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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견제·표심 잡기… 트럼프의 ‘INF 파기’ 승부수

    中 태평양서 군사력 확장 나서자 경고 볼턴 “美·러만 조약 묶인 이상한 상황” 안보 이슈 부각시켜 지지층 결집 효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양자 조약인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의 파기를 거듭 밝혔다. 이는 태평양 지역의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새달 6일 열리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안보 이슈를 재점화함으로써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로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협정(INF)의 정신이나 협정 그 자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뒤 중국을 거론하며 “그들(중국)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핵무기를 증강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우리는 그것(핵무기)을 증강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누구보다 많은 재원이 있다”고 말한 뒤 핵무기 증강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INF 파기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위협이냐’는 질문에 “러시아를 포함한다. (우리와)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누구든 포함된다”면서 “나를 상대로 게임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즉 러시아가 협정을 지키지 않고, 중국이 협정에 포함되지 않으면 INF를 파기하고 핵무기 증강에 나설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러시아 라디오방송 에코모스크바에 “지금 중국과 이란, 북한 등은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생산한다”면서 “미국과 러시아만 (INF) 조약에 묶여 있고 반면에 다른 나라들은 여기에 구속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군비 증강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는 미국 입장에서 INF 파기 주장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군은 현재 태평양의 전쟁 억지력 확보를 위해 해군 함정과 공군 폭격기에 의존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항하려면 강력하고 정확한 타격 무기인 지상군의 야포 화력 보강이 더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엘브리지 콜비 신미국안보센터(CNAS) 방위프로그램국장은 “태평양의 (미·중) 군사력 균형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 규모가 매우 중대하고 진전된 만큼 우리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이날 “INF의 당사국이 아닌 중국이 그동안 조약의 규정에 제한받지 않고 방대한 재래 군비를 남태평양 등에 배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INF 폐기 주장은 조약에 의해 그동안 묶여 있던 재래식 무기를 확충해 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확장을 견제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FP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대중국 때리기 등 안보 이슈를 부각,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고 뉴스를 선점하는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사거리가 500~5500㎞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한 조약이다. 이 조약에 따라 미·러는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백종원, 막걸리 논란에 마침표…“황교익 선생님, 정당히 할 말씀 하신 것”

    백종원, 막걸리 논란에 마침표…“황교익 선생님, 정당히 할 말씀 하신 것”

    외식경영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자신이 출연하는 SBS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막걸리 편에 문제를 제기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백 대표는 “황교익 선생님은 평론가로서 정당히 할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평론가와 (의견이) 부딪친다는 것은 그 분에게 굉장한 실례다. 평론가는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막걸리를 두고 황씨와 자신의 의견이 충돌한 것처럼 다뤄지는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진행자인 김현정 PD는 “백종원 연관검색어에 부인 소유진씨 말고 한 명이 더 등장하는 데 알고 계시냐”고 물었고 백 대표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걸 제 입으로 말하기가…”라며 말끝을 흐렸다. 황씨는 이달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달 12일 방송된 골목식당에 문제를 제기했다.백 대표가 대전의 막걸릿집 청년 사장이 만든 막걸리 2종과 전국의 유명한 막걸리 상표 10종 등 모두 12종의 막걸리 상표를 가린 뒤 시음해 이름을 맞히는 대결 장면이었다. 막걸릿집 사장은 자신이 만든 막걸리 1종을 포함해 2종을 맞혔고, 백 대표는 12개를 다 맞힌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는 게 황씨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황씨는 아무리 전문가라해도 막걸리 맛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제작진이 막걸릿집 사장을 망신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편집한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관련기사☞황교익, 백종원에 ‘막걸리 논쟁’ 제기…2015년 ‘설탕 전쟁’ 잇는 2차전) 언론과 네티즌들은 이런 지적을 ‘황교익과 백종원의 논쟁’으로 바라봤다. 황씨는 이후에도 비슷한 지적을 페이스북에 여러 차례 게시했으나 백 대표는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막걸리 논란에 대해 입을 연 백 대표는 “황교익 선생님은 평론가”라며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하고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알아야 한다. 그 역할을 평론가 분들이 하시는 것”이라며 “평론가 말씀에 가타부타 얘기할 건 없다. 참고를 하면 된다. 정당히 할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황씨의 지적을 받은 뒤 골목식당 제작진과 회의를 열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앞으로 신경쓰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다만 백 대표는 막걸리 맞히기의 의도는 막걸릿집 사장을 망신주려는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백 대표는 “누룩으로 빚은 전통주를 연구하는 사장님을 억지로 (대중 입맛에 맞는) 일반 막걸리에 꿰맞추느냐는 비판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전통주 좋은 것을 제가 왜 모르겠나.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장사가 되고 손님이 와야 돈을 벌어 전통주를 계속 연구할 것 아닌가”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김현정 PD가 “설탕 논란도 있었고 황교익씨와 계속 부딪히는데 두분이 한번 만나서 푸셔야 하는 것 아니냐. 제가 주선해드릴 수 있다”고 말하자 백 대표는 “부딪히다니요. (황교익) 선생님이 좋은 말씀 해주시는 거지요. 큰일 날 소리”라며 양팔을 가로저었다.백 대표는 “평론가와 부딪친다는 것은 그분에 대한 굉장한 실례다. 평론가는 어떤 시선에서든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다”며 “우리는 겸허히 의견을 받아들이면 된다. 그분과 내가 싸운 적 있나? 절대 아니다. 황교익 선생님을 절대 그렇게 폄하하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이날 정치권 진출 의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생각과 몇년 전 생각, 지금 생각이 다르다. 많이 바뀐다. 살면서 결혼을 절대 안 한다고 했지만 결혼해서 애까지 낳았다”며 “‘절대로’라는 말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백 대표는 “지금 이순간까지는 정치 생각을 절대 해본 적 없지만 이후에는 모른다. 다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은 싸고 맛있고 괜찮은 (외식)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檢 ‘사법농단’ 직권남용 넘어 강요죄 검토

