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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D 편입 등 대가 불가피” 연합전구司 창설 미뤄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은 당초 예정된 2015년 12월 1일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짙어졌다. 오는 10월 한·미 안보협의회(SCM)로 결론을 미뤄 놓은 미래연합지휘구조 개편 문제도 전작권 전환 시점 재검토와 맞물려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18일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에서 “(미국이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긍정적 검토를 하지 않을 것 같으면 스스로 먼저 얘기를 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또한 지난달 1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전작권 전환(연기)을 재검토해보자”고 제안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천안함 폭침 후 북핵 악화, 북한의 여전한 도발위협, 정보능력을 비롯한 우리 군의 대응전력 확보 지연 등을 배경으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탐지하고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 등 억지력 구축과 전작권 전환이 맞물려야 한다는 게 국방부의 논리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이 2010년 첫번째 전작권 전환을 연기했을 때와는 또 다르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이 연기되면 두 나라가 협의 중인 ‘연합전구(戰區)사령부’ 창설안도 영향을 받게 된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연합사를 해체하고 사령관을 한국 합참의장(대장)이, 부지휘관은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이 맡게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달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 방안에 서명하려다가 10월 SCM으로 미뤄놓았다. 미군과 행정부, 의회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터라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전작권 전환 연기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늦춰질 전망이다. 우리로서는 먼저 재연기를 요청하는 만큼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우선, 지난 7월부터 진행 중인 제9차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미국의 증액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올해 분담금이 8695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내년부터 연간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자존심보단 국가안보가 우선인 만큼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는 게 옳다”면서도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미국은 주둔비용의 50%까지 우리가 분담하도록 요청할 텐데 전작권과 북한 변수를 감안하면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맞물려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공짜’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전작권을 더 늦게 달라고 하면서 미국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일본, 괌, 하와이까지 커버하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MD체계에 들어오라고 압박할 경우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 분석] ‘정권 vs 친노’ 싸움판 어떻게 멈추나

    막말에 선거불복 시비, 정통성 논란으로까지 옮겨붙고 있는 정치권의 싸움은 언제 그칠 것인가. 현 정권과 이전 정권세력 간의 대결 양상까지 보이면서 지켜보는 국민들을 우려스럽게 만들고 있는 요즘이다. 싸움의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정통성’을 되뇌어온 친노무현(친노)계는 장외투쟁을 꺼내들었다.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은 16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것(장외투쟁도)도 불사해야 한다. 국정원의 국기문란 행위는 절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트위터에도 “초강경투쟁에 돌입해야 한다”고 적었다. 당장 민주당 국정원개혁 운동본부 산하 국민홍보단은 지난 15일 서울 청계천에 이어 18일에는 전남 여수에서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촉구 범국민 서명운동’을 여는 등 실제 장외투쟁을 위한 몸풀기에 들어갔다. 친박근혜계의 핵심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정통성과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친노 세력 중심의 일부 세력이 대선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정원을 비호하면 당선무효 주장세력이 늘 것”이라고 말한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 등 친노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65번째 제헌절을 하루 앞둔 이날 현 상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비관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여야 각당의 파벌 대결이 지금의 현상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원호 서울대교수는 “양당에 순탄한 국정조사를 원치 않는 강경한 세력들이 정치적인 동기와 목적으로 이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여야가 협상에 나서 타협을 이룰 가능성도 낮다는 얘기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당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면 정쟁도 일사분란하게 정리될 수 있지만 이번 여야 대립은 이와는 달라 계속 갈등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으로는 “경제민주화 등 민생문제를 서로 챙기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를 통한 정치적 차별화는 쉽지 않다보니, 정당의 정략적인 이해타산이 결부돼 극한 정쟁으로 이어진 것”(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탓에 출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윤성이 경희대교수는 “게다가 시민단체마저도 진영논리로 갈라져 목소리를 낼 공간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우선 여야는 대선 전에 경험했던 것처럼 이렇게 가다간 정치권 전체가 다시 한번 불신당하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데에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소장은 일단 민생 관련 법안 등 정책 어젠다를 통해 국회와 여야 관계를 억지로라도 운용해나가면서 관계 개선을 도모할 것을 조언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헌 65주년 기념학술대회에서 “우리 사회의 규모와 내용, 특히 미래를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의회민주주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고 한 것은 그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 우리 정치권의 현 주소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국女 농락 외국男’ 美서도 논란

    ‘한국女 농락 외국男’ 美서도 논란

    한국의 주점에서 서양 남성들이 술에 취한 한국 여성을 추행하는 장면을 담은 인터넷 동영상이 미국 유력 언론에 의해 소개됐다.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15일(현지시간) ‘서양 남성들이 현지 여성을 괴롭히는 충격 동영상으로 한국 인터넷 들끓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78초 분량의 인터넷 동영상 내용을 보도했다. 이 동영상은 국적을 알 수 없는 백인 남성이 만취한 한국 여성을 추행하는 장면을 다른 외국인 남성이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함께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이 적나라하게 포함돼 있다. 이 남성은 특히 여성의 코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입을 억지로 벌리는가 하면 “왜 너는 다른 한국 여자들처럼 성형수술을 하지 않느냐”고 소리지르기까지 한다. 처음에는 술에 취한 채 웃고 있던 여성이 외국 남성들의 추행이 심해지자 욕설을 한 뒤 이들을 뿌리치고 나가는 것으로 동영상은 마무리된다. 신문은 이 동영상이 지난달 8일 유튜브에 오른 뒤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즉각 삭제됐으나 최근 페이스북에 다시 게재돼 수백명이 댓글을 다는 등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들이 한국에 있는 모든 외국인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강대국의 틈 속에서 고통받은 아픈 역사를 가진 한국인들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가뜩이나 한국에서 외국인 남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이미지를 더 실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밖에 이 동영상에 대해 일부 한국 네티즌은 술에 취한 여성을 함께 비난하고 있다면서 이는 선진국치고는 남녀차별이 심한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영상이 연출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자신이 동영상 속 남성이라고 주장한 인물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영상 제작자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학생이고, 3년 전에 제작한 영상이 어떻게 유출됐는 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 “동영상은 많이 삭제되고 재편집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國調 특위 파행… 실시계획서 채택 무산

