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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박록삼 논설위원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사는 불체포특권을 갖는다. 현행범이 아닌 한 소속 학교장의 동의 없이 학교 안에서 체포되지 않는다. 각급 선거관리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선관위원은 선관위법에 따라 선거 기간 중 내란·외환, 강도살인, 국가보안법 등을 제외하고는 체포되지 않는다. 명분은 분명하다. 교육의 중요한 주체인 교사의 기본권 및 교육 대상인 학생의 존엄성을 감안한 것이다. 선관위원은 행정부의 정치 개입 및 억압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불체포특권은 죄를 묻지 않거나 책임지지 않게 함이 아니다. 제한된 조건 속 역할과 과제 수행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불체포특권은 해당 개인의 몫이 아니다. 공적 역할과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지위 및 기본권에 부여하는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제1공화국 제헌헌법 제정 이후 몇 차례의 개헌 속에서도 변함없이 보장되는 국회의원의 중요한 특권이다.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헌법 조항이 역설하듯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행정부 등 다른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회 안에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발언하며 원활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근본 취지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 요구서가 2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다음번 본회의가 30일로 예정된 만큼 본회의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서’에 수십 명이 동참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당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전례 탓에 당론으로 정하지 못한 채 우물쭈물하고 있다. 제 발등을 찍거나 함께 허물을 덮어 주거나…. 17세기 명예혁명 이후 권리장전에 의원 불체포특권을 올린 영국에도, 선진 민주주의 문화를 구축한 미국에도 더이상 의원 불체포특권이 없다. 우리도 더 미뤄 둘 수는 없겠다. 물론 행정부와 사법부가 공정하게 권한을 행사한다는 신뢰가 함께 전제돼야 한다.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니 쉽지는 않다. 그 전에라도 뭔가 조치는 필요하다. 정치적 제스처에 그칠 수 있는 ‘서약’ 형태 정도가 아니라 정치의 책임성을 기하는 차원에서 최소한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 정도는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 5년 만에… 한국, 유엔 인권이사회 北결의안 공동제안국 복귀

    한국이 올해 상반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북한 인권결의안의 공동 제안국으로 복귀했다. 5년 만이다. 이번 결의안 초안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2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1일 스웨덴이 유럽연합(EU) 대표로 제52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결의안 초안에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은 남북 대화 상황 등의 특수성을 들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공동 제안국에서 빠졌다. 이번 초안에서는 남한 등 외부 문화의 유입을 차단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관련해 “온·오프라인에서 사상·양심·종교·신념의 자유와 의견·표현·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런 권리를 억압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포함한 법과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또 초안에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연관됐다고 해석할 만한 부분도 포함됐다. 외국인에 대한 고문, 즉결 처형, 자의적 구금, 납치 등을 우려하는 기존 조항에 “유족들과 관계 기관에 (피해자의) 생사와 소재를 포함한 모든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과 우리 정부의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반영한 대목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으로 송환되는 북한 주민들이 강제 실종, 자의적 처형, 고문, 부당한 대우 등을 포함한 그 어떤 인권 침해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명기했는데,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을 간접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두 가지 내용은 지난해 말 유엔총회 북한 인권결의안에 처음 명시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말 유엔총회에 제출된 결의안에도 4년 만에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다.
  • 5년 만에 유엔 인권이사회 ‘북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복귀한 한국

    5년 만에 유엔 인권이사회 ‘북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복귀한 한국

    한국이 올해 상반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북한 인권결의안에 5년 만에 공동 제안국으로 복귀했다. 이번 결의안 초안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진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2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1일 스웨덴이 유럽연합(EU) 대표로 제52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은 남북 대화 상황 등 특수성을 들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공동제안국에서 빠졌다. 이번 초안에는 남한 등 외부 문화 유입을 차단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관련해 “온·오프라인에서 사상·양심·종교·신념의 자유와 의견·표현·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런 권리를 억압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포함한 법과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초안에는 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연관된다고 해석할 만한 부분도 포함됐다. 외국인에 대한 고문, 즉결 처형, 자의적 구금, 납치 등을 우려하는 기존 조항에 “유족들과 관계 기관에 (피해자의) 생사와 소재를 포함한 모든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유족과 우리 정부의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반영한 대목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으로 송환되는 북한 주민들이 강제 실종, 자의적 처형, 고문, 부당한 대우 등을 포함한 그 어떤 인권 침해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명기했는데,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을 간접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두 가지 내용은 지난해 말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에도 처음 명시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말 유엔총회에 제출된 결의안에도 4년 만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 “외세 간섭” 한인 1.5세 투자자 거부하는 美 방송 노조

    “외세 간섭” 한인 1.5세 투자자 거부하는 美 방송 노조

    미국 미디어그룹 노조가 ‘다양성’과 ‘외국의 영향력’이라는 명분을 들어 한인 투자자의 그룹 인수를 반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수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자 뉴욕을 중심으로 한인들이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는 지원 사격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뉴욕한인회에 따르면 미국의 언론 노동자 단체인 뉴스길드-CWA는 한인 1.5세 투자자 김수형(수 김) 스탠더드제너럴 회장의 테그나(Tegna) 인수가 “다양성을 증진하지 못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둔 테그나는 미 51개 지역에서 64개의 지역 TV 방송국과 2개의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으로, 김 회장은 지난해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과 공동으로 테그나를 인수했다. 인수 자금 87억 달러(약 11조 3613억원) 가운데 80억 달러(약 10조 4472억원) 정도는 김 회장이 지불했으며, 김 회장은 인수가 완료되면 3개 방송사를 아폴로에 넘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이다. 아폴로가 소유한 방송사와 테그나가 소유한 방송사를 합치면 두 회사의 전국 방송 시장 점유율이 39%를 넘는데 이는 연방 통신위원회 규제를 초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공동 인수에 나선 아폴로는 테그나 산하 방송사에 대한 어떠한 권리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승인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일단 FCC는 노조의 반대 등을 이유로 김 회장의 테그나 인수를 바로 승인하지 않고, 공청회를 열어 신중히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수 인종인 한국계의 인수가 다양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인 데다, ‘외국의 영향력이 우려된다’는 노조의 반대 근거는 김 회장이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에서 인종적 편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은 미주한인위원회(CKA), LA한인회,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 필라델피아한인회, 뉴저지한인회, 코네티컷한인회, 뉴욕한인변호사협회, 시민참여센터, 뉴욕한인경제인협회 등 다른 한인단체의 서명을 받아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는 서한을 FCC에 제출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대형 언론매체의 소유주가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게 다양성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시아·태평양계가 오랜 기간 공정성, 정의, 기회 등의 측면에서 체계적인 억압을 받았고 편견과 인종주의에 시달려왔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을 인용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가 인종혐오 범죄에 노출되는 등 불공정을 겪자 전통 미디어들이 이를 적극 보도해 정의를 세웠다”며 소수계의 미디어 회사 인수가 다양성을 촉진할 수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특히 뉴스길드-CWA가 “외국의 영향 가능성”을 반대 이유로 내세운 데 대해 뉴욕한인회 등은 김 회장이 미국 시민이라는 점을 거론한 뒤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 혐오를 부추기는 근거없는 주장으로 ‘아시아계는 신뢰할 수 없다’는 편견에 따른 부당한 비난”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김 회장이 저소득층과 이민자 가정의 ‘아메리칸드림’ 기회를 빼앗을 수 있었던 뉴욕시 특목고 폐지 정책을 철회하는 데 공을 세웠다는 점도 부각했다. 뉴욕 퀸즈에서 성장한 김 회장은 스타이브슨트고등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하고, 헤지펀드와 카지노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미 전역에 10여 개의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으며, 뉴욕주에 새로운 카지노 건설을 추진해 주목을 받았다.
  • [씨줄날줄] 한국영화, K콘텐츠의 그림자/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국영화, K콘텐츠의 그림자/박록삼 논설위원