    법원이 보는 ‘범위’ 따라 유무죄 달라져 임종헌 전 차장 조사 마무리… 혐의 정리 검찰이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주요 피의자에게 적용할 범죄 혐의에 대해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기존에 언급된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외에 강요죄 등도 검토 중이다. 2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은 임 전 차장에 대해 네 차례 조사를 마치고 혐의를 정리하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 대해 강요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지난 2015년 서울남부지법에서 결정한 한정위헌 제청을 취소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초 재판부가 결정한 사안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변경을 지시한 만큼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남부지법 법관이 “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해야 했다”고 적극적으로 항변하면서 강요죄도 성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드러났듯이 법원이 직권(직무권한) 남용에 적용될 직무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달라지지만, 함께 적용된 강요죄는 인정되는 사례가 많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화이트리스트 재판에서 직권남용은 무죄, 강요죄는 유죄로 인정됐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농단의 경우 인사권과 행정권을 가진 법원행정처가 위력을 이용해 결정 취소를 강요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임 전 차장에 대한 네 번째 조사에서 검찰은 공무상 비밀누설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서울서부지법에서 법원 집행관 비리 사건의 수사기밀을 임 전 차장에게 유출한 의혹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영장전담 판사, 기획법관 등에게 수사보고서나 계좌추적 상황 등을 빼낸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에 파견됐던 최모 판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등 주요 소송 관련 정보를 수집해 반출한 의혹에 대해서도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건, 조현오 전 경찰청장 사건 등 주요 사건에 대해 재판부의 심증을 전달받은 의혹도 여기에 포함된다. 허위공문서 작성죄도 검토 중이다. 각급 법원 공보관실 예산을 허위 증빙서류를 이용해 빼돌린 의혹에 대해 ‘허위 증빙 서류´를 작성한 행위 자체를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을 빼돌린 의혹에 대해서는 국고손실, 횡령도 검토 중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설] 한유총은 원생 볼모 협박 중단하고 사과부터 하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공금 횡령 및 유용으로 징계받은 교육부 공무원 실명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호도하려는 속셈이 아닐 수 없다. 한유총은 지난 20일 ‘사립유치원, 교육공무원보다 훨씬 깨끗해!’라는 입장문을 통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징계받은 교육부 공무원이 3693명으로 부처 가운데 가장 많았다”면서 “공금 횡령·유용으로 징계받은 공무원 77명의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충남을 제외한 전국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은 유치원 원서접수와 추첨을 온라인으로 하는 ‘처음학교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사립유치원에서는 내년도 원생모집을 포기하는 폐원조치까지도 검토 중이다. 한유총의 이런 행동은 잘못에 대한 반성은커녕 비리 공무원 실명 공개 주장으로 문제를 호도하는 후안무치한 태도다.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기관이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기관 이름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다. 비위를 저지른 당사자의 경우, 법에 따라 인사조치 및 형사고발 조치하지만 이름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25일 유치원 감사결과를 공개할 때 유치원명은 밝히지만 원장 이름 공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비위 공무원 공개 문제는 유치원 비리와는 별개의 문제다. 자신들의 허물을 덮기 위해 남의 잘못을 억지로 들춰내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한유총은 더이상 엉뚱한 주장을 내세울 게 아니라 폐원 검토 등 원생들을 볼모로 한 협박행위부터 삼가야 한다. 정부 지원금을 제멋대로 사용한 데 대해 반성부터 할 일이다. 또한 국공립유치원처럼 회계관리가 가능한 에듀파인 도입과 처음학교로 사업 동참 등 학부모 불편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게 그나마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교육부도 연 2조원이라는 예산을 사립유치원에 넣고도 투명한 회계시스템과 감사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이번엔 반드시 사립유치원의 비리근절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여성 의원 47% “성폭력·죽음 위협 느꼈다”… 유럽 발칵

    의회 여직원 41%도 “성폭력당했다” “英하원 일부 男의원, 포식자처럼 행동” “그 (남성) 의원은 출장 도중 여성 보좌관의 방에 억지로 들어가려 했다. 의원은 보좌관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면서 따르지 않을 경우 해고하겠다고 협박했다. 여성 보좌관은 일을 그만뒀지만 그 의원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제의회연맹(IPU)과 유럽평의회 의회협의체(PACE)가 16일(현지시간) 유럽의 45개 회원국 의회 의원을 포함한 여성 123명에 대한 익명 인터뷰 보고서를 내놓자 유럽 전역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는 유럽 각국의 여성 의원 47%와 여성 의회직원의 40%가 남성 의원들로부터 성폭력 위협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유럽평의회 45개국 여성 하원의원 81명과 여직원 42명을 대상으로 했다. 유럽평의회에는 유럽연합(EU) 28개국과 EU 회원국이 아닌 노르웨이, 터키, 스위스 등이 포함돼 있다. 여성 의원의 47%는 죽음의 위협이나 성폭행, 폭력의 위협을 느꼈다고 답했고, 68%는 자신들의 외모나 성과 관련해 성차별적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또 실제로 추행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도 4명 중 1명꼴인 25%에 달했다. 여성 직원들의 경우에는 40.5%가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밝혀 여성 의원들보다 비율이 더 높았다. 하지만 성적 학대를 받았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비율은 여성 의원들이 23.5%, 여직원들은 6%에 불과했다. 영국에서도 의회 내 성폭력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하원 내 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로라 콕스 전 대법원 판사는 이날 자체 보고서를 통해 “하원에서 일한 전·현직 여직원 200여명을 면담한 결과 이들이 거의 일상적으로 욕설과 업신여김을 당했으며, 일부 남성 의원들은 포식자처럼 행동했다”고 밝혔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콕스 판사는 “의원들이 여직원들의 어깨나 무릎에 오랫동안 불편하게 손을 올려놓거나, 키스하려 하거나 껴안으려는 등 부적절한 접촉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여직원들은 그들이 요구받은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성차별적인 비속어로 모욕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CNN은 “유럽 각국 의회 내 여성 구성원들이 남성 의원들과의 권력 관계에서 취약하지만 보호받을 장치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18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18

