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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인수의 ‘서귀포 칠십리’

    서귀포를 노래한 대중가요는 많다.‘서귀포 사랑’,‘서귀포를 아시나요’‘안개낀 서귀포’‘서귀포 나그네’‘서귀포 달밤’‘서귀포 칠십리’등.그러나 많은 서귀포 관련 가요중에서 서귀포라는 이름을 전국에 알린 노래라면 단연 ‘서귀포 칠십리’다. 바닷물이 철썩철썩 파도치는 서귀포/진주캐던 아가씨는 어디로 갔나/휘파람도 그리워라 뱃노래도 그리워/서귀포 칠십리에 별도 외롭네. 노래를 부른 요절가수 남인수의 미성과 가창력은 서귀포 해안 절경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 이 노래는 격동기인 40년대를 풍미하고 금지→개사→해금 등의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아직까지 계속 애창되고 있다. 월북 작곡가인 조명암(趙鳴岩·본명 趙靈出·1913∼1993)이 가사를 만들고 박시춘이 곡을 붙인 이 노래는 그저 나온 게 아니다.충남 아산출신으로 일본 와세다(早稻田)대학 불문과를 졸업한 시인이자 연극인인 명암이 193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동방의 태양’이 당선되자 OK레코드사 이철(李哲)사장이 그의 등단을 축하하면서 이해 6월 함께 제주에 여행왔다.서귀포 해안절경에 매료된 명암이 이틀 밤 내내 고심한 끝에 탄생하게 됐다. 당시 명암이 본 서귀포구는 천혜의 자연 포구였다.동으로 정방폭포·소남머리 단애에서 서쪽으로는 남성동 절벽과 외돌개 기암에 이르기까지 절경 아닌 곳이 없고,그 앞에 범섬·새섬·문섬·섭섬이 미려하게 자리잡은 사이로 통통배와 고깃배가 오가고,여기에 해녀들의 물질하는 모습까지 가미된 해안 풍광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었을 것이다.그래서 천재화가 이중섭도 한국전쟁 중 서귀포에 피란와 바다그림을 그리며 6개월 동안 머물렀는지도 모를 일이다. 조명암은 광복 이후 미 군정이 진보적 작가들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본명인 조영출,이가실,금운탄,이부풍이라는 다양한 필명을 사용하다 1948년 자진 월북했으며,‘서귀포 칠십리’도 그의 월북과 함께 ‘구금’에 들어간다. 박시춘은 이 노래가 없어질 것을 걱정한 나머지 작사가인 반야월에게 개작을 의뢰했고 억지 개사된 ‘서귀포 칠십리’는 남인수가 지병중임에도 다시 불러 두번째 탄생했으나 2절 가사 중의 ‘미역따던 아가씨’가 ‘머리빨던 아가씨’로 바뀌는 바람에 “바닷물에 머리를 빠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놀림 아닌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귀포 칠십리’도 93년 ‘금지가요 해금’조치로 원래의 모습을 찾게 됐으며 급기야 일본에서 활동중인 이성애가 일본어로 취입,오사카(大阪)등지의 나이 많은 제주출신 재일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는 최고의 노래로 자리잡았다. 서귀포시는 서귀포의 대표적 가요인 ‘서귀포 칠십리’와 작사자인 조명암을 기리기 위해 지난 97년 외돌개 해안 동쪽 구릉에 조각가 이영학이 제작한 무쇠 노래비를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불어닥친 태풍 ‘매미’로 부서지고 말아 시는 다시 5000만원을 들여 이달 말 천지연폭포 북쪽 절벽위에 김혜숙씨의 작품인 가로 3m,세로 2m 크기의 화강암 노래비를 세울 계획이다.버튼식 음향장치까지 설치해 버튼만 누르면 누구나 ‘서귀포 칠십리’등 서귀포 노래를 들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지방 사람들에게 서귀포는 ‘서귀포 칠십리’로 더 낯이 익다.그래서 “서귀포 해안 길이가 칠십리(七十里)나 되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많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는 1653년 발간된 ‘탐라지’내용을 근거로 과거 정의현청(旌義縣廳)이 자리했던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리에서 서귀포항까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칠십리는 제주 사람들에게 단순한 수치나 거리개념이 아니다.면면히 이어져온 향토성과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서귀포의 이상향이고 피안이다. 서귀포시가 최근 각종 축제나 스포츠대회 명칭에 ‘서귀포 칠십리’를 붙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서귀포 칠십리 축제’‘서귀포 칠십리 전국 남녀궁도대회’‘서귀포 칠십리 건강달리기대회’‘서귀포 칠십리 70경’등이 그것이다.심지어 ‘서귀포 칠십리 건축대상’‘서귀포 칠십리 감귤’이라는 브랜드도 나왔다. 조명암이 다녀간 지 어언 70년.그가 거닐었던 서귀포구는 이제 형형색색의 유람선과 관광잠수함이 드나드는 관광항구로 변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의 하나로 ‘서귀포 관광미항 개발계획’까지 마련돼 호주 시드니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같은 국제적인 관광 미항으로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길섶에서] 웃음/손성진 논설위원

    웃음에 얽힌 이야기 두가지.링컨은 유머를 즐기는 재담꾼이었다.대통령이 되기전 변호사로 일할 때 법정에만 가면 서기에게 우스운 얘기를 들려줬다.서기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번번이 폭소를 터뜨리자 판사가 법정모욕죄로 서기에게 벌금 5달러를 선고했다.그래 놓고는 서기를 불러 링컨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물어 듣고 판사 자신도 웃음보를 터뜨렸다고 한다. ‘톰 소여의 모험’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양복을 입기 싫어했다.어느 날 셔츠 바람으로 30분간 이웃집에 갔다 와 부인에게 야단을 맞자 트웨인은 타이와 메모를 보내 이웃을 웃겼다.“조금 전에 타이를 매지 않고 갔다고 호된 꾸지람을 들었기에 보내오니 한 30분 보시고 돌려주십시오.” 웃음은 병도 고친다.희귀병에 걸린 미국의 한 작가는 TV 코미디 프로를 보며 큰 소리로 웃는 치료법을 써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화요일은 화사하게 웃고,수요일은 수수하게 웃고 목요일은 목청껏 웃고…”출근길 지하철역에서 행인들에게 ‘1인 웃기기 캠페인’을 하는 한 아주머니를 보았다.하루에 한번쯤 억지로라도 소리 내 웃어보자.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사채업자가 패스트푸드점에 간 까닭은…

    ‘사채업자와 브로커는 출입을 금지합니다.’ 서울 종로 1·2가에 위치한 유명 패스트푸드점들이 몰려드는 사채업자와 브로커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10∼20대의 전용 공간으로 인식됐던 패스트푸드점을 40∼60대 사채업자와 브로커들이 점령한 것.불황으로 이들의 주무대였던 낙원동 일대 다방들이 사라지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사채업자와 브로커들이 저렴하고 쾌적한 패스트푸드점으로 대이동을 하고 있다. 참다 못한 롯데리아,맥도널드,버거킹 등 업체들은 아예 ‘사채업자 및 브로커 출입금지’라고 적힌 이색 팻말까지 입구에 내걸고 관할 경찰 지구대에 하소연까지 했지만 이들을 몰아낼 방법을 찾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16일 오전 10시30분쯤 종로 2가 롯데리아 종각역점.이른 시간이지만 말쑥한 양복 차림에 서류가방과 각종 서류뭉치를 든 10여명이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40대 남성부터 지적도를 펼쳐놓고 부동산 매매를 상의하는 60대까지 외형만 보면 영락없는 일반 사무실의 모습이었다.한 남성은 큰 목소리로 “이거 참.박 사장이 해줄 돈이 1억원이야.빨리 해결해야지.말로만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이야.”라며 휴대전화에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옆자리의 60대 남성은 마주 앉은 여성에게 부동산 매매를 끈질기게 권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십중팔구 채권 매매와 돈거래에 관한 것이었다.액수는 억대를 넘어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정체는 사채업자와 브로커.이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이곳으로 출근한다고 가게 종업원들이 귀띔했다.지난 2월 출입금지 팻말을 내건 가게측은 “평일 오전에는 사채업자가 평균 수십명씩 몰려 일반 손님보다 더 많다.”고 밝혔다. 3층 건물에 250석 규모인 맥도널드 종로2가점은 지난 3월 고육지책으로 출구 3곳 모두에 ‘사채업자 출입금지’ 팻말을 내걸었다.하지만 2,3명씩 짝지은 업자들이 요즘도 평일에만 10개팀 정도 몰려 2∼3층을 차지하기 일쑤다.롯데리아 종각역점 매니저 송모씨는 “여러 차례 나가달라고 설득하지만,‘아들뻘인 젊은 사람이 위아래가 없다.’는 호통만 듣는다.”면서 “일반 커피숍이 비싸고 오래 앉아 있기 힘든 데다 날씨가 무더워지자 에어컨과 화장실을 갖춘 쾌적한 패스트푸드점에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300원짜리 아이스크림콘이나 1200원짜리 아이스커피를 시켜놓고 최소한 2시간 이상 앉아 있는 게 기본이다.그렇게 일반 손님이 붐비는 오후 7∼8시까지 자리를 차지한다.맥도널드 종로2가점의 매니저 이혜언(28·여)씨는 “40∼60대 아저씨들이 종일 죽치다 보니 정작 10∼20대 손님은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버린다.”면서 “전화 목소리도 큰 데다 구두를 벗고 양말만 신은 발을 의자에 올리는 일도 많아 일반 손님의 항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씨는 “본사에서도 이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가게측의 신고로 경찰이 지난달 초 한 패스트푸드점에 출동한 사례도 있었다.종업원과 사채업자간의 말싸움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당시 현장에 갔던 종로지구대 임두천 경사는 “최근 들어 사채업자나 브로커로 인한 영업방해 신고가 종종 들어온다.”면서 “검문검색을 위해 신분증을 요구해도 거부하거나 ‘손님을 차별하냐.’고 억지를 쓰면 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관할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낙원동 일대의 다방들이 불황으로 문을 닫자 사채업자들이 속속 종로 일대 패스트푸드점으로 몰리면서 갖가지 진풍경을 빚고 있다.”면서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경찰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사채업자가 패스트푸드점에 간 까닭은…

