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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U대회의 北 스타들/北응원단이 말하는 일등신랑감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의 일거수 일투족이 연일 관심거리다.수수하고 앳된 모습에서 사람들은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때보다 더욱 친근감을 느낀다.결혼을 생각할 나이인 그녀들은 어떤 남자를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을까.잘생긴 남자,아니면 돈 많은 남자를 좋아 할까?그녀들의 입을 통해 북한 젊은 여성들의 꿈과 희망,결혼관 등을 들어 보았다. ●김성옥(18·김형직사범대) 믿음직하고 성실한 남자가 최고 아니겠어요.조국 통일을 위해서 일하는 청년이면 더더욱 좋겠지요. 키나 얼굴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아직 어려서 남자친구나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 없어요.미팅이요?그게 뭐예요?교사 생활을 하다 스물 다섯이 넘으면 결혼을 생각하고 싶어요.남들이 그러는데 이가 제일 예쁘대요. 우리는 스킨로션을 ‘살결물’이라고 부릅니다.봄향기표 살결물이 으뜸입니다.살결물과 분이면 얼굴 단장은 끝입니다.남에서 말하는 마스카라는 우리는 ‘속눈썹먹’이라고 부르지요.●문봉순(20·김형직사범대) 아내를 속이지 않는 정직한 남편이 제일이지요.물론 얼굴이 잘 생긴 남자가 못생긴 사람보다는 낫겠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아요. 북에서는 대학엔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정말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합니다.북 여대생들은 절대로 담배는 피우지 않아요.맥주 한잔 정도는….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연애도 하고,결혼도 하지요.아직 남자친구가 없어요.남한 여성들은 주로 몇 살 때 결혼합니까? 어렸을 때부터 눈이 커 예쁘다는 소리 좀 들었어요.쑥스럽습니다. ●배은주(22·평양음악무용대학) 잘 생긴 남자는 민족성이 없어 싫습니다.남한 남자는 관심은 있지만 구경할 시간은 없었습니다.학급 동무는 있어도 애인은 없어요.대학을 졸업해야 애인도 사귀는 것이지 아직은…. 결혼은 공부를 더 해서 박사가 된 다음에나 할 거예요.이론 공부와 바이올린 실기 연습을 많이 했어요.러시아나 중국으로 유학갈 생각도 있어요.그러나 평양에도 좋은 학교와 뛰어난 선생님이 있으니까 아직은 모르겠어요. 남한 여자들은건강까지 해치면서 일부러 살을 뺀다는데 이해가 안돼요.제가 응원단 전체에서 제일 못 생겼어요.저는 쌍꺼풀 없는 눈이 더 고와보인다고 해요. ●강은심(24·평양식료요리전문학교) 남자친구에 대해서는 묻지마세요.대답하기 곤란합니다.연애나 결혼 모두 무엇보다도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생긴 것도 중요하고 마음씨도 중요합니다.그렇지만 저는 열정을 가진 남자가 가장 매력있습니다.그런 남자라면 일단은 신랑감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요리가 전공이니만큼 맛있는 요리를 신랑에게 많이 해주고 싶습니다.일단 결혼을 하면 시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결혼을 하면 신랑부모나 우리부모나 모두 한 식구가 되는 것 아닙니까. ●노형란(22·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 현재 애인은 없습니다.억지로 구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사람에게는 인연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좋은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애인이나 신랑감으로는 마음이 맞는 사람이 최고입니다.물론 생김새도 중요하고 집안도 봐야하겠지만 서로 마음이 통해야 합니다.생김새는 한때지만 마음은 평생가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저는 꼭 시부모님만을 모셔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친정부모님은 가족이 아닙니까.상황에 따라 시부모님이든 친정부모님이든 모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구 박준석 이창구 박지연기자 pjs@
  • 출연자 목 매고…지네 먹이고…갈데까지 가는 가학적 오락프로

    게임에 진 팀원들은 표정을 찡그리며 각자의 머리를 ‘벌칙박스’에 집어넣는다.곧이어 상자 안에 쏟아지는 미꾸라지,개구리….카메라는 놀라 소리를 지르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집요하게 확대한다.(SBS ‘뷰티풀선데이’ 중 ‘판도라의 상자’ 코너) 물론 웃자고 하는 일이다.그런데 ‘웃어야 할’ 대목에서는 언제나 웃음소리 효과음과,익살스러운 배경음악,자막을 이용하여 ‘지금이 웃을 때’라고 친절히 가르쳐준다.고통을 당하는 출연자들도 괜스레 심각한 반응으로 분위기를 깨지는 않는다. 가학성 오락 프로그램의 웃음 공식은 간단하다.고통받는 사람이 있고,그 것을 안전한 곳에서 감상하는 사람이 있다.그 과정이 ‘강자에 대한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공격’ 이라면 해학과 풍자로 승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들의 가학행위는 좀 더 안일하고 노골적이다.아예 벌칙을 목적으로 출연자를 직접적으로 괴롭힌다.웃음의 기본 공식이 비슷하다 보니 비슷한 자극에 갈수록 익숙해지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려면 더 많은,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결국 요즘 오락 프로그램은 “누가 더 인기있는 연예인을 데려다가 더 괴롭힐 수 있느냐.”를 놓고 경쟁하는 것 같다. 물벼락이나 물대포,머리에 쟁반 떨어뜨리기 등은 이제 예사로운 풍경이다.엉덩이를 때리고,목을 매는가 하면 지네 같은 혐오식품을 억지로 먹인다.아예 방청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출연자에게 물풍선을 던지는 ‘공개처형’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시청자들이 이러한 오락 프로그램을 즐겁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해당 방송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갈수록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많다.”며 제작진의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위원회 연예오락제1심의위원회 황정태 위원장은 “오락 프로그램의 ‘연예인 괴롭히기’는 주시청층인 청소년들에게 가학이나 ‘왕따’를 당연시하도록 만들 우려가 높다.”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중점심의하여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와당은 ‘시대의 문화’ 깃든 예술품/ 세계최고 ‘와전 컬렉션’ 꿈꾸는 유창종 변호사

