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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대 친할머니와 아시아 배낭여행 떠난 20대 손자

    70대 친할머니와 아시아 배낭여행 떠난 20대 손자

    남들과 조금은 다른 여행 경험을 쌓고 있는 청년이 있다. 그는 바로 친할머니 사프타(74)와 함께 배낭 여행을 떠난 나다넬 크레슨(26). 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스웨덴 태생의 나다넬은 지난해 할머니와 아시아를 순회하는 배낭 여행을 시작했다. 함께 여행에 동참하길 원했던 손자의 바람을 할머니가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단 몇 개월 만에 짐을 꾸려 배낭여행에 나선 할머니와 손자의 계획은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와 같은 국가들을 둘러보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찾아와 비무장지대(DMZ) 등을 방문했으며 중국의 만리장성, 일본 도쿄의 고양이 카페 등 대표적인 명소를 돌아봤다. 나다넬은 “할머니는 늘 모험을 좋아하고 즐기신다. 우리 가족 휴가에서 할머니는 계획 단계부터 빠지지 않는다. 혼자 중동, 아프리카, 미국 일대를 다녀오기도 하셨다”고 말했다. 나다넬과 할머니가 여행을 계획을 하는데는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렸지만 여행하는 과정에서 사귄 많은 친구들 때문에 그 계획은 여러차례 변경됐다. 그는 “모든 도시에서 만난 개개인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여행 경험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고, 자신들의 나라로 우리를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좋았던 장소를 묻는 질문에 나다넬은 “중국이다. 언어를 할 수 없는 국가에 있다는 것 자체가 만족스러웠고 하루하루가 문화적 도전이었다”고 언급했다. 반면 자연을 사랑하는 할머니는 아름다운 섬들과 열대 기후, 신선한 코코넛이 있는 필리핀을 가장 좋았던 곳으로 꼽았다. 매주 나다넬은 블로그와 페이스북 ‘더 그랜 어드벤처‘(The Gran Adventure)에 할머니와의 즐거운 여행 이야기를 올린다. 그는 “여행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조부모를 더 잘 알고 싶어했다. 나는 우리가 여행으로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믿으며, 우리 이야기가 세대 간 격차를 불식시키고 가족간 끈끈한 정을 나누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페이스북(더 그랜 어드벤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인종차별 논란’ 헐크 호건, 3년 만에 WWE 복귀

    ‘인종차별 논란’ 헐크 호건, 3년 만에 WWE 복귀

    미국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 헐크 호건(64·본명 테리 진 볼리아)이 인종 차별 발언으로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에서 퇴출된지 3년 만에 공식 복귀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US위클리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WWE는 이날 성명에서 헐크 호건은 인종 차별적 발언으로 퇴출된지 3년 만에 자격 정지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WWE는 “이 두 번째 기회는 호건이 자기 실수에 대해 수많은 공식 사과와 자원 봉사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런 노력으로 그는 최근 어린이 단체 미국소년소녀클럽(BGCA) 동문회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고 전했다. 호건 역시 이날 트위터에 “방금 WWE 슈퍼스타들과 만났으며 모든 층에서 내가 받은 사랑과 관심의 양은 압도적이었다”면서 “난 이날을 위해 기도했고 마침내 집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호건은 2012년 유명 라디오 DJ 진행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의 부인인 헤더 클렘과 가진 수차례의 성관계 영상이 미국 가십 매체 고커 미디어를 통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일부 영상에서 그는 자기 딸이자 가수인 브룩 호건이 흑인 남성과 잠자리를 가졌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인종 차별적 언어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2015년 7월 WWE에서 공식적으로 퇴출됐었다. 이후 호건은 고커 미디어와의 소송에서 이겨 위자료와 손해배상금 1억4000만 달러(약 1579억 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헐크 호건/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국 피자체인 파파존스는 ‘인종비하’ 브랜드?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미국 피자 브랜드 파파존스가 끊이지 않는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파파존스는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피자 전문점으로 뽑혔다. 11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파파존스 창업자인 존 슈내터(?사진?)는 지난달 5월 마케팅 에이전시와의 전화 회의에서 흑인을 니그로, 니거 등 모멸적 표현으로 부른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역할극 방식의 언론 대응 훈련에 참여한 슈내터는 “인종차별그룹과 어떻게 거리를 둘 것인� 굡遮� 질문에 “커넬 샌더스 KFC 창립자도 흑인들을 검둥이(N-word)라고 불렀지만, 그는 대중의 반발을 맞닥뜨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슈내터는 또 인디애나주에서 보낸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사람들이 흑인을 트럭에 매달아 그들이 죽을 때까지 끌고 갔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케팅 에이전시는 이날 회의 이후 파파존스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슈내터는 이날 포브스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부적절하고 상처를 주는 언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인종차별은 우리 사회에서 설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파파존스 주가는 5.9% 하락해 47.8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슈내터는 지난해 11월 미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비난해 파장이 커지자 CEO직을 사임했다. 당시 일부 NFL 선수들은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한쪽 무릎을 꿇었는데, 슈내터는 이를 두고 지난해 3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NFL 지도자들이 지금의 큰 낭패(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해결하지 못해 파파존스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NFL은 당시 피자 전문점 중 독점 파트너사였던 파파존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피자헛과 계약했다. 파파존스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뉴욕의 한 지점 직원들이 피자를 주문한 한국인 여성에게 ‘찢어진 눈’이라고 적어놓은 영수증을 줘 논란이 됐다. 당시 미 본사가 아닌, 한국 지사에서만 공식 사과했다. 또 2013년에는 미 내 한 지점에서 직원 2명이 피자 배달을 하는 도중 손님을 ‘검둥이’라고 지칭하고, 배달 차량 안에서 흑인 특유의 목소리로 흑인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른 사실이 알려져 파장을 일으켰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
  • 파파존스는 ‘인종비하’ 브랜드?...이번엔 설립자 망언으로 사과