    서울신문은 대한제국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찾았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대거 등장합니다. 작가가 실제로 조선과 일본에서 베델 등을 직접 취재해 쓴 이 소설에는 고종의 해외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대한제국이 배경인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이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 <18회>우리는 말을 몰아 포구 쪽으로 향했다. 황제(고종)와 베델, 민영환 대감이 앞서 달리고, 소녀와 내가 뒤따랐다. 도로에서 올라오는 충격 때문에 가끔 끊기기는 했지만 황제는 달리는 내내 불평과 간청을 반복하는 듯한 하소연을 쏟아냈다. 이 노인은 부모의 강압으로 억지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아이처럼 흐느꼈다. 어둠을 뚫고 5㎞ 정도를 더 가야하는 시점에 큰 사건이 터졌다. 그것도 아주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너무 정신이 없고 혼란스러워 몇 시간이 지난 뒤에야 사건의 전말이 머릿 속에 정리됐다. 그때 우리는 한 농가의 오두막 주변을 지나고 있었다. 그 집의 개 한마리가 시끄럽게 짖어대더니 무언가 바닥에 발을 짚고 튀어 오르는 듯한 소리가 났다. 검은 물체 하나가 도로 옆에서 나와 황제의 팔을 세게 쳤다. 곧바로 고양이가 심하게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서워 소름이 돋을 정도다.하지만 그 뒤에 이어진 황제의 격노에 비하면 고양이 소리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나는 말을 돌려 황제가 멈춰 서 악다구니를 지르고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베델과 민영환 대감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우리는 황제가 말 안장에 걸어놓은 겉옷에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고양이는 왕의 앞에서 그르렁대며 침을 뱉었다. 황제는 이 불길한 고양이에게 너무도 겁을 먹은 것 같았다. 머리 위로 두 손을 쳐 들고는 곧 숨이 넘어가는 사람처럼 헐떡대며 얼굴에 두른 붕대를 반쯤 벗겼다. 얼굴의 윤곽이 드러났다. 붕대에서 풀려난 그의 눈이 마치 만들다 만 조각품처럼 우스꽝스러웠다. 베델이 손을 뻗어 고양이의 목을 낚아채 그대로 던져 버졌다. 하지만 조선의 황제는 이미 말에서 몸을 반쯤 내려놓은 상태였다. 안장에서 미끄러지듯 땅에 발을 한 번 내딛고는 말머리를 돌려 서울 쪽으로 향했다. 도대체 우리가 지금껏 무엇을 한 거지... 즉시 민 대감이 그를 따라 붙었다. 우리는 너무도 놀라 민 대감을 따라갔다. 이 둘은 잠깐 멈춰 서더니 멱살만 잡지 않았을 뿐 왕가 사람의 입에서 나오면 안 될 거친 말을 곧 쏟아낼 것처럼 흥분해 싸우려고 했다. 황제는 화가 매우 많이 난 것 같았다. 그는 민 대감에게 저주의 말을 쏟아내며 씩씩거렸다. 그의 손길도 강하게 뿌리쳤다. 일본군이 언제 추격해올 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나와 소녀 그리고 베델은 말 위에서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봤다.마침내 민 대감이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래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윽고 더듬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고양이......저 고양이 때문라오....황제께서는 자신에게 검은 고양이가 달려든 것을 매우 나쁜 징조로 보고 있소. 그래서 망명을 포기하고 궁으로 돌아가신다고 하오.” 곧바로 내 뒤에서 소녀의 한탄이 터져 나왔다. 베델은 화를 참지 못하고 민 대감에게 소리쳤다. “뭐라고요? 그래서 지금 궁으로 돌아 간다고? 안 됩니다. 조금만 더 가면 요트 있는 곳이 나와요.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요.” 민 대감은 그의 옆에서 훌쩍이고 있는 이 바보 노인(고종)를 달래고 있었다. 우리는 한국어를 몰랐지만 그가 황제에게 뭔가를 간청하는 동시에 항의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이제 황제는 거의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는 단계에 와 있었다. 서울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바꿨으니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놓아달라는 것 같았다. 황제는 자신을 위해 지금껏 목숨을 걸고 망명길을 주선한 이들과 싸우고 있었다. 자신과 조선을 모두 구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것이다. 이렇게 5분이 지났다. 그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황금같은 5분이...조선의 황제는 정체모를 검은 고양이 한마리 때문에 자신의 나라를 세계사에서 스스로 지우기로 결심한 듯 보였다. 일본군의 나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 들려왔다. 답답하고 안타까웠지만 우리는 이 상황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는 19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광장] 고용대란 해결이 여전히 최우선 과제다/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고용대란 해결이 여전히 최우선 과제다/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통계청이 오늘 9월 고용 동향을 발표한다. 신규 취업자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알 수 있다. 경제 통계이지만 정치적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다.이미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일자리 정책은 실패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했지만, 되레 일자리에 발목이 잡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됐다. 결과는 참담하다. ‘고용쇼크’, ‘고용참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해까지 월평균 30만명대인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올 들어서는 10만명대로 쪼그라들었다. 이어 7월에는 5000명, 8월에는 3000명 수준으로 끝없이 추락했다. 9월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당초 우려는 빗나갈 가능성이 높아져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다고 사정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만약 7~8월보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소 커지더라도 ‘추석 효과’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 고용 동향은 매달 15일이 낀 주의 일요일~토요일에 조사하는데 9월에는 15일이 낀 주가 추석 연휴 2주일 전이다. 유통·물류 업계의 대목으로 임시·일용직 근로자 취업이 늘어난다. 9월 고용 사정이 다소 나아진다고 해도 추석 전 마트나 택배회사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청년, 주부 등 임시·일용 근로자가 늘어난 것이 ‘반짝효과’를 미쳤을 뿐이다. 결국 환란 이후 최악의 고용참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청와대가 장담한 것과 달리 고용 상황은 연말이 돼도 좋아질 것 같지 않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밝힌 연간 10만~15만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도 ‘희망 사항’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고용 사정은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와도 거꾸로 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반세기(49년) 만에 최저실업률(3.7%)을 기록했다. 일본도 여성취업률이 사상 처음 70%를 넘어섰다. 취업자가 넘쳐나는 초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고용참사를 외부 변수 탓으로 돌릴 수도 없게 됐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국민들의 실망감은 더 크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 정책의 실패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경제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거나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얘기를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다”는 이상한 변명만 나온다. 집권 2년차 신드롬이라고 넘기기에는 경제 정책의 실패 결과는 참담하다. 영세서민층은 바닥부터 무너지고 있다. 올 들어 손해를 보더라도 들었던 보험을 깨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급전을 돌려막기 위한 카드론도 급증했다. 잘못된 정책은 수정해야 하지만 경제 정책을 주도한 사람들은 오히려 확증편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인구구조탓, 날씨 탓으로 고용대란의 원인을 돌리기에는 일자리 붕괴 현상은 이미 고착화했다. 누가 봐도 확실한데, 고용 쇼크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탓이 아니라는 강변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획기적인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고용참사는 곧 대량 실업으로 이어진다.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오기로 밀어붙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54조원을 쏟아부었다. 연봉 5400만원짜리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이 돈을 쓰고도 사실상 취업자 수 0% 성장이라는 절망적인 결과를 냈다. 실패한 정책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 대통령도 고용참사와 관련,“결과에 직(職)을 걸라”고 강력한 고용 개선책을 주문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경제 라인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일자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노선 변경도 요구된다. 문 대통령도 말했지만 일자리는 민간 기업이 만든다. 정부는 세금을 풀어 억지로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기업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게,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규제개혁을 더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규제완화를 위해 대통령만 답답해하며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일부 부처들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실무자인 관료들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의 갈등 속에 눈치만 보고 있으면 규제개혁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미 1년 반을 허비했다. 잘못된 걸 바꾸는 건 아무리 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민심이 돌아서는 건 한순간이다.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급식체와 겨레말큰사전/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급식체와 겨레말큰사전/김성곤 논설위원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 ‘존버’(존나 버티기), ‘혼코노’(혼자서 코인 노래방에 가다), ‘팬아저’(팬 아니어도 저장), ‘톤그로’(‘톤’(tone·색조)과 ‘어그로’(aggro·분쟁)의 합성어로 화장한 얼굴이 너무 떠 이목을 끄는 것)….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신조어 테스트에 나오는 단어들이다. 이 말들을 통칭해 ‘급식체’라고 한다. 원래는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은어라고 해서 붙인 말인데 이제는 인터넷 언어로 통칭된다. ‘아재 테스트’도 된다. 20개 단어 가운데 0~5개를 알면 ‘할부지 인터넷 개통하셨어요’이고 6~11개면 ‘아직도 억지로 급식체 배우는 아재’, 10~15개면 ‘10대가 되고 싶어 몸부림치는 20~30대’로 분류한다. 해마다 새로운 버전이 나오지만, 같은 단어는 한두 개일 뿐 모두 다른 단어로 채워진다. 아재들은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못 알아 듣는다.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의사소통을 하려다 보니 자음만 따서 쓰거나 평상시 쓰는 관용어 등을 압축하면서 생겨난 것들이다. 시대 변화도 반영한다. ‘존버’는 고통을 견디며 버틴다는 의미지만, 매입한 가상화폐가 매입가보다 폭락했을 때 가격을 회복할 때까지 팔지 않고 버틴다는 블록체인의 산물처럼 됐다. 이 단어들은 포털 국어사전에는 다 나오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는 이 단어들 중 일부는 살아남아 오를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남북이 이달 중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 사업을 위한 실무접촉을 갖고 오는 11월 말∼12월 초를 목표로 26차 편찬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3년 만에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편찬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남북한의 언어 이질화 해소를 위해 언어를 하나로 종합·정리하는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 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시작돼 매년 분기별로 열리다가 2015년 12월 중국 다롄(大連)에서 제25차 공동편찬회의를 개최한 뒤 열리지 않고 있다. 남한과 북한은 표기법이 많이 다르다. 남한에서는 두음법칙을 지켜 ‘여성’이라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려성’이라고 한다. 외래어 표기도 우리는 ‘카스텔라’라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설기과자’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차이는 더 커질 것이다. 어느 시대나 은어나 외래어는 있었다. 지역에 따라 방언도 있고, 표기법이 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근간이 되는 줄기말이 중심을 잡아 줬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어제 한글날 경축식 축사를 통해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하니 다른 어떤 사업보다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내 뒤에 테리우스’ 정인선 납치에 소지섭 ‘블랙요원의 귀환’

