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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SLBM 북극성 3형 발사에 美도 ICBM 시험, 북 대표단 스톡홀름행 출발

    北 SLBM 북극성 3형 발사에 美도 ICBM 시험, 북 대표단 스톡홀름행 출발

    북한 조선중앙통신인 지난 2일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3일 보도했다. 북한의 발사 10시간여 뒤 미국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두 나라가 오는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군사적으로는 미사일 시험을 하며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미국 공군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3분(한국시간 오후 5시 13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 기지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미니트맨3’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태평양을 가로질러 약 6750㎞를 날아가 마셜 군도의 한 환초까지 도달했다. 이 미사일은 탄두와 같은 무게의 물체를 장착해 날아가지만 표적에 도달해도 폭발하지 않는다. 미국 공군은 “ICBM 시험 발사는 미국과 동맹국 안보의 핵심 요소로서 핵 억지력을 유지하는 능력을 보장한다”면서도 “시험 발사가 지역적 긴장에 대한 반응이나 대응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발사 일정표는 3년에서 5년 전에 마련되고, 개별 발사 계획은 발사 6개월에서 1년 전에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합뉴스는 북한이 미국의 ICBM 발사 계획을 파악하고 선제 발사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5월 9일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한 거의 비슷한 시각에 같은 기지에서 ICBM을 쐈으며, 플로리다주 해안에서도 SLBM 시험을 했다. 미국 국무부는 5일 실무협상을 앞두고 비핵화 문제 해결 원칙을 견지,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도 내놓았다. 국무부 대변인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하던 이탈리아 로마에서 “우리는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그들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그 의미를 축소해왔지만, 잠수함이 적진 깊숙이 은밀하게 파고들어 수중에서 쏘아 올릴 수 있는 SLBM은 도발의 성격이 한층 강한 데다 미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어 미국으로서는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한편 북한의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와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국장, 조철수 신임 미국 국장,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 북한 대표단 4명은 3일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뒤 오후 베이징발 스웨덴 스톡홀름행 중국국제항공 항공권을 발권한 것으로 확인돼 스톡홀름에서 미국과 실무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확인된 정황을 보면 김 대사가 실무 회담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1부상 등은 이번 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표단은 실무 협상을 마친 뒤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7일 베이징으로 돌아와 평양으로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은 지난 1월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합숙 담판’을 벌인 곳이어서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여겨졌다. 두 나라가 협상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 밝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짐작하건대 너무 많은 언론의 취재가 따르면서 준비 상황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람이 좋다’ 여에스더, 우울증 고백 “공주과 아닌 무수리과”

    ‘사람이 좋다’ 여에스더, 우울증 고백 “공주과 아닌 무수리과”

    의사 여에스더가 3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동생의 이야기를 첫 고백했다. 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여에스더의 숨겨진 아픔이 공개됐다. 여에스더는 “어머니는 금수저로 자랐기 때문에 금수저 집에 시집와서 금수저로 한평생을 살았다. 아이들도 직접 키우지 않았다. 저는 유모가 키워줬다. 어머니는 언제나 우아함을 추구했고, 패션도 세련되게 입었다. 많은 분이 저보고 공주과라고 하는데 어머님에 비하면 무수리과다”라며 “경제적으로는 풍족했으나 남들과 달랐던 어머니로 인해 늘 마음이 공허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에스더는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의 주치의는 남편 홍혜걸의 동생이었다. 여에스더는 “제 기억에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끼가 있었다. 남편 만나기 전에도 한 번 우울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아버지와 여동생이 잠들어 있는 추모공원을 찾았다. 그는 동생에게 “다음에 태어나면 네가 하고 싶어 했던 지휘 공부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여에스더의 동생은 지휘자가 꿈이었지만 원치 않는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여에스더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가진 언니인데 동생을 도와주지 못한 게 지금도 큰 죄책감으로 남아 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가 없었다. 차라리 밖에 나가서 억지로라도 웃으면 억지로라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지 않나. 그러다 보니 지난 3년간 방송에서 더 과한 행동들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남편 홍혜걸은 “찰리 채플린도 아주 지독한 우울증 환자인데 대중 앞에서는 웃지 않나”라며 “아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방송에서 붕붕 뜨게 나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또 완전히 가라앉는다. 오히려 측은한 감도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방송에 앞서 홍혜걸은 페이스북을 통해 “집사람이 오늘 방송을 통해 우울증 사실을 밝힌다. 공개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았지만, 사람들에게 우울증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집사람을 병원에서 의사로 만난 분들은 ‘예전에는 얌전하고 조용했는데, 방송에서 수다쟁이로 변해서 놀랐다’고 한다. 사실은 우울증 치료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년째 무역전쟁, 커지는 반중 정서… 위협받는 시진핑 ‘힘의 외교’

    2년째 무역전쟁, 커지는 반중 정서… 위협받는 시진핑 ‘힘의 외교’

    中 급성장에 美와 통상·안보 전방위 마찰 ‘스트롱맨’ 시진핑·트럼프 갈등·휴전 반복 수출 주도형 中, 성장 둔화 등 피해 더 커 홍콩 반중 시위 격화·대만 일국양제 거부 파키스탄 ‘일대일로’ 관련 차관에 빚더미 국제사회 “빚으로 빈국 식민지화” 비판도1949년 10월 1일 중국 공산당 리더 마오쩌둥(1893~1976)이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지 70년이 지났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경제발전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고속성장으로 인한 여러 성장통도 함께 겪고 있다. 미국은 무역전쟁과 인도·태평양 전략 등으로 중국 견제에 나섰다. 수십년간 신성불가침 원칙으로 여겨 온 ‘하나의 중국’도 홍콩과 대만에서 위협받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월가의 베테랑 트레이더 아트 카신 UBS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는 영향이 없다. 모든 관심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도 지난달 29일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1년여 넘게 지속되면서 중국 무역은 전례 없는 도전을 맞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최대 현안이 무역전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상대적으로 중국의 피해가 더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연간 50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이에 중국도 지지 않고 반격하면서 양측은 분쟁을 이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갈등과 휴전을 반복해 혼란을 키웠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은 성장이 둔화돼 경기가 침체됐다.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중국은 ‘신형대국관계’라는 외교 개념을 제시했다. 세계 질서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더이상 힘을 숨기지 않겠다는 오만함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자 미국이 이를 맞받아치듯 통상과 기술, 안보, 인권 등 전방위에 걸쳐 중국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의 팽창 전략과 미국의 억지 전략 사이에서 빚어지는 필연적 충돌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저서 ‘불가피한 전쟁’(2017)에서 “미중 두 나라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서로 원치 않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앨리슨은 펠로폰네소스전쟁(기원전 431~404)을 신흥강국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는 스파르타 간 구조적 갈등의 결과로 설명하며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미국과 중국이 2400여년 전 스파르타와 아테네처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도 위협받고 있다. 우선 중국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은 홍콩에서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부터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철회를 위한 반대 시위가 이어지면서 반중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거의 매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불에 타거나 짓밟힌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이 커지면서 이에 비례해 홍콩 시민들의 반감도 높아진 탓이다. 대만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재선 도전에 나선 차이잉원 총통이나 친중 성향 야당인 국민당 후보 한궈위 가오슝시장 모두 일국양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에 대한 대만인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올해 초 연설에서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지향하지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옵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차이 총통은 ‘민주주의 수호자’ 이미지를 재조명받아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홍콩의 반중 시위를 계기로 “중국의 일국양제는 실패했다”는 차이 총통의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대만에서는 “차이 총통의 지지율 회복의 일등 공신은 시진핑”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밖에도 국제사회는 중국이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를 명분 삼아 빚으로 저개발 국가들을 예속시키는 ‘식민주의’ 행보를 보인다고 비판한다. 파키스탄은 일대일로와 관련해 62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차관을 들여왔다가 빚더미에 올랐다.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됐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는 최근 몰디브에서 열린 ‘인도양 콘퍼런스(IOC) 2019’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는 투명성을 지향하는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다른 나라들을 빚의 함정에 빠뜨려 주권을 위협한다”고 힐난했다. 중국의 팽창 전략에 관한 미 조야의 우려를 그대로 보여 줬다. 미 외교의 거두이자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일등 공신인 헨리 키신저는 저서 ‘중국 이야기’에서 세력 확장 싸움인 동양의 바둑을 설명한 뒤 “중국 정치인은 힘의 대결보다는 (바둑에서처럼) 섬세한 전략으로 수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의 중국에도 이러한 섬세함이 요구되는 시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목 젖혀 강제로 밥 먹인 보육교사 유죄

