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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남성] ‘재산 부부공동명의’ 소원 이룬 이모씨 얘기

    [여성&남성] ‘재산 부부공동명의’ 소원 이룬 이모씨 얘기

    지난 25일 서울 화곡동에 있는 한 천주교회에서는 ‘여자!돈과 함께 날다’라는 제목의 워크숍이 열렸다. 강서·양천 여성의 전화가 마련한 이 모임에는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주부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여성이 ‘날아오르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부부공동재산제. 참석한 주부들은 재산이 부부 공동의 것이라고 남편을 설득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어려움 끝에 부부공동재산제를 이룬 이모(44)씨를 찾아봤다. 결혼 13년차인 이씨의 최대 재산목록은 아파트의 4분의1이다. 나머지 4분의3은 물론 남편 오모(44)씨의 몫. 물론 두 사람은 한 집에서 산다. 친구들은 이씨에게 “안방이랑 거실은 남편 것이고 부엌과 베란다만 네 것이냐.”고 농을 건넨다. 그러나 이씨는 “집의 4분의1만 내 이름으로 되어 있어도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는 정도는 4배로 늘어난다.”며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명의를 공동으로 하는 것은 서류에 이름 하나를 더 올리는 데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씨는 “마음이 달랐다.”면서 “가족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내 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의미있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서류에 이름 올린것’ 이상의 의미 3년전 집을 옮기기에 앞서 동갑내기 남편은 새 집을 공동 명의로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같은 생각을 하며 언제 말을 꺼낼까 망설이고 있던 이씨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3년째 공동재산제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맡아온 강서·양천 여성의전화 장수옥 사무국장에 따르면 사업을 하는 남편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집을 아내와 공동명의로 해놓는 것이 아니라면, 이씨처럼 남편이 먼저 말을 꺼내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이씨는 부부공동명의제를 다룬 안내서를 집안의 쉽게 눈에 띄는 곳에 두었다. 오씨도 지나치다 한번쯤은 읽어봤을 테고, 나름대로 혼자서 생각을 해본 것 같다고 짐작하고 있다. 이씨는 그러나 새 집을 정하고 등기 절차를 밟을 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자 남편은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고 했다. 아무래도 자기 혼자 이름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였다. 이씨에게 가장 먼저 스친 생각은 ‘혹시 시어머니가 반대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것이었다. 남편에게 물어봤지만 “어머니도 아실 텐데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애매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시댁엔 ‘남편명의’라 둘러대기도 딸이 공동명의를 신청하겠다고 하면 좋아하는 부모님도 며느리가 하겠다면 마뜩찮아하는 것이 현실이다. 반대로 딸의 이름으로 되어 있던 재산을 공동명의로 하겠다는 사위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평등을 꿈꾸는 젊은 부부 가운데는 공동명의로 했으면서도 집안 어른들에게는 한쪽의 이름으로 등기했다고 둘러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망한 이씨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렇게 기대도 사그라들었다. 새 집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 뒤 이씨가 실망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는지 남편은 공동명의를 다시 얘기했다. 이번에는 시부모님에게도 나중에 말하기로 했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는 등기부등본을 손에 쥔 이씨는 기뻤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남편이 혼자 가서 등기를 하는 바람에 소외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이씨는 “남편이 나와 함께 그 일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고 지금도 생각한다. 남편과 언쟁을 벌이고, 시부모의 곱지않은 시선을 감수하면서 재산을 공동명의로 한 이유를 묻자 이씨는 친정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친정어머니는 “경제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무일푼으로 인생을 헛산 바보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면서 “나는 못했지만 너는 꼭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류승완은 콤비를 좋아해

    현재 촬영중인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는 버디 필림(Buddy Film)을 표방하고 있다. ‘차분 vs 다혈질’ ‘장신 vs 단신’ ‘지적인 생각의 소유자 vs 판단력이 모자라 사건을 불러 일으키는 어리숙한 사람’ ‘물질적 풍부함 속에서 성장 vs 빈천한 환경에서 억척스럽게 성장’ ‘나이 지극한 중년 vs 혈기왕성한 20대’. 지극히 대조되는 성향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좌충우돌 갈등속에 여러 난관을 극복하거나 부딪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장르를 ‘버디 필림’이라 부른다. ‘주먹이 운다’는 거리에서 매를 맞고 돈을 챙기는 30대 후반 전직 복서 강태식(최민식)과 패기와 무모한 도전 의식이 전부인 소년원 출신 10대 후반 복서 유상환(류승범)이 돈을 걸고 주먹 대결을 벌이면서 갈등과 우애를 나누게 된다.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의 ‘흑과 백 The Defiant Ones’(1958)은 할리우드 버디 필름의 진가를 입증한 최초 흥행작이다.서로 지독히도 미워하는 교도소 동기 존 잭슨(토니 커티스)과 노아 쿨렌(시드니 포이티어).존은 흑인 노아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자.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수갑으로 채워져 일거수 일투족을 함께 해야할 처지.간수의 눈을 피해 탈옥에 성공한 두 사람은 자신들을 쫓는 보안 당국의 끈질긴 추적속에서 사사건건 치고 받는 갈등을 벌이면서 서서히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의 증오심을 버리고 협력을 시도한다. 미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의 하나인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 의식을 활용해 인종간의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해준 이 작품은 노아역의 흑인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가 1959년 당당히 아카데미 남우상 후보에 지명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서부 개척 시기.은행과 철도 승객을 터는 2명의 무법자들의 행각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내일을 향해 쏴라’(1969).버치(폴 뉴먼)는 낙천적이고 태평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는 반면 강도 모의를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선댄스(로버트 레드퍼드)는 상황 판단이 뛰어 나고 지략을 갖고 있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1930년대 시카고.노름과 사기의 명수 후커(로버트 레드퍼드)는 갱단원에게 사기를 쳐서 거액을 따내지만 사기친 돈은 도박으로 날리고 친구는 거물급 갱 로네간(로버트 쇼)에게 피살 당한다.친구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노회한 도박꾼 곤돌프(폴 뉴먼)의 도움을 받아 거액의 판돈으로 로네간을 유인한 뒤 돈을 갈취해 낸다는 것이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스팅’(1973). 라스트.거액의 판돈이 걸려 있는 도박장.갑자기 헨리 곤돌프와 자니 후커가 언쟁을 벌이면서 총격전을 벌이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로네간과 일행들이 황망히 자리를 피한다.이어 총을 맞고 절명한 듯했던 후커가 양복을 털고 일어나 미소를 짓고 판돈을 챙기는 장면은 영화 사상 가장 멋진 반전 장면으로 각인되고 있다. 레스토랑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는 루이스(수전 서랜든)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를 끌어 들여 도로 여행을 떠났다가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1991)는 여성판 버디 필름으로 인정 받았다. 류승완 감독의 전작 ‘피도 눈물도 없이’는 판돈을 걸고 거친 인생을 살아가는 두명의 여성(이혜영,전도연)을 등장시켜 한국 스타일의 여성 버디 필름을 시도한 바 있다.
  • 정무위 ‘17대국회 첫 파행’