    사채업자가 패스트푸드점에 간 까닭은…

    ‘사채업자와 브로커는 출입을 금지합니다.’ 서울 종로 1·2가에 위치한 유명 패스트푸드점들이 몰려드는 사채업자와 브로커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10∼20대의 전용 공간으로 인식됐던 패스트푸드점을 40∼60대 사채업자와 브로커들이 점령한 것.불황으로 이들의 주무대였던 낙원동 일대 다방들이 사라지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사채업자와 브로커들이 저렴하고 쾌적한 패스트푸드점으로 대이동을 하고 있다. 참다 못한 롯데리아,맥도널드,버거킹 등 업체들은 아예 ‘사채업자 및 브로커 출입금지’라고 적힌 이색 팻말까지 입구에 내걸고 관할 경찰 지구대에 하소연까지 했지만 이들을 몰아낼 방법을 찾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16일 오전 10시30분쯤 종로 2가 롯데리아 종각역점.이른 시간이지만 말쑥한 양복 차림에 서류가방과 각종 서류뭉치를 든 10여명이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40대 남성부터 지적도를 펼쳐놓고 부동산 매매를 상의하는 60대까지 외형만 보면 영락없는 일반 사무실의 모습이었다.한 남성은 큰 목소리로 “이거 참.박 사장이 해줄 돈이 1억원이야.빨리 해결해야지.말로만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이야.”라며 휴대전화에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옆자리의 60대 남성은 마주 앉은 여성에게 부동산 매매를 끈질기게 권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십중팔구 채권 매매와 돈거래에 관한 것이었다.액수는 억대를 넘어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정체는 사채업자와 브로커.이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이곳으로 출근한다고 가게 종업원들이 귀띔했다.지난 2월 출입금지 팻말을 내건 가게측은 “평일 오전에는 사채업자가 평균 수십명씩 몰려 일반 손님보다 더 많다.”고 밝혔다. 3층 건물에 250석 규모인 맥도널드 종로2가점은 지난 3월 고육지책으로 출구 3곳 모두에 ‘사채업자 출입금지’ 팻말을 내걸었다.하지만 2,3명씩 짝지은 업자들이 요즘도 평일에만 10개팀 정도 몰려 2∼3층을 차지하기 일쑤다.롯데리아 종각역점 매니저 송모씨는 “여러 차례 나가달라고 설득하지만,‘아들뻘인 젊은 사람이 위아래가 없다.’는 호통만 듣는다.”면서 “일반 커피숍이 비싸고 오래 앉아 있기 힘든 데다 날씨가 무더워지자 에어컨과 화장실을 갖춘 쾌적한 패스트푸드점에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300원짜리 아이스크림콘이나 1200원짜리 아이스커피를 시켜놓고 최소한 2시간 이상 앉아 있는 게 기본이다.그렇게 일반 손님이 붐비는 오후 7∼8시까지 자리를 차지한다.맥도널드 종로2가점의 매니저 이혜언(28·여)씨는 “40∼60대 아저씨들이 종일 죽치다 보니 정작 10∼20대 손님은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버린다.”면서 “전화 목소리도 큰 데다 구두를 벗고 양말만 신은 발을 의자에 올리는 일도 많아 일반 손님의 항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씨는 “본사에서도 이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가게측의 신고로 경찰이 지난달 초 한 패스트푸드점에 출동한 사례도 있었다.종업원과 사채업자간의 말싸움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당시 현장에 갔던 종로지구대 임두천 경사는 “최근 들어 사채업자나 브로커로 인한 영업방해 신고가 종종 들어온다.”면서 “검문검색을 위해 신분증을 요구해도 거부하거나 ‘손님을 차별하냐.’고 억지를 쓰면 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관할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낙원동 일대의 다방들이 불황으로 문을 닫자 사채업자들이 속속 종로 일대 패스트푸드점으로 몰리면서 갖가지 진풍경을 빚고 있다.”면서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경찰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CEO 칼럼] 경찰의 법 집행 존중해야/오상현 대한손해보험협회 회장

    몇가지 점만 제외하고 나면 2004년의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라는 형식적 외연에 상당히 근접한 듯하다.불과 십몇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의 의견개진이 사회 곳곳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때로는 크고 작은 사회적 사안별로 서로 다른 의견들이 충돌을 빚더라도 최적의 결론 도출을 위한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우리 국민의 민주의식이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민주주의를 경험한 기간이 짧다 보니 여전히 일부의 민주주의 의식이 민주주의 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신중하면서도 개방적인 방식으로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도출된 최종 결론에는 설혹 반대의사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대승적 견지에서 흔쾌히 승복하는 자세 등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기초질서 단속 등 국민 일상과 가장 밀접한 거리에서 집행되는 경찰 공권력이 과거와는 반대로 수난을 받고 있는 것도 여전히 혼란스러운 시대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안겨주고 있다. 술을 마시고 파출소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모습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근래에는 불만을 품고 차를 몰고 파출소에 돌진하거나 방화를 하는 일도 몇차례 있었다.정당하게 교통단속을 하는 경찰에게 몇 시간씩 억지를 부리며 지나칠 정도의 항의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공권력이 과거 독재 정권기에 인권탄압의 수단으로 쓰인데 따른 반발의 성격이 짙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국민을 보호할 공권력이 거꾸로 권력의 시녀로 전락해 민주인사를 탄압하고 권력 횡포의 수단으로 남용되었으니 공권력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감정이 여전히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때가 아니라고 본다.우리나라는 현재 민주주의가 착실하게 진행되어 가는 자율적 과도기를 맞고 있다.민주주의의 정착기인 지금은 경찰의 공권력이 존중받기 시작할 때이어야 하는 것이다.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서구에서는 경찰의 법 집행을 방해하는 경우 수갑을 채우고,때로는 곤봉세례를 받기도 하며 엄중한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경찰이 없다면 우리는 단 한시간도 안전한 사회를 꿈꿀 수 없다.단란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수많은 경찰들을 기억해 보자.한국은 실제 세계적으로도 밤거리가 가장 안전한 몇몇 나라로 꼽히지 않는가.따라서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자신의 입장만 생각한 나머지 수많은 민주시민의 인권을 무시하는 일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데에서 자라난다.불법적 공권력이 인권을 탄압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억압하였듯,거꾸로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정당하게 집행되는 경찰력에 대해 법을 무시하고 대항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의 참 모습이 아니라는 점을 깊게 인식해야 한다. 이제 교통법규위반 단속 같은 기초질서 확립 등을 위해 집행되는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은 존중돼야 한다.민주주의의 정착기인 현재는 공정성과 정당성으로 스스로의 권위를 세우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민주시민으로서 경찰의 법 집행에 대한 자발적인 협조가 요청되는 시대인 것이다.물론 여기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경찰의 헌신적인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결국 이것은 세계 속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작지만 반드시 실천돼야 하는 우리 모든 국민의 과제인 것이다. 오상현 대한손해보험협회 회장 ˝
  • [이사람] 최초 파월 한국군 사령관 채명신 예비역 중장

