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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두발·복장 자율화 사회공감대 필요하다

    이르면 새해 1학기부터 서울시의 중·고등학교에서 두발 및 복장 지도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어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체벌금지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강압적인 두발·복장 지도에 대해서는 마냥 기다리지 않고 (학생인권)조례 제정 전이라도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의 언급은 내년에 만들 학생인권조례 전이라도 두발·복장을 자율화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서울시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체벌금지 조치가 전면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복장 자율화가 아닌 복장 규제에 대해 일정부분 자율성을 준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지만, 두발이나 복장 지도 관행이 사라질 경우에도 부작용은 충분히 예상된다. 명분으로만 보면 자율화나 규제 폐지만큼 좋고 바람직한 것도 없다. 그러나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태에서 자율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한 정책의 실패를 그동안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해왔다. 두발·복장 자율화든, 지도 관행 철폐든 부작용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요즘 통제하기 힘든 중·고등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발 및 복장이 사실상 자율화된다면 이들의 탈선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체벌금지 조치로 교사들이 학생들을 통제하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체벌을 할 수 없으니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들도 종전보다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어제 발표한 서울지역 교사 508명을 상대로 체벌금지 조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는 ‘체벌금지 이후 학생들이 지도에 잘 따르지 않거나 거부하는 경향이 심해졌다’고 답변했다. 또 ‘체벌금지 시행, 학생인권조례 추진으로 학습권 침해, 교실 붕괴, 교권 추락 현상이 나타난다는 우려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9%가 동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대안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벌금지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지 않아도 체벌금지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은 상태에서 두발·복장 지도에 손을 놓는다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자율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 [지방행정의 달인] 실무 공무원 사기 북돋고 지자체 경쟁력 높였다

    [지방행정의 달인] 실무 공무원 사기 북돋고 지자체 경쟁력 높였다

    ‘지방행정 분야, 내로라하는 1인자를 찾습니다.’ 지난 8월 24일 한여름 열기와 함께 ‘지방행정의 달인’ 공모는 시작됐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반응이 뜨거웠다. 공고 포스터가 게재되자마자 행안부와 서울신문으로 문의가 쏟아졌다. 그간 중앙 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지방 하위직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업적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두 차례에 걸쳐 권역별 설명회를 열어 달인의 개념을 설명했다. 달인은 행정, 시설환경, 보건위생, 세정, 공간개선, 문화예술 등 9개 각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으뜸이어야 했다. 특히 일반직은 물론 기능직과 무기계약직, 청원경찰 등 다양한 직렬의 실무 공무원들에게 참여의 길을 활짝 열어놨다. 기초 지자체인 시·군·구, 광역 지자체인 시·도 등 두 단계로 예비심사를 거쳐 331명이 추천됐다. 개인별 실적 발표회를 연 광역 지자체도 있었다. 뜨거운 호응만큼 검증과정은 엄격하고 철저했다. 차원이 다른 업무숙련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직무능력을 탁월하게 발휘해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무원을 뽑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본선은 무려 네 단계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 먼저 개인실적서 심사로 95명이 가려졌다. 이후 심사위원들이 직접 현지실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검증했다. 세 번째로 후보자 면접을 통해 37명이 선발됐다. 본심사에 앞서 심사위원들은 직접 발품을 들여가며 현장에서 실적을 대조하고 주변 관계자들의 의견까지 꼼꼼히 청취했다.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행여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는지도 확인했다. 실적 포장이나 지자체의 밀어주기식 추천을 걸러내기 위해서였다. 마지막으로 최종 본심사에선 한층 세밀하게 후보자를 들여다봤다. 후보자가 동영상 등 화상자료를 통해 5분 동안 자신의 실적을 발표한 뒤엔 심사위원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일부 후보자는 날카로운 질문에 쩔쩔매기도 했다. 분야별 발표와 질문이 끝난 뒤에는 심사위원단의 치열한 토론 끝에 만장일치 방식으로 달인을 선정했다. 하지만 이틀에 걸친 심사가 끝난 뒤에도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들은 자료를 검증해보고, 일부 미진한 부분은 재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이원종(전 충북도지사) 심사위원장을 필두로 이종배 행안부 차관보, 박재범 서울신문 편집주필, 이종수 연세대 교수 등 공무원, 전문가, 언론사 관계자 19명으로 구성돼 공정성을 기했다. 올해 처음 선발된 ‘지방행정의 달인’은 상대적 소외감에 시달려 온 하위직 지방공무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고 지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무원들에게 자기 분야의 달인이 되려는 동기 부여와 함께 조직 전반에 일하고 공부하는 활력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달인에 응모했던 한 후보자는 “30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내 일에 대해 발표하는 자체가 영광이고 국민에게 봉사해온 인생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 국민에게 전문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이 현장 곳곳에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는 것도 빠질 수 없는 효과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로이터 “北 지역적 위기 가장 높다”

    로이터 “北 지역적 위기 가장 높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 등으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를 바라보는 외신들의 시각이 심상치 않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북한 문제의 심각성이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보다 높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진을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했다. ●“北 내적 붕괴 가능성”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2011년 국제정치적 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10가지 요인’을 선정하면서 북한을 지역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았다. 로이터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무력시위를 통해 후계자 김정은의 입지를 강화하려 하면서 남북한 간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올해보다 내년에 지역적 위기 가능성이 더 높다.”고 관측했다. 특히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면서 핵 위상이 강화돼 국제적인 협상력이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직접적인 전쟁보다는 북한의 내적 붕괴 가능성이 더 높으며 어느 경우든 대규모 인적, 물적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는 이 밖에 미국과 중국의 경제·군사적 갈등,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독재정권의 후계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국가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 등을 잠재적 위기 요인으로 제시했다. ●올해의 사진에 ‘한반도’ 4장 포함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이집트 등 신흥국의 9개 언론사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국제뉴스를 소개하면서 이 가운데 한반도 위기를 포함시켰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의 주요 순간과 뉴스 사진’을 월별로 소개하면서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직후 연기에 휩싸인 연평도 사진을 ‘올해의 사진’으로 꼽았다. 사진 목록에는 연평도 사진을 비롯해 지난 8일 여야 의원들이 예산안 처리를 놓고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기념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개를 돌려 김정은을 바라보는 모습, 7월 21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장면 등 총 4장의 한반도 관련 사진이 포함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머독, 英언론 ‘공공의 적’ 되나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이 영국 언론에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뉴스코프의 위성방송 스카이채널(BSkyB) 인수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신문과 방송은 연일 “최대 위성방송인 스카이채널을 머독이 인수하는 것은 언론의 다양성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호아퀸 알무니아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겸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21일(현지시간) “뉴스코프의 인수가 언론 경쟁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신하며, 구체적인 문제는 영국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카이채널 주식 39%를 소유한 머독은 최근 스카이채널의 나머지 주식 61%를 곧 인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맞서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가디언, 데일리미러 등의 신문 매체와 공영방송 BBC, 채널 4 등은 “심각한 언론 독점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와 EU 조사를 촉구해왔다. 이에 BBC방송, 가디언 등은 “EU 집행위원회가 머독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영국 언론들은 뉴스코프가 이미 영국에서 대중지 더 선을 비롯, 더 타임스, 뉴스오브더월드, 선데이타임스 등을 소유하고 있는 터에 전체 유료 TV 가입자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스카이채널까지 소유할 경우 급격한 정보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언론사 간 논란이 심화되자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을 통해 전반적인 시장 조사와 영향 평가, 공익성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를 지시한 빈스 케이블 기업부 장관이 뉴스코프의 인수를 강력히 반대했던 사실이 21일 공개되면서 논란이 뒤엉키고 있다. 뉴스코프 측은 “놀랍고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정부가 공정하고 정당한 절차를 밟을지 의심스럽다.”고 역공에 나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美, 어산지 처벌 어려울 듯

