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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기업 ‘자체 AI’ 붐… “보안 걱정 덜고 업무 최적화”

    국내 기업 ‘자체 AI’ 붐… “보안 걱정 덜고 업무 최적화”

    국내 기업들은 최근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구축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자체 개발로 보안 걱정을 덜고 자체 테스트 겸 업무 특성에 맞춘 기능으로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지난 8월 생성형 AI ‘엑사원 3.0’을 발표한 LG AI연구원은 4개월 만에 새 버전 ‘엑사원 3.5’ 오픈소스를 공개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업용 AI 에이전트 ‘챗엑사원’ 서비스를 정식 도입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버전은 엉뚱한 답변을 그럴듯하게 생성하는 ‘환각’ 현상을 최소화하고 실시간 웹 검색 결과와 업로드한 문서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검색 증강 생성’ 기술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LG AI연구원은 소개했다. 특히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을 단계별로 분해해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A4용지 100쪽 분량의 긴 문서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향상됐다. LG는 이날부터 엑사원 3.5가 적용된 AI 에이전트 ‘챗엑사원’을 모든 임직원이 업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 AI연구원은 직원들이 정보 검색부터 문서 요약, 번역, 보고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 코딩까지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에 추가된 ‘심층 분석’ 기능은 사용자가 여러 개의 복합 질문을 했을 때도 AI가 단계별로 나눠 분석하고 추론한 뒤 보고서 수준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며 ‘출처 선택’ 기능은 해외 사이트뿐 아니라 학술 자료, 유튜브 등 목적에 따라 검색 범위와 출처를 선택해 답변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도 지난해부터 자체 생성형 AI 모델을 구축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 가우스 포탈’을 업무에 도입한 삼성전자는 지난 8월부터 이를 콜센터에도 적용해 상담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요약하며 상담원 업무를 보조한다. 삼성SDS는 올 초부터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브리티 코파일럿’과 AI 플랫폼 ‘패브릭스’를 시범운영하고 지난 5월 정식 출시했다. 영상회의 중 발표자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자막화하고 심지어 13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한다. 개인 사용자에게도 널리 알려진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지난해 8월 도입돼 메일 초안 작성, 업무 메시지 요약, 사내 시스템 정보 검색 등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성능 향상 중이다. SK텔레콤도 지난해 11월부터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를 업무에 적용해 보도자료 초안 작성, 메일 회신 등에 활용한다. 생성형 AI가 조직 내 규정 및 가이드라인 등과 결합해 문서를 생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해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안 때문이다. 보안상 외부망을 활용하기 어려운 내부 문서들을 업로드해 AI를 학습시킴으로써 특정 업무에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내 보안을 유지하면서 내부 문서를 AI에 학습시킴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정보를 찾고 답변 오류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 경기교육청 학생 통학버스 이름, 「우리 벗’s」(우리 버스)

    경기교육청 학생 통학버스 이름, 「우리 벗’s」(우리 버스)

    경기도교육청이 학생 통학버스 이름 공모전을 통해 우리 벗’s(우리 버스)를 최종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에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1만3천여 명이 참여해 총 1만3천여 건의 작품이 접수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우리 벗’s(우리 버스)라는 이름은 친구를 뜻하는 순우리말 ‘벗’과 복수형 ‘s’를 결합해 학생들이 함께 이용하는 버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언어유희를 통해 ‘우리 버스’로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게 해 친근함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우리 벗’s를 상징하는 로고를 제작하고, 변리사 감정과 법률 자문을 거쳐 공식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생 통학 차량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학생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통학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은 2021년 ’경기도 학생 통학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학생 통학차량 지원에 힘써왔다. 2022년 473대였던 학생 통학차량을 2024년 759대로 확대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순환버스를 운영하는 등 학생들의 통학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엄신옥 경기도교육청 교육복지과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우리 벗’s라는 이름이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통학하는 버스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등하굣길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 “청각·언어 장애인 삶의 질 높인다” 종로구 농아인 쉼터

    “청각·언어 장애인 삶의 질 높인다” 종로구 농아인 쉼터

    서울 종로구가 오는 10일 청각·언어 장애인 편의 제공을 위한 ‘농아인 쉼터’의 문을 연다고 9일 밝혔다. 농아인 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 면적 336.27㎡규모로 다목적 교육실, 상담실, 회의실로 구성됐다. 기존 장애인통합회관 내 자리했던 수어통역센터를 동 건물로 옮겨와 장애인의 편안한 소통과 교류를 위한 공간이 됐다. 쉼터 운영은 종로구수어통역센터가 맡았다. 쉼터에서는 장애인 건강증진과 정서 지원을 뒷받침할 각종 프로그램과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상담이 이뤄진다. 일반적인 상담뿐만 아니라 수어 상담 역시 가능하다. 또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기여한다. 종로구는 이곳을 구심점 삼아 관내 거주하는 약 950명의 청각·언어 장애인에게 더 많은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공실 구유재산을 활용, 건물 임차 비용을 절감했다. 공사비, 물품 구입비, 인건비 등에는 전액 구비를 투입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농아인 쉼터는 장애 주민들이 편안히 머무르며 교류하는 만남의 장이자 휴식 공간을 지향한다”라며 “양질의 교육, 상담, 정보 제공으로 농아인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 [사설] 탄핵 투표 ‘당론 불참’ 與, 이래선 민심 역풍 더 키울 것

    [사설] 탄핵 투표 ‘당론 불참’ 與, 이래선 민심 역풍 더 키울 것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그제 자동 폐기됐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 200명에 미달해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 여당이 위헌적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내란 사건 피의자가 된 대통령을 보호하겠다는 처사로 비치지 않을 수가 없다.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 표결을 앞두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108명의 의원 가운데 투표를 한 의원은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등 3명에 그쳤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시간이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참여를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후 야권을 중심으로 여당을 ‘내란 정당’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격렬한 항의를 담은 시민들의 문자폭탄이 쇄도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여당은 탄핵안이 자동 폐기된 뒤 탄핵으로 인한 국정 마비와 헌정 중단의 비극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언어의 유희로 들었을 국민이 대다수였을 것이다.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이미 국정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졌다. 헌정 중단의 암울한 사태가 걱정됐더라도 집권당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통감한다면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탄핵안 표결만은 참여했어야 했다. 그것이 분노한 국민의 뜻을 살피는 최소한의 의무였다. 지난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당론으로 부결시켰을 때 “국회의원의 양심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 누구였나. 여당 아니었나. 하물며 압도적 국민 다수가 불가피하다고 여기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투표 자체를 거부한 것은 심각한 자가당착일 뿐이다. 야권에서는 탄핵안을 계속 발의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당은 투표 불참으로 의회 민주주의 절차의 기본을 계속 무시하며 국민 동의를 구할 작정인가. 국회의원 개개인은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반민주주의적 대응으로는 국민 분노만 더 키운다.
  • AI 은행원, 복잡한 대출 상담도 한다… 은행은 점포 구조조정 중

