대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 [글로벌 시대] 일본 원자력 산업의 복합구조/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일본 원자력 산업의 복합구조/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가 탈(脫) 원자력 발전을 표명했다. 일본 유명 배우 스가와라 분타는 일본·독일·이탈리아 3국이 원전반대 동맹을 결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나는 찬성한다. 그러나 일본의 대부분 연예인은 원자력 발전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 연예계, 특히 TV 방송계는 전력회사에 지배당하고 있어서 “원전 반대”를 주장하는 연예인은 연예계에서 곤경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TV에 출연하는 유명인의 발언은 영향력이 커서 연예인이나 유명 스포츠 선수가 정치가로 변신하는 경우도 많다. 연예계의 불문율을 지키지 않고 “원전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해서 소속사에서 퇴출당하면서까지 원전 반대 데모에 참가하는 연예인이 있다. 야마모토 다로라고 하는 배우인데, 이처럼 정의감이 강한 연예인은 드물다. 그는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만일 일본 연예계에서 활동을 못하면 부디 한국 연예계에서 받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정치계에서도 “원전 반대”를 주장하면 곤경에 처해지는 것 같다. 일본 정치계의 정점에 있는 간 나오토 총리는 시즈오카현 하마오카 원자력 발전의 정지를 요청해서 게이단렌(한국의 전경련에 해당)을 비롯하여 각계각층에서 퇴진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응이 사후약방문 격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하마오카 원전을 정지한 것이나 후쿠시마현 초등·중학교에서 방사선량의 연간 허용 한도를 변경한 점 등을 헤아려 보면, 현재 일본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자세를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 총리는 최근에 향후 일본의 에너지 정책으로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라는 방침을 밝혔다. 언론 각사의 앙케트 결과를 보면 일본 국민의 과반수가 탈원전을 기대하고 있다. 총리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여 그러한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런데 매스컴, 특히 TV는 총리의 이러한 노선을 평가하는 목소리보다 총리 퇴진을 재촉하는 쪽으로 의견으로 몰아가고 있다. 야당인 자민당이나 공명당뿐만 아니라, 총리의 소속 정당인 민주당 의원들마저도 총리의 퇴진을 겨냥해서 그의 서툰 언행을 일일이 들먹여 비판하고 있다. 한편, 최근 전력회사의 소위 ‘야라세’(사전공모) 실태가 폭로되고 있는데, 매스컴에서도 ‘야라세’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길거리 인터뷰는 총리의 조기퇴진을 바라는 시민의 모습을 방영한다. 총리 퇴진으로 몰아가려는 정치세력을 비판하는 시민의 목소리도 상당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러한 인터뷰 모습은 TV에 그다지 노출되지 않고 있다. 특히 TV에서 ‘야라세’가 일상적으로 행해져 국민들을 세뇌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위성방송으로 해외에서도 시청가능한 NHK의 9시뉴스를 들어 보아도 이러한 ‘야라세 현상’이 엿보인다. 이번 휴가 때 일본에 다녀왔다. 그곳 일본인에게서 “최근 총리의 원전 반대 발언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해도 좋을 텐데, 매스컴에서는 왜 그러한 의견을 별로 취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나는 정치계에서 고립당하면서까지 국민여론에 귀기울여 국민을 대변하는 총리에게 성원을 보내고 싶다. 총리의 행동은 일본에서는 지극히 드문 일이지만, 한국으로 말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대정치가다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총리는 암살조차도 각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 정치계와 경제계의 보수파와 그들의 광고탑인 대기업 매스컴 각사와 대립하면서까지 일본국민 편에 서서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살’ 같은 극단적인 단어는 시대착오적인 표현이지만, 원자력 산업의 암흑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일본 원자력 산업의 중추에는 여전히 일제(日帝)가 살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한국인들은 납득하기 쉬울 것이다. 지금 현재 일본에서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간 총리를 지지하고 있는 사람은 손정의씨뿐일까?
  • 日 이중플레이에 ‘입국금지’ 칼 뺐다