    “한국정부는 월남정부의 요청에 의해서 전투부대를 파병하게 됐고,본관이 주월한국군 부대를 지휘하게 되었음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앞으로 우리는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훌륭한 자유 월남국민과 군인들에게 최상의 경의를 표하면서 상호의 이해와 유대친선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여하한 희생이라도 무릅쓰고 끝까지 싸울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1965년 8월21일.건군이후 최초의 파월 한국군 사령관인 채명신 소장은 베트남 사이공의 탄손누트공항에 첫발을 내디뎠다.40살의 채 사령관은 떨리는 목소리로 도착성명을 낭독했다.동시에 영어로 번역돼 세계 각국에 타전됐다.우리나라에도 시골 구석구석까지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 역사적인 도착성명으로 파병논란은 가라앉는 분위기였다.전장으로 나간 ‘한국의 아들들’의 안전이 최우선 관심사였다.대부분 농촌의 아들이었기에 부모들은 논밭에 나갈 때마다 고물 라디오라도 꼭 챙겼다.땡볕에서 김을 매다가도 뉴스시간만 되면 나무 그늘로 잠시 옮겨 행여나 정글의 소식이 나올까봐 귀를 기울였다.그뿐이랴.밤마다 그 어머니들은 정한수를 떠놓고 아들의 안전과 무사귀국을 빌었다. 이후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오는 8월 초 자이툰부대장인 황의돈 소장이 이라크의 북부 아르빌 현지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도착성명서를 낭독할 것이다.채 전 사령관이 그랬던 것처럼…. 백전노장 채 전 사령관은 최근 자이툰부대를 몇차례 방문,아들 손자뻘의 파병 장병들에게 애정어린 주문을 했다.그는 베트남과 동티모르 등에 파견됐던 여러 선배들을 예로 들면서 자긍심을 갖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라크에 가면 현지 어린이들을 친절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충고까지 했다.축구공과 캔디 등의 과자,노트와 볼펜 등을 선물하면서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라고 했다.또 시간이 날 때마다 축구경기도 함께 하고 태권도를 가르켜주면 자연스럽게 어른들과도 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파병은 한·미동맹의 약속” 지난 17일 비가 오는 날이었다.채 전 사령관이 살고 있는 서울 동부이촌동의 자택을 찾았다.작년 여름 40년 동안 정들었던 후암동 자택을 처분하고 이곳으로 이사왔단다. 그의 나이가 팔순에 가까웠지만 우리나라의 군사(軍史)를 훤히 꿸 정도로 기억력이 넘쳐났다.요즘에는 스스로가 젊어지려고 가끔씩 면바지와 남방 등 캐주얼차림으로 외출한다.그는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과 ‘베트남참전전우회 회장’을 맡아 일주일에 3,4일은 재향군인회관으로 출근한다. 그는 ‘이라크파병’과 ‘주한미군철수’ 등 최근 안보상황의 변화와 관련,“모든 것을 ‘전쟁억지’라는 대전제를 밑바탕에 깔고 나머지 일들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이 깨져서는 결코 안 됩니다.전현직 미군 장성들을 만날 때마다 신뢰성이 그전보다 떨어진다는 느낌을 자주 접합니다.동맹을 지키는 약속 때문에 이라크에 파병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신의에 금이 가지 시작하면 동맹관계도 소원해집니다.” ●“6·25 전야 군 지휘부의 댄스파티” 채 전 사령관은 “최근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 6·25는 미군의 북침으로 시작됐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참으로 한심하다.미군은 이미 1년전에 장비 하나 남기지 않고 다들 철수해버린 상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6.25전야에 있었던 우리 군 지휘부의 댄스파티 상황을 잠시 전했다. (…서울 용산의 육본 장교클럽.토요일 저녁을 맞아 서울 지역 각군 사령부의 고급장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전방의 연대장과 사단장도 초청됐다.댄스파티가 시작되고 다들 거나하게 술을 마셨다.파티는 25일 새벽 2시까지 계속됐다.다들 곯아 떨어졌다.전선은 추풍낙엽으로 계속 무너졌으나 명령을 받고 내릴 지휘관이 없었다.채병덕 육군총장의 공관에도 북한의 남침을 보고하려는 벨이 울렸지만 부관은 ‘총장 각하가 술에 많이 취해 깨울 수가 없다.’는 대답만 반복했다.신성모 국방장관 공관도 마찬가지였다.보좌관은 ‘일요일에는 어떤 전화도 받지 못한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적 탱크가 25일 아침 11시 포천까지 들어와서야 다들 실감했을 정도였다.) 6.25때 그는 한국군 최초의 유격대 대장을 맡았다.인민군복을 입고 적 후방에 투입,고급 정보를 캐는 일이었다.그가 이끈 요원은 363명으로 80년대 후반 공개된 이른바 ‘백골병단’을 말한다.그는 이때 빨치산의 거물 길원팔 중장과 육박전 끝에 생포하기도 했다.길원팔은 김일성이 허리춤에 찼던 ‘떼떼권총’까지 직접 선물을 줄 정도의 인물이었다.길원팔은 채 전 사령관이 건네준 권총으로 자결했다. ●“박정희이어 박근혜도 정치유혹” ‘채명신 장군’하면 영원한 무인으로 평가받는다.6.25와 월남전에서의 활약상이 우선 그렇다.특히 그는 5·16때 이른바 혁명주체세력으로 급부상했다.5사단장 시절 휘하 병력을 이끌고 동대문 근처까지 진출,박정희 소장을 도왔다. 이때 그는 박정희 소장에게 “개인의 군대가 아니다.국가를 구한다는 일념으로 다들 뭉쳐 이렇게 출동했다.”고 말했다.이후 박정희 대통령은 그에게 3차례에 걸쳐 자신을 도와 정치를 같이 하자고 했지만 군복이 더 좋다면서 과감히 돌아섰다.주월사령관으로 떠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세월이 지난 뒤인 얼마전 박근혜씨가 찾아와 당의 주요 직책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에도 그는 무인으로 남고 싶다며 거절했다. 그는 황해도 곡산에서 태어났다.평양사범을 나와 보통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1947년 월남했다.48년 육사를 졸업한 뒤 5·16때 잠시 외도한 것 외에는 평생 군인의 길을 걸었다.그는 예편과 동시 외교관의 길을 걷다가 미국 하버드대와 버클리대,일본의 게이오대(慶應大) 등에서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6월이면 기억조차 하기 힘든 일들이 무척 많습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행복한 미술관/앤서니 브라운 지음

    ‘미술관에 간 윌리’‘돼지책’등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이다.처음으로 미술관 나들이에 나선 한 가족이 그림을 매개로 일상속의 행복을 되찾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엄마는 자신의 생일날 온가족이 함께 미술관 구경을 가자고 제안한다.아빠와 형은 텔레비전에서 중계하는 축구시합을 못 보게 된 걸 투덜대며 억지로 따라나선다.시큰둥한 표정으로 미술관에 들어선 이들.하지만 곧 그림들 하나하나마다 각자 나름대로 느낌을 말하고,그림에서 연상되는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차츰 그림의 매력에 빠져든다. ‘예술은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부모나 아이 모두 멀리하기 쉬운 그림을 즐겁게 감상하는 법을 일러주는 동시에 가족이란 함께 함으로써 따뜻한 유대감을 느끼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책이다. 영국 출신의 지은이가 런던 테이트 미술관에서 2년간 아이들과 교사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구상했다. 책에 나오는 그림들은 실제 테이트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들이다. 자,이제 아이 손을 잡고 미술관에 한번 가보자.미술관 견학을 계기로 화가의 길을 걷게 된 책 속 주인공 ‘나’는 바로 우리 아이의 미래 모습일 수도 있다.8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인학 칼럼]이해찬 총리 지명자의 굴레

    이해찬 총리 지명자는 요즘 세상 인심이 야속할 것이다.국무총리에 지명되자 백골이 진토되어 넋조차 없어진 줄 알았던 6년전 ‘교육부 악몽’이 되살아 활개치니 말이다.이해찬 장관이 바꿔 놓은 대학입시제가 처음 적용된 이른바 ‘이해찬 세대’부터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고 한다.주먹구구식 교원 정년 단축으로 교단이 붕괴되면서 공교육이 황폐화했다는 것이다.그뿐인가.BK21이며 교원성과금제며 하나같이 문제투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해찬 지명자에 대한 세간의 혹평은 다분히 억지성이다.이해찬 세대의 학력 저하론만 해도 그렇다.발단은 이해찬 입시제인 2002학년도 수능에서 평균이 66.5점이나 폭락하면서 비롯됐다.하지만 이는 학생들의 실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문제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2002학년도 직전의 2001학년도 수능에서 무려 66명이 만점을 받을 만큼 문제가 너무 쉬워 사회적 물의를 빚자 조금 어렵게 낸다는 게 그만 도를 넘어섰던 것이다. 초·중등 교원 정년 단축문제도 그렇다.62세로 정년을 낮추는 과정에서 교원 파동은 사실 정년과는 관련이 없다는 분석이 유력하다.때마침 연금 고갈설과 함께 연금 산정방법이 달라져 수령액이 줄어 들 것이라는 소문이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다만 명퇴를 신청하면서 연금은 제쳐 두고 정년 문제를 앞세우다 보니 잘못 알려졌다는 것이다.또 교원 단체들이야 극력 부인하겠지만 정년 단축은 교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어,교원의 경쟁력을 추스르는 자극제가 되었다는 대목도 결코 간과되어선 안 될 것이다. ‘이해찬 정책’이 싸잡아 매도되는 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다.정책마다 통찰력이 결여되었고 전문성이 뒷받침되지 못했다.시행의 완급도 제대로 조절되지 못했다. 공부 말고도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게 하겠다며 19개의 특별전형 유형을 무려 99개로 늘렸다.순간 전국은 갖가지 경진·경시대회로 넘쳐났다.2002년의 경우 1131개의 갖가지 대회가 열렸다.하루 평균 3.1개꼴이다.교육부는 요즘 경시대회 인증제를 도입하겠다며 법석을 떨고 있다. 대학 진학의 길은 다양해야 한다.고교 졸업생의 79.6%가 대학엘 가는 판에 공부만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난센스다.문제는 특기 진학을 허용하려면 경시대회 남발과 같은 독소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어야 했다.또 당시 교육부는 중·고교의 보충수업을 사실상 폐지시켰다.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은 보충수업을 강권하는 것은 물론 교육방송까지 동원하고 있다.정책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없었고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했다. 이해찬 지명자는 기획력이 뛰어나며 열정이 있고 소신이 강한 인물이라고 한다.대통령을 보좌해 국정을 감당할 국무총리로서의 자질을 두루 갖춘 것 같다.그러나 기획력과 열정,그리고 소신은 극약(劇藥)과 같아서 필요한 증상에 적정량을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목숨도 앗아 갈 수 있다.열정이 있으니 모든 분야에 간여하려 할 것이요,소신이 강하니 다른 의견을 묵살하기 십상이며,기획력이 뛰어나니 통찰력이 간과되기 쉬울 것이다. 국정의 혼선은 부메랑이 되어 고스란히 국민적 피해로 돌아 온다.국민적 설득을 얻지 못한 정책은 분란을 일으켜 국력만 소진시킨다.세상에선 ‘이해찬 총리’를 놓고 극단적인 의견이 맞부딪치고 있다.오는 24일부터 인사청문회가 열린다고 한다.세상에서 쏟아내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무엇을 제시해야 한다.죄송하다는 식의 감성적 접근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로 자초지종을 짚어야 한다.그리고 ‘앞으로’를 말해야 한다. 교육담당 대기자 chung@seoul.co.kr ●정인학 교육담당 대기자의 칼럼을 오늘부터 3주마다 싣습니다.˝
  • [열린세상] 북한 군사력 평가 공론화 하자/임춘웅 언론인