    정무위 ‘17대국회 첫 파행’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결국 16일 국회 정무위에서 처리되지 못했다.여당의 강행처리 의도를 야당이 몸으로 차단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날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회의장에서 대치하는 바람에 안건 처리는 자동 무산됐다.앞서 11시쯤 양당 간사인 문학진(열린우리당)·권영세(한나라당) 의원이 막판 협의 끝에 “국정감사가 끝난 뒤인 오는 11월10일까지 법안 처리를 연기하는 대신 그때도 합의가 안되면 표결처리한다.”는 절충안에 극적으로 합의했으나,이후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9월23일 이전까지 상임위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던졌고,이것을 한나라당이 거부하면서 합의는 결국 무산됐다. 김희선 위원장은 17일 다시 정무위를 소집하겠다는 입장이어서,다시 한번 여야간 격돌이 예상된다. 17대 국회 첫 파행 사례로 기록될 이날 이날 정무위는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회의가 오후 4시로 연기되면서부터 파행을 예고했다.한나라당 소속 의원 10여명은 4시 회의 시작 직전 김희선 정무위원장석과 여당 의원석을 점거하고 회의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유승민 의원은 아예 위원장 자리에 앉았고,그 양옆으로는 여성인 이계경·나경원 의원이 배치돼 열린우리당 남성 의원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여야 의원들은 그러나 몸싸움을 연출할 경우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을 것을 걱정한 듯,신체접촉은 삼간 채 언쟁만 주고받았다.이런 ‘어색하면서도 지리한’ 대치가 이후로 무려 8시간 넘게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소속인 김희선 위원장이 몇차례 위원장석으로 다가가 비켜줄 것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고,그때마다 고성과 붉어진 얼굴들이 교차했다.위원장석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교대로 화장실에 가는 방법으로 ‘처절한’ 릴레이 농성을 유지했다.이쯤되면 여야 의원 모두 주문 도시락으로 회의장에서 저녁을 해결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종수 문소영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中·日 아시안컵 결승전 ‘역사전쟁’ 비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일 양국의 외교갈등으로 비화된 2004년 아시안컵 축구 결승전을 하루 앞둔 중국 대륙은 비장감마저 감돌고 있다.개최국 중국이 결승에 오른 일본에 대해 해묵은 반일(反日) 감정까지 표출하면서 외신들은 ‘축구전쟁’으로 앞다퉈 보도 중이다. 양국 언론매체 간의 언쟁으로 시작된 마찰이 양국 외교부의 갈등으로 확대되고 7일 결승전 승패 여부에 따라 어떤 사태로 흘러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중국 정부는 경기 당일 양국 축구팬들의 질서유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중국 축구팬들의 정서는 이미 한계점을 넘어서 노골적인 반일감정을 드러내는 양상이다.물론 이같은 정서의 기저에는 갈등으로 점철된 양국간 역사와 이로 인한 중국인들의 혐일(嫌日)감정이 깔려 있다.네티즌들은 이번 중·일간 결승전을 110년 전에 발생한 청일전쟁까지 들먹이며 ‘제2의 청일 전쟁’으로 표현하고 있다.일종의 ‘역사전쟁’인 셈이다. 이런 분위기를 놓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스포츠는 우호의 제전이므로 일본과 외국 선수들이 따뜻하게 환영받아야 한다.”고 유감을 표시했고 가와무라 다케오 문부과학상도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점을 강조했다.하지만 관영 신화통신은 문학평론가 리다이샹의 기고문을 통해 일본 언론의 보도태도와 정치인들의 발언을 문제 삼은 뒤 “일본인들은 어째서 스스로 반성할 줄 모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청년보도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 일본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애매한 태도가 중국 민중의 감정을 해치고 있다.”고 공격했다.중국 네티즌들은 한술 더 떠 ‘샤오르번(小日本·일본놈)은 꼭 이겨야 한다.’며 극단적 언사도 쏟아내는 형국이다. oilman@seoul.co.kr
  • [2004 美대선] 민주 보스턴全大 둘째날

    |보스턴 이도운특파원|27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는 중진들과 함께 신예 인사들도 대거 연사로 나섰다. 29일 대통령 후보로 공식 확정될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유세전을 벌이며 보스턴 ‘입성(入城)’ 준비를 마쳤다. ●상·하원 선거 예비후보들의 데뷔 무대 민주당은 오는 11월2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하원 전체선거와 상원 일부지역 선거를 겨냥,후보로 출마할 예비후보들을 대거 연사로 내보냈다.민주당은 현재 하원에서 229석 대 204석,상원에서 51석 대 48석으로 공화당에 뒤져 있다.톰 대슐 상원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상·하원 선거에서도 모두 승리,내년 국회에서는 다수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퍼스트 레이디 후보도 등장 이날 행사의 ‘피날레’는 전날 피츠버그 신문기자와 언쟁을 벌이다 거친 말을 사용,구설수에 올랐던 케리 후보의 부인 테레사 하인즈가 장식했다.사망한 전 남편 하인즈 펜실베니아주 상원의원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크리스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등장했다. 그녀는 모잠비크에서 태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학을 다닌 경험으로 “정치와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됐다.”고 미국의 가치를 강조한 뒤 “남편이야말로 그런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여성과 남성의 양성평등 문제에도 연설시간을 할애했으며 “가장 좋은 환경정책이 가장 좋은 경제정책”이라고 환경에 대한 관심도 표명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아들도 연설 이날 행사에서는 공화당의 우상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아들 론이 연설자로 나서 공화당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줄기세포 배양을 통한 장기복제 기술을 개발,불치병을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론은 행사 참석에 앞서 “부시나 케리와는 관계없이 과학 얘기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막상 이날 행사에서는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지 않는 현 정부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대선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사실상 민주당을 지원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 선거본부에서는 “늘 해오던 얘기”라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40년 정치역정서 가장 중요한 선거” 지역구에서 행사를 치르게 된 에드워드 케네디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42년 상원의원을 지내는 동안 이번 선거만큼 중요한 선거가 없었다.“면서 “부시의 ‘공포정치’를 종식하고 케리의 ‘희망정치’를 일으켜세우자.”고 말했다.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케네디 의원은 “공화당원들은 특권을 향유하는 왕족”이라고 비난했다.특히 그는 “부시 정부는 우리의 오랜 동맹들을 소원하게 만들었다.”면서 “이 때문에 대 테러전,대 알카에다 전쟁의 승리가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보스턴시는 26일 밤 민주당 전당대회를 기념하는 불꽃놀이를 벌였다가 ‘테러 노이로제’에 걸린 주민들이 폭발사고로 오인하는 바람에 거센 항의를 받았다. /dawn@seoul.co.kr
  • “우리당 오만” 신기남의장 광주서 ‘혼쭐’