    우리 조상들은 처마 끝에 예술품을 장식하고 살았다.그러나 후손들은 그것을 잘 알지 못했고,알려고도 하지 않았다.그런 무지몽매를 일깨운 사람이 유창종(58) 변호사다. ●기와등 1800여점 중앙박물관 기증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지검장 시절,국립중앙박물관에 25년 넘게 모아온 1873점의 와(瓦·기와) 전(塼·벽돌)을 기증했다.고구려·백제·신라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와전 1100여점,기원전 4세기 전후 전국시대에서 진(秦)·한(漢)을 거쳐 명(明)·청(淸)나라까지 중국 와전 700여점,일본 와전 60여점,태국과 베트남의 와전 10여점이었다. 박물관 직원들은 문화재에 값을 매길 수는 없지만 억지로라도 매긴다면 최소한 2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중앙박물관은 귀한 뜻을 기려 그중 600여점을 선별,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 2월16일까지 ‘유창종 기증 기와·전돌’ 전을 열었다.전실을 찾은 사람들은 와전 중에서도 지붕 처마 끝 수키와와 암키와에 달려 있는 와당(瓦當),우리말로 막새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달았다. 홍익대 미대 교수들조차와당의 문양을 보고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몰랐다.충격을 받았다.”고 했다.입소문이 돌면서 관람객들이 몰려 자원봉사자들은 신이 났고,공무원 신분이어서 주말에만 전실을 찾은 유 변호사는 사인 공세를 받았다. ‘와당 선생’,‘유 도사’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유 변호사를 지난 주말 서울 중구 순화동 법무법인 세종에서 만났다.그는 변호사로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그러나 기와 이야기를 건네자,이제 한국미술사와 고고학을 공부하려면 입문 과정으로 반드시 와당을 공부해야 한다고 열변을 쏟았다. “와당의 아름다움과 미술사적 의미를 모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와당은 그 시대·지역의 건축 및 불교 문화,문화의 이동경로,예술적 특성과 미의식 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예품입니다.당시 종교,철학,사상,권력체제까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이를테면 발해의 와당은 모두 공통된 양식을 보여주고 있는데,이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체제가 유지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아울러 발해 와당은 중국이 아니라 고구려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어요.발해는 우리 땅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지요.” ●1978년 충주 근무때부터 수집 나서 기와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1978년 충주지청 검사 시절.당시 충주 중원탑평리칠층석탑 부근에서 와당 파편 몇 점을 수습한 것이 계기였다.대학 때부터 미술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후 본격적으로 와당 수집에 나선다.지금은 값이 폭등했지만,당시만 해도 값이 헐한 데다 수량도 적지 않아 공무원 월급으로도 수집이 어렵지 않았다. 79년엔 그의 문화재 답사 모임이 중원고구려비를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고,그가 초대 회장을 맡았던 ‘예성동호회’는 84년에 대한매일의 전신인 서울신문이 제정한 제4회 ‘향토문화상’을 수상했다. 1987년 일본인 의사 이우치(井內)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와당 1082점을 기증하자 와당 수집에 더 몰두했다.그는 이우치 와전실을 둘러볼 때마다 부끄러움과 감사하는 마음,소박한 애국심 등 미묘한 감정이 교차했다고 한다.이런 감정은 나중에 기증 결심으로 이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와당 파편을 수집한 다음해인 79년 완전한 6엽 연화문 와당을 구했을 때와,2002년 12월 국내엔 유물이 전무한 발해의 와당을 구입했을 때다.2005년에 개관하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자신이 기증한 와당들을 중심으로 발해 전시실을 연다는 계획이다. 기증을 결심한 뒤에는 시대별 또는 지역적으로 귀중한 것이지만 값이 비싸 구하지 못했던 와전들이 마음에 걸렸다.그래서 부인 금기숙(52·홍익대 섬유아트부 교수)씨와 의논해 적금을 해약하고 주식까지 처분해 빠진 와전을 보완했다. 그의 행복관은 어떤 것일까.“인생을 깊이 있고 풍성하게 느끼는 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고,더 많이 깨우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법률가들은 자만심과 논리에만 빠져 우물안 개구리처럼 옹색하기 쉽지요.논리적이면서도 예술가처럼 감성적이어야 인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고가의 와전 사느라 적금도 해약 그는 86년부터 단소를 불기 시작해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다.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직원들은 아침마다 그의 사무실에서 흘러나오는 영산회상곡 등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단소를 불면 잡념이 사라져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고 저절로 단전호흡이 돼 건강해진다. 그는 서울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중 중수부장 시절에 ‘이용호 게이트’를 부실하게 수사했다는 이유로 좌천된 뒤 지난 4월에 31년의 공직생활을 마쳤지만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 몇 안되는 선배다.그는 당시 바르고 당당하게 수사했으며 그것은 후배 검사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검찰권은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지요.검찰권 행사의 금도를 넘어서면 안됩니다.휘두를 수 있을 만큼 휘둘러 모든 것을 까발린다는 생각은 잘못입니다.검찰권 존재의 의의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는 요즘도 골프를 치지 않는 대신 주말마다 절터를 답사하고 인사동 등 고미술가를 순례한다.한 주만 거르면 가게 주인들이 “지난주에는 왜 나오지 않으셨느냐.”고 물을 정도다.기증 후에 모은 와·전만 200점에 가깝다.계속해서 와전을 모으는 것은 용산 중앙박물관에 들어설 ‘유창종 와·전실’을 세계 최고의와전 컬렉션으로 꾸미기 위한 것이다.딸 영지(28),아들 영상(26)씨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 대를 이어 와전을 수집해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진선기자 jshwang@
  • 쉬어가기˙˙˙