    파파존스는 ‘인종비하’ 브랜드?...이번엔 설립자 망언으로 사과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미국 피자 브랜드 파파존스가 끊이지 않는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파파존스는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피자 전문점으로 뽑혔다. 11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파파존스 창업자인 존 슈내터는 지난달 5월 마케팅 에이전시와의 전화 회의에서 흑인을 니그로, 니거 등 모멸적 표현으로 부른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역할극 방식의 언론 대응 훈련에 참여한 슈내터는 “인종차별그룹과 어떻게 거리를 둘 것인가“라는 질문에 “커넬 샌더스 KFC 창립자도 흑인들을 검둥이(N-word)라고 불렀지만, 그는 대중의 반발을 맞닥뜨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슈내터는 또 인디애나주에서 보낸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사람들이 흑인을 트럭에 매달아 그들이 죽을 때까지 끌고 갔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케팅 에이전시는 이날 회의 이후 파파존스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슈내터는 이날 포브스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부적절하고 상처를 주는 언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인종차별은 우리 사회에서 설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파파존스 주가는 5.9% 하락해 47.8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슈내터는 지난해 11월 미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비난해 파장이 커지자 CEO직을 사임했다. 당시 일부 NFL 선수들은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한쪽 무릎을 꿇었는데, 슈내터는 이를 두고 지난해 3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NFL 지도자들이 지금의 큰 낭패(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해결하지 못해 파파존스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NFL은 당시 피자 전문점 중 독점 파트너사였던 파파존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피자헛과 계약했다. 파파존스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뉴욕의 한 지점 직원들이 피자를 주문한 한국인 여성에게 ‘찢어진 눈’이라고 적어놓은 영수증을 줘 논란이 됐다. 당시 미 본사가 아닌, 한국 지사에서만 공식 사과했다. 또 2013년에는 미 내 한 지점에서 직원 2명이 피자 배달을 하는 도중 손님을 ‘검둥이’라고 지칭하고, 배달 차량 안에서 흑인 특유의 목소리로 흑인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른 사실이 알려져 파장을 일으켰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
  • [말빛 발견] 언어저널리즘/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언어저널리즘/이경우 어문팀장

    ‘스포츠저널리즘’은 ‘스포츠와 관련된 소식을 언론 매체가 보도하거나 전달하는 활동’이다. 사전적인 풀이다. 이런 방식으로 ‘언어저널리즘’을 말하면 ‘언어와 관련된 정보와 소식을 언론 매체가 보도하는 활동’이 된다. ‘언어저널리즘’이란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언론은 꾸준히 언어와 관련한 소식을 전달해 왔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건 어문 규범이다. 언론의 지속적인 소개로 맞춤법은 널리 알려졌고, 정착돼 가고 있다. 표준어는 과하다 할 만큼 생활 곳곳에 뿌리를 내렸다. 질서 있는 소통이 되는 데 언론 매체가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어문 규범 외적인 분야로 눈을 돌리면 아쉬움이 많다. 정치가 언어와 밀접한데도 정치 언어에 대해서는 덜 말해 왔다. 절제되고 품격 있는 정치 언어를 관심 있게 요청해야 했다. 정부 부처에서 나오는 행정 언어들은 때로 어렵고 명령적이고 권위적이다. 전문 용어들은 정비되지 않아 지나치게 어렵거나 일관성이 없는 것들이 많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도 더 비판하고 알릴 필요가 있다. 전문 용어들이 표준화되고 대중과 가까워지는 것은 그 분야의 저변이 넓어지고 발전하는 일이다. 일상의 언어들에는 호칭에서 보듯 전근대적인 것들이 남아 있다. 시대에 맞게 바뀌는 데 힘을 실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더 성숙하고 민주적인 사회로 가는 길과 닿아 있다.
  • ‘미투·몰카’로 커진 성대결…혐오, 성평등 가로막는 소모전

    ‘미투·몰카’로 커진 성대결…혐오, 성평등 가로막는 소모전

    여성시위서 “834만 남자만 조심” 온라인상 페미니즘 선입견 확대 ‘넷페미’ 미러링 방식 남성 반격 “보이지 않는 여성차별 극복해야”지난 1월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계기로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성에 대한 혐오적 시선도 난무했다. 남성과 여성 사이에 ‘혐오’의 싹이 자라면서 남녀 성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에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 유출 사건에서 경찰의 차별 수사 논란이 벌어지면서 남녀 간 충돌이 표면화됐다.과거에도 여성 인권을 강화하자는 ‘페미니즘’ 운동이 거세질 때마다 반발은 늘 있었다. 역차별론이 부상하면서 여성 운동이 위기를 맞았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여성 인권이 한층 대두될 때 미투가 시작됐지만 결국 가해자의 역공으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여성들은 일련의 사건에 분노와 절망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혐오의 싹이 틔워졌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집회에서도 “한국 여자들은 살면서 일부 834만명의 한국 남자만 조심하시면 됩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팻말이 등장했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치부했다는 점에서 일부 남성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나섰지만 여성 집회에 이러한 문구가 등장한 원인을 찾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겪어 온 보이지 않는 차별과 실질적 피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활동가 이인숙 박사(사회학)는 “여성들이 숫자로는 인구 절반인데도 중요한 현안이 닥치면 약자로 몰렸고, 정치·사회적 권력 관련 사안에서도 늘 소수로 전락했다”면서 “특별법까지 만드는 등 갖은 방법을 써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행동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업계에서는 페미니즘에 관심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여성 작가들이 ‘메갈’(여성 혐오 반대사이트 ‘메갈리아’ 이용자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낙인이 찍히면서 일순간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나왔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메갈을 ‘집단 이기주의’, ‘반사회적 인신공격을 일삼는 사람들’로 비하한다. 한 여성은 여성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당했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여성은 “페미니스트라 부당 해고를 당했다”면서 “갑자기 회식 도중 잘렸다. 혜화 시위를 갔냐고 해 ‘알바 끝나고 가서 청소밖에 못 했다’고 하자 이제 출근하지 말고 알바 대신 중요한 시위나 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는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선입견도 커지고 있다. 여성 운동 활동가에 대해 ‘페미나치’(페미니즘+나치), ‘메퇘지’(메갈리아+멧돼지) 등 조롱 섞인 표현들을 서슴지 않고 하는가 하면 ‘정신병자’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한다. 대학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 정서가 총여학생회 존폐 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연세대에서는 지난달 학생 총투표를 통해 ‘총여학생회 개편안’이 통과됐다. 총여학생회가 페미니스트 작가 은하선씨의 강연을 추진한 게 발단이 됐다. 일부 극단적인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억압할수록 페미니즘의 반발도 거세졌다. 최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넷페미(니스트)’가 공격적인 미러링 방식을 통해 반격에 나서는 식이다. 미러링은 여성 전체를 조롱하는 남자들의 언어를 반대로 비추는 거울처럼 비틀어 보자는 취지다. 친분이 없는 20~30대 여성들이 ‘여성 인권’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헤쳐 모이는 것도 새로운 특징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소모적 논쟁이 계속되는 것은 성평등 사회를 늦추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살아 돌아온 동굴소년들 결승전 관람은 어려울 듯