    1961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은곰상 특별상을 받았다. 한국영화 최초의 국제영화제 수상이었다. 당시 한국영화는 시장점유율 50~60%대를 차지했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한국영화는 1980년대 후반까지 암흑기를 면치 못했다. 억압이 일상화한 사회 속 다양성과 상상력 가치는 억눌렸고, 대중문화 발전은 더뎠다. 정권은 검열과 억압의 대가로 국내 영화산업에 스크린쿼터제를 선물해 줬다. 외국영화 수입을 1년에 40편으로 제한했다. 미국이 폐지를 요구하며 한미 통상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던 스크린쿼터제는 2006년 이후 1년 73일 한국영화 의무 상영으로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민주화가 본격화한 1980년대 후반 이후 한국영화의 성장은 눈부시다. ‘씨받이’, ‘서편제’ 등으로 각종 국제영화제를 휩쓴 임권택 감독을 시작으로 이창동, 박찬욱 감독 등이 베니스, 칸영화제 등을 통해 한국영화의 남다름을 인정받았다. 배우 강수연, 전도연, 송강호 등은 국제적 스타로 거듭났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며 정점을 찍었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어섰다. 그 화려함 속에서 실제로는 심각한 위기가 싹텄다. 지난달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19.8%였다. 2004년 2월 영화 점유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뒤 최저치였다. 지난달 한국영화 관객은 2019년 2월의 7.4%였다. 코로나19 이전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한 채 위기를 전전하고 있다. 관객이 줄어드니 그만큼 투자자와 투자 규모도 줄어든다. 이는 고스란히 양질의 영화 빈곤으로 이어진다. 1만 5000원에 달하는 비싼 티켓값에 만족감은 떨어지니 관객은 더 찾지 않는다. 악순환의 속도는 가팔라진다. 시나리오, 음향, 영상, 연출 등 제작-투자-배급-마케팅 등으로 이뤄진 영화 생태계의 한 축만 무너져도 영화산업 생태계 전체가 심각한 위기를 공유할 수밖에 없다. 최근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성장세는 영화산업의 주축이 OTT로 건너간 덕이 크다. 한국영화의 위기는 세계가 K콘텐츠에 쏟아내는 열광과 찬사의 그림자인 셈이다.
  • “尹정부 특정 언론 표현 자유 제약… 이재명 대장동 사건 부패 사례”

    “尹정부 특정 언론 표현 자유 제약… 이재명 대장동 사건 부패 사례”

    윤석열 정부에서 특정 언론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제약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관련된 대장동 사건 등 부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국무부가 인권 우려를 제기했다.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공개한 198개국에 대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한국 편에서 “주요 인권 문제로 명예훼손죄 적용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 제한, 정부 부패, 젠더 폭력 조사의 부재, 군내 동성애 처벌 문제 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방문 때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외국 입법 기관을 비판하는 영상을 보도한 MBC가 동맹을 훼손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이를 ‘폭력과 괴롭힘’ 사례로 명시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11월 10일 성명에서 ‘반복되는 왜곡 보도’를 이유로 MBC의 대통령 순방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다”며 이에 8개 언론이 공동 성명을 내 ‘언론 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규탄했다고 전했다. 또 “정부 등이 명예훼손법을 사용해 공개 토론을 제한하고 개인 및 미디어를 괴롭히거나 검열했다”고 지적했다. 사례로는 경찰이 김건희 여사의 소위 ‘쥴리 의혹’을 보도한 유튜브 매체 열린공감TV를 압수수색한 것을 적시했다. 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서울서부지법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도 꼽았다. 부패 사례로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해 11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자금 6억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서 받은 혐의로 기소한 것을 명시했다. 또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로부터 아들의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혐의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 편에서는 “(김정은) 정권에 의한 불법적이거나 자의적인 살인, 강제 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간 내놓았던 2년간의 보고서와 거의 같은 내용을 실었다. 구타, 전기고문, 물고문, 연좌제 등이 여전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은 위구르족에 대한 대량 학살, 티베트 억압, 홍콩의 기본권 탄압 등의 학대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응, 서구인은 이해 못할거야” 곤란한 질문에 대처하는 RM의 자세

    “응, 서구인은 이해 못할거야” 곤란한 질문에 대처하는 RM의 자세

    “프랑스나 영국 같은 나라들은 몇 백년 동안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었다. 그런데 당신들은 내게 ‘세상에나, 한국인들은 스스로를 너무 억압해, 그리고 한국에서의 삶은 지나치게 스트레스가 많아’ 라고 말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당히 신경을 건드리는 질문들을 받고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현명하게 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유엔총회 연설을 주도한 카리스마와 판단력, 리더십이 빛나 보이는 인터뷰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자신의 솔로 데뷔 앨범 ‘인디고’ 홍보를 위해 스페인에 머무르고 있다. 예를 들어 엘 파이스 기자는 한국 문화라는 의미로 접두사처럼 쓰이는 ‘케이(K) 수식어’가 지겹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케이팝 육성 시스템이 가수를 비인간적으로 만드냐’고도 물었다. ‘케이팝에 대한 가장 큰 편견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RM의 답은 이랬다. 케이 수식어가 지겹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스포티파이가 우리 모두를 (싸잡아) 케이팝이라고 부르는 것에 질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프리미엄 라벨’”이라며 “우리 선조들이 쟁취하려 노력한 품질 보증 같은 것”이라고 응수했다. 케이팝 육성 시스템에 대해선 “(내) 답변을 회사가 썩 내켜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자들은 이것이 끔찍한 시스템이고, 어린 사람들을 망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시스템이 특별한 산업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RM은 “계약서, 금전, 교육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시스템이 많이 개선됐다”며 “요즘은 선생님과 심리상담사도 있다”고 소개했다. 기자는 RM의 답변을 듣고 ‘케이팝의 젊음과 완벽함, 지나친 노력 등은 한국 문화의 특징인가’라고 물었다. RM은 “서구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운을 뗀 뒤 “한국은 침략당했고 수탈당했으며 두 동강이 났다. 70년 전에는 아무것도 없던 나라였지만 오늘날 전 세계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겠느냐. 그것은 사람들이 발전을 위해 XXX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맞다. 그것이 우리가 이뤄낸 방식”이라며 “이것이 케이팝을 아주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 일부 기여했다”고 짚었다. RM은 또 “물론 일면 그림자처럼 어두운 부분도 있다”며 “빠르고 강렬하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케이팝에 대한 편견으로는 “조립식 공장 같다는 것”을 꼽았다.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이 된 RM은 “나는 모든 한국 남성에게 아주 중요한 군대에서 1년 반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그 뒤 다른 인간이 돼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더 낫고 현명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푸틴·젤렌스키 연속 회담” 존재감 과시 나선 시진핑 [월드뷰]

