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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년생 김지영’, ‘살인자의 기억법’ 영상으로 세계 독자 만난다

    ‘82년생 김지영’, ‘살인자의 기억법’ 영상으로 세계 독자 만난다

    한국문학번역원과 아리랑TV는 전 세계 독자에게 주목할만한 한국 문학 작품과 주제를 소개하는 ‘살다, 읽다, 물들다 - 한국문학으로의 초대’를 공동으로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오는 13일부터 방영될 첫 번째 시리즈 ‘What They’ve Read‘에서는 해외에서 주목받는 세 편의 한국문학 작품을 유명 인사들이 영어로 낭독한다. 먼저 위안부 문제를 문학으로 재해석해 미국에서 지난해 9월 출간 후 올해 2쇄 발행된 김숨 작가의 소설 ’한 명‘을 영화 ’기생충‘ 번역가 달시 파켓과 번역가 겸 에세이스트 콜린 마셜, 이탈리아 건축가 시모네 카레나와 신지혜 부부가 함께 읽고 토론한다. 25개 언어로 해외에서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며 대중에게 잘 알려진 외국인 방송인 다니엘 힉스(영국), 카를로스 고리토(브라질), 유튜버 맥사라(미국), 가수 푸니타(인도)가 읽고 감상을 나눈다. 김영하 작가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아이돌 밴드 W24의 멤버 호원의 목소리로 만날 수 있다. 한국 작가 인터뷰 시리즈 ’Living to Tell a Story‘는 다음 달 3일부터 3회에 걸쳐 방영한다. 1편에서는 시집 ‘히스테리아’로 미국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받은 김이듬 시인을 비롯해 김초엽, 김연수 작가가 출연해 창작 과정, 작품 소재 수집방식 등을 이야기한다. 2편에서는 ‘밤의 여행자들’로 영국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을 수상한 윤고은 작가와 하성란 작가, 진은영 시인이 작품 속에 담고자 하는 자신만의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3편에서는 황석영 작가가 작품의 등장인물을 통해 한국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통과한 자신의 삶과 문학 여정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는 한국문학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A Word Depicted in Stories’를 만날 수 있다. 한국문학의 주 소재로 등장하는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고전문학 속 여성 시인, 화장(化粧) 문화, 술과 풍류, 차와 다과, 반려동물, 문학적 소통 공간 등 다채로운 주제로 구성된 6편을 제작해 11월 5일부터 방영한다. 13일부터 매주 금요일 8시에 방송하는 이 프로그램은 아리랑TV 국내외 3개 채널(Korea, World, UN)과 한국문학번역원 공식 유튜브, 네이버TV에서도 볼 수 있다.
  • [가꾸고 나누고 다듬는 우리말] 부자연스럽고 어렵게 하는 일본어투/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가꾸고 나누고 다듬는 우리말] 부자연스럽고 어렵게 하는 일본어투/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8>법의 언어 ㉠채용에 관한 실무를 총괄적으로 담당 ㉡종국적으로는 사법에 대한 신뢰 ㉢한시성을 기본적 성질로 법원 판결문에 보이는 표현들이다. ‘적’(的)을 지나치게 사용했다. ‘총괄적으로’는 ‘총괄해’ 또는 ‘총괄’, ‘종국적으로’는 ‘종국에는’으로 표현하는 게 자연스럽다. ‘기본적’은 ‘기본’이라고 하는 게 더 낫다. 굳이 ‘적’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법원의 판결문에는 ‘적’들이 이렇게 나타난다. 우리 법들이 일본 법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결과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사법제도와 법이 그대로 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낱말이나 표현 방식도 같이 옮아왔다. 그때의 것들이 지금도 적지 않게 남아 있다. 뜻을 모호하게 하기도 하고, 연결을 매끄럽지 않게도 한다. ‘적’을 남용한다. ‘과학자’, ‘교육자’, ‘노동자’에서 ‘자’(者)는 ‘사람’이란 뜻이다. 일상에서 ‘자’는 거의 이런 방식으로 쓰인다. ‘사람’의 뜻을 가지고 단독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낯선 자가”, “그에게 맞설 자가 없다”라고 하면 낮추는 어감을 준다. 한데 판결문에도 홀로 쓰이는 ‘자’들이 보인다. “이와 같은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이라고 표현한다. 낯설고 거북하다. 일본 법을 번역해 들여오는 과정에서 일본어 ‘자’(者·もの)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자’는 ‘사람’으로 바꾸는 게 적절하다. ‘7월’이나 ‘8월’은 달의 명칭이라는 뜻이 확고하다. ‘7월’이라는 표현에서 ‘일곱 달 동안’이라는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 ‘월’(月)이 ‘동안’이나 ‘기간’을 가리킬 때는 ‘월 생산’, ‘월 이자’, ‘월 계약’ 같은 상황에서다. ‘월’을 기간을 나타내는 말로 쓸 때는 ‘7개월’이라고 한다. 그런데 판결문은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징역 2년 6월 및 벌금 1억원을 선고하면서”처럼 ‘월’이라고 한다. 일본 법률의 표현을 옮긴 형태다. ‘징역 4개월’, ‘징역 2년 6개월’이 바람직하다. 법과 판결문에서 주로 말하는 ‘인용’(認容)은 일상에서 쓰는 ‘인용’(引用)과 또 다르다. 일상에서 쓰는 ‘인용’은 남의 말을 자신의 말 속에 끌어 쓴다는 뜻이다. 법에서는 ‘인정하여 용납함’이다. “그들의 통행을 인용할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이라는 판결 문장에서 ‘인용’의 의미를 알기는 너무 어렵다. 전문용어로 볼 수도 없다. 법조계의 권위를 높이는 데는 유용할 수 있겠다. ‘인정’(認定)이나 ‘용인’(容認), ‘받아들인다’가 쉽게 통한다.
  • 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명낙대전’ 불안한 휴전

