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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에펠탑을 사랑한 사람들 / 한건축 대표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에펠탑을 사랑한 사람들 / 한건축 대표

    올해가 에펠탑이 세워진 지 130년이 되는 해로 가장 성대한 레이저쇼에 대한 뉴스가 각 매체를 장식했다.이처럼 큰 뉴스가 된 배경에는 몇 년 전 이탈리아의 몬자 브리안자 상공회의소가 에펠탑의 가치에 대해 조사 발표한 영향이 클듯하다. 유럽의 상징적 조형물과 건축에 대하여 인지도, 관광객, 상징성 등을 반영해 그 가치를 매겼는데 2위인 콜로세움 원형경기장과 약 다섯 배의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당시의 환율로 계산하면 한화로 약 616조원의 가치가 인정되었다. 7년전 기준 한해 에펠탑을 찾는 관광객이 약 800만명으로 추산되었으며 최근 1000만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2위인 콜로세움이 한화로 약 129조원이고 스페인의 파밀리아 성당이 약 127조원의 가치라고 하니 에펠탑이 가지는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콜로세움이나 파밀리아 성당의 입장에서 보면 그 차이를 인정하기 힘들겠지만,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의 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결과라니 콜로세움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지금은 보물단지가 된 에펠탑이 처음부터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1889년 프랑스혁명 백주년 기념으로 파리 만국박람회가 열리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이 공모되었을 때 토목기술자였던 구스타프 에펠은 320m(안테나포함)의 높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물 자체의 하중만 견디면 되는 철탑을 계획하여 제출하였으며 공기나 공사비 등 이런저런 고려에 의해 선정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프랑스인들은 문화, 예술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였다. 품격있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흉물스런 철탑이 웬 말이냐고 반대가 심했다. 특히 많은 예술가가 이 흉측한 철 구조물을 비난하였다. 대표적으로 모파상은 에펠탑의 완성 후 탑의 1층 식당에서 식사를 자주 했는데 그 이유가 ‘파리에서 에펠탑을 보지 않으며 밥을 먹을 곳이 거기밖에 없어서’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렇듯 애물단지였던 에펠탑이 보물단지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딱딱하고 차가운 철로 만들어진 미려한 곡선은 건축 후에 많은 사람을 감탄시키기 충분했고 비난일색이던 예술가들을 칭찬으로 바뀌게 했다.이후 많은 예술가들이 에펠탑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들거나 에펠탑 광장에서 예술 활동을 하였다. 프랑스의 진보적인 색체는 다른 보수적인 곳에서는 다루지 못한 내용들을 실험적으로 선보이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싸이가 에펠탑 광장에서 공연을 하여 2만 여명이 군집하였다.작년에는 한국의 퍼포먼스작가 배 달래도 에펠탑 광장에서 ‘못다 핀 꽃 한 송이’ 라는 무거운 주제의 공연을 했었다.미술작품으로는 많은 화가가 에펠탑을 그렸지만, 샤갈의 에펠탑을 소재로 한 작품들 그중에서도 에펠탑의 신랑 신부는 유명한 작품이다.미술가, 행위예술가, 음악가, 영상예술가, 문학가에 이르기 까지 모든 장르의 문화 예술인들이 에펠탑을 소재로 하고 배경으로 작품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에펠탑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에펠탑 자체가 아름답다보니 그 예술성에 에펠탑을 좋아한다. 둘째는 프랑스라는 나라가 진보적이라 제약이 적어 어떤 예술적 표현도 수용하는 편이다. 예술에서는 어떤 집단의 눈치도 안보는 프랑스인들의 예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많은 예술가들을 파리로 부른다. 셋째는 에펠탑의 인지도나 상징성이 많은 예술가들에게 함께하고 싶도록 만든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져서 그곳에서 뭔가를 도전하고 싶게 만든다. 넷째. 가장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모이고 다인종국가로 홍보효과가 크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예술가들이 파리를 사랑하고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을 사랑한다에펠탑은 예술가만 사랑한 게 아니다. 히틀러 역시 에펠탑을 너무 좋아해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를 좋아했다.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던 탑의 약 1700계단을 걸어서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내가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하여 폰 콜티즈 장군에게 에펠탑과 파리를 파괴할 것을 지시하였고 아홉 번이나 확인하였다. 네덜란드의 한 도시를 파괴한 히틀러다운 명령이었다. 다행이 폰 콜티즈 장군이 ‘나는 히틀러의 배신자가 될지언정 인류의 죄인이 될 수는 없다며 히틀러의 명령에 불복하여 지금 우리가 에펠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항명을 하면서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김영환 장군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에펠에 대해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많은 사람이 에펠을 건축가로만 알고 있으나 에펠은 화학을 전공한 토목술자로 유럽의 많은 철교를 설계하고 건설 하였다. 이중 가장 유명한 철교는 가리비 고가교로 대형 아치가 철교를 떠받치고 있다.마치 에펠탑의 하부를 보는 듯하다. 에펠은 에펠탑 이후에 건축가라는 이름을 달았다. 또 그는 에펠탑 이전에 프랑스가 미국에 기증한 자유의 여신상 철 구조물을 설계하였으니 프랑스와 미국의 상징물을 설계한 셈이다.에펠탑 건설시 프랑스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예상 공사비의 약 25% 정도였다. 에펠은 자신이 공사비를 대고 대신 향후 에펠탑이 유지될 20년간 관람비용 등을 자신의 회사에서 받는 것으로 계약을 하고 에펠탑을 지었으며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약 800일 만에 공사를 마쳤다. 물론 에펠탑은 만국 박람회 최고의 전시물이었으며 그 관람수입만으로 공사비를 다 충당할 수 있었다. 에펠탑은 원래 20년간 유지될 목적이었으나 통신이나 군사적 목적의 중요성이 인정되어 철거를 면하였다. 에펠탑으로 성공한 에펠은 파마마 운하를 만들었으나 큰 손해를 입어 어려움을 겪었다. 에펠의 성공은 그의 정체성에 대한 후학들의 다툼을 유발했다. 화학자들은 에펠이 화학자라 했으며 토목가들은 에펠을 토목가라 하고 건축가들은 에펠은 건축가라 한다. 수학자들은 에펠탑의 곡선이 수학의 함수를 활용한 지수 그래프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한다. 내 주변에서도 간혹 토목을 하는 사람들이 건축가들에게 가장 위대한 건축물은 토목가가 만들었다며 토목의 예술성을 어필 한다. 각 나라마다 지방마다 상징물로 자리매김 된 건축물이나 구조물이 있으며 그 홍보가치는 천문학적이다. 파리의 에펠탑과 개선문,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그리스의 파르테논, 스페인의 피밀리에 등. 미국의 러시모어 바위산의 대통령 조각상,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브라질의 리오데 자네이로의 예수상, 이집트의 피라미드, 칠레의 모아이석상, 중국의 만리장성과 천안문 등은 상징물인 동시에 어마어마한 관광자원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은 무엇이 있을까? 애석하게도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의 이미지를 넘는 상징물이 없단다. 광화문 광장이 월드컵 응원과 촛불혁명으로 많이 보도되어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위에 열거한 다른 나라의 상징물에 비하면 지명도는 미미하다. 일부 건설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거를 뛰어넘는 국가적 기념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억지로 상징물을 목적으로 만들 필요야 없겠지만 국가적 전환점이 될 만한 일이 있다면 고려해볼만 하다. 꼭 대형 구조물이 아니어도 된다. 파리의 에펠탑을 비롯한 상징물들은 모두가 스토리가 있다. 어떤 것은 예술성에서 어떤 것은 규모에서 어떤 것은 상징성에서 유명해졌지만, 공통점은 스토리가 입혀진 홍보가 이런 가치를 만들어냈다. 특히 에펠탑은 에펠탑 광장을 각종 문화행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에펠탑의 사진이 계속 생산되고 홍보된다. 한국에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많은 유적이 있다. 건축물로서 파르테논과 비교되는 종묘, 조각물로서 세계 어느 것에도 손색없는 석굴암, 소실되고 없지만, 황룡사 대탑 같은 조형물들은 충분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알릴만 하다.몇 달 전 BTS의 한 멤버가 불국사 등 우리 문화유적을 방문 사진을 올렸다는 기사를 보며 나라에서 할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체계적인 연구와 홍보를 위해 정부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에펠탑의 13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상징물이 아직 없음을 아쉬워하며 돌아보게 된다.