    ‘내 뒤에 테리우스’ 정인선 납치에 소지섭 ‘블랙요원의 귀환’

    ‘내 뒤에 테리우스’ 소지섭이 납치된 정인선을 구할까. 4일 방송된 MBC ‘내 뒤에 테리우스’ 7회·8회에서는 고애린(정인선 분)이 납치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본(소지섭)은 죽은 최연경(남규리)의 꿈을 꿨다. 과거 최연경은 김본과 함께 블랙요원으로 활동했고, 작전 도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 김본은 최연경을 쏜 남자를 뒤쫓았고, 케이(조태관)를 붙잡았다. 그러나 김본 역시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맞아 케이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케이(조태관)는 현재 진용태(손호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 앞서 고애린의 남편 차정일(양동근)은 우연히 케이가 문성수(김명수)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케이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차정일까지 살해했다. 이를 안 진용태는 고애린을 회사 직원으로 채용해 지켜보고 있는 상황. 또 김본은 유지연(임세미)를 도와 문성수의 죽음에 대해 뒤쫓았다. 김본은 김본이 가방을 이용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뿐만 아니라 고애린은 진용태가 이태리에 간 사이 회사를 뒤졌다. 김본은 유지연과 함께 있던 중 진용태를 목격했고, 고애린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걱정했다. 김본은 고애린에게 전화를 걸었고, “지금 당장 회사에서 나와요. 보고 싶어서 그래요.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러니까 바로 로비로 내려와요”라며 억지를 부렸다. 그 사이 고애린은 진용태가 잠금장치를 해둔 방까지 들어갔고, 수십 개의 가방이 진열돼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게다가 고애린은 회사 앞에서 문성수와 마주쳤던 기억을 떠올렸다. 고애린은 차정일의 장례식장에서 문성수의 영정사진을 봤던 것. 고애린은 곧장 병원을 찾아가 문성수의 장례식 정보를 확인했다. 고애린은 김본에게 연락했고, “우리 회사 아무래도 불법적인 비밀을 가진 곳인 것 같아요. 전에 회사에서 봤던 남자가 국가안보실장이었어요. 문성수라고. 근데 좀 이상한 게 그 사람이랑 남편이 같은 날 죽었더라고요. 암호화된 거긴 하지만 가방 리스트를 빼냈어요”라며 털어놨다. 김본은 “혹시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 없나 살펴 봐요. 택시 타고 당장 나한테 와요. 지금 나한테 한 얘기 아무한테도 하지 말고 곧장 와야 해요”라며 불안해했다. 그러나 김본을 만나러 가기 위해 택시를 잡던 고애린은 납치됐고, 김본은 갖가지 총기류들이 잔뜩 진열된 아지트를 찾아 총을 꺼내들고 전설의 블랙요원으로 변신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역사 수레바퀴를 되돌리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역사 수레바퀴를 되돌리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백수(白壽)를 2년 앞둔 중국 공산당은 ‘홍’(紅·이데올로기)과 ‘전’(專·실용노선) 간 길항(拮抗)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 공산당이 1921년 창당하고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거쳐 대약진운동을 벌일 때까지 마오쩌둥(毛澤東)이 우이를 잡은 40년은 전의 도전을 받지 않은 홍의 독무대였다. 대약진운동의 참담한 실패로 마오의 장악력이 약화되는 사이 류샤오치(劉少奇)·덩샤오핑(鄧小平)이 국정 주도권을 잡으며 전이 부상했다. 위협을 느낀 마오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재(人災)’로 불리는 문화혁명을 발동하면서 전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마오의 사망과 함께 홍이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지고 덩이 당권을 틀어쥐며 개혁·개방을 이끌자 전이 득세했다. 전이 위세를 떨친 40년은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14조 달러), 14억 인구가 따뜻하고 배불리 먹고사는 1인당 GDP 1만 달러,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세계 1위(23조 달러)의 경제대국으로 떠올랐다.덩치가 커지며 자신감으로 충만한 중국에 홍이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전쟁이 격화된 와중인 지난달부터 고급 관료가 ‘홍의 가치’를 내세우며 불을 지폈다. 추샤오핑(邱小平)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부부장이 SNS를 통해 “민영기업은 노동자를 주체로 삼아 이들이 충분한 민주권리를 향유하고 기업 경영에 함께 참여하며, 기업의 발전 성과를 함께 향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다. 바통을 이어받아 ‘억지 관변’ 칼럼니스트인 우샤오핑(吳小平)은 ‘홍의 우수성’을 떠들며 기름을 부었다. 그는 “사영경제의 임무는 공유경제의 획기적 발전에 협조하는 것이었는데 이미 초보적으로 (임무를) 완성했다”며 “사영경제가 더이상 맹목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사영기업 2선 후퇴’를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이마저도 성에 차지 않은 듯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이달부터 새로운 상장사 관리 준칙을 시행한다고 뒤늦게 발표한 것이다. 새 준칙에는 ‘상장사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따라 회사에 당위원회를 설립해야 하며, 당위원회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모든 기업의 당위원회 설립이 의무화됐다. 당위원회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때 이사회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다. 지난해 말 기준 국유기업 93%, 민간기업 70%에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현지 진출 외국 기업 10만곳 이상에도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공산당이 국내외 기업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홍의 굴기(崛起)’ 배경엔 중국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자만심(自慢心),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민간기업 통제력 상실에 대한 우려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하고 여배우 판빙빙(範氷氷)의 잠적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려는 음모론이 나오는 이유다. 덩치가 커졌지만 중국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우리는 사영기업이 아니라 국유기업의 경영 참여를 요구한다”, “공사합영(公私合營)을 내세워 사유재산을 몰수하려 한다”는 등 중국 누리꾼들이 비아냥대는 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khkim@seoul.co.kr
  • 황교익 ‘작심 반격’···“막걸리 12종, 맛 보고 브랜드 맞히는 건 불가능”

    황교익 ‘작심 반격’···“막걸리 12종, 맛 보고 브랜드 맞히는 건 불가능”