    여야가 10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특위 위원 사퇴 문제로 충돌하면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 채택이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측 특위 위원인 김현, 진선미 의원의 제척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며 버티고 있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파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국정조사 실시를 위한 조사 범위,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 합의한 후 오후에 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실시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진 의원의 특위 위원 제척 문제를 두고 논쟁을 거듭하다 40여분 만에 협상이 결렬됐다. 권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두 의원을 제척하기 전까지 실시계획서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김·진 의원을 빼려고 하는 이유는 새누리당을 곤혹스럽게 하는 자료들이 폭로될까 두렵기 때문”이라며 비판했고 김·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의 요구는 국정조사 물타기”라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야는 장외에서도 날카로운 입씨름을 이어 갔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당원 집회를 빙자한 장외 투쟁을 통해 막말과 억지 주장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이젠 공당의 대권 후보였다는 분도 인식과 여론을 호도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문 의원이 전날 부산시당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지난 대선이 대단히 불공정하게 치러졌다. 그 혜택을 박근혜 대통령이 받았고 대통령 자신이 악용했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문 의원 측의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권력기관을 선거에 동원하고 대화록을 불법 유출시키면서 나라를 망국의 길로 끌고 가고 있는 새누리당이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느냐”며 “문 의원의 발언이 망언이라면 새누리당이 한 짓은 망국”이라고 반격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인천 시민도 모른 실내&무도대회 내년 아시안게임 불안불안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의 리허설 무대인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가 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은 안방에서 종합 2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홍보 부족에 따른 무관심과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내년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과제를 남겼다. 지난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폐막한 대회에 대표팀은 금메달 21개, 은메달 27개, 동메달 19개로 중국(금 29, 은 13, 동 10)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종합 순위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대부분 관중석이 텅 빈 채 경기가 펼쳐져 흥행에는 실패했다.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2 결승전도 4000석이 넘는 관중석 중 700여석만이 찼고, 실내카바디는 50여명이 관전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인천시민조차 대회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입장권 강매에만 열을 올리고, 홍보를 소홀히 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조직위는 개막식이 열린 지난달 26일 개·폐회식 2~3등석과 풋살, 킥복싱 등 일부 종목이 매진되는 등 2만 5000여장의 입장권이 사전 예매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입장권 판매액이 당초 목표 3억 9700만원을 초과한 4억 4000만원에 달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상당수가 인천시와 산하단체, 상공회의소, 송도 인근 쇼핑몰 등을 상대로 판매한 것이었다. 억지로 입장권을 구매한 이들은 경기장을 찾지 않았고, 온라인에서는 입장권을 반값에 되파는 경우도 있었다. 대회 운영도 미숙했다. 인천 송도 컨벤시아나 안산 상록수체육관 등 접근성이 떨어진 곳에서 경기가 열렸고, 차유람이 출전했던 지난 2일 여자 개인볼 10볼 32강전은 운영상 문제로 무려 1시간이나 지연됐다. 조직위와 취재진과의 마찰도 종종 빚어졌다. 조직위는 오는 18일 자체평가회의를 개최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국가직 9급 마무리 학습법

    국가직 9급 마무리 학습법

    오는 27일 치러지는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이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9급 시험에는 사상 최대 인원인 20만 4698명이 몰렸지만, 모집 정원이 늘어 경쟁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74.8대1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은 남은 기간 계획적인 시간 관리를 통해 시험 당일 최상의 상태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 과목을 모두 정리해야 하므로 수험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박문각의 조언으로 9급 공무원 시험 마무리 학습 전략을 정리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는 이미 아는 내용을 다시 한번 보완하면서 헷갈리기 쉬운 내용을 확실하게 암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국가직 기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어 보면서 난이도와 출제범위, 문제유형 등을 정리해 시험감각을 익히는 동시에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기출 문제 분석을 마쳤다면 모의고사에 응시해 다양한 문제를 풀어 보면서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평소 한 과목당 한 번씩 통독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렸다면 그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과목 전체의 흐름을 파악한다. 시험 막바지에는 과목별 학습 분량은 유지하되 과목당 공부에 배분하는 시간은 점점 줄여야 한다. 오답 노트와 서브 노트도 마무리 학습에 도움이 된다. 자주 틀리는 문제를 노트에 옮겨 적고 관련된 내용을 첨가하면 부족한 부분을 한 번 더 짚어 볼 수 있다. 조급함이나 긴장감 때문에 억지로 잠을 줄여 공부 시간을 늘리면 시험 당일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 국가직 시험이 끝나고 바로 8월 24일 지방직 9급, 9월 7일 서울시 9급 시험이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다시 북한의 문을 두드려야/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다시 북한의 문을 두드려야/김정현 소설가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訪中)은 중국 당국의 유례 없는 극진한 예우만으로도 그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을 향한 양국 정상의 일치된 목소리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지난달 큰 기대를 모았던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맥없이 무산됐다. 근본적 원인은 북측의 억지였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소리도 들린다. 우리가 최초에 제기했던 ‘장관급회담’이라는 명칭에 관한 이견이다. 북한은 내각 산하에 우리 통일부와 맞상대할 장관급 부서가 없다. 김양건이 수장으로 있는 통일전선부는 당 비서국 소속 기관이다. 아는 바와 같이 북한은 내각이 아니라 당이 중심인 체제이다. 통일전선사업은 당이 직접 주관하는 사안으로, 우리 통일부와 같은 부서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각종 남북회담에 ‘내각 참사’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대표단을 파견하는 근본적인 까닭도 거기에 있다. 격에 맞는 형식은 대화의 기본으로 신뢰의 근본 바탕이 된다는 원칙은 백번 옳다. 그렇다면, 다른 체제의 그들을 상대하려면 형식을 바꿔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를테면 ‘특사급 대화’가 그것이다. 특사는 어떤 인사를 내세우더라도 ‘특사’ 그 자체의 함의로 한층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 점은 북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장관이 되었건 차관이 되었건, 혹은 대통령이 신임하는 정치권 인사가 되었건, 마주하는 상대가 특사인 이상 북측도 예의를 갖출 명분이 될 것이기에 말이다. 더 중요한 것은 형식에서 유연성을 발휘한 다음 회담에 임하는 기본적 원칙이다. 우선, 북측이 지난 1월 선포한 정전 무효와 전시상태 발령이다. 현실이야 어떻든 그 위중한 사태는 현재까지 원상회복되거나 해제된 바 없다. 우리는 먼저 당당히 정전상태의 회복과 전시상태 해제를 요구해야 한다. 전쟁 중에도 대화의 창구는 열어야 하지만 그것은 전쟁 중단이 최우선 목적이다. 그런데 전시상태를 선포해 둔 상대와 경제문제를 우선 주제로 회담하겠다는 것은 우리의 안일함을 드러내는 일이다. 두 번째, 북측은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남북합의는 무효라고 선포했고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도 게재했다. 그러면서 ‘6·15선언 기념행사’ 운운하고 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분명히 따지고 압박해야 한다. 기존의 모든 합의가 무효인지 아닌지, 무효라면 새로운 합의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고, 회복된 것이라면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 역시 촉구해야 한다. 당국 간의 대화로 합의된 사안을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실행을 주장할 수는 없는 법이다. 세 번째, 회담의 기본 주제이다. 당장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같은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그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우리에 대한 북측의 적대 의사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신뢰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박근혜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를 내세워 변하지 않을 기본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남과 북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평화적 관계, 즉 정상국가로서 이웃이 될 것이냐의 문제 말이다. 정치군사 문제의 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니 작은 문제부터 풀어 가야겠다는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상대의 의도가 모호하다면 방향을 달리해 볼 필요는 있다. 어쩌면 지금 북이 원하는 속내도 실상은 그것인지 모르는 일이다. 네 번째, 회담 상대의 문제다. 북한의 헌법상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엄연히 국방위원회다. 그렇다면, 특사회담으로 폭넓은 대화의 바탕을 만들어 놓은 다음의 당국자 간 회담에서 북측 당사자는 국방위원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경우, 북측의 국방위원회 구성원을 상대할 우리 대표가 반드시 군인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군이 아니라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행정부이기 때문이다. 기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을 맞상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은 다른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그들에 대한 배려이며, 우리는 우리 나름의 원칙을 지키는 형식이 될 것이다. 대통령의 원칙과 의지를 보필하는 참모들의 혜안과 더불어 다시 한 번 북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결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 [박인비 LPGA 63년 만의 쾌거] LPGA 새역사 뒤엔 가족이 있었다