  •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지난 금요일, 아이들을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나서 시내에 나갔다.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는 한산했다. 문제집을 파는 코너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40대로 보이는 여성 예닐곱이 진지한 표정으로 국어독해, 수학 문제집을 고르고 있었다. 한쪽엔 초등학교 교과서도 팔았다. 한 권에 5000원 정도였다. 지난 3월 학부모 총회 때 딸의 담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3월 말부터 교과서 수업에 들어갑니다. 교과서는 집에 보내지 않고, 숙제도 없습니다. 수학익힘책도 학교에서 저와 같이 풉니다. 아무 신경 쓰지 마세요. 대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수학익힘책을 집에 보내드릴 테니 우리 아이들 많이 칭찬해주시고 격려해주세요.” 부모가 자녀에게 교과서를 미리 공부시키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 같았다. 그런데 서점에서 이렇게 쉽게 교과서를 구할 수 있다니…. 부지런하고 꼼꼼한 엄마들은 이미 교과서를 사서 봤을 것이다. 난 한참 멀었다.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다행스럽게도 별 탈 없이 학교에 적응했다. 혼자 학교에 가고, 끝나면 집에 오고, 친구들과도 잘 논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처음에는 아주 기본적인 화장실 스스로 가기, 실내화 갈아신기 같은 것만 잘해도 감지덕지했는데, 이제 딸의 공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선행학습.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일이 돼버렸다. 처음엔 ‘초등학교 1학년이 배울 게 뭐가 있다고, 열심히 뛰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만 잘 들으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보통은 공부도 어릴 때 해야 효과가 있다는 말로 받아들인다. 반대의 뜻도 통한다. 어린 나이에 배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부도 머리가 굵어지면 쉽게 이해한다. 중학교 1학년 때인가, 초록색 성문기초영문법을 보기 시작했다. 당최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었다. 학원 선생님은 네댓 번 보면 괜찮을 거라고 했다. 이해되지 않는 외국말을 달달 외우라는 소리가 싫어서 결국 학원을 관뒀다.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그 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슥슥 잘 읽혔다. 이렇게 쉬운 걸 왜 4년 전에 억지로 배우려 했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불신이 큰 나지만 자식 키우는 처지가 되자 마음이 심하게 흔들린다. 이런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적어도 한글은 깨우치고 학교에 가야지. 초등학교 1~2학년이면 영어 알파벳이랑 음가(파닉스)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3학년 되면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운다는데, 그전에 수영을 배워놓으면 더 좋겠지. 요샌 줄넘기도 필수라는데 동네 문화센터 줄넘기 강좌라도 듣게 해야 할까. 선행학습이란 무엇인가. 교육당국은 학생 스스로 또는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학교 수업 진도보다 최소 1개월 이상 미리 공부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학교 수업 준비를 위해 1~2주 먼저 공부하는 ‘예습’과는 다르다.교육과정평가원이 2013년 발간한 ‘학교교육 내 선행학습 유발 요인 분석 및 해소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중 86.2%가 영어 또는 수학 선행학습을 경험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학부모) 9720명을 조사한 결과다. 학교급으로 보면 초등학생의 84.1%, 중학생의 87%, 고등학생의 89.5%가 선행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 설문을 분석해보니 ▲학급 내 성적이 높을수록 ▲진학 희망 고등학교가 특목고 또는 자사고일 경우 ▲월평균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어머니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선행학습 시간이 길었다. 3월 초에 만난 대학선배 언니 A가 해준 기막힌 이야기가 떠올랐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A는 둘째를 올해 초등학교에 보냈다. A는 어렵사리 유명한 수학학원 강사 전화번호를 구했다. (유능한 사교육 강사 연락처를 확보하는 게 학부모의 정보력이라고 한다.) A는 강사에게 둘째 교육을 의뢰했다가 면박을 당했다. 강사가 그러더란다. “어머니, 너무 늦으셨네요. 특목고 가려면 6살 때부터 준비해야 해요.” 선행학습은 사교육을 받는 주요 목적 중 하나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사교육비 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을 받은 초등학생 가운데 39.7%가 선행학습이 목적이라고 답했다. 학교수업 보충이 86.2%로 가장 많았고 보육(17.6%), 진학준비(15.9%) 등의 순이었다.다만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는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그해에는 초등학생의 65.6%가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았다. 반면 학교수업을 보충할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은 2007년 49.6%에서 1.7배 이상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졌기 때문은 아닐까. 사교육에서 성행한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무력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사교육을 통해 미리 교과 내용을 학습한 학생에게 학교 수업이 재미있을 리 없다. 그런 학생이 많으면 교사들도 기본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선행학습을 받지 않은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당하게 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주입식 선행학습에 익숙해진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선행학습이 대학입시를 위한 속도 경쟁을 부추겨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나왔다. 오죽하면 법으로 선행학습을 금지했을까. 지난 2014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선행학습을 전제로 한 학교 수업 ▲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와 수준의 시험 출제 ▲대입전형 논술 시험 등에서 고교 교육과정 벗어난 문제 출제 등을 금지했다.법 시행 이후 학교에서는 선행학습을 유발을 할 수 없게 됐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아침 저녁 보충수업과 방학 특강을 통해 교과과정을 미리 배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다. 방과후 학교에서도 선행학습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다만, 지난 3월 국회에서 공교육정상화법이 개정된 덕에 초등학교 1·2학년도 방과후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정규교과에 포함되기에 초 1·2 대상 영어 수업은 선행학습에 해당된다. 하지만 국회는 교육현장과 학부모 요구를 받아들여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했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대한 학부모 반응은 둘로 갈린다. 선행학습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반기는 쪽도 있지만, 학교에서 공부를 더 안 시키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부모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어느 쪽이든 공교육법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걸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딸은 수학 시간이 제일 싫다고 한다. 지난주에 들고 온 수학익힘책을 보니 한자리수 덧셈과 뺄셈을 배우고 있다. 예컨대 ‘5와 3의 합은 8입니다. 5와 3의 차는 2입니다’ 이런 걸 배우는 모양이다. 손가락 10개로 더하고 빼기를 해결하는 딸에게 딱 맞는 수준이다.딸은 선행학습은커녕 ‘후행학습’마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딸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 가끔 10이 넘어가는 두자릿수 덧셈을 시켜볼 때가 있다. 그러면 딸은 빽 소리를 지른다.(손가락 10개로 셈을 할 수 없어서다. 잘 구부러지지 않는 발가락을 동원하다가 성질을 낸다.) 돈을 셀 때 1000원을 1만원이라고 하고, 100원을 10원이라고 하기에 세자릿수 읽기를 가르쳐보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딸은 어김없이 화를 낸다. “엄마, 학교에서 배울 거잖아. 왜 엄마가 가르치려고 해?” 그럼 학교에서 배운 덧셈과 뺄셈을 복습해보자고 붙잡아 앉히면 또 저항한다. “아니, 학교에서 배운 건데 왜 엄마랑 또 해? 싫어!” 속에서 천불이 난다. 공부하지 않겠다는 고집만큼은 아주 자기주도적이다. ‘됐다, 됐어.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속으로 뇌까려봤자 아쉬운 쪽은 나다. 어느새 서점에서 사온 덧셈 연산 책을 펴놓고 어르고 달래며 3장만 풀어보자고 애원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복직’ 입니다.
  • 황교안, 조진래 전 의원 죽음에 “잔혹하고 비정한 정권”