    日 이중플레이에 ‘입국금지’ 칼 뺐다

    “일본 의원들이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좋겠지만 김포공항에 오겠다면 입국심사대에서 막으면 됩니다.” 정부가 일본 자민당 의원 4명의 방한에 대한 입국 불허를 공식화했다. 그동안 입국금지가 하나의 옵션이라며 일본 측 추이를 지켜보던 정부가 이를 공식 입장으로 밝히고 일본 측에 통보했다. 그동안 일본 측에 입국 자제를 요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일본 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자 최후 통첩을 한 것이다. 정부가 입국금지 카드를 현실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한·일 간 독도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9일 “일본 의원들의 방한이 독도를 문제 삼겠다는 목적이라면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계속 말해 왔다.”며 “어떻게든 비행기를 타고 오면 출입국관리소 입국심사대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된다.”며 입국금지 조치를 취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이 당국자는 “그들이 들어오려고 함으로써 양국 국민 감정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양국 간에 다른 일들을 더 이상 추진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양국 관계에 정말 바람직하지 못한 사람들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일본 의원들의 방한에 대응하기 위한 옵션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법적 검토를 해온 입국금지 조치를 공식화한 것은 일본 측의 ‘이중 플레이’에 대해 더 이상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 의원의 방한에 대한 한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던 시점인 지난 주말 버젓이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우리 경찰청에 이들 의원의 신변안전 보장을 요청했다. 이어 26일에는 우리 외교부에 이런 요구가 통보됐다. 사실상 의원들의 방한을 용인한 것이다. 그러다가 28일 자민당 지도부가 이들 의원의 방문을 취소하는 쪽으로 사실상 당론을 모았다고 우리 정부에 알려왔지만 당의 파견 형식이 아닌 개인적 방문의 형태는 용인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자민당 측이 개인적 방문을 허용했다고 들은 바 없다.”며 “자민당 지도부와 국회의 출장 승인이 모두 안 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의원들이 ‘정치적인 쇼’를 한 뒤 비행기를 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일본 자민당 지도부는 지난 28일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 소속 신도 요시타카 중의원 의원 등 4명에 대한 울릉도 방문 중단 설득을 포기하고, 당의 파견 형식이 아닌 개인적 방문 형태로 용인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한 의사를 밝힌 의원 4명 중 최소한 신도 의원과 사토 마사히사 의원 등 2명은 다음 달 1일 오전 한국 방문을 강행할 태세다. 이들은 2일 울릉도를 방문한 뒤 4일 귀국하는 일정을 짜놓고 있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은 지난 27일 신도 의원 등을 불러 이들에게 방문 중단을 요청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 신도 의원은 “방문을 그만둘 경우 자민당의 외교 자세가 의심받을 것”이라면서 “‘난리를 치면 일본이 굽힌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한국에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李대통령, 경제·외교는 잘하는데 CEO 출신이라 정치는 잘 못한다”

    “李대통령, 경제·외교는 잘하는데 CEO 출신이라 정치는 잘 못한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를 잘 못한다.”면서 “혼자만 잘나고 똑똑해서 영도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대표는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 포럼’ 강연에서 “이 대통령이 밤 12시에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는 원인은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통령은 다른 것은 잘하지만 정치인 출신이 아니고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보니 회사 경영하듯 국가를 경영하고 있다.”면서 “여의도 정치인들을 탁상공론하는 사람들, 귀찮은 사람들로 보고 3년 반 동안 여의도를 멀리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혼자만 잘나고 똑똑하다고 해서 영도하는 시대가 아니다. ‘나 혼자 갈 테니 따라 오라’는 식의 리더십으론 국가를 이끌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홍 “이재오 복귀뒤 계파활동 안돼”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도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와 인사 문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정부 초기부터 장관 4명이 낙마하고,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부자) 내각이란 비판과 함께 온갖 병역 문제와 탈세, 부동산 투기 문제 등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보니 여의도정치는 국회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고, 그러다 보니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과의 대화도 잘 안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 당과 청와대는 새로운 진용이 짜여져 소통이 매우 잘되고 있는 상황이며 (홍 대표의 발언은) 특별히 (청와대와) ‘각을 세웠다’고 해석할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대통령도 홍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는 공식적으로 표현은 못 하지만 불쾌하다는 기류가 감지됐다. 여당 대표의 무게에 비춰볼 때 언행이 너무 가벼웠다는 것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 대표는 얼마든지 대통령에게 직접 그런 얘기를 전할 수 있는 위치인데 대표가 되고도 비주류 때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신중하게 발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이 “갈등 유발 안해” 불쾌감 한편 홍 대표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당 복귀와 관련해 “당에 들어와 계파활동을 하면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장관이 복귀하면 위축된 친이(친이명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가운데 홍 대표가 이 장관에게 ‘계파 색깔’을 빼고 복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굳이 홍 대표가 말하지 않아도 이 장관은 갈등을 유발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계파 활동을 하려면 당에 복귀하지 말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고 불쾌해했다. 김성수·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與 ‘이재오 복귀설’ 술렁

    與 ‘이재오 복귀설’ 술렁

    이재오 특임장관의 한나라당 복귀설이 불거지면서 친이명박(친이)계의 구심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친이계는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과 7·4 전당대회에서 연거푸 패배하면서 사실상 ‘비주류’로 물러났다. 결속력 와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임 지도부가 내년 총선 공천 문제로 벌써부터 기싸움을 벌이고 있고, 친이계 의원 상당수가 공천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는 만큼 친이계가 이 장관을 중심으로 다시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친박근혜(친박)계·쇄신파 연대’로 향하던 당의 중심축이 친이계와의 사이에서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친이계 의원은 “공천이나 정책을 놓고 지도부에서 갈등이 생기면 자연스레 (이 장관의) 정치적 활동 공간이 마련될 것”이라면서 “친이계를 다시 얼마나 묶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당내 세력 구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이 장관이 복귀하더라도 당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6·3 회동으로 당내 화합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에서 당내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언행은 최대한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치적 언급은 자제하는 대신 대학등록금 문제와 같은 정책에 대해서만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이 장관의 ‘말발’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친이계 재결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른바 ‘박근혜당’으로 변모하고 있는 데다, 친박계와 쇄신파의 경계 심리까지 확산될 경우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 특전부대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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