    맛집과 음식에 대한 흥미로운 칼럼으로 유명한 황교익씨가 ‘백종원 막걸리 저격’으로 비롯된 각종 반격에 “12종의 막걸리 맛을 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히며 반박했다. 황교익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말의 요지는 이렇다. 사전에 아무 정보도 주지 않고 12종의 막걸리의 맛을 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내용의 방송은 억지라는 것이다”며 방송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게 가능하다고 주장할 것이면 실제로 해보자는 것이다. 겨우 그 정도의 일에 온 기레기들이 들고일어나 날 잡아먹자고 덤빈다. 그렇게 해서 뭘 보호하자는 것인가. 거짓 기사로 도배를 하여 너네들이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너네들에게 기레기라는 말도 아깝다. 그냥 쓰레기들이다.”고 일갈했다.이날 황교익씨는 네이버와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면서 그에 관한 각종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기사가 그의 말뜻을 살리지 못하고 왜곡이나 과장으로 말꼬리잡기식의 비난에 치우치자 그는 이를 쓴 기자들을 “기레기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선 페이스북 글에서 그는 “방송에서 이랬다고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이라고 말문을 시작하며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라며 방송 순수성에 의문을 던졌다. 이어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라면 정확히 맞출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라며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겠지요”라고 비판했다.황교익씨가 언급한 해당 방송은 지난달 12일에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대전의 막걸리 가게 사장에게 블라인드 퀴즈를 제안한 장면이다. 이날 백종원씨는 해당 가게의 막걸리가 다른 막걸리에 비해 맛과 대중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해당 테스트를 제안했다. 이같은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황교익씨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방송 당시의 상황과 테스트 취지를 이해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비판의 글을 남긴 것이 적절치 못했다는 것. 일부 시청자와 댓글을 남긴 이들은 그가 출연하는 tvN ‘수요미식회’의 하차까지 요구하고 있다.황교익씨가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는 동안 등장하는 일부 음식의 기원이 일본이라는 주장을 펼친 과거 발언 때문에 하차설을 부풀리고 있다. 그는 2015년 방송된 ‘국수’ 편에서 멸치 육수 조리법의 기원이 일본이라고 주장했다.특히 2015년 방송된 ‘불고기’ 편에서 후폭풍이 컸다. 당시 그는 방송에서 불고기가 일본 ‘야키니쿠’를 번역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일본은 1872년까지 육류 섭취 지식이 전무했고 불고기는 맥적에서 전승됐는데 이는 고구려 때의 음식”이라며 반박 하기도 했다. 이에 발끈한 황교익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설가 이효석 선생이 1939년 잡이 ‘여성’에 기고한 글을 게재하며 “야끼니꾸를 대신하는 불고기라는 말이 만들어진 시기가 1939년보다는 앞서는 것으로 파악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일제강점기 당시 신문에 ‘소육’(?肉)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이유를 반문하며 자신을 비판하는 주장에 대해 “국뽕은 무지를 먹고 자라는 종교”라고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윗선’ 정조준 사법농단 수사, 엄정하고 신속하게

    검찰은 그제 사법농단 몸통으로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강제 수사를 받는 전직 대법원장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농담에서나 나올 법한 사법부의 참극이다. 양 전 대법원장을 포함, 이번에 압수수색을 당한 사법부의 ‘윗선’들은 재판 거래와 법관 사찰 의혹을 받는 핵심 인사들이다. 차한성·박병대 전 대법관은 박근혜 정권에서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일제 강제징용 민사소송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고영한 전 대법관은 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던 이들이 재판 거래를 시도했다면 그 정점에 양 전 대법원장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검찰이 사법농단 수사에 착수한 지난 6월 이후 지금까지 법원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행태만 보였다. 재판 거래 의혹 관련자들의 압수수색 영장을 90% 가까이 기각하는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 재판 거래 관련 대법원 서류 수만 건을 외부 유출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개인 사무실조차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통에 그 숱한 증거들이 파기되는 기막힌 상황까지 이어졌다. 뒤늦게 윗선들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지만, 법원의 진정성은 여전히 미미하다. 특별재판부 구성과 국정조사, 법관 탄핵소추 추진 등 비판이 쏟아져 억지춘향식 시늉을 하는가 의심스럽다. 검찰은 양 전 원장의 자택에서 재직 시절 보고받은 문건들이 저장된 것으로 보이는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법농단에 대한 강제 수사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만시지탄이나 법원은 자성의 자세로 일말의 신뢰라도 수습해야 한다. 사법부의 참사가 상처뿐인 비극이 되지 않도록 검찰은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로 사법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 기재부 “심재철 유출정보, 테러 악용될 수 있다”

    기재부 “심재철 유출정보, 테러 악용될 수 있다”

    외부 유출 땐 안보위협 주장… 반환 요구 심재철 “檢서 모두 압수… 3자 유출 없어”정부가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유출한 재정 자료에 각 부처 사이버안전센터의 관리업체 명단, 재외공관의 보안시설 경비업체 내역 등 국가 안위와 관련된 핵심 정보가 담겼다고 밝혔다. 정부는 “자칫 외부로 유출되면 테러 등 안보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심 의원은 “검찰이 지난달 문제의 파일을 모두 압수해 제3자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맞섰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재정정보원 재정분석시스템에서 유출된 자료와 관련, “심 의원실은 업무추진비만 문제 삼지만 통일·외교·치안·보안 활동 정보, 보안장비 주요 인프라, 고위 인사의 일정 동선과 식자재 거래 업체, 각종 심사·평가위원 관련 정보 등이 노출됐다”면서 심 의원에게 신속한 반환을 재차 요구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심 의원실이 내려받은 자료에는 청와대 통신정비 업체도 포함돼 유출되면 사이버 테러 가능성은 물론 고위직 신변 안전과 경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해양경찰청이 어민 보호에 활용하는 함정과 항공기 도입 관련 정보, 장비·부품업체 명단도 담겨 있어 안보 전략 유출 소지도 있다. 윤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 관련 식자재 구입업체 정보도 노출돼 악용 소지가 많다”면서 “이들 자료가 잘못 활용되거나 제3자에게 누출되면 국가 안위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심 의원은 “어디서 얼마짜리 ‘비서실’이라고만 적힌 카드를 쓴 것에서 대통령의 움직임을 추정하고 국가 안위가 문제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라면서 “혈세도둑이 제 발 저려서 온갖 말들을 갖다 붙이며 벌이는 치졸한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공방 수위도 상승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심 의원은 안보에 치명타가 될 국가기밀 자료를 무수히 빼돌렸다”면서 “안보를 위협하는 반국가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당한 권한으로 확인한 정보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언론에 공개한 것”이라면서 “(여당이) 의원실 압수수색에 고발까지 당한 피해자에게 사임하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나’의 가치 몸무게로 저울질 마라

