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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시대 위로하는 詩의 힘… 노벨문학상에 루이즈 글릭

    코로나 시대 위로하는 詩의 힘… 노벨문학상에 루이즈 글릭

    2020년 노벨문학상은 미국의 여성 시인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77)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8일(현지시간) “글릭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고한 시적 표현으로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나타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림원은 이어 “그의 시는 명징함으로 특징을 지을 수 있다”며 “어린 시절과 가족의 삶, 부모와 형제, 자매와의 밀접한 관계에 시의 초점을 맞추곤 했다”고 평가했다. 글릭은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117명 중 16번째 여성이며, 10번째 미국 출신 작가다. 미국에서는 2016년 밥 딜런 이후 4년 만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는 올해 노벨문학상이 비유럽권, 여성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들어맞은 결과다. 외신들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유럽 작가가 수상한 데다 역대 수상자들 중에 여성 작가들이 절대적으로 적다는 비판에 직면한 한림원이 이를 피해 갈 수 있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글릭은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후보군은 아니었다. 나이서오즈 등 온라인 베팅 사이트에서 글릭의 순위는 19위를 기록했다.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인 글릭은 1943년 뉴욕의 헝가리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롱아일랜드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거식증을 앓기 시작했으며 세라 로런스 칼리지와 컬럼비아대에서 수학했지만 학위는 받지 못했다. 1968년 ‘퍼스트 본’(Firstborn)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글릭은 1993년 시집 ‘야생 붓꽃’(The Wild Iris)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후 2001년 볼링겐상, 2001년 미국 계관시인으로 선정됐다. 이후 2003~2004년 전미도서상, 2016년 미국 인문 훈장인 내셔널 휴머니티스 메달을 받았다. 글릭의 수상을 두고 학계에서는 한림원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시가 주는 치유의 힘을 높게 봤다고 평가한다. 글릭은 거식증 병력으로 고등학교 중퇴 이후부터 7년여에 걸친 상담 치료를 받으며 트라우마와 고통 등에 골몰했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그는 질병과 상실, 이별 등 인간 삶의 보편적 문제들을 자연물과 결부시켜 상실 뒤의 치유와 재생을 논하는 시들을 많이 써 왔다”며 “(한림원이) 코로나 시대에 문학이 줄 수 있는 인간성에 대한 원초적인 복원력을 기대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글릭이 2004년에 출간한 책 ‘10월’(October)은 9·11 테러로 미국인들이 겪은 트라우마와 고통, 치유의 문제를 그리스 신화에 빗댄 시집이다. 또한 글릭은 언어의 한계에 대한 지적 탐구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시를 쓸 때 정신분석을 차용, 이미지들에 자아를 투사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양균원 대진대 영문과 교수는 “글릭이 쓴 ‘야생 붓꽃’ 등은 짧고 쉬운 단어로 쓴 서정시이지만 치고 들어오는 힘이 있는 시”라며 “주체가 목소리를 내는 방법,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의 어려움을 탐구하며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이지만 공적이고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담았다”고 평했다. 현재 글릭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거주 중이며, 예일대 영문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는 총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2억 991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서울시의회 반민특위, ‘일본어 잔재’ 청산 나선다

    서울시의회 반민특위, ‘일본어 잔재’ 청산 나선다

    574돌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서울시의회 친일반민족행위청산 특별위원회(이하 반민특위, 위원장 홍성룡)는 “진정한 친일반민족행위 청산은 무의식중에 사용하고 있는 ‘일본어 잔재’ 청산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홍성룡 위원장은 “일본어 잔재는 한·일간의 자연스러운 언어 접촉 과정에서 우리말에 유입된 것이 아니라 일제에 의한 이른바 민족말살정책에 의해 강제로 유입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5년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일본어 잔재가 우리 삶과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일본어 잔재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순 일본어’, ‘일본식 한자어’, ‘일본어 음차어’를 꼽았다. 홍 위원장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순 일본어로는 짬뽕, 우동, 가라, 기스, 사라 등이 있다. 이는 초마면, 가락국수, 가짜, 흠, 접시로 순화해서 사용해야 한다. 일본식 한자어로는 망년회, 익일, 가불 등이 있는데 이는 송년회, 다음 날, 선지급으로, 일본어 음차어인 모찌, 유도리, 만땅 등은 찹쌀떡, 융통성, 가득(차다/채우다)로 각각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건설 분야나 당구 등과 같은 특정 전문 분야에서 노가다(→(공사판)노동자), 함바(→현장식장), 와쿠(→틀), 겐세이(→견제), 시네루(→회전), 다이(→당구대) 등 충분히 사용가능한 우리말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어 투 용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사동, 송도, 욱천, 원남동, 관수동 등과 같은 지명도 일제가 우리의 얼과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해 일본식으로 바꾸거나 자기들 멋대로 이름을 붙인 것”이라면서, “지명 변경에 따른 혼선과 막대한 예산이 든다는 핑계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이러한 일본식 지명들도 홍보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반드시 우리 고유 이름으로 되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행정용어에도 몽리자(→수혜자), 사력(→자갈), 계리(→회계처리), 관창(→노즐) 등과 같은 일본어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라며, “일본어 투 용어는 대개 이해하기 어려워 일반 국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만큼 반드시 순화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광복 직후부터 꾸준히 국어 순화 정책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상당수 일본어 잔재를 정리했지만 여전히 비공식적인 자리나 특정 분야에서 일본어 투 용어가 버젓이 쓰이고 있는 이유는 정부나 자치단체, 국민들이 유난히 삼일절, 광복절, 한글날 등과 같은 기념일의 10년 단위가 되는 해에만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매번 정부와 자치단체의 의지부족과 국민들의 무관심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조례 제정 등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적어도 행정용어에서 만큼은 일본어 잔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서울시의회 반민특위가 앞장서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의회 반민특위는 우리 사회 곳곳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는 친일반민족행위와 일본어 잔재, 일제를 상징하는 조형물 등 일제잔재를 청산하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자 지난달 15일 출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어 제1언어 사용 인구 7730만명 전 세계 14위

