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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잖은 장래 한소수교 이뤄질 것”/김영삼위원 기상회견 일문일답

    ◎“고르비면담 통일 앞당기는 데 큰 역할할 것/중요한 협의사항 아직은 밝힐 단계 아니다”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은 28일 상오 3시 모스크바에서 도쿄로 가는 기상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방소 성과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내용에 대해 30여분 동안 설명했다. 김최고위원은 먼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설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김최고위원=소련방문중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공개하겠다. 소련을 떠날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개하지 못했다. 21일 하오 6시25분쯤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났다. 당초 소련방문중 그를 만나리라고 1백% 믿지는 않았으며 만나더라도 귀국 직전에 만날 것으로 알았다. 21일 하오 6시20분쯤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지와의 회견중 크렘린측으로부터 25분까지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전혀 예상을 못한 일이어서 그야말로 허둥지둥 떠났다. 크렘린의 어느 곳으로 가는지도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5분 거리라고 들었으나 경찰차 3대가 붙어 일체일반차량의 통행을 차단,2분만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대통령경호실장의 안내를 받았다. 프리마코프 연방회의 의장과 한방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들어와 세 사람이 이야기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프리마코프를 가리키며 『나의 가장 중요한 친군데 이번에 대단히 중요한 자리로 갈 것이다. 이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모든 것을 내게 이야기해 준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너무 긴장해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만났는지 시간은 모르겠다. 세 사람이 무슨 이야기했는지 이 자리에선 밝힐 수 없다. 30일 아침 노태우대통령과 만나서 여러가지 이야기하겠다. 여러가지 중요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고르바초프와의 회동의미는. ▲한반도에는 45년간 냉전체제가 계속됐다. 소련과의 관계정상화는 한반도 전쟁억제의 유일한 방법의 하나이다. 또하나는 고르바초프대통령 취임직후에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이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 멀지않은 장래에 한소수교가 이루어질 것이다. 시기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이야기 않는 것이 좋겠다. 이번에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만난 것은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큰 역할을 할 것이고 전쟁억지의 결정적 역할을 하리라 본다. ­한소수교와 관련해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올해안에 한소수교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언론이 보도했는데.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에는 중요한 것이 많으나 말하지 않겠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연내수교에 동의했나. ▲언제라든지 하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하자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우리에게 장애는 없다』고 말하고 『양쪽 다 수교하는 데 생동력있게 추진하자』고 말했다. 나는 이에대해 『양측은 그런대로 잘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실제 면담시간은 얼마나 되나. ▲프리마코프를 만난 뒤에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들어왔다. 물론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끝까지 있지는 않았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프리마코프를 가리키면서 『남은 이야기를 이 친구에게 해주면 나한테 전달된다』고 했고 그에게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프리마코프는 대통령 17인 위원회위원이 됐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첫 인상은. ▲키가 큰 줄 알았는데 나하고 비슷했다. 당당하고 자신이 넘쳐 있는 태도였으나 내게는 매우 온건하게 이야기했다. ­소련에서는 노대통령을 빠르면 연내,늦어도 임기중에 소련으로 초청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노대통령의 방소문제를 이야기했고 이에대한 답변도 들었다. 대단히 중요하고 한반도 전체에 관한 것이며 우리가 통일로 갈 수 있는 그런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뭐라고 인사했나. ▲『오신 것 환영한다』 『모든 보고 잘 듣고 있다』는 등이었다. ­친서는 어떻게 전달됐나. ▲국가이익에 관한 이야기다. 미수교국에 친서 보내는 것은 젊은 사람들 사이의 연애편지처럼 비밀로 해야 한다. 어떻게 밖으로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두 알고 있다. 신문 이야기가 잘못된 것도 있다.
  • 대통령 고르비의 과제 특별기고/이기택(연대교수ㆍ국제정치학)

    ◎“「경제개혁」 속도가 소앞날 좌우”/대서방협력위한 합법적 기반 일단확보/러시아 농노체제 탈피,근대화추진해야/“연방 공중분해”위험도사린 민족문제에도 능동대응 필요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새로운 개정헌법 제127조에 따라 「소련국가」의 「소연방대통령」에 올랐다. 고르바초프가 권력구조를 바꾸고 재편성하는 과정을 보면 과연 능숙한 정치곡예 또는 예술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그 속도을 보는 듯하다. 그는 우선 일당독재의 핵심인 공산당과 고르바초프개혁에 저항하고 보수파가 웅거하고 있는 정치국을 격파하였다. 소련헌법6조가 보장하던 공산당의 권력핵인 「지도적 역할」,즉 일당독재권력을 대통령에게 이동시켰다. 고르바초프의 권력은 이미 미국의 대통령의 권한과 미국의회의 권한,그리고 프랑스의 비상 대권을 합친것에 버금간다. 그는 소련의 권력적 상징과 실질상의 권력자가 되었다. 이번 권력구조개편은 서방측의 소련접근에 가장 큰 장애였던 고르바초프의 실각의 불안을 일단씻고 고르바초프가 서방과의 협력을 할수 있는 권력적인「적법성」의 기반을 확고히 과시하게됐다는 점이 그 핵심이다. 고르바초프의 최대의 적은 서방이 아니었다. 그의 적은 소련내의 공산당통치의 타성에 젖은 특권계급이라는 보수파였으며 스탈린36년과 브레즈네프20년의 통치에서 인간성을 잃고 공산통치의 최면에 걸려있는 소련인민대중이었다. 또하나의 적은 소련의 돌이킬수 없게 보이는 경제적 낙후인 것이다. 이제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페레스트로이카의 핵심인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을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대내외의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고르바초프권력은 이제 소련연방을 공중분해시킬 위험성이 있는 민족문제와 고르바초프이래 도리어 후퇴한 소련인민의 생활 수준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하는 경제개혁의 문제에 직면해있다. 이미 소련의 중앙아시아의 소련회교도 민족문제나 코카서스 민족문제,나아가서 발트3국문제등은 소연방분해의 위기를 느끼게 하고 있었다. 이유는 소연방의 민족문제가 이미 국내문제가 아니라 국제문제로 확산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때에 중앙아시아회교도에 속하는 소련군부대를 일차 투입하였으나 이들은 싸움할 생각은 않고 코란성경책을 사가지고 고향갈 생각만 하였기에 2주만에 그지역의 종족이 아닌 타타르족으로 신속히 교체하였던 것이 그 예였다. 국경을 트고 종족적으로 통합하려는 소연방문제는 지금은 국제적인 영역으로 확산돼 가는 소연방의 위기인 것이다. 소련이 민족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리투아니아에 서 보듯이 공산당과 정치국의 붕괴로 권력적인 연방이탈을 막을 권력적인 수단은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비상대권을 갖고 연방이탈을 막을 합법적인 수단을 갖게된 것이다. 대통령이 된 고르바초프는 이제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권한(헌법127조2항)을 갖고 있는 이상 연방이탈을 대내차원에서 억지할 수 있는 정치적 방법이 생긴 것이다. 물론 국내적으로 페레스트로이카에 완강한 저항세력이었던 특권계급을 억압하고 인민을 통제할 수 있는 정치력이 생겼음은 말할필요도 없다. 보수파의 집결체이었던 공산당에 거부권을 행사할수 있게 되었기때문이다. 인민이 말을 안들을 때에는 특히 민족문제등에서 의견의 차이가 심각할때에는 최고회의의 개선(헌법127조2항16)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련최고회의를 해산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르바초프의 권력재편성도 민족문제와 함께 본격적인 주문제는 페레스트로이카의 핵심인 소련의 경제재편성에 있는 것이다. 이미 고르바초프는 이를 위한 소유권법과 토지기본법을 지난 6일 통과시켰다. 소유권법은 거의 자본주의체제의 사유재산제도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다. 소련내의 외국인의 소유도 인정(소유권법 제4조1항)하고 있기까지 하다. 토지기본법에서는 종신점유물로 상속(토지기본법 제5조)도 허용하고 있다. 1917년볼셰비키혁명이래 가장혁명적인 고르바초프의 권력재편성을 고르바초프의 역사적 사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러시아라는 전통적 국가회복에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현재 직면하는 러시아적 문제의 핵심은 차르때나 볼셰비키소비에트시대나 지금이나 러시아의 농노체제로부터 어떻게 근대화를 하는가에 있는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권력의 기반은 소련의 군부에 의해서 전복될수 없다. 그 까닭은 단순히 고르바초프의 동생이 군의 핵심간부로서 KGB와 군인사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 뿐만이 아니다. 이제 소련의 군부가 미국의 우주방위계획(SDI)을 따라잡기 위해 군사적이며 경제적 경쟁을 다시 한번 할 경우 소련의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점과 그렇게 될 경우 소련의 군사력은 기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완전히 3등 군사국가로 전락할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권력과 체제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는데 고르바초프의 권력장악이 이번과 같이 문제없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경제적인 근대화라는 측면에서는 이번과 같은 권력 기반의 강화와 준비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거의 희망이 없다. 오늘의 소련경제 어디를 보아도 희망적인 돌파구는 없다. 소련탄광노동자에게 몸을 씻을 비누가 없으며 시장에서 돌연 그 많은 부탄가스가 사라지는 것이 소련의 경제이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가 서방 즉 미국 서유럽 일본등에 기대를 절대적으로 걸고 있는이유이며 이번 소련의 근본적인 권력 재편성도 실제에 있어서 서방에 대한 권력적인 대응이라는 점에서 최종적인 의미를 찾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고르바초프의 권력이 권력적인 합법성을 그 기반으로 한다는 서방에 대한 과시이기도 하다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고르바초프와 소련의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 미군철수땐 한반도 군비경쟁 촉발

