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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잘 것 없는 개인의 글을 검찰이 짜깁기해…”

     ”내 손끝이 만들어낸 사소한 문장들이 악의와 음모를 가진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면 나를 찌르는 섬뜩한 흉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았습니다.(중략) 부끄러움을 아는 자들이라면,저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중략) 개인 김은희가,지극히 사적인 언어로 쓴,단 한 사람에게만 읽도록 허락한 글들(중략) 검찰은 그것을 ‘작가 김은희’의 글로 세상에 공개했습니다.(중략) 그것도 수천 수만 개의 문장 중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문장들만 짜깁기해서 말이지요.”  검찰이 MBC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하면서 이메일 내용을 공개해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김은희 작가가 22일 검찰이 ‘개인 김은희’의 글을 ‘작가 김은희’의 글로 둔갑시켜,그것도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문장들만 짜깁기해서 세상에 공개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김 작가는 이날 MBC구성작가협의회와 한국방송작가협회에 올린 ‘나의 죽음을 기억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착잡하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또 검찰에서 그 문구들의 맥락과 취지에 대해 설명하기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제가 메일을 읽도록 허락한 단 한 사람 외에 누구도 그에 대한 설명을 내게 요구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이제는 말해야겠습니다.”라며 “검찰이 멋대로 발췌해 공개한 문구들에 대해 경위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참으로 어처구니없지만,비록 ‘개인 김은희’는 짓밟히더라도 ‘작가 김은희’가 열정을 다해 만들었던 프로그램의 정당성까지 함부로 훼손되고 공격받는 것만은 참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 문장들이 담고 있는 나의 ‘상념’은 분명히 앞뒤 맥락과 경위가 있었고 검찰은 나의 ‘진의’를 왜곡하고 거짓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범죄의 의도’ 입증 차원에서 이메일을 공개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김 작가는 “달리 말해 광우병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의 ‘범죄’ 또는 ‘불법 행위’라는 것인데,그렇다면 PD수첩 보도가 범죄, 불법행위가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나의 이메일 공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이겠죠?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라며 “김은희 개인은 보잘 것 없지만 진실과 진정의 힘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음은 김 작가의 글 전문.  나의 죽음을 기억함.  후아-  먼저 심호흡부터 하고 시작해야겠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탁탁 막히는 나날입니다.  태어나 이렇게 많은 전화와 문자를 받은 적도 처음입니다.  통화를 하고 있는 중에도 쉴 새 없이 전화와 문자가 들어오는 경험을 하며 처음엔 그저 어리둥절했고, 나중엔 신기했습니다.  내게 현실을 실감하게 해준 것은 바로 그런 전화와 문자들이었습니다.  ‘부엉이 바위는 꿈도 꾸지 마’ 라는 문자도 있더군요. ‘딴 생각 못하시게 옆에서 잘 감시하래요.’ 후배작가가 말했습니다. ‘별일 아닌 것처럼 보낼 수 있지? 은희야. 그럴 수 있지?’ 속상해 술을 마시고 들어온 선배언니가 내 손을 붙잡고 몇 번씩 같은 말을 했습니다. ‘며칠만 지나면 과거가 될 거예요. 견디고 버티세요.’ 지인이 메일을 보내주었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이 두 개의 문장이었습니다. ‘밥은 꼭 챙겨먹어. 잠은 꼭 자고.’ ‘기사도 댓글도 절대 보지 마라.’  외면하려 애쓰지만 잘 안 되는 경우들이 있지요. 누군가에게 마음을 뺐기는 경우가 그렇듯.  내 손끝이 만들어낸 사소한 문장들이 악의와 음모를 가진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면 나를 찌르는 섬뜩한 흉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았습니다.  사람 하나 짓밟는 것쯤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이들을 보며 ‘살의’라는 단어 이외의 표현은 생각나지 않더군요. 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 이제 나는 믿을 수 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어쩌다. 가족들이 걱정할 만큼 일밖에 모르고 일이 끝나면 사랑하는 조카들과 노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아는, 그저 말보다 글을 좋아하고 이런저런 상념을 글로 남기는 것을 지친 일상의 위안으로 삼아온 30대 평범한 대한민국의 여성이 어쩌다 졸지에 국가 전복의 음모를 가지고 국민들을 선동한 대단한 반정부적 인사로 낙인찍혔을까요. 어쩌다 촛불집회 군중들 뒤에서 음흉하게 키득거리는 마녀가 되었을까요. 부엉이 바위로 보내고 국민장을 치러야 한다는 저주를 받게 되었을까요.  그러나, 괜찮습니다.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받은 치욕과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치유될 것입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은 쉽게 치유되기 어려운 트라우마를 남기기 마련이지요. 부끄러움을 아는 자들이라면, 저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낸 밤, 나는 이런저런 상념을 글로 쓰거나 주변사람들에게 써 보내며 마음을 추스르곤 했습니다.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일들과 살면서 겪게 되는 불만들과 만난 사람들과 훌쩍 떠난 여행기와 허무맹랑한 공상과 우스꽝스러운 농담이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골목길에서 마주친 파지 할머니를 두고 몇 장의 글을 썼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한 곡, 빗소리, 신문기사 하나로도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 많은 글들 중엔 남들이 봐서는 안 되는 사생활도 들어있었습니다.  누구나 상념이라는 것이 있지요.  공적인 영역에서 일하며 공적인 언어만을 써야 하는 방송작가이기에 할 수 없는 말, 쓸 수 없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개인 김은희가, 지극히 사적인 언어로 쓴, 단 한 사람에게만 읽도록 허락한 글들이었습니다. 상대와 나의 말투, 글투, 성격, 관계가 녹아있는 글들이었고 농담도 과장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도 있었습니다. 모두 내가 잘 알고 나를 잘 아는 지인들에게 보낸 개인 서신들이었기에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문장들이었습니다.  그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검찰이 강제로 헤집고 들여다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그것을 ‘작가 김은희’의 글로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메일 중, 수천 수만 개의 문장 중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문장들만 짜깁기해서 말이지요. 개인적인 상념이 대중들에게 공개된 순간, 그것은 설명하고 해명해야 할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기자가 ‘필이 꽂히다’라는 표현에 대해 묻더군요.  필이 꽂히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힘든 게 작가의 일이고 기자들이 그렇듯 시사 프로그램 작가들 역시 우리 사회의 큰 이슈, 중대한 사안일 경우 더 필이 꽂히기 마련이라고 나는 ‘설명’해야 했습니다.  ‘광적으로’ 일을 했다는 표현을 문제 삼았더군요. 광적으로 일한다는 것이 ‘열정’의 또 다른 표현이며 사생활도 뒤로 할 만큼 프로그램에 올인하는 것이 이 거친 방송계에선 작가의 ‘미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대체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최근에 배우 김명민에게 ‘필이 꽂혔고’ 그가 출연한 드라마며 영화들을 편집실에 모아두고 며칠 밤을 새워 ‘광적으로’ 수백 권의 테잎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를 구성하고 대본을 썼습니다.  메일 계정 안에 모아두었던 수백 페이지의 메일 중 시국 관련이나 정치적인 것으로 읽힐 수 있을 만한 내용은 검찰이 공개한 그것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앞뒤 맥락과 취지가 모조리 왜곡된 채로 공개됐고, 활용되고 있습니다.  검찰에서 저는 그 문구들의 맥락과 취지에 대해 설명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제가 메일을 읽도록 허락한 단 한 사람 외에 누구도 그에 대한 설명을 내게 요구할 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국가 기관과 거대 언론사로부터 일방적 ‘폭력’을 당한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의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해야겠습니다.  검찰이 멋대로 발췌해 공개한 문구들에 대해 경위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참으로 어처구니없지만, 비록 ‘개인 김은희’는 짓밟히더라도 ‘작가 김은희’가 열정을 다해 만들었던 프로그램의 정당성까지 함부로 훼손되고 공격받는 것만은 참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메일 문구들이 훌륭하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만약 그것이 ‘작가 김은희’의 글로 어딘가에 공개되고 다른 누군가 읽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면 같은 내용이라도 그렇게 쓰지는 않았겠지요.  그러나 그 문장들이 담고 있는 나의 ‘상념’은 분명히 앞뒤 맥락과 경위가 있었고 검찰은 나의 ‘진의’를 왜곡하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설사 내용이 그보다 더한 것이라 해도 그것이 피디수첩 보도 내용의 진실성을 훼손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 상념이 무엇이든,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시스템과 보도방식이 있고 시사 프로그램은 ‘사실 취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김은희 개인을 짓밟고 죽여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과 정부의 졸속협상’이라는 진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검찰은 나의 이메일 공개가 ‘범죄의 의도’ 입증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더군요.  달리 말해 광우병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의 ‘범죄’ 또는 ‘불법 행위’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피디수첩 보도가 범죄, 불법행위가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나의 이메일 공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이겠지요? 아마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나의 벗이 내게 일러주었습니다.  검사가 아무리 힘이 세도, 한 인간의 진실을 모조리 부정할 만큼의 대단한 권력을 가지고 있진 않다고. 이 경우 우리가 기대야 할 것은 언제나 진실과 진정이라고.  김은희 개인은 보잘 것 없지만 진실과 진정의 힘은 그렇지 않습니다.  격려와 응원, 늘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 ‘MBC 경영진 사퇴’ 정치권 논란 확산