    한국어 제1언어 사용 인구 7730만명 전 세계 14위

    한국어를 전세계에서 제1언어로 사용하는 인구가 총 7730만명으로 전 세계 언어 중 14위(1.004%)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경기 광명갑) 의원이 8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세계의 각종 언어 관련 통계를 다루는 ‘에스놀로그(Ethnologue)’ 국감자료(2020년 2월 발표)에 따르면 한국어 제1언어 사용인구는 7730만명으로 1위 중국어, 2위 스페인어, 3위 영어, 4위 힌디어 등에 이어 13위 터키어 다음으로 14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일부 재외동포를 포함한 제2언어까지 합하면 한국어 사용인구는 7940만명으로 전 세계 22위로 나타났다. 한국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북한뿐이지만 재미·재일·재중 동포 등 전 세계의 동포 사회가 한국어 사용군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과 해외 한류동호인들도 한국어 수요층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류와 우리 문화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한국어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가 증가했다는 판단으로 ‘한국어 확산계획(2020-2022)’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대표적 한국어 보급 기관인 세종학당을 2020년 기준 213개소에서 오는 2022년까지 27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방식의 한국어 학습에 집중한다. 임 의원은 “한국어는 한국문화의 정수이자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라며, “정부는 세계 속에 한국어 확산을 통해 우리 문화와 산업을 확장하고, 나아가 국가 위상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주인인가?’ 개는 얼굴 안 봐도 알아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주인인가?’ 개는 얼굴 안 봐도 알아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유가 다양한 만큼 반려동물로 키우는 동물들의 종류들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물은 여전히 개와 고양이입니다. 반려동물 인구 증가로 공중파나 케이블TV에서는 반려동물 행동을 교정해 좀더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나오는가 하면 반려동물 전용 채널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간혹 ‘우리 아이의 머릿속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내가 키우는 개나 고양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궁금증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동물학자와 뇌신경과학자들이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줄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 생물학연구소, 의사소통·신경행동학연구단, 제멜바이스대 의료영상센터, 국립 인지신경과학 및 심리학연구소, 멕시코 국립자치대 신경생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개와 사람의 뇌 영상을 찍어 분석한 결과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에서 차이점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 10월 6일자에 실렸습니다. 사람에게 얼굴은 의사소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눈을 마주치고 상대의 얼굴을 바라봄으로써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염화미소’나 ‘척하면 척이다’라는 우리 속담도 얼굴이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사람은 상대의 얼굴 정보를 처리하는 전용신경망을 갖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 신경망에 이상이 생길 경우 얼굴을 구분할 수 없는 안면인식장애라는 이상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연구팀은 가축화된 동물 중 가장 오래돼 사람과 함께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개들도 사람처럼 얼굴 정보를 인식하는 뇌영역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연구팀은 개 20마리와 30명의 남녀에게 개와 사람의 다양한 표정과 얼굴이 담긴 영상과 뒤통수만 나오는 영상을 각각 보여 주면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찍었습니다. 각각의 영상을 볼 때 사람과 개의 뇌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분석 결과 사람은 뒤통수 영상을 봤을 때는 얼굴 정보처리 뇌영역이 거의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개는 얼굴이 나오는 영상이나 뒤통수가 나오는 영상이나 뇌 활동성이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개는 사람과 달리 얼굴에 따라 개개인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개들은 얼굴 형태로 사람인지 다른 동물인지 구별하고 얼굴 표정이나 눈빛보다는 몸짓이나 음성의 미세한 변화, 체취 같은 다른 비언어적 정보로 주인이나 친구를 구분하고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의 의도와 생각을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뇌의 정보 처리 방식도 같은 사람들끼리는 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싸우고 반목하려고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edmondy@seoul.co.kr
  • 소수민족 덮친 코로나 팬데믹… 언어·문화·역사까지 사라지나

    소수민족 덮친 코로나 팬데믹… 언어·문화·역사까지 사라지나

    코로나19에 걸린 아마존 원주민 부족 지도자인 아리타나 야와라피티(71)는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그는 야와라피티어 등 원주민 5개 언어에 능통하지만, 부족에 급습한 코로나에 그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아들 타피(42)를 빼고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 모두 70대의 고령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를 휩쓸면서 지구촌 소수 언어가 심각한 멸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뜩이나 이들 언어는 세계화와 도시 개발, 영어를 비롯한 주요 언어의 헤게모니에 밀려 고대부터 이어져 온 명맥 유지에 위협받고 있지만, 코로나로 고령의 화자들이 스러지면서 언어 전승의 고리마저 급속히 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6800개 언어 중 3분의1 이상이 곧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600개에 이르는 언어는 현재 심각한 사멸 위협을 받고 있고, 이 중 150여개 언어는 구사하는 이가 10명 이하에 불과하다. 이번 세기 말까지 상당수의 언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페루, 브라질 등 남미의 열대우림을 비롯해 인도, 중국의 소수민족 언어가 위기 대상으로 꼽힌다. 페루는 로레타 지역에 코로나가 강타하며 수십개 언어가 한꺼번에 위기를 맞았다. 브라질 아마존 유역인 토칸틴스주의 아수리니 부족은 남은 24명 중 6명이 올해 코로나로 숨졌다. 인도에서 20년간 소수 언어인 사레어를 연구해 온 언어학자 안비타 아비는 “사람들이 언어 소멸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언어가 사라지면 지구촌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고유한 사고방식, 역사, 문화, 뉘앙스를 잃는다고 언어학자들은 우려한다. 아리타나의 아들 타피는 부족 언어 보존을 위해 언어학자들과 함께 수개월간 아버지를 인터뷰해 언어를 옮겨 적고 문법을 체계화하고 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내 언어가 사라지도록 놔두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곰탕이 ‘BEAR SOUP’? 황당 번역 이제 그만

    곰탕이 ‘BEAR SOUP’? 황당 번역 이제 그만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가게를 찾았다가 잘못된 번역으로 당황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많다. 곰탕을 ‘Bear Soup’, 육회를 ‘Six Times’라고 적는 것이 그 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식당 내 음식명 번역 방법과 예시를 제공하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안내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안내서는 지명과 문화재명, 도로명 및 행정구역 명칭, 정거장명, 음식명 등 공공 분야에서 쓰이는 말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해 표기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자연 지명과 인공 지명, 역명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표기하는 방법과 그 원칙을 소개하고 있다. 대패삼겹살의 ‘대패’는 순우리말임에도 크게 패하다라는 뜻의 ‘대패(大敗)’로 표기하는(중국어로 올바른 표기법은 薄切五花肉) 경우도 있다. 한강의 올바른 영문 표기법은 ‘Hangang River’임에도 ‘Hangang’, ‘Han River’, ‘Hangang River’로 다양하게 표기하는 것도 예로 들었다. ‘남산’의 경우 기존에는 Namsan과 Nam Mountain 등 다양하게 표기했지만 앞으로는 ‘Namsan Mountain’으로 표기하는 것을 제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이나 한국을 알고자 하는 이들이 번역·표기하는 방식이 달라서 혼란을 겪는 일이 발생한다”며 “앞으로도 ‘공공언어 통합 지원 시스템’을 통해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방법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안내서는 공공 용어의 영·중·일 표준 번역안을 제공하고 있는 공공언어 통합 지원 시스템(https://publang.korean.go.kr) 자료실에서 볼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넷마블, 다양성 갖춘 라인업으로 하반기 지각변동 노린다

