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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공 침범’ 발끈한 일본에 정작 러시아는 아무 해명 없어

    ‘영공 침범’ 발끈한 일본에 정작 러시아는 아무 해명 없어

    일본 관방장관, ‘러시아 해명 없음’ 시인취재진 “러, 독도를 한국 영토로 취급”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인근 영공 침범과 관련해 난데없이 일본이 나서 러시아에 항의하는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러시아는 한국에만 해명을 하고 일본에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24일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차석무관이 전날 군용기 비행에 대해 한국 정부에 전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러시아 측의 유감 표명을 일본에도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스가 장관은 “유감의 뜻이 전해진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한국 사이의 일에 대해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외무성이 주일 러시아 대사관에 엄중하게 항의해 재발 방지를 강하게 요구했다. 외교상의 일이니 더 상세한 설명은 삼가겠다”며 답변을 끝냈다. 전날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7분간 침범했고,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 사격을 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청와대, 외교부 등 여러 공식 루트를 통해 러시아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일본은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갑자기 끼어들어 한국과 러시아 정부에 공식 항의하는 등 갈등 상황에 억지로 뛰어들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독도의 일본 영유권을 주장하며 ‘한국이 아닌 일본이 대응해야 할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영공 침범에 대응해 자위대 군용기가 발진했다고 했지만 정작 발진 시각과 위치에 대해 공개하진 않았다. 일본 자위대 군용기는 동해가 아닌 동중국해로 발진했고,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침범에 대해서는 군용기 발진이 없었다고 일본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마치 자신들의 영공이 침범당한 것마냥 발끈하고 나섰지만 정작 러시아는 군용기 비행에 대해 한국 정부에만 해명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러시아 차석 무관은 전날 우리 정부에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이다. 침범 의도는 없었다”면서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또 러시아 정부가 24일 자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을 공식 부인하고 오히려 한국군의 대응 조치가 러시아 군용기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주장하는 공식 전문도 주 러시아 한국 무관부를 통해 접수됐다. 비록 러시아 정부의 공식 전문에 나온 입장과 차석 무관의 유감 표명의 내용이 상반되면서 혼란이 빚어졌지만, 둘 모두 한국 정부를 상대로 입장을 표명한 것이어서 이 사안에서 일본은 철저히 제3자 취급된 셈이다. 이날 스가 장관의 답변이 있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일본 기자는 “러시아 측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를 한국의 영토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가 장관은 “러시아 정부의 ‘다케시마’를 둘러싼 입장에 대해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니 당연히 러시아와의 관계에서도 이런 입장에 기초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재차 억지 주장을 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민경욱 “日발광에 아무 말 못한 文대통령, 부친이 친일파라던데”

    민경욱 “日발광에 아무 말 못한 文대통령, 부친이 친일파라던데”

    靑 “대응가치 못 느껴”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날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과 관련, 일본 정부가 ‘독도는 일본땅’이라며 영유권을 주장한 데 대해 “일본놈들이 발광하는 걸 보고도 아무 말 못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파 아니냐. 부친이 친일파라더라”며 문 대통령을 공격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민 의원은 2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와이는 미국 땅, 대마도는 몰라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1인 시위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민 의원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일본놈들이 자기네 땅에 들어왔다고 발광하는 걸 보고도 아무 말도 못 한 문재인 대통령. 그대야말로 친일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대인(돌아가신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께서 친일파였다고 하던데 한 나라 대통령이나 되는 분께서 그러시면 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대변인인 민 의원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민 의원은 “독도는 우리 땅이다, 이 미친 또라이 일본놈들아”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일본 정부는 러시아 군용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논리를 펴며 우리의 사격 대응에 강하게 항의했다”면서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고유 영토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95억 빌딩 산 ‘보람튜브’ 아동학대 논란도

    95억 빌딩 산 ‘보람튜브’ 아동학대 논란도

    17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6세 유튜버 보람양의 가족회사가 95억원 상당의 강남빌딩을 매입해 화제인 가운데 아동학대 논란도 일고 있다. 2017년 아동 보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양의 부모를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보람양을 장난감 자동차에 태운 뒤 실제 차들이 달리는 도로 위에서 촬영하는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임신, 출산 등 상황을 설정해 억지 연기를 하게 하는 등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채널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의 다리를 절단시키거나 전기 모기채로 아이를 협박해 춤을 추게 하는 등의 콘텐츠가 있었다. 부모는 학대가 아닌 아이와 놀아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찍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은 부모에게 아동 보호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으라는 보호처분을 내렸다. 보람튜브는 문제가 된 영상들을 삭제한 후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사과했다. 미국의 유튜브 분석 사이트 ‘소셜블레이드’는 지난해 12월 17일 기준 한국에서 개설된 유튜브 채널 중 광고 수익 1위가 ‘보람튜브 토이리뷰’라고 발표했다. 이 사이트는 보람튜브 토이리뷰의 월 최고 광고수익을 160만 달러(약 17억9920만 원)로 추정했다. 보람튜브 토이리뷰는 보람양이 주로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2위 채널 역시 보람양의 일상이 나오는 ‘브이로그’로 월 최고 광고수익이 150만 달러로 추정된다. 두 유튜브 채널의 광고수익을 합치면 월 최고 310만 달러(약 34억 8595만 원)인 셈이다. 외국어 제목과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청자를 확보한 것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보람양의 가족회사 보람패밀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5층 빌딩을 95억 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제작 및 유통뿐 아니라 장난감 제조 유통업,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 키즈카페 및 관련 프렌차이즈사업, 공연업, 학원업, 부동산 경영관리 매매 및 임대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임창용 칼럼] 국민에게 친일파 낙인을 찍으려 하나