    영국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미국의 사법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외교전문을 폭로한 어산지에게 간첩법 등의 미국법을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이 같은 정보 공개자를 처벌한 전례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RS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련 법이 기밀정보를 외국 간첩에게 넘긴 사람이나 간첩을 처벌하는 데 주로 적용됐다면서 어산지에 대한 사법처리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특히 CRS는 “정부 고용인의 무단 기밀 폭로를 통해 정보를 획득한 사람이 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형사법 전문가들도 지난 16일 의회 청문회에서 1917년 제정된 간첩법은 고전적인 간첩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번 같은 디지털 시대의 폭로 행위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영국 동부 베클스에 머무르고 있는 어산지도 17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CRS 보고서 내용을 거론하면서 “우리가 위법 혐의를 받는다면 폭로 내용을 게재한 뉴욕타임스 등 언론사들도 같은 혐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잇따라 몇몇 언론들과 인터뷰를 한 어산지는 “나를 포함한 위키리크스 관계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위키리크스는 탄탄한 기구이며, 앞으로도 폭로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자, 마스터 카드 등에 이어 미국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 18일 위키리크스에 대한 송금 등의 금융거래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어산지는 “새로운 종류의 비즈니스 매카시즘”이라고 비난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긴축재정 때문에…

    긴축 재정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어 유럽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올해 마지막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16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어서 항의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 위기의 근원지로 꼽히는 그리스에서는 의회가 추가 긴축안을 통과시키자 양대 노총이 다음 날인 15일(현지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긴축 재정에 항의하는 총파업은 올 들어 이번이 7번째다. 항공, 철도, 항만 등이 마비됐고, 버스와 택시 운전기사들이 부분 파업 형태로 동참하면서 아테네는 교통 지옥을 경험했다. 언론사도 24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총파업이 과격 시위로 변질되면서 아테네 도심은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 추산 2만 3000명이 거리로 나온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차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을 던졌다. 검은 마스크와 스키 고글을 쓴 학생 수백명이 시위에 동참해 보도블록 등을 부수기도 했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경찰 23명을 포함해 최소 28명이 다쳤다. 특히 전직 장관 1명이 시위대에게 구타를 당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다른 도시에서도 2만 7000명가량이 거리 행진을 벌이는 등 항의 시위에 힘을 보탰다. 대중교통 노조원의 파업은 1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이날 300여명이 인간 띠를 만들어 회의가 열리는 EU 건물을 둘러싼 채 긴축 재정에 항의했다. 시위를 주도한 클로드 로랭은 “긴축 재정은 이번 위기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 아닌 희생자들을 때리고 있을 뿐”이라고 따졌다. 이탈리아의 경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신임 투표에서 기사회생하자 그동안 간간이 벌어지던 긴축 재정 반대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루카시오 카르텔라노(69)는 “내 손자들을 위해 이곳에 나와 있다.”며 이탈리아의 미래를 걱정했다. 앞서 영국 연립정부의 대학교 학비 삭감에 반대하는 대규모 학생 시위가 런던에서 일어난 바 있다. 런던 경찰은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또 벌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뿔난 정상들 “美 내정간섭 STOP”

    내부고발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 전문에 담긴 원색적인 비아냥과 폄하에 마음이 상한 각국 정상들이 꾹꾹 눌러왔던 불편한 심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미 행정부가 점점 궁지로 몰리는 양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9일(현지시간)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알파 독(우두머리)’으로 미 전문에 표현된 데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 외교가 확실한 정보에 근거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은 뒤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다면 왜 줄리언 어산지를 감옥에 숨겨두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뜻을 담은 러시아 속담을 들어가며 미 행정부를 힐난했다. 피용 프랑스 총리는 “(위키리크스가) 훔친 정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미국의 조언은 필요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프랑스가 러시아에 군함 수출을 반대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도 어산지 옹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어산지를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어산지를 탓할 게 아니라 그런 문건을 만든 사람들을 처벌해야 한다.”며 어산지의 체포와 구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 외교 문서에서 무능하다고 언급됐던 케빈 러드 전 총리도 이번 사태의 책임은 어산지가 아닌 미국에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언론들도 미국 정부 비판에 가세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위키리크스의 외교 전문 공개에 대응하는 방식은 제국주의적인 교만과 위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독일 주간 베를리너 차이퉁, 프랑스 일간 피가로 등 유럽 언론의 미국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전했다. 전날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 결제 서비스를 중단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를 공격했던 어산지의 지지자들은 사이버 전쟁을 이어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사이버 공격을 주도한 해킹그룹 ‘익명’은 새로운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 목적은 간단하다. 그 어떤 기업, 정부로부터 인터넷상의 자유를 지켜내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주도 세력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에서 해킹에 연루된 16세 용의자가 체포됐다. ●문건공개 타깃 다국적 대기업까지 확장 어산지의 고국인 호주에서는 시민단체 ‘겟업(GetUp)’이 인터넷 서명 운동을 시작했고 야당 의원을 포함한 또다른 지지자들은 이날 시드니 시내에서 집회를 가졌다. 한편 위키리크스 문건 공개의 타깃이 다국적 대기업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양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세계적인 제약회사 화이자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새로운 항생제로 아이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하자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담당 검사 뒤를 캔 뒤 언론사에 제보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날 세계 2위의 석유 기업인 로열더치셸이 나이지리아 정부에 직원을 심어 정보를 수집하고 미국 대사관도 로열더치 셸과 정보를 교환해 왔다고 폭로한 바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권력 앞 독야청청했던 리영희의 삶과 글