    주한미군 감축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의 군축과 주한미군의 감축이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한미 의회의 공청회및 청문회가 13,14일 비슷한 시기에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드세이 앤더슨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가 13일 미하원 외무위 아태소위(위원장 스티븐 솔라즈)청문회에 출석,아시아지역 군축의 최우선 대상으로 한반도를 설정해 놓고 있다고 한 발언은 주목을 끌고있다. 한미 두나라 의회주최 공청회와 청문회에서 관계자 7명이 한 증언요지는 다음과 같다. ◎미 하원 아시아군축 청문회/“북한의 핵개발,한반도 안정「최대의 적」/동북아 미군은 평화보장의 최후보루”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 드세이 앤더슨 증언 아시아의 군사ㆍ정치적 현실은 유럽의 그것과 기본적으로 다르다. 유럽은 지리적으로 뚜렷이 구분된 2개의 정치ㆍ군사 동맹과 지역기구 등을 갖고 있다. 반면 아시아는 엄청난 지리적ㆍ문화적ㆍ역사적 차이와 더불어 많은 위협인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유럽에서와 같은 다자간 정치ㆍ군사ㆍ경제기구의 구성을 저해하고 있다. 우리는 모스크바의 유럽 외교정책에서 과시된 대담한 「신사고」를 동북아에서는 아직 보지못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군사력 전진배치가 바로 긴장의 요인이며 미군 계속 주둔의 이유가 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캄보디아 사태가 미해결로 남아있다. 유럽형 군축체제가 아시아전역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미국은 긴장완화 수단으로 이를 선호하고 있다. 미국이 (유럽형 군축 대상으로)아시아 지역에서 첫머리에 올려놓고 있는 곳은 한반도다. 한반도의 군사적 상황은 대체로 유럽과 비슷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발전된 것과 같은 신뢰구축조치가 유용성을 지닐 것으로 우리는 믿고 있다. 한반도에선 유럽처럼 대규모의 재래식 군대가 잘 획정된 전선을 따라 전진배치돼 있어 적대행위가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긴장완화가 이뤄지면 모든 관계당사자가 서로 득을 보게된다. 우리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때만 한반도에 진정한 긴장완화가 있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한국의 긴장완화 노력을 전폭지원하고 평양에 대해 서울과 의미있는 토론에 들어가도록 촉구하고 있다. 우리는 소련이 북한에 대해 궁극적으로 중요한 군축협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조치의 확립을 위해 합리적 방안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그들의 최선의 이익임을 전달해주기 바라고 있다. ◆군축국장 로널드 레만 증언 우리는 아시아와 관계된 소련의 군축제의에 관심이 없다. 그건 미국에 대해 불평등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 그들 제안은 핵무기 숫자제한,해군및 재래식 군대감축,군사훈련 참가 항공기 숫자 제한,해군훈련참관및 선박 항공기를 위한 안전지대 설정 등의 내용을 담고있다. 소련제안은 미국의 작전 신축성과 전쟁억지력을 제한하고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공약에 회의를 갖게할 수 있다. 소련의 아시아 주둔군 감축은 미국에 대한 위협을 감소시키지도 못했고 동북아의 군사대결 위험성도 감소시키지 못했다. 사실 그들은 한반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소련의 군사력 감축에 걸맞는 조치를 미국ㆍ한국ㆍ일본이 취하는데 있어 북한의 군사력이 얼마나 제약을 가하고있는지를 소련은 깨달아야 한다. 북한의 지속적인 군비증강과 핵및 미사일 개발활동이 이 지역 안정에 최대의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는 평양이 보다 책임있는 태도를 취하도록 소련에 압력을 가할 것이다. ◆국방부 국제안보국 동아태담당 부차관보 칼 포드 증언 소련은 이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지만,동북아의 미군은 역내 안정을 위해 균형추로서,브로커로서,안보 보증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90년대에도 동북아의 미군은 대체할 수 없는 「평형바퀴」가 될 것이다. 이 지역에서 미군이 철수할 경우 다른 강대국들이 공백을 메우려 들거나 메우도록 강요받는 사태가 초래돼 역내 군비경쟁과 대결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아시아에서 긴장완화 방안이 채택될 수 있는 유일한 현장이 한반도다. 우리는 남북한간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가 찾아질수 있다고 확신한다. 비무장지대 양측에 대치하고 있는 군사력은 남북한 협상에 의해 긴장을 완화하고 이해를 증진시킬 어느정도의 수준까지 감축할 수 있다. 우리는 남북한 양측이 이러한 목표를 갖고 진지한 의견교환을 개시하도록 고무하고 있다. ◎국회 외무위 주한미군 공청회/“북한 개방 유도할 국제여건 조성해야/미군감축은 남북 관계개선과 연계를” ◆임동원 외교안보연구원장 주한미군의 감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군의 주둔기간을 최대한 이용하고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이라는 도전을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주한미군의 감축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불안정을 증대시킬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대비태세의 유지와 함께 전력증강을 통한 군사력 균형달성 노력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확대 지향적 군사력 균형달성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기습 남침계획을 버리고 「합리적 충족성」에 의한 방어전략만 유지하도록 축소지향적 군사력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북한변화의 징후가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침체의 심화,남북국력 격차의 확대,김일성의 노쇠화 등으로 현체제의 지속이 어려울 전망이다. 북한의 개방과 변혁을 적극 유도하고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국제적 여건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정종욱 서울대교수 주한미군 감축으로 한반도 방위의 주도적 역할이 한국군에게 이양될 경우 한미안보 협력에 대한 북한의 오식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의 경제력이나 과학기술수준에 비추어볼때 2천년대 초기,빠르면 90년대 후반에 자주방위능력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자주방위능력이 확보된다고 해서 전쟁억지의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고 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 중요한 것은 자주방위의 능력보다 전쟁억지에 있다. 이같은 전쟁억지의 기능을 주한미군이 수행해 주고 있다. 주둔 군사력에 못지않게 부대의 위치가 전쟁억지 기능을 위해 중요한 것인 만큼 휴전선 부근에 배치된 미2사단을 후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주한미군의 점진적 부분감축은 남북한 관계개선의 정도와 연계되어 실시돼야 한다. 특히 주한미군의 실질적 감축은 남북한간의 군비통제가 실시되어 보다 구조적인 의미에서 군사력감축이 이루어질때 시작돼야 한다. ◆박영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방위비 분담에 관한 한미 양국간의 이견은 분담계산 방법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88년에 총 22억1천9백만달러의 주한미군 방위비를 부담했는데 이중 부동산(토지ㆍ시설제공)11억9천만 달러를 포함하는 간접지원비가 19억4천2백만 달러로 전체의 87.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직접지원비는 2억7천만달러에 불과하며 이중에서도 국방부에서 미군에 제공한 개인소유분에 대한 대여료 1억7천만달러를 제외하면 실제로 정부예산에 직접 편성해 지원하는 분야는 연간 1억달러 정도이다. 결국 논쟁의 초점은 간접지원비의 방위비부담 포함여부다. 현재 남북한간의 군사력은 주한미군을 포함하여 균형이 이루어져 있다는 평가를 전제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은 한국의 현재 부담수준을 하한선으로 하고 주한미군감축으로 생기는 전력차질을 한국이 보강하는데 드는 비용을 상한선으로 결정,양쪽 범위내에서 조정돼야 할것이다. ◆남주홍 국방대학원교수 미국의 대한 안보공약은 휴전협정체제의 관리와 전쟁억지력의 유지라는 두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이를 감안할때 주한미군의 감축은 미국의 역할이 과거 한국방어라는 주도적 측면에서 지원적 측면으로 변경됐음을 의미한다. 주한미군의 감축에 앞서 한미 양국간에 작전통제권 문제에 대한 재정립이 선행돼야 한다. 즉 미군감축시 작전통제권은 평시의 경우 한국군의 지휘통제에 두고 전시에는 한미연합사의 작전통제를 받도록 하는등 작전권의 단계적 인수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이와함께 건전한 한미안보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 북한,땅굴굴착 첫 시인/휴전선서 2차례 대남방송

    ◎“남침용아닌 장벽대응용” 강변/북측,정전위서 공동조사 제의 【판문점=김원홍기자】 정부는 14일 북한측이 지난 3일 발견된 제4땅굴을 판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상오 제455차 군사정전위원회 본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판문점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측이 지난 9일 상오 8시20분부터 30분사이에 한국군 28사단 520GP전방의 북한인민군 5사단 503GP에서 대남 확성기방송을 통해 제4땅굴은 자신들이 굴착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측은 지난 9일의 대남 확성기방송을 통해 「땅굴은 남침을 하기 위해 판 것이 아님을 남조선이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이 말했다. 군사분계선 남쪽에 있는 콘크리트 장벽부터 없애야 하며 우리의 제4땅굴은 절대로 남침을 위해 판 것이 아님을 재삼 강조한다」고 밝힘으로써 땅굴굴착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9일 하오 1시47분부터 2시10분 사이에 북한은 휴전선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방송을 통해 『제4땅굴은 남침용이 아니라 남북의 자유왕래를 가로막는 콘크리트 장벽의 대치용이며 평화적 통일을 위한 땅굴』이라고 강변하고 『땅굴의 길이는 2천5백m에 달하지만 콘크리트 장벽은 몇배 이상이나 되면서도 남조선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평화통일을 위해 파놓은 땅굴을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상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안에서 공산측 요청으로 열린 제455차 군사정전위원회에서 공산측수석대표 최의웅소장은 『북침을 위한 공격훈련인 팀스피리트 90훈련을 즉각 중지하라』면서 『한국이 주장하는 제4땅굴은 북침을 위해 남한측이 판 것』이라고 억지 주장을 폈다. 최소장은 『제4땅굴을 확인하기 위해 본인과 북한측의 터널전문가및 기자 등 60여명으로 구성된 공동감시소조가 4대의 헬리콥터에 분승,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 비무장지대에 가겠으니 북한측 조사단이 남쪽에서 활동 할 수 있는 안전담보확인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했다.
  • 단자사 양건예금 대폭 감소/2월말 현재/4개월동안 6조원이나

