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억지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숙박업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아산시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절규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320
  • 통독과 「남북한」/송복 연세대교수(세평)

    통독을 보는 우리들의 심경은 어둡고 착잡하다. 독일은 어찌해서 통일하게 됐는가. 우리는 어떻게 하여 유일의 분단국가로 여전히 남아있게 됐는가. 이 지구상에서 통일국가로서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나라,명실공히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서 통일된 모습으로 단절없이 가장 오래 지속돼 온 나라는 중국도 인도도 아니고 서구의 그 어느 나라도 아닌 바로 우리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들이 통일된 국가양태를 보이고 있는데 유독 우리만이 양쪽으로 갈라져서 아직도 죽이네 살리네 하고 싸우고 있는가. ○쉽게 합칠 수 있었던 이유 독일이 통일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인 것은 불과 1백20년전의 일이다. 그 이전에는 50개 공국으로 혹은 80개 공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러던 것이 보­오전쟁과 보­불전쟁의 승리로 1871년 처음으로 근대국가로 통일이 됐고 이 통일은 2차대전이 끝나기까지 근근 70수년을 유지해오다 종전이후 또 분단됐다. 이처럼 통일보다는 분단이 역사의 주경향이 돼있던 독일이 분단보다는 통일이 역사의 주경향이 돼온우리보다 쉽게 합쳐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는 3개의 깊이 생각해볼 교훈이 있다. 첫째로 그들은 서로 전쟁하지 않았다. 적대적으로 서로 대치하고는 있었다해도 무력으로 동족을 죽이는 살상전을 벌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남이 억지로 씌워놓은 이념때문에 형제를 죽이지 않았고 이웃을 살육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불공대천지원수가 될 이유가 없었고 감정의 앙금이 끝까지 용해되지 않고 남아서 서로를 비뚤어지게 볼 이유가 없었다. 언제든 만나면 같은 민족으로 미소지을 수 있었고,환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2+4」라는 신조어가 말하듯이 4대 강대국에 의해 나누어지기는 했지만 그들은 같은 민족임을 서로의 내부에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외부적 요인에다 내부적 요인을 종속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패전으로 나누어져도,그리고 나치즘이라는 역사적 유죄를 같이 짊어지고 있었어도 역사는 역사,현재는 현재로 분리해 보았다. 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장이 언제나 열려져 있었다는 것,외부에 내부를 독립시키고 있었다는것,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분리해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것이 수백년간의 분열과 짧은 통일기간과 그리고 그후의 계속된 분단의 역사를 다시 통일케하는 첫째의 요인이며 교훈이 된다. 둘째로 그들은 비록 통일의 역사는 짧았다 해도 그리고 그 통일과 맞먹을 만큼 통일후의 분단의 역사가 거의 반세기에 이르도록 길었다해도,그들간에는 서로 합칠 수 있는 근대화된 체제의 공유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나치스 이전의 바이마르공화국 체제이고,그리고 현재 그들이 돌아가는 체제역시 이 역사적 공유경험의 체제에서 일보도 달라짐이 없는 자유·개방·경쟁의 민주국의 체제이다. 그들은 비록 세대를 뛰어넘는 시간적 갭을 가지고 있다해도 이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여전히 다수로 남아 있고,그리고 여전히 사회의 중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일체제 경험여부 중요 통일은 같은 경험을 공유한 체제로 양쪽이 서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같은 체제를 경험해 보았느냐,보지 않았느냐가 통일의 조건이며 기준이 된다. 만일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체제로 그 어느 한편이든지 돌아가게 된다면,그들 사이에는 동질성이 전혀 있을 수 없고 그들사이에 이제부터 전개되는 관계는 오직 서로 적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질성의 관계만이 남는다. 이 경우,이루어지는 것은 「통일」이 아니라 실제적으로는 「통합」이 된다. 그런데 독일은 쉽사리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경험공유체제를 가지고 있었고,따라서 정신적으로,심리적으로 민족공동체를 재창출해 낼 수 있는 기틀을 사실상 확보하고 있었다. 셋째로 공산주의 경제의 비효율성 내지 비생산성이다. 출발할 때부터 동독은 공산권사회에선 가장 산업화된 나라이고 그리고 60년대와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 10대 공업국의 하나가 돼 있었다. 그러나 70년대를 지나 80년대를 거치면서 정반대로 이 나라는 서구 그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가장 낙후한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특히 일상 생활용품에서도 전화 한대를 갖기 위해서도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나라가 됐다. 여기에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공산주의 경제정책의 비역동성­정체성이 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가장 발전할 수 있는 것­그 어느 의미에서나 유일하게 발전할 수 있는 것,그것은 군사산업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군사산업이 계획을 세우는 데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가지수가 적고 그리고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군비이외의 생산품목은 그 어느 것 하나 계획부터가 너무 수가 많고 너무 유기적으로 복합화 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소련사회 하나만 보아도 이 한나라에서 해마다 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생산품목은 2천4백만종이나 된다. 이 2천4백만종의 생산품목을 유기적으로 생산해 내는 데 세워야 하는 계획은 1백50억개가 넘는 것으로 산정되어 있다. 누가 어느 기관에서 이것을 완벽하게 계획해낼 수 있겠는가. 자유시장 경제에서라면 스스로 조정해서 생산될 것은 생산되고 문을 닫을 것은 문을 닫는다. 그러나 중앙집중화된 계획경제에선 이것은 아무리 계획하고 생산해 나가도 인위적으로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 그래서 소련에선 1천6백만명이상의 노동력이 필요없는 자리,서로 중첩되어 있는 자리에 채워져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얼마나 많은 노동력이 비생산적으로 소모되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전노동력의 15%인 1천8백만명이 경영관리직에 앉아서 방대한 운영기구를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조직,그 국가사회야말로 얼마나 역피라미드 현상을 초래하고 있는가. 공산주의 경제가 어느 나라나 하나도 예외없이 1970년대의 초중반에 들어서면서 정체해 버리는 것은 이 인위적 계획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없었다는 데 있다. 그것을 뚫고 극복하는 방법은 동독처럼 체제전환을 해서 통일의 길로 가든지,지난 2일 28차 공산당대회에서 한 고르바초프의 연설­「마르크스 엥겔스 레닌의 이념은 19세기의 자본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는 엄청나게 변화했음에도 우리는 고전적 이데올로기에서 답을 구하고 있다」­에서처럼 페레스트로이카로 가든지,둘중 하나이다. ○“언제까지 분단국가로…”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떻게 돼 있는가. 40년전의 6·25는 「40년동안 여전히 살아 있는 전쟁」­계속 불구대천지 원수로 가는 전쟁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기에 우리는 역사적으로 경험을공유한 근대화된 체제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남북」이 공유한 것은 전통사회 체제이든 아니면 일제식민지 체제 뿐이다. 긴 통일의 역사가 무색할 정도로,우리는 어떻게 합치든 「통일」 아닌 「통합」의 이질적 관계만이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북쪽은 밖이야 어떻게 변하든 아랑곳 없다는 듯 페레스트로이카도 글라스노스트도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을 것인가.
  • “난장판 국회” 문공위 사태의 전말