    넷마블, 다양성 갖춘 라인업으로 하반기 지각변동 노린다

    넷마블이 올 하반기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라인업을 통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 스포츠 게임, 스토리 소셜 게임, 싱글 플레이 RPG, MMORPG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지난 2분기 달성한 호실적의 흐름을 연말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모바일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반기 ‘테이블 세터’ 역할을 착실히 수행해낸 타이틀은 지난 7월 8일 출시한 ‘마구마구2020 모바일’이다. 이 게임은 넷마블이 15년 동안 서비스 중인 국민 야구게임 ‘마구마구’ IP를 활용한 작품으로, 출시 직후 양대 마켓에서 야구게임 1위에 등극했다. 실제 KBO 소속 선수들의 리그 기록에 따라 2주마다 능력치가 변하는 ‘라이브 카드’ 시스템과 이용자 간 1대 1로 맞붙는 ‘실시간 대전’ 모드, ‘짝맞추기’와 ‘마구버거’, ‘홈런더비’ 등을 선보이며 이용자들로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재미 요소를 통해 야구게임의 왕자를 지키겠다는 각오다. 9월 24일에는 ‘BTS 유니버스 스토리’가 전세계 173개국에 13개 언어로 출시됐다.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 IP를 활용한 스토리 소셜 게임으로, 방탄소년단 세계관 기반의 다양한 스토리를 자유롭게 생산하고, 이를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며 소통하는 것이 핵심 콘텐츠다. 게임 내에서는 제작 툴을 활용해 쉽고 간편하게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스토리 제작’ 모드와 스토리 전개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스토리 감상’ 모드, 방탄소년단 세계관 속 캐릭터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하는 ‘컬렉션’ 모드 등을 지원한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넷마블과 방탄소년단의 두 번째 컬래버레이션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지난 9월 15일 신규 공개한 공식 트레일러가 공개 당일 조회수 약 100만, 댓글 약 2만개 등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한 출시 하루 전 사전 다운로드 4시간 만에 한국과 일본, 대만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에 등극했다.1,000만명 이상이 즐긴 넷마블의 스테디셀러 ‘세븐나이츠’ IP 를 활용한 신작 듀오도 올 하반기 잇달아 출시될 예정이다. 먼저, 대형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2’가 4분기 출시된다. 지난 9월 8일 공식 사이트에 티저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알린 ‘세븐나이츠2’는 전작의 30년 뒤 세계관으로, 다양한 영웅 수집과 그룹 전투를 펼쳐나가는 차별화된 게임성을 선보인다. 뛰어난 그래픽의 8등신 캐릭터와 웅장한 스토리로 인해 모바일 RPG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타이틀로 손꼽히고 있다.‘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첫 콘솔 게임 ‘세븐나이츠 -Time Wanderer-’도 4분기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국산 IP의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은 손에 꼽히는 수준으로, 넷마블의 콘솔 도전은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게임은 ‘세븐나이츠’의 여덟 번째 멤버인 ‘바네사’가 시공간의 뒤틀림 속으로 빠져든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을 담고 있다. 상성을 공략하는 실시간 턴제 기반 전투와 화려한 스킬 애니메이션, 모험에 합류하는 다양한 ‘세븐나이츠’ 영웅을 통해 수집의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토리라인과 엔딩이 존재하는 싱글 플레이 RPG라는 점도 눈에 띈다. ‘A3: 스틸얼라이브’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게임은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된 이후 꾸준히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의 발판을 다졌다. 특히 MMORPG 장르에 배틀로얄 콘텐츠가 결합된 톡특한 게임성을 보유하고 있어 배틀로얄 장르가 인기가 높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4분기 출시가 예정된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도 주목 받고 있다. 이 게임은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로 서구 액션 RPG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 카밤의 마블 IP 두 번째 작품이다. 마블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우스(House)’라는 진영 개념을 도입했다. 이용자들은 서로 팀을 이뤄 다른 진영의 플레이어들과 실시간 액션 아레나 전투를 치르며, 이를 통해 ‘배틀월드(Battleworld)’ 세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넷마블은 내년 라인업으로 유명 게임 IP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제2의 나라’를 개발 중이며, 마블 퓨처파이트를 개발한 넷마블몬스터의 MMO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지난 5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대형 MMORPG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도 웨스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이가 무려 50살… ‘바다의 여왕’으로 불리는 거대 백상아리 발견

    나이가 무려 50살… ‘바다의 여왕’으로 불리는 거대 백상아리 발견

    길이가 무려 5.2m, 몸무게 1600㎏에 달하는 거대한 백상아리가 한 연구팀에 잡혔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 인근 해안에서 역대 가장 큰 백상아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나이가 무려 50살로 추정되는 이 백상아리는 암컷으로, 거대한 덩치 때문에 '바다의 여왕'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이 백상아리가 잡힌 것은 연구목적 때문이다. 현지 해양생물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인 ‘오서치’(OCEARCH)는 백상아리를 잡아 추적용 태그를 붙인 뒤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고 있다. 새끼를 낳거나 키우는 모습, 이동 경로 등을 통해 서식 환경을 파악하고 상어에게 알맞은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오서치 탐사대장인 크리스 피셔는 "이 백상아리는 아마도 30년 전 처음 새끼를 낳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수많은 상처가 나있는 피부를 보면 힘들었던 50년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며 놀라워했다. 탐사팀은 이 상어를 북미 지역에 정착한 최초의 원주민인 미크맥족의 언어를 따 '전설적인 현명한 할머니'를 뜻하는 누쿠미(Nukumi)로 명명했다. 한편 악상엇과의 백상아리는 상어 가운데 백상어와 함께 가장 난폭한 종으로 분류되며 영화 ‘조스’로도 잘 알려져있는 상어다. 특히 백상아리는 장수하는 동물로도 유명한데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리지만 최대 60년까지 살 수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말의 무게/최여경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말의 무게/최여경 문화부장

    그간 명절 연휴 기간 뉴스는 대부분 정치비평이 자리했다. 정부에 대한 호감을 반영해 ‘덕분에’라든가, ‘못 살겠다’로 양분해 읽었다. 이번 추석엔 그 자리에 ‘테스형’이 끼어들었다. 이야기 나눈 사람마다 ‘테스형’을 그렇게 불렀더랬다. 추석 연휴 첫날 밤 KBS가 방영한 나훈아의 콘서트에서 그는 세상은 왜 이렇게 힘들고, 사랑은 또 왜 이렇고 세월은 또 왜 저러냐며, ‘테스형’을 찾았다. 누구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을, 노래로 만들어 흥얼거리게 하니 역시 ‘가황’(歌皇)이다. ‘테스형!’을 부른 방송이 순간 시청률 41%대(닐슨코리아)를 기록했고 유튜브 공식 영상 조회수는 216만회에 달하니, 연휴 화제성으로는 단연 원톱이었다. 한창 즐겁게 대화를 이어 주던 ‘테스형’이 돌연 진지해졌다. 정치가 끼어들면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테스형이 고생이 많다”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500년 전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그런 사람들”이라는 유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유시민은 소크라테스가 아니라 소피스트”라며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에 맞서 진리의 객관성과 보편성을 옹호했다”고 꼬집었다. 기원전 5~4세기 철학 사상가인 소피스트는 언어 유희를 일삼으며 ‘아테네의 궤변론자’로 불리던 이들이다. 정치권은 나훈아가 공연 중에 한 말을 쏙쏙 뽑아내 유리하게 갖다 붙였다.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는 게 대표적이다.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대변해 줬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거나 “‘대통령의 한마디보다도 가수 나훈아씨의 한마디에 더 큰 용기와 위로를 받았다’고 하시더라”(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라는 식이다. 야당 공세에 “나훈아 발언을 오독 말라”(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박수현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 등 여당이 맞받아쳤다. 말로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정치인들답다. 이 와중에 추미애 법무장관은 페이스북에 진단서를 올리며 아들 관련 의혹을 꼼꼼히 해명하고, 여야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월북은 반국가 범죄”, “대신 총살” 등 섬뜩한 단어를 쏟아냈다. 그들의 말이, 휴가 요청 전화 한 통 못해 아픈 아들을 군대에 복귀시켜야 했던 엄마들에게 어떻게 닿을지, 허망하게 가족을 잃은 채 진상 규명이라도 해 주길 원하는 유족들의 상처를 얼마나 후벼 팔지, 안중에 있긴 할까. 툭 내뱉은 말로 세상이 좋아진 예는 1989년 11월 9일 사건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당시 동독 통일사회당 제1서기 귄터 샤보프스키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동독 주민이 국경을 넘어 서독으로 여행하는 게 가능하다”고 발표하면서 그 시점을 어영부영 “지금부터”라고 던졌다. 이 말은 ‘동서독의 자유여행이 가능하다’고 대서특필됐고 그날 밤 베를린 시민들은 장벽을 무너뜨렸다. ‘혼자 있을 때는 자기 마음의 흐름을 살피고 여럿이 있을 때는 자기 입의 말을 살피라’(법구경)고 했다. 내심 ‘내가 누군지 알고’라며 스스로 방귀깨나 뀐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말에 무게감을 느껴야 한다. 그나저나 나훈아의 ‘테스형!’을 인용하신 분들. 아버지를 향한 애달픈 그리움을 담은 노래가 혹여 너무 무겁고 부담스럽게 들릴까 봐 많은 이들이 아는 소크라테스를 차용했다는 사실, 알기는 하나.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게 선한 영향력이다. cyk@seoul.co.kr
  • ‘하나님 통치’ 논란에 청년위원장 떠나자…“옛 사고” vs “실수는 특권”