    AI 은행원, 복잡한 대출 상담도 한다… 은행은 점포 구조조정 중

    인공지능(AI)이 은행에서 복잡한 업무 중 하나로 꼽히는 대출 상담도 맡는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AI 활용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강도 높은 유인 점포 구조조정 움직임도 관측된다. 우리은행은 9일부터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AI뱅커’(은행원) 대출 상담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우리WON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상담할 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대출 업무는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과 심사자의 판단이 필요한 어려운 분야”라며 “AI뱅커 답변은 개인 대출 업무를 수년간 담당한 직원 수준”이라고 했다. 기존에 은행 앱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AI 챗봇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미리 준비한 동일한 답변을 해 상담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반면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능동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게 특징이다. 업계에선 AI와 관련한 최초 타이틀 사수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생성형 AI를 예·적금 상품 상담에 적용한 것과 이번에 대출 상담 서비스에 적용한 것이 모두 금융권 최초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금융 업무에 AI를 도입하기 위해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한 게 최초라고 했고, 지난달 서울 중구에 업계 최초로 AI 무인점포도 열었다. 이외에도 KDB산업은행은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국내 최초로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은행권은 적극적으로 AI 열풍에 탑승하고 있다. 은행업계에 불어온 디지털·AI 열풍으로 오프라인 점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시중·지방·특수은행 등 17곳의 점포 수는 5693곳으로 집계됐다. 2020년 점포 수가 6404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4년여 만에 700곳 넘는 점포가 사라졌다. 특히 AI 활용에 적극적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 7~9월 석 달 사이 점포를 각각 23곳, 10곳을 폐쇄했다. 이 기간 다른 은행들의 폐쇄 점포 수가 한 자릿수인 것과 대조된다. 1~3분기 합산으로는 우리은행 점포는 36곳, 신한은행 점포는 19곳이 문을 닫거나 통합됐다. 영업권 중복, 효율성 제고 등의 이유에서다. 이렇게 유인 점포 폐쇄가 가속화할 경우 고령자를 비롯해 디지털 약자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I가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 판단을 내리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원정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사용자가 AI 모델이 내린 판단의 근거를 파악할 수 없는 ‘블랙박스’ 문제도 은행 산업의 AI 적용을 제한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다수의 금융기관이 소수의 AI 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 금융시스템이 단일한 장애를 겪을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올 수능 수학 ‘미적분 강세’ 여전… 이과생 유리했다

    올 수능 수학 ‘미적분 강세’ 여전… 이과생 유리했다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 수학영역 선택과목 중 미적분을 택하는 쏠림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수능에서도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이 확률과 통계보다 5점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중 절반 이상이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택했다. 미적분 응시자는 22만 7232명으로 수학영역 응시인원의 51.3%를 차지했다. 반면 확률과 통계 응시자는 2023학년도 48.2%에서 올해 45.6%로 2.6% 포인트 떨어졌고, 기하는 같은 기간 6.4%에서 3.1%로 반토막이 났다. 미적분은 보통 자연계생이, 확률과 통계는 인문계생이 많이 응시한다. 수험생이 미적분을 많이 택하는 이유는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기 위해서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로,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 실제 2022학년도 통합수능 이후 미적분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은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종로학원에 따르면 미적분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 확률과 통계는 135점으로 추정됐다. 미적분에서 두 문제 정도 틀려도 확률과 통계 만점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비슷한 셈이다. 국어는 언어와 매체 139점, 화법과 작문 136점으로 분석됐다. 한편 ‘킬러문항’ 배제가 처음 적용된 지난해 수능에서도 ‘N수생’(졸업생) 강세는 여전했다. 평가원이 이날 공개한 ‘2024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보면 2024학년도 수능에서 졸업생의 국어·수학 평균 점수가 고3 재학생보다 각각 12점 이상 높았다. N수생의 국어 표준점수 평균은 108.6점으로 고3 재학생(95.8점)보다 12.8점 높고, 수학 표준점수 평균은 N수생이 108.2점으로 고3(96.1점)보다 12.1점 높았다.
  • 한강 노벨상 연설문 ‘빛과 실’…“내 모든 질문은 사랑”

    한강 노벨상 연설문 ‘빛과 실’…“내 모든 질문은 사랑”

    8살 때 쓴 시 속의 첫 질문은 ‘사랑’이토록 폭력적이고 아름다운 세계그 모순 더 깊은 곳에도 ‘사랑’ 있어역사 속 학살의 기록 샅샅이 살펴광주라는 시공간, 보통명사·현재형언어의 실로 연결된 모든 분께 감사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째서 폭력과 아름다움이 같은 세계에 공존하는가. 역설로 지탱하는 세계에서 인간의 실존은 결국 고통뿐인가. 좀처럼 해명되지 않는 모순의 해답은 어릴 적 썼던 시에 있었다. 사랑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되돌아가는 일. 한강(54)의 문학은 전부 이것이었다.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은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연설문을 낭독했다. 강연에는 한림원 관계자 및 현지 교민, 국내 출판사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연설문 낭독 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의 ‘첼로 모음곡 5번 C단조’가 연주됐다. 낮고 두터운 첼로의 비장한 선율이 한강이 문학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고통과도 맞물리는 듯했다. 한강은 작품세계 전반을 회고하는 동시에 유년에 썼던 시를 공개하며 자신의 문학을 이루고 있는 내밀한 사건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찬찬히 톺았다.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 연설은 내면의 더욱 깊은 곳으로 침잠하더니 이윽고 그 밑에 깔린 인간의 존재에 관한 보편적인 물음으로 이어졌다. 가냘픈 발성이었지만 그 안에는 세계의 모순과 고통을 꿰뚫으려는 문학인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속에 있지.//사랑이란 무얼까?//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한강은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가 낡은 구두 상자에서 이 시를 찾았다고 밝히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시가 적힌 연월은 1979년 4월. 한강이 여덟 살 아이였을 때다. 한강의 첫 번째 질문은 ‘사랑’이었다.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됐으며 1998년에는 첫 장편 ‘검은 사슴’을 상재했다. 시에서 단편으로, 단편에서 장편으로 이어지는 여정에서 그의 질문은 다소 뒤틀린다. 폭력이란 무엇인가. 분명히 ‘사랑’으로 시작했던 그의 연설문은 이내 고통과 폭력의 문제에 직면한다. 그의 연설문에서 ‘고통’은 열두 번, ‘폭력’은 열 번이나 등장한다. 문학은 질문하는 것.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한강 문학의 원동력이었다.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소설 ‘채식주의자’는 결국 ‘생명으로 진실을 증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를 묻는 ‘바람이 분다, 가라’로 이어진다. 이는 ‘우리가 정말로 이 세계에서 살아 나가야 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것이 가능한가’를 탐구하고 있는 소설 ‘희랍어 시간’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한강의 쓰기는 덜컥 멈춘다. 한강은 이렇게 말했다. “‘희랍어 시간’을 출간한 후 찾아온 2012년의 봄이었다. 빛과 따스함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마침내 삶을, 세계를 끌어안는 그 소설을 눈부시게 투명한 감각들로 충전하겠다고. 제목을 짓고 앞의 20페이지 정도까지 쓰다 멈춘 것은, 그 소설을 쓸 수 없게 하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었다.” 질문과 소설이 멈춘 그곳에서 한강은 역사로 눈을 돌렸다. 한강은 광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긴 역사를 두고 자행된 학살의 기록을 샅샅이 살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십 대 시절 일기장을 바꿀 때마다 맨 앞에 적었던 두 문장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의 구성이 달라져야 함을 느낀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그리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채식주의자’와 함께 한강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년이 온다’는 이렇게 탄생한다. 1979년 계엄령과 신군부의 쿠데타 이후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복원하는 ‘소년이 온다’는 2024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한강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한강은 제주 4·3 사건을 재현한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다음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기간 두 가지 질문이 또 머릿속을 맴돌았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다. 폭력과 아름다움은 모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순이 세계를 지탱하고 있기에 한강은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투쟁이 글쓰기를 해 온 동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의 한강은 새롭게 확신하고 있다. 이 모순의 더 깊은 곳엔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고. 그래서 자신의 문학을 가능케 했던 것은 단 하나의 질문, ‘사랑은 어디에 있고 또 무엇인가’였다고. 그리하여 문학은 어둠을 밝히는 ‘빛’이자 서로를 연결하는 ‘실’이다. 한강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돼 주었고, 연결돼 줄 모든 분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작년에 11점 벌어졌던 미적분-확통 격차, 올해 5점으로 줄었다