    ◎난투극으로 번진 「방송법 공방」/“의사합의서 변조” 야서 실력행사/여,“사실무근”… 폭력사태 조치 요구 국회 문공위는 7일 방송구조개편 관련 3개 법안을 의안으로 상정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간에 심한 대립을 보이다 급기야 평민당의 김영진의원이 집어던진 명패에 민자당의 최재욱의원이 맞아 코밑부분이 찢어지는 폭력사태까지 빚어지는등 진통끝에 개의조차 못한 채 9일로 연기. 이날 폭력사태는 이민섭위원장(민자)이 야당 의원들에게 지난 5일 여야 간사들과 함께 작성했다는 의사일정 합의서를 보여주며 개의를 선언하려하자 평민당 의원들이 『합의서가 변조됐다』면서 위원장석으로 몰려나가 위원장석의 마이크를 밀쳐버리는등 소란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 민자당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김의원에 대한 징계동의안을 내는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인데 비해 평민당측은 의사일정 합의서의 변조경위를 철저히 추궁하며 맞서겠다는 방침이어서 임시국회 중반부는 돌발적인 의사당 폭력사태를 둘러싼 급격한 냉기류로 파란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 ○…이날 문공위에서의 충돌은 낮 12시쯤 이위원장이 회의실에 나타나자 법안상정을 「실력저지」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평민ㆍ민주당 의원들이 『양당 간사간에 의사일정도 합의하지 않고 회의를 시작하느냐』면서 거세게 항의하면서 시작. ○타 상위소속의원 가세 평민당측은 이날 여당의 강행을 막기 위해 조홍규의원등 4명의 문공위 소속의원외에 다른 상위소속의 최영근부총재등 5명을 추가 배치했고 민주당에서는 박찬종ㆍ김광일ㆍ노무현의원 등이 가세. 이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7월6일 추경안 심의,7월7일 법안 심의(법안 상정은 위원장에 일임)」라는 의사일정이 적혀있고 7월5일이라는 날짜와 함께 민자당 손주환간사와 평민당 조홍규간사가 서명한 문공위일정 합의서를 제시하며 『이렇게 합의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무슨 말이냐』고 반박. 이때 서명 당사자인 조의원이 『당시에는 법안 상정은 위원장에게 일임했다는 내용은 없었다』면서 합의서가 변조됐다고 소리치며 의사일정이 적힌 칠판을 떼어냈고 뒤이어 김영진의원등 평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문서 변조범을 밝혀내라』면서 마이크와 의사봉 등을 던져버리는등 회의장은 순식간에 난장판. 이에 민자당 의원들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상위 사람들은 나가라』 『깡패들이냐』고 소리치고 삿대질을 하며 본격적으로 몸싸움을 전개. 이 과정에서 최재욱의원이 김영진의원이 이위원장을 「깡패위원장」이라고 한 데 대해 『너 국회의원이냐』고 소리치자 김의원이 위원장석 위에 있던 「위원장」 「이민섭」이라고 적힌 2개의 명패를 최의원에게 잇따라 집어 던졌고 이중 하나가 최의원의 얼굴에 상처를 입힌 것. ○…평민당측은 일단 폭력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사태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합의서 변조」에 있느니 만큼 이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 또 이번 사태로 문공위로 쟁점사항인 방송관련법문제가 희석되는등 문제의 본말을 뒤바꿔서는 안된다고 주장. ○평민,“일임” 문구 없었다 조 평민간사는 지난 5일 이위원장과 손주환의원을 만나 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문제의 「법안 상정은 위원장에게 일임」이라는 문귀는 없었고 실제로 이 부분의 글씨가 다른 글씨와 다르다고 주장. ○…민자당측은 사태발생직후 부총무단등이 긴급회동,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사건진상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국회의장에게 제출키로 하는등 이번 사건을 국회내의 폭력사태 재발방지 및 의원품위 유지 등 기강확립의 계기로 삼을 방침. 민자당은 특히 9일부터 광주보상법ㆍ국군조직법 등 쟁점법안의 상정ㆍ처리 등을 둘러싸고 평민당측이 이날과 비슷한 실력저지의 양태를 보일 것으로 판단,평민당측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는 대화와 설득을 통화지 않는 어떠한 폭력등도 단호히 배격한다는 입장을 강도높게 천명. 민자당측은 이에따라 최재욱의원을 폭행한 김영진의원에 대해 평민당측이 적절한 자체 징계를 하지 않는 한 9일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징계를 공식 발의하기로 하는등 강경한 자세. 이문공위원장은 『자신이 소속되지도 않은 상임위에 들어와 동료의원을 폭행한 사건은 의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오늘 발생한 사건 내용을 정리,문공위원장 명의로 사유발생 경위서를 의장에게 제출했다』고 설명. 평민당측의 합의문 변조주장과 관련,이위원장은 『지난 5일 63빌딩에서 우리측 손주환간사,평민당의 조홍규간사와 셋이서 합의문을 작성했는데 하늘을 두고 맹세할 수 있다』며 평민당측의 억지주장임을 강조하고 『그날 합의문에 「방송법」 법안심의를 넣자고 했으나 조의원이 「그러면 내가 모든 걸 인정하는 게 되니 법안상정이라고만 해두면 그다음은 위원장이 알아서 하면 될 것 아니냐」고 주장해 작성된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 ○박의장,유감을 표명 ○…이날 하오 1시쯤 고려병원으로 온 최의원은 찢어진 코밑부분을 6바늘 꿰매는등 응급처치를 받은 후 609호실에 입원. 최의원을 치료한 박재훈 이비인후과 과장은 『인중부분에 V자모양의 깊은 상처가 났으며 입술과 코부분에 타박상을 입고 윗잇몸에 큰 충격이 가해진 것 같다』고 진단. 박준규국회의장은 이날 하오 3시25분쯤 병원으로 최의원을 방문,의사당내 폭력사태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고 최의원을 위로.
  • 통일정책ㆍ군축전략 세미나 중계

    민자당과 평민당은 5일 각각 63빌딩과 프레스센터에서 「6ㆍ29 3주년기념 대토론회」 「통일및 북방정책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민자당토론회는 「민주화와 정치발전의 향후과제」 「북방정책과 통일전망」 「경제안정과 국민복지」 등 3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평민당토론회는 통일및 북방정책이란 단일 주제로 전개되었다. 이날 두 토론회 내용중 정부측의 통일정책 논리를 정리한 민자당토론회의 이홍구 대통령정치담당특보와 군축에 관한 구체적 전략을 제시한 평민당토론회의 지만원씨(군사전략가)의 주제발표 내용을 각각 발췌,소개한다. ◎북방정책과 통일 민자/새로운 민족공동체 꾸미는 작업/대결서 협력관계로 전환이 관건 ◇북방정책과 통일전망(이홍구 대통령정치담당특보)=국내외에서 역사적 전환기를 맞은 6공화국이 이를 통일로 향한 획기적 새 발상과 정책수립의 계기로 삼은 것은 당연하다. 「통일은 과연 무엇을 뜻하며 어떻게 추진되어야 할 것인가」라는 원초적 문제에 대해 다음 세측면에서 새로운 발상이 전개되었다. 첫째,통일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의 창조라는 것이 뚜렷하게 인식되었다. 통일은 새로운 민족사회를 만드는 창조적 작업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둘째,그러한 통일의 미래상은 정치위주로 특히 국가체제위주로 논의되기 보다는 민족의 전통과 꿈과 삶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민족공동체의 창조를 중심으로 기획되는 것이 규범적 측면에서나 실현가능성이란 측면에서 다함께 바람직하다. 셋째,민족공동체 형성을 통한 통일의 달성은 여러 단계를 거친 긴 과정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둔 무한한 인내력과 치밀한 계획을 필요로 한다. 위와같은 새로운 발상에 입각해 대화ㆍ교류ㆍ협력을 통한 남북 관계개선의 돌파구를 마련코자 7ㆍ7선언이 나왔으며 공동체 형성을 위한 종합적인 청사진으로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남북당사자간 협의와 병행해 이에 걸맞는 주변환경의 조성과 지역적 평화구조의 모색을 위해 유엔에서의 6개국 협의체안 제시가 있었다. 북한이 냉전시대의 고정화된 입장,전체주의 체제가 지닌절대적 경직성으로부터 다소나마 탈피해 대결관계를 협력관계로 전환시키는 노력에 동참토록 유도하기 위해 우리는 3면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것은 7ㆍ7선언과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등 획기적 정책추진,우방 및 국제사회로 하여금 북한에 개방압력,북한의 동맹국들로 하여금 변화의 불가피성을 북한에 설득토록 하는 3면 전략이다. 이러한 3면으로부터의 개방화 압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아직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남북간에는 작은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한 대화가 전개될 것이며 다음달로 예정된 총리회담이 그 첫번째 예이다. 남북대화나 교섭의 초점은 의제선정에 있지않고 대화의 형식이나 틀에 있다. 남은 문제는 북한이 우리 정부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대화를 나눌 것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남북군축의 요체 평민/주한미군 전쟁억지력 설득을/정상회담서 정치결단 내려야 ◇남북한군축의 요체(지만원 전국방연구원책임연구위원)=군축은 안보전쟁시대에서 경제전쟁시대로 돌입하는 세계적인 변화 추세이다. 남북한간에각종 교류가 활발해지고 군사적 위협이 축소된다는 것은 평화적 통일을 위한 지름길이며 전제조건이다. 전 공산권의 정치ㆍ사회적 변화와 경제개발의 물결이 우리 북방외교정책과 이익을 같이하고 있으며 한소관계의 진전으로 북한의 체제고수 노력은 북의 고립화를 더욱 심화시켜갈 것이다. 주한미군이 대북전쟁 억제력만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아사아에서의 세력균형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에 납득시키는 것은 군축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주한미군은 남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고 있으며 주한미군의 철수는 일본의 핵개발과 재무장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납득시켜 주한미군의 존재를 정당화시켜야 한다. 군축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군축은 화해ㆍ개방ㆍ교류의 정치적ㆍ경제적 접근과 병행 실시되어야 하고 공세적 방어전략과 선방어 전략이 포기되어야 한다.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은 북한을 군축협상에 끌어들이는 데 가장 좋은 무기다. 주한미군이 전쟁억제력을 제공하고 있는 사이 남한은 과감히 감군을 실현,북한에 신뢰성을 보여줄수 있다. 군축의 추진전략으로는 일단 남북 정상회담에서 군축에 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린 뒤 남북 공동위원회를 개최,기본원칙 등에 대한 실무접근을 봐야 한다. 각종 교류외에 휴전선 일대에서 물물교환 10일장,각종 연예행사,미술전 등의 민간활동을 증진해야 한다. 군축을 위해 비생산적인 FX사업포기선언등으로 남한이 솔선해 신뢰구축을 선도해야 한다. 각 정당의 범정당적인 연구기구를 설치하고 군과 정부는 최우수 인력을 선발,대북제안 내용과 대내작업에 대한 정책을 연구해야 한다. 북한에게 감축규모와 감축후의 인력ㆍ장비 등의 처리문제 등을 제안해야 한다.
  • 특혜분양의 진상을 밝히라(사설)

