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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상 조롱’ 미국인, 이번엔 오바마 ‘위안부 발언’ 비난

    ‘소녀상 조롱’ 미국인, 이번엔 오바마 ‘위안부 발언’ 비난

    미국에서 친일 언행을 일삼고 캘리포니아주 위안부 소녀상을 조롱하는 사진을 공개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산 극우 미국인, ‘텍사스 대디’ 토니 마라노(65)가 이번엔 자국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일본 우익 매체인 산케이신문 자매지 석간 후지의 강연회 참석을 위해 28일 일본을 방문한 마라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방한해 “위안부는 끔찍한 인권침해”라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발언을 걸고 넘어졌다. 마라노는 태평양전쟁 중이던 1944년 미군의 위안부 청취보고서를 언급하며 “위안부는 강제로 끌려오지 않은 전시 매춘부임이 공문서에 기록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바마는 공부가 부족하다”고 힐난했다. 마라노는 “70년 전의 일에 집착하는 것은 이상하다”면서 “미국과 일본의 양식있는 리더들이 한국의 비상식적인 리더와 대치하는 구도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바마는 박근혜 대통령이 해줬으면 하는 말을 해준 것 뿐”라고 덧붙였다. 마라노가 언급한 문서는 미군이 당시 미얀마에서 일본군 소탕 후 한국인 위안부 20명을 생포하고 심문해 작성된 것이다. 작성자는 일본계 미군 심리전투단 알렉스 요리치다. 이 보고서는 “위안부는 일본군만이 쓰는 표현으로 사실상 일본군에 소속된 군 매춘부를 뜻한다”고 썼다. 마라노는 이 부분을 내세워 “위안부는 강제로 동원되지 않은 매춘부”라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당시 일본군이 사용한 용어에 대한 설명일 뿐, 보고서는 일본군이 조선에서 위안부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부상병의 간병을 돕는 일이라는 거짓말로 꾀어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미국 전략사무국이 이듬해 발간한 위안부 관련 보고서에도 “한국 여성들이 강요와 사기에 의해 위안부가 됐음은 분명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공부가 부족하거나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은 마라노 쪽인 셈이다. 사진=미국 캘리포니아주 위안부 소녀상을 조롱하는 토니 마라노의 페이스북 사진 이진석 도쿄 통신원 genejslee@gmail.com
  • [사설] 총리 1인 사과·사퇴로 수습될 일 아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어제 세월호 침몰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의를 받아들이되 참사 수습 이후에 이를 수리하기로 했다. 사고 이후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 부실 대응으로 일관하며 희생과 혼란을 키웠을 뿐 아니라 실종자 가운데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해 온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의 사퇴는 시기가 문제일 뿐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져 왔다. 박 대통령의 결정으로 총리의 사퇴 시점은 일단 미뤄졌다. 하지만 총리 한 사람의 거취를 논하는 것으로 이번 참사가 제대로 수습되고 재난대응체계가 개선될 리는 만무하다. 참사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현 정부와 정권에 대한 민심은 이미 비등점을 넘어섰다. 여권 핵심부가 여론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채 오는 6월 지방선거의 정치적 유불리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정 총리의 거취와는 별개로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박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하고 총체적인 재난대응 시스템의 쇄신책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정 총리는 그동안 내각을 통할하고 대통령에게 직언을 마다하지 않는 책임·소신총리라기보다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그림자 총리’의 역할에 그쳐온 게 사실이다. 이 같은 행보는 이번 참사 이후 대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사고 관련 비공식회의나 긴급 장관회의를 주재하고도 이렇다 할 수습책을 내놓지 못했다. 더딘 구조 작업에 분노한 희생자 가족들에게 물세례까지 받았다. 물론 정 총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거의 모든 관련 부처와 고위 공직자들이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 한 사람의 지시와 언행에만 촉각을 곤두세울 뿐 책임의식을 갖고 소신 있게 대처하지 못했다. 정 총리의 사퇴회견문 역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어 사퇴를 결심했다거나, 참사 원인에 대해 재난대응시스템의 구조적·근원적인 문제점을 언급하기보다 잘못된 관행과 비리에 무게를 두는 듯한 대목은 정 총리와 정부의 인식이 여전히 전근대적이고 안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박 대통령의 ‘수습 후 사퇴’ 결정으로 정 총리는 퇴진을 기정사실화한 ‘시한부 총리’가 됐다. 개각도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때마침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선(先) 사고수습, 후(後) 사퇴’가 책임을 다하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 판국에 나 홀로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참사 수습에 매진하라며 정 총리의 사퇴 시기를 미룬 만큼 지방선거 등을 비롯한 정치적 고려보다는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수습하고 위기대응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국정운영의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 정 총리의 거취 문제가 참사 책임론에 대한 꼬리 자르기식 논의로 흘러서는 안 될 일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5일 전국 만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조사에서 대통령 직무평가에 대한 부정평가가 49.3%로 4월 첫째 주 조사 때보다 15.3% 포인트 급등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 대통령이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다 챙기는 만기친람형 국정운영을 계속한다면 참사 수습 이후 누구를 새로 앉히든 정 총리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 “역풍 맞을라”… 여야, 조용한 선거운동