    사람들은 허리를 꼿꼿하게 펴는 것을 좋은 자세로 알고 있다.그래야 척추가 휘지 않고 작업 능률도 오른다고 여기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어린이들은 좋은 자세로 척추를 바로 세워주는 것이 중요하나 성인들이 억지로 허리를 꼿꼿하게 펼 경우 오히려 척추 변형을 초래,고통을 겪기 쉽다.분당차병원 정형외과 신동은 교수는 “의자 등받이에 편하게 기댄 정도가 가장 좋은 자세”라고 충고했다.
  • [나의 건강보감]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마라톤 이전에 사이클로 운동 시작 “생각해 보세요.누군가가 평생 마라톤만 한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한 삶이겠습니까? 제가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대자연 속으로 질주해 들어가는 것은 제 삶을 저의 시각으로 채색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입니다.” 극한상황을 체험한 사람에게서 듣는 삶의 얘기는 늘 절박하고 진지하다.마라토너 황영조(34·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선수단 감독)가 그렇다.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제가 MTB를 타는 것은 마라톤을 하면서 유보하거나 포기해야 했던 제 삶을 복원한 것입니다.제가 즐기는 스쿠버다이빙도 동기 측면에서는 MTB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잘 알려지지 않은 얘긴데,실은 제가 처음 시작한 운동은 마라톤이 아니라 사이클입니다.강원도 삼척 근덕중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사이클선수로 발탁됐는데,매일 왕복 60여리(24㎞)를 자전거로 통학한 게 그런 결과를 낳았던 거지요.” 그의 사이클은 통학용 낡은 자전거와는 비교도 안될 멋진 것이었다.그렇게 사이클선수의 꿈을 키웠으나,선생님들의 권고로 짬짬이 지역 육상대회에 나가 크고 작은 상을 휩쓸면서 그의 운명도 바뀌기 시작했다. “생각하면,사람의 삶이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그때 다른 고등학교의 사이클선수 스카우트제의를 뿌리치고 강릉 명륜고등학교로 진학해 육상을 시작했는데,처음엔 1500m,5000m와 10㎞ 마라톤 단축코스 등 중장거리를 뛰었어요.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우승한 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결과’에만 집중된 탓에 이런 저의 이력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거죠.” ●‘족저근막염' 수술 후 96년 은퇴 고인이 된 손기정씨 이후 한국 마라톤에서 그처럼 눈부신 성공을 거둔 사람은 없다.91년 영국 셰필드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딴 금메달은 건국 이래 우리 선수가 세계 종합대회에서 일군 첫 쾌거였다.이후 92년 일본 벳푸에서 열린 마이니치 마라톤대회에서 한국마라톤의 비원이던 10분 벽을 무너뜨리더니 그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우승,절정의 기량을 뽐냈다.그러나 호사다마일까.그는 족저근막염으로 양쪽 발바닥을 찢는 두번의큰 수술 끝에 96년 홀연히 마라토너의 꿈을 접었다.그가 MTB를 시작한 것은 은퇴하던 바로 그 해.“마라톤이 죽도록 싫었습니다.뛸 수밖에 없어서 뛰었고,살아남기 위해 달렸지만 달릴 때마다 빨리 나이를 먹고 싶었습니다.그래야 달리기를 멈출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죠.오죽했으면 바르셀로나 우승 후 ‘달리는 차에 부딪혀 죽고 싶었다.’고 했겠습니까.” ●“발 멈춰도 가는 자전거, 멋집니다” “이런 제게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마라톤을 일찍 그만뒀느냐.’고 묻곤 하는데,저를 아끼는 마음은 알지만,저나 마라톤을 모르는 얘깁니다.이룰 건 다 이뤄 더 이상 동기가 없다고 여겼습니다.온전치 못한 몸으로 힘든 운동을 막연히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후 그는 MTB를 탔다.자전거는 그가 갈망했던 것들을 시원하게 충족시켜 줬다.“자전거를 타면서 햄버거를 먹고,콜라를 마시는 기분 아십니까? 마라토너는 꿈도 못꿀 일이죠.MTB는 코스를 벗어나는 것도 자유입니다.언제든 그만 타고 싶으면 멈출 수도 있고요.마라토너는 발을 움직이지 않으면서게 되지만,자전거는 발을 멈춰도 갑니다.얼마나 신기한 일입니까?” “처음엔 자전거를 타고 선수시절에 뛰었던 코스를 자주 달렸는데,그 시절의 제가 안됐다는 생각에 콧잔등이 싸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선수시절 저는 훈련 때에도 주머니에 비상금을 넣고 다니지 않았습니다.저 스스로 약해지고 타협하려는 마음을 차단하는 방법이었습니다.그런 점이 오로지 건강을 위해 뛰는 운동과 다른 점 아닐까요?” 그는 이제 자전거로 하체를 단련하고 심폐기능을 유지해 얻은 에너지를 후배들의 마라톤 지도에 쏟아 붓는다고 했다.MTB로 엮어보고 싶은 꿈도 있다.“기회와 명분이 주어진다면 MTB로 전국을 도는 국토순례를 한번 하고 싶어요.건강도 다지고 좋은 일에 제 정열을 바치는 기회도 될 것 같아섭니다.” 그는 MTB말고도 스쿠버다이빙을 즐긴다.강원도의 궁벽한 어촌에서 물질로 자식들을 키운 어머니에 대한 향수가 담긴 그 바다를 자주 찾고자 했던 것이 계기라면 계기다.“마라토너가 코스를 밟아 뛰는 것과 해녀가 물속에 잠기는 것이 고독하다는점에서는 같다고 여겨져요.한번은 어머니의 고통을 엿보고 싶어 산소호흡기를 달고 물속에 들어가 어머니 물질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는데,참 눈물겹더라고요.” 이것 말고도 그가 즐기는 레저는 많다.지난 99년에는 열기구를 타고 중국 산둥반도에서 경남 양산까지 황해를 가르는 비행을 했는가 하면,암벽 등반도 즐겨 히말라야 원정계획까지 세웠다가 대학원 학위과정 때문에 포기했던 적도 있다. ●스쿠버다이빙·열기구·암벽등반도 즐겨 체중은 선수시절의 60㎏보다 10㎏가량 늘었으나 억지로 감량을 하지 않아 지금이 신체적으로는 최적의 컨디션이라고 했다.담배는 입에 대지 않으며,기분 좋으면 맥주 1∼2병을 마신다.먹거리도 개고기 말고는 가리지 않는다.그에게 듣는 운동건강론은 차라리 소박했다.“유산소 운동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자기 몸에 맞는 종목을 골라 꾸준히 하면 건강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중요한 것은 무슨 운동이든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포기해야 가능하다는 점입니다.그것이 시간일 수도 있고,땀일 수도 있습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남상인기자sanginn@ ■산악자전거 건강론 “어려서부터 타온 자전거에 대한 향수 때문에 MTB를 타기 시작했지만,체력을 기르고 대자연을 호흡할 수 있다는 점도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황영조 감독은 MTB마니아다.후배들을 지도하느라 내놓고 동호회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틈만 나면 자전거로 한강 둔치나 강동의 보훈병원 뒤 일자산을 질주하곤 한다.한강 둔치에서는 잠실 시민공원에서 여의도나 강서 시민공원까지 수변을 따라 달리며 체력도 다지고 스트레스도 푼다.일자산은 험하지 않은 완만한 능선에 도시 냄새가 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어 종종 찾는 곳이다.한번 자전거를 타면 두어시간 정도 맘놓고 즐기는 편이다. 애호가들이 즐기는 MTB 종목은 산악 능선을 종주하는 크로스컨트리와 경사지를 오르내리는 힐클라이밍과 다운힐,듀얼슬래럼,험난한 지형지물을 타고 나가는 트라이얼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종목마다 엄청난 체력과 순간판단력,순발력과 인내력을 필요로 해 코스별로 차이는 있지만 정규 크로스컨트리의 경우 시간당 열량 소모량이 스쿼시(약 1300㎉)에 맞먹는 1100∼1300㎉에 이른다.”고 말했다. 사이클 국가대표와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김동환씨는 “이런 특징 말고도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주는 스릴과 모험성,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탈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MTB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 [건강칼럼] 잘 체하는 아이

