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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車 매각/ 오호근 대우구조조정협의회의장 문답

    다음은 오호근(吳浩根) 대우구조조정협의회 의장과의 일문일답. ◆인수가액의 개괄적 범위라도 밝혀달라.=국제관행상 밝힐 수 없다.다만 가격뿐만 아니라 질적 양적인 면 모두 고려했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둔다. ◆질적인 면이란.=이번 입찰은 ‘넌바인딩 오퍼’(Non-binding Offer)다.제시된 가격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뜻이다.따라서 이 자리에서 어떤 내용이라도 공개하면 추후 협상과정에서 부담이 된다.응찰자 모두에게 부분선택권을 줬지만 거의 대부분이 전체를 묶어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아울러 고용안정 문제나 협력업체 배려,대우 자체모델 기술개발 문제 등 현안사안에 대해 모두 대단히 전향적 자세로 입찰에 응했다는 것을 밝혀둔다. ◆포드를 단독 선택한 배경은.=당초 입찰에 응한 회사는 5개다.그러던 게 컨소시엄을 통해 3개로 줄었다.선택 범위가 적어 굳이 2개를 택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포드의 회계자문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대우차 실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의 제휴파트너라는 점에서 정보의 사전누설 의혹이일고있는데.=아침에 GM측에서 (언론보도와 달리) 그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한 적없으니까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해명전화를 걸어왔다.한마디로 이번 입찰에대한 모함이다.이미 삼일과 PWC 양측으로부터 기밀유지 각서를 받아뒀다.그리고 그렇게 제휴관계를 따지면 안걸리는 데가 없다. ◆실사기간이 6주로 짧아진 배경은.=우선협상 대상자를 두군데 선택하게 되면 8주는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하나로 좁혀진 상황에서는 6주면충분하다고 판단했다.실사기간이 짧아진 만큼 당초 일정을 앞당겨 9월초까지는 끝낼 생각이다. ◆실사과정에서 추가부실이 드러날 가능성은.=최소한 국내쪽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다.해외법인의 경우 부분적으로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규모가)크진 않을 것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사설] ‘正論紙’ 유린 안된다

    ‘대한민국 고엽제 후유증 전우회’ 회원 2,200여명이 27일 오후 한겨레신문사 앞에 몰려가 ‘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보도에 항의,시위를 하는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이 신문사 사옥에 난입,신문제작 설비 등을 파손하는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외부의 압력을 받지 않고 자체적인 판단에따라 보도하는 권리가 보장돼 있다.또한 일반 시민이나 단체도 언론보도에이의가 있을 경우 얼마든지 항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같은 항의는 어디까지나 적법절차에 따라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보도에 불만이 있다고 신문사에 쳐들어가 물리력을 행사한 전우회 회원들의 행위는 언론자유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이들의 ‘난동’에 대해 정부와 여야,언론계는 물론 사회 각계에서 ‘언론자유를 명백히 위협하는 폭거’라며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나오는 것도 그때문이다. 전우회는 “전쟁이라는 극한상황에서 현지 주민의 희생은 불가피한데도 한겨레신문사가 마치 참전용사들이 고의적으로 베트남 주민들을 학살한 것처럼 보도해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걸었던 전우들의 인격을 매도했다”며 보도중지와 함께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있다.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겨레신문사는“베트남 양민들의 억울한 희생을 보도한 것은 결코 베트남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적을 불문하고 인간의 존엄성은 존중돼야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주장한다.한국전쟁 중에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을 크게 보도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전우회쪽은 또 “서울민사지법에 낸 미국의 고엽제생산 업체 상대의 손해배상 임시지급 가처분 신청이 ‘한겨레’의 보도에 영향을 받아 심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과연 재판부가 정론지로 인정받고 있는 이 신문보도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되,그동안 ‘한겨레’가 누구보다앞장서서 고엽제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보상을 주장해온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황당함을 느낀다.전우회는 고엽제 피해자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줄 것과 ‘미국 상대 손배소송’에 국가가적극으로 앞장서줄 것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자유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결코 용납돼서 안된다. 또한 정부의 치안능력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00명이 넘는 대규모 시위에 대해 손을 쓰지 못하고 ‘난동’으로까지 번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폭력으로 자기주장을 관철하려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당국의 조처를 지켜 볼 것이다.