    단자회사(투자금융회사)의 양건예금이 지난해 11월이후 약 4개월동안 6조원가량이나 즐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무부에 따르면 어음관리구좌(CMA)를 제외한 단자사의 수신상품인 무담보 매출어음 담보매출어음 발행어음등의 매출규모가 지난 10월말 15조3천7백4억원에서 지난 2월말에는 9조4천3백79억원으로 5조9천3백25억원이 감소했다. 상품별로 보면 담보매출어음은 2천1백85억원에서 3천6백42억원으로 1천4백57억원이 늘어났으나 발행어음은 1조6천5백90억원에서 1조2천1백46억원으로 4천4백44억원이 줄었으며 무담보매출어음 규모는 13조4천9백29억원에서 7조8천5백91억원으로 무려 5조6천3백38억원이나 감소했다. 양건예금이란 단자사가 기업이 발행한 어음을 할인,자금을 대출해주며 단자사가 보유한 어음을 억지로 사가도록 하는 금융관행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꺾기」로 통용된다. 예를 들어 A라는 단자사가 갑이라는 기업이 발행한 3백억원짜리 어음을 14%의 명목금리로 할인해주고 A사가 보유한 2백억원어치의 어음을 13.5%의 금리로 갑이 매입토록 하는것이다. 이 경우 갑이 실제로 쓰는 자금은 1백억원 뿐이고 부담하는 실질금리는 명목금리보다 1%포인트가 높은 15%가 된다. 그러나 A단자사는 3백억원의 어음할인(대출)실적과 2백억원의 매출(예금)실적이 있는 것처럼 허수에 의한 통계가 작성돼왔다.
  • 북한,한필성 남매상봉 정치선전

    ◎“71년엔 남한측 방해로 못만났다”억지/“단일팀 무산 남 책임” 한필화 발언 강조/중앙방송ㆍ평양방송 동원 【내외】 북한은 10일 이산가족의 아픔을 극명하게 보여준 한필성­한필화 남매의 40년만의 상봉을 전적으로 정치적인 선전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이날 북한의 중앙및 평양방송은 한필성­한필화 남매가 극적으로 만나는 모습과 이어 기자회견을 가진 것 등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소개한채 지난 71년 이들 남매가 만나기 직전에 헤어진 책임을 한국측에 전적으로 전가했다. 북한의 이 방송들은 이와 관련,『71년 6월 삿포로동계올림픽 때에도 한필화의 절절한 호소에 따라 오빠 한필성이 일본으로 달려갔으나 반통일분자들의 방해책동으로 끝내 상봉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중앙및 평양방송은 또 이들 남매의 상봉이 『남조선 인민들속에서 자주ㆍ민주ㆍ통일의 기운이 비상이 높아가고 있는 환경속에서 비로소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이들의 기자회견 가운데서도 한필화가 이산가족의 만남이라는 분위기에 맞지않게 정치적인 답변을 계속한 내용만을 반복해서 보도했다. 북한의 이 방송들은 한필화가 기자회견 석상에서 『제11차 아시아경기대회에 북과 남이 반드시 유일팀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유일팀 구성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실에 유감을 표시했다』 『북과 남으로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문제는 조국의 통일을 실현하여 모든 혈육들이 서로 만나게 해야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평양및 중앙방송은 이들 남매의 상봉모습에 대해서는 『두 남매는 눈물을 뿌리면서 오랫동안 떨어질 줄을 몰랐다』고만 짤막하게 소개했다.
  • 「광주」관련법안 처리 정치쟁점화/양당안 법사위 「직권회부」의 파장

    ◎“특위 연장은 5공 종결 막아” 판단 민자/“거여 독주 견제,강경투쟁도 불사” 평민 광주관련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김재순국회의장이 8일 민자당이 이날 제출한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에 관한 법률」과 평민당이 지난달 21일 제출,광주특위에 회부됐던 「5ㆍ18 광주의거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상 등에 관한 법률」을 의장직권으로 모두 법사위에 회부한 데 대해 평민당이 『명백한 불법ㆍ월권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섬으로써,광주관련법안의 처리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번 회기내에 광주특위 해체방침을 정한 민자당은 광주보상법안을 법사위에서 처리,평민당측의 특위연장 기도를 막겠다는 입장인데 비해 평민당측은 광주특위 재개를 통해 최규하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을 정치쟁점화 시키고 광주배상법안 역시 특위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처리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여야간 타협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민자당은 광주특위는진상조사 활동을 위해 구성된 것이므로 입법사항을 다루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조사활동과 무관한 광주보상법안은 당연히 법사위에서 심의,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그동안의 청문회 등을 통해 진상조사활동 등을 마무리 했기 때문에 특위 활동보고서 채택을 위한 특위전체회의를 한번만 개최하고 광주보상 관련법안은 법사위에서 여야간 절충을 통해 단일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특위 해체를 전제로 한 마무리 회의가 아닌 이상 광주특위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 민자당의 기본 시각이다. 이번 임시국회 개원이후 3차례의 특위소집 요구를 모두 불응한 것도 평민당측이 최규하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을 정치쟁점화시켜 특위활동의 연장을 시도하려는 의도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민자당은 광주보상법안을 특위에서 다룰 경우 법안심사보다는 여야간 정치공세로 일관돼 이번 회기내 특위해체 방침및 5공청산 마무리작업은 물건너 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자당은 이같은 시각을 바탕으로 평민당측이 끝까지 특위해체 지연술을 쓸 경우 법사위에서 광주보상법안을 처리하고 국회 본회의에 특위해체 결의안을 제출,광주특위를 비롯한 6개 특위를 해체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민자당은 그러나 광주문제는 여야간의 타협을 통해 광주현지 분위기를 최대한 반영하는 선에서 원만하게 매듭지어야 정치적 불씨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평민당측과의 막후 절충을 계속 시도할 방침이다. 광주특위 활동의 보고서작성 문제와 관련,사태발발 원인,책임자 규명 등 주요 쟁점사안에 대해서는 여야간의 시각차이가 현격했던 점을 감안,사안별로 결론을 내리는 방식보다는 그동안의 조사활동의 내용을 설명하는 경과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안을 평민당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광주문제에 대한 가시적인 처리결과를 도출해 내지 못할 경우 민자당뿐만 아니라 평민당 역시 호남권으로부터 상당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어 결국 평민당측도 여야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평민당은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광주특위에계류중인 평민당의 법안을 법사위에 회부한 행위 자체가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며 그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국회법 제75조 2항과 제78조 1항에는 국회의장이 안건을 상임위에 회부할 때에는 「운영위와 협의」해야 하거나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상의」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도 이번의 경우에는 이 절차가 생략됐다는 것이다. 또 김의장은 광주특위가 진상조사특위일 뿐 법률안을 심사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광주특위를 구성하기 전 4당이 함께 서명했던 특위구성제안 이유와도 상치되는 억지논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당시 제안이유에는 특위역할에 대해 『광주문제에 관한 모든 사항을 해결하고 마무리 짓는다』고 못박은 만큼 법안심사까지도 광주특위에서 맡아야 한다는 논리이다. 특히 김의장이 정계개편전 구민정당이 제출한 광주관련 법안을 광주특위에 맡겼던 사실만으로도 특위가 법안을 심사할 수 없다는 김의장의 논리가 모순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평민당은 이같은 논거에서 김의장의 조치는 「원인무효」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광주특위에서 법안을 계속 심의하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김영배총무는 『민자당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사위에서 광주법안을 처리하려고 한다면 단순한 불복차원을 넘어 강력하게 저지하겠다』면서 『저지방법은 상상에 맡기겠다』고 말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분명히했다. 평민당은 김의장의 이번 조치가 의정활동에 있어 거대여당의 「일방독주」를 예고하는 구체적 신호로 받아들이며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따라서 법적ㆍ도덕적 명분에서 평민당이 민자당에 비해 명백히 앞서느니 만큼 이번 경우에 민자당의 예봉을 꺾어 앞으로 남은 임시국회 일정에서 주도권을 잡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대등한 관계만은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평민당 당직자들은 그러나 『민자당측이 평민당의 심기를 건드려 강경투쟁을 유발시켜 각종 주요 법안처리 자체를 유산토록 한 뒤 모든 책임을 평민당에 떠넘기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즉흥적인 강경대응만은 자제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 「합당공방」에 밀린 「민생현안」/「여대야소」첫국회 대정부질문 결산