    “푸틴·젤렌스키 연속 회담” 존재감 과시 나선 시진핑 [월드뷰]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따라 회담할 거라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다음 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화상회담이 성사되면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얘기를 나누게 된다. 앞서 지난 1월 러시아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청한다고 보도했고,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22일 모스크바에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 시 주석 방문을 기다린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 방러 보도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고, 중국 외교부는 즉각 답을 주지 않았다. WSJ 소식통은 시 주석의 이런 행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는 데 중국이 더 적극적 역할을 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 우크라전 중재로 글로벌 외교 중재자 위상 강화 전망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이었던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전쟁 중단과 평화협상을 촉구했다. 입장문에는 ▲각국의 주권 존중 ▲핵무기 사용 반대 ▲(러시아에 대한) 일방적 제재 중단 ▲평화협상 개시 등 12개 항목을 담았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입장문에 대해 러시아 편만 드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중국의 제안을 즉각 배척하지 않았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의 제안에 동의하는 부분도 아닌 부분도 있다”면서도 “어쨌든 이번 제안은 의미가 있고 사태 해결과 관련해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하며 “시 주석과의 만남은 양국과 세계 안보에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러시아 쪽에 더 기우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 장기집권 비난 속 평화 중재자 역할…존재감 과시 의도 분석도 국가주석 3연임 확정으로 15년 장기집권 시대를 연 시 주석이 이번 연속 회담을 평화 중재자로서의 존재감 과시 기회로 삼을 거란 분석도 존재한다. 장기집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 속에 글로벌 외교 중재자로서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려는 시 주석의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이미 중국은 지난주 양회 기간 ‘중동의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대표를 불러 국교정상화를 중재하는 것으로 외교적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WJS은 나아가 군사력이 아닌 상업적 관계를 활용하는 것으로 미국식 국제관계 모델을 대체할 수 있다는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의 자신감이 중국의 외교 공세에 반영돼 있다고 풀이했다. 시 주석은 지난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 포위, 억압”을 한다고 비난했다. 시 주석의 외교적 보폭이 넓어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미국 “우리가 시 주석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권장”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미국·영국·호주 세 나라로 구성된 오커스(AUKUS) 동맹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 나서 “시 주석과 통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과 언제 대화할 것이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백악관은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회담에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3일 바이든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방문에 동행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기자들에게 “우리는 시 주석이 이에 대한 러시아의 관점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관점을 직접 들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도록 독려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우리는 중국에 그 연결이 이루어지도록 주장해왔다”면서 “미국은 그 대화를 중국에 내밀하게 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장려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 관리들이 “오늘 우리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대화했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나 화상 회의가 있을 것이라는 공식적인 확인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잠재적으로 더 많은 균형과 관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일이 될 것이고,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법적 지원의 제공을 선택하지 않도록 계속 설득하고 싶다”고 했다
  • 1980년대 도쿄 한복판, 지극히 평양스러운 대학에서 이념 대신 사랑이 솟아났다

    1980년대 도쿄 한복판, 지극히 평양스러운 대학에서 이념 대신 사랑이 솟아났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아버지의 ‘조국’은 언제나 북한이었다. 조총련 간부였던 아버지는 세 아들을 모두 북한에 보낼 정도로 조국에 충실했다. 그러나 자유로운 삶을 꿈꾸던 딸은 아버지의 사상을 거부했다. 재일교포 2세인 양영희 감독은 캠코더를 들고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아버지와 대화를 시작했다. 그렇게 2006년 첫 다큐멘터리 영화 ‘디어 평양’을 찍었다. 2009년 북한에 있는 오빠네 식구 이야기를 담은 ‘굿바이 평양’을 거쳐 제주 4·3 사건을 겪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수프와 이데올로기’(2022)로 마침표를 찍는다.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으로 여러 상을 받은 양 감독은 소설 ‘도쿄 조선대학교 이야기’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조총련 산하 ‘민족교육의 최고 전당’으로 불리는 일본 도쿄 조선대학교를 무대로 한 1980년대 대학생의 삶이다. 주인공 미영은 졸업 후 극단에 들어가겠다는 꿈을 안고 조선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규율의 기숙사 생활과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해지는 진로에 강한 반감을 가진다. 학교 억압에 반발하고 동급생과 마찰을 일으키며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히면서도 자신을 굽히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바로 옆 미술대학의 일본인 남학생 구로키 유와 만나 조심스레 사랑을 키워간다.저자는 서문에서 “박미영은 1964년생인 나 자신을 모델로 삼았고, 그녀가 청춘을 보낸 1980년대 도쿄의 모습을 그리움을 담아 충실히 재현했다”고 밝혔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만큼 현실감이 뛰어나다. 예컨대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반성하고 동급생을 비판하는 매일 밤 11시 ‘생활총화’ 장면이나, 김일성의 빨치산 활동을 노래한 ‘조선문학’,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과의 생활 등으로 조선대학교의 내밀한 단면을 보여준다. 언니를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담아낸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실상도 생생하다. 언니는 1학년 때 ‘위대한 김일성 수령님의 환갑을 축하하는 조선대학교생 축하단’ 일원으로 지명돼 북한에 갔다. “두목 환갑 선물로 딸을 바치느냐”는 작은아버지의 반대에도 아버지는 조국을 위해 기꺼이 딸을 보냈다. 그러나 미영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언니 가족은 이미 추방당해 신의주로 쫓겨난 상태였다. 미영이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만난 남루한 북한 주민들과 꾀죄죄한 거리풍경 등에서 1980년대 북한을 볼 수 있다. 미영은 6월 25일 ‘6·25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승리 기념식에서 김일성의 치적을 담은 기록 영화를 보면서 나치의 히틀러를 떠올리기도 한다. 자신을 잘 대해주는 일본인들에게서는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양 감독은 영화를 발표할 때마다 ‘북한을 지지하는 곳에서 자랐는데, 언제 어떤 계기로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의문을 가지게 됐나’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학창 시절 진로 지도가 계기였다”고 답했는데, 소설이 이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될듯 하다. 개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소설이지만, 역사 속에서, 일본과 북한이라는 특유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한 인간의 삶, 그 이상의 것들이 보인다.
  •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그 자신이었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그 자신이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곡은 물론 다른 이의 음악까지 외워 연주할 수 있었던 천재였다. 스탈린 정권에 핍박당하고 선전의 도구로 이용됐으며 흐루쇼프 정권의 압박 끝에 공산당에 입당해야 했던 나약한 지식인이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한 사려 깊은 친구였으며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죽음의 공포를 느끼면서도 스키를 타던 다정한 아버지이기도 했다. 수줍음 많고 예민하고 꼼꼼했으며 시대와 음악 사이에 긴장하며 기구하고 불우한 일생을 살던 유년부터 노년까지를 완벽하게 그려 낸다. 활자를 읽으며 그의 가까이에 머물던 이들의 증언을 듣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사람들은 늘 묻는다. “체제의 억압이 없었으면 그의 음악이 달라졌을까?” 노년의 그는 이런 답을 들려줬다. “교향곡 4번을 작곡했을 때 추구하던 노선은 화려함을 더 많이 드러내고 더 많이 냉소적으로 굴었을 거요. 내 생각을 감추려 하기보다 공개적으로 드러냈을 거요.(중략) 나의 모든 곡을 사랑하오. 절뚝거리는 아이라도 부모에게는 늘 사랑스러운 법이라지 않소.” 그는 늘 조심스러워 사생활에 관련된 모티프들을 음악에 숨겼다. 절친이었던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를 사사한 첼리스트인 저자는 집요하게 음악 속에 감춰진 비밀을 들춰낸다. 현악 4중주 5번을 제자이자 친구로 속내를 털어놓던 우스트볼스카야의 1949년 작 클라리넷 3중주와 연결 짓는 대목이 흥미롭다. 전기를 넘어 음악에 대해 밀도 높은 분석을 들려준 것이다. 그는 초연하는 날에 안절부절못하고 혹평에 낙담하며 호평엔 감격했다. 소프라노 갈리나 비시넵스카야는 이렇게 증언한다. “시간이 흐르면 이러니저러니 하는 말은 사라지고 오로지 자신의 음악만 남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음악이 어떤 말보다 생생하게 말할 터였다.(중략) 예술은 그의 신전이었다. 그 안에 들어가면 그는 가면을 벗고 자신의 모습이 되었다.”
  • 중국서 받은 장학금 ‘부메랑’…독일 언론, 中 유학생 ‘충성 강요’ 의혹

