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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야권후보 전력 쟁점화/민자·민주 지도부 전력 들춰내 비방전도

    ◎조 후보 「6·25부역·유신가담설」 해명을­민자·박 후보/박 후보 민자입당 검토 비인도 거짓말­민주 지방선거 투표일을 닷새 앞둔 22일 여야와 무소속 후보들은 상대방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핵심인사들의 전력을 들춰내 해명을 요구하는 등 격렬한 비방전을 벌였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의 조순,무소속의 박찬종 후보 진영에서는 서로 6·25 당시 부역설과 유신지지 논란 등을 부각시키며 물고물리기 식의 공방을 펼쳤다. 민주당의 박지원 대변인은 이날 박찬종 후보를 겨냥,『박후보측의 서울정책연구소가 지난 3월 발간한 「PSM계획」이라는 민자당 입당 검토 계획서가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면서 『박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자당 입당을 검토한 적도 없다고 했지만 이는 유신지지 부인에 이어 또다시 거짓말을 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선거대책위 정미홍 부대변인도 박후보의 유신지지 전력을 다시 거론하며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찬종 후보는 이상용 대변인을통해 『민주당 조후보는 유신에 실질적으로 가담했고 5공 신군부에도 협력했으며,6공에도 가담했다』고 반박했다. 박후보측은 특히 『조후보의 6·25당시 부역설을 비롯한 민주당내 반민주 인사들의 전력검증 자료를 김대중 이사장과 민주당 주요인사,조후보 진영 책임자들이 참고하도록 보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자당의 박범진 대변인도 『민주당 조후보는 유신독재가 극에 달했던 77년 12월 서울대 교수시절 권력남용으로 원성의 대상이었던 차지철 경호실장과 청와대에서 국기하기식에 참석했다』고 폭로하고 『유신독재정권과 뒷거래하던 조후보가 포청천이 되겠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박대변인은 또 『조후보의 6·25당시 부역설 등 경력상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과거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조후보에게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민자당과 민주당은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이춘구 대표의 과거 전력을 공개하며 공방을 벌였다. 민자당은 김이사장의 병역 미필 및 5공 당시 미국에 가게된 배경을 공개했고 민주당은 이대표의 군재직시 하나회 경력과 5공 사회정화위원장 경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민자당의 박대변인은 『김대중 이사장이 이춘구 대표의 군경력을 비방하고 있으나 병역기피자가 그런 비난을 하는 것은 부끄러운 행위』라면서 『전선에 가있어야 할 시절에 김이사장은 어디서 뭘하고 있었는가 설명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박대변인은 『우리는 군출신을 존경하지만 신군부에 붙어 사회정화위원장으로 죄없는 시민을 무고하게 억압하던 그런 군출신은 결코 자랑스럽게 생각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 조­박 후보측,「전력시비」로 티격태격/「유신 찬양」 발언 공방가세

    ◎“거짓말로 시민우롱… 도덕성 문제있다”­조순/“「패거리 야당」의 열세 만회 전술” 반박­박찬종 무소속 박찬종 서울시장후보의 「유신전력」 시비를 둘러싼 민주당과 박후보측간 공방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이같은 공방전은 「DJ변수」 출현후 「빅3」간 혼전양상이 빚어지자 야성표를 나누는 조·박후보간 신경전이 가열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지난 18일 SBS­TV 「빅3」후보 토론회에서 녹화중단 소동끝에 『여당조직의 한사람으로서 내키지 않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처음으로 「유신찬양」을 시인했었다. 민주당은 19일 출동 가능한 「입」들을 총동원,박후보에 대한 「융단폭격」에 나섰다.유신찬양 시인보다는 거짓말을 한 박후보의 부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당연히 박후보가 정치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믿는 눈치다.박지원 대변인은 『유신지지도 나쁘지만 거짓말은 더욱 나쁘다』고 지적,『부끄러운 과거는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마땅하며 아직 이 나라에 이런 서울시장후보가 있다면 개혁의 시대에 참으로부끄러운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영환 부대변인도 『박후보가 주장해온 「무균질」이 얼마나 가식에 찬 것인지 여실히 증명되었다』고 가세했다. 조후보측의 정미홍부대변인도 『공인의 첫번째 자질은 정직성』이라고 전제,『박후보가 명백한 거짓말로 시민을 우롱한 부도덕성과 기만적 태도는 용서할수 없다』며 『매번 기발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박후보는 결국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양치기소년」이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박후보측의 반발도 간단치 않았다.박후보가 직접 나섰다.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후보측의 질문은 13,14대 총선때마다 타후보측에서 수만부씩 복사해 전 지역구에 뿌려졌던 것으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면서 『나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항변했다.박후보는 『유신 당시 군과 민간정보 책임자로 있으면서 민주화운동 탄압에 앞장섰던 사람,신군부 핵심실세로 국민을 억압했던 사람도 동교동에 붙으면 하루아침에 죄가 사면되고 민추협시절부터 한결같이 야당의 길을 지켜온 사람은 자기편에 가담하지 않으면 적이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과거를 재단하고 평가하는 야당의 기준이 고작 패거리 의식인지 그야말로 야당의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상용 대변인은 김대중 이사장의 전면 지원에도 불구,조후보의 열세가 계속되자 동원한 전술이라고 규정한 뒤 『조후보가 고매한 학자로 30여년 쌓아올린 명성과 덕망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악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후보는 그러나 『민주당이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나 대응하지 않겠다』고 사태확산은 원하지 않았다.하지만 민주당은 조후보 지원사격 차원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인 표적으로 삼아 박후보 「깎아내리기」를 계속할 태세여서 박후보의 희망과는 달리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 미 여권운동가 하이트 저서 논란(해외 출판)

    ◎“자녀 양육에 편모가 낫다”/“전통 가족체계는 억압적” 주장/사회각계서 신랄한 비판… 15개월만에 출간 『홀어머니 슬하의 아들이 성장하면 여성들과 더 나은 관계를 유지하며 모친에 대한 존경심도 훨씬 깊다.양친과 자녀들로 구성되는 전통적 가족은 억압적인 것이며 수많은 사회적 불의의 온상이다』 기존의 가족관을 근간부터 뒤엎는 이같은 주장은 현재 미국에서 일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여권운동가 시어 하이트 여사가 쓴 「하이트 가족문제 보고서」의 일부이다. 남녀간 성문제와 가족관계를 다루고 있는 이 보고서는 약 3천개의 항목들에 대해 조사대상자들의 응답을 토대로 작성됐다. 그러나 하이트여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미국의 비평가들은 그녀가 이전에 출간한 보고서들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신랄한 비판을 퍼붓고 있다. 이 보고서는 미국내 출판사 변경,여권운동가들의 지원항의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영국과 유럽대륙에서 출간된지 1년 3개월뒤인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비로소 출간됐다. 이 책은 유럽에서 출간된직후 미국의 대형출판사인 더튼사에 판권이 팔려 수주내로 발간될 예정이었으나 원고를 받아본 출판사는 구체적 설명없이 「편집상의 이유」를 내세워 발간계획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그래서 하이트여사는 할 수 없이 소규모 출판사인 글로브 어틀랜틱사에 출판을 맡겼다.
  • 법집행과 종교계 반발에 대해(사설)