    [박인비 LPGA 63년 만의 쾌거] LPGA 새역사 뒤엔 가족이 있었다

    박인비는 10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주말 골퍼 아버지 박건규(52)씨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잡은 클럽이었다. 할아버지 박병준(81)씨의 소원이 ‘3대가 함께 골프하는 것’이었기 때문. 지루한 스윙 탓인지 좀처럼 재미를 못 느끼던 박인비는 1998년 ‘맨발’의 박세리(36·KDB금융그룹)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걸 본 뒤 달라졌다. 군말 없이 골프에 집중한 ‘박세리 키드’는 입문 1년 만에 전국대회를 제패하며 자질을 보였다. 2001년에는 어머니 김성자(51)씨와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이듬해 US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했고 ‘올해의 주니어선수’로 선정되며 관심을 받았다. 고독한 타지 생활에도 묵묵히 공을 치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결국 2008년 골프에 푹 빠지게 만들었던 ‘세리 언니처럼’ US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나흘 동안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는 안정적인 경기를 보인 끝에 2위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눌렀다. 박세리가 갖고 있던 US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만 20세)을 1개월 앞당긴 초고속 트로피였다. 박세리, 박지은(34·은퇴), 김주연(32), 장정(33·볼빅)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5번째 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지긋지긋한 슬럼프가 시작됐다. 박인비는 우승 이듬해인 2009년 출전한 20여개 대회 중 3분의1가량에서 컷 탈락했다. 2010년에는 ‘톱10’에 11번 들었으나 우승이 없었고, 2011년에는 공동 6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3년간 지독하게 바닥을 쳤다. 흔들리던 박인비를 잡아준 건 프로 골퍼 출신인 약혼자 남기협(32)씨. 박인비와 투어 생활을 함께하는 코치 겸 매니저인 남씨는 스윙 노하우를 전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멘털이 강해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드디어 박인비는 지난해부터 전성기를 예고했다.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4년 만에 LPGA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복귀 신호탄을 쏘더니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도 정상에 섰다. 2012시즌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석권했다. 올해는 혼다 LPGA타일랜드 우승으로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한 박인비는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가져갔다. 기세를 이어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정상에 섰고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도 연장전 끝에 시즌 4승째, 통산 세 번째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었다. 상금, 세계 랭킹에서 적수가 없는 절대 선두다. ‘박세리 키드’는 이제 LPGA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신모(25·여)씨는 고민 끝에 올해 지원을 포기했다. 지난번 경험에서 학교나 종교단체 등을 통한 해외봉사 경력이 없으면 서류 통과도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신씨는 28일 “다들 소규모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뒤 그 경력을 디딤돌 삼아 더 큰 기관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지원 수요가 늘다 보니 봉사활동에도 주관 기관에 따라 ‘급’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LG·포스코·G마켓 등 기업 주관 해외봉사단의 평균 모집 경쟁률은 50대1을 넘었다. 해외봉사단이 인기인 이유는 자기소개서에 쓰는 ‘한 줄’로 기업이 원하는 열정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김모(28)씨는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준비해도 첫 질문에서 면접관 마음을 얻지 못하면 면접 내내 질문을 못 받는다”면서 “해외봉사단 경험은 서류 전형 통과에도 유리하고, 면접에서 인상적인 첫 대답을 할 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경험이 ‘선택’이라면 요즘 청년인턴제는 ‘필수’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미 인턴 경험이 있지만 올해 또 인턴을 지원한 강인(27)씨는 “요즘은 다들 인턴 경력이 있어서 인턴을 하지 않았다면 그 직종에 대한 열정이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세계화 구호와 함께 영어 학습 바람이 불면서 기업이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곧이어 구직자 영어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겼던 것처럼 인턴 역시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5월 10만 2200여명 수준이던 청년층 인턴 경험자는 2010년 22만 7400명, 2011년 162만 7000명으로 급증했다. 정부와 기업은 인턴 직원에게 ‘열정’을 기대하지만, 청년들의 열정은 사실 억지 춘향인 측면이 있다. 인턴제가 본격 활성화되던 2011년 인크루트가 20대 구직자 6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6%가 인턴제의 단점으로 ‘저임금 노동착취’를 꼽았다. 이어 25.5%가 ‘정규직이 되지 못했을 때 받는 물리적·심리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지역 언론사에서 3개월간 인턴을 한 김모(29)씨는 이 단점들을 모두 경험했다. 김씨는 인턴 기간을 “잃어버린 3개월”이라고 불렀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채용될 것”이란 회사 측의 설명을 들으며 100만원 남짓 월급에 쉬는 날 하루 없이 일했고 근무 성적도 좋았지만 최종 탈락했다. 탈락 이유가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김씨는 “지방대가 ‘큰 변수’라고 미리 말해 줬다면 도를 넘는 부당한 근무 지시는 거부하고 당당하게 경험 삼아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인턴 경험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 이어진다. 편법이지만 2년 가까이 인턴으로 고용되는 경우도 있다. 구직자들은 인턴 경험을 살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를 꿈꾼다.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갖게 될 경우 중산층 이상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턴 경험 기간 자체가 이들이 공포스러워하는 ‘임금을 턱없이 적게 받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기간’이 되고 있고, 인턴 이후 정규직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연예기획자를 꿈꾸며 지난해 인턴으로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던 이모(27·여)씨가 결국 꿈을 포기한 이유는 자신의 사수였던 정규직 대리의 월급이 자신과 몇십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고, 1년 내내 주말 없이 일하니 건강이 나빠졌다”며 사표를 내자 회사 측은 “열정을 높이 샀는데 안타깝다”고 대꾸했다. 회사 선배들이 “이번 생은 아닌가 보다”라며 스스로를 ‘열정 노동자’로 칭하는 것을 귓등으로 들었던 이씨이지만, 사표를 만류하는 단어로 ‘열정’이란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김정근씨 등이 쓴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라는 책에서 유래한 ‘열정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보답으로 생각하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이르는 말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일꾼들의 열정을 볼모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유지되는 일터로 분류된다. 게임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3D 화면 구축 업무를 담당하는 4년차 디자이너 윤모(32)씨는 “내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디자인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이 업계에 아직도 남아 있으려는 이유”라고 말한다. 거꾸로 말해 근무환경과 직원에 대한 복지는 이 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게임 출시 반년 전부터는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 주말 근무가 이어지지만 초과수당은 먼 나라 얘기다. 