    군인에게 국방에 문제가 없느냐고 묻지 말라는 말이 있다.군인은 언제나 국방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국방에 문제가 많다고 해야 좋은 무기를 사주고 병사수를 늘려 줄 것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군대는 무기가 좋을수록 전쟁하기가 쉬워지고 병력이 늘어야 권력이 커지는 것이다.그렇다고 100으로 하면 되는 국방을 200으로 하게 된다면 그것은 잘된 국방이 아니다.나라의 재정은 한정돼 있고 쓸 곳은 산적해 있는데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국방비를 지출하는 것은 현명한 국가운영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100이면 되는지,200이어야 하는지 그 기준과 평가가 어려워 어떤 합의점을 찾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데 문제가 있다.작년의 우승팀이 금년 들어 죽을 쑤는 야구경기를 우리는 자주 보고 있다.객관적으로 어느 팀의 전력이 분명히 높은데도 지는 경우가 허다한 게 스포츠 경기다.하물며 스포츠보다 기백배는 더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전쟁에 100이 어딘지를 가늠하기란 실로 지난한 일이다. 창과 칼,활이 전부인 단순한 전쟁에서도 로마의 카이사르 군대는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였다.카이사르가 가면 이겼던 것이다.총과 대포가 등장하긴 했지만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도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승리를 거듭한다.지휘관 한 사람의 능력이 전쟁의 승패를 가를 만큼 중요했던 것이다. 근자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문제가 현실화하면서 자주국방 문제가 다시금 주요 이슈가 돼 있다.그런데 어떤 사람은 자주국방은 한·미동맹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도 없으니 미군이 나가지 못하도록 빨리 미국과 협상을 벌이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사람은 한국군은 미군 없이도 대북 억지력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자주국방은 이미 달성돼 있다고 말한다.이 두 사람이 일생동안 논쟁을 벌여도 아마 결론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선명한 결론이야 없겠지만 어차피 논의를 해봐야 할 일이고 그런 문제를 얘기하자면 그에 앞서 필히 해야 할 일이 가상 적의 군사력에 대한 평가 작업이다.적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없는 자주국방 논쟁은 허구인 것이다.그런 작업도 없이 자주국방의 수준을 어디에 맞출 수 있는가.우리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논의 자체를 금기시해 왔다.큰 이유중에는 북한의 군대는 막강하고 언제 재 남침을 해 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사불란한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정치적 논리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황에 대한 문제만 제기되면 우리군대는 69만명인데 북한은 110만명이나 되고 한국군의 전차는 2370대인데 북한은 4000여대이며 우리의 전투기는 470대인데 북한의 전투기는 620여대나 된다는 수치비교가 등장한다. 그런데 북한군의 전차중 과연 몇 대나 전쟁을 할 수 있는 것이며 북한의 전투기 몇 대가 우리의 F-16과 공중전을 할 수 있는 것인지,경제적 형편도 어려운 북한이 왜 그토록 많은 병력수를 유지하고 있는지,북한군의 사기는 어떤지 우리는 따져 보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안보불안증세란 게 있다.그것은 ‘6·25’에 대한 뼈아픈 기억 때문이다.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참혹한 것이었다고 해도 지금 우리가 반세기전의 의식구도에 갇혀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자주국방에 필요하다는 소요자금 문제도 따져 봐야 한다.그 비용 산출도 제각각이어서 10년간 24조원에서 5년간 62조에 이르기까지 종잡을 수가 없다. 공정한 평가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북한군에 대한 평가를 있는 대로 해보는 공론화 작업이 필요한 때가 됐다.안보불안증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남북 함정간에 핫 라인이 설치되고 42년 동안이나 계속돼온 군사분계선의 양측 선무방송도 중단됐다. 이런 때에 일방적 군비증강론은 시의에도 맞지 않다.남북간에 현저한 군비 불균형은 오히려 안정을 해칠 수도 있다.지나친 불균형이 핵보유 유혹을 불러오고 핵이 해결되면 생화학무기에 집착하게 될지도 모른다. 임춘웅 언론인˝
  • [여성 & 남성] ‘음주 6단’의 여성들

    소개팅에서 만난 20대 여성이 “소주나 한잔….”이라는 상대 남자의 제안에 냉큼 따라나서기는 했지만,그야말로 소주 한잔을 앞에 놓고 두시간이 넘도록 ‘경건’한 자세로 ‘제사’를 지내고 있다면?그것은 술을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앞에 앉은 남자가 알딸딸한 기분이 되어 ‘본색’을 드러내기까지 맨정신으로 기다려 보겠다는 ‘깊은 뜻’을 담고 있음이 분명하다.서울신문 여성팀은 지난 11∼12일 자신을 이 시대의 표준형이라 생각하는 20대 여성 15명과 직격 인터뷰를 했다.그 결과 평균 주량이 소주 1병이 넘는 것은 물론 1.5∼2병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고,심지어 “나의 주량에는 한계가 없다.”고 큰소리치는 주당도 있었다. ■ 20대 15명 직격 인터뷰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인 시인 조지훈(1920∼1968)은 ‘술은 인정이라’는 수필에서 “술마시는데도 엄연히 등급이 있다.”며 주도유단론(酒道有段論)을 폈다.술을 마셔보면 그 사람의 인품과 직업은 물론 술을 가까이한 연륜까지 그 자리에서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뷰 결과 우리나라 20대 여성들이 술을 즐기는 품격은 남성들의 그것보다 휠씬 높게 평가해야 마땅한 것으로 나타났다.“좋은 사람들과 즐기기 위해서….”라는 우리 여성들의 음주관은 조지훈 선생에 따르면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낀다는 6단 석주(惜酒)에 해당한다. 물론 술꾼의 마지막 단계로,술 때문에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9단 폐주(廢酒)의 수준에는 당연히 못미친다. 하지만 기껏 취미로 술을 마시는 1단 애주(愛酒)에서 술에 미쳐가는 4단 폭주(暴酒)에 머무르는 남성들보다는 훨씬 단수가 높다. ‘나이가 들어’ 몸이 잘 안따라주어서 그렇지 주량이라는 말을 모를 만큼 한계가 없다는 회사원 배인혜(27)씨는 ‘주로 누구와 술을 마시느냐.’는 질문에 “좋은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했다.소주 한병에 맥주 3000㏄가 주량이라고 밝힌 학원강사 박서연(26)씨는 “좋은 사람과 술자리를 한다면 술값,시간,나아가 내 몸하나 아끼지 않는다.”는 다소 ‘과격한’표현도 서슴지않았다. 20대 여성들은 사회생활 과정에서 수반되는 술자리를 굳이 피하지는 않지만,‘내숭’을 떨지않아도 되는 여자들만의 술자리에서 훨씬 더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회사원 조윤주(26)씨는 여자들끼리 마시는 술자리의 장점은 “무엇보다 예쁜 척 안해도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박미우(25)씨는 “여자들끼리라면 취했을 때도 믿을 수 있고 안심이 된다.”고 했다.역시 대학원생인 이수진(26)씨는 “억지로 마시거나,지나치게 마시지 않아도 된다.”면서 “한마디로 편하다.”고 공감했다. 남자들은 여자를 술집으로 이끌 때 특히 안주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도 이번 인터뷰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여자들은 좋아하는 술로 소주와 요즘 유행을 타는 약주류를 들었다.남성들의 술취향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여자들은 술을 고르기보다는 분위기와 안주를 보고 술집을 선택했다. 사무직 황미란(26)씨는 “여자끼리 술집에 가면 한마디로 먹고 싶은 안주를 많이 시켜서 실컷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남자들과 마시면 술만 많이 마시고 안주에 굶주린다는 것이다.박서연씨는 “장시간 수다를 떨려면 편안한 소파가 있고,안주가 맛깔스러우면서,인테리어가 깔끔해야 한다.”고 술집선택 취향을 설명했다.정부투자기관의 일본주재원인 송은경(29)씨는 “여자들은 삼겹살처럼 옷에 냄새가 배는 안주보다는 깔끔한 음식을 고른다.”면서 “그렇지만 많이 마시고 싶은 날 여자들은 일찍 도망가려고 해 재미없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여자들끼리는 무슨 얘기를 나눌까.대학원생 전지현(23)씨와 회사원 이성희(27)씨 등 많은 이들이 “그저 편하게 수다를 떤다.”고 입을 모았다.대학원생 곽영진(26)씨와 배인혜씨는 “어떤 남자친구를 만나야하고,결혼은 어떻게 하고 등 미래에 관한 얘기가 주요 화제”라면서 “아마 많은 여자들의 공통된 화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그런가하면 회사원 이신혜(29)씨는 “살아가는 소소한 것에 대해 얘기한다.”고 말한 반면 황미란씨는 ‘사회적인 문제에 침 튀기며 토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성들은 ‘음주철학’도 건전했다.황미란씨는 ‘한 말을 마셔도 취한 척 하지 말고 집으로 가 곧바로 쓰러지자.’,회사원 이진선(24)씨와 송은경씨는 “꼭 식사를 한 다음 기분좋게 마신다.’,직장인 한은정(29)씨는 ‘술마시고 깽판쳐서 분위기 깨지 말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었다.특히 ‘술을 즐기되 사람부터 즐긴다.어디서든 분위기 맞출 만큼은 마신다.’는 회사원 오주혜(24)씨의 음주철학은 교과서에 실어도 될 수준이다. 여성들은 술이 훌륭한 ‘중매장이’의 역할을 했음을 숨기지 않았다.박미우씨는 “그리 가깝지 않았던 사람과 소주 2병반을 마시고 집까지 걸어오면서 한 얘기 또하고,한 얘기 또하고 주정부리면서 친해졌다.”고 남자친구를 만든 과정을 공개했다.“사랑과 우정 사이의 애매한 인연은 술의 힘으로 솔직해진다.”는 송은경씨의 ‘격언’은 많은 이들에게 똑같이 적용됐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판국에,아무리 여성이 음주 6단이라도 실수는 피할 수 없는 법.이수진씨는 “친구랑 과실주 10병을 마시고 나오는 길에 미끄러져 대자로 뻗은 적이 있다.”면서 “온 몸에 멍이든 것보다 무지하게 X팔렸다.”고 기억했다.황미란씨는 “귀여운 친구하나가 아이스크림가게가 자기 집인 것처럼 신발까지 벗고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알고보니 신발과 가방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 자고 있었다.”고 어이없어 했다. 한은정씨는 “친구집에서 마신 술이 지나쳐 화장실 문을 잠그고 1시간 넘게 잔 적이 있다.”고 털어놓고는 “볼일이 급했다는 친구의 남편은 지금도 나를 볼 때마다 술 좀 그만마시라고 놀린다.”고 얼굴을 붉혔다. 그런가하면 오주혜씨는 “어느날 술자리에서 ‘야자타임(반말대화)’을 하자고 하길래 그대로 믿고 선배에게 막말을 했다가 석달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이후 어떤 감언이설에도 넘어가지 않고 예의를 지킨다.”고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서울광장] 이젠 軍縮이다/오풍연 논설위원