    밥을 먹지 않는 2세 아동 목을 뒤로 젖혀 강제로 밥을 먹이는 등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를 저지른 보육교사에게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보육교사의 가혹행위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어린이집 원장은 벌금형을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 김용중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로 기소된 보육교사 A(33)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40시간 수강,사회봉사 160시간,아동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김 판사는 함께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B(50) 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13일 오전 11시 40분쯤 C(2) 양이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다리로 몸을 조른 뒤 고개를 뒤로 젖혀 강제로 밥을 먹이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지난해 8월 6일부터 24차례에 걸쳐 아동 6명에게 신체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판사는 “밥을 챙겨 먹이려는 의도였더라도 완력을 써서 아이에게 억지로 밥을 먹인 행위는 정상적인 보육행위가 아니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스릴러 강국’에 뜬 K스릴러… 김언수 “이야기 기근의 시대, ‘현찰적 관점’으로 장편 써야”

    ‘스릴러 강국’에 뜬 K스릴러… 김언수 “이야기 기근의 시대, ‘현찰적 관점’으로 장편 써야”

    ‘스릴러 강국’ 스웨덴에 ‘K스릴러’ 대표 주자 소설가 김언수(47)가 떴다. 지난해 스웨덴에서 대표작 ‘설계자들’이 출간된 데 이어 그의 작품들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4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한 2019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 측은 ‘콕’ 집어 김언수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도서전 참석차 스웨덴을 방문한 작가는 2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 곳에서 만난 독자들과 자신의 문학관, 한국 문단에 대한 성토까지 거리낌없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놨다. 그의 언변은 거침없이 내달리는 그의 소설을 닮아서, 한 시간 동안 풀어낸 정보량이 ‘설계자들’ 마냥 두꺼웠다. (‘설계자들’은 406쪽에 달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현지 독자들 만나 북 토크를 하고 온 것으로 안다. 반응들이 어땠나. “작년에 예비사절단으로 스웨덴에 온 적이 있다. 오전 9시였는데도 50명쯤 되는 북 토크 자리가 꽉 찼다. 어떻게 이런 일이! 알고 보니 9시 30분에 하는 북 토크 주인공이 스웨덴의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여서 자리 잡으려고 내 세션에 앉아준 거다.(웃음) 스웨덴 사람들은 (북 토크를) 듣고 있는 표정들이 굉장히 진지하더라. 작은 서점에서 진행한 행사였는데 작년에 했던 모든 문학 행사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숨 쉬는 소리도 안 들릴 정도의 집중도였다. 예테보리도서전을 운영해서 남은 돈으로 이 어마무시한 호텔을 지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20만원 짜리 티켓을 사서 북토크를 듣는, 책에 대한 관심이 어마무시한 나라다.” -스웨덴에서 받은 질문 중 인상 깊었던 질문이 있나. “이 동네에선 정유정 작가라든가 나같은 우리나라 스릴러 작가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너희들은 스릴러를 왜 이렇게 쓰냐’고 하더라. 정해지는 스릴러의 룰이 있고 그걸 안 지키면 혼난단다. 스웨덴 스릴러는 딱딱하고 논리적이다. 한국 문학은 기본적으로 시적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설계자들’의 경우 이들이 말하는 스릴러의 공식도 따르지 않는데, 스웨덴에서 번역 출간되고 미국 메이저 출판사인 펭귄 랜덤 하우스의 자회사 더블데이에 판권이 팔렸다. 그 힘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국력이 세진 결과다. 프랑스 시골에 갔는데 젊은 여성들이 내 책을 사가더라. 방탄소년단의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내 소설을 사가는 거다. 농담 같지만 농담이 아니다. 책이라는 것이 한 나라의 문화를 파는 것인데,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 우리나라 브랜드는 양질의 재료들이 있었는데도 그 동안 안 알려졌다. 어느 발화점 넘어 영화나 한식 같은 것들에서 엄청난 열풍이 불었다.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는 100년 동안 이야기 세계를 지배해왔지만, 이젠 거기에 다들 질렸다. 한국 문학엔 뭐 없는지 예전에 후추 찾듯이 찾고 있는데, 정유정 작가라든가 (내가) 덤으로 끼어 들어가고 있는 거다.” -우리나라 문학은 유난히 장편 소설보다 단편에 집중한다. 김 작가는 정유정 작가 등과 함께 장편 쪽에 힘을 주면서 기존 한국문학과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단편은 이야기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단편은 신춘문예 시스템이 만드는 ‘문제’다. 나는 17살부터 신춘문예에 지원했는데 32살에 등단했다. 그 때까지 단편만 쓴 거다. 옥탑방에 들어가서 첫 장편을 썼는데, 태백에 있는 폐교에서 펑펑 울었다. 장편을 하나도 모르고, 장편 쓰는 근육이 없었던 거다. 70매짜리를 쓰는 근육과 1500매를 쓰는 근육은 다르다. 어릴 때는 근육이 잘 붙지만 늙어서는 아니다. 외국은 책을 내야 작가고, 장편 소설 쓰기를 적극 권한다. 전 세계가 이야기 대기근의 시대다. 넷플릭스 판권료는 계속 올라가는데 소설가들은 가난하다. 한국문학이 가진 장점이 있는데 등단하는 친구들한테 단편 말고 장편을 쓰게 한다면 10년쯤 후 우리나라는 어마무시한 나라가 될 것이다. ‘해리포터 1’은 산발적으로 돈을 벌었는데 ‘해리포터 2’는 삼성전자의 1.5배를 벌었다. 이야기 산업의 엄청난 파워다. 우리나라는 이야기 전문가가 없다. 단편으로 시작해서 장편 쓸 때쯤 되면 다 이미 진이 빠져 있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이야기인데 이야기 산업의 체질을 떨어뜨리는 거다. 좌백(무협 소설 작가)과 대학을 같이 다녔는데, 하루에 10시간씩 글을 쓰더라. 문제는 ‘그런 사람들을 문단에서 써주냐’는 거다. 드라마나 영화쪽 사람들은 본인들이 필요하니까 쓰지만, (무협 등 장르소설 작가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나 대우나 논의가 없다. 출판사 사람 만나면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소설 써서 종이 팔겠다고 마음 먹으면 사양 산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소스를 만들겠다고 하면 미래 산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종이를 못 버린다.” -허진호 감독이 ‘설계자들’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제작 상황은 어떤가. “국외 판권은 영국의 ‘더 잉크 팩토리’에 팔렸다. 국내에선 2010년에 판권이 팔렸는데 제작에 세 번 실패했다. 허진호 감독에게 가서 판권 기간이 끝날 때까지 하고 있는 중인데, 설계자들은 영화로 만들기에 좋은 소설이 아닌 거 같다. 맨날 엎어지니까. 문학하는 사람들 만나서 순수, 아우라, 진정성 이런 얘기 하다가 영화 하는 사람들 만나면 현찰 얘기가 나온다. 현찰적, 독자적 관점인 거다. 재미없으면 빼야 한다. 이전에 문학을 할 때 ‘작가는 자기 영혼에 대해 써야한다’는 관념이 있었는데 영화쪽 선배들을 만나보니 촌스러운 개념이었다. 누가 김언수 소설에 관심이 있나. 없다. 김언수 안에 아무것도 안 들어있다. 김언수는 후지지만 김언수의 이야기는 위대할 수 있는 거다. 자기 존재 개인을 증명하는게 아니라 행위와 액션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문학은 그런데 여전히 ‘나’, 에고(Ego)를 보여주려고 한다. 멋은 있는데 돈은 안 들어온다. 대한민국 소설가 평균 연봉이 200만원이다. 이야기 대기근의 시대에 왜 소설가가 밥을 굶느냐. 모두가 콘텐츠를 원하는데 우리가 이야기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 곳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어떤 얘기를 할 계획인가. “‘영상과 문학’이라는 주제는 미래에도 소설가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나는 소설이 더더욱 입지가 커지고 더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을 한다. 소설은 이야기의 완전체다. 영화 제작에 100억이 든다면 소설은 언어라는 무한한 질료랑 1인 노동자만 있으면 되니까 저렴하다. 헐리우드 대자본이 요구하기 때문에 소설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왕좌의 게임’이나 ‘하우스 오브 카드’ 보면 21세기 셰익스피어는 이런 거구나 싶다. 내가 읽었던 웬만한 소설보다 인간의 내면 우리 자신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영상과 소설은 같이 이야기를 만들면서 진화해갈 것이라고 생각람자.. 근데 우리는 문학과 영화판이 서로를 무시한다.” -예테보리도서전에 초청된 한국 작가들 라인업, 이런바 ‘순문학’을 하는 작가들 사이에서 ‘김언수’는 도드라진다. 앞으로 한국 작가들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둘 때, 어떤 것들이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제는 아무도 책을 안 본다. 예전에 소설로 독자들이 바로 갔다면 이제는 뮤지컬, 영화 등 치환된 형태로 보는 거다.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21세기가 되면서 필터가 하나 더 생긴 거다. 변화를 약간 인정하자는 거다. 요즘 세대는 책을 안 읽는 둥 멍청해진다는 둥 계몽을 할 게 아니라 할리우드가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는 독자가 영화를 보다가 작가가 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영화는 멍하게 보게 되는 거지, 독자가 영화감독이 되는 선순환이 안 일어난다. 훌륭한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선 책을 읽는 훈련을 해야 하고, 상상력의 근육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필요해진다. 이러한 매우 산업적인 이유 때문에 소설은 부흥할 거라고 본다. -소설을 왜 쓰는가. “소설 쓰는 게 좋다. 이야기의 핵심은 체험이다. 한 인간은 짧은 생에 유한자의 삶을 산다. 그러나 이야기를 만들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배우 최민식씨가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악마를 연기하고 나서 악마에서 못 빠져 나와 6개월에서 1년 정도 고생했다고 하더라. 소설가들도 마찬가지다. ‘설계자들’에서 킬러 얘기가 나오는데 (캐릭터에) 들어가기도 어려운데다 들어가고 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현실이 몽롱해지고 소설 속 세계가 선명해진다. 그 느낌이 아주 좋다. 책을 읽는 행위는 다른 삶을 체험하기 위한 것. 이 과정 자체로 재미있다. 돈이 안 돼서 그렇지. -이야기의 영감은 어디서 떠오르나. “영감이 안 떠오른다. 영감을 안 믿는다. 필립 로스는 “아마추어는 영감을 기다린다. 프로는 옷을 입고 일을 하러 간다”고 했다. 나는 들어가야 하는 이야기를 계속 보고, 잘 안 들어가지면 들어갈 때까지 본다. 예전에는 잘 안 보이는데도 억지로 들어가서 썼다. 그런데 지금은 계속 본다. ‘소설을 쓰지 말고, 살라’고 했는데 그 말을 알아듣는데 10년 걸렸다. 너무 늦게 배워서 내가 낸 책이 몇 권 없다. -다음 작품, ‘빅 아이’는 언제 나오나. “내년에 문학동네에서 만드는 웹진에 연재될 계획이다. ‘빅 아이’는 세상을 보는 큰 눈이라는 의미도 있고, 참치 이름이기도 하다. 1960년대 한국 어부들의 얘기다. 달러를 벌 수 있는 데가 월남전, 파독 간호사와 광부, 원양어선 선원들이었는데 이들 중 선원들이 독일 광부들의 스무배를 벌었다고 한다. 사모아에 가면 비석들이 많은데 그 바다에서 어부들이 1000명쯤 죽었다. 내년 3월에 연재 시작해서 9월에 끝난다.” -글 쓰는 과정에서 영상화를 염두에 두나.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다 염두에 두고 쓴다. 소설은 문학은 원 소스를 갖고 있는 것이고 맨 앞에 가야하는 것이다. ‘해저 2만리’, ‘어린 왕자’, ‘장발장’ 다 훌륭한 이야기다. 소설의 본령은 슬픔의 감정을 노래하는 마음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있다.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건 노래와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이야기로 삶을 정리하고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드라마와 소설을 보는 거다. -최근에 읽은 좋은 작품은? “최근에는 (‘빅 아이’ 때문에) 어구, 미끼 이런 것들만 보고 있다. 찰스 부코스키 소설을 좋아한다. 위로 받는 느낌. 나보다 100배 한심한 미국 소설가인데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더라. -웹소설이나 장르문학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필드에 모아놓고 싸우면 승자만 남겠지. 나는 좋은 이야기와 나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순문학과 장르문학이 있는게 아니라. 이종격투기처럼 다 모아 싸우는데, 쿵후하는 사람과 복싱하는 사람은 안 붙는, 이런게 우리 콘텐츠 체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문학은 혼종 교배를 해서 엉켜있지 않으면 유전적으로 질환이 많이 생긴다. 한 번 붙어봐야 한다. 뭐가 ‘고급한 것’이고 뭐가 후진 것인지.” 예테보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배가본드’ 수지, 숙취 3종 세트 연기 ‘혼신의 만취 연기’