    ‘하나님 통치’ 논란에 청년위원장 떠나자…“옛 사고” vs “실수는 특권”

    국민의힘 박결(35) 중앙청년위원장이 5일 온라인 홍보물에 부적절한 문구를 올려 논란을 야기한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총선 참패 이후 2030세대 표심 잡기에 공을 들여온 국민의힘 내부에선 구태정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무늬만 청년’으로 대중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이 결여됐다는 책임론과 정치 초보의 실수에 가혹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동정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위와 관련된 모든 일은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부터 시작됐다. 제 미숙함이 많은 분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며 “오늘부로 모든 직책과 당적을 내려놓고 정치적 활동을 그만두려 한다”고 했다. 앞서 청년위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카드뉴스 형식의 자기소개글을 올리면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한강 갈 뻔’, ‘육군 땅개’ 등의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낳았다. 당은 3일 뒤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관련자들을 면직 처분하는 등 중징계했다.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사임 소식에 “청년위에 있는 청년들이 오히려 옛날 사고에 사로잡힌 것은 당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KBS라디오에서 “청년의 실수라기보다는 확신에 찬 행보였다. 지금 다들 배가 불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발적인 사고로 터진 일이 아니다”라며 “관계자 검토를 거쳐 게시됐어야 하는데 누구도 필터링하지 못했다는 것은 시스템적 사고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반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실수는 젊은이의 특권으로 실수가 없다면 발전도 없다.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청년들의 실수에 관대함이 있어야 할 당이 야멸차게 그들을 내쳐 버렸다”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은 최고위회의에서 “청년 이름을 달고 정치를 한다는 것은 개인의 행동이 청년층에 대한 프레임이 될 수 있다는 무거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결여된 언어 감수성과 부족한 공감 능력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번 사태는 ‘청년’과 관계없는 정치적 소양과 자질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정당들은 청년정치를 하겠다며 무작정 나이가 어린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작 그 대상자들이 구태 정치에 갇힌 사고를 갖고 있으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국청년위원장 후보에 5명, 전국 대학생위원장 후보에 3명이 몰리는 등 경쟁에 불이 붙었다. 청년위원장 선거에는 현역의원이자 현 청년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이 후보로 나서 현역 대 신인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 청년위와 대학생위가 각각 장 의원과 전용기 의원을 의원으로 배출하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6일 전국위원회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열고, 9~10일 투표를 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한글날과 관련한 상식

    [이경우의 언파만파] 한글날과 관련한 상식

    1910년대부터 조선총독부는 일본어 교육을 늘려 갔다. 학교 교과서도 모두 일본어로 제작했다. 3·1운동 이후 1921년 주시경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조선어연구회(현 한글학회)가 만들어졌다. 조선어연구회는 일제에 맞서 한글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운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훈민정음 반포 480돌을 맞는 1926년에는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해 기념했다. 한글날의 시초다. ‘가갸날’이란 이름은 일상에서 한글을 배울 때 쓰던 방식에서 가져왔다. 예전에는 ‘가갸거겨고교…’ 하는 식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배웠다. 날짜는 ‘조선왕조실록’에 근거했다. 실록에는 1446년(세종 28년) 9월(음력)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근거로 가갸날을 9월의 마지막날로 정하게 된 것이다. 연구회는 1927년 기관지 ‘한글’을 창간했는데, 이해부터 ‘가갸날’은 ‘한글날’로 바뀌었다. 1940년 경북 안동에서 ‘훈민정음’ 원본이 발견됐다. 이 원본의 서문에 훈민정음 반포일이 ‘정통 11년 9월 상한’이라고 기록돼 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 직후 이 기록에 따라 한글날을 다시 바꾸게 된다. 음력 9월 상순의 마지막날인 10일을 양력으로 바꾸면 10월 9일이다. 이날을 한글날로 확정해 지금까지 기념해 오고 있다. 북한에선 ‘한글’이 ‘조선글자’인데, 줄여서 ‘조선글’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북한의 ‘한글날’은 ‘조선글날’이다. 날짜도 ‘조선글날’은 우리와 달리 1월 15일이다. ‘조선왕조실록’ 1443년 12월 30일자의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으셨다”는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고 음력 12월을 양력으로 바꾸었다. 한글날은 훈민정음 반포일을 기준으로 했고, 조선글날은 창제일을 바탕으로 했다.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키고 알리는 것은 독립운동을 하는 것과 같았다. 한글을 배우는 것은 곧 ‘우리말’을 배우는 것이었고, 한글을 적는 것은 ‘우리글’을 쓰는 것이었다. 말과 글이 문자, 곧 한글이기도 했다. 이런 시기를 지난 한글은 하나의 문자가 아니라 한국어로 오해하게 하는 일도 낳았다. 문자인데도 ‘영어를 한글로 번역한다’는 표현을 범하곤 한다. 2007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총회에서 특허협력조약(PCT) 공식 공개언어로 채택된 건 한글이 아니라 한국어였다. 1997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도 한글이 아닌 ‘훈민정음(해례본)’이었다. 9일은 한글날. 한글은 민주적인 소통과 연대의 도구이자 상징 같은 것이기도 하다. wlee@seoul.co.kr
  • 해외 도피 ‘나쁜 아빠들’ 늘어 분노… 양육비는 우리 아이 ‘생존권’ 문제