윤씨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뻔히 아는 상사들은 오히려 ‘다 알고도 들어온 것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면접 때는 붙여만 주면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하더니’로 시작되는 상사들의 우스갯소리는 열정을 저당 잡힌 윤씨의 뒤통수를 때린다. 이씨와 윤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그렇게 사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남들보다 3배는 더 일하면서 3분의1의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처럼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열정은 잘못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 1995년부터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과, 사진학과 등 문화 서비스 관련 이색 학과가 우후죽순 신설될 당시만 해도 1990년대 ‘신(新)인류’가 ‘신(新)직업인’으로 진화할 것이란 기대가 넘쳤다. 2001년 굶주려 사망한 최고은 감독도 당시 새로 생긴 학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최 감독의 죽음 뒤 강우석 영화감독은 “영화계가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인력이 공급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영화 쥐라기공원 한 편으로 버는 달러가 승용차 150만대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분석에 모두 스필버그를 꿈꾸었을 뿐 ‘돈벌이’란 현실 문제를 논하면 열정이 모자란 것처럼 취급한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비단 영화계뿐이 아니다. 수도권 4년제 사진학과 졸업생(29)은 “졸업 직후 60% 정도는 사진과 관계없는 일을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PC방을 차리기도 하고, 시민단체로 가기도 한다. 사진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우니 교수님들도 다양한 직업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생이 꿈을 좇아 사진학과를 선택한 것 자체가 열정을 증명한 일 아니냐”면서 “하지만 입학할 때 예술사진을 찍고 싶어 하던 열정가들은 작가로 성공한 선배를 봐도 생활이 어렵고 사람 자체도 어두우니 점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꿈에 대한 열정 자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학과생들의 자부심은 취업 준비와 함께 사라지기 일쑤다. 기업은 공식적으로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하지만, 토익과 경영학 전공 이수 과목이 없는 이들은 초라한 ‘스펙’ 때문에 열정을 보여 줄 면접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술대 취업률은 50%대인 일반 대학 취업률 평균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근에는 폐과되는 영화학과도 생겨 영화 관련 학과 수는 2010년 100곳에서 2011년 99곳, 2012년 96곳으로 줄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열정을 찬미하며 개인에게 한시도 쉬지 않는 폭주기관차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라면서 “사회가 적절한 보상 없이 개인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건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폭주기관차는 언젠가 열을 받아 폭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정 노동처럼 한 사람에게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요즘 시대 상황과도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창조경제도 창의성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광장] 그래서 무엇을 얻었나/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래서 무엇을 얻었나/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남북 정상 간 회의록이 느닷없이 공개된 지 며칠이 흘렀다. 그 사이 여야, 좌우는 원수처럼 갈라져서 피 터지게 싸웠다. 어떤 사람들은 머리, 꼬리 자른 생선을 온마리라고 우겼고 누구는 콩을 콩이라 하지 않고 팥이라며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툭하면 나타나는 꼴사나운 모습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그래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협상이란 각자의 목적을 가진 당사자들이 의사소통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다. 하나라도 유리한 것을 얻어내기 위해 다양한 책략들이 동원된다. 그래서 특히 정치외교적 협상에서는 민감한 내용이 있기 마련이어서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 과정의 공개는 상호 신뢰를 깨어 다음 협상 테이블을 치워버린다. 협상 과정을 공개하는 행태는 세계에 전례가 거의 없다. 있다면 북한뿐이다. 실례를 우리는 불과 보름 전 남북당국회담에서 봤다. 북한은 회담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옥신각신했던 협상 내용을 공개해 버렸다. 북한은 2011년 6월에도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남북의 비밀접촉을 폭로한 적이 있다. “양보 좀 해 달라고 애걸했다”, “돈 봉투를 거리낌 없이 내놓고 유혹하려 꾀하다가 망신을 당했다”고 까발리지 않았던가. 그랬던 북한이 이번 일을 보고는 예상대로 ‘최고 존엄’의 대화를 공개했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종북을 내들고 문제시하려 든다면 역대 괴뢰 당국자치고 그 누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협박 같은 말을 했다. 북한의 김정일, 김정은이 아니라 어느 나라 정상이라도 회담 내용이 여과 없이 공개되는 것을 좋게 받아들일 리 없다. 비밀을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을 저버렸다고 보는 까닭이다. 당시의 남북 정상이 다 사망했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내용이 어떻다고 하기에 앞서 공개한 것 자체는 잘못이다. 한마디로 득이 없다. 남북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이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회의록에 담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 다수가 보기에 부적절한 면이 있다. “북방한계선(NLL)이라는 것이 무슨 괴물처럼 생겨가지고…”라든가 “나는 북측의 대변인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라는 말은, 누구라도 곱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북한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발언 또한 남북의 상황을 고려할 때 잘한 것이 아니다. 김정일에게 저자세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국민은 실망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미국을 제국주의로 보는 시각도 사람에 따라서는 달리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목적이 왠지 ‘고자세’를 보이는 김정일에게서 뭔가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는 데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 심정으로 김정일의 비위를 맞추려고 국민이 알면 큰 욕을 먹을 표현을 해가면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이나 김정일이나 이 회의록이 이렇게 일찍 공개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공개를 염두에 두었더라면 그런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회담의 성과물도 나오지 않았을 듯싶다. 한쪽은 이것이 NLL 포기 발언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다른 쪽은 “(NLL이) 현실로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뒷부분만을 내세워 결코 NLL을 포기한다고 하지 않았다고 되받아친다. 모두가 외눈박이 같다. 한눈만 뜨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물 위에 흔적은 남지 않아도’ NLL은 여전히 존재한다. 북한도 자주 도발은 했지만 지난 60년 동안 그런대로 지켜 왔다.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음을 아는 것이다. 이 마당에 사망한 전(前) 대통령이 왜 그랬냐고 따져 봐야 실익이 없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국정원의 난데없는 도발임을 상식 있는 국민은 안다. 그것을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드는 것은 더 나쁘다. 그러면서 통합을 외쳐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나. sonsj@seoul.co.kr
  • [브라질월드컵] 지성 없어도 그릴 수 있다…홍명보호 V

