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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AI 산업 선도 위해 글로벌 통신사와 ‘동맹’

    SKT, AI 산업 선도 위해 글로벌 통신사와 ‘동맹’

    최태원 SK 회장 주재 CEO 서밋에서독일·중동·싱가포르 통신사와 AI 협약4사, AI 얼라이언스 플랫폼 만들기로 SK와 글로벌 최대 통신기업들이 인공지능(AI) 산업 생태계를 선도하기 위해 동맹을 맺었다. SK텔레콤은 서울 워커힐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주재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가해 도이치텔레콤(독일), 이앤드(e&, 아랍에미리트), 싱텔(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시켰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서밋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해 클라우디아 네맛 도이치텔레콤 부회장, 하템 도비다 이앤드그룹 CEO, 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등 각사 최고 경영자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동맹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특정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광범위한 국가와 지역에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 통신사들이다. 도이치텔레콤은 전 세계 12개국에서 가입자 2억 4500만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통신기업 중 하나다. 이앤드그룹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친 16개국에서 가입자 1억 64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싱텔은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21개국에서 가입자 7억 7000만명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는 이날 AI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의 뼈대는 앞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축하고 4사가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텔코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사는 LLM 제공·조달, 데이터 및 AI 전문 인력 지원 등 협력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각 통신사는 거대 플랫폼 개발에 따로 시간과 비용을 쏟지 않고 공통 플랫폼 위에서 AI 서비스를 유연하게 현지화·고도화하는 데에만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국가별로 생성형 AI 기반 ‘슈퍼앱’ 출시도 앞당길 수 있다. 슈퍼앱은 검색, 상거래, 콘텐츠, 통신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일 앱으로, 중국의 위챗이 대표적이다. 4사는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한 신규 투자, 공동 연구개발(R&D) 등 분야별 논의를 위한 실무 그룹도 운영한다. 또 국가별 AI 서비스 개발을 위한 배급, 특화 서비스 제휴, 마케팅 운영 등도 협력한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는 지금이 AI로 전통 통신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등 기존 핵심 사업들을 AI로 대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에 글로벌 통신사 4곳이 뜻을 모은 셈이다. 최 회장은 이번 서밋에서 글로벌 텔코 기업 리더들을 만나 “얼라이언스의 출범을 축하한다”며 “새롭고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네맛 부회장은 “우리는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생성형AI가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길 바란다”며 “이번 얼라이언스 출범은 우리 산업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 발령…부산 모기의 91.4%가 매개 모기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 발령…부산 모기의 91.4%가 매개 모기

    방역당국이 27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질병관리청은 26일 부산 지역에서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1056마리 발견돼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날 채집한 모기 1155마리의 91.4%다. 일본뇌염 경보는 작은빨간집모기의 하루 평균 개체 수가 500마리 이상이면서 전체 모기의 절반 이상일 때 발령한다. 다행히 아직 일본뇌염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올해 경보 발령일은 지난해(7월 23일)보다 1주가량 늦었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부산지역에 비가 내린 날이 많았던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일본뇌염은 주로 9~10월 매년 20명 내외로 감염된다. 50대 환자가 전체의 87%다. 이 모기에게 물려도 대다수는 발열·두통 등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발작·목 경직·착란·경련·마비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이 중 20~30%는 사망할 수 있다. 특히 뇌염 환자의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는다. 최근 5년간(2018 ̄2022년) 신고된 일본뇌염 환자 92명 중 54명(58.7%)에서 합병증이 발생했으며, 인지장애·마비와 운동장애·언어장애·발작·정신장애 등이 나타났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피를 빤다. 일반적으로 6월 남부지역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7~9월에 모기 밀도가 높아져 우리나라 전역에 발생한다. 작은빨간집모기란 명칭 그대로 몸체가 작고 전체적으로 암갈색을 띠며 주둥이 중앙에 넓은 백색 띠가 있다.
  • “원전 오염수 정보 공개해라”…한국 요구에 일본 침묵, 왜? [여기는 일본]

    “원전 오염수 정보 공개해라”…한국 요구에 일본 침묵, 왜? [여기는 일본]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시기를 올 여름으로 확정한 가운데, 한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 양측은 지난 12일 양국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후속 논의를 위해 26일 국장급 실무회의를 진행했다.  12일 당시 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 방류 모니터링 정보 실시간 공유 ▲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 시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해당 사실 공유 등을 요구했다.  26일 국장급 실무회의에서는 한국 대표단은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점검 주기 단축 ▲ ALPS 입·출구 농도 측정시 ‘Fe-55’ 등 5개 핵종 추가 측정 ▲ 오염수 방류 이후 방사선영향평가 재수행 ▲ 오염수 방류 후 인근 주민 피폭선량 평가에 반영 등의 권고 사항을 추가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방류 정보의 신속·투명한 공표, 비상상황 조치 등에 대해 보충 설명을 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한국 측 요구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국장급 실무회의에 참석한 박구연 국무1차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일본 측이 우리 측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국가 간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일본 측도 여러 조율을 거쳐야 하고, 국장급 회의이므로 현장에서 바로 결론을 낼 수 없다”면서 “일본 측이 전체적으로 진지한 태도로 임했다는 표현을 참고해 달라”라고 말했다.  한일 국장급 실무회의는 오는 8월 첫째 주에 다시 열릴 예정이다. 박 차장은 “양측이 이번 논의 내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다시 회의를 개최해 추가적으로 입장을 조율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론전에 힘 쏟는 일본 일본은 한국 측과의 협의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며 신중함을 이어가고 있지만, 오염수 방류를 강하게 반대해 온 중국과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논의를 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면서 “중국에서 방류되는 처리수(일본에서 주장하는 원전 오염수 지칭 표현)의 농도가 더 진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반발하며 일본산 수산물 전체를 대상으로 방사선 검사를 실시하는 등 일본산 수산물 수입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일본 역시 중국이 사실상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를 실시했다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정보를 단속하면서 여론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AI를 사용해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보를 수집한 뒤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발견할 경우 삭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한국 내 인터넷 매체에 대해서도 브리핑을 통해 공식 반박하거나, 오염수 방류의 안전을 알리는 유튜브 영상을 여러 국가의 언어로 제작해서 여론을 유리한 쪽으로 유도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오염수 방류 시기는? 한편, 일본 정부는 올 여름 워전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수중 트리튬(삼중수소) 농도를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1ℓ당 1500베크렐㏃ 미만)까지 떨어뜨린 뒤, 해저터널을 이용해 원전 앞 1㎞ 해역에 흘려보낼 계획이다.  오염수가 해양 방류되는 정확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일본 현지에서는 오염수 방류 시기가 8월 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 보도가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9월에는 인도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9월 초)부터 UN 총회 참석(9월 말)까지, 해외 순방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21일 보도에서 “이러한 일정으로 봤을 때, 기시다 총리의 외교 일정이 없는 8월 하순과 9월 중순이 오염수 방류 등과 같은 국내 주요 현안에 힘을 쏟을 시기”라면서 “해양 방류에 반대하고 있는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등과의 조정 시기 등으로 봤을 때 ‘처리수’는 8월 (해양) 방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광주대, 방학중 실무 자격증 취득 구슬땀

    광주대, 방학중 실무 자격증 취득 구슬땀

    광주대학교 대학혁신사업단은 방학 중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 및 자기개발을 위한 학부 사회수요반영 전공지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언어재활상담학과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현장중심 언어치료사 양성을 위한 자격증 과정의 일환으로 ‘언어재활사 2급’ 국가고시 대비 과정을 운영했다. 이외에도 회계세무학과 ‘전산세무회계’, 문헌정보학과 ‘북큐레이터 2급’, 경찰행정학부 ‘G-TELP Level 2’ 과정 등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등 많은 학생들이 현장 중심 실무 자격증 취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박경종 광주대 대학혁신사업단장은 “학부별 직무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우리 대학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운 여름에도 열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 허훈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서울메이츠’ AI 첨단산업 현장방문