    6·4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선거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상황에 당내 경선과 선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애도 분위기 속에 선거운동을 했다가 자칫 민심으로부터 역풍을 맞을까 봐 경쟁 후보와 여론의 추이를 ‘좌고우면’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의 한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는 2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공부 하나도 안 하고 시험 치르는 기분”이라면서 “열심히 준비를 했으면 지더라도 후회가 없을 텐데 이겨도 기뻐할 수 없고, 만약 진다면 패배에 승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 투표권을 갖고 있는 당원들과 대의원들을 일대일로 만나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합동연설회 등이 모두 취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다른 지역 경선 후보들도 표의 이탈을 단속하는 선에서 ‘조용한’ 선거 운동을 했다. 선출대회 당일 허용한 ‘홍보영상’ 제작에 심혈을 기울인 후보도 있었다. 여론의 호된 비난을 받아서인지, 선거운동 문자 발송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본선에 직행한 후보들은 새누리당의 상징인 ‘빨간 점퍼’조차 입지 못해 애가 탔다. “이러다 ‘선거송’, ‘유세차량’, ‘거리유세’ 없는 선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29일 예정된 2차 TV토론회 준비에 집중했다. 세월호 참사 애도 국면 속에 치러지는 TV토론회다 보니 상호 비방보다는 서울시민들을 위한 안전 대책들을 앞다퉈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김진표·원혜영·김상곤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이날 서로 눈치만 보며 ‘복지부동’했다. 세 후보 측 모두 “5월이 돼야 선거 운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대부분이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다 보니 언행에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서울의 한 구청장 예비후보는 “야심차게 출마했는데 얼굴 알릴 기회조차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이날 새정치연합의 서울지역 구청장 후보 공천 면접에서 안철수 공동대표 측 공천관리위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공천관리위원과 예비후보들이 옛 민주당 출신과 안 대표 측 옛 새정치연합 출신으로 나뉘다 보니 서로 편파적이라며 시비를 건 것이 빌미가 됐다. ‘구 민주당’이라며 편을 가르는가 하면, 면접심사 비중을 놓고도 양측의 견해가 엇갈렸다. 결국 애도 분위기 속에서 집안 싸움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판단 아래 겨우 봉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홍원 총리 사퇴…박 대통령 수용키로

    정홍원 총리 사퇴…박 대통령 수용키로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단, 시기는 세월호 침몰 참사가 어느 정도 수습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정홍원 총리의 사의 표명에 따라 정부 개각설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특히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교육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 등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참사 발생 12일째인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2월 26일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취임한 지 426일만이다. 정홍원 총리는 “사고 발생전 예방에서부터 초동 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에 처리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면서 “가족을 잃은 비통함과 유가족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홍원 총리는 이어 “진작 책임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사고 수습이 급선무이고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이 책임있는 자세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자리를 지킴으로서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했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정홍원 총리는 그러나 자신을 제외한 다른 장관들의 거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정홍원 총리가 표명한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히고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구조작업과 사고 수급으로, 이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사고 수습이후 수리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박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정홍원 총리의 사의 표명에 따라 향후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될 개각폭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국무총리가 교체될 예정인 만큼 ‘대폭’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그러나 정홍원 총리가 내각 일괄사표가 아닌 ‘나홀로 사퇴’를 선택함에 따라 이 부분은 다소 유동적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내각 교체가 이뤄진다면 이번 사고의 대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교육부장관 등 일부 각료들 역시 개각 대상에서 빠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해당 부처가 사고 발생 초기 대응과 이후 구조·수습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거나 일부는 본인이 논란이 되는 언행과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경우 피해자 가족들 앞엣허 컵라면을 먹은 게 문제가 돼 두고두고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 등 그간 여러 차례 경질론에 휘말렸던 일부 장관들도 교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고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화한 가운데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도 크게 하락 반전한 만큼 큰 폭의 개각단행을 통해 공직사회에 경고와 대대적 혁신 메시지를 주면서 새로운 국정동력을 얻어야 한다는 여론이 크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홍원 총리 사퇴…대폭적인 개각 예상…교체 유력한 장관들 따져보니(7보)

    정홍원 총리 사퇴…대폭적인 개각 예상…교체 유력한 장관들 따져보니(7보)

    정홍원 총리 사퇴…대폭적인 개각 예상…교체 유력한 장관들 따져보니(7보)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개각설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참사 발생 12일째인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2월 26일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취임한 지 426일만이다. 정홍원 총리는 “사고 발생전 예방에서부터 초동 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에 처리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면서 “가족을 잃은 비통함과 유가족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홍원 총리는 이어 “진작 책임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사고 수습이 급선무이고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이 책임있는 자세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자리를 지킴으로서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했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정홍원 총리는 그러나 자신을 제외한 다른 장관들의 거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홍원 총리의 사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정홍원 국무총리 사의 표명의 후속대책과 관련해서는 임면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숙고해서 판단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홍원 총리의 사의 표명에 따라 향후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될 개각폭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국무총리가 교체될 예정인 만큼 ‘대폭’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그러나 정홍원 총리가 내각 일괄사표가 아닌 ‘나홀로 사퇴’를 선택함에 따라 이 부분은 다소 유동적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내각 교체가 이뤄진다면 이번 사고의 대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교육부장관 등 일부 각료들 역시 개각 대상에서 빠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해당 부처가 사고 발생 초기 대응과 이후 구조·수습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거나 일부는 본인이 논란이 되는 언행과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 등 그간 여러 차례 경질론에 휘말렸던 일부 장관들도 교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고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화한 가운데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도 크게 하락 반전한 만큼 큰 폭의 개각단행을 통해 공직사회에 경고와 대대적 혁신 메시지를 주면서 새로운 국정동력을 얻어야 한다는 여론이 크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아! 끝내 기적은 오지 않는가