    여당 대표는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시민 대표들은 좀처럼 표정을 풀지 않았다.결국 여당 대표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 등 지도부가 23일 호남 민심의 진원지인 광주를 방문했다가 혼쭐이 났다.이날 낮 광주지역 시민단체 대표자 10여명과의 간담회에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는데,‘과연 이곳이 열린우리당의 지지기반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노골적이고 신랄했다. 박경린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상임의장의 발언부터 심상치 않았다.“내가 60대 주부인데 서민경제가 너무 어렵다.지금 기업이 투자할 여건이 되나.정부가 얼마나 역할을 하고 있나.열린우리당이 선거가 끝나니 너무 오만해졌다.” 그는 이런 얘기도 했다.“얼마 전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이 나라가 지금 공산당처럼 되고 있다.’고 하더라.정부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느냐.시민들이 정부를 떠나고 있다.정부가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아무리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했더라도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게 중요하다.수도 이전하면 광주가 엄청나게 소외될 것이다.” 노인의 전화 양철호 대표의 발언은 섬뜩하기까지 했다.“17대 국회의 문을 열자마자 한나라당 (박창달)의원 살리는 걸 보고 ‘워메,또 속아부렀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국회에서 누가 어떤 투표를 했는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그래야 다음 선거에서 떨어뜨릴 수 있다.의원들이 잘못하면 소환할 수 있도록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이순신 장군의 말씀처럼 의원들은 죽기를 각오해야 살 것이다.” 김재석 광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호남 민심은 이미 열린우리당을 떠났다.”고 단정한 뒤 “문제의 핵심은 참여정부 인사과정에서 (호남이) 전부 배제되는 것”이라며 ‘호남소외론’을 거론했다.그러면서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결국 영남발전 전략을 의미할 뿐이다.기자들을 동원해 언론플레이하지 말고 실질적인 민심을 듣고 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장현 광주YMCA 이사장은 “지금 열린우리당과 광주는 별거상태”라고 꼬집었다.최강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사무처장도 “6월에 광주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30% 정도 나왔는데,지금 조사하면 20%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광주전남 시도통합추진위 대표 오종석씨는 “택시기사들이 로또복권을 3∼4장씩 사고 있다고 한다.당첨되면 골치 아픈 이 나라를 노 대통령 재임 중 떠나 있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가 신 의장과 동석한 강기정 의원과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하기도 했다. 비판이 계속되는 내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시선을 내리고 있던 신 의장은 “예상은 했지만 듣고 보니 역시 새롭다.광주에서는 아무리 얻어맞아도 싸다.”는 말로 좌중을 누그러뜨리려 애썼다.“전국 순회 일정 중 제일 먼저 광주를 찾은 것은 우리가 그만큼 광주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표현이다.”라는 구애(救愛)도 곁들였다. 일부 시민단체 대표는 “신 의장이 미국 가서 충성맹세를 하고 왔다.”고 비난했는데,신 의장은 이렇게 해명했다.“한·미동맹은 혈맹이다.한국전쟁에서 미군이 5만 4000여명이나 죽었다.어마어마한 숫자다.그런 그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섰다.국가 간에도 의리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의 유일한 동맹관계는 미국밖에 없지 않나.” 광주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자, 공부 합시다/양길현 제주대 교수 · 명예논설위원

    ”공부 좀 하라.” 얼마전 민노당의 노회찬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보수·진보관을 질타하자,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이 노 의원에게 경제정책에 관해 공부를 더 하라고 일갈했다. 상대를 무식하다고 깎아내리면서 자기만 잘났다고 으스대는 언쟁이 보기에 썩 좋지는 않다.다만 서로 보수냐 개혁이냐,아니면 좌냐 우냐로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더 생산적이라는 생각이다.왜냐하면 20세기 이데올로기 시대에서 벗어나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정치가 더욱 많은 지식과 공부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보듯이 정치는 광장과 거리에서의 대중동원에서 벗어나 안방에서의 미디어정치로 전환되었다.안방정치는 정치인들로 하여금 과거보다 더 많이 공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그래서인지 17대 국회는 여러 형태의 공부 모임을 갖고 있어서 21세기 지식기반 정치의 향방을 보여준다. 지난날 중·고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에서 조금하면 그 지식 갖고 평생을 우려먹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다.이제는 평생교육의 시대이고 지식정보의 시대이다.그래서 정치인들도 평소에 공부를 하면서 TV토론회와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자주 비전과 방책을 다듬어 나갈 것을 요구받는다.지식에 기반을 둔 백가쟁명의 정치를 전제로 하여 21세기 비전을 찾아나서야 하기 때문이다.그렇지 않고 여야가 20세기의 옛 경험이나 아니면 서로가 다 아는 정보에만 기초하여 설전을 벌이게 되면,시간이 지날수록 비전 제시는 없고 상대방 말꼬리 잡기와 감정싸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세상사에 관한 지식·정보의 필요성은 꼭 정치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일반 국민에게도 해당된다.왜냐하면 정치인은 다름아닌 국민 가운데서 나온다는 의미에서도 그렇고,더욱 중요하게는 국민이 정치인을 리드해 나가는 21세기 지식기반 정치의 시대를 위해서도 그렇다.지식·정보를 갖춘 국민 앞에서 어느 정치인이 감히 허튼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세계화의 여파로 경제의 지식기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경제 살리기에서 첨단 기술과 숙련된 노하우 그리고 컴퓨터화한 작업시스템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얘기한다.타국과의 경쟁력 강화와 비교우위 확보를 외치면서 엄청난 재원이 투자되고 있다. 정치는 어떤가.탈냉전과 세계화의 21세기가 되어도 정치문화는 구태의연해 보인다.경제는 혁신역량을 강조하는 데 비해 정치는 여전히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경제는 재투자와 지식기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반해 정치는 냉소와 무관심으로 뒤덮여 있다.선거를 통해 정치인을 많이 물갈이한 것 같은데도 시대착오적인 법과 제도는 여전히 그대로이다.말로는 개혁을 외치지만 행동은 과거 답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듯싶다. 21세기 지식기반 정치를 위해서 우리 모두 시간을 내어 공부하자.21세기는 노동과 자본의 세기이던 20세기와는 다른 지식의 세기이지 않은가.인터넷과 이메일 그리고 휴대전화로 편한 세상에 살게 된 대신 그에 따른 자격 조건이 바로 평생 공부이다.국민이 지식에 기반하여 정치를 알고 참여할 때 비로소 정치인들은 과거와는 달리 유식한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서 변화하고 혁신될 것이다.21세기 지식기반 정치를 위한 국민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참여라는 삼위일체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의 공부로부터 출발한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 · 명예논설위원 ˝
  • [총선 D-1] 금품살포·흑색선전 막판 혼탁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3일 금품살포,비방·흑색선전,색깔론 같은 역대 선거의 구태가 재현되고 있다.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혼탁 선거 양상은 심해지고 있다. ●대전 서구갑 한 후보의 선거사무장인 윤모(34)씨는 지난달 26일 일당 4만원씩 주기로 하고 운동원 16명을 고용한 뒤 같은 달 30일까지 후보자 추천 서명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선거구민 1000여명에게 후보자의 명함을 배포하며 지지를 부탁한 혐의로 구속됐다.윤씨는 후보자 추천서명을 받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선관위 후보자 추천장 30장을 무단 복사해 운동원들에게 나눠줬다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기장을 부산 기장군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측으로부터 간식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자원봉사자 한모(29·여)씨에 대해 과태료 50배 부과를 시 선관위에 신청.모 후보의 자원봉사자인 한씨는 지난 6일 선거사무장인 이모(34)씨로부터 간식비 명목으로 현금 12만원을 받은 혐의다. ●서울 서대문을 선거구민들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열린우리당 서대문을 지구당 운영위원장 서모(42)씨가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서씨는 지난해 9월 ‘총선출마 예상자인 박모(44)씨를 잘 봐달라.’며 백화점에서 1세트에 21만원인 한우꼬리 250여만원어치를 구 의원 등 12명에게 제공한 혐의다.서씨는 지난 1월에도 250만원어치 선물을 구 의원에게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 강북갑 서울 북부경찰서는 말다툼 끝에 서로 폭력을 휘두른 모 후보측 자원봉사자 김모(44)씨와 탄핵반대 단체 회원 김모(41·여)씨 등 3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자원봉사자 김씨는 오후 8시쯤 지하철 수유역 근처에서 탄핵철회 등을 주장하며 1인 피켓시위를 하던 김씨에게 ‘선거가 이틀밖에 안남았는데 왜 이런 시위를 하느냐.’며 핀잔을 줬다.이에 김씨 등이 반발,언쟁이 벌어졌고 인근에 있던 모 후보측 운동원들도 합세하는 등 다툼이 확대됐다. 정당팀˝
  • ‘빙의’ 다룬 외화 2편