    ‘배가본드’ 수지, 숙취 3종 세트 연기 ‘혼신의 만취 연기’

    배수지가 혼신의 ‘만취 연기’를 보여줬다.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VAGABOND)’(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쳐가는 첩보 액션 멜로다. 배수지는 허술한 것 같지만 날카롭고, 차가운 척 하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국정원의 블랙요원 고해리 역을 맡아, 엄중한 스토리 속 카리스마와 더불어 사랑스러움을 더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3회에서 고해리(배수지)는 추락한 민항 여객기 사고가 테러범의 소행임을 확신, 유가족 차달건(이승기)을 설득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상황.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손을 맞잡고 사고에 숨겨진 ‘진실 찾기’를 시작할 것이 예고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8일(오늘) 방송되는 4회에서는 배수지가 풀린 눈에 꼬인 혀, 빨간 볼까지, ‘취중 3종 세트’를 제대로 풀장착한 ‘만취 연기’로 블랙요원의 반전 매력을 발산한다. 극중 국정원 회식 자리에 참석한 고해리가 빈 소주병과 맥주병을 앞에 잔뜩 쌓아 두고 벌떡 일어서서, 이미 풀려버린 눈을 억지로 치켜뜨고는 누군가를 향해 주절거리고 있는 장면. 갑자기 눈을 번쩍 뜬 고해리는 팔을 이리저리 휘두르기도 하고, 불쑥 자리에 주저앉아 주먹을 꼭 쥐고 눈을 감은 채 테이블을 내리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제스처를 연이어 취해 기태웅(신성록)-공화숙(황보라)-김세훈(신승환) 등 국정원 식구들을 놀라게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국정원 식구들마저 경악케 한 고해리의 돌발 행동과 폭탄 발언 수위는 과연 어느 정도일지 궁금증을 끌어올리고 있다. 배수지의 ‘만취 연기’ 장면은 경기도 파주시 한 삼겹살집에서 촬영됐다. 배수지, 신성록, 정만식, 황보라, 신승환 등 국정원 정예 멤버들이 오래간만에 모두 모여 호흡을 맞추는 자리. 실제 촬영인지 ‘배가본드’ 팀 회식인지 헷갈릴 만큼 왁자지껄 즐거운 분위기에 현장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배수지 역시 일찍부터 현장에 도착, 스태프와 배우들의 안부를 일일이 물으며 밀린 이야기를 나눴다. 이윽고 촬영이 시작되자, 배수지는 곧바로 흐느적대는 몸짓에 꼬인 혀, 풀려버린 눈 등 혼신의 만취 연기를 펼쳐냈고, 배수지의 천연덕스러운 열연에 컷 소리가 난 후 모두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제작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측은 “블랙요원으로의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놓은 배수지의 혼신의 만취 열연에 제작진도 배우들도 빵빵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며 “매 촬영 때마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해내고 있는 배수지의 진가가 더욱 톡톡히 발휘된 장면”이라고 전했다. 사진 =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하태경 “‘짜깁기’ 누명 씌운 건 나 아닌 문준용…조국처럼 살지 마”

    하태경 “‘짜깁기’ 누명 씌운 건 나 아닌 문준용…조국처럼 살지 마”