    중국서 받은 장학금 ‘부메랑’…독일 언론, 中 유학생 ‘충성 강요’ 의혹

    중국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해외에 유학 중인 자국민들에게 충성을 강요하고 정기적으로 현지 상황을 보고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독일 언론이 폭로해 논란이다. 독일의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코렉티브(Correctiv)는 현지 매체 독일의 소리와 공동으로 취재한 결과, 중국 정부가 매년 수만 명에 달하는 해외 체류 국비 장학생들을 통제, 자유를 억압해오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 장학금으로 해외 유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은 정부가 강요하는 현지 시찰, 보고 등의 명령을 거부할 시 수령한 장학금 전액을 반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액의 위약금까지 감당해야 하는 형편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 독일의 소리는 ‘중국이 독일에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을 어떤 방식으로 통제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중국이 유학생들의 학술적 가치를 훼손하고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은 국비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 출국 전 공산당에 충성할 것을 맹세하는 서약서를 요구해오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 중에서도 중국 국가유학기금관리위원회로부터 장학금을 수령한 학생들은 ‘해외 체류 중 조국의 이익과 안전을 해치는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을 강제당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해외 체류 중에는 현지 중국대사관이 요구하는 각종 시찰 사항을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할 시 처벌까지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독일로 유학 온 익명의 학생은 총 9페이지의 충성 서약서를 열람했으며, 이 서약서는 중국 당국에 대한 절대적 충성 맹세와 국가를 위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국비 장학생들은 반드시 조국의 영예를 수호해야 한다고 규정, 유학 기간 중에는 반드시 재외 공관(영사관)의 지도와 관리에 복종해야 한다는 규정도 게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기적으로 공관 및 국내 기관에 현지 체류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도 서약서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을 유학생이 거부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할 시에는 앞서 수령했던 장학금 전액을 반환하는 것 외에도 위약금까지 학생이 부담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독일 마셜펀드 선임 연구원 마레케 올버그는 “이 같은 내용의 장학금 지원과 요구 사항은 중국이 가진 통제 욕구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유학기금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년간 총 12만 4000명의 장학생을 외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보이루’ 여성 혐오 표현 아니다” 판결 확정…유튜버 보겸에 5천만원 배상

    “‘보이루’ 여성 혐오 표현 아니다” 판결 확정…유튜버 보겸에 5천만원 배상

    ‘보이루’라는 용어가 여성 혐오적 표현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튜버 보겸(본명 김보겸)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2심까지 배상 판결을 선고받은 세종대 윤지선 교수가 지난 3일 상고를 취하했다. 이에 따라 윤 교수는 김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앞서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2부는 보이루를 여성 혐오 표현으로 규정한 윤 교수가 유튜버 보겸에게 배상금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윤 교수는 2019년 철학연구회 학술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김씨가 유행시킨 특정 용어 보이루가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여성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씨는 인사말을 여성 혐오 표현으로 규정했다며 윤 교수의 논문이 연구윤리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논문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2021년 7월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윤 교수 측은 “용어 사용이 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내용·성격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1·2심 재판부는 논문 내용이 명예훼손과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13년경부터 김씨와 김씨 팬들이 사용한 유행어 ‘보이루’는 김씨의 실명인 ‘보겸’과 인터넷에서 인사 표현으로 쓰이던 ‘하이루’를 합성한 인사말일 뿐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의미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교수의 수정 전 논문은 김씨가 성기를 지칭하는 표현을 합성해 ‘보이루’라는 용어를 만들어 전파했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허위의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원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윤지선 “역사에 의해 부조리 제대로 평가되길” 윤 교수는 지난해 6월 1심 판결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여론-학계-정치-사법계에 불어 닥친 반여성주의 물결이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발생 조건을 분석한 논문을 정치적으로 이용, 선동, 공격, 압박하는 데 일조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이 부조리한 억압과 폭력이 시대정신이 되지 않도록 끝까지 비판하고 연구할 것이다. 이 사태를 ‘여성 억압의 본보기’로 활용하고자 하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의 폭압성을 명철히 기록하고 분석할 것이다. 역사에 의해 지금의 환란과 부조리가 제대로 평가되길 바란다”고 항소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 2심에서도 패소하자 “미래에 부친 편지, 페미니즘 백래쉬에 맞서서”라는 제목으로 “2021년에서 2023년이 어떤 해였냐고 네가 나를 응시하며 묻는다면 나는 너에게 무어라고 답할 수 있을까? 난 그때 잘 싸웠다고, 그래서 네가 존재하는 이 현재가 좀 더 위협받지 않고 존엄해질 수 있었다고 담담히 이야기 해줄 수 있을까? 내가 쓰는 이 편지는 미래와 현재의 어린 여성세대에게 부치는 것이요, 이 야만의 시대를 날카롭게 기록하는 투쟁의 일지”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매순간 거대하게 열리고 닫히는 세상의 결정이 동어반복 형식의 변주에 불과하다면 당신은 이것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는가? 새로운 저항의 음율과 박동 없이는 세상은 지배구조의 지리한 동어반복에 복무할 뿐”이라며 “부조리를 넘어설 수 있을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간들”이라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 [서울광장] 미니스커트가 경찰의 줄자를 이겼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미니스커트가 경찰의 줄자를 이겼다/박현갑 논설위원