    권력 앞 독야청청했던 리영희의 삶과 글

    기자로서 펜을 빼앗겼지만, 그럴수록 진실을 토하는 사자후는 더욱 커져갔던 참언론인이었고, 강단 바깥으로 내쳐짐으로써 비로소 만인의 스승이 될 수 있었던 이였다. 야만과 광기가 몰아치던 시대의 한 줄기 등불 역할을 했던 이였다. 불이면서 또한 얼음이었고, 엄혹한 시절 많은 이들의 전위면서 또한 후방이었던 이였다. 무릇 평전이라는 것이 흔히 빠지는 오류가 ‘주례사식 찬사’다. 하지만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이 쓴 ‘리영희 평전’(책보세 펴냄)은 이러한 것들과 본질적으로 궤를 달리한다. 리영희라는 인물 자체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의 삶에서 흠결을 찾아내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엄혹한 시절이었기에, 오히려 조금만 타협했다면 남부럽지 않은 권력과 부를 누리는 삶도 가능했겠지만 그는 언론사와 대학에서 네 차례나 내쫓기는 삶을 회피하지 않았다. 또한 세계사적인 대변화의 시기, 외로운 섬처럼 고립된 한국사회의 미숙한 이성들에게 명징한 시대정신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펜을 앞세운 이성의 목소리는 물론 투쟁의 거리와 감옥도 그는 기꺼이 마주했다. 1989년 한국기자협회보에 남긴 그의 글은 당시에나 지금이나 후배 기자들의 얼굴을 새삼 홧홧거리게 만든다. ‘내게 신문지는 있어도 신문은 없었다. 신문지의 소식들은 하나같이 권력을 두둔하는 낡은 내용, 권력에 아부하는 구린내 나는 내용’이라면서 ‘그따위 신문종이를 만들어내는 신문인들이 감히 언론인을 참칭할 때 나는 그들을 언롱인(言弄人)이라는 호칭으로 경멸해 왔다.’고 호되게 질타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다. ‘모든 정부의 결정, 정책, 행동을 국가의 이름으로 대치해 놓고 그런 것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반박하는 것이 애국심이라고 직결해 버리는 사고방식이 과연 애국심이겠는가를 생각해 본다.’ 1970년 리영희 명예교수가 언론계를 향해 토해낸 사자후는 40년이 지난 지금의 기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초강대국과 굴욕적인 외교 협상을 맺어도, 진실 찾기는 애써 외면한 채 그저 정부의 발표 중심으로 판단하고 그것을 국익으로 생각하는 기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것이 리영희의 모습 전부는 아니다. 차가운 이성의 소유자인 듯싶은 이미지로 비쳐지지만 기자 시절 동료들과 놀러 가서 배갈을 잔뜩 마시고 보트를 타려다 물에 빠지거나 코트를 잃어버리고 돌아온 이야기며, 백범 김구의 암살범 안두희를 테러했던 생면부지의 의혈청년을 불러 저녁밥과 술을 사주며 의기를 칭찬했다는 일화 등은 그의 인간적 면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리영희의 정신을 일찌감치 몸으로 받아 실천한 후배 언론인이자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인물의 현재적 의미를 되살려내는 평전 작업에 매진해 오고 있는 김삼웅이기에 명쾌하고 엄정한 펜끝은 절로 리영희를 닮았다. 지난 8월 27일. 1시간 30분에 걸쳐 생애 마지막 인터뷰를 가진 것을 포함해 모두 150시간에 이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자서전 ‘역정’, ‘대화’ 등 그의 십수권에 이르는 저서를 모두 아울렀고, 그동안 리영희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남긴 짧고 긴 글을 모두 모아 정리했다. 김삼웅은 리영희의 81세 생일이자 병세가 완연했던 지난 2일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을 찾아 책을 바쳤다. 김삼웅은 “평전을 쓰면서 솔직히 후회했다. 그의 청렬한 생애와 넓고 깊은 사유·지식의 세계를 가늠하는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리영희에 대한 김삼웅의 존경심이 뚝뚝 묻어난다. 하지만 필체는 이성을 가뜩 갖춘 ‘리영희체’다. 2만 8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해를 넘기면 안되는 두가지 과학기술 이슈/김상선 연구개발인력교육원 원장

    [열린세상] 해를 넘기면 안되는 두가지 과학기술 이슈/김상선 연구개발인력교육원 원장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각 언론사와 단체에서 금년도 주요 뉴스를 선정한다.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큰 뉴스를 뽑으라면 주저없이 두 가지를 뽑을 것 같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상설화와 국제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 추진이다. 한해를 차분히 정리해야 하는 이 시기에 과학기술계가 모여서 지역별 토론회를 열고, 서명 운동을 하고, 국회를 방문하는 등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날을 보내는 이유도 바로 이 두 이슈 때문이다. 평소 단체행동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과학기술계이고 보면 최근 움직임은 이 이슈가 얼마나 절박하고 중요한지를 잘 말해주는 듯하다. 두 가지 이슈의 공통점은 국회 입법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현 정권 임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이고 보면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과학기술계의 우려에 공감하면서 몇 가지 점을 짚어 본다. 국과위 상설화는 그동안 과학기술계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온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를 바로 세우기 위한 방안이다. 현재 비상설 자문기구인 국과위를 대통령 소속 상설 행정위원회로 바꾸고 전체 연구개발예산의 75%를 배분·조정하도록 함으로써 각 부처에 분산된 국가연구개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당초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기로 발표되었으나 위헌 소지 때문에 장관급이 맡는 것으로 조정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장관급으로 조정되긴 했지만, 최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대통령이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생기면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하려고 했는데 위헌 소지가 있어서 하지 않기로 했다. 누가 위원장이 되더라도 내가 직접 관심가지고 챙겨보겠다.”고 한 말씀을 보면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함을 나타내 주고 있다. 이번 정부안에 대하여 일부 우려가 있다. 장관급 위원장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정권 후반기로서 시기적으로는 적절한가, 차라리 이전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은가, 기획재정부와의 관계는 적정한가, 국과위의 업무 범위는 충분한가 등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과학기술계는 앞으로 3년을 지금과 같이 컨트롤 타워 부재 속에서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 정권에서 과학기술 행정체제가 바뀐다 하여도 국가 과학기술 관련 업무를 한 부처로 모으기 전에는 여전히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기회를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두번째 이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이다. 2015년까지 200만㎡의 터에 3조 5000억원을 투자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서,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대형연구 및 분석장치인 중이온 가속기 설치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발전 전략을 모방 추격형에서 창조적 혁신주도형으로 전환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시작된 사업이다. 불행하게도 정치와는 한참 거리가 먼 이 사업이 세종시 논란과 맞물려 정치 쟁점화하면서 지난 2년 동안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 특별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지금까지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법안 내용에 반드시 입지를 명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지만 만약 금년 내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이에 따른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면, 이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시간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먼저 사업이 굴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과학기술 때문에 가능했듯이 미래는 결국 과학기술에 달려 있음을 생각할 때, 국과위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이슈는 과학기술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 문제이기도 하다. 지역과 부처 및 정당의 이해를 넘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 과학기술을 통한 선진 한국을 뒷받침하고 많은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배출되는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어느 분의 제안처럼 국과위(국가! 과학기술을! 위하여!)를 건배사로 외쳐보면서 금년 내에 국회에서 관련법안이 통과되기를 염원해 본다.
  • “위키리크스는 언론자유의 새 프레임”…어산지의 辨