     검찰의 ‘PD수첩’ 수사발표 이후 MBC 경영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청와대가 경영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주장한데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김영우 조해진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40명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해 온 국민을 광우병 공포에 몰아넣고 사회적 대혼란을 야기한 PD수첩은 객관적 사실이 아닌 왜곡과 과장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MBC 최고경영진은 PD수첩 사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왜곡과 과장으로 온 나라를 광분시키고, 광우병 촛불시위로 국정을 마비시켜 놓은 PD수첩 제작진은 이제와서 ‘언론의 자유’를 들먹이며 정치적 탄압을 주장하지만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는 정치적인 선동과 조작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PD수첩 제작진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면서 “PD수첩의 취재와 보도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자체 정화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MBC의 제작 책임자와 최고경영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어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게이트 키핑’ 제도의 확립과 운영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향해서도, “PD수첩에 편승,촛불시위를 주도하고 국민들을 현혹시켰다.”면서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강명순 강석호 강성천 강승규 권택기 김금래 김성회 김소남 김영우 김용태 김태원 김효재 박보환 박준선 배은희 백성운 손숙미 신지호 안형환 안효대 원희목 유일호 유정현 이두아 이범래 이애주 이은재 이정선 이종혁 이철우 이춘식 이한성 임동규 장제원 정미경 정양석 정해걸 조전혁 조진래 조해진 의원 등이 참여했다.이들 대부분은 친이계로 분류된 초선 의원들로 친박계는 정해걸 의원이 유일하다.  앞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19일 ‘PD수첩’ 수사결과를 언급하면서 “외국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경영진이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총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이날 이 대변인은 평소와 다르게 실명으로 MBC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했는데,권력 핵심부가 사실상 공영방송 사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김영우 의원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는가’란 질문에 “우리의 기자회견은 이 대변인의 발언과 전혀 별개”라면서 “우리는 이 대변인이 그런 입장을 밝히기 전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오히려 이 대변인이 엄 사장 진퇴 여부를 말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여권의 압박과 관련,MBC 엄기영 사장은 “부적절하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엄 사장은 22일 임원회의에서 “권력의 핵심에 있는 사람이 언론사 사장 퇴진을 어떻게 말하나.”라며 진퇴 여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그는 또 “PD수첩 사건의 요체는 명예훼손 여부인데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미디어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엄 사장 사퇴 공개 요구는 여야가 미디어법 처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상황과 맞물려 언론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굿모닝 닥터] 어느날 소변에 피가…