    초등학교 3학년인 현준이는 걸핏하면 체했다.체해도 한두 번 헛기침을 하고는 금방 괜찮아져 부모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던 어느날,결국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점심을 먹고 두세 시간쯤 지났을까.현준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나뒹굴었다.열이 오르고 목 부위의 임파선도 부어 오른 것 같았다.아빠가 현준이를 들쳐업고 허겁지겁 병원을 찾아 나와 마주친 것은 그 무렵이었다. 아이를 진정시킨 뒤 차근차근 점심 무렵 먹은 것을 물어보았다.컵라면과 아이스크림,잡채였다.컵라면 같은 밀가루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은 소화가 어려워 체하기 쉬운 음식이다.이 음식이 위에서 막혀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계속 먹어댔으니 어른인들 탈이 안날까. 우선 체기를 풀어 주기 위해 창출,후박이 든 평위산을 먹였더니 시원한 설사와 함께 이내 열이 내리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현준이처럼 만성적인 체기가 있는 아이의 경우 소화를 담당하는 비위가 약한 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만성 체기는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평소 배가 자주 아프고,입냄새와더부룩함,소화가 잘 안돼 밥 먹기를 싫어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체기는 마치 파이프의 한 곳이 꽉 막힌 것과 같다.위로는 역류하고(구토,발열,경기),아래로는 모든 기능이 정지(설사,손발 차가움)된다.때문에 체기를 먼저 풀어야 다른 병증도 치료가 가능하다.아무리 약을 먹어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던 아이가 한 번 크게 토한 뒤 씻은 듯 감기를 떨쳐낸 것도 먼저 체기를 풀었기 때문이다.가정에서는 배나 무의 즙을 먹여 가벼운 체기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치료도 예방만 못하다.음식은 약간 부족하게,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것이 좋다.기분이 나쁠 때 억지로 먹어도 체하기 쉬운 만큼 즐거운 분위기에서 기분좋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먹도록 하는 것도 멋진 건강법이다. 이정언 도원아이한의원장
  • [사설] 日, 6자회담 발목 잡지 말아야

    일본이 6자회담과 관련,자국 이기주의에 집착하고 있어 우려된다.일본 정부는 6자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 것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0일과 22일 보도했다.일본은 또 일본인 납치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에 의한 군사적 위협과 납치문제가 일본에 중요한 과제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일본의 요청대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억지력이 유지된다면 6자회담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미국의 핵위협이 있는데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한다고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핵문제가 해결돼야 우려하는 북한 미사일 문제 등도 논의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한반도가 군사적으로 안정돼야 일본의 안보도 안전할 것이다.미국의 ‘핵우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핵 위협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일이다.6자회담의 실패로 군비경쟁이 촉발된다면 일본은 물론이고 동북아의 안보가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다. 일본은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미국의 대북 핵억지력 유지 요청을 철회하기 바란다.일본인 납치 문제도 해결되어야겠지만 6자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일본은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등에 큰 역할을 할 중요한 나라다.그러한 일본의 과욕이 6자회담의 발목을 잡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북한을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의 경쟁도 걱정된다.6자회담은 매우 어려운 과정으로 정교한 협력이 필요하다.참가국의 자국 이기주의가 회담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 대구·경북 언론사 간담회/盧 “총선 과반수 연연 않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내년 총선과 관련,“과반수에 연연하지 않고 할 일만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구·경북 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간담회를 갖고,“억지로 과반수를 만들기보다 차라리 소수파로 원칙을 고수하면 떳떳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이어 “신당을 이래라 저래라 해서 효과가 있느냐.”면서 “정당을 좌지우지 하는 게 어렵고 적절치도 않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청와대가 총선과 신당에 개입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언급이다. ●“참모들 출마는 자신들의 일” 그러나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청와대 참모들의 잇단 출마선언으로 부산·경남(PK)지역은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대결구도로 총선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실감나지는 않겠지만 청와대(대통령)를 돕는 참모가 (총선에)나가는 것은 그 자신의 일”이라면서 “총선을 염두에 둔 정부나 대통령이 성공한 일이 없다.”며 총선에 개입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간담회에 앞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최근 야당이 청와대의 총선 개입을 얘기하는 데 이는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며 “앞으로 청와대나 정부직에 있는 사람들은 선거에 관여하지도 말고,총선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지 마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과 관련,“기다려달라.”면서 “결과로 평가를 받을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노조 자세전환 필요” 노 대통령은 노사정책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 노동자 요구가 부담되는 상황”이라면서 “(요구를)대폭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노동자는)사용자만 몰아붙이기보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정부와 기업에 대해 요구하는 자세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앞으로 노조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이 바뀔지도 관심거리다.노 대통령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문제와 관련,“지방에서 큰 이의가 없으면 중앙에서 돕겠다.”면서도 “그러나 지방에서 논쟁이나 갈등이 있을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사설] ‘U대회 파문’ 되풀이 안돼야

    북한이 노무현 대통령과 정세현 통일부장관의 유감표명을 받아들여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북한의 트집이 적절한 것인지,또 행동이 국제 기준에 어울리는 것인지 여부를 떠나 불참시사 발언 철회 결정은 일단 평가할 만한 일이다.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대구 U대회를 정성들여 준비해온 대구시민들과 대회 성공을 바라는 국민 여망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서 벗어난 때문이다. 북한의 U대회 참가는 국내 보수단체가 지난 8·15 국민대회 때 인공기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불태운 것에 대한 노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주효했다.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너무 성급하게 반응을 보인 것 아니냐는 다소 다른 의견도 있음에 유의하고자 한다.세계 젊은이들의 스포츠 축제마저 도구화하는 북측의 태도는 청산돼야 할 구태임이 분명하다.그렇다고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둘러싸고 보·혁갈등이 재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대구 U대회의 성공과 남북경협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지금은 경제회생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국민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따라서 우리는 대구 U대회를 남북간 화해협력의 장으로 삼고자 한 노 대통령과 정부의 충정을 이해한다.북한은 U대회 불참 위협 말고도 4대 경협합의서 발효 통지문 교환과 제6차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사전 접촉 등도 응하지 않았다.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북의 속셈을 모르는 바 아니나,6·15 공동선언의 실천과 남북경협 확대를 약속한 노 대통령의 8·15 경축사가 발표된 지 나흘만에 표류 위기에 봉착하는 일은 막아야 할 국가과제였다. 다만 이런 ‘억지 춘향이’식 파문은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고 본다.남북 교류협력의 범위와 폭에 맞게 남북간 문제 해결방식도 진일보해야 할 때이다.북한의 생트집에 휘둘려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후진적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북한이 앞으로는 좀 더 ‘통 큰’ 행동을 보여주길 촉구한다.
  • 10년내 자주국방 비용 얼마나

