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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웅산 수치 92% 득표 전망 돌풍… ‘미얀마의 봄’ 훈풍

    아웅산 수치 92% 득표 전망 돌풍… ‘미얀마의 봄’ 훈풍

    미얀마에도 봄은 오는가. 지난해 3월 초대 민선 대통령으로 취임한 테인 세인이 1962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50년만인 오는 4월1일 보궐선거를 통해 ‘민주주의 실험’을 한다. 이달 초에는 노조결성·파업을 합법화했으며, 1월에는 거물급 반체제 인사 300여명을 석방하고 소수민족 반군과 평화협상을 일부 타결짓는 등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민주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14일 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 시내의 야당 민주국민연맹(NLD) 사무실. 책상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아웅산 수치(66) 여사의 얼굴에는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몸바쳐온 그녀가 보궐선거를 위해 처음으로 TV·라디오 선거유세 방송에 나서는 감격적인 자리였다. 수치 여사는 “사람들이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발전하지 않는다.”면서 “오직 법치 아래서만 국민들이 진짜 자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사자후를 토했다. 그러면서 “모든 억압적 법률을 철폐되고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을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NLD에 배정된 15분 동안 정치·사법 개혁을 강력히 촉구해 유권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양곤 인근의 빈민촌 카우무에 출마하는 수치 여사는 유권자 사전조사 결과 92%의 놀라운 득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현지신문 세븐데이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상·하원 의원 48명을 새로 선출한다. 19개 정당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수치 여사의 NLD는 젊은 층을 대거 수혈해 35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해용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는 “전체적으로는 여야가 백중세로 전망이 나온다.”면서 “양곤, 만달레이 등 대도시 지역은 NLD 등 야권이 우세하고, 농촌 지역에서는 여당의 지지층이 두텁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NLD가 대승하더라도 의회의 역학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친군부 세력이 2010년 11월 총선에서 485석의 하원 의석 90% 가까이 차지했다. 당시 NLD 등이 군부가 가택연금 중이던 수치 여사의 출마를 금지시켜 총선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선거 직후 수치 여사를 풀어주고 세인 대통령이 개혁조치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지난 1월 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미얀마 정부는 선거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연합(아세안)에 5명의 투표참관단 파견을 요청하는 한편, 10개 회원국에 의원 2명과 언론인 3명을 투표 현장을 참관하도록 공식 초청했다.  미얀마는 지난 9일 노조 결성과 파업도 합법화했다. 미얀마 정부는 “노조 결성과 파업을 허용하는 노동법이 9일부터 시행됐다”면서 “노동법을 위반하는 고용주와 노동자들은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된 노동법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30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할 경우 노조를 결성할 수 있고, 파업 참가 인원과 파업 기간 등을 14일 이전에 통보하면 파업도 벌일 수 있다.  서구에서 경제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체제 인사 석방, 소수민족 반군과의 관계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민간 정부 출범 이후 발빠르게 반체제 인사들을 석방했으나 거물급 인사들을 석방하지 않아 기대 이하라는 혹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세인 대통령은 올초 특별사면을 통해 전직 총리와 학생 민주화 운동 지도자, 소수민족 반군 지도자 등 거물급 반체제 인사 300여명을 석방했다. 석방된 반체제 인사로는 군사정권 시절 총리를 지낸 킨 뉸, 1988년 학생 시위를 주도한 민 코 나잉, 소수민족 샨족 지도자인 쿤 툰 우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민주화를 향한 “상당한 조치”라고 밝혔고, 수치 여사도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얀마 정부는 소수민족 반군과의 평화협상도 일부 타결지으며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다. 미얀마 정부 대표단은 지난 1월 최대 세력을 보유한 소수민족 반군 가운데 하나인 카렌민족연합(KNU)과 평화협상을 이끌어냈다. 미얀마 국민의 40%를 차지하는 소수민족들은 미얀마가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민주화와 자치권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석호익 후보 “ ‘여성 비하’라니…출마해 진실 밝히겠다”

    석호익 후보 “ ‘여성 비하’라니…출마해 진실 밝히겠다”

    석호익 새누리당 후보(경북 고령·성주·칠곡군)가 18일 공천을 반납하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석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새누리 당사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여성을 극찬한 본래의 내용은 간곳 없고 강의 내용 중 한 단어만을 인용해 여성 비하를 주장하고 보도된 사실이 안타깝다.”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사례로서 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했는데 전체적인 내용은 생략하고 특정 용어만 의도적으로 발췌했다.”면서 “강연 전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여성 비하 논란은 오해에 불과하며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석 후보는 “5년전 청와대, 여성부, 여성관련 단체 등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종결된 사안이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검증까지 거쳐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전략공천을 받고 출마도 했었다.”면서 “지금에 와서 누군가에 의해 사회 이슈화돼 마녀사냥처럼 일방 매도되고 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과 관련 “저를 지지해 주시는 지역 주민과 새누리당 관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석 후보는 지난 2007년 5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재직시 신산업경영원 원로급 50여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IT 현황-2007년 전망과 당면 과제’에 대해 강연을 하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성을 많이 가졌다는 요지의 강연을 했었다.  <다음은 석 후보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놓은 강의 전반부 내용>  여러분, 흔히 지금 앞으로 미래의 성장 동력이 4요소, 4F라고 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 4F가 하나는, Film(영화), 두 번째는 Fashion(패션), Fusion(퓨전), Female(여성) 입니다.  필름이라는 것은 영화만 말 하는게 아니고 앞으로 모든 분야에 무엇을 하든간에 이제 문화가 포함되어야 된다. 정치를 하든, 경제를 하든, 무슨 제품을 만들든, 서비스를 하든,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제품이 안되면 안된다. 하는 그런 의미의 필름이 되겠습니다.  두 번째 패션입니다. 패션은 흔히 말하는 패션 뿐만이 아니고,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분야에 패션, 속도가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속도가, 유행이라는게 속도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가미 하지 않으면 실패합니다.  세 번째는 Female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이런얘기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요새는 초등학생 중학생뿐만 아니고, 남녀고등학교까지 남학생들이 여자한테 맞아옵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애들 키울때 여자가 남자 때렸다고 하면 계신 분 중에 따님을 혼 내시는분이 대부분 일겁니다.  지금은 실제 그렇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만, 전세계적으로 항상 제도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못 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애를 적게 낳다 보니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큽니다.  외람된 얘기입니다만, 남자보다는 여자가 좀 더 진화되었습니다. 왜냐면 대체로 고등동물일수록 구멍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여자가 더 진화 됐는데, 최소한 16살까지는 여자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남자보다 빠릅니다. 그래서 같이 경쟁하면 지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항상 여자를 억압했지만 지금은 육사,공사,해사가 1등이 여자입니다. 그리고 경찰대학교 연3년 여자가 일등했습니다. 금년도는 차이가 있지만, 작년만 해도 1,2,3등이 여자였습니다. 사법고시가 이제 배출 받는거는 여자가 능가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강남에 남녀고등학교에 여론조사를 했는데 1~8등 여자, 9등 남자, 10~18등 여자, 19등부터 여자 몇명있고 전부 남자입니다. 금년의 신문에 보셨겠지만, 강북에 남녀공학에 흔히 과거 옛날에 남자는 과학, 수학 잘하고 여자는 국어, 외국어 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맞기는 맞는거 같아요. 강북의 남녀공학을 조사했더니, 수학이랑 과학은 남자가 여자보다 8점이 뒤지고, 영어 하고 국어는 15점이 뒤졌습니다 남자가 공학에 오질 않으려고 하거든요. 학부모하고 의논하여 여자와 남자의 내신성적등급을 따로 매기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그것이 확산 될것입니다.  제가 유럽에 있었다고 얘기 드렸는데, 유럽 스위스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남원에 가면 춘향이가 살던 그네도 있고, 놀던 우물도 있고 다 있습니다만, 알프스 소녀의 하이디 소설 동화에 배경이 되는 마이앤펠트주입니다 스위스는 조그마한데 26개주가 있는데 정치하고 외교하고 통신외교 말고는 전부, 자치가 굉장히 강합니다. 마이앤펠트주에 91년도에까지 여자들한테 참정권이 아닌 투표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성운동가들이 데모를 해가지고 주 총 투표를 했는데 그래 넘어갈라고 했는데 마을 원로가 나와서 우리엄마, 우리며느리, 우리딸들이 노동운동 한다고 돌아다니고 데모한다고, 돌아다니면 우리집에 소는 누가 키우고 가정은 누가 돌보냐고 부결 되버렸어요. 연방헌법재판소에 위헌재소를 해서 92년부터 투표권이 된겁니다.  여러분 옛날의 고전영화를 보시면 외국에도 여자들한테 굉장히 그 지금 대기업의 인사담당하는 사람들이 보면 여자들이 훨씬 낫다는겁니다. 여자들을 말을 못하게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 드리는건 여성 예찬론자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나라도 과감하게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 다음이 퓨전입니다...이하 생략.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석호익 후보 새누리당 공천 반납, 무소속 출마