    1970년대 미니스커트는 단순한 옷이 아닌 자유의 상징이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가수 윤복희가 21살 때인 67년 귀국해 가진 한 패션쇼에서 선보이면서 ‘미니 붐’이 일었다. 유신 정부에서 간소복 입기를 독려하던 때였다. 펄렁이는 한복이나 비싼 양복 대신 활동하기에 편한 간소복을 입고 조국 재건에 나서자며 홍보에 열심이었다. 정부는 짧은 치마가 미풍양속을 해친다며 단속에 나섰다. 경찰이 무릎에서부터 치마 끝까지의 길이를 자로 재 그 길이가 20㎝를 넘으면 구류 처분을 내렸다. 장발족 단속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간소복을 재건이 아닌 억압과 통제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며 미니스커트로 자유와 해방을 갈구했다. 결국 단속은 1980년에 중지됐고 치안유지를 위한 심야 통행금지령도 2년 뒤 사라졌다.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를 거치며 사회는 경천동지할 만큼 변했다. 교복이나 두발 등 중고생에 대한 획일적인 용모 규제는 사라졌고 군 입대도 그 시기를 고를 수 있다. 근로시간은 1989년 주 44시간제 도입에 이어 2004년 주 40시간제 도입으로 줄었다. 결혼관도 바뀌었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이 유행가 가사가 아닌 현실인 상황이다. 고속성장 과정에서 야기된 그림자도 적지 않다. 세계 1위의 저출산 국가에 노인의 사회적 고립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노인자살률이 1위다. 중장년층이 걸린다는 울화병을 20대 청춘들이 앓는 이상 현상도 마찬가지다. 아빠 찬스 같은 공정성 부재를 당연시하는 기성세대 행태에 대한 젊은이들의 분노의 표현이다. 정부가 이런 문제 해결에 매달리고 있으나 해결 기미는 좀체 보이지 않는다, 만 65세 이상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를 둘러싼 정부와 지자체 간 오랜 갈등이 그렇고, 국민연금 고갈 해소책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 간 핑퐁게임도 마찬가지다. 전통 산업과 신기술로 무장한 혁신산업 간 이해 충돌로 시위와 소송을 반복하는 것도 변함 없는 스토리다. 디지털 정보화 사회다. 인공지능이 기존의 사회체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기존의 경로의존성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사회 변화에 걸맞은 혁신적인 정책 발상이 절실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거리에선 네 바퀴 달린 박스형 로봇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로 턱은 한쪽 바퀴를 들어올려 사뿐히 통과하고, 골목길에서 나오는 자동차도 가볍게 피한다. 뉴빌리티라는 스타트업이 세븐일레븐과 함께 진행 중인 무인 로봇 배달 서비스다. 고객이 세븐일레븐에 음료 등을 앱으로 주문하면 세븐일레븐 지점에서 ‘뉴비’라는 로봇에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전달하고 이 로봇이 고객에게 최종 전달하는 방식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사륜차로 분류돼 인도 주행이 불가능하다. 뉴비가 인도를 달릴 수 있는 건 4년 전부터 시행 중인 규제샌드박스 정책 덕분이다. 아직은 시범 운영이지만 전면 허용된다면 기존 라이더의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캠핑 등 야외활동이 많아 배달 서비스 수요가 많은 미국 등 해외로 나가 막대한 외화를 벌 수도 있다. 규제샌드박스는 기존 규제 때문에 혁신제품이나 서비스 출시가 어려운 경우 일정 조건에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신산업 규제혁신책이다. 시행 4년 만에 860건의 규제 특례를 통해 모두 10조 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한다. 올해 유예기간이 끝나는 규제샌드박스 특례에서부터 제2, 제3의 뉴비 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과감한 혁신을 해 보자. 시장 혁신이 가져올 이익보다 이로 인한 부작용부터 걱정하는 경로의존성 정책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미니스커트나 장발 단속이 일시적으로는 사회규율을 세웠는지 모르나 자유를 갈구하는 대세에 굴복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포토多이슈]민주당, 파란풍선 들고 검사독재 규탄대회