    ◎그것을 「힘의 논리」라고 말할 것인가 이른바 성역문제를 둘러싼 종교계의 민감한 반응이 새로운 긴장을 만들고 있다.걱정스런 일이다.특히 지난 11일 천주교 명동성당 특전미사에서 행한 김수환 추기경의 강론은 우리를 유감스럽게 한다.이 강론이 정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고해서만이 아니다.일부 종교의 정서가 국가에 대해 권한의 지분을 요구하는 듯한 인상이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이다. ○사제입장 이해하지만 당혹 사제로서 성당안에 경찰력이 투입되는 일을 겪은 당황함과 그것이 교계내부에 일으킨 당혹의 파장이 한국 카톨릭을 이끄는 추기경의 입장과 명분에 입힌 상처는 이해할 부분이 없지않다.그러나 그렇더라도 추기경의 강론 논조에는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그때…우리가 정부당국자들에게 굴복했다면 오늘의 문민정부가 태어났겠느냐』라든가 『…명동성당은 이 정부의 모태』와 같은데 그 도덕성을 짓밟았다는 대목은 새삼스럽게 정권 탄생의 논공을 주장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우리의 민주화는 그 자체의 역사적 정당성이지닌 힘으로 이룩된 것이다.그 과정에서 부분적인 힘이 되었다는 것을 가지고 카톨릭이 세속적 공치사를 하는 것같은 이런 모습은 종교적 도덕성의 순도를 의심하게 만든다.따라서 『종교의 뜰에서 정권이 태어났다』는 뜻의 「모태론」도 종교에대해 또 다른 부담을 안겨줄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겠다. ○불법노조에 법집행 불가피 추기경의 강론이 정부가 법집행을 위해 취한 처사를 「힘의 논리」라고 비난하는 것의 모순성도 짚지 않을 수 없다.대저 「힘의 논리」란 무법한 물리력이 정의를 유린하는 것을 말한다.정부가 국법을 집행하는 것을 모두 「정의로운 약자」를 괴롭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종교의 태도라면 그것은 문제다.불법 활동을 하다가 피신하여 법의 영장이 발부된 한국통신 불법노조 간부들의 성당안 피신이 「정의로운 약자의 피난」이 아님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그게 누구이건 성당권역에 들어간 세력을 구인하는 것은 『정치탄압이고 인권 억압이라』고 모는 논리야말로 「힘의 논리」에 접근하는 위험함이 있음을 알아야 할것이다. 이번 사안은 순전히 노사갈등에 지나지 않는다.그것도 노측의 무리에서 빚어진 성격이 짙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과거 YH사건같이 노동운동이 정치적 억압을 받던 때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것은 민선대통령정부의 민주화 시대에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절제와 겸허의 미덕 보여야 더구나 당면한 노사정국의 심각성은 모든 사회적 역량이 일체가 되어 풀어야 할 과제다.이런 때 강도높은 공세로 정부를 「위협」하고 주눅들게하는 것은 너무 실망스런 일이다. 거듭 말하지만 법대로 집행하는 일 외에 민주정부를 뒷받침할 수 있는 「힘」이란 없다.「독재시절에도 없었던」일을 당했노라고 노여워만 할 일이 아니다.정당성에 하자가 있었던 정부가 종교의 비위를 건드릴 수 없어 참았던 일을,법치만을 능력으로 삼는 정당한 정부의 법집행논리와 견준다는 것은 이성적인 처사가 아니다. 정부와 교회의 갈등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일의 불행함을 국민은 원치 않는다.더구나 국가의 법위에 치외법권처럼 군림하는 제3의 권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민주국가의 국민은 인정하지 않는다.정부에게 잘못을「빌고」「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를 요구하며 그걸 지켜보았다가 『앞으로의 행동방침을 결정할 것』이라는 말로 신도들을 충동하는 듯한 태도에 많은 국민은 실망하고 있다. ○종교와 정부 대치 빨리 끝내라 그런 실망은 종교가 거둔 이른바 민주화의 공로에 새로운 흠결을 입힐 수도 있다.더욱이 불교 등 다른 종교지도자들까지 나서 「범교단연대회의」라는 것을 만들면서 이를 정치적으로 몰고 가려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스스로의 권위를 외면 당할 수 있다.바라건대 아무 쪽에도 도움이 안되는 종교와 정부의 이런 대치국면이 한시라도 빨리 끝나야만 할 것이다.
  • 누구를 위한 「성역」 인가/김원홍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한국통신 노조간부들이 농성중인 명동성당과 견지동 조계사가 국가 공권력 집행을 놓고 10여일간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가톨릭과 불교는 이들 농성장이 종교적인 「성역」이라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가지고 방문하는 경찰관들의 법 집행을 사실상 가로막고 6차례나 되돌려보냈다. 수사당국은 성당과 사찰은 신앙인들의 종교를 위한 성역이지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의 사람들에게 도피처로 제공되는 면책의 성역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그래서 법집행은 당연한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계사는 『성스러운 도량에 쫓겨들어온 중생을 나가라고 하는 것은 불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자비를 앞세운다.또 명동성당은 『억울하게 억압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그 울분을 토로해온 장소』라며 지난 시대의 관행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나 사찰을 19세기 중반 열강의 개항지에 존재했던 치외법권적인 조계(조계)로 여겨서는 안된다.국가의 통치권역안에 들어있는 특수한 장(장)일 뿐이다.더구나 종교가 추구하는 이상의 하나가 질서속에 깃들인 세속의 평화라고 한다면 법질서 또한 준수되어야한다.그것은 종교의 사회적 역할일 수도 있다. 종교계는 공권력이 개입할 경우 연대투쟁을 공언하는등 위기감마저 안겨주고 있다.종교계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시민들이 긍정적인 눈길만을 보내는 것은 물론 아니다.구속 영장이 발부된 노조원들은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민주화 투쟁이나 인권투쟁을 하기 위한 투사가 아니다.엄밀하게 말하면 불법적인 노조활동으로 사전 구속영장이 떨어졌기 때문에 범법혐의가 있는 사람들이다. 유럽과 남북 아메리카의 기독교 국가들의 교회에서도 실정법을 어기고 피신한 범법자들을 설득해서 내보내거나 영장집행에 협력한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종교가 범법자들을 공개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을 것이다.종교계에서도 실정법과 종교의 관용 사이에 갈등을 느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과거 유신헌법 당시 반정부 인권투쟁을 할때나 군사 독재시대의 민주화 투쟁을 하던 암울한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와타나베 망언은 민족모독이다(사설)

    오늘은 현충일이다.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영령들께 머리 깊이 숙여 절하는 날이다.우리가 오늘 절하고 뵈올 분들 중에는 6·25전쟁에서 꽃다운 나이로 산화한 유무명의 국군 용사도 있고 일제식민지배하에 있던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갖 신고를 겪은 독립지사 열사들도 계시다.특히 나라 잃은 설움속에 만리타향을 헤매며 적신을 탄알삼아 침략국의 심장에 타격을 가하려고 생명을 초개같이 버렸던 분들이 묻혀 계시다.광복한지 50년에 이르고도 분단의 운명 때문에 미처 못모신 분들의 유해를 송구해하며 우리는 오늘을 맞고 있다. ○현충일 아침에 듣는 일 망언 바로 그 현충일에 우리는 다시 한번 일본의 해괴한 망언과 접한다.침략의 야심으로 왕비시해의 만행까지 서슴지않고,옥새찍기를 거부한 국왕을 겁주기 위해 온갖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물리력을 다 동원하여 강압으로 성사시킨 이른바 「한일합방조약」이란 것을 『원만히 체결된 조약』일 뿐이라고 망령되게 우기는 사람이 하필 일본의 외교행정을 대표하던 전임 외무장관이다. 그것은 우발적이고 일과적인 말이 아니다.악의적이고 계획된 민족모독의 망언이다.망언 레이스의 선수가 「와타나베」로 이어졌을 뿐 51년에 「요시다 시게루」를 시작으로 53년에 「구보다」가,64년에는 「오노」가,88년에는 「오쿠노」가 이어 뛰고 오늘 「와타나베」가 또하나의 계주선수로 등장한 망언의 집요함에 우리는 넌더리가 난다. ○일과 아닌 계획적 망언계주 그 집요함이 증명하는 것은 이 나라가 지닌 근원적인 부도덕성이다.와타나베의 교언이 가증스런 것은 『공식문서 어디에도』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배 했다는 단어가 씌어있지 않다고 한 대목이다.개인이 볼모상태에서 인정한 문서도 억압이 풀리고 자유로운 상태가 되면 바로 잡는다.국가간의 조약들에서 강압이 이뤄진 것은 역사가 바로 잡는다.그것이 국가간의 양식이고 도의다.일본은 그것을 하지 않고 기회 있을 때마다 그것을 뒤집기 위한 망언선수를 내세운다. 망언이 있을 때마다 확인되는 것은 앞으로도 그것이 고쳐질 징조가 안보인다는 것이다.총리로부터 주요장관에 이어지는 거물들의 이어달리기가 전외무로까지 이른 망언계주는 우리에게 분노보다 참담한 실망을 안겨준다.그러나 한국은 일본의 양심을 비치는 거울이다.그것이 일본의 운명이기도 하다. ○도덕적 미성숙의 나라 일본 비록 경제적으로는 거인의 체격을 지녔지만 세계를 주도하는 선진국 역할이 일본에 맡겨질 수 없는 것은 일본이 도덕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지적이다.우리는 일본이 그런 나라로 머물기를 원치 않는다.두나라의 운명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도 일본이 도덕적으로 거듭나 우리곁에 있기를 바란다.그러나 여전히 일본은 선의를 저버린다. 나라사이의 역사도 순환의 원리를 겪는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다.문명사의 중심이 동북아에 있을 때 일본은 한반도로부터 은혜를 입었다.그들이 문명의 주도권을 바꿔쥔 서양을 받아들였을 때 한민족은 그들의 흙묻은 발아래 짓밟혔지만 앞으로 다가 오는 태평양 문화권의 시대에는 한국민족이 뼈대 곧은 중심국으로 설 것이다.그 기운은 일본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도 절실하다는 것을 우리는 확신한다. ○망언·취소의 놀음도 끝내야 국교정상화 30년을 맞으며 『올바른 역사인식의 바탕으로 21세기를 향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정립』하자는 일본에 대한 우리의 제의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영리한 그들도 당연히 알고 있다.그런데 여전히 이런 망언을 뱉어놓는 것은 세계사람들에게 그들의 순화되지 못하는 악의의 본성을 들키는 일이라고 할수 있다. 수치로운 일이다.일본의 생각 깊은 사람들이 나서서 이 소멸될줄 모르는 불순한 인자의 소탕에 힘쓰기를 당부한다.그리고 이제 망언과 취소의 놀음도 여기서 끝내주기 바란다.
  • 개도국 현대미술 한 자리에/인니자카르타 「비동맹국 현대미술전」