    석호익 후보 새누리당 공천 반납, 무소속 출마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을 빚었던 석호익(경북 고령·성주·칠곡군) 새누리당 후보가 18일 공천을 반납하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석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새누리 당사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여성을 극찬한 본래의 내용은 간곳 없고 강의 내용 중 한 단어만을 인용해 여성 비하를 주장하고 보도된 사실이 안타깝다.”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사례로서 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했는데 전체적인 내용은 생략하고 특정 용어만 의도적으로 발췌했다.”면서 “강연 전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여성 비하 논란은 오해에 불과하며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석 후보는 “5년전 청와대, 여성부, 여성관련 단체 등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종결된 사안이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검증까지 거쳐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전략공천을 받고 출마도 했었다.”면서 “지금에 와서 누군가에 의해 사회 이슈화돼 마녀사냥처럼 일방 매도되고 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논란과 관련 “저를 지지해 주시는 지역 주민과 새누리당 관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석 후보는 지난 2007년 5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재직시 신산업경영원 원로급 50여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IT 현황-2007년 전망과 당면 과제’에 대해 강연을 하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성을 많이 가졌다는 요지의 강연을 했었다.  <다음은 석 후보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놓은 강의 전반부 내용>  여러분, 흔히 지금 앞으로 미래의 성장 동력이 4요소, 4F라고 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 4F가 하나는, Film(영화), 두 번째는 Fashion(패션), FUSION(퓨전), Female(여성) 입니다.  필름이라는 것은 영화만 말 하는게 아니고 앞으로 모든 분야에 무엇을 하든간에 이제 문화가 포함되어야 된다. 정치를 하든, 경제를 하든, 무슨 제품을 만들든, 서비스를 하든,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제품이 안되면 안된다. 하는 그런 의미의 필름이 되겠습니다.  두 번째 패션입니다. 패션은 흔히 말하는 패션 뿐만이 아니고,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분야에 패션, 속도가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속도가, 유행이라는게 속도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가미 하지 않으면 실패합니다.  세 번째는 Female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이런얘기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요새는 초등학생 중학생뿐만 아니고, 남녀고등학교까지 남학생들이 여자한테 맞아옵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애들 키울때 여자가 남자 때렸다고 하면 계신 분 중에 따님을 혼 내시는분이 대부분 일겁니다.  지금은 실제 그렇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만, 전세계적으로 항상 제도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못 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애를 적게 낳다 보니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큽니다.  외람된 얘기입니다만, 남자보다는 여자가 좀 더 진화되었습니다. 왜냐면 대체로 고등동물일수록 구멍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여자가 더 진화 됐는데, 최소한 16살까지는 여자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남자보다 빠릅니다. 그래서 같이 경쟁하면 지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항상 여자를 억압했지만 지금은 육사,공사,해사가 1등이 여자입니다. 그리고 경찰대학교 연3년 여자가 일등했습니다. 금년도는 차이가 있지만, 작년만 해도 1,2,3등이 여자였습니다. 사법고시가 이제 배출 받는거는 여자가 능가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강남에 남녀고등학교에 여론조사를 했는데 1~8등 여자, 9등 남자, 10~18등 여자, 19등부터 여자 몇명있고 전부 남자입니다. 금년의 신문에 보셨겠지만, 강북에 남녀공학에 흔히 과거 옛날에 남자는 과학, 수학 잘하고 여자는 국어, 외국어 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맞기는 맞는거 같아요. 강북의 남녀공학을 조사했더니, 수학이랑 과학은 남자가 여자보다 8점이 뒤지고, 영어 하고 국어는 15점이 뒤졌습니다 남자가 공학에 오질 않으려고 하거든요. 학부모하고 의논하여 여자와 남자의 내신성적등급을 따로 매기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그것이 확산 될것입니다.  제가 유럽에 있었다고 얘기 드렸는데, 유럽 스위스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남원에 가면 춘향이가 살던 그네도 있고, 놀던 우물도 있고 다 있습니다만, 알프스 소녀의 하이디 소설 동화에 배경이 되는 마이앤펠트주입니다 스위스는 조그마한데 26개주가 있는데 정치하고 외교하고 통신외교 말고는 전부, 자치가 굉장히 강합니다. 마이앤펠트주에 91년도에까지 여자들한테 참정권이 아닌 투표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성운동가들이 데모를 해가지고 주 총 투표를 했는데 그래 넘어갈라고 했는데 마을 원로가 나와서 우리엄마, 우리며느리, 우리딸들이 노동운동 한다고 돌아다니고 데모한다고, 돌아다니면 우리집에 소는 누가 키우고 가정은 누가 돌보냐고 부결 되버렸어요. 연방헌법재판소에 위헌재소를 해서 92년부터 투표권이 된겁니다.  여러분 옛날의 고전영화를 보시면 외국에도 여자들한테 굉장히 그 지금 대기업의 인사담당하는 사람들이 보면 여자들이 훨씬 낫다는겁니다. 여자들을 말을 못하게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 드리는건 여성 예찬론자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나라도 과감하게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 다음이 퓨전입니다...이하 생략.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영화프리뷰] ‘그녀가 떠날 때’

    [영화프리뷰] ‘그녀가 떠날 때’

    사회 문화적인 통념이나 가치관은 과연 인간이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보다 우선시되는 것일까. 물론 일단은 고개를 가로젓는 이들이 많겠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개인의 삶을 구속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독일 영화 ‘그녀가 떠날 때’는 바로 이런 지점에서 한 여성의 삶의 궤적과 무게를 뒤쫓는 영화다. 물론 이 작품은 여성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이슬람 문화권의 특수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 가부장적인 인식이 있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터키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독일에서 자라나 서구 문화를 접하며 자란 여주인공 우마이(시벨 케킬리). 남편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그녀는 결국 불행한 결혼 생활을 견디다 못해 친정을 찾지만 가족들에게도 환영을 받지 못한다. 가부장적인 사고 방식의 아버지는 “딸은 출가외인”이라고 말하면서 딸의 안위보다는 사회적인 체면을 더 중시한다. 그 사고를 그대로 이어받은 큰오빠 역시 우마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20대 중반의 나이에 결혼을 하느라 자신의 꿈을 포기한 우마이는 일도 하고 못다 한 학업도 하면서 가족들의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홀로서기’에 나선다. 하지만 그녀에게 집마저 떠나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 아버지와 오빠가 그녀가 목숨처럼 아끼는 아들 쳄을 남편에게 돌려보내려는 계획을 세운 것. 호시탐탐 그녀를 쫓는 가족들을 피해 거처를 옮겨 다니는 우마이. 그녀는 머물던 장소를 떠날 때마다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흔적처럼 남겨 둔다. 남편에게는 육체적인 폭력, 가족에게는 정신적인 폭력에 시달린 그녀에게 낯선 곳에서 만난 타인들이 차라리 더 가깝게 다가온다. 설탕 축제 때 어렵게 집을 찾아간 우마이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띌까봐 문앞에서 돌려보낸 뒤 눈물을 훔치는 아버지의 모습은 희생을 강요당하는 여성의 가혹한 삶의 굴레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처럼 영화는 문화적 충돌로 인해 가족과 사회로부터 억압받는 이슬람 문화권 여성의 인권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 낸다. 그 결과 2010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우수유럽영화상을 비롯해 독일 대부분의 영화제에서 주요상을 휩쓸었다. 평소 사람 사이의 관계에 관심이 많았던 여성 감독 페오 알라다그는 우연히 터키계 독일 여성들이 가족의 결속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을 희생하는 사실을 접하고 관련 주제를 연구한 끝에 6년 만에 탄탄한 시나리오를 완성해 냈다. 터키 가정에서 자란 자신의 삶의 경험을 영화에 녹여내며 우마이의 험난한 삶의 여정과 복잡한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 여주인공 시벨 케킬리는 미국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9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한명숙 “노무현의 꿈 해수부 부활”… ‘낙동강 전투’ 지원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부산 ‘낙동강벨트’ 지역에 출마한 문재인(사상) 상임고문, 문성근(북강서을) 최고위원 등 후보들이 일제히 야권 바람몰이에 나섰다. 전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산 총선 지원에 대한 맞불 작전을 폈다. 한 대표와 낙동강벨트 후보들의 부산 공약을 관통하는 화두는 ‘노무현’이었다. 한 대표부터 문 최고위원, 박재호(남을) 후보, 이해성(중동) 후보 등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노 전 대통령의 꿈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14일 부산항만공사 대회의실에서 “부산은 새누리당의 텃밭이었지만 새누리당이 지배한 20년은 잃어버린 20년이 됐다.”며 “부산 청년 40만명이 타지로 떠났고, 전국 7개 광역시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도시로 전락하는 등 새누리당 정권이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가 해체한 해양수산부의 부활은 노 전 대통령의 꿈으로 그분이 부산 발전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던 모습이 어른거린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해양수산부 부활 ▲북항 재개발 ▲해운·항만기업 본사 유치 추진 ▲선박금융사업 육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 최고위원도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때 동남권 신공항 개발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백지화됐고, 박 위원장은 남부권 신공항으로 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은 부산의 미래가 바다에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문 상임고문은 새누리당 박 위원장에 대해 “과거 유신체제에서의 민주주의 억압과 인권유린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포문을 열었다. 문 상임고문은 전날에도 “박 위원장은 과거부터 유신체제를 단 한 번도 정면으로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었다. 이어 “박 위원장이 차기 정치지도자로 기대와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소신과 철학을 국민은 알아야 한다.”며 “박 위원장의 말은 피해는 유감이지만 당시 국가 권력은 정당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9개 지역민방 공동 초청토론회에서 “박 위원장이 2007년 제주도를 방문해 ‘안보나 경제보다도 주민 투표를 통해서라도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에게 ‘말을 바꿨다’며 계속 모르쇠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통합진보당에 민주당이 휘둘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는) 당장 있을 수 없으며 통일 이후에도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자주적으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시기와 방법에 있어서는 (통합진보당과) 궤를 달리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협상 내용이 바뀌어 국익이 없어진 이명박 정부의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은 ‘폐기’까지 주장하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통해 ‘재협상’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안동환·최지숙기자 ipsofacto@seoul.co.kr
  • 안철수 “정권따라 보도방침 바뀌어선 안돼”