    여야의원 11명이 롯데건설의 서울 영등포역사 상가들을 특혜분양 받았다는 비리설이 터져나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가족이나 친지의 이름으로 분양을 받은 의원도 있고 이미 이를 전매하여 거액의 프리미엄을 챙긴 의원도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국회와 정부의 사정기관은 국민의 의혹과 불신이 증폭되기 전에 하루빨리 엄정한 조사를 통해 전모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비리를 밝히고 비리를 저지른 사람에게 오히려 불이익이 돌아가야 다음을 경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화나 사회정의의 구현과도 합치되는 일이기도 하다. 더구나 정부는 지금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특명사정반을 두는등 사정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비리와 관련된 고위공무원은 대상이 되고 국회의원은 제외될 수야 있겠는가. 우리는 이번 의혹과 관련하여 야당의원의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는 점에 특히 유의한다. 민자당소속 의원도 있으나 이들이 과거 여소야대시절에 야당의원이었다는 점에서 국민을 실망시켰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정부나 재벌을 공격하면서 뒷구멍으로는 사리에 급급했음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야당일각에서는 열악한 정치자금의 염출등을 핑계삼을 지 모르나 이것으로 의식수준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국민들을 속일 수는 없다. 우리가 선거 때마다 비애를 느껴오던 타락선거를 차단시키기 위해서라도 비리의 자금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또 이번 사건을 야당탄압이라고 억지를 부려서도 안된다. 비리를 저지르고 구속되면서 탄압받는 투사인 양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던 의원에게 국민의 시선이 얼마나 차가웠는가를 상기해 볼 일이다. 둘째,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도 하루빨리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관련자로 거명되고 있는 일부 의원들 중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가 하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옥석을 가려야 할 판이다. 일부에서는 특혜분양이 아니라 임대계약일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들린다. 명단과 진상을 공개함으로써 국민과 유권자가 판단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는 이번 사건의또 다른 당사자인 롯데그룹에 대해 국민이 갖고 있는 의혹도 철저히 조사해 달라는 것이다. 이 재벌은 그동안 부동산에 지나치게 집착해 왔고 호텔·백화점 등의 건설과 관련하여 야당의 집중공격을 받아 왔다. 이제까지 제기된 여러가지 의혹들이 당연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더욱이 재벌의 부동산투기가 망국병으로 진단되고 있는 시점이 아닌가. 롯데는 특혜분양의 의혹을 받고 있는 37명 전원의 명단을 우선 공개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번 사건은 국회의원의 이권개입등 비리중 조그마한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반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정치인의 비리를 없애는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관련의원과 롯데가 스스로 진상을 밝히고 국민앞에 사죄하는 방법이 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의 소속정당도 스스로 진상을 규명해야 도덕성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와 병행하여 사정당국도 엄정히 조사하여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의원윤리강령의 제정이나 정치자금법의 개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야 마땅하다.
  • 「주한미군철수」 팽팽한 찬반공방/미 캐토연구소 「한미동맹」 세미나

    ◎경제력 북보다 우위… 자위능력 보유 철군론/군사균형 감안,2천년까진 어려워 반대론/“군사력 감축을 남북관계의 지렛대로 이용 바람직” 미국의 민간정책연구단체인 캐토연구소가 한국전 발발 40주년에 즈음하여 21일 워싱턴에서 한미 양국의 학자 및 관계자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동맹관계­변화의 시기」라는 주제로 가진 세미나에서 캐토연구소측의 주제발표자인 테드 카펜더(대외정책연구부장)와 둑 반도우(수석연구원) 등은 주한미군의 전면철수와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일방적인 폐기를 주장,열띤 찬반논쟁을 촉발시켰다. 카펜더와 반도우는 『미국의 위험부담을 정당화시킬 만큼 한국은 미국에게 경제적 전략적으로 중요한 존재가 아니다』 『한국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경제적 군사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면철군과 방위조약 폐기를 제기했다. 셀리그 헤리슨(카네기국제평화재단 수석연구원)은 『주한미군이 남한에선 민주화를 방해하고 북한에선 군부중심의 강경파를 강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군사전략상으로도 이제미국은 소련을 겨냥한 군대를 한국에 둘 필요가 없다』고 부연했다. 서대숙교수(하와이대)는 『미국과 북한의 적대관계는 바꿔야한다』고 말하고 『미국이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하고 남북한에 공평한 정책을 채택해야할 최선의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윌리엄 테일러(국제전략문제연구센터부소장)는 『한반도의 군사균형이 언젠가는 한국우위로 바뀌겠지만 문제는 그같은 분수령이 2000년 이전엔 올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고 진단하고 『따라서 미국은 이 지역의 군사력 조정에 극도의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임스 그레거(버클리대교수)도 『현재 동아시아를 지배하고 있는 위험한 환경을 미국이 적절히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성급한 철군론에 제동을 걸었다. 김창수(한국국방문제연구소 연구원)는 『한반도평화정착과 통일촉진을 위해선 남북한군축이 집선무』라고 강조하면서도 『주한미군감축의 규모와 시기설정은 마지막 단계에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고 철군 신중론을 폈다. 오찬 연사로 초빙된 티모시 워드상원의원(민주ㆍ콜로라도주)은 『90년대에 한반도에서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감축을 지렛대로 삼아 남북관계 개선정책을 공동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의했다. 한편 데릴 플렁크(헤리티지재단객원연구원)는 한소 수교시기에 대해 『소련이 북한의 영공ㆍ영해를 이용하는 군사적 고려를 중시하고 있는 만큼 몇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분석하고 『북한이 서울과의 긴장완화에 의욕을 보이는 시기가 도래해야만 한소수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주요논문 요지다. ◇둑 반도우=미국은 의미가 퇴색해 가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해야 하며 주한미군의 철수를 개시해야 한다. 한국은 경제력ㆍ인구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북한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군사력 면에서도 한국의 우위도달은 시간문제다. 소련및 동구와의 관계개선,중국과의 접근 등으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확립돼 가고 있는데 비해 북한의 고립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젊은 세대간에는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으며 한미간의 무역마찰은 친미적 성향의 기업인들과 중산층마저도 미국에 불만을 갖게끔 만들고 있다. 기존의 한미관계는 균형을 잃고 있으며 따라서 한미 군사동맹관계도 더이상 존재이유가 없다. 미국의 자동개입이 보장돼 있는 한 한국은 방위책임의 확대를 원치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한국방위는 한국인 스스로가 떠맡아야 한다. 북한은 이제 위협적 존재가 아니다. 한국이 미군을 필요로 하던 과거의 상황은 변화됐으며 이제 한반도의 분쟁은 완전히 한국화 돼야 한다. ◇테드 카펜더=한국의 안보는 흔히 미국의 안보이해관계에 대단히 「결정적」인 것으로 얘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묵은 냉전식 사고의 산물이다. 미국에 대한 안보공약의 비용과 위험부담을 정당화시킬 만큼 한국은 경제적으로 전략적으로 미국에게 중요하지가 않다. 한국이 미국의 중요한 무역상대국이라지만 최악의 경우 전체교역이 갑자기 끊어진다해도 미국의 거대한 5조달러 경제에는 결정적인 타격을 주지 못하며 한국을 중요한 전략적 자신의 하나로 간주케 한 전진배치의 냉전 독트린개념도 중요성을 크게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의 군사충돌은 남북한간의 지역분쟁이지 세계적인 전략에 영향을 주는 분쟁으로 받아들일 필요도,받아들여져서도 안된다. 따라서 부시행정부는 주변적 이해관계를 결정적인 것으로 혼동해서는 안되며 주한미군은 모두 철수시키고 한국이 원하든 원치않든,남북한간에 긴장이 있든 없든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동결시키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윌리엄 테일러=공산주의의 황혼,그리고 고르바초프의 새 사고에 영향받아 한반도가 군사력 삭감의 인기있는 한 표적이 되고 있으나 이는 기본적으로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한국군은 지난 40년 전보다는 훨씬 강해졌지만 북한은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한국에 비해 여전히 군사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 한반도의 군사균형이 언젠가는 한국우위로 바뀌겠지만 문제는 그같은 분수령이 2000년 이전에는 올 것 같지는 않다는 데 있다. 그 사이에 북한은 그들 맹방의 도움없이도 한국에 대해 기습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것이 거의 모든 정보기관들의 분석평가다. 따라서 미국은 이 지역 군사력조정에 극도의 신중을 기해야 하며 주한미군의 감축이 꼭 불가피할 경우 한국정부와 협의,북한 및 소련측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군사력 감축을 보장받는 선에서 감축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억지력을 멀리서 유지하려는 전략조정은 북한의 오판을 불러올 뿐이다. ◇제임스 그리거=소련은 태평양지역에 관한한 그들의 공격력을 전혀 감소시키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이지역 군사력을 종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태평양함대를 증강시키고 있다. 최소한 단기적으로 볼 때 동북아에 있어서 소련군사력은 미국과 지역국가들의 이익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남을 것이다. 아울러 북한도 장차 모스크바정권의 장래가 어떻게 변하든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및 독자적 행동으로 한반도의 불안정상태를 증가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소련의 해공군에 대해 기항권을 제공함으로써 동남아에 대한 우려까지 초래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그리고 설사 워싱턴이 국제관계에 과격한 변화를 감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태평양지역에서 미군에 대한 대폭 감축이 있을 경우 재단의 위험성은 순식간에 커질 수 있다.
  • 외언내언

