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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수로는 한국형이여야(사설)

    오랜 곡절끝에 작년10월 마침내 이루어졌던 미국·북한간 제네바 핵합의가 깨어질지도 모를 위험조짐을 보이고 있다.북한이 한국형 경수로 수용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방미중인 공로명 외무장관은 7일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것이라고 강조했다.당연하고도 시의적절한 경고다. 이것은 북한에 대해서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경고도 될것이다.우리는 미·북 핵합의에서 한국형 경수로가 명시되고 남북한 대화재개및 관계개선이 미·북 관계개선과 연계돼야 한다는 우리주장이 충분히 반영되지못한 사실에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이점 양해사항으로 처리되었으며 우리정부는 그것을 전제로 합의이행의 협조에 동의한 것으로 알고있다.그러나 북한은 이점에 관해 계속 부정적인 태도를 고집하고 있으며 우리 입장에서 이것은 중대한 문제다. 공장관이 밝힌대로 대북지원 경수로는 한국표준형으로 하고 연락사무소 설치등 미·북관계 개선은 남북관계개선과 병행돼야 한다는것은 양보할수 없는 우리의 절대적 조건이다.북한은 물론 미국도 이점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있어선 안될 것이다.공장관의 경고는 있을지도 모를 그러한 오해를 불식시키는데도 도움이 될것이다. 경수로는 돈으로 주는것이 아니라 물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그것을 우리가 주도하려면 기술적으로도 한국형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게다가 40억달러의 엄청난 부담을 해야 한다.한국형을 거부한다는 것은 합의를 깨겠다는 의사표시요 억지일 뿐인 것이다.그리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는 온갖 열의를 보이면서 한국과는 대화는 커녕 오히려 원색적인 비난만을 강화하는등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있는 북한이다.그런 상대를 위해 40억달러를 내어놓을 바보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리고 우리는 북한과 대화및 관계개선을 못해 안달을 하고있는 것이 아니다.남북대화와 관계개선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및 통일을 위해 필요한 것이며 그것은 남북한 공히 원하는 바가 아닌가.대화가 더 급한것은 우리쪽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쪽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끝으로우리는 공산당 일당독재의 북한과는 경우가 다른 자유민주국가다.국민의 여론이 정책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정부가 모든것을 양해하고 북한의 억지를 들어주고 싶어도,그리고 미국의 압력이 있다 하더라도 여론 즉 국민의 동의없이는 그럴 수가 없다.국민정서와 여론이 용납하지 않는 일은 정부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체제다.오늘과 같은 문민정부 시대는 더욱 그렇다.경수로 한국형과 남북대화및 관계개선은 우리 국민 설득을 위한 절대적인 명분이기도 한 것이다.
  • 「진보­퇴행 국가」로 이원화/독 언론인 좀머,「냉전종식 5년」진단

    ◎유럽­미주­아태 경제통합·중동평화 “합창”/종교·민족분쟁지역선 자원파괴­낭비 심각 독일의 저명한 언론인 테오 좀머씨(독일 차이트지 공동발행인)는 6일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냉전후 세계는 2분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진보의 나라」와 「퇴행하는 나라」로 분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질서의 형성은 어려운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다음은 좀머씨 기고문의 요약이다. 5년전 냉전의 종결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프랜시스 후쿠야마와 같은 예언자는 밝은 모습으로 「역사의 종언」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새로운 긴장의 불씨가 여기저기서 출현했다.민족적 열기와 종교적 원리주의에 자극받은 공격적 내셔널리즘이 대두됐다.94년은 환멸·붕괴 ·절망의 해였는가,진보와 공동성장·희망의 해였는가. 비관론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많다.유럽의 안마당인 보스니아가 킬링필드화하는 등 50여곳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1914년의 사라예보와 달리 94년의 사라예보는 유럽의 전쟁으로 연결되고 있지 않다.강대국 외교는 성공했다.이슬람원리주의의 위협도 지중해를 넘어서는 대규모 난민의 흐름을 발생시킬 정도는 아니다.유럽,미주,아·태협력체(APEC) 여러나라에서는 통합의 움직임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중국·인도등도 진보하는 국가에 들어간다. 퇴행하는 국가로는 아프리카등 개발도상국을 꼽을 수 있다.구소련의 남부 공화국들은 진보와 퇴행의 가운데 놓여있다.중동도 평화의 움직임이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고 한반도도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영속적인 데탕트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 공산주의가 몰락한지 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2분화된 세계에 살고 있다. 한쪽은 희망의 과실을 향수하고 사태가 개선되고 있으며 노력을 기울일 가치있는 목표도 있다.다른 한쪽은 절망에 닫혀 있다. 이러한 분석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앞으로 수십년동안 2개의 서로 다른 세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대적인 세계에서 여러나라의 부는 증대하고 각국은 마찰을 빚으면서도 전쟁은 포기하게 될 것이다.협력,네트워크화,상호의존의 증대가 예견된다.새로운 패턴의 통합이 다양한 주권형태,다양한 동맹관계의 진화를 촉진할 것이다.여기에 역행하는 세계는 흘러드는 부가 민족중심주의에 의해 낭비될 것이다.무력충돌이 평화창조의 본능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몇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첫째는 즉효약은 없다는 것이다.둘째는 어떤 종류의 문제는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셋째로는 서둘러서는 일을 그르친다는 것이다.현재의 불투명한 상황을 참고 견디며 미래에의 길을 탐색해 나가는 데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걸릴 것이다. 94년을 지나면서 나에게는 3가지 생각이 자리잡게 됐다. 첫째는 5년전 베를린장벽의 붕괴는 단순히 철의 장막이 걷힌 것뿐만이 아니고 서방측 민주주의의 진화를 다시 시작하도록 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이 진화는 냉전기간동안 정지돼 있었다.변화는 일본 이탈리아뿐만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둘째로는 신질서의 모색은 어려운 일임이 이해되게 됐다.유엔이 분쟁지역 어디든지 개입할 수는 없다.유엔의 개입은 성공보다도 실패로 끝나는 쪽이 많다.국제사회는 평화유지활동에 참가할 의욕도 없고 힘도 없다. 셋째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주의 세계는 냉전기간동안 성공을 가져다준 지도원칙을 상기해 두는 것이 좋다.그것은 침략적 의도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억지력을 구축하는 것,비참한 생활을 경감하기 위해 가능한 어디든지 인도적 원조를 행할 것,자유의 영역을 힘으로 확대하지 말고 물 표면의 기름처럼 부드럽게 퍼져 나가도록 한다는 것등이다. 이러한 생각은 89년당시 우리가 품었던 높은 희망에는 못미치는지 모른다.그러나 2분화의 시대에 이상주의적인 창조력의 산물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지도원칙이 바람직하다.현재의 세계에서는 낮은 자세로 땅에 발을 붙이고 실무적인 어프로치를 하는 쪽이 실망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 국회의원의 요건(신 지도자론:8)