    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명낙대전’ 불안한 휴전

    李 지사, 예정 없던 긴급 기자회견 자처캠프 간 소통 채널·당 선관위 개입 요구이낙연 “실천으로 이어지길” 즉각 환영 양측 반나절도 안 지나 SNS 설전 재개네거티브 중단 실질적 효과는 미지수치킨게임으로 치닫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비방전이 8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과 이낙연 전 대표의 화답으로 소강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네거티브와 검증의 경계가 모호한 데다 양 캠프가 휴전 후 곧바로 설전을 벌여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국회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이 지사는 “이 순간부터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절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네거티브 중단 선언과 함께 캠프 간 상시 소통 채널 구성,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환영 입장을 내고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 한 달여 동안 네거티브와 마타도어에 분명히 사과하고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 측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동참 공세 등을 네거티브로 규정했고, 이 지사의 ▲음주운전 범죄행위 인정 ▲경기도 불법 경선 동원 관련 자료 요구 수용 등을 요구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원칙적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두 사람에게 “네거티브와 검증의 명확한 경계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 전 총리는 “네거티브는 지양돼야 하지만 엄격한 도덕성 검증과 지도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일을 네거티브라고 규정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의 도덕성과 지역차별성 발언, 이 전 대표의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모호한 행동 등은 검증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투톱의 네거티브전에 실력 발휘 기회를 얻지 못한 후보들은 두 사람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도 요구했다. 박용진 의원은 ‘조폭 사진 비방’ 책임자의 캠프 퇴출을 양 캠프에 요구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네거티브 중단 공감대에도 양측 캠프의 휴전 모드는 반나절을 넘기지 못했다. 이 지사 측 전략기획본부장인 민형배 의원이 페이스북에 지난 5일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원팀) 장담이 안 된다”고 했던 발언을 거론했다. 민 의원은 “(이낙연 후보 측이) 경선 패배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것이고, 그 대비책 중 가장 나쁜 경선 불복을 꺼내 든 것”이라면서 “이낙연 캠프의 분위기, 전략기조의 일단을 노출한 것이라 추론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이병훈 의원이 페이스북에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선언을 했으면 캠프는 시늉이라도 하라”고 되받았다. 이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네거티브 중단선언을 한 지 채 몇 시간 지나지도 않았다”며 “그런데 캠프의 중책을 맡은 사람들이 다시 설 의원의 발언을 말꼬리 잡아 네거티브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 없는 여행이었다”[이슈픽]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 없는 여행이었다”[이슈픽]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독일 선수가 도쿄올림픽에 대해 혹평했다. 독일 사이클선수 사이먼 게스케는 지난 2일 일본에서의 긴 격리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3일 레이스 전날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8일 영국 자전거 잡지 ‘사이클링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격리 상황을 회상했다. 게스케는 독일로 출국하기 전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 없는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게 돼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격리된 호텔 사진을 공개했는데, 창문은 잠겨 있고 하루 세 번 방에서 나갈 수 있어 마치 감옥 같다고 설명했다. 게스케는 “오전 7시가 체온 측정 시간이다. 천장에 달린 스피커가 날 깨운다”고 말했다. 그는 쌀밥, 간장, 삶은 양배추, 삶은 브로콜리 등이 전부인 부실한 식사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독일로 돌아간 그는 “정말 사나운 여행”이었다고 설명했다.네덜란드 여자 스케이트보드선수 캔디 제이콥스 역시 지난 7월 21일 일본에 도착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결국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최근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제이콥스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격리시설로 끌려갔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이콥스는 “격리된 호텔엔 신선한 공기도 부족했고 식단도 불균형했다”며 “선수들을 위한 영양 조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의료진과 언어 장벽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IOC “코로나 걸려도 선수 개인 책임” 동의서 요구 논란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중 대회로 인해 선수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본인 책임’이라는 서약서를 요구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샀다. 라나 하다드 IO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제네바 온라인 포럼에서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가 대회 기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에도 주최자는 면책된다는 동의서에 서명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다드 COO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보증할 수 있는 정부나 보건당국은 없다. 우리 모두가 떠안아야 할 위험”이라며 코로나19 감염은 참가자 개인의 책임이라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동의서 제출이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새로운 조건이 아니라 “이전부터 이뤄졌다”며 다른 주요 대회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해외 언론들은 IOC의 서약서 요구가 사실상 강요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최근 6차례의 하계·동계 올림픽 대회 동의서에는 ‘감염증’이나 ‘사망’ 등의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지카 바이러스 우려가 있었던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이렇지 않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도쿄올림픽은 지난달 23일 개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오늘(8일) 폐막한다. 코로나19 탓에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48시간 이내에 퇴촌해야 한다. 이에 대다수 선수들이 대회 도중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미 리얼리티 ‘나의 600파운드 인생’ 출연자 10번째 사망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미 리얼리티 ‘나의 600파운드 인생’ 출연자 10번째 사망

    지난해 미국 케이블 채널 TLC의 리얼리티 예능 ‘나의 600파운드(272㎏) 인생’ 8시즌에 출연했던 지나 크래슬리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뉴저지주 터커턴의 자택에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고 USA 투데이 등 현지 언론들이 6일 일제히 보도했다. 서른 살 짧은 생이었다. 정확히 어떤 이유로 사망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TLC 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내 “우리 프로그램 ‘나의 600파운드 인생’에 출연해 감량 여정을 함께 했던 그녀가 세상을 떠나 매우 슬프다. 어려운 시기를 겪는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부음에 따르면 고인은 6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한 동성 아내 엘리자베스, 어머니, 언니(또는 여동생), 세 명의 조부모, 많은 이모들과 삼촌들, 조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잠들었다. 유족들은 주말 장례식에 꽃을 보내거나 참석자들은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핑크색이나 분홍색 옷을 입고 참석해달라고 주문하고, 크래슬리가 만든 정신건강 재단에 기부를 하도록 당부했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신체적, 언어적 괴롭힘을 당해 유일한 탈출구가 먹는 것이었다며 그 때문에 체중이 불어났다고 고백했다. 열네 살 때 이미 300파운드(136㎏)을 넘겼다. 500파운드에 가까워졌을 때는 “뭔가를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고, 600파운드가 넘자 “움직일 수가 없어” 동성인 아내가 간병인처럼 자신을 돌본다고 했다. “내 인생 전체가 무너졌다. 이 몸무게로는 난 비참할 따름이다. 내 몸은 침대에 딱 달라붙게 됐다. 매일 상태가 나빠진다. 내가 체중이 불어나는 일을 멈추지 못하면 먹는 일을 멈추지 못하기 때문에 죽을 것이다.” 해서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이었다. 그녀는 틱톡에 춤을 추는 동영상을 올려놓았는데 300만회 이상 공유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해시태그 ‘#춤에는사이즈제한이없어’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고 틱톡 팔로워만 24만명에 이르렀다. 그런데 고인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숨진 10번째 인물이란 악연을 이어갔다. 과다 체중으로 인해 숨진 이도 있었지만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 어쩌면 이 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체중이 불어나면 젊은 나이에라도 저세상으로 떠나게 되니 조심하라는 교훈을 던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 “텍사스주 흑인 교장이 백인 아내와 너무 야한 사진을, 해고하세요”

    “텍사스주 흑인 교장이 백인 아내와 너무 야한 사진을, 해고하세요”