    일흔이 훨씬 넘은 할머니가 자식에 이끌려 진료실을 찾았다.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하신 듯, 허리가 많이 굽었고, 걸음걸이도 힘겨워 보였다. 환자는 3년 전부터 간간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고 했다. 3년을 그렇게 보내면서도, 나이 들어 그러려니, 또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참고 살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붉은 혈뇨를 보고는 깜짝 놀라서 병원으로 데려온 것이다. 아직도 노인들은 자신의 건강 문제를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 할머니도 처음에는 간간이 혈뇨가 나왔지만, 최근 석 달 동안은 소변 때마다 피가 나왔고, 최근에는 어지럼증까지 심했지만 한사코 이를 숨겼던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진단 결과는 방광암이었다. 혈뇨는 신장·요관·방광·전립선 등에 암이 있거나, 염증·결석이 있을 때 흔히 나타난다. 특히 40대의 혈뇨는 방광암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방광암은 남성암 중 6위로, 유병률이 3.1%나 된다. 방광암은 혈뇨 외에는 거의 자각 증상이 없다. 대개 혈뇨는 한 두 차례 나오거나 하루쯤 지속되다가 자연적으로 멈추는데 이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증이 저절로 없어진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그러나 혈뇨 중에는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방광암은 40대 이후 남성에게 많으며, 흡연이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초기 방광암은 80% 이상이 방광의 근육 층을 침범하지 않은 표재성이어서 배를 절개하지 않는 ‘경요도 절제술’로 제거한 뒤 항암제를 투입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통증이 없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이른바 무통성 혈뇨가 보이면 즉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종류의 암이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는 것은 방광에 종양이 생겼음을 암시하는 신호일 수 있다. 이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여겨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방치하다가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 비뇨기과
  • [현장습격] 김현숙 “믿기 어렵지만 그게 진짜 사랑” (인터뷰)

    [현장습격] 김현숙 “믿기 어렵지만 그게 진짜 사랑” (인터뷰)