    [임창용 칼럼] 국민에게 친일파 낙인을 찍으려 하나

    엊그제 친구 예닐곱이 모인 술자리에서 난상토론이 펼쳐졌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친일파’ 발언을 놓고서다. 지난 20일 조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이를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썼다. 이런 주장이 일본 정부의 입장과 같아서란 이유에서다.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개인 청구권은 살아 있다는 취지의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한 친구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대법원 판결이 타당하고, 정부도 이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봤다. 반면 일부 친구들은 판결이 법리·인권 측면에선 맞을지 모르나 국제정치의 현실을 도외시했고, 국익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판결의 타당성이나 우리 정부의 움직임과 별개로, 일본의 경제보복은 치졸하며 철회돼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조 수석의 글에 격분했다. 그의 친일파 정의대로라면 판결을 비판한 자신들도 친일파 범주에 들어간다고 봤기 때문이다. 스스로 친일파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이들은 조 수석이 억지스런 흑백 논리로 친일파 낙인(烙印)찍기에 나섰다고 분개했다. 조 수석은 한일 갈등 표면화 후 연일 페북에 글을 올리며 대국민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보복에 맞서 국민적 통합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신념의 소산일 수 있다. 개인적으론 그 취지와 진정성을 이해하고 싶다. 그러나 그의 친일파 규정과 같은 이분법적 논리는 외려 국민을 분열시키는 반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페북에 “경제전쟁이 발발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다”고 썼다. 국민을 애국자와 이적행위자로 갈라치기 하려는 게 아니라면 써선 안 되는 표현이었다. 조 수석의 친일파 규정이 위험해 보이는 것은 그 대상이 광범위할 수 있어서다. 그가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표적은 한일 갈등과 관련해 기사 댓글을 일본어판에 내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한 특정 언론들로 보인다. 언론을 친일파라고 공격하는 것도 언론 자유 측면에서 부적절하지만, 차라리 해당 매체를 콕 찍어 공격했다면 문제는 덜 심각할 수도 있다. 한데 판결을 어떻게 보느냐란 기준으로 친일을 규정하고, 애국과 이적을 구분함으로써 낙인찍기의 전선을 국민으로까지 넓히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민의 일부라도 조 수석의 친일파 구분을 낙인찍기로 받아들인다는 점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현 정부가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친일파 낙인찍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부를 수 있어서다. 이런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낙인이 역사적으로 권력집단의 지배 수단으로 위력을 발휘해 왔기 때문이다. 16, 17세기 유럽을 휩쓴 마녀사냥이 대표적이다. 신에 대한 사소한 부정이나 모독 행위만으로도 마녀 프레임에 걸리면 처형을 면키 어려웠다. 극적이면서 교훈적인 효과로 사람들을 현혹시켜 급속히 번졌는데 권력자들은 오랜 기간 이를 지배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진화적 관점에서 학자들은 낙인을 특정 집단을 배제해 종의 생존을 강화하려는 메커니즘으로 보기도 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선 ‘빨갱이’ 낙인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분단 이후 누구든 ‘빨갱이 프레임’에 걸리면 사법적·사회적으로 가혹한 대가를 면치 못했다. 멀리는 1975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서 가까이는 2013년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까지 수많은 무고한 국민이 빨갱이 낙인이 찍혀 죽거나 고초를 겪었다. 역대 군사정권이 정치적 위기마다 대형 간첩 조작 사건을 터뜨려 국면 전환을 꾀했음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역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조 수석이라 그의 이런 구분 짓기는 참 실망스럽다. 조 수석은 22일 페북에서도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무도(無道)하다”고 날을 세웠다. 노자의 ‘도덕경’ 첫 머리에 “도가도(道可道) 비상도(非常道) 명가명(名可名) 비상명(非常名)”이란 구절이 나온다. 도를 도라고 하면 이미 도가 아니고, 어떤 것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이미 그것이 아니란 의미다. 누군가를 친일파로 규정하고 무도하다고 낙인찍는 순간 피해자는 평생 그 이미지에 갇혀 살지도 모른다. 하물며 피해자가 다수 국민이라면 어떻겠나. sdragon@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쓸쓸한 유산

    [유세미의 인생수업] 쓸쓸한 유산

    “실버는 빼자. 진부해. 너무 노인스러워.” “그럼 노인이지, 팔순 넘긴 지 두 해가 지났는데 청춘이냐”는 고 여사의 일갈에 다들 요란한 웃음보가 터졌다. 여고 동창 중 아직 한창때임을 증명하고픈 친구들이 모임을 결성하는 중이다. 이름을 정하는 데만 3시간째. 점심식사 모임은 결국 저녁까지 이어져 에구구 소리를 절로 내며 끝났다. 실버를 반대하다 면박을 당한 정 여사는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편치 않다. 아들 내외와 살림을 합친 후 시작된 증상이다. 그녀는 딸 넷을 연달아 낳고 서릿발 같은 시어머니의 온갖 구박을 당하다 나이 마흔에 아들 하나를 겨우 얻었다. 아들이 어머니 연세 운운하며 살림을 합치자고 말했을 때 정 여사는 아들 얼굴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기쁨에 들떴다. 아들의 전세금에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합쳐 새 아파트를 장만한 지 일 년째다. 혼자 외롭던 차에 처음은 매일이 축제였다. 맞벌이하는 며느리가 부담스러울까봐 끼니는 따로 할 테니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한 게 잘못이었을까. 아침 시간이 전쟁 통이라 애어른 할 것 없이 빵 한 쪽씩 입에 물고 뛰어나가는데 시에미 걸리적거릴까 신경 쓰여 한 말이었다. 그렇다 해도 저녁에 제 자식들 고기 구워 먹이며 어머니도 식사하시라는 소리 한번 안 하는 며느리 마음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단 말인가. 그뿐이 아니었다. 며느리는 예전에 없이 자주 야근을 하고 출장을 간다. 출장 가기 전 아이들 먹일 반찬을 챙기라는 말도 잔소리였을까. 대답 없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태도에 기가 질린다. 며느리야 어쩔 수 없다 마음을 접었는데 더 기막힌 건 아들이다. 무심코 방문을 열었더니 왜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여냐 짜증을 낸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소리는 차마 꿀꺽 삼킨다. 그러나 아들에게만 아파트라는 유산을 줬다는 사실 때문에 딸 넷과 거의 의절한 걸 생각하면 이럴 때마다 더욱 외롭고 마음속 깊이 불안이 차오른다. 평소 별반 친하지도 않았던 고 여사와 요즘 매일 수다 떠는 이유는 동병상련일까. 고 여사 역시 딸과 살림을 합친 지 일 년이 다 돼 간다. 딸 내외는 아이들의 교육과 남들 보는 눈 때문에 강남으로 와야 하는데 지들 힘으론 어림없고 양쪽 아파트를 팔아 함께 살자 애걸복걸 졸라 댔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소원을 들어주는 셈치고 합친 살림이었다. 그러나 웬걸 저희 식구들 휘젓는 데 방해될까 눈치 보여 방에만 있으니 팔자에 없는 단칸방 신세다. 두 여인은 자존심 때문에 마음 한 자락씩 슬쩍슬쩍 비추다 서로 같은 처지임을 알고 나서야 막역한 사이가 돼 간다. 며느리와 사위 때문에 열받는 에피소드로 침 튀기며 자식 흉을 늘어놓다가 눈물을 찍어 내며 세월의 회한이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절대 자식들과는 살림을 합치는 것이 아니었다는 후회로 결론을 내린다. 마흔 넘은 자식이 집 때문에 여전히 부모에게 기대 살게 한 탓을 어디에 할까. 매몰차게 거절하는 게 자식 위하는 길이었을까. 인생의 긴 여정 중에 어느 한 대목 중요치 않은 때가 있을까만 이제 생각하니 노후가 평화스러워야 성공한 인생임은 확실하다. 진정으로 자식과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다 큰 자식들과 한집에 살며 갈등하고 후회하는 선택은 난감하다. 정 여사는 노후에 잘못 꼬인 인생을 이제라도 바로잡고 싶다.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세상 제일 귀한 아들을 위해서라도. 인생은 부모의 돈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가르치지 못했다. 단지 돈 때문에 부모와의 갈등을 억지로 봉합하며 점점 불효자가 돼 가는 아들이 안타깝다. 어떻게 해야 웃으며 이 모든 일을 해결할지 정 여사의 고민이 두 볼에 파인 주름만큼이나 깊어만 간다.
  • 日 “독도는 우리땅…한국 경고사격 극히 유감, 강력 항의”