    해외 도피 ‘나쁜 아빠들’ 늘어 분노… 양육비는 우리 아이 ‘생존권’ 문제

    양육비 미지급자 공개한 ‘배드파더스’‘양육비해결총연합회’ 출범 산파 역할고가 외제차 타는 전 배우자 나몰라라타인 명의로 재산 빼돌려도 속수무책 여가부 ‘양육비이행관리원’ 도움 한계2만여건 신청받아 겨우 5715건 지급美 양육비 체납하면 여권 사용 등 제한우리는 개정안에 운전면허 정지만 신설2018년 7월,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사진과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가 처음 세상에 나왔다.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됐던 이혼 가정의 양육비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옮기거나, 급기야 해외로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가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오랜 시간 양육비를 받지 못했던 양육자들에게 배드파더스는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나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해결되지 못했던 일을 용기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해내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이 탄생했고,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것도 있다. 배드파더스의 명예훼손 관련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한 실질적인 대안들의 법제화가 남아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양해연의 이영 대표와 활동가 박유진(가명)씨는 배드파더스를 만난 순간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고통 속에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곳, 함께 힘을 모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믿음을 준 곳이 배드파더스였다. 박씨가 이혼할 당시 법원은 전 배우자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매달 6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전 배우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를 회피했다. 박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닐 만큼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이 재산을 다른 가족의 명의로 돌리는 꼼수까지 써 가며 지급을 미뤄 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씨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박씨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고, 어떤 이유에서든 가해자와의 대면은 피하고 싶었다. 상황이 막막하긴 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이혼 과정에서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던 전 배우자는 잠깐 아이를 봐 달라며 맡긴 뒤 잠적했다. 사라진 사람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대표는 “답답하고 억울했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년간 속수무책이었던 두 사람에게 정부가 처음으로 손을 내민 순간이 있었다. 2015년 출범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행원)이다. 여성가족부 산하의 이행원은 양육비 지급을 회피하는 미지급자들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두 사람도 이행원이 생기자마자 이곳을 찾았다. “정부에서 나섰는데 설마 안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3년 이상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음에도 두 사람은 끝내 양육비를 받아내지 못했다. 이행원에선 “더이상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희망고문’. 두 사람은 이행원과 함께했던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실제 양육비 지급과 관련한 강행 규정이 미비한 한국에서 이행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행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최대한의 제재가 ‘감치’(일정 기간 유치장에 가두는 것)인 데다, 허위 주소로 집행기간(6개월)을 회피하면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된다. 재산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직업이 아니라면 양육비를 받아내는 게 더 어렵다. 이행원은 출범 이후 2만여건의 이행 지원 신청을 받았고 이 중 법원에서 이행 의무를 확정받은 건 1만 6073건이지만, 실제 양육비가 지급된 건 3분의1 정도인 5715건에 그친다. 실망감에 괴로워하던 그때 두 사람은 배드파더스를 만났다. 이 대표는 “처음엔 ‘이렇게 신상을 공개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씨의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애들 부모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런 생각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180도로 바뀌었다. 이 대표는 “모임에 나온 사람들은 소수였지만 이들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양육비는 우리 아이들의 ‘생존권’이었고, 양육자들도 이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했다”고 말했다. 배드파더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양해연이 활발한 활동에 나서면서 양육비 해결 건수도 점차 늘어갔다. 활동가들은 양육비 미지급자의 작업장을 찾아 ‘양육비를 지급하라’며 연대 시위를 벌였고, 잠적한 미지급자의 소재를 찾는 데도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배드파더스를 통해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지급받은 사례는 600여건에 달한다. 배드파더스 활동가 구본창씨는 “사이트에 게재된 해결 건수는 173건(10월 4일 기준)이지만 신상을 공개하기 전 “배드파더스에 제보했다”는 말만으로 양육비 지급이 이뤄진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신상이 게재된 미지급자들이 구씨를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에 의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소인 중 한 명은 박씨의 전 배우자였다. 배드파더스 측은 “미지급자의 명예보다 아이들의 생존권이 더 중요하다”고 맞섰고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을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재판은 15시간 동안 이어졌고, 현장에선 이 대표와 박씨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늦은 밤까지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다. 배드파더스의 신상공개에 대해 배심원 7명(예비배심원 1명 제외)은 모두 무죄 평결을 냈다. 재판부도 “운영자는 사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고, 비하적·모욕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구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의 항소로 시작된 2심은 지난달 17일 첫 공판을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 관련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을 종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강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가 화제가 되자 배드파더스와 해당 사이트를 비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배드파더스에 게재된 사람들은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게 명백한 사람들”이라면서 “제보나 정황만으로 공개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지난달 22일 인터폴의 공조로 베트남에서 잡힌 걸 보고 느낀 점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은 해외로 도피해도 막을 길이 없다”면서 “출국을 금지할 수도 없고 체포를 해서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양해연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통과됐음에도 두 사람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개정안엔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비양육자의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방안이 담겼으나 당초 양해연은 이외에도 미지급자에 대한 출국금지와 형사처벌, 명단공개도 함께 요구했다.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를 미지급자로부터 회수하는 대지급제도 있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제재 수위가 낮은 면허 정지만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일찍이 양육비를 사회문제로 다뤄 온 미국은 2500달러(약 300만원) 이상의 양육비를 체납하면 여권 발급을 중지하거나 사용을 제한한다.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벌금이나 6개월 징역 등의 처벌을 내린다. 프랑스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2개월 이상 양육비를 체납하면 2년의 징역이나 1만 5000유로(약 2050만원)의 벌금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법무부 등 관련 부처들이 법 통과에 미온적”이라면서 “외국처럼 양육비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아동의 ‘권리’이자 ‘생존권’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재산 숨기고 해외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들…“강력 제재 방안 마련돼야”

    재산 숨기고 해외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들…“강력 제재 방안 마련돼야”

    양육비 미지급자 공개한 ‘배드파더스’해외도피·재산명의 이전하며 나몰라라“양육비는 아이의 ‘생존권’ 달린 사회문제”2018년 7월,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사진과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가 처음 세상에 나왔다.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됐던 이혼 가정의 양육비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옮기거나, 급기야 해외로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가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오랜 시간 양육비를 받지 못했던 양육자들에게 배드파더스는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나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해결되지 못했던 일을 용기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해내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이 탄생했고,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것도 있다. 배드파더스의 명예훼손 관련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한 실질적인 대안들의 법제화가 남아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양해연의 이영 대표와 활동가 박유진(가명)씨는 배드파더스를 만난 순간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고통 속에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곳, 함께 힘을 모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믿음을 준 곳이 배드파더스였다. 박씨가 이혼할 당시 법원은 전 배우자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매달 6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전 배우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를 회피했다. 박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닐 만큼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이 재산을 다른 가족의 명의로 돌리는 꼼수까지 써 가며 지급을 미뤄 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씨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박씨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고, 어떤 이유에서든 가해자와의 대면은 피하고 싶었다. 상황이 막막하긴 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이혼 과정에서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던 전 배우자는 잠깐 아이를 봐 달라며 맡긴 뒤 잠적했다. 사라진 사람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대표는 “답답하고 억울했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년간 속수무책이었던 두 사람에게 정부가 처음으로 손을 내민 순간이 있었다. 2015년 출범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행원)이다. 여성가족부 산하의 이행원은 양육비 지급을 회피하는 미지급자들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두 사람도 이행원이 생기자마자 이곳을 찾았다. “정부에서 나섰는데 설마 안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3년 이상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음에도 두 사람은 끝내 양육비를 받아내지 못했다. 이행원에선 “더이상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희망고문’. 두 사람은 이행원과 함께했던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실제 양육비 지급과 관련한 강행 규정이 미비한 한국에서 이행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행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최대한의 제재가 ‘감치’(일정 기간 유치장에 가두는 것)인 데다, 허위 주소로 집행기간(6개월)을 회피하면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된다. 재산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직업이 아니라면 양육비를 받아내는 게 더 어렵다. 이행원은 출범 이후 2만여건의 이행 지원 신청을 받았고 이 중 법원에서 이행 의무를 확정받은 건 1만 6073건이지만, 실제 양육비가 지급된 건 3분의1 정도인 5715건에 그친다. 실망감에 괴로워하던 그때 두 사람은 배드파더스를 만났다. 이 대표는 “처음엔 ‘이렇게 신상을 공개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씨의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애들 부모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런 생각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180도로 바뀌었다. 이 대표는 “모임에 나온 사람들은 소수였지만 이들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양육비는 우리 아이들의 ‘생존권’이었고, 양육자들도 이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했다”고 말했다. 배드파더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양해연이 활발한 활동에 나서면서 양육비 해결 건수도 점차 늘어갔다. 활동가들은 양육비 미지급자의 작업장을 찾아 ‘양육비를 지급하라’며 연대 시위를 벌였고, 잠적한 미지급자의 소재를 찾는 데도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배드파더스를 통해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지급받은 사례는 600여건에 달한다. 배드파더스 활동가 구본창씨는 “사이트에 게재된 해결 건수는 173건(10월 4일 기준)이지만 신상을 공개하기 전 “배드파더스에 제보했다”는 말만으로 양육비 지급이 이뤄진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지난해 8월 신상이 게재된 미지급자들이 구씨를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에 의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소인 중 한 명은 박씨의 전 배우자였다. 배드파더스 측은 “미지급자의 명예보다 아이들의 생존권이 더 중요하다”고 맞섰고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을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재판은 15시간 동안 이어졌고, 현장에선 이 대표와 박씨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늦은 밤까지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다. 배드파더스의 신상공개에 대해 배심원 7명(예비배심원 1명 제외)은 모두 무죄 평결을 냈다. 재판부도 “운영자는 사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고, 비하적·모욕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구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의 항소로 시작된 2심은 지난달 17일 첫 공판을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 관련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을 종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강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가 화제가 되자 배드파더스와 해당 사이트를 비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배드파더스에 게재된 사람들은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게 명백한 사람들”이라면서 “제보나 정황만으로 공개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지난달 22일 인터폴의 공조로 베트남에서 잡힌 걸 보고 느낀 점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은 해외로 도피해도 막을 길이 없다”면서 “출국을 금지할 수도 없고 체포를 해서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양해연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통과됐음에도 두 사람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개정안엔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비양육자의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방안이 담겼으나 당초 양해연은 이외에도 미지급자에 대한 출국금지와 형사처벌, 명단공개도 함께 요구했다.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를 미지급자로부터 회수하는 대지급제도 있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제재 수위가 낮은 면허 정지만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일찍이 양육비를 사회문제로 다뤄 온 미국은 2500달러(약 300만원) 이상의 양육비를 체납하면 여권 발급을 중지하거나 사용을 제한한다.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벌금이나 6개월 징역 등의 처벌을 내린다. 프랑스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2개월 이상 양육비를 체납하면 2년의 징역이나 1만 5000유로(약 2050만원)의 벌금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법무부 등 관련 부처들이 법 통과에 미온적”이라면서 “외국처럼 양육비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아동의 ‘권리’이자 ‘생존권’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하나님의 통치·한강 갈 뻔’…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면직 처분

