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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선선한 가을바람을 타고 강원도 정선으로 떠나는 아주 특별한 추억여행. 아리랑 가락이 탄생했다는 아우라지를 찾아 민족의 물결을 느끼고 정선군 남면의 민둥산에 만발한 가을 억새를 감상한다. 철로자전거를 타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희망풍경(EBS 오전 7시10분) 강서구 구암공원에서 가을의 낭만이 한껏 깃든 그라나다 축제가 개최되었다.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어울려 펼친 가을 그림 그리기 사생대회와 전국 예선을 거친 장애인 연주단의 음악 경연대회. 그림과 음악이 어우러져 모두가 하나 된 그라나다 축제 현장 속으로 떠나본다.   ●연개소문(SBS 오후 8시45분) 고구려의 고건무는 연태수와 함께 수나라의 양광이 자기 아버지와 동생 양수, 양량을 제거하고 새 황제가 됐다는 얘기를 전해 듣는다. 두 사람은 수나라가 고구려 침공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 양광은 우복야 양소가 잡아온 동생 한왕 양량을 심문한다.   ●누나(MBC 오후 7시50분) 부모님이 등산 간 사이 건우와 동아리 후배들을 집으로 초대한 수아는 부모님도 놀러가고 안 계시다며 편하게 먹고 자고 갈 사람은 그렇게 하라고 말한다. 청혼을 거절당한 괴로움에 건우는 과음을 한다. 술에 완전히 취한 건우를 부축하려 후배 강사들이 애쓰지만 건우는 끄덕도 않는데….   ●소문난 칠공주(KBS2 오후 7시55분) 비를 흠뻑 맞은 채 겨우 집으로 돌아온 하남은 정신을 잃는다. 하남의 집을 찾은 어수선이 이를 발견하고는 설칠에게 전화를 건다. 일환은 미칠이 샤워하는 사이 미칠 휴대전화로 온 메시지를 몰래 확인한다. 이를 본 미칠은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하는게 아니냐며 화를 낸다.   ●파워 인터뷰(KBS1 오후 11시20분) ‘국민배우’ 안성기가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5살 아역배우로 데뷔한 후,200편이 넘는 영화출연과 각종 영화제 수상 등 안성기의 영화인생은 한국영화사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최근 안성기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위원장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안성기의 ‘50년 영화인생’을 들여다본다.
  • 낙엽 따라 낭만을 열매 보며 추억을

    낙엽 따라 낭만을 열매 보며 추억을

    서울시는 19일 가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단풍과 낙엽의 거리’‘열매의 거리’를 선정했다. 단풍과 낙엽의 거리 등에선 시민들이 낙엽을 밟으며 낭만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음달 중순까지 낙엽을 그대로 두고 청소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경복궁 담장을 끼고 돌며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이 알록달록한 물을 들인 삼청동길(동십자각∼삼청터널·2.9㎞) 등 53곳이 단풍과 낙엽의 거리로 선정됐다. 아차산 생태공원 옆길로 차량통행이 적고 보도가 목재로 된 워커힐길(아차산 생태공원∼뚝섬유원지역·2.0㎞), 월드컵공원을 둘러싼 느티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난지도길(월드컵경기장∼구룡로3거리·3.6㎞), 홍제천길((사천교∼홍연교·2.1㎞) 등도 감동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또 감, 모과, 억새 등을 보며 가을의 풍요를 느낄 수 있는 열매의 거리로는 하늘공원의 억새밭 길, 성북구 석관로(감나무길), 양천구 안양천 길 목동 중심축 도로, 관악구 낙성대길 및 단감나무길 등 8곳이 선정됐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가을, 억새에 눕다