    시간은 애타게 흐른다. 물속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 부모들에겐 1분 1초가 영겁 같을 것이다. 속은 새까맣게 탔고 침은 바짝 말랐다. 내 아들, 내 딸이 살아 돌아올까 퀭한 눈으로 기다렸건만 여태 생존자 소식은 없다. 희망의 빛줄기도 점점 가늘어져 간다. 기적은 끝내 오지 않을 것인가. 극한의 환경에서 사투를 벌인 잠수부들의 노고를 폄하하지는 않겠다. 생명을 위협하는 물살과 어둠을 뚫고 생존자를 찾으려고 몸을 던진 노력도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자식과 남편의 생사 여부조차 알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의 애끊는 심정도 이해해야 한다. 해운사나 선장이나 해경이나 그들에게 안겨 준 건 깊은 절망감뿐이다. 열흘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100명이 넘는 실종자가 남은 결과를 놓고 본다면 과연 정부가 구조에 100% 온 힘을 기울였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수중 구조작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물 밖에 있는 사람이 다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치에 너무 빗나갔다. 몇몇이라도, 설사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숨이 붙어 있는 채 구조돼 나오는 모습을 온 국민은 간절히 기원했다. 간절한 기원도 이제 접을 때가 된 듯하다. 그러면서 두고두고 아쉽고 분통 터지는 것은 초기 대응을 잘못한 점이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세월호가 사고 해역에 들어서 속도가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항로를 이탈해도 알아채지 못했다. 해역에 들어온 두 시간 동안 단 한 차례도 교신하지 않았다. 견습 항해사는 가까운 진도가 아닌 제주 VTS와 먼저 교신함으로써 천금 같은 12분을 허비하고 말았다. 늑장 구조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손치더라도 구조 과정의 잡음은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 민·관·군 구조대원 726명과 함정 261척, 항공기 35대 등을 투입해 집중 수색하겠다는 등의 발표는 과시용 숫자놀음에 불과했다. 실제로 물속에서 작업하는 잠수부는 10여명뿐이다. 수백 명이 물속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해 줬어야 했다. 정부 말대로 민·관·군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했다. 새롭게 드러난 사실은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라는 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한 점이다. 해군이나 해경의 구조 전문가가 아니라 민간업체가 구조를 주도한 꼴이다. 심지어 ‘언딘’은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다. 그러면서 해경은 해군 UDT 출신 등 전국 각지에서 발벗고 달려온 다른 민간 구조 자원자들은 배척했다고 한다. 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믿음을 주지 못했다. 오죽하면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해양경찰청장을 앉혀놓고 거친 언행을 했겠는가 싶다. 가족들 입장에서는 늑장구조요, 전력을 쏟지 않은 구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우왕좌왕한 정부의 모습은 구조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구조 과정의 미숙함은 침몰 전의 안이한 대응이나 매한가지다. 이런 지경이니 해수부나 해경이 국가기관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설마 “마지막 한 분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가족을 달래고 현장을 모면하기 위한 감언이었단 말인가. 기적은 손에 넣을 수 없는 신기루일지 모른다. 그러나 허황한 신기루일망정 포기하는 순간 희망도 한꺼번에 무너진다. 기적은 오지 않더라도 마지막까지 믿고 좇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다.
  • [씨줄날줄] 팽목항에 스며든 ‘나쁜 정치’