    대법, 文 파슨스스쿨 입학서류 공개결정文 “정보 감추려했다는 건 하 의원 억측”文 “개인정보보호차 檢 판단…공개찬성”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미국 파슨스스쿨 입학 의혹과 관련해 최근 대법원이 입학 서류 등을 공개하라고 결정한 데 대해 “짜깁기 누명을 씌운 것은 내가 아닌 문준용”이라면서 “조국처럼 위선적인 삶을 살지는 말자”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준용씨는 제가 국회의원의 권력을 악용해 짜깁기 누명 씌우기를 했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이 건을 조사한 검찰은 준용 씨의 피해망상적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 결정서에 분명히 나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 의원은 “준용씨 측 고발이 무혐의로 끝났는데도 악의적 비방을 계속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권력을 악용한 비겁한 공격”이라면서 “누명을 씌운 쪽도 준용씨이고, 권력을 악용하여 공격하고 있는 쪽도 준용씨”라며 조국 법무부 장관처럼 위선적으로 살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고발인’ 준용씨 측 주장을 반박하고 무혐의 처리한 증거”라며 2017년 11월 검찰의 결정서를 첨부했다. 결정서에는 “보도내용과 국회 속기록 기재 내용이 피의자(하태경)의 주장에 더 (사실과) 부합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 의원은 “준용씨 주장처럼 짜깁기 허위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허위사실 공표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강조했다.앞서 하 의원과 문씨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채용 관련 정보공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하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무일 검찰이 감추려 했던 문준용 특혜 채용 수사 자료가 곧 공개된다. 수사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면서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밝혔다. 공개 대상 자료로는 문씨가 등록 연기와 관련해 미국 파슨스스쿨과 주고받은 이메일 자료, 파슨스스쿨이 문씨에게 보낸 2017년 가을 학기 입학통지서, 2007년 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을 감사한 노동부 감사관의 진술서 등을 언급했다. 이에 문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하 의원이 대단한 음모를 밝혀낼 것처럼 큰소리를 치고 있다”면서 “문무일 검찰이 수사자료를 감추려고 했다는 억지 주장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이 받았다는 정보공개 판결은 저 또한 찬성한다”고 밝혔다. 문씨는 “검찰의 정보공개 거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검찰의 판단이라고 한다”면서 “저는 정보공개 거부를 검찰에게 요구한 적이 없고, 누군가의 지시가 있었다는 하 의원 주장은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문씨는 하 의원의 채용특혜 의혹 제기에 대해 “국회의원의 권력을 악용해 짜깁기한 문서로 저에게 누명을 씌운 바 있다”면서 “지금 하 의원은 제가 2007년 미국 파슨스 스쿨에 합격했다는 것이 허위라는 주장을 (대선 때부터) 아직까지 하고 있고 그 근거를 얻기 위해 이번 수사자료 공개 소송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저의 2007년 합격은 명백한 진실이며, 충격적이게도 하 의원도 대선 당시 그 근거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문씨는 “한국고용정보원 재직 당시 2장으로 구성된 휴직신청서 문서를 냈으며, 2번째 장에 합격 사실이 명기돼 있었는데도 하 의원은 당시(2017년 4월 11일) 기자회견에서 2번째 장은 고의로 숨기고, 첫번째 장만 공개하며 합격이 허위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소송은 대법원까지 1년 8개월이 걸렸다”면서 “그동안 정보공개청구 소송 기사가 무수히 날 때는 쥐죽은 듯 있다가 대법원판결이 나니 뒷북 찬성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검찰은 당사자가 거부하지 않으면 정보공개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재반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청와대, 아베 ‘지소미아 유감’ 발언에 “한 마디 한 마디 더 신중”

    청와대, 아베 ‘지소미아 유감’ 발언에 “한 마디 한 마디 더 신중”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원한다면 발언 신중해야 한다 생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유감을 표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27일 “진정으로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가기를 원하면 한 마디 한 마디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를 종료했을 당시 (우리 정부가)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는 수차례나 설명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26일 오전(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방적으로 (지소미아 종료가) 통보돼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한일 관계가 안보 분야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지소미아 종료의 원인이 된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포함한 자유무역의 틀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한 것이 아니다”라며 “여러 차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도 여러 번 밝혔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 7월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을 한국으로 수출할 때 건별로 허가를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출 규제를 시작한 데 이어 한국을 수출관리 우대 국가(백색국가) 대상에서도 제외해 주요 전략 물자의 한국 수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를 두고 아베 총리 본인을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사실상의 보복 조치임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WTO 협정 위반 논란이 일자 ‘수출 규제’가 아니라 수출 관리 차원의 문제라고 슬쩍 말을 바꿨다. 한국 정부는 이에 맞서 지난 11일 부당한 경제적 보복 조치를 당했다며 일본을 WTO에 제소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일 당사국 간의 첫 단계 분쟁 해결 수단인 양자 협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F35B 탑재 ‘경항공모함’ 만들면 독자적 해·공군 작전 가능

    F35B 탑재 ‘경항공모함’ 만들면 독자적 해·공군 작전 가능

    해군이 숙원사업으로 여겼던 ‘경항공모함’ 건조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내년도 국방예산 편성안을 통해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급 ‘대형수송함Ⅱ’ 개발사업비 271억원을 확정했습니다. 전투기 이착륙 시 하중을 견디도록 갑판을 강화하는 기술 개발에 255억원, 항모설계에 16억원을 투입합니다. 26일 군에 따르면 가칭 ‘백령도함’으로 불리는 대형수송함Ⅱ는 만재 배수량(최대 적재량을 실은 선체가 밀어내는 물의 부피) 3만t급으로 일본이 개발 중인 이즈모함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적으로 항공모함은 7만t 이상을 ‘대형항모’, 4만t 이상 7만t 미만을 ‘중형항모’, 4만t 미만을 ‘경항모’로 분류합니다. 참고로 우리는 현재 만재 배수량 1만 90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도함에는 축구장 2개 크기의 갑판과 병력 1000명(승조원 300명)이 탑승할 공간, 250인분 밥을 1시간 안에 지을 수 있는 조리시설, 24시간 운영하며 드럼세탁기 20여개를 갖춘 빨래방, 응급환자 수술실, 치과, 약국, 구금시설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백령도함은 갑판을 특수재질로 만들어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마라도함 개조에서 항모 건조로 선회 그럼 백령도함 도입 계획은 왜 나왔을까. 사실 군은 마라도함을 개조해 F35B 운용이 가능한지 평가해 볼 계획이었습니다. 마라도함 갑판은 F35B의 엔진 열기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하부 구조물이 전투기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지 검증돼 있지 않아 전투기 운용 가능성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실제로 지난해 8월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관련 연구용역을 공고했지만, 연구는 시도조차 못하고 흐지부지됐습니다. 마라도함을 개조하는 방식은 비용 부담이 크고, 내년 전력화 예정인 마라도함의 운용계획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부와 군은 ‘대형수송함 3번함’ 건조계획으로 사업 방향을 급선회하게 됩니다. 그러나 경항모 건조사업의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운용효율’과 ‘비용’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좁은 한반도 해역에서 경항모를 운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입니다. 항공모함을 운용하려면 실제로 막대한 비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원자로로 기동하는 미국의 대형항모 연간 유지비는 3000억~4000억원에 이릅니다. 단순히 항모만 기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 운용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경항모 운용비도 최소 1500억~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중형항모 건조비용은 5조~6조원, 경항모는 3조~4조원에 이릅니다. 좁은 바다에서 굳이 이런 거액을 쏟아부어 가며 항모를 건조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겁니다.●언제까지 美전략자산에 기대야 하나 그러나 군 전문가들은 이런 지적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라고 반박합니다. 우선 전략자산인 항모를 운용하면 해외 지원을 받지 않는 독자적인 해·공군 작전이 가능해집니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늘 항공모함이나 핵추진 잠수함, 장거리 전략폭격기 등의 운용비용을 우리가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는데, 항모를 우리가 직접 운용하면 이런 압박에서 좀더 자유로워진다는 겁니다. 미 CBS 방송이 지난 6월 보도한 ‘전략폭격기 운용비용’ 자료에 따르면 B1B, B2A, B52H 등 3개 전략자산을 각각 13시간 동안 왕복 비행하면 1회에만 38억 7289만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됩니다. 항모의 이점은 수도권 인근 ‘공군기지 건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앞으로 수도권에 공군기지를 추가로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주민들은 소음이 많은 공군기지 건설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전투기를 아무리 많이 도입해도 수도권 기지를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겁니다. 심지어 시민단체 등에서는 수원 공군기지를 폐쇄하거나 오산 미군기지 등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만약 어렵게 건설 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항모 건조비용보다 훨씬 큰 비용과 정치적 부담을 감당해야 합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15% 규모인 826만m²(약 250만평) 면적의 공군기지를 건설하는 데 무려 25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우리나라가 항모를 운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갖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방비는 431억 달러로 2023년 경항모를 보유할 예정인 일본(466억 달러), 중형항모 2척을 운용하는 영국(500억 달러)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대규모 병력 운용 넘어 전략자산 집중해야 이에 따라 육군의 대규모 병력 운용비를 조정해 항모를 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북한을 포함한 각국의 도발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고 분쟁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즉각적인 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부각됩니다. 굳이 ‘대양해군의 꿈’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 해·공군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로 끊임없이 도발하고 있는 데다 일본은 군비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근접 비행하는 사건도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항모 도입 논의는 이미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시작됐지만 경제적 여건과 운용비 부담 등의 문제로 수차례 좌절됐습니다. 국민과 정치권의 도입 요구는 많았지만 정부와 군 내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사업을 구체화하는 데 수십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세종대왕함급 이지스함’과 3000t급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 등이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항모 건조 사업도 어렵게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기 때문에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국방중기계획에 항모 도입 사업을 포함시킨다고 해도 실제 전력화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한 군 관계자는 “비용 문제로 전력화에 걸림돌이 많다고 해도 미래를 위해 최소한의 대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여론이 우호적인 것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우리 해군의 상징인 ‘거북선’처럼 역사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군이 충분히 연구해 긍정적인 성과를 내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직 부장판사, 정경심 감싼 유시민에 “무의미한 억지”