    [브라질월드컵] 지성 없어도 그릴 수 있다…홍명보호 V

    ‘산소 탱크’ 박지성(32·QPR)이 내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일은 없을 듯하다. 홍명보(44)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그리는 ‘베스트11’에도 박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축구계는 최근 새 사령탑 선임만큼이나 박지성의 복귀설로 시끄러웠다.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고 정신적 지주 없이 흔들렸기 때문에 ‘캡틴 박’이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지성은 2011년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무릎 부상과 대표팀 세대교체를 이유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의 자리는 여전히 구멍이 뚫려 있다. 지난 시즌 QPR에서 벤치신세였음에도 박지성은 여전히 저력 있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홍 감독은 박지성을 무리하게 복귀시키는 일은 없을 거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 감독은 지난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박지성 복귀설이 불거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선수 본인의 의지”라고 선을 그었다. 억지로 데려오는 일은 없다는 쐐기다. 박지성의 결심을 존중하는 의미도 있지만 팀워크를 중시하는 홍 감독의 축구철학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홍 감독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슬로건도 ‘원팀·원스피릿·원골’. 특정한 한두 선수에 의존하는 팀 대신 최고의 팀을 만들 수 있는 선수로 엔트리를 구성하겠다는 얘기다. 제 아무리 박지성이라도 뛸 의사가 없는 선수를 억지로 데려오는 건 홍명보가 그리는 ‘원 팀’과 어울리지 않는다. 홍 감독은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최고의 팀워크를 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했다. 컨디션이 최고라면, 팀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면 이름값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라도 선발로 내보냈다. 두터운 신뢰 속에 무한경쟁을 하다 보니 선발을 장담하는 선수도, 미리 포기하는 선수도 없이 그들이 가진 100% 능력을 끄집어 낼 수 있었다. ‘캡틴 박’은 당연히 탐나는 카드지만 팀을 우선하는 홍 감독이 연연할 필요가 없는 카드라는 뜻이다.박지성의 마음도 흔들림이 없다. 그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에 복귀할 생각은 전혀 없다. 홍 감독님이 요청하셔도 내 대답은 마찬가지”라고 잘라 말했다. 나흘 뒤 상하이드림컵 기자회견에서도 재차 “그런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한여름을 후끈 달궜던 ‘박지성 컴백설’은 이렇게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홍명보 감독의 한국형 플레이는… 정·신·통·일

    홍명보 감독의 한국형 플레이는… 정·신·통·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한국형 플레이’로 내년 월드컵에 도전하겠다. ‘원팀, 원스피릿, 원골’(모두가 한 팀이고, 같은 정신으로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이 홍명보호의 모토다.” 홍명보(44)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2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 대표팀 운영방안, 계약과정 등을 설명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내가 쌓은 모든 경험과 지식, 지혜를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불사르겠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하는, 우리 선수들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전술을 개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 축구는 세계를 겨냥해 나아가고 있는 팀”이라면서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 성실, 희생하는 자세만 가지고도 충분히 좋은 전술을 만들 수 있다”고 장담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위치부터 압박을 해야 하는지, 어디에 콤팩트하게 서야 하는지 등을 집중 조련할 생각”이라고 했다. ‘공간과 압박’을 바탕으로 세계 강팀과 겨뤄도 손색없는 경기력을 보이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홍 감독은 또 “올해 대표팀 소집기간이 20여일 남짓 있는데 1년동안 쉽게 뚫리지 않는 수비조직력을 만들겠다”면서 “동아시안컵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최종엔트리 옥석가리기도 작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성(QPR)의 복귀, 이동국(전북)의 발탁 등과 관련, “특정 선수에 관한 얘기는 지금도,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면서 “내가 중시하는 건 개인이 아닌 팀”이라고 일축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슬로건 아래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일궜던 홍 감독의 기조는 더 단단해졌다. 그는 “2014년 브라질에 나설 국가대표팀은 ‘원팀, 원스피릿, 원골’을 모토로 한다”면서 “최고의 선수를 뽑아서 팀을 만드는 게 아니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를 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기성용(스완지시티)·박주영(아스널) 등 ‘홍명보의 아이들’ 발탁에 관해서도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그들과 지난 3년간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건 사실이지만 과거가 미래를 100% 보장하진 않는다”면서 “경기력을 꼼꼼히 체크해서 다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라는 모토에서 벗어나는 선수는 선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이 앞서 두 차례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했던 만큼 협회가 억지로 주저앉힌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안지(러시아)에서 5개월간 코치를 하면서 11개국 선수를 봤는데 한국 선수들이 훌륭하단 걸 새삼 깨달았다”면서 “축구, 인생 공부를 하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계약기간 2년도 스스로 정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팀을 이끌 수 있도록 2018러시아월드컵까지 임기를 제안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5년이나 계약한다면 준비 자세가 180도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채찍질할 수 있도록 내가 2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물러나야한다는 뜻도 전했다. 홍 감독은 내달 20일 개막하는 동아시안컵에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홍명보호’의 컬러를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反식민주의 근거한 내전 규정 잘못…공산주의 vs 反공산주의 이념전쟁”

    [정전협정 60년] “反식민주의 근거한 내전 규정 잘못…공산주의 vs 反공산주의 이념전쟁”