    1995년 4월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 지하철공사장에서 도시가스가 폭발했다. 제1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2개월 정도 앞둔 때였다.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다쳤다. 등굣길 학생들과 출근길 시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희생당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가스폭발 사고가 난 지 4개월, 성수대교가 무너진 지 6개월 만이었다. 민심은 “사람을 살리는 정치부터 하라”며 정치권을 질타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인책 공방과 정국 주도권 싸움에 매달리며 선거 유·불리를 계산하기에 바빴다. 여야는 ‘날이 새면 사고가 나는 사고 공화국’, ‘대구 사건의 정치적 이용’ 운운하며 날을 세웠다. 이후에도 삼풍백화점이 붕괴되고, 대구 지하철이 불타고, 경주 리조트 체육관이 무너졌다. 하지만 사회적 비극을 치유하고 재발 방지책을 고민해야 할 정치권은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그릇된 행태와 습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도 ‘나쁜 정치’는 재연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상인동 참사 당시와 닮은꼴이지만 일탈의 수위는 도를 한참 넘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한기호 의원은 북괴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며 색깔론을 폈고,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은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고 가세했다.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참사가 ‘꼭 불행인 것만은 아니며 좋은 공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보수 논객인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은 세월호 참사가 국가를 전복하기 위한 ‘거대한 불쏘시개’이며 ‘시체장사’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색깔론은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에서도 등장했다. 2009년 당시 여당 의원들은 ‘도심 테러’, ‘배후 세력’, ‘반국가단체’ 등의 표현으로 철거민 농성자와 야당을 몰아세웠다. 야권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두고 부적절한 언행을 보였다. 진보진영의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신상철 전 대표는 실종자를 못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 구하는 것이라며 정부심판론을 부추겼고,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원 예비후보 송정근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현장 방문 때 학부모 대표로 사회를 보다가 신분이 확인돼 결국 탈당했다. 일부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애도를 한답시고 선거운동을 하는 몰염치도 도마에 오른다. 조속한 구조를 바란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식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현장 대책본부에 있던 한 공무원은 ‘우리나라 국민성에 문제가 있어 이런 무질서가 발생한다’고 말해 곤욕을 치렀다. 차라리 ‘우리 정치권에 문제가 있어’라고 했다면 공감을 샀을지 모른다. 박찬구 논설위원 ckpark@seoul.co.kr
  • [문화마당] 파파와 아버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파파와 아버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1970년대에 폴 앤카(Paul Anka)라는 유명가수가 부른 ‘파파’(Papa)가 크게 히트했다. 미국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더 사랑받을 정도로 유행하다 보니, 국내 유명 가수들도 그 곡을 번안해 다투어 불렀다. 그 가운데 아마도 원조는 이수미가 부른 ‘아버지’일 것이다. 이 노래 또한 크게 히트해 지금도 FM라디오의 7080 프로를 듣다 보면 가끔씩 두 노래 모두 들린다. 그런데 이 두 노래가 전하는 가사 내용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제목부터 좀 어긋난다. 파파라는 영어에는 우리말 아버지보다는 아빠가 더 잘 어울리는데, 이수미가 부른 노래의 제목은 아버지다. 그런데 제목에서 드러난 이런 차이는 가사 내용의 차이에 비하면 차라리 약과다. 두 노래의 가사가 전하는 내용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원곡 ‘파파’는 주로 일상생활을 통해 느낀 아빠의 인간적인 면을 세심하게 그린다.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근면한 가장, 밤이면 어린 자식을 침대에 누이고 기도해 주는 보호자, 아내(엄마)와 사별하고는 인생의 끝까지 동반하지 못한 슬픔에 겨워하는 남자, 인생의 만남과 이별을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는 선생, 성장한 자식을 인생의 동반자이자 독립된 주체로 인정해 주는 어른. 이것이 북미 영어권의 화자(話者)가 성장하며 경험한 파파의 모습이다. 이에 비해 번안곡 ‘아버지’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상당히 단순하다. 아버지는 그저 자식 하나 잘되기를 희구하며 비는 존재일 뿐이다. 잘된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 마디 언급조차 없다. 잘되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얘기해 주는 인생의 선배이자 어른의 면모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다른 생각은 없이 무조건 자식이 잘되기만 바라는 인간이다. 후렴 부분에서 화자는 아버지의 높은 뜻을 받들며 살겠다고 외치지만, 그 높은 뜻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사는 또다시 함구한다. 그러니 문맥으로만 보면 그 높은 뜻 또한 자식이 잘되는 것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가사의 내용은 이게 전부다. 화자의 기억에 남은 아버지의 모습은 이렇게 단순하다. 성장기에 아버지와 나눈 대화 경험이 화자의 기억 속에는 거의 없다. 이것이 한 한국인 화자가 성인으로 자란 후에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이런 차이를 단순히 문화적 차이로 설명하고 끝낸다면 너무 허전하다. 왜냐 하면 오늘날 한국사회가 겪는 가치의 부재 문제는 바로 저런 ‘이상한’ 부자관계에 익숙한 우리들이 만들어낸 산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되는 것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돼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잘되는 것인지와 같은 본질적인 가치에는 아버지나 자식 모두 관심조차 두지 않은 채 무조건 달려온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30여년 전의 저 가사가 섬뜩할 정도로 잘 보여준다. 나이만 먹는다고 저절로 아버지가 되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격과 언행이 함께 따라야 한 구성체의 든든한 기둥이 되는 진정한 아버지요 어른이지, 그렇지 않다면 자기중심적이고 고집스러운 한갓 노인일 뿐이다. 아버지에게서 인생의 어른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나 한 몸 잘되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려온 우리네 인생이요, 그런 우리가 만든 21세기 한국사회다. 흔들리는 숱한 가정에도, 슬픔과 분노로 가득한 이 나라에도, 아버지와 어른은 여전히 부재중이다.
  • [사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도 제대로 살펴야

    온 나라가 노랗게 물들었다. 세월호와 함께 바다에 잠긴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비는 염원을 담은 노란 리본이 온·오프라인을 뒤덮었다. 사고 발생 8일째를 맞은 이 아침까지 단 하나의 기적도 이뤄내지 못했건만, 온 국민의 염원과 소망은 더욱 뜨거워져만 가고 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를 촉발한 요인들과 책임자들, 그리고 정부의 허술한 대응이 하나 둘 꺼풀을 벗고 드러나면서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모든 국민의 분노 또한 한껏 치솟고 있다. 6·25 전쟁 이후 최대의 충격을 안겨준 대참사임을 입증해 보이기라도 하듯 온 나라가 비탄과 슬픔에 잠겼다. 정부에 먼저 주문한다. 오늘은 실종자 가족들이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구조 작업을 일단락 지어줄 것을 요구한 시한이다. 지금까지 잠수요원을 중심으로 펼쳐온 실종자 구조작업을 오늘로 마무리 짓고, 선체 인양 작업으로 전환하라고 주문한 날이다. 조류가 가장 느려지는 조금 기간인 만큼 주말까지, 아니 그 이후까지도 구조작업은 마땅히 계속돼야겠으나 이와 별개로 선체 인양을 포함한 사고 후 대책도 서두를 시점에 다다른 것도 분명하다 할 것이다. 참사 이후 지금까지 구조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의 사고 수습이 중요하다. 실종자 수색과 별개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하루속히 심신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수사 등이 진행되고 있으나 향후 대책의 최대 과제는 마땅히 희생자·실종자 가족과 생존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전방위 지원이 돼야 하며 정부의 행정력을 이에 집중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피해 당사자들의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를 덜어주는 일이다.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나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대형참사를 겪은 피해자의 상당수가 지금까지도 당시의 충격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희생자 가족들이 극도의 상실감에 빠져 있는 것과 별개로 구조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은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이른바 ‘서바이벌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그제 생존자 학부모들이 성명을 내고 “죄인이 된 심정”이라며 괴로움을 호소한 것이 이를 웅변한다. 사고지역인 진도와 안산에 더 많은 의료인력과 상담인력을 투입, 피해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의 심리상담 치료를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특히 오늘부터 부분 정상화되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치유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상응한 제반 조치들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정부가 유념해야 할 것은 피해 당사자와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받들고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국가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해 피해를 안긴 이들에게 행여 보상이나 경제적 지원 문제로 또 다른 상처를 안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도 요구된다. 공직자는 말할 것 없고 누구도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 ‘시체장사’ 운운한 어느 극우 인사처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언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고통을 키우고, 사회를 가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가 공히 피해자이며, 이를 함께 이겨낼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힘든 시기를 헤쳐가야 한다.
  • 애도 핑계 선거용 문자들 ‘철퇴’