    가을, 억새에 눕다

    석양이 걸린 억새밭에 스쳐간 날들이 일어서서 하늘 향해 손사래 치며 웅웅거린다. 더러는 아쉬움으로 더러는 애잔함으로 눈우물 가득 고이는 하늘을 품고 미련 한 자락 감아 안는다. 먼길 걸어 다리 풀고 앉는 억새꽃 숲에 흰머리 너풀대는 세월들이 서걱서걱 소리 내며 허리를 푼다. 세월의 징검다리 함께 건너던 당신은 석양빛에 눈시울 물들고 억새꽃 핀 머리카락만 바람에 날린다. 발끝에 떨어지는 석양빛 밟으며 걷는 길 등 두드리며 위로하는 바람 타고 지난날들이 절름거리며 다가선다. -시인 이시은의 ‘억새꽃’. 가을 산행에는 두 가지 특별한 맛이 있다. 하나는 이탈리아 음식처럼 화려한 단풍이요, 또 다른 하나는 우리 음식처럼 담백하고 정갈한 억새다. 지금 전국의 산에는 억새꽃이 한창 피어 우리를 기다린다. 도심을 떠나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가을의 바다로 떠나자. 준비물도 필요없다. 조그만 배낭에 일상의 시름을 꾸겨 넣고 맘 맞는 사람들과 함께 나서면 그만이다. 쉬엄쉬엄 콧노래를 불러가며 억새에 나부끼는 가을냄새를 맡아보자. 미처 느껴보지 못한 가을의 싱그러움이 있다. 오붓하게 가족끼리, 연인끼리 근처 멀지 않은 곳에서 손짓한다. 요즘 억새가 절정이라는 경기도 포천 명성산을 다녀왔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포천 명성산 억새밭 단풍과 함께 가을 산을 수채화처럼 물들이고 있는 억새꽃이 지천에 가득하다. 단풍이 마지막 생명을 뜨거운 불꽃으로 피운다면 억새꽃은 봄부터 숨죽여 키워왔던 정열을 화려한 빛으로 뿜어낸다. 또 단풍이 울긋불긋한 색깔로 화려함을 상징한다면 억새꽃은 은빛으로 가을의 쓸쓸함을 나타낸다. 억새꽃에도 은억새·금억새란 것이 있다.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부터 정오까지 햇살을 정면이나 역광으로 받는 억새꽃은 눈처럼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그래서 이맘때 억새를 마치 ‘은’같다 해서 은억새라 부른다. 또 해질녘 숨죽인 햇볕이 억새꽃 목덜미와 몸에 닿으면 어느새 누런 황금빛 가을 춤꾼으로 변한다. 그래서 금억새라 불린다. 억새로 유명한 산은 많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경기도 포천 명성산의 억새는 산행과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 파란 하늘과 은빛 물결 서울에서 동북쪽으로 84㎞에 위치한 명성산(鳴聲山·해발 922.6m)은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또 명성산은 애잔한 아픔이 간직하고 있어 특이하게 ‘울보산’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전설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 마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가슴에 품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도중에 들른 곳이 이 산. 왕자가 목을 놓아 울자 산도 함께 울었다. 그래서 울보산이 됐다. 궁예의 이야기도 있다. 왕건에게 왕의 자리를 내주고 패주가 되어 도망치던 궁예도 이 곳에서 산과 함께 울었다고 한다. 패주골, 왕건의 군사가 쫓아오는지 망을 보던 망무봉 등 인근의 지명이 아픔을 대신하고 있다. 명성산 산행은 그런 아픔이 고여 호수를 이룬 산정호수에서 시작한다. 명성산은 정면에서 보면 기가 탁 질린다. 몇 개의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있는 형상이다. 암벽 등반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오르지 못하겠다 싶을 정도의 기세로 우리를 압도하지만 길은 있다.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지. 자인사 코스와 등룡폭포 코스이다. 자인사 코스는 바위산 사이로 난 거친 너덜지대(바위지대)를 거의 직선으로 올라 가깝지만 길이 험해 피하는 편이 좋다. 또 다른 길은 등룡폭포 코스로 돌봉우리를 우회하는 평탄한 계곡길이 이어져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어 좋다. 등룡폭포 주변의 계곡은 긴 가을 가뭄에 물은 완전히 마르지 않았지만 수량이 적어 물이 탁해 보인다.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는 단풍이 터널처럼 이어진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두 빨간색이다. 약 2시간 정도 산보하듯 걸으면 숲이 엷어지면서 평탄한 분지가 눈에 들어온다. 봄과 여름에는 온갖 야생화가 만개하는 이 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완전히 억새의 차지이다. 눈앞이 환해지며 출렁이는 은빛 물결에 모두가 ‘와’하는 탄성을 지른다. 바로 여기가 명성산의 8부 능선에 있는 억새밭이다. 벌써 억새가 80%정도 만개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 발아래 억새밭 모든 잡념 날아가 바람 부는 대로 춤추는 억새 사이로 난 길을 걸었다. 어른 키보다 큰 억새 춤에 저절로 따라 흔들린다.‘벌써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가을이 몸과 마음 속으로 다가온다.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위쪽 팔각정에 올라섰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억새의 장관이 머릿속의 모든 잡념을 날려 보낸다. 정말 아름답다. 명성산 정상에 오르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을 거쳐 왕복 4시간 정도 더 올라야한다. 가벼운 트레킹을 원했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으로 향하는 길목의 암릉까지 약 20분 정도 더 올랐다가 내려가는 것이 좋다. 암릉을 고집하는 것은 발아래 펼쳐지는 산정호수를 보기 위해서다. 단풍이 붉게 물든 봉우리 사이로 거울 같은 호수가 한 폭의 동양화다. 하산길은 자인사 코스를 택해 봄직하다. 길은 거대한 두 개의 바위봉우리 사이로 나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 부서진 돌이 쏟아져 내리는 돌길이다. 네 발로 기어야 할 만큼 가파르다. 게다가 놓여진 돌들을 잘못 밟으면 미끄러지기 일쑤이다. 그래도 하산 시간도 짧고 오르는 것보단 편하다.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시간이 있으면 해질녘 황금빛의 억새를 감상하고 오는 것이 좋다. ■ 억새산행 여기도 좋아요 # 충남 홍성 오서산 ‘서해 바다의 등대’로 불리는 오서산(烏棲山·790.7m)은 주능선 일대에 형성된 억새밭의 풍광이 뛰어난 산행지다. 장항선 철도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척에 있어 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오서산 억새밭은 정상에서 북쪽의 740m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곳곳에 산재해 있다. # 강원도 정선 민둥산 민둥산(1117.8m)은 억새 산행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알려진 산이다. 또한 산 정상부에 형성된 억새밭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훌륭한 풍광을 자랑한다. 산행시간도 짧고 광활한 억새밭이 이어져 가을 한철 이색적인 여행지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망대, 조망 데크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 전남 장흥 천관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억새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천관산은 기기묘묘한 모양의 수석 같은 바위들과 은빛 억새의 춤사위뿐 아니라 쪽빛 바다위에 크고 작은 섬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산이다. 전체적인 모양이 팔각의 정자와 비슷한 산세를 갖춘 천관산의 억새밭은 동쪽 연대봉과 서쪽 환희대 간 약 1㎞ 주능선에 펼쳐져 있다 장천재∼장안사∼등잔암∼연대봉∼환희대∼대세봉∼장천재의 원점회귀 산행이 억새 탐승에는 최적격이다. # 경남 창녕 화왕산 거대한 장벽처럼 창녕을 감싸고 있는 화왕산은 진달래와 더불어 가을 억새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산이다. 특히 정상부의 십리 억새밭은 다른 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과 광활한 억새평원으로 전국적으로 으뜸이다. 또 억새밭 주변 산릉에는 긴 산성이 만들어져 있어 성벽을 따라 걷는 맛이 재미나다. # 여행정보 포천에는 유명한 먹을거리가 많다. 하지만 그중 ‘두부요리’가 소문나 있다. 26년 역사를 자랑하는 파주골 손두부(031-532-6590)에서 두부를 먹어보지 않고서 어찌 ‘두부’를 논하랴. 직접 수확한 우리 콩으로 만든 순두부를 만들며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재래간장과 파·마늘로 만든 양념장으로 간을 맞춰 전통 두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보리밥과 콩나물·상추·고추장·김치·양념장에 부드러운 순두부가 어우러지는 상차림은 정말 어머님의 손맛을 느끼게 한다.4000원. 또한 커다란 모두부, 직접 담근 동동주 맛도 일품이다.5000원. 산행을 마치고 산정호수가에 자리 잡고 있는 한화리조트의 온천 또한 별미다. 알카리성 중탄산 나트륨천으로 지하 700m에서 솟아오르는 천연 온천수를 이용해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대인 7000원, 소인 5000원. 경락요법을 이용한 아로마 테라피를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오는 30일까지 객실을 30% 할인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031)534-5500. 이밖에 허브향이 가득한 허브아일랜드(031-535-6497), 국내 최대의 아프리카 박물관(031-543-3600) 등도 아이들과 들러볼 만하다. 우린 보통 억새와 갈대를 많이 혼동한다. 가장 편하게 구별을 할 수 있는 것은 서식지이다. 억새는 대부분 산이나 들에 피지만 갈대는 습지나 냇가에 자란다. 또 억새꽃(씨)은 흰색을 띠며 매끈한데 반해, 갈대는 짙은 갈색을 띠며 부풀부풀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 잎은 억새가 더 억세며 날카롭고 갈대는 좀 넓으며 억새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주말이면 가벼운 배낭에 단풍을 만나러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붉은 바다의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정상에서 탁 트인 파란 하늘과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해 내려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시원한 막걸리와 맛난 밥이다. 산 주변에 큼직한 간판이 걸린 식당에서 한두 번은 실망을 하고 나온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는 전국의 단풍으로 유명한 산 아래 맛집을 찾아나섰다. 붉은 단풍을 안주 삼아 ‘벌컥벌컥’들이켜는 시원한 막걸리, 오색나물에 보리밥을 썩썩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 등 별미와 함께하는 가을산행과 특별한 맛을 느껴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파스텔로 칠한 듯한 오대산 강원도 토박이들이 제일로 치는 단풍이 바로 오대산이다. 붉은 단풍뿐 아니라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여러 색들의 은은하고 소박한 어울림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대산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하는 식당들이 수십 군데가 모여 있다. 그중에서 오대산식당(사진(1)·033-332-6888)이 원조격이다. 주인 이문화(72)할아버지가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채정식을 주문했다. 신선초, 참두릅, 참나물, 나물취 등 이름 모를 산나물들이 20여 가지 나온다. 거기에 더덕, 버섯과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그야말로 한상 가득이다. 나물들은 제철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구수하고 때론 담백한 감동이 입에서 전해온다. “나물을 말려서 보관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제 맛을 쉽게 잃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염장’이야. 생나물로 보관을 해서 이런 맛이 나는 거야. 많이 먹어. 다 오대산의 정기를 머금고 있는 자연산 나물이야.”라는 이문화 할아버지. 참 오래간만에 정갈하고 깔끔한 밥을 먹었다. 특히 곰취장아찌의 맛과 향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1인분에 1만 3000원. # 불타는 듯한 지리산 지리산의 단풍은 강렬한 빨간색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문이 나 있다. 이런 지리산 화엄사 자락에 있는 이시돌(사진(2)·061-782-4015)의 맛있는 한방갈비가 기다리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방목한 한우고기를 와인과 매실 진액에 8시간을 재운 뒤 십전대보탕에 기초한 13가지 한약재로 숙성시킨 갈비다. 달콤하면서 그윽한 한약재의 향과 부드러운 고기의 어울림이 가히 ‘예술’이다. 구례의 한우 생산 농가에서 직접 선별해서 고기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여러 명이 갈 때는 꼭 전화로 예약을 해야 맛을 볼 수 있다.1인분에 3만 5000원. 또 김장아찌, 머위, 돌나물 등 10여 가지의 정갈한 밑반찬이 나오는 재첩국(6000원)이나 산채정식(1만원)도 별미다. 패션디자이너이기도 한 주인 염대수씨가 별채에 내셔널지오그라피에서 확보한 구한말의 희귀사진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재미난 식당이다. # 만산홍엽의 속리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나무 정이품송이 버티고 있는 속리산. 단풍이 시작되고 있는 중부권 산의 대표주자이다. 속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유명한 경희식당(사진(3)·043-543-3736)은 박정희, 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들이 한번씩 거쳐 간 식당으로 100여가지 넘는 음식들을 제철에 맞게 꾸며내고 있다. 2인 기준 5만원,2인 이상 2만 3000원으로 좀 부담이 되지만 속리산에 왔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식당임은 틀림없다. 커다란 교자상에 정갈하게 놓인 음식들이 가득하다. 각종 나물들은 기본이고 굴전, 소라, 생선뿐 아니라 불고기까지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온다. 물론 남도의 한정식보단 차림이 화려하지 않지만 심심하면서 담백한 충청도의 손맛이 그대로 배어나온다. 특히 집장(충청도식 된장)의 구수한 맛에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 단풍과 억새의 치악산 가을 산행의 맛은 단풍과 억새이다. 동시에 두 가지를 느낄 수 있는 명산이 바로 치악산이다. 구룡사쪽의 단풍과 고둔치 고개의 억새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땀을 흠뻑 흘리고 향로봉에 올랐다면 가슴까지 시원한 돌모루 산장(사진(4)·033-731-5310)의 막국수를 권한다. 꿩으로 육수를 내서인지 잡냄새가 없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육수 또한 시원해서 산행을 마치고 먹기에 좋다. 쫄깃한 꿩고기가 고명으로 올라 있는 막국수는 비록 볼품은 없지만 어른, 아이의 입맛에 맞게 새콤달콤한 육수와 원주 메밀로 만든 면발의 조화가 일품이다.4000원. 또한 고기로 만든 만두(5000원)를 곁들이면 좋다. # 가장 편하게 단풍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덕유산 덕유산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정상인 향적봉까지 약30분에 오를 수 있어 가족 단풍 나들이로 아주 제격이다. 덕유산 자락에 자리한 명가(사진(5)·063-322-0909)의 흑돼지구이는 돼지고기를 한차원 높인 맛이다. 진안의 명물인 까만 돼지고기만을 써서 쫄깃함이 살아 있다. 또한 아주 두툼하게 썬 흑돼지를 야외에서 특수 제작한 참나무 화덕에 애벌로 구워 내놓는데 은은한 참나무 향에 배어서 ‘햄’을 먹는 기분이다(9000원). 꼬막, 버섯, 조림 등 깔끔한 밑반찬도 명가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또 2년 묵은 김치와 흑돼지의 살코기로 끓인 김치 전골(7000원)도 시원하다. # 수도권 단풍의 명소, 가평 명지산 경기도 가평은 강원도 산골 못지않게 험한 계곡과 산들이 둘러싸인 곳으로 수도권 단풍 나들이로 최고 지역이다. 명지산, 인연산, 운악산 등 좋은 산들이 즐비하다. 물 맑고 산세 좋은 가평에 들렀다면 산수녹원(사진(6)·031-582-6475)의 그윽한 청국장에 빠져보기를 권한다.28년째 청국장을 가평의 콩으로 띄우고 있는 지영옥 할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조그만 뚝배기에 두부 몇 점과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을 따뜻한 밥과 비벼 먹으면 옛날 어머니의 집에서 만들어주신 바로 그 맛이다.5000원 # 계곡 단풍의 참맛 소백산 희방사계곡의 단풍이 아름다운 소백산.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단풍이 참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산이다. 소백산 단풍 구경을 마치고는 단양읍에 있는 장다리식당(043-423-3960)의 마늘돌솥밥정식(1~2만원)을 추천한다. 마늘이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마늘을 넣고 바로 지은 돌솥밥도 일품이고 갖가지 밑반찬에 막걸리 한잔이 잘 어울린다. 싱싱한 생굴, 도토리묵, 고소한 감자버벅, 고등어, 고소한 돼지수육은 물론 감자떡, 쑥버벅, 고추장떡 등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가장 압권은 누가 뭐래도 다양한 마늘 반찬. 식초에 절인 쪽마늘, 새콤한 고추장 마늘무침, 마늘쫑 무침 등 잘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남는다. 또한 한우비빔육회(2만 5000원)도 추천한다. # 천년 고찰을 두개나 품고 있는 조계산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에 품고 있는 전남 조계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푹신한 육산(흙산)이라 트레킹하기에 아주 좋은 산이다. 붉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천년 고찰의 여유를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조계산의 7부 능선인 해발 600m의 굴목이재에 있는 조계산보리밥(사진(7)·061-754-3756)은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간판은 식당이라고 걸려있지만 변변한 식탁 하나 없다.7∼8명이 올라 갈 수 있는 평상에 10개가 있다. 손님들은 등산화를 풀고 평상에 걸터앉아 커다란 쟁반에 내 온 음식을 먹는다. 상추, 무청, 돈나물, 미나리, 깨잎, 고추 등과 구수한 된장국이 나온다. 커다란 양푼에 보리밥과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데 그 맛은 참 별나다. 파란 하늘을 지붕 삼아, 붉게 물든 단풍과 졸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먹는 웰빙 음식이다. 게다가 주인이 직접 담근 동동주를 한잔 걸칠라 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보리밥, 동동주 5000씩. # 파란 바다가 보이는 천관산 파란 하늘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쪽빛 남해 바다가 흘린 땀뿐 아니라 가슴에 남아있던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산, 넘실대는 억새의 은빛 물결이 아름다운 산, 바로 전남 장흥의 천관산이다. 물론 전남 장흥은 먹거리가 풍성하지만 바다하우스(사진(8)·061-862-1021)의 바지락회를 권하고 싶다. 전어, 농어, 하모(갯장어) 등 제철에 바다에서 나는 음식 모두가 맛나지만 쫄깃하고 쌉쌀한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4인기준 3만원)가 압권이다. 막걸리로 담근 자연 식초와 고추장에 살이 통통한 바지락의 속살 무침은 산행의 수고를 한번에 날려주고도 남는다. # 민족의 영산 태백산 겨울 산행으로 유명한 태백산에도 어김없이 붉은 물결이 치기 시작했다. 정상인 천제단은 물론이고 입구까지 수놓고 있는 단풍은 전국의 어느 산 못지않다. 태백은 한우로 유명하다. 비록 사육하는 수가 많지 않아 전국적으로 유명세는 타지 못하고 있으나 그 맛은 예술이다. 태백 시내에 한우를 전문으로 하는 고깃집이 많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그 중에서 태성실비식당(사진(9)·033-552-5287)의 고기는 특별하다. 마블링(고기에 포함된 하얀 지방)이 적은 빨간 살이 특징이지만 쫄깃하면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그만이다. 고기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 집이니 꼭 전화를 해보고 가는 편이 좋다.
  • 난지·광나루지구에 자전거전용 공원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와 광나루지구에 자전거 전용 공원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17일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81만평과 광나루지구 6만평 부지에 휴양과 레저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전거 전용 공원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세훈 시장이 지난주 실무자들을 불러 직접 지시한 것으로,81㎞에 이르는 한강 둔치 자전거 도로가 주말과 공휴일마다 인파로 붐벼 이용이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 난지지구의 공원 대상지는 난지캠핑장에서 가양대교까지 이어지는 한강시민공원과 월드컵 공원의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일대로, 요트와 캠핑 등의 휴양기능과 함께 국궁 등 전통 스포츠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난지 골프장을 공원화해 억새밭 등의 생태지역으로 만들고, 한강둔치와 월드컵공원을 이을 보행녹도에 번지점프대를 설치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광나루지구에는 천호대교 상류에서 생태공원 사이에 초보자 교육광장 및 연습코스를 기존 자전거 도로와 연계해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올해 말 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늦어도 내년까지 기본계획과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난지지구에 106억원, 광나루지구에 39억원 등 모두 145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1999년 여의도 광장 7만평이 공원화되면서 서울시내 자전거 전용 공간이 사라졌다.”면서 “새로 만드는 자전거 전용 공원은 민자 유치를 통해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복합적 휴양·레저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가을에는♡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버려 두었던 단어 몇 개를 내 가슴에 품고 마음 깊이 스며들도록 할 것입니다그것은 은혜. 감사. 사랑. 평화. 순결. 용기. 자유. 겸손. 지혜. 용서. 고독. 진실. 동행. 영원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행하지 못한 몇 가지 일들을 할 것입니다.그것은 사랑하기. 욕심 버리기. 단순하기. 따뜻하기. 깊이 생각하기. 목소리 낮추기. 격려하기.칭찬하기. 오래 참기. 많은 나누기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잊고 지내던 내 이웃을 향해 조용히 다가갈 것입니다.그분들은 외로운 사람. 가난한 사람. 마음에 상처입은 사람. 슬픔 속에 있는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 몸이 갇힌 사람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자연의 모습을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볼 것입니다.그것은 붉은 단풍 위에 펼쳐지는 쪽빛 하늘. 황금 들판. 투명한 햇살 속에서 익어가는 열매들에 핀 들국화 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정겹고 아름다운 소리를 귀담아들어 볼 것입니다. 그 소리는 가을을 전하는 노랫소리. 풀벌레 소리. 가을비 소리. 농부의 타작 소리. 아이의 웃음소리. 가족의 기도 소리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내 마음밭에서 자라고 있는 몇 그루 나무를 뽑아낼 것입니다.그 나무는 불평의 나무. 낙심의 나무. 의심의 나무. 이기심의 나무. 교만의 나무. 무관심의 나무. 게으름의 나무입니다. - 정용철님의 책 <마음이 쉬는 의자>에서-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가을이 깊어갑니다.언젠가 저장해 두었던 위의 글을 다시 읽으니 좋아서 나누고 싶습니다.10월에는 추석연휴가 끼어있으니 가족들과의 모임 외에도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분들도 많을 것 같네요. 우리도 가을이 되면 성지 순례를 하거나 코스모스와 억새풀이 출렁이는 곳으로 종종 가을 소풍을 가기도 합니다.수녀는 늘 사랑 속에 자신을 다스리는 수행자, 남을 가르치는 선교사이며 교육자, 알뜰한 살림꾼이며 요리사, 사소한 것으로도 멋을 내는 생활 속의 예술인,모든이에게 마음이 열려있는 기도자, 아픈이의 위로자... 참으로 모든이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종합선물셋트’가 되어야 하니 때로는 삶이 고달프지 않겠어요? 각 개인이 다 할 수 없는 것을 공동체는 서로 서로 보완하게 해 주어 좋습니다. 공동체의 고마움을 새롭게 절감하는 요즘이에요. 저도 언제 기회가 오면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싶어요자주는 아니지만 간병하며 제 나름대로 터득한 몇가지 사항을 혹시 다른분들에도 참고가 될까하여 생각나는대로 적어둡니다. 입으로 외우는 염경기도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성심으로 돌보는 행위 역시아주 중요한 기도의 예식임을 새롭게 절감하면서 말입니다.♥ 얼굴 표정은 늘 밝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환자의 기분도 밝아집니다♥ 말씨는 평소보다 좀 더 상냥하고 공손하게 해야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마음놓고 필요한 심부름을 시킵니다♥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병상의 그분에게만 마음과 시선을 집중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돌봄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받아들이며 쓸쓸해 하지 않습니다 ♥ 때로 환자가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고집을 부릴 때는 충분히 들어준 다음 ‘알아본다’고 하며 간호사에게 가서 지혜를 구하고 마음이 다치거나 자존심 상하지 않게 평화적으로 설득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믿고 의지합니다♥ 대화를 할 수 있을 적엔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워줍니다:그러면 기분이 좋아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신나게 들려주기도 하지요♥ 앞의 소임자에게 인계받은 사항 외에도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살펴보고 연구하여 메모를 했다가동의 하에 실행합니다:그러면 간혹 동화나 시도 읽어주며 공감대가 형성 됨을 느낄 수 있고 환자의 팔을 주무를 적엔 손톱이 닿아 안 아프게 해야겠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환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지향으로 자신의 피곤함과 어려움은(나중에 쉬면 되니까)들키지 않게 관리합니다:그래서 화장실 봉사할 적엔 냄새도 안 나는 것처럼 더 명랑하게 말하고 보호자의 밥은 더 맛있게 먹겠다고 작정하면 정말 그렇게 되더라구요.이 밖에도 많지만 오늘은 이쯤 할게요. 사랑이란 달콤한 낭만이 아니라 때론 자신과의 외로운 투쟁임을 배우고 당연한 것도 기적처럼 느껴지며 매사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는 곳 또한 병원인 것 같습니다.제가 최근의 어느날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있던데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옮겨 적습니다.”사람들은 왜 그리 극단적인 말을 할까. 왜 좀 더 순하게 말을 하지 못하고 흥분된 기분을 절제 못하고 막말을 내뱉는 것일까.화가 나면 그리해야하는 것일까-->(화가 난다는 이유로 그리해도 되는 것일까)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더라도 속상하고 그러 인해 엷은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모처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한 안부를 묻고 상대의 주변상황에 대한 이야길 하는게 옳지,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소문,험담 그리고 자신의 질병 고통, 자랑부터 시작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대하면 금방 슬픈 마음이 된다. 나도 종종 이런 실수를 하지만 더욱 깨어있어--주위를 밝고 따뜻하게 하는 대화자가 되고 싶다. 요즘 저의 곁에 있는 책들은,<파인애플 스토리>(김두화 역/나침반), <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도요새), <마더 데레사의 단숨한 길>(마더 데레사.백영미 역/사이), <새벽을 흔들어깨우리라>(마리아 루이스 스카퍼란다.강우식 역/바오로 딸), <길에서 만난행복>(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김항섭 역/바오로 딸), <길리아드:에임스 목사의 마지막 편지>(마릴린 로빈스.공경희 역/지식의 날개), <안데르센 동화 123가지>(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한국어린이문화연구소 엮음),<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황금 나침반), <루쉰의 편지>(리우푸친 엮음.임지영 역/이룸), <소걸음으로천리를 가다>(정수일/칭비), <낙천주의 예술가>(다니엘 리베스킨트.하연희 역/마음산책), <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노향림/창비) 등입니다.올 해 안으로 해인의 신간 두 권이 출판사는 다르지만 쌍둥이 자매처럼 나오게 되었답니다.1986년 <두레박>이후 20년만에 분도출판사에서 하나, 2004년 봄 이후 마음산책에서 하나 나오는데 아직 제목은 확실히 정해 지지 않고 논의 중입니다.하나는 그간 지면에 발표되었던 글들이, 하나는 수년간의 해인방 소식에서 가려뽑은 글들을 토대로 한 것들이 묶여지는데...나오면 읽어주셔요!’한 개의 두루마리 만드는데 나무 세 그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오늘 우리집 화장실에 들어가니 이런 글귀가 적혀 있네요.아껴쓰란 말일테지요. 사실 우리는 물 전기 종이를 낭비하는 경향이 많아요. 어쩌다 여행길 휴게소 화장실에 들어가 사람들이 물을 쓰거나 공동으로 비치된 화장지를 말아서 가져가는 걸 보면 제가 며칠 간 쓸 것을 한꺼번에 가져가곤 합니다. 모든 걸 아직 흔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적에 좀 더 절약하는 우리가 되도록 해요. 저렇게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보고도 여러분의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아셨지요?이 가을 부디 성실하게 노력해서 더욱 행복한 나날 이루시길 비오며, 부산 광안리에서....해인 수녀
  • [길섶에서] 한가위 소망/우득정 논설위원