    “위키리크스는 언론자유의 새 프레임”…어산지의 辨

    지난 7일 영국 경찰에 체포된 내부 고발 전문 사이트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39)가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의 8일 자 기고문을 통해 입을 열었다. 미국 정부와 위키리크스의 대립에 대해 언론을 탄압하는 정부와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의 충돌로 규정하며 위키리크스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위키리크스를 ‘과학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저널리즘을 만들어낸 언론사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면서 “민주사회는 강력한 언론을 필요로 하고 위키리크스는 그런 언론 가운데 하나다. 진실 공개만이 정직한 정부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산지는 기고문의 시작과 끝에 모두 언론 자유에 관한 역사적 사례를 인용하며 ‘언론 자유’라는 ‘프레임’을 내세웠다. 서두에서는 다국적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젊은 시절 썼던 “진실과 비밀이 경주를 할 때 진실이 항상 이긴다는 점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글을 소개했다. 기고문 말미는 1971년 베트남전 1급 기밀문서인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한 뉴욕타임스의 보도 권리를 인정한 연방대법원 판결문을 인용했다. 더 나아가 어산지는 “위키리크스뿐 아니라 가디언, 뉴욕타임스, 슈피겔, 르몽드 등 신문들도 미국 외교 전문을 함께 공개했는데 위키리크스만 홀로 미국 정부와 그 시종들로부터 가장 악랄한 공격과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그것은 위키리크스가 역사도 짧고 규모도 작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호주)는 약자”라면서 “줄리아 길라드 행정부는 진실을 알리는 사람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어산지는 최근 폭로한 미 외교 전문을 근거로 스웨덴과 미국의 관계는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밀접하다고 밝혀 양국 정부 간 모종의 협의가 있음을 암시했다. 호주 정부도 이날 어산지를 감싸고 나섰다. 캐빈 러드 호주 외무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미국 외교전문 불법누출에 대한 책임이 없다.”면서 “미국인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어산지가 영국 경찰에 구금된 뒤로 지난 몇 달 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그의 동선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언론인클럽인 프런트라인클럽 설립자 본 스미스는 “어산지는 지난 몇 개월 동안 해외 일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프런트라인클럽에 본거지를 두고 활동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어산지가 시도한 보석 신청이 기각되면서 향후 그의 신병이 어떻게 처리될지도 세계적 관심거리다.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7일 오후 어산지를 출석시킨 가운데 첫 심리를 벌인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그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어산지는 다음 심리 기일인 오는 14일까지 구금된 상태에서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게 된다. 심리 과정에서 어산지가 법적인 권리를 포기하거나 판사가 체포영장에 적시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할 경우 어산지의 신병은 스웨덴으로 인도된다. 하지만 어산지가 누명을 주장하고 있어 송환 결정까지는 최소한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어산지 측은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리영희 명예교수 타계] 한국 현대 지성사의 큰 별 떨어지다