  • [대한광장] 통일방안에 대한 논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 남북공동선언서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근본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실천문제에 대한 세부사항을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동선언이 갖는 의미는 크다.이러한 중요한 선언이실천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문제를 착실히 점검해 볼 필요가있다. 우선 5개 항목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제2항의 통일방안에 대한논의로서 향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이필요하다. 남측은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우선적 전제로 합의점을 모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들의 논의의 진행과정은 자주,평화,통일로 상정해볼 수 있다.그러나공동선언이 작성되는 과정에서 평화정착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게 되자 이를 누락시키고 바로 통일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생각된다.남북통일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에 이의가 있을 수 없으나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이루어지지 않으면 혼란을 초래하기 쉽다. 첫째,남측에서는현재 김영삼 문민정부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공식적인 통일방안이다.왜냐하면 김대중 국민의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통일방안을 주창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이번에 남측의 연합제안은 ‘김대중 3단계 통일론’에 의거할 때,제1단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북측은 ‘낮은단계의 연방제’와의 공통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3단계 통일론’이라는 사견이 과연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통일론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따라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러한 논점이 해소될 수 있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둘째,김 대통령은 그동안 남북간의 평화공존과 불신해소를 당면과제로 내세워 왔다.그러나 남북정상회담에서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문제가 문서화되지않은 것은 이 문제들이 남북한간뿐만이 아니라 주변 주요국들과의 이해관계가 조율되어야 하는 복합적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지위규정을 포함하여 현재의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적한 문제점들에 대한 면밀한 대책이 세워져야한다. 김 대통령과 수행원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북측을 설득하기 위해 전력을다했고,북측도 나름대로 남측을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한 것을 알 수 있다.그렇지만,상호간에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과 상대방이 완전히 설득당했다는 것은 다르다. 정상들의 회담에서 실질적으로 상대방의 백기를 이끌어내는 완전 설득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에서 차분한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이러한 과정에서 북측의 핵 및 미사일 문제가 매듭지어져야 하고,남측의 국가보안법 및 북한의 노동당 규약 개정이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들은 극히 민감하여 자칫 국론분열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투명하고도 신뢰할 수 있는 정책입안과 정책결정 과정이 요구된다.요사이 남북정상회담에 참여했던 수행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쟁적 성과보고와이에 대한 언론보도에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남북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영화연출에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있는 것으로 알려진것에 걸맞게 자신의 이미지 연출에도 놀라운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남측 수행원들은 마치 이에 현혹되기라도 한듯 한결같이 북측의 변신에 대한 칭송을아끼지 않고 있고 언론도 이에 못지 않다. 남북정상이 맞잡은 첫 악수의 감동은 한민족의 가슴깊이 뜨겁게 아로새겨져있다.이제 통일로 향한 첫걸음을 내디디면서 우리는 차분한 대응으로 역사적인 기회가 헛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安 仁 海 고대 국제대학원교수·국제정치학
  • [김삼웅칼럼] 언론의 알권리와 역사의식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때 몇차례 절망적인 ‘고비’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일이 남한의 언론보도였다고 한다. 지구상의 유일한 ‘냉전의 섬’인 한반도가 화해와 협력시대로 탈바꿈하려는 남북정상회담의 걸림돌이 남한의 군대나 경찰, 정보기관이나 법제가 아니라 동족간의 화해와통일을 선도해야 하는 언론때문이었다는 것에 한없는 비애와 자괴감을 갖는다. 그런데도 정상회담은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역사적 만남을 통해 5개항의 합의를 도출하여 국민 90%이상이 지지하는 큰 성과를 얻어냈다. 그러나일부 언론의 문제점은 여전히 남는다. 언제 다시 악재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론 북한의 남한언론관을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다. 언론의 기능과 인식에 너무 큰 차이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와는 별도로 결코 일부 언론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다시 비틀어지거나 해빙무드가 결빙되어서는안된다는 대명제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부끄러운 노릇이지만 우리의 민족적 대사에는 반드시 훼방꾼들이 준동했다. 예컨대 기미년3·1항쟁때 이완용 무리는 수차례에 걸쳐 이른바 ‘경고문’을 발표했다. 온 민족이 생명을 내걸고 나선 항쟁을 가리켜 “지각없는 동배(童輩)가 망동하고 다음에는 각 지방인이 문풍역동(聞風亦動)하여 끝이 없다. 일인은 강경책을 쓰게되니, 되지도 않을 독립은 고사하고 동도의 사상을면하기 위하여 진정할 것을 경고한다”고 시위민중을 협박했다. 친일파들에의한 이런 류의 협박이 연일 신문지면을 도배질했다. 망국10년만에 궐기한 3·1항쟁은 외세에 좌초되었지만 분단 55년만에 온겨레가 힘을 모아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키고 화해협력으로 가는 통일운동은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러한 민족적 대사에 훼방을 놓거나 딴죽을 거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유취만년(遺臭萬年)의 ‘반통일’로 기록돼 마땅하다. 통일국가 언론(인)의 ‘국익과 알권리 대립’따위는 어느 측면 행복한 갈등일지 모른다. 하지만 분단국가의 경우는 달라야 한다.화해협력과 통일에 저해되는 기사(논평)는 가급적 절제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알권리와 역사의식의 갈등이 따른다. 언론인으로서의 고뇌와 내부의 압력도 물리치기 쉽지않을 것이다. 최근 ‘김정일신드롬’이 확산되는 데는 언론의 책임도 적지않다. 그동안 김정일위원장의 ‘허상’만 보도하다가 ‘실체’가 드러나면서나타난 현상아닌가. 그러나 올 6월12일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주적의 괴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6·15선언 이후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대화협력,평화공존 그리고 통일과정에 함께 가야할 동반자요 반쪽 동포를 대표하는 ‘정상’이기 때문이다. 분단시대 서독언론인들은 동독에 파견되어 무엇보다 ‘동족의식’의 대전제에서 언론활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중국과 대만의 어선이 공해나 영해상에서 충돌하게 되면 중국언론은 가급적 수습이 된 이후에 이를 보도한다고 한다. 국민간의 적대감정을 줄이려는 배려인 것이다. 언론의 ‘알권리’는 소중하다. 하지만 과연 우리 언론(인)이 ‘알권리’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는 의문이다. 군부독재의 헌정파괴나 양민학살에 대해 ‘알권리’의 책임을 다했는가. 사주들의 비행이나 언론내부의 비리를 ‘알권리’차원에서 제대로 알렸는가. 정작 알리고 밝혀야 할 때는 침묵하거나 외면하고 반쪽 동포와 화해협력의 과제는 시시콜콜 파헤치고 어깃장을 놓는 것이 과연 바른 언론(인)의 자세일까. 사자 소리에 벌벌 떨다가 사자시체에는 가장 먼저 덤비는 하이에나가 초원의 청소부 역할에는 충실할지 몰라도 대접받는 짐승축에 끼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걸핏하면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건 관료들의 행태가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관리들은 취득한 국가정보를 지키는 것이 본분이고 언론은이를 알리는 것이 책임이다. 문제는 이 대칭점의 어디쯤에서 접점을 찾느냐이다. 분단국가 언론(인)의고뇌이고 갈등이다. ‘6·15남북선언’이후 한때 대세에 편승하던 수구언론이 다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골수에 젖은 냉전의식의 발로이거나 DJ가 잘하는 꼴은 못보겠다는 ‘놀부 심보’다. 냉전의식이 변해야 하고 놀부심보를 버려야 한다. 그런 연후에 ‘알권리’를 내세우면 설득력을 갖게된다. 통일시대 언론(인)의 역사의식이 아쉽다. 김삼웅 주필.