    ◎「고도의 식견」만이 입법 자율성 부축/「전문성」 없으면 정계서 도태 “불보듯”/교육·환경 등 특정분야 전문가돼야/상위 상설화… TV생중계·토론회 활성화 필수/일선 “한우물 파는 의원”에 후한 점수 지난해 국정감사 때의 일이다. 국회 재무위의 재무부 감사에서 민주당의 박태영의원은 82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질의자료를 갖고 당시 홍재형재무부장관을 매섭게 몰아붙였다.한국은행의 독립방안부터 세제개혁,재벌정책에 이르기까지 주제도 폭넓고 다양했다.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백화점식 나열」이 아니라 질의항목마다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나름대로 깊이 있는 분석을 곁들였다는 점이다.한 분야만을 파고들어 전문성을 겸비한 대표적 사례였다. 문화체육공보위의 박종웅(민자당)·박계동의원(민주당)도 같은 초선이지만 언론분야에서 다른 의원들의 추종을 불허한다.신문 발행부수 공개심사(ABC)제도의 정착을 바라는 소신과 일부 일간지들의 무절제한 증면경쟁에 대한 비판은 단연 돋보였다.더욱이 박종웅의원은 ABC에 가입하지 않은 일부언론사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뜻을 굽히지 않아 「용감한 의원」이 됐다. 민자당의 원광호의원은 한글학자와 같은 전문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한글 관계 저서도 「이것이 한글이다」를 비롯해 상당수에 이른다.다른 의원들이 이름을 모두 한문으로 쓰는데도 오로지 한글 이름만을 고집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의원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아직도 「수박 겉핥기식」 질의로 일관하는 의원이 많고 잿밥에만 관심을 쏟는 저질의원도 눈에 띈다.본질과 동떨어진 엉뚱한 질문과 TV카메라만을 의식한 즉흥적 질의도 여전하다.무더기로 자료를 요청하지만 깊이 있게 파고드는 요구자료는 보기 힘들다.아무 내용도 모르면서 거수기 역할만 하는 의원도 많다. 상임위나 국정감사 때 억지논리로 장관을 윽박지르는 것도 문제다.지난해 교육위의 한 의원은 김숙희교육부장관에게 『심장이 두꺼운 여자』라고 인신공격,의원의 품위와 관련해 많은 이들의 비웃음을 샀었다.상공위의 다른 한 의원은 동료 의원이 이미 훑은 질의내용을 재탕 삼탕해가며 2시간이상 마이크를 잡은 것으로 유명하다.배석한 공무원들도 이들이 질의에 나서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끌끌 찬다. 언론보도만을 겨냥해 사실확인도 하지않고 말부터 내뱉고 보거나 정치공세 차원의 흑색자료가 난무하는 현상도 시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슬프게도 우리 정치의 엄연한 현실이다.의원의 전문성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물론 민의의 전당인 「여의도 1번지」에는 박사학위 소지자도 29명이나 된다. 전보다 많다는 것이 국회사무처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치학·경제학등 이론분야에만 편중되어 환경 노동 교통등 피부에 와닿는 실생활 분야를 전공한 의원은 하나도 없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그렇지 않다.7선인 신진당의 아이치 가즈오(애지화남)의원에게는 늘 「환경문제에 정통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그는 당이나 국회를 막론하고 환경문제 말고는 거들떠보려고 하지 않는다.당연히 신진당의 환경분야 정책통으로 맹활약하고 있다.9선인 자민당 간사장 모리요시로(삼희랑)의원도 문교행정의 전문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최근에는 그동안 물과 기름처럼 불편한 관계였던 문부성과 일본교원노조를 화해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이처럼 일본 정계에서는 고집스럽게 한 분야만을 파고드는 의원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유권자들도 격려의 표를 던진다.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등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정치권의 뉴리더십을 고양하기 위해서는 의원의 전문성 확보가 필수불가결하다.특히 전문직종의 국회 진출을 보장하는등 제도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전국구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그러나 지난날 야당처럼 거액이 왔다갔다 하는 「전국구」가 아니라 각계의 전문가들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명실상부한 「전국구」가 되어야 한다.미국등 선진국형 정치의 상징인 크로스 보팅도 이제는 각 정파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의원의 전문성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들을 위해서는 물론 의원 개개인이 연구를 열심히 해야 한다. 또한 상임위의 상설화와 TV생중계등 언론의 끊임 없는 감시가 필요하고 4년 임기동안 한 상임위만을 맡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지적이다.TV나 신문등 언론매체를 통한 토론문화의 정착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서울대 오석홍교수는 『상임위 활동등을 생방송을 하고 낱낱이 기록하게 되면 분명히 의원들이 분야별로 전문성을 쌓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만약 생방송등에 무식한 발언을 한 것이 비치면 정치생명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민정부들어 우리 정치권은 가히 파격적인 정치개혁법들을 만들었다.그대로만 된다면 선진국형 의정상의 확립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얼마나 뿌리를 내리고 정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나 아무튼 우리 정치권도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용틀임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 「경제정의 기업상」 대상 수상/윤청목 제일엔지니어링 사장(인터뷰)

    ◎“직장은 행복한 생활터전 돼야”/사원 20%가 연구개발 인력… 매년 30% 성장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이사장 변형윤)는 27일 서울 세종 문화회관에서 제 4회 경제정의 기업상 시상식을 가졌다.대상 수상자는 (주)제일엔지니어링의 윤청목 사장(54). 그는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부끄럽기 때문이란 설명이었다.무례를 무릅쓰고 억지로 만났다.종업원의 안정되고 행복한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 준다는 그의 경영이념이 호기심을 자극한 탓이다. 3평 남짓한 그의 방 한쪽에는 조그마한 액자 하나가 걸려있다.「나의 신조」라는 제목 아래 「웃고 노래하고 크게 숨 쉰다.모든 사람과 사물에 관심과 애정을 갖는다.부지런하고 근검 절약한다」는 내용이다. 이 글은 지난 해 정초에 걸었다.화려하고 큰 것을 좋아하는 세태와 달리 그는 작아도 알찬 것이 더 훌륭하다고 믿는다. 『64년에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조선견직(주)에 입사했습니다.거기서 무역부장과 경리부장까지 하고 78년 화동산업(주)에서 상무로 일하다 독립했습니다』 38살이던 79년에 14명의 종업원과 함께 부평 주안공장에서 사업을 시작했다.제품은 시계 부품으로 쓰이는 플라스틱 기어였다. 『가내 공업이었지요.공장에서 같이 먹고 자고 한 식구처럼 지내면서 직장이 행복한 생활의 터전이 돼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윤사장의 경영철학은 이 때 형성됐다.불로소득과 일확천금을 배격하고 완전 무결한 제품을 생산한다는 신념을 굳혔다. 처음의 상호는 (주)제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었다.당시만 해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란 말은 생소했다.금속을 깎아 만들던 기어를 플라스틱으로 대신하니 원가나 중량에서 훨씬 경제적이었다.아이디어가 좋았던 셈이다. 국내 전자산업이 발달하면서 컴퓨터와 비디오에 쓰이는 정밀 플라스틱 부품의 수요도 급증했다.덕분에 매년 평균 30% 이상씩 성장할 수 있었다.초기 5백여평이던 사업장은 지금 1만여평의 5개 사업장으로 불어났고,인원도 6백50명으로 늘었다. 사업 부문도 각종 전기·전자 부품에서 자동차용 전장품,무선기기 및 장비 부품 등 3개 부문으로 확대됐다.한 우물만 파며 플라스틱 사출물 사업과 관련된다각화를 이룩한 것이다. 91년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미주지사를,93년에는 중국에 현지 생산법인도 각각 설립했다. 제품에 대한 윤사장의 긍지는 대단하다.『우리 물건이 완제품이 아니라,대외적으론 알려지지 않았지만 품질은 최고입니다.불량률이 30㎛도 안 됩니다』 고객 만족은 최고 품질의 제품이라야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의 지난 해 매출액은 3백70억원.이러한 외형에 걸맞지 않게 전자·자동차·통신 등 3개 사업부의 독립 연구소에 매년 투자하는 금액은 25억원이나 된다.매출 대비,연구개발 투자비율이 8%인 셈이다.사원의 20%가 연구개발 인력이다.미국의 로웰사와 기술제휴도 맺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립공정과 부품 제조공정을 모두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꾸고 작업장의 청결도도 전자회사 수준으로 유지한다. 『플라스틱 사출업이라고 하면 으레 지저분한 현장을 상상합니다.막상 우리 공장을 방문하면 모두들 깜짝 놀라지요』 굴뚝 없는 청정산업을 목표로 환경 및 대기오염,소음공해의 예방에 힘쓴 덕분이다.안전사고가한 건도 없는 것은 물론 쾌적한 작업 환경으로 노사분규도 없다. 윤사장은 89년 회사를 공개한 이래 주식을 종업원들에게 많이 나눠줘,자신의 지분은 19% 정도다.회사 근처로 이사하는 직원에겐 주택 보조금 5백만원과 특별 상여금까지 지급한다.출·퇴근하느라 괜한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윤사장은 『앞으로 기술개발에 보다 노력해 부품이 아닌 완제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 대만야당 강령 개정/독립조항 삭제 검토