    저녁식사가 끝난 뒤 갑자기 생각이 미친 듯 베란다로 나가 창밖 하늘을 본다. 어느덧 보름달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으며 중천 가까이 떠 있다.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서둘러 집을 나선다. 시선을 보름달에 고정한 채 다다른 탄천. 예년과 마찬가지로 꼬마들이 하늘을 향해 불꽃을 쏘아올리며 탄성을 지르고 내달린다. 어른 한무리도 어느 틈엔가 불꽃놀이에 동참한다. 억새풀이 자그마한 군락을 이룬 둔치 한편, 노부부가 두 손을 모으고 보름달을 향해 연신 머리를 숙인다. 주변 가로등 불빛과 달빛을 한껏 받은 노부부의 얼굴이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기까지 하다. 무엇을 저토록 간절히 기원하는 것일까. 아마도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들의 무사안위를 빌고 또 빌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도 한가위나 정월 대보름이면 뒷동산에 올라 보름달이 떠오름과 동시에 남보다 한발 앞서 소망을 빌곤 했다. 노부부의 모습에 감염된 듯 내 입에서도 절로 소망의 타래가 풀어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서 가족으로, 그리고 낯익은 얼굴들로…. 어느새 온몸이 달빛에 젖어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귀향길이야 가을여행이야”