    日 “독도는 우리땅…한국 경고사격 극히 유감, 강력 항의”

    일본 정부가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했을 때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가 긴급 발진을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 러시아 정부에 “우리(일본) 영토에서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면서 “한국 군용기가 경고 사격을 한 것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극히 유감”이라며 독도 망언을 또다시 시작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전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하고 이에 한국 공군기가 경고사격을 한 것과 관련해 “자위대기의 긴급 발진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자위대기의 비행 지역과 긴급 발진을 한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 군용기가 2회에 걸쳐서 시마네현 ‘다케시마’(죽도·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주변 (일본의)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거듭 도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외교 루트를 통해 한국과 러시아 정부에 각각 “우리(일본) 영토에서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억지 주장을 하며 항의했다. 스가 장관은 “한국 군용기가 경고 사격을 한 것에 대해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다’고 한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이는 엄연한 한국 영토인 독도에 대해 내정 간섭에 버금가는 위험 수위의 망발을 서슴지 않은 계획적이고, 고의적인 도발로 받아들여진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 더해 일제강점기 시절 독도 침탈의 야욕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스가 장관은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 1과장이 주일 한국 대사관에, 주한 일본대사관 참사관이 한국 외교부의 아시아 태평양 1과장에게 각각 항의했으며 일본 외무성 러시아 과장이 주일 러시아 대사관 서기관에게 항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다. 우리 공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출격 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엄마가 일하면 아이 심리가 불안해질까

