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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휴양림 올 가이드/ 찌든 심신 ‘천연림 샤워’

    서늘함이 그리워지는 피서시즌을 앞두고 자연휴양림이 인기다.인파로 들끓지 않아 숲속 별장같은 통나무집에서 한적하게 가족 단위로 더위와 머리를 식히기에는 그만이다.천연림 속에서의 ‘피톤치드 샤워’와 주변 관광지는 ‘덤’.통나무집을 이용하려면 서둘러야 한다.산림청 자연휴양림의 경우 7월중순 이후의 예약은 대부분 끝났으며,1일 오전 9시부터 8월 이용 예약을 인터넷(www.huyang.go.kr)을 통해 접수한다.휴양림에는 매점이 없거나 있어도 규모가 작아 생필품과 비상약품 등은 미리 준비해야 편하다. ◇집다리골=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소양호와 춘천호,의암호를 끼고 있다.맑은 물과 바위,계곡,원시림이 조화된 천혜의 휴양지다.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만큼 시원한 이곳에는 다람쥐와 청설모가 뛰논다.숲속의 집,야영장,등산로,산책로가 마련됐다. 7·10·20평형(1박 이용료 4만∼12만원·이하 괄호 안은 1박 이용료)통나무집 21동이 있다.공동 취사장 3곳,잔디광장,출렁다리,물놀이터,대피소 등이 잘 정비됐다. ◇통고산= 경북 울진군 서면쌍전리.오염 안된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울창한 숲과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운무(雲霧)가 어우러져 마치 한폭의 그림같다. 3·6·11·15·32평형(3만∼8만원)통나무집 22동에 TV·냉장고·선풍기·침구류를 비치했다.또 공동 취사장·샤워장 등을 갖춰 이용에 큰 불편은 없지만 생필품은 팔지 않는다. 불영사 계곡과 덕구온천,석류굴,나곡·망향·봉평해수욕장 등이 인근이다. ◇비슬산= 대구 달성군 유가면 용리.뛰어난 경관을 활용한 휴식공간과 풍부한 편의시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집채만한 수백개의 바위가 산기슭에 펼쳐진 바위마당과 계곡 곳곳에 숨은듯 자리잡은 기암괴석이 탄성을 절로 자아낸다. 통나무집 7평형(6만원)10동과 사계절용 9평형(7만원)8실 1동,청소년수련관15∼45인용(10만∼25만원)1동이 들어섰다.텐트장과 캠프파이어장,야외공연장,폭포샤워장,물놀이장 등도 이용할 수 있다.7월 중순∼8월 중순에는 주말마다 한여름밤의 음악회가 공연된다. ◇금원산= 경남 거창군 위천면 상천리.계곡에 조성돼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방갈로는 2·4·5·8평형(3만∼5만원)13동으로 난방시설과 침구가 마련됐다.화장실과 급수대,취사장은 공동 사용한다.콘도는 1동으로 10·11·13·16평형(5만∼10만원)12실.방마다 가스레인지와 냉장고·TV·화장실 등이 있으며간단한 샤워도 가능하다.거창 수승대와 월성계곡,무주구천동,안의 용추사,남덕유산 국립공원 등이 가깝다. ◇신불산=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기암괴석과 각종 수종의 천연림,맑은 계곡이 어우러졌다.계곡 중간에 파래소 폭포와 정상 일대의 넓은 억새밭이 유명하다.주변 산세가 알프스산맥과 비슷하다 해 ‘영남 알프스’로 잘 알려져 있다. 통나무집은 상단과 하단지구로 나뉜다.상단에는 7·10평형(4만 4000∼5만 5000원)5동이,하단에는 7·10·12평형(4만 4000∼6만원)2동이 있다.산책로,등산로,야영장,,오토캠프장(상단)이 설치됐다.취사도구는 준비해야 한다.차로약 1시간 거리에 경남 양산 통도사와 석남사,표충사,밀양 얼음골 등의 관광지가 있다. ◇금강= 충남 공주 반포면 도남리.앞에는 금강,뒤에는 산이 있어 풍치가 더할 나위 없다.산 중턱에 10·12·13·14·16·30평형(5만∼11만원)통나무집 8동이 들어섰다.취사 도구와 타월은 없다.17일 물놀이장이 개장되며 산림박물관과 수목원,미니 동물원은 어린이 교육장소로도 좋다.차량을 이용해 10∼15분쯤 가면 갑사와 동학사,공주박물관이 있어 볼거리도 다양하다. ◇와룡= 전북 장수군 천천면 덕태산.50∼60년생 참나무와 소나무가 빼곡해 원시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해발 500m에 위치,한여름에도 더위를 못느낄 정도다. 4·6·10·13평형 통나무 산막 26동(2만∼6만원)과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수의 집’(26만원)이 있다.물썰매·물놀이장,산책·등산로 등을 갖췄다.산막에는 침구류·TV·냉장고 등이 비치됐다.실내 사워시설은 10평형 이상에만 있고,식기류·가스레인지 등은 갖고 가야 한다. 논개 생가,논개 사당,방화동 휴가촌,장안산 군립공원 계곡이 지근거리다. ◇백아산= 전남 화순군 북면 노치리.주변 경관이 빼어난 데다 광주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소나무와 참나무숲이 어우러진 6부 능선에 10·11·13평형(6만∼7만원)통나무집 13동이 자리잡았다.산림욕장과 잔디공원,야영장,체육단련시설,물놀이장 등이 있다. 숙박지에서 백아산 정상까지 잘 닦인 3.5㎞의 등산로가 눈길을 끈다.반경 8∼12㎞에 있는 관광목장과 화순온천,방랑시인 김삿갓이 생을 정리한 적벽(赤壁)등도 볼만하다. ◇서귀포=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한라산 국립공원 수림에 자리잡았다.100∼200년 수령의 울창한 천연림에 길이 1.1㎞의 맨발 산책로와 산림욕장 등이 조성됐다. 통나무 산막은 3·6·7·8·9·15평형(3만∼7만원)12동이 있고,텐트를 칠수 있는 나무 평상 150여개가 있다.산막과 연결된 황토방에서 샤워와 취사가 가능하다. 종종 예고없는 안개에 울창한 숲이 서서히 모습을 감출 때는 신비감마저 든다.만남의 숲,오토캠프장,주차장,놀이마당,협곡 탐험로,전망대,잔디광장 등이 있다.1100고지 휴게소와 영실휴게소,돈내코유원지가 멀지 않다. 전국종합·정리 울진 김상화기자 shkim@
  • 한강에 갑문식 물고기길 설치

    잠실 수중보로 인해 단절된 물고기의 이동통로를 확보,어류 서식 환경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뚝섬 유원지 끝에 ‘갑문식’ 어도(魚道·물고기가 다니는 길)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업기반공사 황종서(黃鍾瑞) 수석연구원은 1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의 생물 서식 환경 개선방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과거 양평까지 올라가던 황복·웅어·줄공치 등 한강에 서식하는 물고기 대부분이 잠실 수중보에 막혀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한강생태계 복원 및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잠실 수중보 가장 북쪽인 뚝섬쪽에 어도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원은 현재 잠실 수중보에 설치된 계단식 어도는 계단의 턱(40㎝)이 높아 잘 뛰고 유영력이 좋은 강준치 등 소수 어종만 올라올 수 있는 만큼 유영력에 관계없이 모든 어종이 다닐 수 있는 갑문식 어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또 현재 잠실 수중보 계단식 어도의 높이를 낮추는 방안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잠실 수중보 하류에주로 서식하는 잉어,붕어 등이 수중보에 막혀 산란장소를 찾지 못하고 중랑천으로 올라가 폐사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한강 생태계 조사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르면 다음달 말쯤 어도 설치방식,사업기간,규모,사업비 등을 산정한 뒤 내년부터 사업에 들어가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는 또 탄천,중랑천 합류부,마포북단 등 3개 지역 수변 1820m에 갈대,물억새,갯버들 등 초지 및 수초대를 조성,하천생태계를 회복하고 하천경관을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최용규기자 ykchoi@
  • 난지도 생태보고로 거듭났다

    ‘상전벽해(桑田碧海)’ ‘쓰레기산’ 난지도가 1년5개월간의 산고끝에 세계적인공원으로 거듭나 5월1일 개원된다. 월드컵축구대회를 기념,최근 밀레니엄공원에서 월드컵공원으로 이름이 바뀐 이 공원은 모두 105만평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 곳은 5개의 테마공원으로 구성됐으며 우리나라에서만자생하는 금강송 등 77만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환경생태공원으로 손색이 없다. 5월12일에는 월드컵공원 개원을 기념한 대한매일 하프마라톤대회가 공원내 흙길 마라톤코스에서 열린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인접한 ‘평화의 공원’에는 시원하게 물줄기를 쏘아 올리는 난지 호수가 자리했으며 호수의 물길은 새로 조성된 난지천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옛 난지도의 모습을 형상화한 ‘난지천 공원’은 어린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놀 수 있는 오리모양의 연못과 장애인들을 위한 전용 통로까지 갖춰 선진국형 공원 개념으로 꾸며졌다. ‘하늘공원’은 제2매립지에 조성됐다.한강은 물론 남산·북한산·관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22곳에 마련돼 있다. 5만평의 넓은 초지에 까치·꿩·꼬마물떼새·박새 등이 날아들고 직경 8m의 날개가 달린 5개의 풍력발전기는 이 곳의 자랑이다. 각 25㎾급의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무공해 전기는 공원과 공원관리사무소의 전력으로 활용된다. 내년 6월 개장을 목표로 9홀 규모의 대중골프장 건설공사가 한창인 ‘노을공원’에는 한강을 끼고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탁트인 공간과 억새와 남산제비꽃 등이 피어 있는 다목적 초지광장이 조성됐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국궁을 즐길 수 있는 ‘난지한강공원’에서는 월드컵때 세계의 젊은이들이 이용할 캠프장·축구장·잔디광장·자연생태습지 등이 들어섰다. 개원식이 열리는 1일부터 닷새동안 환경·생명·평화를 주제로 한 ‘새생명의 축제’가 공원별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1일에는 월드컵경기장앞 평화의 공원 ‘염원의 장’에서고건(高建) 서울시장 등 관계자·시민 2000여명이 참석한가운데 월드컵공원 기념비 제막식이 있다. 월드컵공원이라는 비문이 새겨진 기념비는 높이 2.5m의 자연석으로 제작됐다. 2일 난지천공원 중앙광장 및 잔디밭에서는 장애인 구기대회,풀잎 공예전,통기타과 아카펠라 공연,맹인안내견 체험등의 행사가 줄을 잇는다. 3일에는 하늘공원에서 ‘땅의 호흡소리’ 등 9개의 작품이 선보이는 설치미술전,일반시민이 참가하는 평화의 연날리기,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열기구 체험 등이 준비됐다.4일 난지한강공원에서는 모래조각작품전,궁도대회,환경레크리에이션,모형비행기 시연 등이 있고 5일 평화의 공원 염원의 장 일대에서는 난지도의 변천 모습이 담긴 사진 100여점이 전시된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6호선 마포구청역 8번 출구로 빠져나오면 된다. 시내 버스는 361번,431번(신촌전철역∼합정역∼월드컵경기장),마을버스는 13번,13-1번(합정역∼월드컵경기장)을 이용하면 된다.월드컵공원내에는 천연가스(CNG) 중형버스 3대가 20분 간격으로 순환한다. 최용규기자 ykchoi@
  • ‘역사의 전설’ 영암이 부른다