    ◎43개국서 그림·조각 등 400여점 출품/선진국의 “모방예술”비난시각 불식 기대 서구의 미술비평가들은 개발도상국의 현대미술가들을 무책임한 모방자 정도로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같은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전시회가 4월28일부터 자카르타에서 열리고 있다. 비동맹국 핵심인 인도네시아가 주최한 「비동맹국 현대미술전」에는 43개국에서 그림·조각 등 4백여점이 출품돼 6월까지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 기간중 선진국과 개도국의 미술에 관한 열띤 토론의 장이 될 세미나도 예정돼 있다.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미술이 다른 기준에 의해 평가돼야 하는지,선진국 미술 역사는 직선적 형태로 발전해 왔지만 개도국의 미술 역사는 제멋대로 춤췄다는 주장이 맞는 얘기인지 등이 논의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와 민간미술관장들이 공동주관한 이번 행사에 주최국인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화가들도 수십명이 대거 참여한다.이들은 지역주민 무마와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는 도서지방의 전통미술만 선호했던 정부가현대미술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매우 긍정적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문화정책이 억압적이라며 반정부적인 색채를 띠어온 미술가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참여하는 이유는 그래도 자신들을 표현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작년 6월 3개 시사주간지에 대한 정간조치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진압에 나선 군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한쪽 다리가 부러진 셈사르 시아한씨는 한쪽 다리를 오렌지 색깔로 칠한 해골 그림을 출품했다. 그러나 정부가 한편으로는 예술에 대한 검열을 계속하면서도 국제사회에서의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이용하려 한다는 비난도 없지 않다.이번 전시회에 검열이 없다는 주최측의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하르소노씨는 『전시회가 끝나면 우리가 자유롭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민주적인 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정부를 합리화시켜줄 뿐』이라며 이번 행사 참가 초청을 거부했다.동자바의 수라바야 경찰은 살해된 노동운동가 마르시나를 기념하는 미술전시회를 폐쇄시킨 바 있다. 인도네시아 미술가들에게는 미술과 정치의 상관관계가 추상적이라기보다는 초현실적인 것 같다.다른 비동맹국에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미술가들도 그같은 감정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의 동아시아정책과 한반도」/제임스 베이커 전미국무

    ◎세계경제연 초청 조찬강연/미·북 핵합의/“평양 입지만 높여준 중대 실책”/일의 안보리진출 등 국제적 역할 증대 환영/“경제자유·정치억압” 등소평식 통치 곧 붕괴 제임스 베이커 전미국무장관이 세계경제연구원(원장 사공일)초청으로 방한해 18일 롯데호텔에서 「미국의 동아시아정책과 한반도」란 제목의 조찬강연회를 가졌다.그는 강연에서 북한핵문제등 동아시아의 안보문제를 비롯,동아시아의 정치·경제적 중요성,세계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전략등이 폭넓게 언급했다.다음은 베이커 전장관의 연설 요지이다. 오는 2000년은 「태평양시대」로 특징지을 수 있다.「태평양시대」는 벌써 한국에서 움트고 있다.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1인당 GDP가 7천달러에 이르고 있고 올해도 7%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한국은 노동생산성과 하이테크분야의 발전속도를 볼 때 신흥공업국의 선발주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2000년은 태평양시대 동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역동적인 지역경제 무대다.이미 동아시아와미국간에는 미­유럽관계에 비견할만한 동반자관계가 형성돼 있다.특히 경제문제는 이 지역 미국 외교정책의 최대 현안이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고 보호무역 및 자유무역간의 갈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등 국제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은 미국의 동아시아정책에 여러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4가지 전략을 제시하고 싶다.한마디로 표현하면 거시경제적 국가간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째로 서방선진 7개국(G7)이 거시경제정책 조정과정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둘째는 각국이 보호주의 움직임을 극복하고 자유무역 질서확대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셋째는 서구및 북미지역 경제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여기서는 개인·기업간 부문뿐만 아니라 정부조직의 개편도 포함돼야 한다.각국 정부기구를 대폭 축소하고 국가운영에 합리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수출지향적 경제전략을 제고하자는 것이다.대표적으로 일본과 그밖의 동아시아국가들은 수출지향적 전략을 지속하며 그들대로의 경제성장을 추구해왔다.이제는 무역흑자라는 개념이 더이상 강력한 성장의 표본이 되지 못할 것이다.한 나라의 다른나라에 대한 무역불균형문제는 국제사회에서 긴장감을 초래할 뿐만아니라 국내소비라는 형태로 일정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동아시아 국가의 경우 남미와 비교할 때 국민간 소득격차가 크기 않고 중산층이 견고해 국내수요를 창출하는 내수지향적 경제성장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일시장 개방노력 확대를 경제문제만큼 동아시아에 직면해 있는 「도전」들이 있다.중국의 등소평사후의 문제가 그 하나이다.경제적 자유는 허용하되 정치적 자유는 억압하는 등소평식의 정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등소평 사후에 대해서는 첫째,권력이 집중되고 경제개방이 지속되는 경우 둘째,군부의 재부상 셋째,지방 정부간의 할거주의등 몇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그러나 중국에서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균형있게 지원하는 대중정책이 중요하며 민의에 기반을 두지 않을 경우 어떤 식이든 경제주의는 어렵다고 본다. 일본은 이미 세계최강국으로 성장했으므로 이웃나라들이 일본이 책임있는 민주국가로서 국제적 역할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환영해야 할 것이다.일본의 안보리진출 등 국제적 역할 증대는 미­일 전략적 관계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미 안보협력 강화할때 만일 미­일간 자동차 협상을 둘러싼 갈등으로 양국간 동반자관계가 붕괴되면 이 지역안정에 유해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따라서 일본은 국내시장을 개방하고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하고 미국도 긴축정책추진등 정부의 합리화 조치를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북한핵문제와 관련해 클린턴 행정부는 「진전」보다는 「위험한 걸음」을 하며 「퇴보」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제네바 합의는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가로 인정해주는 것으로 오히려 북한의 입지를 강화시켜준 것으로 평가된다. 클린턴 행정부는 이제 그 과정을 돌이킬 수는 없다.하지만 북한에 대해 핵합의의 이행을 계속 촉구하고 한국에 대해서도 미군의 증강 등을 통해 안보공약이 확고함을 지금이라도 거듭 강조해야 한다.
  • “북한에 곡물·물자 제공 용의”/김 대통령 IPI총회 연설

    ◎북 인권 세계가 각별한 관심을 김영삼 대통령은 15일 『북한체제의 안정과 질서있는 변화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러한 차원에서 우리는 북한이 당장 필요로 하는 곡물을 비롯한 원료와 물자를 장기저리로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거듭 밝힌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경복궁 근정전에서 데이비드 라벤돌 회장을 비롯,국내외 중진언론인 8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국제언론인협회(IPI) 서울총회 개회식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남과 북이 함께 번영하는 한민족 공동발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분단을 강요 당한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은 역사의 순리』라고 전제,『그렇다고 우리가 급격하고도 일방적인 통합을 원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반세기에 이르는 분단사에 비춰 남과 북은 점진적인 단계를 거쳐 상호 조화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일을 이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한국정부가 북한의 핵문제에도 불구하고 대북(대북) 경제협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도바로 이러한 뜻에 따른 것』이라면서 『북한 경수로 건설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기로 한 것도 같은 취지』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북한의 주민들은 외부세계와의 철저한 차단속에서 인권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통제와 억압의 삶을 살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주민의 인권문제는 국제언론인협회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정보화와 세계화의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언론이 먼저 세계화 돼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국가간,지역간 균형있는 정보유통과 공정한 뉴스선정이 이뤄질 수 있는 새로운 국제정보질서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역설했다.
  • IPI 서울총회/김 대통령 연설