    세월호 침몰 사고 애도 분위기를 해치는 정치인들의 부주의한 언행이 이어지자 네티즌들이 ‘실력 행사’에 나섰다. 6·4 지방선거 예비 후보들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에 돌입할 가능성을 내비쳤고 현직 국회의원들에게는 세월호 피해자 지원을 독촉했다. 예비 후보들이 홍보성 애도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발송한 일<서울신문 4월 19일자 10면>이 알려진 이후 이런 문자를 보낸 후보들의 얼굴과 문자를 수집해 공개한 웹사이트(kmcast.com/leak)가 개설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데이터베이스는 네티즌 260여명의 제보로 구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이트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제작됐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여객선 침몰 사건 내용을 이용해 문자를 보낸 예비 후보들의 정보 공개 차원”이라고 개설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메인 화면에 ‘우리 세금으로 먹여살리는 정치인 올바르게 투표합시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는 점에서 해당 후보들의 낙선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국회의원들에게 세월호 침몰 사고 생존자 구조와 피해자 지원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는 ‘응답하라 국회의원’(www.heycongress.org)이라는 이름의 청원 사이트도 등장했다. 해당 지역구 의원을 찾아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청원 내용을 적어 독촉 메일을 보내는 방식이다. 최초 목표로 했던 네티즌 5000명 참여가 개설한 지 19시간여 만에 초과되자 목표를 1만명으로 늘렸다. 1차 목표를 달성한 오후 7시 30분 현재 가장 많은 요청을 받은 의원은 서울 마포을의 정청래(179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다. 서울 강남갑 심윤조(104건) 새누리당 의원, 서울 관악갑 유기홍(102건) 새정치연합 의원, 경기 안산 단원갑 김명연(87건) 새누리당 의원, 성남 분당갑 이종훈(75건) 새누리당 의원이 뒤를 이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새누리, 지방선거 경선 일정 무기한 연기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 경선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1주일가량 경선 일정을 연기했지만 사고 수습이 장기화할 기미를 보이며 그조차 지키기 힘들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당은 또 최근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부 소속 의원·후보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이어지자 공개적으로 자중을 당부하고 나서는 등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경선 일정 및 선거운동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로 한 차례 연기된 대전시장 후보 선출대회부터 당장 개최가 어렵게 됐다. 당은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6·4 지방선거 연기론은 일축했다. 김재원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세종시장 후보인 유한식 현 세종시장의 ‘폭탄주 술자리 참석’과 한기호 최고위원의 ‘색깔론 발언’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당직자들의 일부 언동에 당 대표로서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온당한 처신을 엄중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은 전날 각 시·도당에 여론조사 등 일체 경선 일정 중지를 포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고와 관련된 부적절한 글 게시, 후보자 이름이 들어간 추모 문자메시지 발송, 음주·오락·언행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려보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폭탄주·좌파 색출·마라톤 대회… 정신 나간 정치권

    폭탄주·좌파 색출·마라톤 대회… 정신 나간 정치권

    세월호 침몰 여파로 정치권이 떨고 있다. 부주의한 언행 하나라도 엄청난 역풍이 몰아치고 있어서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정치권에 음주 자제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한 유한식 세종시장은 20일 가까스로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 자격 박탈 위기를 모면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이날 유 시장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경대수 윤리위원장은 “모임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되나 음주 사실이 없고 조용히 식사만 하고 짧은 시간 내에 자리를 떠난 점, 이런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반면 술자리를 마련한 이해원 청년위원장에게는 ‘탈당 권유’, 김진영·이상구 청년당원 등에게는 ‘당원권 정지 3개월’ 등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유 시장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제기됐지만, 이번 사건이 음해성 제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과 유 시장이 세종시 내 탄탄한 조직을 갖고 있다는 점 등도 두루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당내 분위기다.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세월호 침몰 사태와 관련해 ‘좌파 색출’을 주장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질타를 받았다. 한 최고위원은 “이제부터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국가 안보 조직은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썼다. 그러자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땅바닥에 고개를 쳐박고 다같이 통곡을 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아무리 정치적 이념이 달라도 이럴 수는 없다”면서 “단 한 번이라도 울부짖는 가족들의 얼굴을 인간의 마음으로 들여다봤다면 최소한 침묵할 줄은 알아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 최고위원은 비난이 쏟아지자 1시간여 만에 해당 글을 지웠다. 새정치연합 광주시당위원장인 임내현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구설에 올랐다. 임 의원은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린 모 신문사 주최 대회에서 주황색 셔츠,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 반바지를 착용하고 마라톤 코스를 뛰어 눈총을 샀다. 한 참석자는 “주요 인사들이 세월호 참사를 감안해 조심스럽게 행사에 참석했는데 임 의원은 마라톤 복장으로 달리기를 했다”면서 “아이들 생사도 모르는데 국회의원이 자기 건강을 끔찍이 챙기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하프타임]