    “우리 프로그램 진짜 재밌죠? 이게 다 리얼이라서 재밌는 거예요” 유쾌 상쾌 통쾌의 ‘3쾌’ 매력을 지닌 배우 김현숙은 올’리브 채널 ‘연애불변의 법칙’(이하 ‘연애불변’)시즌 6에 이어 시즌 7 ‘나쁜남자’의 MC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현숙은 서울신문NTN 취재팀을 만나 자리에서도 화통하게 웃으며 ”다 ‘리얼’에서 나오는 재미”라면서 “아무래도 너무 어처구니 없고 화날 상황이라서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 같다. 실은 그게 바로 진짜 사랑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애불변’ 시즌7부터 투입된 안혜경과의 호흡을 묻자 김현숙은 “정말 너무 잘 맞는다. 그래서 탈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원래 친했던 사이라 진짜 편하게 진행하고 있다. 여자 둘이서 진행하다보니까 의뢰녀들의 심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실제로 김현숙과 안혜경은 서로 주고받는 멘트가 입에 착착 감겨 사전에 맞춰본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에 김현숙은 “우리는 짜고 말고 할 게 없다. 괜히 짜면 오히려 더 진행을 못한다.”면서 “화면을 보다보면 실제 내 얘기처럼 빠져들게 된다. 이게 우리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연애불변’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연애불변의 법칙’ 연출은 맡고 있는 김승훈 PD는 “시즌 6부터 7까지 김현숙이 진행을 정말 잘 하고 있다. 든든하고 고마워서 앞으로도 계속 맡아줬으면 좋겠다.”며 김현숙의 진행솜씨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김승훈 PD는 “아마 시즌8 MC도 김현숙과 안혜경이 함께 맡을 것 같다. 그동안은 사실 자극적인 스킨십으로 노출이 많이 됐는데 프로그램 콘셉트가 조금씩 바뀔 예정이다.”라며 “선정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재미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수담(手談)/오일만 논설위원

    오랜만에 지인과 함께 기원에 들렀다. 종로 일대를 돌아다니다 뒷골목 으슥한 곳에서 겨우 기원을 찾아냈다. 뿌연 담배연기 사이로 경쾌한 ‘바둑음’이 들려온다. 자장면 내기를 걸고 바둑판을 마주 보고 앉았다. 포석 실패로 비세(非勢)에 몰려 괴로워하다 상대방의 무리수를 응징하며 쾌재도 부른다. 대마 몰사의 위기 속에서 묘수 한방으로 역전시키는 재미도 쏠쏠하다. 간혹 어처구니없는 ‘떡수’를 두고 나 자신을 쥐어뜯으며 자책도 한다. 희로애락이 한판의 바둑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서로가 말은 없지만 바둑 한수 한수에서 상대방의 고심과 의지를 읽어 낸다. 그래서 수담(手談)인 것이다. 인터넷 바둑이 득세하면서 이런 맛은 사라졌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편리함과 신속함은 기원을 비주류로 몰아냈다. 그 골치아픈 계가를 클릭 한번으로 해결하는 정교함에 찬사마저 보낸다. 기원의 퇴조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인간의 체취다. 자장면과 함께하는 수담의 즐거움은 넷담(인터넷 바둑)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영역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길섶에서] 덕수궁 & 분향소/노주석 논설위원

    덕수궁 앞에 설치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 분향소를 장식했던 각종 추모기록물이 봉하마을에 전달됐다고 한다. 종이상자 90개 분량이었다. 추모기간 동안 덕수궁 돌담에 붙였거나 여기저기 설치됐던 것들이었다. 그동안 돌담이 추모글로 도배된 것을 보고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한문 분향소가 강제철거된 뒤 가서 확인해 보니 청테이프로 붙였다가 떼낸 흉한 자국이 여기저기 선연했다. 덕수궁 돌담은 엄연히 사적 제124호 덕수궁에 포함되는 문화재다. 2005년 모 방송국이 종이 소품을 부착했다가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혼쭐이 났다. 공개사과하고 수리비 1492만원을 물어냈다. 추모식 진행과정에서 이건무 문화재청장이 직접 나서서 설명하고, 게시물 철거를 시도했지만 조문객들의 반발에 막혔다고 들었다. 지금은 한 국회의원의 단식농성이 진행되고 있다. 밤이면 통제되지 않는 무수한 촛불이 지나다닌다. 어처구니없는 화재로 국보 1호 숭례문을 잃은 지 이제 겨우 15개월이다. 그 앞에서 울던 기억은 다 잊어 버렸나.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양정아 “장윤정 열애, 어처구니 없다!”

    양정아 “장윤정 열애, 어처구니 없다!”