    노무현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10년내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자주국방 의지를 천명,이에 필요한 예산규모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들어 국방 당국이 독자적인 대북 억지력 확보를 위한 첨단 정예군 육성을 목표로 ‘자주국방 비전’을 추진하고는 있으나,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언급대로 ‘10년내 자주국방 기틀 마련’을 위해서는 앞으로 10년 이상 국내총생산(GDP)중 국방비 비율은 3.2∼3.5%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국방부 입장이다.하지만 예산사정이 좋지 않아 국방부의 뜻대로 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올해 국방부가 기획예산처에 요구한 내년도 예산 규모는 22조 3495억원으로 GDP의 3.5% 수준이다.이는 올해보다 총액규모로 28.3% 증가된 것으로 국방부가 ‘자주국방 비전’ 추진을 전제로 작성한 첫번째 예산이다.예산처는 내년 국방비를 GDP의 3%선으로 하는 것도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올해 국방비는 GDP의 2.7%선이다. 국방부는 자주국방을 위해서는 작전 및 정보수집능력 분야에서 주한미군 의존도를 줄이고 군의 조직과 운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이는 물론 엄청난 예산을 담보로 하는 전력증강사업과 곧바로 직결된다. 한편 한국국방연구원은 앞으로 20년간 군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정찰위성과 3000t급 중(重) 잠수함,AWACS,장거리 미사일 등을 도입하려면 209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조승진기자
  • “원작 무시한 블록버스터의 전형” 영화 ‘젠틀맨리그’ 비난 빗발쳐

    최근 개봉한 영화 ‘젠틀맨 리그’는 올해 말 3부가 출판될 앨런 무어와 케빈 오닐의 만화 ‘이상한 신사들의 리그(The League of Extraordinary Gentlemen·이하 젠틀맨 리그)’를 원작으로 했다.인터넷서점 아마존의 평을 빌리자면 ‘빅토리아 시대의 팬태스틱 포(fantastic four)’쯤 된다.‘팬태스틱 포’는 미국 만화출판사 마블 코믹스가 61년 내놓은 어두운 영웅들의 시조격인 만화.즉 각종 대중장르 소설에서 튀어나온 음침한 주인공들이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싸우는 내용이다. ●고전소설 속에서 뛰쳐나온 만화영웅들 먼저 영화에서 리그의 지도자로 나오는 모험가 앨런 쿼터메인은 영국 모험소설의 대표격인 H 라이더 헤거드의 ‘솔로몬 왕의 보물’에서 나왔다.뱀파이어 미나 하커는 수많은 영화·만화·게임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드라큘라’(브람 스토커)속에서 흡혈귀의 저주에 시달린다. 네모 선장은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에서 고성능 잠수함인 노틸러스호를 지휘하는 과학자이다.만화에서는 영국의식민지 인도 출신으로 나온다.야수 하이드는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왔고,투명인간 로드니는 그 뿌리를 H G 웰즈의 소설 ‘투명인간’에서 찾는다.최고의 도둑이 되기 위해 투명인간의 혈청을 훔쳤다는 것.이외에도 불사신 도리안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미국 비밀 요원 톰 소여는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에서 차용했다.(만화상으로는 도리안과 톰 소여는 리그의 일원이 아니다.) 악당도 마찬가지다.세계 평화를 위협하며 가면을 쓰고 다니는 악당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을 연상시키고,드러난 정체는 이안 플레밍의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에게 임무를 부여하던 영국 정보부의 M의 패러디다. ●DC류의 영화가 돼버린 마블류의 만화? 그러나 영화 ‘젠틀맨 리그’는 공개되자마자 골수 만화 팬들의 비판을 샀다.원작의 미덕을 무시하고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먼저 원작에서는 불사신 도리안 그레이와 미국 비밀요원 톰소여는 ‘젠틀맨 리그’의 일원이 아니었다. 또 미나도 초인적인 힘 정도만 소유한 살인을 혐오하는 이지적인 연구원이지,영화처럼 박쥐로 변해 날아다니는 뱀파이어는 아니었다.이외에도 모험가 앨런은 마약중독,투명인간 로드니는 색정광,네모 선장은 흥분 잘하는 다혈질,지킬은 정체성 혼란을 겪는 등 만화원작에서는 리그 전원이 약점을 가졌지만,영화는 영웅들의 인간적인 결함을 많이 삭제했다.이에 팬들은 “영화사가 ‘마블 코믹스 풍의 약하고 어두운 인간적인 초인’들을 전형적인 DC 코믹스풍의 ‘영웅 올스타팀’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분노했다. 특히 미나가 리그의 지도자로 등장해 페미니즘 성격이 강했던 원작과는 달리,영화에서는 카리스마 강한 ‘마초사냥꾼’ 앨런이 지휘를 맡은 점도 원성을 샀다.여기에 팬들은 “역할도 없는 미국의 젊은 톰 소여를 억지로 끼워넣은 것도 영화의 ‘정치적인’ 성격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네티즌 ID ‘solitary’는 “지도자 앨런이 톰 소여에게 미래를 부탁하며 죽어가는 것은 19세기 영국에서 20세기미국으로 이어지는 세계패권 승계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꼬기도 했다. 채수범기자
  • 진로적성검사 주의점

    자녀들의 진로적성검사에 대해 학부모들이 자칫 오해하기 쉬운 부분을 소개한다.검사를 받기 전에 염두에 둘 사안들이다. ●잦은 검사는 금물 검사를 많이 받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오히려 아이들이 검사에 익숙해져 자신이나 부모가 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검사를 왜곡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검사결과는 자녀와 함께 공부 때문에 자녀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 혼자 검사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어서는 안 된다. 부모 생각대로 결과를 합리화해 자녀들에게 설명하는 사례가 많다. ●10%만 활용하라 검사는 참고자료일 뿐이다.아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모든 것을 결정해 주지도 않는다.중요한 것은 자녀를 관찰하고 관심을 구체화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다. 자녀의 검사 결과를 주위 친척이나 친구 등 또래들과 비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린아이에게는 효과 적다 나이가 어릴수록 아이들은 엄마들이 원하는 대로 답변한다.평소 ‘너 이거 좋아하잖아.’라며 엄마의 가치관이 그대로 투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검사결과가 부모의 희망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 ●검사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자녀의 의사를 묻지 않고 억지로 하는 검사는 아무 소용 없다.본인이 자발적으로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검사에 응할 때 도움이 된다.
  • [맛 에세이] ‘엽기’ 북경 오리구이