    [우리둘은1학년]엄마가 일하면 아이 심리가 불안해질까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없고, 사교육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3개월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 한 달 하고도 10일이 지났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 일도, 집안일도, 아이 돌봄도 그럭저럭 괜찮다. 이제 좀 자리가 잡혀가는구나 방심했을 때 일이 터졌다. 모든 것이 착각이었던 건가. 나는 무엇을 놓친 걸까. 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단짝인 같은 반 하윤(가명)이 엄마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휴직했을 때 가깝게 지냈던 터라 반가운 마음에 나간 자리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딸 때문에 하윤이가 어제 펑펑 울었다는 거다. 같이 놀자고 해도 시큰둥해하고 혼자 놀겠다고 하고선 다른 친구랑 놀면서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한다, 딸이. 그뿐이 아니었다. 어느 날은 하윤이가 집에서 갖고 온 캐릭터 메모지를 억지로 뜯어 가져갔고, 하윤이가 그린 그림을 마음대로 지우개로 지웠다고 한다, 내 딸이.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민폐 끼치지 않는 아이, 예의를 잘 지키는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우고자 한 나의 육아관이 뿌리째 흔들렸다. 심란한 마음에 밥술을 뜨는 둥 마는 둥하고 나왔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 했다. 이건 내 잘못이 분명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그러고 보니 아이의 학교생활을 물었던 게 언제였더라. 아이 눈을 보고 대화한 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퇴근해 집에 오면 허겁지겁 저녁 차리기 바빴고, 두 아이 씻기고 재우기 바빴다. 아무 탈 없이 내일을 보내려면 오늘 일찍 자는 게 중요했다. 머릿속은 ‘오늘 저녁은 뭘 차리지’, ‘내일 아침은 뭘 먹이지’, ‘빨래는 더 모았다가 할까’, ‘주전자에 물을 끓여야 하나’, ‘알림장 숙제가 뭐지’ 이런 생각으로 가득했다. 생존을 위해 해치워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아이의 학교생활, 친구 관계가 궁금할 틈이 없었다. 내 관심은 아이가 아니라 집안을 평탄하고 깨끗하게 꾸리는 일에 쏠려 있었다. 그것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야 깨닫는다. 2주 전부터였다. 아이의 신경질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무슨 말을 해도(대개는 OO해라는 명령이었다) 떼 부리기 일쑤였다. “엄마 너무해”, “엄마 마음만 있고 내 마음은 없지?”, “엄마 싫어” 아이 입에선 자주 이런 말이 나왔다. 면전에서 문을 쾅 닫고 들어가서 한참 안 나오기도 했다. 그때마다 ‘애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축농증 때문에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거겠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다. 생각해보니 아이는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엄마 같이 블록놀이 해요”, “놀이터 가요”, “책 읽어주세요.” 관심을 가져달라는 절박한 요청이었다. 그런데 나는 “너희들끼리 놀아”, “너 혼자 나가”,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나지.” 무성의하기 짝이 없는 말만 돌려줬다.그러는 사이 아이의 욕구 불만이 커질 대로 커진 게 아닐까. 게다가 최근 시도한 ‘수면 독립’ 스트레스도 심했던 것 같다. 딸은 유난히 무서움을 탄다. 두 살 아래 남동생은 곧잘 떨어져 자지만, 딸은 자면서도 손발을 더듬어 엄마를 찾는다. 초등학생이 된 기념으로 2층 침대를 사줬건만 우리의 잠자리는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딸과 아들 틈바구니에서 매일 밤 치이다 보면 잠을 잔 건지, 만 건지 알 수 없었다. 단호하게 선언했다. “2층 침대에서 자지 않으면 팔아버리겠다” 협박이었다. 혼자 자기 싫지만 2층 침대는 갖고 싶었던 딸은 매일 밤 울면서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징징거리며 잠꼬대를 하고, 깨어나서 무섭다고 운 적도 많다. 내가 저지른 잘못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딸이 불쌍했다. 너무너무 미안했다. 엄마에게 정신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한 나머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애먼 화풀이를 하는 것 같았다. 다른 엄마들도 이런 상황을 겪을까. 엄마가 일하면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걸까. 학계는 대체로 엄마의 취업 여부가 아이의 성격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본다. 엄마가 직업이 있다고 해서 아동의 양육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다만 엄마가 일을 하면 직장생활의 심리적 압박,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정신적·신체적 피로 때문에 양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직업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강압적이고 지배적인 부모보다 믿고 격려해주는 협조적인 엄마를 바란다고 한다. 전업맘으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더라도 양육태도가 권위적이라면, 협조적인 성향의 워킹맘보다 아이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딸 아이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엄마가 일하기 때문이라는 나의 가설은 틀렸다.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엄마의 직업 유무보다는 엄마와 아이가 얼마나 좋은 애착 관계를 맺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이럴 때 꼭 나오는 말이 있다. 보육은 양보다 질이라고…. 모르는 건 아닌데, 어떻게 놀아줘야 애착이 끈끈해지고 보육의 질이 높아진단 말인가.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에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분 이야기가 궁금했던 건 지난해 3월 ‘정신의학신문’에 실린 칼럼 때문이었다. ‘워킹맘 vs 경단녀, 엄마의 직업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조 교수는 “행복하지 않은 엄마는 행복한 아이를 양육할 수 없다”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녀와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가족의 행복’이 선택의 기준이었단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꼭 듣고 싶었던 다정한 위로의 말이었다. 조 교수는 자신도 “4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고 소개했다. 내가 복직 후 겪는 아이와의 갈등, 아이의 학교생활 고민을 털어놓으니 공감과 위로를 해준다. 진심 울컥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정신과에 가나보다. 그런 뒤 그는 “엄마가 육아휴직을 하고 항상 옆에 있다가 안 보이기 시작하니 채워지지 않는 욕구나 불안감이 있었을 테고 불만족스러움 속에서 정서적 불편감이 행동으로 뻗쳐나온 것 같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조 교수에게 물었다. “보육이 양보다 질이라는 건 알겠다.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조 교수는 바쁜 워킹맘이 아이와 질 높은 시간을 보내는 꿀팁을 전수했다. 아이에게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구나”라는 확신을 줘야 해요. 많이 표현하세요. 표현하지 않으면 엄마가 날 예뻐하는지, 날 사랑하는지 아이들은 모르죠. 한가지 확실한 팁을 드릴게요. 집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은 던져버리세요. TV 틀어주고 엄마는 핸드폰만 보는 집 많죠.(네 저도 그래요.) 그러면 안 돼요. 아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아이에게 즉각적으로 반응해주세요. 그렇게 놀아주면 시간이 짧더라도 아이는 “엄마가 지금 나에게 집중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어요. 아침에 출근할 때, 퇴근할 때 루틴(습관)을 만들면 좋아요. 저는 출근할 때 ‘5단 콤보’로 아이와 인사를 해요. 배꼽인사-사랑해요-장풍 한 번씩 쏘고 쓰러지고…. 즐겁게 헤어져요. 이렇게 기대감을 주면 지금은 헤어져도 다시 만나서 재미있게 놀 거라는 확신이 생겨요. 그 덕에 아이는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이라면 아이와 집중해서 놀아줄 시간을 미리 정하는 것도 좋아요. 20분, 30분 정해놓고 책을 3권 정도 읽어주는 루틴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성태, 검찰 규탄 시위 중 눈물…기자와 언쟁 벌이기도

    김성태, 검찰 규탄 시위 중 눈물…기자와 언쟁 벌이기도

    딸을 KT에 부정채용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끝에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수사를 진행한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동료 의원들과 함께 23일 검찰 규탄 시위에 나섰다. 김성태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같은 당 임이자, 장제원 의원 등과 함께 “저는 이제까지 그 누구에게도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결백으로 지금까지 버텨 왔다”면서 “정치판이 아무리 비정하고 피도 눈물도 없다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로 죄를 만들고 무리하게 엮으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태 의원은 감정이 복받쳐 오른 듯 손등으로 눈물을 훔쳐내기도 했다. 이어 “검찰 수사 결과는 황당한 논리적 비약과 창의적, 소설적 상상력으로 점철된 궤변일 뿐”이라면서 “제아무리 정권에 부역하는 정치 검찰이라고 해도 대한민국 사법 질서를 교란하는 무리한 기소와 억지 논리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드루킹 특검에 대한 정치 보복이며 대통령 측근 인사의 총선 압승을 계산한 정치공학이 이 기소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가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언론 플레이와 여론 조작을 시도한 전형적 정치 검찰의 행태”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딸의 KT 부정 채용 의혹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김성태 의원은 “KT 내부 부정으로 알고 있으며 (딸의 채용 비리 의혹은) 저하고 어떤 관련도 없다”고 주장했다. 딸이 KT에 지원서를 인편으로 접수한 과정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다. 김성태 의원은 업무방해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점을 강조하며 “서울남부지검이 7개월간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어떤 청탁도 없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딸 부정채용의 대가로 검찰이 지목한 이석채 전 KT 회장의 증인 출석 제외에 대해서는 “당시 야당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한 30대 재벌 총수를 거의 다 소환 요청했으며, 그 중 단 한 사람도 증인 채택된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 이석채 회장은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받아 2012년 5월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상태였기 때문에 국정조사 및 감사 법률 6조에 따라 증인 채택을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근본적으로 이석채 전 회장은 증인에 채택될 수 없었고, 당시 환노위 간사였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과도 논의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기자가 ‘채용 공고도 안 냈는데 딸이 어떻게 입사했나’ 등의 질문을 하자 “사실이 아니다.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을 피하다가 해당 기자를 가리켜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기자이기 때문에 (질문하지 못하도록) 빼 달라”고 요구해 기자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성태 의원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무마하는 대가로 딸의 KT 취업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전날 서울남부지검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4석 모자라도 ‘개헌 야욕’ 못 버린 아베…한국엔 더 세게 나간다