    현직 부장판사, 정경심 감싼 유시민에 “무의미한 억지”

    현직 부장판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연구실 PC를 반출한 것에 대해 “증거 인멸용이 아니라 증거 보존용”이라고 주장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판했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25일 페이스북에 “법조 경력 20여 년에 피의자가 증거를 반출한 것을 두고 증거인멸용이 아니고 증거 보존용이었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고 썼다. 김 판사는 이어 “현란한 말재주라고 환호할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논리적이지도, 지성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은,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억지를 피우는 것”이라며 “이즈음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고 말했다. 김 판사는 “수사 주체(검찰)가 증거를 조작할 거라는 아무런 근거 없이 피의자가 미리 그리 예단하고 증거를 빼돌린다는 말은 말문을 막아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법농단, 적폐 청산은 그 온갖 칼부림이 일어날 때, 그 검찰도 모두 증거를 조작한 것인지부터 살펴야 한다”며 “혹시 그때의 검찰이 지금의 검찰과 다른 주체라 하실런가요”라고 말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검찰이 압수수색해서 장난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정경심 교수가) 동양대와 집 컴퓨터를 복제하려고 반출한 것”이라며 “그래야 나중에 검찰이 엉뚱한 것을 하면 증명할 수 있다. 당연히 복제를 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제 나이의 가치

    [배민아의 일상공감] 제 나이의 가치

    20대 후반부터 시작한 새치 염색으로 상한 두피와 머릿결에 휴식을 주기 위해 프리랜서로 전환한 후 몇 달간 흰머리를 방치했는데 뜻밖에 반응이 좋았다. 머리가 희끗한 이유로 외국의 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는 물론이고, 가끔은 멋진 헤어스타일이라며 함께 사진 찍자는 권유도 받으며 흰머리 캐릭터로 지낸 지 7년여. 그러다 최근에 옮긴 미용실에서 사용 후 남은 코팅액을 퍼머액에 섞어 주겠다는 호의에 잠시 머뭇대는 사이 시술은 시작됐고, 원치 않는 빨간 머리가 됐다. 흰머리에 코팅을 하니 탈색 없이도 색이 잘 나왔다며 뿌듯해하는 원장님의 미소에 덩달아 억지 미소를 보탰지만 소설 속 말괄량이 앤이 그려지는 어색한 모습이었다. 결국 그날 이후 검은 염색약을 구입했고, 흰머리 캐릭터의 막을 내렸다. 요즘 부쩍 젊어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 이유가 검은 염색 덕분이라 생각되니 이제 당분간은 부분 염색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사람들은 젊어졌다는 말에 기분 좋아지고, 여러 노력을 기울이며 더 젊어지려 한다. 반면 누군가 나이를 물으면 실제보다 조금 더 보태고자 한국 나이, ‘빠른’ 나이 등으로 답하곤 한다. 나이가 많은데 젊어 보이는 것이 자기 관리를 잘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실패하지 않을 최고의 접대 멘트가 ‘젊어 보이십니다’이듯 요즘은 동안이 미덕인 시대다. 최근 놀이동산에 갈 기회가 있어 젊어 보인다는 말도 들은 김에 10여 년 만에 롤러코스터 몇 개를 연거푸 타며 젊음을 만끽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즐겁지 않았다. 결린 어깨와 뭉친 담을 풀기 위해 2주 연속 한방 침을 맞아야 했으니 마음은 청춘이되 몸은 제 나이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과 겉모습은 젊은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 우리는 나이를 체감한다. 결혼도 일찍 하고 수명도 짧고 질병에도 많이 노출됐던 과거에는 지금보다 더 나이에 대한 성숙도와 노숙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제 나이를 잊은 채 마냥 젊은 기분으로 산다. 실제 나이와 외모 나이, 신체 나이와 마음의 나이가 제각각인 것이다. 인간의 발달은 탄생 이후 서서히 상승하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하강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물론 젊게 사는 것이 좋지만 겉모습이 젊다고 마냥 젊은이의 마음으로 살다 보면 자칫 실수도 생기고, 나잇값 못 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80대 아버지가 60대 아들과 목욕탕 매표소에서 ‘어른 한 명, 애기 한 명’이라고 했다는 얘기는 유머지만 실제 우리는 자신의 나이를 기준으로 상대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경향이 많다. 나이의 ‘값’이란 세월에 따라 거저 얻어진 것이 나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고, 그렇기에 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10대는 학문에 정진하고(志學), 20대는 사회생활에 힘을 쏟고(弱冠), 30대에 독립해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而立), 40대는 자신의 이념과 철학에 따라 유혹에 홀리지 말고(不惑), 50대는 하늘의 뜻을 깨닫고(知天命), 60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耳順) 사는 삶, 그렇게 제 나이의 값을 하며 살면 70대에는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를지라도(從心) 법도에 어긋남 없이 살 수 있다고 했다. 겉보기 나이에 머무르지 않고 시간에 따라 하나씩 먹게 된 제 나이에 맞춰 말과 행동을 항상 점검하는 노력이 나이의 값을 높인다. 지금 나는 인생의 과정 중 어디에 있는가. 상승곡선이든, 정점이든, 하강곡선이든 제 나이에 해야 할 것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때로는 내려놓을 줄 아는 것, 그것이 나이의 값을 제대로 치르는 일이다. 세월에 따라 하나씩 내려놓고 비워도 나이에 따라 가치가 더해진 나이테는 점차 굵고 진하게 채워질 것이다.
  • [사설] 위안부가 매춘이라는 현직 교수의 참담한 망언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과 동일시하는 발언을 했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사회학과 전공 과목 시간에 “(위안부 피해자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라면서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믿기조차 어려운 망언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류 교수는 수업 도중에 어쩌다 한두 마디의 말 실수를 한 것이 아니었다. 일제의 위안부는 강제 동원된 것이 아니냐는 학생의 질문에 “지금도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 받는다는 매춘 유혹이 있다. 예전에도 그런 것”이라고 답했던 모양이다. 질문한 여학생에게는 “궁금하면 (매춘) 한번 해볼래요? 지금도 그래요”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현직 교수가 강단에서 할 수 있는 발언들인지 경악스러울 뿐이다. 일본군 위안부는 국제사회에서도 이미 ‘전시 성노예’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정립된 사안이다. 지난해 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사죄와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달 1400회를 맞았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세계적 주목을 끌었던 것도 그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일본군 및 관헌의 직접 개입을 인정했던 1993년 고노 담화를 뒤엎고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간 증거가 없다는 아베 정부의 억지 주장은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조차 개탄하고 있는 현실이다. 연세대 총학생회의 즉각적인 규탄과 함께 학교 차원에서도 류 교수 징계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으며, 그가 한때 혁신위원장으로 몸담았던 한국당에서도 부적절했다고 선 긋기에 나섰을 정도다. 역사적 진실을 함부로 왜곡하는 행위는 역사에 대한 폭력이며, 보호받을 어떠한 명분도 가치도 없음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 마음도 달걀도 깨졌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마음도 달걀도 깨졌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태 켈러 지음/강나은 옮김/돌베개/320쪽/1만 4000원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은 표면적으로는 ‘달걀 깨뜨리지 않고 떨어뜨리기’라는 과학 실험에 대한 탐구 일지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닫힌 문 너머 우울증을 앓는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이야기다. 내털리가 기억하는 엄마는 소리 내어 웃고 용감하게 저지르고 항상 정답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 엄마 아빠 방에 있는 사람은 엄마 모습을 한 다른 존재다. 엄마를 되찾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그런 내털리에게 학기 초 괴짜 닐리 선생님이 각자 중요한 과학적 질문을 생각해 내고 그 탐구 과정을 기록하라는 과제를 내 준다. 다른 사람이 된 엄마 때문에 마음의 갈피를 못 잡는 내털리에게 선생님이 제안한 것은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에 나가라는 것. 우승 상금은 자그마치 500달러. 뜻밖에 내털리는 여기서 희망을 품는다. 상금으로 뉴멕시코행 비행기표를 사서 식물학자인 엄마가 한때 애정을 품고 연구했던 기적의 식물 코발트블루 난초를 만나면 엄마는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되리라고 어린 소녀는 믿는다. 내털리는 별종인 단짝 친구 트위그, 모범생 새 친구 다리와 함께 엄마를 찾기 위한 ‘달걀 작전’에 돌입한다. 소설은 우울증으로 위기를 맞은 가족이 침묵 속에 빚어진 상처를 회복해 가는 과정이라는 서사를 비상식적이거나 억지스럽게 늘어놓지 않는다. 10대 내털리는 어른들처럼 괜찮은 척, 이해하는 척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 우울증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공포와 혼돈, 분노를 동반하는 슬픔이 솔직하게 터져 나온다. 가령 그 자신도 상담사인 내털리의 아빠는 “엄마한테 일어나고 있는 일이 너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타이르지만 내털리는 이해할 수 없다. ‘바로 그게 문제인데, 내가 엄마에게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는 게. 그건 나와 너무나 관계있는데.’(55쪽) 아빠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때론 아이가 아빠보다 더 어른스러운 법이다. 자기가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내털리는 엄마가 달라진 까닭이 아마도 애정을 쏟고 있던 코발트블루 난초 연구가 중단되고 상사인 멘저 교수에게 해고되면서 삶을 놓아 버린 탓이라고 짐작한다. 오로지 뉴멕시코를 향한 기적만을 꿈꾸던 아이의 여정은 뜻밖의 진실과 만나 좌초한다. 달걀을 시리얼로 감싸보라는 엄마의 제안은 틀렸고, 엄마는 해고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멈추었으며, 한때 멘저 교수에게 씨앗을 받아 엄마와 함께 키운 건 코발트블루 난초가 아니라 붓꽃이었던 것. 오해와 착각이 더 나쁜 진실로 풀린 와중에 내털리는 엄마와 함께 붓꽃 씨앗을 심는다. ‘깨어지는 것을 언제나 지킬 수는 없다. 마음도 달걀도 부서지고 모든 것은 변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왜냐하면 과학이란 질문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답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312쪽) 책 표지에 그려진 스노글로브처럼 우리네 가족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고 뼈아픈 상황이 절망 그 자체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걸 소설은 얘기한다. 책을 쓴 태 켈러의 어머니는 소설 ‘종군 위안부’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던 한국계 미국 작가 노라 옥자 켈러다. 소설 속 내털리도 한국계 미국인으로 나온다. 내털리의 아빠도 ‘영진’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할머니는 한국 사람이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의 가족 소설은 정체성의 혼란, 이방인임을 자각하게 하는 타인의 시선 속 서로를 붙들고 살아온 가족 묘사가 더욱 핍진하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도 그렇고, 그래서 더욱 집약적으로 우리네 가족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경제전쟁 와중에도 한일, 외교 국장급 협의… 스틸웰 美 차관보 “양국갈등에 美 적극 관여”