  • 정상회담 내용 비공개 요청 불구 일부 공개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후속보도와 관련해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중앙일보사 청와대 취재기자의 출입을 중지시킨 것이다.한나라당이 중앙일보 보도를이유로 여야 영수회담에서 비공개로 하기로 했던 대화내용의 일부를 공개한것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유감을 표명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한나라당이 영수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정파를 초월한 협력을 얻기 위해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설명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북,노동당 규약 개정약속’이란 중앙일보 20일자 보도와 관련해중앙일보 기자의 청와대 출입을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강수(强手)는 이례적인 조치임에 분명하다. 여야간 초당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나름대로 애써온 점을 감안할 때,불쾌감이 상당했다는 풀이다.실제 김 대통령은 이날 중앙일보 보도를 보고 대로(大怒)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일 밤 중앙언론사 사장단에게 “국가보안법과 노동당 규약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며 앞으로 논의될 문제임을 시사하면서 비보도를 요청했는데도불구,중앙일보가 노동당규약 개정을 북한이 약속한 것처럼 보도한 때문이다. 박 대변인이 “언론으로선 기사 하나 쓰는 단순한 문제일지 모르나 정부로선 7,000만 민족의 비원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대북관계에 대한 언론보도의 본질을 거론한 것도 이 연장이다. 특히 청와대는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의 발표를 ‘영수간의 신뢰파괴’로 규정하고 “대북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야당에 설명해 줄 수 없다는우려를 갖게된다”고 비난했다. 여야관계도 ‘남북 화해와 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촉구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정착 기류가 안착되려면 북측의 적극적인 협조기류가유지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남측 언론의 과열경쟁이 자칫 정상회담 성과를 무위로만들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산물이다. 양승현기자 ya
  • [매체비평] 정상회담보도로 다시 태어난 언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언론이 많이도 변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우리 언론은 북녘에 대하여 비방과 중상모략,적대적 보도태도를 일삼음으로써 심지어 반통일적이라고 평가되기도 했다.그런언론이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남북의 만남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긍정적 보도태도를 유지했다. 정상회담에 관한 언론보도를 감시하기 위한 시민연대기구를 구성하자는 제안까지 나온 것을 생각하면 금석지감이 있다.언론의 보도태도에서 과거 반공이데올로기와 북에 대한 적대적 태도,그리고 남북 사이의 크고 작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지면과 화면을 채웠던 안보상업주의는 침묵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안보상업주의가 통일상업주의로 일회적으로 표변한 것인지,그리하여 상황만바뀌면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아니면 통일시대에 적합한 보도방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인지 아직 불분명하다. 회담 이후 여러 신문지면에 나타나고 있는 남북관계에 관한 객관적이지 않은 이중적 태도는 여전히 염려스럽다.언론매체들이 만들어낸 감동은 다소 선정적이기도 했지만 얼어붙었던 겨레의 가슴을 구석구석 녹여냈다.민족사의전환점에서 언론은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가.객관적 관찰자와 역사기록자,그리고 정보전달자로 작동하는 것도 가능하고,역사의 거대한 흐름에 주체로서 동참하는 것도 가능하다.통상 이 두가지를 균형있게 겸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남북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민족사의 거대한 흐름을 바꿔 놓던 그며칠만큼은 감동을 주조로 삼은 대다수 언론의 태도가 더 옳지 않을까.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텔레비전 생중계는 강한 설득력을 발휘하여 해묵은적대감과 오해를 해소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다했다.평양공항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악수,평양에서 남북의 만남,남북정상의 공동선언문 서명 등 텔레비전을 통해 전달된 이미지들은 온겨레의 가슴속에 있었던거대한 빙하를 녹여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그것이 생중계되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현재 진행중인 상황에 동참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감동을 증폭시킬수 있었다. 다만 중계방송하는 실력이 부족했음을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경험이 없는탓이기도 하겠지만 정상회담의 진행상황을 스포츠 중계하듯이 단편적으로 중계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말았다.고급스런 중계방송은 실력있고 성실한 해설자와 치밀한 사전준비를 필요로 한다. 한편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하여 조선일보는 부분적으로 적절치 못한 보도태도를 보여 주었다.모 고등학교의 태극기에 시비를 걸고,김대통령이 평양공항에 내릴 때 군악대가 연주한 ‘독립군가인 용진가’를 가지고 시비를 걸었다.남북대화가 진행되고 평화와 협력이 진전되는 시기에 대북 적대감과 수구적 태도를 유지하려는 편협한 태도는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스스로 소수파로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1976년 세계미디어선언은 커뮤니케이션은 상호이해와 협력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상호 적대와 차별과 전쟁을 선동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적절하게 억제되어야 한다.언론은 모처럼 마련된 남북 대화와 평화의 판을 깨지않고 통일로 가는 대장정을 차분히 걸어가는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남북간 언론교류를 좀더 폭넓고 신중하게 전개할 시점에 와 있다.다수의 언론인들이 왕래하면서 신뢰성있는 보도를 하고,남북간의 물리적.정신적거리를 단축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법적.정치적 통일의 날은 멀다하더라도 그 이전에 평화공존과 정신적.경제적 공동체는 회복되어야 하며 이과정에서 언론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남북간 언론교류는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류한호 광주대 교수 언론정보학부
  • “16대 국회 언론개혁 주춧돌 놓겠다”