    ‘하나님의 통치·한강 갈 뻔’…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면직 처분

    국민의힘 청년위 지도부 포스터 부적절 표현 논란진중권 “늙으나 젊으나 개념없다…이러니 20년 집권”민주당 “정교분리 위배…정치언어 품격 되찾길”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가 소셜미디어에 배포할 목적으로 만든 지도부 소개 포스터에 ‘하나님의 통치’, ‘한강 갈 뻔’ 등 부적절한 표현을 쓰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문제가 된 청년위 지도부 인사를 취소하는 등 당 차원에서 수습에 나섰다. 국민의힘 청년위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카드뉴스 형식으로 지도부 청년위원들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올렸다. 주성은 청년위 대변인은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어머니가 목사님’이라고 밝혔다. 이재빈 인재육성본부장은 “난 커서도 운동권처럼은 안될란다”라는 문구와 더불어 ‘인생 최대 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라고 적었다. ‘땅개’는 육군 보병을 비하하는 은어다. 또 김금비 기획국장은 “2년 전부터 경제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곱버스’(곱+인버스)는 주가가 하락할 때 하락분의 2배로 수익을 내는 증시 상품을 가리키는 은어이며, ‘한강에 간다’는 말은 ‘한강으로 투신(극단적 선택)하러 간다’는 뜻으로 정치 포스터에 쓰기에 인명을 지나치게 가볍게 희화화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설아 보통정치연구소 대표는 최근 해당 포스터 몇 건을 소개하며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 핫한 모양이다. ‘힙’하고 세련됐다며 진심으로 칭찬하고 있었다”면서 “이게 좋다고 ‘좋아요’ 누른 사람들은 솔직히 정치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2일 이설아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이러니 저쪽(더불어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늙으나 젊으나 개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조은주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헌법상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기본원리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표현”이라며 “정치 언어의 품격을 되찾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년위는 이날 해당 게시글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도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주성은 대변인의 내정을 취소하고, 이재빈·김금비 부위원장을 면직 처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과 변화의 행보에 멈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근로계약서에서 정한대로 근무시간을 잘 지켜주세요. 일한 시간만큼 최저임금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주세요. 미얀마에 보내겠다고 자꾸 협박하지 마세요.” (미얀마 출신 농업 노동자 ㄱ씨)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19만 9400여명. 정부는 이주노동자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현실에선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지위, 이방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 때문에 임금이 밀리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 제기하기 쉽지 않다. 용기 내 형사·민사상 대응에 나서도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수사의 ‘구멍’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사건을 다뤄본 시민단체나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기본적인 수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보통 특별사법경찰인 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이 기소·불기소 의견을 내면 수사검사도 수일 내에 그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신고액이 700~900억을 넘나들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 근로감독관 수는 적다 보니 애초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에서 2년간 하루 10시간씩 일하다 갑자기 해고된 캄보디아 출신 따임피 사건도 그랬다. 농장주는 근로계약서에 적힌 ‘8시간 근무’만큼 임금을 지급했고, 휴일은 한 달에 이틀뿐이었다. 체불된 임금을 계산하니 1300만원이 넘었다. 따임피는 농장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지난 6월 불기소 처분됐다.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서 “수기로 작성한 출퇴근 기록부 일부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등 이유로 불기소 의견을 낸 직후 검찰도 별다른 보강 수사 없이 사건을 끝냈다. 이에 반발한 따임피 측 변호인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지만 지난 8월 거절됐다. 변호인이 작성한 신청서에는 ‘따임피가 매일 벽걸이 달력과 노트에 적은 근무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을 확인할 유일한 증거인 상황에서 ▲연필로 지우고 다시 기재한 흔적이 있다거나 ▲출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촬영 시간은 7시 20분인데 일지에는 7시 10분으로 적혔다는 이유로 기록 전체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따임피는 한국어로 소통이 불가능해 통역 조사가 진행됐는데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한마디 한마디 진술 변화에 집중해 부당하게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끝내 고려되지 않았다.●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재판의 ‘구멍’ 사업주가 형사재판을 받게 되더라도 공판검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이주노동자들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씨우미(가명)를 4년간 고용했던 경기도 여주의 농장주 김모씨는 2600만원 상당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씨우미는 겨울을 제외하고 매일 10시간씩 일했는데 임금은 8시간 근무한 만큼만 주었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매달 숙식 비용으로 30~35만원씩 씨우미의 임금에서 공제한 것이기 때문에 밀린 임금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24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XXX호. 김씨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ㄴ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공판조서에 따르면 ㄴ씨는 “증인을 비롯한 농장 근로자들에게 오버타임으로 일한 급여 부분은 그때그때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김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현금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씨우미의 말과 달리 김씨가 초과근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해왔다고 주장한 것이다. 공소사실에 반하는 증언이 나왔는데도 이날 공판검사는 증인에게 반대신문을 하지 않았다. 같은 날 같은 법원 또다른 재판. 경기도 이천의 한 농장주 신모씨의 임금체불 사건에서도 공교롭게 농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ㄷ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신씨는 이주노동자 2명에게 2700만원 상당의 임금을 미지급하고, 이들이 불만을 표하자 돌연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ㄷ씨는 이날 “고소인들이 자발적으로 그만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해고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증언이었지만, 이번에도 공판검사는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언어 장벽·불안정한 지위…“이주노동자 특수성 고려해야” 씨우미의 고용주 김씨는 지난달 23일 임금 미지급 혐의가 일부 인정돼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신씨에게는 임금 미지급 혐의에 대해 무죄,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벌금 100만원형이 나왔다. 특히 신씨의 임금체불이 인정되지 않은 데에는 근로계약서의 역할이 컸다. 고소인들은 2015~2018년 근무했는데 최초 계약서에는 숙식 공제에 관한 내용이 없었지만 2017년 4월 재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30만원 숙소비를 노동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열악한 숙소였지만, 2017년 4월 이후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노동자들이 초과근무한 만큼의 임금을 숙소비로 공제해왔다는 신씨 측 주장을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두 사건을 대리한 원곡법률사무소의 최정규 변호사는 “(근로계약서 재작성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 없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중간에 싸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법원 판례에서 노동자의 동의를 얻으면 제한적으로 임금 상계(공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애초 고용주와 대등한 지위일 수 없는 이주노동자의 경우 상계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지위 탓에 피해 회복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금체불 중재 절차를 밟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기존 고용허가제로 얻은 체류자격이 만류될 경우 법무부는 대개 기타(G-1) 비자를 발급한다. 임시체류만 가능할뿐 노동 활동은 제한된다. 최 변호사는 “법무부 출입국에서는 계속 이주노동자들에게 재판을 한국 변호사에게 맡기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서 “민사소송으로 확정판결이 나더라도 고용주가 ‘배째라’ 식으로 나오면 실제 체불된 임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당한 노동처우를 문제 삼았다가 오히려 일자리만 잃고 쫓겨나는 걸 각오해야 하는 현실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무기력을 학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유통단신] 롯데면세점 콘서트로 회원 90만명 폭증