    동굴에 2주 이상 갇혀 있다가 10일까지 사흘에 걸쳐 전원 구조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 선수 12명이 나란히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을 ‘직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지난 6일 태국축구협회에 친서를 보내 소년들이 살아 돌아오면 16일 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21회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관중석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레전드 호나우두를 비롯해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존 스톤스, 아르헨티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 일동도 이들의 생환을 간절히 염원했다. 먼저 공개된 동영상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어 눈길을 끌었던 솜퐁 자이웡(13)은 ‘삼사자 군단’이 우승하는 모습을 꼭 지켜보겠다는 간절한 뜻을 동굴 속에서 친구들에게 털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결승 킥오프 시간까지 닷새 남짓 남은 시점에 구출돼 시간적으로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 모두 생환의 기쁨과 함께 평생의 꿈인 월드컵 직관이 이뤄졌다고 들뜰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현지 의료진이 찬물을 끼얹었다. 먼저 구조된 8명의 건강 검진 결과 심신이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병원에 적어도 일주일은 머무르며 천천히 주의 깊게 회복 과정을 예찰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중보건부의 통차이 러트윌라이라타나퐁은 “아이들은 (모스크바에) 갈 수 없다. 한동안 병원에 머물러야 한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젯사다 촉담렁쑥 태국 공중보건부 사무차관 역시 “아이들은 텔레비전 중계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월드컵 결승전 관람 꿈은 무산되더라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를 찾을 수는 있을 것 같다. 이 구단은 이날 소년들이 전원 구출되기 직전 올드 트래퍼드에 초청한다는 뜻을 공식 성명을 통해 밝혔다. 전날까지 구조된 8명의 입을 통해 그렇게 갇힌 곳에서 잘 지낼 수 있었던 비결도 드러나고 있다. 주장 두간펫 프롬텝(13)이 빼어난 리더십으로 팀원들의 존경을 받고 있어 아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지내게 했다는 것이다. 평소 한 팀에서 어울려 훈련하고 늘 생활하느라 규율이 몸에 배인 것도 생존에 큰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에서 태어난 아둘 삼온(14)은 여러 언어를 할 줄 알아 처음 자신들을 발견했던 호주인 잠수부와 대화해 자신들의 상황을 알렸다. 피라팟 솜피앙자이(17)는 마침 갇힌 날이 생일이어서 아이들에게 나눠 줄 스낵류를 지참해 아이들이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라디오스타’ 이승우, 월드컵 후반 투입 속마음 토로 “너무 힘들다”

    ‘라디오스타’ 이승우, 월드컵 후반 투입 속마음 토로 “너무 힘들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이승우가 ‘라디오스타’를 통해 4개국어가 가능한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너무 힘들다”며 월드컵 후반 투입에 대한 속마음까지 토로했다고 전해져 관심을 모은다. 11일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연출 한영롱)는 105분 확대 편성된 ‘4년 후에 만나요 제발’ 특집으로 까방권(까임 방지권) 획득의 주인공인 조현우-김영권-이용-이승우 네 명의 2018 월드컵 국가대표 축구전사들의 화려한 입담과 깜짝 놀랄만한 노래 실력을 만나볼 수 있다. 대표팀 막내인 이승우는 멕시코전과 스웨덴전 후반에 교체돼 투입됐었고, 활발한 몸놀림으로 그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헬라스 베로나 FC 소속인 이승우는 선수들이 각각의 소속팀에 대해 얘기하던 중 4개국어가 가능한 사실을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승우는 소속팀 적응을 위해 스페인어를 마스터한 사실을 고백했고, 스페인어를 마스터한 뒤 현재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있음을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와 함께 그가 가능한 언어는 카탈루냐어까지 한국어를 포함해 총 네 개였다. 월드컵 당시에도 스페인어를 할 수 있었던 까닭에 남다른 활약도 했다고. 이번 ‘라디오스타’에서는 대한민국 월드컵 국가대표팀 요정으로 화해와 외교, 마사지, 시간 요정으로 활약한 그의 활약상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승우는 해외를 누비는 까닭에 4개국어가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여자로 안 보인다”고 밝혀 시선을 집중시킬 예정. 특히 이승우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후반전에 경기를 뛰는 경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는데, 이를 듣고 있던 김영권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반박해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이렇듯 대표팀 막내인 그가 선배 김영권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큰 웃음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승우는 장현수 선수가 멘붕에 빠진 상황에서 필드 밖에서 퇴장 당할 뻔한 사연을 털어놓고 “저는 락커룸에 들어가 본적이 없어요”라며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의 비하인드를 탈탈 털어놓을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수요일 밤 11시 10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45세 이방인, 월드컵 우승 마법 부릴까