    [리영희 명예교수 타계] 한국 현대 지성사의 큰 별 떨어지다

    대표적인 지식인이자 양심적 언론인, 언론학자였던 한국 현대 지성사의 큰 별이 떨어졌다. 최근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에서 지병인 간경화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오던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5일 0시 40분 숨을 거뒀다. 그는 2000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병세가 호전되자 2005년 대담집 ‘대화’를 출간하고, 지난해 “한국 사회가 파시즘 시대의 초기로 회귀하고 있다.”고 사자후를 토하는 등 지성인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병세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투병중에도 지성인 역할 게을리 안 해 리 명예교수의 삶은 한국 현대사 그 자체였다. 1929년 평북 삭주군 대관면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뒤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입대해 1957년 육군 소령으로 예편했다. 육군 통역장교로 복무하던 7년 내내 ‘미국이 불하한 외국 군대의 군복을 마다하고 작업복을 고집’했던 것은 그의 타협 없는 원칙을 엿보게 하는 하나의 일화였다. 공적인 자리에서 국가와 민족에 복무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이후 언론인이자 지식인으로서 사상을 벼리고, 시대정신을 일깨우는 작업에 한 치의 게으름도 없었다. 1957년 ‘합동통신’에 입사해 외신부 기자로 일하며 언론에 첫발을 내디뎠다. 1964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처음 구속됐고, 1969년 ‘조선일보’에서 베트남 전쟁 파병 비판 기사를 썼다가 해직됐다. 1971년 군부독재 반대 지식인 선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합동통신에서 또다시 해직됐다. 1972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로 옮겨 언론학자가 된다. 삶의 방법은 바뀔지라도 길이 바뀔 수는 없었다. 해직과 복직이 반복됐다. 1976년 한양대 조교수로 재직 중 해직됐고, 1980년 3월 복직했으나 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 조종자로 분류되며 같은 해 다시 해직된 뒤 1984년에야 복직됐다. 언론사와 대학에서 각각 두 차례의 해직, 반공법·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10여 차례에 걸친 구속·감금 등의 경력은 그의 빛나는 이성과 냉철한 지성이 어떻게 실천됐는지 보여 주는 작은 장치였다. ●살아 있는 고전(古典) 된 숱한 명저들 1980년 리 명예교수가 신군부에 의해 구속됐을 때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그를 ‘메트르 드 팡세’(사상의 은사)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를 은사 삼은 제자들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시대가 엄혹할수록, 우상과 반이성의 광풍이 휘몰아칠수록 그를 사숙(私淑)하고자 하는 이들은 세대와 지역, 계층을 떠나 그를 ‘몽롱한 의식에 끼얹어진 찬물 한 바가지’로 읽고자 했다. 유신정권이 절정이던 1974년 리 명예교수는 인류사적·사회사적·외교사적인 냉철한 접근을 통해 반공·냉전·극우 논리가 판치는 기존 논리에 대해 새로운 사고를 제시했다. 시대의 고전이 된 ‘전환시대의 논리’는 특히 베트남 전쟁에 대한 시각 자체를 바꿨음은 물론이다. 1977년에는 역시 당시 금기의 국가였던 중국을 다룬 ‘8억인과의 대화’를, 한국 사회의 반이성적인 반공 극우 이데올로기를 혁파한 ‘우상과 이성’을 펴냈다. 이후에도 ‘분단을 넘어서’(1984), ‘역설의 변증’(1987), ‘자유인, 자유인’(1990),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1994), ‘스핑크스의 코’(1998), ‘반세기의 신화’(1999), 대담집 ‘대화’(2005) 등 숱한 저작을 남겼다. 홍세화(63)씨는 “(리영희를 통해) 삶의 중요한 변곡점을 얻었다.”고 자신의 삶에 끼친 영향에 대해 말했고, 고병권(39) 사회학 박사는 “리영희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자이기 이전에 각성을 전달하는 교육자였다.”고 높이 평했다. ●“나는 언론인 70, 교수 30이오” 리 명예교수는 경력으로 치면 대학에서 20여년, 언론사에서 14년을 지냈다. 하지만 평소 자신의 정체성을 일컬어 ‘언론인 70, 교수 30’이라고 자평했다. ‘리영희 평전’의 출간을 앞두고 최근까지 리 명예교수를 만나곤 했던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리 선생이 제일 안타까워한 것은 남북문제와 언론의 타락상이었다.”면서 “그는 최근 신문이 방송으로 나서는 것을 두고 ‘보수 언론과 이명박 권력이 화간하는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리 명예교수는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이자 실천가였지만, 자신의 바람대로 언론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언론자유상과 늦봄통일공로상, 만해실천상, 한국기자협회 제1회 ‘기자의 혼’상, 한겨레통일문화재단상 등은 그를 삶의 귀감으로 삼고자 하는 언론계 후배들이 바친 헌사이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윤영자씨와 아들 건일·건석씨, 딸 미정씨가 있다.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임재경 전 한겨레 부사장, 고은 시인으로 결정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 나라 두 대통령’ 코트디부아르 혼돈

    ‘한 나라 두 대통령’ 코트디부아르 혼돈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가 2명의 대선 후보가 나란히 대통령 취임선서를 강행하면서 극도의 혼란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최고법률기구인 헌법위원회와 군부의 지지를 받은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 4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식을 갖자 몇 시간 뒤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야당 공화당(RDR)의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도 취임선서를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와타라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폭력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지난 2일 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치러진 결선투표 결과, 와타라 전 총리는 54.1%를 득표해 45.9%를 얻은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최종 승인하는 헌법위원회는 선관위의 발표가 헌법에 규정된 시한을 하루 넘겼다며 이를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개표 결과는 당초 1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선관위가 “개표 과정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발표 시점을 미루면서 부정선거 의혹 등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그바그보 대통령 측도 “부정 투표가 의심되며 최소 4곳의 투표 결과는 무효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들의 ‘겹치기 취임식’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코트디부아르에는 지난 2002년 내란에 버금가는 위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군은 2일 영해 및 영공을 무기한 봉쇄했다. 일부 외국 언론사들의 뉴스 송출도 차단돼 정황 파악이 어려워졌다. 아비장 북부 포트 부엣 지구에서 4일 밤 심한 총성이 울렸다는 주민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또 반군 ‘신세력’이 장악한 북부 일부 지역에서도 와타라 전 총리 지지자들의 시위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력’ 출신인 길로메 소로 총리는 와타라 전 총리를 지지하며 전격 사임을 발표, 최악의 경우 남북 간 내전 재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와타라 후보가 정당한 승자이며, 그의 승리가 인정돼야 한다.”고 선관위 발표에 승복할 것을 촉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베일에 가려진 심사위원단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사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기본 구상을 이미 마련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체 함구하고 있다. 1000명이 넘는 심사위원 후보군 명단을 일단 작성한 다음 예비 사업자와의 연관성 등을 따져 후보군을 좁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신청서를 제출한) 언론사에 칼럼 기고를 한 사람도 심사위원에서 배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10~15명 규모로 추정된다. 언론, 방송, 법률, 회계, 세무, 기술, 시민단체 등 분야별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심사는 수학능력시험 출제 때처럼 철통 보안 속에 합숙하며 이뤄진다. 방통위는 합숙 심사가 시작되는 당일 아침, 심사위원 후보자에게 알려 수락하면 바로 합숙 장소로 이동시킬 방침이다. 심사 기간은 일주일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간 동안 외부와의 접촉은 일절 차단된다. 휴대전화도 반납해야 한다. 심사위가 신청 법인 및 최대주주 관계자를 직접 불러 사업 계획서 내용을 질의하는 청문 심사도 있을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민간인 사찰 사건과 이슈의 주기/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민간인 사찰 사건과 이슈의 주기/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저널리즘 용어 중에 ‘허드(herd) 저널리즘’, ‘팩(pack)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있다. 기자들이 무리를 지어 하나의 사건을 쫓아다니는 현상을 비판하면서, 언론이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반영해야 하는 의무를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범람’으로 부를 수 있는 최근의 매체상황에서는 반드시 나쁜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지금에는 오히려 수용자들이 너무 파편화·세분화되어 있어 공통적으로 중요한 화제가 잘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집중과 분산의 문제는 달라진 세태에서는 양적 정도의 수준에서 적절한 안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엄청나게 빨라 언론사 스스로도 제어하기 어려운 이슈의 주기인 듯하다. 이번 한 주간에 벌어진 여러 사건과 이를 다룬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들은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서울신문은 23일 화요일자 8면에 그간 재수사 문제가 여야 간에 첨예한 쟁점이었던 민간인 사찰 건을 실었다. 전날에 있었던 증거인멸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선고공판 결과에 발맞춰 8면이었지만 면 전체를 거의 할애했고, 1면에도 일부가 실린 매우 비중 높은 기사였다. 인터넷 포털의 기사 소개에서는 ‘단독 보도’라는 띠도 붙였다. 전날의 톱이 북한의 원심분리기 기사였고, 그날의 톱이 김태영 국방장관의 전술 핵 재배치 언급이었으므로 1면 톱이 못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보였다. 또 다음 날에는 휴전 이후 최악의 군사도발이라는 연평도 피폭 사건이 있었음에도 사설까지 실린 것으로 보면, 서울신문은 이 일을 나름대로 크게 다루려고 했던 것에 틀림없다. “검찰이 재수사를 거부하면 특검이나 국정조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다소 결연하게 끝맺은 사설로 보아도 그러하다. 사실 이 일은 검찰이 증거로 제출하고 서울신문이 사진 이미지로 공개한 원충연의 ‘포켓수첩’만으로도 충격적인 일이다(원충연은 이미 이 일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메모에는 같은 집권당 소속인 서울시장의 대선 동향을 비롯해 방송사, 노조 간부, 정보기관의 관계자 등을 사찰한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아무리 단순 정보수집이라고 독단(獨斷)해도,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독자적으로 벌인 일이라 강변해도 일반인들에게조차 그렇게 비춰질 리 없고, 이를 야당이 문제 삼지 않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인권위원회에서 벌어진 상임위원의 줄사퇴까지 연상시키는 이 정부의 고질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찰이야말로 인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그런데 이 일은 북한의 포격 건으로 아주 쉽게 잊힐 것 같은 태세다. 물론 지난 천안함 사건에 이어 민간인이 포함된 전상자까지 낸 연평도 사건이 객관적 중요도에서 더 큰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민간인 사찰 사건도 그런 이슈의 변화 주기에 묶여 쉽게 잊혀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도대체 왜 이 건이 여야의 쟁점이 되는가.”, “정말 이 건이 각종 국정 현안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중요한가.”에 대해 유효 공중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사건인 것이다. 이슈의 빠른 주기는 새것을 추구하면서 오랜 것을 빨리 버리려 하는 뉴스매체와 현대사회의 숙명과도 같은 문제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마치 양철 판처럼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가라앉는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 역시 이런 흥분 속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이슈를 조작하려 하는 세력들 또한 암약한다. 터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도 전에 또 다른 문제를 터뜨림으로써 앞 문제의 대중적 시야를 가리자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의도가 빤히 보이는 조작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 알몸으로 女동료방 갔다 150억 받은男… 뭔일?