    【대북 AP AFP 연합】 대만의 야당인 민진당(DPP)이 논란을 빚고 있는 독립 조항을 당강령에서 삭제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신민태 총재가 26일 밝혔다. 그는 이날 대만 독립 문제에 관한 당 회의를 열흘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대만은 중국과는 별개의 독립국가로 존속해 왔으므로 억지로 독립을 주장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 알리바이 불구 중형구형… 선고 관심/「강주영양 살해」검찰구형 안팎

    ◎공판 10차례… 증인만 87명 출석/변호인 “검찰·경찰서 가혹행위” 검찰이 강주영양 유괴·살해사건 관련,피고인 4명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 또는 무기징역등을 구형한 것은 이들이 단지 유흥비마련을 위해 어린 생명을 유인,무참히 살해해놓고도 범행을 철저히 부인하는등 정상참작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이날 논고에서 주범 원종성은 이피고인의 이종사촌인 강양을 유괴·살해하는등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저질렀으면서도 조금도 뉘우침이 없어 이들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고 중형 구형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검찰의 이같은 중형구형에 대한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변호인측은 결심공판에서 최후변론을 통해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금에도 검·경이 무고한 피고인들을 강압내지 가혹수사로 범행을 허위자백케 하는 우를 범했다』며 각종 정황증거를 비롯,수많은 증인의 법정진술을 통해 『범행을 자백한 이양을 제외한 피고인 3명의 결백이 확연히 드러났는데도 공소유지에만 급급,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억지주장만 늘어놓고 있다』며 원·옥·남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부산지법이 생긴 이래 갖가지 유례없는 법정진기록도 낳았다. 재판부는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특별기일을 지정,지난해 11월21일부터 매주 심리공판을 열어 출석한 증인만도 87명에 달했고 이를 반영하듯 공판때마다 3백여석의 법정에는 방청객으로 꽉 들어찼다. 또 공판횟수 역시 통상 2∼4회에 이르나 이번 사건은 결심공판을 포함,모두 10차례의 공판이 속개됐으며 심리가 거듭될수록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불꽃튀는 법리논쟁등 법정공방도 치열했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측은 검·경의 수사기록 및 공소내용이 조작된 것임을 나타내는 각종 증거자료와 증인들의 진술을 받아냈다. 아무튼 이제 검찰이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구형한 만큼 오는 2월6일로 예정된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내용을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할 것인지,변호인측의 변론과 사실심리에서 밝혀진 피고인들의 알리바이와 정황증거등을 참작해 무죄를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남북관계가 관건이다(사설)

    미북 핵합의가 예상보다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것같다.북의핵개발동결이 확인되고 한미일의 대북경수로제공을 위한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설립도 무난할 전망이다.대체에너지 1차분은 이미 제공됐으며 헬기사건 해결에 이은 미국요인들의 방북 등 미북관계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우선 다행스런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운치못한 우려의 뒷맛이 남는것은 왜인가.두말할 필요도 없이 남북관계 동결의 지속 때문일 것이다.북한은 미국과의 다른 모든 합의는 이행하면서도 사실상 가장 중요한 핵심인 한국과의 대화와 관계개선만은 거부하고 있다.김일성사망 조문거부가 표면적 이유다.사죄않으면 즉 조문하지 않으면 한국과는 대화를 않겠다며 원색적인 비방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한 미북 핵합의의 완전한 실천은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을수 없다.대북경수로지원과 대체에너지제공등의 주된 부담은 우리가 맡게 되어있다.그리고 많은 한국인들은 김일성조문을 절대 용납할수 없는 정서를 갖고 있다.그런데도 조문을 내세워 우리와의 대화는 커녕 비난만 일삼고 있는 북한이다.아무리 북의 핵개발을 막자는 일이지만 국민의 피땀으로 낸 세금을 어떻게 그런 북한을위해 수십억달러씩이나 함부로 쓸수 있단 말인가. 그것을 잘 알면서도 조문사죄를 고집하며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북한의 저의가 다른데 있음을 드러내는것이라 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핵합의이행에 뜻이 없으며 남북관계를 긴장시켜 「한판 붙자」는 식의 대남적대감과 내부적 긴장분위기 조성등으로 권력승계와 사회주의붕괴의 과도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기 위한 시간벌기 전술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그리고 핵합의이행 실패책임의 대부분을 한국에 돌리고 동시에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한미관계를 이간시키는등 다목적의 전술일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것이다. 북한이 이렇게 나올수 있게 만든데는 우리와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정치적 동기의 정상회담 집착이라든가 저자세의 대화요청 그리고 기업들의 대북접근 경쟁등이 북한의 버릇을 망쳐놓았다고 할수 있다.그러나 보다큰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해야할 것이다.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없이는 경수로와 에너지지원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시켰어야한다.북의 억지에는 끌려다니면서 한국은 압력으로 해결할수 있다고 보는 미국을 북한은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남북대화와 미북연락사무소 개설연계 시사가 미국쪽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북의 권력승계및 남북대화의 실질적 진전이 없으면 경수로공급계약 체결을 반대할 것이라는 우리정부의 입장정리등도 바람직한 조치라 본다.남북대화가 급한 쪽은 미국과 북한이지 우리가 아니다.
  • 굴업도개발 7백50억지원/정부,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구체계획 마련