    안철수 “정권따라 보도방침 바뀌어선 안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문화방송(MBC)·한국방송(KBS)·와이티엔(YTN) 등 방송 3사 노동조합의 동시 파업에 지지 의사를 보내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문제를 비판했다고 문화방송 노조가 12일 밝혔다. MBC 노조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지난 9일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은 본질적으로 진실을 얘기해야 하는 숭고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진실을 억압하려는 외부의 시도는 있어서도 안 되고 차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바뀌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방법, 모두의 미래를 위해 계속 사명감을 갖고 진실을 보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우리 모두의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또 “이젠 왜곡된 보도를 하면 스스로 추락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시민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자기 의사를 개진하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민의 역할에 기대를 걸었다. 안 원장은 특히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김 사장처럼 2년에 7억원 정도 쓰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말도 안 된다. 어떻게 그렇게 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나는) 마사지 자체를 싫어한다.”며 일본의 마사지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썼던 김 사장을 직접 비꼬았다. 안 원장의 인터뷰 동영상은 1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리는 방송 3사의 파업 콘서트 ‘방송 낙하산 공동 퇴진 축하쇼’에서 공개된다. 한편 MBC ‘PD수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편 방송 보류를 둘러싸고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불거졌다. 제작진은 캐나다, 멕시코 등을 사례로 한·미 FTA의 영향을 진단하는 내용으로 지난달 28일 방송을 준비했으나 정치 쟁점화할 수 있다는 사측의 판단에 따라 불방됐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파업 때도 ‘PD수첩’은 일부 방송된 사례가 있고, 파업 중이라도 비노조원의 프로그램 제작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이진숙 홍보국장은 “정치적 논란만 생산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총선 후 방송하는 게 어떻겠냐는 뜻을 제작진에게 알렸던 것”이라면서 “‘PD수첩’이 정상 방송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미 FTA편만 방송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착한 피로’가 새로운 공동체를 연다

    전작 ‘권력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권력의 억압성 대신 생산성 개념에 대한 천착을 보여줬던 독일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 교수이자 한국인 철학자 한병철(53)이 이번엔 ‘피로사회’(김태환 옮김, 문학과 지성사 펴냄)로 한국 독자들을 찾았다. 저자는 권력이란 나의 자유를 억압하는 게 아니라 북돋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본다. 권력의 생산성에 도움돼서다. 직접 억압하고 강제하면 비용이 커진다. 혁명으로 되치기당할 위험성도 높다. 그래서 권력은 자유에 스며든다. 끊임없는 야근과 어제보다 더 나은 성과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개인 역량의 자유로운 발현이라 칭송한다. 그래야 손쉽게 더 많이 착취할 수 있다. 이런 내용 때문에 독일 현지에서 8쇄를 찍어 지난해 가장 많이 읽힌 철학책으로 꼽혔다. 요즘 독일 최대 유행어 ‘번아웃 신드롬’(업무성과에 대한 압박으로 생긴 극도의 피로감으로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과 맞물려서다. ‘내 머릿속 자동 태엽’ 같은 이런 분석은 사실 포스트모던 이론가들이 언급해 왔던 문제다. 현대인들은 ‘주체적인 나’를 내세우지만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을 만들어낸 만큼, 무력감도 퍼뜨렸다. 누가 대항할 것이냐다. 뒤늦게 아직 왕의 목은 잘라지지 않았다고 독려해 봐도 그러다 네 목부터 잘릴 것이라는 경고음이 워낙 컸던 탓에 응답이 나올 리 없다. 책 전반부에서 포스트모던 이론가들보다 권력의 생산성 논의를 더 정교하게,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저자에게 궁금해지는 점은 바로 그러한 사회의 미래상이다. 마지막 장 ‘피로사회’에서 문학가 페터 한트케의 ‘피로에 대한 시론’을 인용하면서 펼치는 논의가 인상적이다. 한트케는 “(예수 부활 뒤) 성령을 맞는 오순절의 사람들은 언제나 피로한 모습일 거라 상상한다.”면서 그 피로를 “나는 너한테 지치는 게 아니라 너를 향해 지친다.”라고 정리한다. 말 못하고, 보지 못하고, 분열시키는 피로가 아니라 “말 잘하고, 보는, 화해시키는 피로”가, “근본적인 피로”가, “눈 밝은 피로”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피로에 대해 “깊은 우애를 낳고 소속이나 친족에 의존하지 않은 공동체의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평한다. 이어 “오순절 사회가 미래사회의 동의어라고 한다면, 도래할 사회 또한 피로사회라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끝맺는다. 저항하라는 손쉬운 외침 대신 피로로 피로를 다스리라는 이 진술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저자는 “일부러 모호하게 남겨두고 싶었다.”고 답했다. 니체, 푸코, 아감벤 등 등장인물은 다양하지만 책 분량은 본문만 60여쪽이다. “이론은 없고 정보로 가득찬 1000여쪽짜리 책 대신, 이론만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는 뜻이 반영돼서다. 1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그들이 옷을 벗어던졌을 때 맨몸은 확신의 상징이 됐다

    뉴질랜드의 항구도시 더니든에서는 해마다 ‘나체 럭비 대회’가 열린다. 공식 경기에 앞서 치러지는 전통 식전 행사다. 자메이카의 쾌락주의 마을에서는 매년 밸런타인데이 때 단체 나체 결혼식이 펼쳐진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프린지 페스티벌 때는 바이런 만과 본다이 비치에서 매년 나체 서핑 행사가 개최된다. 오스트리아의 오버트라운에서는 시즌 내내 나체 스키를 즐길 수 있다.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제1회 나체 포커대회가 열렸고 2003년 미국 마이애미에선 멕시코의 한 나체촌으로 가는 ‘나체 비행기’가 처음으로 이륙했다. 2008년 독일의 한 여행사는 발트해의 한 리조트까지 가는 나체 여행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도 갠지스 강가에서는 여전히 성직자들이 나체로 몸을 씻고 국제 정상회담이 열리는 행사장 주변에선 심심찮게 알몸 시위가 펼쳐지곤 한다. 한 개그맨의 표현을 빌리자면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다. 영국의 심리학자 필립 카곰이 지은 ‘나체의 역사’(정주연 옮김, 학고재 펴냄)는 이 물음에 답하려는 책이다. 나체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나체주의자인 저자가 탐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말초적인 귀띔을 준다면 99컷의 컬러 사진 포함, 모두 143컷의 나체 사진이 실렸다. 책은 알몸의 역사에 대해 종교와 정치, 대중문화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눠 접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나체를 인간해방의 한 방편으로 격상시킨다. 예컨대 2000년 11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팬티만 걸친 여성이 ‘관음증 버스’를 타고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버스는 미국 수정헌법 1조, 언론의 자유를 홍보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순회 중이었다. 주최 측은 버스 시위를 통해 누군가가 옷을 입을지 벗을지를 결정할 권리는 그 자신에게 있지 정부나 대중에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옷 벗을 권리는 곧 나 자신이 될 자유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옷을 벗어 던지는 행위를 “우리가 알몸으로 세상에 왔으므로 옷으로 상징되는 보호막과 일상의 겉치레를 벗고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체는 수세기 동안 억압되고 수치스럽게 여겨졌지만 이제 도덕적 우위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이 공격받고 있을 때 전투 재킷을 입고 포즈를 취한 조지 부시나 토니 블레어 등은 존경하지 않지만, 나체 시위자들과 모피 추방 자선기금 모금자들의 모습에서는 존경심을 느낀다. 나체는 종종 예술 무대에서도 해방과 성적 자부심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책은 이처럼 수치심과 나약함을 상징했던 나체가 일종의 확신과 힘의 상징으로 바뀌는 순간을 소개하고 있다. 2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주말 영화]