    ◎새로운 국제정보질서 구축 모두의 과제/「더불어 잘사는 지구공동체」의 중추되길 국제언론인협회가 창설된 이래 지난 44년동안 지구상에는 거대한 변화가 있었습니다.전후 세계를 지배하던 동서냉전의 완강한 장벽은 마침내 무너졌습니다.자유와 민주 그리고 인간존엄이 인류보편의 가치로 확고하게 자리잡는 시대가 왔습니다. 나는 언론의 역할이 없었더라면 이같은 역사의 진보가 결코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나는 국제언론인협회를 중심으로 한 세계언론이 지난 40여년의 세계사에 남긴 지대한 공헌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에서도 언론은 역사발전을 앞서 이끌어 왔습니다.우리는 식민통치와 빈곤,분단과 전쟁,그리고 독재라는 최악의 조건속에서도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루어 냈습니다.그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바로 그 기적의 뒤에는 언론이 있었습니다. 특히 민주화를 이룰때까지 권위주의의 탄압과 고난을 견디어 낸 한국언론의 크나큰 활약이 있었습니다.40여년에 걸친 나의 민주화투쟁에서 한국언론은 언제나 나의 동지이며 후원자였습니다.나자신 언론자유의 쟁취를 민주화운동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아왔습니다.그것은 자유언론이야 말로 민주화의 기초라는 나의 신념에 바탕한 것이었습니다. 83년5월 가택연금중 민주화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들어가면서 나는 「언론자유」를 무엇보다도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이 23일에 걸친 단식투쟁은 범국민적인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민주화운동에는 세계 언론의 많은 지지와 성원이 있었습니다.특히 국제언론인협회는 여러차례 한국의 언론탄압을 규탄하고 언론자유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나는 여러분의 지원에 대해 남다른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국민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국제언론인협회 총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극명하게 입증하고 있습니다.서울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라는 국제언론인협회의 이상이 승리를 거둔 현장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세계에는 이미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었습니다.정보화와세계화의 물결이 「문명사적인 변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언론은 인류 운명에 대하여 중요한 매체가 아니라 결정적 매체가 된 것입니다. 정보화와 세계화의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언론이 먼저 세계화되어야 합니다.무엇보다 국가간,지역간 균형있는 정보유통과 공정한 뉴스선정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새로운 국제정보질서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입니다.그리하여 국제언론인협회가 국가와 지역,민족과 문화를 뛰어넘어 「더불어 잘 사는 지구공동체」를 구현하는 중추가 되기를 충심으로 기대합니다. 한국 역시 문호를 더욱 활짝 열어 세계와 교류하고 협력하기 위한 「세계화정책」을 적극 펴 나가고 있습니다.세계로,미래로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 더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꿈은 아직 휴전선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지상의 마지막 냉전지역인 한반도에는 역사상 유례없는 「정보의 단절」이 반세기나 지속되고 있습니다. 남북간에 흩어진 수백만명의 이산가족들은 서로 생사조차 알지 못하며 편지 한장,전화 한통 주고 받을 수 없습니다.북한 주민은 외부세계와의 차단 속에서 인권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통제와 억압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북한주민의 인권문제는 국제언론인협회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분단을 강요당한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은 역사의 순리입니다.그렇다고 우리가 급격하고도 일방적인 통합을 원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반세기에 이르는 분단사에 비추어 남과 북은 점진적인 단계를 거쳐 상호 조화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일을 이룩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체제의 안정과 질서있는 변화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그러한 차원에서 우리는 북한이 당장 필요로 하는 곡물을 비롯한 원료와 물자를 장기저리로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거듭 밝힙니다. 우리는 남과 북이 함께 번영하는 한민족공동발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한국정부가 북한 핵문제에도 불구하고 대북경제협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뜻에서 입니다.나는 남북한이 서로 협조하여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습니다.그날은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을 성큼 앞당기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하기 시작하는 새 출발의 날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참으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곳을 찾아왔습니다.오늘의 시점은 세계사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광복 반세기를 맞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도 뜻깊은 전환기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토대위에서 세계화를 추구하는 문민정부의 이상이 바야흐로 열매맺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서울은 여전히 지난 시대의 마지막 긴장이 살아있는 현장이면서 21세기의 세계를 앞서 이끌 동아시아의 중심입니다.바로 이러한 때에 바로 이곳에서 세계 언론의 진로를 논의하고 한반도의 장래를 위해 함께 고뇌하는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김현희씨·여금주양이 말하는 남과 북/서울신문 첫 합동인터뷰