    ◎주민운영 감시시설 “절대안전” 역점/주변 임해관광지 개발… 보상 최대한 경기도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의 방사성페기물처분장입지를 확정한 정부는 시설지구개발계획 주민열람,지역협의회구성,공청회개최등 최종적인 부지지정고시를 위한 절차를 추진하는 한편 관리시설지구개발계획(안)및 지역지원사업추진계획을 마련,주변지역주민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13일 마련한 시설지구개발계획및 지원사업계획에 따르면 처분장이 들어서는 굴업도는 절대적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처분시설로,주변지역인 덕적도등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모범마을의 하나로 가꾼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로 돼 있다. 정부는 오는 2001년까지 총 7천억원을 투입,중저준위폐기물 20만드럼,사용후핵연료 4백MTU(사용후 핵연료의 질량단위·메트릭톤우라늄)를 수용할 수 있는 처분시설을 1단계시설로 완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이 시설의 사업비(시설건설비 제외)는 1천3백11억4천만원규모로 이중 3.3%인 42억8천만원이 토지매입및 보상비로 책정됐다.그러나 이 액수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것일뿐 정부는 공시지가가 아닌 시가보상을 원칙으로 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보상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실제보상비는 대폭 상향될 전망이다. 정부는 또 굴업도및 주변지역에 대해 향후 37년간 총 1천7백50억원을 투입,이 지역을 서부수도권 임해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어서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예상되고 있다. 면적 1백86만㎡(56만3천6백10평)의 굴업도지구에는 ▲폐기물이 들어가는 종합관리시설(7만9천9백94평) ▲항만 전력공급(7MW규모) 정비관리동 등의 공통지원시설(3만9천2백40평) ▲독신료(독신자용 숙소 1백6명분)·사택(10가구)·체육시설·홍보관등의 복지시설(4만6천6백37평) ▲녹지및 기타시설(39만7천7백39평)등 기능별로 크게 4부분의 시설이 들어선다. 종합관리시설중 중저준위폐기물처분시설은 사업부지 서측 바다밑(그림참조)에 지하로 깊이 들어가는 해저동굴처분방식으로 지어지며 섬의 남측 만지역에 건설될 항만시설및 인수검사시설과는 지하터널로 연결되도록 계획됐다.사용후 핵연료저장시설은 경수로형과 중수료형을 구분해서 저장할 수 있도록 2개 부지로 나누어 배치되며 개별시설은 수납및 저장시설 외에 수송차량이동공간및 완충지역으로서 시설물주위에 약 20m정도의 통제구역을 둘 계획이다. 공통지원시설중 항만시설은 2천∼3천t급 전용운반선 2척이 접안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되고 간조때도 수심 6t이상을 유지하도록 준설할 계획이다.전망이 좋은 구릉지에 배치될 홍보센터는 전시관·영화관·휴식공간,주민운영의 환경방사선감시시설을 설치,섬에 상주할 88명의 인원 외에 하루 1백명정도의 방문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정부는 이같은 시설외에도 오수처리시설·폐수처리시설등 환경보전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한편 주변지역 지원금은 올해 상반기중 일시에 출연될 특별지원금 5백억원을 비롯,건설기간 7년동안 연간 50억원씩 3백50억원,시설운영기간 7년동안 연간 50억원씩 3백50억원등 총 1천7백50억원이 소득증대사업및 공공시설사업·육영사업등에 투입된다. 정부는 22일까지 개발계획에 대한 주민열람및 의견제출을 마감하고 25일 인천시 중구 민방위교육장에서 공청회를 가진 뒤 2월중순까지 시설지구개발계획을 최종지정,고시할 계획이다.정부는 방사성폐기물과 관련된 연구소시설의 입지에 대해서는 덕적도·영흥도·대부도중에서 검토,처분장 고시와 동시에 확정키로 했다.
  • 「어린이 김치요리반」 연다/김치박물관서 14·21일 국교생 대상

    ◎직접 담그며 맛·우수성 체험토록 김치박물관이 우리 김치의 계승·발전을 위해 겨울방학특강으로 「어린이 김치요리반」을 개설,운영키로 하고 오는 14일과 21일에 국민학교 3∼5학년 어린이 20명을 대상으로 그 첫 강좌를 마련한다. 김치박물관의 김경미 연구실장은 『요사이 서양음식에 맛이 길들여져 김치를 안먹는 어린이들 때문에 걱정하는 어머니들이 많다』면서 『이런 어린이들에게 억지로 김치를 먹어라 먹어라 강조하기 보다는 강의와 실습을 통해 직접 우리김치의 맛과 우수성을 체험케 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 어린이 대상 김치강좌를 마련케 됐다』고 설명한다. 어린이 김치요리반의 교육내용은 첫날에 우리나라 김치의 역사성 및 우수성,한국음식의 특징 및 조리법,조리할때의 기본자세,조리기구 다루는 법에 대한 강좌와 배추김치 담그기 실습과 김치콩나물밥 시식으로 진행된다.이어서 둘째날에는 어린이들이 담근 김치를 이용,김치쇠고기산적과 김치찌개를 만들어 시식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 유엔 신속대응군 창설 검토/분쟁해결 효율성 제고/갈리 총장

    ◎미선 “비실용적 제안”반대 표명 【유엔본부 로이터 AFP 연합】 부트로스 갈리 유엔 사무총장은 5일 국제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처키 위해 유엔 통합지휘 체제하의 신속대응군을 창설하자고 제의했다. 갈리 사무총장은 유엔창설 50주년에 즈음하여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위기상황 발생시,일원화된 유엔 지휘체제 하에서 분쟁지역에 긴급배치될 신속대응군의 창설을 촉구했다. 그는 유엔의 평화유지활동을 효율화하고 군사력 사용을 제한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유엔으로서는 현 상황에서 신속대응군의 창설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리 총장은 유엔이 현재 17건의 국제평화 유지 임무에 7만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엔의 실제능력을 벗어난 과도한 것인 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본부 AFP 연합】 매들린 올브라이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6일 위기에 대처할 신속배치군을 창설하자는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의 제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부트로스­갈리 총장이 유엔창설 50주년에 즈음해 내놓은 보고서에 포함된 신속배치군 창설안을 검토한 올브라이트대사는 이 제안이 비실용적이며 『사무총장의 권한을 억지로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바꿀바엔 토박이말 한글이름으로(박갑천 칼럼)