    허훈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서울메이츠’ AI 첨단산업 현장방문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서울메이츠(대표의원 허훈, 국민의힘·양천2)가 연구활동의 목적으로 지난 26일 판교 카카오아지트를 방문했다. 현장방문은 카카오아지트 내 카카오 비즈니스 스튜디오, 프랜즈 캐릭터 디지털 사이니지 등 주요 공간을 둘러보며, 한국의 실리콘 밸리를 상징하는 빅테크 기업 특유의 자유로운 근무환경과 혁신적인 시설을 견학하는 것으로 시작했다.세미나실에서는 카카오가 독자개발하고 있는 거대AI 언어모델인 코(Ko)GPT, 이미지 생성 AI모델인 Karlo 2.0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현황을 카카오브레인 김재인 부사장으로부터 듣고 시연을 함께 해보았다. 국제적으로 치열한 AI개발 기술 경쟁 속에서 중립성·정확성·도덕성·시의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한국어에 특화된 독자적인 AI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다. 이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해 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기술·서비스 실증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으며, 기체 개발, 통신, 관제, 여러 운송수단 간 연계 알고리즘 등 과제가 쌓여 있어 정부와 관련 부처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허 의원은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 서울이 AI와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선도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라며 “국내 혁신 빅테크 기업들이 공들여 개발 중인 기술들이 상용화되어 시민들의 삶이 보다 편리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방문에는 최호정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서울메이츠와 서울미래정책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의원 17명이 함께했다. 서울메이츠는 글로벌 선도 도시 진입을 위한 서울시의 미래 비전 제시와 정책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출범한 의원연구단체로 주로 미래산업 관련 분야의 세미나, 특강 개최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서울 on] 금기된 죽음, 안락사를 취재하며/신융아 기획취재부 기자

    [서울 on] 금기된 죽음, 안락사를 취재하며/신융아 기획취재부 기자

    작년 8월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보낸 사람은 췌장암 말기 환자였다. 그녀는 암이 간까지 전이된 상태라며 “치료를 중단하고 고통스럽지 않게 편하게 가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라고 했다. 그녀가 연락한 이유는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하기 위해 가족 대신 같이 가 줄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얼마나 절박한 마음이었으면 기자에게 자신을 취재해도 좋으니 동행해 달라고 했을까 싶지만, 끝내 그 요청을 들어 주지 못했다. 동행자를 구하지 못한 그녀는 스위스로 가지 못했고, 두 달 뒤 그녀에게서 더는 답장을 받지 못했다. 이후로도 비슷한 요청을 몇 차례 더 받았다. 그들은 대부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이 반대하거나, 혹여 스위스에 동행한 가족이 자살방조죄로 곤욕을 치르게 될까봐 ‘가족 모르게’ 스위스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2019년 3월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이야기를 처음 보도했다. 그로부터 4년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에서 안락사 이야기는 공론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10일부터 26일까지 6회에 걸쳐 총 20개의 기사로 보도된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을 다시 하게 된 배경이다. 8개월간 취재팀은 조력사망 당사자와 가족, 조력사망을 원하는 사람들, 동행자와 이를 돕는 의사, 그리고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50명이 넘는 사람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듣고 기록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국회의원 100명, 의사 215명, 국민 1000명 등 각계각층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했다. 조력사망을 바라보는 관점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경험에 따라 다양했지만, 분명한 건 모두가 공론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다. 정부가 눈감고 있는 사이 10명의 한국인이 스위스로 가 조력사망했다. 또 200명이 넘는 한국인이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한 상태다. 일각에선 조력사망이 시행되면 취약계층이 원치 않는 죽음에 내몰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조력사망이 허용되지 않는 국내에서는 역설적으로 스위스에 갈 돈이 없거나 언어 장벽 등으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사람들은 ‘존엄사’라는 선택지조차 가질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두 번째 암 투병을 하며 조력사망을 준비하고 있다는 30대 중반의 마리씨는 “70대 노인인데 제발 조력사망을 진행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댓글을 봤다. 그런 분들을 보면 제가 나서서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이를 불문하고 육체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은 마찬가지인데, 진행하는 방법을 몰라 또 한번 절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열 번째 한국인 조력사망자인 84세 남태순(가명) 할아버지가 생전 인터뷰에 응한 것도 자신이 느꼈던 답답함을 풀어 주고 싶어서라고 했다. 이 순간에도 남은 체력을 다해 스위스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맞닥뜨릴 죽음의 문제다. 이런 엄연한 현실 앞에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눈을 감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아쉽다.
  • “세계 잼버리, K컬처 알리는 기회… 위축된 청소년 활동 살아나야”

    “세계 잼버리, K컬처 알리는 기회… 위축된 청소년 활동 살아나야”