    몸과 정신의 분리 등 초자연적 현상을 모티프로 한 외화 두 편이 새달 2일 개봉된다.‘프리키 프라이데이(Freaky Friday)’는 엄마와 딸의 몸이 바뀌고 ‘고티카(Gothica)’는 원혼이 정신과 여의사의 몸에 빙의(憑依)한다.장르도 각각 코믹 드라마와 스릴러로 달라 색다르다. ●프리키 프라이데이= 엄마는 딸로,딸은 엄마로 서로 몸이 바뀐 모녀가 벌이는 해프닝을 웃음과 감동으로 아기자기하게 엮어가는 코미디.올드팬이라면 76년 조디 포스터가 딸로 나온 동명의 영화가 떠오를 것이다.마크 워터스 감독이 현대 분위기에 맞게 리메이크해 미국에서 개봉 첫 주에 2200만달러를 벌었다. 의사 테스 콜먼(제이미 리 커티스)과 15살난 딸 애나(린제이 로한)는 모든 면에서 티격태격하는 앙숙 모녀.둘은 세대 차이에다 개인적 취향마저 달라 옷과 음악,남자 친구 등 어느 하나에도 마음이 같은 경우가 없다. 거듭되던 둘의 갈등은 테스의 재혼을 며칠 앞두고 극에 달한다.애나가 이끄는 그룹사운드가 꿈에 그리던 오디션에 참가할 기회가 왔는데 그날은 공교롭게도 테스의 재혼 리허설날.자신의 음악세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불만이던 애나는 오디션 참가를 반대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사정은 엄마 콜먼도 마찬가지.자신의 재혼을 뜨악하게 바라보는 딸이 리허설 행사 때 자리를 비우겠다는 말에 참을 수 없다. 중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다 치열한 언쟁을 벌이던 모녀가 중국 ‘행운의 쿠키’를 받으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다음 날 아침 테스와 애나는 서로 몸이 뒤바뀌면서 ‘끔찍한 금요일’이 시작된 것.새 아버지가 될 늙은 라이언(마크 하먼)이 키스하겠다고 다가오는 것에 닭살돋는 딸과 엄마가 딸 대신 재시험을 치르고 오디션에 나가 진땀을 흘리는 등 뒤죽박죽된 상황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해프닝의 극치는 딸의 애인인 제이크가 엄마를 보고 반하는 것.몸은 엄마지만 그 속에 담긴 딸의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끌리면서 진행되는 사건은 포복절도하게 만든다.곤욕을 치르던 모녀는 어느덧 ‘이해의 강’을 건너고 있다.너무 익숙한 구성이지만 모녀 사이에 늘 있음직한 상황이라 흥미롭다.무엇보다 몸이 바뀐 모녀로 나오는 제이미 리 커티스와 린제이 로한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영화를 밝고 유쾌하게 채색한다. ●고티카 = 깨어나보니 의사에서 죄수로 정신과 여의사가 자신에게 벌어진 초자연적 현상과 살인 누명을 벗겨가는 과정을 다룬 스릴러물.여성 교도소에서 정신치료를 맡고 있는 미란다 그레이(할 베리)는 남부러울 것이 없다.똑똑하고 자기 일에 딱 부러지는 데다 남편 더그(찰스 듀턴)도 같은 형무소의 정신과 과장으로 물심 양면 도와주고 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집으로 돌아가다 길가에 선 소녀를 피하느라 차를 들이받는다.내려서 상처투성이의 소녀를 도와주려다 그녀에게서 타오른 불꽃이 옮겨오면서 정신을 잃는다.사흘 만에 깨어나보니 감옥.더구나 자신을 치료하러온 동료인 피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물어보니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벽과 흉기에 지문이 남아 있는 등 모든 정황은 불리하다. 또 현장에 피로 새겨진 ‘Not Alone(혼자가 아니다.)’이라는 글자가 샤워 도중 자신의 팔에 새겨지면서 누명의 수렁은 깊어진다. 믿을 사람이 자신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미란다는 진상을 캐간다.그 과정에 억울하게 죽은 소녀의 원혼의 빙의,남편 더그의 비밀 등이 밝혀진다.순간순간 긴장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 전개가 엉성해 긴박의 밀도는 떨어진다.또 미란다가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상황 등에서 ‘식스 센스’의 이미지가 겹친다. 2002년 ‘몬스터 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움켜쥔 할 베리가 분노와 공포에 사로잡힌 미란다로 호연한다.‘바닐라 스카이’의 페넬로페 크루즈가 여죄수 클로이로 얼굴을 내민다.‘증오’‘어새신’ 등을 연출한 프랑스의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 이종수기자 vielee@˝
  • [세상에 이런일이] ‘詐소한’ 일 때문에…