    황교안, 조진래 전 의원 죽음에 “잔혹하고 비정한 정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친(親)홍준표계’ 조진래 전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해 “문재인 정권은 ‘적폐청산의 그 이름’으로 너무나 잔혹하고 비정한 정권이 됐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 전 국회의원께서 세상을 떠났다”면서 “채용 비리 혐의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일어난 일”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황 대표는 “수사 압박에 괴로움을 주위에 호소하였다고 한다”면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고(故) 김00님(전 한국항공우주산업 임원), 고 정00님(변호사), 고 변창훈님(전 서울고검 검사), 고 이재수님(전 기무사령관), 고 조진래님(전 국회의원)”이라고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찰 수사 등과 관련해 숨진 인사들을 일일이 거명한 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조 전 의원이 숨진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전 의원이 (자신이) 하지도 않은 채용 비리에 대한 수사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잘 나가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을 나와 대학동문이라는 이유로 억지 수사를 감행해 무너지게 했고 나와 일했던 경남도 공무원들은 죄다 좌천시키거나 한직으로 물러나게 했다”고도 했다. 그는 “참으로 못되고 몹쓸 정권이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뒤 “계속 정치보복만 하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고 비판했다.앞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조 전 의원은 지난 25일 오전 경남 함안군 법수면의 친형 집 사랑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경남지방경찰청은 조 전 의원이 경남도 정무부지사로 재임하던 2013년 8월쯤 산하기관인 경남테크노파크 센터장 채용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조사해 지난해 7월 검찰에 송치했고 창원지검은 지난 10일 조진래 전 의원을 한 차례 소환조사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고등학교 후배인 조진래 전 의원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재임 시절 주요 요직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친홍’ 인사로도 알려져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 1500명 추가 파병… 이란은 민주당 접촉

    이란 외무장관, 美상원 정보위 의원 만나 “강경책 주도 볼턴 영향력 줄일 의견 교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점증하는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겠다며 중동에 미군 1500명을 추가 파병하고 중동의 이란 적성국에 81억 달러(약 9조 6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또 최근 발생한 오만해 유조선 공격사건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는 등 대이란 압박 강도를 전방위적으로 끌어올렸다. 이란은 미 정계 인사와 물밑 접촉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리는 비교적 적은 수를 파병할 계획이다. 이들은 주로 방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AP가 입수한 파병 관련 정부 문서에 따르면 파병 규모는 당초 5000~1만명 규모에서 축소된 1500명 선이다. 향후 수주일 안에 배치될 계획이며, 이미 중동에서 임무 수행 중인 미군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 정부는 또 이란의 공격을 억지하겠다면서 중동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에 81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팔기로 했다. 미 정부는 특히 지난 12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사건 등 무력 도발과 관련해 “이란 혁명수비대에 책임이 있다고 상당히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5일 국영 IRNA통신에 “미국이 군대를 중동에 더 파병하려고 날조한 주장을 편다”고 반박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자리프 장관이 지난달 말 유엔 회의 참석차 미 뉴욕을 방문했을 때 미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당) 의원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이란 강경책을 주도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영향력을 약화하고자” 파인스타인 의원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홍준표 “조진래 전 의원 죽음, 문재인 정권 보복수사 때문” 주장

    홍준표 “조진래 전 의원 죽음, 문재인 정권 보복수사 때문” 주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측근 인사였던 조진래 전 국회의원이 25일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의 보복 수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재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이 바뀐 직후부터 지난 2년 동안 문 정권은 내가 경남지사로 재직하던 4년 4개월에 대한 뒷조사와 주변 조사를 샅샅이 했다”면서 “대선 때 십시일반 지원했던 1000만원 이상 후원자는 모조리 조사해서 압박했고, 일부 중소기업 하는 분들은 폐업까지 하게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남도 공직자들은 아직도 조사하고 있고, 심지어 대법원에서 3번이나 승소한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 조사도 한다고 한다”면서 “마음대로 계속해봐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 나가던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을 나와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억지 수사를 강행해 무너지게 했고, 나와 일했던 경남도 공무원들은 죄다 좌천시키거나 한직으로 물러나게 했다”면서 “급기야 조진래 전 의원이 (자신이) 하지도 않은 채용 비리에 대한 2년에 걸친 수사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참으로 못되고 몹쓸 정권”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뒤 “계속 정치 보복만 하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날 잡기 위해 내 주변을 아무리 조작해 털어봐도 나오는 게 없을 거다”라면서 “나는 너희들처럼 살지 않았다. 보복의 악순환으로 초래될 대한민국 장래가 참으로 두렵다”고 적었다. 조진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5분쯤 경남 함군 법수면 자신의 형 집 사랑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다친 흔적이 없고, 발견된 물품으로 미루어 볼 때 조진래 전 의원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의 고등학교 후배인 조진래 전 의원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재임 시절 주요 요직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친홍’ 인사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창원시장에 도전했지만 낙마했다. 이후 경남테크노파크(경남TP) 센터장을 채용하는 과정에 조건에 맞지 않는 대상자를 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지난해 7월 검찰에 송치됐다. 창원지검은 지난 10일 조 전 의원을 한차례 소환 조사한 뒤 곧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조 전 의원이 숨짐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 ‘전범기’ 홍보…“일본 문화의 일부” 주장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 ‘전범기’ 홍보…“일본 문화의 일부” 주장

    일본 정부가 제국주의 일본군이 사용하던 전범기인 ‘욱일기’를 공식 옹호하고 나섰다. 욱일기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정부 부처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다. 25일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를 보면 외무성은 전날 욱일기에 대해 설명하는 홍보 게시물을 일본어판과 영문판으로 각각 올렸다. 이 게시물은 ‘일본 문화의 일부로서의 욱일기’라는 소제목으로 “욱일기의 디자인은 일장기(일본의 국기)와 마찬가지로 태양을 상징한다”면서 “이 디자인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널리 사용돼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욱일기의 디자인은 대어기(풍어를 기원하는 깃발), 아기 출산, 명절의 축하 등 일본의 수많은 일상 생활 장면에서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또 “욱일기가 해상자위대의 자위대함기와 육상자위대의 자위대기로서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있어 국제 사회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게시물은 욱일기가 제국주의 일본군이 사용하던 전범기라는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제국주의 일본이 과거 태평양전쟁 등에서 전면에 내걸었던 욱일기는 군사적 팽창을 꾀하던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물로 사용됐다. 독일 나치의 상징 문양인 하켄크로이츠가 서구권에서 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된 것과 달리 일본에서 욱일기는 일본 정부의 용인 하에 자위대 깃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일본 극우 세력들은 혐한 시위에서 욱일기를 흔드는 등 제국주의 시대의 상징으로서 욱일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해군은 욱일기에 대한 우리 국민의 반대 정서를 고려해 지난해 10월 제주관함식에 일본의 자위대함이 욱일기를 게양하지 않도록 참가국에 자국기와 태극기를 달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일본이 반발하면서 양국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욱일기 사용을 정당화하려는 억지 주장을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다른 부처인 방위성 역시 최근 홈페이지에 욱일기를 설명하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방위성은 욱일기가 일본 국적을 알리는 동시에 조직의 단결과 사기 향상에 공헌하고 있다는 주장을 ‘Q&A(질의응답)’ 방식으로 소개했다. 극우성향 산케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한국이 욱일기에 대해 침략과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외무성과 방위성이 국제사회에 바른 정보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관급 인사인 방위성의 야마다 히로시 정무관은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위대기에 대해 “한국만 전범기라고 무례한 비판을 하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우디 등에 9조원대 무기 의회 승인 안 받고 팔겠다는 트럼프