    [포토多이슈]민주당, 파란풍선 들고 검사독재 규탄대회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지지자들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에서 “5년 정권 뭐 그리 대수라고 이렇게 겁이 없나”라며 윤석열 정권을 비판했다.이 대표는 “온 세상이 미래를 준비하고 국민들에 더 나은 삶 위해 총력 다하고 있는 이때 윤석열 정권만은 과거로 돌아가고 국민 삶 외면하고 전 세계서 고립돼 가고 있다“고 발언했다.또한 “지금 잠시 폭력과 억압으로 국민들이 눌리고 두려움에 여서 저 뒤안길로 슬금슬금 피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어느 순간에 우리 국민들은 주권자로서 권력 되찾고 국민 배반하고 나라 망친 권력에 책임을 강력하게 물을 것”고 말했다.이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민주당 의원 및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한편, 국민의힘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국회 불체포특권 방탄에 숨어서 해결할 게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응하라”고 압박하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촉구했다.
  • 조선 끝났구나 했던 순간… 자신을 버렸던 조선을 위해 자신을 던졌다 [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조선 끝났구나 했던 순간… 자신을 버렸던 조선을 위해 자신을 던졌다 [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퇴계 제자로 예학에 능통한 선비경상도 도사, 업무 지시 어겼다며평안도 강동으로 유배 같은 형벌선조 일행 평양성서 궁지 몰리자의병 모아 명군과 왜군 맞서 활약남쪽 양산까지 쫓으며 용맹 펼쳐류성룡이 사면 건의… 관직에 등용북한땅 성천 학령서원 등에 모셔져 당대 세계 최강의 육군 전력을 갖췄던 왜군은 부산포 상륙 이후 파죽지세로 북상했다. 한양도성을 손쉽게 점령하고 평양성까지 차지했지만 승리를 장담하던 목소리는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잦아든다. 통치자가 머무는 성을 점령하면 전쟁이 끝나는 그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뜻하지 않게 보급선이 길어진 마당에 바닷길은 이순신 수군에 철저히 막혔고, 육로마저 전열을 정비한 조선군에 곳곳이 끊겼다. 무엇보다 일본에는 없는 의병이 조선 전역에서 일어나 저항하고 있었다. 경상도 창원 출신으로, 평안도 강동에 17년 동안 유배와 다름없는 형벌에 처해져 있었던 조호익의 창의는 더욱 뜻밖이었을 것이다.지산(芝山) 조호익(曺好益·1545~1609)은 퇴계 이황의 제자로 예학에 조예가 깊었다. 문인으로도 이름을 날려 오늘날 그의 시문과 기행문은 문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지산의 할머니는 진성 이씨로 12세의 퇴계에게 논어를 가르쳐 학문에 눈을 뜨게 했던 스승이자 작은아버지인 이우의 딸이다. 지산은 10세부터 백운동서원 설립자인 주세붕의 아들로 이황의 문인인 주박으로부터 학문의 기초를 다졌다. 지산은 이후 퇴계를 사숙하면서 때로는 도산서원을 찾아 직접 가르침을 구하기도 했다. 조호익의 불행이 시작된 것은 32세 되던 1575년(선조 8)이다. 당시 상황은 조호익의 제자인 김육이 지은 지산 행장에 자세히 전한다. ‘이때 경상도 도사로 부임한 최황이 장정을 군적에 올리는 일로 창원부에 와서 선생에게 단속하고 독려하는 책임을 떠맡겼다. 선생은 어머니 상례가 끝나지 않았고, 또 자신의 병이 심하다는 이유로 일을 맡지 않았다. 그러자 최황은 명령을 어긴 데 노하며 (국역에서 벗어나 있는) 한정(閑丁) 50명을 바치도록 재촉했다. 선생은 집에서 부리는 어린 종까지 (15명을) 내놓았지만 숫자를 채울 수 없었다. 그러자 최황이 더욱 사납게 굴면서 화를 냈고 형장을 가하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향리에서 조정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며 전가사변을 청했다. 마침내 지산을 강동으로 보내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1576년의 일이다. 전가사변(全家徙邊)이란 가족과 함께 변방으로 이주해 살도록 하는 형벌이다. 세종시대 북변 개척이 이루어지며 남쪽 백성을 함경도와 평안도로 이주시키는 정책을 폈지만, 응하는 사람이 없자 강제로 이주시키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좀도둑이나 소·말을 밀도살한 자, 관리로서 백성을 억압한 자, 윗사람을 능멸한 자 등이 대상이었다. 류성룡은 ‘징비록’에 ‘조호익은 지조가 강하고 덕이 높은 인물이었는데 무고를 당해 온 가족이 강동으로 옮겨 살았다’고 했다. 누가 봐도 공정한 처분은 아니었던 듯싶다.최황이 경상도 도사에 임명된 것은 왜적의 침입에 대비한 특명이 있었기 때문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선조실록 1575년 2월 30일자에는 ‘신장(信長)의 거짓말을 다 믿을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의 방비하는 일에 있어서는 미리 조사하는 것이 무방하니, 무장을 골라 뽑고 외방에 있는 파산무사(罷散武士)들도 채비하고서 기다리게 하소서’라는 비변사의 비밀전교 내용이 전한다. 파산무사란 군적에서 벗어나 있는 병역의무 대상을 뜻하는 듯하다. 신장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를 말한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마무리지은 오다의 움직임에 조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최황의 임무는 일본과 접한 연해지역의 방비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조호익은 왜적 침입에 대비해 군적을 정비하려는 조정의 특명을 거부한 꼴이 됐다. 식솔을 이끌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조호익의 심경은 ‘서정부’(西征賦)라는 장편 한시에 잘 남아 있다. ‘마을 문을 나서서 먼 길을 떠남에 / 밝은 해가 갑자기 그 색이 변하네 / 말은 머뭇거리며 나아가지를 않고 / 혼은 빠져 달아나 상실한 듯하네’. 정극후(1577~1658)가 지은 지산 선생의 신도비명에는 ‘관서의 강동현에 유배되었지만 공은 편안히 도(道)가 있는 곳에 나아가는 것과 같이 여겼다’고 돼 있지만 실상은 달랐다. 조호익이 머문 강동은 현재의 북한 행정구역으로 평양시 강동군이다. 평양시에서 대동강 건너 동쪽 지역으로 단군릉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호익은 강동 고지산에 집을 얻어 수지재(遂志齋)·풍뢰당(風雷堂)이라 이름 짓고는 독서에 몰입했다고 한다. 지산은 이곳에서 지역 학도와 강동에 부임하는 관원들의 자제들을 가르쳤다. 훗날 대동법을 주창하고 인조와 효종 시대 세 차례 정승을 지낸 김육도 이 시기의 제자다. 다시 김육의 행장이다. ‘강동은 오랑캐와 인접하고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예로부터 덕망 있는 사람이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학문을 몰랐는데, 지산의 소문을 듣고 원근에서 먹거리와 책을 짊어지고 모여들어 문밖에는 항상 신발이 가득했다. 선생은 이들을 재주에 따라 가르치고 인도했다.’ 제자가 많았어도 생활은 곤궁했다. 류성룡은 ‘조호익은 강동에서 살림이 빈곤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살았는데 20년 남짓 입에 풀칠이나 하면서 살았다. 그렇지만 결코 뜻을 굽힌 적은 없었다’고 적었다. 왜란은 조호익에게 반전의 기회가 됐다. 선조수정실록 1592년 7월 1일자에는 ‘유생(儒生) 조호익이 군사를 모집해 적을 토벌하고 강동에 주둔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선조수정실록은 인조반정으로 북인이 물러나고 서인이 정권을 잡은 이후 이이·성혼·정철 등의 서인과 류성룡을 비롯한 남인을 폄하한 선조실록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편찬한 것이다. 수정실록의 조호익 기사는 ‘징비록’을 그대로 차용하다시피 했다. 원문이라고 할 수 있는 류성룡의 ‘징비록’을 참고한다. ‘임금이 평양에 당도했을 때 조호익은 사면됐다. 그리고 의금부도사에 임명됐다. 평양이 왜적에 포위되자 그는 강동에서 군사를 모집해 구원하려 했다. 그러나 평양이 함락되자 행재소로 돌아갔다. 그때 그를 양책역에서 만났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명나라 구원병이 곧 올 것이네. 강동으로 돌아가 군사를 모집하게. 명나라 군사가 오면 합세해 평양을 치도록 하게.”’ 이렇게 지산에게는 의병을 모으는 소모관(召募官)이라는 직분이 다시 주어졌다. 평양성이 적의 수중에 떨어지자 조호익은 강동 북쪽의 성천으로 들어가 제자 윤근·박대덕과 500명 남짓한 의병을 규합했다. 이들은 평양 남쪽의 중화와 상원까지 오가며 노략질하는 왜군을 집중 공략해 커다란 전과를 올렸다. 조호익은 군졸들과 함께 생활하며 잠잘 때도 옷을 벗지 않았고 대삿갓을 쓰고 가죽버선을 신었다고 한다. 1593년 조호익 의병은 명나라 군사와 함께 평양성을 공격했다. 대동강 주변에 의병을 매복시켜 밤을 틈타 몰려나오는 왜군에 타격을 가했다. 이후 임진강까지 왜군을 추격해 격파하고 함경도에서 퇴각하는 왜군도 양주에서 공략했다. 지산의 평안도 의병은 부산이 코앞인 양산까지 왜군의 뒤를 쫓았다. 조호익은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의병을 해산했지만,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다시 강동에서 의병을 일으켰다.선조에게 지산의 사면을 건의한 사람은 바로 서애 류성룡이다. 서애와 지산은 월천 조목, 학봉 김성일, 간재 이덕홍, 한강 정구와 함께 ‘퇴계 문하 6철(哲)’로 꼽힌다. 류성룡은 세 살 아래의 동문인 조호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류성룡은 ‘징비록’에 조호익을 언급한 대목을 감동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조호익은 글 읽는 선비였으나 나라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앞세워 군사를 격려하고 이끌었다. 동짓날에는 군사를 거느리고 행재소를 향해 네 번 절하고 밤새워 통곡하자 군사들 모두 엎드려 울었다.’지산은 1593년부터 대구부사, 성주목사, 안주목사, 성천부사, 정주목사를 역임했다. 1604년 선산부사를 사임하고 선대의 고향 영천에 자리잡아 만년을 보냈다. 시호는 문간(文簡)이다. 인조반정 이후 이조참판에 추증됐다. 영천 지봉서원, 지금은 북한 땅인 성천 학령서원과 강동 청계서원에 모셔졌다. 지봉서원은 1678년(숙종 4) 사액돼 도잠서원이 됐다.
  •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클림트의 결혼보다 강한 결속/사비나미술관장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클림트의 결혼보다 강한 결속/사비나미술관장