    “좋은 말로 할 때 합의할 걸…” 자리싸움으로 시비가 붙어 주먹질을 하다 경찰서에 불려간 상인들이 경찰의 합의 권고를 무시하며 고집을 피우다 둘 다 무허가 영업인 것이 들통나 벌금을 물게 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새마을시장에서 4년째 김밥집을 하고 있는 임모(50)씨는 재작년부터 가게 앞에서 어묵을 팔고 있는 장모(45)씨와 기름냄새 문제로 잦은 언쟁을 벌여왔다.장씨의 어묵 굽는 냄새와 연기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 음식에 냄새가 배고 손님들이 불쾌해 한다는 것.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쯤 이 문제로 항의를 하러 갔던 임씨는 장씨가 “왜 자꾸 생트집을 잡으며 텃세를 부리느냐.”고 욕설을 하자 홧김에 장씨에게 주먹을 휘둘렀다.서울 수서경찰서에 앉아 나란히 조사를 받던 두 사람은 “이웃 사이고 많이 다치지도 않았으니 합의를 보고 조용히 끝내라.”는 경찰의 권고에도 “이번 기회에 누가 정말 잘못했는지를 가려 사법처리해 달라.”고 서로 언성을 높이며 고집을 피웠다. 설득에 실패한 경찰은 두 사람의 신원을 조사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알고 보니 임씨와 장씨 모두 그동안 구청에 식당운영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을 해온 것.송파구청 직원을 불러 다시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지난 몇년 동안 무허가로 영업한 사실이 들통났다.임씨는 “신고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일이 커지지 않게 합의할 걸 그랬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금융정책 '흔들 흔들’

    정부와 금융당국의 권위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정부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은행들이 LG카드 지원에서 발을 빼는가 하면 차관급 금융통화위원이 노동조합에 일종의 ‘서약’을 하고 임명장을 받기도 했다.탈(脫)관치로 나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해석 속에 정부기관이 아닌,정책의 권위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망신당한 정부와 금융당국 정부는 LG카드 지원과 관련,“시장질서를 깨는 금융기관에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 등 여러차례 채권기관에 엄포성 메시지를 던졌다.하지만 외환은행은 지난 4일 LG카드 지원에서 발을 뺐다.한미은행도 지원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이렇게 되자 두 은행에 대한 비난 못지않게 정부에도 책임의 화살이 빗발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초 LG카드 지원안을 마련하면서부터 정부는 채권은행들의 이해다툼을 매끄럽게 조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녔다.지난달 6일 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언쟁을 벌인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과거와는 달랐다.일방적으로 덤터기를 쓰는 단독관리 방안에 반대했고,산은 노조 역시 이사회장을 점거하며 정부에 손실보전 확약을 요구했다. ●“변화에 적응 못한 관치(官治)의 자업자득” 이런 상황에 대해 금융권은 대체로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이다.제일·외환·한미 등 외국계 은행이 3곳이나 되고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금융환경이 바뀌었는데도 옛날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가 권위실추의 주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LG카드의 부실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채권은행장 회의부터 소집하려 들었다.”고 꼬집었다.전술적인 고려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은 자기들이 LG카드를 지원하지 않아도 정부가 판을 깨지는 못할 것이란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면서 “상대에게 패를 노출시킨 상태에서 정부의 운신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경희대 권영준(경영학) 교수는 “LG카드 지원에서 외환은행 등이 이탈한 것은 정부가 시장에 무리한 것을 요구한 자충수의 결과”라면서 “말로만 금융자율화를 외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금융감독체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정부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자본을 규율할 최소한의 안전판조차 확보해 두지 않았던 것을 문제로 지적하는 견해들도 적지 않다.한은 금융경제연구원은 8일 “금융산업 전체 영향력이 큰 대형은행을 민영화할 때에는 외국자본의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 정부가 일정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사전합의를 통해 외국인 지배주주를 견제하는,‘황금주’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정형권 과장은 “많은 주식이 아닌,몇퍼센트의 지분만 보유해도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향후 중요한 의사결정에 간여할 수 있도록 합의해 놓으면 그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며 “이스라엘,영국,싱가포르 등이 대형 은행이나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황금주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한나라 공천 텃밭부터 역풍