    사우디 등에 9조원대 무기 의회 승인 안 받고 팔겠다는 트럼프

    “이란의 사악한 행동이 무기들을 즉각 판매할 수 있게 만든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의회에 통보하는 서한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미국 정부가 이란발 위협을 빌미로 의회의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 중동 동맹국들에 81억 달러(약 9조 6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하며 이란의 사악한 행동을 핑계로 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의 행동은 중동 지역의 안정과 미국의 국내외 안전 보장에 근본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이란이 걸프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더 이상 모험적인 행동을 못하도록 억지하고 동맹국의 방위 능력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회가 무기 판매에 제동을 걸면 동맹국의 작전 능력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의회를 우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와 백악관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힌 5000~1만명 규모의 파병 병력보다 한참 적은 숫자인 1500명을 중동 지역에 추가 파병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런 대규모 무기 판매 계획을 의회 승인 없이 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당연히 민주당과 심지어 공화당 안에서도 이런 바이패스(우회) 전략이 법적 타당성을 갖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전정밀 유도탄 등 민간인 패해가 우려되는 무기가 다수 포함돼 있어 의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국무부 등이 판단해 바이패스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BBC는 지적했다. 상원 국제관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들에 취해 있다”며 “또다시 그는 장기적인 국익을 우선시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위원회의 공화당 위원장인 짐 리시도 행정부로부터 통보받았다며 “이런 행동이 법적인 타당성을 갖는지 살피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추가 파병 계획을 설명하면서 이달 초 UAE 인근 바다에서 유조선이 공격당한 것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소행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중동에 1500명만 파병하는 이유 “트럼프 발목 잡히길 원치 않아”

    美, 중동에 1500명만 파병하는 이유 “트럼프 발목 잡히길 원치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동에 약 1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강조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긴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일본 국빈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중동에서 보호 체제를 갖추길 원한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병력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한 뒤 이번 추가 파병이 “주로 방어적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우 유능한 사람들이 지금 중동으로 갈 예정”이라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추가 병력 파병 계획을 전날 백악관에 보고한 데 이어 의회에도 고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둘을 인용해 이번에 추가 파병되는 병력은 중동 지역 내 미국의 방위력을 강화할 것이며 공병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도 여러 차례 “우리의 책무는 전쟁 억지이다. 전쟁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해 왔다. 실제로 추가 파병 규모는 지금까지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 규모보다 작은 것이다. 앞서 AP통신은 국방부가 검토하는 추가 파병 규모가 최대 1만 명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5000명 규모가 논의되고 있다고 전한 일이 있다. 섀너핸 대행은 전날 취재진과 만나 구체적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중동에 병력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할 것이지만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날 오후 늦게 섀너핸 대행이 추가 파병 관련 백악관 보고 및 회의 과정에서 1500명 수준으로 최종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 준비 태세를 강화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B-52 전략폭격기, 샌안토니오급 수송상륙함,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잇따라 중동 지역에 급파한 데 이어 지난 17∼18일에는 아라비아해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미 해병대가 참여한 가운데 대대적인 합동훈련을 실시했다.트럼프 대통령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공식적 종말”, “엄청난 힘에 직면할 것” 등 이란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여왔다. 그러나 영국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이 날로 커지는 이유와 어떻게 이 사태가 마무리지어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워싱턴 당국 안에서의 이견이 해소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수사(修辭)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과도하게 엮이는 것을 피하려 하고 이 지역에서 군대를 빼내는 것이 공약이지 그 반대는 아니란 점을 마음에 새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해달라”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해달라”

    퇴직 소방관 모임인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원로 소방관들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국민 생활안전 보호의 핵심이다”라는 대국민·대국회 호소문을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앞서 특수법인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중앙회장과 시·도 지부장 등 원로 회원들은 강원도 평창 켄싱턴호텔에서 5월 22일부터 1박 2일간 열린 ‘소방조직과 소방동우회의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원로 소방관들은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방안이 재난발생 시 지휘권과 조직체계를 개편해 중앙과 지방을 더욱 유기적으로 연계시킴으로써 국가의 책임을 더욱 강화해 효과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임에도 이를 폄하하고, 대안도 아닌 이상적이고 정략적인 억지 주장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완벽하지 않으면 할 필요가 없다. 완벽한 대안이 나오면 그때서 논의하자는 주장은 절대자와 같이 모든 것에 흠결이 없는 만점 국회의원들로만 구성되지 않으면 이 나라 국회는 필요 없다”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이제 우리는 소방관이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발전하기를 바라고 그 중심에 소방이 있기에 국가의 재난대응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보다 신뢰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소방공무원 신분의 국가직화를 위해 젊은 대학생들이 나선 이 마당에 노병이지만 작은 목소리라도 탄원하는 것이 당연지사로서 시대적 양심이며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힘주어 호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만 女작가 알하르티의 ‘천체’ 아랍어 작품 첫 맨부커상 수상

    오만 女작가 알하르티의 ‘천체’ 아랍어 작품 첫 맨부커상 수상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맨부커상 수상작에 오만 작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아랍 문학작품이 맨부커상에 뽑힌 것은 처음이다.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선정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올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이 소설 ‘천체’(Celestial Bodies)를 쓴 오만 여성 작가 조카 알하르티에게 돌아갔다고 밝혔다. 맨부커상은 영국을 비롯해 영연방 국가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상과 그 이외 지역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상(인터내셔널)으로 나뉘어 있다. 2016년에는 한국 작가 한강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받았다. 선정위원회는 알하르티의 수상 사실을 전하면서 수상작이 상상력이 풍부하고 매력적이며 시적인 통찰력을 통해 과도기 사회 및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삶을 잘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수상작은 오만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변화하는 전통 사회 속의 세 자매 이야기를 다뤘다. 세 자매는 각각 부유한 가문으로 시집을 가거나, 억지 결혼을 했거나, 캐나다로 이주한 한 남성을 기다리는 처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란과 전쟁설에…美는 군사옵션 부인, 중동국들은 중재