    ISU ‘김연아 판정’ 제소 접수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김연아(24)의 소치동계올림픽 은메달 판정과 관련해 지난 10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제소 서류를 보냈고, 16일 ISU로부터 접수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폴커 발데크 ISU 징계위원장은 “ISU 혹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처리해야 할 사인인지 3주 안에 판단할 것”이라고 절차를 설명했다. ‘더 챔피언십’ 싱가포르서 개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다음 달 1일부터 국내에서 나흘 동안 열릴 예정이던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더 챔피언십’이 적합한 대회 장소를 찾지 못해 싱가포르 라구나골프장에서 열리게 됐다고 16일 밝혔다. 6년 동안 ‘밸런타인 챔피언십’으로 열렸던 이 대회는 올해 타이틀 스폰서가 나서지 않아 난항을 겪어 왔다. 박항서 감독 5경기 출전 정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 9일 FC서울과의 경기 도중 지나친 항의로 경기를 지연시킨 박항서 상주 감독에게 5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의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경기 중 퇴장으로 인한 2경기 출전 정지를 포함해 모두 7경기에서 벤치를 지킬 수 없게 됐다. 조남돈 상벌위원장은 “부적절한 언행이 여과 없이 TV로 중계돼 K리그 위상에 큰 손해를 끼쳤다”고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통일 대박’ 말로만… “5·24조치 완화 등 출구전략 결단 내려야”

    정부는 ‘드레스덴 선언’ 이후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드레스덴 선언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실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혀 고위급 접촉 제안 등의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대북 전문가들은 ‘우리가 말을 먼저 꺼냈으니 행동은 북한이 먼저 해야 한다’는 논리로는 사실상 남북 대화·교류의 확대는 어렵다고 말한다. 5·24조치 해제나 완화, 금강산 관광 재개 필요성 등의 사전 조치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만큼 어느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찾기 위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고위급 접촉 제의 등 대화의 틀, 당국자들의 신중한 언행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 초 ‘통일은 대박’ 발언에서 드레스덴 선언까지 일련의 과정이 사실상 북한 문제를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려는 성격이 강한 것도 현 정부 통일정책의 한계로 지적된다. 우리 내부에서는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목소리는 커졌지만 고위급 접촉 합의와 이산가족 상봉 ‘이벤트’ 이후 남북 관계의 실질적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독일 드레스덴 방문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비핵화, 북한 인권 문제를 강하게 거론한 점 등을 보면 드레스덴 선언은 국내 정치의 담론 성격이 강하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에 앞서 북한에 이를 통지했던 것과 같은 진정성 있는 사전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자는 유연한 사전 조치를 펼 가능성과 관련해 “임시적으로 유연하게 하면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길게 보면 중요한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北 ‘무인기 날조’ 주장 빌미 준 ‘음모론’

    파주와 백령도 등에서 발견된 무인기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이 북한발로 규정하자 북한이 ‘남한 정부의 날조극’이라며 적극 비방하고 나섰다. 국방위원회 검열단 이름으로 그제 낸 ‘진상공개장’을 통해 “무인기 사건의 ‘북한 소행설’은 철두철미 ‘천안호’ 사건의 복사판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비과학적이고 비현실적인 날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안함 폭침 사건과 무인기 사건에 대해 남북이 공동조사를 벌이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부정할 것이라는 점은 익히 예상된 일이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측 조사결과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한 점이다. 무인기 배터리에 적힌 ‘기용날자’라는 북한식 표현에 대해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제품에 ‘기용’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인 것이 아닌 지문 6개가 무인기에서 발견된 점에 대해서도 “남한엔 많은 외국인이 있다”고 반박했다. 무인기가 찍은 청와대와 군사시설 사진이나 하늘색 동체 등도 자신들 소행을 증명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북의 이런 반박에 담긴 의도는 자명하다 할 것이다. 최대한 의혹을 부풀려 남한 사회의 이념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이를 통해 우리 정부의 입지를 흔들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부터 인터넷 등에서는 무인기와 관련한 괴담성 의혹이 6~7개 정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추락했다고 보기엔 무인기 상태가 양호하다는 주장과 무인기 배터리 글자의 서체가 국내의 한글파일 서체와 같다는 주장, 카메라만 겨우 넣을 만한 크기의 무인기로는 개성에서 서울까지 날 수 없다는 주장 등이다. 대부분 자작극 내지 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들로, 북한 국방위 주장과 사뭇 유사하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 일각의 무분별한 음모론과 북한의 날조 주장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식으로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 딱한 것은 안보 사안에 대해 누구보다 신중한 언행이 요구되는 국회의원 등이 이런 의혹에 편승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지난 11일 군 당국의 진상조사 발표 직후 “북한에서 보낸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한 것은 설령 의도적 의혹 부풀리기가 아니라 해도 시점과 내용에 있어서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권의 색깔 공세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나, 그 빌미를 제공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허술한 무인기에 영공이 뚫린 것도 모자라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사회가 갈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천안함 폭침 때의 혼란은 한 번으로 족하다. 당국은 무인기 위성항법장치(GPS) 좌표를 철저히 분석, 헛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바란다.
  • ‘정청래 무인기 발언’에 김한길 구두경고…‘무인기 발언’ 정청래 반응은?

    ‘정청래 무인기 발언’에 김한길 구두경고…‘무인기 발언’ 정청래 반응은?

    ‘정청래 무인기 발언’ ‘정청래 무인기 발언’에 대해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구두경고를 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들 한분 한분이 당의 얼굴이고 한분한분의 발언은 당론이 아닐지라도 당의 메시지로서 국민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선거를 앞두고 있는 때인 만큼 표심에도 그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므로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 달라”면서 “다가오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앞으로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군 장성 출신 같은 당 백군기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의원을 겨냥해 “우리 당 동료의원이 무인기를 북이 보낸 게 아닐지도 모른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아직 최종 조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았고 북의 안보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의원은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의원들에게 자신의 의혹 제기는 “합리적 의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설명한 뒤 “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제기된 의혹을 물어볼 책무가 있고 정부는 성실하고 정확하게 답변할 의무가 있다”면서 논란에 대해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경위야 어찌 됐든 당은 당대로 무능한 국방부 장관을 파면하라는 싸움을 하시라. 저는 저대로 의원의 말할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청래 무인기 발언’에 김한길 구두경고 “각별히 신중하길”