    ‘언론개혁’의 목소리가 마침내 여의도에 울려퍼졌다.그동안 언론계·학계차원에서 맴돌던 이 문제가 현직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논의되었으며, 참석 의원들도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혀 16대 국회에서는언론개혁에 상당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언론개혁시민연대(상임대표 김중배·약칭 언개연)는 지난 16일 여의도 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을 초청,간담회를 가졌다.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지난 4·13총선 당시 국회에 언론발전위원회(가칭) 구성과 정기간행물법 개정에 적극 참여키로 서약한 의원들로,대부분 문화관광위 소속의원들이다. 언개연이 펼친 서약운동에 동참한 국회의원들은 모두 123명.정당별로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 72명,한나라당 46명,자민련이 5명이다.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21명,한나라당 5명 등 총 26명이 참석했다. 김중배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언론개혁은 그동안 수 차례 회임(노력)을했으나 출산(관련법 제·개정)을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면서 “16대 국회가언론개혁의 주춧돌을 쌓는국회로 기록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영호 언개연 신문개혁특위 위원장은 제안문을 통해 “언론개혁의 핵심은 소유구조에서 파악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간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국회 산하에 언론발전위원회를 구성,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지난 15대 국회때부터 언론개혁운동에 앞장선 박종웅(한나라당)의원은 “이런 행사가 국회에서까지 열리는 걸 보니 16대에는 뭔가 성과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한 뒤 “언론사들의 반발에 대처할 수 있는,실효성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기자협회장 시절인 80년 언론운동을 하다가 투옥당한 바 있는 김태홍(민주당)의원은 “올바른 입법활동을 위해서는 앞뒤 안가리고 노력하겠다”면서 “바람직하지 못한 언론잔재 청산에 전력투구 하겠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보건복지위 소속이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16대 국회에 첫 진출한 고흥길(한나라당)의원은 “제도권 언론에서 나와 정치판에 뛰어든 후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더러느꼈다”면서 “여야를 떠나 16대 국회에서 (언론개혁의)실마리를 찾을 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동채(민주당)의원은 “솔직히 말해 (언론개혁에) 앞장서다가 언론에찍힐까봐 의원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하고 “그러나 시대가 언론개혁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보고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고밝혔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 가운데는 김성호·송영길(이상 민주당)·김부겸·남경필(이상 한나라당)의원 등 소위 ‘386의원’들을 비롯해 정범구·이재정·이창복(이상 민주당)의원 등 개혁성향의 의원들도 다수가 참석했다.문광위소속 이미경(민주당)의원은 주최측에 참여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언개연 김주언 사무총장은 “조만간 정간법 개정안을 국회에 재청원할 계획이며 서약의원들을 중심으로 7∼8월중 토론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남북 화해시대/ 南北언론인 상호방문 이뤄질까

    남측 언론인 방북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북측 언론인들의 서울방문은 이뤄질 것인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찬때 남한의 언론사 사장단 초청을 약속한 만큼 8·15 광복절 이전에 언론사 사장단이 1차 방북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북측이 언론인 방북에 적극적인 이유는 간단하다.남측 언론의 북한 보도에대한 불만이다.일부 중앙언론사 기자에 대해 막판까지 수행취재 허용을 놓고 북측이 완강한 태도를 보인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수행했던 한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와의 대화 중 70%가 남측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이었다”면서 “우리 언론의 특수성을 이해시키느라정말 힘들었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단독회담때 우리측 언론상황에 대해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진다.정상회담 보도과정에서 “우리 언론이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실상을 알게되자 보도가 달라지고 있지 않으냐”는 우리측 얘기가 조금씩 먹혀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언론사 사장단의 방북도 이 연장에서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남측 언론에 대한 북한의 정확한 실상 공개 차원인 셈이다. 이와함께 대북 전문기자들의 방북이 실현될 공산이 크다.북측 고위관계자들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북측 기자들의 서울 방문이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6일 김 대통령에게 북측 언론인을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북측 언론인들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때 수행취재를 하게 될 것이다.별도의 서울 방문은 그 뒤에나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오늘의 눈] 기자와 國益

    ‘미국·일본의 보도지침(?)’ 2000년 6월13∼15일 지구촌의 눈과 귀는 한반도에 쏠렸다.특히 세계 각국의 내외신 기자 1,100여명이 몰려든 서울 롯데호텔 프레스센터는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각국의 시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이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역사적 만남 그 극적인 장면에 흥분하기는 내외신 기자 모두 마찬가지였다.박수와 환호가 사흘간이어졌다. 그러나 외신 기자들의 관심은 또다른 곳에 쏠려 있었다.자국의 이익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를 주의깊게 지켜보는 일이었다.미국의 CNN,중국의 신화(新華)통신 등 유명 외신기자들은 대부분 한국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답변을 하더라도 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LA타임스의 한 기자는 “미국 정부와 군사 당국자들은 한국 문제에 간섭하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하면서향후 미국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았다.미국 정부의 방침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실제 그렇지는않겠지만 마치 ‘보도지침’이나 ‘취재활동 수칙’을 전달받은 듯한 분위기마저 느끼게했다. 일본 한 유력지 기자는 “혹자는 일본이 남북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남북통일은 한반도의 사건이지 일본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혹시라도 일본 정부에 대해 한국 기자들이반감을 가질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외신 기자들의 이와 같은 조심스런 반응은 그들의 신문과 방송 보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프레스센터에서 보여준 외신 기자들의 태도는 치열한 국제 외교경쟁 시대에서의 ‘진정한 기자윤리’를 되돌아보게 했다. 그동안 우리 언론은 통일 관련 분야에서 국익을 생각하지 않고 다소 무절제한 보도를 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특히 김대통령의 평양 출발이 하루 연기된 것이 우리의 언론보도 내용 때문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던 터여서 이번에 느끼는 바가 더욱 컸다.과열 취재경쟁보다 국가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스스로의 ‘보도지침’을 생각해볼 때인 것 같다. 주현진 정치팀기자 jhj@