    섀너핸 국방대행 “전쟁 아닌 전쟁 억지용” 폼페이오 “유조선 공격 등 배후 이란 농후” 이라크·오만 “충돌은 막자” 대표단 파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라 이란이 전쟁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최근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공격 배후로 사실상 이란을 지목했다. 점증하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우려를 잠재우면서도 이란 압박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섀너핸 장관 대행은 21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우리 책무는 이란과 전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며 이란이 오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미국이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B52 전략폭격기 등을 급파한 것에 대해 “미국 국민에 대한 이란의 잠재적 공격을 억지했다. 우리의 신중한 대응이 이란에 다시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자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라디오방송 진행자인 휴 휴잇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영해에서 발생한 상선 공격과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공격을 거론하며 “공격 양상에 비춰볼 때 이란이 이들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가능성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섀너핸 대행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과 함께 이날 오후 의회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장관 등이 이 자리에서 이란이 중동의 미군과 미 외교관을 공격하려는 증거를 제시했다”면서 “정부와 의회는 9·11테러 이후 대통령에게 부여된 ‘무력사용권’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권한이 있는지 토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에 모두 우호적인 중동 국가들은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중재 외교를 펼치고 있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위기를 진정시키고자 빨리 테헤란과 워싱턴에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라크 관리는 AFP통신에 “미국은 이라크만이 이란과 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카타르와 오만의 외무장관도 최근 잇따라 이란을 방문해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신선한 공기 마시려고’…비상 망치로 고속열차 창문 깬 중국 남성

    ‘신선한 공기 마시려고’…비상 망치로 고속열차 창문 깬 중국 남성

    중국 고속열차에서 한 승객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며 비상 망치로 유리창을 깨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6일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고속열차에 탑승한 승객 쉬(30)씨가 열차 내에 비치된 비상 탈출용 망치로 열차 창문을 깼다고 18일 보도했다. 당시 쉬씨는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열차 내부 CCTV에는 쉬씨의 황당한 행각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열차는 기계결함으로 잠시 정차한 상태였다. 쉬씨는 억지로 문을 열려고 애쓰다가, 문이 열리지 않자 비상 망치를 꺼내온다. 그리고 창문을 향해 망치를 휘둘러 유리창을 깨트린다. 매체에 따르면, 쉬씨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 기차역에 내리고 싶었지만 문을 열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 도착 후 쉬씨는 경찰에 인계됐으며, 경찰은 쉬씨를 공공기물 파손 혐의로 구속했다. 사진·영상=The AIO Entertainment/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살려달라고 신고했지만…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엄마를 찔렀다

    살려달라고 신고했지만…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엄마를 찔렀다

    “‘우리 가족 좀 살려 달라’고 몇 번이고 외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어요. 그저 ‘우린 최선을 다했으니 알아서 잘 도망 다녀봐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를 잃은 안수현(가명)씨의 가슴에는 어머니의 죽음이 피멍처럼 남아 있다. 어머니와 수현씨를 비롯한 삼남매가 30년간 아버지의 폭행 속에 피투성이가 될 동안 그 누구도 나서주지 않았다. 폭력의 끝은 살인이었다. 지난 2일 서울신문 취재진과 만난 수현씨는 “억지로 이혼이라도 시켜서 떼어냈어야 했다”며 어머니의 죽음을 자책했다.●첫 번째 신고… “알아서 해결하라” 평생 맞고 살던 수현씨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한 건 2008년이었다. 그때 수현씨는 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일정한 직업이 없던 아버지는 매일같이 술에 취해 어머니의 얼굴을, 목을, 몸통을 주먹으로 때리고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던졌다. 어머니의 몸에는 상처와 피멍이 가시질 않았고, 입술은 늘 찢어져 있었다. 가끔 술을 마시지 않은 날엔 방에 틀어박혀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 그러다 술병을 잡으면 다시 어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 수현씨의 기억 속 첫 폭행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아버지는 어린 수현씨를 무릎 꿇리고 “우리가 원래 잘살았는데 엄마 때문에 못살게 됐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정작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것은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였다. 오랫동안 참고 지낸 어머니는 용기를 내 수화기를 들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왔다.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현장 출동한 경찰관이 던진 말은 잔인했다. “집안일이니까 알아서 해결하셔야죠.” 고작 부부싸움에 왜 경찰까지 불러서 일을 키우느냐는 나무람에 어머니는 용기를 잃었다. “제발 남편을 잡아가 달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 보지도 못했다. 그날 이후 어머니는 다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신고…흉기 위협받았지만 ‘불처분’ 신고 이후 아버지의 폭행과 폭언은 더욱 잔혹해졌다. 급기야 2015년 3월 술에 취한 아버지는 집에 혼자 있던 수현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두려움에 떨며 방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집에 도착하자 아버지는 흉기를 어디론가 숨겼다. 물증을 찾지 못한 경찰은 아버지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았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아버지는 다음날 새벽 현관문을 열고 유유히 걸어 들어왔다. 수현씨를 조사한 경찰은 “아무래도 선처하는 것보다는 법원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고, 그렇게 아버지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돼 가정법원으로 넘겨졌다. 아버지는 법원 처분이 나올 때까지 잠시 폭행을 멈췄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어머니의 불안감은 커졌다. 가족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한 아버지의 보복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았다. 어느 날 어머니는 수현씨의 손을 붙잡고 “아버지를 선처해 달라고 하자”고 했다. 수현씨는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를 강력하게 처벌하지 않는 한 폭력의 굴레를 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차피 아버지와 같이 살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설득했고, 결국 수현씨는 판사 앞에서 “선처를 바란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불처분. 아무런 처분 명령도 내려지지 않았다. 판사는 아버지에게 “딸이 힘든 결정을 해줬으니 잘 살아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신고… 목을 졸랐는데 ‘6개월 상담’ 성인이 된 수현씨는 집에서 뛰쳐나와 독립했다. 아버지의 폭력은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돌아갔다. 세 번째 신고는 2017년 11월, 만취한 아버지가 가족들의 목을 졸랐다. 절차는 지난번과 비슷했다. 아버지는 경찰과 검찰을 거쳐 다시 가정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다. 노심초사하던 지난번과 달리 아버지는 당당했다. 법원에 가도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복의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한 어머니는 다시 선처를 탄원했고, 재판부는 6개월 가정법률상담소 상담 위탁으로 사건을 끝냈다. 전과는 남지 않았다. 독립해 살고 있던 수현씨는 처분 결과가 나온 뒤에야 이 소식을 들었다. 수현씨가 걱정할까 봐 어머니가 신고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피해자가 선처를 원했다고 하지만 가정법원에 간 전력이 있는 사람한테 상담 처분만 내릴 수 있는 것인지, 수현씨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경찰·검찰·법원이 그들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남은 방법은 아버지를 피해다니는 것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가능한 한 식당에서 오래 머물다 늦게 귀가했다. 수현씨가 가끔 집에 들르는 날이면 아버지는 “네가 동생들한테 신고하라고 가르쳤냐. 걔네들이 너한테 배웠다. 어디 또 신고해 보라”고 소리 지르며 위협했다. 피해다니는 게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 서울 등촌동에서 가정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수현씨는 ‘혹시 우리 가족한테도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감형에도…징역 15년이 억울하다며 항소 제기 지난해 12월 7일 오전 1시 50분쯤 아버지는 안방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늘 가족을 위협했던 그 흉기였다. 그렇게 어머니는 예고 없이 삼남매 곁을 떠나갔다. 1심에서 아버지는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15년에 전자발찌 10년 부착을 선고받았다. 아버지는 법정에서 “사건 당일 ‘야 병신아 넌 애인도 없지. 난 애인이 있어’라는 아내의 목소리(환청)가 들려서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알코올로 유발된 정신병’이라고 판단했다. 재판에서 아버지는 기나긴 세월 이어진 폭력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지난 30년 우리 가족은 행복하게 살았다”고 진술했다. 형사 전과가 전혀 없다는 점도 양형 참작 사유에 명시됐다. 두 차례나 법원에 갔지만, 가정보호사건 처분으로만 끝난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수현씨는 재판 선고 결과가 나오자 말을 잇지 못했다. 심신미약, 의처증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였다. 가정법원에 두 번이나 갔다 왔는데도 심신미약을 인정해 감형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징역 15년도 억울하다며 지난 1일 항소를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15일 사건을 접수했다. 수현씨 삼남매는 2심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처럼… 두려움은 끝나지 않았다 수현씨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15년 뒤면 아버지가 출소해 복수하겠다고 찾아올 것이고 어머니와 같은 최후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발생한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에서도 아내는 4년간 6번이나 이사하면서 도망을 다녔지만 결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남편에게 살해됐다. 법무부는 가정폭력 사범을 전자발찌 착용 대상에 포함시키고, 피해자를 위한 팔찌를 만들어 가해자가 일정거리 안에 들어오면 경고음을 울려 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현씨는 이런 대책도 믿지 못한다. 경보가 울려도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도망치는 일밖에 없을 것이므로. 경찰과 검찰, 법원은 수현씨에게 “열심히 도망치라”는 말만 되뇌는 것 같다. “이미 엄마가 돌아가셨잖아요. 어차피 우리 가족은 끝났어요. 무엇을 바라겠어요. 다른 집에서는 우리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에요.” 아버지의 폭력과 사회의 무대책에 수현씨는 어머니와 희망을 모두 잃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정숙 여사 악수 생략’ 논평에 민주당 “생떼 총량 불변의 법칙” 역공