    ‘한가위에는 가족과 함께 고향집 주변 명승지를 찾자.’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립공원인 장흥 천관산의 꼭대기에는 40여만평 억새가 은빛 물결로 출렁이면서 멀리 보이는 회진만 푸른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안양면 억불산에는 얼마 전 문을 연 천문과학관에서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별을 헤아리며 소원을 빌고 산 아래 수문리에서 키조개와 바지락 무침으로 허기를 달랠만 하다.‘환상의 운전길’이라는 수문리에서 보성 율포리의 해안도로를 달려 해수녹차탕에서 몸을 씻고 전어 구이와 무침으로 힘을 얻는다. 운전대를 살짝 돌리면 초록 애벌레마냥 구릉에 걸려 있는 녹차밭이 싱그럽다. 보성 벌교읍에서 특산물인 참고막을 까먹고 태백산맥의 홍교를 지나면 전통민속마을인 순천 낙안읍성이 들어오고 홍시 달린 감나무가 반긴다. 보름달 아래 석성 위를 거닐고 초가삼간 주막에서 쌀 막걸리로 목을 축여도 좋다. 국도 2호선(부산∼목포)으로 들어서 20분쯤 가면 순천만 다대포 갈대밭이 들어온다. 석양녘에 물든 조각배와 짱뚱어가 뛰노는 갯벌을 보노라면 한폭의 그림이 연상된다.‘전어의 원조’라는 광양시 망덕포구는 영·호남의 관문으로 사계절 관광객들이 붐빈다.‘밤나무 고장’인 광양은 지금 밤송이가 툭툭 터져 반질반질한 알밤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서해안으로는 굴비 철을 맞은 영광군의 해안도로가 칠산 앞바다 갈매기 소리와 해넘이로 이국적인 멋을 연출한다. 법성포에는 굴비정식, 굴비고추장 뿐 아니라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에 조성한 성역화 사업이 마무리 돼 볼거리가 적잖다. 이밖에 담양 추월산과 담양호, 대나무골 주제공원, 죽물박물관 등도 권할만 하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어느날 양재천을 걷다보니…

    [이현세 만화경] 어느날 양재천을 걷다보니…

    가을과 함께 훈장을 하나 더 받았다. 당뇨가 생겼다. 완치가 없다는 당뇨는 평생을 안고 살아야 한다. 달갑지 않은 친구가 생긴 것이다. 걷기 싫어하는 내게 삼성탁구감독으로 있는 선배는 대모산에서 능인선원까지 걸어서 출근하라고 했지만 아내는 그보다 쉬운 양재천을 걸어서 출근하라고 했다. 당뇨는 운동을 해야 한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날이거나 차가 없어도 되는 날은 양재천을 걸어서 화실로 간다. 양재천 길은 세 갈래가 있다. 제일 위쪽에 둑길이 있고 그 아래 개천과 둑 사이를 걷는 오솔길이 있으며 제일 아래 개천을 따라 걷는 개천길이 있다. 도심에 이런 친환경 개천이 있다는 게 먼저 놀라웠고 가능하면 자연개천에 가깝게 흉내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었다. 터벅터벅 걸어서 화실로 향하다 보니 갑자기 대단히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술에 찌들어 매일 오전 늦게서야 기지개를 펴던 내가 이 가을 이 아침에 이런 개천을 따라 걷고 있는 것이다.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하다. 산책로 주변으로 들국화와 나팔꽃이 보이더니 강아지풀이나 억새들도 보였다. 바위에 걸터앉아 물장구칠 수도 있는 물놀이장도 재미있고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근처에는 어울리지 않는 허수아비군도 그리 밉지만은 않다. 메뚜기와 개구리가 보였다. 강아지풀을 하나 꺾어서 개울을 건너는 징검다리 위에 섰다. 물속을 아무리 살펴봐도 피라미는 보이지 않는다. 깨끗한 양재천 물로 돌아왔다던 송사리와 버들치는 어디로 갔나. 한참을 걷다 보니 생각은 벌거숭이 시절로 간다. 경주의 월성초등학교 시절. 이맘때면 하굣길에는 어김없이 논이나 개울을 헤맨다. 개울에선 송사리와 피라미를 잡고 논가에서는 개구리와 메뚜기를 잡는다. 송사리와 메뚜기는 다음날 도시락 반찬이 되고 개구리는 잡아서 양계장에 가져가면 그 귀한 계란과 바꿀 수 있었다. 이때 잡은 메뚜기나 송사리 등은 모두 강아지풀에 꿴다. 강아지풀은 줄기가 가늘고 곧고 길면서도 끝에 부드럽고 둥근 털 뭉치가 있어서 잡은 놈들을 꿰어서 들고 오기에 딱 좋다. 우리는 이렇게 모든 것을 자연에서 구했다. 강아지풀을 입에 물고 하늘을 보며 걷다 보니 파란 하늘을 둥둥 떠가는 구름이 한가롭다. 서울.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에서 불완전하긴 하지만 생명체가 복원되어 가고 있다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어떤 경제적 손실이 있더라도 서울의 모든 하천이 복원되어야 한다는 것에 서울시민으로서 과감하게 한 표 던진다. 벌거숭이 꼬마로 되돌아가서 걷다가 누군가와 부딪쳤다. 눈을 들어 보니 복면강도다!!! 깜짝 놀라서 뒷걸음치는데 의외의 말이 튀어나왔다.“똑바로 보고 걸으세요!” 힁하니 가버리는 뒷모습을 보고서야 복면강도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주변의 아주머니임을 알았다. 그러고 보니 양재천에는 온통 복면강도 아저씨 아주머니 천지다. 건강을 위해서는 뛰고 걷고 해야 하고 피부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챙이 긴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아마도 양재천의 생태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웰빙을 위해서 양재천은 좋은 곳이고, 공기 좋은 양재천에서 오로지 앞만 보고 죽기 살기로 뛰고 걷는다. 한국은 지금 웰빙 광풍에 휩싸여 있다. 신문지면과 방송편성도 웰빙으로 가득 찬다. 모든 사람들이 웰빙으로 먹고 웰빙으로 뛰고 웰빙으로 잔다. 바람이 불면 구름이 일고 구름이 일면 비가 오고 비가 오면 양재천에 개울물이 흐르고 그 개울물을 따라 풀과 나무들이 무성해진다. 그리고 그 풀과 나무에 의존하는 많은 생명체들이 또한 그런 순리에 따라 태어나고 살아간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좋은 공기를 마시고 양재천을 걷다 보면 햇볕에 조금 타는 것은 보너스 같은 것이다. 앞으로 멀지 않아서 서울 길거리를 걸으려면 모두들 복면강도 차림이라야만 된다는 것일까. 오래전에 본 핵전쟁이후의 인류들처럼…. 생각만 해도 끔찍한 풍경이다.
  • 명성산 억새꽃축제 12~15일

    6만평 억새밭에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포천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오는 12∼15일 4일간 명성산과 산정호수, 포천 반월아트홀 일원에서 열린다. 명성산(해발 923m) 억새밭은 전국 5대 억새군락지중 한 곳. 올해 10번째로 열리는 억새꽃 축제에선 등반대회와 음악회, 연예인 초청 콘서트 등이 열린다. 포천의 특산물 판매장과 웰빙 먹을거리촌도 운영된다.
  • [Zoom in 서울] 한강둔치 콘크리트 걷어낸다

    [Zoom in 서울] 한강둔치 콘크리트 걷어낸다

    ‘한강의 자연미를 되살려 시민의 품으로’ 서울시는 1일 회색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한강에 친환경적 둔치를 조성하고 주변에 생태공원을 복원하는 등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2차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획일적인 콘크리트 인공호안을 2010년까지 특성을 살린 자연형 둔치로 바꾼다. 양화·난지·반포·잠실 지구에서는 콘크리트 둔치를 뜯어내고 ‘완경사형’으로 생태서식지를 만든 자리에 창포 등 수생식물을 심는다. 흙과 자연석, 나무 계단을 깔아 관찰지 등도 만든다. 여의도·이촌 지구에서는 둔치를 계단식으로 조성한 뒤 소공연장, 만남의 광장을 설치하고, 주변엔 수심 50㎝ 이내의 실개천도 만든다. 광나루의 둔치에는 4만여평의 물억새 군락지를 조성한다. 또 강서구 개화동의 강서 습지생태공원을 더 넓히고 연꽃, 물옥잠 등 수생식물이 군락을 이루는 테마별 습지생태지로 바꾼다. 다양한 새들이 머무는 1만 8000여평 규모의 생태섬도 조성한다. 이와 함께 도림천, 성내천, 홍제천, 당현천 등 한강 지류하천 14곳을 2012년까지 정비해 수경생태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강원 ‘가을로의 초대’