    『돌을 지고 모래를 파니 집이 절로 되고/앞으로 가고 뒤로도 달리는데 발이 많구나/평생을 한 웅큼 샘물 속에서 살아갈 수 있나니/강호에 물이 얼마이건 물어 무엇 하리요』(원문 생략) ◆퇴계 이황이 15살때 게(해)를 보며 지은 시. 그 나이에 이미 철학이 섰음을 알게 한다. 그의 인간적인 생애는 이 시와 같았다고 할 수도 있다. 억지로 내리는 벼슬때문에 평생 네번 서울에 올라갔지만 번번이 낙향해 버리는 사람. 한 웅큼 샘물로 족했으니 강호에 물이 얼마가 됐건 그건 그에게 상관없는 일 아니었던가. 오직 학문의 경지를 깊게 인품의 경지를 높게 하다가 70세 생애를 닫은 성인이었다. ◆이퇴계와 남명 조식과의 이른바 「도의지교」는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두 사람은 1501년생으로 동갑. 같은 경상도이지만 퇴계는 좌도에 남명은 우도에 자리잡고 환로에는 뜻이 없는 채 학문하며 제자들을 길러냈다. 그렇건만 죽는 날까지 만나지는 못하고 다섯차례 편지만 주고 받으며 상경한다. 퇴계가 타계하자 슬퍼했던 남명은 2년후 타계한다. 두 스승에게 사사했던 한강 정구는 말한다. 『남명은 천길 절벽같아 길을 찾아들기 어렵고 퇴계는 쪽곧은 길같아 길을 따라들기 쉽다』. ◆길을 따라들기 쉬웠음일까,퇴계의 학문ㆍ사상은 일본학계에 영향을 끼치고 근대의 개화에 기여한다. 우선 일본 유학의 개조라 할 후지와라(등원성와)부터 퇴계의 「천명도설」을 읽고 이기철학을 깨우친다. 그 사상을 이은 야마자키(산기암재),오쓰카(대총퇴야) 등이 명치유신의 사상적 근간을 잡고 그 학통을 잇는 메이지왕의 시강 모토다(본전동부)는 명문으로 유명한 「교육칙어」를 지어 근대교육의 철학을 정립하는 것 아닌가. ◆오는 8월에는 모스크바에서 12회 퇴계학학술회의가 열린다. 지난 11회까지 동양 3국뿐 아니라 미국ㆍ유럽의 수많은 학자가 참석해온 학술회의. 퇴계학은 세계적 학문이다. 다른 선인들의 학문세계도 널리 알려져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 이제 북한이 선택할 차례다(사설)

    동구권 국가들의 눈부신 변화와 개혁에 머물러 있던 세계의 이목이 이제 아시아와 한반도로 옮겨지고 있다. 미소,한소,한미정상들의 연쇄회담은 필연적으로 아시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무엇보다 한반도의 냉전해소와 분단상태해결에 돌파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희망에서 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북한의 변화여부는 관심이 초점이 되고 있다. 한소 양국이 수교를 포함하여 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의견을 같이한 데 대해 북한이 이해하고 동참할 경우 남북한 관계개선은 물론 평화정착과 통일에 큰 진전이 이룩될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한소,한미 정상회담을 보는 북한의 자세는 부정적이고 냉소적이다. 그들의 시각은 여전히 교조적인 냉전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소 관계증진과 한ㆍ중국 관계개선등 주변국들과의 화해와 협력은 남북한 스스로에 의해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는 긴장완화와 평화통일 여건을 조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측은 북방외교의 성공을 과장하지도 않았고 북한측의 입장과 자존심을 건드리지도 않았다. 또한 우리는 같은 취지에서 북한이 우리 우방들인 미국과 일본등 서방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환영하고 협력하겠다는 의사까지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소 정상회담등으로 비롯된 주변정세변화를 여전히 외면하려는 자세이다. 심지어는 『두개의 조선정책을 책동하는 국제적인 범죄행위』라고 극단적인 비난을 가했다. 한소 관계정상화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분단을 고착시키는 것이라는등의 억지주장의 테두리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폐쇄와 완강한 고립정책은 그들 자신에게 결코 이롭지 못하다. 뿐더러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세계여론을 불러일으켜 그들 고립을 가중시킬 것이다. 그 폐쇄와 고립정책의 끝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바로 엊그제 글라이스틴 전주 미대사는 한소 정상회담뒤 고립이 심화될 경우 북한이 어떤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경고했다. 또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위해 그들과 수교 검토의사를 비쳤던 이웃나라 일본의 방위청장관은북한측의 좌절감이 커질 경우 그들이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측은 이같은 지적과 예측을 그들에 대한 경고와 질책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겸허한 반성의 소재로 삼아야 할 줄 안다. 우리는 노태우대통령이 지적했 듯이 북한의 혼란과 고립을 원하지 않는다. 또 그들이 정말로 무력통일노선을 포기한다면 주한미군사력뿐 아니라 우리의 군사력도 조정할 수 있다고 노대통령은 언명했다. 북한은 이를 받아들여 과감한 개방과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동서독과 남북예멘이 보여준 국가통일의지와 노력을 북한은 배워야 한다. 평화통일이란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여 평화공존을 하다가 신뢰와 여건이 조성됐을 때 가능하다는 교훈을 그들은 우리에게 일깨워 줬다. 민족문제 해결에 있어 더없이 좋은 기회와 여건이 성숙돼 있다. 남은 것은 북한의 선택뿐 이다. 이제 그들 차례인 것이다.
  • 소,아ㆍ태 핵감축협상 촉구/미ㆍ일외 1∼2국포함/로가초프 외무차관

    ◎극동군 12만 추가 감축계획 【콸라룸푸르 로이터 연합】 소련은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현대적 핵및 해군전력에 우려,이 지역 군사긴장완화 방안에 대해 미국측과의 협의를 원하고 있다고 이고르로가초프 소련외무차관이 8일 말했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틀간의 말레이시아 방문을 마치면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아ㆍ태지역의 해군력 및 핵무기가 급속히 현대화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억지수단이 전혀 없다는데 우려,미국측과 이 지역내의 군사적대치와 긴장완화 문제만을 전적으로 다루는 새로운 회담들을 시작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ㆍ소양국이 유럽에서 진행해온 재래무기 및 핵무기 감축협상과 유사한 협상을 이 지역에서도 시작해야하며 유럽지역의 협상시작후 협정안 체결까지 수십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아ㆍ태지역 협상 시작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이 협상에는 일본 및 다른 1∼2개국이 함께 참여할 수 있으며 이와 관련,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올해말로 예정된 일본방문에서 이같은 제의를일측에 내놓을 것이라고 로가초프 차관은 덧붙였다. 로가초프 차관은 한편 소련측은 소ㆍ중,중ㆍ베트남간 관계개선등 아시아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추세를 보임에 따라 아시아지역 배치군사력을 감축해왔으며 오는 92년까지는 극동지역군 병력을 12만명 추가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와 함께 금세기말까지는 모든 해외주둔군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각목이 난무하는 「상아탑」/성종수 사회부기자(현장)