    4석 모자라도 ‘개헌 야욕’ 못 버린 아베…한국엔 더 세게 나간다

    강경 일변도로 보수세력 결집 노릴 듯 선거 후 첫 회견도 ‘신뢰’ 거론 한국 압박 “아베, 文정부 불신해 갈등 표출” 해석도 日 “한국 전략물자 관리 부실” 또 억지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의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여당이 지난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안정적인 정권기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보다 의석이 줄어들며 개헌안 발의선인 3분의2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이는 6년 전 역대급 승리에 따른 기저효과에 의한 것으로 여당은 결과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임기 만료(2021년 9월)까지 남아 있던 가장 중요한 관문을 통과한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가 수교 이후 최악에 빠진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베 총리는 연일 한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21일 밤 TV 개표방송에 출연해서는 “한국이 한일 청구권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 될 것”이라며 뜬금없이 위압적인 발언을 뱉어냈다. 22일에도 참의원 선거 이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신뢰의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을 거듭 공격했다. 일본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자국 정부의 한국에 대한 강경 기조가 완화될 가능성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당장 돌파구를 마련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외려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도쿄의 한 소식통은 이날 “이달 시작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상당했고, 선거를 앞두고 아베 정부가 이를 적잖이 의식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선거라는 장애물이 사라진 만큼 앞으로는 좀 더 강하게 한국에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더 적극적으로 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광개토함과 자위대 초계기 레이더 조준 문제가 터졌을 때 아베 총리가 ‘영상을 공개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 등을 놓고 한국에서는 곧 있을 지방선거·참의원 선거를 겨냥해 그러는 것이라고 했지만, 반드시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고 아베 총리 본인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면서 “그런 성향이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바뀔 이유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베 정권의 무리한 개헌 추진도 한국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을 포함한 ‘개헌세력’의 수가 헌법 개정안 발의 의석(164석)에 4석 못 미치는 가운데 보수세력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강화에 대해 억지 주장을 이어 가고 있다. 수출 분야를 담당하는 일본 정부 고위당국자는 한국 특파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자청한 뒤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전략물품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키로 한 것은 한국의 전략물자 관리체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과 이번 수출규제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직접적 인과관계를 부인하면서도 “한일관계에 영향을 주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말해 사실상 관련성을 시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설] 택시·타다 갈등 완화하려다 새 규제 얹은 정부

    정부가 어제 모빌리티(이동) 플랫폼 사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택시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를 내주고, 해당 사업자는 ‘운영 가능 차량 대수’를 할당받은 대가로 기여금을 내야 한다. 기여금은 택시 감차 등에 활용하며, 정부는 택시 총량을 관리한다. 이는 지난 3월 ‘택시·플랫폼 사회적 대타협 기구’ 합의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다.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출퇴근 시간대 카풀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법인택시의 월급제 시행을 규정한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처리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와 국회가 마련한 일련의 개편안은 사회적 약자인 택시기사 보호에 중점을 뒀다. 2014년 우버엑스를 시작으로 지난해 카카오 카풀, 올해 타다와의 갈등 과정에서 표출된 택시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전국 26만여명의 택시기사들이 받는 급여가 월평균 217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신규 플랫폼 서비스의 잇따른 등장은 이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것으로 비쳤다. 택시기사의 분신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해법이며, 더 나은 절충 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택시와 플랫폼 업계의 갈등이 규제 혁신의 바로미터처럼 간주됐다는 측면에서 보면 미봉책에 가깝고, 규제를 덧칠한 것과 다름없다. 당장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재개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평일 출퇴근 2시간씩 허용되는 카풀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렌터카를 활용하는 타다의 사업 방식도 개편안에서 빠졌다. 타다 측이 1000여대의 렌터카를 매입 또는 장기임대(리스)로 전환하려면 필요한 기여금만 750억∼800억원에 이른다. 이번 개편안으로 플랫폼 업계 1위 사업자가 설 자리를 잃을 판이다. 다른 플랫폼 사업자 역시 운송면허를 취득하려면 기여금 납부, 택시기사 자격 획득, 차랑 소유 등 부담이 만만찮다. 플랫폼 업계에서 “정부가 진입장벽을 더 높이 쌓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혁신경제 생태계 조성 방침은 어디로 갔나. 기업을 정부 규제나 정책에 억지로 꿰맞추는 일을 반복해서는 혁신성장을 이끌어 낼 수 없다. 기업끼리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래야 공유경제라는 신산업이 싹틀 수 있고,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 [사설] 세계적 보물 훈민정음 상주본, 국민 품에 돌려놓아야

    국보급 문화재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국가가 강제로 회수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그제 확정됐다. 이로써 문화재청이 상주본을 소장한 배익기씨 집 등에 대한 강제집행이 가능해졌다. 배씨는 문화재청의 강제집행을 막아 달라며 소송을 냈었다. 상주본은 2008년 배씨가 집수리를 하다 발견했다고 해서 세상에 공개됐으나, 경북 상주의 골동품상 조모씨가 “내 가게에서 훔쳐 간 것”이라며 소송을 내고 법원이 조씨 손을 들어 주면서 11년간 갈등을 빚었다. 문제는 상주본이 공개되고, 소유권 분쟁이 일자 배씨가 상주본을 감췄다는 데 있다. 조씨는 2012년 실물을 확보하지 못한 상주본의 소유권을 국가에 넘기고 사망했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세계적 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문 해설서로 간송미술관의 간송본(국보 제70호)과 상주본 딱 2권만이 존재한다. 상주본에는 한글 발음에 대해 붓으로 글씨를 써 놓고 공부한 흔적이 있으며, 간송본에는 없는 ‘오성제자고’(五聲制字攷·다섯 음으로 만든 글자에 대한 고찰)라는 표지가 있어 간송본을 뛰어넘는 귀중한 문화재로 평가된다. 이미 대법원 판결과 원소유자의 기증에 의해 국가 소유가 확정돼 있는 문화재를 한 개인의 어처구니없는 소유권 주장으로 행방조차 모르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배씨는 1조원짜리 상주본을 받아 가려면 1000억원은 내놓으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문화재청은 판결 취지를 배씨에게 설명하고, 안전한 회수를 위해 강제집행 대신 배씨 설득을 우선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설에 따르면 배씨가 30장짜리 상주본을 3개로 나눠 보관하고 있다지만 믿을 수 없다. 전문성을 요하는 고서적의 보관이 제대로 되고 있을 리 만무하다. 그간의 과정을 보면 배씨의 선의를 기대하기 어렵다. 문화재청은 법적 절차를 마쳤으니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상주본이 더 훼손되기 전에 국민 품에 돌려놓아야 한다.
  • 산케이 “한국, 미국에 울며 매달려 중재 요청” 사설로 조롱