  • [발언대] 격무 시달리는 경찰 근무여건 개선을

    최근 미성년자 매매춘 단속으로 국민의 찬사와 격려를 받았던 종암경찰서경찰관들이 윤락업소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국민들은 물론 성실히 근무중인 대다수의 경찰관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현재 경찰은새 밀레니엄을 맞아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여,선진경찰과 국민의 경찰로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다행히 이 금품수수 사건은 경찰개혁이 시작되기 전인 96년도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경찰관들로서는 어쨌든 국민들에게 죄송스러울 뿐이며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새로운 경찰로 거듭 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그런 한편으로 이번 기회에 국민들이 경찰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조그마한 바람이다. 경찰은 다른 공무원과는 다른 직무의 특성을 갖고 있다.첫째,범죄나 교통사고 등의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최근 5년간 순직자가 전체 공무원의 13.7%에 달한다.둘째,휴일이나 명절 또는 길흉사 시에는 비상이나 대기근무 등으로 서울지역을 벗어날 수 없어 “너는 조상도 없느냐” “의리없는 사람” 등으로 주위에서 매도되기 일쑤다.셋째,낮과 밤이 따로 없는 24시간 근무체제로 타직종에 비하여 노동의 강도가 높다.따라서 98년도 건강진단에서질환이 의심되는 경찰관이 29.4%로 공무원 중 1위를 차지했다.넷째,승진 전보 등으로 자주 전출을 다녀 주거생활이 불안하다. 이런 가혹한 근무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찰관의 급여는 ‘바닥 수준’이다.경찰관의 봉급은 기본급의 경우,비슷한 직급의 군인보다 7∼10%,공안직보다는3∼5%가 낮은 수준이고,민간기업에 비교하면 200대 기업의 70%에 그친다.수당도 실제 근무한 시간만큼 지급되지 않는다.외국경찰의 경우는 타공무원에비해 많은 것은 물론 우리나라보다 거의 3∼7배에 달하고 물가 조절수당,주거수당,승진시험 준비수당,외국어학습 수당등을 지급한다는데…. 우리 경찰은 8·15해방 이후 지금까지 박봉과 역경 속에서도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왔다.앞으로도 국민의 경찰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것이다.그러나 경찰관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일에도 이제는 신경을 써야 할 때가됐다는 생각이다. 박광현 서울경찰청 공보관·총경
  • 각국 언론보도 내용 “남북 지금처럼 평화로운 때 없었다”

    남북한 정상의 역사적 만남을 대서특필한 세계언론들은 방문 이튿날에도 정상회담 관련 사설 및 해설기사들을 실으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3일자 사설에서 “남북한이 지금처럼 정상적이고 평화적인 관계에 근접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는 “북한의 경제난과 클린턴 행정부가 현명하게 지지한 김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이 빚어낸 결과”라고 진단했다.사설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및 그 예측 불가능성 등이 클린턴행정부 국가미사일방어(NMD)계획 추진의 주요 원인이었으나 북한이 외교적개방 움직임으로 고립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만큼 ‘불량국가’ 취급을 면할날이 올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연합]■일본 남북 정상회담소식에 14일자 1면은 물론,수개면을 할애하는 뜨거운관심을 나타낸 일본신문들은 대부분 지속적인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역사적 악수를 남북공존의 제1보로’라는 제목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사설은 “55년 분단역사의 상호불신을 한두차례 정상회담으로 풀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상회담이 김위원장 서울 답방 등으로 계속돼야 한다”고 주문했다.마이니치(每日),도쿄(東京)신문 등도 “미래를 위한 착실한 대화”,“첫 악수를 제1보로 한 지속적인 대화”를 요망했다. 황성기기자 marry01@■유럽 유럽 언론들은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에 새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프랑스 르몽드는 “한국전쟁이후 적대감에 시달려온 한반도로서 이는 새로운 시작”이라 평했다.리베라시옹은 ‘냉전의 마지막 철조망’이라는 해설기사에서 “이번 회담이 국제사회 분쟁의 뇌관을 제거하는 첫단추가 되기를바란다”고 밝혔다. [파리 연합]■홍콩 14일자 홍콩 언론들도 잇단 논평으로 남북정상의 행보에 주목했다.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반세기동안의 적대관계 해소에 공동 노력해 갈 것으로 보이지만 북측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김대통령 방북 성과에 첫 그림자가 됐다고 논평했다.신보는 “제도와 이데올로기의 큰 차이에 비춰볼때 회담 한번으로 통일이 실현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지나친 기대가 금물임을 시사했다.명보는정상회담이 “북한을 비롯한어느 나라도 대외개방을 저항하거나 거부할 수 없음”을 공표한 사건이라고평가했다. 홍콩 연합
  • 金대통령 訪北 하루 연기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방문 출발일정이 당초12일에서 13일로 하루 순연됐다. 그러나 2박3일간의 체류일정과 두차례의 정상회담 및 만찬은 변함이 없으며15일 서울로 귀환하게 된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은 11일 “북측은 10일 저녁 늦게 긴급 대남전언통신문을 통해 ‘기술적 준비관계로 불가피하게 하루 늦춰 13∼15일 2박3일 일정으로 김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토록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혀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우리측은 정상회담 행사를 준비해 온 주최측의 입장을 존중해 이같은 변경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의 북한방문이 예정보다 하루 늦춰져 13일부터 15일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연기통보 사실을 보고받고 특별한 언급없이 “관계자들이 모든것에 잘 대처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변인은 북측이 연기이유로 밝힌 ‘기술적 준비’ 문제와 관련,“순수한 행사준비 관계로 생각되나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정상회담이 무기연기될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남북이 합의한 일정은 예정대로 하루 순연돼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일정연기 외에 다른 변화가 없을 것임을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정상회담의 관행과 관례를 감안해서 그동안 여러차례 ‘일정,시간,행사장소,참석자,이동경로에 대한 일부 언론보도는 정상회담에 도움이되지 않는다’고 유감을 표명해왔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의 이같은 언급은 외국정상 방문시 이를 사후에 발표해온 북한의외교 의전관행을 고려할 때 국내 일부 언론의 일정에 관한 추측·과장보도가 ‘안전문제’ 등에 영향을 미쳐 북측으로 하여금 일정 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도 “북측이 손님을 초청하는 입장에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일정을 하루만 연기해 달라고 했다”면서 “북측이 준비를 잘 하려는 차원에서 이같이 요청해 온 것이어서 김 대통령의체류 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와의 정상회담에는 이같은 선례가 없으나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북측 입장을 고려해 북측 요청을 수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북측의 움직임 ‘연기’ 언론보도 없이 회담준비 한창

