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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종밀서 보도의 충격(대한매일 秘史:11)

    ◎이토 “밀서는 가짜” 억지주장/로이터통신 타고온 스토리기사/韓·中·日 신문들 뒤늦게 게재/대한매일 증거사진 싣자/통감부 ‘오보’ 정정요구 탄압 스토리가 중국에서 타전한 을사조약이 무효라는 내용의 고종의 밀서가 런던의 일간지 ‘트리뷴’에 실리자 주영 일본 대사관은 스토리의 기사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적으로 부인하였다. 고종이 조약에 날인하지 않은 것은 일반적인 외교관례라는 주장이었다. 영국과 일본이 영일동맹을 체결할 때에도 영국의 에드워드왕이나 일본의 천황이 직접 날인하지 않고 양국의 대표자들이 서명한 것을 보더라도 한국과 일본의 대표가 서명한 을사조약은 외교적인 관례에 따른 것임을 증명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을사조약이 체결된 후에 한국 정부가 외국에 주재하고 있던 공사와 영사를 모두 철수시킨 것은 황제가 이 조약에 동의했음을 뜻한다는 억지 주장도 폈다. 일본이 애써 부인하였지만 ‘트리뷴’지에 실린 고종의 밀서는 로이터통신을 타고 거꾸로 동양으로 되돌아와 한국,일본,중국의 신문들에 다시 실렸다. 서울에서는 대한매일과 코리아 데일리 뉴스가 1907년 2월28일자 논설란에 트리뷴의 기사를 보도했고,헐버트가 발행하는 영문 잡지 ‘코리아 리뷰’도 일본에서 발행된 신문을 인용하여 한국 황제가 을사조약의 신빙성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자 을사보호조약 체결을 강요한 장본인이었고,한국에 통감으로 와있던 이등박문도 팔장을 끼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는 일단 고종의 밀서가 가짜라고 단언했다. 이등박문은 밀서에 대해 고종에게 자신이 직접 물어보았는데,황제는 즉석에서 부인하더라고 말하면서 이 문서가 아마 궁중 근처에서 나오기는 했겠지만 고종이 수교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등방문으로서는 자신이 이러한 변명을 해야 하는 사실 자체가 몹시 곤혹스러웠다. 을사조약은 결코 일본의 강요에 의해서 체결된 것이 아니고,한일 양국이 자발적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근거가 흔들렸던 것이다. 그런 논란이 1년 가까이 계속되는 상황이었는데 대한매일이 고종의 밀서를 사진판으로 실었던 것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의 독자들이 이러한 논쟁을 기사를 통해서 겨우 알 수 있었는데 대한매일은 고종의 밀서를 한 페이지의 좌우를 가로지르는 큰 사진판으로 실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미친 충격도 컸던 것이다. 당시의 신문은 사진을 거의 싣지 않는 때였다. 통감부는 하는 수 없이 한국 정부 외사국장(外事局長) 이건춘(李建春)을 시켜서 고종의 밀서 사진은 사실무근이니 이를 정정하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대한매일에 보냈다. 그러나 대한매일은 밀서가 진짜라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대한매일은 밀서가 거짓이 아님을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으나 그 증거를 제시하면 관련된 한국인들에게 일본의 보복이 떨어질 것이므로 이를 내놓을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이건춘의 명의로 온 기사 정정 요구를 일소에 부치고 묵살했다. 그러나 통감부로서는 대한매일을 통제할 방법이 없었다. 고종의 밀서 사건은 이와같이 1년에 걸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영국을 비롯하여 한국과 일본의 신문과 통신에 실리면서 이등박문의 입장을 난처하게만들었다. 일본은 이 사건이 일어난 후에 대한매일에 대한 근본적인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강구하였다. 일본의 대응방법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하나는 대한매일에 더욱 강력한 탄압을 가하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대한매일의 논조를 무력화하고 마침내는 폐간시키려는 작전을 실천에 옮긴 것이었다. 통감부는 친일적인 한국어 신문을 지원하면서 하지(Hodge)라는 영국인이 발행하던 서울 프레스를 매수하여 통감부의 기관지를 만들어 대외홍보를 강화하였다.
  • ‘왕따’ 가해 고교생 첫 구속

    ◎몸아픈 급우 폭행·담뱃불 지지기·침뱉은 술 강요/대구지검 영덕지청 6명 수감·6명 입건 대검찰청은 22일 급우나 선후배를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왕따’ 학생들을 구속수사하는 등 엄중 처벌키로 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몸이 아픈 급우를 상습적으로 괴롭혀온 ‘왕따’ 가해 학생 6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왕따’로 가해 학생이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대검에 따르면 대구지검 영덕지청(成永薰 지청장)은 지난 18일 경북 울진군 P공교 2년 金모군(17) 등 6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6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金군 등은 지난 3월 울산에서 전학온 金모군(17)이 허리가 아파 자주 결석과 조퇴를 하며 함께 어울리지 않자 지난 4월25일 ‘생일잔치’를 해주겠다며 인근 여관으로 데리고 갔다.이어 ‘생일주’라며 침과 가래를 뱉은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고 ‘생일빵’이라며 번갈아 가면서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을 했다. 이들 가운데 4명은 담뱃불로 金군의 팔과 다리를 지져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이들은 지난 8월에도 金군을 집단으로 폭행했다. 金군은 계속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지난 9월23일 가출했다가 검찰과 부모 등의 수소문 끝에 귀가한 뒤 ‘왕따’당한 사실을 털어놓았다.金군은 현재 휴학중이며 다시 전학을 갈 예정이다.
  • 운동량 적은 계절 자녀 비만 예방법 가이드

    ◎겨울방학 자칫하면 뚱보 된다/기름기 없는 살코기·생선·야채 무난/식사전 물·국 마셔 포만감 느끼도록/걷기·달리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 좋아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졸린 눈을 억지로 비비고 일어나 학교에 가곤 하던 귀염둥이 아이들이 “이젠 푹 잘 수 있다”는 기쁨에 들떠 있다. 그렇다고 “평소에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안쓰러움이 앞서 무작정 풀어놓을 순 없다. 자칫하면 비만이라는 무서운 ‘올가미’에 걸리기 쉽상이기 때문. 겨울 방학 동안 아이들은 주로 집에 있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이 준다. 식이요법과 운동프로그램 외에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도 비만 극복의 필수적인 대책이다. ▷식이요법◁ 칼로리가 낮은 식사를 하되 단식이나 끼니를 거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겨울엔 비만 어린이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칼로리를 20∼30% 줄여 먹는게 좋다. 단 영양상태는 균형을 맞춰야 한다.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하고(하루 섭취량=1.5gX몸무게㎏)탄수화물과 지방은 가급적 덜 먹어여야 한다. 10∼14살 어린이의 경우 몇 달 동안 하루에 1,100∼1,300칼로리 정도를 섭취해야 한다.그리고 성장을 위해 단백질은 60g이상을 섭취하도록 한다. 칼로리 운운하는게 번거로운 사람들이 많다. 양에 견주어 칼로리가 낮은 식사를 하되 오후나 저녁에는 과식을 피하는게 좋다. 그리고 크림 마요네즈 햄버거 등의 가공식품보다는 기름기 없는 살코기,색깔이 옅은 고기,생선,닭고기,야채 등을 먹는게 무난하다. 외식할 때도 튀긴 음식보다는 구운 요리를 택하고 비만 어린이는 식이성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게 좋다. 물론 식사량도 조절해야 한다. 작은 그릇에 음식을 담아먹고 남은 음식은 아깝게 생각말고 과감하게 버리는게 좋다. ▷운동요법◁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계단오르기 수영 등 산소를 소비하며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이 적절하다. 이왕이면 어린이가 좋아하는 종목을 추천하는게 더 좋다. 그리고 격렬하게 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 시간도 1주일에 10∼20%씩 늘려나가고 처음에는 15분정도 하다가 30∼40분 정도로 차츰 늘려나가야 한다. 횟수 3∼5차례가 적당하다. 식사뒤 걷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행동습관 개선◁ 공부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음식을 먹지말고 식사 전에 물이나 국을 마시게 한다. 먹고 싶은 음식을 참거나 몸무게가 줄면 칭찬을 하거나 상을 주는 것도 괜찮다. 냉장고나 식탁위 등 눈에 띄는 곳에 과자나 음식을 놓지 않아야 한다. 군것질은 되도록 줄이게 유도하고 심부름을 시키는 등 될수 있으면 많이 움직이도록 유도한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아과 서정기 교수(02)760­3627.
  • 공무원 교육원 수업료 받는다