    산케이 “한국, 미국에 울며 매달려 중재 요청” 사설로 조롱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수출 규제에 대한 한국의 대미 외교전을 조롱하는 사설을 내보냈다. 산케이는 “강경화 외교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일본을 비판하며 미국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호소했다는 말에 귀를 의심했다”면서 “미국에 울며 매달려 중재하게 할 생각이면 오해가 심하다”고 적었다. 산케이신문은 최근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근거 제시 없이 ‘북한 관련설’을 잇따라 제기하며 일본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계열사인 후지TV와 산케이신문은 각각 지난 10일과 1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략물자 관리 관련 자료를 멋대로 해석해 한국에서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가 밀수출된 사례라고 단정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해당 자료가 이미 공개된 것이며, 오히려 전략물자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확실한 근거를 댈 수 없게 되자 일본 정부 역시 지난 12일 우리 측과의 실무협의에서 규제 강화 조치 명목으로 내세운 ‘부적절한 수출 관리’에 대해 “한국 측에 북한 등 제3국으로의 수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산케이는 이날 사설에서 자사 보도를 재차 언급하며 “극히 우려할 사태다. (규제 조치) 철회를 요구하려면 수출 관리 체계를 먼저 개선하라”는 억지 주장을 또 내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해시 백로와 전쟁, 소음·악취 민원에 골머리

    김해시 백로와 전쟁, 소음·악취 민원에 골머리

    경남 김해시가 백로떼와 힘든 전쟁을 치르고 있다.김해시는 15일 구산동 구지봉 공원 주변 아파트 주민 등이 구지봉 공원 숲속에 서식하는 백로떼 울음 소음과 배설물 악취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으나 해결방안을 찾지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주민들은 봄부터 근처 숲속에서 백로떼가 무리를 지어 서식하며 온종일 ‘캭캭”거리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 두통이 생길 정도인데다 백로 배설물 등에서 심한 악취가 풍겨 무더운 여름에도 문을 열고 지낼 수가 없을 지경이라며 고통을 호소한다. 아파트 주민들은 고통을 참다 못해 백로떼를 쫓아보려고 주민들이 숲속에서 북을 쳐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다며 공포탄을 쏴서라도 주거지에서 먼 산속으로 옮겨가도록 해 달라고 시에 건의했다. 시는 몇년 전부터 백로떼가 봄에서 가을 사이에 수로왕비능 주변 숲속 등으로 몰려와 서식하는 탓에 인근 아파트 주민 등이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백로 배설물로 환경이 오염되고 소나무가 고사하는 피해도 발생한다. 시 관계자는 “백로 서식에 따른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획하거나 서식지 소나무를 제거해 서식처를 없애버려야 하는데 백로는 유해조수가 아니어서 포획할 수 없고 구지봉 일원이 사적지여서 소나무 제거 작업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는 백로 서식지 주변 소나무와 공원 청소작업을 하면서 빈 둥지를 허물고 소나무 등에 조류기피제 등을 수시로 뿌리는 등 서식을 막기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가까운 곳으로 서식지를 옮겨버리면 그만이어서 서식을 막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백로떼는 몇년동안 수로왕비능 주변에서 서식했으나 시에서 계속 쫓아내자 올해는 인근 구지봉 주변 공원으로 이동해 주변 소나무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현재 구지봉 공원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백로 무리는 1000여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구지봉 공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최근 환경단체 등과 대책회의를 열고 백로 서식에 따른 피해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시는 물대포 살포, 공포탄 발사 등을 통해 백로를 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환경단체에서는 백로 폐사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철새가 오가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며 9월 가을이 되면 동남아지역으로 떠나는 백로를 억지로 쫓아내는 것은 현재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사람도 백로도 여유있게 살 수 있는 대체서식지를 마련하는 등 백로 서식지를 보존하면서도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장·단기 대책 추진을 제안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미투→무고죄 역고소→ “무고 무죄” 뒤집은 대법

    #미투→무고죄 역고소→ “무고 무죄” 뒤집은 대법

    피해자 “무고녀·꽃뱀 취급 시선 바뀌길” “성추행 피해자 보호하는 상징적 판결”“직장 상사에게 성추행당했다”며 문제 제기를 했다가 무고죄로 역고소당해 1·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30대 여성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성폭력 피해 고소에 따른 형사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피해자가 무고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지난해 ‘미투 운동’(성폭력 피해 공개 고발)이 불붙은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역고소가 빈번해진 가운데 이에 제동을 거는 상징적인 판결이 나왔다는 평가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14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부현정(34·여)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피고인이 제기한 성폭력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이를 무고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부씨는 2014년 행정업무 보조직으로 한국방송공사(KBS)에서 일하던 당시 직장 선배 A씨에게 억지 키스 등 강제추행당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한 달쯤 됐을 때 A씨가 “회식하자”며 불러내 둘만 술을 마셨으며 이후 길거리에 버려진 소파에 억지로 앉힌 뒤 입을 맞추는 등 추행했다는 게 부씨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A씨를 기소하지 않았다. A씨는 2016년 1월 부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면서 역공에 나섰다. 1·2심 재판부는 부씨의 무고죄를 인정했다. ▲A씨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부씨가 A씨와 4시간 동안 단 둘이 술을 마시고 그 후 산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려우며 ▲두 사람이 술집에서 나온 뒤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두 사람이 손을 잡는 등 자연스레 신체 접촉하는 듯한 장면이 여럿 잡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부씨가 주장한 피해 사실을 허위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A씨 역시 부씨에게 입맞춤한 사실은 일관되게 인정했고 손을 잡는 등 다른 신체 접촉은 기습 추행 여부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특히 “설령 어느 정도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해도 입맞춤 등까지 동의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부씨는 판결 이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A씨가 손을 잡았을 때 불쾌했지만 (입맞춤 등) 강제추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직장 선배인 A씨의 행동이 협박이나 강요처럼 느껴져 바로 뿌리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적으로 다퉈 봤자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주변 반응도 있었지만 단 한 명이라도 내 말을 믿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싸움이었다”면서 “(성폭력 고소인에게) ‘무고녀’나 ‘꽃뱀’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씨 측 이은의 변호사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 나면 역고소당하기 쉬운 성추행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상징적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부씨가 A씨로부터 1억 5000만원대 민사소송을 제기당하는 등 고통받아 왔는데 다시 다퉈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WTO 최고기관서 日 수출규제 다룬다