    전통사회에는 이름이 천해야 오래 산다는 생각도 있었다.그래서 아명의 경우 듣기 거북해지는 것들이 적지않다.가령 측간개·측생이 같은 이름이다.측간(변소)에서 낳았다 하여 그리 지었다.마당에서 낳은 마당쇠,길가다 낳은 노중이에 개똥이·쇠똥이 같은 이름도 흔했다. 천하기까지는 않더라도 주변의 사물을 두고 대충 지어버린 듯한 경우도 많다.몇가지 예를 보자. ▲낳은 때에 따라:정월이·동지·야녀 ▲낳은 곳이름 따라:영암녀·과천이·고금례 ▲신체의 특징에 따라:점백이(점이 있어서)·쌍가매(가마가 둘)·육수 ▲성질에 따라:심술이·야단이·억지 ▲동물이름 따라:강아지(한자표기 많음)·원숭이·송아지·당나구 ▲출산관계에 따라:고만이·설마·섭섭이·절통이.(정광현저「성씨론고」참조) 이런따위 아명은 또 그렇다 치자.생각하고 따지면서 지었을 벼슬한 이들의「행세하는 이름」가운데도 오늘날 듣기에는 어색해지는 이름들이 있다. ▲고약해:고려·조선에 걸친 문신.시호는 정혜이다.▲김자지:고려·조선에 걸친 문신.시호는 문정이다.▲방유령:조선초기 문신.경상도 관찰사를 지냈다. ▲양사형:조선중기 문신.사후 도승지 추증. ▲왕자지:고려문신.시호는 장순이다.▲이시발:조선중기 문신.사후 영의정 추증.시호는 충익이다.▲조자지:조선초기 학자.죽림칠현을 자처했던 이름 높은 선비이다.▲조지서:조선초기 문신.사후 도승지 추증. 그밖에 권사공(조선중기 문신)·김구덕(조선초기 문신)·김극형(조선후기 문신)·김장(고려문신)·김치(고려 조선에 걸친 문신)·김치(조선중기 문신)·신발(조선중기 문신)·안주(고려문신)·허전(조선후기 문신)·홍탁(고려문신)… 등등도 여운이 썩 개운한건 아니다. 오늘날에도 무심코 지은 이름이 나중에 놀림감으로 되는 사례는 적지않다.이런 점을 감안하여 대법원은 올해 1년동안 국민학생들의 이름고치기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도록 했다.이름 때문에 고민하던 어린이들로서는 좋은 기회다 싶다.이젠 이름도 한글로 쓰는 흐름이니 기왕 고칠바에는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살려가면서 한글로 지었으면 한다.
  • 북에 또 농락당한 미국(사설)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군헬기 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송환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또한 이번 사건의 원만한 해결로 앞으로 있을 미·북간 제네바 합의이행에 차질을 빚지 않게됐다는 것도 다행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사건 해결과정을 지켜보면서 몇가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그것은 미국이 협상과정에서 지나치게 타협적이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특히 송환합의에 이르러서는 북한측의 일방적이고 억지에 가까운 주장을 앞 뒤 생각도 않고 모두 들어준것이 아닌가 한다.우리는 북한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군사정전위를 무력화하고 이를 정치협상화하려 들 때부터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미국은 핵협상을 비롯,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북한측이 기도하고 의도한 대로 열심히 따라갔다.기체나 조종사가 북한측에 억류되어 있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북한측의 주장이 억지라는 점을 뻔히 알면서 그대로 수용했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정전협정 관련사항을 정전위가 아닌 미·북 직접협상에서 논의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양측이 합의했다는 이른바 「양해문」은 더욱 황당한 내용이다.북한측의 발표로는 미국은 「미군 헬기가 북한영공을 불법침범한데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의 담보와 판문점에서 미·북간 군사접촉을 계속하며 남한내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 송환요구에 동의했다」고 되어 있다.이게 무슨 소리인가.그럴 리 없겠지만 미국측에서 다급한 나머지 양해해준 것이라 해도 그것은 논평의 가치도 없는 맹랑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우선 미·북이 판문점에서 별도의 군사접촉을 계속한다는 것은 정치협상의 뜻이 있는 것이며 기존의 정전협정체제를 위협하는 것이다.북한의 평화협정 체결공세는 한층 노골화될 것이 분명하다.물론 그것이 남북한간의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문제는 그렇지가 않은데 있다.북한측은 지금껏 한결같이 미·북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뿐만아니라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등 국내정치문제까지 거론했다는 것은 더욱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미국측의 발표는 많은 차이가 있다.미국측은 「사과」가 아닌 「유감」의 표시이며 나머지는 북한측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했다.우리도 그것은 북한측의 정치선전공세에 불과하다고 본다.하지만 북한측이 그같은 주장을 펴고 나온 이상 미국은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와,있었다면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상세히 밝혀야 한다.그리고 그에 따른 대응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 PC수리중 입력자료 소멸… “일부 보상”

    ◎소보원에 접수된 이색 피해 구제 사례/세미나 참석·수료증 미끼 미대학 여행단 모집/학교 견학만 하고 “끝”… 여생사에 환불조치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민태형)은 올해 11만4천1백여건의 상담및 소비자피해 구제활동을 벌였다.이중 10만여건은 상담과 정보제공을 통해 소비자불만을 해소하고 1만5백여건은 피해구제 처리됐다.피해구제 요청 건수중에서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사례를 알아본다. ◇해외대학 초청여행건=지방대학교수인 박모교수(경남 진주시)는 지난 여름 미국대학 초청여행을 주선한 국제친선교육협회를 소보원에 고발했다.박교수에 따르면 협회는 원래 약속된 미 버클리대와 코넬대에 방문단을 데려가지 않고 조지워싱턴대에 데려가 학교견학과 슬라이드시청만 하게 했다는 것.또 세미나 참석은 고사하고 약속한 수료증도 얻어주지 않았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협회는 슬라이드 시청도 미국에선 세미나에 속한다는등의 억지주장을 펼쳤다.양측이 책 한권 분량의 내용증명을 보내며 벌인 공방 끝에 소보원의 중재로 협회가 김교수에 대해 잔여여행경비 부담을 면제하고 이행하지 않은 옵션경비를 환불하는 등의 선에서 합의가 마무리됐다.소보원 관계자는 하는 일이 명확하지 않은 단체가 여행사와 연결해 국내학위에 컴플렉스를 갖는 일부 지방대학교수에게 접근,외국대학 수료증과 명예박사수여 등을 미끼로 엉터리초청여행단을 모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컴퓨터 입력자료 분실건=대학원생인 김모양(서울 관악구)은 대학원 석사졸업논문을 입력해놓은 컴퓨터가 고장나 수리를 위해 컴퓨터 본체를 회사에 맡겼으나 수리과정에서 입력돼있던 졸업논문이 날아가 한 학기나 졸업이 늦어졌다며 한 중소컴퓨터회사를 고발했다. 컴퓨터전문가도 동원되었지만 어느쪽 과실인지 검증하는데 실패했다.그러나 컴퓨터회사의 배려로 피해소비자 한학기 대학원 등록금과 하숙비의 일부가 보상됐다. 소보원 관계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소비자피해의 경우 법령 미비로 보상의 길이 막막하다면서 관계법령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삼성승용차 3막극/김현철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삼성의 승용차사업 진출과정을 3막극으로 만들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1막은 당초 불허입장을 견지하던 정부가 대통령의 세계화선언 이후 갑자기 허둥되며 허용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내용이고,2막은 정부가 삼성의 승용차진출을 승인하자 기존업체들이 시위와 파업을 벌이는 모습이다. 3막은 사업권을 따낸 삼성이 『우리는 구국적 차원에서 승용차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무슨 특혜냐』며 흥분하는 대목이다.한마디로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줄 만한 작품이다. 애당초 이번 일은 정부 때문에 비롯됐다.기업의 신규투자에 정부가 간섭해야 한다는 발상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정부의 책임은 일단 접어놓고라도 그후 나타나는 일련의 현상들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먼저 기존자동차업체들의 파업이 그렇다.대우와 기아 등은 이미 20년 전부터 자동차산업에 뛰어들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입장이다.그런데 뒤늦게 출발하는 삼성이 무서워 이를 막는 방안으로 파업을 하고 있다.더구나 파업은 노조가 자신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자기회사의 경영주를 상대로 투쟁할 때 쓰는 수단이다. 그동안 뭘 했기에 이런 소동인지 이해가 안된다.마치 시골학교에 서울학생 한명이 전학을 오니 자신들의 내신성적이 떨어진다며 받지 말아야 한다고 억지쓰는 꼴이다. 삼성도 마찬가지다.삼성그룹의 현명관 비서실장은 8일 기자간담회를 자청,『삼성이 승용차사업을 하는 것은 가시밭길을 스스로 택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기존업체들만으론 자동차산업이 발전할 수 없기 때문에 구국적 결단을 내렸다는 얘기다.결코 특혜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삼성의 승용차사업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아무 데도 없다.또 세계화를 부르짖는 마당에 기업의 신규투자를 정부가 하라 말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기를 쓰고 삼성의 참여를 막으려는 기존업체들이나,엉뚱한 사유로 파업하는 노조나,구국을 앞세워 국민을 설득하려는 삼성이나 모두 정상이 아니다.
  • 당정개편 「구여」 기용폭 관심/민자 계파별로 전망에 차이