    ◎새해부터 ‘수혜자 부담’ 전환… 책임경영제 도입/고위과정·승진·신규 기본교육비는 면제 새해부터 중앙공무원교육원의 예산운영이 상당 부분 ‘수혜자 부담’으로 바뀐다.이에 따라 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공무원들은 어느 정도의 ‘수업료’를 부담해야 할 것 같다. 물론 교육비는 개인이 아닌 소속기관이 낸다.교육에 마지못해 참여하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내년에는 예산사정이 더욱 쪼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효율성없는 교육에 억지로 돈을 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정부가 교육원의 운영체제를 수혜자 부담으로 바꾸려는 것은 장기적으로 공무원교육기관도 책임운영기관(Agency)으로 만들려는 구상 때문이다.책임운영기관이란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되,성과의 책임을 묻는 제도다.책임운영기관화의 전단계로 상당 수준의 자활(自活)을 요구하고 있고,교육원으로서는 교육비를 받는 것이 유일하게 자생력을 확보하는 방안일 수밖에 없다.교육원측은 일단 전문교육과정만 교육비를 받기로 했다.전문교육과정에는 인력개발운용이나 조직평가발전·정책형성관리 과정 등의 공통과정과 홍보정책,여론조사,방송출연 인터뷰,국제협상,행정마케팅 등 선택과정이 들어있다.그러나 고위정책과정과 고시합격자,5·7급 승진예정자 및 신규채용자를 대상으로 한 기본교육은 교육비를 받지 않을 방침이다. 교육원은 아직 구체적인 교육비를 산정하는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그렇지만 강사료와 식비,세미나비 등 꼭 필요한 비용을 실비로 받는다는 방침이다.교육원의 한 관계자는 20일 “교육비를 받는 데는 교육원쪽에도 위험부담이 적지않다”면서 “앞으로 교육원쪽에서도 공직수행에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등 노력하지 않으면 각 부처나 공무원들로부터 외면당할 가능성도 커진 셈”이라고 토로했다.
  • 삼성車 부산공장 가동여부 놓고 대립… 빅딜 교착

    ◎삼성­“지역경제 타격”/대우­“책임전가 말라”/삼성 “협력업체 등 7만여명 새계 달려”/대우 “삼성의 실수 왜 우리가 책임지나”/접점 기미없어 반도체 빅딜 재판 우려 삼성과 대우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협상이 ‘삼성 SM5의 계속 생산’을 둘러싼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18일로 예정됐던 삼성자동차 李大遠 부회장과 대우자동차 金泰球 사장의 만남도 뚜렷한 이유없이 무산됐다. 오는 22일까지 실사기관을 선정해야 하지만 삼성의 ‘선(先) 합의,후(後) 실사’와 대우의 ‘선 실사,후 합의’ 주장은 접점의 기미가 안 보인다. 사사건건 마찰을 빚으며 시간만 끌고 있는 현대­LG간 반도체 협상의 판박이가 될 공산마저 크다. 삼성은 ●부산공장에서 SM5 계속 생산 ●삼성차 협력업체 유지 ●삼성차 인력 전원승계 ●기존 고객을 위한 애프터서비스 지속 등 4가지를 대우에 요구하고 있다. 이 중 핵심은 SM5의 계속 생산.그러나 대우는 ‘부산공장을 대우의 자동차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대신 세부사항은 실사 뒤에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 삼성은 SM5의 생산을 중단하면 부산 지역경제가 결정적인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들어 이 부분만큼은 끝을 보고 넘어가겠다는 자세다. 삼성차와 협력업체 등 7만여명의 생계가 달려있는데다 삼성차와 협력업체를 합해 4조5,00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고 강조한다. 이미 판매된 SM5 4만2,000여대의 애프터서비스와 부산지역에 ‘반(反)삼성’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 특히 삼성차와 맞바꾸는 대우전자를 5년 이상 유지키로 한 점을 들어 형평을 맞추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우는 “삼성측이 자신들의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고집을 부린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억지로 들어와서 생긴 기업이미지 실추를 만회해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대우 관계자들은 “삼성의 판단 실수로 양산된 거대한 잔해를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나”라고 반문한다. 정부의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양쪽의 힘겨루기가 계속될 경우,자칫 빅딜은 이루어지지 않고 빅딜반대 시위만이 계속돼 두 회사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저질프로그램 실상:中(방송 이대로는 안된다:3)