    2년 전 미국 텍사스주 콜리빌의 한 중학교에 교장으로 채용된 제임스 휫필드(43)는 한 장학관으로부터 페이스북의 프로필 사진 몇 장을 내리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흑인인 그가 백인인 아내와 함께 멕시코 해변에 놀러갔을 때 촬영한 사진들이었는데 너무 야하다는 이유에서인 것 같았다. 그는 속으로 결혼기념일을 맞아 촬영한 부부의 내밀한 사진에 대해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일까 의아해하면서 문제의 사진들을 본인만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잊어버렸는데 최근에 다시 문제의 사진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휫필드 교장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페이스북에 털어놓았다. 몇몇이 그가 인종 문제를 자극했다며 해고해야 한다고 지구 교육청에 탄원한 것이었다. 물론 그를 지지하는 연판장도 돌고 있다. 휫필드 교장은 지난 4일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2년 전 내가 이 사진이 뭐가 잘못됐느냐고 물었을 때 누구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그 뒤 사람들은 ‘우리는 이 문제를 키우고 싶지는 않아. 그러니 당신이 사진을 내려준다면 우리가 고마워할게’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때부터 텍사스주의 공립 교육 시스템에서 자신의 인종 문제가 임기 내내 생길 것이라는 예감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에 심경을 털어놓은 것은 지난달 26일 주민 공청회에서 공개 비판을 들어서 더 이상 침묵하면 안되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 공청회가 끝나자 그의 이름은 이제 미국에서 인종 문제로 가장 첨예한 싸움이 벌어지는 주제가 됐다. 원래의 인종 논쟁에다 지난해 여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던 시위, 그리고 그 뒤 평등과 다양성을 넓히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에 대한 찬반 의견 등이 망라됐다. 그는 “지난해 그나마 상황이 나았을 때는 ‘몇몇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 적응하자’라거나 ‘그저 긍정적인 쪽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자’는 정도의 말을 듣는 수준이었는데 앞으로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난 인종차별 주장을 늘어놓는 부기맨(백인들이 잘못돼라고 주문을 늘어놓는 무당)도 아니며 25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학교에서 최초의 흑인 교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작은 소수집단의 마음에 얼마나 많은 두려움을 만들어내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게 만들지 난 민감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구 교육청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 26일 공청회에서는 그 사진들이 언급되지 않았으며 2년 전에 사진들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던 것은 그가 중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준비하던 과정을 순탄하게 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셜미디어에의 우려가 교육청의 관심을 끌게 되면 우리는 살펴볼 의무가 있다. 몇몇 사진들은 교육자, 특히 교장이나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의심하게 하는 포즈가 묘사돼 있었다. 절대적으로 인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교육청은 사진들을 공공연히 유출한 것도 텍사스주의 공공정보법에 따른 것이었다며 언론매체가 기사 작성에 필요하다고 요청해 주민들에게 정부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허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휫필드는 사진을 내려달라고 했을 때는 야하다는 이유로, 나중에 공청회에서는 흑인 교장의 자세 운운한 것이 이중잣대라고 항변했다.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몇몇 연사는 커리큘럼에 “사회 정의”가 지나치게 부각된 것은 잘못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연사 가운데 유일하게 휫필드의 이름을 언급한 사람은 스텟슨 클라크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많은 이들이 크리티컬 인종이론을 교육현장에서 실행하고 있으며 그 선봉에 휫필드가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티컬 인종이론이란 인종차별의 뿌리를 찾으려는 학문 분파를 뜻한다. 클라크는 휫필드가 지난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체계적인 인종차별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것은 음모이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주최측이 특정인의 이름을 입에 올리면 안된다고 제지하자 방청석에서 “그를 해고하라”고 외쳤다. 클라크는 힘을 얻었는지 휫필드의 편지는 “우리 공동체의 모두를 인종차별 반대에 나서게 해 혁명가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차 이름을 거명하지 말라고 제지를 받자 “그의 극단적인 견해 때문에 난 휫필드의 임기 내내 행동을 조사해 즉각 채용 계약을 해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교육청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갈등의 와중에 그는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겠다면서 자신의 학교에 2000명 가까이 재학 중인데 “집에서는 54개의 다른 언어들을 쓰는 아이들”이라고 소개한 점이 놀라웠다.
  • 8월엔 국내 기대작만? 美선댄스영화제 화제작도 잇단 개봉

    8월엔 국내 기대작만? 美선댄스영화제 화제작도 잇단 개봉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등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여름 극장가의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세계 최고 독립 영화제로 꼽히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미국 영화 두 편도 잇달아 개봉해 관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게 됐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맥스 바바코우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팜 스프링스’(2020)는 미국 캘리포니아 휴양지 팜스프링스를 배경으로 눈 뜨면 항상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는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결혼식 들러리를 맡은 여자친구를 따라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 주인공 나일스(앤디 샘버그 분)와 신부의 언니 세라(크리스틴 밀리오티 분)는 결혼식에 따분함을 느끼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두 사람은 뜻밖의 훼방꾼에게 쫓겨 동굴로 들어서자 빛에 빨려 들어가고 다시 이날 아침으로 돌아오는 ‘시간 리셋’을 반복하게 된다. 항상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고, 내일 없이 오늘만 주인공들의 흥미진진하고 고통스럽기도 한 일상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팜 스프링스’는 지난해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에 드라마틱 부문 심사위원 대상 후보로 올랐으나 수상을 하진 못했다. 대신 미국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와 배급사 네온에 2250만 달러(약 260억원)에 팔려 지난해까지 선댄스영화제 최고 판매가 기록을 세웠다. 영화는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부문 후보로 올랐으며,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코미디 상을 받았다.이달 말 개봉 예정인 션 헤이더 감독의 ‘코다’(2021)는 올해 제37회 선댄스 영화제 드라마틱 부문 4관왕(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을 휩쓴 음악 영화다. 에릭 라티고 감독의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의 리메이크작으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에 2500만 달러(약 286억원)에 팔려 지난해 ‘팜 스프링스’의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영화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둔 루비(에밀리아 존스 분)가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윌시-필로 분)을 따라간 합창단에서 자신의 노래 실력과 꿈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님과 오빠가 모두 농인인 루비는 어렸을 때부터 수어와 음성 언어를 구사하며 가족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루비의 가능성을 알아본 합창단 선생님이 버클리 음대 입학 오디션 기회를 주지만, 자신이 없이는 일을 하지 못하는 가족들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라라랜드’(2016)로 그래미상 2관왕을 수상한 음악 감독 마리우스 드 보리스와 음악 프로듀서 닉 백스터가 편곡한 곡들로 귀가 즐겁다. 헤이더 감독은 “전체 이야기는 원작 ‘미라클 벨리에’의 감동을 유지했지만, 캐릭터를 구성할 때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면서 “부모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10대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 “고독의 시간 이겨내길”...소강석 시집 ‘외로운 선율을 찾아서’

    “고독의 시간 이겨내길”...소강석 시집 ‘외로운 선율을 찾아서’