    일본 외무상과 한국 담당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지난주 교체된 후 처음으로 한일 외교 당국 국장급 협의가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한일 갈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일본 외교라인이 개편된 이후에도 한일 외교 당국 간 채널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20일 일본 도쿄에서 다키자키 신임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국장급 협의를 개최한다고 외교부가 19일 밝혔다. 한일 국장급 협의는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김 국장과 가나스키 겐지 전임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협의한 이후 22일 만이다. 지난 7월 일본이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취한 이후 한일 외교 당국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국장급 협의를 하기로 했다. 두 국장은 다음주 미국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의 첫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장급 협의나 장관 회담에서도 양국이 갈등과 관련, 당장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직접 논의할 양국 수출당국 간 협의 외에 다른 분야 협의는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일 갈등을 더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관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긍정적이다, 진전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건 아니다. 서로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며 여지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실무진의 면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이를 면담이 아닌 설명회로 정정해야 수출당국 간 협의에 나갈 수 있다는 ‘억지 조건’은 더이상 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 개최를 위한 장애물 하나는 제거됐다는 평가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18일(현지시간) 한일 갈등에 ‘적극 관여’를 시사하면서 한일 양국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긍정적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 “우리는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그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고기냐 아니냐 그것만이 문제로다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고기냐 아니냐 그것만이 문제로다

    왜 우리는 그토록 구운 고기에 열광할까. 비싸고 귀해서일까. 오감을 자극하는 맛, 우리 안에 깊게 새겨진 육식 본능, 대체 무엇 때문일까. 의도적으로 고기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면 눈앞에 놓인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스테이크 한 조각을 거부하긴 힘들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는 세간의 농담처럼 고기가 즉각적인 행복감을 선사해 준다고 한다면 거리에 유난히 고깃집이 많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굳이 남쪽으로 40여분을 더 달려 판차노란 작은 마을을 찾은 것도 다 구운 고기 때문이었다. 전 세계의 많은 미식가들이 이탈리아식 티본스테이크인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를 먹기 위해 피렌체가 아닌 판차노에 몰려드는 이유는 단 하나, 정육업자 다리오 체키니를 만나기 위함이다. 최고의 셰프도 아닌데 이 먼 길을 올 이유가 무얼까. 그게 궁금해 그의 정육점이자 스테이크 하우스인 ‘오피치나 델라 비스테카’를 찾았다.올해 65세인 체키니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정육업자다. 그가 내놓는 소고기의 품질이 뛰어난 건 어찌 보면 인기 스포츠 선수가 운동을 잘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일 터. 그것만으로 그를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대를 이어 판차노에서 도축과 정육업을 해 온 집안에서 태어난 체키니는 외려 동물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수의사를 꿈꿨다. 수의학을 공부한 지 2년째 되는 해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는 가업을 억지로 이어야만 했다. 무명의 시골 정육업자인 체키니는 2001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당시 광우병 파동으로 EU가 영내에서 척추뼈가 붙은 소고기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하자 ‘뼈 없는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지옥이 없는 단테의 신곡’이라며 당국의 결정에 반발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도축한 소고기를 관에 넣고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고 마지막 남은 스테이크를 경매에 부쳤다. 5000만원 상당의 200여개 스테이크 덩어리가 경매에 올랐는데 이를 모두 영국의 가수 엘턴 존이 사들여 어린이병원에 기부하면서 체키니의 퍼포먼스는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후에도 그는 평소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며 정육업자의 위상을 격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는 스스로를 고기를 도축하고 잘라 판매하는 정육업을 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예술가 또는 장인으로 규정한다. 정육업자가 하는 일은 동물이 좋은 삶을 살고 자비로운 죽음을 맞도록 하며 도살된 동물의 모든 부분이 낭비 없이 잘 사용되게 하는 것, 그것은 한 삶을 통째로 우리에게 바친 동물에 대한 감사라고 그는 강조한다. 단지 안심이나 등심 등 고급 부위를 얻기 위해 소를 도축하는 일은 희생된 동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정육업자의 철학이 그렇더라도 손님이 갑자기 평소에 먹지 않던 부위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힘줄이나 가슴살이 맛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비자가 적절한 조리법과 용도를 모르면 아무 소용없다. 그래서 그는 8대째 이어 온 정육점에 식당을 열어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비선호 부위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이유였다. 체키니의 식당엔 긴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음식은 나눌 때 더 맛있는 법. 낯선 이들끼리도 서로 어울려 먹을 수 있도록 한 토스카나식 식탁이다. 여럿이 떠들썩하게 어울려 먹고 마시는 즐거운 경험을 안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1인당 50유로에 고기와 와인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고기는 여러 부위를 순차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코스로 제공되는데 주인공인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맨 마지막 순서다. “고기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ef or not to beef)라는 힘찬 구호와 함께 등장한다. 햄릿의 대사를 패러디한 언어유희다. 직원 유니폼 뒤판엔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고기를 즐기라는 ‘카르네 디엠’(Carne Diem)으로 바꿔 붙였다.다리살, 엉덩이살 등 비선호 부위가 차례로 나온 후 유명한 피오렌티나 스테이크가 등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의 풍미가 가장 옅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만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40년 넘는 세월 동안 비선호 부위의 가치를 알리는 데 노력해 왔던 체키니의 철학을 떠올리면 수긍할 만하다. 이것은 꼭 티본 부위가 아니더라도 맛있는 부위가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위한 의도가 담긴 구성이라고 이해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그의 철학을 존중하기 위해 할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저 눈앞에 놓인 고기를 맛있게 먹고 식사를 온전히 즐기면 그만이다.
  • 이인영 “국회 파행 지겹다…‘일 좀 하라’는 것이 국민 명령”