    알몸으로 자다가 동료 여성의 침실에 들어갔던 한 남성이 150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는 “알몸 소동을 언론에 알린 전 직장을 고소한 한 남성이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에서 배심원으로 활동 중인 도널 킨셀라는 최근 몽유병 때문에 동료 여성의 침실에 벌거벗고 들어가는 해프닝을 일으켰었다. 아프리카로 회사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킨셀라는 자신의 전 직장인 켄메어 리소스에서 한 언론사에 ‘이번 해프닝은 몽유병의 결과가 아닌 성적인 이유 때문’임을 시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을 알게 됐고,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드 발레라 판사는 판결 동안 킨셀라에게 “내가 실수했다면 말해라. 하지만, 당신은 900만 파운드의 손해배상금과 100만 파운드의 가중 보상금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고 이 남성의 손을 들어줬다. 킨셀라는 “이번 사건의 결과에 만족한다. 나는 무죄를 입증했으며 내 이름은 결백하다.”고 전했다. 한편 광산회사 켄메어 리소스 측은 변호인을 통해 즉시 보상금 지급 연기를 신청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대교협의 대학평가·인증제 과연 문제 없나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를 ‘대학 평가·인증 인정기관’으로 지정해 내년부터 평가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증 기준을 정해 3년간 교육 역량을 평가하도록 한 뒤 2014년부터 그 결과를 각종 행정·재정적 지원의 가점요소로 반영하겠다고 했다. 대학의 연구·교육·시설 능력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다. 그래서 외국의 유수한 언론·교육·연구 기관에서도 해마다 세계의 대학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같은 기관이 나오길 기대한다. 하지만 대교협이 주관기관이 되면 국내외의 신뢰를 얻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 대교협은 대학 운영의 자율 및 창의성과 공공성을 높여 교육의 발전을 도모하는 협의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기보다는 교과부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하다는 비난을 적지 않게 받았다. 교육의 공공성을 생각하기보다는 대학의 재정 확보에만 신경을 쓴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교협은 교과부 밖의 공정하고 독립적인 기관이 아니다. 스스로 태생적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교과부의 교육 행정에 좌우될 소지가 크다. 그렇게 되면 자율과 창의는 사라지고 교육부-대교협-대학이 수직 관계가 될 수도 있다. 협의체이다 보니 입김이 센 대학들에만 높은 평가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의혹을 살 수도 있다. 어느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자체 평가와 감찰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 눈치를 보고 봐주기를 하게 된다. 그래서 일반인과 외부의 기대와 개혁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 대교협은 자신들이 평가하는 것이 편하니까 좋아하고 덤빌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많은 문제점을 노출할 수 있다. 외부의 견제가 없으면 권력은 바르게 행사되지 못한다. 각 대학은 평가 및 인증 결과가 재정지원과 연계되는 만큼 대교협의 평가 기준과 행보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교협은 현재 대학들을 평가해 그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 일부 언론사에 대해 앞으로는 줄세우기식 언론 평가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교협은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에 의무를 느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 [옴부즈맨 칼럼] 아쉬움 남는 학교체벌 기획기사/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아쉬움 남는 학교체벌 기획기사/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최근 서울시 교육청의 체벌 금지령이 시행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우리 주위에 이해 관계자가 많아서인지 어디서든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필자 역시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인 데다 학부모라서 그런지 이에 대한 얘기를 최근 많이 한다. 어떤 경우는 보수니 진보니 하며 이념 대립으로 번지기도 한다. 또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를 꺼내 세대 갈등을 빚는 모습도 본다. 하지만 학교 체벌에 대한 토론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이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체벌 금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대안이 마련됐는지, 실제 학생과 교사들 반응은 어떤지, 초·중·고 교실 풍경은 어떤지에 대한 구체적 의견 교환은 힘들다. 오히려 체벌 반대엔 ‘오장풍 사건’이, 체벌 찬성엔 ‘여교사 희롱 남학생’ 동영상이 회자된다. 일반 학교 현장과 동떨어진 매우 비정상적인 사건들이 토론의 근거를 이루는 셈이다. 과거 자신의 학교 생활이나 요즘 자녀의 경험을 토대로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도 많다. 역시 일반화하기 어려운 비객관적 논거이다. 체벌 금지와 같이 주요 이슈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는 데에는 일차적으로 독자들의 무관심을 탓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언론이 해당 이슈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전달하고 찬반 의견들을 심도있게 소개했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서울신문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선, 지난 1일 체벌 금지령 시행을 알리는 스트레이트성 기사(9면)를 보도했다. 그 밖에 관련 기사로는 학교 현장의 혼란과 의견 대립을 전하는 2개(1일과 2일자)가 전부로 확인된다. 사설(2일자 31면)에서 이 문제를 다뤘지만, 찬반 의견을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을 요구하는 선에서 그쳤다. 우선 양적인 측면에서 서울신문은 체벌 금지령과 관련 의견들에 대해 충분히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 학교 현장을 전달하는 기사에도 학급회의 이외에 현장에서 관찰된 새로운 풍경이 거의 없었다. 현장 묘사보다 취재원 인용 위주여서 현장의 혼란이 실감나게 전해지기엔 역부족이었다. 찬반 논란에 대한 기사도 전문가 의견이 없어 독자들의 쟁점 정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운동부 체벌의 심각성을 다룬 기획성 기사들(2일자 1면과 3면)이 눈에 띄었다. 1면 톱기사와 3면을 통틀어 모두 4개가 게재됐다. 서울 지역 34개 초등학교 운동부에 대해 대면조사를 실시할 만큼 품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었다. 좋은 취지에 이어 서울시 교육청이 초·중·고 운동부 폭력을 조사한다고 할 만큼 후속 효과도 가져왔다. 체벌이 사회적 관심을 받는 시기에 운동부 체벌을 다룬 것은 다른 언론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필자는 같은 이유로 이 기사들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 지금은 체벌 금지와 관련해 깊이 있는 찬반 토론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들은 학교 전체가 아닌 운동부로 초점을 이동해 체벌 금지 찬성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판단된다. 운동부 체벌 기사를 접한 독자들은 학교 체벌의 부당성에 공감하며 체벌 금지령에 대해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학교 체벌 관련 토론은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초점을 학교 전체가 아닌 특정 분야에 국한시키는 것은 이슈의 핵심을 비켜가게 하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일반화하기 어려운 에피소드식 사건이나 개인적 경험 역시 논리적 토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언론은 학교 체벌 금지령과 같은 전국민적 이슈에 대해 심층 보도와 토론 유도 기능을 해야 한다. 이슈와 현장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 전달과 함께 찬반 토론에 지면을 할애해야 한다. 서울신문이 이와 같은 역할을 통해 가장 신뢰 받는 언론으로 자리잡기 바란다.
  • 존박 “마이클잭슨처럼 큰 ★ 될래요”