    아주 오랜 옛날 월출산 구정봉 아래에 움직이는 세 개의바위가 있었다.이 바위들은 큰 인물을 만들어낼 신비스러운 힘을 지니고 있었다.이를 시기한 중국 사람들이 바위를 밀어 떨어뜨렸으나 그 가운데 하나가 스스로 제자리로 올라갔다.그래서 그 지역 일대를 신비스러운 바위라는 뜻의영암(靈岩)으로 불렀다. 서해와 남해가 서로 맞닿아 있는 곳,월출산이 병풍처럼둘러싼 가운데 호남의 젖줄 영산강이 굽이쳐 흐르는 전남영암은 전설로 전해져오는 지명만큼이나 오래된 고장이다. 선사시대 거주지와 지석묘,백제시대 옹관고분이 산재해있고,왕인박사의 출생지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유약을 바른 시유(施釉)도기 터인 구림마을,풍수지리학의 시조라 일컬어지는 고려 초 도선국사의 자취가 남아있는 도갑사 등이역사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드문 역사 기행지다. 월출산이 있어 더욱 정겨운 영암으로 역사 여행을 떠나보자. ● 월출산. 영암이라는 지명을 탄생시킨 월출산(809m)은 전라남도 남단에 우뚝 서 있으면서 서해에 인접해 있고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라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이름 그대로 야간산행 때 정상인 천황봉에 걸쳐 있는 달의 모습은 말로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로 아름답게 느껴진다.천황봉을 비롯,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시루봉 주지봉 죽순봉 등 기기묘묘한 암봉으로 거대한 수석 전시장같이 깎아지른 산세가 압권으로 호남의 소금강이라고도 한다. 등산코스는 3가지.천황사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바람폭포~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억새밭~도갑사에서 끝나는 가장긴 코스로 6시간이 소요된다.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월출산의 관광명소 중 하나.계곡위 지상 120m 높이에 있으며,길이는 무려 52m로,우리 나라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이다.산행길이 험하긴 하지만 이 구름다리는 빼놓지 말고 건너 보는 것이 좋다.천황사에서 40∼50분 정도 걸린다.나머지 2개 코스는 5시간이 걸리는 도갑사~억새밭~구정봉~바람재~경포대 코스와 4시간30분 정도 소요되는 경포대~바람재~천황봉~바람폭포~구름다리~천황사 코스다. ● 도갑사. 천황봉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도갑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로맑은 기운이 가득하다.사찰의 커다란 가람 여러 동이 조선조까지 유명했지만 계속된 화재로 지금은 규모가 매우 작아졌다.그러나 경내의 소슬한 운치는 예와 다름없다.조선 성종조에 지어진 국보 50호 해탈문과 고려시대석가모니불인 보물 89호 석조여래좌상,드라마 ‘태조 왕건’에 나오듯 후삼국통일의 단초를 제공한 도선국사의 업적을 소상히 기록한 도선수미비(守尾碑)가 옛 영광을 대변하고 있다. ● 구림마을과 도기가마터. 영남에 안동 하회마을이 있다면 호남엔 영암 구림마을이있다.헤아릴 수 있는 역사만 2200년이나 된다는 이 마을은 인근 선사주거지가 일러주듯 늦게 잡아도 삼국이전 삼한시대부터 삶의 터였다.지금도 700여가구가 자리잡고 있는구림마을은 주민자치 규율 및 조직인 향약 대동계가 4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고 대동계 집회장인 회사정,죽정서원,400년 넘게 보존된 창녕조씨 종택 등 전통사회의 흔적이남아 있다.영암군에서는 돌담길 조성 등을 통해 새롭게 단장,하회마을 못지 않은 전통마을로 복원한다는 계획 아래현재 복원공사를 진행중이다. 구림은 또 우리나라 최초로 유약이 입혀진 시유도기의 출토지다.마을의 경계를 이루는 작은 구릉지대 1km에 걸쳐지난 87년부터 발굴된 10여개의 가마터(사적지 338호)는역사교육 현장으로 보존돼 있고 이 도기의 역사와 예술성을 전승하기 위해 도기문화센터가 들어서 있다.구림(鳩林)도기는 일본의 시가라키나 세토의 도기보다 200∼300년 앞선 것으로 예술적,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왕인문화축제와 왕인유적지. 영암은 옛멋만을 간직한 역사기행지에 머물지 않는다.4월 초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한 100리 벚꽃길을 배경으로 치러지는 왕인문화축제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장엄한 예술제로 옛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고 있다.전국 5대 축제로 지정된 왕인문화축제는 왕인박사 유적지 일원에서 향토성 짙은 민속예술 공연과 도포제 줄다리기,정동 우물제등을 성대하게 펼친다. 4세기경 일본 응신일왕의 초청으로 도일,일본인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종이와 토기제작 기술을 가르쳐 일본 아스카문화를 일으킨 왕인박사의 유적지는 구림마을을중심으로탄생지와 묘,전시관,박사가 책을 쌓아두고 공부를 했다는책굴 등이 산재해 있다. 영암 곽영완기자 kwyoung@ ●먹거리= 영암은 바다와 육지가 맞붙어 있어 밥상에 오르는 반찬이 어느 곳보다 풍부하다.오랜 숙성을 거쳐 상에 오르는 게장이나 젓갈류는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한다.특히 영암 갈낙탕은 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히는 낙지가 어울린 별미 중 별미이며,기름진 개펄을 먹고사는 짱뚱어로 만든 탕은 영암을 찾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운다. ●갈낙탕= 영암 갈낙탕은 전라도 한우 갈비와 개펄에서 잡히는 낙지가 엮어낸 별미탕으로 영암 특별음식 가운데 제일로 꼽힌다.갈낙탕은 영양탕(보신탕)을 대신할 만큼 건강식으로 사랑받는다. ●짱뚱어탕= 기름진 개펄을 먹고 사는 짱뚱어를 재료로 만든별미음식으로 맛이 진하고 개운하다. ●낙지구이= 살아있는 세발낙지를 젓가락에 감아 양념해살짝 구워서 내놓은 낙지구이는 연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장어구이= 깨끗한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로 양식한 민물장어 구이는 고단백식품.특히 영암만의 양념 비결이 있어 담백하고 감칠맛이 난다. ● 교통정보=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접근이 훨씬 수월해졌다.서해안고속도 종점인목포에서 영암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승용차편. ●서울 출발→호남고속도로→광주→영암●서울 출발→서해안고속도로→목포→영암 ●광주 출발→국도 13호선→지방도819호선●목포 출발→국도 2호선→지방도 819호선 ◇항공편 ●부산↔광주(30분 소요,매일1회 운항)●제주↔광주(30분소요,매일5회 운항)●서울↔목포(50분 소요,매일6회 운항)●목포↔제주(40분 소요,매일1회 운항)◇직행버스편(영암터미널061-473-33570,광주터미널 062-360-8114)●광주↔영암(10분간격,소요시간 1시간 20분) ●목포↔영암(매 20분간격,소요시간 50분)
  • [한강 그곳에 가면] 한강전망대 ‘노들섬’