    “징검다리 추석연휴, 단풍으로 곱게 물든 강원도로 오세요.” 만산홍엽(滿山紅葉). 지난 여름 폭우피해의 상처를 이기고 가을 단풍으로 붉게 단장한 강원도가 유혹하고 있다. ●연휴기간 단풍 절정 일교차가 커 예년보다 1주일가량 빨리 찾아온 단풍은 청명한 가을 날씨 덕에 어느 해보다 맑고 곱게 물들고 있다. 현재 설악산을 중심으로 중청·소청봉과 향로봉, 오대산 정상 부근까지 내려온 단풍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달 2일부터 17일까지 절정을 이루며 강원도 전역을 물들일 전망이다. 이 기간에 맑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면서 투명하고 선명한 단풍색을 고스란히 유지할 것으로 설악산관리사무소측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여름 폭우로 끊기거나 유실됐던 설악산지역의 도로와 등산로도 대부분 복구가 완료됐다. 끊겼던 한계령 길은 29일부터 다시 개통되고 오색지역 주전골∼흘림골로 이어지는 등산로(4㎞)도 다음달 1일부터 다시 개방되면서 모든 도로와 등산로가 정상을 되찾는다. 단풍철을 맞아 강원도 지자체들마다 가을축제도 한창이다. 양양 송이축제와 정선 아리랑제, 민둥산 억새꽃을 찾아 떠나는 것도 좋겠다. ●양양 송이축제 풍성 황금버섯, 숲속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송이를 테마로 열리는 양양송이축제는 29일부터 시작돼 10월3일까지 이어진다. 올해로 10년째.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송이채취 현장체험은 수십년생 소나무숲길을 걸으며 송이를 직접 캐는 행사로 펼쳐진다.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 외국인들의 신청 인원은 올해도 1100여명에 이른다. 축제를 위해 1년 동안 숲속에서 송이밭을 관리해 오다 축제기간에만 공개하고 있어 참여열기가 높다. 내국인들은 소나무 숲속에 숨겨 놓은 송이를 찾아 내는 ‘송이보물찾기’행사를 갖는다. 송이 시식회도 풍성하게 열려 전문음식점에서 차려내는 각종 송이요리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지 직거래 장터를 통해 품질 좋은 양양송이 구입도 가능하다.30만원 안팎이면 최상급 양양송이 1㎏(12∼13송이)을 살 수 있다.(033-670-2724) ●정선아리랑제, 민둥산 억새꽃도 일품 ‘황금빛 바다’를 연상케 하는 정선 민둥산의 억새꽃도 볼 만하다.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에서 황금빛 억새들이 바람을 타고 일렁이는 모습은 장관이다. 둥근 산을 따라 자란 억새들은 낮에는 은색으로 아침 저녁에는 황금색을 띠며 마치 바다를 연상케 한다. 지난 23,24일 축제는 끝났지만 주말마다 민둥산 등산객들을 위해 특산물장터와 가을추수마당체험 등이 열린다.31년째 이어져 오는 정선아리랑제가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아라리촌 등에서 펼쳐진다. 전국 아리랑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고 사투리경연대회, 뗏목시연행사도 마련된다. 정선 5일장에서 콧등치기국수를 먹고 레일바이크(레일 자전거)를 타고 동화속 같은 산골마을 정선의 가을 정취를 느껴 보는 것도 좋다.(033-563-2646)홍기업 강원도 환경관광문화국장은 “수해를 겪은 강원도가 단풍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모두 끝냈다.”면서 “여름 피서에 이어 가을에도 강원도의 자연을 많이 찾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설악산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청계천 하류도 자연+문화 관광명소 만든다

    청계천 하류도 자연+문화 관광명소 만든다

    서울 청계천 하류에 조각공원과 관광음식타워, 숲길, 분수대 등이 들어서 상류 못잖은 관광명소로 탈바꿈한다. 고산자교 하류와 중랑천 및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는 프로그램 분수와 고사분수가 각각 조성된다. 27일 서울시와 성동구는 청계천 고산자교∼한강과 중랑천 합류지점까지의 특성화 개발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은 서울시와 성동구(구청장 이호조)의 협의를 거쳐 빠르면 내년초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 방안에 따르면 고산자교 밑에 시각적으로 다양한 색상과 모양이 연출되는 프로그램 분수가 건립되고 인근에는 자연석으로 된 물놀이장을 만든다. 살곶이 다리가 자리잡고 있는 한양대 주변 자동차전용극장 부지(2270평)에는 조각공원이 조성된다.15개의 작품과 생태연못, 바닥분수대 등이 들어선다. 살곶이체육공원∼응봉교간 보도에는 느티나무·메타세쿼이아 등 큰나무길이 조성되고, 성동교에는 발광다이어드(LED)를 이용한 경관조명을 설치한다. 뚝섬앞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는 10∼30m 높이로 물을 쏘아 올리는 고사분수를 조성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청계천을 관광명소화하기 위해 마장동 제설발진기지(제설차 집합소) 515평과 주차장 942평에는 지하 2층, 지상 5층짜리 관광식당타워와 이벤트 공연장이 조성된다. 성동구는 단일시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4000여상가)인 축산물 시장과 청계천을 연계한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고산자교∼중랑천 합류부 제방우측(마장동쪽)에는 식생매트를 깔아 수생식물을 심고, 반대편에는 수목·꽃종류를 심어 볼거리를 제공키로 했다. 또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를 완전히 분리해 보행도로에는 자연석이나 점토벽돌을 깔고, 좌우측에는 억새나 갈대 등을 심을 계획이다. 중랑천 합수부 등 철새보호구역에는 3개의 인공식물섬과 전망데크를 만들기로 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청계천 상류에 비해 하류는 자연미가 뛰어나다.”면서 “이같은 장점을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특색있게 개발해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11) 충주길(하)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11) 충주길(하)