    ◎‘쇼­오락’ 건전·공공성 뒷전/연예인 신변잡담 몰두/각사마다 ‘포맷 복사판’/사생활 침해사례도 노래는 뒷전이고 현란한 율동만 앞세우는 10대 취향의 쇼 프로그램,연예인의 신변잡담을 무슨 대단한 정보인 양 주절주절 늘어놓는 연예 프로그램,시청자를 참여시킨다는 명목 아래 도리어 웃음거리로 만드는 오락 프로그램…. 건강한 웃음을 유발해 삶의 활력소를 제공해야 할 쇼·오락 프로그램이 제역할을 다하기는커녕 오히려 시청자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방송은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방송사 쇼·오락 프로그램은 천편일률적이다. 가요순위를 매기는 쇼 프로그램은 거의 10대를 위한 것이고,포맷도 비슷비슷해 어느 프로그램이 어느 방송사 것인지 구별조차 안된다. 소위 잘나간다는 연예인은 하루에도 몇번씩 방송사를 넘나들며 얼굴을 내민다. 10대가 아니거나,연예인의 신변잡기에 별 관심이 없는 시청자는 원천적으로 오락 프로그램의 채널선택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연예인 왕국/출연자 그 얼굴이 그 얼굴 한국방송개발원이 지난달 발표한 ‘연예인 소재 프로그램의 편성 분석’에 따르면 많은 제작비가 소요되는 대작성 프로그램이나 장기 기획성 프로그램은 줄어든 대신 연예인의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프로그램이 상당수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것은 큰 돈 안들이고도 쉽게 시청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 지난 가을 개편 이후 신설된 프로그램도 대부분 연예인들을 진행자 또는 주요 패널로 출연시키고 있다. MBC의 ‘최화정의 맛있는 이야기’나 KBS의 ‘채시라의 세레나데’처럼 아예 연예인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걸기도 한다. 밤 10시 이후의 심야시간대는 연예인 시간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들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특급 연예통신’‘한밤의 TV연예’(SBS),‘연예가 중계’(KBS­2),‘데이트11’(MBC) 등 방송사별로 1∼2개씩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정규방송된다. 이밖에 ‘서세원 쇼’‘코미디 파일’(KBS­2),‘김국진 김용만의 21세기위원회’‘아름다운 TV얼굴’(MBC),‘김혜수의 플러스유’(SBS) 등 연예인 이름을 내걸거나 연예인을 화제로 삼은 프로그램이 난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족시청시간대에도 ‘스타다큐’(MBC)와 같은 연예인의 사생활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 물론 연예인의 임무가 오락을 제공하는 것인 만큼 이들이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순 없다. 연예인을 출연시키더라도 참신한 기획과 아이디어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프로그램은 무작정 연예인만 데려다 카메라 앞에 세운 뒤 진행자와 쓸데없는 농담을 주고받게 하거나 말초적인 질문만을 던져 시청자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 ◎시청자 우롱하는 시청자 참여/출산과정 희화화… 윤리성 실종 이제는 시청률을 위해서는 시청자도 얼마든지 방송 소재로 이용된다. 한 방송비평단체는 “재미를 위해서는 개인의 인권이나 사생활 침해쯤은 얼마든지 무시돼도 괜찮다는 방송사의 오만한 태도가 점점 심해지는 추세”라며 “몰래카메라가 일반화되면서 출연자를 바보로 만들기 위해 갓난아이에서부터 노인,장애인까지 아무렇지 않게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경우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원하는 말을 듣는 아내에게 상품을 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새 수백만 시청자 앞에 그대로 노출된 사실을 남편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신설 코너인 ‘탄생을 축하합니다’와 ‘영재와의 대결’ 코너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부인과 병원에서 9시간이상 무전기와 ENG카메라로 예비부모의 출산과정을 녹화중계한 방송사의 부주의와 신성한 생명탄생의 현장을 오락으로 희화화한 비윤리성에 대해서 시청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또 ‘영재와의 대결’도 암기에만 능한 어린이를 등장시켜 어른과 대결시킴으로써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도 마찬가지다. 농촌 노인들의 꾸밈없는 모습을 통해 잔잔한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을 자아낸다는 칭찬도 있지만 노인들을 젊은이들의 웃음거리로 만든다는 비판도 동시에받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최근 공모한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비평가상’에서 가작을 수상한 임현숙씨(35)는 “노인이 나오지만 노인은 보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며 “노인들은 웃음의 주체가 아니라 단지 대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전문가들은 “다양한 시청자 참여 코너가 연예인 일색 오락 프로그램에서 벗어나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지만 또다른 시청률 올리기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면서 “몰래카메라나 억지상황을 연출해 웃음을 강요하기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오락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경쟁력없나/제작 독점체제가 저질 양산/외주작품 방영비율 낮아 대부분 자체제작물 방송/프로그램 질 향상 ‘무신경’ 방송사 프로그램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독립프로덕션의 외부제작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자주 거론된다. 독립프로덕션의 제작이 활성화되면 지상파와 경쟁관계가 형성돼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진단에서다. 정부도 이런 실정을 감안,지난 10월21일 ‘방송영상산업진흥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사는 의무적으로 외주제작비율을 높여 우선 내년에는 18%로 늘린 뒤 2001년까지 3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산술적 비율의 확대가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지금 외주제작비율을 계산할 때 방송사의 자회사까지 포함시키고 있고 판권문제를 비롯한 불공정계약 관행이 유지되는한 비율확대의 효과가 적다는 것이다. 올 가을프로 개편을 중심으로 볼 때 방송 3사의 외주제작비율은 18.67%. 그러나 이중에는 자회사가 만드는 프로가 6.60%를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비율은 12.07%에 불과한 셈이다. 한국TV프로그램제작사협회(이사장 민용기)의 한 관계자는 “외부제작비율의 제고는 바람직하지만 80∼90%를 자체 제작하는 시스템으로는 지상파방송프로의 질적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장기적으로 송출과 뉴스 등의 제작만 남기고 외주제작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 프로덕션의 관계자도 “방송사 프로만으로는 수입을 맞출 수 없어 홍보나 광고프로에서 손실을 보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최소한 판권만이라도 보장하거나 제작비를 현실화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정부는 국산 만화영화 의무편성비율을 고시했다. 그리고 제작비의 20%를 지원하고 2002년까지 400억원의 공익자금을 지원금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애니메이션 편성 비중이 낮은 상태에서 비율 몇퍼센트 높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 많다. 방송사의 시각은 물론 다르다. 모 방송사의 외주제작 관계자는 “확대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아직 제작기술이나 경험이 미약한 독립프로덕션의 관행에 비추어볼때 외부제작비율을 올린다고 해서 단기간에 작품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각계 반응/“국민고통 아랑곳없이 놀자판” ●홍일영(16·학생):프로그램이 왜 이렇게 됐느냐고물으면 할말이 없다. 그러나 왜 기성세대들은 우리의 현실을 몰라주는지 모르겠다. 고등학생이 듣기에도 역겨운 말들이 그대로 방영될 땐 솔직히 난감하다. 그렇다고 모든 오락 프로를 저질로 모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고병희(29·레지던트):방송의 기능중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계도기능이다. 계도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한번 돌아볼 일이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락 프로그램은 말초신경만 자극하고 있지 않나 느껴진다. ●하원석(37·기술사):전문직들이 늘 하는 얘기가 왜 전문적이지 못하냐는 것이다. 방송도 똑같다. 왜 전문적이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느냐는 데 대한 반문이다. 방송이 전문적으로 나갈 때,국민의 가려운 데를 긁어줄 때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문봉희(43·숙명여대 교수):쇼나 오락 프로그램이 저질이라는 사실은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 방송학자나 모니터단체에서 숱하게 지적해 왔다. 그런데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아무리 시청률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재고해봐야 한다. 특히 공영방송이 계속해서 황금시간대에 ‘저질’ 오락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종수(54·덕지산업 대표):참 한심스럽다. 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한탄을 해야하는지 말이다. 중소기업을 하는 나로서는 하루하루가 정말 피를 말린다. 그러다 TV를 켜면 지금도 태평성대다.
  • 북 핵사찰 수용케 하려면(사설)

    金大中 대통령의 북한현안에 대한 미·북간 일괄타결방안은 북한 핵의혹해소의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金대통령은 미국의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 조정관에게 ‘북한에 대해 줄 것은 주면서 요구할 것은 요구해 미·북간의 모든 문제를 함께 타결할 것’을 제시했다. 핵의혹 해소와 미사일 개발중지 문제등을 대북경제제재 해제,미북관계 정상화,식량지원등의 대가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라 미국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핵개발 의혹을 받고있는 북한의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한 사찰문제로 미국의 대북 강경분위기는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네바 핵합의’의 파기위험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찰스 카트먼 한반도특사의 지난 달 방북에 이어 4일부터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미·북회담도 미국의 사찰수용 요구와 북한의 보상전제가 팽팽히 맞서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핵의혹 지하시설에 대한 사찰거부는 ‘핵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므로 북한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군사조치를 포함한 강력한대응을 해야한다는 강경분위기가 행정부의 포용정책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 현재의 행정부 입장으로는 사찰에 대한 추가보상은 불가능한 형편이며 북한의 양보가 없는한 당장 내년도 50만t 중유지원도 어려운 처지이다. 최근 북한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뉴욕의 미북회담을 앞둔 지난 2일 인민군총참모부 대변인이 미국과의 군사대결 불사를 선언한데 이어 전쟁결의를 다지는 대규모 군중집회와 강도높은 반미선동을 계속하고 있다. 국제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의 추가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징후도 보이고 있다. 金正日 체제의 내부 결속을 위한 것이거나 위기를 앞세워 보다 많은 실속을 차리기 위한 벼랑끝 회담전술이라는 분석도 가능할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동결을 전제로 2기의 경수로 건설과 매년 50만t의 중유를 지원하기로 한 ‘제네바 핵합의’에 따라 핵개발의혹이 있는 금창리지하시설에 대한 사찰은 당연하다. 사찰에 대한 추가 보상요구는 억지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지금과 같은 주장만 되풀이한다면 ‘제네바합의’는 깨어질 수밖에 없다.한반도는 당연히 94년 합의이전의 긴장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다. 남북한은 물론 미국등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미북 관계정상화나 대북경제제재완화는 미국도 이미 약속한 것이다. 언젠가는 지켜야 할 일이다. 이런점에서 金대통령의 일괄타결방안은 미북간의 현안을 타개하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좋은 해결책이라고 본다. 미국의 적극적인 수용을 기대한다.
  • 졸속개항이 화 부른다(인천신공항 성공을 위해서:2­1)