    캐나다 심리학자 존 앨런 리는 논문 ‘사랑의 색채이론’에서 사랑을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에로스(열정적 사랑), 루두스(유희적 사랑), 스토르게(우정에 가까운 사랑), 마니아(강박적 사랑), 프라그마(실용적 사랑), 아가페(이타적 사랑)다.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는 이 중 스토르게 유형에 해당된다. 평생 독신이었던 클림트는 많은 여성과 사귀며 14명의 사생아를 낳았을 만큼 성적 자유를 누렸다. 그런 그가 오스트리아 패션디자이너 에밀리 플뢰게와는 육체관계를 갖지 않고 27년 동안 예술의 동반자이자 연인으로 지냈다. 클림트는 수백 점의 그림을 포함한 재산 절반을 에밀리에게 상속했고 임종 순간에도 “에밀리를 데려와 줘요”라는 말을 남겼다. 에밀리도 독신을 선택했고 연인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유품과 작품들을 모은 ‘클림트방’을 만들어 추모했다. 두 사람이 친구보다 편안하고 애인보다 친밀한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둘은 결혼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열망하고 일에 대한 성취욕과 개혁 성향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클림트는 예술혁신 운동인 ‘분리파’를 결성해 보수적인 빈 미술계의 개혁을 주도했다. 에밀리는 신체를 억압하는 여성복 대신 코르셋이 필요 없는 리폼드레스로 불리는 모던 스타일을 선보이며 패션계 혁신을 주도했다. 클림트는 의복 개혁 운동에 앞장선 에밀리의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하는 한편 창작의 협력자가 돼 20벌 이상의 옷을 디자인했다. 클림트의 걸작 ‘황금빛의 여인’을 비롯한 여러 초상화 속 여성들이 에밀리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고 모델로 섰다. 28세의 에밀리가 자신이 디자인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이 초상화는 연인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는 것을 보여 준다. 옷감의 패턴과 패션은 독창적 장식 화풍으로 에로티시즘 미학을 구현한 클림트에게 가장 중요한 창작 도구였다. 이 그림에서도 인물의 얼굴과 목, 양손을 제외한 신체는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으로 장식된 의상과 하나가 됐고, 후광을 연상시키는 모자 장식은 여인을 초월적 존재로 격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둘의 사랑은 신뢰와 존중, 동료애를 바탕으로 유대감을 형성하는 스토르게의 특성을 보여 준다.
  • 기밀유출 타격에 ‘헌터 스캔들’까지… 점점 궁지로 몰리는 바이든 [특파원 생생리포트]

    기밀유출 타격에 ‘헌터 스캔들’까지… 점점 궁지로 몰리는 바이든 [특파원 생생리포트]

    동영상·메일 담긴 노트북 재조명여직원 성희롱 의혹 벌써 네 번째자기 그림 판매 ‘아빠찬스’ 비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공식화를 앞두고,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인 아들 헌터 바이든에게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앞서 기밀문건 유출로 타격을 입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랜 문제인 ‘헌터 스캔들’로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미국 하원에 따르면 감독위원회는 오는 8일(현지시간)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에 대한 여론 확산을 억압했던 트위터’를 주제로 청문회를 연다. 이번 청문회는 뉴욕포스트가 2020년 대선 즈음에 오하이오주의 한 컴퓨터 수리점에서 헌터의 노트북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뒤, 트위터가 이와 관련된 게시물들을 ‘공유 금지 처분’한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노트북에는 헌터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을 흡입하며 여성과 성행위를 하는 동영상, 헌터를 임원으로 채용하고 급여를 준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대표가 바이든 당시 대선 후보를 만났음을 시사하는 이메일 등이 담겨 있었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게시물 공유 금지를 지시했던 책임자인 제임스 베이커 트위터 고문을 해고했다. 감독위원회는 이번 청문회에서 베이커 등 트위터 전직 간부 3명이 증언한다고 공지했다. 표면적으로 트위터의 문제를 지적하는 청문회지만, 진짜 목적은 노트북에 대한 신뢰 복구와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CBS방송이 노트북에서 발견된 이메일이 진짜라고 뒤늦게 인정하는 등 논란은 커지고 있다. 또 최근 데일리메일은 헌터가 여직원(29)에게 밀린 급여를 빌미로 성적 요구를 하는 ‘페이스타임’ 화상통화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헌터는 여성에게 샤워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설치하라고 강요했다. 헌터의 성희롱 의혹은 네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건 유출 사안과 관련해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스 상원의원은 지난 1일 “헌터의 집과 직장을 수색해야 한다”고 폭스뉴스에서 주장했다.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기밀문건을 읽을 수 있었으니 헌터가 우크라이나 굴지의 에너지업체에 이사로 재직할 수 있었다는 논리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도 최근 헌터의 그림을 누가 사는지 규명하겠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헌터의 미술상이 중국에서 선도자가 되겠다고 했다. 왜 가치 없는 (헌터의) 그림에 (구매자들이) 비싼 가격을 제시하겠냐”고 말했다. 헌터가 이른바 ‘아빠 찬스’로 불공정한 이익을 얻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열린 헌터의 개인전에서 그의 그림 가격은 최저 5만 5000달러(약 6800만원), 최고 22만 5000달러(2억 8000만원)였다.
  • [데스크 시각] 히잡과 돼지머리 시위/이창구 전국부장

    [데스크 시각] 히잡과 돼지머리 시위/이창구 전국부장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히잡은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9월 히잡 착용을 제대로 안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이란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연일 계속됐다. 세계 시민의 연대시위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부는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으며, 경찰을 공격한 시위대를 공개 처형해 크레인에 시신을 달아 놓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히잡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이란을 순방했을 때다. 박 전 대통령은 히잡의 일종인 샤일라를 머리에 둘렀다. 박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보수 기독계가 가장 극렬하게 반대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히잡 착용은 이란의 여성 문화이기도 하지만 이슬람 그 자체”라면서 “여성의 머리카락을 남성을 유혹하는 ‘위험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남성 무슬림들의 우월주의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진보 진영도 여성 대통령으로서 여성 억압에 대해 아무런 고민 없이 경제적 이익만 좇는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2018년 UAE 현지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할 때 흰색 샤일라를 착용했다. 이때는 별 논란이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착용했던 터라 보수 쪽에서 문제 삼기 어려웠을 것이고, 진보 진영도 대통령 부부에게 굳이 고춧가루를 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김건희 여사도 지난달 검은색 샤일라를 두르고 UAE 그랜드 모스크를 찾았다. 이번에는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오일머니 300억 달러 유치에 김 여사의 ‘샤일라 외교’가 한몫했다는 것이다. ‘오일머니가 온다는데, 히잡이 대수냐’는 잇속 계산이 작용했겠지만,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도 한국에선 히잡을 여성 차별의 상징으로 보기보다는 이해할 만한 이슬람 문화로 보는 경향이 대세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슬람 문화를 포용하는 국가가 됐을까? 대구 대현동에서는 5개월째 ‘돼지고기 폭식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경북대 무슬림 학생들이 작은 주택을 구입해 모스크를 지으려는 계획은 긴 법정 싸움 끝에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합법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대법원 판결 이후 이슬람에서 금지하는 돼지고기를 시위 수단으로 삼고 있다. 주민들은 삶은 돼지머리를 공사장 주변에 걸어 놓고 “돼지고기는 우리 문화이니 존중해 달라. 문화가 맞지 않으면 사원을 이전하라”고 했다. 졸지에 돼지머리를 집앞에 매달아 놓는 게 한국 문화가 돼 버렸다. 연말에는 50㎏짜리 통돼지 바비큐 파티를, 지난 2일에는 100인분 돼지수육 파티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무슬림이 양고기를 구워 먹을 때 나는 악취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차고 넘친다. 시끄러운 기도 소리, 향신료 냄새, 포교 우려, 무슬림 근거지가 될 가능성, 테러 위협… 그리고 땅값 하락. 그러나 무슬림 학생들은 “조용하게 기도하고, 향도 피우지 않으며, 경북대 재학생들만 다니는 곳이라 교세가 커질 이유가 없고, 무엇보다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작은 예배당 하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화 폭력을 휘두른 동네 땅값이 오를지도 미지수다. 지자체와 정부가 방치하는 사이 갈등은 이제 대현동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었다. 돼지고기 폭식시위를 응원하는 물결이 온·오프라인에서 넘쳐나고 있다. 이에 맞서 인권단체들은 대현동에서 연대 집회를 벌이며 유엔 종교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긴급구제를 요청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 해외 언론들도 주민들의 행동을 “이슬람 혐오 시위”라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대현동 돼지머리 시위가 이슬람 탄압의 상징이 돼 정말로 위험한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된다고 생각해 보자. 아찔하지 않은가.
  • 단식투쟁 이틀 만에 풀려난 이란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