    ‘정청래 무인기 발언’에 김한길 구두경고 “각별히 신중하길”

    ‘정청래 무인기 발언’ ‘정청래 무인기 발언’에 대해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구두경고를 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들 한분 한분이 당의 얼굴이고 한분한분의 발언은 당론이 아닐지라도 당의 메시지로서 국민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선거를 앞두고 있는 때인 만큼 표심에도 그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므로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 달라”면서 “다가오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앞으로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군 장성 출신 같은 당 백군기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의원을 겨냥해 “우리 당 동료의원이 무인기를 북이 보낸 게 아닐지도 모른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아직 최종 조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았고 북의 안보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황식 “정몽준, 당 최고중진회의 참석 말라”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캠프는 7일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을 향해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참석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국회나 새누리당사에서 열리는 이 회의는 최고위원, 주요 당직자, 4선 이상 중진 의원 등을 참석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선거에 출마한 중진의원의 참석이 당규에 위배되진 않는다. 김 전 총리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당내 경선에 나선 분이 당의 최고 의사기구 회의에 참석해 자신과 관련이 있는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공정한 경선 분위기를 해치는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며 “당규상 중진 의원이 당 선거에 출마할 경우 회의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조항은 없으나 이를 앞세워 실질적으로 경선에 영향력을 미치는 행동을 계속하는 것은 7선 의원으로서 당당하지도 않고,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지난 2일 회의 모두 발언에서 김 전 총리를 겨냥해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경선 비용을 조사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런 김 전 총리 캠프의 문제 제기에 정 의원은 “제가 생각은 해 보겠지만 김 후보 측에서 과민한 것”이라면서 “기존의 관행과 규칙을 바꾸자는 제안인데, 만일 그렇다면 저한테 얘기하면 될 텐데 이렇게 언론에다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되받았다. 한편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정 의원, 김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간 TV토론을 9일부터 시작해 네 차례 열기로 결정했다. 또 세 후보 간 정책토론회는 18일, 23일, 27일로 예정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서울시장 예비후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서울시장 예비후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서울신문은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에 도전장을 던진 주요 후보들을 집중 분석하는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시리즈’를 7일부터 기획, 연재합니다. 보도 순서와 분량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을 기준으로 차등을 두되 현역 단체장이 없는 당의 예비 후보들을 먼저 보도하며 현역 단체장 불출마 시에는 다수당 후보 순으로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아쉬운 밤 흐뭇한 밤 뽀얀 담배 연기….” 지난달 31일 밤 10시쯤 서울 종로구의 어느 길거리. 식당에서 나온 10여명의 중년 무리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수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대로변에서 불러 젖힌 주인공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일행은 정 의원의 노래 중간중간 “좋고”라는 추임새로 흥을 돋웠다. 행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수군댔다. 이날 모임은 정 의원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 후보로서 비전 선포식(정책 발표회)을 한 뒤 가까운 몇몇 서울시 당협위원장과 가진 ‘번개 저녁 식사’였다. 현장에 있었던 한 당협위원장은 “반주 한잔 걸치고 기분이 좋으면 대로에서 한 곡조씩 불러 젖히는 게 요즘 정 의원의 주특기”라며 “노래 실력이 좋거나 가사를 다 외우는 게 아닌데도 꼭 부른다”고 했다. 지난달 2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후 정 의원이 다른 사람이 됐다는 평이 많다. 서민들과의 ‘스킨십’을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전에 없이 강한 ‘권력 의지’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박호진 경선캠프 대변인은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로 얼룩졌던 2002년 대선, 승자가 이미 결정돼 있었던 2012년 대선 때와는 투지가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지난달 중순 유경희 새누리당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인근 강북구 당원의 전화를 받았다. “정 의원이 동네 목욕탕에 벌거벗고 들어갔다고 하네요.” 두어 시간 전 정 의원이 측근인 정양석 전 의원과 강북구의 한 목욕탕에 들렀다는 것이다. 정 의원이 목욕탕에서 벌거벗고 인사를 건네자 시민들은 “여기까지 뭐하러 왔느냐”며 화들짝 놀라면서도 이내 “시장 선거 잘하라”며 등을 두드려 줬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시민들 입장에서는 ‘재벌이 이런 데도 오는구나’ 하는 반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9일 도봉산을 등반할 때 ‘셀카’를 같이 찍자는 여고생들의 요청에 자진해서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리기도 했다. 예전의 ‘근엄했던’ 정 의원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최근 중학교 화장실에서 물청소를 하고 당원대회에서 갈비탕 200인분을 직접 나르기도 했다. 한 측근은 정 의원에 대해 “머리 회전이 빨라 핵심 파악 능력이 뛰어나고 추진력도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월 23일 귀국 직후 가진 첫 참모진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2017년 대선엔 안 나갑니다. 서울시장 연임하겠습니다.” 참모들은 대선 불출마 선언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만류했지만 정 의원은 단호한 표정으로 일축했다고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 의원에 대해 “인지도가 높은 데다 재벌로서 서민적 행보까지 보이니 요즘 지지도가 오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명문대(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재벌에 키 크고 인물도 훤해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정 의원에게도 약점은 있다. 그는 종종 말실수로 구설에 오른다. 그는 2008년 당 대표 경선 TV 토론에서 “시내버스 요금이 70원”이라고 말해 곤욕을 치렀다. 2011년 국정감사 때는 김성환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 “그게 무슨 궤변이야”라는 식의 반말을 퍼부어 빈축을 샀다. 그는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때 가끔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해 받아 적는 기자들을 곤란하게 한다. 정 의원이 ‘부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돈을 제대로 쓸 줄 모르고 인색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당협위원장은 “식당에서 물주인 정 의원이 먼저 설렁탕, 짜장면 같은 저렴한 메뉴를 선택하면 다른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메뉴를 따라간다”면서 “뒤에서 ‘짠돌이’라고 수군대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정 의원은 2002년 대선 때 ‘국민통합21’을 창당했다. 당시 당직자들로부터 식사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정 의원은 돈 대신 인근 구내식당 식권을 구입해 나눠 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 전직 민주당 의원은 “당시 정 의원이 10억원만 더 썼어도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국민통합21에 합류했을 것”이라면서 “정 의원이 인색하다는 걸 확인한 의원들이 발길을 돌렸다”고 회고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정 의원의 한 측근은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엄격한 훈육 때문인지 점심 때 먹다 남은 김밥도 오후 늦게 다시 집어 먹는 등 근검절약이 습관이 됐다”며 “그런데 주위에서 많이 쓰면 많이 쓴다고 지적하고 안 쓰면 안 쓴다고 핀잔을 받는다”고 항변했다. 정 의원이 아랫사람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다는 지적도 회자된다. 그를 오랫동안 보좌한 한 인사는 “기업 경영인 출신이다 보니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아랫사람을 보듬는 부분이 아쉬울 때가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이 현대중공업 사장 시절 업무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버지 연배 간부의 정강이(조인트)를 걷어찼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나돈다. 정 의원의 가장 큰 단점은 화가 났을 때 판단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 의원은 2002년 대선 투표일 전날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게 숙고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대사를 그르친 것이라고 지적한다. 2008년 총선 유세 중 한 여기자가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자 손으로 그 여기자의 뺨을 건드리는 등의 신체 접촉을 한 게 결국 성희롱 논란까지 확대된 적도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의 가족은 그가 자상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남자라고 말한다.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비전 선포식을 앞두고 머리 염색을 세 차례나 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동네 이발소에서 한 첫 번째 염색이 마음에 들지 않자 집에서 부인 김영명씨에게 다시 염색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 의원은 두 번째 염색한 머리를 거울로 보며 “불그스름한 머리색이 꼭 원숭이 같다”며 투덜거렸다고 한다. 김 여사가 원숭이띠인 것을 겨냥한 나름의 유머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소트니코바, 피겨 챔피언답지 않은 언행…김연아가 그리워지는 이유