    ◎첵랍콕공항 국제적 망신/“中 귀속 한돌” 서둘러 개항/말聯 세팡공항도 ‘실패’/“첵랍콕보다 먼저 개항”/마하티르 무리한 지시 【홍콩·콸라룸푸르 朴建昇 특파원】 “불황과 실업에 찌든 홍콩인들은 첵랍콕공항 개항이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신공항은 홍콩인의 재기 의지에 찬물을 끼얹으며 자존심만 구겨놓는 결과를 가져왔지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曺泳福 홍콩관장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첵랍콕이 개항 후유증으로 오히려 경제난을 가중시킨다는 볼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첵랍콕공항은 홍콩이 태평양시대의 중추로 우뚝 서려는 야심찬 사업이었다. 바다 매립을 위해 31개월 내내 초당 10t꼴로 바위와 진흙,모래를 퍼부었다. 공항건설 작업이 한창일 때는 50개국 3만명의 근로자가 동원되기도 했다. 공항 건설에 쏟아부은 돈이 무려 200억달러를 웃돈다. 이러한 대역사(大役事)도 정치논리에 밀린 졸속개항 앞에서는 세계인의 비웃음거리에 불과했다. 첵랍콕공항 첫 이·착륙의 주인공은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홍콩이 재귀속한 지 한 돌인 7월1일 장 주석이 신공항을 둘러본 뒤 특별기편으로 이륙한데 이어 2일 클린턴을 태운 미국 공군1호기가 이곳에 처녀 착륙했다. “개항일을 억지로 ‘재귀속 한 돌’에 꿰맞추려다 보니 문제가 불거졌죠. 세계적인 저명인사를 끌어들여 정치쇼를 벌이려다 망신을 당한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 항공사 직원은 “‘거물’이 온다고 6월 말부터 보안을 엄청나게 강화하는 바람에 내장공사도 못할 지경이었는데 하물며 컴퓨터시스템을 차분히 점검할 시간이 어디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개항과정에서 홍콩 역사의 후퇴 조짐을 보는 듯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콩화물터미널 관계자는 “원래 신공항 화물터미널 운영을 시작하기로 한 날은 8월12일이었는데도 공항측이 7월6일로 앞당겨 영업을 하라고 엄청난 압력을 행사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6월30일 문을 연 말레이시아 세팡공항의 원래 개항 예정일은 8월 중순. 영국연방 체육대회에 맞춰 문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첵랍콕과의 빗나간 경쟁의식 때문에 일을 그르쳤다. 세팡공항 관계자는 “마하티르 총리가 어떻게 해서든지 첵랍콕보다 먼저 개항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직원교육 등 정상가동을 위한 준비를 전혀 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홍콩 정부는 개항 이후 사흘간의 손실액이 미화 3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물터미널 마비로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0.1%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한항공 林哲彬 홍콩지점장은 “첵랍콕과 세팡은 졸속개항이 재정손실뿐 아니라 엄청난 대외신인도 하락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인천국제공항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역 최고 어른’ 군수:4(공직 탐험)

    ◎억지민원·청탁 거절하느라 진땀/청탁 피하려 심한 마음고생/중앙부처 상대 로비도 고역/항상 주민입장 우선 생각 민선군수의 최대 적은 억지민원과 청탁이다. 金善興 강화군수(62·재선)는 얼마 전 노인부부의 방문을 받았다. 자식이 없어 생활이 안되니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해달라는 것이었다. 金군수가 노인들을 위로해 보내고 호적을 떼어보니 자식들이 있어 법적으로는 생활보호대상자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식들이 버려서 무자식이나 같다”는 노인들의 하소연에 눈 딱감고 담당직원에게 생활보호대상자 지정을 지시했다. 반대로 金군수는 법적으로 가능한 여관건립 허가를 취임 이후 단 한건도 주지 않았다. 러브호텔이 많아지면 문화재 고장인 강화군의 이미지를 흐린다는 이유에서였다. 金군수는 여관업 희망자들의 ‘공적 1호’로 낙인찍히고,7건이나 행정소송에 계류돼 있다. 그는 “소송에서 100% 지겠지만 관내에 피해를 주는 일을 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린다. 이처럼 민선 군수는 주민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실정법을 넘나드는 경우가 많다. 鄭九鎔 경남 하동군수(56·재선)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관내 7개 읍·면 주민들의 주요소득원인 섬진강 재첩 채취를 위해 새마을양식계를 만들어냈다. 중앙부처로부터 내수면어업면허를 받아야 하는 원칙을 융통성을 발휘,재첩을 채취토록 열어준 것이다. 군의 피해가 예상되면 군수들이 도나 중앙부처의 지시시항을 따르지 않아 ‘민선 단체장은 인기만을 의식하는 골칫덩어리’라는 원망도 듣는다. 인사와 예산운용 권한이 강화되면서 로비가 많이 들어오는 것도 큰 골치다. 대개 인사와 인허가,관급공사 수주와 관련된 민원이나 청탁이다. 전북지역 金모군수는 취임하자마자 막무가내로 ‘돈가방’을 들고오는 이들이 있어 이를 물리치느라 적잖은 고생을 했다. 어떤 이는 이름도 없이 돈가방만 두고가 군 고문변호사와 상의,관내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했다. 또 전북의 모군수는 민원인들이 매일같이 비서실에서 장사진을 이루자 아예 군수실 뒤편으로 비밀문을 만들어 드나들고 있다. 행사참석차 나가다 민원인들에게 붙들려 차질을 빚은 끝에내놓은 고육책이다. 朴鍾振 경기도 광주군수(64·재선)는 청탁 방지를 위해 직원·민원인을 군수실 외에서는 만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들이 중앙부처에 해야하는 로비는 군수들의 고역이다. 이들 대부분이 지방토박이로 중앙부처에 인맥마저 없어 영업직사원이 된 기분으로 서울을 드나든다. 재정자립도가 6.2%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경북 영양군의 李麗炯 군수(63·초선)는 올들어 기획예산위·행정자치부·농림부 등을 5차례나 드나들며 지원을 요청했다. 그가 자식뻘인 실무진들에게 허리를 굽혀 사정을 설명하고 예산지원을 요청하는데서 영업직 사원에 가까운 민선군수의 단면이 드러난다.
  • 北 대량파괴 무기 대처/韓·美 비확산 실무회의 가동

    ◎미 동아시아 전략 보고서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 미국은 23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과 관련,대화를 통한 평화적 포용정책과 함께 강력한 군사적 억지전략을 구사하는 ‘이원적 접근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동아시아 전략 보고서(EASR)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간 차관급 ‘비확산 실무회의’(NTF,non­proliferation task force)를 창설,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비확산실무회의는 지난 95년에 창설됐으나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94년의 제네바 핵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자국 이익추구를 위해 외교는 물론 안보 수단까지 강구할 것”이라며 “남북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對北공조’ 굳힌 한미 정상(사설)

    金大中 대통령과 방한중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에서 한·미간의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양국 정상은 핵시설 의혹을 받고 있는 금창리의 지하시설에 대한 현장조사를 북한에 강력히 요구하고 미사일 개발등 북한문제 해결에 한·미·일 3국의 공조체제를 다짐했다. 금강산 관광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북포용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에도 뜻을 함께했다. 북한의 핵개발 의혹에 대한 강경대응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정상이 빈틈없는 대북공조체제를 확인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북한의 핵의혹은 반드시 해소하되 한반도에 필요이상의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한·미간에 대북정책을 두고 갈등이 있지 않나 했던 일부의 우려를 씻어주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한반도에는 지금 중대하고도 의미있는 변화의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미묘한 상황이다.위기로도 볼 수 있고 화해·협력의 진전으로도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하겠다. 분단이후 50여년동안 굳게 닫혀 있던 금강산 관광길이 마침내 열렸다.남북간 민간차원의 교류와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남북관계의 개선에 중국도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한반도의 화해분위기를 기대하게 해주는 현상들이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핵개발 의혹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시설 의혹이 짙은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한 사찰을 거부하고 있다.북한이 사찰을 계속 거부할 경우 단호한 대처를 하겠다는 미국의 강도높은 경고도 거듭되고 있다.전쟁 일보직전까지 갔던 94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내년 봄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한·미 정상의 요구대로 북한은 핵의혹 지하시설의 현장조사에 응해야 한다.북한의 주장대로 그것이 민수용이라면 더욱 거부할 이유가 없다.‘자주권 침범’이니 ‘모독’이니 보상 운운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더이상 받아들 여질 수 없는 억지일 뿐이다.의혹시설에 대한 사찰거부는 ‘제네바 핵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다.북한이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면 중유공급의 중단은 물론 경수로 건설 등 제네바 합의의 파기는 불가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반도의 위기상황은 남북한은 물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한·미 정상이 핵의혹시설에 대한 사찰과 함께 지속적인 포용정책을 다짐한 뜻을 북한은 잘 알아야 할 것이다.
  • 조계종의 폭력사태 재연(사설)