    서울 노들섬에 가보셨나요? 한강의 한 복판에서 한강대교를 떠받치고 있는 섬 말입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본식 이름인 중지도(中之島)로 불렸지요. 평소 차를 타고 무심코 지나치셨다면 한번쯤 차에서 내려 섬에 들어가보세요.‘어! 이런 곳도 있었네’ 하는 놀라움과 반가움이 교차할 겁니다. 그렇다고 푸른 수목이 우거지고 동물이 노는 예쁜 섬을 기대하지는 마세요.노들섬엔 제대로된 소나무 한 그루도,그 흔한 다람쥐도 보이지 않습니다.아무렇게나 자란 버드나무와 억새풀이 섬의 주인이지요.오죽하면 이 섬을 한강의 ‘흉물’로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을까요. 노들섬의 매력은 섬 자체가 아닌 섬을 둘러싼 한강과 서울의경관이지요.1만3,000여평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섬 곳곳이 ‘한강 전망대’나 다름없습니다.다리 아래 타원형으로 놓여 있는 섬을 한바퀴 도는데는 30분이면 충분합니다. 강 가운데서,그것도 거의 수면과 같은 높이에서 ‘올려다보는’ 전망은 높은 건물 꼭대기나 강변에서 보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을 줍니다.이런 느낌을 담기 위해서인지 사진작가들은 노들섬을 즐겨 찾습니다.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거대한 유람선’이라고나 할까요.동작대교를 바라보며 섬의 동쪽 맨 끝에 서면 마치 뱃전에 선 듯시원한 바람이 가슴을 적십니다.팔이라도 벌리면 영화 ‘타이타닉’의 레도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부럽지 않지요. 이곳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섬을 돌아보세요.섬에서 보는 강남은 예상과 달리 전망이 괜찮습니다.올림픽대로나 아파트 밖에안보일 것 같지만 다리 오른쪽엔 녹색단장을 한 언덕,사육신공원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어 안정감을 줍니다. 그 아래 올림픽대로가 지나는 곳은 60년대까지만 해도 하얀모래가 깔린 강변이었답니다.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취기가 돌면 흥얼거리시던 ‘노들강변’이 이곳에 있구요. 다리 밑을 지나 서쪽으로 걸으면 한강철교가 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 63빌딩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옵니다.빌딩에 반사돼 하얗게 부서져내리는 석양의 햇살은 다시 수면에서 튀어올라 빛의 잔치를 벌입니다.‘빛의 장벽’때문에 육중한 한강철교는 오히려희미하게 보일 정도지요.섬 서쪽은 제멋대로 자란 버드나무와 억새풀이 차지하고 있습니다.풀밭에 앉으면 물은 안보이고 억새풀 너머 아파트들이 눈에 들어옵니다.한숨 자고 일어난다면 이곳이 한강의 한가운데라는 사실을 깜빡 잊을 것만 같습니다. 눈을 돌려 다시 한강철교를 봅니다.교각 사이로 원효대교가 보이고,그 아래로 다시 마포대교가,그 밑으로 서강대교가 보입니다.만약 모든 한강 교각의 줄을 맞춰놓는다면 다리밑으로 터널이라도 생길 판입니다. 보는 것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다면 낚시대를 하나 메고 오면좋습니다.물이 닿는 곳 어느 곳이나 낚시를 던지기에 불편함이없지요.흑석동에 산다는 ‘강태공’ 오종래씨(33·회사원)를 만났습니다.매주 한두차례 이곳을 찾는다는군요. “눈치,둔치,쏘가리가 주로 잡혀요.붕어는 잘 잡히지 않지만일단 걸려드는 놈은 모두 월척입니다.” 2∼3시간 정도면 5마리 정도는 문제없다고 합니다.대낚시 보다는 멀리 던질 수 있는 릴낚시가 좋고,미끼는 루어를 주로 쓴답니다.쏘가리를 낚고 싶으면 미끼로 미꾸라지를 써야 한다는 군요.◆노들섬에 가려면=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섬 서쪽에 ‘한강산하테니스클럽’ 이용자를 위한 20대 분의 주차공간이있다.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지하철 1호선 용산역이나 4호선 신용산역에 내려 한강대교를 직접 걸어서 섬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20분 정도 소요. 글 임창용기자 sdragon@
  • 사실회화 새 지평 연 박광진교수 작품전

    추상과 구상이 한 화폭(畵幅)에 공존하는 그림.7∼20일 열리는 박광진(66·서울교대 교수)의 전시회에 나오는 작품들이다.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 100∼200호의 대작 14점이 ,선화랑(02-734-0458)에 그보다 작은 크기의 작품 25점이 각각 걸린다. 박광진은 사실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화가다.60년대에는 우리나라 명산,농촌의 초가집,제주도 풍경 등을 즐겨 화폭에 담는 등 80년대 초까지 자연을 흠모하는 사실주의에 충실했다. 그 이후에는 특히 제주도의 한라산·토담벽·돌각담·초가집·유채꽃·갈대 등 그 곳에 정착하고 싶을 만큼 제주의 풍물을 좋아했다. 그러나 이번에 전시되는 최근작들은 사실적 그림이라기보다 추상과 구상이 함께 등장하는 등 추상적 요소가 크게 가미됐다. “우리 미술계 풍토에서 작가의 나이나 화단에서의 위치를 고려할 때 대단한 변신”이라는 게 김달진 가나아트센터 조사자료실장의 설명이다. 소개되는 그림 가운데 하나인 ‘자연의 소리’를 보면위부분은 제주의 ‘오름’을 그린 것으로 형상이 뚜렷하게 다가온다.아래는 세로 방향의 선들로 추상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번에 선뵈는 그림들은 소위 ‘추상과 구상의 결합’이라고불리는 이런 것들이 많다. 작가는 91년 한국미술협회를 맡으면서 한 해 3∼6차례 프랑스등 유럽을 다녀왔다.“그 영향을 받아 사물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구상회화도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는 게 박광진의 말이다. 은빛의 억새와 갈대가 무성한 늦가을의 산과 들을 화사하게 그린 작품들도 나온다. 작가는 지난 77년 변화랑에서 초대전을 가진 이후 24년만에 서울에서 전시회를 연다.그 사이 해외전시회를 꾸준히 가졌다.“특히 지난해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미로홀에서 연 전시회는 서울전의 반응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 [한강 그곳에 가면] 한강둔치 ‘가을 만발’

    “한강의 가을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는 주부 손병남씨(孫炳男·35)는 6살,4살난 아들 둘과 함께 한강의 가을을 만끽하며 연신감탄사를 쏟아낸다. 깊어진 계절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코스모스길,수줍은 듯엉거주춤 서있는 해바라기 길을 거닐때는 꿈많았던 학창시절의 추억들이 떠올랐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요즘 한강변에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만발해 일상에 지친도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부근에서 잠시 눈을 돌리면 어느 시골의 들판을 연상케하는 이촌지구가 들어온다.한강의 가을을가장 잘 머금고 있는 곳이다. 한남대교와 마포대교사이의 이 곳에는 유채꽃,달맞이 꽃,갈대,억새,코스모스가 철따라 피어 산책과 조깅의 명소로꼽힌다. 가을이면 5,500여㎡에 이르는 해바라기 밭과 7,700㎡의 코스모스 꽃밭이 장관을 이루며 가을 정취를 더해준다.둔치에 조성된 꽃길이 아니더라도 강변에는 억새와 갈대,이름모를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말이면 막바지가을 한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2만∼3만씩 줄을 잇는다.평일에도 햇살이따스한 오후면 주부와 어린이,연인들이 강변을 거닐며 만추의 진수를 맛본다. 억새와 갈대숲 사이로 노을이라도 질때면 가을의 한강은한폭의 수채화나 다름없다. 새달초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 김경애씨(金景愛·32)는“가을의 한강이 너무 아름다워 경기도 안산에서 한강까지기념 촬영 나왔다”며 행복해 했다. 결혼전문 사진사 이광일씨(李光一·39)도 “해마다 이맘때면 거의 매일 한강에서 촬영작업을 할 정도로 예비신부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말한다. 억새와 갈대숲의 절경은 이촌지구외에도 양화지구,여의도지구,반포지구,광나루지구 등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광나루와 반포지구의 갈대숲 길은 연인들의 산책로로 특히 인기다. 둔치 중간쯤에 들어선 반포지구 인공섬에도 수양버들이 드리워진 산책로와 갈대숲이 빼어난 경관으로 연인들을 유혹한다.5.2㎞에 이르는 자전거길은 요즘 강물과 푸른 하늘,꽃길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자전거 하이킹에는 그만이다.메밀꽃은 한강변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여의도 샛강상류에서 서강대교 강변남단까지 펼쳐진 여의도지구 1만㎡에 달하는 메밀꽃 밭은 도시민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솜털을 뿌린 듯 만개한 모습이 강원도 평창의 그것과 다를바 없다. 양화지구에는 2만1,000㎡에 달하는 메밀꽃 밭과 함께 장미꽃 단지,잔디밭 등이 잘 꾸며져 가족단위 나들이에 제격이다.간간이 드리워진 능수버들이 시선을 끄는 뚝섬지구는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리기에 안성맞춤의 장소다. 이밖에 잠원,망원,잠실지구 등 대부분의 한강 시민공원에는 노란색의 국화꽃을 비롯해 민들레,나팔꽃,사루비아 등가을을 알리는 갖가지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 나들이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추석연휴 어디 떠나볼까

    추석 차례상을 물리고 나면 하릴없어지는 게 도시인들의 생리.이럴 때 가족끼리 손잡고 멀리 떠나보는 건 어떨까.답사여행 단체들은 추석연휴를 이용한 특선상품을 내놓고 있다. 우리여행사(02-733-0882)는 1∼3일(1박) 남해안과 동해안을 일주하는 여행상품을 13만5,000원에 내놓았다.거제 학동 몽돌해변에서 해금강 외도,영덕 강구항,울진 백암온천,안동 하회마을,영주 부석사를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답사춘추(02-2274-7942)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매일 2박3일과 3박4일 일정으로 억새꽃 일렁이는 제주도 해안을 일주하고 우도 8경을 돌아보는 상품을 29만5,000원에 판매한다. 세계여행클럽(02-2273-7511)은 29일과 30일 2박3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죽도를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20만9,000원에 판매하고 옛돌(02-2266-1233)은 29∼30일(1박) 백령도 두무진과 심청각,콩돌해안,사곶 천연비행장을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16만7,000원에 마련했다. 테마캠프(02-735-8142)는 29∼30일(무박) 정동진과 강릉 참소리박물관,대관령 양떼목장,방아다리 약수터 단풍 등을즐길 수 있는 5만2,000원짜리 상품을 내놓았다.
  • [한강 그곳에 가면] 철새·어류 보금자리 ‘밤섬’