    작년에 11점 벌어졌던 미적분-확통 격차, 올해 5점으로 줄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 수학영역 선택과목 중 미적분을 택하는 쏠림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올해 수능에서도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이 확률과 통계보다 5점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중 절반 이상이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택했다.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자는 22만 7232명으로 전체 수학영역 응시인원의 51.3%를 차지했다. 확률과 통계가 20만 2266명으로 45.6%였고, 기하는 1만 3735명으로 3.1%에 그쳤다.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자 비율은 2022학년도 39.7%에서 2023학년도 45.4%, 2024학년도 51.0%, 2025학년도 51.3%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확률과 통계 응시자 비율은 2023학년도 48.2%에서 올해 45.6%로 2.6%포인트 떨어졌고, 기하는 같은 기간 6.4%에서 3.1%로 하락했다. 수험생이 미적분을 많이 택하는 이유는 표준점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 이런 격차로 의대나 자연계 상위권 학과를 노리는 수험생뿐 아니라 중위권 학생도 미적분을 택하며 과반의 응시자가 미적분에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이 도입된 이후 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상대적으로 어려운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 표준점수)이 높은 현상이 계속 이어졌다. 2025학년도 수능에서도 이런 격차는 계속됐다. 종로학원은 올해 수능에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미적분 140점, 확률과 통계 135점으로 5점 차가 날 것으로 분석했다. 미적분에서 두 문제 정도 틀려도 확률과 통계 만점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비슷한 셈이다. 국어는 언어와 매체 139점, 화법과 작문 136점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난해 11점이나 벌어졌던 미적분(148점)과 확률과 통계(137점)의 격차는 올해 줄어들었다. 종로학원은 “수학 과목에서 점수차가 줄어들어 지난해보다 이과에서 문과 교차지원을 통한 유리함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적분은 보통 자연계생이, 확률과 통계는 인문계생이 많이 선택한다.
  • 사랑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돌아가다…한강 노벨상 연설문 ‘빛과 실’

    사랑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돌아가다…한강 노벨상 연설문 ‘빛과 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째서 폭력과 아름다움이 같은 세계에 공존하는가. 역설로 지탱하는 세계에서 인간의 실존은 결국 고통뿐인가. 좀처럼 해명되지 않는 모순의 해답은 어릴 적 썼던 시에 있었다. 사랑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되돌아가는 일. 한강(54)의 문학은 전부 이것이었다.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은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연설문을 낭독했다. 이날 강연에는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 및 스웨덴 현지 교민, 국내 출판사 관계자를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연설문 낭독 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의 ‘첼로 모음곡 5번 C단조’ 연주가 진행됐다. 낮고 두터운 첼로의 비장한 선율이 한강이 문학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고통과도 맞물리는 듯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스웨덴어와 영어로 한강의 작품을 낭독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한강은 작품세계 전반을 회고하는 동시에 유년에 썼던 시를 공개하며 자신의 문학을 이루고 있는 내밀한 사건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찬찬히 톺았다.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 연설은 내면의 더욱 깊은 곳으로 침잠하더니 이윽고 그 밑에 깔린 인간의 존재에 관한 보편적인 물음으로 이어졌다. 시적이고 유려한 문체에 담긴 연설문을 한강은 특유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가냘픈 발성이었지만 그 안에는 세계의 모순과 고통을 꿰뚫으려는 문학인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사랑은 어디에 있으며 또 무엇인가“사랑이란 어디 있을까?//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사랑이란 무얼까?//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한강은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가 낡은 구두 상자에서 이 시를 찾았다고 밝히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시가 적힌 연월은 1979년 4월. 한강이 여덟 살 아이였을 때다. 한강의 첫 번째 질문은 ‘사랑’이었다. 사랑은 어디에 있는가, 또 무엇인가.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됐으며 1998년에는 첫 장편 ‘검은 사슴’을 상재했다. 시에서 단편으로, 단편에서 장편으로 이어지는 장르적 여정에서 그의 질문은 다소 뒤틀린다. 폭력이란 무엇인가. 분명히 ‘사랑’으로 시작했던 그의 연설문은 이내 고통과 폭력의 문제에 직면한다. 그의 연설문에서 ‘고통’은 열두 번, ‘폭력’은 열 번이나 등장한다. 문학은 질문하는 것.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한강의 문학이 계속 쓰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소설 ‘채식주의자’는 결국 ‘생명으로 진실을 증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를 묻는 ‘바람이 분다, 가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정말로 이 세계에서 살아 나가야 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것이 가능한가’를 탐구하고 있는 소설 ‘희랍어 시간’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여기서 한강의 쓰기는 덜컥 멈춘다. 한강은 이렇게 말했다. “‘희랍어 시간’을 출간한 후 찾아온 2012년의 봄이었다. 빛과 따스함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마침내 삶을, 세계를 끌어안는 그 소설을 눈부시게 투명한 감각들로 충전하겠다고. 제목을 짓고 앞의 20페이지 정도까지 쓰다 멈춘 것은, 그 소설을 쓸 수 없게 하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었다.” 소설이 멈춘 곳에서 역사로 눈을 돌리다 질문과 소설이 멈춘 그곳에서 한강은 역사로 눈을 돌렸다. 그의 고향이기도 한 광주에서 있었던 폭력의 실상을 들추기로 한 것이다. 한강은 광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긴 역사를 두고 자행된 학살의 기록을 샅샅이 살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십 대 시절에 일기장을 바꿀 때마다 맨 앞에 적었던 두 문장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의 구성이 달라져야 함을 느낀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그리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앞서 ‘채식주의자’와 함께 한강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년이 온다’는 이렇게 탄생한다. 1979년 계엄령과 신군부의 쿠데타 이후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복원하는 ‘소년이 온다’는 2024년 겨울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한강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모순보다 깊은 사랑…문학은 빛이요 실이다한강은 제주 4·3 사건을 재현한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다음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3년간 한강에게는 두 가지 질문이 또 머릿속에 맴돌았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다. 폭력과 아름다움은 모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순이 세계를 지탱하고 있기에 한강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투쟁이 글쓰기를 해온 동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의 한강은 새롭게 확신하고 있다. 이 모순의 더 깊은 곳엔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고. 그래서 자신의 문학을 가능케 했던 것은 단 하나의 질문, ‘사랑은 어디에 있고 또 무엇인가’였다고. 그리하여 문학은 어둠을 밝히는 ‘빛’이자 서로를 연결하는 ‘실’이다. 한강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돼 주었고, 연결돼 줄 모든 분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불안하고도 그토록 아름다운 청춘이기에…찬란한 감정의 ‘홀리 이노센트’