    ‘나’의 가치 몸무게로 저울질 마라

    ‘S자 몸매, 마른 체형, 오똑한 콧날, 쌍꺼풀에 큰 눈, 각지지 않은 턱.’오늘날 여성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5가지 기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획일적 기준이 유독 엄격하게 적용된다. ‘못생긴 외모’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웃음거리로 활용되는 일이 다반사다. # 英 방송인 자밀이 시작… 외모 지상주의에 반기 최근 이런 ‘한국형 외모지상주의’에 반기를 들고 나서는 여성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몸무게나 외모를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아이웨이’(i_weigh) 운동이다. 아이웨이 운동은 영국 출신의 모델 겸 방송인인 자밀라 자밀(32)이 사람의 가치를 몸무게로 평가하는 사회적 시선에 저항하는 의미로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 운동이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일었던 ‘탈코르셋’ 운동에 이어 여성의 인권과 권익을 높이고, 우리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깔린 외모지상주의에 일침을 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보여주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남긴다 직장인 강모(26)씨는 지난 추석 연휴 때 태어나 처음으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강씨는 “마르고 호리호리한 몸매는 아니지만, 이 시절 내 모습이 이랬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억지로 다이어트를 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2)씨도 아이웨이 운동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SNS나 메신저 프로필에 올리는 사진은 대부분 연출된 것인데, 그것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사회가 정해 놓은 아름다움의 기준에서 탈피하면 삶이 더 행복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영자 “비키니, 당당”· 에일리 “살 빼니 노래 못해” 방송·연예계에서도 일종의 ‘아이웨이’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방송인 이영자씨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이씨는 “나도 부끄럽지만, 내 몸이니까 내가 먼저 사랑하고 스스로 당당해지려고 한다”면서 “사회의 인식과 나의 자존심이 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이런 행동에 많은 누리꾼들이 지지와 공감을 보냈다. 최근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에일리도 “무대 위에 서려고 체중 감량을 했더니 내 노래가 안 나오더라”면서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살기로 했다”고 고백해 큰 응원을 받았다. # 패션계, 큰 체형 ‘플러스 사이즈’ 모델 속속 등장 큰 키에 마른 체형들의 ‘전유물’이었던 모델 업계에도 최근 몇 년 새 기존 모델보다 체형이 큰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런던 패션위크에 참가한 한 의류 브랜드는 ‘빅 사이즈’ 모델을 함께 무대에 올리는 쇼를 준비했다. 국내에서도 여러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각종 의류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한 쇼핑몰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 대회를 열기도 했다. 유튜브에서도 ‘빅 사이즈 코디네이션’을 콘텐츠로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110에 전화 걸어 욕하면 고발…오늘부터 상담사 보호 조치

    110에 전화 걸어 욕하면 고발…오늘부터 상담사 보호 조치

    오늘부터 국민콜 110에 전화를 걸어 성희롱을 하거나 욕설을 하면 고발당할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일부터 ‘정부민원안내 콜센터 상담사 보호에 관한 업무 운영지침’을 시행한다. 민원인의 폭언이나 성희롱 발언이 관계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상담사가 해당 민원인에 대해 고소·고발·손해배상 청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권익위에 따르면 국민콜110 상담사들은 민원인들의 성희롱·욕설 외에도 내용 불명, 상습·강요, 반복·억지 민원 등 월 평균 2100여건의 악성·강성민원에 시달려 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리용호 北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UN연설에 담은 北의 의지

    리용호 北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UN연설에 담은 北의 의지

    북한이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국제 사회를 향해 천명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15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동시 행동과 단계적 실현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앞세워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북한이 실행한 “중대한 선의의 조치”로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핵실험장 폐기 등을 꼽으며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 확약했다”면서 ‘비확산’ 의지도 나타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를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면서 “조미 공동성명의 이행이 교착에 직면한 원인은 미국이 신뢰 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70년 전 공화국이 탄생한 첫날부터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실시해왔으며, 자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와 나사못 한 개도 거래하지 못 하게 하는 철저한 경제 봉쇄를 감행하고 있는 나라”라면서 “미국땅에 돌멩이 한 개 날아간 적이 없지만, 미국은 조선반도 전쟁 시기 우리나라에 수십발의 원자탄을 떨구겠다고 공갈한 적이 있는 나라이며 그 이후에도 우리의 문턱에 끊임없이 핵전략 자산을 끌어들인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리용호 외무상은 역설했다. 그러면서 “수십년간 지속된 핵 위협에 대처할 방위력과 전쟁억지력을 다져놓은 상황에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역사적 과업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북미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조선반도에 조성된 현재의 완화 기류는 공고한 평화로 정착되고,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도 실현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세계 최대의 열점이었던 조선반도는 아시아와 세계 안전에 기여하는 평화와 번영의 발원지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이 원만히 이행되려면 수십년 쌓인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조미 두 나라가 과거에만 집착해 상대방을 무턱대고 의심만 하려 든다면 이번 공동성명도 지난 시기 실패한 다른 조미 간 합의들과 같은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 조성을 앞세우는 데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동시행동과 단계적 실현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조미 수뇌회담의 가장 중요한 정신 중의 하나는 쌍방이 구태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익으로 이어진다는 선견지명 있는 판단을 내리고 조미 관계 해결의 새로운 방식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비핵화 협상 회의론 또는 비관론에 대해 ‘정치적 반대파들의 정적 공격’으로 규정, 이를 견제하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6·12 북미공동선언의 이행이 무산되는 상황을 ‘미국 국내 정치의 희생물’로 표현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후과의 가장 큰 희생물은 바로 미국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우리 공화국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일삼고, 받아들일 수 없는 무례한 일방적 요구를 들고 나갈 것을 행정부에 강박하여, 대화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되지 못하게 훼방하고 있다”면서 “불신을 고취하면서 강권에 매달리는 것은 결코 신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비판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비판 발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해선 우호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리용호 외무상은 최근 남북 관계 개선 상황을 거론하면서 “만일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가 미국이 아니라 남조선이었다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도 지금 같은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조미 사이의 신뢰 조성을 중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대북 제재 결의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리용호 외무상은 “(핵·미사일) 시험들이 중지된 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 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가 북남 사이의 판문점 선언의 이행까지 가로막는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엔의 통제 밖에서 미국의 지휘에 복종하는 연합군 사령부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신성한 유엔의 명칭을 도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는 최근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위한 북측 구간 철도 현지공동조사에 유엔군사령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은 국제 사회를 향한 북한의 비핵화 관련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친서 외교, 그리고 지난 24일 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간의 비핵화 논의가 재개되는 국면에서 예상보다 강경한 내용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자는 날씬해야 예쁜 건가요. 난 있는 그대로 살래요”