    소트니코바, 피겨 챔피언답지 않은 언행…김연아가 그리워지는 이유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막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가 챔피언답지 않은 행보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달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채 연예인을 방불케 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거기에 소트니코바 특유의 거침없는 발언까지 더해져 ‘안티팬’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스포츠 전문지 소르스포르트는 지난달 28일(한국시간) 현지 TV채널 ‘러시아-2’에서 방영된 소트니코바의 인터뷰를 인용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에 대해 큰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트니코바는 “나는 졸리의 티셔츠도 소유하고 있다”면서 졸리를 인간적으로나 배우로서 좋아한다고 밝혔다. 17살 소녀로서 충분히 유명 연예인에 대한 관심을 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발언은 그가 불참을 선언한 세계선수권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때 나왔다는 점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소트니코바는 앞서 세계선수권대회 불참을 선언해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했다. 그는 자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했지만 엘레나 부야노바 코치가 참가를 만류해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트니코바는 곧바로 방송 출연과 잡지 화보 촬영 등 연예인을 방불케하는 일정을 소화해 “제사보다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또 세계 챔피언인 그가 중요한 경기를 피하고 있는 것에 대해 “1위를 유지할 자신이 없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소트니코바는 세계선수권대회 기간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잡지 화보 촬영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소트니코바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또 다른 사진에서 그는 도도한 포즈로 앉아 현장 스태프들로부터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올린 사진에서는 선글라스 쓴 채 마치 할리우드 스타처럼 멋을 부렸다. 운동선수라기 보다는 연예인의 일상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소트니코바는 세계선수권대회 당일 ‘올림픽 챔피언쇼’라는 이름의 아이스쇼를 열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대회’ 대신 편안한 마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쇼’를 선택한 셈이다. 김연아 역시 매년 아이스쇼를 개최했지만 막상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는 연습에 매진했었다. 챔피언으로서 가져야할 당연한 ‘품격’이다. 이런 와중에 소트니코바는 여자 선수가 소화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4회전 점프’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아이스쇼 출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쿼드러플 토루프도 배우고 싶다”는 깜짝 선언을 했다. “당장 성공하긴 어렵지만 항상 우승을 보장받기 위해선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쿼드러플 토루프는 스케이트 앞쪽의 톱니로 빙판을 찍으면서 위로 솟구치면서 공중 4바퀴를 도는 기술로 남자 선수들도 힘들어하는 기술이다. 여자선수로는 은퇴한 2002년 안도 미키(일본)가 처음으로 4회전 점프를 인정받았다. 소트니코바의 공언이 현실로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말 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소트니코바의 과감한(?) 발언은 또 있었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듯 “세계선수권대회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시즌 최고의 대회는 올림픽”이라고 말했다. “너희들이 아무리 잘해도 올림픽 챔피언인 나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뉘앙스다. 자칫 오만해 보일수 있는 표현을 스스럼없이 한 셈이다. 소트니코바는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대회 직후 러시아 정부로부터 최고급 승용차인 벤츠를 부상으로 받는가 하면 각종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으며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깜짝 스타’가 된 소트니코바의 이후 행보는 챔피언답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번의 금메달로 이름을 알린 뒤 연예인으로 전향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은 장기간 독주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훈련에 매진했던 ‘피겨 여왕’ 김연아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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