    분단 55년만에 이뤄지는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순연된 것으로 발표된 11일에도 북측은 ‘차분하고 성의있는’ 회담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연기 사실에 관한 북한 언론보도는 일절 없었다. ◆북한 언론 반응/ 북한 언론매체들은 정상회담이 연기된 사실을 이날 전혀언급하지 않은 채 조국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남북,해외동포들의 대단결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반세기가 넘는 민족분열의 비극을 끝내고 조국통일을 이룩하려는 겨레의 염원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면서‘민족 자주’의 기치 밑에 단결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보도 가운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통일 의지’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손님맞이 최종 점검/ 북측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일행이 13일 첫 발걸음을 내딛는 평양 순안 국제공항의 대대적인 정비를 벌이는 한편,15일 귀로인평양∼개성간 고속도로의 부분적인 보수·정비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주변 농가의 담벽을산뜻하게 도색하고 농로 역시 정비를 거의 끝냈으며,평양 시내 광복거리,통일거리 등 주요 거리의 외벽 도색작업과 함께 벌초작업도 마쳤다. 김 대통령이 묵을 백화원 초대소에는 인삼 살결물(스킨로션),머리비누(샴푸),동백기름,일회용 면도기 등 세면도구가 90년대 초 고위급 회담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잘 갖춰져 있다는 전언이다.외형적 준비 이외에 내적 변화도감지된다. 우선 북측의 안내 시스템이 크게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북측은 그동안 평양에서 열린 회담에서 1대 1 안내를 하며 감시쪽에 신경을썼지만 이번엔 대접에 치중한 ‘집단안내’ 체제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후문이다. 정상회담을 앞둔 북측의 이런 준비자세는 결국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거는북측의 성의와 열정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대한시론] 재량보다는 준칙을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현상이 일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있다.그 하나는 주식시장이 연일 폭등세를 보이고 있고 다른 하나는 회사채및 기업어음(CP)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침체에 빠져있던 주식시장은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의 발언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대규모 합병계획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경제위기 이후 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창구 역할을수행해 온 회사채,CP 시장은 크게 위축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 동안 회사채가 7,000억원 가까이 상환됐으며,기업의 단기자금원인 CP 발행 총액도 1조7,000억원이 감소하였다.기업자금시장의 위축은 당연히 이를 중개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이탈로 나타난다. 그동안 투신사와 은행의 신탁계정에서 발생하였던 금융권의 자금이탈은 종합금융사로 확대되고 있다.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종금사 발행어음 잔고는 1조5,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적자금 ‘만능론’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안정론’을 앞세워 정부가최근 유동성 위기로 몰린 한국종금에 1,88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을결정하였다는 언론보도는 이 업계의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기업자금 중개시장의 위축은 당연히 기업자금난을 초래하게 된다.며칠전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6∼30대그룹 중 일부 기업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요지의 한은 총재 기자회견이보도되었다.그동안 소문으로 돌던 일부 대기업의 자금난이 확인된 셈이다. 금융불안이 일어났던 지난 한달여 동안 정황을 곰곰이 돌이켜보면 정부가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대우사태로 야기된 투신에 대한 환매쇄도는 금융시장 안정론이라는 여론에 떠밀려 정부는 법에 명시되어 있지도 않은 대우채를 보유한 투자자에대한 원리금 상환 보증했다. 안정화의 대가로 납세자의 부담은 늘어나게 되었고 투신사의 문제가 개선될기미가 없자 여론은 다시 정부의 공적자금 만능론을 질타하였다. 이와 같은현상은 단지 투신의 경우만은 아니며 제일·서울은행 등 그동안 공적자금이투입된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과연 어느 정치인의 말처럼 ‘실패한’ 관료들이 정부를 지배하고있기 때문인가.적어도 필자가 사석에서 경제문제를 토론할 기회가 있었던 경제관료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부 경제정책에 비판적인 전문가집단과 별다른시각의 차를 느낄 수 없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정책을 수행하고 책임을 지는 입장이기 때문인지 여론의 동향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이다. 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나서서 모든것을 해결해주기 바라는 국민정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金 慶 洙 성균관대 교수·경제학] 오래 전에 필자의 한 동료는 이를 왕권 중심적 사고의 유산이라고 꼬집은바 있다.그러나 정부는 만능일 수는 없다.정부는 한국종금에 1,88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정당성을 청산시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예금보험공사의대지급금에서 찾고 있다.비용최소화의 관점에서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종금을 실사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부실여신이 새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보도되고 있다.만약 이 전망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한국종금의자산과 부채의 실태를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대책을 세웠다는 또다른 비난의 화살을 받게 될 것이다. 과연 선진국 정부는 자기나라 금융기관의 실태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을까.지금까지 통계에 따르면 한국보다 크게 나을 것은 없다고 본다. 한가지 큰 차이는 선진국에서는 금융기관 스스로 건전성 유지를 위해 최선을다한다는 것이며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퇴출제도와 같은 엄정한 법의 집행때문이다.정부는 여론에 쫓기는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럽지만 재량보다는 준칙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경제학.