    ”참, 어처구니가 없어가지고!” 탤런트 양정아가 같은 방송에 출연함에도 불구, 열애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장윤정-노홍철’ 커플에 섭섭함을 이 한마디로 표현했다. 양정아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김정규 연출·여지나 극본, 이하 ‘결못남’) 제작발표회에서 SBS ‘골드미스다이어리’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장윤정-노홍철 커플의 열애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두 사람을 “전혀 상상 못한 커플”이라며 “처음에는 무척 당황만 했다. 하지만 당일 둘의 인터뷰를 들은 결과, 노홍철이 그동안 굉장히 진심 어리게 애를 많이 썼더라.”고 소식을 접한 첫느낌을 밝혔다. 또 “두 사람다 공인이지만 만난지 한달 안됐는데 결혼 및 자녀 계획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을 들었다.”며 “두 사람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고 지나친 관심의 자제를 부탁했다. 이어 양정아는 동료인 장윤정의 나이를 일컬어 “30살, 딱 연애하기 좋은 나이”라며 “두 사람이 너무 좋아보인다. 앞으로도 잘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결못남’은 지난 2006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송돼 히트를 기록한 작품을 각색한 드라마로 까탈스러운 성격으로 마흔 살이 되도록 결혼하지 못한 재희(지진희 분)을 둘러싼 세 여자의 좌우충돌 러브 스토리를 그려내고 있다. ’결못남’은 ‘남자이야기’ 후속으로 오는 15일 오후 9시 55분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뉴스플러스] 노사모 ‘범좌파단체’ 규정 반발

    경찰이 지난달 29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과 30일 범국민대회에서 반정부 시위에 대응해 ‘대규모 연행 대비 계획’을 세운 것과 관련, 범좌파 단체로 규정된 노사모와 용산참사 범대위, 민주노총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사모 관계자는 5일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사전에 불법 낙인을 찍은 것으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면서 “순수한 시민들의 모임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 서러운 10급 공무원

    “5급 승진이요? 6급 승진도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이나 어려운데, 5급이 된다는 것은 정말 선택받은 자라야만 가능하죠.”행정안전부는 최근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통해 기능직 공무원도 5급까지 승진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각종 처우개선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른바 ‘10급 공무원’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기능직 공무원은 공직사회에 여전히 ‘유리천장 같은 장벽’이 존재하며, 차별과 불합리한 대우가 서럽게 느껴질뿐이라고 털어놨다.●농장·공사장 일까지 시키기도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했던 기능직 공무원 오모(35)씨는 2007년의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어처구니가 없다. 교장이 갑자기 도교육청 교육위원의 농장에 가서 농사일을 거들라고 지시한 것이다. 10년 전부터 계속됐던 관례라며, 전임자들도 모두 지시를 따랐다고 했다.오씨는 9900㎡(3000평) 남짓한 농장에서 모내기를 하고, 축사 돼지에게 먹이를 주다가 울분을 참지 못하고 노조에 이 사실을 알렸다. 교장은 노조의 격렬한 항의를 받고서야 슬며시 지시를 거두었다.서울의 한 구청에서 기능직으로 근무하는 안모(54)씨는 1989년 10급으로 임용됐다. 하지만 안씨의 현재 직급은 8급. 20년 동안 단 2계단 승진한 것이다. 안씨는 아직도 상사에게 올리는 보고서의 담당자란에 자신의 이름을 쓸 수가 없다. 일반직인 상사에게 결재를 맡기 위해서는 갓 들어온 일반직 9급 공무원의 이름을 올려야 한다.안씨는 “기능직은 20년을 넘게 근무해도 사무실 책상배열 순서가 일반직 9급 다음”이라며 “민원인들도 기능직이라는 것을 알면 ‘공무원도 아닌 것’이라며 무시하기 일쑤다.”고 한숨 지었다.지방의 한 교육청 소속인 전모(49·기능직 8급)씨는 ‘공사장 인부’로 전락했던 경험이 있다. 근무하던 학교가 급식창고를 짓는데 예산 부족으로 사람을 고용할 수 없게 되자, 전씨에게 공사장 일을 맡긴 것. 전씨는 창고가 다 완성될 때까지 꼬박 2개월을 삽질과 괭이질을 하며 보냈다.●20년 근무때 연봉 1000만원 차이기능직 공무원이 겪는 가장 큰 애환은 승진이 사실상 봉쇄됐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최고 100대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10급 공무원’으로 입문하지만,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기능직 공무원은 8만 7714명(국가직 4만 307명, 지방직 4만 4643명)이며, 일선 학교에 근무하는 인원까지 합치면 12만명이 넘는다. 이 중 우편배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정보통신현업직군’을 제외한 나머지는 6급까지만 승진이 가능하다. 6급 승진도 ‘하늘의 별 따기’다. 기능직 공무원 중 6급은 2.9%(정보통신현업직군 제외)에 불과하며, 7급 역시 14%밖에 되지 않는다. 73.3%가 8~9급에 몰려 있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임용된 지 20년이 넘은 나이 지긋한 공무원들이다.기능직 공무원도 법령상으로는 직급별로 1년 6개월~3년이 지나면 일반승진 자격이 주어진다. 또 한 직급에서 6~8년을 근무하면 근속승진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들의 승진이 더딘 이유는 직급별 내부 정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식적인 규정은 없지만, 각 부처와 지자체는 6급의 비율을 통상 4% 이내로 제약하고 있다. 승진이 더디다 보니 보수도 일반직 공무원과 점차 격차가 벌어진다. 전국기능직공무원노동조합은 20년을 근무한 일반직과 기능직 공무원은 연평균 1000만원의 보수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남기범 성결대학교 행정학부 교수는 “공직에서 기능직 공무원의 업무를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다른 직렬로 전보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갇힌 자들의 희망 찾기 유쾌한 정신병원 탈출기