    ◎“전문가 활용 차원 「대거」 불가피”/민정계/“국제감각 갖춘 인사 「소수」 될것”/민주계 민자당은 곧 있을 당정개편이 대폭적인 인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영삼 대통령이 세계화 선언을 한뒤 「혁명적」으로 취한 행정조직 개편은 이의 예고편이라는 해석이다.여기에는 민주계든 민정계든 계파간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이러한 「대폭인사」의 원칙은 「5·6공 인사」로 통칭되는 구 여권인사의 기용의 폭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대목이다.민자당,특히 민주계 인사들은 인선에서의 계파구분이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김대통령의 새 국정지표에 걸맞게 계파를 초월해 오로지 인물 본위로 한 인선이 이뤄질 뿐이라는 설명이다.이 점에서는 민정계 인사들도 원칙적으로는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국정운영 과정에서 드러났듯 현실적으로 상존하고 있는 서로의 이질적인 정서는 그 능력의 기준을 둘러싸고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민주계에서는 광범위한 인사원칙이 「5·6공」의 포용 차원이 아니라 전문능력을갖춘 인사의 활용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즉 민주계는 능력이라는 기준을 「필요조건」으로 더 무게를 싣고 있는 반면 민정계는 「충분조건」으로 해석하고 싶은 눈치다.최근 당정개편과 관련해 구 여권인사들이 자주 거론되거나 선호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 대해 민주계 쪽에서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민주계 실세인 김덕룡의원은 이와 관련해 『3·4·5공 때의 개발임무와 오늘의 임무는 다르다』고 전제,『그전에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해서 오늘날 똑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해석은 억지』라고 일축했다.김의원은 이어 『변화하는 시대에는 변화의 물결을 수용할 수 있는 인물이 발탁되어야 한다』고 개혁성을 더 강조했다.그러나 한 민정계 인사는 『그동안 허점만을 드러냈던 민주계 독주만으로의 국정운영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라면서 구 여권인사의 대폭 기용을 전망했다.이에 대해 또 다른 민주계 인사는 『민정계 쪽에서 「민주계는 뭘 잘모르니 우리의 경험을 사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뜻대로는 잘안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민정계 인사는 『개혁은 홍위병만으로만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신·구의 적절한 배합을 강조했다. 이러한 계파들끼리의 아전인수식 해석과는 달리 구체적인 개편방향을 놓고는 의견이 혼재되고 있다.모두가 『김대통령의 인사방향을 누가 알겠느냐』면서 공개적으로는 입을 다물고 있다.먼저 국무총리에 대해서만도 정치력을 인정받은 정계인사의 기용설에서부터 현 각료의 승진기용,국제적인 경영마인드를 갖춘 새로운 인사의 전격등용에 이르기까지 전망이 다양하다.손학규 부대변인은 김대통령이 『직급에 상관없이 능력이 있는 사람이면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당쪽에서 간다면 대상인물은 압축되지만 새로운 인사의 중용은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민자당 쪽의 최대 변수인 김종필대표와 최형우 내무부장관의 복귀에 대해서도 손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는 대목이다.김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민주계 일각에서 『이대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고 「위기론」을 제기하면서 지도체제의 변화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반면 또 다른 민주계 내부와 김대표측에서는 이를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쪽의 자가발전식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민자당 4역의 개편을 둘러싸고도 전면 개편을 점치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소폭을 전망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이는 내년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전당대회와 맞물려 두차례의 개편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 한진/대우/CB 떠안고 희비 엇갈려

    ◎한진/서통·대영포장 주 폭등… 120억 벌어/대우/한전주 폭락… 하루 이자만 3천만원씩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 주간사를 맡았다가 투자자들이 청약하지 않아,할 수 없이 떠안은 전환사채의 전환대상 주가 추세에 따라 증권사의 희비가 엇갈린다. 한진투자증권의 경우 서통과 대영포장이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 주간사를 맡으면서 떠안은 전환사채가 한 때의 애물단지에서 요즘 복덩어리로 바뀌었다.반면 한전의 전환사채 주간사를 맡았다가 청약이 안 된 물량을 인수한 대우증권은 죽을 쑤고 있다. 한진은 작년 10월 발행한 서통의 전환사채 32만7천여주를 주당 1만6천원씩에 떠안았다.이 중 1만주를 매각하고 남은 31만7천여주가 천덕꾸러기였다. 그러나 서통이 햇빛으로 분해되는 무공해 필름을 개발하자 주가가 지난 6월 1만3천원대에서 2일 3만원까지 올랐다.한진은 가만히 앉아 약 44억원의 평가이익을 챙긴 셈이다. 한진이 지난 8월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1만4천원씩에 12만2천여주를 인수한 대영포장 전환사채의 전환대상 주가도 이 회사가 썩는비닐을 개발하자 1만4천원대(6월)에서 8만1천1백원으로 급등,약 81억원의 평가익을 올렸다. 억지로 떠맡은 전환사채가 효자로 변해 약 1백25억원을 벌어다 준 셈이다.이는 이 회사 상반기(4∼9월) 경상이익 50억원의 2배가,반기 순이익 39억원의 3배를 넘는다. 대우는 지난 10월 말 한전의 전환사채 9백99억7천만원어치를 인수했다.표면금리 1%에 5% 할증된 값(기준가 3만2천8백원,주식전환 예정가 3만4천5백원)으로 1천억원어치를 발행했으나 겨우 3천만원어치만 팔렸다.당연히 주간사인 대우증권이 나머지를 떠안았다. 그러나 한전의 주가는 이 날 2만8천2백원으로 발행가보다 6천원 가량이나 떨어졌다.게다가 대우는 이를 인수하느라 하루 이자만도 3천만원씩 물고 있다.대우로서는 소태 씹은 맛이 아닐 수 없다.
  • 여당의 불가피한 선택(사설)

    내년도 예산안이 끝내 여야의 물리적대결속에 여당단독으로 처리됐다.55조원 규모의 내년도 국가운영과 국민생활의 계획인 예산안을 국회가 이렇게 부실하게 처리할수있는가하는 좌절감을 느끼게된다.그러나 저간의 사정을 보아온 우리로서는 이런 방법으로 밖에 예산안을 다루지못한데에는 명백히 야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원만한 처리가 최선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차선으로 헌법이 정한 예산안의 법정시한내 처리를 감행한 여당의 방침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져야한다. 여당의 명분에 비해 야당의 행태는 명분도 논리도 없는 억지라는 비판과 의정의 저질화라는 지탄을 면키어렵다. 민주당은 과연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정당인가하는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한다.오직 12·12만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한달 가까이 국회를 공전시키다가 느닷없이 법정시한준수를 방해하기위해 국회에 들어간 그들의 자세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예년처럼 처음부터 예산안을 여당과함께 국회에서 심의하고 예산내용을 둘러싼 주장의 관철을 위해 통과저지를 시도했다면 그나마 넓은 의미의 예산심의로 보아줄수도 있다.야당으로서의 예산감시의 책임을 포기한 이번 경우는 예산안처리의 저지에 아무런 명분을 발견할 수가 없다. 심의과정에 참여한 것도 아니고 예산은 중요하지않다고 한달가까이 손 한번 대지않고서 이제와 무슨 논리로 저지하려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예산안에서 국민부담이 너무 많다거나 팽창예산이기때문이라거나하는 그런 예산관련 주장조차도 없다.심지어 다른 정치의안과 관련한 볼모로 삼은 것도 아니다.예산안처리를 왜 저지하는지 하다못해 12·12기소유예철회라는 명분조차 내놓지않고 그저 무조건 물리적으로 막으려한 것이다.국회의원인지 국회훼방꾼인지 분간이 가지않는 형편이었다. 그러므로 이번 예산안처리를 둘러싼 폭력사태는 과거처럼 다수당의 횡포와 소수당의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해묵은 잣대를 가지고 볼 일이 아니다. 아무리 야당이라도 원천적으로 예산안 심의는 물론 국회 자체를 외면하고 의사당에서 헌법위반의 상황을 조성하기위해서 의사방해를 할 권리는 없다.더구나 아무런 명분도 없이 툭하면 의사당안에서 소수의 횡포를 일삼아서야 어떻게 바른 의정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예산안이 해마다 이렇게 부실하게 처리되는 악습과,의사당내에서 물리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비의회적 구태를 고치는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여당이든 야당이든 의사진행과 관련한 폭력행위에대해서는 국회법관계규정에 따라 처리케하는 엄격한 질서유지 조치를 취해야한다. 이번 예산안처리방해사태와 관련해 민주당은 책임을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할것이다.
  • 북,한국형경수로 거부/북경 전문가회담/미선 “대안없다”

