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억압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 20년간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 2030 목표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 개화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 푸틴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751
  • 결별 통보 연인 찾아가 입맞춤 했다가는

    결별 통보 연인 찾아가 입맞춤 했다가는

    대법 “저지 안했어도 그 자체로 추행”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찾아가 억지로 포옹하고 입맞춘 것은 강제추행이라는 대법원이 판단했다.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부산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8월 초 자신과 헤어진 B씨와 술자리를 함께 한 뒤 바래다주다가 B씨 집앞에서 강제로 껴안고 키스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를 빨리 보내기 위해 저항하지 않고 A씨의 어깨를 토닥이는 등 달래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집으로 돌아가려다 B씨의 새 남자친구 C씨와 마주쳐 시비가 붙었고 코뼈가 부러지는 폭행을 당했다. A씨는 ‘합의해달라’는 B씨의 부탁을 거절하고 C씨를 고소했고, 이에 B씨는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맞고소했다. 1·2심은 ”피해자가 특별한 저항을 하지 않았고, 고소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사건 당시 항거하기 곤란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자를 끌어안고 얼굴에 키스한 행위는 그 자체로 추행행위로 인정된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강제추행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 의사를 억압할 정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덧붙엿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하나의 중국’ 압력에… 대만 국가 표기 빼는 항공사들

    25일까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별도의 국가로 표기한 예약 홈페이지를 수정하란 요구를 받은 외국 항공사들이 대부분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민항국은 지난달 25일 공문을 보내 한 달 안에 대만·홍콩·마카오가 중국과 별개의 나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을 삭제하라고 요구했으며 공문을 받은 36개 항공사 가운데 20곳 이상이 홈페이지를 수정했다. 에어 캐나다, 브리티시 에어웨이, 루프트한자, 핀에어, 가루다, 세부 퍼시픽 등은 모두 홈페이지 예약 메뉴에서 대만 뒤에 다시 중국을 표기하는 방식으로 수정했다. 대한항공도 25일까지 홈페이지 예약 메뉴의 수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달 초 중국 민항국의 요구를 수용해 중국 대륙의 일부로 대만을 표기하는 방식으로 수정했던 아시아나는 대만 정부의 항의에 재수정에 나선다. 이번에는 별도로 국가를 표기하지 않고 아시아란 대분류 속에 도시만 표기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중국 민항국은 대만 표기를 수정하지 않으면 신용관리시험법에 따라 리스트에 올려 대응 조치하거나 홈페이지를 폐쇄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지난 1월 자사 회원들에게 보낸 설문 이메일에서 티베트와 대만, 홍콩, 마카오를 국가로 표기한 메리어트호텔은 국가여유국으로부터 소환 조사 및 교육인 ‘웨탄’(約談)을 받은 뒤 세 차례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담당 직원 정직 처분, 홈페이지 일주일 폐쇄 등의 조치를 감내해야 했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의 정치 목적에 따라 언론과 사업의 자유를 억압하고 협박하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하고 기업들이 중국의 비이성적 요구에 따르지 않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특권 내려놓겠다더니 ‘방탄 국회’ 연 진상 여야

    뻔뻔하고 낯 뜨거운 국회다. 여야는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사학재단 공금 횡령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이 청구된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국회의원 특권 포기’ 약속을 얼마나 쉽게 저버리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입으로만 정치혁신을 떠들어 댈 뿐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하다. 체포동의안 표결의 찬반 분포를 따져 보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 20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40여일 정쟁으로 국회를 공전시켰던 여야 의원들이다. 사법 심판대에 오르는 동료 의원을 보호하는 데는 눈물겨운 동업자 의식을 발휘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행정부의 불법한 억압으로부터 국회의원의 자주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이번처럼 불체포특권은 범죄 혐의를 받는 국회의원을 편법으로 보호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여야의 경계를 떠나 수시로 방탄국회를 열어 비리 의원을 보호한다. 여야가 표결하더라도 1948년 제헌국회 이후 벌써 15, 16번째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이참에 불체포특권을 아예 없애자는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불체포특권의 취지가 변질돼 범법 의원들의 피난처 구실을 하는 것을 더는 놔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체포동의안 투표를 무기명이 아닌 기명투표로 바꿔서 누가 반대표를 던졌는지 국민이 알게 하자는 주문도 잇따른다. 국민의 분노에 화들짝 놀란 민주당은 22일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 방식을 기명 투표로 바꾸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대로 실현될지 회의적이다. ‘방탄국회’로 비판에 직면한 국회는 추가경경예산(추경)안 통과 과정에서 여야가 한통속으로 제 밥그릇 챙겨 눈총도 받는다. 국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용·산업 위기지역 지원’을 위한 추경안 3조 8317억원을 의결했다. 심의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예산을 삭감해 6·13 지방선거 표심을 겨냥해 경로당(314억원)과 어린이집(248억원)에 공기청정기 예산 등을 끼워 넣었다. 지역이 아닌 국가 전체를 고려해야 할 국회의원의 존재에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다만 여야는 자신들의 잘못을 수정할 기회가 있다. 강원랜드 채용청탁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다. 국민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다는 사실을 여야는 기억하길 바란다.
  • 방탄소년단 인기 분석 ‘BTS-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 출간

    방탄소년단 인기 분석 ‘BTS-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 출간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인기요인을 분석한 신간 ‘BTS-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빛기둥)가 출간됐다. 방송작가 구자형이 쓴 ‘BTS-어서 와 방탄은 처음이지’는 좌절을 딛고 일어선 방탄소년단의 연습생 3년, 2013년 데뷔 이후 5년차 활동 중인 BTS와 팬덤 ‘A.R.M.Y’가 함께 해 온 절절한 사랑의 역사, 자랑스러운 승리의 기록으로 구성됐다. BTS의 세계적 인기에 대해 작가 구자형은 “아이돌의 사랑스러움과 힙합의 저항을 BTS는 동시에 끌어안았다”며 “한국의 음악문화가 철학과 진정성으로 뉴욕을 넘어서기 시작한 최초의 역사적인 사건이 BTS 신드롬”이라고 평했다. 저자 구자형은 “‘세상의 편견과 시대의 억압’이라는 총알 때문에 ‘피땀 눈물 흘리는 청춘’들을 위해 ‘기꺼이 방탄조끼’가 되고자 한 ‘BTS의 음악철학’에 깊이 공감해 집필을 시작했고, 이 시대 모든 ‘패배자들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하고자, BTS 음악 에너지 가득 담아 완성했다”고 밝혔다. 구자형 작가는 최근 ‘음악과 자유가 선택한 조용필’을 출간해 화제가 됐고,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송승환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동시 집필한 방송작가로 유명하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조선인에게 해외 여행은 ‘근대에 대한 동경’이었다