    조계종에서 또다시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제29대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싼 후보자간의 갈등이 폭발해 고질적인 폭력의 고리에 갇힌 것이다. 11일 총무원 건물을 강제 점령한 승려들과 이를 막으려는 총무원측 승려들의 집단 난투극은 목불인견이었다. 서로 장대를 휘두르는가 하면 소화액과 폐유·고춧가루를 뿌리고 화분을 던지며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30여명이나 다쳤다. 속세를 벗어나 수행정진하는 구도자가 절대로 닮아서는 안될 아수라의 모습을 보인 셈이다. 그 결과 12일로 예정됐던 총무원장 선거가 무산됐고 조계종의 내분과 파행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짐작하기 어렵다. 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月下 종정은 총무원을 점거한 ‘정화개혁회의’를 인정했으나 宋月珠 총무원장은 이에 맞서고 있다. 한쪽에서는 총무원장 3선은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다른쪽에서는 3선 금지 종헌의 소급적용은 억지라고 주장하는 조계종의 종권 다툼에 우리가 관여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종단 내부 갈등이 자체해결에 실패하고 폭력사태로 번져 사회문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어느 종교나 종파건 내부의 분규는 있을 수 있다. 때로는 그런 다툼이 건전한 논쟁으로 확산돼 그 종교 발전의 촉매가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조계종에서는 지난 50년대의 대처승과 비구승 대결로 시작해 종단 주도권 다툼이 끊이지 않았고 일개 사찰의 운영권을 놓고도 폭력이 난무해 불교신도는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안타까움을 느껴왔다. 다행히 지난 94년 이른바 ‘개혁종단’이 출범한 이후 조용하던 조계종이 다시 고질적인 폭력의 악순환에 빠진 것은 한국 불교의 불행이다. 최근 다른 종교에 비해 불교 신자의 수가 더 늘어나는 등 불교중흥의 기운이 보이고 있는 터에 조계종 내분은 이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분규 당사자들이 무소유 정신의 불심으로 돌아가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대화와 양보로 제자리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宋月珠 총무원장과 月誕 스님은 같은 문중에서 동문수학한,세속의 형제와 같은 사이가 아닌가. 연간 14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24개교구본사 주지의 인준권과 승려 징계권을 가진 총무원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한데서 종권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면 제도개혁에 의한 문제해결 방안도 생각해 볼 일이다.
  • DMZ 평화市/張淸洙 논설위원(外言內言)

    정부는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DMZ)내에 평화市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자료에 의하면 남북간 교류헙력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 비무장지대내에 평화공단,평화시,국제관광기지 건설등을 골자로 한 접경지역 개발계획을 마련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이같은 접경지역 개발계획은 분단극복을 위한 장·단기적 통일시범사업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DMZ내에 평화시와 국제 관광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대결과 반목으로 얼룩졌던 판문점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역으로 바꾸어 놓는 통일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5만명정도의 도시인구가 조성되고 교통을 비롯한 각종 도시기능을 확보한 평화시가 DMZ내에 건설된다면 민족통일의 물꼬를 트는 시금석이 된다는 상징성도 함께 갖는다. 또한 평화시가 조성될 경우 세계적 관광명소의 기능뿐만 아니라 北의 군사적 도발을 억지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강산과 설악산을 세계적 관광휴양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 실현될 경우 한반도 평화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또한 천혜의 동·식물의 낙원으로 비유되는 DMZ내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남북 학술공동탐사를 비롯한 관광자원 공동개발등 다각적 교류,협력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분단 반세기에 걸쳐 굳어져 버린 남북의 사회·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고 민족공동체 의식을 회복시키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 된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더욱이 DMZ내에 평화시를 조성하는 통일시범사업은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유인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남북간의 화해·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DMZ내에 조성된 평화시는 남북 이산가족들이 상봉하고 남북교류를 이어주는 정거장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꿈만 같은 이런 구상이 가까운 장래에 실현되리라고 기대하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금강산관광이 이렇게 이루어질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 서울신문 영욕의 53년 나래 접으며