    ◎“진한 화장 짧은 머리… 평양패션 서양화”/“KBS듣고 남쪽 잘 산다는 것 알았어요”/“외화벌이 남자와 결혼하는게 여성의 꿈”/김/“요즘도 북한의 가족 찾는 꿈 꿔요”/여/“영어에 깜깜… 학교공부 힘들어요” 『현희언니,정말 만나고 싶었어요』 『나도 금주양이 보고 싶었어요』 15일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동백실에서 첫 대면한 김현희씨(34)와 여금주양(21)은 한동안 포옹을 풀지 않았다. 김현희.올해로 서울생활 9년째를 맞는 그가 북한탈출 귀순자를 만난 것은 김만철씨에 이어 두번째.그러나 여성 귀순자를 만나기는 여양이 처음이었다. 검은 블라우스 위에 베이지색 재킷차림의 김씨와 체크무니 재킷차림의 여양은 흡사 친자매같았다.지난해 4월30일 사회안전부 대위출신인 아버지 여만철씨(49)등 일가족 5명과 함께 동남아를 거쳐 귀순한 여양은 서울에 오기 전까지 김씨가 누구인지를 몰랐다고 한다.그도 그럴 것이 북한에선 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해 일절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여양은 서울에 온 뒤 비디오 「마유미」와 그의 고백록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를 읽고 나서 김씨의 아픔을 알게 됐고 언니가 가여워 울었다고 한다. 『화면을 통해 봤을 때와 달리 가까이서 보니 정말 언닌 젊고 예쁘네요.언니가 똑똑하고 예쁘지 않았으면 공작원으로 뽑히지도 않았을 텐데…예쁘게 태어난게 「원수」인 것 같아요.아마 언니가 남쪽사람으로 북한에서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벌써 죽었을 거에요』 ○93년 평양 많이 변해 김씨와 여양의 연령차는 13살.그러나 나이차보다 더 큰 간극은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시차 7년이었다.김씨가 마지막으로 평양을 떠난 87년까지 북한여성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먹고 사는 일이 전부였다.그러나 여양이 전하는 그 뒤의 북한,특히 여성사회엔 미미하나마 나름대로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8년 처음 평양에 갔을 때는 그곳 여자들이나 내가 사는 함흥여자들이나 별로 다른게 없었어요.그러나 93년 다시 평양에 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달라진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머리모양이 짧아졌을뿐 아니라 브래지어 바람에 속이 훤히 드려다보이는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더라니깐요.거기다 화장도 서양식으로 진하게 하는 등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느낌을 받았어요』 여양이 전하는 북한의 이성교제 역시 김씨의 재북시절과는 많이 달라진듯 했다.김씨가 공작원 교육을 받던 87년엔 남녀가 대동강변을 손을 잡은채 돌아다니는게 「첨단 데이트」에 속했다는 것.그러나 요즘엔 남녀가 껴안은채 밀어를 나누는 모습을 대동강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여양은 말했다. 밝고 활달한 여양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던 김씨는 여양이 가족과 함께 자유를 찾은 사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북한이 어떤 사회인데,일가족이 고스란히 탈출할 수 있었다니 정말 천행에요』.김씨는 여양 일가의 귀순보도를 대하면서 함남 요덕 「2951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가족생각에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이젠 가족생각도 희미해졌다』고 말한 김씨는 『가끔씩 여동생 현옥이와 남동생 현수가 나타나 큰 누나 때문에 식구들이 고생을 하게 됐다고 말하거나 아니면 내가 스웨터 등 보따리 꾸려들고 우리가족을 찾아가는 꿈을 꾸기도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가 지난 91년 3월 여의도침례교회서 세례를 받은후 신앙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에 의해 목숨을 잃은 무고한 KAL858기 희생자들에 대한 속죄와 아울러 가족들의 무사함을 하느님께 빌기 위해서라고 한다. 올해 중앙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입학한 여양이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그가 북한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판자집과 거지 천국」에 판자집과 거지 대신 하늘을 찌를듯이 솟은 빌딩숲과 흘러 넘치는 경제적 풍요였다고 한다.여양은 북한에서 KBS 사회교육방송등을 통해 남한이 잘 산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았지만 이렇게 잘사는 줄은 몰랐다고 한다.북한에선 라디오를 구입하면 의무적으로 안전부에 등록하도록 돼있고 안전부는 채널을 납땜,남한방송청취를 원천봉쇄한다고 한다.그러나 일단 등록만 하고 나면 추후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수의 주민들이 몰래 고정납땜을 뜯어내고 남한방송을 듣고 있다는 것.특히 친한 학생들끼리는 남한방송에서 들은 내용을 서로 주고 받기도 하는데 그 가운데는 『남조선에선 거리 청소부도 집에 전화를 매놓고 산다』는 얘기도 들어 있다고 한다.놀랍게도 여양은 친척이 중국에 있는 남학생으로부터 6·25가 남침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북조선이 「지상의 낙원」임을 끝없이 세뇌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주민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산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다고 여양은 말했다.북한주민들은 주로 「귀국자」나 중국연변의 조선족,러시아벌목공들로부터 바깥 세상정보 특히 남한정보를 듣고 있는데 러시아벌목장에서 일하다 귀국하는 벌목공의 경우 품질이 좋은 남한치약을 압수당하지 않기 위해 「MadeinKorea」란 글자를 긁어낸채 갖고 들어온다고 한다.여양은 그래도 평양에서 만든 치약은 품질이 괜찮은 편이지만 지방산 치약은 흰 치분을 물에 반죽해놓은 정도여서 대부분의 가정에선 소금으로 이를 닦고 평양치약은 손님 접대용으로 모셔놓는다고 말했다. ○6·25는 남침 들었다 북한청소년들의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양은 『북한 청소년들은 꿈을 위대하게 갖지 않는다』고 말하고 요즘엔 고등중학교를 졸업하면 장사에 나서 돈을 벌겠다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최근들어 북한에서 군복무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 여양은 이같은 풍조 역시 돈을 벌어 잘살아보겠다는 청소년들의 가치관과 무관치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씨가 『그전엔 김일성과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치겠다』며 입대를 자원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고 말하자 여양은 『이젠 어쩔 수 없어 군에 가는 경우가 더 많다』며 김일성종합대학의 경우 전엔 고등중학교 추천 70%,군추천 30%로 신입생을 받아들였으나 이제는 고등중학교 추천 30%,군추천 70%로 그 비율을 바꿔 청소년들의 군입대를 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양은 젊은이들의 군입대를 기피하는 이유는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과 사망,핵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맨먼저 죽게 될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물론 군인은 일반 주민에 비해 훨씬 많은 식량(1일 800g)이 지급되지만 변변한 부식없이 쌀 30%,잡곡 70% 비율로 지은 밥만 먹곤 엄청 강도가 높은 훈련을 감당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는 장병이 적지 않다는 것.이런 소문이 쫙 깔리는 바람에 젊은이들이 그럴듯한 구실이나 꾀병을 이유로 입영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여양은 인민군의 요양소는 대부분 영양실조로 쓰러진 군인들을 수용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젊은이들이 군입대를 기피할 목적으로 자주 써먹는 방법은 신검수검 직전에 엿을 잔뜩 집어 먹고 혈압을 올려 고혈압환자로 위장하거나 X레이 촬영시 러닝셔츠속 가슴팍에 담배곽에서 떼낸 은박지를 붙여 필름에 폐결핵 환부가 나타나도록 위장하는 것 등이라고 한다. 서울생활 1년을 맞는 여양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북한에선 돼지고기도 꿀처럼 먹었는데 여기와선 너무 자주 먹는 탓인지 이젠 신물이 났다』는 여양.그러면서 그는 『사람의 입이 참으로 간사한 것 같다』고 했다. 이미 4권의 고백록과 2권의 번역서를 낸 김씨가 독서에 취미를 가진 반면 여양은 TV시청을 즐기는 편이다.여양이 즐겨 보는 드라마는 KBS­2TV의「딸부잣집」과 SBS의 「이 여자가 사는 법」.김씨 역시 즐겨보는 TV프로로 「딸부잣집」과 뉴스프로를 꼽았다. 강연이나 신앙간증에 나서는 틈틈이 책을 읽고 쓴다는 김씨는 최근에 펴낸 「이은혜,그리고 다구치 아예코」를 얼마전에 구입한 컴퓨터로 썼다면서 『요즘엔 컴퓨터가 생활의 또다른 즐거움으로 추가됐다』고 말했다. 한편 얼마전부터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다는 여양의 가장 큰 고민은 학교공부다.특례입학으로 진학은 했지만 영어에 깜깜한데다 교과과정이 북한과 다르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한다.또하나,여양을 괴롭히는 건 미팅이다.얼마전 같은 대학 법대생들과 그룹미팅을 가졌을 때 마음에 쏙드는 남학생을 발견,「찍었는데」 그 남학생이 다른 여학생을 파트너로 정하는 바람에 요즘 「열을 받고」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군기피 확산 여양은 나이로 보면 분명 X세대지만 부를줄 아는 노래가 주로 가요곡집의 앞쪽에 실린 노래들 뿐이어서 노래방 가기를 꺼린단다.그러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요즘 독한 마음 먹고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상적인 남성상을 『비록 자판기 커피일망정 함께 나누며 나를 기쁘게 해주는 남자』라고 밝힌 여양은 같은 또래의 여대생들이 브랜드옷을 고집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몸에 잘맞고 색깔만 잘 받으면 됐지 메이커가 무슨 상관이냐』는 의젓함을 보였다. 서울엔 미인이 많은 것 같다는 여양 말에 김씨는 아마도 식생활이나 환경 탓일 것이라고 설명.북한여성들도 성형수술을 하느냐는 질문에 여양은 『돈을 주고 병원에서 쌍꺼풀수술을 하는데 시술수준이 낮은 탓인지 3년 못가 풀린다』고 말하고 수술이 잘못돼 고등중학교 학생이 할머니로 변하는 웃지 못할 일이 자주 벌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여성들의 꿈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양외대를 졸업,외화벌이 기관에서 근무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두사람이 똑같았다.여양은 그래서 『요즘 북한여성들 사이에선 시집 잘가는게 대학 15곳 다닌 것보다 낫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생지옥」에서의21년의 생활을 마감하고 자유를 마음껏 호흡하게 된 여금주양.그는 이제 배고픔과 유일사상체제의 속박으로부터 완전히 풀려난 것이다.더는 금요노동에 나오라는 지시도 받지 않게 됐으며 영농철 두달간의 노력동원으로부터도 해방이 됐다.어디 그뿐인가.스스로 능력을 키우고 노력만 하면 원하는 것을 움켜쥘 수 있는 가능성의 문앞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그래서 여금주양은 이제 행운의 여신과 손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인세 고스란히 저금 그러나 같은 북한에서 태어났어도 평생 벗지 못할 무거운 멍에를 지고 있는 김현희씨.그는 한 인간이 겪어야 하는 불행의 끝이 어디인가를 가늠하지 못한채 오늘도 번민과 죄책감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그는 10억원에 가까운 출판인세를 한푼도 쓰지 않은채 고스란히 저금해놓고 있다.KAL기 희생유족들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그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는데 쓰기 위해서다.자유의 땅 대한민국에서 거듭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북한의 억압속에 신음할 가족생각에 하루도 눈물 마를 날이 없는 김현희.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 두 여인에게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안겨준 이 불행한 시대상황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하루 빨리 청산해야할 공동의 빚이 아닐는지.여양은 4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서면서 『언니,외롭거나 마음이 아플 때면 제게 전화 하세요』라며 김현희씨를 다시 껴안았다.
  • 아서펜 감독작품「체이스」/정재형 동국대교수·영화평론가(감동의명화)

    ◎미 도덕률 붕괴과정 묘파/성억압에 쌓이는 집단히스테리 해부/불의에 맞선 보안관역 브란도 인상적 감독 아서 펜은 미국의 의미에 몰두해 있다.그의 작품은 명백히 미국문화의 어떤 면을 검토하고 있다.「체이스」에서는 남부 조그만 도시에서의 폭력적인 분위기를 다루며,거기에 일반적인 성적 도덕률이 침식되어 가는 것을 보여준다. 펜은 미국이란 체제의 가치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재평가하는 작업을 해나간다.그의 영화들은 미국인이 겪은 역사적 경험을 갖고 정열적이며 강렬하고 역설적인 정서적 효과들을 창출해내고 있다.그 작품들은 또한 지난 수십년동안의 미국의 도덕적 조건들을 평가해주는 지표로 작용하기도 한다.그중 케네디 암살의 공포감은 「체이스」에 잘 암시되어 있다.폭력은 그의 영화에서 빈번히 취급되어지는 표현법에 속한다.그런데 그것이 거의 무의미하게 사용된 적은 없다.폭력은 미국인 자신들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뿌리깊은 요소로 간주되어지기 때문이다. 케네디암살의 재현은 미국인이 보편적으로 갖고있는 폭력에 대한억눌린 잠재성에 대한 비유이다.물론 이 영화가 그 당시의 유행이라고도 볼수 있는 폭력적 표현으로 상업성을 겨냥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는 있다.그러나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는 조금도 현실의 이면을 과장하지 않는다.위선자,권력에 혈안이 되어있는 행정관료,냉정하고 탐욕스러운 아내,폭력에 의존하는 자기기만자들,모두가 하나같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이 영화에선 그들이 서로의 살을 물어뜯으며 고통을 주는 쪽이나 희생을 당하는 쪽이나 동등하게 묘사되어 있음을 느낄수 있다.단지 특이하게 선량한 사람으로 나타나는 인물은 불의에 맞서 대항하는 보안관 캘더 역의 마론 브란도뿐인데,그는 마치 이 혼탁한 세상에서 혼자 무거운 짐을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는 예수의 이미지를 닮아있다. 감독 아서 펜은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양쪽의 영향을 다 받고 있다.사회가 소외된 사람 및 반항아들에게 불만을 심어줄 뿐 환기통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폭력은 불가피하게 번져나온다는게 그의 지론인 것이다.존 F 케네디,마틴 루터 킹,그리고 로버트 케네디 등의 암살도 바로 사회적이며 동시에 개인의 성적인 욕구의 억압된 구조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터져나온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있는 그러한 폭력의 의미는 미국의 사회가 집단 히스테리증세에 빠져있다는 것을 의미한다.60년대 이래로 미국은 점차 무정부상태로 진입하고 있음을 이 영화는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사람들은 서로를 쏘고 쏴 죽인다.이건 그들이 서로를 단지 미워하기 때문만은 아니다.이러한 현상은 그들이 어디에 목적을 두어야할 지를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폭력이다.그들은 사회체제에 대한 분노의 격앙된 감정과 동시에 무력감,좌절감을 같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 독 우익/「종전=해방」역사해석에 반기