    45세 이방인, 월드컵 우승 마법 부릴까

    스페인 출신… 4강 감독 중 최연소 역대 외국감독 성적 준우승이 최고 4강팀 중 3개국이 모두 자국 감독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대회가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축구대회에서는 4년 전 브라질 대회까지 모두 자국인 감독을 앉힌 나라들이 우승했다. 단 한 번의 예외가 없다 보니 ‘월드컵의 전통’이 되다시피 했는데 벨기에가 이 전통을 깰 수 있을까.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감독은 19명이다. 1934년과 1938년 대회 2연패를 일군 비토리오 포조(이탈리아)가 유일하게 혼자서 두 번이나 경험했다. 11일 4강전을 시작하는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확률적으로는 자국인 감독이 우승할 가능성이 더 크다. 4강에 오른 나라 가운데 프랑스와 잉글랜드, 크로아티아가 자국인 감독이 지휘하고 벨기에만 유일하게 외국인 감독이다. 네 나라 사령탑 가운데 가장 젊은 로베르토 마르티네스(45) 벨기에 감독은 스페인 사람이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 지휘봉을 처음 잡았고 이후 2009년 위건, 2013년 에버턴 감독을 역임했다. 2016년 8월 마크 빌모츠의 후임으로 벨기에 대표팀을 맡아 최근 23경기 연속 무패 행진(18승5무)을 잇고 있다. 그는 특히 수석코치로 티에리 앙리(프랑스)를 영입해 다국적 코칭스태프를 꾸렸으며 2009년 영국 여성 베스 톰프슨과 결혼하는 등 코스모폴리탄 기질을 갖고 있다. 독일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로만쉬어(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 등 다양한 언어로 갈라져 있어 선수들이 라커룸이나 기자회견 등에서 영어로 의사 소통하는 벨기에 대표팀의 특성에 딱 들어맞는 감독인 셈이다. 그는 또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했고,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는 등 공부하는 지도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외국인 감독이 거둔 최고의 성적은 준우승이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개최국 대표팀을 이끈 잉글랜드 출신의 조지 레이너 감독,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지휘한 에른스트 하펠(오스트리아) 감독인데 마르티네스가 그들을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탁’ 치니 ‘억’ 쓰러져” 강민창 前 치안본부장 사망

    “‘탁’ 치니 ‘억’ 쓰러져” 강민창 前 치안본부장 사망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은폐하려 한 강민창 전 내무부 치안본부장이 지난 6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6세.9일 경찰 등에 따르면 1933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한 강 전 본부장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안동사범학교를 중퇴하고 군에 입대해 전쟁에 참전했다. 종전 후 경찰에 입문해 1986년 1월 제10대 치안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이듬해인 1987년 1월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생인 박종철 열사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중 고문 끝에 숨졌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같은 해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강 전 본부장은 사건 당시 ‘목 부위 압박에 따른 질식사’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소견이 나왔음에도 언론에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황당한 궤변으로 박 열사의 사망 원인을 얼버무리려 했다. 지난해 말 개봉해 인기를 끈 영화 ‘1987’에서는 박처원 대공수사처장이 이 발언을 한 것으로 그려지지만 이는 영화적 허구다. 뒤늦게 경찰이 사인 은폐를 위해 부검의까지 회유하려 한 사실이 밝혀지며 강 전 본부장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됐고 1993년 유죄가 확정됐다. 강 전 본부장의 장례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박종철, 탁 치니 억 하고…”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 사망