    “세계 잼버리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K팝과 K푸드로 대표되는 K컬처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오는 8월 1~12일 전북에서 열리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앞두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스카우트 대원복을 입고 잼버리 참가자들을 만났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신문라운지에서 열린 ‘청소년과의 대화’에서다. 158국 4만 3000명… 종교·언어 넘는 화합의 장 자연에서의 야영 활동을 통해 각국 청소년들과 문화를 교류하며 우정을 쌓을 수 있어 ‘문화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잼버리를 앞둔 청소년들만큼 김 장관도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158개 나라, 4만 3000여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잼버리를 준비하기 위해 현장으로 가는 KTX를 수도 없이 탔다는 김 장관은 세계 청소년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확인하고 교류하는 장으로서 잼버리의 성공을 확신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25일 ‘청소년이 기대하는 잼버리’라는 주제로 김 장관과 스카우트 대원들의 생각을 미리 들어 봤다. 홍희경 서울신문 세종취재본부 부장이 김 장관과 권화이·고현수 스카우트 대원, 이소현 운영요원, 정성윤 유스부장이 참여한 좌담회를 진행했다.-32년 만에 세계 잼버리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김현숙 장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4년마다 모여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교류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 청소년 행사다. 우리는 1991년 강원도 고성 잼버리 이후 32년 만에 개최하는데, 두 번 이상 개최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가 여섯 번째다. 1920년부터 시작한 잼버리는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이번에 4만 3000여명이 참여해서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하더라. 그래서 한류가 또 한 번 확산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K팝과 K푸드 등 K컬처로 전 세계 청소년들이 인종·종교·언어의 벽을 넘어 함께 즐기고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 또 우리나라는 VR·AR·로봇 등 뛰어난 전자장비 기술을 갖고 있어 관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이것을 활용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한 잼버리가 될 것이다. 청소년들 열린 마음으로 참여한국 문화 전도사가 되었으면 -대원들 역시 밤에 잠이 안 올 만큼 설렐 것 같다. 고현수 32년 만에 찾아온 기회인 만큼 잼버리는 한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고 전 세계 4만명 넘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이는 데다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야외 활동을 한다고 해서 기대된다. 또 국내에 있을 때는 만나지 못하는 외국 대원들은 우리와 어떤 점이 다른지, 어떤 문화생활을 즐기는지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이소현 외국인 친구들과 친해지는 것을 기대하며 스카우트를 시작하는 만큼 많은 경험을 쌓고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행사 기간 동안 대원들 모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잼버리를 마쳤으면 좋겠다. 정성윤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대원들도 있을 텐데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잼버리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평소 알지 못했던 문화와 가치를 느끼며 ‘내가 살아온 세상이 정말 좁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시야를 넓혀 가는 것 자체가 자신의 꿈을 넓히는 과정과 유사하지 않을까 한다. 영어 잘 못해도 먼저 다가가야잼버리서 다양한 문화 경험을 -이번 잼버리를 어떤 마음으로 즐기면 좋을지 조언한다면. 김 장관 이미 열린 마음으로 오겠지만, 청소년들이 더 열린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이번 잼버리 축제는 이슬람과 유대인 등 전 세계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다. 입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청소년들이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여러 문화를 받아들이면 좋겠다. 특히 우리 대원들이 한국 문화의 전도사가 되길 바란다. 지금 우리나라는 문화 강국인 만큼 외국 대원들에게 다양한 한국 문화를 알려줄 수 있다. 어른들이 미국 팝송을 들으면서 여가생활을 즐겼다면, 지금 아이들은 방탄소년단(BTS) 음악을 들으면서 자란다. 예전에 스웨덴에 간 적이 있는데, BTS 노래를 즐겨 듣던 스웨덴 복지부 차관이 내가 말하는 게 노래처럼 들린다고 하더라. 이처럼 우리는 잼버리 축제를 즐기는 동안 한국의 음식과 음악을 소개해 주고 자연과 문화유산도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열린 마음으로 임하면 좋겠다. 정성윤 그동안 잼버리 축제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것은, 국제행사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외국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어려워한다는 점이다. 내 경험을 토대로 팁을 주자면, 영어가 잘 안되더라도 먼저 다가가서 말 한마디 걸어 보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소셜미디어(SNS) 팔로우를 하는 등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최근에 대만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이번 잼버리를 준비하며 알게 된 스카우트 지도자께서 식사를 대접해 주셨다. 그리고 현지인만 알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도 소개해 주셨다. 누군가가 말을 걸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다가가서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권화이 MBTI(성격유형검사) 결과가 ‘I’로 조금 내성적인 편이다. 2019년 미국 잼버리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에도 잼버리 행사에는 거리낌 없고 활발한 친구들만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나처럼 조곤조곤 말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다른 대원들과 공통점을 발견해서 친근감을 금방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 같은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과거의 나처럼 비슷한 걱정을 하는 참가자가 있다면, 그 걱정을 잠시 주머니 깊은 곳에 넣어두면 좋겠다. 전 세계 4만명 넘게 모이는 대규모 행사이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외국 대원들은 여럿 존재한다.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문화를 교류하면 좋겠다. 외국 대원과 좋은 추억 만들 것대원 모두 건강하게 마쳤으면 -12일간의 잼버리를 계기로 청소년의 일상이 달라질 수 있을까. 김 장관 여성가족부에 와서 현황을 살펴보니 청소년 활동이 위축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청소년들이 교과 중심으로만 활동하고 코로나19 때 야외활동이 줄어든 탓이 큰 것 같다. 그래서 여가부는 지난해 ‘학교 안팎 청소년 지원 강화 대책’을 발표했고 올해 6월에는 학교 안팎에서 청소년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더 넓은 학교에서 청소년 활동을 활성화하겠다’는 ‘장관의 약속 2호’를 발표했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청소년활동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국립청소년수련시설의 활동 공간과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이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학교인 것이 아니라 울타리 밖에서도 학교라 생각하고 활동하는 게 목표다. 즉 더 넓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잼버리가 그 출발점이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를 기점으로 해서 청소년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좋겠다.-다음달 잼버리에서 만날 대원들에게 당부할 말은. 이소현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더 뜻깊고 기대되며, 외국 대원들과도 아쉬움 없이 교류하고 잼버리 자체를 즐기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대원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신경을 써준 만큼 별 탈 없이 행사가 끝나기를 바란다. 고현수 내 친구들은 스카우트 활동을 잘 알지 못한다. 이번 잼버리를 계기로 내 친구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스카우트 활동이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잼버리에 참여하는 대원들이 무엇보다 건강을 잘 챙기면서 후회 없이 할 것 다하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으면 좋겠다. 권화이 이번 기회로 한국 내에 스카우트 활동이 잘 알려지고 청소년들이 참여하면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선후배 스카우트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우리나라 학생들 모두가 잼버리 행사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얻어 가길 바란다. 김 장관 앞서 ‘장관의 약속 2호’를 얘기했는데 ‘약속 1호’는 ‘청소년들의 마음과 몸이 모두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 블루나 우울감을 느끼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하는데, 잼버리 활동을 하면서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 떨쳐내길 바란다. 그리고 더 넓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약속처럼 이번 잼버리가 세상 전체를 울타리로 만드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청소년이나 스카우트 대원이 아니면 잼버리에 참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번에는 일일 방문객을 받고 일정 범위 내에서는 체험활동을 하도록 했다. 전라북도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청소년들이 알게 되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활동을 잘 끝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늘봄학교’ 통해 교실 속 돌봄에 예술적 창의성 더하다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늘봄학교’ 통해 교실 속 돌봄에 예술적 창의성 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교육 전문 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이 기존 예술교육 전문가와 개발한 아동·청소년 대상 문화예술교육 사업 중 우수 프로그램을 엄선해 ‘늘봄학교’ 지원사격에 나섰다. 교육진흥원은 올해 1학기 경기, 인천, 대전, 경북, 전남 등 5개 지역 214개 초등학교에서 시행한 늘봄학교 시범 운영 중 유관기관과의 협력으로 검증된 전문 인력과의 커리큘럼을 제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늘봄학교는 초등 정규 수업 전후로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현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2025년 전국 시행을 목표로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프로그램으로 ‘늘봄학교’ 지원 나선 교육진흥원 교육진흥원은 지난 20여년간 매년 전국 8700여개 초·중·고교에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해왔다. 이를 통해 보유한 학교 교육 현장과의 협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늘봄학교 시범운영 지역 중 경기, 경북 전남 내 총 6개 학교를 대상으로 ‘꿈다락 문화예술학교’의 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꿈다락 문화예술학교는 주말을 활용해 누구나 일상에서 더 가까이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진흥원의 대표 K문화예술교육 사업으로 지난 10여년간 8000여개의 프로그램에 56만명 이상이 참여해 각 교육활동의 전문성과 효과성을 입증해왔다. 올해부터는 늘봄학교 시스템을 통해 학교 안에서도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부와 연계해 직접 주요 우수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했다. 6개교 12개 학급을 대상으로 진행된 늘봄학교 연계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시범운영은 4개의 우수 프로그램을 활용해 9주간 총 73회의 수업을 진행했다. 일부 프로그램은 수강정원의 두 배가 넘는 신청이 몰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으며, 총 221명이 참여했다. 기존 방과후·돌봄학교와의 차별성 갖춘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이번 늘봄학교와 연계한 꿈다락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돌봄교실과 차이를 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정규 교과 과정에서 다소 부족할 수 있는 문화예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학교 밖에서 수백 차례 이상 운영돼 검증된 프로그램을 학교 환경에 맞게 도입했다. 주요 프로그램을 보면 ▲‘꼬마작곡가’(음악)와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시각예술)는 각각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독일의 예술교육 연구소 ‘리틀아트’의 프로그램을 교육진흥원 주도로 국내에 맞게 발전시킨 프로그램이다. 이에 교육진흥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인 ▲‘일상의 작가’(문학) ▲‘주말문화여행’(융복합)까지 더했다. 먼저 꼬마작곡가는 전문가의 실연을 통해 소리표현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고, 악기 연주법 등 기술적 전문성이 아닌 스토리텔링 및 멜로디 작곡 등 표현에 중점을 둬 예술적 창의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참여 예술가가 자체 제작한 교안을 활용해 수업의 완성도와 지도 효과를 높였다.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는 강사와 학생간 상호 별명을 사용하며 교수자의 일방적 지식 전달 구조에서 벗어나 수평적 동료로서 함께 예술작업을 해나가는 현대 참여예술적 구도를 차용했다. 특히 목포동초등학교에서 진행됐던 ‘꿈꾸어라, 바다야!’에서는 환경이라는 소재를 다룸으로써 학생들이 사회문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며, 실제 폐품을 활용해보며 환경보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고조시켰다. 일상의 작가는 참여 학생이 언어적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저학년인 점을 고려해 쓰기 형식 대신 언어카드를 이용한 놀이 형식으로 변형하여 운영해 참여집중도를 높였다. 경북 예천군 호명초등학교에서 진행됐던 주말문화여행에서는 여행 중 경험했던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등 문화예술교육의 융복합적 활용법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프로그램은 그간 꿈다락 문화예술학교에서 다년간 활동해온 전문 예술가 및 예술단체와 협력해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교 안팎의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학교에서 느끼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아이들의 창의성이 더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학교와 적극 협력해 추진됐다. 시범 운영 참여한 학생·교원·학부모 등 프로그램 만족도 높아 이번 시범 운영에 참여했던 대다수의 학교가 다음 사업에도 재참여 의지를 보이는 등 학생은 물론 교원, 학부모 등 참여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평진 양주 옥정초 교무부장은 “일반적인 교과 과목 외 프로그램의 경우 예술가 섭외가 필요한데 학교 자체 네트워크로는 섭외와 프로그램 검증에 한계가 있다”며 “이번 교육진흥원의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통해 아이들이 우수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학부모는 “질 높은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며 아이들이 방과후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 기쁘다”면서 “덕분에 퇴근 전 오후시간대 사교육 비용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박은실 교육진흥원장은 “이번 늘봄학교와 연계한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 운영을 통해 기존 방과후 학교와 차별화된 학교 문화예술교육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학생들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육진흥원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지역과 학생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교육진흥원은 오는 하반기에도 교육부와 협력해 전국 40여개 늘봄학교에 총 8억원 규모로 ▲KBS 교향악단과 협력한 ‘찾아가는 음악회’ ▲EBS와 발레리나 김주원, 작가 최정화 등과 협력한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전국 시행 목표로 시범 운영 중인 ‘늘봄학교’는 현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되는 늘봄학교는 초등 정규 수업 전후로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025년 전국 시행을 목표로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늘봄학교의 추진 배경에는 ▲다양한 교육 기회 보장 ▲사교육비 감소 ▲교육 격차 해소 등이 꼽힌다. 특히 사교육비의 경우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과열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의 80.2%가 정규 교과 과정과 별개의 사교육 기관에 보내고 있다 응답했다. 늘봄학교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학교 안팎의 교육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기존 운영하던 돌봄교실, 방과후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양질의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여부다. 단순히 돌봄시간을 늘리는 차원이 아닌, 정규 교과를 보완하는 새로운 학습의 기회를 제공할 것을 학부모들은 기대하고 있다. 늘봄학교의 교육적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우수한 학교 밖 강사 인력풀의 확보가 최우선이나, 이를 개별 학교들이 모두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문화예술, 체육을 비롯해 AI와 같은 신산업 분야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관련 전문 인력을 늘봄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유관 기관들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 첫 핵실험 이틀 전 힌두 경전 낭송하는 ‘오펜하이머’