    두려운 밤이었다. 아무리 귀를 틀어막아도 총소리는 멈출 줄 몰랐다. 인적이 사라진 골목길은 적막, 그 자체였다. 열 네 살 소녀는 불빛 한 점 새나가지 않도록 이불로 창문을 꼼꼼히 덮었다. 악몽같은 이 밤이 어서 지나갔으면, 훌쩍 잠이 들어 눈을 떠보니 아침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소녀는 그저 빨리 잠들고 싶어 누런 종이에 세로쓰기된, 별 흥미 가지 않는 소설책 한 권을 꺼내 읽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밤을 꼬박 새웠고 창에 덮인 이불을 살며시 들춰본 아침, 어처구니없이 환한 밝음에 펑펑 울어야 했다. 꺽꺽거리며 눈이 퉁퉁 붓도록. 어린 영혼 위에 내려진 공포와 절망,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갈망의 첫 경험이었다.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 작전을 펼치던 1980년 5월27일 광주의 그날밤 자취방에서 혼자 벌벌 떨던 시골 출신 어린 소녀의 경험이다. 소녀가 읽은 책은 잭 니콜슨이 주연한 영화로 더욱 유명해진 소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였다. 정신병동을 무대로 개인을 억압하는 체제에 저항하고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는 인물들을 담아낸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그날 밤의 기억과 함께 소녀의 심장 한 구석에 ‘소설적 파천황(破天荒)’의 기억을 새겨놓았다. 그리고 이 기억은 언제일지 모르지만 어떻게든지 해원(解寃)해야 할 자신만의 빚으로 남게 됐다. ‘내 심장을 쏴라’(은행나무 펴냄)로 1억원 고료의 제5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정유정(43)이다. 이 소설은 어릴 적 기억에 대해 스스로 벌인 씻김굿이다. 소설의 무대는 강원도 정선 외딴 곳에 있는 수리 정신병원. 화자 ‘이수명’은 정신분열증으로 열여덟 살 때부터 정신병원 신세를 진다. 같은 날 재벌의 혼외 자식인 스물 다섯 동갑내기 ‘류승민’도 상속 다툼 탓에 강제로 수리 정신병원에 들어온다. 야맹증으로 점점 시력을 읽어가는 류승민은 찬란하고도 절대적인 자유를 꿈꾸며 끊임없이 무모한 탈출을 시도한다. 이수명 역시 세상으로부터, 자신으로부터 끝없이 도피해오지만 류승민의 자유를 향한 의지, 절망의 밑바닥에서도 끊임없이 꿈꾸는 희망에 서서히 물들어간다. 비록 정신병원에서 ‘미쳐서 갇힌 자’ 또는 ‘갇혀서 미친 자’들의 얘기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매우 유쾌하다. 박민규를 연상시키는 간결하면서도 키득거리게 만드는 문체, 시니컬한 블랙 유머, 그리고 짜임새있는 서사 구조는 소설을 잡자마자 단숨에 읽게 만든다. 정유정은 “이 작품은 분투하는 청춘들에게 바치는 헌사“라면서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썼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절망에 좌절하지 않고 이수명, 류승민처럼 당당하게 희망을 품고 맞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덧붙였다. 정유정의 이력은 특이하다. 문장 수업, 창작 수업은 따로 받지 않았다. 신춘문예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간호대학을 나와 간호사 생활, 직장(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생활을 하며 혼자서 책을 읽고, 글을 썼을 뿐이었다. 미국의 추리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와 스티븐 킹을 문학 스승으로 삼는다니 비주류가 맞는 것 같다. 그렇게 읽고 쓰다가 어느날 늦깎이 소설가가 됐다. 2007년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로 세계청소년문학상을 받으며 ‘공식’ 등단했고, 이번에 ‘내 심장을 쏴라’로 장르를 떠나 인간과 세계의 본질을 풀어나가는 만만찮은 실력을 가진 작가임을 확인시켰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TV돋보기] 막장 드라마 보며 흥분하지 않는 법