    WTO 최고기관서 日 수출규제 다룬다

    日, ‘철회 요청’ 두고 이틀째 억지주장 “문제 제기 있었지만 철회요구 없었다”세계무역기구(WTO)가 오는 23~24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리는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의제로 채택해 논의하기로 했다. 일본은 양국의 첫 실무협의 결과에 대해 억지주장을 펴며 사안의 본질을 회피하려 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WTO 일반이사회 의제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안건이 포함됐으며 총 14개 안건 중 11번째 순서”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주에 의제 상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WTO 회원국은 일반이사회 열흘 전까지 의제를 제출해야 한다. WTO에 가입한 164개 국가·지역의 대사급이 참석하는 일반이사회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각료급 회의를 제외하면 WTO의 실질적인 최고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2일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도쿄에서 양국의 첫 과장급 실무회의가 열렸지만 일본은 사안의 본질을 회피하며 말장난 수준의 시빗거리를 부각시키는 등 비신사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 측 대표는 실무회의 종료 후 브리핑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WTO 규정 위반과 관련한 항의는 없었고 조치의 철회를 요구하는 발언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 등 참석자들은 다음날 오전 11시쯤 하네다공항에서 서울로 출국 전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일본 측 조치에 유감 표명을 했고 조치의 원상회복, 즉 철회를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일본 측은 다시 6시간 만인 오후 5시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의사록를 다시 봐도 ‘철회’라는 문자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정부 대표단의 발언은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넘어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내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 측 태도는 세세한 표현 하나하나에까지 문제 제기를 함으로써 신경전 양상을 유도해 본질을 회피하면서 한국에 문제가 있다는 듯한 인식을 주려는 것으로 향후 한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기선을 잡아 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강제추행 고소인에게 돌아온 ‘무고죄’ 부메랑…대법원이 뒤집었다

    강제추행 고소인에게 돌아온 ‘무고죄’ 부메랑…대법원이 뒤집었다

    대법원 “성폭력 불기소·무죄 처분이 무고의 근거 안돼”“설령 신체접촉 있었어도 입맞춤 동의했다고 볼 수 없어”“직장 상사에 성추행 당했다”며 형사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역고소당해 1·2심에서 유죄 선고 받았던 30대 여성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미투 운동’(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 고발하는 것)이 불붙은 이후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역고소가 빈번해진 가운데 상징적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3부(주심 이동원)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부현정(34·여)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성폭력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이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이를 무고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고소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는 적극적 증명없이는 무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부씨는 2014년 행정업무 보조직으로 KBS에서 일하던 당시 직장 선배 A씨에게 억지 키스 등 강제추행 당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비정규직으로 입사한지 한 달이 지났을 쯤 A씨가 회식이라며 불러냈는데 나가보니 단둘이 만나는 자리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A씨가 길거리에 버려진 소파에 억지로 앉힌 뒤 입 맞추는 등 강제추행했다는 게 부씨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A씨를 기소하지 않았다. 이후 A씨의 역공이 시작됐다. “부씨가 나를 형사처벌 받게 하려고 강제 키스 등 허위 내용으로 고소했다”고 주장하며 2016년 1월 무고 혐의로 역고소한 것이다. 결국 부씨는 법정에 섰다. 1·2심 재판부는 부씨의 무고죄를 인정했다. ▲A씨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이미 수사기관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부씨가 A씨와 단둘이 4시간 동안 함께 술을 마시고 그 후 상당한 시간동안 산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려우며 ▲부씨와 A씨가 술집에서 나온 뒤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두 사람이 자연스레 손을 잡는 등 신체 접촉하는 듯한 장면이 여럿 잡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부씨가 주장한 피해 사실을 허위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A씨 역시 부씨에게 입맞춤한 사실은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고 손을 잡는 등 다른 신체접촉이 있었던 점은 문제가 된 기습추행 여부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설령 어느 정도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해서 입맞춤 등까지 동의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부씨는 언제든 동의를 번복할 수 있고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선 신체접촉에 대해선 거부할 자유가 있다는 취지다. 부씨 측 이은의 변호사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나 무죄 판결이 나면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역고소 당하기 쉬운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상징적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씨가 A씨로부터 1억 5000만원대의 민사소송에도 휘말리는 등 오랜 시간 고통 받아왔다”면서 “이 판결로 다시 다퉈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트럼프 인구조사 시민권 질문 포기, 대신 ‘비시민 파악’ 행정명령

    트럼프 인구조사 시민권 질문 포기, 대신 ‘비시민 파악’ 행정명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인구조사에서 시민권 보유 여부를 물으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리자 이를 포기하고 모든 정부기관이 비(非)시민 숫자를 파악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민과 비시민, 불법이민자가 이 나라에 있는지 믿을 만한 통계를 가져야 한다. 오늘 행정명령에 따라 2020년 인구조사 때 미국 내에 있는 시민, 비시민, 불법이민자의 정확한 숫자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행정명령이 즉각적으로 발효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모든 연방 부처와 기관이 시민과 비시민 숫자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미 상무부에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판결을 거스르며 시민권 질문을 인구조사 항목에 포함시키려던 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행정명령을 통해 불법이민자 수를 파악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구조사 시민권 질문 이슈에서 후퇴했다고 평했으며 미 일간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민권 질문 추가 노력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미 상무부는 2020년 인구조사에서 미국 시민인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추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그러나 18개 주정부가 이 질문이 포함되면 시민권이 없는 이민자들이 인구조사 답변 자체를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해 조사의 정확성이 떨어질 것이 틀림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8일 판결에서 인구조사에서 시민권자인지 여부를 묻는 문항을 추가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시민권 질문이 이민자들의 인구조사 참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민주당 측 논리가 받아들여진 셈이다. 정부는 소수 인종의 투표권 보호 법률을 지금보다 잘 집행하려면 시민권 질문을 추가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에 대해 “억지로 꾸민 것 같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미국 인구에서 시민권 보유자의 수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권 관련 자료가 정확한 유권자 인구에 기반해 각 주와 지방 입법체 선거구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미국시민자유연합의 데일 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사회에 공포를 심어주고 라틴계 사회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함으로써 공화당의 게리멘더링 노력을 강화하길 원했던 것”이라고 VOA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게리멘더링이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부자연스럽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걸 의미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불화수소 北에 밀수출한 日, 적반하장도 유분수