    “공천(公薦)이 아니라 사천(私薦)이다.”(김무성 상임운영위원) “사천이 뭐냐.용어를 신중하게 선택하라.”(최병렬 대표) “부산 시민들은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김 상임운영위원) 2일 열린 한나라당 상임운영위 회의에서는 격렬한 언쟁이 벌어졌다.사흘 전 공천 후보 토론회에서 4명이 단수 우세자로 결정된 게 계기가 됐다.이들 중 3명은 부산 출신이다.첫 공천작품이 한나라당의 텃밭에서부터 역풍을 맞은 것이다.열린우리당의 거센 도전으로 텃밭 수성(守城)에 대한 어려움을 반영한다. 공천 탈락 첫 사례가 된 권태망(부산 연제) 의원은 이날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토론회조차 탈락한 이상희 의원은 전날 탈당했다. 김 운영위원은 이날 작심한 듯 쓴소리들을 쏟아냈다.그는 “박형준(수영·동아대 교수),이성권(부산진을·전 의원 비서관) 등이 내정됐다는 설이 유포되고 있다.”면서 “선거를 망치려고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오늘 있을 후보자 공개토론에서도 이교관(강릉·한국의 길 이사 겸 강원대표)씨가 된 걸로 알고 있다.”고 ‘짜고 치는’ 의혹을 제기했다.“한국의 길을 특정 의원이 배후 조종하고 있다.”는 불만도 표시했다. 첫날 선정된 3명은 포럼 ‘국민의 길’에 참여하고 있다.윤여준·권철현·남경필 의원 등의 보좌관 출신들이 주축이다.1차 관문을 대거 통과하면서 ‘신주류’로 급부상하는 듯했다. 그러나 김 운영위원은 “부산 연제구에서는 김기재 의원이 열린우리당 후보로 확정됐다.김희정씨가 내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기고만장해 있다.”고 흥분했다.또 “김기재 후보가 되면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뺏길 가능성이 높다.연제는 우리 당이 꼭 당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공천인지 사천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대목에서 최 대표도 격한 반응을 보였다.“대표가 뭘 지시한다는 말이냐.”고 불끈하기도 했다.이상득 사무총장은 “김 운영위원의 얘기가 일리가 있다.”고 거들었다.김영선 의원은 “대표와 총무는 비례대표로 가라.”고 최 대표의 심기를 건드렸다. 최 대표는 “제 자신 어느 누구와 관련해서도 공천심사위에 부탁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그러면서 “공천로비 인사를 배제하겠다.”며 경고 섞인 언급으로 회의를 마무리했다.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도 이날 공개 토론회 후 “우세후보는 여론조사를 거쳐 발표하고,나머지 지역도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수습을 시도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 최병렬 서청원 앙금만 쌓인 만남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와 서청원 전 대표가 15일 또 만났다.당무감사자료 유출 파문 이후 네번째다.16일 2차 공천 마감을 앞두고 김덕룡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서 전 대표와 계보 원내외 위원장들이 지도부에 반발,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만남 역시 언쟁의 연속이었다.시내 한 호텔 식당의 문 밖까지 고성에 탁자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지난 3차례의 만남도 “주먹질만 안 했다 뿐이지 싸움질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전언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쌓인 앙금을 떨어내지 못한 듯했다.당초 경선과정에서 두 사람 관계가 틀어질 때부터 “앞으로 화해가 불가능할 정도”라는 말들이 많았다.“그만큼 서로 감정의 상처가 깊었다.”는 얘기다. 서 전 대표는 “표적공천을 하려는 것 아니냐.사당화하지 말라.”고 최 대표를 몰아붙였다.이에 최 대표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내가 (불출마를 선언한) 그 사람들 보고 나가라고 했느냐.쓸데없는 오해 말라.확인해볼 마음도 좀 가져봐라.”며 물러서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이 격해진 최대표가 ‘서 전 대표측의 음모설’을 거론했는지,서 전 대표도 “사실관계를 가지고 이야기하자.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무슨 오해를 했다고 그러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만남이 끝난 뒤 서 전 대표는 “최 대표가 ‘전체의 3분의1을 조직국장이 조정했다.’고 했는데,이는 결국 80여곳을 조작했다고 인정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회동은 두 사람 사이에 이처럼 ‘멀고 먼 화해의 길’이 놓여 있음을 확인시켜준 반면 당에는 공천작업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있는 길도 터주었다.최 대표가 이번 만남으로 서 전 대표를 포용하려 노력했다는 명분을 챙겼기 때문이다.서 전 대표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계보 위원장들에게 “공천을 신청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타협점을 찾으려는 성의를 보였다. 서 전 대표는 자신의 공천신청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나,김덕룡 의원은 “나라도 나서 대리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당분간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들이다.마침 이날 새로 선출된 2기 상임운영위원은 1기보다 더 ‘친(親) 최병렬 성향’을 띠고 있어 최 대표에게 힘을 더 실어줄 전망이다. 다만 지도부에 불만이 많은 위원장들이 서 전 대표에게 “들어와서 싸워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졸라대는 것을 볼 때 당내 갈등은 공천심사 과정에서 재연될 공산이 커보인다. 이지운기자 jj@
  • 한나라 공천심사위원장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이번 주중으로 공천심사위를 띄우고 총선 정국으로 발빠르게 전환하려던 계획이 시작부터 어그러지는 모습이다.아직 공천심사위원장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박원순·심재륜씨 묵묵부답 김문수 외부인사영입위원장은 당초 아름다운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를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고 장담했다고 한다.김 위원장은 지금도 “삼고초려가 아닌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오겠다.”고 의욕을 앞세우고 있지만 주위에서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서 거론된 인사가 심재륜 변호사다.최병렬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강남 갑)를 물려주거나 전국구 1번 배정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공을 들여왔으나 여태 묵묵부답이라는 후문이다. 이렇게 되자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박근혜 의원이 거론되기 시작했다.“개혁적인 이미지나 중량감,상품성 등 종합적으로 볼 때 이만한 카드도 없다.”는 의견들이 여기저기서 대두됐다.이에 최 대표도 홍사덕 총무 등의 동의를 거쳐 정식 회의에 회부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박근혜 카드'는 일부 당직자 반발 그러나 이재오 총장,김문수 위원장 등이 반대하고 나섰다.이 총장은 상임운영위원은 공천심사위원을 겸직할 수 없다는 당헌 때문에 반대했다는 해명이지만,이 문제로 최 대표와 이 총장이 ‘언쟁’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다.이에 따라 18일로 예정된 상임운영위와 운영위도 다음주로 연기됐다. 박 의원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총선 얼굴로는 약하다.’거나 ‘공천 물갈이를 하려면 칼자루를 쥐고 휘둘러야 하는데 여성인 박 의원이 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 당직자는 “다른 당에서는 강금실 법무장관,추미애 의원이 거론되는데 한나라당은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폈다. 한나라당은 일선 총선 출마자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당의 한 관계자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이력서를 갖고 오지만,눈을 씻어봐도 무게있는 새 얼굴을 찾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지역별로 영입을 추진 중인 시민사회단체나 전문직종 인사들은 대부분 고사를 하고 있다고한다. 한나라당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는 한 전문직 인사는 “주변을 보니,제의를 받은 사람들은 당을 고르고 있더라.”면서 “아마도 인물난은 대체적인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
  • “사회갈등·혼란 불교적 해법 찾자”‘불교 지식인연대’ 내일 출범

    “언쟁과 다툼,편가르기가 만연한 혼돈 속에서 논쟁의 질서를 되찾기 위해 불교적 시각과 철학을 함께 하는 지식인들이 뜻을 모았습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각계의 불교 지식인들이 혼탁한 정치와 사회 갈등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공통된 인식 아래 원칙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모였다. 7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창립식을 갖고 출범하는 불교지식인연대.각계 인사 80여명이 뜻을 보탰으며 성기태 충주대 총장,김규칠 불교방송 사장,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학원 교수,박세일 서울대 교수,성태용 건국대 교수,양형진 고려대 교수도 들어있다. 이들은 첨예하게 불거지고 있는 현안들에 즉흥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불교의 대승적인 차원에서 우리 사회와 세계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긴 안목으로 진단하고 처방해 바른 길을 찾는다는 계획.이를 위해 매년 1∼2차례 토론광장을 열면서 각종 세미나와 경연회,청소년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김규칠 불교방송 사장은 모임과 관련,“꽉 막혀 있는 우리 사회의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불교의 원융(圓融)사상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생태위기,생명복제,장기이식,사형제도 등 현대사회의 윤리적 난제들에 대해 중장기적인 불교적 대안을 연구,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지식인연대는 이와 관련한 첫 행사로 7일 프레스센터에서 ‘혼돈과 해체의 시대,정(正)쟁(諍)화(和)의 의미’를 주제로 불교사회사상 토론광장을 연다. 김성호기자 kimus@
  • 책 / 미국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솅크먼 지음