    캐스린 웨더스비(62)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을 일제강점기와 해방 정국의 한반도 내부에서 발생한 사회적 모순으로 인해 일어난 내전으로 보는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의 시각을 반박했다. →정전 협상 과정은. -1951년 7월 처음 협상이 시작됐으나 미국과 중국, 소련의 소극적 자세로 협상이 지체됐다. 당시 북한 군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일성은 미국의 엄청난 공습을 견딜 수 없어 조속한 정전을 원했다. 하지만 미국이 정전에 따른 경계선을 당시의 전선에서 훨씬 북쪽에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중국이 반대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미국의 공습이 더욱 심해지자 1952년 초 북한 지도부는 다시 중국에 정전을 간청했다. 그러나 중국과 소련은 북한에 보낸 메시지에서 “전 세계적인 공산주의 투쟁을 위해서는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소련은 한국전쟁으로 미군을 극동에 묶어둠으로써 동유럽에서 군사적 우위를 구축하려 했다. 1952년 가을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공산당 총리가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북한이 잃을 것이라고는 사람밖에 더 있느냐”면서 정전을 반대했다. 1953년 3월 스탈린이 죽은 뒤에야 비로소 정전 협상이 진전됐다. →북한의 목소리가 그렇게 약했나. -협상 과정에서 김일성의 역할은 미미했다. 모든 결정은 중국과 소련 지도자에 의해 이뤄졌다. 중국 협상대표가 전보로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고하면 중국은 그것을 다시 스탈린에게 보냈다. 역으로 스탈린이 마오쩌둥에게 지시하면 중국은 다시 중국 협상대표에게 하달했다. 북한과는 일부만 상의했을 뿐이다. 앞서 중국은 1950년 가을 참전하자마자 북한군의 지휘권을 접수했다. 김일성은 원치 않은 일이었지만 중국은 중국군의 역할이 압도적이라는 이유로 지휘권을 고집했고 스탈린도 중국 편을 들었다. →미국이 정전에 동의한 이유는. -미군도 많은 인력과 물자를 잃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군은 압도적인 무기를 갖고 있었지만 지상에서 중국군을 이길 수 없다는 자괴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여전히 한국전쟁은 남침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남침이라는 것은 기록으로 입증된 명쾌한 진실이다. 김일성은 간절히 전쟁을 원했다. 그는 중국 권력 장악에 성공한 마오쩌둥처럼 한반도 전체로 공산혁명을 확산시키고 싶어 했다. 하지만 북한은 소련에 아주 의존적이었기 때문에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 스탈린은 가톨릭의 교황, 김일성은 신부와 같은 위상이었기에 김일성은 스탈린의 말을 따라야 했다. 1949년 9월 김일성이 남침 승인을 요청했지만 스탈린은 미군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며 반대했다. 스탈린은 1950년 1월 말 김일성이 다시 요청했을 때에야 남침을 승인했다. 북한은 원래 옹진반도를 공격해 남한이 반격하면 남한이 먼저 공격했다고 핑계를 대며 전면적으로 남침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6월 21일 남한군이 북한군의 공격 낌새를 알아채고 옹진반도에 병력을 증강시키자 초조해진 김일성은 38선 전역에서 남침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커밍스 교수는 1949년에 38선 부근에서 있었던 남북 간 무력 충돌의 대부분이 남한군의 공격이었다고 주장하는데. -남한이 많은 공격을 한 것은 사실이다. 당시 남한 지도부도 통일을 원했다. 하지만 38선 근처에서 벌어졌던 소규모 무력 충돌과 전면전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 →만약 북한이 침공하지 않았다면 남한이 침공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미국이 전쟁을 승인하고 지원했다면 이승만은 아주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전쟁을 원치 않았고 무기가 없었던 한국군은 독자적으로 전쟁을 일으킬 능력이 없었다. →미국이 남한을 미군 방어선인 애치슨 라인에서 제외한 의도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군의 규모를 줄이라는 요구가 미국 내에서 많았기 때문에 제한된 자원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우선 관심 지역은 일본이었고 그다음이 필리핀이었다. →커밍스 교수는 한국전쟁이 국제전이라기보다는 내전이라고 하는데. -남북한만의 싸움이 아니라 미국과 소련의 싸움이기도 했다. 만약 스탈린이 승인하지 않았다면 한국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소련의 통제력은 남한에 대한 미국의 통제력보다 훨씬 강했다. 만약 한국전쟁이 내전이라면 동서독 간에는 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겠나. →커밍스 교수는 한국전쟁을 혁명세력 대 친일세력의 반(反)식민주의 전쟁으로 규정했는데. -공산주의 대 반(反)공산주의의 이념전쟁으로 봐야 한다. →한국전쟁의 교훈은. -근본주의적 이념의 파괴성을 경험한 것이다. 억지력의 중요성도 깨닫게 했다. 옛 소련 문서에는 “만약 1949년에 미국의 한국 방어 의지가 분명했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부분이 있다. 애치슨 라인을 의미하는 것이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민주 “국정원 공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수령 거부”

    민주 “국정원 공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수령 거부”

    민주당은 24일 국가정보원이 공개하기로 한 2007년 당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수령을 전면 거부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이 야당 정보위원들의 의원실을 돌면서 해당 문건을 전달하려고 했다”면서 대화록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의원은 오후 3시 46분 한기범 국정원 제1차장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국정원의 성명에 의하면 ‘여야 공히 (대화록의) 전문공개를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돼 있는데 이는 허위 발표로, 요구하지도 않은 야당 정보위원들에게 그 중요한 문건을 강제로 떠맡기듯 전달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청했으며 이런 억지춘향식의 수령은 거부한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2급 비밀문서인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일반 문서로 재분류해 공개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민주당이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조작 가능성이 있는 국정원 보관 문건이 아니라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돼 있는 정본, 원본과 녹취테이프”라면서 “수령 거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야당 정보위원들에게 강제로 전달하려 할 경우 경찰을 불러 제지시키겠다는 얘기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국정원이 제 정신이 아니다. 자기 멋대로 일반 문서로 분류하는 이런 무도한 짓을 하는 것을 보면서 국정원이 무엇을 노리는지 명백해졌다”고 비판했다. 또 “국기문란을 이렇게 무도한 방법으로 덮으려는 국정원의 작태를 국민과의 투쟁으로 덮겠다”고 강조했다. 정보위 소속인 같은 당 김현 의원도 “이같은 불법무도한 일을 묵과할 수 없으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면서 “남재준 국정원장은 더 이상 국정원장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체질을 알면 공부가 쉬워요”