    “박종철, 탁 치니 억 하고…”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 사망

    1987년 6월 항쟁을 촉발시킨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발언으로 전국민적 분노를 불러왔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이 6일 오후 11시 40분쯤 노환으로 사망했다. 86세.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1933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한 강민창 전 본부장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안동사범학교를 중퇴하고 군에 입대해 전쟁에 참전했다. 종전 후 경찰에 입문해 1986년 1월 제10대 치안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1월 14일,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종철씨가 고문 수사로 악명이 높았던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조사를 받다가 수사관들의 물고문으로 사망했을 때 강민창 전 본부장이 경찰의 최고 책임자였다. 경찰이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했지만 민주화운동 인사들의 갖가지 노력으로 사건의 진상이 언론에 보도됐다. 강민창 전 본부장은 박종철씨 사인이 물고문과 관계 없는 단순 쇼크사라면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는 이 해명은 더 거센 반발을 불러왔고, 물고문이 있었을 것이라는 전국민적 의구심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지난해 영화 ‘1987’을 통해 재조명되기도 했다.박종철씨를 고문했던 경찰관과 함께 강민창 전 본부장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1993년 7월 27일 대법원은 강민창 전 본부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전두환 정권 시절 자행됐던 경찰의 수많은 고문 수사의 최고책임자로서 너무 가벼운 판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강민창 전 본부장의 장례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어느 신부의 ‘험담하지 않겠습니다’ 캠페인/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어느 신부의 ‘험담하지 않겠습니다’ 캠페인/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내가 다니는 성당(서울 돈암동 본당)에서는 지난 1월부터 ‘Stop Bad Mouthing’ 캠페인을 시작했다. 새로 부임한 주경수 신부가 제안한 ‘험담하지 않겠습니다’, ‘불평하지 않겠습니다’이다.다른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고 불평을 늘어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1차로 3주 동안 실천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손목 밴드도 만들었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작은 선물도 준다. 도중에 한 번이라도 험담과 비난, 불평을 하는 순간 차고 있던 밴드를 다른 손목으로 옮겨 다시 시작한다. 주 신부가 이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는 물질적 나눔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말 한마디가 이웃에게 행복과 희망을 가져다주는 사랑의 큰 실천이기 때문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험담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방문 앞에 ‘불평금지’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고 했다. 지난 3월에는 최돈석 교장의 제안으로 경주 근화여고 학생들이 이 운동을 시작했다. ‘험담 NO, 불평 NO’라는 슬로건과 함께 손목 밴드를 착용하고 긍정적인 언어 습관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 최 교장 역시 이를 통해 학생들이 언어폭력을 버리고 감사·기쁨·사랑의 긍정적인 언어 습관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와 비슷한 운동이 미국에서는 이미 10여년 전에 한 목사(윌 보웬)에 의해 펼쳐지기도 했다. 험담과 불평을 줄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자는 ‘불평 없는 세상’(A complaint free world)이었다. 그 효과는 놀라웠다고 한다. 대인 관계는 물론 조직과 공동체 분위기가 개선되고, 부부와 가족 관계도 회복됐다. 무엇보다 개인의 자존감이 향상되고, 스트레스 감소로 건강에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누구나 안다. 험담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이며, 뒤에서 남을 욕하는 것이 얼마나 비겁하고 추하며, 스스로에게 독이 된다는 사실을. ‘험담을 하는 사람은 입에, 듣는 사람은 귀에 악마가 숨어 있다’,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 말하는 자와 듣는 자, 대상자’란 말도 있다. 교황도 “험담은 인격을 죽이고, 사람들을 죽이고, 사람들의 명예를 죽이는 살인자”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인류 역사에서 총칼에 죽은 사람보다 혀끝에 맞아 죽은 사람이 더 많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요즘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하루에 15~30번의 불평이나 험담을 내뱉는다. 직접 입으로 하는 것만이 아니다. 인터넷 댓글과 SNS라는 ‘입’으로 거침없는 악담과 욕설, 비난을 내뱉고 있다. 몇몇 월드컵 한국 대표 선수에 대한 악의적 비난에서 보듯 건전한 여론 형성과 정책 제안의 ‘마당’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험담과 분노의 배설구로 변질돼 가고 있다. 미국 셰리 터클 교수의 말처럼 ‘대화를 잃어버리고 공감 능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됐다. 수많은 이유와 그에 대한 우려와 탄식과 대책이 쏟아지고, 한편에서는 ‘Stop Bad Mouthing’이나 ‘선플 달기’를 펼치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람들의 입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성현의 가르침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 옳다는 확증편향과 정파성에 사로잡혀 상대를 무조건 욕하고, 다분히 정치꾼에 불과한 미디어운동가(Media Actvist)들이 방송 진행자와 패널로 나와 대중의 분노를 이용한다. 인터넷 포털 역시 험담을 부추기는 온갖 장치로 댓글 장사를 하고 있다. 강제로 입을 닫게 할 수는 없다. 인터넷의 댓글을 없애고, SNS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몸에 이로운 세포까지 모두 죽이는 항암제처럼 자칫 건전한 비판과 논쟁까지 막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싫든 좋든 미디어와 말이 가진 긍정적 역할과 가치를 부정할 수 없고, 인터넷과 SNS가 소통과 여론의 ‘창’이 돼 버린 세상이다. ‘Stop Bad Mouthing’ 캠페인이 6개월째 이어지지만 성공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선플 운동도 비슷하다. 언어는 습관이고, 습관은 중독이다. 흡연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결심과 정화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천사와 악마의 차이는 그 모습이 아니라 그가 하는 말’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 [월드피플+] ‘최초의 화성인’ 꿈꾸는 17세 소녀

    [월드피플+] ‘최초의 화성인’ 꿈꾸는 17세 소녀

    어린 시절 꿈이 인생의 방향에 영향을 줬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미국 루이지애나주(州) 해먼드에 사는 한 10대 소녀에게 꿈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6일(현지시간) ‘최초의 화성인’을 꿈꾸고 있는 미국의 만 17세 소녀 앨리사 카슨을 소개했다. 국내에도 몇 차례 소개됐던 카슨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2033년으로 예정된 NASA의 화성 유인 탐사에 대비해 우주 비행과 무중력 적응 훈련 등 특별 훈련을 받고 있다. 카슨은 3세 때 TV 만화에서 주인공들이 우주인이 돼 화성에 가는 상상 모험을 보고 우주에 빠지고 말았다. 당시 소녀는 옆에 있던 아버지에게 “아빠, 난 우주비행사가 돼서 화성에 가는 사람 중 한 명이 될 거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슨은 그 꿈을 그야말로 꿈에서 끝내지 않았다. 7세 때 우주체험 캠프 참여를 시작으로 카슨은 자기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소녀는 우주에 대한 지식은 물론 세계 각국의 우주비행사들과 소통하기 위해 언어 공부에도 힘썼다. 그리고 12세의 나이에 NASA가 운영하는 우주체험 캠프 3곳에 모두 참여한 첫 번째 사람으로 기록됐다. 물론 소녀의 꿈이 언제나 우주비행사만을 바라봤던 것은 아니었다. 카슨은 최근 틴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아이들처럼 꿈이 바뀌기도 했다. 어느 날에는 교사나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결국 우주비행사가 돼 화성에 다녀온 뒤 다른 꿈을 이루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카슨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열리는 각종 세미나와 연설 행사에도 참여해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에게 과학과 기술, 공학, 그리고 수학에 큰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한다. 이뿐만 아니라 소녀는 SNS와 블로그를 통해서도 자신을 지지하는 수많은 팔로워가 꿈을 꿀 수 있도록 소신 있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스터 션샤인’ 첫방송, 이병헌x김태리 호흡...드라마 관전포인트 4