    ◎솔직한 참회 재탄생 초석으로 정론 벗어났던 일 냉혹히 자성/날카로운 시선·질책 겸허히 수용 서울신문이 지령 16851호,1998년 11월10일자를 마지막으로 영욕 53년의 나래를 접습니다. 11일자로 우리의 뿌리,자랑스런 항일 민족정론지 대한매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수십만 독자와 함께 해온 서울신문 반세기를 마감하며 지난날의 정도(正道)를 벗어났던 일들에 대해 냉혹한 자기반성을 하고자 합니다. 시대에 따라 국민과 독자의 애증(愛憎)이 교차되는 시선 속에 우리 서울신문 가족들은 땀과 눈물로 서울신문을 가꾸고 키워왔습니다. 53년의 연륜을 지닌 서울신문 제호를 새시대 역사의 흐름 속으로 띄워보내며 회한(悔恨)이 서리지 않을리 없습니다. 서울신문은 6·25전란(戰亂) 가운데서도 진중신문을 발행하여 국민들에게 전황을 알려주는 사명감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의 밝은 면을 부각시키고 약자를 부축하는 억강부약(抑强扶弱)에도 힘썼습니다. 환경지키기에 앞장서고 농촌경제 발전을 지원했습니다. 한글 전용신문 발행과학자·문필가·예술가 지원 등 민족문화 발전에도 기여했습니다. 그래서 강한 사회면,격조높은 문화면으로 언론계의 선두에 서기도 했습니다. 자본에 휘둘리거나 상업적 사익(社益)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을 우선하는 논조,센세이셔널리즘에 흐르지 않는 품위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결코 스스로에게 관대(寬大)하려 하지 않습니다. 서울신문 구성원 개개인의 잘못은 아니었다거나 소유구조상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등의 변명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설령 열을 잘했다고 해도 하나의 잘못이 그대로 용서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성의 아픔이 클수록 재탄생하는 대한매일의 정론(正論)을 향하는 발걸음이 곧고 굳건한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자유당 정권의 나팔수로 검은 것을 희다고,흰 것을 검다고 한 부분에 대한 응징으로 4·19 민주혁명 당시 사옥이 불태워지기도 했습니다. 군사정권의 정통성을 뒷받침하며 언론의 본분을 벗어난 세월이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하며 참회하고자 합니다. 한 세기 한국언론사에 이토록 진솔하게 과거의 잘못을 고해(告解)한 언론사가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비극적 식민지 역사 속에,그리고 권력의 부침(浮沈)속에 교언영색(巧言令色)의 생존술과 상술로 견강부회(牽强附會)해오며 민주언론의 선봉을 자처하는 사례가 없지 않음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솔직한 참회를 재탄생하는 대한매일 앞날의 밑거름으로 삼고자 합니다. 언론의 본분을 지키는 데 피와 땀을 흘림으로써 과거의 잘못들을 속죄코자 합니다. 서울신문은 이미 공익정론지 대한매일로서의 변신을 시작했습니다. 재경부 포항제철 한국방송공사가 대주주인 소유구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제작과 경영에 일절 간여치 않는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편집권 독립에 관한 노사(勞使)합의라는 공정보도의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우리의 이같은 처절한 자성과 제도적 장치를 바탕으로 어느 편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공익(公益)정론지 대한매일로 재탄생할 것임을 국민과 독자앞에 다짐합니다. 날카로운 시선과 애정의 질책으로 대한매일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편집권 독립을 위한 대한매일 노사 공동선언문 노조와 회사는 편집권을 존중한다. 회사는 편집권의 독립성을 침해 하거나 훼손할 수 없다. 기자는 언론의 정도(正道)나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반(反)한 기사를 쓰도록 강요받지 않는다. 기자는 공정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노사는 편집권 독립과 공정보도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점에 합의한다. 1.편집권은 회사의 사시(社是)와 독자의 알 권리에 반하는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에 의해 침해받지 않는다. 2.노조와 회사는 외부로부터의 지면제작 개입을 배제한다. 3.회사는 객관성과 타당성이 없는 편파적인 취재와 보도를 지시할 수 없다. 4.취재기자는 자신이 취재해 보도한 내용이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 됐을 때에는 데스크,편집자,국장단에 시청을 요구할 수 있다. 5.언론 자유를 위협사는 사태가 생기면 노사는 합심해서 이에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 6.회사는 기자에 대해 회사의 영업 및 수익활동 등 본연의 업무와는 직접관련없는 일에 대해 압력을 행사할 수 없다. 영업 및 수익활동 등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도 없다. 7.노사는 이상의 내용을 성실하고도 적극적으로 지킨다. 1988년 10월19일 ◎남긴 功/재벌 비판·신문말 다듬기 성과/국가 성장기에 국민총의 결집/문화예술 활동 전폭 지원 서울신문이 진취적으로 남보다 앞서 계획하고 이루어낸 업적은 적지 않다. 특히 한글 전용과 신문말 다듬기를 연구하고 실천한 것은 한국 신문사상 선구적인 것이다. 1956년부터 60년까지 ‘한글판 서울신문’을 부분적으로 냈던 서울신문은 23돌 창간기념일인 68년 11월22일부터는 모든 기사와 제목을 한글로 썼다. 70년 2월14일 ‘신문말다듬기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신설했다. 위원회에는 국어학자와 문인 등 7명의 심의위원을 두어 신문말을 다듬거나 새로 만들었다. 심의위원은 정인승 허웅 한갑수 李應百 朴木月 柳周鉉 정재도씨였다. 신문 제작 방침이 수정돼 74년 1월4일 종전 체제로 돌아가고 말았지만 귀중한 성과를 남겼다. 위원회가 정리한 낱말은 1,600여개에이르며 71년 6월28일까지 33회에 걸쳐 지면에 연재됐다. 이때 만든 새 말 가운데 ‘사재기’처럼 널리 쓰이게 된 것이 많다. 요즘 신문들의 한글 전용 편집에도 긴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가 낸 ‘韓國新聞協會二十年’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서울신문이 힘쓴 이 말다듬기의 성과는 모든 신문의 신문제작현장 종사자들에게 많은 준용과 새로운 대응어를 발굴,사용해 나가게 하는 기폭제 구실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서울신문은 상업주의와 선정주의(煽情主義)에 휩쓸리지 않고 공익의 편에 서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면 재벌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를 비판하는 데 과감했다. 재벌에 약한 여느 신문과는 달랐다. 지난 10월9일과 10일 부산 동아대에서 열린 언론정보학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박용원씨(동아대 신방과 석사과정)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신문은 재벌을 가장 많이 비판한 신문이다. 상업주의의 굴레에서 자유로운 서울신문은 과장,억지윤색,냄비열정의 폐풍을 벗어나 침착하게 보도하는 전통을 세웠다. 서울신문을 매개로해 수행된 공익사업은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서울 세종로 한복판의 충무공 이순신장군 동상,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은 서울신문이 애국선열조상건립워원회를 조직하여 성금을 모아 세웠다. 서울신문사 주도로 1966년부터 72년까지 세운 애국선열의 동상은 15기에 이른다. 서울신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보신각종도 서울신문의 노력으로 새해를 여는 울림을 계속하게 되었다. 금이 간 원래의 종을 대신할 새 종을 서울신문이 주도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보도와 행사 개최를 통해 어느 신문보다도 문화예술활동 지원에 열성적이었으며 농어촌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무엇보다도,서울신문이 국가 성장기에 국민총의를 결집하고 국력을 집중하도록 하는 데에 큰 힘을 보탰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국가발전에 기여한 서울신문 53년의 공이 전적으로 무시될 수는 없다. ◎끼친 過/절대권력 정당화·비호로 점철/10월 유신 지지·군부정권 미화 급급/4·19혁명때 태평로 사옥 불타기도 대한매일로 새롭게 태어나는 서울신문은 지난 반세기에 걸쳐 뼈아픈 족적을 남겼다. 1960년 4월19일 오후 2시. 성난 데모대는 태평로 사옥 앞으로 물밀듯이 몰려왔다. 먼저 취재차량에 불을 질렀고 이어 윤전실로 들이닥쳐 다시 불을 질렀다.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에 번졌다. 곧바로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데모대원들이 물탱크차를 빼앗아 다른 곳으로 몰고 사라져 버렸다. 자유당 李承晩 독재권력을 비호한 관제언론에 대한 민중의 분노가 폭발했던 것이다. 최근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선정한 한국언론의 대표적인 왜곡보도사례 50건 가운데는 서울신문의 보도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자유당 4捨5入 개헌 정당화(56년),10월 유신 지지(72년),全斗煥 권력 장악 정당화와 미화(81년),4·13 호헌(護憲)조치 옹호(87년) 등이다. 절대권력의 정당화에 앞장서고 민주화를 외면하거나 소극적이었던 언론의 선두로 꼽혀왔다. 일반 국민들에게 각인된 서울신문의 이미지는 항상 권력의 편에서 당시의 권력자를 옹호하는 전위대였다. 10월 유신때는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선거와 유신체제의 정당성을 위해 ‘해바라기 지식인’을 동원,유신대통령의 선출을 정당화하는 글로 지면을 가득 채웠다. 10·26사태후 80년 ‘서울의 봄’에 이르는 이른바 안개정국 시절엔 신군부 등장의 역사적 필연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5공의 全斗煥정권이 등장하자 “동천의 붉은 해가 불끈 솟았다.‥‥‥”며 그를 찬미하는 연재물을 게재했다. 광주민중항쟁 과정에서도 “북괴방송,광주사태 집중적 선동” “광주시위 선동 남파간첩 검거” “공포의 유혈 무법천지” 등으로 ‘대공(對共)’문제와 ‘파괴성’을 권력의 편에 서서 부각시켰다. 해방후 53년에 걸쳐 점철되어온 서울신문 역사를 되돌아볼 때 일관된 허물은 ‘권력의 대변지’였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나온 시대는 역대 독재권력이 한국전쟁 이후 가열된 냉전시대의 안보논리를 그들의 체제유지논리로 위장한 시대이기도 했다. 어쩌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 시대를 같이 한 한국 제도권 언론의 곡필의 역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울신문이 적어도 이같은 독재권력을 지지하는 선두에 섰다는 사실이다. 서울신문이 언론의 본분을 벗어났던 대목은 이밖에도 숱하게 많을 것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한 정치문제에서 집권여당의 논리를 지나치게 앞세우고 상대적으로 야당의 입장을 폄하하는 지면을 제작함으로써 균형감각을 잃었다는 비판도 그 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또 정부의 정책적 입장을 심도있게 보도한다는 취지를 왜곡하여 절대권력자의 일방적인 논리를 전파하는 데만 급급했던 경우도 없지 않았다. 이제 대한매일은 서울신문의 지나온 역사를 깊이 자성하면서 철저한 자기비판을 토대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다.
  • ‘총풍 고문조작’ 공세 노린 전략적 후퇴/한발 물러난 한나라

    한나라당이 4일 李會昌 총재의 세풍(稅風)관련 사과 표명을 계기로 대여(對與)압박의 강도를 강화할 움직임이다. 李총재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선(先)수사 후(後)입장표명’이라는 당초 주장에서 물러서긴 했지만 전략 차원의 ‘한발 후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사과의 ‘대상’이 국세청 일부 전직 간부와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개인 커넥션에 한정돼 있다. 국세청과 한나라당의 조직적인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金大中 대통령의 시각에 정면으로 맞선다. 특히 현 정국의 최대 뇌관인 총풍 사건에 대해서는 기존의 방침에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여권의 사과 요구에 “전혀 당치 않다”며 쐐기를 박았다. 이는 李총재가 향후 대여 투쟁의 전선(戰線)을 총풍과 고문조작 의혹으로 단순화해 전력을 집중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당 지도부가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주요당직자회의와 비상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전날 金대통령의 전국검사장회의에서의 발언을 강력 성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安商守 대변인은 “대통령이특정 사건에 대해 검찰에 직접 지시를 내린 것은 명백한 국법 위반”이라며 “법질서와 검찰권 행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없는 증거를 억지로 만들어 내란 얘기냐”고 펄쩍 뛰었다. 安대변인은 “검찰 수사결과 총풍사건이 ‘총격요청’이 아닌 ‘시위요청’으로 밝혀졌는데도 대통령이 ‘총격요청’이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허위보고로 대통령의 사실인식을 왜곡·오도하는 안기부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 사상시비는 억지 논리/천주교사제단 성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공동대표 박승원 문규현 신부)은 3일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사상문제를 다룬 월간조선 기사와 관련,“조선일보사는 편집증적 사상공세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학문적 진지함과 비판의 객관적 준거가 전제되지 않은 조선일보사의 소아병적 사상공세는 야만스런 억지주장과 다를 바없다”고 비난했다.
  • 國監 이대로는 안된다­시민단체 시각