    한강이 서울의 젖줄이라면 밤섬은 한강의 ‘자궁’같은 곳이다.수많은 어류가 그곳 그늘에서 알을 까고,그들의 비릿한 살냄새를 맡은 새떼가 하늘 가득 무리지어 찾아와 알을낳고 새끼를 치는 곳이 밤섬이다. 여의도와 마포 사이 서강대교 아래에 야트막한 둔덕처럼누운 밤섬(栗島).해마다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이곳에는 수많은 철새무리가 찾아와 회색의 도시에 생명의 소리를 전한다. 이곳에 둥지를 트는 새는 천연기념물인 흰꼬리수리,황조롱이,원앙,쇠부엉이,칡부엉이 등을 비롯해 청둥오리,쇠오리,비오리,흰비오리,호사비오리,고방오리,재갈매기,논병아리,왜가리에 말똥가리까지 25종이 넘는다.이들 텃새와 철새들이 어우러져 ‘조류 박물관’이라 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장관을 연출해 낸다. 이곳이 그냥 새무리의 낙원이 된 것은 아니다.부드러운 퇴적토와 다양한 식생구조가 어류의 산란·서식에 적합해 자연스럽게 훌륭한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으며 이런 조건이 추위와 굶주림에 내몰린 새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는명소를 만들었다. 최근 서울시생태조사 결과 섬 주변에서는 메기,쏘가리,잉어는 물론 희귀어종인 두우쟁이까지 모두 30종에 이르는 각종 어류들이 관찰됐다. 뿐만 아니라 자갈밭,모래밭,개펄,습지로 이뤄진 섬의 곳곳에는 특이한 식생대도 형성돼 있다. 침수식물중 물속에 잠겨 생육하는 말즘을 위시해 물위에떠서 사는 생이가래에 애기부들,택사,줄,갈대,솔방울고랭이가 있으며 습지식물인 물억새,물쑥,개똥쑥,부처꽃,여뀌바늘,낙지다리 등이 육상 관속식물 189종 및 수생 관속식물 54종 등과 좁다란 곳에 어울려 진귀한 생태 드라마를 엮어내고 있다.섬 주변에는 버드나무 군락이 자리를 잡아 홍수로부터 섬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학자들은 특히 늘상 환삼덩굴 군락을 눈여겨 본다.윗밤섬보다 해발고도가 낮아 범람으로 인한 생태교란이 잦은 아랫밤섬에 주로 서식하는 환삼덩굴을 통해 섬의 생태변화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철새의 낙원’이니,‘생태계의 보물창고’니하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밤섬은 개발의 발굽에 밟혀 버려진 ‘서울의 사생아’였다. 지난 68년2월 당시 서울시는 밤섬을 통째로 폭파,이곳에서 채취한 골재와 모래로 지금의 여의도 윤중제를 쌓았다. 위,아래 두 개의 섬으로 이뤄진 15만7,000여㎡의 밤섬에는당시 배를 짓고 고기잡던 62가구 443명의 주민이 살았으나이 바람에 모두 고향 ‘밤섬’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는 무서웠다. 한강 수심속으로 사라진밤섬이 한강물이 실어나른 퇴적물로 차츰 섬의 윤곽을 되살려내 지금의 밤섬을 일궈낸 것. 맑은 물에 잠긴 은모래 백사장이 고와 마포8경에 들었던밤섬이 서울의 은밀한 ‘샅’ 혹은 ‘자궁’으로 되살아나면서 이곳을 보는 시민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이 섬을 ‘생명문화재’로 꼽으며 해마다 청소활동에 나서는가 하면 서울시는 지난해 이곳을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매년 11월부터 2월까지는 이곳에 새무리의 비상을 엿볼 수있는 조망대가 설치된다.위압하듯 들어선 서강대교가 이 섬의 생태를 위협하는 최대의 장애물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다리에서 보는 밤섬이 가장 실감난다.이런 조망이 부담스럽다면 서강대교 북단에 들어선 레스토랑과 카페를 찾는 것도색다른 밤섬 즐기기에 그만이다. 그 옛날 한강의 강심을 유유자적 가르던 황포돛배의 서정이 그립다면 여의도 선착장에서 철새유람선을 타는 것도 좋다.가을∼겨울 사이에 하루 3∼4차례씩 밤섬과 한강대교를돌아오는 철새유람선을 타면 가까이서 새들을 살펴볼 수 있다. 밤섬을 더 가까이서 체험하고 싶으면 서울시가 겨울철에매월 실시하는 철새 모이주기 행사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 자연스레 생태를 접하고 환경에 눈을 뜨는 계기도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2001 길섶에서/ 곰배령

    해발 1,099m의 곰배령에 흐드러지게 핀 들꽃들은 소슬한바람에 안개비를 맞으며 그들의 절정기와 별리(別離)를 준비하고 있었다.지난 주말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오지로 초가을비 속에 트레킹을 갔다.아침가리를 출발,강선골을 거쳐 곰배령에 올랐다.펑퍼짐한 산마루에 펼쳐진 초원엔 구절초,이질풀 등 야생화들이 빠르게 흐르는 기류 속에서가늘게 떨고 있었다. 산자락에서부터 들꽃의 향연이 시작된다.길섶으로는 달맞이꽃,달개비,엉겅퀴,억새꽃을 스쳐간다.계곡 옆길에선 연보라빛의 금강초롱을 비롯,물봉선화,투구꽃,꼬리풀도 수없이만나고,뭍으로 마실나온 산가재와도 조우한다.하늘이 안 보이는 숲길에선 줄기에 마디가 진 속새 군락의 별천지가 펼쳐진다. 낮은 지대의 들꽃들은 아직도 한여름날의 싱싱함을 뽐내고 있는데 산 능선 정상에 핀 들꽃들은 조용히 시들고 있었다.높은 지대에 핀 들꽃들의 절정기는 그 높이만큼 반대로 절정기가 짧은 것은 아닌지.세속의 절정기에 있는 누구든 곰배령의 들꽃처럼 아름답게 시들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한강 그곳에 가면] 강남의 녹색지대 ‘양재천’

    회색빛으로 에워싸인 도시를 푸르게 가로지르는 한강의 지천 양재천(良才川). 물속 조약돌엔 다슬기가 수를 놓듯 붙어 있고 참붕어,각시붕어들은 쉴새없이 꼬리를 치며 뛰논다. 징검다리 옆을 흐르는 물소리와 오솔길의 갈대잎 스치는 소리는 하늘 높이 퍼져나간다. 서울 강남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양재천이 가을의 정취와 자태를 한껏 머금은 채 시민들의 시선과 발길을 모으고 있다.콘크리트 숲만 존재할 것같은 도심에서 지친 도시민들에게 휴식과 추억의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하루 평균 1만여명이 넘는 서울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휴식을 즐기고 도심에서의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양재천 사랑의 모임’ 총무 이호현(李鎬鉉·40)씨는 “숲이 우거지고 맑은 물이 흐르는 양재천은 이제 강남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자랑한다. 양재천은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관악산 남동쪽 기슭에서 발원,북동쪽으로 흘러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를 가로질러 탄천으로 흘러드는 한강의 작은 지류.원래 한강으로 직접 흘러들었으나 지난 70년 초 수로변경 공사에 의해 탄천과 합류하게 됐다. 옛날에는 공수천(公須川),학탄(鶴灘),학여울 등으로 불렸으나 서초구 양재동을 관통해 흐른다 해서 양재천이라는 새 이름이 붙여졌다. 총연장 18.5㎞ 가운데 영동2교에서 탄천까지의 5㎞ 구간은강변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이 구간은 강남구가 99년 이후 펼치고 있는 ‘양재천 공원화사업’으로 자연생태계를 회복하며 도시민들에게 고향마을의 냇가가 연상되도록 꾸며졌다. 이렇게 양재천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바뀌는데는 강남수도사업소와 영동2교 사이에 설치된 수질정화 시설이 일등공신역할을 했다. 이 시설은 양재천 상류에서 유입된 하루 3만2,000㎥의 오염된 하천수를 자갈을 이용해 정화하는 것으로 자연상태에서침전,흡착,분해 등의 자정작용을 거치도록 설계돼 있다. 이를 통과한 하천수는 탄천을 거쳐 한강에 이르기까지 5㎞구간을 흐르는 동안 시골의 어느 하천수에 뒤지지 않을 만큼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구간 곳곳에 설치된 8개의 징검다리는 도시민들에게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3곳에마련된 자연생태 학습원에서는 각종 곤충과 26종의물고기가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모습에서부터 물억새,달뿌리풀 등 수생식물들의 생장과 특징 등 도심속의 자연을 원래모습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 이들 공간에는 중대백로,흰뺨검둥오리,개개비 등 44종의 조류가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 철따라 낭만을 자아내는 500여m의 꽃길과 생태통로는 갈대를 비롯한 150여종의 자생 식물과 화훼류,두더쥐와너구리 등 각종 야생 포유류들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건강한 자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너구리와 수리부엉이까지 양재천을 찾아 사람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제방 양쪽 아래에는 7.4㎞에 달하는 자전거도로가 조성돼있어 양재천과 탄천을 거쳐 여의도까지 자전거로 강변을 내달리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대치아파트 부근에는 강변까지 이르는 30m짜리 장애인용 리프트도 설치돼 장애인,노약자들도 도심속 자연을 만끽하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한마디로 어린이,학생,시민,노약자,장애인 등 누구나 이곳을 찾으면 풍요로운도심속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밤이면 제방 너머로 피어나는 도시의 불빛을 즐기며 도시생활을 반추해보는 것 또한 양재천의 색다른 매력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전남 나주일대 르포/ 폐교,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올해로 폐교 6년째인 전남 나주시 문평면 문평초등 국동분교.2,000여평 운동장과 건물 사이,학습장 등에는 무릎까지올라오는 억새풀이 가득하다.마을 주민들이 운동장 가장자리에 버린 나무조각과 건축 폐자재가 황량함을 더한다.본관·관사·부속건물 등 6동은 합판이나 자물통으로 잠겨 있다.그러나 누군가가 돌멩이를 던져 깨버린 유리창이 흉물스럽다.문평초등학교 관계자가 가끔씩 ‘사고가 없나’하고 둘러보는 게 고작이다.건물 감정가와 공시지가를 합쳐 1억9,000만원이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나주시내에서 30분 거리인 동강면 남초등학교.지난해 문을닫은 탓인지 교실마다 아이들 훈기가 배어 있는 듯했다. 본관과 부속건물을 잇는 통로,수돗가,이순신 장군 동상,말끔하게 치워진 복도에서 금방이라도 재잘거리며 꼬마들이 뛰어나올 것만 같다. 교사가 쓰던 관사는 정갈해 사람이 잠시 자리를 뜬 듯하다.방충망도 흠집 하나 없는 새 것이다.다만 안방에는 곰팡이핀 안주에 담배꽁초, 맥주병이 수북이 나 뒹굴고 있다.매각예정가는 4억6,000만원이다. 학교 앞에 살아 무보수 관리자가 된 이유형(李有炯·52)씨는 “여름방학 때면 학교안에서 남녀 중·고생들이 술 먹고싸우는 등 난장판이 되기 일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 주민들은 “참다 못해 파출소에 신고도 해봤지만 꾸역꾸역 모여드는 불량 학생들을 도저히 감당해낼 수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이씨는 “인근 지역은 물론 멀리서도 원정을 오는 학생들때문에 폐교 관리가 골칫거리”라며 “언제 불상사가 일어날지 몰라 애만 태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에는 교실과 관사·화장실 등 건물이 12동이나 돼 탈선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변할 수 있는 환경이다. 폐교 매각 담당자인 나주시교육청 최영봉씨(32)는 “폐교를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데 걸림돌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며 “매각대금 가운데 건물값이 65% 이상인데다 사전에 제출해야 하는 사업목적도 교육이나 문화목적에 적합해야 한다”고 밝혔다.또 대개가 졸업생들인 인근 마을주민들이 학교 매각을 반대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게다가 임대를 하려 해도 주민들이 사업내용에동의해야하고 교실 등 건물구조 변경은 안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폐교의 경우 갈수록 매각이 힘들어지고 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
  • 탱글탱글 농익은 ‘가을 유혹’