    ◎“민주화”외치며 총장을 내쫓아서야 『어용총장 물러가라』 1백여명의 학생들이 학교본관에다 대고 그렇게 외쳤다. 손에손에 쇠파이프와 각목을 들고. 본관 입구에는 야구방망이를 든 50여명의 학생들이 이들에 맞서고 있었다. 그들은 무엇보다 먼저 수업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학생들이었다. 잠시후 총장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와』하는 함성과 함께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본관안으로 짓쳐 들어갔다. 「선수업 정상화」를 지지하며 이에 맞서던 학생들은 몸을 방패삼아 버텨보았으나 역부족이었다. 얼키설키 몸싸움이 벌어지는 사이 이를 지켜보던 교수와 교직원들도 끼어들었다. 『같은 학생들끼리 이게 무슨 짓이냐』 그러나 학생들은 막무가내였다. 학생들은 본관1층의 대형유리창 14장을 모두 깨부수고 3층 총장실로 몰려갔다. 조금 지난 총장실에서 집무하던 점퍼차림의 총장은 학생들에게 이끌려 대강당 앞뜰로 나가야만 했다. 학생들은 총장에게 마이크를 쥐어주고 억지로 연설을 시켰다. 『이것이 「민주」를 외치는 대학생들의 행동인가』총장은 그렇게 학생들을 나무랐다. 총장은 그리고 다시 집무실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50m도 발을 옮기기전에 다시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교문밖으로 밀려나야만 했다. 교수ㆍ교직원들은 안간힘을 다해 이를 막으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잇단 분규로 취임 8개월만에야 겨우 총장실에 정상출근,집무 4일만에 다시 「제집」에서 쫓겨난 것이었다. 31일 세종대에서 였다. 총장이 학교를 떠날즈음 학생회관 건물벽에는 붙인지 꽤돼보이는 플래카드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학원민주화 쟁취하자」 그러나 정작 이 플래카드를 붙였을 학생들은 「민주화된 학교」의 주인이 자기들만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그리고 총장ㆍ교수ㆍ교직원 모두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것만 같았다.
  • 주가 7백90선 회복/막장 「증안기금」 개입… 4포인트 올라

    주가가 4포인트 올라 종합지수 7백90선에 닿았다. 25일 주식시장은 전날 시황이 약보합으로 마무리된데 대한 반작용도 생기고 때맞춰 몇몇 「조촐한」호재감도 선보여 국면이 플러스로 바뀌어졌다. 종가는 전일대비 4.94포인트 상승해 종합지수 7백90.73을 기록했다. 종합지수가 7백90선을 밟아본 것은 14일 장만의 일로 투자심리를 고무시킬 것으로 보이나 이날의 상승세는 여러모로 통이 좁은 양상을 드러냈다. 마이너스 0.7포인트로 개장한뒤 1시간동안 7포인트정도 꾸준히 올랐다. 그러나 이는 증시안정기금이 이 시간대 거래량의 반이 넘는 1백만주를 사들인 덕분으로 착실한 외양에 비해 속이 허했다. 따라서 증안기금이 물러서면서 반락했고 후장종료 직전까지 5포인트 하락해 강보합권 유지에 시선이 쏠렸다. 여기에서 증안기금이 다시 1백10만주를 매입,지수를 단번에 3.3포인트 일으켜 세움으로써 이날의 7백90선 등정이 약간 「억지로」이루어진 것이다. 3일장 연속해 종가는 물론 장중의 등락폭이 답답할 정도로 좁아지고 있는데 일부 증시관계자는 증안기금의 개입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된게 사실이나 투자자의 본마음이 상당히 가려져버리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한다. 증안기금을 빼고도 이날 장세가 플러스권에 머무를 수 있었던 데는 상장회사들의 기금참여,1ㆍ4분기 성장률신장 등 좋은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8백47만주가 거래되었으며 4백49개 종목이 상승(상한가 23개)했고 1백44개 종목이 하락(하한가 7개)했다.
  • 외언내언

    껄끄러웠던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의를 다져 나가고자 할 때의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솔직함과 진실함이다. 인정할 건 인정하는 성찰의 자세이다. 그러지 못한 새 관계는 사상누각. 앙금이 남았기 때문이다. 개인대 개인,나라와 나라의 관계에서 모두 그렇다. ◆프랑스와 서독의 학자들이 7년동안의 연구ㆍ토의끝에 발표한 「프랑스­독일 역사ㆍ지리 교과서를 위한 권고」는 그 점에서 대단히 훌륭하다. 그동안 상대를 폄하하거나 왜곡 기술한 곳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이 그 내용. 두 나라 교육당국에 바루어 가도록 건의하는 한편 교과서 출판관계자나 교육자들에게도 참고토록 하고 있다. 양식있는 의연한 자세라 아니할 수가 없다. ◆이런 일에서 연상되는 것은 일본이다. 그들은 왜곡 기술한 역사를 여전히 그들 2세에게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난날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도리어 미화하려 들기까지 한다. 우리를 포함한 지난날의 피해당사국들이 반발하자 고치는 척은 했다. 그러나 「말장난질」. 이를테면 「침략」이라고 해야 할곳을 「진출」이라 얼버무리는 따위이다. 그들의 그 말장난질은 이번의 국왕사과문제에서도 드러난 바가 있다. ◆일본이 진실로 대국다워지려면 그들 2세에게 고대사부터 바로 가르쳐야 한다. 「임나일본부」같은 침략적 발상의 날조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아스카(비조)문명의 실체를 바로 대야 한다. 만뇨슈(만엽집)를 국수주의적 발상법으로만 해독하려 드는 억지를 부릴 것이 아니라 고대조선어로 접근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임진왜란의 실상이나 근세의 침략행위 또한 정직하게 가르침이 옳다. 그래야만 2세들은 인류공영에의 길을 생각하게 될 게 아닌가. ◆어느 나라고 간에 역사에는 영욕이 교차하는 것. 창피하다고 감추려 드는 일은 창피한 것 하나를 더 가중시키는 것밖에 안된다. 프랑스ㆍ독일은 역시 선진대국이다.
  • 세계 전직 국가정상들 “서울 총집합”/23일부터 한국서 IAC총회

    ◎지스카르 전대통령·후쿠다 전총리등 31명 참석/83년 빈서 설립… 국제현안등 해결에 영향력 발휘 세계각국의 전직국가지도자들이 서울로 모여들고 있다. 오는 23∼27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8차 전직정부수반협의회(Inter­Action Council·IAC)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22일부터 입국하는 「퇴임 정상」들은 IAC회장인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총리(현 디차이트지 발행인),지스카르 데스탱 전프랑스대통령(현 유럽의회의원) 후쿠다 다케오(복전규부) 전일본총리,트뤼도 전캐나다총리 등 31명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이 대회준비위원장인 신현확 전국무총리가 정회원으로 참가한다. 참석자중에는 전직대통령이 4명,총리가 16명이며 공산권에서는 30년이상 주미대사를 역임한 소련의 도브리닌 현대통령고문,유고의 리비치크 전연방간부회의의장,헝가리의 포크 전각료회의의장 등이 포함돼 있다. 참석자 31명중 정회원은 21명이며 준회원및 특별초청자는 10명이다. 특별초청자였던 황화 전중국외교부장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며 정회원이었던 레바논의 호스 전총리와 모로코의 오스만 전총리는 최근 각각 현직 총리와 국회의장으로 복귀,「자격상실」로 참석이 불가능해졌다. IAC는 지난 75년 당시 서방 7개국 정상회담개최를 주도했던 슈미트 전서독총리,데스탱 전프랑스대통령 등이 자신들의 퇴임후에도 계속 만나 국제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83년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설립한 민간국제기구이다. 이 기구에는 세계 30개국의 전직대통령및 총리 등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회장인 슈미트 전서독총리와 후쿠다 전일본총리가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의 멤버는 정회원 31명,준회원 31명. 뉴욕과 파리 두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으며 경비는 각국 정부·재단·기업·개인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IAC총회는 83년이후 브리오니(유고)·파리·도쿄·콸라룸푸르·모스크바·워싱턴에서 매년 열려왔는데 서울대회는 6차 모스크바총회에서 제안돼 7차 워싱턴총회에서 결정됐다. 원래 이번 IAC총회는 서방국과 공산국에서 벌갈아 개최한다는 원칙에 따라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현확 전총리의 「활약」으로 서울유치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IAC는 회원들이 공동연구한 제안들을 각국 국가원수및 최고정책결정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지난 몇년동안 국제현안들에 관해 공식·비공식적으로 세계여론을 환기시켜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IAC는 세계각국의 정치지도자들과 정기적인 접촉을 함으로써 계속 영향력을 확대해 오고 있다. 이제는 정부나 국제기구뿐 아니라 민간단체들과도 정기적인 교류를 유지해 「국제원로자문기구」 「OB정상기구」로서의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AC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은 ▲중거리 핵무기완전폐기 ▲미소정상회담의 정례화 ▲요격용유도탄(ABM)억지조약 강력준수 ▲개발도상국의 군비문제 ▲지역갈등의 평화적 해결노력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개선 ▲인구·환경및 개발의 상호관련문제 ▲전세계적인 삼림황폐화방지 ▲생태계를 고려한 에너지 정책 ▲세계 경제부흥 ▲외채에 관한 제안 ▲21세기를 위한 준비 등 광범위하다. IAC는 특히 85년 3차 파리총회에서 핵전쟁금지·군사력 균형·안보이익 추구·군비지출감소등 초강대국(미국)간의 관계원칙을 공동선언토록 미소정상에 촉구,주목을 끌기도 했다. IAC는 이번 서울총회에서 모두 5차례의 회의를 열어 ▲90년대 아시아지역의 정치발전 ▲유럽에서의 급격한 변화및 타지역에의 영향 ▲금융시장의 세계화및 그 위험성 ▲생태계및 인구·환경문제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거쳐 최종선언문을 채택,각국의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통보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와함께 지역특성상 한반도 긴장완화와 상호 신뢰구축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전직수반들은 총회시작전날인 22일 판문점을 방문,분단상황을 살피며,23일 저녁에는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만찬에,24일 저녁에는 강영훈국무총리 주재의 리셉션에 참가한다. 이번 총회에 참가하는 그밖의 주요참석인사는 다음과 같다. ▲핀타실고 포르투갈 전총리(IAC부회장) ▲아하트 네덜란드〃 ▲알리 이집트〃 ▲비스타 네팔〃 ▲샤방 델마 프랑스〃 ▲데라 마드리드 멕시코 전대통령 ▲프레이저 호주 전총리 ▲퍼글러 스위스 전대통령 ▲리술로 잠비아 전총리 ▲나시멘토 앙골라〃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파스트라나 콜롬비아 전대통령 ▲우요아 페루 전총리 ▲울스텐 스웨덴〃(이상 정회원) ▲맥나마라 미국 전국방장관 ▲이반 체코 전시민포럼의장(이상 특별초청자)
  • 이상기상에 대한 관심(사설)