    마당바위를 지나쳐 달리던 영남대로는 국도 3호선과 갈라져 충주시내로 접어든다. 달천(달래강) 오른쪽에 길이 나 있다. 지금은 시가지가 발달돼 있지만 험준한 산들이 없고 널따란 평야지대가 펼쳐져 예전에는 여기부터 행인의 발걸음이 훨씬 빨라졌을 듯하다.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에서 국도와 잠시 결별한 옛길을 따라 300m쯤 올라가면 대림산성이 나온다. 단월동 창골을 둘러싸고 있는 이 성은 둘레 4906m의 토석혼축이다. 높이 4∼6m로 충북도기념물 110호이다. 충주박물관 길경택 학예연구실장은 “신라말·고려초 지은 성으로 앞에 달천이 해자(垓字·성 밖으로 둘러판 못) 역할을 하는 ‘천혜의 요새’”라고 말했다. ●임장군, 이심바위 전설로 이 성에 조선 선조 때 지어진 ‘정심사’라는 절이 있고 그 앞을 ‘삼초대’라고 부른다. 작은 산이나 골이 깊고 경사가 크게 져 있다. 입석 안내판에는 ‘임경업(1594∼1646) 장군이 대림산에서 태어나 학문을 닦고 3단계로 석축을 쌓아 무술을 연마했다.’고 써있다. 건너편 산 밑에 장군의 묘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있다. 달천을 건너 임경업 장군의 묘가 있는 풍동에서 만난 주민 김희순(73)씨는 “이 마을에 임장군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다 매년 시제에 전국에서 임씨들이 와 제사를 지낸다.”고 전했다. 달천을 따라 삼초대를 거쳐 1㎞남짓 가던 길은 유주막 마을에서 시내 도로와 합쳐진다. 단월역이 있었던 곳으로, 예전에는 주막촌이 형성됐었다. 조선조 학자인 유영길과 동생인 영의정 유영록 등 유씨 가문 사람이 많이 왕래한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유주막에서 풍동으로 가는 달천변 절벽에 이심바위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도로확장 공사로 사라지고 없다. 이 바위는 임장군이 새벽 훈련을 하고 달천 물을 떠마시려는 순간, 강 속에서 이무기가 나타나자 꼬리를 잡고 내동댕이치자 바위가 움푹 파이며 이무기가 죽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옛길은 시 외곽을 흐르는 달천을 따라 가다 임경업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렬사와 철불좌상(보물 512호)이 있는 단호사를 지나 달천교에 다다른다. 이 철불좌상은 충주가 예전에는 주요 철 생산지였음을 방증하고 있다. 현재 달천교는 두개가 있다. 모두 2차선으로 서울쪽으로 가는 다리는 1990년에 건설됐고 시내쪽으로 들어오는 것은 1999년에 바로 옆에 만들어졌다. 충주문화원 김영대 사무국장은 “일제시대 초까지 이곳에 나루터가 있고 부근에 뱃사공촌과 주막촌이 발달했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피눈물 흘린 당간지주 달천교를 건넌 옛길은 국도 3호선과 겹치면서 충주시 주덕읍까지 한참을 내달린 뒤 신니면 방면으로 방향을 튼다. 3호선을 타고 5∼6분간 달리다 군도 27호로 빠져 면사무소 앞을 지나쳐 다시 그만큼을 달리면 신덕저수지에 도착한다. 널따랗고 시원하게 펼쳐진 저수지 곳곳에 낚시꾼들이 보인다. 당초 군도 27호가 국도 3호선이었으나 몇년 전 국도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이전 길이 군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길에서 오른쪽으로 저수지를 끼고 돌아 깊숙이 들어가면 ‘숭선마을’이 있다. 행정구역은 신니면 문숭리에 해당한다. 이 마을회관 앞에 높이 4.2m에 이르는 사찰의 당간지주가 서 있다. 당초 숭선사에서 기를 꽂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당간지주만 남아 있는 것이다. 숭선사는 고려 광종이 954년에 어머니인 신명순성 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절이다. 마을이름도 이 절에서 따와 내려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명순성 왕후는 고려 태조의 비(妃)로 충주유씨 유긍달의 딸이다. 정종과 광종 등 5남2녀를 낳았다. 당간지주 앞에 있는 안내판에는 ‘당간지주는 동서 한 쌍이 서 있었으나 일제가 신덕저수지를 만들 때 석재로 쓰기 위해 동쪽 지주를 잘랐다. 하지만 이를 자른 사람이 화를 입어 서쪽 지주가 보존됐다.’고 써 있다. 주민 정건양(88·여)씨는 “일본 사람이 수놈을 가져가 저수지 만드는데 쓰고 암놈을 더 자르려는 데 이 징대(지주)에서 피가 나 못 가져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주의 무릎 부근에 주먹 크기로 파인 흔적이 남아 있다. 현재 지주는 검은 이끼에 덮인 채 볏가마니를 쌓아두는 기둥으로 쓰이고 있었다. 되돌아 나오면 저수지 바로 위에 동락초등학교가 나타난다. 한국전쟁에서 첫 승리를 거둔 곳이 이 학교이다. ●전쟁과 여교사 학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김재옥 교사 기념관’이다. 김 교사는 이 학교에 재직하던 한국전쟁 때 승리의 주역이었다.6·25가 터진 1950년 7월7일. 이 학교를 점령 중이던 북한군의 정보를 국군 6사단 7연대 1·2대대에 알려줘 저녁식사 때 기습적으로 공격, 전쟁후 첫 승리를 거두게 한다. 이튿날까지 계속된 소탕작전으로 북한군 800명이 사살되고 90여명이 포로로 잡혔다. 장갑차 3대와 각종 총기를 포획하고 ‘소련제’임을 알리는 총기 1점을 유엔에 보내 참전을 이끌어내는 데 힘이 됐다. 이 전투에서 국군은 1명만 경상을 입는 완승을 거뒀다. 김 교사는 이 부대 소대장과 결혼, 남편을 따라 강원도 인제에서 학교 설립에 힘을 보태며 단란하게 지내다 1963년 10월 ‘고재봉사건’ 때 원한대상으로 오인받아 일가족이 몰살되며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국방부는 김 교사의 반공정신을 알리기 위해 ‘전쟁과 여교사’라는 영화를 만들어 전국에 상영하기도 했다. 교정에는 ‘김재옥 여교사 충혼탑’이 있고 200여m 전방에 별도로 ‘동락전승비’를 세워 김 교사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곳에서 얼마 안 가면 신니면 모남리가 나온다.‘모도원’이란 돌팻말만 남아 있는 이 마을은 조선조 나그네들이 쉬었다 가던 길로 주막이 많았다. 주민 김성숙(66·여)씨는 “30년전 이사왔을 때는 70가구가 넘었는데 지금은 20가구도 안 된다.”면서 갈수록 작아지는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폐가도 더러 보이고 길 건너에는 폐가조차 한 채도 없어 썰렁했다. 이 마을을 넘자마자 충북 음성군 생극면으로 빠지고 군도나 지방도를 따라 옛길은 경기도 용인으로 들어간다. 글 사진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달래강 전설과 문학 옛날 충주 달래강변에 오누이가 있었다. 오누이는 강 건너편에 있는 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다. 어느 날 오누이는 평소처럼 일을 끝내고 강을 건너고 있었다. 강은 소나기가 퍼부은 뒤라 많이 불어 있었다. 앞서 강을 건너던 여동생의 옷이 불어난 물에 흠뻑 젖으면서 속살이 훤히 내비쳤다. 여체가 아름답게 드러났다. 오빠는 욕정이 솟구쳤다. 죄의식에 사로잡힌 오빠는 들고 있던 낫으로 자기의 성기를 찍었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러자 누이가 통곡하면서 말했다. “달래나 보지. 달래나 보지…” 했다고 한다. 이 말에서 ‘달래강’이란 강 이름이 생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전설은 ‘달래’라는 지명이 있는 다른 지방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떠돌고 있다. 오빠인지 남동생인지, 낫으로 찍었는지 돌로 찍었는지 명확하지 않게 뒤섞여 내려오는 것을 보면 부풀려져 오랫동안 생명을 이어온 듯하다. 더구나 충주 달래강은 영남대로를 따라 흘러 행인들이 쉴 새 없이 오가던 곳이 아니던가. 호기심이 동할 ‘근친상간’ 내용을 담은데다 내용도 애달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딱 좋은 전설이다. 충주에서 태어난 ‘농무’의 시인 신경림은 ‘달래강 옛나루에’ 시에서 ‘달래강 옛나루에 목을 잡고/이렁저렁 한세월 녹두적이나 구웠지/여름도 유월 진종일 돌개바람 일고/돌개바람 일어 모래기둥 올리고/어리석은 길손들만 찾아 들더라’고 노래하고 있다. 달래강은 속리산에서 발원해 탄금대까지 120여㎞를 달리는 조그만 천이다. 임진왜란 때 중국의 한 명장이 달래강 물을 떠먹은 뒤 “명나라에서 유명한 여산의 약수보다 낫다.”고 칭송했다고 한다. 이런 일로 맛이 단 냇물이라고 해 단냇물이 됐다.‘달다’의 달냇물로 변했으며 한자로 바뀌어 지금의 ‘달천’이 됐다는 설도 있다. ‘저 건너…억새꽃 무더기여, 그걸 보고가면 제일 얕은 여울이여’ 등 달래강을 시로 노래해온 향토시인 임연규(52)씨는 “어릴 적 놀이터인 달래강이 버릴 것 같아 남들에게 자랑도 하지 않는다.”고 애틋함을 내보였다. 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 엄인순 사무국장은 “충주에서 태어난 문인치고 달래강을 노래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metro] 메뚜기류 생활사 배운다

    서울시 녹지사업소는 12일부터 11월30일까지 ‘가을밤, 풀벌레 세레나데’를 들을 수 있는 특별 기획전을 갖는다고 11일 밝혔다. 행사에서는 메뚜기류의 생활사, 메뚜기와 여치 구분법 등을 배우며 귀뚜라미, 벼메뚜기 등 곤충 100여 마리와 표본을 볼 수 있다. 또 둘째, 넷째주 토요일 오전 10시에는 이들 곤충의 생태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전문강좌가 열린다.13일부터 10월25일까지 매주 수요일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억새·갈대 등을 이용해 풀벌레 모양을 만들어 보는 풀잎공예교실이 개최된다. 또 22일 오후 7시 30분에는 10가족을 초청해 ‘야간 생태 기행’이 진행한다. 녹지사업소운영과 843-4616.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전남 가을축제 물결 ‘출렁’

    남도의 가을에 축제 물결이 넘친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가 어우러져 추억을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서남해 청정해역에서 갓 올라온 횟감을 즐기기도 안성맞춤이다.●`깨가 서말´… 광양 전어축제 오는 15∼17일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서 열린다.‘가을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말’이란 말이 있듯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전어는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어요리 설명회, 전어비빔밥 만들기, 전어썰기 체험과 평양민속예술단 공연, 섬진강 한밤의 음악회, 사물놀이, 불꽃놀이가 이어진다.섬진강의 풍광과 전어의 참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목포사랑 은빛갈치 축제 이틀간 9∼10일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열린다. 갈치낚시대회와 해양레포츠,7080콘서트, 해변댄스 스포츠대회가 이어지며, 싱싱한 은빛 갈치를 맛볼 수 있다. 자연사 박물관, 갓바위 공원, 목포의 눈물 이난영 공원, 유달산 야간조명, 고하도 앞바다 오색등을 즐길 수 있다. 15∼17일엔 영암군 삼호읍 영산호 관광지내 체육공원과 현대삼호중공업 남문주차장에서 ‘무화과·갈치 축제’가 열린다.●곡성 심청축제… 난타등 공연 28일∼10월1일 곡성읍 섬진강 자연생태공원에서 ‘효와 환경이 미래를 연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효녀 심청전국어린이 예술공모전, 효녀심청 어린이 사생대회, 심청 마당극, 오산 난타공연 등이 마련됐다.●다도해 절경… 장흥 천관산 억새제 30일∼10월1일 장흥군 천관산에서 전국 산악인의 대축제인 천관산 억새제가 열린다. 다도해의 풍광과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천관산은 으뜸 억새 관람지로 꼽힌다. 축제는 다음달에도 그치지 않는다. 나주에서는 10월13일부터 ‘나주로 떠나는 2000년의 시간여행’이란 주제의 나주 영산강문화축제가 시작되며,14일부터 강진 대구면 고려청자 도요지에서 9일 동안 청자문화제가 이어진다. 18일부터 순천시 낙안읍성에서는 남도의 음식이 한자리에 모이는 ‘남도음식문화 큰잔치’가 열리며,21일 보성에서는 서편제 보성소리축제가 이어진다.전남도 홈페이지 관광포털사이트(www.namdokorea.com)나 각 시·군 홈페이지의 프로그램을 확인하면 된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청계천 복원 1년] 人工 청계천에 自然이 이사오다