    L형. 수은주가 여전히 30도를 오르내리지만 성큼 다가온 가을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요.하늘도 어쩌면 그렇게 높아보이는지요. 우리 오늘 경기도 안성 들녘으로 떠나볼까요.서울에서 가까우니 차가 밀린다 한들 크게 걱정할 일 없고 안성들녘에고개를 척척 드리우기 시작한 벼이삭 구경도 할겸 해서요. 그리고 무엇보다 거뭇거뭇,탱글탱글,가을의 때깔로 익어가는 포도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지 않겠어요.동의보감에도 심장병·암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지요,아마. 경부고속국도의 포도(鋪道)를 냅다 달립니다.참,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이 새콤달콤한 과일로 착각했던사춘기 시절이 문득 생각나지 않나요.안성 나들목을 나와안성읍을 거슬러 충남 입장까지 흐르는 38번 국도변은 우리나라 최대의 포도 산지라 할 수 있지요.안성 들녘은 일교차 크고 강우량 적어 맛좋은 포도산지로 유명하지요. L형. 이 안성들녘을 수놓은 포도가 한 프랑스 선교사의 한국사랑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아시나요.1900년 10월 안성천주교회를 창설한안토니오 공베르신부가 마스커트,함부르크포도나무 등 묘목 20여그루를 성당 앞뜰에 심은 것이 우리나라에 포도가 전래된 100여년이 지난 지금 이렇듯 풍성한포도밭으로 발전됐다는 거지요.핍진한 삶에 절어있던 안성 농민들에게 새 소득원으로 권장한 것이었는데 이만하면그 프랑스인 신부의 선교가 종교의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지금도 안성성당 뜰에는 그때 조성된 포도밭이 남아있다는군요. 눈치챘겠지만 포도는 그저 모두 한가지 종류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 모두 13종 정도가 재배될 정도로 종류가다양하네요.캠벨얼리를 비롯해 거봉,청포도,델라웨어,마스커트 등의 크기와 색깔,맛이 다 다르고 수확시기도 조금씩차이가 나죠. 남·북위 20∼50도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재배되니 이만한 생존능력을 지닌 과일도 찾아보기 힘들죠. 근데,이 포도밭들이 몇년전인가부터 회색빛 탈출을 꿈꾸는 도시인들의 헙헙한 입맛을 알아채버렸다는 거요.어느포도밭이나 들어가면 나들이나온 가족들 마음놓고 따먹을수 있도록 하고 도시락도 ‘까먹게’ 하고 포도나무 그늘아래 모여앉아 노래부를 수 있게 문을 열어젖히기 시작한거지요. 아이들에겐 황토흙 밟으며 제 손으로 키돋움해서 포도를따서 먹는 재미가 어디 동네 슈퍼에 쌓여있던 포도를 냉장고로 옮겨와 꺼내먹는 재미에 비길 수 있겠어요.그러니 포도밭 순례는 단순히 과일을 얻으러 가는 길이 아니어야지요.어린 아이들이 아예 모르고 자란 고향을,어른들이 잊어버렸던 그 가을을 추억하게 하는 여정이지요. L형. 그래서 2년전에 가보았던 삼정원이란 옥호가 붙은 포도밭을 지난 주말 다시 찾았지요.이 농원은 벽돌로 화덕도 만들어놓아 갖가지 재료로 재어온 고기들을 구워먹을 수 있게 했고 제법 널찍한 잔디밭도 갖추어 놓아 젖을 막 뗀 아기들과 마음껏 몸을 데구루루 굴릴 수도 있어 특히 좋아요. 포도나무 그늘아래 돗자리깔고 정담을 나누기에도 좋고들마루도 넉넉하게 갖추어져 있으니 안성들녘을 거쳐온 시원한 들바람을 이마에 맞는 재미도 쏠쏠하지요.규모는 초미니이지만 퍼팅연습장까지 갖춰져 있고 이번에 찾으니 춘향이가 타고 뛰었을 만큼 제법 운치있는 그네까지 큰나무에 묶여있더라고요. 한가운데 주택을 빙 둘러 2만평 되는 포도밭이 감싸고 있어요.군데군데 비가림(하우스) 재배하는 곳이 눈에 띄고요. 온몸을 수건과 긴옷으로 철저히 감춘 아주머니들이 말없이 포도따는 장면을 지켜보던 딸애가 지레 엄숙해져 있더라구요.딸애는 “아빠,저 아주머니들 일하는 것 보니 무섭다,그치” 해요. 포도의 당도는 여름날 햇빛이 좌우하는데 올핸 유난히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당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주인 아주머니는 걱정이 태산이랍니다. 요즘 가장 많이 찾는 포도인 캠벨은 당도가 높고 알갱이가단단한 데다 저장성이 좋아 맛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해요.맛있는 포도를 내놓는 비결은 “당도가 오를 때까지진득하게 기다리는 일”이라고 주인 송태연씨(62)는 귀띔합니다. 돌아오기 전 아이에게 포도 상자를 들어보게 했지요.아이는 제손으로 따낸 포도가,아니 우리들의 희망과 삶이 가져올 희열(喜悅)에 들떠 환히 웃고 있었지요.이빨 사이에 낀포도껍질로 말입니다.후훗. 참,포도껍질에 묻어있는 하얀 분말,농약 찌꺼기인 줄 다들알지만 천연당분이래요.그래서 세제로 씻어내지 말고 큰그릇에 소금풀어 살짝 씻어내는 게 비결이래요. 안성 글·임병선기자 bsnim@. ●가는 길.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안성읍까지 가서 택시를 4,000∼5,000원 정도에 이용할 수 있다. 자가용족은 경부고속국도 안성나들목을 나와 안성쪽으로38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내리 삼거리에서 중앙대 안성캠퍼스쪽으로 난 지방도로를 탄다.안성경찰서를 지나 오른쪽도로로 갈아타 고개를 넘으면 곧바로 오른쪽으로 삼정원표지판이 나온다. 삼정원(031-672-1247, 1364) 말고도 서운면 산릉리 오하농장(031-677-7749)도 가족 여행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그외 포도밭 문의는 안성농업기술센터(031-674-2003),입장농협(041-585-5830),대부 농협(031-886-0004),김포 농협(031-980-2577). ●들러볼 곳= 안성 지방도로는 곳곳에 아름다운 저수지를끼고 있어 드라이브명소로 이름높다. 작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석남사는 진천 넘어가는 313번 지방도로를 타고 배티고개 넘어가기 직전 오른편에 있다.열두굽이 계곡이 시원하고 우거진 숲이 나그네의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배티고개를 넘어서자마자 충북 진천.고갯마루 바로 다음에 카페 ‘그곳에 가고 싶다’(031-533-7844)가 있다.깨진항아리를 얹은 지붕과 흙벽집,안에 들어서면 라틴음악이흘러나와 쉬어갈 만하다. 안성읍에서 20㎞ 떨어진 고삼저수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 촬영지로 이름높다.늦가을 억새가 무성한 저수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재미가 삼삼하다.
  • 중앙대 김영남씨 두번째 시집 ‘모슬포‘ 펴내

    ‘나는 누워 잠자는 걸 보면 꼭 한번 올라타 보고 싶다. 누워있는 상사,누워있는 행정,누워있는 학문….’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시계추 같은 직장생활 10여년 동안 습작만 해오다 지난 97년 늦깍이 등단해 첫 시집이 1만부 이상 팔려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 시인이 된 대학 교직원이 있다. 최근 두번째 시집인 ‘모슬포 사랑’을 펴낸 중앙대 김영남(金永南·44) 계장은 21일 “일상의 바쁜 틈을 쪼개 시집을 냈지만 시인이라는 소리가 아직도 어색하다”며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학사기획담당역으로 학과 신설과 학제 개편 등을 맡고 있는 그는 학교안에서 괴짜 시인으로 유명하다.‘시는 상상력의 산물’이라며 책상머리에 2년동안 강원도 정동진 풍경 사진을 붙여놓고 정동진을 단 한번도 가보지 않고 영감만으로 첫 시집인 ‘정동진역’을 펴냈다. 폭력적인 언어와 욕설이 가득했던 대학 홈페이지 ‘마음을 경영하는 시’라는 코너에 자작시를 띄워 인터넷의 욕설 추방에 힘을 쏟기도 했다. 주말이면 전국의 산하를 돌아 다니며 한국의 풍경을 시에담는 작업을 13년째 계속하고 있는 그는 지난 6월 문우(文友)들과 함께 정동진을 찾은 뒤로 시름시름 마음의 병을앓고 있다. 출렁거리는 바다와 억새꽃이 만발했던 정동진은 몇년 새 시멘트 건물이 들어서고 네온사인이 번쩍이는유흥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을 파괴하는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시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한강 그곳에 가면] 탄천 둔치