    조선인에게 해외 여행은 ‘근대에 대한 동경’이었다

    근대 조선의 여행자들/우미영 지음/역사비평사/529쪽/2만 5000원 “밤 되어 시모노세키 항에 정박하고 히로시마현에서 아침 해 바라보았지. 해군과 육군을 양성하느라 산자락 바닷가에 길을 내었고 산은 푸르게 숲이 우거졌으니 국방의 위력을 알 수 있었네.”1908년 ‘대한학회월보’에 실린 유학생 옥구생의 글 ‘동도잡시’의 일부다. 그는 당시 선진국이었던 일본에 도착해 군대와 울창한 산림을 마주하고 감탄을 금치 못한다. 강해지는 일본을 본 그는 기울어가는 조선을 돌아보며 “조국을 크게 세우고 다시금 억만세를 외쳐보리라”면서 시를 마무리한다.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한·일병탄 사이에 놓인 유학생의 일본에 관한 부러움과 조국에 대한 다짐이 이렇게 교차한다. ‘근대 조선의 여행자들’은 당시의 다양한 여행자와 그들의 여행 양상, 그리고 여기에 담긴 여행자들의 시선을 담았다. 학생, 기자, 작가, 학자, 정치인을 비롯해 일반 관광객들의 여행기는 물론 당시 문학작품과 관공서 글 등을 수록하고 분석했다. 지금은 여성 대부분이 여행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지만, 당시엔 교육받은 극소수 여성만 가능했다. 그 시대 여성들의 외국 여행은 각별할 수밖에 없었으니 이는 억압받는 여성에 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여성 운동가이자 교육자인 박인덕이 1928년 한 잡지에 기고한 ‘조선여자와 직업문제’에도 이런 모습이 드러난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시를 향해 올 때 역장마다 여역원(여성 역무원)들이 간단한 행장을 차리고 일하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어디든지 사업이란 명칭이 있는 곳에는 남녀가 같은 권리를 가지고 일을 한다. (중략) 우리 가정 같아서야 일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가정 사업에 헤매이기에 감히 다른 일은 염두에도 못 두게 되고…”라고 지적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한 수학여행에 관한 내용도 흥미롭다. 수학여행이 학교 정기 행사로 정착된 시기는 1920년쯤부터다. 일제는 1911년 제1차 조선교육령 발표 이후 실용주의를 부르짖으며 실업교육에만 치중하다 3·1운동 이후 교육정책을 달리한다. 중등교육과정에 인문교육을 시작했으며, 수학여행은 그 일환이었다. 그러나 당시 사회상 여행은 유흥으로 비칠 수 있다. 동아일보는 1926년 10월 11일자에 “조선의 경제 상태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여행 시기가 농가의 추수기와 맞물려 인력적으로 낭비”라고 지적하기도 한다.책은 1~5부까지 여행과 여행자의 유형에 따른 다양한 여행기를 수록하고 분석했다. 다만 6부에서는 중외일보사 신문기자인 이정섭을 별도로 빼내 분석했다. 중외일보사는 1920년대 국내외 변화에 맞춰 ‘세계 시찰’을 목적으로 그를 중국과 유럽에 파견했다. 일본에서는 보통선거 시행이 가시화하고, 사회주의 운동이 진전될 때였다. 중국에서는 국민당이 북벌을 전개할 무렵이었다. 당시 조선에서는 민족주의운동이 고조되는 등 역동적인 움직임이 보였다. 지금까지 시찰자 대부분이 일본 식민지 시선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반면, 그는 객관적이고 당당한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본다. 여행기에서 근대 조선의 음울한 분위기가 조금씩 벗겨지는 것도 이즈음이다. 책은 저자가 썼던 논문을 단행본으로 바꾸며 다소 딱딱하게 읽힌다. 그러나 근대 조선에서의 여행은 어땠는지 살펴보는 여정은 그 자체로 즐거운 여행임에 틀림없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서방 vs 러 대리전 격전지… “8년째 시리아인 삶만 무너졌다”

    [글로벌 인사이트] 서방 vs 러 대리전 격전지… “8년째 시리아인 삶만 무너졌다”