    불안하고도 그토록 아름다운 청춘이기에…찬란한 감정의 ‘홀리 이노센트’

    프랑스 파리의 상징 루브르 박물관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청년 셋.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있고 지켜야 할 엄격한 예절이 요구되는 공간을 무한한 에너지로 달려가는 그 모습에는 특별한 낭만이 있다. 영화 ‘몽상가들’을 봤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세상의 수많은 영화 중에 청춘을 그토록 찬란하게 담아낸 장면이 있을까 싶다. 불완전한 청춘들의 성장기를 그린 ‘홀리 이노센트’는 ‘몽상가들’을 각색해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1968년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68혁명이라는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 운명처럼 만난 세 젊은이가 끝없는 이상을 꿈꾸며 그들만의 세상 속에서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현실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누군가는 말했다. 프랑스어는 영화의 언어라고. 그게 내가 미국을 떠나 프랑스로 유학을 온 이유였다.” 미국인 매튜는 영화관 맨 앞에서 영화를 보는 일에 푹 빠져 지낸다. 그런 매튜에게 어느 날 쌍둥이 남매인 테오와 이사벨이 다가와 친구가 된다. 이들에게 영화는 세계관을 이루는 거대한 조각이며 끊임없는 영감의 대상이다. 1960년대 자유 정신과 청춘의 열정,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영화 이야기와 뒤얽혀 위태롭고도 아름다운 장면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았던 영화관도 정부의 탄압으로 폐쇄될 위기에 놓이고 청년들은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외치며 문화적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다. 극장에 갈 수 없게 된 매튜와 테오, 이사벨은 상상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몽상 속에서 깊은 유대감을 쌓아간다. 그러나 현실과 단절된 채 살아갈 수 없는 혼란함 속에 이들은 정체성의 갈등을 겪는다. 부조리함을 느끼면서도 막상 혁명에 뛰어들지 못했던 이들은 결국 용기를 내 거리로 나선다. 원작 자체가 청춘의 속성을 고스란히 잘 담아낸 터라 소극장으로 옮겨왔어도 청춘의 면면들이 잘 드러난다. 아슬아슬한 삼각관계 속에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모호한 감정들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돌이켜보면 찬란하게 빛났던 시절을 그려낸다. 함께였기에 무엇이든 좋았던 낭만들이 청춘을 지나온 혹은 청춘을 지나가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특히 영화 속 장면과 프랑스의 풍경을 보여주는 스크린, 등장인물들의 실루엣을 만드는 장치가 되기도 하는 커튼을 활용한 연출은 환상적인 느낌을 더하는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바리케이드는 시위 현장의 격렬함을 보여주며 피 끓는 에너지를 담아낸다. 감정선을 잘 그려낸 배우들의 연기는 작품을 빛나게 하는 핵심이다. 매튜, 테오, 이사벨 외에 혁명에 투신하는 자크가 등장해 서사를 탄탄하게 완성한다. 영화는 야한 장면이 많은데 뮤지컬은 이를 모두 덜어내면서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꺼냈다. 초연작임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오는 8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러닝타임은 100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링크아트센터 드림 1관.
  • 한강 “2024년 계엄령에 큰 충격… 강압·통제로 퇴행 않기를”

    한강 “2024년 계엄령에 큰 충격… 강압·통제로 퇴행 않기를”

    계엄 저지한 분들 진심·용기 느껴져계속 타인 내면으로 들어가는 문학항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 생각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54)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관한 입장을 표했다.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감라스탄(구시가지)에 있는 한림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지난 10월 10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이 전 세계 미디어 앞에서 질의응답이 있는 회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를 쓰면서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이 2024년에 다시 전개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2024년 겨울의 상황이 (이전과) 달랐던 점은 모든 게 생중계되고 (모든 사람이) 모든 걸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맨몸으로 장갑차를 멈추려는 사람도,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는 사람도,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 보려고 애쓰는 사람도, 마지막에 군인들을 향해 잘 가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봤다”면서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진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한강은 작전에 투입된 젊은 군인들이 무력을 사용하길 주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며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령을 내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습니다만 보편의 가치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 적극적인 행위”라고 평가했다. 계엄령 이후 한국의 표현의 자유 문제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한강은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언어의 특성 자체가 강압적으로 눌러서 막으려고 되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진실이 있을 것이고 언어의 힘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의 폭력이 귀환하는 시대에 문학의 역할을 묻는 말에 한강은 “문학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어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걸 반복하면서 내적인 힘이 생기게 된다”며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여분의 것이 아니고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한림원 기자회견장은 18세기 후반 유럽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했다. 열세 개의 샹들리에가 실내를 은은하게 비췄고 식물을 연상케 하는 금색 장식이 곳곳에 칠해져 있었다. 한강은 머플러부터 정장, 양말, 구두까지 전부 검은색 차림으로 회견장에 나타났다. 나긋한 목소리로 질문에 대답하면서도 중간중간 적절한 유머를 섞으며 회견장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한편 한강은 이날 오전 노벨박물관에 기증하는 소장품으로 평소 사용하던 작은 찻잔을 내놨다. 노벨상 수상자는 관례에 따라 박물관에 소장품을 기증한다. 앞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 이희호 여사의 손 편지와 털신을 기증한 바 있다. 한강은 찻잔을 기증하면서 손 글씨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고 썼다. 그는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 번 이상 걷기,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 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 잔씩 마시기 등 세 가지 루틴을 설명하며 “그렇게 하루에 예닐곱 번, 이 작은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당시 내 생활의 중심이 됐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노벨박물관 앞에선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윤 대통령의 처벌을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시위자는 “윤석열을 내란죄로 체포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었고 노벨상을 취재하러 온 전 세계 미디어의 이목을 끌었다.
  • “계엄령에 충격…무력과 강압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 한강, 전 세계 미디어 대상 노벨상 기자회견