    【북경=이석우특파원】 북한은 30일 경수로원자로 건설지원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경에서 열린 북·미전문가회의에서 한국표준형인 울진 3,4호기를 받아들이는 데 강한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날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에 체결될 경수로 공급계약을 위한 기본조건·인도조건 등을 집중논의하는 가운데 한국형 경수로는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데다 수출실적도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으며 경수로건설이 유상으로 이뤄지는 만큼 북한이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경수로를 건설하는데 한국형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건설업체선정권도 북한이 직접 비용을 대는 것이 아니라 KEDO가 비용을 조달하는 것이어서 공개입찰권을 북한이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이며 입찰권은 KEDO가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북한측은 베를린회담 당시 수석대표이던 김정우 대외경제위원회부위원장 등 10명이,미국측에서는 갈루치 핵대사의 보좌관인 게리 세이모아 핵비확산담당과장을 수석대표로 7명이 참석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박인국 외무부 군축원자력과장과 한국전력 원자력연구소 관계자 등 4명이 29일 북경에 도착,미국과 회담의 진전사항에 관해 협의했다.
  • 작통권보다 중요한 전력(사설)

    한국군의 평시작전통제권환수는 주권국가로서의 자주성 확보라는 상징성 외에도 한국군이 독자적인 작전지휘체계를 확립하게 됐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경하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전시작전통제권까지 회복한 것은 아니다.우리는 앞으로 이것도 환수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우리 국방을 언제까지나 모두 미국한테 의존할 수만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군은 지금까지 훈련을 위한 소규모 부대이동이라도 한미연합사령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했다.독자적인 훈련계획이나 부대배치,작전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이런 현실은 북한이 한국정부를 제치고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추구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이제부터 주권국가 군대로서의 명예와 위상을 한결 높일 수 있게 됐다.독자적인 전력증강과 전투계획을 수립할 수도 있다.남북한간 대화교류도 한국이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본다.그렇다고 작통권 환수를 기뻐하고만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우리의 안보현실은 환수 이후의 우리과제들이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군사주권을 되찾았다는 점 못지않게 국방비 부담이 그만큼 무거워진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우리는 아직도 대북 군사정보 수집을 거의 미군에 의존하고 있다.장비나 전술 및 기동능력등 현대전에 필수적인 여건도 마찬가지다.미군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이 많은 것을 맡아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어떤가.그들은 내부적으로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대신 자유로운 남한의 정보는 쉽게 빼내갈 수가 있다.정보전에서 앞설 수밖에 없다.군사력 역시 북한이 우세하다.우리 군이 하루빨리 장비나 전술능력,그리고 군사정보의 수집역량을 최고수준으로 높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욱이 우리는 먼 장래일지는 몰라도 주한미군을 포함한 유엔군의 완전 철수로 남북간 군사적 불균형 사태가 벌어질 상황까지 가정해 봐야 한다.과거 미국이 국내사정을 이유로 주한미군의 일방적 감축계획을 추진한 바 있음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최근의 보스니아 사태도 국제적 신의는 믿을 게 못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지 않는가. 평시작통권을 환수했다 해도 한미연합방위체제는 굳건히 유지되도록 해야할 것이다.만약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철군후라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지력은 계속 발휘돼야 하는 것이다.동시에 우리는 만약의 상황에도 대비해 전력강화 등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스스로 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
  • 새해 광복 50년… 어떻게 맞아야 하나/특별대담