    지난 주 북경에 다녀왔습니다.도착한 첫날,100년 역사의 전취덕고압점(全聚德拷鴨店)으로 길을 잡고 가이드는 북경오리구이요리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적당한 크기의 북경오리를 골라 쌀과 옥수수를 잔뜩 먹인 뒤 오리의 몸 크기와 거의 비슷한 우리에 집어넣는답니다.그리곤 이틀쯤 굶겨 뱃속이 텅 비면 다시 오리를 꺼내 먹이를 주는데 잘 먹지 않으니까 입을 억지로 벌리곤 꾸역꾸역 밀어 넣어 목까지 차올라올 정도로 채운 뒤 토하지 못하도록 마지막에 호두를 넣고 부리를 묶어버립니다.그리고 다시 우리에 넣고 이틀을 굶기죠.이렇게 한 달 이상을 반복하면 오리의 살은 부드러워지고 껍질엔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게 된답니다.북경오리구이를 얘기할 때 오리껍질구이라고 하는 이유가 이거죠.얼마 안 되는 살보다는 껍질이 훨씬 맛있으니까요.그렇게 비육한 오리의 목에 칼집을 내 거꾸로 매달아 피를 빼고 털을 뽑은 뒤 내장을 꺼내고,사나흘 말려서 중국식 화덕에 걸어놓고,과일 나무를 때서 구워낸답니다. 북경오리구이는 동물에게 고문에 가까운정도의 스트레스를 줘서 잡아먹는 것이더군요.갑자기 우리네 사철탕이 오히려 인간적인 음식이 아닌가 하는 엽기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요즘에야 거의 전기 충격으로 도살을 한다지만 예전에 사철탕을 만들려면 때려서 개를 잡았잖습니까? 한두 대 세게 때려서 죽음에 빨리 이르게 해주는 게 오히려 낫지 않았을까? 미식가로 유명한 피터 현 선생님이 서울에 오면 소설가 김주영 선생님과 꼭 들른다는 싸리집(02-379-9911)의 보양탕이 눈앞에 어른거리더군요.말복(8월 15일)이 가까워서 그런지 맛에세이가 납량 특집이 되었네요. 다시 전취덕고압점 앞으로 돌아가죠.마음 한 구석에 애잔한 느낌이 있어 오늘 저녁은 절로 다이어트가 되겠다는 짐작을 했죠.그러나….네온사인이 화려한 전취덕고압점에 들어가자 입구부터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진동을 하더군요.셰프가 웨곤에 한 마리씩 노릇하게 잘 구워진 오리를 앉혀 들어와서는 능숙한 칼 솜씨로 구운 오리 한 마리를 1백 8조각을 내어 나눠주었습니다.밀전병에 오리 껍질 한 점을 얹고 길이로 채를 썬 파를 몇 가닥올리고 달큼한 춘장을 얹어 쌈을 싸 입을 크게 벌리고 한 입에 넣고 나니….(단순하다고 저를 흉보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북경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 혜 연 월간 favor 편집장
  • [사설]한총련 분리대응 옳다

    한총련 대학생들의 주한미군 장갑차 점거 시위가 마침내 ‘한총련 합법화 재검토’ 논란으로까지 비화됐다.그동안 한총련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온 정부가 한총련의 과격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강경자세로 돌아섰다.정치권도 한총련 수배해제 조치 철회 및 합법화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총련 문제는 서둘러 결론을 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그런 점에서 청와대나 법무부 등 정부측이 11일 한총련의 불법시위에 대한 엄정대처와는 별도로 단순가담자의 수배해제 및 불구속 수사방침은 유지한다는 ‘분리대응’ 방침을 시사한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하지만 분리대응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정부와 한총련이 반드시 지켜야 할 전제가 있다.정부는 한총련의 과격시위를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정부가 한총련 대책에서 온정주의와 대증요법 사이를 오락가락한 것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한총련도 자업자득이라는 점에서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한총련의 현주소는 불법 이적단체이다.대법원의 판결도 아직 한총련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있다.다만 참여정부 들어서 악순환의 고리를 풀어보려고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왔고 여론도 동조했던 것이다.그러나 한총련이 장갑차를 점거하고 성조기를 불태우는 상황에서는 합법화를 검토할 여지가 없다.한총련이 ‘맨몸으로 장갑차를 점거한 평화시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다.불법은 아무리 강변한다고 해도 불법인 것이다.국가안보나 국제질서,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치는 불법에 대해 국가나 여론이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는가. 정부가 한총련의 불법시위에 엄정대처키로 한 것은 당연하다.또 단순가담자에 대해서는 종전의 태도를 고수하는 것도 옳은 판단이다.하지만 분리대응이 성과를 얻으려면 정부가 원칙을 세워 일관된 정책을 펼쳐야 하며,한총련도 합법적인 투쟁이라는 자기혁신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 “국민연금 업무 부당” 유서 / 관리공단 직원 자살

    국민연금관리공단 직원이 국민연금 업무추진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4일 오후 10시쯤 전북 남원 향교동 국민연금관리공단 지사 사무실에서 이 회사 가입자관리부 송모(40·대리)씨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송씨의 부인은 남편이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자 회사를 찾아왔다가 남편의 시신을 발견했다. 송씨는 ‘이 세상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기는 글’이라는 A4용지 2장분량의 유서를 통해 “국민연금에 온 지도 벌써 4년 7개월이 지났지만 슬픔이 훨씬 더 많았고,보람을 느낀 적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오늘도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다.먹고 살기 힘들다는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보험료를 조정하겠다는 문서를 만들었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송씨는 또 “정말 소득조정이 필요한 일이라면 법과 제도로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올려놓고 항의하면 깎아주고 큰소리치면 없던 걸로 해주고 지금은 이것이 현실 아닌가.”라며 “지난해에는 납부예외율 축소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는데 산을 하나 넘고 나니 소득조정이라는 더 큰 강이 버티고 있다.”고 한탄했다.송씨는 유서 마지막 부분에서 “국민들한테 사랑받는 국민연금을 만들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원 임송학기자 shlim@
  • [씨줄날줄] 정치인의 눈물