    “코로나 이후 우리는 동선을 잃었다/아침마다 핸드폰에 뜨는 확진자 문자/누군가의 동선/매일 우리의 식탁에는 불안과 우울, 의심과 희의가 오른다”(‘외로운 선율을 찾아서 3’ 중) 시인이자 목회자인 소강석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새에덴교회 담임목사)가 열한 번째 시집 ‘외로운 선율을 찾아서’(시선사)를 냈다. 바쁜 목회활동 틈틈이 따뜻한 서정시를 써온 소 목사는 이번 시집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롭고 고독해진 이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특히 사군자를 주제로 한 시들은 현대적인 이미지와 서정을 녹여냈다. 이번 시집은 시선사 창립 20주년 특별기념 시집이기도 하다.소 목사는 “고전적인 이미지와 정서를 탈피해 현대적인 이미지와 서정을 담아 러브레터 형식으로 형상화해 보려 노력했다”며 “우리 모두 코로나로 인해 힘들지만, 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피어나는 매화가 되고, 푸른 순정을 잃지 않는 난초가 되고, 달빛 향기를 머금은 국화와 고결한 절개와 지조를 간직한 대나무가 돼 외로움과 고독의 시간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추천사에서 “목회자로서 사군자라는 이미지와 언어를 사용해 하나님을 향한 순백의 사랑과 인간을 향한 따스한 인정을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그려 놓았다”고 평가했다. 소 목사는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한 중견시인이다. ‘어젯밤 꿈을 꾸었습니다’, ‘그대 지친 옷깃을 여미며’, ‘어느 모자의 초상’, ‘다시, 별 헤는 밤’ 등 시집 11권을 출간했다. 천상병귀천문학대상과 윤동주문학상을 받았다. 1998년부터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했다.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고작 모기 때문에 멸망한 문명이 있다?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고작 모기 때문에 멸망한 문명이 있다?

    환경 파괴에 이은 기후변화, 멈출 기세가 없는 전염병까지. 인류는 지금 역사상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영국의 한 연구팀은 각종 원인으로 불안한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뉴질랜드를 꼽았다. 아이슬란드, 호주 태즈메이니아 등 온대 기후 섬나라이면서 인구 밀도가 낮은 곳이 뒤를 이었다. 전력과 식량 생산 능력, 물밀듯 밀려온 난민 유입 저지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과거에도 기후적 요인, 전염병, 전쟁 등 오늘과 다르지 않은 이유로 문명들이 사라졌다. 독일의 언어학자이자 문화학자인 하랄트 하르만은 ‘문명은 왜 사라지는가’에서 인류 역사에서 사라진 25개 문명을 돌아본다. 20세기 중반 터키 아나톨리아에서 발굴된 차탈회위크는 특이하게도 모기 때문에 멸망했다. 이곳은 기원전 7500~5600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도시다. 1만명이 넘게 살았고, 무려 18층의 취락지를 건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온이 상승하면서 말라리아모기가 창궐했다. 고고학자들은 무덤 속 유골에서 말라리아에 따른 일련의 기형적 뼈를 다수 확인했다. 비교적 최근 소멸한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은 기후 변화가 원인이었다. 700~1100년 이주자들이 들어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자신들만의 상징인 거대한 석상 ‘모아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섬 전체에 흩어져 있는 석상은 대략 880여개로 높이 4m에 지름 1.5m, 무게 50t에 달한다. 바다를 등지고 마을을 바라보는 석상은 ‘죽은 조상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에 영원히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큰 바위를 산기슭의 채석장에서 평지로 운반하는데, 굴리든 썰매를 이용하든 많은 나무를 벌목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1650년 무렵 시작된 소빙하기에 식용 식물 재배가 줄고 생필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내분이 일어났고, 문명도 쇠퇴했다. 소빙하기의 도래가 지구적 활동이긴 하지만, 심각한 벌목 또한 이스터섬의 멸망을 앞당긴 게 분명하다. 이 외에도 로마제국에 맞선 팔리마 제국, 스키타이 기마 유목민, 흑해의 여전사 공동체 아마조네스 등 다양한 문명의 흥망성쇠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멸망의 원인을 하나씩 떠올려 보면, 오늘 우리가 겪는 바로 그 이유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반대로 책은 우리에게 조곤조곤 알려준다.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경계해야 할지.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송영길 野 비판하며 “불임정당”, 정의당 “성차별적…난임은 불명예 아니다”

    송영길 野 비판하며 “불임정당”, 정의당 “성차별적…난임은 불명예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야당을 비판하며 ‘불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구설에 올랐다. 단어를 사용한 의도와 관계 없이 불임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대표는 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겨냥해 “문재인 정부에 의해 키워진 사람들을 데려다가 용병으로 쓰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불임정당임을 자백한 꼴”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의 대선 주자 중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 전 원장 등 자당 출신이 아닌 후보들이 다수 포진했다는 점을 꼬집은 말이었다. 그러나 불임정당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곧바로 이어졌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영길 대표가 어떤 취지로 그 발언을 했는지는 알겠다”면서도 “하지만 타당을 비판한답시고 쓴 그 비유는, 실제 고통을 겪는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표현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나 질병을 부정적인 비유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 최소한의 인권감수성 아닌가”라며 “불임 운운하는 표현 역시 그 연장선상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난임과 불임은 불명예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하는데 있어, 임신의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몸이 비유되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무신경하고 성차별적인 언어”라고 꼬집었다. 지금껏 정치권 내 여성 비하는 자주 있어왔다. 과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바른정당을 겨냥해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고 비유해 구설에 올랐다. 바른정당 최고위원이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홍 대표와 논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무덤이 될 것”이라면서 “일베로 혁신하는 자유한국당은 ‘제삿날 받아 놓은 영구 불임정당’ 신세를 벗어날 길이 없다”며 부적절한 비유를 해 덩달아 구설에 올랐다. 인명진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017년 1월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반성 다짐 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불임정당이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다만 국민들이 우릴 지지해줘야 하는데 국민들이 지지해주려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를 내는 것보다 당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지만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 [문화마당] 좋은 출판사를 넘어 위대한 출판사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좋은 출판사를 넘어 위대한 출판사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현대문학’ 800호가 나왔다. 1955년 1월 창간해 66년 8개월 동안 어림잡아 소설 4000편 이상, 시 6000편 이상, 산문 4000편 이상이 약 24만쪽 지면에 실렸다. 이남호 고려대 교수의 말처럼 “한국 현대문학의 팔만대장경”이라 부를 만한 위업이다. 무엇보다 이 잡지가 지면을 얻기 어려운 신인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 주었다는 것을 잊을 수 없다. 기념호에 실린 짧은 소설 35편과 시 36편은 그 다채로움의 압축일 것이다. 각자의 색깔로 문학의 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놀이 같았다.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도 출간됐다. 1986년 러시아 문학 전문 출판사로 시작해 외국 문학 출판에서 일가를 이룬 것을 기념했다. 카프카, 오웰, 헤밍웨이, 울프, 카뮈, 푸시킨, 조이스, 체호프 등 절정의 명작이 수록됐다. 외국 문학 출간은 곧 한국어의 확장이다. 우리와 다른 세계를 체험하고 상상하며, 우리가 생각지 못한 것을 사유하면서 우리 언어 세계가 풍부해지는 것이다. 독특한 세계를 확보한 수많은 작가가 그동안 이 출판사를 통해 국내 독자에게 첫선을 보였다. 얼마 전 나온 민음사 55주년 기념 도서는 ‘책 만드는 일’이라는 소책자였다. 1966년 5월 창사 이후 근무한 민음사 전현직 직원이 ‘책 만드는 일의 고통과 보람’을 성찰하고 기록했다. ‘글의 가치와 책의 정가라는 안과 밖의 조건’에서 ‘책을 거쳐 각자 가고 있는 자기만의 길’을 보여 줬다. 책을 통해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을 이어서 ‘영원의 다리’를 놓으려는 ‘불멸의 메신저’인 편집자들의 목소리가 이 책에 수천 겹으로 메아리치고 있었다. 적당히 좋은 출판사, 한순간 주목받는 출판사는 많다. 책 하나가 우연히 ‘터지는’ 바람에 돈방석에 오른 출판사도 더러 있다. 그러나 시대를 뛰어넘어 오랫동안 번영하는 ‘위대한 출판사’는 극히 드물다. ‘위대하다’는 평가를 얻기도 어렵거니와, 설령 정음사나 삼중당처럼 위대한 출판사 반열에 올랐더라도 경영을 잘못하면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또는 2세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타락하고 몰락해 존재감조차 없는 곳으로 전락하게 되는 일도 무수하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위대한 기업들은 단기 목표 달성을 위한 혁명적 변화를 자주 시도하기보다, 잘 훈련된 직원들이 큰 목표를 공유하면서 실적을 꾸준히 쌓아 간 곳이었다. 이들은 무엇보다 내부 인재를 중시하고, 다른 기업에서 실적을 낸 인재를 욕심내지 않았다. 또한 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고슴도치처럼 일관성 있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에 집중했다. 위대한 출판사 역시 비슷할 것이다. 좋은 출판사를 넘어서 위대한 출판사가 되려면 무엇보다 출판의 한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꾸준히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이는 직원 전체가 공유하는 문화적 신념 없이 달성 불가능한 임무다. 단기 성과에 얽매여서 정체성을 저버린 채, 이 분야 저 분야를 기웃대고 유명 저자 확보에 몰두하면 곤란하다. 위대한 출판사는 위험을 견디면서 미래 가치를 지닌 낯선 저자한테 투자함으로써 자기 분야를 유망하게 만든다. 따라서 감식안이 있는 편집자를 길러 내고, 그가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 주며, 오랫동안 그와 함께할 수밖에 없다. 한 분야에서 저자와 독자의 신뢰를 받는 전문 편집자의 존재는 무엇보다 중요한 성공 요소이기 때문이다. 올해 창비 역시 55주년을 맞고, 내년엔 문학동네가 30주년을 맞는다. 어려운 현실에서도 수많은 출판사가 위대한 출판사로 도약하려 애쓰고 있다.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 이준석 “윤석열 ‘쩍벌’ 개선되면 오히려 호재…적응력 빨라”