    ◎국회 상설화·제도보완 급선무/감사기간 늘려 행정부 견제역 제대로/국정조사 요건 완화·상위 권한 강화를 국정감사가 아직은 초반이지만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정치개혁 시민연대’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다양한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서 보여주는 ‘소동’과 ‘고함 지르기’는 의원 개개인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경실련 등 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시민연대’는 ‘졸속 국감’ 원인을 ‘20일’이라는 짧은 국감 기간에서 찾고 있다.金石洙 정치개혁 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방대한 조직의 행정부를 짧은 시간에 감사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감 현장에서 검증 확인이 불가능하고 감사 이후 지적 내용에 대한 확인 절차가 미흡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현장검증이 안되기 때문에 이벤트 감사에 치중하게 되고 행정부도 잠시 고개만 숙이고 넘어가면 면죄부를 받는다는 생각에 졸속 국감이 연례행사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전문성 부족,나아가 비도덕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참여연대 李康俊 감사는 “국정감사가 제기능을 다할 수 있으려면 제도적인 개선이 우선돼야 하지만 의원 개인의 성실성과 도덕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감사장에서 보여주는 의원들의 질의 중 상당수가 ‘억지춘향’이고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들 시민단체에선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회의 상설화’와 ‘제도보완’을 촉구했다.정치개혁 시민연대는 “올바른 국정감사가 되려면 국회가 상설화되고 상임위원회나 소위원회 활동을 통해 정부에 대한 견제가 수시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국회가 상설화되면 짧은 국감 기간에서 파생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또 폭로성 감사를 의원 스스로 자제하고 정책이나 법안 중심의 감사가 될 수 있도록 언론의 정책감시기능 강화를 주문했다.정치뉴스의 중심이 ‘당쟁’이 아니라 ‘정책’이 될 때 의원들의 행태도 달라질수 있다. 참여연대는 ‘제도적 보완’에 무게를 뒀다.국정조사 발동요건을 크게 완화,상임위 결정만으로 국조권 발동이 되도록 하고 상시국회가 열릴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다.국회운영 시스템을 바꾸면 정책감사가 제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일괄 질의’ ‘일괄 답변’방식도 가능한 한 1대 1 질의 답변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견해다.
  • 高宗 밀서사건(다시 태어난 ‘대한매일’:10)

    ◎을사조약 강제성 낱낱이 들춰/영지게재 6개 조항 1면 논설통해 소개/일제 정정요구 거부/밀서 사진으로 전재 “고종 진의 확인” 공개 1905년 을사조약 체결 뒤 발생한 ‘고종 밀서사건’은 언론을 통해 을사조약의 강제성과 대한제국의 주권을 세계에 알린 역사적인 것이다.한국침탈을 강행한 일제는 이 사건으로 이미지를 크게 손상받았고 한반도 정책에서 더욱 강경책을 시도하게 된다. 특히 이 사건은 대한매일신보를 통해 국내에 대대적으로 알려지면서 반일감정을 급속히 확산시켰고 결국 일제가 대한매일 등 민족지를 탄압하고 노골적인 침략정책을 진전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이다. 고종 밀서사건은 대한제국 황실과 영국의 런던트리뷴 특파원인 더글러스 스토리 간에 극비리에 진행된 일종의 작전이었다.스토리가 일본 요코하마에서 주한 미국공사 모건을 만나 을사조약 체결전말을 들은 뒤 고베에서 통감부 총무장관으로 새로 임명된 스루하라 일행과 함께 한국에 온 것은 1906년 초. 서울의 지인들과 두루 접촉한 끝에 고종을 만난 스토리는1906년 1월29일 고종의 밀서를 전달받는다.밀서는 모두 6개 조항으로 고종이 ▲조약에 조인·동의하지 않았고 ▲조약을 일본이 반포하는 데 반대했고 ▲독립권을 한치도 타국에 양여할 수 없고 ▲이 조약의 외교권도 근거가 없으므로 내치상 한건도 인준할 수 없고 ▲통감의 주둔을 허락하지 않는 동시에 황실권도 외국인에 허가하지 않고 ▲세계열강이 한국을 집단보호통치하되 그 기한은 5년이 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고종의 붉은 옥쇄가 찍힌 이 밀서는 고종의 측근들이 일본측 정탐꾼들 눈을 피해 바짓가랑이 속에 감추고 나온 것이다. 스토리는 이 밀서를 대한매일 사주 裵說에게 보여준 뒤 일본군의 경계망을 뚫고 제물포에서 노르웨이 배에 올라 2월7일 중국 지부에 도착한다.영국영사 오브라이언 버틀러를 찾아가 고종의 밀서사실을 알리고 밀서내용 기사를 런던트리뷴 본사로 송고했다. 다음날 트리뷴 3면 머리에 이 기사가 실렸다.“을사조약은 고종의 재가를 받지 않았고 고종은 실질적으로 포로의 신세”라는 내용이었다.을사조약 체결 경위와밀서 6개항이 영문으로 함께 번역 게재됐다. 일본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주영 일본대사관은 트리뷴의 보도가 전혀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나섰다.또 고종이 보호조약에 날인하지 않은 것은 일반적인 외교관계로 오히려 고종이 이 조약에 동의했다고 억지를 부렸다.그러자 스토리는 2월10일자 또 다른 기사로 일본의 주장을 반박했다.일본이 한국 황제와 대신들을 협박해 보호조약을 체결하게 된 상세한 전말을 고종 측근의 말을 인용해 썼다. 이 기사는 트리뷴에 실린 뒤 로이터 통신을 타고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다.대한매일은 2월28일자 1면 논설 ‘保護’에 트리뷴의 기사를 소개했고 코리아 리뷰도 일본에서 발행된 신문을 인용,한국황제가 을사조약의 신빙성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고종 밀서사건은 영국·일본·중국·한국 신문에 계속 보도됐고 1907년 1월부터 한국의 분위기를 확 바꿔놓는다.스토리는 1906년 10월부터 트리뷴에 ‘동양의 장래’란 시리즈를 연재했는데 다섯번째로 12월1일자에 문제의 밀서를 크게 실었고 대한매일은 이 밀서 사진을 1907년 1월16일자에 그대로 올렸던 것이다. 이때부터 통감부가 적극 나서기 시작한다.밀서가 근거없는 것이라는 주장이 무색해졌고 고종의 진의를 한국민들이 확실하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통감부는 “고종이 밀서를 준 일이 없다”고 강력 부인한 뒤 대한매일에 제동을 걸었다.裵說 추방책을 영국정부와 타진하기 시작했다.먼저 “밀서는 불순한 자들이 한일 양국의 친의(親誼)를 해치려고 날조한 것”이라는 내용을 1월21일자 관보에 실었다.또 한국정부 외사국장 李建春을 시켜 “대한매일에 실린 밀서기사는 사실무근이니 이를 정정하라”는 공문을 裵說에게 보냈다. 몇몇 친일계열 신문이 관보에 실린 내용을 게재했지만 대한매일은 오히려 밀서가 진짜라는 주장으로 맞섰다.1907년 1월23일자에 “이 밀서가 거짓이 아님을 믿을 수 있는 증거까지 갖고 있으나 그 증거를 제시하면 관련 한국인들에게 보복이 떨어질 것이므로 이를 내놓을 수 없다”는 기사를 싣고 기사정정 요구를 무시했다. ◎고종 밀서 전말/한국의 중립화 목표/미·러 협조 실현안돼/외지에 일 음모 고발 고종의 밀서사건은 국내 반일감정 악화에 따른 통감부의 여론통제 방침을 더욱 강경하게 만든 결정적인 사건이다.통감부는 밀서사건 뒤 곧바로 대한매일 등 항일 민족지의 논조를 희석시키고 통감부의 정책을 그대로 대변할 수 있는 친일지들을 만들어 갔다. 그러면 이처럼 일제를 자극한 고종의 친서는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일까.외세 강점기 이 밀서가 나오기까지 고종의 생각은 한국이 시종일관 중립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종은 일제 강점을 막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방향으로 열강의 협조를 구했고 을사조약이 체결되면서 세계 각국에 이를 알리기 위한 비밀문서까지 만들어주게 된 것이다. 밀서사건 때까지 고종의 이같은 노력은 수차례에 걸쳐 추진됐었다.1900년 주일 한국공사 李夏榮이 처음 제기한 ‘한국의 중립화’안은 러일간에 고조된 긴장상태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 사실.그리고 4년 뒤인 1904년 1월21일 고종의 명을 받은 외부대신 李址鎔이 한국의 엄정중립을 명기한 성명을 냈다.각국 주재대표 11명이 각국 정부에 이 선언서를 알렸지만 결국 2월23일 한일의정서가 체결됐고 이같은 중립화 정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말았다. 여기서부터 고종은 열강의 힘을 본격적으로 빌리기 시작한다.1905년 2월 고종은 러시아 육군소장 데시노를 통해 러시아 황제에게 원조를 요청하는 밀서를 보냈다.이 밀서는 주한 러시아 공사였던 파블로프를 통해 러시아로 전달됐다.또 을사조약 직전인 그해 10월에는 헐버트를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냈다. 프랑스 주재 한국공사 閔泳瓚을 미국에 보내 미국의 개입을 요청한 것도 유명한 사건이다.민영찬은 12월초 현지에 도착해 미 국무장관 루트에게 을사조약의 무효를 주장했으나 미국은 무심한 입장표명을 했다. 결국 고종은 이같은 노력들이 실패로 돌아가자 국내에 와있던 외국기자를 통해 만국에 알리는 방안으로 밀서를 쓰게 됐던 것이다.
  • 외국관광객의 체험담(숙박업소 실태:5·끝)