    ◎정책질의보다 아전인수식 추궁/정치법안 이견,상위도 진통 예상/정부측 고자세ㆍ답변 내용 부실도 문제로 국회는 5일 사회ㆍ문화 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 일정을 끝으로 4일간의 대정부 질문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정부 질문은 거대여당 출범이후 처음으로 이뤄진것으로 정국전반에 대한 여야의 인식과 시각을 확인할 수 있을 뿐아니라 앞으로 상위활동에서 「대결」또는 「타협」의 수위를 미리 가늠해 본다는 점에서 여느 국회때보다 큰 관심을 끌었다. 정치ㆍ통일 외교 안보ㆍ경제ㆍ사회문화분야 등 4개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대정부 질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역시 예상했던대로 분야별 성격과 관계없이 정계개편과 관련한 여야간의 공방으로 일관했다는 점이다. 정부측을 상대로 정책 질의를 벌이기보다는 여야 모두 정치질서 재편에 대한 각자의 논리를 대정부질문 방식을 통해 홍보ㆍ선전하는데 역점을 둔듯한 모습을 보였다. 여야는 3당통합ㆍ정계개편에 대한 논리대결의 차원을 넘어 전반적인 정치사회현상과 시국문제를 각자 편리할대로 정계개편 등과 연관시키는 감정대결의 양상까지 보여 앞으로 상위활동의 어두운 그림자를 예고하고 있다. 민자당은 과거 4당 구조를 『되는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는 무력 불신의 구도』(오유방의원)라는 기본인식을 바탕으로 이번 정계재편을 통해 소모적인 정쟁을 지양하고 민주개혁조치를 과감히 추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강조했다. 이에반해 유일야당으로 변모한 평민당은 『3당통합을 성장이란 구호아래 부의 공정분배를 거부하는 정경유착』(신기하의원)으로 규정,민생치안부재,심지어 연쇄방화사건 등도 3당야합에 의한 가치관의 전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6일부터 시작되는 상위활동을 앞두고 평민당이 숫적인 열세를 극복하고 기선을 잡기 위해 3당통합 비판의 호재를 적극활용한 무대였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번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민자당이 거대여당으로서의 자신감을 표출한 것도 새로운 모습이다. 우선 숫적우세를 바탕으로 한 여유에서 나온 것이지만 정부측을 일방적으로 비호,두둔하는 모습만 보이지 않고 야당에 못지않게강도높은 질타와 비판을 가한 점이다. 대정부 질문자 선정과정에서 민정ㆍ민주ㆍ공화계를 고루 안배한데는 각계파간의 이해조정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기존 3계파의 정책에 대한 입장과 의지 등을 적절히 조화ㆍ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신당의 각오를 표출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치분야 질문에서 국가보안법과 안기부법을 전향적으로 대폭 개정할 것을 촉구한 점이라든지 시국사범을 대폭 사면ㆍ석방할 것을 요구한 점 등은 과거 정부ㆍ여당간의 공조체제유지 때 볼수 없었던 새로운 변화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이번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여야간의 현격한 시각차가 노정된 부분은 정치ㆍ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치안부재ㆍ시국불안 등을 정계개편현상의 부작용으로 연계시키고 있는 평민당은 상위활동에서 치안장관의 퇴진 요구등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어 해당 상위마다 여야간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광주보상법에 대해서도 평민당은 이번 대정부 질문에서도 자신들이 제출한 법안에 따른 배상액과 명예회복조치를 취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여야 합의에 의해 단일안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밖에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ㆍ경찰중립화법 등 주요 정치성 법안에 대한 질의ㆍ답변에서도 기존 여야간 시각을 별로 좁히지 못해 이들 법안처리를 둘러싼 진통이 적지않을 것같다. 특히 이들 정치성 법안은 3당합당 이전 야3당 간에도 각각 다른 입장을 보여왔고 민자당내에서도 계파간의 일치된 목소리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어떤 모습으로 귀착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아무튼 이번 대정부 질문도 역시 여야간의 정치공세성 공방의 장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평민당은 3당통합 비난에 모든 초점을 맞추다 보니 억지 춘향식 주장이 난무,설득력을 잃었고 민자당도 평민당에 대한 역공을 지나치게 염두에 둔데다 각 계파간의 교감형성이 제대로 되지못해 의욕에 비해 수준은 낮았다는 분석이다. 당초 예상했던 정도의 여야간의 충돌이나 물리적 충돌 사태는 없었으나 회의도중 의석에서 저급한 야유나 진지하지 못한 맞고함 등이 빈발한점 등은 앞으로 시정돼야 할 대목이다. 대정부질문때마다 지적되는 사안이지만 분야별로 각당 1명씩 대표를 내세워 심도있는 질의ㆍ답변을 하는 보다 효율적 방식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여야 공통의 지적이다. 거대여당 출범이후 정부측 관계자들의 답변태도가 고압적으로 변했을 뿐 아니라 답변내용 역시 함량미달이라는 질책에 대해서도 정부측의 시정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최태환기자〉
  • 남북군축,신뢰구축부터(사설)

    한반도는 여전히 군축의 사각지대인가. 동서 양극체제를 종식시킨 미국과 소련의 화해와 군축,동유럽의 변혁이 몰고온 탈냉전 조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한반도는 아직 세계지도에 유일불변한 냉전지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역사는 흐르고 시대는 변전한다. 냉전시대의 종막과 함께 구체적으로 다가온 문제가 군축이라면 한반도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한반도 군축은 과연 언제 어떤 단계로 접근될 것인가. 현재로서 남북한은 최소한 군축의 필요성에는 인식을 같이할 수도 있다. 다만 오랜 전쟁적 적대관계와 긴 분단상황에서 파생된 이질감,주변국들의 복잡한 역학관계와 남북한 양쪽의 접근방식의 차이가 실질적인 논의와 협상에 어려움을 주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군축논의」에 접근하는 우리쪽의 인식과 시각이 명료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하나가 이상훈국방장관이 지난 23일 제시한 남북한 3단계 군축안이다. 또한 며칠전 미 국무부의 리처드 솔로몬 동아시아 태평양담당차관보가 밝힌 「유럽방식」의 적용이 다른 하나이다. 표현의 차이가 약간 있을 뿐 이 두 군축접근 시각이 갖는 공통의 전제가 쌍방 군사적 신뢰구축인 것만은 분명하다. 신뢰는 모든 협상의 원칙이다. 군사적 신뢰의 구축은 군비제한 군비축소의 단계로 진전될 것이고 결국 대화와 교류의 실질적인 진전과 긴장완화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군사문제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미소의 개입영향의 측면과 남북한의 군비통제라는 이중구조를 이루고 있으나 직접적으로는 남북한의 첨예한 군사적 대치와 긴장완화 추구라는 모순적 구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같은 민족이 살고 있는 22만2천㎢의 좁은 땅에 남미대륙 전체의 군대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의 군병력이 오랜 불신속에 대결하고 있다. 1백만이 넘는 북한 병력과 우리측의 65만을 합한다면 남북한의 6천여만 인구에 1백65만여 중무장 병력이다. 게다가 각기 양쪽 전력의 3분의2이상이 휴전선상에서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일관해서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를 주장한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존재는 북한이 아직도 대남적화 전략이나 전쟁적 군비증강을 완화하지 않는 단계에서의 국제적 전쟁 억지력일 뿐이다. 만약 북한측 주장대로 미군이 완전 철수를 해야 한다면 그 후에 올 사태,즉 수도 서울을 겨냥하고 집중 배치된 북한의 막강한 병력과 기동력 화력에 대해서는 왜 언급하지 않는가.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온 인류가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다리를 넘어서기 전에 더불어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군축노력의 명제이다. 남북한의 군축노력과 협상도 그런 토대위에서 접근해야 한다. 남북한사이에 군축이 논의되고 그것이 실현단계로 간다면 민족 전체의 총제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실질적인 진전과 긴장완화를 위한 첫 접근점이 바로 군축논의라 할 수 있다. 한반도의 군축논의는 이제 완전히 우리들의 일인 것이다.
  • 고려대 총장 졸업식사 요지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젊은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의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밝은 미래가 있습니다. 강의실에서 연마했던 지식과 기술,대학캠퍼스의 안팎에서의 많은 경험들은 여러분들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살이 되고 피가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세계는 빠른 속도의 변화속에서 번민과 회의에 빠져있습니다. 세계각국은 국익을 확장하기 위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소련과 동구권에서의 자유화물결은 모든 국가와 국민들을 한 울타리속에서 함께 뛰는 새로운 경쟁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대도 서서히 종말을 고하고 보편적 진리ㆍ자유ㆍ정의를 부른짖던 보편적 인도주의의 물결이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억지로 그어진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지구를 온통 하나의 넓은 광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한반도의 분단상태도 기약없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역사의 여신은 미소를 지으며 눈짓하고 있습니다. 민족분열과 국토분단으로 얼룩졌던 온갖 슬픔과 손실들이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멀지않은 장래에 우리는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를 향해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야 할 졸업생 여러분앞에는 넓고 희망이 가득한 광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국제적 경쟁의 대열에 참가하여 기량을 마음껏 펼칠 때가 왔습니다. 패기와 지혜와 투지를 가지고 선의의 공정한 승부를 걸어 영광의 승리자가 되어야 합니다. 요행이나 운수에 기대를 거는 후진사회의 안일한 타성은 이제 발붙일 곳이 없는 시대가 되었고 주관과 원칙이 없이 시류에 편승하여 적당히 살아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커다란 포부를 가지고 치밀한 계산하에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로 새로운 것을 개척해가야 합니다. 활동의 무대가 넓을수록 경쟁의 상대가 강할수록 여러분들은 서두름없이 장기적인 안목과 구상을 토대로 의연하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의 세대가 풀어야 할 역사적 과제중에는 하나의 조국,하나의 민족,하나의 국토위에 우리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날을 하루속히 앞당기는 일이 무엇보다도 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성과 이성의 각성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자유와 정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 변환기… 새 한미 군사관계의 정립 총점검