    지난 14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전격적으로 시리아에 토마호크 등 미사일 105발을 쏟아부으면서 시리아 내전이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으로 불붙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 등 중동 국가들까지 끼어들면서 8년째 접어든 내전의 출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국 등 서방 3국의 공습에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의기양양하하다. 친시리아인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의혹이 영국 정보기관의 ‘가짜’, ‘조작’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미국 등의 공습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실효성 없는 서방 3국의 공습으로 시리아의 독재 정권에 반발의 빌미만 주고 시리아 국민의 삶을 더욱 고달프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 이후, 시리아인들은 다음엔 뭔가라며 궁금해한다’는 기사에서 “미국 등 서방 3국의 공습이 대부분 시리아인의 삶에 어떠한 변화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의혹이 일었던 동(東)구타 두마에서는 수천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NYT는 “이는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의 참상이 서방의 일회적인 공습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방이 알아사드 정권에 책임을 물어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을 지원하는 등 도움을 줄 경우, 시리아인들의 삶은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 중동학센터 소장은 “(이번 미국의 공습은) 알아사드 정권에 벌을 내리는 게 아니라 가난한 시리아 국민을 징벌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목표가 대테러리즘과 안정화, 난민 귀환이라면 이것들은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구타 두마 출신의 반정부 활동가 오사마 쇼가리도 “미국 공습은 시리아인들의 어떤 것도, 지상에 있는 어떤 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단정했다.●美·이스라엘·사우디 VS 러·이란·터키 시리아 내전의 본질은 중동의 패권 경쟁이라고 전쟁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대 러시아·이란의 전통적인 중동 패권 경쟁이 시리아에서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2014년 시리아 내 극단주의 테러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낸다는 명분으로 시리아에 군 병력을 파견했다. 알아사드 정권의 반대편인 반정부군을 지원하며 시리아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차지했다. 이에 소련 시절인 1979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실패 이후 좀처럼 중동 지역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러시아가 IS 격퇴전과 시리아 내전을 빌미로 다시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 찾기에 나섰다. 러시아는 2015년 시리아에 군 병력을 파견하기로 전격 결정한다. 이후 미국과 달리 알아사드 정권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시리아 내전 초반만 해도 알아사드 정권의 정부군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터키, 수니파 국가 연합군이 지원하던 반군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그러던 중 러시아가 2015년 9월 대테러전 명목으로 이란과 함께 알아사드 정권을 도우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파죽지세로 반군을 제압해 나갔고,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마지막 반군 거점인 동구타까지 사실상 탈환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7월 시리아 흐메이민 공군기지를 앞으로 49년간 더 쓰기로 시리아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에는 타르투스 해군기지에 전함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EU 국가와 언제든 맞서 싸울 수 있는 전초기지를 마련한 셈이다. 또 미국의 방치 속에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이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손잡고 영향력을 키워 나가자, 시아파의 반대인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가 다급해졌다. 이에 사우디는 미국을 사이에 두고 어색한 동거를 했던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고 경제협력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오만 등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이집트의 경제 지원에 나서는 등 ‘세’를 불리고 있다. 반면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YPG)를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이란과 부쩍 가까워졌다. 터키는 미국이 지원하는 YPG가 대테러전에서 성과를 내며 시리아 북부 일대에 세력권을 형성하자 뒤늦게 시리아 내전을 해결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터키가 반대편으로 건너가면서 러시아·이란·터키라는 새로운 삼각축이 생겼다. 이는 기존 미국·사우디·이스라엘 삼각축과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美, 시리아서 영향력 되찾기 어려울 듯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IS 격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수개월 내로 철군하겠다’고 말했다. 알아사드 정권이 퇴진한 이후 새로 수립될 민주정부에는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히는 등 시리아 내전에서 발을 뺄 것이란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EU는 시리아를 발판으로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이 점점 막강해지는 러시아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따라서 이번 미·영·프의 공습은 미국과 EU가 지난 2~3년간 급속도로 약화된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되찾고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이번 공습에도 미국이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되찾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 때문이다. 지난 15일 CBS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책임으로 러시아를 독자 제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헤일리 대사의 발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되지 않은 러시아 제재가 공식화됐다’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백악관은 러시아 제재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뒤로 물러섰다. 또 ‘이란보다 러시아가 더 위협’이라며 강하게 맞서 싸울 것을 주장한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 3월 22일 전격 경질됐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백악관 보좌진들의 우려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러브콜’을 거두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시리아에서의 영향력 되찾기나 러시아 견제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고 전망했다. 35만명이 목숨을 잃은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의 영향을 받아 2011년 3월 15일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아랍의 봄은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진행된 민주화 시위를 말한다. 197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과 2000년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그의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40년 넘게 시리아를 억압적으로 다스렸다. 시리아인들은 이들의 독재와 세습 행위에 반발해 ‘바샤르는 대통령에서 물러나라’며 2011년 3월 15일 대규모 시위를 시작했다. 하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은 퇴진을 거부한 뒤 시위대를 난폭하게 진압했다. 국민은 분노했고, 이는 내전으로 이어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금지한 화학무기를 자국민에게 서슴지 않고 사용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졌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유엔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시리아 내전에서 260건 이상의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했다. 알아사드 정부는 2013년 8월 수도 다마스쿠스의 동부 외곽 지역인 동구타와 자말카 아인 타르마 마을을 화학무기로 공격했다. 당시 유엔 조사단은 사린가스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그해 9월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폐기하기로 합의했으나, 시리아 정부는 이듬해인 2014년 4월 또다시 독가스 공격을 개시했다. 시리아 정부는 2015년 5월에도 반군이 장악한 사르민 마을에 화학무기 폭탄을 투하했고, 2016년 9월에도 염소가스가 담긴 폭탄으로 공격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칸 셰이쿤 지역에서 사린가스를 이용한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지역 주민 80명 이상이 숨졌다. 이때도 유엔은 배후로 시리아 정부군을 지목했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시리아의 국민을 희생양으로 삼으면 안 된다”면서 “하루빨리 독재정권인 알아사드 정권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시리아가 정상적인 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을/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을/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익숙한 것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익숙하다는 것은 그만큼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익숙함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아니 오랜 세월 반복과 답습으로 굳어진다. 부도덕하고 불공정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조차 좀처럼 깨지지 않고 이어지는 이유다. 관행이라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전통적 미덕과 가치를 존중하고, 공동체의 선을 지키는 아름다운 ‘문화’가 된 것도 있다. 어쩌면 관행이야말로 경험과 지혜를 중시하는 보수의 산물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통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관행은 낡고 억압적이고 차별적이다.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힘의 논리와 사적 이익 논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강요되고 정당화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 관행을 따르지 않은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다산 정약용도 백성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읍례(邑例)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아전들의 탐학한 악행을 신랄히 비판했다.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다. 대기업이 갑질을 하고, 공직사회는 전관예우로 선배에게 자리와 이권을 챙겨 주고, 병원은 아이들의 생명에 아랑곳없이 이익을 위해 주사제를 마구 나눠 썼다. 권력층의 온갖 편법과 부정, 온갖 취업 특혜, 그림의 대작이나 논문 대필과 표절, 정치권과 언론계에 만연했던 스폰서 제공 외유성 출장,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도 ‘관행’이란 핑계를 대 왔다. 그것으로 나라와 국민이 얼마나 신음해 왔는지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법을 보완하기는커녕 법을 무시하고 뛰어넘으면서까지 강자의 이익과 기득권을 합리화하는 이런 관행은 건전한 규범도, 상식도, 문화도 아니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우리 사회를 도덕 불감증과 부정과 비리로 빠져들게 하는 악습일 뿐이다. 관행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누구보다 과감한 개혁을 주창한 한비자(韓非子)도 옛것을 바꾸기란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익을 보고 편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소리만 높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만 바뀌고, 잠시 숨죽이고 있을 뿐 내 편만을 챙기는 관행은 더욱 은밀하고 강력하게 그 생명을 이어 가는 모습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목격했다. 한비자는 옛것을 바꾸지 않는 것은 “혼란의 흔적을 답습하는 것”으로 통치의 실패라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고치고 말고는 오로지 옛날 것(관행)이 옳은지, 그른지만으로 판단해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사로운 의리나 욕심, 편견이 개입하면 관행은 더욱 굳어진다. “지금까지 그렇게 했는데 왜 지금은 안 되느냐, 너는 해 놓고 내가 하니까 안 된다고 하느냐”는 형평의 논리도 비겁하다. 나쁜 관행을 용인하는 또 하나의 ‘나쁜 관행’을 만들 뿐이다. 사의를 표명하고 대통령의 사표 수리로 매듭을 지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보인 태도가 그렇다. 야당의 정치 공세에 밀려서가 아니라, 위법성에 따른 결정이란 모양새를 취했다고 공정성과 객관성을 얻은 것도 아니다. 반대로 권한과 책임 회피란 인상만 남겼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중요한 믿음 하나를 잃었다. 관행 타파다. 능력과 자질보다는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에 참여연대까지 결합한 ‘자기 식구 챙기기’에 매달린 인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능력 있는 인재를 삼고초려라도 해서 쓰는 탕평인사가 바로 이런 것이라면 할 말이 없다. 다만 그것을 위해 우리 사회의 갖가지 나쁜 관행들까지 그대로 두거나 오히려 정당화하면서 개혁과 적폐청산을 내세우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김 원장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을 두고 “국회의 관행이었다면 야당의 비판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한 대통령 말이 마음에 걸리는 이유다. 불과 1년 전 취임식의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는 다짐을 벌써 잊은 것인가. 눈에 보이는 비리와 부정, 위법은 쉽게 바로잡을 수 있고 효과도 금방 나타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너무나 당연하게 답습해 자연스럽고 견고해진 관행은 좀처럼 깨기 어렵다. 그것으로 편안함과 이익을 누려온 기득권의 저항과 유혹도 만만찮다. 나부터 아픔을 각오하고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익숙한 것들과의 과감한 결별. ‘적폐청산’의 시작이자 공정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 [커버스토리] 명예로운 감빵생활