    첫 핵실험 이틀 전 힌두 경전 낭송하는 ‘오펜하이머’

    인류 최초의 핵폭발 실험을 이틀 앞두고 ‘원자폭탄의 아버지’가 인도의 힌두 경전을 낭송하는 모습은 뜻밖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인도에서 지난 21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에는 1945년 7월 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에서 원자폭탄 실험을 앞둔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 박사가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인류를 파괴하기로 결심한 인물이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힌두 경전 ‘바가바드 기타(거룩한 자의 노래)’를 몸소 영어로 옮겨 읊는다. 성관계를 하던 연인이 서가로 향해 경전을 꺼내 읽어달라고 하자 한 구절을 낭송했고, 잠시 뒤 둘은 다시 침대로 향한다. 당연히 정통파 힌두교도를 자부하는 이들은 신성모독이라며 해당 장면을 삭제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놀런 감독은 언어를 익히는 데 천재적이었던 오펜하이머가 산스크리트어와 경전의 신비에 깊이 탐닉했음을 부각하고 일생일대의 실험을 앞둔 초조함을 달래는 장치로 이 장면을 삭제할 수 없었다. 인도의 영화 검열당국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장면은 삭제되지 않고 개봉됐으며 인도에서는 마고 로비 주연의 ‘바비’를 누르고 올해 할리우드 작품 가운데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 野, 이상민 탄핵 기각에 “누가 책임지나…장관직 자진사퇴하라”

    野, 이상민 탄핵 기각에 “누가 책임지나…장관직 자진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25일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소셜미디어(SNS)에 “많은 국민이 생명을 잃은 국가적 참사 앞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부끄럽다”며 “대통령, 국무총리와 행안부 장관, 서울시장, 용산구청장, 경찰청장도 책임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지나”라고 적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묻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SNS에서 “직무 유기로 159명의 시민의 목숨을 잃게 만든 이 장관이 다시 직무에 복귀하게 됐는데도 헌재는 국민을 보호할 헌법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보기 어렵다고 한다”며 “언어도단”이라고 헌재 결정을 비난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역시 “국민 159명이 나라의 잘못으로 생명을 잃어도 책임지는 정부도 사람도 없다면 이게 나라입니까”라고 SNS 글을 올렸다. 야권은 아울러 헌재의 이날 결정에도 이 장관의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전임 원내대표로 탄핵을 추진한 박홍근 의원은 SNS를 통해 “헌재의 판단이 (이 장관에) 면죄부를 준 것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라며 “국가 시스템의 부재와 책임 전가가 반복되고 있는 재난의 원죄는 이 장관에게 있다”고 주장했다.당 ‘이상민 장관 탄핵심판 대응 태스크포스’ 소속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장관은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할 공직자의 자격이 결여된 자”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진성준 의원은 회견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별법을 통해 참사의 진상이 다 조사되면 다시금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탄핵소추를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여권의 비판도 강하게 반박했다. 헌재 결정 직후 대통령실은 “거야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반(反)헌법적 탄핵소추로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를 해체해 엄청난 혼란을 야기한 점에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충남 부여 수해복구 현장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은 헌법에 보장된 제도”라며 “탄핵이 기각됐다고 해서 탄핵 추진한 것을 반헌법적이라고 하면 헌법에 규정된 행위를 국회가 해선 안 된다는 무리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 [정전70주년] 남북과 50년 인연 몽골인 석학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의 길

    [정전70주년] 남북과 50년 인연 몽골인 석학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의 길

    “한국이 명확한 전략과 기민한 전술로 한반도, 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주도하길 바랍니다.” 몽골 외교관으로 서울과 평양에서 20년 근무하는 등 한반도와 50년 넘는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바산자브 락바(76) 전 몽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연구원 고문은 25일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당장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세는 변하기 마련”이라며 한국의 적극적인 전략 수립과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락바 전 고문은 1974년부터 1982년까진 주북몽골대사관에서, 1997~2004년과 2006~2009년에는 주한몽골대사관에서 근무했다. 2015년에 ‘한반도평화통일연대 몽골 포럼’을 창설해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반도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무엇이었나. “몽골국립대 어문학과를 1970년에 졸업한 뒤 외국학생들에게 몽골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다 1972년에 문화교류 프로그램으로 평양에 가게 됐다. 외국에 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호기심으로 지원했다. 사실 몽골과 북한은 같은 사회주의 진영이라곤 하지만 몽골은 소련에 좀 더 가깝고 북한은 주체사상을 강조하다보니 교류가 그렇게 활발하진 않았다. 유학생도 몇년에 한번씩 몇명씩만 교류하는 정도였다. 원래대로라면 김일성대에서 4년을 공부해야 했겠지만 당시 몽골 정부에서 ‘언어만 배우면 된다, 주체사상 배울 것 없다’고 해서 2년 과정이 됐다.” -평양에서 근무할 당시 김일성 주석을 만난 적도 있다고 들었다. “두 번 만나봤다. 조선노동당 당대회에 몽골대표단으로 갔을 때, 몽골대사가 신임장을 받을 때 배석했다. 당대회에선 미리 준비한 연설문도 없이 연설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신임장 받는 자리에선 몽골 대사에게 담배를 권하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1950년대 몽골에 간 적이 있는데 지금은 많이 변했지요?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고 했다. 당시 몽골 국회의장과 친하다며 안부 전해달라고도 했다.” -평양 생활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김일성대 시절엔 말 그대로 공부 말고는 할 게 없었다. 외국인 기숙사에서 유학생들끼리만 어울려야 했고 학교밖 외출도 쉽지 않았다. 기숙사에는 ‘동숙생’이라고 북한 학생이 있었는데 맥주를 몇 병씩 사다준다거나 해서 소소하게 챙겨주는 정도가 전부였다. 대사관 근무할 때도 평양 바깥으로 가려면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가족동반 행사는 많았다. 금강산 묘향산은 지금도 기억난다.” -직접 겪어본 남북을 비교한다면. “남북 일반인들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남북 모두 부지런한 것도 그렇고, 같은 민족이라는 건 숨길 수가 없다. 다만 사회체제가 다르니까 격차가 커지는 게 안타깝다. 1970년대만 해도 이북이 더 잘 살았는데 지금은 남북 경제력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가 됐다. 북한이 문을 닫아걸고 눈과 귀를 막고 살아가는 게 안타깝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976년에 판문점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직전에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이 있어서 분위기가 살벌했다. 1990년대 주한몽골대사관에서 일하면서 판문점 남측 구역도 가봤다. 전쟁과 분단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실감할 수 있었다.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북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의 시금석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상황이 계속 안 좋아진다. 북한은 사실상 통일정책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해는 간다. 남북한 경쟁 자체가 안되니까 통일을 하자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한국 역시 통일 자체에 무관심한 것 같다. 남북 긴장 악화가 신냉전 구도와 맞물리면서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정세는 언젠가 달라지게 돼 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갈 순 없다. 국익을 중심으로 전략을 명확히 세우고 그걸 바탕으로 정세 변화에 맞춰 전술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언젠가 남북통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남북은 냉전 종식 당시 결정적인 기회를 한 번 놓쳤다. 만약 확실한 국가 미래전략을 갖고 있었다면 달랐을 것이다. 지정학 관점에서 볼 때 한국과 몽골은 꽤 유사하다. 강대국 사이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작은 나라의 외교정책은 기민하고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단체를 이끌고 있다. “정부 간 관계가 경색됐을 때는 민간차원의 교류가 더 중요하다. 남북한 뿐 아니라 몽골을 포함해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통일을 위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만들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런 토대를 꾸준히 만들어가야만 국제적 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 -몽골에서도 중국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다. 2016년 11월 달라이 라마가 몽골을 방문하자 중국이 몽골에 경제제재를 했는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국이 당한 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였다. 몽골은 인구 대부분이 티베트 불교 신자다. 달라이 라마는 사회주의 시절인 1979년 몽골을 처음 찾았고, 2016년은 아홉번째 방문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무역은 물론 인적교류까지 끊어버리는 국경봉쇄로 몽골을 압박했다. 결국 2017년 2월 외교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다시는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지 않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몽골의 국가전략은. “사회주의 시절엔 사실 소련 따라하기밖에 없었다. 당초 중국공산당이 몽골을 중국 일부로 간주했기 때문에 소련의 지원이 절실했다. 몽골 남부엔 소련군이 주둔했다. 1990년대 민주화 이후 국가외교전략을 새롭게 정립했다.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몽 관계 역시 2021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 ‘오펜하이머’ 성관계 중 힌두 경전 낭송하는 장면 논란에도 인도 흥행