    ●델마와 루이스(EBS 토요일 밤 11시) 웨이트리스 루이스(수잔 서랜든·왼쪽)와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루이스는 반복되는 일상에 완전히 지쳐버린 상태이고, 델마는 자신을 억압하는 가부장적인 남편 때문에 외출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처지다. 어느 날 둘은 신나게 여행을 떠난다. 늘 자신을 억압하던 남편으로부터 해방됐다는 생각에 델마는 낯선 남자와 춤을 추게 된다. 그런데 이 남자는 술에 취한 델마를 주차장에서 성폭행하려 든다. 걱정스런 마음에 델마를 찾아 나선 루이스는 우발적으로 총을 쏴서 남자를 살해한다. 잠시 고민에 빠진 두 여인. 하지만 이내 도망치기로 결심하고, 이때부터 두 사람의 암울한 탈주극이 시작된다. 루이스의 연인이었던 지미(마이클 매드슨)의 도움으로 어렵게 마련한 탈출자금은 델마와 눈이 맞아, 그녀와 하룻밤을 지낸 제이디(브래드 피트)에게 도둑맞은 것이다. 결국 델마는 무장 강도로 돌변하기에 이르고 경찰의 대대적인 추격을 받게 된다. ●데자뷰(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때는 마디그라 축제일. 더그는 뉴올리언스의 한 부두에서 벌어진 폭파 테러 사건의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현장에 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더그는 지금껏 데자뷰라고 알려졌던 현상에 대한 놀라운 수수께끼를 알게 된다. 그는 테러로 희생된 수백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범인과의, 그리고 시간과의 두뇌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도박에 몸을 던진 것이다. 한편 시공의 물리적 개념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 칼린은 수사 과정에서 범행의 피해자인 한 여인에게 강렬한 이끌림을 느낀다. 칼린이 온 미래의 시점에선 이미 죽은 피살자인 여인. 그러나 과거로 돌아간 시점에서 그녀는 부두 폭파 테러를 막을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당사자인데…. ●모정(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무렵의 홍콩. 한수인은 홍콩에서 유일한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레지던트다. 한수인은 남편이 죽은 미망인으로 아버지가 중국인이며, 어머니는 영국인인 유라시안이다. 그녀는 중국에서 태어나 자신이 중국인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여기며, 언젠간 중국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의사의 권유로 파티에 참석한 한수인은 신문사 특파원으로 일하는 마크를 만난다. 마크는 첫눈에 한수인에게 반해 접근한다. 남편이 죽은 후 이성과의 관계를 멀리해 온 한 수인은 마크의 접근을 꺼린다. 그러나 마크가 적극적으로 한수인에게 관심을 보이자. 결국 두 사람은 사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하지만 마크는 유부남으로 그의 부인이 싱가포르에 살고 있었다.
  • 표준어 복원처럼 문학도 다양성 인정해야

    표준어 복원처럼 문학도 다양성 인정해야

    지난해 8월 31일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돼 그가 사퇴한 날이다. 이후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이사장 등이 시장 후보로 등장하는 등 정국이 시끄러워졌다. 그러나 사실 이날은 국가 언어정책상 아주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짜장면’을 비롯해 ‘개발새발’ ‘맨날’ ‘복숭아뼈’ 등 국민이 일상적으로 쓰던 39개의 단어가 ‘표준어’로 인정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발음하며 검은색 짜장이 희멀건 자장이 되는 것 같이 어감이 이상하다고 입맛을 짭짭 다실 일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8월 31일 이전까지 일상 단어를 오랫동안 ‘비표준어’로 묶어두고 국민들의 언어생활을 억압해 왔다고 보면 되겠다. 평론가 겸 시인인 방민호(47)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뜻깊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짜장면이 맞다’라는 단편소설을 써 문학계간지 ‘문학의 오늘’에 발표했다. 그는 소설 안에서 8월 31일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를 모두 굵은 명조체로 표현하며 사랑스럽게 쓰다듬어 주고 있다. 이전부터 표준어로 군림하던 어색한 단어는 굵은 고딕체로 명기해 사람들이 그 언어에 대해 느끼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잘 표현해줬다. 방 교수는 3월부터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에 단편소설 연재도 한다. 시인에서 소설가로 전업하는 것일까? ‘문학의 오늘’ 봄호가 인쇄돼 나온 지난 2월 29일, 4년에 한번만 돌아오는 독특한 날에 홍익대 앞에서 만나 까칠하고 따뜻하게 우리 시대 문학의 모습에 대해 수다를 늘어놓았다. →이 시대의 문학이 무엇인가.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근거다. 교수는 경계 지워진 세상에서 사는데, 그 세상에서 사는 나는 본모습이 아니다. 그 경계 밖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삶, 부분 안에 놓여있지 않고 부분과 부분을 이어주고 좀 더 본질적인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 문학이다. 정치, 도덕 등은 인간을 재는 척도인데 이런 척도들이 인간을 다 말해줄 수 없다. 문학만이 우리 사회를, 인간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문학이 ‘사적(私的)인 문학’으로 환원되지 않았나. -지난 15년 동안 문학이 공공적, 사회적 영역을 버리고 사적인 영역을 타고 들어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마저도 달성하지 못했다. 가장 사적인 인간은 자기 자아가 풍부한 인간인데 자아의 모습을 풍부하고 깊게 그려준 작품이 없고 표층적으로만 다뤘다. 공공성을 회복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개인의 풍부한 자아가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지는 다양한 층위의 문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설 ‘도가니’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에는 어떤 평가를 내리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문학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 사형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문학이 반응한 것이다. 정치적 과제, 도덕적 요구에 부응했다. 사회가 변화하길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각광받을 수 있었다. 다만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사악한 노파를 죽인 뒤 풍부한 자책과 정신적 고뇌를 보여주는데 (그런 면에서 ‘도가니’ 등은) 좀 약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지영씨 좋아한다. 우리 사회에 최근 10여년 동안 그런 말을 하는 작가가 없었다. 시인으로는 최영미 선배가 있다. →시인인데 왜 소설을 썼나. -평론으로 데뷔했는데 시를 쓰니까 너는 왜 평론가가 시를 쓰느냐고 했다. 이번에 소설을 쓰니까 왜 시인이 소설을 쓰느냐고 한다. 시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쭉 써 왔다. 1990~93년에 시, 소설 등 습작을 많이 했다. 대학교 때 학생운동 쪼금 했고 사회운동 하려다가 방황을 거쳐 대학원에 들어와 논리를 공부해서 평론으로 먼저 등단했다. 꼭 소설을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꼭 쓰고 싶은 주제가 있어서 소설을 쓴다. 광릉에 세조가 묻혀있는데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는데 얼마나 재위했는지 아느냐. 겨우 13년을 했다. 그거 하려고 온갖 짓을 다 한 것이다. 자기가 좋은 일을 해야 하는데 내게는 문학이 소중하다.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은 누구인가? -박형서의 상상력, 김혜란의 세상에 보내는 따뜻한 시선, 김사과의 자아의 문제에 몰두하는 모습 등에 주목하고 있다. 문학하는 사람들이 잘나가는 출판사나 비평가에게 줄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학은 자신과 싸우는 것이고 권력은 덧없다. 아무리 작은 사람도 권력이 있고 아무리 큰 권력도 덧없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고] 학교폭력 체험활동으로 풀자/안재헌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기고] 학교폭력 체험활동으로 풀자/안재헌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얼마 전 일본 도쿄를 방문, 문부성 산하 독립행정법인인 국립청소년교육진흥기구와 업무협정을 체결한 뒤 일본의 청소년교육시설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청소년 활동을 소개하고 돌아왔다. 이 기구는 우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청소년 전문가들과 청소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화제는 자연스레 요즘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과 학교 폭력, 인터넷 게임 중독 등 청소년 문제로 모아졌다. 일본 역시 학생들 간의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이 그치지 않고 있고, 교사에 대한 행패 등 교권에 대한 도전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잇단 학교 폭력을 막고자 관계부처 합동으로 ‘학교 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학교 폭력 문제는 청소년들이 수면, 휴식 등 최소한의 기본적인 욕구도 해결하지 못한 채 ‘무한경쟁’과 ‘성공’을 강요받으며 인터넷 등을 통해 불건전한 문화에 노출된 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내면적 욕구가 억압되고 ‘자아’의 실현을 꿈꾸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폭력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실제 우리 청소년들은 입시에 갇혀 꿈을 키우지 못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마음을 터놓고 지내지 못하고 있다. 또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꿈을 잃고 헤매다 불건전한 게임에 빠져들거나 친구 여럿이서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등 폭력에 휩쓸리고 만다. 궤도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이 하루빨리 방황과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 게 우리 어른과 사회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청소년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고, 청소년 발달단계별로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키워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자립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청소년 체험활동이 중요하다. 이는 청소년들이 입시교육에 멍들지 않고, 잃어버린 ‘나’를 찾고 도덕심과 정의감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길이다. 흔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지적 역량은 높은데 더불어 살아가는 역량은 매우 낮고 자율적 역량도 높지 않다고들 한다. 부족한 지식은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다. 그러나 체험과 삶으로부터 얻는 지혜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배우는 공동체의식이나 책임감 등은 늦게 배워 체화하기가 쉽지 않다. 어린 시절 경험이 풍부할수록 성인이 되어 생활력이 강하고, 자연체험과 생활체험을 많이 한 청소년이 정의감이 투철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사회적 역량과 자율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생활체험, 자연체험 등 다양한 청소년 체험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일본의 국립청소년교육진흥기구 곳곳에는 ‘청소년 체험의 바람을 일으키자’는 깃발이 꽂혀 있었다. 또 방문기간 중 진행되고 있던 청소년 교육 관계자 연수 주제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일본은 2년 전부터 이 기관을 중심으로 각 청소년 기관·단체가 연합하여 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균형 있는 자아를 찾고,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모든 청소년 기관과 단체가 나서 청소년들에게 체험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지원해야 할 때다.
  • [문화마당] 서해 5도를 생각하며/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서해 5도를 생각하며/신동호 시인