    [커버스토리] 명예로운 감빵생활

    억압·폐쇄적 ‘간수’ 이미지에 공시생 외면… 수용자 폭행? 되레 맞거나 고발당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 정당한 평가 해주길 “교정·교화 업무는 어렵고 힘든 과정이지만 사회 구성원 중 누군가는 꼭 수행해야 하는 일이지요.” 정진우(안양교도소 총무과) 교감은 “국내 1만 6000여명의 교정공무원은 경찰·소방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업무의 경중과 가치의 차이가 없는, 국가의 근간을 유지하는 직렬”이라면서 “충분히 인정받을 자격과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무부 직무 분석에 따르면 교정직 공무원 대부분은 ‘교정 업무가 사회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유능한 인재 끌어오려면 교정행정 개선돼야 교정직 공무원은 공시생 사이에서 비인기 종목으로 꼽힌다. 지난 2월 23일 마감한 인사혁신처의 2018년 국가공무원 9급 공개채용시험 원서 접수 결과 교정직 경쟁률은 507명(남자) 모집에 1만 839명이 지원, 21.4대1로 나타났다. 행정직(전국)이 232명 선발에 3만 7543명이 지원, 161.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9급 공채 전체 경쟁률인 41대1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지난 10년간 교정직 지원자 수는 2009년 5215명에서 올해까지 2배 넘게 꾸준히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유능한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교정행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잠재적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교정직 공무원은 정당하지 못한 사회의 평가, 수용자의 고소·고발 및 진정, 열악한 근무환경, 교정사고 발생 두려움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일이 많다.우선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편견은 교도관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을 괴롭히던 일본인 ‘간수’에 대한 인식이 해방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일반인의 교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폐쇄적인 교정행정이 부정적 인식을 심화하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형사정책연구원의 ‘교정행정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1%가 ‘가장 잘 모르는 공무원’으로 교정직 공무원을 꼽았다. 이정용 법무부 교정기획과 사무관은 “경찰과 달리 교정행정 특성상 국민이 변화된 모습을 잘 모른다”면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교정업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지 형 집행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진정 폭탄·자살 등 교정사고도 트라우마 또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 속 교정직 공무원의 모습이 과장·왜곡되는 일도 문제다. 정 교감은 “폭력, 폭언을 일삼으며 수용자를 억압하는 교도관이 많이 나오는데 수용자의 고소·고발, 진정이 잇따르고 있어 교도관의 구타나 욕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드라마를 본 가족이나 친구가 ‘실제로 진짜 그러냐’라고 물어올 땐 서글프고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2017년 교정통계연보의 ‘교정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수용자의 직원(교도관) 폭행은 256건인 반면 교도관의 수용자 폭행은 3건(법무부 자료)에 불과했다. 교도관이 수용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얘기다. 이뿐 아니라 수용자의 고소·고발, 진정, 청원에 따른 교도관의 심리적 부담도 크다. 이로 인해 정당한 업무 집행조차 위축될 수 있다. 최근 5년간 수용자의 고소·고발은 3371건, 인권위원회 진정은 1만 9103건에 이른다. 피소되면 사건 조사를 위해 교도관은 잘못이 있든 없든 검찰의 수사나 인권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야 하고 진술서를 작성해야 한다. 정 교감은 “수용자가 수용생활 편의 등 부정한 목적으로 이를 남발해도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어 교도관의 좌절감과 무력감이 심하다”고 말했다. 대량의 정보공개 청구도 교도관을 괴롭힌다. 수용자가 법무부에 요청한 최근 5년간 정보공개 청구는 무려 10만 2000여건에 달한다. 안양교도소 보안과에서 정보공개를 담당하는 김윤수(고충처리팀) 교위는 “부당한 요구 사항을 관철하려고 필요하지도 않은 정보를 대량, 반복적으로 청구해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교도소 22곳 30년 넘고 수용자 과밀화도 부담 교정사고에 대한 두려움은 교도관의 심리적 부담감을 증가시킨다. 최근 5년간 복역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교정사고 중 자살은 26건, 폭행치사와 폭행치상은 2104건에 이른다. ‘수용 인원 과밀화’와 ‘노후된 교정시설’도 교도관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 ‘교정시설 과밀수용 현상과 대책’에 따르면 교도소 내 보안과 질서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과밀 수용으로 교도관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교정기관의 일일 평균 수용 인원은 5만 7655명(2017년 8월 말 기준)으로 적정 수용 정원을 20.6%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2개 교정시설 정원은 4만 7820명으로 수용자 1인을 수용할 수 있는 기준 면적에 따라 산출된 거실별 수용 인원을 합산한 수치다. 2016년 12월 헌법재판소는 이런 과밀수용 행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장 오래된 안양교도소를 비롯해 대전·대구·원주 등 8개 교정시설에 대한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국 52개 교정시설 중 22곳이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시설이다.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노후된 안양교도소에 비해 남부교도소 등 현대화된 교정시설은 처우가 개선돼 수용자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징벌 횟수가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부제로 근무 일부 개선… 인원 부족은 여전 열악했던 근무 형태는 4부제 시행 이후 어느 정도 개선됐다는 평이다. 기존 3부제(주근-야근-비번)는 3일 주기로 1년 내내 야간근무가 이어져 긴장감과 피로감이 매우 높았다.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교정본부는 2014년부터 전국 모든 교정시설의 근무 형태를 4부제로 전환했다. 주간근무-야간근무-비번-윤번(격주근무)의 4일 주기로 순환하는 이 제도는 8일에 한 번꼴로 48시간을 쉴 수 있다. 교정시설에 따라 근무 여건이 달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3부제에 비해 대체로 할 만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교정본부에 따르면 근무 인원 부족으로 전체 윤번 휴무자 중 40%(2017년 기준)가 출근하고 있다. 한범석(안양교도소 보안 2과) 교위는 “윤번휴무만 잘 지켜진다면 근무할 만하다” 그럼에도 “근무시간이 많고, 일근 직원은 야근 지원이나 수용자 입원 시 계호(戒護·경계하여 지킴) 등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고, 출정과 직원은 검찰조사가 길어지면 늦은 밤이 돼야 퇴근하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덧붙였다. 윤옥경 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는 “교정 현안을 해결하려면 교정본부가 독립적으로 정책을 기획하고 예산과 인력 수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는 형의 집행과 교정·교화라는 두 개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력이 될 수 있고. 교정직 공무원의 사기를 진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아마데우스’ 포르만 감독 별세

    ‘아마데우스’ 포르만 감독 별세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아마데우스’ 등을 연출한 밀로시 포르만 감독이 별세했다. 86세.AFP 통신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포르만 감독이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고 보도했다.1960년대 ‘체코 뉴웨이브’를 이끈 대표적 감독으로 꼽히는 포르만은 미국 영화계에서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거장으로 추앙받았다. 2013년에는 영화계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감독 조합 공로상을 받았다. 1932년 체코에서 태어난 감독은 1940년대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프라하대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초기작인 ‘블랙 피터’와 ‘금발머리 소녀의 사랑’은 1960년대 체코의 우울한 사회상을 담고 있다. 1971년 작인 ‘탈의’는 다수의 평론가에게 좋은 평가를 얻으며 그해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자유를 제한하는 정신병원을 통해서 억압적인 체제를 비판한 1975년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그를 전 세계적인 유명 감독 반열에 올려놨다. 주인공 맥머피 역을 맡은 잭 니컬슨의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이 작품은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5개 부문을 수상했다. 1984년 연출한 ‘아마데우스’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우린 장난감이 아냐”···반나체로 미투에 나선 여배우의 절규