    [청계천 복원 1년] 人工 청계천에 自然이 이사오다

    물억새 사이로 흰뺨검둥오리가 새끼들을 데리고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다리 그늘 밑에는 피라미 치어떼가 가득하다. 조심스레 물에 손을 담그니 금세 달아나 버린다. 큰 돌을 들추니 놀란 가재가 줄행랑을 친다. 잠자리채를 들고 풀숲에 들어가 메뚜기를 잡느라 여념이 없는 아이들 머리 위로 왜가리가 큰 원을 그리며 날아간다. 빌딩숲 사이로 고즈넉한 시골 마을 풍경이 연출되는 초가을의 청계천 모습이다. 고가도로가 깊게 뿌리내렸던 복개하천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철새의 보금자리로, 산란을 앞둔 물고기들의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청계천이 인공적으로 조성된 하천이라 생태적 기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당초 우려를 뒤집은 것은 제발로 찾아와 준 새 식구들 덕분이었다. 청계천 복원 1년을 한달 가량 앞두고 사람의 도움 없이 작은 생태계를 일군 청계천 친구들을 소개한다. ●한강에서, 지천에서…제발로 찾아든 가족들 8월말 현재 청계천에 서식하는 생물은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종류는 식물이 229종(애기똥풀·황새냉이 등) ▲어류 16종(메기·돌고기·납지리 등) ▲조류 26종(병아리·중대백로·왜가리 등) ▲육상곤충 26종(썩덩나무노린재·칠성무당벌레 등)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39종(각다귀류·곳체다슬기 등) ▲포유류 3종(대륙족제비·고양이·집쥐) ▲양서·파충류 7종(아무르산개구리, 참개구리 등)이다. 이 가운데 청계천의 3대 생물로 일컬어질 정도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식생은 물억새와 피라미, 왜가리이다. 이중 한강에서 온 피라미는 전체 어종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피라미는 청계천에서 유일하게 3대를 일군 ‘명문가’이기도 하다. 피라미의 산란기는 5∼8월로 청계천에서 시험방류를 했던 지난해 8월말 청계천에 자리잡아 산란을 시작, 올 여름 두번째 산란기를 맞았다. 청계천에 있는 대부분의 어종은 피라미처럼 한강에서 거슬러 올라온 것들이다. 한강에서 살던 어류가 중랑천과 청계천의 합류부인 살곶이공원 쪽을 통해 청계천에 이사를 온 것이다. 붕어, 미꾸리, 누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 민물고기들은 수질이 좋은 쪽의 하천으로 이동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버들치와 가재는 이와 반대로 발원천을 타고 청계천까지 내려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류에는 갈매기, 청계천변에는 참외도 주렁주렁 청계천과 중랑천의 합류지점인 성동구 성수1가 살곶이공원 하류 구간에는 괭이갈매기와 재갈매기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바다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하천에서 갈매기가 발견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지만, 청계천에서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갈매기가 먹이인 물고기의 이동 경로를 따라 청계천까지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해안∼한강∼중랑천 경로를 따라 청계천까지 오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계천변에서는 참외와 수박 등의 열매채소도 볼 수 있다. 식물은 대부분 바람과 물, 먹이사슬의 상위에 있는 조류 등에 의해 이동된다. 열매채소의 경우에는 새의 배설물 속에 섞여 있던 소화되지 않은 씨앗이 싹을 틔웠을 가능성이 크다. 청계천관리센터 강수학 생태관리부장은 “자연스럽게 이동해온 동·식물들이 이미 인위적으로 이식한 식생의 수를 넘어섰다.”면서 “청계천의 생태서식환경이 그만큼 빠른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조성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니들은 반갑지 않아! 새로운 생태복원지로 거듭나고 있는 청계천의 생물 중에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들도 있다. 대표적인 생물은 배스, 블루길, 잉붕어, 붉은귀거북 등 외래어종들이다. 배스와 블루길은 한강에서 거슬러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는 개체수가 많지 않지만 배스의 경우 보라매공원에서 단 몇마리가 연못 전체의 어종을 멸종시킨 전례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생태 파괴자이다. 최근 모습을 드러낸 ‘잉붕어’의 경우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교잡잉어로 대부분 중국에서 낚시용으로 들여온다. 아직 잉어와 붕어의 잡종으로서 생식능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토종 생태계 교란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애완용으로 기르다 함부로 놓아주기 일쑤인 붉은귀거북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청계천센터측은 “먹이사슬 상 붉은귀거북의 상위에 있는 것은 사람밖에 없다. 벌써 30여마리를 포획했으나 아직도 눈에 많이 띈다.”고 밝혔다. 유해생물은 동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유해식물로는 주변식물을 다 죽이고 혼자 번식을 하는 서양등골나물,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돼지풀, 주변 식물을 타고 올라가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는 삼환덩굴 등이 대표적이다. 유해식물은 번식력이 강해 아무리 제거를 해도 좀처럼 뿌리뽑기가 힘들다. 청계천 식물계에서 토착화된 외래식물인 ‘귀화식물’의 이입률은 18.5%에 이른다. 서울시 평균인 21∼23%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귀화식물 중에 유해식물이 많아 우려를 낳고 있다. 청계천센터 관계자는 “좋은 의미에서 하는 방생이라고 해도 생태계 교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청계천의 생태적 기능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의 생태적 기능은 크게 서식지와 산란지 기능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청계천을 영구적인 서식지로 삼는 대표적인 조류는 흰뺨검둥오리이다. 흰뺨검둥오리는 강우 정도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지천과 달리 청계천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청계천을 일시적인 서식지로 삼는 대표적 생물은 여름 철새인 백로과 조류들이다. 이들은 여름철이 되면 하류에 나타났다가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이동한다. 특이하게도 철새이면서도 청계천을 반영구적 서식지로 삼고 있는 왜가리도 있다. 본래 여름철새인데도 늦봄이면 나타나 초겨울까지도 청계천 하류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아 사실상 ‘반 텃새화’된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은 도심에서 멸종되어 가는 양서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청계천 부근에 사는 양서·파충류는 복원전 2종에 불과했다. 그나마 아무르개구리는 죽은 채로 발견됐었다. 하지만 현재 청계천에 살고 있는 양서·파충류는 9종이나 된다. 맑은 하천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자라까지 있다. 1급수에 가까운 2급수 수질을 유지하는 청계천은 어류들이 산란을 위해 찾는 ‘산부인과’로도 각광받는다. 대표적인 어종이 잉어로 산란기인 4∼5월 한강과 중랑천에서 거슬러 올라와 청계천에 알을 낳는다. 크기가 작은 잉어는 그대로 머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잉어는 산란을 하고 다시 중랑천으로 돌아간다. 가물치 역시 산란기인 지난 5∼8월에 맞춰 청계천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청계천 하류 가을정취 ‘듬뿍’

    볼거리보다는 생태 회복을 목표로 복원됐던 청계천 하류 구간이 휴식과 체험학습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가롭게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청계천 하류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청계천 하류는 황학교에서 시작돼 중랑천 합류부까지 이어지는 5㎞ 구간이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위치하고 있는 고산자교를 지나면 곧바로 충주 사과나무길이 나온다.300m에 이르는 길의 120그루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달렸다.사과나무길 가로변에서 모양새를 뽐내는 수크령을 보며 가을 정취를 느끼다 보면 곧바로 300평 규모의 야생화 단지가 이어진다. 각시원추리, 하늘나리 등 39종의 야생화가 심어져 있어 어린이 생태학습 장소로 제격이다. 신답철교 부근에는 상주 감나무 90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바로 옆에는 하동 매실거리와 담양 대나무길이 이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머루단지와 버드나무길도 만날 수 있어 마치 다양한 지역에 걸쳐진 숲길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철새서식지인 중랑천 합류부에서는 왜가리와 쇠백로, 흰뺨검둥오리도 볼 수 있다. 청계천 하류에서는 청계천의 생태를 관찰해보는 여러가지 생태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www.sisul.or.kr)에서 할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청계천 생태계 안정화와 참여형 프로그램 운영으로 하류 구간 방문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물억새축제, 조류탐사교실 등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시민들이 자연을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김인성의 산울림] 경기 가평 유명산

    [김인성의 산울림] 경기 가평 유명산

    유명산 자연휴양림 매표소에서 200m 떨어진 주차장을 지나 시멘트 다리(물놀이장)를 건너면 Y자로 갈라진 갈림길. 이곳의 휴양림 안내판이 산행기점이다. 안내판에서 오른쪽으로 100m쯤 가면 하늘을 가릴 듯한 수풀속 등산로가 널따란 산책로처럼 이어진다. 평지나 다름없는 등산로를 따라서 7분 정도 가다 오른쪽으로 휘어진 길로 4분 정도 오르면 오토캠핑장쪽 옹달샘에서 오르는 길과 산책로가 만나는 숫가마터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진 길을 8분 정도 오르다 지능선 안부에서 왼쪽 나무계단을 지나 낙엽송 수림이 이어진 가파른 등산로를 20분 정도 오르면 능선 위의 바위지대에 도착한다. 바위지대부터의 산행은 날아갈 듯이 가벼워지고 조망도 괜찮다. 바위지대 능선길에서 북쪽 아래로는 유명산 골짜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서북쪽으로는 서너치고개와 중미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올라갈수록 완만해지는 능선길을 따라 25분여를 오르면 소나무숲. 이곳에서 2분가량 올라가면 어느새 정상에 서게 된다. 억새풀이 장관을 이루던 정상은 벌거숭이 능선으로 변했고, 정상비와 소나무 한그루만이 어느 시골마을어귀에서 본 듯한 풍경을 자아낸다.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북한강과 청평호반을 비롯해서 설악면의 들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더 멀리는 명지산과 화악산이 아련하게 시야를 채운다. 동쪽으로는 용문산이 마치 하늘을 가로막고 선 듯한 거인처럼 서있다. 서쪽의 조망도 일품이다. 저멀리 북한산, 도봉산 등이 연꽃잎처럼 피어나 있고, 시계바늘 방향으로 천마산과 운악산이 마치 커다란 멧돼지가 걸음을 멈춘 듯한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 동쪽의 억새풀사이로 난 등산로를 15분(500m)정도 내려오면 계곡입구 3.5㎞지점 팻말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 내리막길을 800m정도 내려오면 입구지계곡.1∼2m 높이의 작은 폭포와 소가 계곡입구까지 이어져 계곡산행을 만끽할 수 있다. 간혹 어른키를 넘는 소(沼)도 있어 함부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 계곡길은 비가 와도 걱정없을 만큼 잘 나있다. 갈림길에서 계곡까지는 로프가 있는 경사길과 잣나무수림, 너덜길 등이 이어지는데,23분정도 내려가면 어비산 지류가 합수되는 유명산계곡이다. 이곳에서 등산기점인 계곡입구까지는 2.7㎞,1시간정도 소요된다. # 등산코스 정리 휴양림안내판-계단길-Y자갈림길-산책로 갈림길-지능선 안부-바위능선-정상-동쪽 억새풀길-계곡입구 3.5㎞ 팻말-왼쪽 내리막길-입구지계곡-Y자 합수지점-용소-철다리-마당소-박쥐소- 철다리-산책로 연결길-철다리-물놀이장 -휴양림안내판(총 6.1㎞, 3시간 소요) # 국내 최초 개장 유명산 휴양림 1989년 국내 최초로 개장한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인공림과 천연림을 합해 총 892㏊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3㏊에 걸쳐 숲속의 집과 야영장, 운동장, 오토캠핑장, 자생식물원, 물놀이장 등 각종 시설들이 조성되어 있다. 10여명의 숲 해설사들이 무료로 안내해주기도 한다. 이용방법은 일주일 전에 휴양림사무소(031-589-5487)로 연락하면 된다. 특히 청소년 단체나 유치원∼고등학교 학생들의 단체 참여시 입장료를 전액 면제해 준다. ■ 유명산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과 양평군 옥천면의 경계를 이루는 유명산은 경기 중부지방의 맹주인 용문산 서쪽 6㎞지점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는 74㎞거리. 원래 이름은 말을 방목했다는 뜻의 마유산(馬遊山)이다. 울창한 산림과 5㎞가량 이어진 소(沼)와 담(潭)의 계곡미가 빼어난 산이다. # 가는 길 대중교통:직행버스가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유명산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5분까지 하루 8회 운행한다.1시간40분소요.5600원 승용차:경춘국도→청평대교→30분 직진→유명산 주차장 # 휴양림 시설이용료 입장료:1일 어른 1000원, 청소년600원, 어린이 300원 캠프장:야영장 2000원, 야영테크 4000원, 몽골텐트 1만원, 오토캠핑 8000원 주차료:경차 1500원, 중·소형차 3000원, 대형차 5000원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9) 문경길(하)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9) 문경길(하)