    백령도에 아우가 삽니다. 연안부두에서 만나자고 하고서 번번이 지키지 못하는 아우입니다. 바람이 거세고 파고가 높으면 어김없이 배가 출항하지 못하는 탓입니다. 고등학생인 아들을 육지로 보내놓고서 얼굴을 제때 보지 못해 안달인 아우입니다. 해병대의 해상사격을 두고 북한이 “무자비한 대응타격”을 한다 하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피했어?”라 물으니 “형, 백령도는 따뜻한 가슴으로 지켜야 해.”라고 선문답처럼 대답합니다. 이 어처구니없는 느긋함은 일상의 소중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제부턴가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고 있지만, 우리처럼 서해 5도의 사람들도 일상을 벗어나 긴장만 가지고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혹시 그곳의 분쟁을 통해 우리의 안전을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곳의 분쟁이 계속될수록 우리는 더 안전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프랑스 철학자 푸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신병자를 감금함으로써 우리는 정상인이라고 착각한다.”고. 그들의 고통을 두고 우리는 연속극을 보듯이 미디어 속의 세상이라 치부합니다. 사격, 폭격, 죽음 같은 무자비한 단어들을 피부에 와 닿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럼으로써 우리의 고통은 서해 5도의 고통을 통해 비교적 안심에 가깝다고 여기는 건 아닐까요. 분쟁을 방기하고 아니, 오히려 더 빈번하게 함으로써 우리는 위협에 훈련되고 있습니다. “까불지 마, 국가와 정부를 믿어! 널 지켜줄게. 돈도 벌게 해줄게. 대신 말 잘 들어.”라는 말에 저항할 근거도 잃었습니다. 의심하는 순간 우리는 감옥에 갇힙니다. 고분고분해집니다. “첨단 무기를 들여놓을 것이 아니라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인천광역시 송영길 시장의 주장은 분쟁을 통해 이득을 유지하는 이들에 의해 무시됩니다. “생태와 환경을 지키고 중국 관광객들을 백령도로 유치하면 포격도 사라질 것”이라는 그의 말은 분단 기득권자들에 의해 묻혀 버리고 맙니다. 그러면 누가 서해 5도의 일상을 지켜줍니까. 북한이 중국에 넘겨 버린 동해안의 어업권 가격은 1년에 200억원이고, 동해안 물고기를 싹쓸이한 중국 어선들이 공해상에서 일본 배에 넘기고 얻는 이득은 하루에 200억원이랍니다. 동해안의 어부들은 아슬아슬하게 삶을 이어갑니다. 때로 그들은 고기를 찾아서 해상분계선에 접근합니다. 삶은 이념보다 더 오래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이념이 삶을 억압하면 인간은 그저 국가의 종속물이 됩니다. 어떤 위험요소도 삶보다 먼저일 수는 없습니다. 조기가 사라진 서해바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꽃게마저 북방한계선(NLL)을 교묘하게 넘나드는 중국 어선들의 몫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는 동안 분쟁은 어두운 웃음으로 자기만 풍족할 뿐입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있은 후 “이곳에 사는 것, 그것이 그 자체로 애국입니다.”라고 말했던 주민들의 말이 기억납니다. 진먼다오(門島)는 타이완에 속해 있는 섬으로, 중국 사회주의를 적으로 삼아 요새화했던 섬입니다. 1958년엔 중국으로부터 47만발의 포탄이 날아왔고 군인과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연평도를 진먼다오처럼 요새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픈 과거를 멀리하고 지금의 진먼다오는 중국 본토의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그곳 관료는 이렇게 말합니다. “평화란 첨단무기가 아닌 끊임없는 교류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라고. 백령도 아우의 “따뜻한 가슴으로 지켜야 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싶습니다. 우리는 서해 5도를 너무 먼 땅으로 생각했던 건 아닐까요.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곳으로 취급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연평도 포격 이후 송영길 시장은 “가장 아픈 곳이 가장 중요한 곳이다.”라고 말하더군요. 누가 서해 5도를 중요하게 여겨주고, 우리의 일상으로 가져와 줄까요. 정치의 계절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가슴 따뜻한 분이 그곳의 동량으로 선택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어떤 외부적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어떤 외부적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에게는 찬사 못지않게 비판도 많다. 비판의 주된 과녁은 대안이 없다는 것. 푸코는 자유의지와 이성을 가졌다고 뻐기는 근대인들에게 알고 보면 너희들은 부드러운 지배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근대사회는 ‘쇠우리’(Iron Cage)와도 같다는 얘기다. 근대인들이 계몽과 해방을 아무리 외쳐봤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대한 규명을 푸코는 지식-권력의 고고학, 혹은 계보학이라 불렀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지식-권력의 작동방식을 너무 촘촘히 묘사하다 보니 탈출구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푸코의 마지막 강의 화두는 ‘파레시아’ 푸코는 정말 탈출구에 대해 얘기한 바가 없는가. 22~23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에서 열리는 푸코 심포지엄 ‘근대 권력의 계보학에서 신자유주의 통치성까지-권력과 저항의 철학자 푸코를 다시 읽는다’는 이 문제를 다룬다. 고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서동진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 진태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등 프랑스 현대철학에 밝은 8명의 젊은 학자들이 모인다. 이들의 관심은 1970년대 말 이후 푸코의 마지막 행보다. 이 가운데 심세광 성균관대 강사는 ‘미셸 푸코의 마지막 강의 ; 견유주의적 파레시아와 진실한 삶’ 논문을 통해 1983년, 1984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강의에 집중한다. 심 강사에 따르면 푸코는 말년에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화두는 ‘파레시아’(parresia)였다. 파레시아란, 모든 것(Pan)과 말하다(Rein)라는 그리스 단어를 합친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해 다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어떤 외부적 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믿는 바를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발언하는 것이다. 좋은 말 같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편치 않다. 자유민에게 주어지는 이 권리는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시민이 자신의 삶 전체를 내기에 거는 위험’이 걸려있기도 하다. 파레시아가 단순히 말하기가 아니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인 이유다. ●“도발적 스캔들이 탈출구” 푸코는 파레시아라는 단어의 의미가 변하는 지점으로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디오게네스를 꼽는다. 소크라테스는 민회에서 열변을 토하는 대신, 이웃 사람들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얘기하는 쪽을 택했다. “그리스 시민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을 배려토록 종용”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스스로가 산파술에 비유한 변증법적 대화기술은 이를 뜻한다. 디오게네스도 기본적으로는 소크라테스와 같다. 연단에서 정치적 열변을 토하는 대신 권력과 기성 질서의 결탁을 비판하면서 군중에게 설교하는 쪽을 택했다. 차이도 있다. 디오게네스는 훨씬 과격하고 거칠며 공격적이었다. 개처럼 살겠다는 견유학파라는 단어처럼 디오게네스는 온 몸으로 ‘한판 생쇼’를 벌였다. 알렉산더 대왕과의 유명한 일화도 거기서 나온다. 푸코가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다. “사회적 가식과 세속적 관습의 이면에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생활의 구체적 진실 속에서 절대적으로 지속되는 것만 찾으려”하는 태도다. 저 멀리 있는 메시아를 기다리거나 완벽한 세상 이데아를 상정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극한으로 이행하는 것’ 그 자체, 이게 디오게네스의 매력 포인트다. 문제있다고 비판하고 논쟁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옳다고 믿는 그 방식대로 살아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디오게네스의 행위는 하나의 ‘스캔들’이다. 심 강사는 “스캔들, 그것은 담론을 삶으로 대체했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도발적인 스캔들을 불러일으키는 개인들로 구축해감으로써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들의 모순에 직면”토록 하라는 것이다. 푸코가 말년에 디오게네스와 파레시아에 집중한 것은 바로 이 스캔들을 탈출구로 여겼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아무리 쇠우리가 강력해 보여도 여기서 삐져나오는, 스캔들을 감행하는 주체는 있다는 것이다. ●전기 ‘미셸 푸코 1926~1984’도 출간 이에 맞춰 푸코 전기 ‘미셸 푸코 1926~1984’(그린비출판사 펴냄)도 출간됐다. 기자로 푸코와 친분이 깊은 디디에 에리봉이 가족과 주변 친지, 학계인사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푸코를 복원해낸 것인데, 푸코에 대한 디테일한 서술이 눈에 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6) 보은 풍림정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6) 보은 풍림정사 은행나무