    “우린 장난감이 아냐”···반나체로 미투에 나선 여배우의 절규

    카스트 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차별이 극심한 인도에서 한 여성 영화배(34)우가 반나체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스리 레디라는 발리우드 배우가 ‘토플리스’(topless·상의탈의)’로 미투한 사연을 소개했다.NYT에 따르면 레디는 지난 7일 인도 중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현지 영화위원회 사무실 인근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레디는 사무실로 걸어가다가 카메라 앞에서 상의를 모두 벗었다. 그러면서 손으로 가슴을 가린 채 “우리가 여성인가 아니면 갖고 놀 장난감인가”라고 절규했다. 곧이어 레디는 경찰에 의해 끌려갔다. 공공장소에서 심하게 노출한 혐의였다. 관련 영상과 사진은 인터넷으로 빠르게 퍼졌다. 그간 성적으로 억압받던 인도 여성 등은 레디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지에 나섰다.발리우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제작하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심한 성차별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인 레디도 부당한 성적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영화 제작자가 레디에게 배역에 캐스팅되기 전에 누드 영상을 보내라고 한 것.이에 레디는 요청에 따랐지만 관련 영상은 돌려받지 못했다.이와 관련해 인도 사회학자 디파 나라얀은 “레디와 함께할 여성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투명인간’처럼 집안일 하는 흑인 풍자…감정노동 일그러지는 승무원들의 고통

    ‘투명인간’처럼 집안일 하는 흑인 풍자…감정노동 일그러지는 승무원들의 고통

    #1. 얼굴은 피부색보다 더 새카맣게 칠하고 벽지와 같은 무늬의 옷으로 ‘투명인간’을 자처한 흑인 여성. 다리미와 칼, 믹서기, 걸레 등을 들고 집안일에 여념이 없다. 철수세미로 만든 부풀린 가발로 흑인의 특징을 우스꽝스럽게 과장하고 제목에도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를 그대로 갖다 붙여 관객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인종을 억압하는 권력구조를 곧바로 찌르면서도 여성의 가사노동이 ‘투명인간’처럼 조작되고 숨겨져 왔음을 풍자한다. 콜롬비아 작가 릴리아나 앙굴로의 작품 ‘유토픽 니그로’(유토피아적인 흑인)이다.#2. 흠결 하나 없이 단정하게 유니폼을 차려입은 여성 승무원이 물건을 보관하는 캐비닛 안에 갇혀 있다. 양손엔 손님에게 내갈 오렌지 주스를 든 채다. 비좁은 캐비닛 안에서 2분 30초가량 옴짝달싹할 수 없이 갇힌 여성의 얼굴은 점차 일그러지고 몸도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고통스러워하는 그를 직시하는 영상이 흐르는 동안 ‘감정노동’의 고충을 털어놓는 승무원의 목소리가 함께 흘러나온다. 미용사,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등 다양한 서비스업 여성 노동자들의 인터뷰와 각 직업의 직장 환경을 퍼포먼스로 풀어낸 영상 작품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의 한 장면이다. 사회의 권력구조와 차별 속에서 숨겨진 여성의 노동을 현대미술이 드러냈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여성의 노동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을 풀어낸 ‘히든 워커스’전이 6월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 코리아나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미국, 스페인, 이스라엘 등 국내외 작가 11명이 관찰자이자 기록자, 노동의 당사자이자, 개입자로 여성의 노동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담아냈다. 특히 미국 작가 미얼 래더맨 유켈레스의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다. 그는 1969년 ‘메인터넌스 예술을 위한 선언문 1969!’으로 퍼포먼스와 여성주의 미술사에 큰 터닝포인트를 가져온 작가로 유명하다. 당시 결혼과 출산 직후 매일 매달려야 하는 가사노동과 육아로 예술활동을 도저히 할 수 없는 뼈아픈 경험을 했던 그는 이 선언문을 통해 ‘가사노동이 곧 예술활동’임을 선언했다. 전시장에 나온 그의 작품 ‘하트포트 워시: 닦기/자국/메인터넌스’(1973)는 작가가 실제로 미술관 실내와 실외 바닥을 걸레질하는 퍼포먼스로, 사적 영역에 머물렀던 여성의 노동을 공적 영역인 미술관에서 처음 드러낸 작품이다. 국내 작가 김정은과 임윤경은 각각 유학을 하며 손톱관리사와 아이돌보미로 일한 자전적 경험을 예술가 특유의 깊이 있고 섬세한 시선으로 작품에 담아냈다. 관람료는 성인 4000원, 학생 3000원. (02)547-917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울광장] 국회의 총리 선출이라니/문소영 부국장 겸 정치부장

    [서울광장] 국회의 총리 선출이라니/문소영 부국장 겸 정치부장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겠다, 국회의원들에게 맡기지 않겠다, 이런 소박하지만 절박한 희망이 ‘87년 체제’라는 6공화국 헌법을 만들었다. ‘체육관 대통령’이라던 간선제를 국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 대통령으로 바꾼 것이다. 1987년 6월 거리의 구호는 ‘직선제로 정권교체’였지만 진보의 분열로 실패했다. 야당은 충격이었다. 그래도 시민들 다수는 괜찮았다.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었으니까. 6공화국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 외에도 유신헌법과 5공화국 헌법으로 억압하던 시민적 권리와 천부인권적 기본권을 대폭 강화했다. 위헌적 법률을 잡아내는 헌법재판소가 출범한 것도 6공화국 헌법이다. 이 6공화국 헌법을 바꾸자는 논의는 김대중(DJ) 전 대통령 때였다. 같은 헌법이 적용됐는데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과 달리 유독 DJ를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당시 이원집정부제 개헌 등이 주로 거론됐다. 국민이 대통령제를 선호하니, 프랑스식 대통령제로 바꿔서 대통령은 외치 문제를, 총리는 내치를 담당하게 하자는 것이다. 프랑스식 대통령제를 도입하려면 총리와 내각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대통령은 국회해산권을 가져야 한다. 우리 헌법도 5공화국 헌법에까지는 대통령의 권한이었다. 하지만 한국인은 국회해산권 재도입에 대한 공포가 있다. 사연이 많다. 우리 헌정사에서 국회 해산은 4차례지만, 자발적인 해산은 4ㆍ19 혁명 직후에 딱 한 번뿐이다. 나머지 3번은 5ㆍ16 군사 쿠데타에 의한 국회 해산, 1972년 유신개헌을 위한 국회 해산, 1980년 10월 전두환 정권의 서막을 연 국회 해산 등 모두 위헌적 행위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왕적’이라 비판하진 않았지만, 개헌 문제가 떠올랐다. 계기는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였다. 당시 국회는 노 대통령이 공직자선거법을 위반했다며 탄핵소추했다. 최근 검찰에 의해 밝혀지는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등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을 고려할 때, 노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입법부가 오히려 ‘제왕적 국회’라 불릴 만하다고 생각한다. 국회의 탄핵소추로 노 대통령의 대통령직은 정지됐고, 당시 고건 총리가 대통령직을 맡았다. 이에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다. 대통령 유고 시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총리가 대통령직을 인수하는 것이 과연 헌법 1조 2항의 주권재민 철학에 맞느냐는 것이다. 개헌으로 6공화국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를 걷어 내자고 했다. 대통령제를 유지하고 미국처럼 부통령제를 도입해 정ㆍ부통령 러닝메이트로 4년 연임제로 개헌하자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가 영남 출신이면, 부통령은 호남 출신으로 지역 균형을 맞추고, 5년 단임제의 단점도 보강하자고 했다. 2018년에 그런 논의는 사라졌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려면 국회 선출의 총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이원집정부제이자 변형된 내각제다. 국회의원은 의원내각제를 선호한다. 김대중·김영삼·김종필 등처럼 ‘대통령감’으로 라벨이 붙지 않은 국회의원은 십여 명만 뭉치면 표 대결에서 캐스팅보터로 큰 힘을 발휘하고, 정권을 못 잡아도 여소야대라면 연합정부 형태로 권력을 나눠 가질 수도 있으며, 장·차관으로 입각해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대통령제를 선호한다. 최근 한 방송사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찬성이 49.2%, 5년 단임제가 21.1%이다. 즉 대통령제 찬성률이 70.3%이다. 자유한국당 개헌안인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는 이원집정부제는 12.9%에 불과하다. 내각제 찬성률은 8.2%이다. 국회의 총리 추천이나 선출은 57%가 반대했다. 국회가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대의하는 기관이라면, 대통령제에 찬성하는 이런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국회의 총리 선출이라는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입장을 내려놓는 게 바람직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소야대로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한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에서 부결될 것으로 본다. 국회는 제왕적 대통령이 내놓은 개헌안을 부결하는 권능을 보여 줄 것이다. 현행 헌법에서 대통령을 두 번이나 탄핵한 대한민국의 국회가 아닌가. symun@seoul.co.kr
  • 박근혜 1심서 징역 24년, 전두환·노태우 이어 부끄러운 역사