    탄천(炭川) 둔치는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민 스포츠의 메카이자 자연생태계의 학습장이 됐다. 심각한 수질오염의 대명사였던 하천을 되살리고 주변을 정리,철새까지 돌아오는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처로 만들어 낸것이다. ‘숯내’ 또는 ‘거무내’라고도 불렸던 총연장 69.2㎞의이 한강 지류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발원,분당 신시가지를가로지르며 한강과 합류한다. 잘 조성된 둔치지역은 국내 최고의 자전거 도로망으로 정평이 나 있다.하천을 따라 12㎞에 달하는 전용도로가 개설돼 있고 이를 통해 성남 신·구시가지가 거미줄처럼 연결돼있다. 붉은색 아스콘으로 조성된 폭 3∼4m의 도로는 반딧불이로유명한 인근 맹산(해발 412m)과 중앙공원을 거쳐 불곡산(312m)까지 연결돼 곧바로 산악자전거까지 즐길 수 있게 한다. 번지점프장과 호수가 있는 율동공원으로도 이어진다.곳곳엔자전거 주차장과 도로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한가롭게 거니는 산책객들이 눈에 들어온다. 탄천을 건널 수 있는 자전거 보도교도 5군데나 설치돼 있다. 둔치지역엔 각종 체육시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대형 야구장,축구장에서부터 농구장,배구장,족구장,롤러스케이트장등 없는 게 없다. 농구대는 불곡초등학교와 한국가스공사,백현중학교,불곡중학교,구미동 하얀마을 인근 둔치와 백현교각 및 사송교 등10여곳에 조성돼 있고 독정천 합류지점에는 대형 야구장과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등이 밀집돼 있다. 곳곳에 마련된 다목적 운동장에는 철봉과 평행봉,윗몸일으키기,허리근육과 복근력향상대,매달려 건너기 등이 설치돼있다.체육시설 인근에는 식수대가 설치돼 있다. 타원형 롤러스케이트장도 명물중에 하나다.태평동과 분당제2종합운동장 인근 둔치에 설치돼 있고 주말이면 서울지역주민들까지 몰려와 성황이다. 전용 족구장도 있고 노인들이 많이 찾는 게이트볼장에는최근들어 젊은 부부나 청소년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 탄천의 맑아진 물은 시민들의 감탄을 자아내고있다.분당구청 황새울광장 앞 분당천 등 탄천 인근 지천은각종 어류가 서식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하천으로 탈바꿈돼 어린아이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징검다리와 하천생물의 서식지 보호를 위한 돌망태와 친수계단 등도 자연속에 들어온 분위기를 돋운다.인근 목재 평상은 자연학습과 관찰활동에 열중하는 어린이들의 벗이 되고 있다.토양유실과 수질정화활동을 하는 키버들,금불초,벌개미취,물억새 등 10여종의 식물이 수변에 식재돼 있어 형형색색의 멋을 낸다.가족단위로 쉴 수 있는 파고라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탄천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쇠백로,노랑부리백로 등 휘귀조류 100여마리가 돌아와 살고 있고최근엔 노랑부리백로와 왜가리까지 찾아와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분당주민들에게 정감을 안겨주고 있다.최근엔 탄천 하류에서 참게까지 나타나 주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삼천갑자 동박삭((三川甲子 東方朔)을 잡기위해 염라대왕의 사자들이 냇물에서 숯을 씻고 있다가 “내가 18만년을살았어도 물에 숯 빠는 놈들은 처음 보았다”는 그의 말을듣고 잡아갔다는 전설이 담겨있는 곳 탄천.한때 ‘숯을 빨아서 오염에 시달린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돌 정도로 오염으로 더럽혀지기도 했지만 이제 종합적인시민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 (12)한필원교수의 생태주의 건축

    ◆ 현대건축의 대안 뭘까. 1972년 ‘로마클럽’이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지구의성장은 앞으로 100년이 한계”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후 인류는 환경의 심각성에 눈뜨기 시작했다.그 후 1992년 ‘리우 환경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명제가 대두 됐고 1997년 ‘교토 환경회의’에서 유엔의 ‘기후협약에 관한 의정서’가 채택 되면서 각 분야에서 생태주의적삶의 방식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생태주의란 지구 생태계가 부분과 전체,개체와 환경이 밀접하게 연결된 유기체라는 인식에서 출발 한다.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전체와 조화를 이루고 자원 및 생명순환의 법칙을 깨지 않는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생태적 삶이다. 이처럼 모든 분야에서 환경친화적 방법이 연구되기 시작하면서 먹는 문제와 함께 삶의 근간이 되는 주택 문제가 자연스럽게 논의 되었다.즉 어떤 집이 정신적으로 편안하고 육체적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그런데 이 명제는 자연환경과 조화,그리고 자원 절약과 맞물린다.자연과의 조화가 정신적 안정을가져다 주고 자원절약형주택구조가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건축가들은 전통 마을과 가옥에서 이같은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춘 환경친화적 건축의 전형을 찾는다.그 결과 소비 지향적이고 반생태적 현대 주택의 대안으로 전통 마을과가옥들이 눈길을 끌기 시작 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기술 개발 이전에 지어진 가옥들은 자연히 환경에 적응하는구조를 택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 가옥은이제 건축사, 혹은 건축 미학적 연구 대상이 아니라 생명원리에 역행하는 현대 건축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것이다. 생태주의 건축가들은 전통 가옥의 친환경적 요소와 현대건축의 편의성을 결합 시키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있다.동아시아 주거 건축을 연구한 한필원(韓弼元,한남대건축공학과)교수는 “전통 가옥의 생명친화적 요소와 현대건축 기술이 접목될 때 건축의 새로은 패러다임이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생태 건축에 대한 의식이 싹튼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1990년대는 국제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생태적 관점이 싹트는 시기였습니다.그무렵 우리나라는 신도시 개발로 대규모아파트 건설 붐이 일었는 데 그 여파로 환경파괴적 건축에대한 반성이 일어 났습니다. ■아파트가 건강은 물론 공동체적 삶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막연하게 느끼고 있습니다.아파트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로 어떤 것을 들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아파트 단지는 대체로 평지에 들어서 있습니다. 공사하기 쉽고 공기도 짧아지니까 업자들은 선호 하지만 일조량 확보,배수 등을 고려하면 5도 이상의 경사가 필요 합니다.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우리 아파트들이 얼마나 무감각하게 지어졌는가를 알 수 있지요. ■전반적인 문제점을 한번 짚어 주시죠. 첫째 대부분의 수도권 신도시가 그린벨트 경계 내에 있어서 환경,생태학적으로 적절치 않습니다.둘째 개발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자연녹지,하천 등 자연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셋째 주거단지 내의 조경수 등 복원된 자연도 근린 생태계와 연결성이 없습니다.조경은 단지 미관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그 지역 자생수종과 연결성이 있어야 합니다.넷째동(棟)의 획일적 배치로 냉,난방에 있어서 태양열,바람 등의 활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다섯째 자원의 소비형태와 순환방식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습니다.기존의 공급처리 시스팀은 자원 및 에너지의 일방적 소모체계라 할 수 있지요.이러한 문제점들은 부분적인 개선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즉 인간의 이용목적에 맞춰 자연조건을 극복하는방식에서 자연조건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에 대비해서 전통 마을의 친환경적인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입지조건 부터 다릅니다.삼면을 산과 구릉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데 우선 아늑한 느낌을 주고 자연스럽게 영역을표시 하면서 방풍 역할을 합니다.지형은 산을 등지고 있으면서 경사가 급격히 완만해진 곳에 자리잡고 있지요.대개남향이어서 일조시간이 길고 통풍이 잘 되는 곳입니다. ■산을 등지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배산임수(背山臨水)라고 하지요.계곡에서 흘러 나오는 물을 이용하기 위해서 입니다.물이 흐르니까 앞에는 하천이있기 마련입니다.하천이 없는 곳에는 저수지를 만듭니다.산이 바람막이가 되기도 하고요. ■가옥들의 배치는 어떤가요. 조금씩 엇갈리게 배치돼 있지요. 햇빛과 조망을 방해하지않으려는 배려지요. ■대밭이 있는 집이 많은데 관상용만은 아니겠지요. 우리선조들은 대를 지조의 상징으로 숭상 하기도 했지만빽빽한 대밭이 방풍 역할을 합니다.생활용구를 만드는 원자재로도 쓰이고.그 대신 뜰에는 활엽수를 심습니다.활엽수는여름에는 햇빛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잎이 지고 없으므로 일조량을 방해하지 않거든요. ■소재는 대개 조립식 목재에 흙벽인데 지붕은 소재가 다양한 것 같아요. 대부분 볏집 지붕이지만 논농사가 많지않은 곳에서는 너와,억새풀 등 다양한 소재를 쓰지요.어쨌든 전통 가옥의 소재는 흩어지면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는 소재들입니다.주위에많이 널려 있는 것들이어서 경제적이고 인체에도 좋구요. ■에스키모인들이 얼음 집을 짓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습니다.흙,나무 등 소재를 가까이서 구하는 것은 경제적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바로 환경친화적이거든요.■농촌 마을에 슬레이트 지붕이나 벽돌집은 넌센스인 셈이군요. 바로 거기에 현대 건축의 문제가 있습니다.서구 건축 양식이 들어 오면서 집의 구조나 소재까지 획일화 되다 보니 우선 지역 풍토와 맞지 않고 자원의 고갈을 재촉 합니다. ■전통 마을이나 가옥이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룬 것은 당시 목수들의 미적 감각일까요. 자연 환경과 더불어 오래 살다보면 이론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몸에 배는 것 같아요.대표적인 건물로 전북 부안에 있는 내소사 요사채를 꼽을수 있을것 같습니다.양쪽박공이 뒷산 봉우리와 비례를 이루고 용마루 선이 능선과기막히게 일치 하거든요. ■전통 가옥의 이런 것들을 도심의 주택단지 특히 아파트에도입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동안에는 정부 정책이 우선 물량공급에 역점을 두다 보니 환경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또한 모델 하우스만 보고도 사람들이 몰려 드니까 시공업자도 환경친화 같은건 생각할 필요도 없었지요. 그러나 이제부터는 주택보급율이 어느정도 올라갔고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달라지리라보는데 손쉬운 것부터 시작해 볼만 합니다. 예를 들자면단지내 조경지역을 텃밭으로 만들어 보는 겁니다. 꼭 잔디를 심어 놓고 들어 가지도 못하게 할 이유가 없지요.텃밭을만들어 노인들 소일거리도 되고 아이들 정서에도 좋지않겠습니까.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 쓰레기를 퇴비로 사용할 수도 있고.단지에 따라 연못을 만들수도 있다고 봅니다.연못은 장마철 비를 가두어 하수도가 넘치는 것을 막고 온도조절 역할도 합니다. ■아파트 내부는 어떻게 변화를 줄 수 있을까요. 될수 있으면 맞바람이 통하게 해야 합니다.층수를 줄여 바닥을 두껍게 하면 발코니를 정원이나 상추나 고추 정도 자급할수 있는 채마밭으로 가꿀수도 있지요. ■‘가이아 주택헌장’(The Gaia House Charter)에 보면 ‘정신의 평화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그와 관련해서 대개 아파트 주민이 되면 소비지향이되고 개인주의성향으로 변하는 데 아파트의 어떤 점이 주민의 의식을 이렇게 바꿔 놓는지 모르겠습니다. 아파트의 구조가 우선 이웃과 단절돼 있는 것이 문제 입니다.또편의성만 강조한 것도 원인입니다.제 친구중에 매일자고 일어 나면 103이라는 앞 동의 숫자만 보니까 짜증스럽다는 사람이 있습니다.이렇듯 삭막한 구조와 환경이 인심을각박하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파트에도 전통 마을의 우물,정자,사랑방같은 기능을 할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에코 빌리지’라는 말을 넣은 분양광고가 많더군요.아직은 말 뿐이지만.이 말이나왔다는 자체가 곧 환경에 신경을쓴 아파트도 지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이를테면어느 동의 한층을 빈공간으로 두어 공동 공부방,탁구장, 더발전하면 공동 취사장이나 빨래터를 만들수도 있지요. ■개인이 각자 자기 집에서 환경친화적으로 사는 습관도 중요 하겠지요. 물론입니다.이른바 편리함이라는 것이 그만큼의 역작용이있거든요.요즈음 웬만한 다가구 주택도 초인종을 누른 사람의 얼굴을 안에서 확인하고 대문을 열어주는 장치가 있습니다.오디오,비디오,컴퓨터 시스팀은 말할 것도 없고 냉난방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장치들이 있는데 모든 편리를 다 누리는 것은 전자파 홍수에 갖혀 사는 꼴입니다. 김재성 논설위원. ◆ 한필원 교수 프로필. ▲1961년생▲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사,석사,박사▲중국 칭화(淸華)대학 건축학원 연구학자▲공간 종합건축사무소 근무 ▲한남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1996∼현재)▲저서:‘주거의 문화적 의미’(공저)▲역서:‘인간 형태와 건축 디자인’(C.M.Deasy저)등
  • [대한광장] 작지만 아름다운 시상식