    특별한 관심 없이도 누구나 느낄 수 있을만한 일기불순이 계속되고 있는중에 중앙기상대의 장기전망마저 결국은 어둡게 내려졌다. 올 여름만해도 예년보다 낮은 저온현상이 나타나고 장마기간이 길어지며 집중호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우려의 범위도 넓어진다. 수해만이 아니라 일조량의 변화도 문제가 되고 이에 따른 농작물의 피해만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영역들,예컨대 항공기운항에까지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미 지난 4월까지의 불순기상으로 국내ㆍ국제선 결항지연율은 작년대비 각각 20%,38%포인트까지 높아져 있다. 그리고 살인돌풍에서 보았듯이 인명피해도 더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상기상에 대한 관심은 좀더 정면적으로 정리될 단계에 온 것 같다. 온실효과나 돌연변이의 기류들에 대해 마치 흥미로운 공상과학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그냥 지내기에는 이제 적절치 않다. 이것은 지구차원에서 실제상황임을 인정하고 얼마쯤이나마 긴장해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미 세계는 그렇게 변해 있다. 지난해 7월 서방 7개국 정상회담에서도 공동성명의 3분의 1이 기상의 문제였다. 「우리는 지구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이산화탄소 및 기타 온실효과 기체의 방출을 제한하기 위해 공동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는 문구까지 마련했었다. 그리고 이보다 앞서 88년 11월에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주관하에 30개국이 모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회의」도 결성돼 있다. 이 위원회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나라마다 각기 탄소방출량을 얼마나 억지해야 하느냐를 설정하고 이를 협약문으로 만드는 것이다. 올해안에 이협약 초안을 끝내기로 되어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추정수치의 자료로 보면 미국ㆍ소련ㆍ호주 등 선진국은 매년 3%씩 줄여나가야 하고 중국이나 필리핀은 1%이상 늘어서는 안되며 한국은 다행히 아직 현수준만 변화시키지 않으면 되는 나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우리도 실은 87년기준으로 인구 1인당 연간 1t이상의 탄소량을 방출하는 10여개국 중의 하나이다. 이상기후에의 대처는 물론 탄소량 억지에만 있지 않다. 현재 수준에서 이미 기후에는 너무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만해도 유럽의 강풍은 5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낼만큼 막강한 것이었고 이달 인도남부에 온 사이클론은 1백50명의 인명을 앗아간 어느때보다 극심한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1992년까지 지구에 1억그루의 나무를 심자는 「지구녹화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1억그루의 나무가 연간 흡수해 줄 수 있는 탄소량이 5백만t은 된다고 보는 것이다. 기후문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그 결과가 지역단위로 되돌려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올해는 이미 악화된 온실상황에서 태양흑점 대폭발 11년주기에 해당하고 적도의 엘니뇨현상도 급격히 고온화되고 있는 중이다. 우선은 재해방지의 준비를 면밀히 해 놓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보다 이상기상에 대한 인식을 지구의 시야에서 과학화 해야만 할 것이다. 이 분야 전문가와 이를 위한 예산이 또 얼마나 있는지 염려해 두지 않을 수 없다.
  • “일본식” 쇼비니즘/장수근 국제부차장(오늘의 눈)

    한일 과거사에 대한 일왕의 「사죄」 수준을 놓고 현재 두 나라간에 첨예한 외교적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참으로 유감」 수준을 넘을 수 없다는 일측 공론에 한국의 불만이 토로되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선까지면 어떻겠는가고 우리 속을 떠보는 보도를 흘리는 국면에까지 이른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가슴 아프게…」 만으로는 과거에 대한 반성언급이 명확하지 않고 또 책임의 주체가 일왕임이 명시되지 않기 때문에 받아 들일 수 없다며 거듭 일본의 성의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외교적 수사를 동원한 일본의 말장난 말고도 근자에 일본에서 돌출하고 있는 「일왕사과 위헌론」등 정치권의 동향과 극우단체의 반한시위등을 보는 우리의 심사는 몹시 착잡하다. 과거는 따지지 않더라도 일본이 우리의 이웃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 그러나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본과 일본인들은 그들을 선린으로 여기기에 지나치게 무례하고 오만한 말과 행동을 서슴없이 해왔다. 그 숱한 망언이 이를 방증하고있다. 과거 구보타(구보전)를 비롯,『노태우대통령이 일본의 방위정책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란 15일의 이시가와(석천)망언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한나라의 주체성과 심지어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극언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있다. 이같은 망언이 행여 한때 한국을 식민통치했다는 우월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면 일본이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 되긴 더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웅변하는 것이다. 진정 일본이 아키히토 일왕이 노대통령 환영 만찬에서 할 인사말중에 담겨 있듯이 『양국간의 유대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면 과거에 대한 겸허한 반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거나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는 등의 말로만의 사과가 아닌 가슴으로부터의 사과다. 우리에게 역사가 소중한 까닭은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의 자료로 삼아 다시는 같은 잘못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데 있다. 또 그래서 역사는 그것의 미추를 떠나 객관적으로 기술돼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자는 결국 현재에 대해서는 맹목이 된다』했다. 다가오는 21세기 태평양 시대의 주역을 탐내는 일본인들이 지금 엄계해야할 것은 바로 과거를 분식하고 억지를 부리는 일일 것이다.
  • 「자주국방…」 항공우주심포지엄… 맥피크대장 주제발표

    「자주국방실현을 위한 항공력건설과 국내항공산업육성」을 주제로 한 항공우주심포지엄이 16일 상오 정근모 과학기술처장관ㆍ임헌표 국방차관ㆍ한주석 공군참모차장을 비롯한 항공우주관련연구기관학자ㆍ기업인 등 5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종합전시장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의 안보환경과 항공력건설방안」을 주제로 한 제1분과에서 영국전략문제연구소 도널드 커 교수(57)가 「한반도 군사환경에서의 항공력 역할」,미태평양공군사령관 메릴 맥피크 대장(54)은 「2천년대 한반도 공중방위전략」,공군본부 이태식소장(51)이 「한국의 항공전력 건설방향」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했다. ◎“미,F16대대 한국에 곧 추가배치”/최신 중거리공대공미사일도 실전투입 계획 맥피크 대장의 주제발표내용을 요약한다. 항공력은 전쟁방식을 변화시켜 왔으며 미래전의 형태를 결정하게 된다. 항공기의 속도와 파괴ㆍ기동력은 과거에 볼 수 없던 전쟁억제력과 전투능력을 갖게 되었다. 2천년대에 접어들면서 북한은 신예전투기와 미사일 등을 도입,항공력을 현대화시키며 강한 전투력 및 병력육성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은 전쟁억지력과 전쟁에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미공군은 몇분 혹은 몇초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공중전투에 대비하기 위해 지상비상대기 혹은 공중전투초계비행을 실시하고 있어 적공격의 초기에 신속하게 반격할 수 있다. 2천년대의 한반도에서 전방방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수많은 항공기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유능한 조종사와 전투기로 전투태세가 완비된 것을 북한이 안다면 북한은 모험을 할 수가 없다. 한국의 공군장비와 설비는 최상의 상태이며 병력도 정예화 되어 있어 준비태세는 최고로 완벽하다. 한미공군구성군은 여러차례의 합동훈련을 통해 적의 어떠한 도발도 물리칠 수 있는 막강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야간저고도 항법 및 적외선 표적식별장치를 갖춘 F16전투비행대대가 창설되고 최신 공대공유도탄을 보유하게 된다. 북한은 유사시 미증원군의 신속한 전투력 증강을 고려해야 한다. 미공군은 C141ㆍC5ㆍC17 등 최신수송수단으로 병력과 장비 등을 24시간 안에 한국으로 전개시킬 수 있다. 전쟁억지의 3요소인 전방방어,준비태세,증원능력은 현재로서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공중우세확보와 지상군지원,적의 물자 및 병력파괴로 항공역량을 사용하게 된다. 한미공군은 매우 정확하게 폭격할 수 있는 다양한 무장을 보유함으로써 최상의 지상군지원능력을 갖추고 있다. 견고한 콘크리트를 깊이 관통할 수 있는 새로운 폭탄을 개발하고 미사일의 사거리와 정확성을 향상시켰으며 주야를 막론하고 적의 기갑부대를 궤멸시킬 수 있는 화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한미연합공군은 적의 통신망차단과 레이다 및 지휘통제소 파괴,부대집결지 폭격 등으로 방어능력을 분쇄,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차후 수년간 한국의 항공방어전략은 한미안보공약의 기본이며 전쟁억지력 및 전쟁수행전략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 “성역없는 사정”… 관ㆍ정가 초긴장/특명반움직임과 각부처ㆍ여야표정