    박근혜 1심서 징역 24년, 전두환·노태우 이어 부끄러운 역사

    박근혜 전 대통령이 6일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4년의 중형을 받으면서 22년 전 전두환·노태우 두 전 대통령에 이어 또 한 번 부끄러운 역사를 기록했다.박 전 대통령은 과거 두 전직 대통령들과는 범죄혐의 내용이 다르지만 그들에 못지않은 중형을 받음으로써 일단 국정에 큰 혼란을 야기한 데 따른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재직 당시의 비자금 뇌물수수, 12·12 사태 및 5·18 사건으로 퇴임 이후인 1995년∼1996년 순차적으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섰던 곳과 같은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올 때 단 한 번도 수의를 입지 않았지만, 두 전직 대통령은 늘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등장했다.법정에 나가는 미결 수용자에게 사복이 허용되지 않던 시절이다. 두 사람에 대한 1심 심리는 1996년 8월 5일 결심 공판을 끝으로 약 8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12·12 및 5·18 특별수사본부’는 반란 및 내란 수괴,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10개 죄목으로 기소한 전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9개 죄목으로 기소된 노 전 대통령에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다시는 이 땅에서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뇌물수수로 국가 경제를 부패시키는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구호 아래 과거 정권의 정통성을 심판하고 있으나 현실의 권력이 아무리 막강해도 역사를 자의로 정리하고 재단할 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노 전 대통령도 “역사는 평가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심판의 대상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구속 기간 연장 결정에 반발해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한 모습과 유사점이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법은 두 전직 대통령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두 전직 대통령의 1심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는 같은 달 26일 전 전 대통령에게 검찰 구형량인 사형을, 노 전 대통령에겐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했다.전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형량은 법정 최고형이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 역시 당시 법에 정해진 유기징역 최대 형량이었다. 재판부는 특히 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비록 재직 중 경제 안정에 기여하고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례를 남겼다 해도 헌법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기업 대표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챙겼다”며 사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해 12월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감형받았다. 이 형량은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고, 그해 말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두 사람은 구속 2년 만에 석방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튜브 여성 총격범은 왜 총을 쐈나

    유튜브 여성 총격범은 왜 총을 쐈나

    남자친구 겨냥 vs 유튜브에 불만경찰 “총격범, 부상자 3명과 알던 사이 아냐” 유튜브 본사에서 3일 오후(현지시간) 권총을 쏴 3명을 다치게 한 여성 용의자의 범행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자친구를 겨냥했다는 설과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대한 강한 불만 때문이라는 설이 엇갈리는 가운데 현지 경찰은 총격범이 특정 인물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브루노의 유튜브 본사 건물에서 직원 3명에 총상을 입힌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 용의자는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이고 인근에 거주하는 나심 아그담(39)으로 확인됐다. 사건 직후 지역 방송사인 KRON4와 미 CBS뉴스 등 다수 언론매체는 “이 여성이 남자친구를 향해 총을 쐈다”고 전했다. 크게 다친 남성 피해자가 총격범의 남자친구로 보인다는 것이다. CNN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총격범이 피해자 중 최소 1명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지역 언론 머큐리뉴스도 아그담이 남자친구를 겨냥했을 가능성을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샌 브루노 경찰은 총격범이 부상을 입은 사람을 특별히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아그담이 부상자 가운데 알고 있던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수사당국은 아그담이 온라인에서 나심 사브즈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며 유튜브와 오랜 갈등을 겪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채식주의 활동가이자 동물 애호가를 자처하는 아그담은 다수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채식 요리법과 운동법, 동물 권리 등에 관한 영상을 많이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 측이 자신의 영상 일부를 차단하거나 광고수익을 배분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달 18일에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유튜브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을 검열하고 억압한다”는 글을 올렸다. 부친인 이스마일 아그담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은 유튜브에 화가 났다”며 유튜브가 딸의 영상을 필터링하고 시청 연령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딸은 어려서부터 개미 한 마리 못 죽이는 아이였다고 강조했다. 총격범이 운영한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사이트 중 한 곳에서는 자신이 이란 출신이며 영어 외에 페르시아어와 터키어로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고 주장했으나, 그가 직접 올린 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승동 KBS사장 후보자 ‘세월호 당일 노래방’ 논란

    양승동 KBS사장 후보자 ‘세월호 당일 노래방’ 논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양승동 KBS 신임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양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했다.자유한국당은 회의 시작부터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관한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재 한국당 의원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야 공방 끝에 법인카드 내역을 제출하는 대신 열람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한국당은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양 후보자의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항의를 이어갔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저녁 양 후보자가 부산 해운대 인근 노래연습장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확보해 양 후보자의 도덕성을 집중 공격했다. 양 후보자는 뒤늦게 노래연습장에 간 사실을 인정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공직 신분이 아니었던 만큼 문제 삼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강효상 의원은 양 후보자가 1985년 고려대에서 받은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베껴도 이렇게 베낄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양 후보자는 “일부 옮겨 쓴 부분은 인정하지만, 이론의 배경을 설명하는 데 활용했다”며 “당시 기준으로 (논문이) 통과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양 후보자는 또 과거 사내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피해자와 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가해자에 대해서 당시 지침에 징계 또는 징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어 그런 조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양 후보자는 “지난 10년간 KBS는 ‘정권의 나팔수’라는 비난을 들었으나 이제는 시민과 시청자에게 돌려줄 것”이라며 “KBS가 그동안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고 제작 자율성을 억압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미래의 불안이 낳은 저출산… ‘아이, 사회가 키운다’ 신뢰 줘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미래의 불안이 낳은 저출산… ‘아이, 사회가 키운다’ 신뢰 줘야”