    최근 들어 한반도 안보 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 안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이 가운데 남북 군사분야 회담이 가장 눈길을 모으고 있다.‘합의’ 단계에서 ‘실천’ 단계로 속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더군다나 속도까지 내고 있어 기대감을 낳고 있다. 14일에는 남북 함정간 무선교신에 성공했다.서해에서의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지난달 26일 첫 남북 장성급 회담을 가진 지 20일 만이다.지난 3일 2차 장성급 회담,10일 실무대표접촉을 통해 합의점을 찾은 뒤 바로 실천했다고 볼 수 있다.지금까지 경협 등을 보더라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1999년 6월 연평해전과 2002년 6월 서해교전 당시를 돌아보면 격세지감이 들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남북정상회담 4돌을 맞는 15일부터는 군사분계선(MDL)상의 선전활동이 중단된다.아울러 상대방을 겨냥한 확성기·전광판 등 모든 선전물도 오는 8월15일까지 철거를 완료한다.앞으로 비무장지대는 자유롭게 왕래하는 그날까지 고요와 정적만 감도는 적막강산으로 변할 것 같다. 정세현 통일부장관도 얼마 전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참여정부 대북정책의 가장 큰 성과는 군사분야”라고 평가했다.실제로 장성급 회담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우선 남북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토대를 마련한 점을 꼽을 수 있다.군사회담의 ‘모멘텀’을 이어 갈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한 것이다.특히 북측의 유화적 태도가 관심을 끌었다.남북 교류협력 관계에 장애를 조성하지 않으려는 북한 군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군사회담의 합의 및 실천은 그야말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이젠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을 근본적이고 실질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단계로 접근해 가야 한다.미국은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라 내년 말까지 주한미군 1만 2500명을 감축키로 했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해 왔다.이같은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북측은 “북한 공격용”이라고 반발했다.미측이 훨씬 가공할 만한 화력으로 병력 감축을 대체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본 듯하다.내년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올해보다 12.9% 늘어난 19조 5157억원에 달한다.이는 용산기지 이전 및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정기국회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117만명에 달하는 북한군은 69만명의 한국군과 3만 7000명의 주한미군으로 억제되고 있다.이른바 대북 억지력(抑止力)이다.그동안 북한의 위협적 장거리포 공격에 대해서는 미군 인공위성·정찰기 활동을 통해 95% 이상 방어능력을 보유해 왔다고 한다.미군이 철수할 경우 우리가 전력을 보강해야 할 처지다.막대한 예산이 소요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주한미군 감축 및 재조정 과정에서 남북간 군축이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군축 얘기는 나라밖에서도 들리고 있다.미국 민주당의 케리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미 양자회담 추진,한반도 군축·통일 문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유력 대선후보가 한반도의 군축 문제를 꺼낸 것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미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한반도 상황이 180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대답은 자명해진다.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위해 우리 스스로 군축(軍縮)에 나서는 것이다.남북간 군사 대화의 기조를 더욱 발전시켜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장성급 회담에서 장관급 회담,정상회담으로 격상시켜 나가면 군축 문제도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6·15’ 4돌…정세현통일 인터뷰