    이준석 “윤석열 ‘쩍벌’ 개선되면 오히려 호재…적응력 빨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쩍벌’ 습관과 관련해 “뉴스(거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쩍벌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국민들이 ‘저게 참 고쳐지지 않는 건데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구나’라는 걸 뉴스로 삼을 것이고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적응력이 누구보다 빠르다. 갈수록 언어가 정제되어 가는 느낌이 있다”며 “다만 지금은 정책적 소신을 밝히는 중에 정치적이지 못한 언어로 약간 비판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 측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과정 중에 적응해 가야 할 방향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대선후보 검증단장으로 윤 전 총장과 악연이 있는 김진태 전 의원을 검토하면서 윤 전 총장 견제용 아니냐는 시선을 받는 데 대해선 “제가 이간질하려는 건 아니다”라며 “가장 좋은 반론 사례가 장제원 의원”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법사위 소속으로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저격수’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캠프 상황실장으로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다. 김 전 의원도 인사청문회 당시 법사위원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 생명 준 한국, 기회 준 미국… 그게 제 혈통

    생명 준 한국, 기회 준 미국… 그게 제 혈통

    1996년 서울 출생… 5개월 만에 입양도쿄올림픽 결승 6위로 파리 무대 기대“문신 새긴다면 성조기·태극기 절반씩내년 서울 가고 싶다… 한국 문화 궁금”“내 첫 번째 올림픽… 꿈은 실현됩니다. 여러분도 마음만 먹으면 이룰 수 있습니다.” 미국 남자 체조 국가대표팀 율 몰다워(24)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같이 글을 남겼다.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마루 결승에서 그의 최종 성적은 6위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2018년 미국 체조 올해의 남자선수로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때문에 2024년 파리올림픽이 더 기대된다고 평가받고 있다. 율 몰다워에게 시선이 더 쏠리는 이유는 그가 한국계 입양 선수라는 점이다. 그의 이름은 ‘율 경태 몰다워’다. 한국에서 입양될 때의 이름은 ‘신경태’였다. 그는 1996년 8월 26일 서울에서 태어난 지 5개월이 됐을 때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몰다워 부부에게 입양됐다. 몰다워 부부는 어린 시절 유달리 머리숱이 적었던 그를 보고 배우 율 브리너의 이름을 따 ‘율’이라는 이름을 붙여 줬다. 그는 지난달 24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저를 입양해 준 부모님이 경태라는 이름을 지켜 줬다”며 “율이라는 이름은 태양, 밝음, 이런 것들을 의미한다고 저희 어머니께서 설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몰다워 부부는 율을 비롯해 4명의 입양아를 키웠다. 율은 세 살 때까지 말이 더뎌 언어치료를 받았다. 율의 삶이 달라진 건 그가 일곱 살 때였다. 놀이터 철봉에서 놀던 그의 모습을 본 몰다워 부부는 그를 지역 체육관에 데려갔고 율은 열 살 때 미국 주니어 국가대표를 거쳐 전미 대학 체조 챔피언까지 됐다. 율은 한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자란 것에 모두 감사하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저에게 국가를 대표할 기회까지 줬고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은 큰 영광이다. 그게 제 혈통”이라며 “항상 저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문신을 새긴다면 성조기와 태극기를 절반씩 새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제가 태어난 곳을 방문하고 싶다. 한국 문화가 정말 궁금하다”며 “저는 (미국인이자) 한국인이기도 하다고 언제나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무엇을 안다? 무엇을 한다!

    무엇을 안다? 무엇을 한다!