    ‘합계출산율 1.05명’의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애초 이달 말 제3차 기본계획의 핵심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지자 계획을 급히 수정해 5월로 미뤘다. 발표만 미룬 게 아니라 내용도 전면 재수정해 ‘획기적’인 대책을 담겠다는 생각이다. 이낙연 총리도 그렇고, 김동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일·가정 양립 지원 수준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며 큰 그림을 다시 그리라는 입장이다. 앞으로 4년. 우리에게 주어진 저출산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합계출산율뿐 아니라 혼인율도 사상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사교육비는 치솟고 집값도 불안하다. 청년 일자리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저출산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김상희 부위원장을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대책을 들어 봤다.→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되고 사무처까지 뒀다. 지난해 12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위촉된 제6기 위원회 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는데 석 달이 지나도록 아무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애초 이달 말에 핵심 과제 위주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는데 합계출산율 1.05명이 발표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 정부에서 수립한 3차 기본계획을 재구조화하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면 재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교육·보육·가족형태의 다양화 등 큰 틀에서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어렵다. 종합대책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충할 수 없다.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확장된 재정 계획 그 자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꼭 필요하다. (기재부는 지난 26일 2019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발표하면서 청년 일자리 확충, 저출산·고령화 대응, 혁신성장, 안심 등에 재정을 중점 배정할 방침을 밝혔다.) →정책 재검토가 한창인 와중에 여성가족부에서 뒤늦게 저출산 정책이 여성을 출산도구화하고 있다며 전면 재수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여가부에서 주요 정책의 성별영향평가를 하게 돼 있는데 그 결과가 늦게 나와 발표하는 바람에 오해를 산 것 같다. →‘획기적’, ‘전면 재수정’이라면 어느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나.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여성 삶을 억압하지 않는 게 저출산 정책의 요체다. 아이를 낳는 게 엄청난 희생과 위험부담을 지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아이를 낳아 성인이 돼 자기 앞가림을 할 때까지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합계출산율 1.05명은 젊은이들이 불행하고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렇게 앞날이 불안한데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건 젊은이들 개인 차원에서는 합리적 선택이다. 이들의 선택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아이를 낳겠다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3차 기본계획의 목표는. -합계출산율을 1.50명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문 대통령 재임 기간에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출산율이 바닥을 치고 내년에는 적어도 반등해야 한다. 합계출산율 이외에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 여성 고용률, 청년 실업률 등 삶의 질, 취약계층의 기본생활 보장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그러려면 대략 어느 정도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고 보나. -많을수록 좋겠지만 지원 폭에 달려 있다. 최대 연 30조원까지는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일자리 창출 예산은 저출산 대책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2년 동안 130조~150조원이 투입됐다고 하는데, 연간 10조원 안팎이다. 저출산과 무관한 예산까지 그러모아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보육에 집중됐다. →그 많은 돈이 어디에서 나오나. 기재부에서 부인했지만 ‘저출산세’ 도입설이 계속 나돈다. -목적세로서 저출산세는 맞지 않다고 본다. 교육세는 거의 교육부에서 집행한다. 하지만 저출산은 영역이 전반에 걸쳐 있어 목적세로 할 수 없다. →저출산 정책은 주거·교육·보육·노동 등 관련 없는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효과도 장기적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핵심 과제가 있다면. -일·가정 양립과 촘촘한 돌봄, 경력단절 근절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남성육아휴직제 확대,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부모의 근로시간 1시간 단축, 초등 돌봄시설 확충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일·가정 양립 제도는 마련했지만 대기업과 공공부문을 제외하고는 그림의 떡이었다. 3차 기본계획에서 일·가정 양립 사각지대 해소 분야 과제 비중이 15%에 불과했고, 예산은 5%에 그쳤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필요한 재정 지원 규모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수준에 따라 2000억~3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공공부문 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중기에 추가 지원을 해야 하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고용보험도 거덜 날 판이다. →노사정위원장과 만나 일·가정 양립에 협조를 당부했는데. -노사정위원장과 두세 차례 만나 의견을 나눴다. 정부가 제도를 만들어 지원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어떤 제도든 처음 도입됐을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정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눈치 보지 말고 초등학교 입학기에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협력해 줘야 한다. 일·가정 양립에 대한 노사정 차원의 기본합의가 절대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는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교육비는 서민층에게 큰 부담이다. 교육비와 교육제도 모두 문제다. 사교육비와 관련, 고교 무상교육을 빨리 실시해야 한다. 고교 졸업 때까지 돈이 안 들어야 한다. 고교만 졸업하고 취업하는 청년이 많아야 한다. 이번 정부 안에 이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대학에 덜 가게 하면 교육비도 줄어들 수 있다. 대학 반값등록금, 국가장학금 지원에 수조원이 든다. 고교 무상교육과 특성화고에 대한 투자, 특성화고 졸업자에 대한 혜택 확대가 필요한데 재원은 국가장학금을 돌려서 투자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적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위원회가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라고 주문하면서 힘을 실어 줬다. -위상도 그렇고, 사무처도 신설했고 3선인 제가 부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대통령이 힘을 실어는 줬지만 위원회라는 조직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다. 기존의 위원회는 로드맵을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면 됐지만 지금은 컨트롤타워 기능까지 해야 한다. 정책이 잘 이행되도록 하고, 시급한 정책은 만들어 효과를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하지만 집행 부서가 아니어서 굉장히 어렵다. 결국 대통령과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부처들이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위원회는 예전과 달리 성과에만 급급해 ‘엉터리’ 정책이 포함되지 않도록 옥석을 걸러내는 역할을 깐깐하게 할 것이다. →현장을 모르는 탁상정책이라는 비판이 많다. -가능한 한 현장에 많이 가고, 사무처 직원들도 독려한다. 타운홀미팅도 하고 포럼도 열고 있다. 성급하게 진행하다 보면 체한다. 어렵게 재원을 마련해 시행해도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될지 미리 시뮬레이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kmkim@seoul.co.kr ■ 김상희 부위원장은 김상희(63) 부위원장은 3선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약사 출신으로 30대 초반부터 시민단체에서 여성·환경운동에 적극 참여해 오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비례)에 당선됐다. 이후 경기 부천 소사구에서 제19·20대 국회의원에 뽑혔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시민사회 대표로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중 청와대 의약품 구입 내역을 밝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민생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김정숙 여사는 첫날, 박 전 대통령은 내내 쓴 ‘히잡’이 뭐기에