    존박 “마이클잭슨처럼 큰 ★ 될래요”

    ‘슈퍼스타K 2’가 낳은 최고의 스타 존박(본명 박성규·22)을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각종 광고 미팅과 방송 및 공연 출연 등으로 그의 스케줄은 좀처럼 비는 날이 없었다. 수십여통의 전화가 오간 끝에 지난 4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첫 솔로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존박을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요즘 대단한 인기다. 스타가 된 것을 실감하나. -전 아직 스타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그램 덕분에 인기가 많아진 것이지, 스타로서는 멀었다고 생각한다. 그냥 아직도 모든 것이 신기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한테 고정된다는 것이 너무 새로워서 밖에 나가기가 두렵고 무서울 때도 있다. →‘슈퍼스타K 2’가 끝난 지 10여일 됐는데, 어떻게 지냈나. -첫주는 3일 동안 한숨도 잠을 못 잤다. 각종 방송과 공연 출연 등으로 자유시간이 거의 없는 편이다. 언론사와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하는 것도 처음이다. 최근 TV 토크쇼(SBS ‘강심장’)에도 나갔는데, 너무 떨렸다. 표현을 정확히 못 하니까 좀 어렵게 느껴지더라. →오늘 ‘엠카운트다운’에서 우승자인 허각보다 먼저 솔로 무대에 섰는데, 소감은. -앞에 심사위원들이 없어서 그런지 하나도 안 떨렸다. 부르고 싶은 대로 불렀고, 조금 더 몰입할 수 있었다. 2AM, 2PM 등 많은 가수 선배님들과 같은 무대에 서고 나니 나도 비로소 가수의 세계에 진입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키도 크고 덩치도 좋아보이는데 나만 ‘꼬맹이’ 같고 작게 느껴졌다. 미국 명문대(노스웨스턴대) 출신에 훤칠한 외모, 매력적인 목소리까지. 아직 가수로서 정식 데뷔도 하기 전이지만, 존박은 ‘슈퍼스타 K2’ 내내 수많은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며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톱20 출신이라는 점도 화제를 더했다. →전형적인 ‘엄친아’ 이미지다.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은 뭔가. -우선 ‘슈퍼스타K’로 인해 만들어진 제 이미지가 100%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고 가족을 많이 생각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목소리가 독특하고 색다른 것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의 삶도 그렇고 사람으로서도 난 그렇게 멋있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톱11 친구들이 더 잘 알겠지만, 털털하고 엉뚱할 때가 더 많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TV에서 비쳐진 모습과 달리 조금 내성적인 편인 것 같다. 어떻게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됐나. -고등학교 때 음악에 관심을 가지면서 가수를 꿈꿨고, 대학에서 경제학과 음악을 같이 전공하다가 음악을 포기했다. 어렸을 때부터 쑥스러움을 많이 타고 내성적인 성격이다. 고교 때 합창단으로 무대에 서는 것도 자신 없어했다. ‘슈퍼스타K’의 첫방송만 봐도 마지막의 내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대회 기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지정곡과 가장 뼈아픈 심사위원 조언은. -‘빗속에서’가 내겐 가장 중요했던 무대였다. 그 이후로 너무나 많이 바뀌었고, 심사위원 평가도 좋았던 것 같다. ‘니가 사는 그집’은 잘 소화를 하지 못한 것 같아 가장 아쉬웠다. 윤종신 선배님의 “존박은 예상한 것만큼만 보여줬고 한계를 못 벗어났다.”는 심사평이 가장 아프게 다가왔다. →우승자 허각보다 스타성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수로서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각이 형과 무대에 같이 서면 내가 더 자신감 있게 하는 편이라서 그런 것 같다. 형은 안에 갖고 있는 것이 많은 스타일이고, 나는 안에 있는 것을 꺼내서 밖으로 보여주는데 더 자신이 있다. 음역대가 넓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내 목소리만의 독특한 색깔이나 노래를 즐기는 마음을 변치 말자는 음악적 철학은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슈퍼스타K’라는 울타리 없이도 가수로서 자생력이 있을지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학업, 군대 문제 등이 있는데 앞으로 한국에서 계속 활동할 생각인가. -물론 두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없이도 실력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해서 각오해야 할 일들이 있을 것 같은데, 가수가 될 준비를 우선에 두고 이후에 생각해야 할 것들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서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 →수십군데 기획사의 영입 제의가 쏟아지고 있는데. 추후 연기자로도 활동할 생각이 있나. -우선 좋은 가수로 성장하고 싶다. 연기도 관심이 있다. 새로운 도전이 긴장도 되지만 즐겁다. 소속사에 대해 구체적인 것은 듣지 못했지만, 주변에서 스윙이나 솔, 블루스 같은 흑인 음악이 나와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여자친구는 있나. 이상형은. -지금 사귀는 여자친구는 없다. 이상형은 착하고 솔직하고 귀여운 스타일이다. 무대 밖에서의 존박은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눈이 벌겋게 충혈될 정도로 피곤한 상황에서도 묻는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순수한 모범생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처럼 가슴이 따뜻한 뮤지션으로 앞으로 성숙한 가수로 성장하고 싶고, 목표를 조금씩 높여 세계적인 무대에도 서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아직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선 위에 서 있는 존박. 하지만 ‘슈퍼스타’의 가능성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은 분명해 보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국회 교육·문화·사회 분야 대정부 질문