    ‘미스터 션샤인’ 첫방송, 이병헌x김태리 호흡...드라마 관전포인트 4

    지난해 전국적인 ‘도깨비’ 열풍을 일으킨 김은숙 작가가 신작 tvN ‘미스터 션샤인’으로 돌아왔다. 7일 tvN 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첫 방송됐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배우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이번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첫 방송을 맞아, 앞으로 진행될 ‘미스터 션샤인’의 관전 포인트 4가지를 정리했다. 1. ‘레전드’를 만난다 ‘미스터 션샤인’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필력으로 안방극장을 뒤흔들고 있는 김은숙 작가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영상의 마술사’ 이응복 감독이 뭉친다는 사실만으로도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은숙의 언어’라고 지칭될 정도로 감성과 공감이 살아 숨쉬는, 특유의 필체를 선보이는 김은숙 작가와 웅장하고 세련된 영상미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이응복 감독이 만나 탄생시킬, 역사적인 레전드급 드라마는 어떤 모습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 대세 배우들의 ‘인생캐’ 경신 ‘미스터 션샤인’은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력 甲’ 대한민국 대세배우들의 ‘인생캐릭터’ 경신을 예감케 하고 있다. 9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는 이병헌은 검은 머리의 미국인 유진 초이 역을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를 분출한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김태리는 조선 최고 사대부의 애기씨 고애신 역으로 강인한 신념의 여인상을 그려낼 예정. 다양한 캐릭터로 한계 없는 연기력을 증명한 유연석은 흑룡회 한성지부장 구동매 역을, 데뷔 30년 차 탄탄한 연기공력의 김민정은 호텔 글로리 사장 쿠도 히나 역을, 충무로와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온 변요한은 고애신의 정혼자 김희성 역을 맡아 ‘미스터 션샤인’을 이끈다. 3. 연기파 배우 총집결 ‘미스터 션샤인’에는 등장만으로도 기대감을 막강한 연기파 배우들이 총집결해 ‘미션 라인’을 완성하고 있다. 조선 최고 추노꾼에서 전당포 ‘해드리오’로 전설적인 인물이 되는, 일식 역과 춘식 역의 김병철과 배정남, 유진 초이(이병헌)와 함께 미국 공사관에서 일하는 역관 임관수 역의 조우진, 조선 최고의 포수 장승구 역의 최무성,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 황은산 역의 김갑수는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또 미 해병대 장교 카일 역의 데이비드 맥기니스, 고애신(김태리)을 불철주야 보좌하는 함안댁 이정은과 행랑아범 신정근, 조선 최고 사대부 가문의 대감마님 고사홍 역의 이호재, 고종의 최측근인 궁내부 대신 이정문 역의 강신일 등이 출연해 ‘미스터 션샤인’의 중심축을 든든하게 지킨다. 4. 새로운 시도 ‘미스터 션샤인’은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았던, 자세하게 기록되지 않은 구한말 격변의 조선을 담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깊은 울림과 가슴 울컥하는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에 제작진은 1900년 역사적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신미양요와 미서전쟁 등 웅장한 스케일의 전쟁신에서는 섬세한 특수효과와 CG를 사용, 당시 시대상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조선의 주권을 찾고자 운명을 내걸었던 이름 없는 의병들의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절 안에 생생하게 표현되면서 상상을 뛰어넘는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감동적인 장엄함을 안긴다. 제작사 측은 “‘미스터 션샤인’은 그동안 어느 드라마에서도 다뤄지지 않았던, 1900년 전후 격변의 조선을 살아간 의병들의 삶을 담는다”며 “막강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과 대한민국 최고 제작진이 만나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역대급 드라마를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깊은 울림을 안기게 될, 오늘 밤 9시 ‘미스터 션샤인’ 첫 방송에 많은 기대와 호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미스터 션샤인’은 7일 오후 9시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토, 일요일 방영된다. 사진=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필력 좋은 작가들의 ‘작문 노트’

    점심을 먹고 광화문에 있는 서점에 들렀습니다. 글쓰기 책을 모아둔 코너가 눈에 들어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직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도 어려운 판에, 업이 아닌 이들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그래도 ‘책 골라주는 남자’니까, 글쓰기 책 몇 권 골라봅니다. 최근 읽은 책 가운데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원더박스)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 대표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가 대학 퇴임 전 했던 글쓰기 강의를 정리한 책입니다. 그는 학생들의 글을 받아보고 “읽을 만한 글을 쓰는 학생은 100명 중 2~3명”이라고 지적합니다. 그 이유에 관해 “학생들이 ‘이런 글을 쓰면 그럭저럭 괜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글을 쓰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독자는 자신에게 간절히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든 그 의미를 파악하려 한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혼을 담아 글을 쓰라고, 울림이 있는 언어를 쓰도록 온 노력을 다하라고 말하는 저자의 충고가 와닿습니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생각의 길)도 좋았습니다. 취향과 주장을 구별할 것, 주장은 반드시 논증할 것,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할 것을 강조합니다. 굉장히 단순하고 어찌 보면 당연한 내용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뜻밖에 많은 사람이 실천하지 못합니다. 저도 기사를 써서 올리면 부장이 점검하면서 “왜?”라고 묻는데, 제대로 된 답변을 못 할 때가 잦습니다. 논증의 중요성에 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합니다. 요즘은 ‘강원국의 글쓰기’(메디치미디어)를 읽고 있습니다. 저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비서관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쓸 수 있다”고 파이팅을 외칩니다. 글쓰기는 사실상 정체가 없고 정답도 없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려 책상에 앉으면 뇌가 ‘힘들지? 왜 꼭 오늘 써야 해?’ 이런 식으로 미루도록 유혹한답니다. 아하! 제가 마감 시간까지 기사를 잘 못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요. gjkim@seoul.co.kr
  • [말빛 발견] 저널리즘의 언어/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저널리즘의 언어/이경우 어문팀장