  • 남북정상회담 D-1/ 일정 ‘하루 순연’ 청와대-부처 표정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되는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등 관련 정부부처는 11일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회담 자체에는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비교적 담담한 자세로 차분히 대응했다. ◆청와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오전 북한측의 회담 하루 연기요청 내용을 보고받고 “일정이 늦춰진 데 대해 잘 대처하고 회담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이에 따라 북측의 연기 요청에 대해 ‘주최측의 입장을 존중해 받아들인다’는 쪽으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회담이 연기된 데 따른 파장에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국내 언론보도가 북측의 일정연기에 단초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가령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서울에 오는데 북한언론이 매일 한건씩 일정을 공개한다면 우리 정부가 안전을 고려하지 않을수 있겠느냐” 며 “북한의 경우 공개된 장소,공개된 일정에는 안나타나는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김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줄 선물로 진돗개 한쌍과 가로 10㎝,세로 20㎝ 크기의 은제 거북선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은제거북선은 지난 3월 김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했을 때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대통령,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에게도 선물한 것으로,시가 60만∼70만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실/ 북한측 설명대로 ‘기술적인 문제’외에 다른 의도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각 부처별 비상근무태세를 점검하는 등 정상업무를 진행했다.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측으로부터 정상회담연기사실을 전달받았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면서도 “무기 연기가아니라는 점에서 북한측 설명대로 ‘기술적인 준비’외에 다른 의도는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서리는 “21세기 들어 가장 큰 뉴스가 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중요성을 감안,언론의 보도내용에 오보가 없도록 투명하고 진실되게 대처해달라”고 관련부처 관계자에게 당부했다고 총리실 관계자들이 전했다. ◆통일부/ 연기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한결같이 “정상회담 일정에는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초청자라는 입장과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정연기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관례에어긋난 일이기는 하지만 정상회담을 잘 준비하려는 뜻으로 보고 대승적 자세에서 북한측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는 것이 통일부의 설명. ◆외교통상부/ 주한 외국대사관들에 회담 연기사실을 통보하는 한편 이에 따른 외국의 반응을 주시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한 당국자는 “한반도 주변 4국을 비롯해 주요국 공관에 연기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하고 “기술적 문제에 따른 연기인 만큼 회담 자체에는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도 함께 전했다”고 밝혔다. 진경호 주현진기자 jade@
  • 동아건설 로비의혹 수사

    동아건설이 16대 총선에서 10여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검찰은 동아건설의 정치권 로비의혹이 언론에 불거져 나오자 “지난달 초부터 내사를 벌여왔으며 언론보도가 우리로 하여금 수사하라는 취지를 어느 정도 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수사착수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서울지검 이승구(李承玖)특수1부장은 최원석(崔元碩) 전 동아그룹 회장을 수사했던 인연을들며 “최전회장이 해외에 빼돌린 700만달러를 찾아내 회사 채권단에 기부까지 했는데 새로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철퇴를 가하고 싶다”며 ‘즉시수사’를 당연시했다. 하지만 일선의 이런 의지는 검찰 수뇌부로 옮겨가면 희석된다. 고병우(高炳佑)동아건설 회장 등 임원 4명에 대한 출금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한 사실을 이부장으로부터 사후에 보고받았던 서울지검 임양운(林梁云)3차장은 “동아건설건과 관련해 정보수집 차원에서 한두 가지 확인한 것일 뿐내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은 아니다”며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였다.검찰의 신중한행보는 5일 밤 검찰 수뇌부의 결정이 있은 뒤 휴일이었던 6일까지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검찰의 이런 태도변화는 자칫 이번 수사가 정치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또 정치자금법등 관련법으로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은 것도 검찰을고민스럽게 한다. 실제로 선관위는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이 내년 2월15일 선관위 회계보고 전까지 회계장부에 기재하면 처벌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치권보다는 일단 동아건설 임원진의 개인비리에 초점을맞춰 수사를 진행한 뒤 수사과정에서 2,0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이 발견되는 등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정치권에 대한 수사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이종락기자 jrlee@
  • [대한시론] 새국면 현대사태를 보고

    당초 예상과 달리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의 확립을 위해3부자가 은퇴할 것을 전격 선언하여 현대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명예회장은 바뀐 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을 은퇴 이유로 들고 있다.한국 최대재벌기업이 주채권은행에 요구한 500억원에서 비롯된 사건이 엄청난 결과를가져온 셈이다. 황제경영의 칭호를 받아왔던 명예회장의 발언이 정확히 어떤 동기에서 나왔는지 이 시점에서 자세히 알 수는 없다. 현대사태는 현대·기아자동차와 무관한 것이며 책임전문경영인으로서 전념할것이라는 정몽구 자동차회장의 반박성명으로 미루어 보아 복잡한 내부문제도 함께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공식자료에 따르면 현대그룹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자산재평가를 제외하고도 181%로 매우 양호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언론보도의 내용과 명예회장의 선언을 종합해 볼 때 현대사태가 현대측이 주장하는 대로 단지 유동성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다음달 중 공시예정인 결합재무제표를 보아야 정확한 재무구조를 파악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대문제는 일각에서 전부터 우려되었던 사안이었다.한 예로 작년 4월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대우와 함께 심각하게 현대를 거론한 적이 있었다. 현대사태가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현대는 다른 재벌기업과 달리 내실경영을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못하였으며 무리한 사업확장에 중요한 요인이 있다. 