    ◎고위인사 280명 “잘못만 부각”대전 재평가 주장/사민당 중심 “진실은폐 국수주의적 사고”맹 비난 일본에서 국회 부전결의 채택을 둘러싼 찬반 시비가 확산되는 가운데 독일 우익인사들도 종전 50주년기념일(5월8일)의 역사적 재평가를 공개요구,파문이 일고 있다. 독일 보수우파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2차대전의 해석과 관련,일방적으로 독일의 과오만 부각되고 있다는 반발 심리가 깔린 것으로 개전 책임과 관련한 역사적 진실을 상대화,축소하려는 국수적 사고 방식이 고개들기 시작한 징후로 주목받고 있다. 카를 디터 슈프랑어 개발장관,집권 기민당(CDU) 원내총무를 지냈던 알프레트 드레거 등 전·현직 고위 정치인들과 저명 학자 등이 포함된 보수우익인사 2백80여명은 최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에 공동성명을 내고 2차대전 종전이 독일에 주는 역사적 의미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했다. 이 성명은 종전기념일을 나치정권 전체주의 체제로부터의 해방일로 보는 일반적 역사해석에 반기를 들면서 『이날은 나치 폭압으로부터의 해방일인 동시에 동구지역 독일인들의 집단추방과 동독에서의 새 억압체제,분단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지금까지의 2차대전 평가가 일방적이었다면서 『이같은 진실을 호도하거나 억누르고 상대화하려는 어떤 역사인식도 독일의 자화상이나 자긍심의 기초가 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들은 종전기념일 하루 전인 5월7일 뮌헨에서 별도 기념집회를 가질 계획이라면서 성명에 서명자 전원의 이름을 명기하고 찬조금 접수를 위한 은행구좌도 함께 게재함으로써 자신들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확산시키고 지지세력을 규합해나갈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들의 성명은 야당인 사민당(SPD)을 비롯,각계에서 즉각 비판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사민당은 성명을 내고 『지성적 정직성이라는 허울 아래 민주주의의 기초를 뒤흔들고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부채질하는 극단주의』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자비네 로이토이서 쉬나렌베르거 법무장관도 ARD방송 회견에서 우익보수세력의 이같은 시각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시키고 역사적 진실을 상대화하려는 시도로 규정했다.이같은 논란에 대해 독일정부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면서 묘한 뉘앙스를 주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페터 하우스만 총리실대변인은 종전 50주년 기념일의 의미 해석을 둘러싼 논란에 정부는 개입할 생각이 없다면서 『독일정부로서는 이 성명에 대해 공감이 없는 바는 아니지만 동시에 유태인 대학살 희생자들과 독일군 전사자들에 대한 슬픔도 종전기념일의 의미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 폭력물 많이 보면 심장병 유발/미,남녀 40명 대상 조사결과

    ◎스트레스 받아 혈압 올라/면역 약화… 여성이 더 위험 영화나 TV의 폭력장면을 오랫동안 시청하면 관상동맥성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새 의학연구보고서가 나왔다. 미 노스 캐롤라이나주 듀크대학 메디컬 센터의 레드포드 윌리엄스 박사는 23일 미행동의학회 회의에서 영화,TV를 통해 폭력물을 장기간 시청해온 남녀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폭력의 정도가 심할수록 시청자들의 혈압이 크게 상승했으며 인체면역체계의 기능억압과 관련된 호르몬 등 인체내 3개 스트레스 호르몬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박사는 『앞으로 추가조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TV,영화의 폭력장면들이 시청자들에 있어 「생물학적 위험」 요소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스가 실시한 조사방법은 이상성격의 남편이 아내를 학대하는 장면 등 영화,TV의 폭력장면들을 모아 이를 조사대상자들에게 보여준 뒤 이들의 상태를 측정한 것. 그 결과 시청자의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모두 증가했으며,특히 여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여성들의 혈압은 영화 속의 피해자가 여성일 때 평균 7,남성이 피해자로 나오면 4가 증가했으며 남성들의 혈압은 피해자가 남성일 때 5,여성일 때는 3이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 미 쿠바정책 개선 필요(해외사설)

    피델 카스트로가 파리에서 양복차림으로 귀빈대접을 받는 모습은 워싱턴에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카스트로가 워싱턴을 방문해 환영받기에는 아직 이르지만,쿠바정책 재검토는 너무 늦은감 마저 있다.케네디대통령때 시작된 쿠바 제재조치는 효용가치가 소진됐다. 제재를 강화해 쿠바를 고립시키면 국민생활이 비참해지고 봉기가 일어나 결국 카스트로정권이 축출될 것이라는 환상에 보수파들은 아직도 집착한다. 이 시나리오는 현명치 못하며 인도적이지도 못하다.쿠바는 생존할 것이다.다른 나라들이 그곳에 투자하면서 금수조치에 불참하고 있기 때문이다.보수파들의 희망대로 반란이 일어난다면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많은 쿠바인들이 더욱 비참해질 것이다. 젊고 온건한 쿠바계 미국인들은 그들 윗세대의 보복망상에 점점 더 식상해하면서 카스트로정권과의 대화및 교역증진을 바란다.제재조치가 철폐된다면 그의 억압적 정책이 오래 유지될 수 없고 보통 쿠바인들은 물질적 부와 인간적 자유를 조금씩 맛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그들은 느낀다.미국의 시대착오적인 제재정책이 없다면 카스트로가 국내정책 실패의 책임을 돌릴 수 있는 편리한 변명거리도 사라진다. 미국과의 개방적인 교류,쿠바계 미국인의 고국내 사업투자 허용 등이 첫단계가 될 수 있다.더 호의적인 무역조건도 개혁진전을 위한 유인책으로 제시될 수 있다.파리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은 카스트로는 프랑스 인권단체의 쿠바방문을 허용했다. 쿠바주둔 소련군및 기지가 미국에 진정 위협이 되고 카스트로가 세계각지에 무기및 혁명을 수출하던 때는 지나갔다.냉전의 망령이 사라진 쿠바는 역사에 추월당한 독재자의 지배를 받는 피폐한 미국의 이웃일 뿐이다.미국정책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계보다는 오늘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 유엔 사회개발 정상회의/13국정상 만찬 뒷얘기