    이인영 “국회 파행 지겹다…‘일 좀 하라’는 것이 국민 명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17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금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정쟁을 이유로 합의된 의사 일정을 파행시키고 변경시키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지겹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임명된 조국 장관을 언제까지 부정할 것인가. 모든 사안을 임명 철회와 연계하는 것은 억지”라며 “‘국회는 민생을 챙기고 장관은 장관이 할 일을 하며 일을 좀 하라’는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등이 조국 장관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참석에 반대하는 데 대해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는 안되고 대정부질문 때는 된다는 말은 모순”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으면 억지인데 정치는 억지로 해결되지 않는다. 야당의 생떼로 민생은 방치되고 병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장관 임명 철회보다 확장재정이나 규제개선, 대중소기업 상생이 우선”이라며 “일본을 이겨내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나 수입 다변화에는 한마디 없이 시작과 끝이 정권 비난이고 조국 장관 사퇴라면 그것은 정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의 ‘조국 사퇴 천만인 서명운동’에 대해서는 “분풀이 정치, 극단의 정치”라며 “적절한 견제는 약이지만 무차별 정쟁은 민생에도 독이 되고 한국당에도 독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정권이 망해야 야당이 사는 것이 아니라 민생이 살아야 야당도 산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드론 테러 경각심 일깨운 사우디 유전 사태

    세계가 드론을 이용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의 동부 아브까이끄 석유단지와 쿠라이스 유전 등 두 곳이 드론 공격으로 불바다가 됐다. 예멘의 후티반군은 “10대의 드론으로 타격에 성공했으며 앞으로 공격 대상을 늘리겠다”고 주장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대 산유국이자 미국의 최우방인 사우디의 핵심 시설이 테러단체의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니 중동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이 신종 테러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세계경제가 침체 국면에 있는 터라 각국은 원유 가격 폭등 등으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에서 가장 많이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파장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드론 침공을 심심찮게 겪어 온 우리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1급 국가보안시설인 고리원전 일대에서 미확인 드론 소동이 빚어진 것을 비롯해 2014년부터 서해 백령도, 파주 상공 등지에서 드론이 발견됐다. 2017년엔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기지를 촬영한 북한의 드론이 발견되기도 했다. 탈북단체는 북한이 핵무기 탑재용 드론까지 개발했다고 공포를 부추긴다. 확인된 바가 없더라도 경계는 강화해야 한다. 정부와 군은 5년 전부터 드론 테러를 방어하는 탐지 레이더를 청와대 등 핵심 방어시설에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드론봇전투단을 출범시켜 테러 및 전시 상황 등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드론과 각종 공격용 무기가 계속 소형화ㆍ첨단화되고 있는 만큼 첨단 레이더와 요격 시스템 구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우리 자체의 기술력과 군사력으로 예방과 억지가 가능할 수준의 능력을 신속히 갖춰야 할 것이다. 유비무환의 자세가 테러를 막을 수 있다.
  • 실력 대신 이름값만 우려먹은 ‘아육대’

    실력 대신 이름값만 우려먹은 ‘아육대’

    대표적인 ‘명절 예능’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일명 ‘아육대’)가 지난 추석특집 방송으로 10주년을 맞았다. 2010년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아이돌들이 숨겨진 운동 실력, 끼, 매력을 발산하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되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때 출연자들의 부상, 선정성 논란 등으로 폐지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지만, ‘믿고 보는’ 아이돌이라는 흥행 요소에 전 연령대를 TV 앞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생활체육 등이 더해져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대중문화 담당 기자는 명절이 아이돌을 소비하는 방식 중 가장 대표적이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육대의 명과 암, 발전 방향을 짚어 보기로 했다.●아육대 아쉬운 편집·구성… 선정성 여전 이정수 기자 아육대가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오랜만에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역시 명절 가족 예능으로는 괜찮은 포맷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석특집 아육대, 어떻게들 보셨어요? 서효인 시인 ‘명불허전’ 정신없는 편집과 구성이었어요. 프로그램 마지막 멘트까지 해 놓고 다음날 정오에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며 부록 방송을 편성했더라고요.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원래 2부작으로 기획했는데 결국 소화를 못 해 스페셜 방송까지 따로 했어요. 2부 안에 결론이 나지 않은 종목도 있었고, 승마 같은 경우엔 ‘스페셜’에만 등장하고요. 의욕이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정수 종목별로 얘기해 볼까요?서효인 역시 명절엔 씨름이죠. 아육대에서도 역시. 기술도 쓰고, 화면도 보기 좋고, 재미있었죠. 간단명료하고. 해설(이태현)의 전문가적인 면모가 가장 두드러졌고요. 김윤하 역시 씨름에 한 표. 이 종목도 은근히 부상 위험이 있는 만큼 세트 안전성이나 녹화 전 연습 때 부상 방지를 위한 교육이 더 철저하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이정수 저도 씨름. 기존 종목을 포함하면 릴레이 경주도 좋고요. 400m 릴레이는 골든차일드와 더보이즈가 맞붙은 남자 결승이 대박이었죠. 새 종목들은 어떤가요? 이번에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승마, 투구가 신설됐어요. 김윤하 투구는 여자 선수들만 참가하는 데다 모든 걸 차치하고 중년 남성 판정단 5명이 이들을 상대로 점수판을 드는 모습 자체만으로 시각적인 충격이었습니다. 2019년이잖아요. 핫팬츠 같은 유니폼도 불필요하게 선정적이었고요. 이정수 도입 취지 자체는 이해 가는 부분도 있어요. 남자 아이돌 종목에 승부차기를 넣었다면, 여자 아이돌 종목은 뭐가 좋을까 고민했을 거 같은데요. 승부차기를 똑같이 할 수도 있겠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다양한 재미를 주려고 일부러 다른 종목을 찾아봤을 수도 있겠다, 이해해 보자면 이렇겠죠. 서효인 저는 바로 그 부분을 지적하고 싶은데요. 여자축구라는 종목이 있다는 걸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김윤하 비슷한 세트를 활용해도 남자는 에어로빅, 여자는 리듬체조처럼 남녀 스포츠를 가르는 고루한 공식을 이렇게까지 고집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이정수 승마는 어떠셨어요? 같이 참여하고 즐기는 느낌이 부족했던 종목이랄까요. 김윤하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일상과 동떨어지다 보니. 서효인 e스포츠는 지상파 방송에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게임이 나올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부터 들더라고요. 이정수 e스포츠에 대한 폄하로 들릴지는 몰라도, 땀 흘려 목표를 쟁취하는 아육대 취지에 맞나 하는 생각도 들고…. 종목 자체가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시청자들이 다 함께 즐기기에는 부적합한 것 같았습니다. 서효인 그러고 보니 ‘10주년’이라고 방송 내내 언급은 하면서 딱히 10주년을 기념할 만한 포인트는 없는 것도 아쉬웠어요.●‘하던 대로 하는’ 매너리즘 곤란 이정수 옛날부터 되짚어 올라가 볼까요. ‘10주년 아육대’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을 꼽자면. 서효인 초창기에는 흥미로웠어요.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붐업’돼 육상 경기에만 한정됐죠. 그러다가 제작진이 만들어 낸 억지스러운 종목들을 하게 됐고, 하면 할수록 방송 분량도 길어지고…. 딱히 예전만큼의 재미가 느껴지질 않아요. 김윤하 확실히 시작은 신선한 면이 있었어요. 아이돌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인기나 외모에 비중이 쏠리기 마련인데, 아육대에서는 스포츠로 자웅을 겨루니까요. 음악방송이나 예능에서 주목받을 일이 거의 없는 신인 그룹들도 이 프로그램에서 잘하면 확실하게 대중에 각인될 수가 있었죠. 기존 아이돌신에 고착돼 있던 권력이나 소비 행태를 깼다는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무대에서는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이 필수인 아이돌들이 아육대에서는 똑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을 한다는 데서 오는 건강한 느낌도 좋았고요. 이정수 동감. 처음에는 인기랑 상관없이 운동 실력을 보여 주면 주목을 받았는데, 나중에는 금메달을 받아도 통편집이 되는 일이 생겨났어요. 공정성이랄지, 이런 부분에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죠. 김윤하 인기나 주목도에 따라 경기 분량이나 인터뷰 길이가 차이 난다는 원성이 높죠. 프로그램의 꽃이 육상이었다가 양궁, 볼링처럼 얼굴 클로즈업을 할 수 있는 종목들에 비중이 실리고 거기에 인지도 높은 아이돌들을 배치하면서 이런 불만이 커지기도 했고요. 서효인 저는 ‘하이라이트’ 멤버들이 축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예쁘고 잘생긴 친구들이 운동도 잘하는 걸 보는 단순한 즐거움에서 시작했는데 거기다 ‘공정한 게 뭐지’ 고민하게 되니까 심사가 복잡해지더라고요. 저는 스포츠팬이기도 한데 아쉬움이 커요. 초창기에는 100m 달리기, 경보, 허들, 높이뛰기 등 경기에서 스포츠룰을 제대로 따르려고 하는 노력이 분명히 있었는데, 경기 종목이 비틀어지면서 이런 노력들이 안 보여요. 60m 달리기 같은 건 실제 스포츠 세계에는 존재하지도 않잖아요. 김윤하 각종 육상 경기를 진지하게 하던 초창기에는 15%까지 시청률이 치솟았지만 2~3년차 이후로는 반 토막이 났어요. 방송국 입장에서는 기존에 해 오던 포맷이고 섭외 노하우가 생겼으니 인풋 대비 아웃풋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각종 논란이나 예전 같지 않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제작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가장 우려가 되는 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부상 위험이에요. 강도 높은 스케줄에 시달리는 아이돌들이 제대로 잠도 못 잔 피곤한 상태에서 경기를 하느라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쓰게 되면 위험할 수밖에 없죠. 서효인 대담하면서 반복적으로 하는 얘기 같은데 일하는 아이돌들에게도 주 52시간 노동을 적용해야 해요. 프로그램 녹화 자체에 대한 계약서나 미성년자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노동을 시킬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죠. 기획사는 못 하더라도 KBS, MBC 같은 방송사라면 그런 합의를 주도할 수 있어야죠. 이정수 촬영 시간 안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김윤하 수십 팀의 아이돌이 한날한시에 모이기 어렵다는 데서 이 프로그램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가 등장해요. 일부 종목은 따로 녹화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무리한 장시간 녹화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고요. 팬들이 응원하는 장면이 필수인데, 새벽에 시작해 자정 넘어 녹화가 끝나는 걸로 알고 있어요. 팬들 식사도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게 아니라 기획사들이 도시락을 준비한다더라고요. 그걸 왜 소속사에서 하나요. 방송사가 줘야죠. 서효인 예전에 장재근 해설위원이 나와서 육상 100m 경기 해설을 하는데 “단거리 달리기에 걸맞은 호흡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운동신경 좋은 아이돌들은 이미 (호흡을) 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아육대는 그런 아이돌들의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가 우선이에요. 명절 프로그램이 이미 인기 있는 아이돌들의 매력을 ‘착즙’하는 게 아니고, 불특정 다수가 즐기는 가운데 눈에 띄는 아이돌이 생겨나는 데 아육대의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황교안 삭발 선언에 정의당 “이왕 깎은 김에 군 입대”