    세계적으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동서화해(신데탕트)와 미국의 국방비 삭감,게다가 최근 한국 일각에서 일고있는 반미운동 등도 전통적인 한미 군사관계 변화의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주한미군의 철수,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 이양,방위비 분담 증액요구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한미군사 관계의 변화는 양국이 의도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른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15일의 리처드 체니 미 국방장관 내한을 계기로 더욱 구체화된 군사관계의 변화를 총정리 해본다. ◎서울의 입장/미군 감축 행정병력 우선… 전력 차질 없어/북한 위협 줄어들 경우 역할 축소 불가피/「일본의 예」 적용,방위비 2배 증액은 무리 ○한미 방위조약은 불변 ▷주한미군 철수◁ 주한미군의 병력 철수는 지난 1월30일 발표된 주한미공군 3개 기지의 폐쇄와 비전투 행정요원 2천여명 철수에 그치지 않고 오는 93년까지 5천여명의 미 지상군 철수까지로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4일 국방부에서 열린 리처드 체니 장관과 이상훈 장관간의 회담에서 체니 장관은 부분철군에 관한 언급이나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기자회견 석상에서는 주한미군의 병력 수준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수천명의 병력이 감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우리 정부나 미 행정부의 희망과는 달리 철군은 불원간 구체화될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점진적인 철군이 구체화 되더라도 한미 양국은 방위조약으로 묶여져 있는데다 양국의 국익과 직결돼 있는 제2사단과 7공군의 주력전투력에 대해서는 상당기간 감축대상에서 제외해야 된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갖고 있는 한 철군을 하더라도 전력에는 영향이 없는 후방 행정지원 병력을 우선 감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4만3천여명 가운데 2사단 병력 1만5천명과 제7공군 1만명 등 실전투병력 2만5천명만 주둔할 경우 북한에 대한 전쟁억지력과 연합전력 등 미군의 대한 방위공약 수행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이 일부 철수한다고 해도 그들이 사용하던 기지나 장비 등은 한국군이 이양을 받게 되어전투력에는 손실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계산이다. 병력이 5천여명 철수한다고 해도 화력과 기동력을 보강한다면 병력 감축부분의 전투력 손실은 쉽게 커버할 수 있다는 속셈이다. ○정전위대표 “동의” 필요 ▷작전권 이양◁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은 6ㆍ25 발발 직후인 50년 7월14일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 사이에 맺은 대전협약으로 유엔군 사령관에게 이양됐다. 전쟁중에 작전권을 위임한 것은 유엔회원국이 아닌 한국이 유엔군 산하에 들어가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러나 53년 7월27일 휴전협정이 조인된 뒤에도 전쟁상태의 종결이 아닌 작전상태라는 해석 때문에 한국군의 작전권은 반환되지 않았다. 78년 11월 한미연합사령부(CFC)의 창설로 국군의 지휘권이 부분적으로 한미공동으로 실시할수 있게 됐다. 그러나 79년 12ㆍ12사태와 80년 5ㆍ17 광주민주화 항쟁 당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던 미군 사령관이 한국군의 부대 이전을 통제하지 못해 한국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자 미국에서도 평화시의작전통제권을 미군이 행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독립국가의 국군 60여만명을 4만여명 밖에 되지 않는 주한미군의 사령관이 지휘하는 것은 주권의 유린이라며 자주국가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작전 통제권의 한국군 행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졌다. 정부가 국군조직법을 개정,국방 참모본부를 설치하려는 것도 장차 주한미군 철수에 대비,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있는 작전통제권을 이양받아 강력한 지휘체제를 갖추기 위한 사전준비로 설명할 수 있다. 작전권 이양은 한미연합사령부의 구성을 전면 개편하게되어 현재 지상군ㆍ해군ㆍ공군 등 3명의 구성군사령관중 지상군사령관을 한국측이 맡고 주한미군 사령관은 휴전업무만 전담하고 유엔군만 지휘하는 직책으로 남게 된다. 군사정전위원회의 유엔군측 수석대표를 한국군으로 교체하는 문제는,한국이 휴전당사국이 아니며 유엔군의 일원도 아니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 등 휴전 당사국의 동의와 유엔의 인준이 있어야 가능하다. ○연 6∼7% 증액 고려 ▷방위비 분담◁지난 15일의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체니 미 국방장관은 현재 한국이 부담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직접경비 3억달러를 2배 이상인 6억8천만 달러로 증액하라고 요구해왔다. 체니장관이 요구한 6억8천만달러의 직접비는 현재 미국정부가 지불하고 있는 주한미군기지에서 일하는 1만8천6백여명에 달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의 연간 급료와 의료보험비ㆍ퇴직금등 인건비를 한국정부가 지불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대해 이상훈 국방장관은 주한미군내 한국인 근로자의 의료보험료 5백만달러와 퇴직금 3백만달러 등 8백만달러만 부담하겠다고 제시,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앞으로 4인 위원회를 통해 계속 논의키로 했다. 미국측이 갑자기 한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을 한국정부에게 지불할 것을 요구해 온것은 일본이 주일미군의 일본인 근로자의 임금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이 일본에 주둔한 것은 2차대전의 승전국으로 항복 문서조인을 받은뒤 점령군의 성격으로 진주했으나 주한미군은 6ㆍ25동란의 발발로 독립국가인 한국을 공산주의의 침략으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민주주의 수호국으로서의 형태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주일미군과는 성격이 다르다. 또 현재의 상황도 일본은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경제규모가 우리보다 4∼5배나 크고 평화헌법에 의한 자위대의 규모도 20여만명 밖에 되지 않아 70만 대군을 유지하며 국가예산의 3분의1을 국방예산으로 쓰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는 것이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이다. 한국은 국방예산 6조8천억원 중 35% 이상인 2조5천억원을 차세대전투기 계획(KFP)ㆍ잠수함 건조등 전력증강사업에 사용하고 있는 입장이므로 주한미군 부대에 근무하는 노무자들의 임금까지 지불하기란 무리라는 설명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주한미군의 철군을 앞두고 대체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력증강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할 형편인데 투자를 줄이고 인건비로 지불할 수 없는데다 양국 정상회담의 합의대로 한국의 경제성장과 능력 범위안에서 증액 부담하기로한 원칙에 따라 연간 6∼7%정도의 직접비증액은 고려할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시말해 이 부담능력을 초과하는 무리한 요구를 미국이 강요할 경우에는 방위비 분담증액을 택하기보다는 차라리 미군의 부분 철수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워싱턴 시각/「감축 동의」한국측의 태도변화는 “의외”/본격적인 철군협상은 93년 이후나 가능 딕 체니 미 국방장관의 서울 방문을 보도한 미 언론들의 표제는 한결같이 『한국이 주한미군 감축에 동의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년 가을 댄 퀘일 미 부통령의 서울 방문시 한국정부는 물론 야당 지도자들까지도 미군 감축에 반대했던 일을 되돌아보면,6개월도 안돼 반전된 한국측의 태도가 미 언론의 눈에는 「의외」로 비쳐진것 같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주한미군 5천명 감축 동의는 한미군사 관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큰 태도변화의 일부』라고 풀이하며 이번에 한국측이 요구한 「평시 작전권 이양 및 정전위 수석대표 교체」를 가리켜 『한국이 자체 방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떠맡겠다는 가장 강력한 성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요구에 한국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내용은 뉘앙스가 좀 다르다. 포스트는 『한국은 일선 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신중한 미군감축에 마지못해 동의하고 있다』며 『이같은 동의는 서울이 미군감축을 미리 봉쇄할 영향력을 미 의회에 갖고 있지 않으며 미군 4만3천7백명 전원에 대한 주둔 유지비를 감당할만한 돈도 충분히 갖고있지 않다는 서울의 현실을 나타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펜터건은 주한미군을 비롯한 동아시아ㆍ태평양 주둔 미군에 대해 ▲1단계=90∼92년 ▲2단계=93∼95년 ▲3단계=96년 이후의 단계적 장기 조정계획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펜터건이 발표한 한국내 미 공군기지 3개소 폐쇄와 공군지원병력 2천명 감축 계획이나 체니 장관의 이번 동북아 순방과 추가 감군 협의는 1단계 조정계획과 관련된 것이다. 미국의 동북아주둔군 감축안은 동서 긴장완화를 반영한 유럽에서의 미소주둔군 감축 합의와는 달리 지역정세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 아니다. 체니 장관이 서울에서 언급했듯이 한반도에서 북한의 남침위협은 여전히 감소되지 않고 있으며 소련은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유럽주둔군 감축과 유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미 정부의 기본인식이다. 또 미국이 지금까지 주한미군 철수의 선행조건으로 내세운 평양측의 신뢰구축 조치,즉 ▲비무장 지대에 전진배치된 군사력의 후퇴 ▲테러리즘 종식 ▲핵 비확산 조약 이행 등이 전혀 충족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미국이 동북아 주둔군을 감축하려는 것은 미국의 재정ㆍ무역적자 등과 관련한 국방예산의 축소 때문이다. 부시 미 행정부가 지난 1월 미의회에 제출한 91회계연도(90년10월1일∼91년 9월30일) 국방예산안은 총규모 2천9백21억달러로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할때 전년대비 2%가 줄어든 것이다. 체니 장관은 한일 양국에 대해 각각 종전보다 갑절이 늘어난 6억달러 및 40억달러의 방위비 부담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거에 방위비 분담의 배증을 요구한 체니의 제의가 미국의 어려운 국방예산 사정을 나타낸 것임은 물론이거니와 1단계 협상의 초점이 어디까지나 방위비 분담 증액문제에 있다는 미 정부 의도를 솔직이 드러낸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1단계 기간중의 한미간 협상은 주한미군을 80년 수준(3만8천명)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벌일 방위비 분담 줄다리기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본격 감축이나 본질적 변화에 관한 협상은 93년 이후 제2단계의 과제라고 이들은 인식하고 있다. 93년은 몇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한국이 군사력면에서 북한과 동등해지거나 북한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시점이 93년이라는 것이 미 군사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이 독자방어 능력을 갖추게 되면 전쟁억지력으로서의 주한미군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그때쯤 되면 북한이 적화통일 노선을 포기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셋째,미국의 경우 차기 대통령 임기 개시와 더불어 그동안 매달렸던 유럽문제에서 눈을 돌려 한반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문제 해결에 본격 대처할수 있는 시기라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의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지금의 그것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지금의 주한미군 감축논의가 한미 양국간에 진행되는 것이라면 그때의 논의는 남북한ㆍ미 3자간에 진행되거나 중ㆍ소ㆍ일도 관계되는 다자협상의 의제가 될지 모른다. 이번에 체니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정부가 공식 요구한 정전위 수석대표의 한국군 장성으로의 교체라든가,최근 한미 양국에서 다같이 제기하고 있는 남북한 군축과 주한미군 철수의 연계론은 어떻게 보면 남북한ㆍ미 3자협상을 요구하는 문제들이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북한의 침공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동아ㆍ태 지역 안정을 보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점차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미 관리들이 주한미군의 또다른 유용한 역할 두가지를 개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주한미군은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우려하는 일본의 재무장 필요성을 감소ㆍ억제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의 이같은 역할에 대한 인식이 국제적으로 확산될 경우 제2단계에도 미군의 대폭감축은 없을지 모른다. 주한미군이야말로 동북아에서 가장 싼 비용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킬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한 루이스 메네트리 주한미군 사령관의 최근 미상원증언은 주한미군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이해를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전망/2천년대 초반까지 전면철수 없을듯/90년대 후반엔 2만명선으로 줄수도 미국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국방위의 주도적 역할에서 지원적 역할로 변경을 꾀하고 있는 만큼 주한미군의 철수는 불가피 하겠지만 최소한 2000년대초까지 전면 철군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군사문제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미국은 장기적으로도 동북아시아의 지역 안보를 위해 대륙국가인 소련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과 한국에 지상군의 일부를 주둔시켜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의 임무는 대소 봉쇄 및 세계전략의 전초감시기능은 물론,북한에 의한 전쟁 억지역할이다. 따라서 북한의 위협이 감소될 경우 구조개편과 함께 임무와 역할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 방법은 현재 세계 최강의 중무장을 한 제2사단을 경보병사단으로 바꿀수도 있고 주한기지 축소 및 행정요원 감축 등 여러가지가 고려될 수 있다. 현재의 미국 국내사정,한국군 전투력 증강 속도 등을 감안할때 90년대 후반에는 현재 병력의 절반수준인 2만명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카터 행정부 당시 거론됐던 주한미군 철군계획과 같이 공군ㆍ정보ㆍ지휘ㆍ통제ㆍ통신ㆍ군수 지원부대만을 주둔시키고 기타 병력은 철수시킨다는 프로그램이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도 크다. 한국이 오늘 이만한 전력을 갖추기까지는 미국의 기술과 자본지원이 적지않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서울올림픽의 성공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이 과대하게 선전되고 국민의식도 선진화되기 시작하자 미국에서도 한국의 발전 속도에 맞는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게 됐고 우리측에서는 작전통제권 이양이 군사현안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릴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는 주한미군의 추가철수 규모ㆍ방위비 부담액수ㆍ작전통제권 이양 스케줄에 대한 윤곽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방위의 궁극적인책임은 우리 스스로에 있으므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역할조정이 궁극적으로는 「한국방위의 한국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한미 안보협력의 새 전개(사설)