    ‘오펜하이머’ 성관계 중 힌두 경전 낭송하는 장면 논란에도 인도 흥행

    인류 최초의 핵폭발 실험을 이틀 앞두고 ‘원자폭탄의 아버지’가 인도의 힌두 경전을 낭송하는 모습은 뜻밖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인도에서 지난 21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에는 1945년 7월 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에서 원자폭탄 실험을 앞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 박사가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인류를 파괴하기로 결심한 인물이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힌두 경전 ‘바가바드 기타(거룩한 자의 노래)’를 몸소 영어로 옮겨 읊는다. 성관계를 하던 연인이 서가로 향해 경전을 꺼내 읽어달라고 하자 한 구절을 낭송한다. In battle, in forest, at the precipice of the mountains  On the dark great sea, in the midst of javelins and arrows,  In sleep, in confusion, in the depths of shame,  The good deeds a man has done before defend him 잠시 뒤 둘은 다시 침대로 향한다. 당연히 정통파 힌두교도를 자부한 이들은 발끈했다. 신성 모독이라며 해당 장면을 삭제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놀런 감독은 언어를 익히는 데 천재적이었던 오펜하이머가 산스크리트어와 경전의 신비에 깊이 탐닉했으며, 일생일대의 실험을 앞둔 초조함을 달래는 장치로 이 장면을 삭제할 수 없었다. 인도의 영화 검열 당국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장면은 삭제되지 않고 개봉했으며 인도에서는 마고 로비 주연의 ‘바비’를 누르고 올해 할리우드 작품 가운데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그는 고대 인도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번역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캠퍼스에서 공부하면서도 자신이 기타(스승)로 불리길 바랐다. 2000년 된 바가바드 기타는 힌두교의 가장 위대한 신화 중 하나인 마하바라타의 일부인데 700편의 시가 실려 세계에서 가장 긴 시로도 꼽힌다. 그런데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으로 역사를 바꾼 이론물리학자는 긴장과 초조함, 옳은 길인지 확신할 수 없는 마음의 혼란을 다스리기 위해 성관계, 힌두교 경전 구절에 의지하는 것이다.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윈이 2005년 펴낸 전기 ‘American Prometheus: The Triumph and Tragedy of J Robert Oppenheimer’에 따르면 오펜하이머에게 산스크리트어를 가르친 사람은 아서 W 라이더였다. 오펜하이머가 이 대학 부교수로 부임했을 때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그 뒤 수십년 동안 그는 미국의 이론물리학 학파를 만들어 이끌었다. 공화당원이었고 “혀끝이 날카로운 성상 파괴자(관습 파괴자, iconoclast)는 오펜하이머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오펜하이머는 라이더를 “정수(精髓)의 지성인”으로 “스토아주의자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말한다”고 묘사했다. 오펜하이머의 부친은 섬유 수입업자였는데 라이더가 “가장 따듯한 영혼을 엿볼줄 아는 금욕주의를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라이더는 오펜하이머를 “삶을 비관하지만 구원과 저주를 가르는 것은 결국 인간의 행동이란 점을 믿는 드문 인물”이라고 봤다. 목요일 저녁마다 산스크리트어 개인 강습을 했다. 형제에게 편지를 써 “다시 배우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고 했고, 친구들은 그가 고대 인도어에 집착한다고 느꼈다. 그를 학문의 길로 인도한 해롤드 F 처니스는 오펜하이머가 “신화와 암호 취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오펜하이머가 철학, 프랑스 문학, 영어,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때 건축을 공부하기도 했다. 고전 연구가, 시인, 화가로도 활동했다. “슬픔과 외로움을 주제로” 시를 썼고, TS 엘리엇의 “sparse existentialism”을 자신의 시 세계와 일치하는 것으로 여겼다.처니스는 “오펜하이머는 어려운 것들을 좋아했다. 그에게는 거의 모든 것이 쉬웠기 때문에 진짜 관심을 끄는 것들은 정말 어려운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어를 익히는 데 천재적이었다. 그리스, 라틴, 프랑스, 독일 말을 익혔고 네덜란드어를 6주 만에 뗐다. ‘바가바드 기타’를 읽는 데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 경전이 “매우 쉽고도 아주 대단하다”며 친구들에게 “알려진 언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철학적인 노래”라고 말하곤 했다. 그의 서가에는 라이더가 선물한 핑크빛 표지의 그 책이 꽂혀 있었고, 오펜하이머는 복사해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1933년 부친이 그에게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선물했는데 오펜하이머는 가루다란 힌두 신화에 등장하는 커다란 새 신의 이름을 붙였다.왜 이렇게 오펜하이머는 기타와 카르마(운명과 지상의 소명) 언급에 집착했을까? 전기작가들은 20대 초반 윤리문화 재단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그가 “젊을적 배운 것에 대한 반항으로 자극 받은 것”이라고 짐작했다. 유대인의 후손으로서 합리주의와 휴머니즘 같은 진보적인 브랜드를 따랐던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이기도 했다. 오펜하이머만 힌두 텍스트를 존중했던 것은 아니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우리 현대 세계, 왜소하고 사소해 보이는 우리 문학과 비교했을 때 바가바드 기타의 놀랄 만하고 코스모적인 철학”에 탄복한다고 적었다. 심지어 나치 이론가인 하인리히 히믈러도, 마하트마 간디도 이 경전에 빠져들었다. 오펜하이머가 존경했던 WB 예이츠와 엘리엇 두 시인도 마하바라타를 읽었다.첫 핵폭탄 실험 후 하늘에 오렌지색 버섯구름이 만들어지자 오펜하이머는 다시 기타를 떠올렸다. 그로부터 한달 뒤 일본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에 두 폭탄이 낙하돼 수만명을 끔찍한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1965년 NBC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세상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몇몇은 웃었고, 몇몇은 울었다. 대부분은 입을 다물었다”면서 “나는 힌두 경전 바가바드 기타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비슈누는 왕자에게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 팔을 이용해 왕자를 다독이며 ‘이제 나는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됐네’라고 말한다. 이런 식이든 저런 식이든 그렇게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오펜하이머는 나중에 핵폭탄 실험장을 찾아 폭탄 파편의 겉면에 쌓인 먼지 위에 그 구절을 적었다. 이 낙서는 애리조나주 투손에 있는 피마 항공우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한 친구는 오펜하미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성직자 같은 과장”을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수수께끼 같은 과학자는 분명 경전에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었다. 크리스천 센튜리 편집자들이 자신의 철학에 가장 심오한 영향을 미친 책들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하자 오펜하이머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첫째로 꼽고, 둘째로 ‘바가바드 기타’를 들었다.
  • [기고] AI시대, 데이터의 시대/박찬준 업스테이지 AI 리서치 엔지니어