    주한미군 감축 등 한반도 안보상황의 대변혁이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또 23일로 예정된 제3차 6자회담이 북핵 해결의 전기가 될 지 국내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가속화되고 있는 북한의 개방·개혁이 과연 되돌이킬 수 없는 자본주의적 변화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이에 통일정책의 사령탑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을 만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의 전망,북핵문제 해법,4주년을 맞는 6·15공동선언의 의미 등을 짚어봤다. 주한미군 감축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우리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한마디로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남북관계는 이미 일상화,제도화되어 가고 있고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주한미군의 병력이 준다고 곧 대북 억지력이 약화되지 않는다.미국은 인력 감축 대신 향후 3년간 주한미군에 1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이 경우 한·미 연합방위 전력은 오히려 질적으로 개선될 것이다.다른 한편으로 북한 핵 문제도 해결 국면으로 가고 있다.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 가능한가. -오는 23일 제3차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입장이 유연해지고 있다.미국은 최근 한국의 3단계 해법에 찬성하고,‘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CVID) 핵폐기라는 용어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북한도 경제난 때문에 핵문제를 해결해야 할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4월 중국방문 당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도높게 강조했는데,이는 레토릭이 아니다.무모한 선택을 하는 책임자는 없다.현실적인 선택을 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난 해결에 왜 핵문제가 관건인가.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세계은행(IBRD)이나 아시아개발은행(ABD) 등 국제금융기구로부터 장기 저리차관 등을 들여오는 길밖에 없다.우리나라가 1960∼70년대 경제개발 당시 거쳤던 방식이다.해외로부터 대규모로 자본과 기술을 들여와 노후화된 사회간접시설 현대화 등에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외자유치의 첫 걸음이 바로 북·미관계의 개선이다.북한이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해야만 테러국가 명단 제외,경제제재 해제,북·미 수교,국제금융기구의 융자 지원 등의 조치가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북한은 일괄타결을 요구하는데. -북한은 핵카드를 이용해 ‘단번에’ 북·미 수교로까지 나가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순서를 밟아서 꼼꼼하게 따져가며 차분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다.북한이 일괄타결의 환상을 버려야 한다. 남북경협이 북한경제 재건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나. -남북경협으로 북한경제를 살리거나 재건하는 것은 역부족이다.상황이 나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정도이다.다만 남북경협은 불신과 반목을 완화하고 신뢰와 화해를 조성함으로써 한반도의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안정적 관리를 넘어 비약과 발전을 위해선 핵 상황이 풀려야 한다.핵문제가 해소되어야만 대북 전략물자 반출규제도 풀리고,경협의 규모나 차원도 달라질 것이다. 북·일관계 개선 전망은. -북·일관계도 북·미관계가 개선돼야 풀릴 것이다.북·일 수교 과정에서 식민지 지배 배상은 북한경제 재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의 대북 경제지원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물론이다.남북간 상호의존성이 커지기 전에 일본의 자본이 먼저 들어가면 북한 경제가 일본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이 경우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에 장애가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민족의 비극이다. 대북 쌀지원에 대해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데. -북한의 식량 수요량은 연간 600만t인데 자체 생산량은 400만t에 그치고 있다.최근 몇년간 부족분 200만t 가운데 우리가 쌀 옥수수 비료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연간 100만t 안팎을 지원했다.북한 주민들은 남측의 식량지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동포애로 시작된 식량지원이 북한 주민들의 대남인식 변화를 가져오고,이는 남북관계 발전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일부에선 북한이 무너지도록 놔둬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북한이 갑자기 붕괴할 경우 우리에게 감당할 능력이 있나.북한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최소한 남측의 20∼30% 정도까지 보장해 줘야 하는데 그럴 돈이 있나.게다가 경제난 때문에 체제가 붕괴되지는 않는다.어려워질수록 체제를 옹호하는 단결력은 강화된다.전체인구의 10%만 충성하면 체제는 유지된다. 한·미간 북한에 대한 시각차가 있는 건 아닌가. -물론 혈통과 지리적인 입장 등이 다르다.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미국은 북한을 압박해서 굴복을 받아내겠다고 할 수도 있다.인구의 절반가량이 북한의 장사포 사정거리에 살고 있는 우리가 그런 대북 압박정책에 동의한다면 국제적으로도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그간 한·미동맹 관계를 토대로 미국을 꾸준히 성실하게 설명해 우리에게 접근토록 해오고 있다.이 결과 미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모든 수단이 테이블 위에 있다던 입장에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로 선회했다. 주한미군 감축을 계기로 남북간 군축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병력 감축은 대북 억지력의 약화와는 별개이어서 당장 남북간 군축과 연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핵 문제가 해결되고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실질적 위협 감소,군비통제,군축 등의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은. -흔들리는 배 위에서 무슨 의미있는 잔치를 하겠나.핵 문제가 해결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후에 성사돼야 한다. 20여년간 참여했던 회담중 가장 힘들었던 회담은. -지난 4·15 총선 후 평양에서 열린 제14차 장관급회담이다.북측은 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을 넘자 남측의 지원을 손쉽게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 등을 요구하며 장성급 군사회담 일정 협의를 거부했다.회담대표로서 성과없이 돌아오기는 싫었지만 13차 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냥 돌아가겠다고 버텼다.결국 평양 출발 20분 전 장성급회담 일정에 합의하고,이후 두 차례 장성급 회담이 열리고 성과를 냈으니 옥동자를 낳기 위한 진통이었던 것 같다. 15일로 4주년을 맞는 6·15 공동선언의 의미는. -우선 남북관계 패러다임의 대 변화를 가져왔다.정상이 만난다는 것은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존중한다는 것이다.이후 남북은 월 2회 이상,연간 평균 26.5회 만나고 있다.작년에는 38회나 회담을 했다.회담이 회담을 낳고,남북교역량이 북한 대외무역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이를 통해 북한은 체제 붕괴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며 개혁·개방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북한의 변화는 이제 되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이런 북한의 변화는 남북 화해협력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성서에서 말하듯 시작은 미약하나 그 결과는 창대할 것이다. 대담 김인철 통일안보 전문기자 ickim@seoul.co.kr˝
  • ‘가족오락관’ 진행 20년 허 참

    “20년동안 해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어디가 정상인지,종착역인지 생각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네요.” 오는 19일로 방송 20년 지속,1000회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수립하는 KBS1TV ‘가족오락관(토 오후 6시)’의 진행자 허참(55·본명 이상룡). 그는 지난 84년 4월3일 방송 첫 회부터 지금까지 메인 MC자리를 한결같이 지켜왔다.87년 교통사고로 딱 하루 쉬었을 뿐이다.여성 MC가 16명,담당 PD만도 23명이나 바뀌는 기나긴 세월동안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억지 웃음을 짜내려고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어요.제 스스로 재미있고 즐겁게 방송에 몰입돼 진행을 하다보니 시청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73년 부산에서 상경,당시 이종환이 운영하는 명동 ‘쉘브르’음악다방을 우연히 찾았다가 MBC 라디오 박원웅 PD에게 발탁돼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승승장구했지만,결국엔 ‘가족오락관’ 한 우물만 팠다.다른 프로그램은 욕심이 없었을까. “초기에 2∼3개 다른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도 했어요.하지만 내 적성에 맞지 않는데다 ‘가족오락관’에 가려 다른 프로는 안 한 것처럼 비쳐지더라고요.‘허참=가족오락관’이란 이미지기 워낙 강했거든요.” 대본에 얽매이지 않고 ‘애드리브’를 마음대로 펼칠 수 있는 ‘가족오락관’이 자신의 진행 스타일에 딱 들어맞았단다. “얼마전 한 주부가 딸의 손을 잡고 제게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자기가 엄마 손을 잡고 여기에 온 적이 있었는데,나중에 내 딸이 엄마가 되어서 다시 찾을 때까지 오래 진행하라고요.허허.” 10년,아니 20년 뒤에도 그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몇 대∼몇’이란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동맹의 지역화 위험성/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 교수

    미국의 해외주둔미군 재배치계획(GPR)이 우리의 안보환경을 악화시키고 동북아에서 군비경쟁과 군사적 대결을 조장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한·미동맹이 지역동맹으로 변화하고 있고,한·미연합군의 작전범위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찰스 캠벨 미8군 사령관의 최근 발언은 이런 우려를 증폭시켜주기에 충분하다.파문이 일자 사견이라고 한 발 빼기는 했지만,그의 발언은 미국의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비롯해 아시아주둔 미군을 재배치하고 있는 주요한 목적의 하나는 중국포위다.미국의 세계전략목표가 21세기 미국의 세계패권에 도전할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는 데 두어져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현재의 아시아주둔 미군은 냉전시대 주적이었던 소련을 대상으로 배치한 것이기 때문에,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는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재배치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재편도 이 같은 배경에서 추진되고 있다.이제 주한미군은 더 이상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의미하지 않는다.그 역할이 미국의 동북아 및 세계전략차원으로 변한 것이다.이에 따라 한국에 붙박이로 고정배치돼 있는 2사단과 같은 지상전력이 더 이상 필요 없어졌다. 다양한 군사적 목적을 위해 한반도 이외의 다른 지역으로 신속히 투입될 수 있는 신속대응군으로 개편이 필요해진 것이다.또 중국을 대상으로 함에 따라 해공군력의 강화가 필수적이다.오산 평택으로의 통폐합도 이런 목적과 연관이 있다.오산공군기지와 평택항을 이용해 신속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한반도로 들어오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한미군은 중국견제가 주목적인 아시아지역군으로 개편되고 있고,주한미군기지는 중국봉쇄를 위한 전진기지로 바뀌고 있다.미국이 2사단 감축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반도에 추가 배치하려는 110억달러의 무기도 실은 대부분 패트리어트미사일과 같은 미사일방어(MD)용과 대중국용 무기다. 일부언론은 주한미군기지가 마치 2급기지로 강등된 듯이 호들갑을 떨었다.일본은 ‘전력투사허브(PPH)’가 되고 한국은 한 급 낮은 ‘주요작전기지(MOB)’가 된다는 것이다.외국기지의 4가지 종류는 등급이라기보다는 사용하는 목적의 차이를 의미한다.PPH가 후방에서 군사력을 비축하고 집결해두는 기지라면,MOB는 전방에서 실제로 군사작전을 하는 전진기지다.중국을 염두에 둔 기지배치다. 따라서 중국포위전략이 구체화될수록 주한미군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은 이전 보다 오히려 더 커질 것이다.오산 평택에 50년이상 사용할 최첨단화된 영구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안보환경은 크게 악화될 것이다.한·미동맹이란 미명아래 한반도 밖에서 행해지는 미국의 군사작전과 군사적 필요에 우리군이 동원될 수 있다.미국이 치르는 침략전쟁마다 따라 다녀야 할 판이다.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충돌에 한국군이 동원되어 중국과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설령 우리군이 대중국 군사작전에 직접 동원되지 않는다 하더라도,한국에 주둔하고 있던 주한미군이 동원되고 한국이 기지로 이용된다면,그것만으로도 중국과 군사적 대결을 의미한다.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에 대해 우리정부는 부인하고 있다.그러나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작년 5월 ‘한·미정상 공동성명’에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동맹관계를 구축”해 간다는 대목이 나온다.지난 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조영길 국방장관은 한국군의 역할이 기존의 대북억지력 유지에서 초국가적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확보 쪽으로 확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이미 한·미간에 지역동맹화에 대한 상당한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정부의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대중국포위정책과 미·일군사동맹관계의 강화 그리고 미국 군사전략체제에 한국의 견고한 편입은 동북아를 신냉전시대로 몰고 갈 것이다.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편가르기를 통해 남북이 어느 한 쪽의 군사동맹체제에 더욱 견고히 편입된다면,통일은 어려워지고 한반도는 분단고착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 교수 ˝
  • ‘1년간 핵販禁’ 합의할듯