현대는 부실 투신회사와 자동차회사를 인수하고 단기간 내에 자금회수가 어려운 대북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현대와 같은 거대 재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단지 그 기업에 국한된 것만은아니며 자칫 한국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행히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이 모두 해소되었고 99회계연도의 결합재무제표가 곧 발표될 예정이어서 적어도 불확실성으로 인한 문제는 그만큼 적다고본다. 현시점에서 만에 하나 현대사태가 한국경제로 파급되는 것은 최대한 억제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그룹전체가 동반부실화되지 않도록 분사 등으로 위험이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우리나라에서 금융의 부실화는 기업의 부실화에서 비롯되었다.IMF 외환위기가 오기 전부터 재벌기업이 도산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였으나사전에 시장이 이를 미리 감지하고 부실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교정되는 사례가 필자의 기억으로는 별로 없었다.소문만 무성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부도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우그룹의 몰락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지난 일이지만 대우그룹의 부실이 본격화되기 전에 세상에 알려졌더라면,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인수되고 일찍 재구조가 단행되었더라면 지금처럼 한국경제를 옥죄지는않았을 것이다. 사실 선진국에서는 부실징후를 보이는 대기업이 기업사냥꾼에 의해 매수되는 이른바 적대적 합병·인수가 부단히 행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실대기업에 의해 국가경제가 위협받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않는다. 기업경영자들은 자신의 직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영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족벌경영을 재벌의 폐단으로 지적하고 있다.그러나 전문경영인체제가 무조건 더 우수하다는 어떤 논리도 없다.대우에 앞서 먼저 쓰러진 기아의 경우가 이를 증명한다. 대우의 김우중 전회장과 달리 기아의 김선홍 전회장은 순수 전문경영인출신이었다. 비록 대우와 기아는 소유구조는 전혀 다르지만 경영권이 과보호되고 있다는공통점이 있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작은 지배주주의 지분으로도 쉽게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계열기업간 상호주식보유라는 한국에 고유한 소유구조의 특성 때문이다. 이 제도가 존재하는 한 기업의 합병·인수시장은 활성화될 수 없고 부실기업이 거덜나기 전에 치유하는 시장의 자율기능은 발휘될 수 없다. 金 慶 洙 성균관대교수·경제학
  • 총리실 “2단계 부패척결 곧 시행”

    정부는 총리실 직속 국무조정실과 반부패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민들의부패 체감도가 높은 취약 분야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중 2단계 부패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이같은 노력과 함께 오는 10월 ‘아·태지역 반부패 국제회의’를 개최해한국의 반부패 의지와 노력을 알리기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26일 이와 관련,“2단계 부패방지대책에는 1단계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던 분야를 위주로 하되,특히 보조금,조달,교육,지방 부조리 등의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년 상반기 중 부패통계 분야 인프라를 구축해 부패문제 개선 여부의 적기적 진단 및 처방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국무조정실과 반부패특위 공동 주관으로 아·태지역 반부패 국제회의를 유치한 배경과 관련,“국제투명성기구 등의 부패지수가 (언론보도와 여론조사 등을 통한) 인지도 위주로 측정,발표되는 바람에 우리 정부의 반부패 척결 의지가 덜 알려지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고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조사한 투명성지수(CPI) 순위에서 98년 85개국 중 43위,99년 99개국 중 50위에 올라 공직사회 등의 부패가 심각한 나라로 인식돼 왔다. 구본영기자 kby7@
  • 청소년 ‘왕따’ 피해 급증

    청소년들 사이에 집단 따돌림인 ‘왕따’와 위협·협박 등 정신적 폭력이급격히 늘고 있다.피해기간도 1개월 이상으로 장기화되고 있다. 민간단체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사장 金宗基)은 25일 지난 97∼99년 전화와 면접,PC 등으로 청소년 폭력에 대해 상담한 건수가 매년 900건 안팎이었으나 집단 따돌림 등 정신적 괴롭힘에 대한 학생들의 상담건수는 97년 33.5%,98년 42.6%,99년 64.8%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한 학생들도 97년 26.3%에서 98년 36.1%,99년 49.1%로 늘었다. 반면 금품피해 경험은 97년 23.2%,98년 18.9%,99년 17.8%로 꾸준히 줄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담자들은 중학생은 45.2%,고교생 27.2%,초등생이 16.5% 등으로 중·고교생들이 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폭력피해는 같은 반학생이나 선배,교사 등 주로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이사장은 “학교폭력 문제는 언론보도를 통해 집중 조명되고 사회적 이슈로 다뤄졌던 97년에 주춤했다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면서 “특히 정신적 폭력이 늘고 있어 교육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우기자
  • “광주민주항쟁 왜곡 보도 많았다”

    언론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5·18 당시 우리 언론은 당시 광주민중항쟁을 왜곡,보도했다”는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5일 언론재단과 기자협회는 광주전남기자협회(회장 임영호·광주CBS정치행정팀장)와 공동으로 ‘5·18 민중항쟁에 관한 왜곡보도와 그 후 20년’이라는 주제로 제6회 기자포럼을 개최했다.이날 토론회에서는 80년 5월과그 이후 ‘광주민중항쟁’과 관련한 국내언론의 왜곡보도 실태가 낱낱이 공개됐으며,이에 따른 언론의 사죄와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영희 한양대 교수는 “광주항쟁 당시소수 기자들의 저항도 있었지만 저항과 비판,민중의 방패로서의 언론은 그날로 끝났다”고 지적하고 “‘군사정권 치하’라는 당시 상황은 언론의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성 5·18기념재단 기획위원장은 서울지역 신문의 기사 70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분석에 따르면,당시 언론보도 가운데 5·18에 대한 ‘왜곡보도’가 41.4%로 가장많았고,‘사실보도’ 25.7%,‘어느 정도 사실보도’ 21.4%,‘보도 않음’ 11.4%순으로 나타났다. 또 80년 이후의 보도를 분석한 송정민 전남대 교수는 ▲광주항쟁은 시위·추모의 틀로 범주화 됐고 ▲이 때문에 항쟁의 원인,학살책임자 등의 문제가가려졌으며 ▲결국 5공∼문민정부 하에서도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지적했다.송 교수는 또 “광주항쟁을 데모 전문가들의 집단행위 또는 제사의식으로 만들어버린 언론은 보도행태에 대한 최소한의 자성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언론계의 진지한 반성을 촉구했다.한편 지난 12일 순천향대에서 열린언론학회 학술행사에서 이민규 순천향대 교수는 “79년 10월 27일부터 계엄이 해제된 81년 1월 24일까지 총448일간 계엄당국이 검열한 기사는 27만 7,906건이며 이 가운데 9.8%인 총 2만7,058건이 전체 혹은 부분 삭제됐다”면서“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당시 언론인들이 광주항쟁의 진실을 보도하려고 노력했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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