    [기고] AI시대, 데이터의 시대/박찬준 업스테이지 AI 리서치 엔지니어

    인공지능(AI)은 일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우리는 매일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을 하며 원하는 정보를 얻고, 언어 장벽을 느낄 때 기계번역기를 사용한다. 일상 속 모든 인공지능 시스템은 크게 ‘데이터’와 ‘코드’로 나누어져 있다. 이들 중에서 코드 즉 모델링을 통한 성능 개선이 아닌 데이터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모델의 구조 변경 없이 어떻게 하면 모델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분야가 바로 ‘데이터 중심 AI’다. 기업들은 대표적으로 데이터가 자동으로 선순환 구조를 그리는 ‘데이터플라이휠’이라는 방법을 통해 데이터 중심 AI를 적용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든 기업 대 소비자 거래(B2C)든 상관없이 AI 기반 서비스를 하다 보면 데이터 기록이 쌓인다. 예를 들어 유튜브 추천 모델이 사용자의 니즈를 잘 반영해 주는 것은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를 모델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즉 지속적으로 쌓이는 데이터를 모델의 학습용으로 가공하고 지속적으로 추가학습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레 모델의 인식 성능이 높아지는 것이 바로 데이터플라이휠이다. 데이터플라이휠의 핵심은 모델 성능이 안 좋으면 데이터의 양을 늘리는 등의 일방향적인 개선 방식이 아니라 모델의 결과에 따라서 데이터 생성 과정과 공정 등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양방향 선순환 구조라는 점이다. 즉 단순히 데이터를 더 늘리는 양적인 팽창이 아니라 질적인 팽창이 필수다. 서비스 중 발생하는 오류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의 모호한 분류를 일관되게 수정하는 공정이 모델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며 그 가치는 시장이 모델을 통해 평가한다. 결국 AI 기업 중에서도 데이터 전문, 모델 전문을 넘어서서 모델과 데이터 모두를 잘하는 기업이 앞으로 살아남게 된다. 기업은 데이터를 직접 제작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AI 연구들은 대부분 모델에만 집중돼 왔던 게 사실이다.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만들고 어떤 데이터가 좋은 데이터인지, 그것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다. 하지만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생성 AI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지며 데이터를 쌓는 공정을 설계하는 업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 역량은 AI 모델 구축 역량, 서비스 역량과 완전히 다른 영역이므로 데이터 전문가들과 함께 팀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가 있어야 자동차가 움직이며 재료가 있어야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시스템도 연료와 재료가 필요하며 이는 바로 데이터다. 생성 AI를 필두로 AI의 신시대가 열리며 많은 사람이 자동차에 해당하는 모델 그 자체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 연료인 데이터의 중요성은 앞으로 계속 높아질 것이다.
  • 이종석 “남북, 언제 충돌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이종석 “남북, 언제 충돌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4일 “위기를 부추기는 무분별한 전쟁 불사의 언어가 수면 위로 부상해 언제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소극적 평화조차 위협받고 있다”고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우려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 주최한 ‘정전 너머 평화-다양한 평화적 방안의 모색’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상대방의 농성형 위협적 자세를 공격의 징후로 오판한 대형 물리적 충돌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정전 체제의 극복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번영의 실현이 아니라 남북은 ‘두 개의 적성국가’ 분립 상황을 향해 역주행 중”이라며 “‘두 개의 적성 국가’가 공고화된다면 불안한 한반도와 불안한 국민의 삶이 고착화될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안보 증진의 방법에는 국방력 강화뿐만 아니라 대화와 협력을 통해 적대 구조를 완화하는 것이 있다”며 “국민 안전, 한국 경제의 지속 발전, 한국의 국제 위상 유지와 제고를 위해선 남북 관계의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국립외교원 원장을 지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정전 체제 극복을 위한 국제관계 재구축 방안’에 대한 발표에서 “탈냉전 체제의 붕괴는 분명하지만 신냉전을 기정사실로 단정하기 어렵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영을 선택하는 전략은 위험하고 유연한 실리외교와 함께 장기적으로 양측 모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한기호 아주통일연구소 연구부교수는 ‘군비경쟁 해소와 평화체제구축에 관한 고찰’에 대한 발표에서 “한미 당국은 장기적 과제로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전제로 하되 단기적으로 북한의 핵능력 증강 중단과 모라토리엄으로의 회귀에 집중하는 협상 방향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 ‘가짜 연기’ 발언 손석구, 남명렬에 손편지 사과

    ‘가짜 연기’ 발언 손석구, 남명렬에 손편지 사과

    배우 손석구가 최근 논란이 된 연극과 관련된 ‘가짜 연기’ 발언에 대해 반성하며, 선배 연기자 남명렬에게 손편지로 사과했다. 남명렬 또한 후배 손석구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며, 이번 사안은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사전 녹화된 손석구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날 앵커는 손석구에게 연극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던 중 “최근 손석구의 연극 연기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서 논란이 있었다, 본래 의도와 다른 해석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지 궁금하다”라고 물었다. 손석구는 “내가 연기를 처음에 시작을 했던 10여 년 전에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면서 간혹 가다가, 한 가지의 정형화된 정답에 가까운 연기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라며 “진짜 그랬느냐 하지만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당시에 내 옹졸함과 고집 때문에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그걸 계기로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나는 나만의 색깔을 가져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서 그 부분을 많이 생각한다”라며 “‘내가 이 작품에 나의 색깔을 이렇게 넣었을 때는 어떤 그림이 나올까’라는 설렘이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인데, 너무 하나만의 예시와 내가 평소에 배우 친구들하고 얘기할 때 쉽게 쉽게 내뱉는 미숙한 언어, ‘야 너 왜 이렇게 가짜 연기를 하냐’ 이런 것들이 섞여지면서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문장들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충분히 그럴 만했고, 반성했고, (남명렬) 선배님께 손편지도 써서 사과를 했다”라며 “선배님도 그걸 보시고 저의 마음을 알아주시고, 답장도 주셨고 연극도 보러 오실 것”이라고 남명렬에 사과했음을 알렸다. 앞서 손석구는 지난달 27일 열린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을 위해 연기 스타일을 바꾼다면 내가 연기를 하는 목적 중의 하나를 배신하는 것이었다, 연극만 하려다 영화나 드라마로 옮겨간 이유가 ‘사랑을 속삭이라’면서 전혀 속삭여서는 안 되는 가짜 연기를 시키는 것이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 남명렬은 해당 발언이 담긴 기사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링크한 뒤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 부자가 된 사람, 든 사람, 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덧붙인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진심으로 진짜 연기로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거다, 연극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 들이기를, ‘해보니 나는 매체연기가 잘 맞았어요’라고 해라”라며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라며 손석구의 발언을 비판했다.
  • “민화투 치며 외국인 사귀었죠”… 프랑스와 돌다리 쌓은 ‘긍정의 힘’[임형주의 임의 동행]

    “민화투 치며 외국인 사귀었죠”… 프랑스와 돌다리 쌓은 ‘긍정의 힘’[임형주의 임의 동행]