    살을 에는 겨울바람이 잦아들고 언 땅을 녹이는 새 봄의 온기가 대지에 스민다. 봄이라 하기엔 이르지만 바람결에 담긴 봄기운은 또렷하다. 자연에 묻혀 살아가는 농촌 마을에도 스멀스멀 봄이 곧 들이닥칠 기세다. 기름진 논과 밭에 뼈를 묻고 살아가는 늙은 농부들은 자연의 흐름 앞에서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연의 흐름을 벗어나는 법도 없다. 늘 자연의 빠른 걸음걸이에서 한 걸음쯤 뒤로 물러난 거리만큼을 유지하며 묵묵히 따라갈 뿐이다. 순리를 따르는 삶이다. 자연에 앞서지도 자연을 거스르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자연에 기대 사는 농부들, 그리고 그들이 모여 사는 농촌에서 누구라도 평화를 느낄 수 있는 건 그 안에 자연의 순리가 살아있어서다. ●기와 돌담·솟을삼문과 절묘한 조화 충북 보은 회인면 눌곡리. 너른 들녘을 거느리고 순리를 따라 살아가는 농촌 마을에 불어오는 바람결에도 봄기운이 담겼다. 봄의 소리를 가슴에 안고 분주히 오갈 농부들의 발걸음을 맞이할 들녘은 그러나 아직 고요하다. 언 땅이 풀려 축축해진 흙길이 정겹기만 하다. 평안한 마을길을 걷다 보면 길옆으로 이어진 낮은 비탈에 기대어 세워진 한 채의 고택과 아름다운 나무 한 그루가 발길을 붙잡는다. 보은 풍림정사와 그 집의 솟을삼문 앞에 서 있는 은행나무다. 봄을 앞두고 달콤한 정적이 감도는 마을 들녘에 사람의 자취는 찾을 수 없다. 지나는 사람은 물론이고 번듯한 신작로를 지나는 자동차도 고작해야 한두 대 정도다. 모두가 다가오는 새 봄의 농사일 채비로 한창 웅크리고 있는 중이다. 마음으로만 봄을 재촉하는 참 평화로운 정적이다. 발길을 붙잡는 풍림정사 대문 앞의 은행나무는 그리 대단할 것이 없는 평범한 나무다. 큰 나무도 아니다. 키가 18m쯤 되고, 가슴 높이 줄기 둘레는 4m가 채 안 된다. 지금의 생육 상태로 보아서 나이는 대략 150살 정도로 짐작된다. 천연기념물이나 지방기념물은 물론 아니고, 산림청 보호수 목록에도 끼어들지 못하는, 그저 아무데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한 그루의 은행나무다. 그러나 나무 앞으로 펼쳐진 들판을 거느리고 서 있는 풍림정사 은행나무의 자태는 여느 문화재급 은행나무 못지않게 아름답다. 낮은 기와 돌담과 고택의 기와지붕 위로 널찍이 드리운 나뭇가지가 이뤄낸 유장한 곡선은 옛 선비의 기품까지 느끼게 할 만큼 듬직하다. 모든 생명이 그렇듯 그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품격이 달라지는 것이지 싶다. ●여성인권 강조한 선비 박문호가 심어 자연의 곡선을 닮은 우리 옛 건축물이 큰 나무와 잘 어울리는 건 당연한 일이건만, 풍림정사 은행나무는 이런 점에서 유난하다. 아예 처음부터 이 자리에 꼭 이만한 크기로 서 있었던 것처럼 나무와 풍림정사의 조화는 완벽하다. 기와 돌담이 바닥에 이룬 수평선을 디딤돌 삼아 수직으로 일어선 은행나무의 곧은 줄기는 사람의 눈을 가장 즐겁게 하는 황금분할의 비례를 이뤘다. 또 사방으로 고르게 펼치며 기와지붕 위로 살포시 올라선 나뭇가지가 드리우는 그늘의 풍성함은 고택의 빈 마당을 빈틈없이 채운다. 그야말로 나무와 사람살이가 이룬 아름다운 조화다. 마을 사람들이 정성을 들여 관리하는 나무임은 틀림없어 보이지만 나무에 대한 별다른 기록은 찾을 수 없다. 나무의 위치나 주변 환경을 바탕으로 해서 그저 풍림정사와 관계 있는 나무라고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풍림정사의 연륜이 그리 길지 않아 나무의 연륜도 쉽게 짚어볼 수 있다. 풍림정사는 이 마을 출신의 선비 박문호(1846~1918)가 개화파와 수구파의 정쟁으로 혼란스럽던 조선 후기에 손수 지은 서당이다. 정통 성리학의 명맥을 잇고자 한 그는 당장에 자신이 벼슬을 얻는 것보다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후학을 양성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의 나이 서른일곱.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인 1872년의 일이다. 나무의 나이도 풍림정사를 세운 때와 일치한다. 결국 나무를 심은 것도 박문호였음이 드러난다. 그는 풍림정사를 짓고 대문 앞에 나무를 심었다. 정통 유학자답게 그는 공자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기는 은행나무를 심었다. 아마도 앞으로 오랫동안 잘 자랄 수 있는 건강한 묘목을 구해 심었을 것이다. 이 땅의 정신세계를 지켜온 유학의 가치, 혹은 공자의 가르침을 오랫동안 떠올리기를 바라는 뜻에서였다. ●“자연의 순리 그르치는 억압 물리쳐” 선비 박문호는 특히 남녀 차별 극복을 매우 강조했으며 최초의 본격 근대 여성 교육서인 ‘여소학’(女小學)을 펴내기도 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하늘이 주어진 본성대로 혹은 순리대로 살아야 함을 강조했다. 억압된 여성의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남녀 모두 순리에 따라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는 바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여전히 박문호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눌곡리 마을에서는 풍림정사와 그의 은행나무를 정성껏 지키고 있다. 한때 마을 사람들은 풍림정사 은행나무에서 열리는 은행을 거두어 판매한 이익금으로 풍림정사와 은행나무를 관리했다고도 한다. 고작 200년도 채 안 된 나무이지만 후손들에게는 천년을 더 살아온 여느 큰 나무 못지않게 자랑스러운 은행나무다. 그건 바로 우리 삶과 자연의 순리를 그르치는 온갖 억압과 장애를 물리치고 이 땅의 진정한 평화를 이루려는 옛 사람에 대한 자랑이다. 눌곡리 들녘을 한 바퀴 돌아 풍림정사 은행나무로 스며드는 상큼한 바람에는 옛 선비와 그를 따르는 농촌 사람들이 지켜온 인간 사랑의 큰 뜻이 담겨 있었다. 글 사진 보은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북 보은군 회인면 눌곡리 126-3. 청원~상주고속국도를 이용하면 보은군을 찾아가는 길이 무척 빠르고 편하다. 보은 풍림정사는 회인톨게이트에서 불과 2㎞ 거리밖에 안 된다. 톨게이트를 나가자마자 나오는 사거리에서 1.3㎞ 직진한다. 개울 건너 삼거리가 나오면 우회전해 논밭 사이로 800m쯤 가면 왼편 길가에 풍림정사가 있다. 나무는 풍림정사의 솟을대문 앞 조붓한 마당에 서 있다. 풍림정사 주변은 마을이 없어 한적한데 1㎞쯤 직진하면 회인면 소재지인 중앙리 마을이 나온다.
  • [Weekend inside] 아랍 동성애자에겐 머나먼 ‘사랑의 봄’