    지난 16일 지구 한 모퉁이에서 가장 아름답고 조촐한 시상식이 거행됐다.환경단체인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에서베푸는 풀꽃상의 일곱번째 수상자로 지렁이가 선정된 것이다.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기 위해 그 실천으로서”제정된 풀꽃상은,사람이 아닌 자연물에게 상을 수여하는 아주 특별한 상이다.첫번째 수상자로 동강 비오리가 선정된이래 보길도의 갯돌,가을 억새,인사동 골목길,새만금 갯벌의 백합조개,지리산의 물봉선이 수상자로 뽑혔다.풀꽃세상의 마음을 오롯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수상자들은 사용가치보다 존재가치에 뜻을 두는데 이 상을 통해 우리의 의미있는 삶밭 안에 들어왔다. 이 상은,본상에 저 아름다운 이름들을 두고 부상에 저 벗들을 지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을 선정함으로써,사람과 자연이 서로 위하는 한 어울림의 모양을 그려내려고 애쓴다.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점에서 작지만 힘센상인 셈이다. 예컨대 다섯번째 수상자인 새만금 백합조개들의 부상 수상자는 갯벌을 위해 소송을 건 어린이들이었다.바로 이러한선정 방식과 그 수상자의 면면은,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작은 것들끼리의 힘찬 손잡기로써 보이지 않게 튼튼한그물을 짜두고 있는 것이라는 슬픈 안도감을 준다. 저 약하고 작은 존재들과 서로의 목숨을 나누며 더불어 오래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가난한 마음이다.그러나 그 가난함은,당장 눈앞의 호화로운 개발과 성장의 헛된 약속을부끄럽게 만들어 그 자리에 풀꽃들이 숨쉬기 좋은 세상을탄생시키는 기름진 가난이다. 그러고 보니 풀꽃상의 마음은 바로 지렁이의 이땅에서의헌신과 정말 많이 닮아 있다.과연 이번 지렁이가 선정된 이유를 풀꽃세상은 이렇게 밝히고 있다.“2억만년 전에 이 행성에 출현해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하위 지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땅밑 어둠속에서 흙을 부드럽고 기름지게 만들다가 여러 다양한 포식자들을 만족시키거나 식물의 자양분으로 살신성인하는 장엄한 최후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감동과 함께인간의 불충분한 이해에 바탕한 근거없는 혐오증과 모욕에하염없이 시달리면서도 아랑곳하지 않다가 마침내 인간의야만적인생태계 파괴에 의해 서서히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데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뒤늦은 애정의 마음으로.” 지렁이는 산성화되어 식물들이 살 수 없게 된 죽은 흙을제 몸을 통해 살려내어 기름지게 해준다.지렁이는 돌같이굳어버린 땅을 그 어떤 기계로 뒤집어도 그보다 더 부드러울 수 없이 갈아 나무와 풀의 뿌리에 공기와 물이 가 닿을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움직이는 물길이기도 하다.지렁이는 정말로 땅을 사랑하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보이지않는 벗이었다. 하늘의 용이 높은 자들의 상징이라면,지렁이는 낮고 미천한 자의 상징으로서 몸을 일으켜 영웅의 아버지가 되는 민중적 영웅담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런데,이런 지렁이에게 수상축하를 드리는 마음 한 구석이 무어라 말할 수 없이 미안하다. 이번 수상자인 지렁이에게는,부상의 수상자가 없다고 한다.지렁이에 대해서는 그 유익함에 주목하여 어떻게 하면 잘이용할까를 연구하는 단체는 있어도 지렁이를 지구상의 일족으로 보호해주려는 어떤 사람들도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부상 수상자가 없는이유다.이 때문에 풀꽃세상 사람들은농담반 진담반으로,과연 지렁이에게 상을 주는 것이 지렁이를 위하는 일일까라는 걱정을 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세상 사람들이 지렁이가 상을 받으면 상받은 지렁이가양기에 좋다고 잡아 먹을는지 모릅니다.”(아이디 예띠풀)유익할뿐 전혀 해롭지 않은, “밟아도 꿈틀”만 하는 미물에 대한 대접은 정말 고작 이 정도일지도 모른다.우리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 존재들에 대해 얼마나 무심하고 얼마나제멋대로인가.급기야 지렁이들이 아주 우리 곁을 떠나버리고 나면 그 시멘트 같이 굳어진 땅을 어떤 호미로 쪼고 앉을까.이번 풀꽃상은,정말로 그래서 의미심장하고 아름다우며 서글프다. 노혜경 시인
  • [한강 그곳에 가면] ‘생태계 寶庫’ 여의도 샛강

    한강은 생태계의 보물창고다.최근들어 한강의 수상 생태계가 되살아나면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관심을 반영,여의도 샛강에 생태공원이 조성됐고 곳곳의시민공원에도 다양한 자연학습장이 꾸며져 한강 풍치를 바꿔 놓고 있다. 짬을 내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생태계의 경이로움과 만나는 것도 유익한 체험이 될 것이다. ■생태공원 그동안 저습지로 방치돼온 여의도 뒤편 샛강일대가 97년 생태공원으로 복원돼 4년여가 지난 이제야 틀이 잡혔다. 샛강 52만㎡중 18만여㎡에 생태공원이 가꿔져 있다.공원엔 주변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순환관찰로와 전망마루,관찰마루,자료전시실이 갖춰진 방문자센터 등을 마련했다. 샛강의 계류를 이용해 만든 생태연못,여의못과 실개천에서는 고향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생태의 주인공은 의외로 많다.식물류로는 버드나무와 갈대,물억새 군락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변화는 자생식물의 수가 점차 느는 반면 귀화식물은 크게 줄고 있다는 것.98년 15.4%이던 귀화식물의면적 점유율이 지난해 7.9%로 줄었다.현장에선 이같은 식생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동물류로는 생태계에서 포식자 위치에 있는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와 원앙이(천연기념물 327호)가 터를 잡고있으며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도 만날 수 있다.특히 대표적 철새인 청둥오리가 텃새로 자리잡아 터줏대감 역할을해 학계에서도 놀라워하고 있다.붕어와 개구리,메뚜기도많다.외래어종인 배스와 붉은귀거북(청거북)의 생태계 교란현장도 바로 이곳이다.청소년들은 7월부터 운영될 ‘방학중 생태교실’을 이용하면 보다 깊이있는 체험을 할 수있다. 서울시는 생태공원의 수요증가에 맞춰 강서습지생태공원조성사업을 진행중이며 광나루 인근 고덕에도 수변 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자연학습장 우리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수목·초화류를비롯해 농작물 등이 절기따라 심어져 청소년들의 자연관찰학습장으로 그만이다.원두막과 덩쿨류를 활용한 그늘막도있어 정겹게 다리쉼을 할 수도 있다. 최근들어 계속된 가뭄으로 화초류가 생기를 잃고 있으나자연현상을 확인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기회다. 현재 한강변에는 잠실·뚝섬·잠원·이촌·여의도 등 5개시민공원에 자연학습장이 가꿔져 있다.면적도 1만∼2만여㎡로 널찍해 데이트와 가족단위 소풍장소로 제격이다. ■가는 길 샛강 생태공원은 지하철 1호선 대방역이나 5호선 여의도역에서 내려 600여m만 걸으면 닿는다.시내버스는여의도 전경련회관이나 여의도종합상가에서 내리면 5∼10분 거리다. 자전거는 여의교 인근 진입로를 따라 바로 들어올 수 있으며 승용차는 샛강쪽 주차장에 주차한뒤 1㎞쯤 걸으면 된다. 자연학습장은 해당 시민공원을 찾으면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생태공원 조성 주역 김재만과장. “생태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사람도 자연의 일부가 돼야합니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 김재만(金在萬·53) 녹지과장.한강 생태계가 지금 이 정도나마 자리를 잡은데는 김과장의공이 적지 않다. 73년 임업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을 조성할 때 주역으로 일했던 한강 생태사(史)의산증인.주변에서 ‘생태박사’라 부를 만큼 생태에 대한그의 집착은 대단하다. “생태공원이 조성되기 전만 해도 강변 저습지 잡초를 말끔히 베어내야 한강을 잘 관리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제가 반대했어요.호안 콘크리트벽 틈새에서 자라는 잡초도절대 뽑지 말자고 우겼지요.대신 콘크리트를 벗겨내야 한다고 했어요.결국 지금 그렇게 바뀌고 있잖아요”이런 고집 덕분에 한때는 민원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여름철 파리,모기에 시달린 주민들이 잡초를 제거해 달라며 집단으로 민원을 냈던 것.그는 “파리,모기가 두려우면자연과 격리돼 살아야 한다”며 주민들을 설득시켰다.
  • 茫茫 철쭉꽃 바다 ‘경남 합천 황매산’