    최정화(67)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은 만나자마자 고 김수환 추기경의 말을 꺼냈다. 며칠 전 우연히 유튜브에서 필자가 김 추기경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활짝 웃었다. cpbcTV가 지난해 2월 김 추기경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버스킹, 김수환 어게인’ 영상이다. 그는 “인연이 닿으려니 이렇게 곳곳에서 만나는 것 같다”고 했다.한국의 국제회의통역사로서 커리어를 시작해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세계와 한국이 문화 가교로서 폭넓게 활동하는 그는 “기독교 신자이지만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김수환 추기경이라고 얘기한다”면서 전담 통역했던 이야기부터 들려주었다. “30년 전쯤 프랑스 비시에서 기아방지 개발촉진대회가 열렸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김 추기경의 설교를 듣고자 비가 오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어요. 닷새 동안 통역해 드렸는데, 사실 김 추기경은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외국어를 잘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슬쩍 물어봤죠. 몇 나라 말을 하시는지. 영어는 기본이라 배웠고, 독일에서 공부했으니 독일어를 하고, 교황님을 뵐 때 이탈리아어로 말하고 성서를 읽어야 해서 라틴어를 하신다는 거예요. 독일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프랑스어를 조금 알게 됐고, 일제강점기를 겪어 일본어도 약간 할 줄 알고. ‘한국어까지 일곱 개나 하시네요’ 했더니 ‘두 개 더 있다. 참말과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짓말’이라고 하시는데, 이 멋진 말씀에 그때부터 더욱 존경하게 됐어요.” 한국 첫 국제회의통역사로 출발방송국서 프랑스어를 듣고 반해외대 진학 뒤 통역사 길 들어서유학 시절부터 문화로 소통 관심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클럽에서 만난 최 이사장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을 화창하게 만드는 표정과 입담으로 인터뷰 내내 활기를 불어넣었다. ‘긍정 에너지가 강렬하게 다가온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날 만나면 긍정 기운이 느껴져 즐거운 게 제일 인상에 남는다더라”며 활짝 웃었다. 긍정의 힘에 적극성과 추진력이 그를 한국 최초의 국제회의통역사로 태어나게 한 게 분명했다. 그가 프랑스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그렇다. “그때도 제가 참 발칙했던 것 같아요. 중학교 2학년 때였는데. 아는 언니가 방송국에 있어서 그 언니를 만나러 갔어요.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언어가 들리는데, 어머, 그 멜로디가 너무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중2의 실력으로 봐도 영어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Where are you from?’(어디서 왔어요?) 물었더니 ‘프헝스’라고 대답하는데, 너무나 멋진 발음이었어요. 그래서 ‘아, 저 말을 해야겠다 생각했죠.”(프랑스어는 r을 ㅎ과 비슷하게 발음한다) 만약 그 엘리베이터를 안 탔으면, 그 엘리베이터 안에 그 사람이 없었다면 프랑스어를 접했을까 아직까지 떠올려 본다고 했다. 물론 ‘운명’적으로 그렇게 됐겠지만. 경기여고에서 공부깨나 했던 그는 대학 진학에 좌절을 맛봤지만, 그 긍정의 힘을 믿고 걸어갔다고 했다.“서울대를 지원했다가 떨어졌어요. 희한하게 그해에 문과 1등부터 18등까지 그런 처지였고, 그중 16명이 한국외대에 입학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재수를 해서 서울대에 갔는데, 전 학교에 남았죠. 불어과 학과장님과 면접을 하는데, 4년 장학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거예요. 문학보다는 말을 좋아했고, 외대에는 외국인들이 잔뜩 있으니 너무 분위기가 좋아서 남았죠. 3학년 때 불어과 교수님이 한국에는 동시통역이라는 학문이 없는데, 학생 중에서 네가 성격이 제일 활발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니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때까지도 순차 통역을 하는데, 이건 헤드셋을 꽂고 동시에 하는 게 너무나 멋있는 거예요. 그래서 통역사의 길로 들어섰죠.” 대학을 졸업하고 파리제3대학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때도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특유의 유쾌함과 적극성으로 극복했다. ‘민간 외교 선봉’ CICI 20주년‘디딤돌상’ ‘징검다리상’ 등 제정“돌 불변하듯 영원한 가치 의미”정명훈·뽀로로·넷플릭스 등 수상 “영어나 프랑스어 잘하는 애들이랑 공부해야 하는데, 이 친구들은 스페인어나 이탈리아어가 모국어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 하는 거예요. 그 당시만 해도 한국말을 하는 저한테 관심이 전혀 없었죠. 뭘 알려줘야 이 친구들이 관심을 가질까 고민했어요. 당시는 소련 영공을 지날 수 없어 유럽에 가려면 18시간이 걸리고, 대한항공에선 승객들 지루함을 달래라며 화투를 선물로 줬거든요. 그걸로 얘네들한테 민화투를 가르쳐 줬죠. 그림도 아기자기하고 예쁜데, 이게 재미있기까지 하네? 카드와는 또 다른 차원이라. 나랑 공부 두 시간 하면 민화투 20분 쳐 주기, 이 친구들이 완전히 빠져서 그때부터는 같이 공부해 주더라고요.” 최 이사장이 유쾌하게 웃으면서 말을 이어 갔다. 친구들이 집에 돌아가서는 가족에게 ‘전수’하고, 그 가족들은 ‘원조랑 민화투를 치고 싶다’며 초대도 많이 했단다. 한국의 소소한 문화에 빠져드는 그들에게서 CICI를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국제회의통역사로 교수로 국내외에서 만난 수많은 문화 전문가들이 한국에 대해 궁금해하고 알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문화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2003년 6월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인가를 받아 CICI를 설립했다. 한국·프랑스 관계 발전의 실마리佛 항공우주 기술·韓 마케팅 장점문화 넘어 과학 교류·시너지 희망건강 유지해 한국 홍보하는 게 꿈 “바로 이 자리(프레스센터)에서 창립 발기인 모임을 열었어요. 그러고 보니 이것도 인연인가 봐요. 우리는 올해 창립 20주년, 임형주씨는 세계 데뷔 20주년. 어쩌면 이렇게 잘 맞는 거죠.” 사소한 것조차 놓치지 않고 의미를 담아 말하며 활짝 웃어 보였다. CICI는 매년 한국의 이미지를 알린 사람과 기관, 상징물에 이미지상을 준다. 첫 수상자인 지휘자 정명훈부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가수 싸이, 재즈가수 나윤선, 프랑스 전 디지털경제부 장관 플뢰르 펠르랭, 전 프로골퍼이자 방송인 박세리, K팝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 황동혁 영화감독, 배우 이정재와 탕웨이 등 국적도 활동 영역도 다양하다. 만화 캐릭터 뽀로로와 핑크퐁, 유로 패션하우스, 넷플릭스 등도 수상자 명단에 있다. 이들 모두가 한국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으로 수렴된다. 독특한 것은 상의 이름이다. 그해 한국을 가장 잘 알린 이에게는 디딤돌상, 한국과 해외를 연결하는 이들에게는 징검다리상, 예술계에서 아름다운 이미지를 꽃피우면 꽃돌상, 한국을 널리 알린 10대들에게는 새싹상을 주었다. 정 지휘자와 반 전 총장·인천공항공사 등은 디딤돌상, 펠르랭 전 장관과 벤저민·넷플릭스 등은 징검다리상, 발레리나 박세은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등은 꽃돌상을 받았다. 김연아·박태환·황선우(이상 수영) 선수, 2011 U17 여자 축구대표팀,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조성진·이혁, 뽀로로와 핑크퐁 등은 역대 새싹상 수상자들이다.상 이름을 돌에서 찾은 건 최 이사장의 아이디어다. “돌은 영원하고 불변이기 때문에 이 가치가 변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장마리 르 클레지오에게 징검다리상을 줬는데 너무나 좋아하는 거예요. 자기 이름이 ‘돌다리’라는 의미인데, 이름과 같은 상을 받았다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는 길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한국과 프랑스 관계를 오랜 기간 지켜본 전문가로서 그에게 양국의 미래 관계 전망을 물었더니 “문화라는 걸 예술에 국한하지 않고 과학으로도 시선을 확장해 더욱 돈독한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골든타임이 도래했기 때문에 더 문화적으로 활발하게 교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는 혁신기술 쪽에서는 굉장히 앞서가고 있어요. 특히 항공우주와 원전 등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첨단기술을 선도하며 투자도 많이 하고 있는데 마케팅은 한국이 더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양국이 상호 보완적인 분야에서 컬래버를 하면 시너지가 클 거라고 봅니다.” 2003년 한국 여성으로는 최초로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국가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은 그답게 양국 발전을 위한 말을 하면서 눈빛을 반짝였다. 이토록 빛나는 얼굴을 하면서도 그는 “아직 모르는 게 너무너무 많고 부족하다”며 자신을 낮췄다.앞으로 하고 싶은 걸 물으니 ‘건강’이 먼저 나온다. “유튜브 채널 ‘최정화의 랑데부’를 하면서 한국의 구석구석을 널리 알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도 한국에 알리는 쌍방향 소통을 하려면 건강해야 해요. 매년 개최되는 문화소통포럼과 한국이미지상 시상식도 준비하고, 매달 Korea CQ 포럼도 열어야 하고요.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접목하면서 한국을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끝도 없이 나온다. 그러면서 마음속에 품고 있는 문장 두 개를 꺼냈다. ‘Vouloir, c’est Pouvoir’(원한다는 것, 그건 할 수 있다는 것이다)와 ‘진인사대천명’. “무엇이든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선을 다해 움직여야죠. 그런 뒤에는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거죠.” 팝페라 테너
  • 교권·괴소포·4대강·양평고속도… 7월 말 국회도 ‘네 탓 주의보’

    교권·괴소포·4대강·양평고속도… 7월 말 국회도 ‘네 탓 주의보’

    전국적 수해로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최소화했던 여야가 이번 주부터 국회 일정을 재개하며 공방을 이어 가게 됐다. 수해 책임론뿐 아니라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국제우편물 괴소포 사태 등 막바지에 접어든 7월 임시국회 곳곳이 ‘지뢰밭’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이 일차적인 핵심 원인”이라며 “교권침해의 원인이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면 보수 교육감이 있는 지역에서의 교권침해 사례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진보 교육감들이 도입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자 이같이 반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교실은 진보 교육감들의 이념 무대가 아니다”라며 관련 법 개정을 예고한 상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이번 사건의 원인은 종북주사파의 대한민국 붕괴 시나리오인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천박하고 편협한 인식”이라며 대통령실의 해명을 촉구했다. 오는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또 ‘대만발 괴소포’ 사태와 관련해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관련 정부 부처와 안보당국의 긴밀한 대처가 아쉽다”고 썼다. 반면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외국에서의 사이버 해킹 및 첨단기술 탈취 등 보안 범죄 영역이 확장된 가운데 우리나라는 전 정권(문재인 정권) 당시 수사력을 약화시키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2020년 졸속으로 통과시키며 공포감과 불안감을 키웠다”면서 최근 급증한 텔레그램 메신저 해킹 피해와 괴소포 사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 외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해 대통령 관저 선정 후보지를 풍수지리 전문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대 겸임 교수가 둘러본 정황에 대해 “중대한 국정 사안을 풍수지리가의 조언을 들어 결정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대통령실의 해명을 촉구했다. 반면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부도 백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오는 2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는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 등을 두고 맞서고, 같은 날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한편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박병석·박정·최기상·윤준병 의원 등 4명은 이날 베트남·라오스 방문을 위해 5박 6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무슨 일이 그리도 시급하기에 전국을 집어삼키는 수해를 뒤로하고 의원 외교에 나서야 한단 말인가”라며 비판했다. 애초 출장단에 포함됐던 국민의힘 의원 한 명은 지도부의 자제령으로 출장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 손석구 ‘연극 연기 발언’ 비판한 대선배에 한 행동