    [Weekend inside] 아랍 동성애자에겐 머나먼 ‘사랑의 봄’

    중동 권력 지도를 바꾼 ‘아랍의 봄’이 성적 소수자에겐 ‘혹독한 겨울’이 되고 있다. 개인의 신념과 성적 취향이 존중되는 사회가 들어서길 기대했던 튀니지, 이집트 등 혁명의 진앙지에서 권력을 잡은 강경보수파가 종전의 동성애 금지법을 유지한 채 탄압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함마디 지발리 튀니지 총리는 기존의 반(反)동성애법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총선 전만 해도 집권 엔나흐다당 지도자들은 동성애자의 존엄성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대부분인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로 이는 ‘공약’(空約)에 그쳤다. 심지어 인권장관인 사미르 딜루는 지난 4일 TV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치료가 필요한 성도착증”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튀니지의 동성애자들은 대부분 희망을 버리고 고국을 등지려 하고 있다. 국제동성애인권위원회(IGLHRC)의 호세인 알리자데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종교적 자각이 보수적인 이슬람법의 해석을 강화하고 성 문제를 더 억압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우려했다. 웹사이트 ‘중동 동성애’(GME)의 댄 리타우어 편집장은 “시리아 등 중동에는 동성애자가 정권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퍼져 있다.”고 말했다. 사회 변혁이 성적 소수자에게 부메랑이 된 대표적인 나라는 이라크다. 2003년 미국 침공 이전 이라크정권은 독재국가였지만 성적 풍습까진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이라크 사회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의심만 받아도 살해, 납치, 강간, 고문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03년 이후 700명 이상이 죽임을 당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동성애 탄압국으로 낙인찍혔다. 국제동성애협회(ILGA)에 따르면 동성애가 불법인 나라는 2011년 현재 76개국에 이른다. 아프리카에선 전체 국가의 50%,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터키, 요르단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동성애를 ‘범죄’로 보아 금지한다. 특히 이란,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남수단, 모리타니 등 5개국은 동성애자를 사형으로 다스린다. 나이지리아와 소말리아 일부 지역에서도 사형을 선고하기 일쑤다. 동성애가 합법인 나라에서는 우회적으로 성적 소수자를 괴롭힌다. 요르단에서는 남성들이 어울리는 현장을 급습해 불법 음주 혐의를 씌우는가 하면 터키에서는 당국이 이들을 철저히 감시한다. 터키에서는 2008년 동성애자인 20대 아들을 아버지가 ‘명예살인’이라는 명목으로 살해하는 참극도 벌어졌다. 정치적 억압으로도 악용된다. 유력한 차기 총리감이던 안와르 이브라힘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2차례나 동성애 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1998년 부총리 퇴임 이후 동성애자로 몰려 6년간 옥살이를 하다 무죄로 밝혀져 석방된 그는 2008년 다시 전 보좌관의 고발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아랍 청년들이 동성애 인권운동을 펴는가 하면 동성애 금지가 타당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코란(이슬람 경전)은 동성애를 비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슬람권의 오랜 편견은 쉽게 거둬지지 않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남자 3명 쇠사슬에 묶어 끌고가는 中여성 충격

    최근 중국에서 한 여성이 남성 3명의 목에 쇠사슬을 두른 채 거리를 활보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중국 우한만보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 경, 우한시 광구조각공원에서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자신을 행위예술가라고 밝힌 캉이(25·女)는 세 남성의 목에 개줄을 연상케 하는 쇠사슬을 걸치고 거리를 기어가게 했다. 심지어 한 남성은 고개를 바닥에 바짝 붙이고 여성의 신발을 핥기도 해 행인들을 놀라게 했다. ‘여성평등’을 주제로 한 이 행위예술은 남성들이 100m 가량 ‘끌려간 뒤’에야 종료됐고, 진행되는 내내 시민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이 행위예술을 기획한 캉이는 후난성 출신으로, 미술을 전공하고 2005년부터 전국을 돌며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퍼포먼스는 지난 해 9월 중국에 영어 열풍을 불러일으킨 유명 인사의 가정폭력사건을 모티브로 삼았으며, “여성은 가정폭력이나 성차별 등 사회적 약자로서 억압받고 있다.”면서 “남존여비사상을 타파하고 여성의 권익이 보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시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을 써서 도리어 반감이 든다는 것. 이같은 의견에 캉이는 “이렇게 해야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으며, 예술은 원래 모두 과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억압될수록 흥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코미디 부흥의 원동력은 사람과 콘텐츠”

    “억압될수록 흥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코미디 부흥의 원동력은 사람과 콘텐츠”

    “사회 분위기가 암울하고 정치적 억압이 강해지면 사람들은 시사 풍자 개그를 찾는다. 사람들은 어려운 현실의 돌파구를 ‘웃음 코드’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권력을 향한, 가볍지만 날카로운 풍자를 접하면서 사람들은 쾌감을 느낀다. 방송가에 부는 시사 풍자 코미디 붐이 어지러운 정국과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과 무관하다고 하기 어렵다.” 사회 현상과 코미디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이 논리를 두고 김석현(41) PD는 “교과서에서나 있을 법한, 엮어서 분석하기 쉬운 그럴싸한 말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10년 동안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같은 대답을 했죠. ‘그런 건 없다’고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그렇게 보는 시각이 강하네요. 만약 사회적 억압이 시사 풍자 개그로 표출되고,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흥으로 연결된다면 5공 시절에 최전성기를 맞았어야 했잖아요.” 김 PD는 “불경기·독재 등 사회 분위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 경제가 흥했거나 정치적으로 자유로웠던 시절엔 코미디 프로그램이 불황을 맞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면서 “방송 3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모두 흥했던 2004년부터 2006년 사이가 정치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시절이었던 것을 보면 그런 논리는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6년 KBS에 입사해 2000년부터 ‘개그콘서트’(개콘) 조연출로 참여하고, 2004년부터는 연출자로 ‘개콘’에 몸담았다가 지난해 CJ E&M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맡은 시기를 제외하고 조연출로 150여회, 연출로 250여회 등 그는 13년 개콘 역사의 3분의2 이상을 함께했다. 현재 tvN ‘코미디 빅리그’를 제작하며 코미디 부흥을 이끌고 있으니 그의 말은 현장의 소리와 다름없다. 그는 시사 개그와 사회 분위기를 끼워맞추는 논리가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 방송된 ‘유머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이라는 코너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코너는 재벌 회장을 희화하고 직장인의 애환을 담아 큰 인기를 끌었다. “광풍에 가까운 인기였죠. 그때부터 언론이나 비평가들이 시사 풍자 개그에 주목하고 사회적 함의를 담아내려는 의도를 보였는데, 그때 현상을 정형화하면서 지금까지 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 KBS ‘개그콘서트’는 ‘애정남’, ‘비상대책위원회’, ‘사마귀유치원’ 등은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와 청년실업, 전세대란, 외모지상주의 등을 두루 풍자하면서 연일 화제가 된다. 이런 현상을 두고 그는 “개그맨 개인의 능력과 소재가 얼마나 잘 접목되느냐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시사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개그를 잘 하는 개그맨이 있죠. 2000년대 초반 박준형이 대표적이었는데,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잘 이어가면서 마치 말 잘하는 목사처럼 대중을 좌지우지하는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죠. 그런 경우에 시사 코드를 이용하면 제대로 터지는 겁니다. (최)효종이가 딱 그런 경우죠.” 어떤 이는 “코미디는 사회의 부조리를 들춰내고 꼬집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데 대해 김 PD는 “한국사회에서는 코미디를 저급문화로 폄하하면서 어떤 집단을 코미디 소재로 삼았을 때 ‘감히 코미디 따위가’라면서 분노한다. 그러면서 정치 사회 풍자를 담아내라니 아이러니한 상황 아닌가.”라고 다소 냉소적으로 반박했다.“늘 강조하지만 코미디는 사람이 만드는 겁니다. 대중의 마음을 잘 읽고 그에 맞는 소재를 찾아내서 제대로 풀어내면 성공하는 것이죠. 새로운 문화를 덧대는 것도 중요합니다. ‘코미디 빅리그’에 접목한 것이 ‘팬덤문화’인데, 사람들이 개그맨을 아이돌처럼 인식하고 열광하게 만드는 것이죠. 일단 지금까지는 성공한 것 같네요.” 결국 코미디 프로그램을 부흥시키는 저력은 ‘사람’과 ‘콘텐츠’라는 역설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시론] 언론, 역사에서 길 찾는 지혜를/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언론, 역사에서 길 찾는 지혜를/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증오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라고 했던가. 2012년 한국에서 언론은 더 이상 주목의 대상이 아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시대에 언론은 거추장스러운 관문에 불과하다. 포털을 통해 온갖 뉴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시대에 매체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진입 장벽이 사라지면서 ‘나꼼수’ ‘이털남’ ‘뉴스타파’ ‘저공비행’ 등 대안언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방에서 불통과 불신, 분노와 절망이 넘쳐난다. 소통에 실패한 정부를 국민은 외면한다. 정치권, 사법부와 대기업에 대한 신뢰는 바닥이다. 분노는 폭력을 낳았고 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절망한 영혼들은 죽음에서 위안을 찾는다. 언론의 부재가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다. 도대체 한국은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이 역동성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언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 시인은 모두가 막히고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을 때는“차라리 눈을 감자.”고 했다. 과거를 성찰함으로써 배움을 얻으라는 충고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중반, 미국에서도 대안언론이 대세였다. ‘The Rag’ ‘East Village Other’ ‘Berkeley Barb’ ‘Fifth Estate’와 같은 지하신문을 비롯해 KPFT와 같은 청취자 후원 FM 라디오 방송과 심지어 ‘Liberation News Service’와 같은 대안 통신사도 등장했다. 전주곡으로 비틀스의 ‘태양은 떠오르고 있어’가 흘러나오고, 대학교수와 인기 라디오 진행자가 신랄하게 정치풍자를 할 때 청취자들은 환호했다.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억압되었던 소수자의 목소리가 민권운동으로 불붙은 이래 베트남전쟁은 본격적인 시민불복종 운동을 불러왔다. 모든 제도의 합법성이 도전받고 미국 사회를 지탱해 왔던 사실상 모든 가정(假定)이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기득권은 견고했다. 국가안보를 핑계로 정부는 거짓말을 했다. 언론은 정부와 대기업을 비판하는 대신에 홍보 역할에 더 치중했다. 대중의 반역이 시작된 것은 당연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대안언론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었다. 옵셋인쇄로 알려진 새로운 인쇄기술이 등장해 점심값 정도로 수천장의 타블로이드 신문을 찍는 게 가능해졌다. IBM의 볼타자기, 휴대용카세트라디오, 사진복사기와 같은 뉴미디어의 도움도 받았다. 언론이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할 두려움 없이 공적 문제를 공격적으로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던 대법원 판결도 큰 힘이 되었다.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텍사스의 KPFT는 백인우월주의 집단인 KKK(Ku Klux Klan)로부터 두 번이나 폭탄 테러를 받았고, 정부와 기업은 정치공학에 더 몰두했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2012년 한국 상황과 유사한 점이 참 많다. 정부와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언론인을 통해 여론공학이 일상적으로 진행된 결과, 언론은 물론 기득권 전체가 양치기 목동 대접을 받는 것도 비슷하다. 그러나 대안언론의 황금기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대부분의 지하신문은 문을 닫았다. 한국 언론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여기에 있다. 1971년 뉴욕타임스는 베트남전쟁과 관련한 정부의 거짓말을 폭로하는 펜타곤페이퍼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1972년 시카고 트리뷴은 주정부의 대규모 투표 사기와 경찰의 만행을 고발했다. 그해 6월 17일 워싱턴포스트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함으로써 닉슨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냈다. 국민은 다시 언론을 믿기 시작했다. 언론인들은 보람을 느꼈다. 영향력도 증가했다. 뛰어난 인재들이 언론계로 몰렸고 언론사들은 그후 최근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미국과 한국은 다르고 한국 언론이 직면한 위기의 원인도 다양하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의 열풍에서 보듯 언론이 언론다워질 때 국민의 관심은 회복될 수 있다. 너무 늦지 않게 언론다움을 위한 경쟁에 나서기를 바랄 따름이다.
  • 트위터가 검열? 트위터의 배신!