    단식투쟁 이틀 만에 풀려난 이란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

    옥중 단식 투쟁에 돌입했던 이란의 유명 영화감독이 으름장 이틀 만에 풀려났다.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누린 자파르 파나히(63) 감독이 지난 3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의 악명 높은 에빈 교도소에서 풀려났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그의 부인은 남편이 워낙 모범수로 지내 석방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BBC는 지지자들이 몰려나와 그를 얼싸안았다고 했다. 파나히 감독은 지난 1일 부인과 아들이 대신 전한 성명을 통해 “석방되기 전에는 음식이나 약을 먹지 않겠다. 죽어서 감옥을 나갈지라도 내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 사법부와 보안 당국의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인 행위, 그리고 그들의 무차별 억류에 맞서 단식에 들어감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칸영화제의 티에리 프레모 위원장은 “대단히 안도되는” 소식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란과 전 세계에서 폭력과 억압에 종속된 이들을 잊지 않고 있다. 아울러 자유를 옹호하는 전 세계 예술인들 곁에 늘 머무를 것이다.” 파나히는 2009년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숨진 이란 학생들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2010년 6년 징역형과 함께 20년 동안 해외여행과 영화 제작이 금지됐다. 복역 두 달 만에 조건부로 석방된 뒤 출국 금지 상태에서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재수감됐다. 그는 모하마드 라술로프 등 동료 영화감독이 당국에 억류되자 이들을 만나러 에빈 교도소를 찾은 직후 체포됐다. 이에 대해 이란 사법부는 2010년 선고받은 징역 6년형을 마저 채우기 위해 다시 구금된 것이라고 밝혔다. 파나히는 이란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감독으로 장편 데뷔작인 ‘하얀풍선’(1995)으로 칸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그 뒤 ‘써클’(2000)로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오프사이드’(2006)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았다. 가석방 이후 자전적 영화 ‘닫힌 커튼’(2013)으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자동차로 이란을 돌아다니며 찍은 ‘택시’(2015)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는 등 국제영화제에서 숱한 상을 받았지만 당국의 출국금지 조치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흐사 아미니(22)가 도덕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사건이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로 번지자 저명 언론인과 영화인, 변호사, 활동가들이 대거 체포되는 등 정부의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반정부 시위로 4명이 처형당했고 많은 이들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호자트 알이슬람 모하마드 모사데그 이란 사법부 1차관은 이슬람혁명 기념일을 앞두고 시위 연루자들을 계속 체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 탈레반 보고 있나…자식 팔아 먹을 것 구하는 아프간인들, 끔찍한 생활고

    탈레반 보고 있나…자식 팔아 먹을 것 구하는 아프간인들, 끔찍한 생활고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의 경제난과 생활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일부 아프간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자식을 내다팔기까지 해야 하는 정도라고 영국 익스프레스가 1일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성구호활동가 사라(가명)는 익스프레스에 “탈레반이 재집권한 지 18개월이 흐르는 동안, 아프간 사람들은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자녀를 팔아야 했다”면서 “여성의 권리는 거의 사라졌다. 공원이나 체육관조차 혼자 갈 수 없으며, 대부분의 직종에서 일하는 것이 금지됐다”고 주장했다.  사라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여성의 인권과 기아는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사라는 “사람들은 매일 굶주리고, 일부는 생존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려) 자녀를 팔고 있다”면서 현재 아프간의 경제난이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아프간 사람들을 왜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리나 아프간에서 심각한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난 시기는 탈레반의 재집권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2021년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집권하자 국제사회는 금융과 수출 제재를 가했다. 그나마 원조에 의존하던 경제는 지원이 줄고 물가가 폭등하면서 아프간의 경제는 빠르게 붕괴했다.  특히 2021년 8월 말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미국에 있는 아프간 정부의 자산 90억 달러(현재 환율로 약 11조원)를 동결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대신 탈레반을 경제 및 외교 수단으로 압박하고 있다.  유엔식량기구에 따르면 아프간 인구의 3분의 2인 2800만 명이 생존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에 빠졌다. 특히 이들 중 2000만 명은 올해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굶주린 부모 손에 팔린 아이, 어디로 갔을까 아프간의 끔찍한 경제난과 생활고가 자식을 내다 팔아야 할 정도라는 ‘경고음’은 이미 1년여 전부터 울리기 시작했다. 2021년 10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는 살레하라는 이름의 40대 여성 청소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당시 이 여성은 직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550달러(약 65만원)의 빚을 갚지 못하고 생활고가 심해지는 상황이 이어지자, 결국 빚을 진 남성에게 3살 된 딸을 팔았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월스트리트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만약 삶이 이렇게 계속 끔찍하다면, 나는 내 아이들을 죽이고 나 역시 스스로 죽고 말 것”이라면서 “당장 오늘 저녁에도 뭘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2021년 11월에는 미국 CNN에 당시 9살 소녀였던 파르와나 말릭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 소녀의 부모는 극심한 생활고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8명의 가족을 위해 9살 된 딸을 50대 낯선 남성에게 팔았다. 소녀의 아버지는 “8명의 가족을 먹여살리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죄책감과 수치심, 걱정 등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소녀는 결국 50대의 낯선 남성에게 신부로 팔려갔지만, CNN 등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사연이 알려지면서 인권단체가 적극 나선 덕분에 구출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던 이 소녀와 달리, 빚에 팔려간 대부분의 아프간 아이들은 집안일을 거들거나, 조금 더 자라면 조혼 및 강제 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여성이 ‘사라진’ 아프간, 마네킹에 얼굴이 없다 아프간 사람들은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금지된 뒤, 더 심한 배고픔과 자녀를 내다 파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내 또는 여성인 자녀의 경제활동은 불가능해지면서 가족의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성구호활동가 사라(가명)는 익스프레스에 “사실상 탈레반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성들에게 집에만 머물도록 명령했다”면서 “(여성에 대한) 모든 제한 때문에, 아프간에서는 여성들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최근에는 탈레반의 엄격한 종교적 통치로 인해, 여성 옷가게의 마네킹마저도 마치 부르카(눈의 망사 부분을 제외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덮는 복식)를 착용한 것처럼 얼굴이 가려져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AP통신은 “수도 카불 전역의 여성 옷가게에 있는 마네킹들은 모두 천이나 검은 비닐봉지로 머리가 둘러싸여 있다”면서 “탈레반 당국은 정기적으로 상점과 쇼핑몰을 순찰하며 마네킹의 얼굴들이 가려져있는지 확인한다”고 전했다.국제사회의 자금 동결 등 강력한 제재와 여성 인권의 억압, 탈레반의 공포 정치가 혼합된 아프간 사회는 그야말로 암흑 그 자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겨울은 일부 지역이 영하 30도 아래로 떨어질 만큼 15년 만의 강추위까지 오면서, 한 주 동안 150명 넘게 숨졌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프간 인구의 97%가 올해 빈곤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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