    김정숙 여사는 첫날, 박 전 대통령은 내내 쓴 ‘히잡’이 뭐기에

    김정숙 여사, 종교시설 방문 첫날만 히잡 착용朴, 비행기에서부터 방문기간 내내 히잡 둘러히잡 논란, 여성 정치인 중동 방문때마다 존재이준석 바른미래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그랜드 모스크 방문에 히잡을 쓴 사진기사를 링크한 후 “예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방문할 때 히잡을 썼다고 여성 억압의 상징을 착용했다느니, 여성인권에 관심이 없다느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이 조용한 걸 보니 히잡도 착한 히잡과 나쁜 히잡이 있는가 보다”라며 “물론 나는 누가 써도 문제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당협위원장이 언급한 논란은 2016년 5월 박 전 대통령이 이란 방문 당시 ‘루싸리’라는 히잡을 두른 것을 두고 ‘여성 대통령이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를 흔쾌히 착용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을 말한 것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 전 대통령이 드라마 송중기 및 ‘태양의후예’ 팬인 탓에 한류체험장인 케이스타일 허브에 송중기의 입간판을 세우라고 지시하고 관련 예산을 155억이나 증액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시 히잡 착용이 ‘‘태양의 후예’에서 히잡 쓰고 나온 송혜교를 따라 한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지적도 나왔다.김정숙 여사는 24일 UAE 순방 첫 일정으로 UAE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물이자 종교시설인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면서 히잡을 착용했다. 그랜드 모스크는 4만명이 동시에 예배할 수 있는 규모로 사우디에 있는 메카, 메디나 모스크에 이어 걸프 지역에서 3번째로 큰 모스크이다. 이 곳 내부에 입장하기 위해 여자는 히잡을 쓰고 전통 복장으로 다리를 가려야 한다. 세계의 다른 유명 모스크가 그렇듯 입구에서 히잡과 전통 복장을 빌려준다. 남자의 경우는 반바지에 슬리퍼를 입어도 입장할 수 있다. 김 여사가 히잡을 착용한 것은 종교시설을 방문한 첫날이 유일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종교시설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김 여사뿐 아니라 모든 여성 수행원들이 동일하게 히잡을 착용했을 뿐 패션외교 차원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아부다비 왕세제의 모친인 파티마 여사와 오찬을 가질 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과 함께 UAE의 전통시장인 ‘수크’를 방문했을 때 모두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박 전 대통령의 경우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부터 히잡을 착용하고 공항에 등장했다. 양국관계 발전 도모와 이슬람 문화 존중 차원에서 방문 기간 내내 히잡을 썼다. 종교시설뿐만 아니라 도심 빌딩에서 열린 K-culture 전시장에도 히잡을 두르고 일정을 소화했다.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있는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들에게 외출시 반드시 히잡을 쓰고 몸을 가리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페미니스트 정부를 표방하는 스웨덴의 외교사절단도 이란방문 당시 히잡을 착용했다가 그동안의 행보와 모순된다는 이유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히잡과 관련된 논란은 여성 정치인들의 중동 방문 때마다 존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시 히잡을 쓰지 않았던 미셸 오바마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과 사우디의 여성 인권 탄압에 경종을 울리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이 엇갈렸다. 당시 사우디 왕실은 어떤 항의표시도 하지 않았다. 미셸은 2010년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는 히잡을 썼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도 사우디 방문 기간 내내 전통복장 지침을 거부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 왕자로부터 아바야(어깨부터 다리까지를 덮는 망토형 옷)를 선물받고도 쓰지 않았고 이후 아바야를 ‘억압의 상징’으로 표현했다. 반면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0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를 방문했을 때 모자를 쓰고 스카프를 둘렀다. 히잡을 썼다고 여성 인권 탄압을 지지한다고 말할 수 없다.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이란 개혁파를 대표하는 여성 부통령 마수메 에브테카르는 1998년 ‘국제 여성의 날’에 차도르를 입은 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여성 억압을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쓰지 않는 것이 분명한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반평생 이슬람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위해 싸워 2003년 이슬람권 여성으로는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에바디는 시상식장에 히잡을 벗고 나타났다. 이 역시 이란 보수진영의 큰 비판을 감수해야했다. ☞ 이준석, 히잡 쓴 김정숙 여사에게 날린 쓴소리는?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100일 #미투 특조단… “쇼 마라” 쓴소리 뚫고 실체까지 #위드유 할까

    [관가 인사이드] 100일 #미투 특조단… “쇼 마라” 쓴소리 뚫고 실체까지 #위드유 할까

    “함께 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바꿔가겠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연극인 궐기대회’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다. 성명서는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사건은 만연한 권위주의와 억압적 위계 구조의 산물”이라고 적시하며 이를 조사하고 지지하는 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성폭력 폭로 후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의 방아쇠를 당긴 건 문화예술계였다. 지난달 14일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66)씨에 대한 성폭력 고발 후 미투 운동은 폭발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흐른 지난 12일 공식 출범한 ‘문화예술계 성폭력 특별조사단’(특조단)은 관가에서 주시받는 ‘핫한’ 조직이다.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시한부 조직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도 관심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등 정부 기관 세 곳이 합작한 첫 기구라는 점에서다.특조단장은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부단장은 현완교 문체부 감사관이 맡았다. 조형석 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장 등 인권위 공무원 3명, 조현나 문체부 서기관 등 문체부 공무원 3명, 여가부 산하 서울해바라기센터가 공조한다. 특조단 직무는 문화예술계 실태 조사뿐 아니라 해바라기센터에 접수된 성폭력 고발 조사-가해자 수사 의뢰-피해자에 대한 심리·법률적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백서 발간 및 제도적 개선이 핵심이다. 특조단이 급조된 기구라는 점은 특조단 조사관들도 인정한다. 아직 공식 예산이 편제되지 않아 문체부의 예비비가 우선 투입되고, 피해자 조사실 등 사무 공간과 인력 지원도 더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사 총괄을 맡은 조형석 과장은 21일 “이전부터 구상된 게 아니라 폭발적인 미투 운동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만들어졌다”면서도 “성폭력 사건들의 공소시효 완성과 상관없이 사건 자체를 규명하고 법적·제도적 개선까지 수립하는 사후 업무까지도 포괄해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까지 특조단이 조사에 착수한 문화예술계 성폭력(성희롱·성폭행·강제추행) 사건은 12건에 달한다. 사건 접수 후 조사 여부 결정까지 신속히 이뤄진다. 특조단이 판단하는 ‘골든타임’은 만 48시간이다. 기획팀장인 조현나 서기관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특조단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신뢰 확보 차원에서 신속히 사건 조사를 결정하고 있다”며 “단 한 건도 소홀히 다루지 않을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조단에 따르면 문화예술계 성폭력은 일반 사회의 양상과는 차이가 있다. 조형석 과장은 “일반적인 성폭력은 위계 구조상 일대일로 발생하지만 문화예술계의 경우 한 명의 가해자에 피해자가 다수이고, 도제식 문화 속에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연출가 이윤택 사례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20여년 동안 17명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 캐스팅 권한을 쥔 연출가 혹은 예술감독이라는 지위와 상명하복식 지시를 받는 배우(단원)라는 ‘비대칭적 관계’에서 나오는 위력이 작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은 문화예술계 성폭력이 ‘법의 사각지대’에 존재해 온 피해라는 점이다. 조형석 과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 명확한 근로관계가 성립되지 않거나 폐쇄적인 영역 내 도제식 영향력이 작용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프리랜서이고, 위계가 모호하거나 사적 관계 속에서 보호 주체가 불분명한 점 등은 향후 법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특조단 측은 출범 후 문화예술단체들과 가진 비공개 릴레이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쇼잉하지 말라”는 당부였다고 전했다. “특조단 출범을 정부의 전형적인 전시 행정으로 보는 인사들이 많았어요. 형식적이거나 관료적으로 사건에 접근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조사를 해 달라고 요청하더군요. 특조단 활동이 종료되더라도 끝까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백서를 만들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이 공동 목표가 됐습니다.”(조형석 과장·조현나 팀장)특조단 활동 기간인 100일이 끝나도 제보된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끝까지 조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리 절차도 확정됐다. 중대 사안의 경우 사법 당국으로 수사를 이첩하지만 그보다 약한 행위도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해당 단체에 대한 감사, 가해자 징계 및 지원 배제 등 사후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조형석 과장과 조현나 팀장은 “미투 운동은 거대한 빙산 밑에 감춰진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인식과 관점을 바꿔 나가는 변혁으로 이해한다”며 “조사에서 어떤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폭력의 실체들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