    “시험기간에 사복을 입고 등교하도록 해도 학생들은 그리 ‘요란한’ 옷을 입지 않습니다.” “무상교복 지원을 받지 못하고 사복을 입으면 학생들 간 위화감이 심해지지 않을까요?” 지난달 14일 전남 나주 빛가람중학교 체육관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각각의 대표자들이 ‘교복 자율화’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였다. 찬성 3명, 반대 3명으로 나뉜 토론자들은 논문 같은 자료들을 제시하며 치열한 논박을 주고받았다. 교실에서 생중계로 토론회를 보는 학생들도 댓글로 목소리를 냈다. 빛가람중의 ‘교육 주체 대토론회’는 학기마다 한 번씩 열린다.“교복을 자율화하느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건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성장하는 것입니다.” 박주실 빛가람중 교감은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민주시민’의 역량을 얻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빛가람중의 슬로건은 ‘삶과 연계한 미래역량 중심교육’이다. 학교는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협업(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력(Creativity)을 학생들에게 필요한 미래 역량으로 제시하고 앞글자를 딴 ‘4C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빛가람중은 학기마다 학년별로 ‘미래 핵심역량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지난 1학기에 1학년은 ‘자아탐색’, 2학년은 ‘공동체 의식 함양’, 3학년은 ‘멋진 지구인 되기’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교과서 밖의 특별활동이나 일회성 행사가 아닌 거의 모든 교과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다. 2학년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공감하며 대화하기’를 연습하고 과학 시간에는 ‘생태계의 다양성’에 빗대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를 이야기한다. 스포츠 경기의 규칙 준수에 대해 토론하는 체육 수업도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교육의 일환이다. 각기 다른 교과가 ‘미래역량’이라는 주제를 매개로 유기적으로 맞물릴 수 있도록 교사들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머리를 맞댄다. 매월 첫째주 수요일마다 교사들은 ‘전문적 학습공동체’ 모임을 하고 수업을 연구하고 설계한다. 교사들이 서로 수업을 참관하고 수업 지도안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융합 수업이 탄생한다. 박 교감은 “학생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자기주도 역량을 키우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면서 “2학기에도 학생들의 삶과 맞물린 여러 주제의 프로젝트 수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수리·디지털 소양이 기초학력인 시대 학교 교육의 초점은 학생들이 ‘무엇을 아는가’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옮겨 가고 있다. 학생들이 지식을 아는 데 머물지 않고 아는 것을 삶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 교육과정인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도 이 같은 ‘미래역량’을 핵심적인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황규호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역량’을 정의하는 데에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지식을 배워 삶과 사회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교육의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자는 게 역량 중심 교육”이라고 말했다. 습득한 지식이 휘발되지 않고 삶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도록 하자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온정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미래 사회에서는 복잡하고 정답이 없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면서 “과거에는 전문가들이 교과별로 만들어 놓은 지식을 습득했다면, 앞으로는 학생 스스로 지식을 만들고 자신과 사회의 맥락 속에서 의미를 찾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교육 2030’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대 성인이 될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서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며 책임의식을 갖는 시민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의 성공을 넘어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이라고 OECD는 강조한다. 그간 ‘3R’(읽기·쓰기·셈하기)에 머물렀던 기초학력의 의미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온 교수는 “미래 역량은 견고한 기초소양 위에서 발휘된다”면서 “지금까지의 ‘3R’ 개념이 탈맥락적인 단순 기능이었다면 앞으로는 맥락 속에서 의미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언어·수리·디지털 소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기후위기 등 미래 사회에 닥쳐올 도전을 준비하는 교육도 요구된다. 황 교수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그동안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분야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소양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민, 갈등을 조절하는 공동체 역량도 중시되고 있다”고 말했다.●코로나 계기로 감염병·환경 이슈도 관심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과 기후위기, ‘플라스틱 대란’ 같은 이슈들을 계기로 학교 교육에서도 생태와 기후,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찾은 인천 서구 인천경연초중학교는 학교 건물 한쪽에 ‘에코(Eco) 스마트팜’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천 서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3억원을 투입, 중학교 건물 2층에는 스마트팜이, 초등학교 4층 건물에는 스마트 온실이 들어서 학생들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된다. 인천경연초중은 인천 최초의 초·중 통합학교로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있다. 박용진 인천경연초 교감은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총 12학년에 걸쳐 발달 단계에 맞는 기후·생태환경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중학생이 스마트팜을 운영한다면 초등학생은 그보다 쉬운 스마트 온실을 운영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유치원 유아들은 동식물 관찰과 쓰레기 줍기 같은 체험과 활동을 통해 자연과 생활에 대해 배워 나가고 있다. ‘꼬마농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방울토마토 같은 작은 식물을 직접 기르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은 ‘폐휴대폰 모으기’와 ‘마을연계 생태교육’ 등 환경보호와 생태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이어 간다. 중학생은 나아가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는 간단한 ICT도 배운다. 지난 1학기에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식물을 연결하고 코딩을 활용해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물과 빛의 양을 스스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학기에 문을 여는 에코스마트팜은 학생들이 직접 식물을 재배하며 생태와 환경, ICT까지 배워 나가는 교육의 장이 된다. 초등학생들은 스마트 온실에서 감자와 배추 같은 작물을 기르고 수확해 김치 같은 간단한 음식을 만들 계획이다. 중학생은 ICT를 활용해 식물을 기르고 학교 브랜드를 내걸어 판매까지 한다는 구상이다. 조형규 인천경연중 교감은 “식물을 재배하는 동아리와 스마트팜을 관리하는 동아리, 판매를 하는 동아리를 만들 것”이라면서 “미래 농업과 코딩, 마케팅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와 생태 교육에서 출발한 스마트팜이 ICT와 진로교육으로까지 이어지는 청사진이다. 이현주 인천경연초중 교장은 “식물을 직접 기르면서 학생들은 인성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음은 물론 ICT를 활용해 스마트팜을 운영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술까지 접해 볼 수 있다“면서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미리 체험하고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내 귀에 지우개… 이어폰 빵빵하게 듣다간 치매 위험 5배