    ◎장관도 “접근금지”… 내사자료 극비분석 사정반/“불똥튈라” 몸조심… 소문 확인에 관심집중 각부처/원칙론만 강조… 「유탄피해」 우려,신중반응 정치권 청와대의 대통령특명사정반이 본격가동함에 따라 정부 각부처 특히 소속 고위공무원들이 의원면직 되었거나 사법조치를 받고 있는 부처는 물론 여야국회의원,정당주변에서도 「오뉴월 사정한기」에 휩싸이고 있다. 사정당국은 이병선한일은행장ㆍ서병기서울지방국토청장을 해임시킨 것을 시발로 서울시의 고위간부 4명을 구속하는 등 서슬퍼런 사정예고편을 상연함으로써 한기의 체감온도를 더욱 싸늘하게 하고 있다. ▷특명사정반◁ ○…6공들어 그동안 정부 각 사정기관이 확보한 고위공직자,정부투자기관임직원 등에 대한 내사자료를 토대로 정밀확인작업을 진행중이다. 서울 삼청동 감사원별관에 진을 치고 있는 특명사정반은 극도의 보안속에 작업중이어서 일반은 물론 장ㆍ차관 등도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 80년대 초의 공무원정화 당시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그때처럼 부처별 할당방식이나투망식의 일망타진방법은 사용치않고 있다는 것. 1차 사정기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집중관찰대상선정→정밀추적내사→비리확인→인사조치 또는 검찰이관→처벌순서의 수순을 밟고 있다고. ▷행정부◁ ○…정부종합청사 주변에서는 총체적 난국극복과 관련,공직자에 대한 사정활동이 강화되자 파장의 범위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공직사회의 대숙정작업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 6공화국 출범이래 최대의 「한파」를 느끼고 있는 공직자들은 요즘 외부인들의 내방을 사절하는가 하면 외부전화도 받기를 삼가는 모습. 총리실과 총무처 등에서는 이번 사정활동의 분위기를 공직자 새정신운동으로 확산시키는 묘안을 짜내기 위해 휴일인 13일에도 정부종합청사에서 새정신운동 소위원회를 가동시키는 등 부심. ○…교통부는 14일 김하경철도청장이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나자 교통부 및 철도청 간부들은 진위를 확인하느라 부산. 확인결과 김청장에 대한 내사는 3개월 전쯤 국무총리실에 『인사와 관련해 2천만∼3천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투서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 사정당국이 내사를 했던 것은 사실이나 모함인지 여부를 밝히는데 가장 필요한 투서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데다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어 일단 내사를 유보해둔 상태라는 것이 밝혀지자 앞으로의 처리에 관심. 내무부는 사정당국의 내사대상에 시ㆍ도지사급도 포함돼 있는 것 같다는 소문이 나돌자 대부분의 직원들은 반신반의 하면서도 과연 누구일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 민간업체를 직접 상대할 일이 많은 재무ㆍ상공ㆍ건설부 및 국세ㆍ관세ㆍ조달ㆍ수산청등 경제부처 간부진들은 털어서 먼지 안나올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업무관계로 잡음이 있었던 간부급의 이름을 거론하며 불똥이 튀지 않을까 좌불안석. ▷서울시◁ ○…서울시 직원들은 14일 김인식종합건설본부장 등 4명이 구속되자 『평소 서울시의 인재로 꼽히던 인물들의 면면으로 미뤄 이렇게까지 갈 줄은 몰랐다』며 일손을 놓고 허탈해 하는 표정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부서의 하위직원들은 『현행 재개발등 도시계획사업은 행정절차상으로는 하자가 없이 이뤄진다 할지라도 외압에 따른 공무원의 억지자의가 개재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점을 안고 있다』며 『지방의회가 빨리 구성돼 떳떳한 행정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뼈 있는 한마디씩. 고건시장은 이날 하오 2시30분쯤 기자실에 들러 이번 사건에 따른 심경의 일단을 피력. 고시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의 재임기간중이 아니더라도 이번 사건으로 고위공무원 다수가 관련된 데 대해 시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사죄한다』고 말문을 연뒤 『이번 일을 계기로 시공무원들이 뼈를 깎는 자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자책. ▷정치권◁ ○…정부의 사정활동이 본격화하면서 그 여파가 정치권에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당직자들이 부동산투기 등 사회악 척결대상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원칙론을 강도높게 개진하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의 대부분 의원들은 정치권에 대한 비리내사가 미칠 파장 등을 우려한 듯 신중한 반증. 박준병사무총장은 『국회의원에 대한 내사라면 내가모를 리 없다』면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으며 한 고위당직자도 『일상적인 검찰권의 행사인 고소ㆍ고발 및 투서에 대한 내사라면 몰라도 「혐의」를 캐기 위해 「뒤」를 조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정치권에 대한 내사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모습. 그러나 민자당의 LㆍS의원,평민당의 L의원 등이 사정기관의 내사대상으로 거론되기 시작하자 이들 의원들은 이날 당사에 나타나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한편,고위당직자들의 방을 돌며 미리부터 자신의 결백을 호소. ○…평민ㆍ민주당(가칭)등 야권은 청와대 특명사정반이 여야를 망라한 정치권에까지 내사의 범위를 넓히자 이를 「공작정치의 일환」이라고 규정하는 등 정치공세를 펴면서 자당에 불똥이 튈 가능성에 미리 쐐기를 박는 모습. 그러나 야권도 정부의 이번 조치가 국민여론상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데다 과거 공안정국에서 처럼 야당에 대한 「직격탄」으로는 보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를 공작정치로 비난하는 것도 대여전면전을 위한 선전포고라기 보다는 혹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유탄」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유력.
  • 증시 냉각… 21포인트 폭락/매수세 끊겨 7백70선위협

    ◎하한가 1백19개… 예탁금도 줄어 주가가 20포인트 넘게 빠졌다. 10일 주식시장은 조정국면 속에서 어수선하던 시국이 더욱 불안한 양상으로 전개되는데 따라 하락일변도의 시황을 펼쳤다. 개장 첫 지수가 마이너스 6포인트였고 막판에 기관들이 억지로 반등세를 덧붙이긴 했으나 전날보다 21.6포인트나 하락했다. 종합지수는 7백69까지 흘렀다가 기관개입 덕에 7백71.76에서 마감됐다. 연속상승 국면이 내림세로 돌아선지 이틀만에 24포인트 미끄러졌다. 매수를 적극 회피하면서 관망하는 투자층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여차하면 「팔자」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날의 「팔자」물량은 다분히 투매성을 띠었다. 이같은 양상은 거래량에 나타나 총 8백68만주가 매매되었지만 기관들이 나오기전인 후장 중반까지도 6백50만대를 넘어서지 못했었다. 장세를 낙관하면서 자발적으로 사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었고 매도 물량들의 가격(호가)이 한결같이 낮아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지수하락세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투매에 가까운 매도세와 매수를 회피하는 관망세가 함께 늘어나는 것은 투자심리의 불안을 말해주고 있다. 증시대책으로 끌어 모을 단기자금이 자잘해보이고 또 며칠간 큰 소리를 내며 증시로 유입되던 시중자금이 뚝 끊기는 기미가 나타난 것이다. 계속 늘어나던 고객예탁금은 9일 감소세로 변했다. 이날 싼값에 팔자로 나선 투자자 중에는 저번 폭락때 팔 기회를 찾지 못했던 경험에서 서둘러 처분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중자금중 기동성있는 자금이 유입돼 물량이 큰 금융업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뤘으나 단기 피크에 달함에 따라 하락으로 기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업종이 하락했으며 특히 금융업(4백98만주)이 3% 넘게 떨어졌다. 제조업 전체(2백36만주)도 2.6% 하락했다. 6백97개 종목이 내린 반면 오른 종목은 28개에 지나지 않았다. 하한가는 1백19개,상한가는 8개였다.
  • 직제단일화때 기능ㆍ고용직만 호봉인상/서울지하철 단체협약 “위법”