    일본이 불화수소를 포함한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어제 “일본이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한 사실이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 자료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96~2003년 사이 30건이 넘는 대북 밀수출 사건이 적발됐다. 여기에는 핵 개발이나 생화학무기 제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가 다수 포함됐다. 특히 1996년 1월 오사카항에 입항 중인 북한 선박은 불화나트륨 50㎏을, 같은 해 2월에는 고베항에 입항 중인 북한 선박은 불화수소산 50㎏을 각각 선적했다. 불화수소산은 불화수소를 물에 녹인 것이고, 불화나트륨은 인체에 치명적인 사린가스를 만드는 원료 물질로 꼽힌다. 이 밀수출 사례를 보건대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안전보장상의 이유’를 거론한 것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수출 규제가 한일 역사 갈등에 따른 경제보복이라는 점을 은폐하고, 자유무역에 반하는 행위라는 한국 정부의 반박을 회피하려다 자충수를 둔 꼴이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을 토대로 현지 언론이 ‘한국의 전략물자 대북 밀수출’이라는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웃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리는 행위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그제와 어제 이틀 연속으로 일본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어떤 증거도 없다”면서 “수출 통제 체제를 폄훼하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더이상 수출 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가짜뉴스를 확대재생산해서는 안 된다. 이런 중에 한일 전략물자 수출 통제 관련 양자 협의가 오늘 열린다. 지난 1일 일본이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양국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 이번 협의를 국장급으로 요청했지만, 일본의 주장대로 과장급으로 낮춰 진행한다. 이 역시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로 평가할 수 없다. 이번 협의를 계기로 향후 대화의 격과 질을 높이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적극 화답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참 이상한 커넥션/김경두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참 이상한 커넥션/김경두 경제부장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과 이를 둘러싼 일본 내 움직임을 보면 ‘묘한 공식’ 같은 게 있다. 간을 보듯 일본의 극우 매체가 기사화하면 정치인들이 방송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고, 관료들이 사실인 양 마무리 짓는다. 경우에 따라 차례가 바뀔 때도 있다. 정치인이나 관료가 총대를 메고, 극우 언론이 스피커 역할을 한다. 지난달 30일 일본 산케이신문의 첫 보도로 시작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이후 행보가 그렇다. 여기에 연결 고리가 하나 더 있다. 한국의 극우세력이다. 이들은 일본 측 주장과 논리를 확대재생산한다. 한국 정부가 한일 청구권 협정을 어겼다는 것과 문재인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을 불러왔다는 궤변을 그대로 끌어와 나팔수 역할을 자임한다. 이들은 한국 대법원이 한일 청구권 협정 문서에 일본 식민지배의 불법성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내린 판결임에도 애써 외면한다. 폭행 피해자에게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았지’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거꾸로 일본 극우세력이 한국의 극우 정치인과 언론 보도를 인용해 한국 정부 공격에 나서기도 한다. 서로 듣고 싶은 얘기와 보고 싶은 내용이 같아서인지 이심전심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출 규제 조치를 꺼내든 이유 중 하나로 한국 측의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그게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정치인들의 입을 빌려 서서히 ‘혼내’를 드러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독가스나 화학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불화수소(에칭가스)의 행선지가 북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도 산케이 계열의 BS후지TV에 나와 “한국은 (대북) 제재를 지키고 무역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급기야 공영 NHK 방송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독가스인 사린가스로 전용될 가능성과 향후 한국발(發) 대량살상무기 유출 위험성까지 제기했다.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을 끌어들여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낙인찍고, 일본 국민을 한때 충격 속에 빠뜨렸던 사린가스를 언급해 여론몰이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내놓은 게 ‘한국에서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의 밀수출이 지난 4년간 156차례 적발됐다’는 후지TV의 보도였다. 사실 이 보도의 출처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와 이를 기사화한 조선일보였다. 인용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적발된 건수를 토대로 북한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일본의 논리라면 우리보다 적발 건수가 더 많은 미국도 밀수출국으로 의심해야 한다. 되레 ‘일본에서 1996~2003년 30건이 넘는 대북 밀수출 사건이 적발됐다’는 내용의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 자료가 공개됐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밀수출 품목에는 핵 개발이나 생화학무기 제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까지 포함됐다. 일각에선 일련의 ‘답정너’ 같은 아베 정권의 행보가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가능 의석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를 망가뜨려 정권 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런 터무니없는 논리적 비약과 억지 주장이 나올 수 없다. 내년 4월 일본의 총선 개입 가능성이 마냥 황당한 예측만은 아닌 셈이다. 한동안 일본 극우세력의 한국 정부 공격과 이를 받아 쓰는 한국 극우세력 간 ‘기묘한 동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꿎은 양국의 기업과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 golders@seoul.co.kr
  • [길섶에서] 탈코르셋 선언/문소영 논설실장

    대중문화에 문외한인데 소셜미디어 덕분에 ‘설리’라는 이름을 알게 됐다. 설리는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로 드라마에도 출연하는 연예인이었다. 이 설리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 중에 노브라(no bra) 사진이 논란이었다. 겉옷에 노브라 표시가 난다는 것이었다. 그 논란의 사진을 찾아보니 미세한 흔적이라 정말 열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되는 수준이건만, 남의 가슴팍을 그리 열심히 들여다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설리의 문제는 ‘탈코르셋’이 되어 ‘남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꾸미지 않겠다’는 20대 여성들 사이에 사회적 운동이 되었다. 30~40년 전 소도시에서 노브라는 할머니들의 문화라는 자장(磁場) 속에 성장한 탓에 20대의 ‘탈코르셋’ 선언은 다소 충격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코코 샤넬이 여성의 의상에서 코르셋을 걷어낸 것이 약 100년인데 아직도 코르셋 논쟁인가도 싶다. 최근 설리는 ‘나에게 브라는 액세서리, 오늘은 액세서리를 하지 않았다’고 발언해 또 화제가 됐다. 설리의 그 생각과 자기 선택권을 존중한다. 설리의 선택은 길거리에서 무심코 침 뱉는 행위와 비교해 봐도 남에게 조금도 해가 되지 않는다. 최근에 화사라는 연예인의 노브라 공항패션도 화제다. 남의 가슴에 이제 무심하길.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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