    전쟁이란 어느 한쪽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대치하는 상황에서 다른 한쪽이 전쟁을 그들의 정치적ㆍ이념적 성취의 수단으로 삼을 경우 전쟁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반도의 오늘의 긴장상태와 안보 현황이 그러하다. 한반도에 전쟁위험이 있느냐 없느냐의 논쟁은 그런 점에서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북한은 아직도 그들의 대남혁명 통일전략을 수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들 전력의 70%를 휴전선에 전진배치하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상호군비통제 또는 군축논의에 대해 북한은 아직 폐쇄적이고 거부적인 입장이다. 한반도의 안보현실은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한미 공동안보협력에 대한 한미 양국정책 당국자들의 공통된 인식에 공감하고자 한다. 이상훈국방장관과 리처드 체니 미국방장관은 15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마친후 「한반도 긴장상태」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단시간에 걸친 양국 국방책임자회담은 한미간 현안인 주한미군 감축,작전권,방위비 분담증액 및 미군기지 이전문제 등에 대한 원칙 논의였다. 감축논의의 공식창구가 마련됐고 방위비 분담증액엔 이견 속에서도 증액원칙은 합의됐다. 그러나 이 모든 현안들이 한반도 전쟁위험 상존론 위에서 이뤄졌고 앞으로의 논리도 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강조하고자 한다. 한미 양쪽이 공동으로 인식한 「한반도 긴장상태」에 유의한다면 한반도의 군사력균형은 현재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쟁억지력 역할은 아직 변함 없다. 이런 경우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는 곧 한국군의 대체전력확보 즉 군비증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측으로서는 분단상태를 극복하고 대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긴요한 「군축논의」라는 이중의 부담을 안지 않을 수가 없다.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전쟁에 대비해야 하지만 통일을 위해 군축이나 대화를 유지해야 한다. 얼핏보아 그것은 모순이다. 그러나 분단민족으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번 회담내용에서 보듯이 주한미군과 방위비분담증액에 대해 우리가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입장은 아니다. 지난번 주한미공군기지 통폐합 발표가 있었지만 미군의 감축은 예견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군축과 화해,그리고 미국의 세계전략 측면에서도 그러하다. 방위비분담증액문제에 있어서도 독립주권 국가로서의 자주국방,즉 한국방위의 한국화를 위해 현실국력에 상응하는 적정규모의 방위비는 분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날 이에는 전제가 따른다. 한미간 여러 현안들은 오는 6월의 한미 연례안보회의에서 구체적인 결론에 이를 것이지만 그것들은 모두 작전권의 완전 확보,용산기지 이전에 앞서는 한미행협의 개정등 전제조건과 연계,처리돼야 할 것으로 본다. 이제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정신과 전통적인 맹방구조에 입각한 한미 공동안보협력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군축시대에 함께 대처하는 지혜를 나누며 상호주의와 실리추구를 근간으로 하는 수평적 협력관계를 더욱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 새 자주국방시대와 한국의 과제/정종욱 서울대교수ㆍ정치학(서울시론)

    ◎안보ㆍ통일정책 조화,평화정착 주도를 체니 미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현 임기가 끝나는 93년까지 5천명의 비전투 요원을 추가로 철수시켜 주한미군을 3만6천명 수준으로 감축시킨다는게 주요 골자이다. 그동안 이 문제를 놓고 미군의 완전철수를 주장하는 급진적 제안도 있었던 터라 우선 제2사단과 그 지원부대가 계속 주둔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체니가 밝힌 주한미군에 관한 입장은 단순히 병력수준을 감량한다는 체중조절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의 관심을 끌게하는 주요한 대목이 하나 있다. ○미군 임무에 중대 변화 그것은 미군의 기능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주한미군은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하는 주역을 맡아왔다. 한국에 배치된 미군의 주력이 비록 지상군 1개 사단과 그 지원부대라 하지만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화력은 통상편제를 훨씬 넘는 막강한 위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미군들이 서울과 판문점을 잇는 서부전선의 전략적길목을 지키고 있음으로 해서 유사시에 미군의 참전이 자동적으로 실현되는 엄청난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그런데 체니가 이번 서울 방문에서 주한미군의 기능을 보조적인 것으로 바꾸고 주도적 역할은 점차 한국군이 맡아 가야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군과 미군 사이에 주역과 조역의 위치를 바꾸겠다는 얘기이다. 이와같이 임무교대가 이뤄지기 때문에 한미연합사 체제하에서 평시 작전통제권도 한국에 넘어올 수 있으며 휴전회담 대표도 한국군 장성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얼핏 들으면 당연한 소리라 할수 있다. 월등히 많은 병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기 나라 지키는 일의 주역을 남에게 맡겨 놓았다는 사실이 정상이 아니였기 때문에 이제야 겨우 모양이 바로잡혀 간다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역할이 주역에서 조역으로 바뀐다는 것은 우리의 체면문제와는 상관없다. 이것은 주한미군의 역할과 임무에 관해 미국정부 내부에서 그동안 신중히 검토되어온 구상의 일단을 반영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의미가 있다.주한미군이 갖는 기능은 전략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과 한반도적인 것의 세가지가 있다. 전략적인 기능은 대소전략의 일부로서 한국뿐만 아니라 어디에 있든지 미군이 갖는 공통적 임무이다. 이에비해 지역적 기능은 아시아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여 미군의 투입이 필요할 경우 주한미군이 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고 한반도적 기능은 북한의 도발을 견제하여 한반도에서 전쟁억지의 임무를 맡는 것이다. ○새 아시아 전략 전제로 이들 세가지 기능은 미소관계와 남북한 관계등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그 중요성이 달라지며 주한미군의 배치나 편제도 셋중에서 어떤 기능이 강조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세계정세에 비추어 주한미군의 대소전략적 기능은 거의 의미가 없어져 버렸고 현재의 주한미군의 편제와 배치는 주로 대북한용이라 할수 있다. 제2사단이 위력적 화력으로 중무장된채 북의 남침 주공로에 전진배치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미국내에서는 주한미군의 임무를 한반도적인 것에서 점차 지역적인 것으로 바꾸어야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남북한 관계개선 등의 이유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이 상당히 완화되었을 뿐 아니라 한국군의 현대화와 함께 자주국방의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임무도 점차 한반도를 벗어나 아시아 지역 전반을 고려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주한미군의 임무가 이와같이 점차 지역적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면 배치와 편제가 재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전전배치에서 후방으로 한 발짝 물러나 유사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 투입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할 것이며 장비와 병력도 공수에 편리하도록 규모와 중량을 줄여야 할 것이다. 제2사단의 경량화가 시도될 것이며 이것이 주한미군의 점진적 부분 감축이 지향하는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한국방위의 조역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미국의 경제사정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미국의 새로운 아시아 전략구상을 전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면 주한미군은 제2사단의 경량화를 달성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감축될 전망이 짙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이 흔들리거나 또는 남북한 군사균형이 한국에 결정적으로 불리해지는 무리한 조치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방의 격에 비해 우리쪽이 너무 격상되어 체면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측의 외무ㆍ국방장관과 미국측의 주한대사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구성되는 4인위원회가 구성되어 향후 감축문제를 협의하도록 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다행스럽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감축이 미국의 주머니 사정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전략구상을 근거로 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과연 미국과 재정분담을 넘어 전략적 역할분담까지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보다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감축의 속도를 늦추면서 방위비 분담을 가능한한 낮추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이번의 대미군사외교가 얻어낸 큰 수확이긴 하지만 보다 장기적 시각에서 보면 문제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전략적 역할분담 곤란 한국의 선택은 억제력의 증강과 화해의 모색이라는 두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한반도에서적극적 평화가 실현되게 노력하는 것이다. 미군의 감축으로 인해 남북한 군사균형이 깨어지지 않도록 독자적 방어능력을 배양하는 가운데 남북한간에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안보정책과 통일정책을 조화시켜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가 전쟁발발이 억제되는 소극적 성격을 넘어 전쟁의 구조적 요인들을 하나씩 둘씩 제거시켜 나감으로써 평화정착이 제도화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미군감축과 한국군의 자주국방력 제고가 남북한간에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하는 군비통제의 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중하고도 면밀한 구상과 조처들을 세워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감축문제는 방위비 분담금 몇 푼 덜내고 나가겠다는 군인들 몇천명 더 잡아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것이 남북한 관계개선과 통일정책과 연계될 수 있도록 그 규모와 속도를 조정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한반도 장벽」엇갈린 해석