    ‘여배우’는 ‘여성’이라는 표지를 앞세운다. ‘배우’는 부차적으로 들린다. 언론 매체들도 ‘여성’이라는 정보가 중요치 않아도 ‘여배우’라고 할 때가 많다. 식당 주인이 여성이면 ‘여주인’이라고 반드시 ‘여성’을 알리려고 한다. 남성 중심적 사고의 반영이다. 은연중 자신이 ‘남성’에 가깝다는 것을 드러낸다. 사람 이름 뒤에는 ‘씨’를 붙여 예우를 한다. 이런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특정한 직함을 가진 이들에게는 ‘씨’를 거의 붙이지 않는다. 대신 이름 뒤에 직함 붙이기를 좋아한다.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따지다 그리 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장관, 대기업 회장’ 같은 직함은 차별을 낳고 권위를 싣는다. 직함을 앞에 두는 ‘국회의원 ○○○씨’, ‘장관 ○○○씨’, ‘회장 ○○○씨’ 같은 표현은 옛일이 돼 버렸다. 이들에게는 ‘씨’ 자 붙이기를 꺼린다. 어린이의 나이를 말할 때는 ‘-배기’와 ‘-짜리’를 종종 붙인다. 이 접미사들은 대상을 대접하지 않는다. 낮추는 의미가 담긴다. 노인은 과하게 올리려고 한다. ‘노인’ 대신 쓰는 ‘어르신’은 중립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저널리즘은 성도, 계급도, 나이도 없다. 그렇지만 실제는 있는 것처럼 행세하려고 한다. 남성이려고 하고, 대기업의 상무나 전무쯤인 듯 착각하며, 40대 중반이나 후반쯤인 것처럼 여기려 한다. 근거지는 서울이라고 본다.
  • “배송차량 위치 알려줘”… SKT ‘누구’ 편의점 도우미로 출근

    “배송차량 위치 알려줘”… SKT ‘누구’ 편의점 도우미로 출근

    “아리아, 씨유(CU) 배송차량 위치 알려 줘.” “현재 저온 배송 차량은 2개 점포 전에 있으며, 도착 예정 시간은 11시 30분입니다.” SK텔레콤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가 CU 편의점에서 근무자 도우미 역할을 수행한다. SK텔레콤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전국 100개 CU 매장에 누구를 도입해 운영에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누구는 지금까지 집이나 차 안에서 소비자들이 사용해 왔다. 기업서비스(B2B) 영역에서 활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누구는 매장 계산대 옆에 배치돼 근무자가 매장 운영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음성으로 답변하게 된다. 편의점에 물품을 배송하는 냉장·냉동·주류 차량의 위치, 본사 공지 사항, 매장 운영 매뉴얼 등과 관련된 200여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물류센터, 편의점 내 시설의 애프터서비스 전화번호도 알려 준다. 근무자 교체가 잦고,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가 수시로 열리는 편의점 특성상 근무자들이 매장 운영에 궁금한 사항이 자주 생긴다는 게 SK텔레콤 관계자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이럴 때 본사에 직접 물어보거나 컴퓨터로 찾아봐야 했지만 이제 AI 스피커에 말로 질문하면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다. 양사는 앞으로 누구를 전국 점포에 도입할 예정이다. CU 편의점에 적용된 AI 스피커는 SK텔레콤이 개발하고 있는 오픈 플랫폼 시험 버전의 1호 서비스다. 이 오픈플랫폼은 개발 언어가 아니라 아이콘, 윈도 등을 사용하는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 기반으로 이뤄져 있다. 개발자가 아니라 코딩을 몰라도 CU 측에서 필요에 따라 쉽게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추가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 중엔 개발자용 오픈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B2B 영역에서 AI 서비스를 대폭 확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상호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은 “이번 사업은 AI의 영역을 B2B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GUI 기반 오픈 플랫폼을 공개해 AI 대중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상 신호 보낸 사람을 보면 “자살 생각하냐” 질문하세요

    먼저 물어보면 고민 말하게 돼 “그랬구나” 동조, 상담 효과적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이전에 신호를 보내기 마련입니다. 언어나 행동, 그리고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어요.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건 돌려 묻는 방식이 아니라 ‘혹시 자살을 생각하고 있나요’라고 직접 물어보는 것입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열린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교육’에서 윤진(48) 교육팀장은 여러 가지 정황상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자살을 생각하냐”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정서상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물어봐 주면 자살을 생각하던 사람이 ‘이 사람에겐 내 고민을 말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다. 고민을 상담할 땐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처럼 ‘~구나’ 어미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고민 상담이 끝나면 심리 치료를 위해 병원을 함께 가 주거나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줘야 한다. 게이트키퍼란 주변에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을 파악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사람이다. 2003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자살률 1위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3년 한국형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양성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개발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는 2016년 자살자 1만 3092명을 1만명까지 줄일 목표로 올 초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를 확정해 게이트키퍼 100만명 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는 국내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를 5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예멘 난민 “한국서 ‘내일’이 있는 삶 원해… 노력, 또 노력할게요”

    예멘 난민 “한국서 ‘내일’이 있는 삶 원해… 노력, 또 노력할게요”