    “계엄령에 충격…무력과 강압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 한강, 전 세계 미디어 대상 노벨상 기자회견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54)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관한 입장을 표했다.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감라스탄(구시가지)에 있는 한림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지난 10월 10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이 전 세계 미디어 앞에서 질의응답이 있는 회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를 쓰면서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이 2024년에 다시 전개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2024년 겨울의 상황이 (이전과) 달랐던 점은 모든 게 생중계되고 (모든 사람이) 모든 걸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맨몸으로 장갑차를 멈추려는 사람도,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는 사람도,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도, 마지막에 군인들을 향해 잘 가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봤다”면서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진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한강은 작전에 투입된 젊은 군인들이 무력을 사용하길 주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며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령을 내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습니다만 보편의 가치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 적극적인 행위”라고 평가했다. 계엄령 이후 한국의 표현의 자유 문제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한강은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언어의 특성 자체가 강압적으로 눌러서 막으려고 되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진실이 있을 것이고 언어의 힘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의 폭력이 귀환하는 시대에 문학의 역할을 묻는 말에 한강은 “문학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 들어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걸 반복하면서 내적인 힘이 생기게 된다”며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여분의 것이 아니고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한림원 기자회견장은 18세기 후반 유럽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했다. 열세 개의 샹들리에가 실내를 은은하게 비췄고 식물을 연상케 하는 금색 장식이 곳곳에 칠해져 있었다. 한강은 머플러부터 정장, 양말, 구두까지 전부 검은색 차림으로 회견장에 나타났다. 나긋한 목소리로 질문에 대답하면서도 중간중간 적절한 유머를 섞으며 회견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한편 한강은 이날 오전 노벨박물관에 기증하는 소장품으로 평소 사용하던 작은 찻잔을 내놨다. 노벨상 수상자는 관례에 따라 박물관에 소장품을 기증한다. 앞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 이희호 여사의 손 편지와 털신을 기증한 바 있다. 한강은 찻잔을 기증하면서 손 글씨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고 썼다. 그는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 번 이상 걷기,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 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 잔씩 마시기 등 세 가지 루틴을 설명하며 “그렇게 하루에 예닐곱 번, 이 작은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당시 내 생활의 중심이 됐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노벨 박물관 앞에선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 탄핵 소추안이 상정된 윤 대통령의 처벌을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시위자는 “윤석열을 내란죄로 체포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었고 노벨상을 취재하러 온 전 세계 미디어의 이목을 끌었다.
  • “시 쓰기는 삶과 죽음 사이를 움직이며 질문하는 것”

    “시 쓰기는 삶과 죽음 사이를 움직이며 질문하는 것”

    박지일 두 번째 시집 21편 연작시“나에게 물보라는 곧 쓰기와 같아”짧은 호흡과 조사도 생략한 ‘글투’ “나를 발굴하는 과정서 나온 어투” 물보라가 엄습하고 현실은 뒤틀린다. 촉촉한 꿈의 시공간에서 시인은 기억 속 고통을 곱씹는다. 이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주문은 이렇다. 물보라, 물보라. 시인 박지일(32)의 두 번째 시집 ‘물보라’는 정갈한 문장으로 세공된 아득한 꿈의 세계를 펼친다. 2020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첫 시집 ‘립싱크 하이웨이’에 이어 이번에도 상상과 현실을 기묘하게 뒤섞는 단정하고도 매력적인 목소리로 발화한다. 시집을 열면 21편의 연작시 ‘물보라’가 이어진다. 물보라는 ‘죽음을 휴대한 해파리’와 ‘죽음을 앞질러 죽는 멧닭’ 같은 존재들을 몰고 온다. 물보라는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시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5일 박지일로부터 이런 답이 돌아왔다. “존재보다는 동작이나 운동 그 자체로 여기고 있다. 내가 나를 가만둘 수 없는 ‘증상’인 것 같기도 하다. 모종의 탈력(脫力), 무력감이 최근 몇 년간 내 생활을 지배했다. 될 대로 되라는 허탈감이랄까. 나에게 물보라는 곧 ‘쓰기’다. 쓰기를 하는 동안은 살아 있다고 느낀다. 나에 대한 기묘한 투쟁, 느슨한 거리감이 뒤섞인 채 작동하는 것이 바로 물보라다.” 박지일의 시를 천천히 음미한 독자라면 틀림없이 그의 독특한 ‘글투’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우선 문장의 호흡이 무척 짧다. 서술어의 기본형을 활용해 시를 전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설탕이 단맛을 잃다. 모두가 긴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준비하다. 모두가 손가락 양쪽으로 입꼬리를 낚아 올리다.”(시 ‘11月 7.2日’ 부분) 특정한 의미를 지닌 동사를 그대로 쓰지 않는다. 대신 명사에 ‘하다’라는 동사를 붙여서 말한다. 예컨대 ‘울다’ 대신 ‘울음 하다’라고 쓰는 식이다. 박지일은 문장에서 조사도 곧잘 생략한다. 언어의 일상성을 비껴가는 박지일의 문장미학은 꿈 혹은 망상의 세계를 그린 듯한 그의 시와 적절하게 맞물린다. “퇴고 과정에서 (문장을) 공들여 손보거나 하진 않았다. 생활이 불편하고, 세상이 불편하고 삶에 자꾸만 불편함이 끼어드는데 원인을 들여다보면 그 정체를 규정할 순 없다. 마치 실타래처럼 불편함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니까. 관념을 형상화하는 과정인 쓰기를 나에게 불편함을 주는 일상언어로 풀어 나가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나를 파고들며 발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어투다.” 시인은 앞선 시집 ‘립싱크 하이웨이’에 실린 시들을 “하늘과 벌였던 발버둥질”이라고 자평했다. 쓰는 존재인 ‘나’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물보라’를 쓰면서는 그 회의감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유년의 시인과 할머니, 동생, 엄마의 죽음 같은 사실, 그리고 기억이 섞이면서 시라는 장르에 대한 회의감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없었다. 그는 “일상에서 나에게 주도권이 없다고 느낀다”고 했다. 불화로 가득한 불편한 일상. 하지만 일상이 좋고 편하기만 하다면 시를 쓸 필요도 없지 않을까. ‘물보라’ 3부는 2022년 남다현 작가와 협업 전시를 하면서 쓴 시가 모였다. 전시가 11월에 열렸던지라 시 제목에 전부 11월이 들어갔다. 그중 ‘11月 6日’의 첫 문장이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살아지듯이 죽으라.” ‘사는 것’과 ‘살아지는 것’의 차이는 뭘까. 삶과 죽음은 무엇이 다를까. 시인은 혹시 시를 쓰면서 이에 대한 해명을 찾았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시를 쓸 때는 죽음과 삶이라는 두 영역을 구분 짓지 않고 돌아다니니까. 어쩌면 두 상태 사이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는 것 같기도 하고. 시를 쓸 땐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때로는 어떤 상태와 어떤 상태가 겹친 상태로, 그저 움직이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 [책꽂이]