    ‘김정숙 여사 악수 생략’ 논평에 민주당 “생떼 총량 불변의 법칙” 역공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악수를 건너뛴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비판을 쏟아내자, 더불어민주당은 “억지 시비 걸기”, “생떼 총량 불변의 법칙”이라면서 맞섰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적반하장식 억지 시비 걸기 행태’라고 비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참 못났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어쩌다가 악수 한번 못 하고 지나간 것을 생트집 잡아 불필요한 갈등만 만들어내려 혈안이 되어 있으니. 이럴 거면 대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왜 왔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념식에 다녀와서도 고장난 녹음기마냥 ‘북한 타령’을 하며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고 생떼를 부리는 한국당의 모습은 부끄러운 그 자체”라면서 “‘김정숙 여사의 행동은 유시민 이사장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는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의 주장은 대꾸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황당무계하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국당 황교안-나경원 투톱 체제가 된 후 ‘생떼 총량 불변의 법칙’이 생겼다. 중요한 사안마다 반드시 듀엣으로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면서 “민경욱 대변인이 김정숙 여사가 황교안 대표에게 악수를 안 했다고 다짜고짜로 시비를 걸면서 ‘생떼 총량 불변의 법칙’은 과학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 감성이 좀 남다른 것 같다. 언젠가 주민 반응이 성에 안 찬다고 가래침을 길바닥에 뱉다가 구설에 오른 적 있었는데, 황교안 대표가 영부인과 악수를 못 했다고 동네방네 떠들어대는 폼이 꼭 가래침 뱉는 수준”이라고 민경욱 대변인을 향해 역공을 가했다. 그는 “댓글 핑계 대며, 영부인이 유시민 이사장의 지령을 받았다고 조롱한 것도 가래침 맞은 것처럼 기분 더럽긴 매한가지”라면서 “어이없고 철없는 사람들이다. 어떤 말도 무겁게 가라앉는 5월 18일 광주에 다녀와서 고작 한다는 말이 악수 타령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스스로 예를 갖추고 예를 구하라. 역사에 대한 예의도 없이 광주에 가서, 물세례만 받고 왔다고 푸념 늘어놓는 것인가”라면서 “참 구제불능, 가래침 감성”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그분(황교안 대표)하고만 안 한 게 아니라 앞줄에 있는 분들 3분의 1도 악수를 못 했다. 사실 왜곡이다”라면서 “역대 제가 본 논평 중에 가장 졸렬한 논평”이라고 한국당의 공격을 일축했다. 강훈식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하고 거리가 벌어지니까 다다다닥 건너뛰면서 갔는데 그 과정에서 박원순 시장 등 몇분을 건너뛰었다”면서 “김정숙 여사와 악수를 했느냐, 안 했느냐를 떠나 박원순 시장도 통과된 것을 보면 이것이 그렇게 예민한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정숙 여사의 ‘악수 생략’이 의도적인 것이라는 한국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역으로 한국당의 책임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었다. 설훈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 등 황교안 대표가 어떤 액션을 취했으면 김정숙 여사가 (과연) 외면했을까 싶다”면서 “황교안 대표 자신이 제대로 정리 못한 데 대한 일종의 추궁이지 않았느냐 생각이 든다. ‘정확히 정리하십시오’란 뜻”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북한 납치 가능성’ 실종 일본인, 27년 만에 일본 국내서 발견

    ‘북한 납치 가능성’ 실종 일본인, 27년 만에 일본 국내서 발견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됐던 실종 일본인이 일본 국내에서 27년 만에 생사가 확인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바현 경찰은 20일 1992년 실종됐던 50대(실종 당시 20대) 남성이 올해 4월 일본에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북한이 납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종자 883명에 포함돼 있었다. 지바현 경찰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실종 및 발견 경위 등에 관한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남성의 소재가 일본 국내로 확인되면서 북한이 납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일본 경찰이 관리하는 실종자 수는 882명으로 줄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 중 33명을 관리하는 지바현 경찰은 이 남성처럼 관계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한 26명의 이름 등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각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70년부터 일본에서 실종된 사람 중 일부가 북한에 의해 납치당한 것으로 보고 문제 제기를 해오고 있다. 이 문제는 북한이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13명의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일본 외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은 총 12건 17명이다. 또 국내·외에서 실종 신고된 883명이 북한이 납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상’으로 분류해 놓고 단서를 찾고 있다.일본 정부가 인정하는 납치 피해자 17명의 경우 고이즈미 총리 방북 후에 일시귀환 형태로 귀국한 5명을 제외한 12명이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북한은 12명 중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으로 불리는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 당시 13세) 등 8명은 사망하고 4명은 북한에 들어오지 않아 납치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남아 있는 피해자가 없는데도 돌려보내라는 억지 요구를 일본 정부가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납치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을 받는 아베 정부는 북한이 사망 사실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등 실상을 숨긴다고 맞서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애초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북·일 국교정상화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최근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무조건 만나자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응하지 않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어릴 땐 친부모, 18세엔 국가가 버렸다…강제 홀로서기하는 아이들