    내 귀에 지우개… 이어폰 빵빵하게 듣다간 치매 위험 5배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 난청고음 가진 여성과 대화 힘들거나다른 사람 말이 웅얼거리며 들려어릴 적 중이염 조기 치료가 중요소음 없는 환경에서 귀 휴식 필요오디오와 이어폰 사용이 늘면서 좀처럼 쉴 틈이 없는 우리 귀에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이상반응으로 난청을 꼽을 수 있다. 평소보다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말소리를 알아듣기 힘든 상태가 지속되면 난청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TV 소리 줄이라는 핀잔 많이 듣는다면… 의학적으로 난청이란 청각이 저하되거나 상실된 상태를 말한다. 크게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누는데 선천성 난청은 유전 혹은 임신 중 산모의 약물중독, 풍진·매독 감염, 신생아 중증황달 등으로 인한 난청을 말한다. 후천성은 홍역이나 볼거리, 뇌막염, 폐렴, 중이염 등으로 발생한다. 노화성 난청이나 약물 오남용에 따른 난청은 후천성에 속한다. 과거에는 중이염과 노화에 의한 난청이나 군인, 광부, 건설업 현장 종사자 등을 중심으로 직업성 난청이 많았다. 이에 비해 최근에는 개인용 음향기기나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하면서 난청이 생기는 소음성 난청 환자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여승근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조용한 방이 40~50 데시벨(㏈)이고 대화할 때 50~60 데시벨 정도인데,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보통 90~120 데시벨 정도의 큰 소리에 노출되기 때문에 청력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평소 ‘사오정’ 소리를 자주 듣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일이 잦고, TV소리가 너무 크다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불평한 적이 있다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에 따르면 양쪽 귀의 난청 유병률은 만 12세 이상의 경우 전체의 4.5% 정도이지만 65세 이상에서는 25.9%에 이른다. 노인 인구 4명 가운데 1명이 난청인 셈이다. 또 난청 유병률은 50대 이후부터 연령이 10세 높아짐에 따라 3배 안팎으로 늘어나 50대는 2.9%, 60대 12.1%, 70대 이상 31.7%에 달한다. 난청이 생기면 소리가 작거나 멀게 느껴지고 명료하게 들리지 않는다. 전화통화 시 상대의 말이 잘 들리지 않기도 한다. 소음이 심한 곳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도 알기 어렵다. 배성훈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러한 증상들은 그 원인에 따라 서서히 발생할 수도 있고 어느날 갑자기 생길 수도 있다”면서 “한쪽 귀가 반대쪽 귀에 비해 더 안 들리기도 하고 양쪽 귀가 비슷한 정도로 안 들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아난청의 가장 큰 원인은 중이염 특히 영유아는 난청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언어 학습에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정서 발달이나 두뇌 학습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필수적으로 난청 검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신생아 난청 검사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대부분 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필수 검사 항목으로 지정되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신생아 난청은 최소 생후 6개월부터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고 보청기를 착용해도 청력이 좋아지지 않으면 인공와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소아난청의 가장 큰 원인은 중이염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감기에 자주 걸린다. 어른과는 달리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耳管)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코감기나 목감기가 이관을 통해 귀로 올라가 중이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중이염은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급성일 때는 심한 귀 통증과 함께 고막이 붓고 충혈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약물 치료를 받으면 좋아지지만 일부는 고막 안에 물이 차고 청력이 나빠져 만성 중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이염으로 인해 어지럼증이나 안면 마비, 뇌막염이 나타날 수도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인성 난청도 조기에 발견해 가능한 한 빨리 보청기를 착용하면 일상 생활에 좀더 잘 적응할 수 있다. 중등도 이상의 난청을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하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고립감과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보고에 따르면 65~75세에서는 3명 중 1명이, 75세 이상에서는 절반가량에서 난청이 발생한다. 노인성 난청의 증상은 다양하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웅얼거리거나 얼버무리는 것처럼 들리고 말의 받침음인 자음 소리를 듣거나 말하기 힘들다. 또 음정이 높은 여성의 목소리보다 남성의 목소리가 더 알아듣기 편하게 느껴진다. ●우울증·인지 기능 장애까지 불러 난청을 앓는 경우 청력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치매가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벼운 난청 증상이 있을 때는 치매 위험이 2배 정도 늘고 심한 난청의 경우에는 그 위험이 5배 정도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정재호 한양대 구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으로 의사소통이 힘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소극적으로 변하고 이전보다 사회생활의 폭이 줄어 우울증의 빈도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인지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면서 “보청기를 사용한 적극적인 청각 재활이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양쪽 귀에 난청이 있을 때는 양쪽 모두에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문석균 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양쪽 귀로 소리를 들으면 두 귀 사이의 음량 차이를 느낄 수 있고, 음원이 각각의 귀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차를 인지하게 된다”면서 “다만 한쪽 귀가 들리는 경우에 들리는 쪽이 정상 청력이고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보청기를 반드시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교통 소음이나 기계작업, 시끄러운 장비나 음악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건 노인성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강우석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귀에 이르는 혈류 공급에 변화가 생겨 난청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심장병, 고혈압, 당뇨에 따른 혈관 상태, 기타 순환기계 문제가 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력 손실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의 감염, 심장 상태나 중풍, 머리 부상, 종양이나 약품들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 생활에서 난청을 예방하려면 우선 소음에 노출되는 상황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버스나 지하철 등 시끄러운 환경에서 음악 감상은 가급적 피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귀마개를 하고 귀가 쉴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시간을 준다. 항생제나 항암제, 소염제 중 일부 약물은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아 복용한다.
  • 타겟팅 장혜영·모두까기 강민진·퍼포먼스 류호정…젠더 이슈 이끄는 3인방

    타겟팅 장혜영·모두까기 강민진·퍼포먼스 류호정…젠더 이슈 이끄는 3인방

    장혜영, 이준석 소환하며 ‘안산 공격’ 입장 요구강민진, 추미애·윤석열 페미니즘 견해 모두 비판류호정, 감각적 언어 사용, 쇼트 커트 사진 인증정의당 장혜영(34)·류호정(29) 의원과 청년정의당 강민진(26) 대표가 대선 국면에서 당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각자의 캐릭터(타기팅·모두까기·퍼포먼스)를 드러내며 정치권의 젠더 논쟁을 이끌어 가고 있다. 야당의 ‘내로남불’ 공격에 자유로운 3인이 차별금지법·비동의 강간죄 등 젠더 이슈에 목소리를 내오다 ‘안산 페미 공격’을 계기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을 소환해 대결하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이 대표를 ‘타기팅’하며 능력 있는 젊은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라는 문제제기를 했다. 장 의원은 지난달 29일 “2030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다는 지론을 퍼뜨리시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님께 요청한다”며 “도를 넘은 공격을 중단할 것을 제1야당의 대표로서 책임 있게 주장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다른 당들은 대선 때문에 바쁜데 정의당은 무슨 커뮤니티 사이트 뒤져서 다른 당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자, 장 의원은 “참으로 큰일”이라고 했다. 지난 2일에도 “올림픽 메달리스트 선수에 대한 성차별적 온라인 폭력은 회피, 그 폭력을 선수 탓으로 돌린 대변인은 옹호, 비난이 쏟아지니 적반하장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제1야당 대표라니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몰아세웠다.강 대표는 여야 가리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는 ‘모두까기’ 특성을 보인다. 지난달 27일에는 이 대표의 차별금지법 발언을 비판했고, 다음날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사자명예훼손 소송을 지적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안산 페미 공격’과 ‘쥴리 벽화’를 각각 여성혐오라고 했다. 앞서 지난 6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페미라는 것에 반대’ 발언을 비판한 강 대표는 전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건강한 페미니즘’을 두고 “‘윤석열이 허락한 페미니즘’ 별로 원치 않는다”고 했다.내용만큼 대중에게 보이는 방식도 중요시하는 ‘퍼포먼스’ 류 의원은 젠더 이슈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28일 “‘페미 같은’ 모습이라는 건 없다. 긴 머리, 짧은 머리, 염색한 머리, 안 한 머리. 각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여성이 페미니스트다”라며 자신의 쇼트 커트 사진을 올렸다. 지난달 24일에는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참여 영상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2일 이 대표를 비판하며 장 의원을 지원했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3일 “회피하면 대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준석의 정치’를 폭로하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대중적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특정 커뮤니티 구성원과 척을 지는 태도는 득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국계 미국 체조 대표 율 몰다워 “문신 새기면 성조기와 태극기 절반씩 하겠다”

    한국계 미국 체조 대표 율 몰다워 “문신 새기면 성조기와 태극기 절반씩 하겠다”