    트위터가 검열? 트위터의 배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표 격인 트위터의 ‘국가별 트위트(트위터 글) 차단’ 방침에 비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다. 이른바 트위터의 검열 논란이다. 29일 트위터 이용을 중단하자는 ‘트위터 블랙아웃(이용중단)’ 운동이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외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검열은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다.” “트위터가 배신했다.”고 외치고 있다. 미국의 트위터 본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국가별로 금지된 내용을 포함한 트위트나 트위터 계정은 해당 나라에서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대한 후폭풍이다. 한국 사용자 상당수도 지난 28일 오후 8시부터 29일 오후 4시까지 블랙아웃 운동에 동참했다. 영화배우 김여진씨는 “국가의 요청에 따라 사용자의 트위트를 제한한다는 방침에 많이 슬프네요. 지금부터 하루 ‘트위터 블랙아웃’에 동참합니다.”라고 밝혔다. 작가 공지영씨도 블랙아웃 관련 글을 리트위트(퍼나르기)하면서 “29일 쉴게요.”라고 밝혔다. 이틀간 국내에 ‘블랙아웃 데이’가 언급된 글은 1만 3000건을 넘었다. 트위터 이용 거부 운동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TwitterBlackout’이라는 해시태그(hash tag)를 단 트위터 이용자도 8500여명에 달했다. 해시태그란 ‘#’ 부호 뒤에 특정 주제의 단어를 넣어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알리는 트위터 고유의 기능이다. 해외 역시 반발이 만만찮다.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는 “트위터가 검열을 시작한다면 트위트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인권운동가 마흐무드 살렘도 “매우 나쁜 소식”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도 “정치적 행동주의자들이 조직화 도구로 사용해 온 트위터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현실에 고개를 숙이고 검열제도를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본사는 ‘검열’이라는 비판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측은 “그간 문제가 되는 트위트는 삭제했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이용자가 해당 글을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해당 국가 외에 나머지 국가에선 볼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한층 커졌다. 중동의 재스민 혁명, 남유럽의 시위, 미국 월가 시위 등의 기폭제 역할을 한 트위터 글을 정작 해당 국가 국민은 읽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새 정책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명백한 후퇴”라면서 “국내에서 이미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블로그 글이 삭제되는 상황이 트위터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정책은 중국시장을 잡기 위해 트위터가 중국 정부에 보내는 구애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 트위터는 중국에서 웨이보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한다. 전 세계를 통틀어 트위터 가입자가 2억 명인 반면에 웨이보는 중국에서만 2억 5000만명이 이용 중이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트위터가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억압받는 나라의 사이버 반체제 인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도구를 박탈했다.”고 항의했다. 신진호·정서린기자 sayho@seoul.co.kr
  • 국민이 희생하며 밀어줬는데…한국 재벌의 몰염치

    ‘가난한 집 맏아들’(유진수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은 제목 그대로다. 공정거래를 전공한 숙명여대 교수인 저자는 신파 막장 드라마를 고스란히 한국 경제에 적용시킨다. 기껏 돈 몰아줘서 공부시켜 놨더니 출세해서는 자기가 잘나서 그런 줄 알고 가족과 애인을 모른 체한다는 그 익숙한 스토리의 드라마 말이다. 저자는 한국 재벌들을 이 밉상스러운 가난한 집 맏아들에 비유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실제로 그러했기 때문이다. 광복 이후 이승만 정부 때부터 산업발전을 위해 온갖 지원책을 다 내놨다. 낮은 이자율, 외자유치, 경쟁제한을 통한 독과점적 이윤 보장 등이다. 이를 통해 재벌기업군이 차츰 등장했다. 박정희 정권은 더욱더 조직적으로 밀어줬다. 시장개방을 늦추고 노동운동을 극도로 탄압한 것도 마찬가지다. 박정희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승승장구했으나 지원그룹에서 제외된 회사들은 차츰 사라져 갔다. 저자는 이것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가난한 부모가 맏아들을 대학에 보낸 것이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처럼 정부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한국의 고도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맏아들만 대학에 보내는 것은 “너만 대학을 보내는 대신 나중에 성공하면 동생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다는 전제 아래 진행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 약속이 깨져버렸다. “성공한 맏아들이 그래야 하듯 기업과 부자들도 자신들의 성공 과정에서 암묵적인 비용을 낸 사람들에게 보상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물 먹고 똑똑해진 맏아들은 다른 근거를 댄다. 아무리 돈을 대줬어도 내가 피눈물나게 노력하지 않았더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지원받아 봤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혹은 지원받은 건 사실이라 해도 보상해야 할 법적인 책임이나 의무는 없다 등등. 저자도 일부 인정한다. 그들의 열성과 공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고,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환경이 녹록지 않았으리라는 것도 그렇다. 그럼에도 그들은 특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때문에 다른 기업은 특혜를 누리지 못했고, 국민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했으며 국내 경쟁을 억제했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내야 했다. 또한 노조에 대한 억압으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이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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