    고모산성을 지난 옛길은 문경읍을 거쳐 새재길로 들어선다. 문경읍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하늘재길을 이용했다. 안태현(38) 문경새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하늘재는 문헌상 가장 오래된 고개로 서기 156년 신라 아달라 이사금 3년에 개통됐다.”며 “신라시대에는 한강유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군사도로 등의 역할을 했으나 조선초 문경새재에 그 역할을 넘겨주면서 관도로서의 기능을 잃었다.”고 말했다. 문경새재는 조선시대 한양과 동래를 잇는 옛길의 중심에 있다. 당시 새재는 일본에서 오는 사신 일행과 중앙에서 부임하는 관리들, 과거길에 올랐던 영남의 선비를 비롯한 보부상들로 늘 붐볐던 길이었다. 뿐만 아니라 영남의 세곡과 궁중 진상품 등이 새재를 통해 충주의 남한강 뱃길과 연결되어 서울 한강 나루터에 닿았다. ●조선시대 한양·동래 잇는 옛길의 중심 따라서 예로부터 ‘문경’이라 하면 ‘새재’를 연상케할 정도로 문경새재의 명성은 높았다. 새재는 여러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새들도 이 고개에 막히면 넘지 못한다고 해서 유래됐다는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또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라는 옛 문헌의 기록도 있다. 그리고 ‘새’를 ‘사이’로 풀어 하늘재와 이화령 사이의 고개,‘새로운’으로 풀어 ‘새재’로 해석하기도 한다. 임진왜란 당시엔 왜군이 북진할 때 신립 장군이 천혜의 요새인 이 새재를 지키지 못하고 충주 탄금대에 배수진을 쳤다가 전멸당한 통한도 간직하고 있다. 새재공원 입구에서 제1관문인 주흘관까지는 3.5㎞.‘영남제일관’이라는 현판글씨가 보인다. 주흘관은 사적 제147호로 지정돼 있다. 조선 숙종 34년(1708년)에 축조됐다. 정면 3칸, 측면 2칸, 협문 2개가 있으며 개울물을 흘려 보내는 수구문이 있어 3개 관문 가운데 가장 옛 모습을 지니고 있다. 제1관문을 지나 조금 오르면 오른편에 큰 기념탑이 하나 나온다. 경북도가 개도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96년에 세운 타임캡슐이다. 첨성대형을 띠고 있으며 100품목 475종의 물품이 매설돼 있다. 이 캡슐은 경북개도 500주년이 되는 2396년 10월 23일에 후손들의 손에 의해 개봉된다. 타임캡슐 건너편에는 고려와 백제시대의 왕궁, 초가집 등이 들어선 KBS드라마 ‘태조왕건’ 촬영장이 보인다. 이 곳이 문경새재를 ‘한국의 할리우드’로 도약시켰다.‘무인시대’,‘불멸의 이순신’,‘해신’ 등의 대하드라마가 촬영됐고 최근 흥행 신기록을 세운 ‘왕의 남자’의 장면 일부도 문경새재에서 촬영됐다. 이 곳에서 30년째 살고 있다는 이승원(58)씨는 “드라마촬영장 일대에는 20여가구의 주민들이 살았으나 지난 1996년 문경새재 관리사무소 밑으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촬영장을 지나면 조선시대 길손들의 숙박과 물물교환장소로 이용됐던 조령원터가 나온다. 지난 1977년 두차례에 걸쳐 발굴작업을 벌여 기와와 토기, 자기, 담뱃대, 손칼 등이 출토 되었다. ●드라마 ‘태조왕건´등의 촬영장 조령원터에서 용추로 오르다 보면 왼편에 초가 한 채가 보인다. 문경시청 엄원식(38) 학예사는 “이 초가는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을 오르던 선비와 전국을 누비던 상인들 그리고 갖가지 사연을 품고 새재길을 넘다들던 사람들이 여행의 피로를 풀고 정분을 나누던 주막이다.”고 설명했다.1993년까지 장사를 했으나 지금은 건물만 남아있다. 팔왕폭포라고도 불리는 용추는 하늘과 땅의 모든 신인 팔왕과 선녀가 어울려 놀았다는 전설이 있다. 새재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도 이 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용추 바로 위 오른쪽 길가에 있는 교구정은 관찰사들이 업무를 인수 인계하던 곳이다. 안 학예연구사는 “교구정은 조선시대 새로 도임하는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하는 관찰사가 관인을 인계하던 곳”이라며 “지금은 건물 형태와 규모는 알 수 없고 주춧돌만 남아 옛 정취를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500m쯤 더 가면 훈민정음으로 쓴 ‘산불됴심’표석이 눈에 띈다. 당시에도 산불이 골칫거리였던 모양이다. 제2관문 들어서기 전에 만나는 조곡폭포는 근래에 문경시에서 만든 폭포. 비록 인공폭포이긴 하나 시원한 물줄기가 무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관문 제2관문 ‘조곡관´ 제2관문 조곡관은 문경새재 3개 관문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조선 선조 27년 1594년에 설치됐다. 제1,3관문보다 100여년 앞선 것이다.1907년 일제에 의해 없어졌으나 1975년 복원됐다. 문루이름도 옛 조동문을 버리고 조곡관이라고 적었다.2관문을 지나자 관광객들 발길이 뜸했다. 안 학예연구사는 “대부분 관광객들이 2관문 옆에 있는 조곡약수를 한 모금 마시고 되돌아 간다.3관문까지 왕복하는 관광객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조곡관을 지나 500m쯤 가면 자연석을 깎아 ‘새재아리랑’을 새긴 비를 만난다.‘문경새재 물박달나무/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홍두깨 방망이 팔자 좋아/큰 애기 손질에 놀아난다/문경새재 넘어 갈제/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라는 노래에서 갖가지 사연을 안고 고개를 넘나들었던 나그네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다. 새재아리랑비에서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진을 쳤다는 이진터를 지나 1㎞쯤 가면 대동여지도에도 표기돼 있는 동화원이 길손을 맞는다. 동화원은 제3관문 못미쳐 있는 새재의 마지막 마을이다. 고려 왕건이 남쪽을 칠때 행재소로 사용한 곳이다. 고려 공민왕은 이 곳에 행궁을 짓고 홍건적의 난을 피했다고 전해지고 있다.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몇 가구가 살고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떠났다. 마침내 제3관문인 조령관에 도착했다. 북쪽의 적을 막기 위해 선조때 쌓았고 숙종때 중창했다. 제3관문을 기준으로 남쪽은 경북 문경이고 북쪽은 충북 충주다. 제3관문 오른쪽에는 군막터가 있다. 이곳은 조령관을 지키던 군사들의 대기소가 있었던 곳이다. 왼편에는 산신각이 있다. 새재를 넘나들던 사람들이 안전을 위해 여기에서 빌기도 했다. 새재를 넘으면 한양은 삼 사일 앞으로 성큼 다가선다. 문경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장원급제 길’ 문경새재 예로부터 영남의 많은 선비들이 청운의 뜻을 품고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갔다. 영남에서는 한양으로 가는 길이 남쪽의 추풍령과 북쪽의 죽령, 그리고 가운데 문경새재가 있었다. 그런데 영남 선비들은 문경새재를 넘었다고 한다.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과 같이 떨어지고 죽령을 넘으면 미끄러진다는 선비들의 금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경새재를 ‘과거길’ 또는 ‘장원급제의 길’로 부른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문경새재입구에는 선비상이 우뚝 서 있다. 또 제2관문에서 동화원을 지나 제3관문 아래쪽에는 책바위가 있다. 책바위에는 장원급제와 관련된 전설이 인근 주민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전설에 따르면 옛날 문경새재 인근에 살던 큰 부자가 천신만고 끝에 아들을 얻었다. 그러나 아들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허약해 용한 도사를 찾아가 물으니 “집을 둘러싼 돌담이 아들의 기운을 누르고 있으니 아들이 직접 담을 헐어 책바위 뒤에 쌓아놓고 정성을 들여 기도하라.”는 말을 들었다. 이 부자는 도인의 말대로 3년 동안 아들에게 담장의 돌을 하나씩 책바위 뒤로 옮기게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아들의 몸이 튼튼해졌으며 공부도 열심히 해 과거에 장원급제를 하고 출세해 가문을 일으켰다. 이후 이곳을 넘나들던 선비들이 책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면 장원급제했다는 것. 현재의 책바위는 지난 1998년 문경시가 이 전설에 따라 재현해 놓은 것이다. 입시 철만 되면 하루 수백여명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책바위를 찾아와 합격을 빌고 간다. 문경시는 최근 책바위 주변을 새단장했다. 책바위 뒤편 돌무더기 위에 화강암으로 된 높이 1.6m, 폭 0.5m크기의 입석을 세운 뒤 주변에 대나무를 심고 등산로를 보수했다. 안태현 문경새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조선시대 과거시험 경쟁률은 자그마치 수천대 1이나 되었다.”면서 “이런 이유로 문경새재를 넘은 영남선비들의 합격률도 알려진 것과는 달리 크게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경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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