    눈물은 아직도 신비의 대상이다.현대 의학도 관찰을 통해 겨우 ‘눈물 현상’만을 알아냈을 뿐이다.눈물은 육상의 척추 동물만 흘린다.약 알칼리성의 투명한 액체로 눈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해 주고 세균의 감염을 방지해 준다는 게 고작 알려진 사실이다.사람은 하루에 1㎤정도 눈물을 흘리지만 슬픔에 북받치면 왜 눈물이 쏟아지는가는 밝혀내지 못했다.여자가 남자보다 눈물이 많은 이유도 아직은 모른다.사람이 태어나 3개월이 지나서야 눈물이 나는 이유도 연구 대상이다. 눈물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녹아 들며 나타나는 짙고 옅은 속내를 잘 표현해 준다.눈물은 기쁨과 슬픔,아쉬움과 반가움의 자기 표출이다.때로는 간난이나 절망을 극복하겠다는 자기 다짐이기도 하다.어느 때나 남몰래 흘리는 것이 눈물의 미학으로 되어 있다.그래서 옷고름으로 남몰래 찍어내는 여인네의 눈물은 콧등을 시큰하게 한다.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소리 내며 눈물을 흘렸을 리 없다.오페라에선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 애틋한 연정의 묘약이 되지 않던가. 눈물은 드러내 놓고 흘리기로는 흔히 악어를 든다.이집트 나일강의 악어들은 사람을 잡아 먹고 희생된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가증스러운 거짓의 눈물이요,얼토당토않은 동정을 끌어 내려는 위선의 눈물일 것이라고 한다.실제 악어는 먹이를 삼키며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침샘과 눈물샘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다 보니 침을 흘리면 저절로 눈물도 흘러 내린다는 것이다.만물의 영장도 해치는 악어의 포악성이 가증스러운 터에 겉으로 드러내놓고 눈물까지 흘리니 무슨 억지소리인들 못하겠는가. 눈물은 대성 통곡이 아닌 바에야 드러내놓을 것은 아닌 성싶다.남들에게 뭐 보일 게 있다고 공공연히 지켜보는 데서 눈물을 흘린단 말인가.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더더욱 눈물을 관리해야 할 것 같다.평소 위풍당당하던 정치인이고 보면 눈물 찔끔거리는 모습은 참으로 볼썽사납다.값싼 동정을 유발해 곤경을 모면해 보려는 것 같아 보인다.정치인들은 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하면 본능적으로 눈물이 헤퍼지는 걸까.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이인 눈물을 탐구하면서 정치인의 눈물을 따로 연구해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8일 개봉 ‘나쁜 녀석들 2’/ 더 빨리 더 가볍게 통쾌한 액션코미디

    ‘1편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8일 개봉하는 ‘나쁜 녀석들 2’(Bad Boys II)가 전편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물론 기준은 1편.같은 감독과 주인공이지만,스케일이나 재미 등 모든 면에서 1편을 압도한다.두 배우의 포복절도할 대사도 더 배꼽을 잡게 하고,액션의 질과 양 모두 향상돼 요즘 젊은 층의 말대로 ‘쿨’한 영화다. 지난 95년 2300만달러를 투자해 그 7배의 수입을 올린 1편도 꽤 잘 만든 영화였다.재능있는 신인급 감독에 불과하던 마이클 베이는 이 1편을 발판삼아 ‘더 록’ ‘진주만’ 등을 만들면서 할리우드의 대표적 흥행 감독으로 떠올랐다.또 주인공 윌 스미스에게도 ‘맨 인 블랙’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등 잇단 흥행작의 주연으로 출연하게 만든 ‘소중한 작품’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1편 이후의 자신감에 힘입어 더 빨리,더 가볍게 날아간다.통쾌한 액션과 재기발랄한 대사는 연신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에도 두 ‘나쁜 녀석들’은 마이애미경찰 마약수사대의 형사 콤비인 마이크(윌 스미스)와 마커스(마틴 로렌스).두 버디는마이애미로 들어오는 엑스터시의 흐름을 조사하는 특수부대를 지휘하던 중 마약조직의 보스 자니(조르디 몰라)의 존재를 알게 된다.그는 도시의 마약망을 장악하려고 지하조직 간의 전쟁을 일으키고 있었다. 쫓고 쫓기는 과정을 반복하던 두 버디는 마약조직의 소굴인 영안실로 잠입,시신 속에 숨겨 쿠바로 보내려는 돈과 마약을 증거물로 찾는다.그런 와중에 마커스의 여동생이자 연방 마약감시국 요원인 시드(가브리엘 유니언)가 사건을 추적하다가 자니에게 납치돼 쿠바로 잡혀간다. 영화는 전형적 버디형사물에 액션,코미디를 잘 버무렸다.자유분방한 독신남과 소심한 유부남이라는 대조적 만남에다,각기 다른 개성이 부딪치면서 빚는 충돌은 영화를 흥미롭게 이끌고 간다.극단적인 위기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여유와 함께,랩을 연상케 하는 빠른 말투로 두 버디가 끊임없이 뱉어내는 대사가 폭소를 자아낸다.여기에 이어지는 차량 추격 신이나 총격전 등의 경쾌한 액션과 풍부한 에피소드들이 가세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치명적 약점도 있다.단순함에 그쳤으면 좋았을 영화에 불순물이 덧씌워졌다.“자니가 카스트로 돈 줄이야.”라는 대사로 도입되는 ‘친미,반쿠바’의 이분법적 메시지는 영화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한다.그저 시원하게 청량제처럼 마시면 될 음료수에 정치적 향료를 섞어 목에 걸린다.당연히 쿠바를 배경으로 한 영화 후반부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두 버디와 마이애미경찰 마약수사대,연방마약수사국 요원들로 급조한 특공대가 쿠바에 침투해 시드를 구하는 과정은 과장이 심해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점이 ‘나쁜 녀석들’의 미덕을 해치지는 않는다.골치 아픈 일의 연속인 일상에서 그저 웃다 즐길 만한 영화 한편을 만난 기쁨은 그대로 의미가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기고 / 성장과 분배정책 ‘엇박자’