    ◎물리적 장벽 아닌 「불신」지칭땐 환영 미/북한제의 지지… 한국반응 없어 유감 소 미국무부의 한 대변인은 12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의 「한반도 장벽제거」발언에 대한 논평요구에 『만일 셰바르드나제가 남북한간 불신의 벽을 무너뜨리자는 뜻으로 이야기했다면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무장지대 남쪽에는 콘크리트장벽이 없다』고 강조하고 『남북한간에는 물리적인 장벽이 아니라 북한의 비타협성으로 인해 가족방문ㆍ전화ㆍ서신교환조차도 금지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미국무부 논평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만일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남북한간 불신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 한국의 노태우대통령이 거듭 제의한 바와 같이 한반도의 두 정부는 상호방문과 교류를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만날 필요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은 남북한간의 정례 교류를 막아왔다. 물리적인 장벽이 아니라 북한의 비타협성으로 인해 가족방문ㆍ전화ㆍ서신교환조차도 금지되고 있다. 비무장지대 남쪽에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콘크리트 장벽은 없다. 한국은 북한이 1950년 침공했던 루트에 탱크 장애물을 설치했다. 북한의 위협이 축소되지 않은 국면에서 이 탱크 장애물을 철거한다는 것은 전쟁 억지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소련은 12일 한반도를 갈라놓고 있는 「장벽」의 해체를 거듭 촉구하고 이문제에 대한 북한측의 제의에 남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유감」을 표명했다. 겐나디 게라시모프 소련 외무부 대변인은 모스크바에서 가진 뉴스브리핑에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환영을 받았는데 한국의 장벽에는 왜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의 발언은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10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장벽」을 해체하라는 북한측의 요구에 응해야한다고 주장한데 뒤이어 나왔다.
  • “물가불안 없게 통화량 축소”/이달 1조5천억 예대상계/이 재무

    ◎실명제 부작용 막게 「비밀보호」강화 이규성 재무부장관은 9일 지난 1월중의 통화량이 당초 목표에 비해 다소 많은게 사실이나 2월과 3월의 통화를 적절히 관리,1ㆍ4분기중의 통화목표가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를 위해 예대상계를 강력히 추진하는등 불건전한 금융관행을 개선해 나가고 여러가지 새로운 금융소스를 찾아내 통화안정증권을 소화하면 통화량을 바람직한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통안증권의 소화를 촉진하는 방안으로 지금까지 통안증권 인수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석유사업기금등에 통안증권을 인수시키는 방안을 관련부처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총 7조2천억원에 이르는 기업들의 장기 예ㆍ적금 가운데 상당부분이 은행측의 꺽기(양건예금ㆍ은행이 기업에 대출을 해주며 대출액의 일정액을 억지로 장기 예ㆍ적금에 가입토록 하는 것)에 의해 통화계수가 허수로 부풀려진 것으로 판단,이 가운데 1조5천억원을 2월에 예대상계하고 3월중에도 지속적으로 예대상계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한은과 KDI(한국개발연구원)등의 분석에 따르면 통화량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미미하고 일정한 시차를 두고 파급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1월중에 풀린 통화를 2ㆍ3월에 잘 거둬들여 1ㆍ4분기 목표를 지키게 되면 물가에 대한 영향도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장관은 이에 앞서 이날 상오 대한상의가 추진한 간담회에 참석,오는 91년으로 예정된 금융실명제의 실시시기를 늦출경우 사회적 갈등구조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기존 경제질서에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대다수 국민에게 새로운 불편이나 부담을 없도록 하는 방향에서 구체적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실명자산의 실명화를 효율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일정기간의 유예기간을 설정하고 본인 이름으로 실명화때 구제책을 마련하는등 경과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조하고 주민등록증 외에 운전면허증 등으로부터 실명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장관은 실명제실시와 함께 금융거래의 비밀보호장치를 대폭 강화,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하고 그 예로 ▲법관의 영장발부등 법정사항 이외에는 금융거래자료의 제공을 금지시키고 ▲종합과세를 위한 자료제출때에도 이자ㆍ배당소득액에 한정하고 구체적 거래내역은 제외시키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 “한­미 작전권이양 연내타결 추진”/메네트리사령관 미의회 증언내용

    ◎미 일방철군땐 「힘의 공백」초래/방위비 분담 한국성장 따라 늘어날것 루이스 메네트리 주한미군사령관은 8일 미상원군사위원회(위원장 셈 넌)가 91회계연도 국방예산심의와 관련하여 개최한 청문회 증언을 통해 한국군에 대한 작전 이양권문제에 언급,『연내 타결을 목표로 현재 한미간에 활발한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메네트리 사령관은 또 『예산절감을 위해 주한미군을 일방적으로 감축할 경우 한반도의 정치ㆍ군사 현실때문에 위험한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주한미군에 대한 조정은 『발전적이고 전략ㆍ전술적으로 견실하게 이뤄져야하며 그같은 조정에 앞서 군사적 위협의 감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메네트리 사령관의 증언요지다. 한반도의 군사력 균형은 병력 장비 군대 배치면에서 북한의 우위가 계속되고 있다. 군사력 균형의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는 북한에 대한 소련의 지원 수준이다. 소련은 「합리적 충족」과 「수세적 방어」를 새로운 안보정책으로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있으며 한국과는 외교ㆍ통상관계를 증진시켰다. 북한육군은 병력면에서 한국에 비해 37만명이 더 많으며 탱크는 2.2배,야포와 다연장 로켓 발사기는 2.5배가 각각 많다.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도입한 신예전투기 미그 29기와 수호이 25기를 비롯하여 현대식 레이다,신형방공체제등의 설치로 방공요격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군사비 지출은 GNP의 평균 20∼25%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국가다. 북한은 군비증강을 계속하고 있으며 긴장완화나 스탈린주의 체제 변화의 의도를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의 병력수가 4만3천7백19명인 주한미군은 동아ㆍ태에서 핵심적인 안정 요소다. 주한미군의 일방적인 철수는 힘의 공백을 만들것이며 이 공백은 다른 나라들이 채우려 들 것이다. 이 지역의 힘의 균형은 엉망이 돼 세계적 문제를 파생시킬 것이다. 동아ㆍ태 지역에서 보면 주한미군은 ▲북한의 침공을 억제하고 ▲한반도에 휴전을 유지하며 ▲미국에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 일본안보를 확고히 해주고 있다. 한국은 최소한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만큼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한국은 미국이나 다른 동맹국들보다도 현저히 많이 국방비 지출을 늘려왔다. 카투사 계획에 따라 한국은 6천명의 병력을 주한미군부대에 제공하고 있다. 한국이 주한미군을 위해 부담하는 직접경비는 3억달러에 달하며 간접 부담금은 19억달러가 넘는다. 간접 부담금 가운데 12억달러는 기지 사용료에 해당하는 것이다. 앞으로 직접경비 분담금은 관련 분야가 확대되고 금액도 한국의 경제성장에 상응하는 비율로 또는 그보다 많은 비율로 늘어날 것이다. 돈을 절약하려는 의도에서 주한미군을 일방적으로 감축할 경우 한반도의 정치ㆍ군사 현실 때문에 위험한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주한미군에 대한 조정은 발전적이고 전략ㆍ전술적으로 건전해야 하며 위협감소가 예상되는 시점보다 오히려 실현된 뒤에 이루어져야 한다. 주한미군의 일방적인 감축은 지정학적 현실을 무시하는 것으로 전쟁 억지력 약화,동맹관계손상,미 영향력 축소,남북한군비경쟁 가속화,한국의 민주화와 안정 위협 등을 초래할 것이다. 검증할 수 있고 상호적이며 균형된 병력 감축이 남북한간의 정치대화를 통해 강력히 추구되어야 한다. 주한미군과 한국군은 이런 맥락에서 안전하게 감축될 수 있다.
  • 「주한미군 장래와 한국안보」 세미나