    [유통단신] 롯데면세점 콘서트로 회원 90만명 폭증

    롯데면세점은 지난 27일 개최한 제30회 롯데면세점 랜선 패밀리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29일 밝혔다. 오후 5시부터 약 90분 동안 진행된 콘서트는 최대 동시 접속자 수 55만명, 총조회수 220만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염원을 담아 ‘Hi, world! Duty-Free life, again’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서는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황치열, 여자친구, 이현 등이 출연해 뛰어난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006년부터 개최한 롯데면세점 패밀리 콘서트는 지금까진 오프라인에서 대규모로 진행됐으나 이번 30회 콘서트는 최초로 사전 녹화 및 언택트로 진행됐다. 4면의 대형 LED를 활용한 무대와 총 12대의 카메라를 동원한 연출을 통해 높은 퀄리티의 공연을 준비했다. 콘서트는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간체·번체, 베트남어 등 총 6개 언어로 번역돼 내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마련했다. 패밀리 콘서트 효과로 롯데면세점 회원 수도 폭증했다. 참가신청 기간인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롯데인터넷면세점 신규 가입 고객은 하루 평균 3만 5000여명으로 총 90만명을 유치했다.
  • 美대선 판세 바꿀 ‘90분의 승부수’… 1억명 눈·귀가 쏠린다

    美대선 판세 바꿀 ‘90분의 승부수’… 1억명 눈·귀가 쏠린다

    TV토론, 현장 유세 축소에 최대 관심사새달 15·22일 등 3차례… 부통령도 1차례 트럼프 리얼리티식 말폭탄 관전포인트토론 약한 바이든의 대응 방식도 볼거리 TV토론이 선거에 미칠 영향력은 엇갈려‘케네디·닉슨’ ‘아들 부시·고어’만 전환점결국 후보들 실수 줄이는 게 최선의 방법미국에서 ‘공화당은 붉은색, 민주당은 푸른색’으로 인식된 배경에는 컬러 TV의 등장과 선거방송의 진화가 자리한다. 요즘처럼 정당이 상징색 때문에 옥신각신하는 모습도 화면으로 색깔이 구분되지 않던 흑백TV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이처럼 미디어가 정치를 바꾼 사례는 수없이 많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정례 라디오 연설인 이른바 ‘노변담화’로 국민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고, 1964년 민주당 린든 존슨 대통령 재선의 일등공신으로는 전설적인 TV 선거광고 ‘데이지 걸’이 꼽히기도 한다. 11월 미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 세계가 다시 TV 미디어에 주목할 시간이 됐다. 대선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히는 ‘트럼프 대 바이든’의 첫 TV 토론이 29일(현지시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가을 최대 화제작’이 온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대선 TV 토론은 모두 세 차례 예정돼 있다.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 앵커가 진행하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의 29일 토론에 이어 10월 15일과 22일 2·3차 토론이 진행된다. 월러스는 2016년에 이어 다시 대선 토론의 ‘중재자’로 나선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최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의 2차 토론은 스티브 스컬리 C-SPAN 방송 선임 프로듀서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마지막 3차 토론은 크리스틴 웰커 NBC 앵커가 각각 사회를 맡는다. 웰커는 미 역사상 대선 TV 토론의 사회를 맡은 두 번째 흑인 여성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토론은 90분간 진행돼 당내 경선 토론보다도 오히려 30분 정도 시간이 짧다. 70대인 고령의 후보들로서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도 나온다. 부통령 후보 토론회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다음달 7일 한 차례 예정돼 있다. 올해 TV 토론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장외 유세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후보를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미디어 전문가 브레드 에드게이트는 포브스에 “이번 대선 토론은 올가을 가장 기대되는 ‘TV 프로그램’으로 꼽힌다”면서 “전염병 대유행으로 장외 유세가 축소됐고, 정치 풍토는 어느 때보다 양극화됐으며, 경쟁작이라고 할 만한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이 이번 가을 시즌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예측 불가능한 ‘리얼리티쇼 대통령’의 등장은 또 다른 관전포인트라고 에드게이트는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이번 TV 토론이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많은 1억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맞섰던 2016년 대선 1차 토론은 미 전역에서 약 84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당시 최종 토론회의 시청자는 7160만명이었다.●여유의 트럼프, 불안한 바이든 TV 토론을 기다리는 양당 캠프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TV 토론이 판세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리얼리티쇼 진행자 출신답게 그의 토론 스타일은 순발력과 공격력이 돋보인다. 최근 토론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늘 하던 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 같은 그의 토론 스타일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2016년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상대에게 언어적·비언어적 ‘공격성’을 보인 사례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들의 공격성은 민주당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는 공화당 비주류로 시작해 대선후보 자리까지 차지한 당시 트럼프 후보가 있었기에 나온 결과였다. 트럼프는 특유의 몸짓 등 비언어적 공격성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바이든은 토론 능력이 다소 약하고, 말실수도 잦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민주당 경선 초반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레이스에서 조기 탈락할 위기에 처했던 것만 봐도 그가 토론에 약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트럼프 캠프는 최근 ‘바이든이 프롬프터(자막화면)가 없으면 연설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TV 선거광고를 통해 이 같은 바이든의 약점을 비꼬기도 했다. 유명 토론 전문가인 토드 그레이엄 서던일리노이대 토론코치는 트럼프와 같은 ‘막무가내식 토론 스타일’에 맞설 수 있는 방법으로 ‘유머를 사용하고, 상대의 발언을 역으로 이용하라’는 두 가지 대응방식을 소개했다. 그레이엄은 CNN에 쓴 ‘바이든을 위한 최선의 조언’에서 트럼프의 토론 스타일을 ▲상대 말 가로채기 ▲거짓말하기 ▲책임전가 ▲모욕 ▲공포 조장 등 5가지로 정리하며 “이 같은 트럼프의 ‘5가지 무기’에는 유머로서 맞서야 하고, 모순투성이인 그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받아치라”고 조언했다. ●아버지 부시 ‘시계’·앨 고어 ‘한숨’… 치명적 실수 TV 토론이 대선의 가장 큰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실제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는 저마다 해석이 엇갈린다. 갤럽의 분석에 따르면 TV 토론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준 사례는 ‘케네디 대 닉슨’의 1960년 세계 첫 대선 TV 토론 이외에 ‘아들 부시 대 앨 고어’의 2000년 대선 정도가 손에 꼽힌다. 유권자들은 토론을 보고 후보를 평가·선택하기보다는 기존 지지 성향을 강화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게 관련 선거 연구의 대체적인 결과다. 또 시간이 갈수록 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토론에서 우위를 보였던 후보가 실제 선거에서는 패배한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2012년 10월 밋 롬니와 버락 오바마 간 1차 TV 토론 이후 ‘누가 더 토론을 잘한 것 같으냐’는 CNN·ORC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67% 대 25%로 두 배 이상의 응답자가 롬니를 선택했지만, 실제 대선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때문에 토론을 준비하는 캠프 입장에서는 후보의 ‘자살골’을 줄이는 게 최선이라는 말도 나온다. 과거 토론에서 말실수나 어리숙한 행동으로 점수만 깎인 정치인도 적지 않다. 국가 부채를 묻는 질문에 시계를 보던 아버지 부시의 1992년 TV 토론, 토론 도중 자주 한숨을 쉰 장면이 동영상 클립으로 편집돼 공화당의 네거티브 캠페인에 쓰여 곤혹을 치른 앨 고어 부통령의 사례가 좋은 예다. TV 토론이 대선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와 별개로 미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까지 트럼프와 바이든의 첫 TV 토론에 눈과 귀를 집중할 시간이 다가왔다. 서로를 향해 수없이 거친 말을 쏟아냈던 두 사람이 실제로 한 장소에서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트럼프의 2017년 초 취임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마포, 전국 최초 6세 미만 발달지연 검사 지원