    박자가 맞으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되나 그렇지 못하면 시끄러운 소음이 된다.세상사 모든 일이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란 서로의 생각이나 이해관계를 맞추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제도다.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무시,각자의 주장과 이익만을 내세우는 혼란상태를 경험하고 있다.서로를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만 주장하는 독선적인 ‘엇박자’만을 양산하고 있다. 성장이 제대로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사관계에 이상적인 권리만을 주장하거나,인간의 본질적인 지혜와 능력,인품을 억지로 짜맞추려는 인권론,공산국가의 몰락을 가져온 분배이론 등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를 혼란상태로 빠져들게 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나라마다 경제성장에 있어 선진국으로 뛰어넘기 직전 ‘깔딱고개’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느냐,왜곡되거나 편향된 분배정책,자만과 사치 등 다른 요소 등에 의해 후진국 수준으로 전락하느냐 하는 시점을 말한다.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깔딱고개를 제대로 넘지 못하고 후발국가로 남아 있다.지금 우리 나라도 바로 이런 깔딱고개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보여진다. 인간의 궁극적 삶의 목적은 자유로운 의사와 개인 욕구의 실현,더불어 살아가는 분배적 사회공동체 구성,문화와 복지의 보장 등에 있을 것이다.이러한 가치가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국가의 경제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또 국민의 근면과 양보,이해가 포함되어야 가능하다. 분배나 노사관계,인권과 같은 이상론적 입장만 강조하는 것은 선진국가로의 관문통과를 저지하는 장애요소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성급하게 정책을 이끌어 가다보면 그 동안의 경제성장 노력이 허사가 될 수도 있다.바로 이 점이 국민 모두가 걱정하는 부분이다. 세계 각 국이 살길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얼마 전 각 나라의 이런 모습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호주는 국익이라는 측면에서 국가지도자의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국민의 80%가 이라크 참전을 반대했으나 지도자의 결단으로 참전을 결정하게 되었고,종전 후 국익을 위한 지도자에 대해 80% 이상의 국민이 다시 애국적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몽골의 새로운 도약도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2년 전 처음 찾았던 몽골과 최근의 몽골은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몽골의 상수도와 환경,전기 등 국가기반산업 개발유치를 위한 국제회의장에서,사회주의로 인해 폐허가 된 국가를 자본주의로 바꿔 국가경제를 회생시키고자 하는 몽골 국민들의 생동감과 확고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 지역의 한 기업체가 중국 청도(靑島)에 생산공장을 준공했을 때도 나는 그 곳에서 중국인들의 개발욕구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청도에만 우리 나라 공장이 4000개,인근지역까지 포함하면 6000개의 공장이 있고,7000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었다. 이러한 기업들의 해외이전 이유가 우리보다 10분의1에 불과한 저렴한 임금,노사관계 등에 부담이 작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면 국내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이제 이러한 기업의 도피성 해외 이전은 방관할 수만 없다.경제로 표현되는 ‘돈’은 지나칠 만큼 영리한 생명체라 이익이되는 곳을 스스로 찾아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평등하게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한 인권이나 노사관계,분배 등과 같은 이상실현도 필요하다.하지만 이러한 과정에는 먼저 경제성장의 이념이 강조되어야 한다.풍요로움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망한 남가일몽(南柯一夢)에 불과하다.하느님이 준 인간의 지혜로움으로 서로 박자를 맞추는 성숙한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성장과 엇박자 난 분배정책은 후진국으로의 퇴보를 가져오게 할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영섭 서울 광진구청장
  • [열린세상] 죽음 권하는 사회

    하나의 큰 충격이었다.충격을 넘어 우리의 냉가슴을 후벼내는 아픔이자 슬픔이었다.개인의 아픔과 슬픔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비참한 장면이었다.꽃잎처럼 떨어져 나가 돌 같이 단단한 시멘트 바닥 위에 납작하게 추락하는 생명체들을 상상해 보았는가.금쪽 같이 아끼며 사랑하는 어린 아들 딸들을 높은 고층 아파트에서 손수 집어 던지는 엄마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그것도 죽기 싫다면서 목메어 애걸하는 고사리 같은 손을 억지로 떼어내고 뿌리치면서 말이다. 지난 17일 인천에서 30대 주부가 극심한 생활고를 비관해 14층 아파트에서 어린 딸 두명을 차례로 창문 밖으로 던진 뒤 자신도 다섯살 된 아들을 품에 안고 투신해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다고 한다.그 주부는 가출한 남편 대신 애들 3명을 키우면서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결국 가난에 찌든 고통이 한 가정을 비극의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다. 며칠 전에도 광주에서 11살짜리 5학년 초등학생이 아버지의 폭력이 무섭고 두려워서 10층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하였다.그 초등학생은 아버지의 무자비한 학대로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던 중 자신의 잘못으로 아버지에게 다시 돌려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몸을 던져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특별한 복지시설이나 사회안전대책 없는 극단의 처지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가난과 폭력,공포,죽음의 위기 앞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비정한 원시적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죄 없는 무고한 시민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회는 그 자체만으로도 부도덕하다고 한다.거창하게 눈길을 끄는 정치적인 구호나 사건보다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하찮은 일상에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30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 사회,부당한 부자의 대물림과 억울한 빈곤의 악순환이 묵인되는 사회,상위계층 1.6%의 소비가 국내 소비 전체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기초생활보장 대상자의 비율이 선진국의 5분의1도 안 되는 3% 수준인 우리의 현실. 외환위기 이후 최근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개인 파산자도 작년에 비해 4.4배 증가했다고 한다.경계를 뛰어넘는 약육강식의 신자유주의적 경제논리와 구조조정의 그늘이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근래 우리 나라에서 하루 평균 36명의 자살자가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생활고 등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다고 한다.소위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그늘진 계층은 계속 죽음의 행렬로 내몰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제 치하 어두웠던 시대 ‘술 권하는 사회’를 썼던 현진건은 그의 소설 ‘빈처’에서 가난하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부부를 해피 엔딩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주인공 ‘나(K)’의 아내는 친정 아버지 생일 날 막상 입고 갈 마땅한 옷이 없었다.쓸 만한 세간과 비단 옷 등은 모두 전당포에 잡혀 있었고 허름하게 걸치는 무명 옷만 남아 있었다.세속적 가치를 외면했던 남편의 무능함 때문에 가난의 질곡을 벗어날 수 없었다. 장인 집에서 보았던 은행원 남편을 둔 부유한 처형의 모습과 한없이 초라한 행색의 아내.그러나 처형은 겉모습만 화려하게 보일 뿐 안으로는 주색잡기에 빠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가진 것 없더라도 의좋게 지내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고마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아내의 눈과 주인공 ‘나’의 눈에 눈물이 넘쳐 흐르면서 끝맺는다.가난과 그것을 이기지 못한 죽음까지도 개인의 무능으로만 돌리는 우리 사회에서 소설 ‘빈처’는 행복을 찾는 지혜를 암시하고 있다.죽음 권하는 사회에서 그 행렬을 벗어나는 지혜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신 일 섭 호남대 교수 역사문화학
  • 공정위 과징금제 헌재, 합헌 결정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金京一 재판관)는 24일 SK건설 등 SK그룹 12개 계열사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과 관련,서울고법이 “부당내부거래행위 등에 대해 행정청인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처벌금지,무죄추정,권력분립 원칙 등에 위배된다.”며 위헌제청한 사건에 대해 5(합헌)대 4(위헌)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는 점과 과징금 관련 조항의 취지와 기능,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해볼 때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함께 부과하는 것이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또 “행정소송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 행정청 처분의 집행력을 인정하는 것은 우리나라 행정법체계의 일반적인 것으로 무죄추정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정위가 벌금과 비슷한 성격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나는 사법권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표적 독립규제위원회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와 비교해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으나 행정목적 실현을 위해 취해지는 규제수단의 선택 문제 등은 입법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기각했다. 반대의견을 낸 한대현 재판관 등 4명의 재판관은 “부당지원행위로 손해를 본 측에서 부당이득액과는 무관한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자기책임원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공정위의 활동은 준사법적 절차임에도 조사기관과 심판기관의 분리나 심판관의 전문성과 독립성 등에 대한 보장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고법은 2001년 9월 부당내부거래 때문에 SK그룹 계열사들이 공정위로부터 190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건을 심리하던 중 과징금 부과에 대한 옛독점규제법 24조의 2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직권으로 위헌제청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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