    “여자는 날씬해야 예쁜 건가요. 난 있는 그대로 살래요”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잣대는 시대마다 달랐다. 현대 사회에서는 마르고 날씬한 사람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이렇게 이런 미에 대한 사회적 평가 잣대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외 여성들 사이에서 ‘아름다움’을 고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잣대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겠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른바 ‘아이 웨이(i_weigh)’ 운동이다.직장인 강모(26)씨는 지난 휴가기간에 태어나 처음으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인증샷으로 올렸다. 강씨는 “인스타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마르고 호리호리한 몸매는 아니지만, 그냥 이 시절의 내 모습이 이렇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30인치 바지를 입으면 평생 날씬하다는 얘기는 들을 수 없다”면서도 “그런데 나는 건강하고 못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억지로 다이어트를 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마른 여성=아름다움’이라는 등식이 통용돼 온 연예계에서도 최근 ‘나를 사랑하자’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방송인 이영자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수영복을 입은 몸매를 공개했다. 이 방송에서 이영자는 “나도 부끄럽지만 내 몸이니까 내가 먼저 사랑하고 스스로 당당해지려고 입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시민들의 큰 지지와 공감을 받았다.또 최근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에일리도 “무대 위에 서려고 체중 감량을 했더니 내 노래가 안 나오더라”면서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살기로 했다”고 고백해 큰 응원을 받았다. 큰 키에 마른 사람들의 세계였던 ‘모델’ 업계에도 최근 몇 년 사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런던 패션위크에 참여한 한 브랜드는 빅사이즈 모델을 함께 기용해 쇼를 준비했다. 국내에서도 여러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빅사이즈 의류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한 여성 쇼핑몰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 대회를 열기도 했다. 유튜브에서도 빅사이즈 코디를 콘텐츠로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나와 큰 관심을 끌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페미니즘 기류와 함께 일었던 ‘탈코르셋 운동’에 이어 몸무게나 외모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말자는 취지의 ‘아이 웨이(i_weigh)’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iweigh 해쉬태그를 달고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게시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모델 겸 방송인인 자밀라 자밀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작한 이 계정은 30일 기준 팔로워 16만명이 넘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미친 X!” 정부민원 상담원에 욕설하면 형사처벌

    “미친 X!” 정부민원 상담원에 욕설하면 형사처벌

    앞으로 정부민원 콜센터인 ‘국민콜110’ 상담사에게 폭언, 협박, 성희롱을 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민원안내콜센터 상담사 보호에 관한 업무 운영지침’을 제정해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국민콜110 상담사는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316개 행정기관 업무에 대한 민원을 안내하거나 상담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6월까지 조사한 결과 성희롱, 욕설, 내용불명, 상습·강요, 반복·억지민원 등 월평균 2143건의 악성·강성민원에 시달려 왔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조사 결과 일부 악성민원인들은 ‘씨XX아! 해주면 될 거 아니야’, ‘X같은 소리하고 있네’, ‘미친 X아. 너 죽을래?’ 등의 입에 담기 어려운 언어폭력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최근 6개월간 민원인 1명이 1564건의 민원을 제기한 경우도 있고, 상담원을 붙잡고 2~4시간 동안 전화를 안 끊는 민원인들도 있었다. 이에 권익위는 상담사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상담사 보호방안을 마련해 지난해 9월 11일부터 1년간 시범운영했다. 그 결과 매일 걸려오는 악성·강성민원이 하루 평균 71건에서 6건으로 크게 줄어 상담사 보호방안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권익위는 이번에 제정한 운영지침을 통해 민원인의 폭언이 관계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담사가 해당 민원인에 대해 고소, 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담았다. 상담사의 무조건적인 수긍과 장시간 응대를 없애고, 악성·강성 민원인은 일정 기간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이용정지제도’도 도입했다. 예를 들어 민원인이 성희롱하면 상담사가 1차 법적 조치를 경고하며 통화를 끊고 팀장에게 보고한 뒤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 해당 민원인은 7일간 서비스 이용을 정지하고, 재발하면 1개월 이용을 정지한다. 욕설 등 언어폭력은 상담사가 1차 경고 후 팀장에게 보고하고, 2차에는 자동응답으로 넘기고, 3회 이상 재발 시 고소·고발을 검토한다. 운영지침은 상담사가 특정 민원인으로부터 분리해 달라고 요청하면 업무 담당자를 교체하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피해 예방 및 치료방안도 담았다. 황호윤 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장은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콜센터로 확산시켜 상담사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세상의 모든 색을 품은 ‘에티오피아 하라르’ 통째로 오려내 오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골목을 몇 군데 알고 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자리한 모디카는 옛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새벽이면 이 골목에 성당의 종소리가 가득 울려퍼지고 비둘기가 떼 지어 난다. 페루 쿠스코의 새벽 골목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안개 가득한 잉카시대의 좁은 골목 사이로 페루 전통 옷을 입은 여인들이 걸어다닌다. 붉은 승복을 입은 수도자들로 붐비는 루앙프라방의 골목과 노란색 트램이 댕댕거리며 달리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골목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때 세상의 모든 골목을 여행해 보겠다는 열망을 품고 쏘다닌 적이 있었다. 아마도 모든 여행자에게 골목은 호기심의 자극제이자 영감의 원천일 것이다.‘오려내 오고 싶은 골목’ 리스트에 최근에 다녀온 에티오피아 하라르가 더해졌다. 에티오피아 동부에 자리한 이 도시는 지금까지 다녀 본 골목 가운데 가장 찬란했고 눈부셨다. 세상의 모든 색을 그 골목에서 만났다. ●소말리아계 인구 비율이 높은 하라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 디레다와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를 가면 하라르에 닿는다. 도시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보아 왔던 에티오피아와는 약간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상자 같은 직사각형의 건물들과 화려한 문양의 첨탑, 벽과 처마에 새겨진 섬세한 문양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곤다르, 랄리벨라, 진카, 아바르민치, 하와사, 짐마, 봉가 등 지금까지 여행했던 에티오피아의 다른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사람들의 생김새도 약간 달랐다. 팔다리가 늘씬한 9등신의 모델 몸매는 여전했지만 이목구비가 더 또렷했다. 눈은 더 깊었고 코는 한층 오똑했다. “하라르는 이슬람 도시야. 주민들도 암하라족 이외에 소말리아계 사람들도 많아.” 에티오피아 여행 내내 함께했던 가이드 데스가 설명해 주었다.●주민 90% 무슬림… 이슬람 ‘제4의 성지’ 주민의 90%가 무슬림인 하라르는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10세기에 지어진 3개의 성전을 비롯해 82개의 모스크가 있어 이슬람교의 ‘제4의 성지’로도 여겨진다. 길을 걷는 여성들 대부분은 히잡을 두르고 있고 남자들은 투피(무슬림 남성이 착용하는 모자)를 쓰고 있다. 하라르는 성곽도시로도 불린다. 13세기 하라르의 통치자 누르 이븐 무자히드(?~1567)는 오로모 부족과 기독교 세력으로부터 이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총길이 3334m의 성곽을 건설했다. 16세기에 이르러 완성된 이 성곽의 높이는 약 3.6m에 이른다. ‘주골’이라고 불리는 이 성곽 안에 오직 하라르에서만 볼 수 있는 집들과 골목이 있다. 성곽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5개의 성문을 통과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견고한 이 성곽 때문에 하라르는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도시국가로 발달했고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와 중동, 인도의 중계무역지로 번성했다. 그리고 1887년 메넬리크 2세 황제에 의해 에티오피아 영토로 통합되고 1902년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연결하는 철도가 인근 도시인 디레다와를 지나가게 되면서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3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주골’ 풍경 이런 표현은 좀 진부하지만 성곽 안으로 들어서면 정말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시계의 태엽을 300년 전쯤으로 되돌린 것 같다. 성문 하나를 지나왔을 뿐인데 나는 나귀를 타고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이 돌아다니는 푸른색 골목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나이키 에어맥스를 신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는 시간여행자의 정신을 깨우는 것은 가이드 데스의 목소리다. “이봐, 초이. 정신 차려.” 그가 내 옆구리를 툭툭 친다. “일단 시장으로 가 보자구.” “와우.” 시장 입구부터 말문이 막혔다.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 주황색 등등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갖가지 향신료와 야채를 파는 좌판을 펼쳐 놓고 있다. 그 앞을 같은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지나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지에 가면 그 도시를 반드시 달린다고 하는데, 나는 여행지에 가면 반드시 그곳의 시장에 간다. 그래야만 그 도시를 완결했다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그렇다. “데스, 사진 찍어도 될까? 이 사람들 사진 찍히는 거 싫어하지 않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내가 묻자 데스가 대답했다. “괜찮아. 내가 알기론 전 세계 포토그래퍼들이 이곳에 사진 찍기 위해 온다더군. 뭐 한두 컷 찍는 거야 괜찮지 않을까?”●기꺼이 포즈 취해 준 하라르 사람들 예전엔 숨어서라도 어떻게든 사진을 찍곤 했지만, 이십 년 가까이 여행을 해 온 지금은 억지를 부려 가며 찍지 않는다. ‘못 찍으면 그뿐이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피사체의 마음과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여행이 다른 이들의 삶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하라르 사람들은 우호적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찍어도 된다는 뜻이었다. 어떤 여인들은 일부러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햇빛이 드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기도 했다. 자, 찍어 봐 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그들 앞에서 가만히 셔터를 눌렀다. 시장을 나와 골목을 걸었다. 세상의 여느 골목이 다 그렇듯, 하라르의 골목에서도 아이들이 동양의 여행자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었다. 초록색으로 칠해진 어느 골목에서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렌즈 앞에서 장난스런 포즈를 취해 주었다. 분홍색으로 칠해진 골목의 어느 구멍가게 앞에서는 졸업식을 마친 소년의 사진을 찍어주고는 초콜릿을 얻어먹기도 했고, 푸른색으로 칠해진 어느 길거리 옷 수선 가게 앞에서는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데스는 몇 발짝 떨어져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세상에는 하라르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골목에서 웃고 떠들며 사진이나 찍으며 여행하는 인간도 있는 법이지.●파란색 택시·흰색 지붕… 이슬람 영향 그래도 취재는 해야지 하는 생각에 몇 가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데스, 왜 이곳의 택시들은 다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고 지붕만 흰색이지?” 이런 뜬금없는 질문을 받은 데스는 “좋은 질문”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곳의 이슬람 사원과 집들이 파란색과 흰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이지. 그 색깔에 맞춘다고 택시도 그렇게 칠한 거야.” 하라르는 150년 전까지 이슬람교도가 아닌 외국인에게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교도가 성곽 안으로 들어오면 도시가 멸망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855년 영국군 장교 리처드 버튼이 이 도시에서 살아나간 최초의 외부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라 커피와 그 외 커피로 구분하는 곳 “이봐 초이, 커피 한 잔 해야지.” 데스가 말했다. 맞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로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 하라’가 바로 이곳에서 생산된다. “한국의 커피 전문가들은 풍부한 과일맛과 달콤함, 그리고 거친 흙맛의 조화가 하라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라고 하는데…, 데스 맞아?” 하고 물으니 데스가 대답했다.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맛있어.” 데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하라르 사람들은 세상의 커피를 하라와 그 외의 커피로 구분한다고 한다. 그만큼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뜻일 것이다. 아 참, 데스에게 한국에서는 하라 원두 100g이 9000~1만원에 팔린다고 하니 “오 마이 갓”을 세 번이나 연발했다. 하지만 하라르 시장에선 상상도 못할 싼값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 랭보도 이곳 하라르에 왔다. “시인이 되기 위해 가능한 한 방탕하게 살겠다”고 선언했던 그는 동물가죽 무역상으로 이곳에 도착해 무기거래상으로 직업을 바꿔 가며 11년 동안 머물렀다. 그가 판 무기는 1896년 에티오피아가 아드와 전투에서 이탈리아군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무역 목록에는 커피도 들어 있었고 자신의 커피 가든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말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끝없는 사랑이 영혼 속에 솟아나리라.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여인을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 속으로…”(랭보의 ‘감각’ 중에서) 랭보의 시를 읊조리며 커피를 마시는 하라르의 저녁. 이런 풍경, 이런 경험들이 사실 아무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결국 희미한 기억이 되었다가 마침내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지금 즐거운 것이 나중에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냐마는 그래도 지금 즐겁지 않으면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거기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하고 누군가 물을 때마다 ‘일단 가 보세요. 거기엔 거기만의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하고 대답하는 이유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국내선을 이용한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달러로 바꿔 가서 호텔이나 ATM 기계에서 환전해야 한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원두를 잔뜩 사오는 것도 좋다.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하라르 시장에서는 더 싸게 살 수 있다. 볶지 않은 생두는 더 싸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 인제라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 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주식인 ‘테프’라는 곡식으로 만드는데, 발효를 시키기 때문에 시큼한 맛을 낸다. 세인트 조지, 하베샤 등 로컬 맥주도 맛있다. 에티오피아 식당 어딜 가나 피자와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거의 주식처럼 먹는다. 이탈리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음식이 전해진 것이다. 하지만 맛은 이탈리아와는 약간 다르다. 한국에서 맛보던 피자와 파스타를 기대하지는 말 것. 에티오피안 스타일 이탈리안 푸드라고 보면 된다.
  • [여기는 중국] 스위스서 백조 거칠게 다루는 中 단체 관광객 논란