    [TV돋보기] 막장 드라마 보며 흥분하지 않는 법

    솔직하게 말해, 나는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드라마에 관한 글을 쓰자니 좀 꺼림칙하기는 하다. 그러나 상관없다. 가끔씩 보는데도 요즘 드라마를 이해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어서다. 줄거리 외의 다양한 디테일을 놓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최근의 드라마는 줄거리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김수현의 맛깔 넘치는 대사나 김정수의 애환 서린 무대가 없다. 김운경의 개성 강한 캐릭터조차 모두 옛날 얘기다. 대신 모든 드라마가 줄거리로 승부한다. 게다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뒤틀리고 꼬인 스토리다. 그러니 가끔씩 본다고 드라마를 모른다고 할 일도 아니다. 드라마 평을 못할 처지도 아니다. 스스로 그렇게 위로를 삼고 싶다.언제부턴가 우리 언론은 드라마의 저급성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막장 드라마란 별명을 안긴 것이 상징적이다. 자신이 애써 하는 일을 두고, 언론과 대중이 입을 모아 최악의 작업이라고 평한다고 해보자. 드라마 제작진에게는 엄청난 모욕이다. 방송국 드라마 프로듀서(PD)와 작가의 인내심에 경외감이 들 정도다.한 때 나도 막장 드라마를 비판하는 대열에 동참한 바 있다. 기사를 쓴 것까지는 좋았다. 드라마 PD를 만나 드라마가 왜 그 모양이냐고 비판한 것이 화근이었다. 한참 노려보던 PD가 한 마디 툭 던졌다. “이 기자, 드라마 자주 봐요?” 당황해서 내가 답했다. “자주는 못 보죠. 가끔.” 그러자 그 PD가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그런데 왜 제가 이 기자 같은 사람들 마음에 들게 드라마를 만들어야 되죠?”말인즉슨 그가 옳았다. 드라마는 대중을 겨냥해 만든다. 모든 인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말을 빌려 말한다면, 드라마 소비자는 정확히 자신의 수준에 걸맞는 드라마를 보게 된다.한 마디로 요즘 드라마가 막장인 이유는, 드라마 소비자들이 막장 드라마를 즐겨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진은 경쟁하듯 더 드라마를 막장으로 이끈다.따라서 요즘 드라마의 저급성을 두고 비난하는 것은, 소비자 대중에 대한 비난에 다름 아니다. 인기 있는 제품의 소비자들 보고 왜 그렇게 유치하냐고 비난하는 격이다. 그래서 안 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막장 드라마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급하고 유치하다고만 매도할 일이 아니었다. 막장 드라마의 어떤 면이 진짜 문제인지 따져볼 일이었다. 막장 드라마라는 상품이 히트하는 사회적 구조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었다.최근 비난 받는 막장 드라마의 트레이드마크들을 생각해보자. 황당한 줄거리 구조다.가장 흔한 불륜과 친구의 배신(SBS ‘아내의 유혹’, MBC ‘하얀 거짓말’)? 이런 소재라면 우리 드라마는 차라리 순진할 정도다. 시대를 초월해 유럽 최고의 소설로 꼽히는 ‘위험한 관계’(쇼데를로 드 라클로, 1782년 作)를 보자. 단순히 내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순진한 여자를 유혹하는가 하면, 유부녀를 농락해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가장 흔한 소재인 ‘출생의 비밀’만 해도 그렇다. 근대 단편소설을 대표하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나 찰스 디킨슨의 ‘위대한 유산’을 포함해 숱한 작품의 단골 소재였다. 불치병이야 일일이 작품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명작에 등장해 왔던 터다. 그러니 막장 드라마의 소재를 두고 어처구니없다고 비난만 할 일은 아니다.물론 명작에 비해 막장 드라마의 황당한 소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드라마라는 것은 원래 소설보다 훨씬 더 허구적인 성격이 강하다.우리 언론과 대중이 막장 드라마를 비난할 때마다 끌어들이는 이른바 미국 드라마만 해도 그렇다. 자극적인 소재와 현실성 부재라는 특징은 우리 드라마에 비해 훨씬 더하면 더하지 조금도 모자라지 않다.최근 유행하는 미드의 줄거리 구조라는 것만 해도 그렇다. 기실 선남선녀 출연진이 전부 돌아가면서 한두 번씩 연애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것이 왕년의 NBC 시트콤 히트작 ‘프렌즈’나 최근 CBS 드라마 히트작 ‘그레이스 아나토미’다.말이 청춘 드라마나 메디컬 드라마지, 그냥 친구나 직장 동료 사이의 장황한 연애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 막장 드라마 못지않게 선정적이며 비현실적이다.’위기의 주부들’은 또 어떤가. 우리 막장 드라마 한 편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 전부가 거의 매회 등장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를 국내 언론들이 막장이라며 비난하는 경우는 없다.막장 드라마의 진짜 문제는 자극적 소재와 현실성 부재, 그리고 터무니없는 줄거리가 아니다.사실 모든 드라마가 ‘전원일기’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만일 모든 드라마가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문제일 것이다. 우리 부모님이 드라마를 즐겨봤던 5, 6공 당시 드라마가 그랬다고 한다. 당시 레코드판의 마지막 곡이 모두 건전 가요였듯, 드라마들은 건전 드라마 일색이었다.요즘 막장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모든 드라마가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방송사 광고 수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방송사들은 점점 더 막장 드라마라는 단순한 성공 공식을 따르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중이다.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어떨까? 조만간 막장 드라마의 결정판 격인 ‘동쪽의 아내는 내 운명’이라는 드라마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일이다. 좀 비싸지만 유기농만 사용한 과자에서 건강에는 안 좋지만 과거를 회고하기 좋은 불량식품까지, 시장에는 다양한 상품이 존재해야 한다.막장 드라마가 인기를 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드라마가 막장화 되는 것은 곤란하다. 대중이 방송사들의 이런 선택을 비난하려면 우선 막장 드라마가 무조건 잘 된다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막장 드라마일수록 더 즐겨 보면서 모든 드라마가 막장이 돼 가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렇다면 상당수 드라마 소비자들이 욕을 하면서도 막장 드라마를 즐겨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 그것은 시대상이나 사회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경제가 악화되고 사회가 불안해지면 사람들은 현실에서 안정지향적이고 과거회고적이 된다. 반대로 큰 비용을 치르지 않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드라마에서는, 더 극적인 스토리라인을 선호하게 된다.상상에서만이라도 모험을 즐기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 속에서라도 좌충우돌 하며 극적인 순간을 맞는 자신을 떠올리고 싶어 한다. 이것 역시 카타르시스의 일종이다.이런 점에서 막장 드라마의 인기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모든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가 되는 것만큼은 어느 정도 피할 수도 있다.그런 점에서 다시 예의 그 드라마 PD를 만나게 됨다면,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모든 드라마가 내 마음에 들 필요야 없겠지만, 내 마음에 드는 드라마가 한두 개쯤은 있어야 정상이 아닌가요?”사진=SBS 아내의 유혹 홈페이지, MBC 하얀 거짓말 홈페이지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의도 블로그] 민주 지도부 전주행 포기한 까닭은?