    선진 7개국과 러시아(G8) 연례 정상회담이 미 조지아주 시 아일랜드에서 3일 일정으로 8일(현지시간) 열렸다.이라크 전후 처리,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중동 민주화 등 정치적 과제 등이 주요 이슈다.최빈국 부채탕감,고유가 등도 의제지만 정치적 논의에 치이고 있다. ●이라크 결의안으로 시작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첫 공식회담이 열리기 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한 뒤 “이라크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역할이 조금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영이 수정제의한 이라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에 힘을 얻은데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이라크전에 반대해왔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8일 부시 대통령과 이라크군을 훈련시키는데 있어 나토의 참여방법에 대해 의논하기도 했다.이라크전으로 벌어졌던 독일을 포함,프랑스·러시아와의 관계가 많이 호전되고 있는 셈이다. 나토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 직후 “28일 열리는 나토 회담에서 이라크에서 나토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을 신중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대부분 나토 국가들이 파병을 하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단 파병을 약속한 나라들이 파병을 철회하거나 파병규모를 줄이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PSI 확대협정도 체결 전망 미 정부 고위관리는 모든 우라늄 농축 및 플루토늄 재처리 장비와 기술거래를 1년간 유예하는 조치에 정상들이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핵무기 제조기술이 테러범들에게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합의되면 G8 정상들이 WMD와 관련해 내놓은 가장 의미있는 진전이다. 미 국가안보회의 제임스 윌킨슨 보좌관은 미국이 지난해 내놓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확대협정도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WMD확산방지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에 7개 회원국이 추가되는 것과 동시에 지원대상에 이라크도 포함될 전망이다.지금은 러시아의 WMD와 관련 과학자가 주 대상이다. ●해당국이 반발하는 중동구상 부시 대통령은 중동지역의 교사 10만명을 훈련시켜 교육의 질을 높이자고 제안했다.아랍과 유럽 지도자들은 중동에 미국의 이상을 억지로 주입하려는 고압적인 시도라며 부정적이다.부시 대통령이 중동의 민주화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에 반발,이집트와 사우디 아라비아는 초대에도 불구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부드러워진 로커 서문탁 새앨범

    여성로커에 아마추어 복서.가수 서문탁(27)하면 강한 이미지가 떠오른다.그녀도 부정하는 건 아니다.단지 그런 이미지로 고정되는 것이 싫을 뿐.이제는 그녀 안에 숨쉬는 다양한 감정의 결에 귀 기울여주었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그래서일까.3년만에 발표한 4집 ‘Now Here’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부드럽기보다는 편안해졌죠.지금까지는 긴장해서 힘이 많이 들어갔었나봐요.” 자연스러움.이번 앨범을 그녀는 그렇게 규정지었다.그녀가 처음으로 작곡한 ‘난 나보다 널’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만들었단다.꼭 뭘 보여주려고 작심하고 만드는 것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자신 안의 감정을 풀어냈다.그러다 보니 목소리에도 기교나 가식이 사라졌다. 이런 변화는 2002년 4월 무작정 일본으로 떠날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1999년 10월 1집의 록발라드 ‘사랑,결코 시들지 않는‘으로 빅히트를 기록한 뒤 해마다 앨범을 발표하며 쉼없이 달려왔던 그녀.가요계에서 여성 로커로서 입지를 굳힌 그녀가 그렇게 훌쩍 떠난 건 “나를 찾고 싶어서”였다. 처음 6개월동안은 보통의 유학생처럼 지냈다.지인도 연고도 없이 라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본어 학교에 입학해 언어를 배웠다.그저 사람 사는 냄새에 취해서 “나를 버리고”살았다.하지만 그녀는 “가만 놔두지 않더라.”며 웃었다.영화 ‘화산고’의 일본 시사회 때 보컬로 초청되면서 일본음악계에 알려졌고,일본 최고의 록페스티벌인 ‘하드록 서미트’에서 프로젝트 밴드의 보컬로 초청됐다.그 인연으로 지난해 4월과 10월에는 2장의 앨범을 발표했다.이번 4집은 그 때 발표한 앨범을 한국어로 다시 작업해 내놓은 것이다. 그녀가 일본 생활에서 배운 것이 바로 ‘자연스러움’이라고 했다.“하드록 뮤지션에게 로큰롤을 연주해 달라고 부탁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니라며 안 합니다.그들은 절대 억지로 꾸미지는 않아요.그냥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음악을 표현할 뿐이죠.” 그래서 이번 앨범에 그녀만의 자연스러움을 담아냈다. 굳이 록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듣기에 부담이 없는 곡들이 많지만,연주는 정통 헤비메탈에 가깝다.일본 최고의 메탈 밴드 라우드니스의 전 프로듀서가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게다가 일본의 이름있는 메탈 연주자들과 메가데스의 전 기타리스트 마티 프리드먼도 참여해 메탈 팬이라면 더더욱 ‘찜’해둘만한 가치가 있다. 11∼13일 대학로 질러홀에서는 콘서트도 갖는다.이번 콘서트를 위해 일본 연주자들과 밴드를 구성했다.“한국 여성 보컬과 일본 연주자,색다른 접목이지 않을까요?일본에서 배우고 느꼈던 것을 모두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국민연금 무엇이 문제인가] (8) 소득 상한제도 논란

    “재벌회장의 월소득도 360만원으로 간주하는 소득상한선 제도는 문제다.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의 보험료는 경감해주고,부유층은 더 부담해야 한다.그게 사회보험의 이치에 맞다.상한선을 폐지해서 모두 소득에 비례해 9%의 보험료를 내게 하고,대신 받는 연금액에 상한선을 둔다면 연금재정도 호전될 것이다.” 노동계에서 오래 전부터 국민연금 개혁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요구사항이다.사회보험인 국민연금은 낸 돈에 비례해 돈을 찾아가는 사적 생명보험이 아닌 만큼,사회적 약자인 저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한다는 논리다. 국민연금은 이런 소득재분배 기능을 이미 담고 있다.고소득자에 비해 저소득자의 소득대체율(연금으로 받는 돈이 평균 월소득의 몇 %인지를 나타내는 비율)이 훨씬 높다.가입자의 평균 급여율은 60%인데,최상위소득자(45등급·월소득 360만원 이상)는 소득대체율이 40%대,최하위소득자(1등급·월소득 22만원 미만)는 100%다.저소득자에 비해 고소득자의 수익률은 크게 떨어진다.하지만 기본구조는 많이 내면 많이 받게 돼 있다.건강보험이 보험료를 많이 낸 사람과 적게 낸 사람이 똑같은 혜택을 받는 것과는 다르다. 국민연금의 이런 특성 때문에 고소득자들에게 지나치게 연금혜택이 몰리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서라도 소득상한제도가 필요하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예를 들어 월소득이 5000만원인 사람은 현행 제도에서는 월 75만원의 연금을 받는다.월 360만원 이상인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연금을 받기 때문이다.소득상한제를 폐지하면 매달 연금은 월 771만원으로 10배 이상 불어나는 문제가 생긴다.더구나 노동계의 요구대로 내는 돈에는 상한선을 없애고,받는 돈(연금액)에만 상한선을 두는 방안은 ‘억지’에 가깝다는 게 복지부의 반박이다. 다만,현행 월 360만원이 최고등급으로 돼 있는 상한소득월액은 지난 95년 조정된 만큼 최근 근로자의 소득변화를 고려해 월 420만원선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월 22만원인 하한선도 월 37만원선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이 경우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선뜻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과 관계자는 “저소득층에 더 많은 연금혜택이 돌아가고,고소득층은 보험료 부담을 소득수준에 맞게 조정하는 개선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주한미군 감축과 외교안보/김연철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 정치학 교수

    주한미군 감축 결정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한·미 관계,남북관계,그리고 동북아 구도에도 중요한 변화의 계기다.거시적이고,장기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안보환경의 변화라면,보다 성숙한 자세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주한미군의 감축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탈냉전 이후 미국은 다양한 지역적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국방전략 전환의 우선적인 과제로 검토해 왔다.해외주둔 미군을 신속 기동군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은 럼스펠드 독트린으로 구체화되었지만,탈냉전 이후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세계적인 안보환경의 변화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아프간과 이라크 상황의 차질로 미국이 겪고 있는 병력운영의 문제도 단기적 이유가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주한미군 감축원인을 한·미 관계의 악화에서 찾는 다분히 의도적인 해석들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을 뿐더러,바람직하지 않다.역시 이번에도 한·미 관계에서 절반의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음을 알 수 있다.현재의 남북관계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주한미군 감축이 경제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악의에 찬 증오를 본다.국가의 현실과 미래를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사람들이 쏟아붓는 현실 왜곡은 한국의 여론으로 미국언론에 소개되면서,양국관계에서 인식의 격차를 더욱 넓힌다.부시 행정부의 일부 인사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시대적 변화에 대한 감정적 왜곡은 한국 지식계 및 언론 상황의 거울 효과에서 비롯되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물론 정부의 대응 역시 미숙하다.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전환기의 외교안보 상황에서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정책 대안에서 부처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논의과정에서 의견 차이는 생산적 결과를 가져온다.그렇지만 중요한 결정 시점에서 부처별로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면,혼선이 발생한다.더욱 중요한 것은 전환기에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외교안보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은 장기적인 외교안보전략이다. 물론 우리도 장기적인 전략이 있다.그렇지만 현재 상황에서 평화,번영,혹은 자주와 같은 개념들이 겉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쟁점 현안들과 장기 목표사이에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전환기적 상황에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열린 사고다.주한미군 감축에도 불구하고,안보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달라진 남북관계에 있다. 남북관계의 변화는 ‘대북 억지력’의 수준과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6·15 정상회담 4주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그동안의 관계 진전이 가져온 현실적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개성공단과 철도 도로연결 사업이 그동안 꾸준히 진행되었고,이제 작지만 소중한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남북 당국간 대화는 정례적으로 개최되고 있다.최근에는 두 번의 장성급 대화를 통해 그동안 미흡했던 군사대화도 초보적이지만 시작되었다.남북관계의 현실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안보 불안을 걱정할 만큼의 불안정한 신뢰수준은 분명 아니다. 그래서 주한미군 감축이 가져올 전력약화 상황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은 적극적인 남북 군사적 신뢰구축이다.7·4남북 공동성명과 같은 중요한 남북관계의 진전계기도 미국의 한반도 군사 전력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하물며,정상회담 이후 꾸준히 쌓아온 남북관계의 현실을 고려한다면,그렇게 불가능한 이상은 아니다. 결국 장기적인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은 이미 정부가 개념을 밝힌 바 있지만,포괄안보다.좁은 의미에서 남북한의 교류협력 활성화는 적정한 ‘대북억지력’수준을 요구하고 있으며,넓은 의미에서 동북아 차원의 평화 번영역시,적합한 장기국방 전략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협력과 외교전략,그리고 국방 전략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상호 상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물론 이 과정에서 한·미 관계는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현재의 한반도 정세에서 그리고 장기적인 동북아 구도에서 한·미 동맹이 호혜적이고,보다 평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김연철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 정치학 교수 ˝
  • [꼬불 꼬불 뒷골목] 광주 금남로 예술의거리