    ◎26개 비동맹국중 절반이 참석 “성황” ◎“남남협력” 강조에 참석자 모두 공감 김영삼 대통령이 10일 에티오피아와 페루,몽고를 비롯한 13개 비동맹 국가의 정상들을 초청한 만찬행사는 우리나라의 외교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객관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한 나라의 정상이 다른 나라의 정상 여러명을 함께 초청해 만찬을 주재하는 행사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처음 청와대 쪽에서 유럽순방 행사를 기획하면서 사회개발정상회의 기간에 20개국 정도의 정상을 초청하는 만찬을 갖자고 아이디어를 냈을 때,외무부의 반응은 시니컬한 것이었다.『얼마나 오겠느냐』는 부정적인 전망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공로명 장관도 우선은 걱정부터 됐던 것 같다.그러나 담당 국장과 직원들을 불러 가능성과 효과를 검토하고는 『한번 추진해보자』고 강력하게 직원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우선 이 행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목표와 관련시켜 아시아와 아프리카,남미의 26개 비동맹 국가를 초청대상으로 선정했다.우리와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다투는 스리랑카와 가까운 나라들이다.예상했던대로 섭외가 쉽지 않았다.3월2일 김대통령이 첫 방문국인 프랑스로 떠날 때까지도 참석을 수락한 나라는 8개국 밖에 되지 않았다.외무부 당국자들은 다급해졌다.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참가국이 최소한 10개국은 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손발을 바쁘게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참가요청을 받은 나라들이 선뜻 승낙을 하지도 않았지만,승낙을 해도 10명이 넘는 국가정상의 일정을 하나로 맞추는 일도 쉬운 것이 아니었다.결국 행사 당일인 10일 직전 13개국의 대통령 및 총리의 참석이 확정됐다. 그런데 막판에도 고비가 있었다.이날 행사는 저녁7시에 시작됐는데 6시가 넘어가도록 김대통령의 인사말에 대해 답사를 할 나라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그 한시간 동안 몇나라와 마지막 교섭을 해봤지만 여의치 않았다.결국 만찬에서 김대통령은 답사가 없는 건배사를 했다.옥의 티같은 것이었다. 어쨌든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남협력의 정신에 입각해 긴밀한관계를 유지해 가자』고 제의했고 참석국가의 정상들은 이 뜻에 공감을 나타냈다.교섭과정은 힘이 들었지만 일단 우리나라 대통령이 다자간 정상외교를 주도하는 새로운 선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한 나라의 정상이 쉽게 오고가는 것은 아니다.그들은 국가를 위해 뭔가를 얻는 것이 있다고 판단될 때 움직인다.세계 13위의 무역국이라는 우리의 국제적 지위가 10개국이 넘는 정상을 한자리에 모이도록 만들어낸 동력이라고 한 당국자는 말했다.그러나 외무부는 당초에 우리의 실력을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외무부에 부족했던 것은 실력이 아니라 의욕이었다.그것이 옥의 티를 만든 것이다. 이날의 행사는 국가의 진로를 결정하거나,국익을 다투는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이번 만찬행사는 우리의 외교사에서 기억해둘만한 이벤트가 될 것 같다. ◎「벨라센터」 주변 표정/“미,개도국 여성교육에 1억불 지원”/힐러리/“회교국엔 평등·정의 없다” 강연파문/방글라 여 작가 ○…나라시마 라오 인도총리와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등 9개 인구대국들은 10일 여성교육을 전세계에서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 인도와 인도네시아 외에 방글라데시,중국,브라질,이집트,멕시코,나이지리아,파키스탄등 인구대국들은 이날 회동을 마친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전세계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 이들 국가대표는 사회발전과 모든 민족의 균등한 발전에 필수적인 조치로 어린소녀와 여성등에 대한 기본교육에 우선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각국 대표들에게 호소. 이와관련,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는 지난 8일 미국이 향후 10년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남미여성교육을 위해 1억달러를 투입하겠는 「야심적인」계획을 발표했다. ○…로베르토 로바이나 곤살레스 쿠바 외무장관은 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 연설에서 쿠바가 미국의 지시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미국의원들이 쿠바인들에 대한 대규모 축출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 그는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강대국들이 제시한 시장경제개혁 청사진을 일축하면서 개도국들도 독자적인 개발모델을 보유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 로바이나 장관은 『우리는 쿠바의 사회개발계획을 좌초시키려는 미국의 범죄적인 경제·무역·재정봉쇄 조치에 35년간 저항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완전한 재량으로 민족주체성 훼손과 국가전복을 야기시키는 국제화 추세에 대항해 독립과 자결,주권등을 적극 옹호해왔다』고 말했다. 쿠바는 경제제재 조치를 놓고 미국과 첨예한 대결을 벌여 공동선언과 행동계획등 관련문서 승인등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으나 그같은 최악의 장애물은 제거됐다고 회의 관계자는 전언. ○…유엔 사회개발정상회담 관계자들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이 이번 정상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 팔레스타인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 회의에 참석한 디아브 아유슈 팔레스타인 사회문제 차관은 이날 AFP통신회견에서 아라파트 의장은 최근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서 돌파구가 열림에 따라 후속조치 마련등 「바쁜 일정」때문에 정상회의에 참석할수 없게 됐다고 전언. 아라파트 의장은 앞서 정상회담 조직관계자들에 자신의 회의불참 소식을 전하면서 양해를 구했다고 한 팔레스타인 관리는 전언. ○…방글라데시의 망명 여성작가 타슬리마 나스린은 원리주의를 비롯한 회교전체가 여성의 자유와 정의를 빼앗았다고 맹렬히 비난하고 나서 이번 사회개발정상회에 파문을 불러일으키기도. 그는 이날 강연회를 마친뒤 『회교 원리주의 세력들이 여성을 억압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 『나는 이슬람에서 평등과 정의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 그는 지난해 8월 회교 원리주의 세력이 암살위협을 가하자 스웨덴으로 도피했는데 방글라데시 종교법원은 그에 대해 「회교모독」등의 혐의로 궐석 재판을 진행중이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부수뇌들은 11,12일 최종 문서를 승인하기에 앞서 7분씩 돌아가며 연설할 예정이지만 이들이 시간을 엄격히 지켜줄지의 여부는 미지수라고.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의 경우 오는 4∼5월 대통령 선거 이후 사임하게 됨에 따라 이번이 주요 국제행사에서의 마지막 연설이 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코펜하겐 선언문」 10개항 요약 【코펜하겐 AFP 연합】 유엔 사회개발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각국 정부 대표들은 이번 주말 정상회담에 앞서 「코펜하겐 선언문」으로 명명된 10개항의 선언문을 작성했다. 다음은 10개항의 요약이다. ▲사회개발 달성을 위한 경제·정치·사회·문화·법적 환경을 창조한다. ▲인류의 윤리·사회·정치·경제적 의무로서 단호한 국가단위의 행동과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세계의 빈곤을 근절한다. ▲경제·사회적 정책의 우선사항으로 완전고용의 달성을 촉진하며 모든 남성과 여성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생산적인 직업과 일을 통해 안전하고 지속적인 생활을 영위토록 한다. ▲불우하고 약한 단체와 개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참가와 안전,단결,기회의 평등,다양성 존중,관용,무차별,모든 인권의 존중과 촉진에 기초한 정의롭고 안전하고 안정된 사회를 만듦으로써 사회적 통합을 촉진한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완전한 존경을 촉진시키며 남녀의 평등과 공평을 달성하며 정치적·사회적·경제적·시민적·문화적 생활과 개발에서의 여성의 지도적 역할과 참여를 인정하며 촉진한다. ▲기본적인 의료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접근과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대한 최상의 표준,그리고 질높은 교육에 대한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기회를 촉진하고 달성한다. ▲저개발국가와 아프리카의 경제적·사회적·인적자원의 개발을 촉진한다. ▲구조적 조정계획들을 수립할 때 빈곤의 근절과 완전하고 생산적인 고용,사회적 통합의 촉진이라는 사회개발 목표들의 포함을 보장한다. ▲정상회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별 행동과 지역적·국제적 협력을 통해 사회개발에 할당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자원을 증대시킨다. ▲동반자 정신 아래 유엔이나 다른 다자간 기구를 통해 사회개발을 위한 국제적·지역적·소지역적 협력의 틀을 개선하고 강화한다.
  • 인권침해국 비난 결의안/유엔,수단­이라크 등에 시정 촉구

    【제네바 로이터 AP AFP 연합】 유엔인권위원회는 8일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인권상황에 관한 광범위한 논의를 거쳐 이란과 이라크·수단·미얀마 등 주요 인권침해국가들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53개국 인권위원회는 이날 6주간에 걸친 연차총회를 마감하며 이들 국가들이 살인과 구금·고문·즉결처분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논란을 벌여왔던 기본권 탄압및 소수민족 억압 등 중국의 인권유린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대중국 인권결의안은 찬성21,반대20,기권 13표 등 1표차로 부결됐다.
  • 그것은 차라리 통곡이었다/숙연한 김 대통령의 베를린 연설