    김황식 국무총리는 5일 사각지대에 놓인 극빈 노인층 복지와 관련, “가족 내 문제는 경제적 문제를 떠나 가족 내에서 서로 도와주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사회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한나라당 이춘식 의원이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능력이 되든 안 되든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돌리는 국민의 생각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품격, 우리 전통이나 국가 장래를 위해 그런 생각이 옳은지 검토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빈곤층이 700만명이고 이 가운데 157만명이 기초수급대상자인데, 우리나라의 독특한 부양의무 때문에 103만명이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비수급 빈곤층의 기초생활수급 자격 요건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거나 최소한 최저생계비의 200%인 월소득 272만원 이상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총리는 또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굳이 무상급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는 “무상급식을 좌파정책이라고 평가할 것도 아니고 부자급식이라고까지 생각하지도 않는다.”면서도 “포퓰리즘적 측면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종합편성채널 신청 언론사들이 올해 안에 선정될까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하자 “가능한 한 올해 말까지 그 문제를 매듭지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능한 한’이라는 표현에 오해가 있을 것 같다.”는 지적에 “인간의 일이기 때문에 진인사(盡人事)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런던통신] ‘블루드래곤’ 이청용 vs ‘폭풍 드리블’ 베일

    [런던통신] ‘블루드래곤’ 이청용 vs ‘폭풍 드리블’ 베일

    ’볼턴의 에이스’ 이청용(22)과 ‘제2의 긱스’ 가레스 베일(21)이 맞대결을 펼친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참으로 기막힌 타이밍이다. 불과 며칠 전 베일이 세계 최고 풀백인 마이콘을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토트넘과 영국은 그야말로 베일 열풍이다. 과연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 이청용이 베일을 상대로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볼턴 원더러스와 토트넘 핫스퍼는 6일(현지시간) 리복 스타디움에서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를 치른다. 두 팀의 승점 차이는 불과 3점이다. 볼턴은 2승 6무 2패(승점 12점)으로 리그 11위에 머물러 있고, 토트넘은 4승 3무 3패(승점 15점)으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즉,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의 순위는 크게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청용과 베일의 선발 출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모두 이청용과 베일의 이름을 예상 선발 명단에 올려놓았다. 볼턴의 경우 두 언론사의 예상이 똑같았고, 토트넘은 미드필더와 최전방에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왼쪽 측면에 베일의 이름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텔레그래프>는 “베일은 볼턴전에 뛰길 원하겠지만, 래드냅 감독은 그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 예상 선발 라인업 볼턴(4-4-2) : 야스켈라이넨, 스테인손, 케이힐, 나이트, 로빈슨 - 무암바, 홀든, 테일러, 이청용 - 데이비스, 엘만더 / 감독: 코일 / 부상자: 가드너, 사무엘, 션 데이비스 토트넘(4-4-2) : 고메스, 허튼, 갈라스, 카불, 에수-아코토 - 허들스톤, 팔라시오스, 모드리치, 베일 - 파블류첸코, 크라우치 / 감독: 래드냅 / 부상자: 반 데 바르트, 데포, 촐루카, 도슨, 킹, 오하라, 우드게이트 (좌) 가디언의 예상 라인업 / (우) 텔레그래프의 2009/10시즌 이청용과 베일의 움직임 ▲ Flashback - 2009/2010시즌 지난 시즌 이청용과 베일은 36라운드 토트넘의 홈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두 선수는 모두 선발 출전했고 경기 결과는 토트넘의 1-0 승리였다. 이청용은 61분간 활약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공교롭게도 7라운드 볼턴 홈에서도 이청용은 61분 뒤 교체된 바 있다) 베일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청용에게는 다소 아쉬운 경기였다. 단순히 결과 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그리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청용의 경우 패스의 대부분이 횡패스 또는 백패스였고 상대 박스 안으로 투입되는 패스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위협지역으로 연결된 볼은 코너킥이 유일했고 이마저도 상대 수비수에 의해 차단됐다. 반면 베일은 상대지역 깊숙이 전진하며 적극적으로 크로스를 시도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크로스의 성공률은 떨어졌지만 볼턴의 수비를 흔들기에는 충분했다. 사실상 지난 시즌 두 선수의 대결은 베일의 승리였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최근 베일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이청용의 수비가담은 필수 요소처럼 보인다. 볼턴의 오언 코일 감독도 “베일을 막기는 힘들 것 같다”며 베일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가 볼턴의 홈에서 치러지는 만큼 이청용 역시 보다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상대 미드필더에 대한 1차적인 수비는 풀백의 몫이다. 이청용에게 필요한 건 수비가 아닌 베일을 뒤로 물러서게 만들 공격력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안경남 pitch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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