    ◎기본 서비스도 부탁없인 못받아/특급호텔 직원들도 영어마저 소통안돼/비즈니스센터 팩스·복사뿐… 이용도 불편/입에 안맞는 음식 억지로 권해 말다툼도 “특급호텔인데도 직원들과 말이 잘 안 통해서 쩔쩔맸어요.” “쫓아가서 부탁하기 전에 알아서 먼저 서비스하는 직원은 찾아볼 수 없더군요.” 국내 호텔에 묵었던 외국인들이 털어놓은 경험담이다. 사업차 한국에 온 미국인 브루스 판즈로(41·피아노 도매업)는 서울에 있는 1급 S호텔에 묵었던 며칠간의 기억이 씁쓰레하다. 첫날은 입에 맞지 않은 음식을 종업원의 권유로 억지로 먹다 끝내 말다툼까지 갔다.직원들이 영어를 잘 못해 답답하기도 했다. 호텔 비즈니스센터의 이용절차도 너무 까다로웠다.미리 요청을 해야 겨우 이용할 수 있었다.그것도 팩스를 쓰거나 복사만 할 수 있었을 뿐 업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딸이 한국 남자와 결혼하게 돼 부인과 함께 한국을 찾은 프랑스인 마렉(58).1급 S호텔에 묵은 열흘 동안 하루하루가 불편한 나날이었다. “프랑스어는 커녕 영어로 된 여행안내 책자조차 없더군요.여러 나라 호텔에 다녀봤지만 모자란 점이 가장 많았습니다.” 미국인 스토니 갬블(29·회사원)은 이틀간 S호텔에 묵었다.그는 직원들이 영어를 잘 못하는 게 제일 불편했다고 말했다. 욕실 수건이나 화장지를 갈아주지 않아 번번이 룸서비스를 불렀던 것도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다. 한국에 10년째 60번 이상 출장을 왔다는 영국인 해리 스탬퍼 박사(56)는 이번 방한 기간에 2급 R호텔에 묵었다.그는 “카펫은 더럽고 로비의 재떨이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도 치울 생각도 하지 않더라”면서 “화장실은 더 불결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호텔 직원들에게 친절교육을 철저하게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손님에게 먼저 미소짓기,손님이 말하기 전에 먼저 서비스하기 등 외국 호텔 직원에게는 기본인 서비스가 한국 호텔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한 예로 “먼저 요청하지 않으면 도어맨이 가방도 옮겨다 주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 매카시 망령 무엇을 노리나/金三雄 상무·주필(時論)

    우리 시대의 대표적 정치학자로 꼽히는 崔章集 교수의 사상이 의심스럽단다.지금까지는 멀쩡하다가 金大中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에 취임하면서 그의 사상이 도마위에 올랐다. ○일부 언론 ‘사상 칼춤’ 그것도 검찰이나 정보기관이 아닌 월간조선이 칼질을 시작했다. 5년전 金泳三정권 초기 총리 겸 통일원장관에 취임한 韓完相 교수를 사상 문제를 제기하여 결국 퇴진시킨 바 있는 일부 언론이 다시 ‘사상 칼춤’을 추고 나섰다. 金泳三 정권은 韓부총리의 퇴진을 계기로 개혁이 좌초되면서 수구세력에 둘러싸여 참담한 국정실패를 가져왔다. 이런 경험을 가진 국민들은 崔교수에 대한 ‘사상 칼춤’이 무엇을 노리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1950년대 미국사회에 용공선풍을 일으켰던 매카시는 교묘한 과장법으로 상대를 공산주의자로 몰아갔다. 정보관련기록의 ‘반역’을 ‘반역자’로 묘사하고, ‘피의자’는 ‘중요한 피조사자’,‘러시아 이름을 가진 세명’은 ‘러시아인 3명’, ‘고위관리’는 ‘고위 관리들’,‘첩보원’은 ‘첩보원들’로 조작하였다. 그리고 ‘소련의 포섭대상’은 ‘소련의 첩보원’,‘친공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사람은 ‘공산주의자’로 바꿔서 활용했다. 또 ‘자유주의적’이란 문구는 ‘공산주의 성향이 강한’이란 표현으로,‘공산주의 동조자’는 ‘활동중인 공산주의자’로 바꾸었다. 한마디로 단어를 조작하여 억지 공산주의자로 만든 것이다. 이런 결과 로젠버그 부부를 비롯한 수많은 인사들이 반역죄로 기소되어 처형되고, 원자탄제조를 지휘했던 오펜하이어 박사마저 반역죄로 몰려 처벌받게 되었다. ○반공 내용 철저 외면 그러나 허위나 조작이 오래 가기는 힘들다. 웰치 변호사의 끈질긴 추적으로 덜미가 잡힌 매카시는 병역사실의 조작등 개인 비리까지 드러나 탄핵되면서 미국사회의 매카시선풍은 사라졌다. 한국사회의 매카시즘은 아직도 기승을 부린다. 월간조선의 崔교수에 대한 모해는 언론 매카시즘의 전형이다. “학자의 학문적 성과를 전체 맥락과 상관없이 특정 문구를 작위적으로 재단하여 문제삼고 崔교수가 마치 친북적인 학자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한국정치학회 성명)는 바로 그대로이다. 학자의 연구성과, 특히 대통령자문위원장의 논문이 조명되고 바판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논문의 전체를 비판해야지 단어 몇개 문장 몇 구절을 토막쳐서 문제를 삼는것은 정당한 비판의 자세가 아니다. 월간조선은 崔교수의 글에서 “6·25 최대희생자는 북한민중” 등 몇 구절을 뽑아서 사상에 붉은색을 칠하고자 한다. 그러면서 반공적 내용은 철저히 외면한다. 예컨대 “주체사상은 불가오류의 김일성 유일체제를 강화하는 대중동원의 이념적 기제로서 작용하여 왔다. 이제 주체사상은 민중이 오직 하나의 정점에 의해 지도되고 동원의 대상으로 설정되는 민중소외, 민중대상화의 기능을 탈피하여 문자 그대로 민중주체의 민중자율성의 원칙과 이념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 ‘한국전쟁의 한 해석’) 이 구절은 북한의 가장 아픈 대목이다. 이 내용만 떼어내 읽으면 崔교수는 극우적 반공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정권 상처내기 외도 월간조선의목표는 崔교수가 아니라 金大中 정권이다. “崔교수가 관계한 ‘제2건국운동’은 어디로 가나”란 광고문에서 나타나듯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제2건국운동, 나아가 金大中 정권에 용공의 너울을 씌워 상처를 입히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정부를 비판하고 학자를 비판하는 행위는 언론의 본질이다. 하지만 비판이 비판의 정당성을 얻으려면 공정성과 사실성에 입각해야 한다. “학자의 학술 연구를 특정의 이데올로기적 잣대에 의해 견강부회식으로 왜곡하여 매도하는 것은 학자의 인권과 명예에 대한 침해”(한국정치학회)이며, “언론이 표피적으로 왜곡된 사실로써 인신공격을 가하는 것은 崔교수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김학준 인천대총장) 매카시즘이다. 한국언론과 정계일각에 똬리를 튼 매카시 망령을 박멸하는 길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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