    ◎한반도통일 확신하는 환희의 웅변/「무서운 통일 책무」의 다지머이 가슴 쳐 높이 26m,너비 65.6m.1791년 고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입구 성문을 모델로 삼아 운터덴 린덴 거리의 서쪽끝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세워진 건축물.나폴레옹군이 이문을 통해 입성한 이래 수많은 행진과 퍼레이드의 행사장이 됐던,베를린의 18개 옛 성문가운데 현존하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브란텐부르크. 김영삼대통령이 7일 통독의 상징물 브란덴부르크를 방문했다.독일이 법률적으로까지 완전히 통일된뒤 이곳을 찾은 한국의 첫 대통령으로서 그에게 어떤 상념이 떠올랐는지는 어렵잖게 유추할 수 있다.그는 스스로 이곳을 보고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곧이어 있은 황태자궁에서의 연설석상에서다. 브란덴부르크는 동서독의 분단과 함께 5개의 성문을 닫았었다.분단의 상징이었던 브란덴부르크는 그러나 1989년 12월 22일 다시 통일의 상징으로 명예를 회복했다.그해 11월 9일 국경이 개방된지 몇주 뒤 서독의 콜 연방총리는 모드로 동독총리와 동·서독의 여러 정치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문을 열어젖힘으로써 자신의 이름과 브란덴부르크의 이름을 세계사에 다시 한번 빛나게 했다. 김 대통령은 황태자궁 연설에서 서베를린의 자유를 서울의 자유로 바꾸어 노래했다.그는 연설말미에서 『서베를린의 자유는 서울의 자유였다』면서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져 번슈타인의 베를린 필하모니가 베토벤 제9교향곡의 「환희」를 「자유」로 노래했을 때 서울은 진정한 환희였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은 이어 이는 서베를린의 승리가 서울의 승리였기 때문이며 한반도의 통일도 꿈이 아니라 현실로 이룰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국국민의 감회를 전했다.그것은 「웅변」이었다.그러나 이를 듣는 한국 기자단이나 수행원들에게 분단국대통령의 「웅변」은 마치 「통곡」처럼 가슴을 쳤다. 김대통령이 유럽순방 연설문 가운데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황태자궁 연설이었다.너무 많은 주문과 추고때문에 연설문 작성자들은 황태자궁 연설문 이야기가 나오면 고개를 흔들 정도다.김대통령이나 한국국민에게 통일만큼 절실한 과제는 없을 것이다.베를린의 활기와 번영을 보면서,또 독일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김대통령은 통일에대한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특유의 표현인 「무서운 책임감」으로 바꾸어 놓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구체적으로 곡물을 비롯,북한에게 필요한 원료와 물자를 장기저리로 제공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우리의 북한 정책측면에서 이같은 언급은 매우 진전된 것이고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할 내용이었다.그러나 기자들에게 더 가슴깊이 와 닿은 말은 『우리는 3단계통일방안의 과정을 축소하기 위해 요구되는 어떤 노력과 희생도 감수할 것』이라고 한 대목의 포괄적인 의미였다. 베를린의 자유를 서울의 자유로 바꾸어 이야기한 김대통령의 꿈꾸는 듯한 표정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3단계과정의 축소를 위해 어떤 희생도 치르겠다는 그 말의 깊은 뜻은 무엇일까.김 대통령은 콜 총리가 브란덴부르크문을 열어젖히는 장면과,김 대통령이 앞장서 많은 우리 각료및 정치지도자들과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함께 건너는 장면을 오버랩시키고 있지는 않았을까. ◎독 외교3단체 초청 연설 요지 독일과 나의 인연은 멀리 20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내가 다니던 서울대학교는 유럽식 학풍이 두드러진 곳이었으며 그 가운데서도 나의 전공이던 철학분야는 독일의 학풍이 풍미했습니다.나의 졸업논문도 칸트의 「비판철학」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1986년 11월초,나는 생애 처음으로 베를린을 찾게 되었습니다.내가 처음 만난 베를린은 육지 속의 섬으로 외떨어지고,다시 동서로 갈라진 「격리와 분단」의 도시였습니다.그러나 오늘 나는 새봄의 기운이 싹트는 이 아름다운 도시의 한 가운데,활짝 열린 브란덴부르크문을 지나 이곳에 왔습니다. 돌이켜보면,내가 베를린과 처음 만나던 86년 이후 세계는 바탕으로 부터 바뀌었습니다.지난 10년의 세계는 「인간의 자유화」,「민족자주의 회복」,「평화의 확산」,「세계의 공동체화」라는 방향으로 전진한 것입니다.이러한 역사의 진전을 극명하게 상징하는 곳이 아마도 이 베를린일 것입니다. 나는 오늘 브란덴부르크문을 지나오면서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세계가 달라졌음에도 한반도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그러나 역사의 힘은 한반도의 통일을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는 지난 1957년 독일연방공화국의 유럽공동체 가입이 독일 통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해 벌어졌던 토론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역사는 당시 독일의 유럽통합 참여결정이 통일을 가로막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앞당기는 요인이 되었다는 점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나는 올해 초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국가목표로 세계화를 선언하였습니다.나는 한국의 세계화가 한반도의 통일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촉진시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문제는 한반도의 독특한 상황 앞에서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우리는 독일과 다른 역사를 물려 받았습니다.단절과 폐쇄 속에 남과 북은 이념과제도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이질화의 길을 걸어왔습니다.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우리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을 취하는 것이 현실적인 것입니다.그것이 바로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화해협력 단계」,「남북연합 단계」,「1민족 1국가」의 3단계 통일방안입니다. 독일과 한국은 각기 유럽과 아시아에서 서로 유사한 경험을 지니며 유구한역사를 이어왔습니다.양국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독일과 한국을 더욱 가깝게 이어준 것은 전후의 세계사가 가져다 준 민족분단이라는 공통의 아픔이었습니다. 특히 자유의 최전진 기지였던 서베를린과 서울은 깊은 운명적 유대를 느껴왔습니다.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져,번슈타인의 베를린필하모니가 베토벤 제9교향곡 「환희」를 「자유」로 노래했을 때 서울은 진정 환희였습니다.서베를린의 승리가 서울의 승리였기 때문입니다. 두도시는 결코 억압될 수 없음을 역사 속에서 실증했습니다.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으로 화답한 것처럼 독일의 통일은 한반도의 통일로이어질 것입니다.21세기 희망과 세계를 향해 우리 두 나라 국민이 함께 손잡고 나아갑시다.서울과 베를린이 세계공동체의 선봉이 되게 합시다.
  • 신세대작가 김소진 단편집 「고아떤 뺑덕어멈」

    ◎분단·가난 등 질곡의 현대사 작품화/「파애」·「개흘레꾼」 등 9편 수록 읽을만한 소설이 드물다는 요즘 최근 나온 김소진(32)씨의 「고아떤 뺑덕어멈」(솔출판사 펴냄)이 모처럼 좋은 소설로 읽힌다. 김소진씨는 첫 창작집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펴내면서 90년대 신세대작가군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소설가.두번째 소설집인 「고아떤 뺑덕어멈」역시 첫 작품집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파애(파애)」「개흘레꾼」「고아떤 뺑덕어멈」 등 9편의 단편을 실었다. 표제작은 유랑극단에서 뺑덕어멈 역을 하는 여인에게 집착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분단의 상처에 접근한 작품.「개흘레꾼」은 정치적 현실과 생존적 현실 사이에서 개흘레꾼의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로 부터 아픈 현대사를 되새긴 작품으로 작가의 소설쓰는 의미를 대변해주고 있기도 하다. 작가는 혼전순결을 강요하는 가부장적 윤리에 강박관념을 갖게 된 아내와 순결에 대한 의심으로 스스로를 억압하는 남편의 화해를 다룬 「파애」 등을 통해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보이고 있다. 그러나 부모세대의 가난과 분단체험 등에 근거해 현대사의 질곡에 진지한 성찰을 가하는 것이야말로 이 작가의 소설작업에서 줄기를 이루는 부분이다.작가는 이들을 다룸에 있어 결코 이분법적 도식에 빠지지 않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빈번한 회상과 재빠른 장면 이동으로 복잡성과 다양성을 부여함으로써 소설이 단순하게 이해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주장보다는 주어진 실존적 상황에 주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가난과 상처라는 문학의 젖줄은 이제 떼어버릴 때가 됐다』고 책에서 밝혔듯 새로운 변신을 모색할 참이다.다음주 고려원에서 출간될 예정인 연작소설 「장석조네 사람들」이 어쩌면 이같은 경향을 지닌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지도 모른다.
  • 내한 일노벨상 수상작가/오에 겐자부로(인터뷰)

    ◎“인류의 화해·상처치유 위한 작품 구상”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대강건삼낭·60)씨가 크리스찬아카데미 창립30주년기념 한·일심포지엄에 발제자로 참석하기 위해 1일 내한했다. 오에씨는 이날 하오 3시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람들과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함께 대화하고 작품에 대한 비판도 받는다는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왔다』면서 『김지하시인과 폭넓은 대화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70년대 김지하시인 석방운동에 참가한 문인으로서 황석영 박노해 등 현재 구속된 한국의 문인들에 대한 견해는.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서 뭐라 말할 입장은 못된다.그러나 문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정치적 요구에 따라 억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노벨상 수상기념 연설에서 일본 헌법상의 영구평화원칙을 개정하려는 것은 아시아와 원폭피해자에 대한 배반이라고 말했는데. ▲일본헌법 개정 움직임에 반대하며 앞으로 일본의 국제적 역할은 인류전체의 화해와 치유를 위해 노력하는 일이라 생각한다.일본의 상처를 치유하는 노력을 포함해서 특히 한국 중국 필리핀 등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진정한 화해를 이룩해야 한다. ­소설을 그만 쓰겠다고 말한적이 있는데….그리고 소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1주일 전에 완성한 3부작 소설 「타오르는 푸른나무」를 끝으로 소설을 그만 쓰고 세계의 상처 치유와 화해를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을 5년동안 공부하며 구상할 계획이다.종전의 소설형식은 쇠퇴할 것이라 보며 앞으로는 한국 중국 등 세계문학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변두리국가에서 훌륭한 작품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세계에서 보여준 화해와 치유노력이 서구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그러나 김지하시인의 불교적 세계관과 지명관목사의 기독교적 휴머니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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