    예멘에 남은 언어는 총·학살뿐 한국은 인권국가… 안전 믿어 전쟁 끝나면 조국에 돌아갈 것제주도에 갑자기 몰려온 500여명의 ‘낯선’ 예멘인을 품느냐 내치느냐를 놓고 한국 사회가 갈등하고 있다. ‘내전을 피해 온 무슬림 남성 난민’이란 전례 없는 상황이 던진 충격파다. 한국 사회가 이렇게 당혹스러워할 줄은 예멘인들 역시 미처 예상하지 못한 눈치다. 제주 땅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안도감을 영영 전하지 못한 채 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이들을 짓누르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3~4일 제주에서 만난 예멘 난민들의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엮었다. 2011년에 시작됐고, 2013년부터 걷잡을 수 없게 됐습니다. 맑은 물이 고요하게 흐르던 조국 예멘을 파괴한 전쟁 말입니다. 내전에서 비롯된 이 전쟁에 아랍 주변국과 서방국이 뛰어들었습니다. 어제까지 공무원이던 아버지는 오늘 죄수가 됐습니다. 예멘에 남은 언어는 ‘총’과 ‘학살’뿐입니다. 젊은 남성, 아니 십대까지 모두 징집당하고 있습니다. 회사 중역, 엔지니어, 기자, 학생…. 예외는 없습니다. 이웃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잔인한 전쟁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총을 겨누든지, 그것을 거부하다 죽든지, 젊은 남성에겐 이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습니다. 비행기를 탈 때도 있었지만, 주로 걸었습니다. 수단, 두바이, 말레이시아에서 걷고 또 걸었습니다. 떠돌다 보니 전쟁만이 생명을 위협하는 게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당뇨나 고혈압은 평화롭던 시절 ‘관리되는 질병’이었지만, 지금은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천형입니다. 한국은 인권 국가라고 들었습니다. 한국에만 가면 안전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 믿음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내일’이 없는 삶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닷일을 중도에 포기하자 사람들은 ‘고된 일을 기피한다’고 나무랐습니다. 멀미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바닷일만 아니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이 무슬림을 싫어한다는 얘기를 여기 와서 처음 들었습니다. 우리를 무서워하고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의 규칙을 따르겠습니다. 전쟁 전 예멘이 가장 닮고 싶은 나라가 한국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조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고향에서 가족을 다시 만날 때까지 한국인들에게 좋은 무슬림의 이미지를 보여 주고 싶습니다. 제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제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주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벨기에 선수들 라커룸 등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이유

    벨기에 선수들 라커룸 등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이유

    3일 새벽(한국시간) 일본을 집으로 돌려보낸 벨기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라커룸에서는 영어로 의사 소통을 한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벨기에는 다언어 국가다. 사는 지역에 따라 쓰는 말이 다르다. 북부 플랑드르는 네덜란드어를 쓰고, 프랑스어를 쓰는 지역도 꽤 있다. 독일어를 구사하는 작은 커뮤니티도 있다. 케빈 드브라이너(맨체스터 시티)는 플랑드르 중심인 겐트 출신으로 네덜란드어를 쓰는 반면 에당 아자르(첼시)는 발룬 지방 출신으로 프랑스어를 쓴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스페인 출신이다. 따라서 벨기에 선수들은 라커룸은 물론 그라운드에서나 기자회견장에서도 영어를 쓰는 것이 편하다고 느낀다. 해서 지난달 29일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장에서 영어로 익숙하게 말하는 벨기에 선수들을 보고 BBC 기자는 꽤나 놀랐던 모양이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 때 수비수 토마스 베르마엘렌은 네덜란드어로, 악셀 비첼은 프랑스어로 기자회견에 나서는 바람에 따로 통역을 붙였던 것에 견주면 많이 나아진 셈이다. 벨기에는 모든 것이 언어에 따라 나뉘는 나라다. 정당도 학교도 신문도 잡지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어를 쓰지 않는 이민자들도 많아 영어가 이들을 한 데 묶는 수단이 된다. 이민자 가정 출신 선수들은 다언어 구사가 가능하다. 안트워프에서 태어난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는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와 스와힐리어까지 여섯 언어를 유창하게 할줄 안다. 주장인 벵상 콤파니는 다섯 언어에 능통하다. 하지만 프랑스어를 쓰는 선수들은 네덜란드 말을 제대로 할줄 모른다. 우리에게 낯 익은 뽀글뽀글 헤어스타일의 마루안 펠라이니(맨유)는 프랑스어 구사자로 필 네빌 ITV 해설위원이 평생 만나본 사람 가운데 최악의 영어 구사자로 꼽기도 했다. 네덜란드어를 쓰는 벨기에 BBC 지국의 수잔 판후니미센 기자는 “영어는 때때로 ‘안전한 중간지대’로 인식되곤 한다”며 “영어를 공용어로 구사하면서 벨기에 대표팀은 네덜란드어나 프랑스어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호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고 언어로 생기는 분열의 틈을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역시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라틴어에서 파생된 로만시어 등 네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뒤섞여 살아간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에서 수비수로 뛰었고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대표팀에 몸담았던 라몬 베가는 “언어가 다른 선수끼리 밥 먹을 때도 따로 앉아 먹는다”며 “로이 호지슨(전 스위스 대표팀 감독)은 팀 전체를 놓고 얘기할 때는 프랑스어로 했지만 자신의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됐는지 확인하려면 선수들의 언어로 다시 얘기해야 했다”고 어려웠던 점을 토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폼페우 파브라 대학의 민족주의 전문가인 클라우스 유르겐 나겔은 스위스의 다언어 공동체들이 스위스 국가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는 반면, 벨기에인들은 벨기에란 나라보다 플랑드르 나라란 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베가는 다언어 환경에서 자란 덕을 많이 봤다고 돌아봤다. “내 주변에 숱한 언어들이 맴돈다는 것은 새로운 나라에 올 때 참을성과 집요함이란 유용한 기술들을 가르쳤다. 그런데도 런던에 왔을 때 팀 동료 몇몇이 내뱉는 Cockney(코크니·런던사투리) 억양을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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