    “내 첫번째 올림픽…꿈은 실현됩니다. 여러분도 마음만 먹으면 이룰 수 있습니다.” 미국 체조 남자 국가대표팀 율 몰다워(24)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같이 글을 남겼다.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기계 체조 남자 마루 결선에서 그의 최종 성적은 6위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2018년 미국 체조 올해의 남자선수로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때문에 2024년 파리올림픽이 더 기대된다고 평가받고 있다. 율 몰다워에 시선이 더 쏠리는 이유는 그가 한국계 입양 선수라는 점이다. 그의 이름은 ‘율 경태 몰다워’다. 한국으로부터 입양될 때의 이름은 ‘신경태’였다. 그는 1996년 8월 26일 서울에서 태어난 지 5개월이 됐을 때 미국 콜도라도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몰다워 부부에게 입양됐다. 몰다워 부부는 어린 시절 유달리 머리숱이 적었던 그를 보고 배우 율 브리너의 이름을 따 ‘율’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는 지난달 24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저를 입양해준 부모님이 경태라는 이름을 지켜줬다”며 “율이라는 이름은 태양, 밝음, 이런 것들을 의미한다고 저희 어머니께서 설명해주셨다”고 말했다. 몰다워 부부는 율을 비롯해 4명의 입양아를 키웠다. 율은 세 살 때까지 말이 더뎌 언어치료를 받았다. 율의 삶이 달라진 건 그가 7살 때였다. 놀이터 철봉에서 놀던 그의 모습을 본 몰다워 부부는 그를 지역 체육관에 데려갔고 율은 10살 때 미국 주니어 국가대표를 거쳐 전미 대학 체조 챔피언까지 됐다. 율은 한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자란 것에 모두 감사하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저에게 국가를 대표할 기회까지 줬고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은 큰 영광이다. 그게 제 혈통”이라며 “항상 저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문신을 새긴다면 성조기와 태극기를 절반씩 새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제가 태어난 곳을 방문하고 싶다. 한국 문화가 정말 궁금하다”며 “저는 (미국인이자) 한국인이기도 하다고 언제나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글로벌 이커머스플랫폼 지쇼퍼, 상반기 매출 역대 최고

    글로벌 이커머스플랫폼 지쇼퍼, 상반기 매출 역대 최고

    국가간 전자상거래 기업 지쇼퍼(대표 윤여걸)는 2021년 상반기 약 1,1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하반기 시즌 특성을 고려할 때 올해 3,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난 30일에 밝혔다. 지쇼퍼는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 및 순이익 8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5년간 매출 연평균 성장률이 70%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성장 기조의 주요 원인으로 판매 대상 지역의 글로벌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지쇼퍼는 사업 초기 중국 상하이에 거점을 두고 한국 및 일본 상품의 중국 내수 중심으로 국가간 이커머스 사업(Cross Border E-commerce Platform Service)을 추진해왔다. 이후 빠른 속도로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Global E-commerce Platform Service)으로 자리매김하며, 현재 유럽과 미국, 러시아, 호주 등 시장을 다각화 하는 등 괄목할 만한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 판매 지역을 전세계로 확장시키면서 자체 쇼핑몰 플랫폼내 다국어(36개국 8개 언어) 상품 검색 기능도 적용하며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B2C 중심의 비즈니스 전환을 빠르게 강화하여 높은 성장을 이끌었다. 또한, 한국 내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여 국내 판매 기반도 상당 부분 확보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이뤄가고 있다. 지쇼퍼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가 간에도 이커머스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는 특성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 시즌 특수와 상반기의 성장세가 이어져 3,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100억을 초과하는 순이익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쇼퍼는 국가간 이커머스 시장의 사업성 및 자체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 등 기업 가치를 높이 인정받아 글로벌 유수의 투자자로부터 현재까지 총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였고, 현재도 대규모 투자 유치 상담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지쇼퍼그룹 윤여걸 대표는 “지쇼퍼 실적 호조는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해 온 결실”이라며, “올해 전년 대비 50% 이상의 매출 및 이익 성장을 목표로 하여,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으로의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쇼퍼는 국내 인공지능 챗봇 및 빅데이터 SW 대표기업인 와이즈넛이 최초 설립했다. 현재는 와이즈넛의 관계회사로서, 와이즈넛이 지쇼퍼 지분 30%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 진도서 동반 추락사한 여중생, 동급생 6명에게 학폭 시달려

    진도서 동반 추락사한 여중생, 동급생 6명에게 학폭 시달려

    전남 진도에서 동반 추락사한 중학생 중 한 명이 동급생들에게 집단 따돌림과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전남교육청과 진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진도군 한 아파트에서 투신 사망한 남녀 중학생 중 A양이 생전에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 A양은 지난 4월 2일 점심시간에 체육관에서 동급생 6명과 언쟁을 하면서 따돌림과 위협적인 표현을 들었다며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진도교육지원청은 언어폭력만 있었다고 보고 화해 조정을 시도했지만 일부가 “한자리에 있기만 했을 뿐인데 가해자로 몰려 억울하다”고 주장하면서 정식으로 학교폭력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A양의 경우 학폭으로 신고해 생활기록부에 빨간 줄 올리게 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이 부적절하다고 인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24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 6명에게 각각 교내봉사 10시간, 특별교육이수 2시간, 서면 사과 등을 통보 조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양과 가해학생들간 분리 조처가 되지 않았고, 유가족 측은 A양이 보복성 학교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A양이 남긴 유서 9장에는 학폭 심의위 처분 이후 지난 6월 1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가해학생들이 일삼았던 욕설과 학교폭력 당시의 상황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A양 유족측은 “유서에는 날짜와 시간, 장소까지 학교폭력을 당한 내용이 상세히 적혀있다”며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 가해학생들을 고소할 계획이다”고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은 없지만 사망자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및 검시 결과 두 사람이 함께 추락했고, 이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청도 경찰 수사와 별도로 지난 4월 이후 추가로 학교폭력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 진도서 사망한 여중생, 학폭 피해 정황 확인...경찰 수사

    진도서 사망한 여중생, 학폭 피해 정황 확인...경찰 수사

    지난달 31일 전남 진도의 한 아파트에서 10대 남녀가 숨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들 중 한 명이 동급생들에게 따돌림과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전남교육청과 진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진도군 한 아파트에서 사망한 남녀 중학생 중 A양이 생전에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 A양은 지난 4월 2일 점심시간에 체육관에서 동급생 6명과 언쟁을 하면서 따돌림과 위협적인 표현을 들었다며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당시 진도교육지원청은 언어폭력만 있었다고 보고 화해 조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일부가 “한 자리에 있기만 했을 뿐인데 가해자로 몰려 억울하다”고 주장하면서 정식으로 학교폭력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진도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24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 6명에게 교내 봉사 10시간, 특별교육이수 2시간, 서면 사과 등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양과 가해 학생들의 분리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고, 유가족 측은 A양이 보복성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이 남긴 9장의 유서에는 지난 6월1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가해 학생들이 일삼았던 욕설과 학교폭력 당시의 상황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교육청 등과 협조해 모든 가능성을 수사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후 1시 46분쯤 전남 진도군 진도읍의 한 아파트에서 10대 남녀 2명이 쓰러져 있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같은 중학교에 재학 중인 이들은 119 출동 당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모두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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