    [책꽂이]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정필 등 15명 지음, 멜라이트)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처럼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 이 책에 참여한 15명의 저자는 국회의원 보좌관, 변호사, 보건교사, 사회복지사처럼 뭘 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직업뿐만 아니라 말 수의사, 메디컬라이터, 인공지능 리서치 엔지니어처럼 알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포함돼 있다. 일하는 장소와 일의 성격은 모두 다르지만 이들은 무슨 일이든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면서 가치를 찾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일이 주는 기쁨과 가치, 의미를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368쪽, 1만 8000원. 싱싱한 밀 이삭처럼(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황종민 옮김, 열림원) 평생 2000여점의 그림을 그렸지만 생전에 팔린 작품은 단 한 점. 가족을 꾸리고, 미술가 공동체를 꾸리길 꿈꿨지만 홀로 말년을 맞은 사람. 바로 고흐다. 고흐와 관련한 책들은 많이 나와 있고 계속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형편과 정신적 고통에 힘겨워하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고흐의 목소리를 담았다. 단도직입적이면서도 직설적인 말투, 그렇지만 순박한 언어는 읽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매력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 좌절하고 포기하려 한다면 이 책을 펴도 좋다. 280쪽, 1만 7000원.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시드니 지음, 섬타임즈) 미국의 경제수도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은 맨해튼, 그중에서도 어퍼 웨스트는 최고 부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서울에도 비슷한 동네가 있다. 바로 강남, 그중 청담동이다. 유명인이 오가고 최고급 명품 브랜드숍이 즐비하며 한 끼에 수십만 원 하는 최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청담동에서 소시민으로 11년을 살아온 저자는 청담동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많지만 생각만큼 특별하진 않다고 말한다. 책을 읽고 나면 “스스로 단단하지 않으면 금수저도 껍질”이라는 저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240쪽, 1만 6800원. 북유럽 이유식 K-푸드와 만나다(신윤정 지음, 이가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이 모여 있는 북유럽은 육아 선진국으로도 유명하다. 행복지수 상위권이자 아이 키우기 좋은 곳으로 알려진 북유럽에서 엄마는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이는지 당연히 궁금하다. 소아과 의사인 저자는 단순히 북유럽 부모들이 만드는 이유식 레시피를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이유식에 담긴 의학적, 과학적 정보와 지역에 따른 문화적 전통과 관습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한다. 292쪽, 2만 3000원.
  • 위기의 인텔, ‘2세대 그래픽 카드’로 재도약 가능할까

    위기의 인텔, ‘2세대 그래픽 카드’로 재도약 가능할까

    현재 인텔은 창립 이후 반세기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2021년 인텔로 복귀하며 야심 찬 IDM 2.0 계획을 발표했던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역대급 손실과 함께 인텔을 떠났고 그가 추진한 많은 사업들은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현재 인텔은 본업인 CPU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었고 신규로 진입한 인공지능(AI)나 파운드리, 그래픽 카드 사업도 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은 2세대 독립 그래픽 카드인 인텔 아크 B500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코드네임 배틀메이지(Battlemage) GPU는 Xe 2 아키텍처를 적용한 GPU로 인텔 아크 B580과 B570 두 가지 제품으로 출시됐습니다. 두 제품 모두 BMG-G21 GPU를 이용한 것으로 B570는 B580에서 일부 유닛을 제외한 보급형 제품입니다. BMG-G21 GPU는 TSMC의 5㎚(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조되었는데,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196억개이며 반도체 다이(die) 사이즈는 272㎟입니다. 반도체 집적도와 성능면에서 엔비디아의 보급형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RTX 4060을 경쟁 상대로 설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인텔은 아크 B580의 게임 성능이 RTX 4060보다 10% 정도 빠르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인텔의 1세대 아크 그래픽 카드는 판매량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도 인텔은 아크 A770/750의 가격 대비 그래픽 성능이 지포스 RTX 3060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했지만, 시장에서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게임 호환성이 떨어져 프레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거나 오래된 게임에서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전기도 많이 먹었습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2세대인 아크 B580은 미세공정을 개선하면서도 트랜지스터 숫자를 줄이고, 미세 공정과 아키텍처를 개선해서 아크 A750보다 전력 소모는 줄이고 성능은 24% 정도 개선했습니다. 가격도 B580이 249달러, B570이 219달러로 출시가 기준 RTX 4060보다 저렴합니다. 순수 연산 능력은 FP32 기준 14.6TFLOPS로 RTX 4060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5㎚ 공정으로 제조한 B580의 전력 소모는 TSMC의 4㎚ 공정을 사용한 RTX 4060보다 훨씬 많은 편입니다. 게임에서의 실제 체감 성능은 여전히 열세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구형인 TSMC의 5㎚ 공정을 선택해 가격을 낮춘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현재 AI 하드웨어 분야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에 대응하기 위해 인텔은 AI 성능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AI 게임 이미지 품질 향상 및 성능 향상 기능인 XeSS 역시 2세대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엔비디아의 게임 AI 성능 향상 기술인 DLSS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DLSS처럼 해상도를 높이는 XeSS SR(Super Resolution) 기능과 프레임을 높이는 XeSS FG(Frame Generation)를 통해 게임 성능을 2.8배에서 3.9배까지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추가로 더 흥미로운 기능은 게임 반응 속도를 높이는 XeSS LL(Low Latency)으로 반응 속도가 중요한 FPS 게임 등에서 유용한 기능으로 보입니다. 아크 B580의 AI 엔진인 XMX AI 엔진은 게임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인텔은 생성형 AI에도 XMX AI 엔진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I 성능은 FP 16 기준 117TFLOPS이고 INT8 기준으로 233TOPS로 수치상으로 보면 한 단계 상위 GPU인 RTX 4070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소비자들은 아크 B580을 이용해 자신의 컴퓨터로 직접 생성형 AI를 통해 이미지, 영상, 언어 등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과 마찬가지로 AI 생태계 역시 엔비디아 GPU에 최적화되어 있어 실제로 주장한 수준으로 성능이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게임용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이 매우 강해 파고들기 쉽지 않은 만큼 AI 연산 목적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일지 모릅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크 B580/570의 판매량이 신통치 않다면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인텔의 미래는 상당히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인텔은 대규모 해고 계획과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에 옮기는 중입니다. 그런 와중에 적자가 나는 그래픽 카드 사업을 계속 유지할 여력이 될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텔 아크 B580/570의 성패에 인텔 그래픽 카드 사업의 생사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출시 후 시장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 마지막 그래픽 카드? 기사회생 신호탄?… 인텔, 아크 B580 배틀메이지 공개 [TECH+]

    마지막 그래픽 카드? 기사회생 신호탄?… 인텔, 아크 B580 배틀메이지 공개 [TECH+]