    미국의 초월주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결국 중요한 것만 기억에 남는다.”고 했지만,미국인의 역사 인식은 이와 사뭇 다르다.미국인들이 기억하는 역사적 지식은 상당 부분이 신화적인 것이다.시간이 흐르면서 객관적인 사실은 퇴색해 버리고 근거없는 신화는 계속 살아 남는다.‘자유의 종’ 이야기라든가 에이브러햄 링컨과 앤 루틀리지의 낭만적인 사랑에 관한 헛소문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요컨대 ‘미국식’ 신화는 세계를 인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신화가 아니라,역사적 정통성의 부재와 침략과 정복의 역사를 은폐하기 위한 신화인 것이다. ‘미국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솅크먼 지음.이종인 옮김,미래M&B 펴냄)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치부와 허점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미국 역사의 가면과 거품을 가차없이 벗겨낸다.에미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인 저자는 미국사에 드리워진 신화의 아우라를 특유의 우상파괴적인 글쓰기로 거둬낸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反민주주의자였다 미국인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미국인들은 독립선언문을 작성하고 독립전쟁을 일으키고 헌법을 물려준 이 건국세대는 정치적 음모나 중상모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그런 만큼 건국의 아버지를 비판하는 역사가들은 백안시당한다.심지어 미국 서부 유타주의 모르몬교 지도자들은 헌법은 신의 영감을 받아 작성된 문서라고 가르치고 있다.유타에 살면서 건국의 아버지들을 “정치가들”이라고 부르면 그것은 필경 언쟁의 빌미가 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건국의 아버지들은 한결같이 민주주의에 부정적이었다.미국의 독립선언문 서명자로 매디슨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엘브리지 게리는 이른바 게리맨더링의 효시가 된 인물.또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은 말 따로 행동 따로였으며 매관매직을 일삼았다.제퍼슨은 인권을 강력하게 옹호한 정치가이긴 했지만,자신이 민주주의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그는 평생 공화주의자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 화가들의 그림 또한 거짓 신화를 양산하는 데 한몫했다.‘잔인한 위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초상화는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어떤 것도 원래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콜럼버스가 살아 있을 때 제작된 초상화는 단 한 점도 없기 때문이다.미국 독립혁명 지도자 패트릭 헨리의 초상화는 그의 사후 16년이 지나 그려졌으며,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초상화는 신격화된 양상까지 보인다.19세기에 제작된 워싱턴의 흉상은 너무 이상화된 나머지 백악관에서는 한동안 ‘무명의 인물’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림으로 거짓 신화를 정당화 초상화 못지않게 왜곡된 것이 전쟁,특히 독립전쟁과 관련된 그림들이다.독일 화가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러웨어 강을 가로지르는 워싱턴’이 그 두드러진 예.워싱턴이 델러웨어 강을 건넌 것은 사실이지만 그림에서 묘사된 것처럼 우아하면서도 감동적인 모습으로 건너지는 않았다.의회에서 아직 채택되지 않은 미국 국기가 배에서 휘날리는 것도 의문을 낳는다. 미국은 과연 인종의 용광로인가.미국은 초기 이민자들에게 대단한 텃세를 부렸다.19세기 초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들이 건너왔을 때 개신교 신자들은 “교황이 미국을 파괴하기 위해 피묻은 손을 뻗쳤다.”고 성토했고 필라델피아에서는 폭동을 일으켰다.나중에 남유럽이나 동유럽 사람들이 이민 왔을 때도 보수적인 미국인들은 마치 범죄자 무리가 침범한 것처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유서 깊은 뉴잉글랜드 가문 후손인 시인 토머스 베일리는 이렇게 한탄했다.“오,자유,하얀 여신이여! 저렇게 문을 마구 열어 놔둬도 되는 것입니까?” 흥미로운 것은 미국인들이 20세기 들어 비로소 미국을 용광로로 자각했다는 사실이다.그 전의 미국인들이 자신들을 ‘단일민족’으로 생각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당시 영국의 관습과 가치가 우세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문화도 그에 못지않은 영향을 끼쳤다.‘용광로’라는 말은 1908년까지 만들어지지 않았으며,1934년이 지나서야 웹스터 사전에 올랐다. 미국은 ‘호색의 역사’를 지닌 나라다.미국인은 식민지 시대의 청교도들이 매우 금욕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섹스에 관대했다.현대 미국인만큼 성적 부도덕을 허용하진 않았지만,외설추방운동을 편 개혁가앤서니 컴스톡 같은 도덕주의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폐쇄적이지도 않았다.매사추세츠주의 점잖은 마을인 콩코드에서 독립전쟁전 20년 사이에 태어난 아기의 3분의1이 사생아였다는 사실은 퍽 시사적이다. ●성관계에 관대했던 청교도들 청교도들은 섹스로부터 자녀를 지키려고 크게 노력하지도 않았다.약혼중인 남녀가 옷을 입은 채 한 침대에서 자는 ‘번들링(bundling)’ 관습은 종종 성관계로 이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습은 널리 퍼졌다.아무튼 청교도는 1600년대에 미국에 정착한 다른 종교그룹들에 비해 도덕적 엄격함만 내세우는 편협한 종교집단은 아니었다. 미국인들은 잘 알려져 있듯이 역사에 대해 어둡다.때론 미국 헌법의 첫 10개 수정조항이 권리장전으로 공포된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다.그들은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잊어버려도 좋은 ‘신화적인’ 것은 곧잘 기억한다.문제는 저자의 지적대로 “신화는 보호색이 너무 강해 지적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美 메릴린치 내분 투자자 관심 집중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최고경영진 내분에 월가는 물론 국제 투자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2인자였던 토머스 패트릭(60)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전격 사임,경영진 내부의 불화설이 밖으로 새어나오면서부터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4일 그의 퇴진이 후계문제를 두고 스탠 오닐(51) 회장과 권력투쟁을 벌인 결과라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닐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패트릭 부회장이 아샤드 자카리아(42) 투자은행 부문 대표를 사장으로 앉혀 후계자로 공식화할 것을 요구하다 강제로 축출됐다고 주장했다.자카리아는 패트릭의 오랜 심복이다. 1인자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오닐에게 패트릭이 ‘때 이른’ 후계구도를 디밀면서 두 사람간의 관계가 파국을 맞게 된 셈이다.FT는 오닐 회장은 취임 이후 제프리 피크 자산 담당 대표와 윈드롭 스미스 국제 증권중개담당 사장 등 잠재적 라이벌들의 목을 쳐 왔다고 폭로했다. 특히 패트릭의 사임으로 그와 한배를 탄 격인 자카리아도 결국은 메릴린치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닐과 패트릭은 지난달 29일 오닐 회장 집무실에서 심한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이어 그날 오후 패트릭이 경비원의 제지로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태에서 오닐이 패트릭의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는 후문이다. 오닐 회장과 패트릭 부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피차 수족과 같은 동지였다.데이비드 코만스키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오닐이 1인자로 등극하는데도 패트릭이 큰 공헌을 했다. 특히 오닐이 메릴린치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데는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패트릭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두 사람은 최근 수개월간 메릴린치의 고용자의 3분의 1인 2만 4000여명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앞서 FT는 지난 2일 패트릭 부회장이 사임한 것은 증권사에 강경책을 펼친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색다른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남북 경추위 합의 안팎 / ‘경색’ 우려 덜고 대화기조 유지