    손석구 ‘연극 연기 발언’ 비판한 대선배에 한 행동

    배우 손석구가 ‘가짜 연기’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23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손석구가 출연해 최근 논란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손석구는 지난달 진행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연극만 하려고 했고 매체 쪽은 시작할 생각이 없었다가 30살 초반에 영화나 드라마로 옮겨갔다”며 “그때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해야지 가짜 연기를 왜 시키는지 이해가 안됐다”고 발언했고, 대선배인 배우 남명렬은 손석구를 공개 비판했다. 손석구는 “제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10여 년 전에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간혹 한 가지에 정형화된 정답에 가까운 연기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진짜 그렇진 않았던 것 같다. 당시 저의 옹졸함과 저의 고집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런 걸 계기로 어렸을 때부터 ‘나는 나만의 색깔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손석구는 “지금도 작품 할 때 그 부분을 많이 생각한다. 제 생각을 넣었을 때, 어떤 그림이 나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손석구는 “하나만의 예시와, 평소 배우 친구들과 쉽게 내뱉는 미숙한 언어였다. ‘너는 왜 가짜 연기를 하냐’ 등의 그런 것이 섞이면서 충분히 오해를 살만한 문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손석구는 “반성했고, (남명렬) 선배에게 손편지를 써서 사과했다. 선배도 제 마음을 알아주시고, 답장을 주셨다. 연극도 보러 오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어떤 코멘트를 주실지 궁금하다. 좋을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저의 자양분”이라고 밝혔다.
  • 교권·괴소포·4대강·양평 등…여야, 7월 말 국회도 ‘네 탓 공방’

    교권·괴소포·4대강·양평 등…여야, 7월 말 국회도 ‘네 탓 공방’

    전국적 수해로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최소화했던 여야가 이번 주부터 국회 일정을 재개하며 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수해 책임론뿐 아니라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국제 우편물 괴소포 사태 등 막바지에 접어든 7월 임시국회 곳곳이 ‘지뢰밭’이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이 일차적인 핵심 원인”이라며 “교권 침해의 원인이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면 보수 교육감이 있는 지역에서의 교권 침해 사례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진보 교육감들이 도입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교실은 진보 교육감들의 이념 무대가 아니다”며 관련 법 개정을 예고한 상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 종북주사파의 대한민국 붕괴시나리오인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천박하고 편협한 인식”이라며 대통령실의 해명을 촉구했다. 오는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또 ‘대만발 괴소포’ 사태와 관련해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관련 정부 부처와 안보당국의 긴밀한 대처가 아쉽다. 생화학 테러 우려까지 번지며 국민이 배달된 소포를 보며 불안에 떨고 있을 때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썼다. 반면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외국에서의 사이버 해킹 및 첨단기술 탈취 등 보안 범죄 영역이 확장된 가운데, 우리나라는 전 정권(문재인 정권) 당시 수사력을 약화시키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2020년 졸속으로 통과시키며 공포감과 불안감을 키웠다”며 최근 급증한 텔레그램 메신저 해킹 피해와 괴소포 사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지난해 대통령 관저 선정 후보지를 풍수지리 전문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대 겸임 교수가 둘러본 정황을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2일 “중대한 국정 사안을 풍수지리가의 조언을 들어 결정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대통령실의 해명을 촉구했고,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부도 백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외 오는 2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는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여야는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 등을 두고 맞선다. 국민의힘은 수해의 원인을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등 때문이라며 이를 또 다른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집중 호우로 인한 수해 책임을 전 정권에 돌리기 위한 ‘정치 감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같은 날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도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두고 양측의 공방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 “비자 나오면 도망”…노총각 국제결혼 실태 [김유민의 돋보기]

    “비자 나오면 도망”…노총각 국제결혼 실태 [김유민의 돋보기]

    2010년대 이후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하는 여성의 국적은 베트남이 중국을 넘어 거의 매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농촌 총각 결혼시키기’ 사업의 일환으로 국제결혼이 장려됐고, 2006년부터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총각 혼인 사업 지원 조례’ 등을 제정해 국제결혼을 하면 1인당 수백만원을 주는 등의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2020년 여성가족부가 국제결혼 중개업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제결혼 커플의 만남부터 결혼식까지 소요된 기간은 5.7일에 불과했다. 한국인 배우자가 낸 결혼 중개 수수료는 평균 1372만원에 달했지만, 외국인 배우자가 낸 수수료는 69만원에 그쳤다. 한국인 배우자의 연령은 40~50대(81.9%)가 대부분이었지만 외국인 배우자는 20대(79.5%)가 가장 많았다. 정말 사랑해서 맺어진 경우도 있지만, 나이 차이가 많게는 30살 넘게 나는 신부가 베트남 친정에 매달 25만~30만원씩 보내는 조건으로 농촌에 오는 사실상 매매혼이 많다 보니 결혼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가 국적 취득 후 사라지는 여성들이 많다고 경험자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에도 온라인상에는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노총각 신세에서 벗어났지만 3개월 만에 아내가 집을 나갔다’라는 내용의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 베트남 신부와 딱 일주일 살았다는 A씨는 국제결혼피해센터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에서 “돈은 돈대로 쓰고 호적만 지저분해졌다. 수소문해보니 베트남 남자와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다더라. 이혼 절차 좀 도와달라는 연락이 왔다”라며 “들어보니 국제결혼한 신부들 대부분이 한 달 안에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다. 베트남에서 한국 총각은 호구 중에 호구라고 한다. 제도 개선을 해야 불법체류 신부 양산을 멈출 수 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해 국제결혼피해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300건에 달했다.이혼해도 영주권 신청 가능해불법브로커와 짜고 ‘결혼사기’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들은 결혼이민(F-6) 비자를 받게 된다. 취업 활동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2년 이상 국내에 체류하면 영주권(F-5)으로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외국인 여성은 이혼했더라도 영주권에 도전할 수 있다.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뒤 이혼하고 베트남 남성과 재혼하면 이 남성도 우리나라 국적을 가질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혼인신고는 3319건 중 초혼은 2250건, 재혼은 1069건이었다. 반대로 같은 해 한국 여성과 베트남 남성 혼인 건수는 586건으로, 이 중 재혼은 약 95%인 556건이었다. 초혼은 고작 30건에 불과했다. 국제결혼 주선업체를 통해 결혼한 20대 베트남 신부가 입국 한 달 만에 가출하자 혼인무효소송을 낸 40대 한국인 남편은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지난해 2월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언어장벽이나 문화적인 부적응, 기대와 현실 사이 괴리감으로 인해 여성이 결혼생활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혼인은 무효’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혼인이 무효라고 판단한 항소심에 따르면 베트남 신부는 혼인생활을 시작한 이후 부부관계를 한 차례도 하지 않았고, 외국인 등록증과 여권을 챙겨 집을 나갔다.실제 피해를 입은 경우도 많지만 일부는 이혼을 위해 브로커와 짜고 가정생활을 전혀 하지 않고 남편의 욕을 녹음, 가정폭력으로 신고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정폭력으로 이혼하게 되면 귀책사유는 남편에게 있어서 2년만 지나면 새로 외국인과 재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 남자는 다시 국제결혼을 하려면 5년을 더 보내야 한다. 이 때문에 이혼한 귀화 외국인이 외국인과 재혼할 때 최소 5년 이상 제한 기간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과 함께 대표적인 결혼이민자 유입국으로 꼽혔던 대만은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상업성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매매혼의 폐해를 줄이고자 했다. 대만은 2007년 12월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 상업적 성격의 국제결혼 중개업을 제한하고 비영리 사단법인 등의 국제결혼 중개만 허용하는 정책을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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