    ◎서울고법,일반직에 1억지급 판결 서울고법 민사8부(재판장 안문태부장판사)는 9일 이규성씨 등 서울지하철공사직원 4백71명이 공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에서 『공사측이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통해 직제개편을 하면서 고용직과 기능직에게만 3호봉의 임금(3만3천원)을 가산,지급토록 한 것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면서 원심을 깨고 『공사측은 일반직 직원이었던 원고들에게 1인당 26만4천원씩 모두 1억2천4백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지하철공사 일반직 직원이었던 이씨등은 지난 88년6월 공사측이 노조측과 ▲일반직ㆍ기능직ㆍ고용직으로 나눠져 있는 직제를 단일화하고 ▲기능직과 고용직에 대해서만 3호봉씩의 임금을 가산 지급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해 호봉가산대상에서 제외시키자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2월 1심에서 패소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직제단일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당시의 단체협약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지만 직원의 근무연한ㆍ직급과는 관계없이 기능직과 고용직 직원들에게 일률적으로 가산지급하도록 한 것은 실질적인 임금인상』이라고 지적하고 『직제가 단일화되어 모든 직원들이 같은 직무에 종사하게 됐음에도 일반직 직원만을 호봉가산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5조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 일본은 도덕적으로 거듭나야(사설)

    한국의 문화계를 대표하는 1백여명의 지도층 인사가 재일한국인에 대한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여기 담긴 의지는 전체한국인의 뜻을 집약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성의있는 노력」이다. 추상적인 미문과 수사만을 늘어놓으며 절묘한 방법으로 회피하는 일본정부의 태도에 의심과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것이 한국국민의 심경이다. 한국도 이제는 충분히 성장한 실력있는 나라다. 우리국민이 남의 나라에 가서 억지를 쓰며 치대거나 얹혀지내며 천덕꾸러기가 되기를 바라거나,그래야 할 피치못함이 있는 나라가 아니다.그러나 재일한국인은 다르다. 그들은 이미 일본에 옮겨 심어져서 그곳 토양에 1백년 가까이 뿌리내려진 가계이고 후생이다. 그들이 비록 3세이고 4세라 할지라도 그들의 그곳 삶을 근원지어준 것은 일본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뿌리뽑힌 채 일찍이 타국살이를 하는 운명과 만나지 않았더라면,발전하는 조국에서 지금쯤 떳떳하고 확고한 삶의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못했다. 그래서 세금도 내고 근로도 하면서 일본에 기여하며 그곳 체질로 살아온 것이다. 식민지 피해의 당대와 멀어졌다고 해서 그들을 「보통 외국인과 같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런 논리는 그동안 누차 되풀이해 온 일이므로 거듭 펼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한국인들이 지닌 「진솔한 목소리」를 일본은 이번의 「성명」에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끼리 주고받는 외교적 교섭이나 정치인의 목소리는 과장과 굴절 또는 흥정으로 윤색도 되지만 이번의 각계 대표가 내놓은 성명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국민감정을 대변한 꾸밈없고 각색없는 목소리다. 지난 86년 일본의 한 고교생은 우연히 잡목더미에 가려져 있던 「대본영」 지하갱 입구를 발견했다. 계속 탐사하고 생존자를 찾아내어 확인한 결과 한인들이 이 갱을 파느라고 노예처럼 일하다 1천명도 넘게 죽어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수성 예민하고 자부심 강한 젊은이들이 자기 조국 일본에 느꼈을 실망과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오죽하면 일본 고교생이 「한인 생존자」를 찾아 달라고 호소하겠는가. 불행하게도 일본땅은 조금만 깊이 파면 한국인의 원한이 삽끝에 묻어나곤 한다. 배상을 기피하기 위해 45년동안 깊숙이 감춰두었던 강제징집한 한국인 명단의 일부가 이번에 기어이 밝혀진 것도 필연적인 일이다. 관련자료가 없다느니 조사가 안됐다느니,온갖 핑계로 숨긴 문서지만 끝내 숨어주지 못했다. 무엇이든 써놓는 기록귀같은 국민이 일본이다. 경제적 능력을 과시하며 지구촌에 땅투기를 하는 일본의 행태는 세계시민의 빈축을 산다. 아마도 그들은 이 투기가 그들의 후손을 위함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발밑에 원한 가득한 영혼들을 암매장한채 그런 땅투기가 무슨 복을 전해 주겠는가. 그보다 급한 일은 가해자적인 부도덕성을 세척하고 도덕적으로 거듭나는 일이다. 그러지 못하면 정신적으로는 깊은 상처를 지닌 채 돈만 많은 국민이 되고 만다. 진정한 한국인의 목소리가 들릴때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그걸 듣고 스스로 치유하는 노력을 기울이라. 그것이 피차에 불행을 줄이는 일이다.
  • “북방정책 목표는 통일에 둬야”/안병준교수,학술회의서 주장

    ◎한ㆍ소정식 수교땐 중국도 대한접근/정책혼선 막게 전문기관 설립토록 동유럽에 지각변동을 초래한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아시아의 오지인 네팔ㆍ몽고에 이르기까지 이제 그 개혁물결의 파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와 때맞춰 활기차게 추진되고 있는 한국의 북방정책도 사회주의국가들의 변혁과 88서울 올림픽이라는 호재가 어우러져 이들 국가와 수교관계를 맺는 결실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한국과 공산권국가들과의 관계정상화를 맞아 서울대부설 소련ㆍ동구연구소(소장 이인호교수)가 「소련ㆍ동구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이란 주제로 20,21일 이틀간 서울 힐튼호텔에서 학술회의를 개최,주목되고 있다. 이 회의에서 안병준교수(연세대)가 21일 발표한 「북방정책의 평가와 향후방향」이란 제목의 논문을 요약,정리한다. 북방정책의 내용과 방법은 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하여 「정경분리」에서 「정경연계」로 전환되고 있다. 원래 공산국가들은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정경분리를 선호했고 주로 한국과의 경제관계만을추구했으나 한국은 정치와 경제를 연계시켜 그들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해 남북관계개선과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을 촉구해왔다. 지난해 동구 및 소련의 변화로 인해 공산국가들이 한국과의 수교에 응하게 되어 교차승인이 성립되고 있으며 한국은 경제진출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방정책의 성과를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공산국가들이 한국을 실질적으로 승인했다가 법적으로 승인하고 있는 점이다. 현재 알바니아를 제외한 모든 동구국가들과 외교관계를 수립했거나 할 예정이며 소련과도 수교가 성사될 전망이다. 원래 공산국가들은 한국에 대해 경제교류를 우선적으로 원했고 한국도 미국ㆍ일본 및 서구에서 일고 있는 보호주의 경향으로 또다른 시장이 필요했기에 경제교류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공산국가들과 무역 투자 기술협력을 확대해가고 있으며 한국의 대공산권국가 교역량은 지난 87년의 21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42억달러로 급신장하고 있다. 또한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공산국가간에 체육 문화 및 인사교류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련과는 연구소와 대학간에 학술ㆍ체육교류협정이 체결되고 있다. 북방정책의 성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련 동구 중국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고 한국의 통일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의 수교관계를 맺거나 경제 및 문화교류를 하고 있는 공산국가들은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고 나아가서 북한에 대해 취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할 뿐 아니라 공식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체제의 변혁 및 신데탕트(화해),한국의 경제력,서울올림픽,진취적인 한국의 북방정책 등이 이러한 성과를 얻는데 기여했다. 한국이 중국 동구 소련과 접촉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사회주의체제가 개혁 또는 변혁됐고 그결과 동서간에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데탕트가 냉전을 종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의 천안문사건이후 국내정치가 보수화했기 때문에 김일성과 제휴해 사회주의 고수를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이 한국과 정식수교관계를 갖게 되면 중국도 이런 방향으로 노력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공산국가들은 88올림픽에 참가,한국의 경제력에 대해 목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들은 한국과 교류함으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획득할 수 있고 한국의 경험을 배울 수 있게 됐다. 지난 88년 노태우대통령이 중국 소련 및 다른 공산국가들과 관계개선을 위한 「7ㆍ7선언」을 발표한 뒤 한국이 취해온 북방정책은 공산국가들이 한국과의 접촉을 쉽게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북방정책이 이처럼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북방정책은 북한에 대한 통일정책과 미국에 대한 안보협력,그리고 통상정책과 잘 조정된 체계적 전략이 결여돼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책을 연구,기획,조정,평가하는 활동을 제도화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정치적인 시각에서 북방정책을 공작적으로 취급하는 면이 있고 언론과 기타관계자들은 과도한 보도와 과시적인 행동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표출,북방정책 당사자들간에 반목과 혼선을 빚고 있는 점도 지적된다. 또한 중국 소련 동구국가들과 접촉하는데 있어서 전문가와 깊은 지식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다. 북방정책의 중요성만 강조됐으며 이에 상응하는 연구 훈련 및 토론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보다 효과적인 북방정책을 앞으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략적 사고와 정책결정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북방정책은 전쟁을 억지하고 긴장을 완화해 궁극적으로 남북대화와 통일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전략에 근거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국가안보회의가 본연의 임무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며 민간에서는 국제민간경제협의회(IPECK)가 강화되고 종합적인 연구소와 연수계획이 시급히 보강돼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