    어릴 땐 친부모, 18세엔 국가가 버렸다…강제 홀로서기하는 아이들

    친부모가 학대하거나 양육을 포기한 아이들은 시설이나 가정에 위탁되거나 입양된다. 매년 4000명 넘는 아이가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낯선 곳에서 홀로서기를 한다. 현재 정부가 보호하는 아동은 3만 5000여명으로, 10명 중 9명은 부모가 있다. 하지만 친부모에게 돌아가는 아동은 5명 중 1명도 안 된다. 2017년 가정위탁 종결 아동 2182명 중 334명(15.3%)만이 친가정으로 복귀했고, 평균 위탁 기간은 6년 9개월이나 됐다. ‘친가정 복귀 지원을 위한 일시 보호’라는 가정위탁제도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나 멀다. 포용국가를 천명한 문재인 정부가 오는 22일 ‘가정위탁의 날’을 맞아 맞춤형 대책을 내놓을 때다. “처음에는 1~2년 맡아 키우면 친부모가 자립해 부모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지 알았죠. 하지만 친부모는 여전히 아이를 돌볼 형편이 안 되고, 우리 부부가 15년째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위탁모 송순향(60)씨는 2002년 ‘가슴으로 낳은 아들’ 경수(17·가명)를 만났다. 강보에 싸인 아기를 데려왔을 때만 해도 아이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위탁 양육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경수의 친아버지는 이혼하고 다시 결혼해 가정을 꾸렸지만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년이면 경수가 만 18세가 돼 송씨가 맡아 키울 수 있는 법적 보호기간이 끝난다. 보호 종료 청소년은 친부모에게 돌아가거나 자립해야 하지만, 송씨는 도저히 경수를 떠나보낼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송씨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수는 독립하겠다는 데 저 어린 것을 어떻게 혼자 살게 하느냐”며 “친부모에게 돌아가도 함께 살 형편이 안 되고, 간다고 해도 새엄마 슬하로 가야 한다. 아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강민주 교수팀이 지난해 가정위탁지원센터 종사자(93명)와 위탁부모·친부모·보호아동(16명)을 설문·심층인터뷰(복수 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의 69.9%가 친가정 복귀 지원의 어려움으로 ‘복귀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부재’를 꼽았다. 67.7%는 친가정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취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관련 제도는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송씨는 “친부모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취업 활동을 지원하고, 정부가 친가정에 임대아파트 등 주거 공간을 제공해 아동이 부모와 함께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으니 아동이 시설이나 위탁 가정에 머무는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평균 위탁 기간이 6년 9개월이라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10년 이상 머물기도 한다. 친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동이 만 18세가 돼 보호자 없이 세상에 강제로 나서는 순간 전쟁터가 펼쳐진다. 정부가 보호 종료 아동에게 지급하는 자립수당 30만원으로는 기본 생계조차 해결할 수 없다. 송씨는 “18세가 돼 자립하든, 친가정으로 복귀하든 시스템과 계획이 잡혀서 가는 게 아니라 이 정도면 ‘다 컸다’며 강제로 내몰리는 것”이라며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뿐인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방황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릴 땐 부모에게, 커서는 법적으로 성인(만 19세)도 되기 전에 자신을 키운 국가로부터 버려지는 셈이다. 보호 기간 종료 전에 친가정으로 복귀한 아동은 기초생활 수급비와 양육비 지원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다. 일단 친가정으로 돌아가고 나면 사후 관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제주에 사는 위탁모 이진희(49)씨는 몇 년 전 친자식과 다를 바 없는 위탁아동 진아(가명)와 벼락 같은 이별을 했다. 진아의 친모가 결혼했는데, 친모의 시댁에서 진아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준비 없는 이별이었다. 가지 않겠다고 소리지르며 우는 진아를 억지로 떼어놓고서 이씨는 한동안 불면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 이씨는 “아이가 너무 보고 싶어 진아가 사는 친모 집을 찾아갔는데, 내가 친모와 얘기하는 동안 내 무릎에 누운 진아가, 그 다섯 살짜리 아기가 1시간을 숨죽여 울고 있더라. ‘예쁘게 헤어져야 또 만날 수 있어’라고 했더니 1년 뒤 다시 만났을 땐 해맑게 잘 놀다가 나와 헤어지고 집으로 갈 때 대성통곡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분명히 의사 표현을 하면 복귀 전 적응할 기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에게 생활환경이 한순간 바뀌는 것은 생존이 위협받는 정도의 큰 사건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동이 친가정을 떠나며 경험한 마음의 상처, 거꾸로 위탁 가정을 떠날 때 받는 충격을 치유하려면 여유를 두고 심리 상담 등을 병행해야 하지만, 현행 제도는 아동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이씨는 “매뉴얼상의 준비 기간은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아동과 위탁 가정에 대한 사전·사후 심리 치료는커녕 아이가 친가정이 정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상황인지 모니터링조차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를 너무 쉽게 맡기고 돌려받는 시스템이 문제”라면서 “최소한 친가정의 상황을 점검하고서 위탁 아동을 돌려보내야 하고, 복귀 뒤 사후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데 가정위탁지원센터 인력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친부모와 아동의 만남 또한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친가정 복귀가 어려울뿐더러 복귀한 뒤에도 아동은 친부모와의 관계 설정에 혼란을 겪는다. 2015년 아동자립지원통계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보호 종결 아동의 57.2%가 부모의 생존 여부조차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죽음을 이익에 이용 말아야” 이재웅 쏘카 대표, 택시업계 정면 비판