    오월은 푸르른 게 아니다.붉다. 철쭉 탓이다.높은 산 어디에나 바위틈을 비집고 혹은 관목사이로 힘든 어깨춤을 휘저으며 철쭉이 화사한 얼굴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화사함 뒤에는 예의 찬란한 슬픔이 자리하고 있다. 오월,여지없이 이 계절은 우리에게 아픔이다.차라리 고통이고 절규다.22년전 민족의 아픔으로 자리매김된 광주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 이 산하가 온통 철쭉 잔치였던 것은 그래서 차라리 역설이다.하필 철쭉은 이때 그 핏빛 울음을 토해 냈을까.작가 이병주는 이렇게 읊었다던가. 지리산아! 꽃으로 치장하고 너만 이처럼 호화로울 수 있느냐! 이즈음 지리산 바래봉은 이미 그 색깔이 바랬고 5년만에일반 등산객의 출입이 허용되는 세석평전의 철쭉은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했다는 전언이다.그래서 지리산의 숨통이 끊어질 듯 이어진 경남 합천 황매산에서 철쭉의 진한 아름다움을 맛본다. 남덕유산에서 발원해 거창읍을 지난 황강이 야트막한 산을포근히 적시며 합천읍을 지난다. 황강은 어느덧 걸음을 멈추고 사방으로 산들이 겹겹이 둘러친합천호 맑은 물이 다가온다.진한 아카시아향 속에 합천을 지나자 아기자기한 바위가 손짓하는 악견산이 나타난다. 고즈넉한 호수의 정경에 휘감겨 꿈길을 헤맬 때 어느덧 희고 깔끔한 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모산재(767m).길끗한 외모의 암릉지대가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30분 정도 숨넘게 암릉을 타고 넘으면 철쭉이 영접한다.오른편으로 광활한 목초지대가 나타난다.헌칠한 풀밭이 싱그럽다. 우공들이 푸른 빛 목초지를 수놓고 그 틈틈이 붉은 철쭉이수를 놓는다.무려 6만평. 그냥저냥 피어난 게 아니라 화들짝 난리굿이다. 그 능선을 숨차게 오르면 골바람이 몰아치는 능선에 철쭉의 피울음이 처절하다.바람 닿는 곳마다 철쭉은 침묵으로답한다.목초지의 철쭉은 이미 그 빛깔이 바랜 반면 이곳 안부의 철쭉은 이슬이라도 내린 듯 촉촉하다. 바래봉 철쭉이 키가 훌쩍 크고 강렬한 반면 이곳 철쭉은은은하다고 사람들은 말한다.그러나 이는 능선 상안부까지의 철쭉만 맛보는 이들의 소감이다. 초원지대 오른쪽 황매봉에 오르는 가파른 길에 올라서자카페트처럼 깔린 목초지대와 수놓듯 이어진 철쭉 바다가 더욱 싱그럽다.하지만 이뿐만은 아니다. 황매봉에서 산청 쪽으로 급경사를 이룬 비탈을 내려가보자.여기가 천상의 화원.눈물이 울컥 난다.지리산 연봉이 산철쭉 너머로 고개를 내민다.멀리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해가 넘어가고 산그림자가 짙은 빛을 드리우자 철쭉은진한 그리움을 토해낸다.오월 그 사람들이 그리워서다. 황매봉에서 상봉,중봉,하봉에 이르는 길 또한 화려하지는않지만 그 이름값이 넉넉한 철쭉들이 길손을 맞는다.상봉아래 하얀 철쭉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상봉부터그 얼굴을 들이민 합천호가 영남 들녘 곳곳을 파고든다.억새가 간간이 얼굴을 드러내고 고도가 낮아질수록 그 모습을달리하는 식생대는 지리산 못지 않다는 느낌을 안긴다. 황매산은 네가지 정도의 산행코스를 갖고 있고 특히 철쭉이 본격적인 얼굴을 비치는 상안부까지 자동차가 올라갈 수있어 편안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모산재부터 시작되는 암릉, 철쭉군락, 황매봉 아래화원,다시 하봉까지의 암릉지대 등을 꼭 한번 밟아야 한다. 오월,경남 합천 황매산 능선을 수놓은 철쭉의 핏빛 절규가애처롭고 또 애처롭다. 합천 임병선기자 bsnim@. * 잊혀진 역사…합천호 안개에 젖고… '영암사터'. 모산재 아래 영암사터가 이름모를 새의 지저귐 아래 단아하게 자리잡고 있다.이 절은 하나의 미스터리.1014년 입적한 적연국사가 머물렀다는 기록말고는 언제 세워졌다가 언제 사라졌는 지 알 수 없다.1984년 첫 발굴이 이뤄졌지만통일신라때 세워졌다가 고려 후기까지 존재한 것으로만 추정된다. 99년 2차 발굴때는 절터 앞 논자락에도 법당이 있었다는 게확인돼 현재 유구확인이 진행 중이다. 모산재 바위 모양이 아름답다.통일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그 엄숙한 아름다움을 한치의 모자람없이 뽐내고 서 있다. 절터와 모산재 암릉을 배경으로 떡 버티어 선 쌍사자석등은숨이 탁 막히게 한다.발디딜 틈도 없이 작고 비좁은 계단의소맷돌도 아름답기 그지 없다. 금당터에는 사각형 모양의 주춧돌이 반듯하게 놓여있고 3단계로 이뤄진 산비탈을 따라 법당터가 흩어져 있다.경주에나 있을 법한 회랑까지 있어 국가적인 힘을 결집하는 큰 도량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무엇보다 영암사가 빛나는 것은 합천호 안개에젖어 있어 세속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고즈넉함일 것이다. 임병선기자. *황매산 여행 가이드.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로 김천 나들목에서 빠져나가 고령,성주를 거쳐 합천에 이르는 방법과 대구까지 내려가 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 나들목에서 빠져 가회면을 거쳐 오르는 방법을 택한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5차례 합천행 버스를 이용할 수있으나 황매산 접근이 쉽지 않아 승용차를 가져가는 게 편리하다. 합천읍 남정교 앞에서 1026번 지방도로 갈아 타 합천호를끼고 도는 1089번 지방도를 탄 뒤 대병면 소재지를 거쳐 둔내리 버스정류장에 이른다.여기서 황매산 등정을 시작하는방법과 2㎞를 더 들어가 영암사지 뒤로 난 길을 통해 모산재에 오르는 방법,크게 둘로 나뉜다. 황매산 근처에는 민박뿐 변변한 여관이 없고 합천호 주변과 합천읍에 가야 번듯한 여관을 찾을 수 있다. [들를 곳] 50㎞ 떨어진 해인사는 꼭 들러야 한다.뒷곁 가야산 숲길도 사색의 깊이를 더하기로는 그만이다. 묘산면 회양리에는 묵와 고가가 있어 경북 내륙지방의 고고한 양반문화를 체득할 수 있다.1919년 파리 장서사건을 일으킨 윤중수의 생가로 솟을대문과 사랑채,행랑채,중문채,안채,사당채등 반가의 위엄을 만질 수 있다.
  • [Drive & Theatre] 포천 자동차 전용극장 ‘산정호수’’빅 시네’

    *자동차는 달린다 은막의 감동속으로…. 복잡한 도심의 극장 대신 밤하늘의 별과 달을 벗삼아 자연속에서 영화를 즐기면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또다른정취를 맛볼 수 있다. 경기도 포천 영북면의 ‘산정호수 자동차극장’과 일동면‘빅시네’(Bigcine)는 연인이나 가족 드라이브 행락길에마지막 코스로 들를만한 곳이다. 서울과 포천을 11자형으로 나란히 연결하는 43번,47번 국도변에 위치해 있고 주변엔 명산과 사찰·호수·온천·갈비촌 등이 자리잡고 있다. 43번 국도를 타고 의정부∼포천을 경유,산정호수에 이르면 산정호수 관광지내 한화콘도 맞은편 대형 주차장에 ‘산정호수 자동차극장’의 초대형 스크린(가로 20m,세로 12m)이 눈에 들어온다. 매년 가을 억새꽃 축제가 벌어지는 명성산 자락 아래에위치한 이곳에선 매일 밤 3차례 영화가 상영된다.대개 충무로에서 개봉,히트한 작품들로 10∼30일의 시차를 두고필름을 확보해 온다. 입장료는 탑승인원에 관계없이 차량 1대당 1만5,000원.산정호수유원지 인터넷 홈페이지(http//ready.co.kr)에서 관람권을 사전 구입하면 1만2,000원으로 할인된다. 한번에 200여대가 동시 주차,관람할 수 있다.서울에서 이곳을 오가는 43번 국도변엔 의정부와 포천 경계에 국립수목원과 광릉이 있고 축석고개∼송우리 입구 4㎞ 구간엔 대형 가구할인매장 90여 곳이 성업중이다. 43번 국도만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37번 국도로 우회,47번 국도와 만나는 곳에 즐비한 갈비촌에서 이동갈비를 맛보고 온천욕을 즐긴 다음 지방도 339호선을 택해 찾아가도좋다. 노곡초등학교에서 좌회전해 산정호수에 이르는 편도 1차선 지방도 339호선은 외지인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도로변 양쪽에 수풀 우거진 산들과 암벽이 연이어 우뚝 솟아 호젓함을 더하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일동 ‘빅시네’는 47번 국도를 타고 퇴계원∼베어스타운리조트를 경유,일동면 소재지를 지나면 나타난다. 이곳 온천지역에 있는 용암천 주차장을 야외극장으로 활용한다.요금은 ‘산정호수 지동차극장’과 같은 1만5,000원.인터넷 홈페이지(www.bigcine.co.kr)를 통해 역시 1만2,000원의 할인가격으로 관람권을 구할 수 있다. 경기북부에서 현재 영업중인 자동차극장은 이 2곳외에 의정부시 녹양동 의정부자동차극장(031-826-1701)과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의 ‘씨네존 21’(031-592-2280),양주 장흥국민관광지 입구 ‘장흥 영화사랑’(031-842-6061) 등 3곳이 더 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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