    남북한은 23일 끝난 5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통해 어렵게 화해·협력의 기조를 유지했다.첫 전체회의에서 북측의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이후 파행을 계속한 경추위는 회담 일정을 하루 넘겨서야 합의에 이르렀다.양측이 밀고 당기는 모습을 연출하기는 했지만 남북한 모두 결렬시킬 수 없었던 ‘예정된’ 타결이었다. ●남북관계 경색은 피해 이번 회담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새로운 대북접근을 시사한 뒤 처음 열린 남북 당국간의 회담이었다.정부는 새로운 대북접근 태도도 보여주고,한편으로 남북대화 기조도 유지해야 하는 말하자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회담이었다.양측이 기존에 합의한 경협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발표함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일부에서 예상했던 남북관계 경색의 우려는 덜게 됐다. 또 ‘핵 해결과 경협 병행’이라는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정부가 핵과 경협을 연계하는가는 이번 회담을 통해서 확인할 수 없었다. 이와 함께 북측이 요구한 40만t의 쌀도 지원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조건없는 인도적 지원’ 원칙도 지킬 수 있게 됐다. 북한도 쌀 지원이라는 실리를 챙기는 한편,대외관계의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는 남측과의 협력관계도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경추위가 본연의 안건인 경협보다는 북측 위협발언에 따른 해명 공방에 휘말린데서 보듯이 앞으로도 남북관계는 외부여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 회담에서 남측은 미국과 합의한 ‘추가적 조치’가 군사적 행동이 아니라고 북측에 설명했다.이는 한·미 공동성명 발표후 미측이 밝힌 것과는 다른 뉘앙스여서 향후 한·미간에 미묘한 마찰의 소지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회담 기간 동안 정부 내에서도 강온 양론이 교차하는 모습이 공개됐다.그것이 대북 협상력을 강화했을 가능성도 있으나,정부 내의 원활한 의견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달라지지 않은 회담 문화 통일부는 북측의 해명과 관련,“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특히 기조발언의 공개를 구두로만해명한 것은 아쉽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통일부는 “과거 전례를 감안할 때는 진일보한 성과”라고 주장했다.과거에는 상대방을 자극하는 발언이 나오면 회담석상에서 바로 언쟁을 벌이면서 유야무야시키는 식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3차 실무접촉에서 “재난 발언과 공개 문제에 대해 더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회담장을 퇴장하자 당황한 남측 대표단은 서울과 협의한 뒤 “그러면 재난과 경협 문제를 함께 논의하자.”고 북측을 달래 실무접촉이 계속됐다. 또 ▲본 현안은 미뤄둔 채 정치선전전으로 일관하고 ▲합의한 일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회담 일정 내내 허송세월하다가 막판에 벼락 합의에 이르는 남북회담의 전형적인 ‘구태’들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도운기자 dawn@
  • 北核 보유 시인 파문 /진의 뭘까

    핵문제를 타협하기 위한 ‘최후의 카드’인가,아니면 핵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해 체제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인가.북한이 북·미·중 3자회담 첫날인 23일 핵무기 보유 사실을 미측에 밝힌 것이 확인되면서 북측 진의를 둘러싼 극과 극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북한의 실제 핵무기 보유 여부는 정확히 파악돼야 할 사항이다.하지만 일단 스스로 핵보유국 대열 진입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이어서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새로운 차원에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면전환용 카드(?) 북한이 25일 외무성 대변인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측에 새롭고 대담한 해결 방도를 제시했다.”고 밝혀 국면전환용 카드쪽에 일단 무게가 쏠리는 듯하다. 북한은 그동안의 지난해 경제 개혁 조치에 실패,최악의 경제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게다가 미국에서는 김정일 체제 전복론이 흘러나오고,이라크전을 통해서도 극심한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의 핵포기에 대한 보상 불가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이판사판식’ 카드를 뽑아들었다는 게대체적인 분석이다.북한은 “끝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이는 미국하기에 달렸다는 식으로 위협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관계자는 “북한측 발언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초강경 카드를 제시한 뒤 대타협을 하려는 측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북측 이근 대표는 지난해 10월 켈리 차관보 방북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언쟁 끝에 고농축우라늄 핵무기 개발 사실을 언급한 것과 달리,이번에는 분명하게 준비된 입장들을 쏟아놓았다. ●김정일 체제보장이 목적 부시 대통령의 대담한 접근법(bold approach)에 맞수를 두는 듯 내놓은 북한의 ‘새롭고 대범한 해법’ 내용이 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도를 제시한 만큼 미국측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이 회담장에서 워낙 많은 것을 언급했기 때문에 핵보유 발언을 좀 더 명료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북한의 핵무기 보유 언급 가운데는 파국적 상황을 초래할 만한 내용도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현재 문제가 된 핵기술 프로그램을 비롯해 과거 보유 핵까지 통틀어 해결하는 대신,그들이 원하는 경제지원과 체제보장안을 요구했을 것이란 풀이도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 보유라는 초강수를 택한 배경에는 부시 행정부와 타협이 실패할 경우에도 ‘가난한 핵보유국’임을 내세워 최소한 김정일 체제의 안전을 꾀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북한은 이라크전의 교훈과 관련,‘강력한 물리적 억제력’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김수정기자
  • 北京 3자회담 이틀째/체제보장·核포기 접근법 못찾은듯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미국과 북한,중국은 24일 북핵 문제해결을 위한 베이징(北京) 3자회담 이틀째를 맞아 쟁점 현안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다시 만난 3국 대표단은 전날 회의에서 확인된 상대방의 의중을 토대로 자국의 반론 등을 주로 개진하며 진지한 협의가 진행됐다고 한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진지한 협상태도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협상 자세다.미국은 이번 회담을 협상이 아닌,‘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확인하는 자리로 인식하고 있다.미국의 ‘선(先)핵폐기’ 요구에 대해 북한이 과연 어떤 의중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로선 ‘진지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회담 첫날에 이어 이날도 각종 현안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면서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거나 정회 소동을 벌였다는 정황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북한측이 핵폐기의 선행조건으로 강조하고 있는 ‘체제보장’과 관련,적대정책 해소를 촉구하면서도 불가침 조약 등을 언급하지 않았을 가능성도높다고 한 서방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이 이날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등을 겨냥한 새로운 방안을 들고 나올 경우 제네바합의 파기 이후 북한 핵구도에 새로운 추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에서 간혹 대화가 언쟁으로 이어졌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미국 느긋함 속 강경자세 회담의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는 듯하다.한 소식통은 “미국은 ‘검증가능한 핵폐기’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합의나 진전도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미 행정부의 강경 기류를 전했다. 북핵 문제 해결까지 숱한 고비가 기다리는 ‘장정(長征)’인 만큼 미국측도 이번 예비회담에서 북한의 의중 탐색에 주력했다고 한 소식통이 밝혔다. 미측은 한·일 양국의 회담 참여에 대해 “양국의 참여없는 상태에서 핵문제가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양국의 조기회담 참여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25일 회담이 끝난 뒤 곧바로 26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공동대응 방안을 숙의할 계획이다. ●3국 대언론 함구 합의설 이번 회담에서는 북·중·미 3국 그리고 조율 과정에 참여하는 한·일 어느 나라도 대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고,회담 내용을 누설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를 반증하듯 회담은 유례 없이 철통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베이징과 워싱턴 서울 어느 곳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전망하는 단서인 북·미의 입장이 흘러 나오지 않고 있다. oi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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