    마포, 전국 최초 6세 미만 발달지연 검사 지원

    서울 마포구는 전국 최초로 6세 미만 아동의 발달지연 검사를 지원하는 내용의 ‘영유아 발달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시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영유아의 발달지연을 빨리 찾아내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최근 마포영유아통합지원센터가 실시한 ‘마포구 영유아 발달실태와 영유아기 자녀를 둔 양육자의 양육태도 분석 조사’에 따르면 아동의 20% 이상이 발달지연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부모의 25.6%가 우울감 등 정신 건강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이 같은 실태를 고려해 아동 발달지연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이 조례에 근거해 구는 영유아별로 해당 연령에 따른 신체, 인지, 의사소통, 심리·정서, 적응력, 자조 기술 등의 검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검사 후에는 발달지연 정도를 수치화하고 연령별 맞춤형 심리·언어·미술치료 등을 지원한다. 또 부모상담 서비스를 병행해 가정의 건강과 화목을 지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구는 지난해 유니세프한국위원회, 굿네이버스서울본부, 홀트아동복지회 등 아동복지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모든 아동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번 조례 제정에 따라 마포구의 영유아 연령 단계별 발달 지원 정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마포구 영유아들의 발달권을 보장하고 부모들에게도 적시에 관련 상담이 추진되도록 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디지털 세상의 전략 공유…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의 돌파구 모색

    디지털 세상의 전략 공유…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의 돌파구 모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뉴노멀시대 인류’라는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는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는 총 4개의 세션과 11명의 연사로 구성됐다. 세계적 미래학자이자 저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로도 잘 알려진 제이슨 솅커의 기조연설로 컨퍼런스를 시작한다.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KBS 신년기획 다큐멘터리 ‘보일링 포인트’의 강연자이자 지난해 세계경제포럼 차세대 젊은 리더로 선정된 바 있는 전 구글 마케터인 주영민 작가가 나서서 디지털 세상의 전략을 공유하고 토론한다. 오찬 이후에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와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와 ‘축적의 시간’ 저자이자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인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이야기한다. 특히 ‘K방역’이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진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중심으로 재난 상황에서 국가의 정책과 역할에 대해서 대담한다. 이어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교수,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뉴노멀시대의 신(新)트렌드’라는 주제로 코로나19 이후 지속가능한 지구 생태계와 디지털 데이터 경영 혁명에 대해 논의한다. 마지막 세션인 ‘언택트, 디지털 에필로그’에서는 코로나 이후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성환 KT 5G·GIGA 사업본부 상무, 최윤섭 DHP 대표,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이 나와 논의할 예정이다.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는 다음달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서울 그랜드볼룸(1층)에서 기업인과 일반인,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다.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로 제공되며 문의사항은 서울미래컨퍼런스 운영 사무국(02-2000-9081/9072)이나 이메일(sfconfer@seoul.co.kr)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www.seoulfuture.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가을 단풍보다 빨갛고 뜨거운… 젊은 시인들의 첫 시집

    가을 단풍보다 빨갛고 뜨거운… 젊은 시인들의 첫 시집

    누가 뭐래도 ‘첫’은 다르다. 사후적으로든, 사전적으로든 스스로가 혹은 타인이 부여하는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지금 여기, 오랜 세월을 벼려 첫 시집을 낸 시인이 있고, 첫 시집이 곧 마지막이 된 이도 있다. 곧 산천을 물들일 가을 단풍보다 더 빨간, 뜨거운 시집 두 권을 소개한다. ●데뷔 후 12년 만에 나온 첫 시집… 강백수 ‘그러거나 말거나 키스를’ 강백수는 시인이자 싱어송라이터다. 2008년 계간 ‘시와 세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지만, 첫 시집은 무려 12년 만에 나왔다. 그간 노래도 부르고 여러 권의 산문집도 썼지만 정작 시집은 처음이다. 시집 ‘그러거나 말거나 키스를’(문학수첩)에서 시인은 ‘밑바닥의 세계’를 말한다. 월세가 비싸서 작은 집으로 옮기는 ‘나’는 ‘이런 젠장 먹고살지 못할 일만 골라서’ 한 인물이다. 가수, 기타리스트, 작곡가, 작사가, 그리고 시인처럼. ‘이십대의 가난은 불편이고/삼십대의 가난은 죄악이라굽쇼/먹고살 만한 직업을 얻으면/먹고살 만한 것들을 사랑하게 될까’(시 ‘폐기물 신고’ 중) 시인이 읊조리는 팍팍한 현실이다. 디스토피아를 향한 블랙유머로 중무장한 시집은, 관조적인 시선을 가진 요즘 시집 속 화자와는 사뭇 다르다. 세상에 부닥쳐 망가지고 깨지면서 느끼는 사자후를 그대로 내지른다. 그 좌충우돌이 오늘도 ‘나’를 살아가게 하는 기반이며, 끝내 세상에 지지 않겠다는 다짐이며, 시를 다시 쓰게 하는 힘으로 선순환한다. 간만에 시집에서 느끼는 터프한 생명력이다.●시인은 가고 시집은 남았다… 김희준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 올해로 스물여섯인 김희준 시인은, 그러나 세상에 없다. 지난 7월, 교통사고로 영면한 시인은 유고시집을 남기고 갔다. 시인이 태어난 날이자, 시인의 사십구재에 출간된 시집이 그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문학동네)이다. 짧은 생을 살다간 시인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천진함’이다. 총 4부, 47편으로 나뉘어 담긴 시인의 시는 무수히 많은 ‘때문’이라는 말을 남겨 세상사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내놨다. ‘옷소매는 죽어버린 절기로 가득했고 빈틈으로 무엇을 키우는지 알 수 없었어 주머니에 넣은 꽃잎을 모른 체했던 건 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시 ‘친애하는 언니’ 중)이라거나, ‘사라지는 건 없어/밤으로 스며드는 것들이 짙어가기 때문일 뿐’(시 ‘머메이드 구름을 읽어내는 방식’ 중)처럼. 뜨거운 언어를 가졌던 시인이 만든 뜨거운 세상을 따라가다보면 물큰, 가슴 한가득 응어리가 진다. ‘올리브 동산에서 만나요’라는 시인의 말을, 올리브색 표지와 함께 자주 쓰다듬게 되는 시집이다.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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