    황교안 삭발 선언에 정의당 “이왕 깎은 김에 군 입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삭발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정의당이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인 한국당이 약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황 대표가 청와대에서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머털도사도 아니고 제1야당 대표가 머리털로 어떤 재주를 부리려는 건지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추석 전 (삭발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던 만큼 너무 늦은 타이밍”이라며 “분위기에 떠밀려 억지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김 부대변인은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하는 투쟁은 가진 것 하나 없는 약자들이 최후에 택하는 방법”이라며 “구성원 모두 기득권인 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약자 코스프레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부대변인은 “시간이 지나면 복구되는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가장 쉬운 방식”이라며 “정 무언가를 걸고 싶거들랑 사회적 지위나 전 재산 정도는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결기가 있다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황 대표는 담마진이라는 희귀한 병명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바 있다”며 “오늘 이왕 머리 깎은 김에 군 입대 선언이라도 해서 이미지 탈색을 시도해봄이 어떨까 싶다”고 냉소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손들어! 결혼해줄래?” 총 겨누고 프러포즈하는 러시아 남자들

    “손들어! 결혼해줄래?” 총 겨누고 프러포즈하는 러시아 남자들

    러시아 여성 아나스타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남자친구가 마중 나올 줄 알았다. 도착한 뒤 문자가 왔는데 급한 일이 생겨 못 나오고 대신 친구가 태우러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 친구의 자동차를 타고 자신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검은색으로 온통 코팅 된 미니버스가 길을 막더니 마스크에 중무장을 한 남자들이 튀어나와 자신을 끌고 갔다.다시 자동차 트렁크 앞으로 그녀를 끌고온 일행은 흰 가루가 가득 들어있는 봉지를 건넸다. 자신들이 미리 ‘심어 둔’ 것이었다. 남자들은 특수부대원 복장 일색이었고, 평복 차림의 여자 형사가 아나스타샤에게 “당신, 뭔가 금지된 물품을 공급하려는 거지”라고 물었다. 일순 아나스타샤의 얼굴이 파리해졌다. 억지 미소를 지으며 “오해하는 것 같다. 내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한 남자가 “그럼 누구 짓이냐? 장난 그만해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한동안 질문 공세가 이어졌고 앞의 남자가 봉지를 여니 뭔가 핑크빛 작은 상자가 나왔다. 그는 “이게 뭐게?”라고 물었다. 그녀가 “몰라요!” 답하자 남자가 크게 웃더니 무릎 한쪽을 꿇고 마스크를 벗은 뒤 외쳤다. “나랑 결혼해줄래!” 남자친구 세르게이 로드킨(36)이었다. 실제 결혼 승락을 받은 것까지 진짜였다. 하지만 그는 요즈음 러시아에서 ‘뜨는’ 직업인 “극한 프러포즈” 서비스 ‘스페스나츠(특별작전)’ 쇼 기획자다. 다른 일행은 그의 회사 직원들이었다. 끝만 좋으면 모든 게 좋다고? 물론 수락한 아나스타샤는 “어떻게 이런 일에 화를 내겠느냐?”고 되물었다.극한 프러포즈는 30분 정도에 사진 촬영까지 곁들이면 700 루블(약 1만 7200원), 가짜 보안요원이 더 많이 동원되면 6만 루블(약 109만 5600원)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세르게이는 이번 장난에 3만 루블(약 54만 7800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애초 이번에는 진짜 요원들을 동원할 생각이었다.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에게 부탁했다가 퇴짜를 맞았는데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사람들은 극단까지 치달아 뭔가를 박살낼 수도 있다. 정말 무서워질 수 있다!” 2010년 친구의 프러포즈를 위해 쇼를 꾸며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갈수록 덩치가 커져 다음해에는 아예 돈을 받고 쇼를 꾸미기 시작했다. 극한 프러포즈를 처음 한 것은 2014년이었다. 이듬해부터 러시아 전역에 프랜차이즈 점포가 세워지기 시작해 지금은 14곳이 됐고 경쟁 프랜차이즈도 생겼다. 사실 공권력을 사칭해 이런 돈벌이를 하는데도 아무런 제지가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물론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만은 아니다. 펜자 출신 알렉산더는 약혼녀가 이런 충격적인 프러포즈에 놀라 심장마비를 일으킬 뻔했다며 원망을 잔뜩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랴잔 출신 율리아는 남편이 서른살 생일을 맞아 이런 장난을 꾸미자 화가 나 욕지거리를 퍼붓고 부케 꽃으로 남편 얼굴을 후려 갈겼다. 실제로 BBC가 이 회사가 자랑하는 동영상을 살폈더니 수갑을 채우기도 하고, 얼굴을 길바닥에 짓이기고, 집안을 뒤지거나 차 보넷에 몸을 부딪치게 하는 등 완력을 행사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상황을 오해한 이들이 뛰어들어 엉뚱한 사건으로 비화할 소지도 있어 우려된다. 어린이들의 생일 잔치에까지 뛰어들어 “손 들어, 꼼짝 마!”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자신의 모스크바 본사에서는 지난 5년 동안 단 한 사례만 프러포즈를 거절할 정도로 프러포즈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랑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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