    “죽음을 이익에 이용 말아야” 이재웅 쏘카 대표, 택시업계 정면 비판

    최근 70대 택시기사가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 퇴출을 촉구하며 분신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이재웅 쏘가 대표가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웅 대표는 1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5일 택시기사 안모(76)씨가 서울광장 인근에서 실시간 차량공유서비스 ‘타다’를 규탄하며 분신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타다의 퇴출을 요구하는 택시업계를 정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웅 대표는 안씨의 분신에 대해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뻘인 76세의 개인택시 기사가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두려움이 컸을까 생각하면 안타깝고 미안하기 그지없다”면서 “누가 근거 없는 두려움을 그렇게 만들어냈고 어떤 실질적 피해가 있었길래 목숨까지 내던졌을까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아울러 “죽음을 예고하고 부추기고 폭력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죽음을 중계하고 문제 제기의 하나의 방식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죽음은 어떻게도 미화할 수 없다. 죽음과 폭력은 멈춰야 한다”면서 “언론과 사회는 한목소리로 죽음이 문제 제기의 방법이 될 수 없으며 죽음을 정치적,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의 변화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전국 택시 매출의 1%도 안 되고, 서울 택시 매출의 2%도 안 돼서 결과적으로 하루 몇천원 수입이 줄어들게 했을지도 모르는 ‘타다’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불안감을 조장하고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타다’를 반대하는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수입이 얼마나 줄었는지, 혹시 줄었다면 그것이 택시요금을 택시업계 요구대로 20% 인상한 것 때문인지, 불황 때문인지, 아니면 ‘타다’ 때문인지 데이터와 근거를 갖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어 “근거 없이 정치적 목적 때문에 타다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웅 대표는 “택시업계와 대화를 하겠다고 하고 상생 대책도 마련하고 있는데, ‘타다’를 중단하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억지는 그만 주장했으면 좋겠다”면서 “저희가 상생안을 만드는 이유는 저희 사업 때문도 아니고 앞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오기 전에 연착륙해야 하는 택시업계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희 플랫폼에 들어오는 것과 감차 말고 어떤 연착륙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저희도 도울 생각이 분명히 있다”면서 “신산업으로 인해 피해받는 산업은 구제를 해줘야 하고, 그것이 기본적으로 정부의 역할이지만 신산업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경기 진단, 실화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경기 진단, 실화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최근 승차했던 택시의 80대 운전기사는 영업이 너무 안된다고 목소리부터 높였다. 택시를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요즘처럼 손님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다. 낮시간에는 강남역이나 홍대앞 등 북적이는 곳에서조차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살기가 어려우니 사람들이 택시비라도 아끼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나름의 해석도 덧붙였다. 현재 경기가 어떤지 판단하는 일은 다분히 주관적이다. 자기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아니면 자기 소득이 얼마냐에 따라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졌다고 하니 가난한 사람은 더 어려워졌다고 느낄 수 있다. 고소득자는 경기가 어떤지는 신경을 안 쓰고 한결같이 돈을 펑펑 쓸 수도 있다. 또 어떤 통계를 잣대로 삼느냐에 따라 불황인지, 아니면 경기 과열 단계인지 판단이 엇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토대로 본다면 사람들의 공감도는 더 높아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취임 2주년을 맞아 최근 내놓은 정부와 야당의 자료를 보면 결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게 같은 나라의 경제를 평가하는 자료인지 눈을 의심할 정도다. 한쪽은 자화자찬 일색이고, 다른 쪽은 외환위기 못지않은 경제위기가 곧 닥칠 것 같은 불안감을 부추긴다. 먼저 지난 9일 기획재정부가 낸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39쪽에 달하는 자료 대부분이 장밋빛 분석으로 망라돼 있다. 총평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 혁신 확산 분위기 조성 등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세계 7번째 가입, 경제성장률 주요 선진국에 비해 양호, 수출 6000억 달러 돌파, 민간 소비 7년 만에 최대 수준 증가’ 등 희망적인 내용만 담고 있다. 이것만 보면 우리 경제는 아무 문제 없이 순항하고 있다. 반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자유한국당이 펴낸 200쪽 분량의 백서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 징비록’을 보면 상황은 180도 다르다. 야당의 자료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문 정권의 경제정책 2년에 야멸차게 ‘F학점’을 주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의 마이너스 성장, 2018년 이후 고용 증가폭 과거에 비해 3분의1로 축소, 실업률 한국만 나 홀로 상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하락…’. 기재부의 현실 인식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중소기업인들과 만나서 한 발언도 생뚱맞다. 문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계와 현장의 온도차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렇더라도 누가 어떤 근거로 적어 준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오죽 하면 점잖은 편으로 꼽히는 야당 인사 입에서조차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는 비아냥이 나왔을까. 자영업자를 포함한 대다수 서민들은 불황의 고통을 힘겹게 겪고 있다. 지방 도시에 가보면 도심 한복판에도 폐업을 해서 비어 있는 상가가 넘쳐난다. 서울도 작년 말 기준 상가 점포 8000개가 1년 새 문을 닫았다. 4월 실업률은 19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 백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물론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해 불필요하게 위기론을 확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현실이 어렵다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여당의 의무다. 아무 근거 없이 막연히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낙관론만 펴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다. 더구나 이미 2년간의 실험으로 정책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난 소득주도성장을 억지로 끌고 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무모한 선택이다. 청와대가 워낙 그립을 강하게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경제 관료나 여당 내 핵심 참모들 중 누구도 속도조절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앞으로 3년이 더 힘들 것 같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망가진 경제를 다시 살리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벌거벗은 임금님’을 용기 있게 외쳐야 할 때다. 11개월 뒤가 총선이다. sskim@seoul.co.kr
  • ‘추악한 중국인’ 또 추태…딸 쇼핑 끝날 때까지 비행기 이륙 막아

    ‘추악한 중국인’ 또 추태…딸 쇼핑 끝날 때까지 비행기 이륙 막아

    15일(현지시간) 방콕 수완나품공항에서 출발해 상하이 푸둥공항으로 갈 예정이던 중국 여객기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중국 메이르징지(每日經濟)신문과 포털사이트 소후 등은 이날 승객 160여 명을 태운 중국 춘추항공 9c8892편 여객기가 한 여성의 저지로 이륙이 30분 넘게 지연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동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비행기 탑승교 구간에 앉아 이륙을 막았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멀리서 승무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화가 난 승객들이 일제히 좌석에서 일어나 항의했지만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춘추항공 대변인은 “이륙을 막은 여성은 매우 감정적이었고 비행기 문을 닫지 못하도록 억지를 부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객의 신원과 관련해서는 그 어떤 확인도 해주지 않았다.현지언론은 두 사람이 모녀 관계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비행기를 막아선 여성이 어머니로, 딸의 쇼핑이 끝날 때까지 비행기를 잡아둔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은 “비행기를 막은 여성이 딸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딸로 추정되는 여성은 공항경찰에 비행기를 이륙시키지 말고 대기하라는 전화까지 걸었으며, 한참이 지나 양손에 쇼핑 꾸러미를 들고 나타났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두 사람의 탑승을 거부했고 결국 비행기는 예정보다 30분가량 늦게 이륙했다. 메이르징지는 “방콕 현지시간으로 새벽 3시 30분 이륙해 상하이 시간으로 오전 8시 40분 도착할 예정이었던 춘추항공 여객기는 새벽 4시 6분에 출발해 9시 14분이 돼서야 도착했다”고 전했다.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현지인들은 관광 당국에 두 사람을 ‘어글리 차이니즈’(추악한 중국인) 리스트에 올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중국국가여유국(CNTA)은 해외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추태가 계속되자, 2015년 비문명적 행위를 한 관광객의 리스트를 만들어 최대 2년까지 보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 대상에는 방문국의 관습을 어기거나 대중교통에서 혼란을 초래하는 등 국가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현장 행정] 소통으로 한 땀 한 땀… 중랑 ‘패션봉제 허브’ 뜬다

    [현장 행정] 소통으로 한 땀 한 땀… 중랑 ‘패션봉제 허브’ 뜬다

    “면목2동과 상봉2동 일대가 사업 대상지인데 ‘면목패션봉제특구’라는 명칭을 붙여 아쉽습니다. 상봉동도 공식 명칭에 포함해주세요.” “상봉동주민센터에서 설명회를 열며 정작 사업명을 ‘면목특구’로 불렀으니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당장 절차를 밟아 변경하겠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중랑구 상봉2동에서 열린 ‘면목패션(봉제)특정개발진흥지구’ 설명회에서 나온 건의에 류경기 구청장이 이렇게 약속하자 구민 50여명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새로 들어서는 스마트앵커 시설에는 봉제산업의 두 가지 핵심 문제인 일감과 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콘텐츠가 포함됐으면 합니다.” “상봉역은 환승구역으로 교통 요지입니다. 하지만 역 밖으로 사람들을 끌어낼 요소가 없어 주변지역 활성화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내 상권 개발도 병행해주세요.” 쏟아지는 주민 의견에 류 구청장은 “스마트앵커 시설과 관련해 현재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비롯해 바이어에게 제품을 소개할 공동전시장 등을 꾸미려고 한다. 상권 활성화도 큰 과제인데, 억지로 다른 지역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기존 거리의 특성을 활용해 집객할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중랑구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최근 서울시 주관 ‘2019년도 경제기반형·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 활성화지역 신규 후보지 공모 사업’에서 중심시가지형 신규 후보지로 확정됐다. 향후 부동산 시장 영향 등을 고려해 평가를 거쳐 오는 8월 말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의 마중물 사업비 200억원을 지원받아 지역개발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내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 신청 자격도 주어져 선정될 경우 국비 170억~180억원을 추가로 얻는다. 중랑구는 면목2동과 상봉2동 일대에 패션봉제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기획·생산·판매 등 산업 활성화와 정보·교육·창업지원 등 인력 확충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 개관을 목표로 ‘패션봉제 스마트앵커’를 올해 착공한다. 봉제박물관, 공동판매 전시장, 창업카페 등도 들어선다. 류 구청장은 “봉제업은 관내 제조업의 73%나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에 큰 몫을 할 뿐 아니라 서울시 전체 봉제업의 11%가 중랑구에 몰렸다”면서 “서울시와 적극 협력해 중랑구가 대한민국 패션봉제산업 허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재생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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