    본격적인 무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머리를 싸매야하는 학생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 집중을 잘 못하지만 성적이 좋은 아이가 있다. 주로 심야에 집중력이 뛰어난 아이가 있는 반면 아침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또 작은 소리에 신경을 쓰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이어폰을 껴야 공부가 잘된다는 아이도 있다. 한편 그룹으로 공부할 때 집중을 잘하는 아이도 있고, 어두운 방에서 혼자 공부를 해야 공부가 잘된다는 아이도 있다. 사람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가 다르고 공부하는 패턴도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공부도 체질별로 달리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최방섭 서울시 북부병원 한방과 과장은 “타고난 체질은 어쩔 수 없지만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 하는 방법으로 습관을 들인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면서 “총명차나 총명탕 같은 약재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 과장의 도움말로 ‘체질별 공부법’에 대해 알아봤다. △태양인(아침에 집중하고 혼자 공부 하는 게 효과적) 1만 명에 한명 꼴로 나타는 태양인은 드문 체질로 상체가 발달하고 허리부위가 약하다. 목덜미가 굵고 머리가 크고, 얼굴이 둥글며 이마가 넓다. 활동적인 성격에 창의성과 지도력이 뛰어나다. 대부분의 태양인은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기억력과 수리력, 어휘력과 사고력뿐만 아니라 응용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심 때문에 성적에 얽매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공부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태양인은 주로 아침에 집중력이 뛰어난 만큼 오전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혼자 공부하는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급적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태 음 인(심야에 집중력 뛰어나지만 억지 공부는 역효과) 외형상 허리부위와 배가 발달되고 목과 어깨부분은 약하다. 얼굴은 원형 또는 타원형에 가다. 위장기능과 식성이 좋아 음식을 잘 먹는 체질이기 때문에 근육이 견고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다. 태음인은 주로 야행성으로 심야에 집중력이 뛰어나다. 억지로 낮에 집중하기 보다는 밤에 집중하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중 가장 많은 체질인 태음인은 도서관 같이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경쟁하며 공부하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숲을 보면서 나무를 보지 못하는 공부 스타일이기 때문에 장문을 읽을 때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만큼 어휘력을 길러야 한다. 기계적인 반복학습보다는 스토리텔링식 학습법이 되움이 된다. 반면 수리력과 사고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계산 실수를 잘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공부하는 연습과 함께 반드시 검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자료를 정리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노트를 잘 정리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태음인은 땀을 많이 흘려야 몸이 가뿐해지는 체질이기 때문에 여름철에 유리하다. △소양인(벼락치기에 탁월, 지구력 약해 앉아있는 습관 길러줘야) 외형상 가슴주위가 발달하였다. 골반이나 엉덩이는 작은 편으로 하체, 특히 다리가 약해 보인다. 골격은 대체로 가늘다. 외형상의 조건 때문에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허리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소양인은 단기 집중력이 뛰어난 반면 지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진득이 앉아있질 못한다. 하지만 순발력과 분별력은 빠르기 때문에 벼락치기 공부에 능숙하다. 시험 전날 바짝 공부하는 스타일이 소양인들이다. 열이 많은 체질이기 때문에 밤에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토론 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그룹형태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평소 지구력을 길러주기 위해 흥미로운 책을 오래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음인(단순 암기보다 원리 이해 먼저) 허리와 배 부분이 약하고 엉덩이 부분이 발달했다. 상·하체가 균형을 잘 이루는 편이다. 살과 근육이 비교적 적고 체구도 작다. 손발은 가늘고 길며 냉한 편이다. 몸이 찬 편이기 때문에 소화기질환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면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 성격은 주로 온순하고 내성적이다. 혼자 공부하는 데 익숙한 만큼 주위환경이 잘 정리되어있어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단순한 암기보다는 원리를 이해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시험 때만 되면 초조해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설혹 실패 했더라도 낙담하지 말고 마음을 추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음인은 양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데 어려움이 많다. 아침공부에 취약하기 때문에 반드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무리해서 공부하기 보다는 하루 6시간이상 수면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위기의 한국축구] 판을 크게 짜자

    한국축구는 주술에 걸린 듯 4년마다 위기론을 되풀이해 왔다. 월드컵이 눈앞에 닥치면 위기를 외치다 씁쓸한 성적을 안고 그다음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잊는다. 거칠게 말하면 아무것도 안 하거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초라한 성적의 책임을 감독에게 묻고 모두 돌아선다. 이게 되풀이되니 4강 신화를 쓴 2002년 이후 11년 동안 허송세월했다는 지탄이 쏟아진다. 가까스로 오른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시리즈로 짚어 본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황보관)가 19일 열렸다. 이란전 패배 뒤 10시간쯤 지난 시점에 소집됐다. 다음 달 동아시안컵 준비를 위해 모였다면서 최강희 감독의 후임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했다고 공표했다. 조광래 전임 감독을 갑작스럽게 경질한 뒤 1년 6개월 동안 뭘 했는지 팬들이나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던 기술위원회가 이토록 재빠르게 대응하는 것을 석연치 않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차기 감독 선임이 중요하고 서둘러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말이다. 과거 한국축구의 잘못된 문제 해결 방식을 이번에도 되풀이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이다. 하기 싫다는 최강희 감독에게 “최종예선만 통과시켜 달라”고 애원해 억지로 자리를 맡긴 기술위원회다. 당시 자신들이 내린 결정이 옳았는지를 돌아보는 노력도 없어 보인다. 어떻게 한국축구가 과거에 견줘 만만해 보이는 상대들로 짜인 최종예선에서 마지막 경기까지 진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골 득실을 따져 조 2위로 본선에 나가게 됐는지를 제대로 돌아보지도 않는 것 같다. 그러고선 자신들의 책임을 가리기 위해 후임 감독 선임으로 ‘순간이동’하려는 것이다. 대표팀 전열이 많이 흐트러진 이 시점에 필요한 목표와 세부적인 실행 계획 없이 ‘누가 적임’인지만 따져선 곤란하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본선까지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한 달가량 감독 선임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며 “그 정도 여유를 갖고 세계 모든 지도자에게 문호를 개방해 최적의 감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위원회는 감독 선임만 해놓고 손 털지 말고 브라질월드컵까지 남은 1년은 물론, 적어도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내다보는 로드맵을 차기 감독과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신 교수는 세놀 귀네슈, 세르지우 파리아스, 마르셀로 비엘사 등 외국 감독들은 물론 황선홍, 김호곤 등 국내 지도자들도 대표팀 운영 계획을 협회에 제출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기술위원회가 종합해서 최고 적임자를 찾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대표팀을 지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술위원회, 나아가 축구협회가 감독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감독에게 선수 선발, 훈련 소집 등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 못지않게 올바른 견제와 협력의 틀을 만드는 것도 절실하다. 축구협회는 경기외적으로 대표팀을 지원하는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프로축구연맹과의 협력 관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를 점검하는 게 마땅하다. 지난 2월 취임한 정몽규 협회장은 그동안 사무국 정비에 역량을 소진하는 듯 보였다. 이제 그보다 더 큰 그림을 고민해야 한다. 대표팀 지원 시스템 전체를 돌아보고 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는 일이 이란전 패배에 상심한 이들의 분노에 제대로 답하는 일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초등학교 수학여행지가 사이판? 네티즌 갑론을박