    ◎민족역량 이젠 통일에 모으자/일제 36년 원망에 너무 긴 세월 보내/민주정치·경제발전 성취… 우리 실상 재점검을 광복 50주년이 내년으로 다가왔다.지난 반세기에 우리나라는 세계의 주목을 받을 만큼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역량을 높여왔다.장년한국의 자랑스러운 모습 뒤에는 급속한 발전의 그늘에서 파생한 문제점 또한 없지 않다.서울신문은 창간 49주년을 맞아 다가온 광복 5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짚어보고 아직도 남아 있는 식민잔재의 청산과 성숙한 대일관계의 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21세기 바람직한 한국의 모습을 전망하는 대담을 마련했다. ▲이만열교수=광복 50년은 일제통치 36년만을 원망하기엔 너무 긴 시간이지요.기독교계에선 50주년을 희년이라고 하는데 광복 반세기는 우리 민족사 측면에서도 뚜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용하교수=일종의 성년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지요.따라서 광복당시의 상황을 다시 짚어보면서 지난 50년간의 발자취를 검토,성과를 음미·반성해볼 때입니다.지난 시절의 검토와 반성을 통해우리의 현위치를 정확히 점검하고 21세기를 구체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됩니다. ▲이교수=역사학도의 입장에서 볼 때 지난 50년은 민족사에서 3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첫째 최초의 근대화국가를 성립,발전시켰고 둘째 봉건적인 사대관계와 식민지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자주국가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입니다.셋째는 과거 국제관계에서 중국과의 관계 이외는 거의 폐쇄적이다가 지난 50년간은 세계사에 개방적으로 진출하여 이제는 세계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50년발전상 괄목 ▲신교수=많은 일본인 학자들은 광복후 50년간의 우리의 근·현대화 성과를 일제 식민지정책의 역사적 산물로 주장하고 있지만 터무니없고 황당무계한 억지이지요.일본이 36년간의 식민통치에서 정치적으로는 우리의 주권을 빼앗아 소멸시켰고 경제적으로는 한국인의 산업발전을 극도로 억압하면서 반봉건적 지주제도를 적극 엄호했으며 사회적으로는 한국인은 어떠한 시민권도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니일제의 식민지정책은 한국의 근대화를 저극 저지했습니다. ▲이교수=성과측면에서 볼 때 무엇보다도 문민정부의 출범이란 정치적 업적을 달성했고 제3세계에 대한 원조등 경제적인 성장과 함께 자유·평등권 신장등 사회·교육및 문화적 성과가 괄목했지요. ▲신교수=그중에서도 「건국」을 그 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당시 우리의 건국은 민주공화국체제의 출발을 의미합니다.한국전쟁으로 타격을 받고 61년 군사정변이후 오랫동안의 군사통치와 독재의 양상을 띠었지만 93년 문민정부 출범으로 정치적으론 일단 민주체제를 확립했다고 보여집니다.경제적으로도 1인당 국민소득이 62년 82달러에서 지난 연말 8천달러에 육박한 수준이고 보면 그간 한국의 경제적 성취는 인류사에 기록할만한 업적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물론 문제점도 많았지만 말입니다. ▲이교수=그처럼 괄목할만한 업적을 성취한 동인은 여러가지가 있지요.무엇보다도 저는 36년간의 식민통치와 동족상잔의 6·25전쟁등 민족적 비극을 자기발전의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는 우리 민족의 지혜와 변통성을 꼽고 싶습니다.전통사회와 식민통치시절,그리고 해방이후에 일관되게 나타난 교육열도 큰 역할을 했고요.여기에 근면성이 뒷받침했다고 볼 수 있지요. ▲신교수=사회·문화측면에서 각계각층이 모든 사회활동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과 여성의 사회참여도 적지 않은 부분입니다.이젠 정치민주화에 사회민주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국민의 합의를 이루어내지 못하게끔 됐다는 점에서 한국민주주의는 낙관적으로 예견되기도 합니다. ○사회도덕 큰 위기 ▲이교수=흔히 문화발전의 지표로 간주되는 출판만 보더라도 지금은 연 2만6천여종의 책이 출판되면서 아시아권에서 절대·상대적으로 일본과 비슷하거나 다음을 차지하고 있는 수준이니까요.그럼에도 반성할 부분이 많습니다.과거미청산문제 말고도 빈부격차 심화나 지역·집단이기주의의 극성등 해결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말입니다. ▲신교수=건국직후 친일파척결을 못한 점은 가장 큰 과오라고 할 수 있지요.친일파의 해악은 자유당 집권시절 만연한 부정부패 말고도 이후 정·관계에 진출해대일자주외교를 방해한 점이나 민족이익과 자주성·민족정기확립에서 결정적인 저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 아닙니까. ▲이교수=반민특위 조사대상 6백80여명 가운데 집행유예 5명,실형 7명,공민권제한 18명등 처벌대상자가 30명에 머문 것은 식민잔재청산노력이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4년밖에 안된 나치점령에 대해 프랑스는 사형과 수감 2천여명,공직제한 2만여명 수준이었습니다. ▲신교수=경제적으로 한국경제의 대일종속도는 심각한 수준입니다.미국등 여타지역에서 벌어들여 일본에 쏟아붓는 실정이니까요.국내적으로도 중소기업의 취약성과 농업대책의 소극성,실직자나 극빈자등 최저변층에 대한 사회복지대책의 빈약함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입니다. ▲이교수=맞습니다.사회통합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요.거시적으로 볼 때 통일문제까지가 당면문제임에 틀림없구요.지방색과 집단이기주의 만연,심지어는 종교간 갈등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교수=현재 사회적으로 군데군데 보기 흉한 반점이 생겨난 데는 고도발전에 기생하여 나온 불로소득층이 가장 큰 원인이지요.이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와 규범이 무시된 채 일확천금등 일시적인 성취욕구와 군사문화가 혼합돼 불로소득층이 생겨났고 이들이 생산적인 생활양식을 침범한 채 퇴폐문화등 모든 문제를 일으켜온 셈입니다. ○일본알아야 극일 ▲이교수=대가족주의에서 서양문화 유입에 따른 핵가족주의로의 이행도 이런 부작용과 연결돼 있지 않을까요.이것은 바로 우리사회의 공동체의식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서양문화를 받아들이는 데는 제도와 함께 정직·근면·절약등 그 정신도 제대로 수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교수=과학기술지식등 고급문화는 배우되 퇴폐·향락적인 측면은 심각하게 걸러내는 문화정책을 적극 수립해야 할 때입니다. ▲이교수=흔히 대일관계에서 「극일」을 거론하지만 일본의 부모들이 자녀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정직」은 우리도 배워야 할 덕목입니다.정직은 정밀공업등의 각종 산업활동에서 양심의 척도로서 제품을 생산토록 합니다.그런 점에서 최근 성수대교참사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요.▲신교수=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도덕과 규범이 도전받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기임엔 틀림없습니다.도덕과 규범에 관한 감각이 마비된 상태에서 사회교육을 철저히 강화할 필요가 있음은 당연하지요.더욱이 일본이 아시아를 자국의 철저한 영향권아래 두려는 「신대동아공영권」구상을 공공연하게 들먹이는 분위기에서 정신을 바짝 가다듬어야 할 때입니다.일본의 정책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말려들지 않는 국가·대외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국제사회 흐름 능동대응 기틀 마련 ▲이교수=최근 활발히 논의중인 일본대중문화개방도 같은 맥락에서 숙고할 필요성이 있겠지요.일본은 「신대동아공영권」구상을 순탄하게 실행하려는 차원에서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적고 접근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대중문화개방을 들이밀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신교수=일본은 대중문화개방을 요구하면서 보편적인 관계를 들지만 한·일 양국은 결코 보편적인 관계가 아닌 특수한 관계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교수=특수관계라는것은 무엇보다도 양국간에 식민지시대의 청산이 안됐고 재일한국인차별대우나 문화재반환등 양국간의 특수한 현안처리가 답보상태에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예겠지요.따라서 한·일관계는 아직도 세계사적인 보편적 원리를 적용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지요.비단 대일감정의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일본대중문화의 속성상 개방이후의 파급효과와 대책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신교수=일본의 호혜주장에도 문제가 있지요.호혜는 양쪽이 모두 헤택을 본다는 뜻이지만 시장성을 앞세워 경제적인 침투를 염두에 둔 일본대중문화개방압력은 호혜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이것 말고도 한 영화에서 칼로 사람을 30∼50명씩 참혹하게 죽이는 사무라이·야쿠자영화는 현실적으로 모방가능한 위험성을 동반하여 어쩌면 우리 청소년교육을 송두리째 망칠 우려가 짙지요. ▲이교수=문제는 일본을 철저하게 알아내려는 노력입니다.1876년 강화도조약 당시 통상조약에서 우리가 핵심조항인 치외법권과 관세권에 문외한인 채 일방적으로 당한 것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손해가 적지 않은 만큼 일본의 핵심을 철저하게 파악해내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합니다.정서적인 거부감을 이유로 「일본탐구」를 외면하거나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신교수=일본문화개방만 하더라도 일본정부의 숨겨진 의도와 정책을 충분히 검토끝에 추진중이냐 하는 데는 회의적이지요.진정한 의미의 자주독립과 선진대열 합류,남북통일등 현재 추진중인 정책은 계속 추진하되 실속 있는 실상점검과 대책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교수=지난 50년간 민족적 역량이 커진 만큼 대일관계를 포함해 세계를 보는 우리의 시각도 변화·성숙해야 합니다.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민족사적인 과제로서 민족통일의 문제가 있습니다.분단은 우리 세대가 후손에게 남겨주어서는 안될 것입니다.통일문제와 관련,정부가 취해온 창구단일화의 논리는 지양해야 합니다.우리가 성장한 만큼 지금부터는 제3세계와 약소국에 대한 적극적인 원조등 세계에 대한 우리의 책임도 지혜롭게 감당해야 합니다.21세기 한국은 우리와 이웃과 세계를 다같이 풍요롭게 하는 데에 공헌하는 진정한 문화국가를 이룩하기 위해 더욱 전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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