    현재 인텔은 창립 이후 반세기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2021년 인텔로 복귀하며 야심 찬 IDM 2.0 계획을 발표했던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역대급 손실과 함께 인텔을 떠났고 그가 추진한 많은 사업들은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현재 인텔은 본업인 CPU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었고 신규로 진입한 인공지능(AI)나 파운드리, 그래픽 카드 사업도 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은 2세대 독립 그래픽 카드인 인텔 아크 B500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코드네임 배틀메이지(Battlemage) GPU는 Xe 2 아키텍처를 적용한 GPU로 인텔 아크 B580과 B570 두 가지 제품으로 출시됐습니다. 두 제품 모두 BMG-G21 GPU를 이용한 것으로 B570는 B580에서 일부 유닛을 제외한 보급형 제품입니다. BMG-G21 GPU는 TSMC의 5㎚(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조되었는데,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196억개이며 반도체 다이(die) 사이즈는 272㎟입니다. 반도체 집적도와 성능면에서 엔비디아의 보급형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RTX 4060을 경쟁 상대로 설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인텔은 아크 B580의 게임 성능이 RTX 4060보다 10% 정도 빠르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인텔의 1세대 아크 그래픽 카드는 판매량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도 인텔은 아크 A770/750의 가격 대비 그래픽 성능이 지포스 RTX 3060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했지만, 시장에서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게임 호환성이 떨어져 프레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거나 오래된 게임에서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전기도 많이 먹었습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2세대인 아크 B580은 미세공정을 개선하면서도 트랜지스터 숫자를 줄이고, 미세 공정과 아키텍처를 개선해서 아크 A750보다 전력 소모는 줄이고 성능은 24% 정도 개선했습니다. 가격도 B580이 249달러, B570이 219달러로 출시가 기준 RTX 4060보다 저렴합니다. 순수 연산 능력은 FP32 기준 14.6TFLOPS로 RTX 4060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5㎚ 공정으로 제조한 B580의 전력 소모는 TSMC의 4㎚ 공정을 사용한 RTX 4060보다 훨씬 많은 편입니다. 게임에서의 실제 체감 성능은 여전히 열세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구형인 TSMC의 5㎚ 공정을 선택해 가격을 낮춘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현재 AI 하드웨어 분야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에 대응하기 위해 인텔은 AI 성능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AI 게임 이미지 품질 향상 및 성능 향상 기능인 XeSS 역시 2세대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엔비디아의 게임 AI 성능 향상 기술인 DLSS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DLSS처럼 해상도를 높이는 XeSS SR(Super Resolution) 기능과 프레임을 높이는 XeSS FG(Frame Generation)를 통해 게임 성능을 2.8배에서 3.9배까지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추가로 더 흥미로운 기능은 게임 반응 속도를 높이는 XeSS LL(Low Latency)으로 반응 속도가 중요한 FPS 게임 등에서 유용한 기능으로 보입니다. 아크 B580의 AI 엔진인 XMX AI 엔진은 게임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인텔은 생성형 AI에도 XMX AI 엔진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I 성능은 FP 16 기준 117TFLOPS이고 INT8 기준으로 233TOPS로 수치상으로 보면 한 단계 상위 GPU인 RTX 4070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소비자들은 아크 B580을 이용해 자신의 컴퓨터로 직접 생성형 AI를 통해 이미지, 영상, 언어 등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과 마찬가지로 AI 생태계 역시 엔비디아 GPU에 최적화되어 있어 실제로 주장한 수준으로 성능이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게임용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이 매우 강해 파고들기 쉽지 않은 만큼 AI 연산 목적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일지 모릅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크 B580/570의 판매량이 신통치 않다면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인텔의 미래는 상당히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인텔은 대규모 해고 계획과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에 옮기는 중입니다. 그런 와중에 적자가 나는 그래픽 카드 사업을 계속 유지할 여력이 될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텔 아크 B580/570의 성패에 인텔 그래픽 카드 사업의 생사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출시 후 시장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 [기고]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데버라 스미스

    [기고]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데버라 스미스

    문학의 중요한 역할은 독자에게 생각하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문학 번역과 한국문학 영어번역가의 역할과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하는 뜻깊은 계기가 됐다. 번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번역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뿐 아니라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 사이에도 필요하다. 한국어 사용자끼리, 심지어 함께 사는 가족 사이에서도 갈등과 소통의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는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고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의 번역’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통의 어려움은 번역의 이기적이면서도 이타적인 특징 때문에 발생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인정받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 상대방이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이타적인 마음이 번역 안에 공존한다. 한강의 역사적인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당시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옮긴 데버라 스미스의 번역에 대한 국내 학계의 오역 논쟁과 한국어를 독학한 지 6년밖에 안 된 외국인 번역가에 대한 신랄한 공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스스로 한국어를 배워 세계적인 문학상 수상을 가능하게 했던 번역가의 대단한 기여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고마움보다 마치 죄인 대하듯 가혹해야만 했을까. 한국문학의 영어 번역은 한국어를 전혀 읽지 못하는 해외 독자들을 위한 것이다. 스미스가 아니었더라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문학의 영어 번역은 영어권 원어민 독자와 같은 감성으로 영어 번역본을 읽을 수 없는 국내 독자들과 학자들이 평가하고 가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닐 수 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미국 독자나 학자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소설의 한국어 번역에 오역 논쟁을 벌이지 않는 건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헤밍웨이 소설을 한국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하는지는 오롯이 한국 독자의 몫이라서 그렇다. 한강 소설 영역본의 소유주가 ‘우리’라는 착각을 내려놓자. 우리는 위대한 한국어로 쓰인 원작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해외의 독자와 출판사들이 한강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가 느끼는 깊은 감정과 문학적 가치를 공유하고, 그들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한국문학 작품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스미스의 번역은 충분히 의미 있고 자랑스러운 문화 자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강의 소설을 우리보다 해외 독자가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배려가 어쩌면 한국문학에 대한 우리의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있다. 노벨문학상 열풍이 곧 지나가 버린 다음에도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번역가들의 헌신과 기여를 계속해서 기억하는 것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우리의 문화적 자존심이 될 것이다. 이형진 숙명여대 영문과 교수
  • 새 AI 모델 ‘노바’ 띄운 아마존… “오픈AI·구글 한판 붙자”

    새 AI 모델 ‘노바’ 띄운 아마존… “오픈AI·구글 한판 붙자”