    스위스에서 백조 한 마리를 거칠게 다루는 단체 관광객들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일간지 ‘20minuten’는 스위스 중부 루체른의 슈바넨 플라츠 근처에서 찍힌 영상을 소개했다. 소셜 미디어 스냅챗에 처음 올라온 영상은 큰 백조 한 마리를 둘러싼 관광객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됐다. 영상에는 한 관광객 여성이 종이 한 장으로 백조와 씨름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백조가 여성의 손에 있던 종이를 낚아채자 다른 여성이 끼어들어 백조의 머리와 목덜미를 움켜잡고 부리에서 종이를 억지로 꺼내려했다. 백조가 그 종이를 놓지 않자 단체 관광객들은 베이징 표준어로 “잠깐만, 아직 사진을 못 찍었다”고 외쳤고, 이를 촬영 중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백조를 대하는 모습에 자신이 받은 충격을 표현했다. 현지 매체는 관광객들의 국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말로 보아 이들을 중국 관광객으로 추정했고, 해당 영상은 중국 매체와 소셜 미디어로 빠르게 번졌다. 인터넷에서는 해당 영상에 대한 분노가 쏟아졌고, 중국 네티즌들은 “체면이 깎였다”며 “끔찍한 행동을 한 관광객들에게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여성이 백조가 종이를 삼키지 못하게 입에서 꺼내려고 했던 것일 수 있다”거나 “중국인을 중상 모략하는 외국매체의 제작 영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영상은 최근 스웨덴의 중국 관광객에 대한 지나친 대우가 외교적인 마찰로 번진 후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달 초 스톡홀름 호스텔에 한 중국인 가족이 체크인 시간보다 빨리 도착해 경찰에게 강제로 쫓겨났었다. 또한 스웨덴의 한 TV쇼가 중국 관광객들을 조롱하자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과 외국인혐오증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퍼뜨렸다”며 이 프로그램 사회자를 비난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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