    초등학교 수학여행지가 사이판? 네티즌 갑론을박

    ”초등학교 수학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한 사립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지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네티즌은 18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제정신이 아닌 초등학교’라는 제목으로 수학여행지를 안내하는 가정통신문 사진을 올렸다. 서울 중랑구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에는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며 사진과 글, 말로만 배웠던 다양한 세계 문화를 이해하고, 공동체 의식과 민주시민 의식의 자질 함양을 위해 수학여행을 실시한다”면서 3박 4일 일정의 사이판 여행을 공지했다. 글을 올린 학부모는 “초등학생들 데리고 신혼여행을 가려는 것인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이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치곤 과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사립 초등학교라면 가능하다”는 의견이 부딪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예전엔 제주도로 가는 것도 사치였는데 요즘 학교들은 대박”, “휴양지에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무슨 공부가 될지 궁금하다”, “견문을 넓히고 세계문화를 이해한다는 취지는 좋은데 과연 우리나라 역사는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위화감 느낀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일부 또 다른 네티즌들은 “학생과 학부모들 설문조사해서 여행사를 선정하는 것이고 여유가 되는 사립학교 학생들이 해외로 가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돈 없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 돈 있는 아이들이 가는 것”이라는 등의 발언들도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다 보니 글이 올라온지 12시간도 안 돼 400여개의 댓글이 달릴 만큼 뜨거운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는 당초 지난 4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6학년 수학여행지로 중국을 결정한 바 있다. 6학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2.8%의 찬성으로 1순위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 측 관계자는 “최근 야생진드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국에서 사이판으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사이판 수학여행의 학생 1인당 경비를 묻자 학교 관계자는 “여행사 입찰 협상이 마무리되는 중이고 곧 공개가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말 교내 청소년단체의 해외탐방지로 괌이 결정돼 3박 4일 동안 일정이 진행됐고, 2009년부터 매년 일본(도쿄·오사카·나라 등), 홍콩·마카오, 사이판 등으로 해외탐방을 진행한 바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초등학교 수학여행지가 사이판?… “너무 과해” vs “형편되면 가능”

    초등학교 수학여행지가 사이판?… “너무 과해” vs “형편되면 가능”

    ”초등학교 수학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한 사립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지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네티즌은 18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제정신이 아닌 초등학교’라는 제목으로 수학여행지를 안내하는 가정통신문 사진을 올렸다. 서울 중랑구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에는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며 사진과 글, 말로만 배웠던 다양한 세계 문화를 이해하고, 공동체 의식과 민주시민 의식의 자질 함양을 위해 수학여행을 실시한다”면서 3박 4일 일정의 사이판 여행을 공지했다. 글을 올린 학부모는 “초등학생들 데리고 신혼여행을 가려는 것인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이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치곤 과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사립 초등학교라면 가능하다”는 의견이 부딪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예전엔 제주도로 가는 것도 사치였는데 요즘 학교들은 대박”, “휴양지에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무슨 공부가 될지 궁금하다”, “견문을 넓히고 세계문화를 이해한다는 취지는 좋은데 과연 우리나라 역사는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위화감 느낀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일부 또 다른 네티즌들은 “학생과 학부모들 설문조사해서 여행사를 선정하는 것이고 여유가 되는 사립학교 학생들이 해외로 가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돈 없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 돈 있는 아이들이 가는 것”이라는 등의 발언들도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다 보니 글이 올라온지 12시간도 안 돼 400여개의 댓글이 달릴 만큼 뜨거운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는 당초 지난 4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6학년 수학여행지로 중국을 결정한 바 있다. 6학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2.8%의 찬성으로 1순위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 측 관계자는 “최근 야생진드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국에서 사이판으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사이판 수학여행의 학생 1인당 경비를 묻자 학교 관계자는 “여행사 입찰 협상이 마무리되는 중이고 곧 공개가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말 교내 청소년단체의 해외탐방지로 괌이 결정돼 3박 4일 동안 일정이 진행됐고, 2009년부터 매년 일본(도쿄·오사카·나라 등), 홍콩·마카오, 사이판 등으로 해외탐방을 진행한 바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AP “北, 긴장고조 → 외부양보 유도” 신화통신 “정전 → 평화체제 주목”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주요 외신은 16일 북한이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 담화를 통해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사실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는 주목했지만 실제로 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제의가 북한이 지난 3~4월 쏟아낸 미국 핵 공격 발언 등 대미 위협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라고 풀이했지만, 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대니얼 핑크스턴 국제위기그룹(ICG) 동북아 부국장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회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이 제안을 거절하면 북한은 핵 억지력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AP 통신은 회담 제안 사실과 함께 “빈곤에 시달리는 북한은 (이전부터) 도발적 행동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뒤 대화 의사를 보이는 식으로 외부의 양보를 끌어내려 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실제 회담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만난다면 의제가 무엇이 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말을 인용, “조·미(북·미) 당국 사이의 고위급 회담에서는 군사적 긴장상태의 완화 문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미국이 내놓은 ‘핵 없는 세계 건설’ 등의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회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공조해 북한 비핵화에 단호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미국이 북한의 회담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부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비호하지 않을 경우 미국 입장에서 북한은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미국이 북의 대화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제안을 일방적인 것으로 평가절하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북한의 북·미 회담 제안에 대해 “북한의 여러 언동에 휘둘리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올해 초까지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등을 감행했던 북한이 이제 직접 대화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김정은 정권을 안정화하는 데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北 “회담 무산 南책임” 정부 “北 억지 주장”

    남과 북이 당국회담 무산 책임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남북 모두 공식 입장까지 발표하며 회담 대표의 ‘격(格) 공방’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남북 관계는 대화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 6일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당분간 경색·대치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북한은 13일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첫 공식 입장을 통해 남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당국회담에 털끝만 한 미련도 없다”며 추후 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부는 “북한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며 “북한 스스로 대화할 여건이 아직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해 당분간 회담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사태로 북남 관계에 미칠 엄중한 후과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남측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측이 처음부터 장관급회담을 주장하고 실제로 통일부 장관을 내보낼 의향이라고 몇 번이고 확약하고도 회담이 개최되기 직전 수석대표를 아래 급으로 바꿔 내놓는 놀음을 벌인 것은 북남 대화 역사에 있어본 적이 없는 해괴한 망동으로 무례·무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북측은 담화를 통해 앞서 이뤄진 남북 실무 접촉에서 우리 정부가 합의서 초안에 북측 수석대표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선언한 당사자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이름을 적시한 내용 등 그동안 비공개된 협상 과정을 폭로했다. 북측은 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도 남측이 6·15와 7·4 공동기념, 민간 왕래와 접촉, 협력사업 문제는 의제에 넣지 않으려고 “앙탈을 부렸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통일부는 입장 자료를 통해 “수석대표 급(級)을 맞추는 건 새로운 남북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수석대표 급 문제를 이유로 당국회담을 무산시키고 실무 접촉 과정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공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과거 남북회담 관행을 운운하고 있으나 과거 관행을 일반 상식과 국제적 기준에 맞게 정상화시켜 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성의를 갖고 책임 있게 당국 대화에 호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화가 무산된 건 수석대표 급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다가 일방적으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하고 무산시킨 북한 당국의 태도에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남측 판문점 연락관의 전화를 받지 않아 남북을 잇는 연락 채널 단절이 지속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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