    아마존이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아마존 노바’를 공개하며 오픈AI(챗GPT)와 구글(제미나이)에 도전장을 던졌다. 새 AI 반도체인 ‘트레이니엄3’의 내년 출시 계획도 밝혀 AI 칩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도 겨냥했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24’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최첨단 기술인 노바의 출시를 공유하게 돼 기쁘다”며 생성형 AI 기반 모델 아마존 노바를 소개했다. 아마존은 그간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의 ‘클로드’에 의존했으나 새 AI 모델을 출시해 AI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번에 공개된 노바 모델은 총 6종류로 텍스트 전용 모델인 마이크로와 멀티모달인 라이트, 프로, 프리미어 등이 있다. 내년 출시 예정인 프리미어는 복잡한 추론 작업이 가능하며 오픈AI의 GPT-4o, 구글의 제미나이 등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지녔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 최첨단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노바 캔버스와 영상을 만들어 주는 릴이 눈에 띈다. 릴은 자연어 명령어를 입력하면 짧게는 6초에서 길게는 2분 길이의 영상을 만들어 주는 영상 생성 AI 모델이다. 노바 시리즈는 최근 주목받는 ‘AI 비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분기엔 대화형 AI 비서 모델인 ‘노바 스피치투스피치’를 공개할 예정이며 내년 중반엔 텍스트나 이미지, 영상, 음성 등 어떤 형태의 질문에도 답할 수 있는 ‘노바 애니투애니’ 모델을 선보인다. 아울러 AWS는 앤트로픽과 함께 AI 훈련을 위한 트레이니엄2’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니엄 시리즈는 AWS가 AI 학습을 위해 직접 설계한 가속기인데 애플도 트레이니엄2를 사용해 자사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전 학습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엔 한발 더 나아가 트레이니엄3를 출시할 계획이다. 성능과 전력 효율, 밀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거라는 게 AWS의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선 LG AI연구원과 국내 AI 스타트업인 트웰브랩스가 AWS와 협력한 사례도 소개됐다. LG AI연구원의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병리학 기반 AI 모델인 ‘엑사원패스’는 암 환자의 조직 병리 이미지를 분석해 유전자 검사 시간을 기존 2주일에서 1분 미만으로 단축한다. 조직 병리 이미지는 분석을 통해 세포와 조직 특성을 파악하고 진단명 확정, 치료, 복약 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 임상의학 분야에선 필수 데이터로 꼽힌다. LG AI연구원은 아마존의 추론 칩인 ‘세이지메이커’를 활용해 8개월 만에 대규모 엑사원패스 모델을 학습하고 배포했다. 멀티모달 AI를 사용해 영상 검색 기능을 개발하는 트웰브랩스 역시 AWS의 지원을 받는다. 트웰브랩스의 ‘마렝고’와 ‘페가수스’는 100개 이상의 언어로 텍스트 요약과 오디오 번역, 영상 분석을 제공한다.
  • 호퍼의 걸작·에코의 책장 보러 간다… 영화관으로

    호퍼의 걸작·에코의 책장 보러 간다… 영화관으로

    예술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 인문학 분야의 천재 움베르토 에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2편을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 대형 스크린으로 호퍼의 걸작을 감상하고, 책으로 가득한 에코의 개인 도서관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드워드 호퍼가 주목한 도시의 일상 지난달 27일 개봉한 ‘에드워드 호퍼’는 미국 미술의 아이콘인 호퍼의 이야기를 다룬다. 188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배웠지만 40대 초반부터 수채화와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주목한 주제는 도시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이후 이어진 경제 대공황을 겪은 미국의 풍경과 인물을 표현했다. 원색을 많이 사용했음에도 그림에서 소외감이나 고독감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이유다. 그의 그림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비롯해 앨프리드 히치콕, 데이비드 린치 등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영화는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열린 에드워드 호퍼 개인전에 등장한 작품들과 당시 볼 수 없었던 대표작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뉴욕의 방’까지 모두 94점의 그림으로 호퍼의 삶을 소개한다. 애덤 웨인버그, 엘리엇 데이비스 등 유명 미술관 소속 큐레이터가 작품을 해설해 준다. 그의 뒤에서 희생한 아내 조세핀에 관한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담았다. ●움베르토 에코의 집념이 담긴 도서관 오는 11일 개봉하는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2016년 타계한 에코와 그가 집착한 책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193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에코는 변호사가 되길 원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토리노대에 입학했지만 중세 철학과 문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이후 기호학 교수로 건축학, 미학, 언어학, 고문서학 등을 강의하며 전 세계 대학에서 모두 42개에 이르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 세계에서 30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 ‘장미의 이름’ 저자로도 유명한 그의 집필 활동에 기반이 된 것은 책이었고, 그가 평생을 천착한 것도 바로 책이었다. 그런 그의 집념은 5만여권에 이르는 개인 도서관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는 에코가 세상을 뜨기 1년 전 자택 도서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와 책·도서관에 관한 생전 인터뷰, 강연, 연설 영상을 통해 그의 생각을 보여 준다. 이 밖에 가족과의 일상, 그와 평생 함께했던 동료들과 유족들의 인터뷰 등도 담겼다. 독서광인 에코는 “도서관은 집단적 기억의 상징이고 실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도서관에 대해 “기호학적이고, 기이하고, 망상적이고, 마법적이고, 영적인 책들을 모은 곳”이라고 소개한다.
  • 궁금하다, 그 사람의 이야기…에드워드 호퍼, 움베르토 에코

    궁금하다, 그 사람의 이야기…에드워드 호퍼, 움베르토 에코

    예술가들이 가장 사랑한 화가 에드워드 호퍼. 기호학을 비롯해 다방면 인문학 분야의 천재 움베르토 에코. 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2편을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 대형 스크린으로 호퍼의 걸작을 감상하고, 책으로 가득한 에코의 개인 도서관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에드워드 호퍼’는 미국 미술의 아이콘인 호퍼의 이야기를 담았다. 188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배웠지만 40대 초반부터 수채화와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주목한 주제는 도시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이후 이어진 경제 대공황을 겪은 미국을 사실 그대로 표현했다. 원색을 많이 사용했지만, 그림에서 소외감이나 고독감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이유다. 그의 그림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비롯해, 앨프레드 히치콕, 데이비드 린치 등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영화는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열려 4개월 동안 무려 33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에드워드 호퍼 개인전에서 나왔던 그림들과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대표작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뉴욕의 방’ 등 모두 94점의 그림으로 호퍼의 삶을 소개한다. 애덤 웨인버그, 앨리엇 데이비스 등 유명 미술관 소속 큐레이터가 작품을 해설해준다. 그림뿐 아니라 그의 뒤에서 희생한 아내 조세핀 호퍼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달 11일 개봉하는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2016년 타개한 에코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193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에코는 변호사가 되길 원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토리노대에 입학했지만, 중세 철학과 문학으로 전공을 선회했다. 이후 기호학 교수로 건축학, 미학, 언어학, 수사학, 고문서학 등으로 전 세계 여러 대학에서 모두 42개에 이르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번 읽은 책 내용은 잊어버리지 않았고, 재직 중이던 볼로냐대 도서관의 모든 책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30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 ‘장미의 이름’의 저자로도 유명한 그의 집필 활동 기반이 되었던 것은 책이었다. 그리고 그가 평생을 천착한 것도 바로 책이었다. 그런 그의 집념은 5만여권에 이르는 개인 도서관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는 그가 서거하기 1년 전 자택 도서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와 책·도서관에 관한 생전 인터뷰, 강연, 연설 영상으로 그의 생각을 읽는다. 이 밖에 가족들과의 일상, 그와 평생 함께했던 동료들과 유족들이 말하는 그의 모습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았다. 독서광인 에코는 ‘도서관은 집단적 기억의 상징이고 실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도서관에 대해 “기호학적이고, 기이하고, 망상적이고, 마법적이고, 영적인 책들을 모은 곳”이라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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