    경기침체로 화랑가들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예술의 거리를 찾는 발걸음도 뚝 끊어졌다.요즘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는 화랑 주인들의 푸념이 허튼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부르는 게 그림값,눈먼 돈을 마구 챙길 때가 있었다.개발독재가 서슬퍼렇던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말,5월 광주의 상징인 금남로 뒤편 화랑골목에는 돈이 넘쳐났다. 지난 87년 예술의 거리로 지정된 광주시 동구 궁동 동부경찰서 앞에서 중앙로를 잇는 300여m.남도의 멋과 끼가 배어 있어 ‘예향’ 광주를 찾은 이방인들이 꼭 들러가는 곳이다.표구점과 화랑,갤러리(전시관),화방과 필방(서양화와 수묵화 재료상),골동품 공예품점,미술 서점,전통찻집,소극장 등 53개가 어깨를 맞대고 있다.토요일이면 차 없는 거리가 되고 개미장터가 열린다.고서예품·엽전·떡살·비녀·놋그릇·민화·향로·연적·목각품 속에는 쓸 만한 물건도 있다.야외 전시대에는 학생들의 창작품이 선보이고 매달 한차례는 음악회,빛의 축제 등으로 열기가 더해진다. 예술의 거리는 원래 50∼60년대에 막걸리 골목이었다.이후 여고생들의 수예표구가 유행하면서 광주여고,전남여고,조대부여고 등 이들 학교의 중간지점인 지금의 장소로 표구점들이 모여들면서 화랑가로 변모했다. 이후 70년대 후반 80년대 말까지 호황기를 구가하다 90년대 들어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다.자유당 때는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직접 내다팔아 호구지책으로 삼았다.한 화랑주인은 “당시 힘이 세던 검사 명함 뒤편에다 ‘잘 부탁한다.’는 검사 사인을 받아서 기관에 들러 그림을 팔았다.”고 말했다. 그림값은 경기침체와 정비례한다.이 골목이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은 95년 민선단체장 시대부터.또 문민정부 때 공직자 선물 안주고 안받기로 대못이 질러졌다.그림값을 결정하던 진급용이나 선물용 구입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주 고객은 90%가 건설업자들이나 이들이 그림 대신 현찰 박치기로 관행을 바꾸었다.송림화랑 양원호(52)씨는 “80년대 후반 소나무 몇개만 그려놔도 없어서 못 팔 때가 있었다.”고 호시절을 회고했다. 또 그림값은 권력자들의 눈치를 본다.붓글씨를 잘 썼던 박정희와 JP,5공의 실세인 전경환은 의제 허백련 그림을 선호했다.전씨가 광주에 뜨면 광주 화랑가에 그림이 동났다고 한다.DJ는 남농 허건의 조부인 소치 허유의 산수화를 좋아했다. 이 골목에서 남종화(시·서·화를 겸함)의 일맥인 남농 허건의 그림은 전지 크기(40호·1호는 엽서크기) 산수화가 7년 전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떨어졌다.표구값은 30년 전보다 2만원 오른 12만원.30∼40년 된 중견화가들의 산수화는 같은 크기에 80만∼100만원이다.이마저 팔리지 않아 “입에 풀칠하려면 공사판이라도 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화가들이 말한다.반면 의제의 그림은 희귀성으로 수요가 높아 전지 1장에 3000만∼4000만원을 호가한다. 70년대 그림 전시회는 다방.Y다방,희다방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큰’ 낭만도 있었다.제자 전시회에 스승이나 선·후배들이 자신들의 그림을 찬조 출품했다.전시자의 그림을 사면 수백배 비싼 유명인사의 찬조작품을 추첨해 덤으로 나눠줬다. 예술의 거리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터줏대감이 있다.한국화와 고미술품 감정가인 박당화랑 박환승(66)씨.정확히 50년에 이쪽에 뛰어들었으니 올해로 만 54년째다.의제와 남농의 어깨너머로 눈썰미를 익혔다.그는 “가짜에도 솜씨에 따라 등급이 있다.요즘에는 인쇄술 발달로 정교하게 인쇄된 가짜가 많지만 돋보기로 보면 인쇄지는 그물망이 나온다.”고 웃었다.가짜는 현금과 맞교환이 가능한 유명인사의 것이 많다고 했다. 가짜중에는 남농의 것이 많다.범인은 대개 제자들로 드러났다.수요자들이 작품 내용보다는 유명화가의 그림만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짜 시비가 줄지 않는다.설경(雪景) 작가로 일본인 고객들이 많은 영창필방화랑 안재홍(56) 화백은 “손님들이 표구해 달라고 가져온 유명한 작품 중에 가짜도 있었다.하지만 그림을 판 상대가 있기 때문에 절대 가짜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나이 든 화가들은 가짜와 뒤섞인 자신의 작품도 분간해 내지 못해 가짜를 양산하는 빌미를 주기도 한다.한때 다방이나 여관 등에 내걸렸던 그림은 무명화가들이 판화찍듯이 개수치기로 그린 것들이다.건달들이 유명화가들을 여관방에 가둬두고 억지로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이를 강매해 활동자금으로 쓰기도 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주한美軍 감축 파장] 美 조야 엇갈린 진단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이 주한미군 1만 2500명을 감축한다는 일방적인 방침에 7일 워싱턴 조야의 반응은 민감했다.한·미동맹의 큰 틀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에서부터 향후 양측이 얼마나 협력적으로 논의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한반도 안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한국인이 걱정할 상황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감했다. ●한·미동맹 약화 조짐인가 미 평화재단 연구조사국의 빌 드레넌 부국장은 “주한미군 병력 수의 변화가 한·미동맹간 실질적 이슈가 될 수는 없다.”며 “한·미 연합방위력에 변화가 없는 한 동맹관계가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한국인의 안보우려를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군사력을 첨단화하는 투자가 이뤄지면 한반도 억지력은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발비나 황 연구원은 “주한미군 감축은 미국의 해외주둔군 재배치(GPR)에 따른 것으로 독일이나 일본도 대상에 포함됐다.”며 “갑작스럽게 진행된 게 아니라 몇년 전부터 해당국들과 논의했기에 크게 우려할 성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한국에서는 동맹이 약화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일지 모르나 그보다는 한국에서의 반미감정을 해소하는 게 동맹관계 회복에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소의 피터 벡 조사국장은 “당장 한·미동맹 관계를 위험스럽게 하거나 약화시킬 요인은 아니지만 두 나라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청와대와 백악관의 지도력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익명의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1950년 이래 한국 방위정책의 근간이었던 한·미 군사동맹의 견고함이 풀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8일 보도했다.워싱턴포스트도 이날 진보적인 노무현 정권의 대북 유화책으로 한·미 관계가 시험받는 시점에 주한미군 감축방침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반도 안보와 동북아 동맹의 가능성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주한미군 감축이 한·미간 조약이나 안보공약의 감소를 시사하지 않는다.”며 “세계적인 GPR 계획의 일환으로 동맹국들과 협의를 해왔고 안보공약을 이행할 우리의 능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의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피터 벡은 “미군의 생명을 담보하는 ‘인계철선’의 측면에선 주한미군 3만 7000명이나 2만 4000명은 큰 차이가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발비나 황은 선제공격의 개념이 한반도에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방위조약이 동북아 동맹체제로 바뀔 수도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빌 드레넌은 “학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되는 것이 사실이나 아주 장기적인 문제일 뿐 실천 가능성은 적다.”며 “누구를 동맹에 포함시키고 동맹의 이득은 무엇인지,누구를 적으로 상정해야 할지 등은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발비나 황은 미국은 유럽과 달리 아시아에서 안보문제를 양자적 접근에서 해결하려 한다며 일본의 무장화 등 정치적 이슈와 연관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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