    ◎미군감축 대북군축협상 카드로/미 군사력 대체할 한국군 보강책 세워야/남북 대결구조,「평화공존」으로 전환필요 「주한미군의 장래와 한국의 안보」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외무부 외교안보연구원(원장 임동원) 주최로 9일 하오 서울 하이야트호텔에서 열렸다. 최근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가 불가피해진 현실과 이에 따른 남북관계의 전망등과 연계돼 주목을 끈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경서교수(중앙대)와 김국진교수(외교안보연구원)의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주한미군의 장래와 한국의 안보」(박경서교수)=미소간의 본격적인 신데탕트정책으로 얄타체제가 종식됨에 따라 미국은 봉쇄정책 이후의 새로운 전략개발이 요청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내의 경제문제와 신고립주의적 성향은 해외주둔 미군의 감축을 불가피하게 만들어 미군의 경량화와 기동화 그리고,주둔군 역할의 다목적화 및 광역화에 따른 군의 축소,구조개편이 절실하다. 미국의 철군계획은 레빈상원의원의 구상인 2중제도 접근 방법을 통한 단계적 부분감축으로 실현되기 쉬우며 한국도 감축하는 미군사력을 대체하는 한국군의 보강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주한미군은 규모보다는 배치가 더욱 중요하고 미국의 대한안보 공약을 신뢰성 있게 하기 위해서는 「자동개입기능」을 유지토록 미군이 북한의 주요기습루트에 배치될 것이 요청된다. 적정선 이상의 방위비분담 요구는 과대평가된 한국의 경제력과 반한감정에 자극된 미국내 여론의 영향에 의해 발생되는 것인 만큼 실상을 정확히 알려 분담의무를 최소화하고 분담비용을 오히려 자주국방을 위한 장기계획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결국 한국으로서 바람직한 방법은 한국군이 강화되어 자주국방을 이룩할 수 있는 시기에 맞춰 주한미군을 점진적으로 부분감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그럴 경우 초기에는 남북간 군비경쟁양상이 야기될지 모르지만 북한의 경제력과 신데탕트의 국제정세영향 등으로 북한이 군축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의 군축에 연계되는 철군구상을 북한에 주지시킴으로써 남북간의 군비축소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주한미군감축이 미국의 대내외 안보환경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 할지라도 한미양국간의 정치ㆍ경제적 관계를 호전시키면 주한미군의 감축을 상당기간 유예시킬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의 장래와 한국안보의 당면과제」(김국진교수)=89년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동구권의 본질적 변화추세에 따른 미소간 냉전종식합의(89년 12월 몰타정상회담)등 국제정세는 탈냉전,탈이데올로기,탈군사화의 가속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ㆍ소ㆍ중ㆍ일의 4강 관계가 주축이 돼 있는 동북아정세는 대체적으로 화해추세로 나가고 있지만 유럽과는 달리 정형화된 세력균형체제의 결여,해양세력(미ㆍ일)과 대륙(중ㆍ소) 간의 이해차이,그리고 최근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한 우려 등과 관련,급속한 지역데탕트를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따라서 90년대 미국의 동북아전략은 이 지역의 안보와 세력균형유지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미군의 주둔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경제난국 타개를 위한 국방예산의 삭감추세에 따라 「저비용ㆍ고효율」의 원칙에 입각한 군사재배치 정책을 펴고있기 때문에 한ㆍ일등 동맹국들에게 공동부담차원에서 보다 큰 몫의 방위비분담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미국의 동북아 주둔군은 해공군위주로 되고 현재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2개 사단 규모의 지상군 전투병력이 1개 사단 및 지원부대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측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정보를 종합해보면 90년대말 주한미군의 규모는 1개여단 및 지원병력과 공군,그리고 일부 지원부대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한미군의 점진적감축은 대체적으로 3단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1단계는 부시행정부 기간중 재정상이유로 「저비용 고효율」 원칙에 입각,비전투병력 5천명 내외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단계는 미 제2사단의 경보병사단화와 강여단규모화 및 이에 따른 지원부대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단계는 주한미군의 역할변경을 전제로 강1개여단 병력과 공군 및 일부지원 부대가 계속 잔류할 것으로보인다. 이런 전제하에서 90년대 한국안보정책의 기본방향은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90년대에는 평화통일에 이르는 중간단계로서 「남북연합」을 실현하고 제도화 함으로써 남북대결구조를 평화공존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정치ㆍ경제ㆍ외교ㆍ안보ㆍ군사등 다차원적인 「포괄적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전쟁재발억제를 위한 군사적 대비태세유지 ▲남북교류ㆍ협력을 통한 긴장완화 및 신뢰조성 ▲남북군비통제실현 ▲국제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보장장치구축 등을 위한 제반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셋째 한반도상황의 이중성을 감안,군사적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대북대화ㆍ교류ㆍ협력을 통해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모색하고 한미안보 동맹을 유지ㆍ발전시키면서 북방외교를 활발히 전개하는등 2중접근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넷째 주한미군장래와 관련,▲한미 안보동맹체제는 발전시키되 군사협력관계는 상황변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조정하고 ▲미측의 점진적 부분감축(개편) 제의는 신축성있게 수용하되 양국 정부의 충분한 사전협의하에서대북카드로 활용하면서 감축토록 하는등 한국의 기본입장을 정립해야 한다. 국방참모본부가 활성화되면 적절한 시기에 평시 작전통제권을 인수받아야 하며 한미연합방위체제 유지기간중 「한국방위의 한국화」 체제를 확립할 수 있도록 양국간에 긴밀한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 미측의 방위비분담 요구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의 점진적 부분감축이 전쟁억지력을 손상시키지 않고 우리의 대북협상입장을 강화해 준다는 전제하에 적정선에서 수용해야 될 것으로 본다.
  • 주한미군 역할 전환 방위 보조역 바람직/미 태평양 군사령관

    【워싱턴=김호준특파원】 최근의 동서 긴장완화 추세와 관련해 북한의 대남침공 가능성은 분명히 줄었으나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위험성이 높은 곳이라고 미 태평양군사령관 헌팅턴 하디스티제독이 7일 밝혔다. 하디스티제독은 1991회계연도 국방예산안 심의에 착수한 미 하원 군사위에서 증언을 통해 소련과 중국은 북한의 남북공격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고 따라서 북한의 공격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의 상황과는 달리 한반도에서는 상호 감군협상이 실현되지 않고 또 전쟁징후에 대한 사전경고 시간이 12∼24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 하디스티제독은 말했다. 그는 북한의 모험주의에 대한 억지력으로서 주한미군의 필요성은 1990년대에도 계속 요구되겠지만 지금은 한국의 증대된 자체 방위역량을 반영하여 주한미군의 역할을 보조적인 것으로 바꿀 전환기라고 강조하고 미국이 한국에 제의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 가운데는 항공기 정비,건설,노무자 임금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 “득보다 실”… 북의 계산된 파국/남북 체육회담 왜 결렬됐나

    ◎“한국의 개별참가 저지”노려 「부칙」 철회 요구/“선수단 구성위한 상호교류 불가”결론 내린 듯 북경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을 위해 11개월이나 계속돼오던 남북체육회담이 7일 제9차 본회담을 끝으로 사실상 결렬됨으로써 북경대회 단일팀 출전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남북체육회담이 결렬된 것은 단일팀구성을 빌미로 한국의 개별참가를 막아보려던 북한이 우리측이 이미 합의한 10개항에 대해 이행을 보장하고 만일 회담이 여의치 않아 결렬될 경우 개별로라도 참가한다는 장치를 해두자고 요구하자 본래의 목표를 도저히 달성할수 없다고 판단,억지주장을 하며 회담을 계속 공전시켰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차례의 체육회담과는 달리 이번 체육회담에서 양측은 기본의제 10개항에 쉽게 합의하는등 파격적인 진전을 이뤄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의 저의가 드러나자 더이상 회담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함으로써 이번 체육회담은 우려한대로 「회담을 위한 회담」에 그치고 말았다. 북측은 이날우리측이 요구한 합의사항 이행보장장치 때문에 회담이 공전되고 있다는 억지주장을 펴면서 이같은 사실을 시인하고 철회하면 회담장에 나오겠다는 등 회담결렬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시키는 강경발언을 서슴지 않아 단일팀 구성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측이 이상하리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체육회담을 갑자기 태도를 바꿔 강경자세로 나오면서 회담자체를 결렬시킨 것은 한국측의 안을 받아들여 개방할 경우 단일팀 구성으로 인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은 최근 동구사태로 개방위협을 받고 있어 선수단 구성을 위한 상호교류와 기자단 및 참관단 교환등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지난 88년 12월 남북체육회담을 제의할 때 우리측은 북측의 회담개최 의도가 우선 북경대회에서 한국의 국가인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가 자주 게양될 경우 중국의 교포는 물론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주민들에게도 한국의 상대적인 우월성을 알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이를 막아보려는데 있는 것으로 예측했었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을 시작하면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 북한측의 개방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그간 걸림돌이 됐던 보장장치 10개 부칙중 3개항을 양보하는등 회담을 성사시키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해 말까지 적극적으로 나오던 자세를 바꾸어 지난달 10일 제4차 실무접촉부터 우리측이 제시한 부칙과 부속합의서에 대해 내용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철회하지 않는한 더이상 회담을 진전시키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그들의 본심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이번 체육회담은 지난해 3월9일 시작돼 그동안 아홉차례의 본회담과 여섯차례의 실무접촉이 열렸고 그때마다 난제들을 하나씩 타결해 ▲호칭(KOREAㆍ코리아ㆍ가례아) ▲단기(흰색바탕에 하늘색 우리나라 지도) ▲단가(아리랑)등 이른바 정치적인 쟁점을 일찌감치 타결지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서 작성과 서명의 끝내기 단계에서 회담이 결렬된 것은 북측의 당초 기본입장이 최근의 국제정세 변화로 달라지고 우리측이 단일팀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개별로라도 참가하는 길을 열어 놓자고 주장해 더이상 회담을 끌고 가봤자 소득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우리측은 보고있다. 우리측의 합의사항 이행보장 장치 요구는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간이나 국제계약상 매우 당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북한,또 「장벽」철거 억지 주장/군사정전위 본회의

    군사정전위원회 제4백54차 본회의가 공산군측 요청으로 2일 상오 판문점 공동경비 구역안정전위 회의실에서 열렸다. 공산군측 수석대표 최의웅소장은 『파주ㆍ연천ㆍ철원ㆍ양구ㆍ인제 등지에 남ㆍ북한의 자유로운 왕래를 막는 콘크리트 장벽이 있다』면서 『콘크리트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주장했다. 유엔군측 수석대표 랠리 보트 미해군소장은 이에대해 『공산측이 주장하는 콘크리트 장벽은 대전차방벽이며 비무장지대 밖에 있어 정전협정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공산측은 정전협정을 위반,비무장지대 안에까지 철벽을 구축해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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