    “전주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일요일인 지난 26일 오후 민주당 지도부는 이튿날 전주로 갈 것인지를 두고 고민에 휩싸였다. 4·29 재·보선을 사흘 앞두고 그동안 전주에서의 선거운동을 너무 등한시했다는 분위기가 일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도부는 전주에 딱 한 차례 다녀왔다. 완산갑 이광철 후보와 덕진 김근식 후보의 출정식 때뿐이었다. 지도부는 정세균 대표가 27일 전주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문제로 내부 논의를 거듭했다. 그러나 결국 여러 이견에 부딪혀 전주행은 무산됐다. 대신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렸다. ‘전주 최고위원회의’가 무산된 데에는 정동영·신건 후보의 무소속 연대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신 연대’가 전날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복당 선언식’을 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미경 사무총장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처구니없는 쇼이며, 무자격자들의 야합”이라고 공개 비판할 정도였다. 지도부의 방문이 오히려 전주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것에 대한 전주 시민들의 동정심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음식에 몹쓸 짓’ 도미노 피자 직원들 법정에[동영상]

    고객에 배달할 음식에 온갖 엽기적인 짓을 하는 장면을 촬영,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려놓은 도미노 피자 직원들이 형사처벌은 물론,회사에 막대한 돈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몰렸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코노버 경찰은 샌드위치와 치즈스틱을 만드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면서 샌드위치에 들어갈 살라미(햄)를 콧구멍 속에 집어넣은 30대 남녀 도미노 피자 점원을 15일(이하 현지시간) 기소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이들은 카운티 교도소에 구금됐다가 7500달러(약 990만원)씩 보석금을 내고 16일 아침 일단 풀려났다고 벌링턴 타임스가 전했다. 이들은 주목받고 싶어서 벌인 장난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세계 최대 피자배달 체인 도미노 피자는 이들을 즉각 해고하는 한편,회사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짓을 벌인 주인공들은 테일러스빌에 사는 크리스티 해몬즈 톰슨(31)이란 여자직원과 코노버에 사는 마이클 앤서니 셋처(32)란 남자직원.톰슨이 ”우린 이런 식으로 일하곤 한다.”고 말하며 셋처에게 지저분한 짓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촬영했다.셋처는 재채기를 요란하게 해 침이 샌드위치 빵에 튀기게 하는가 하면 햄을 엉덩이 쪽으로 가져간 뒤 방귀를 뀌는 등 온갖 지저분한 짓을 다했다. 경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죄목은 불량식품 유통죄.개리 라포네 경찰서장은 핼러윈 사탕갖고도 장난치지 못하게 금지한 노스캐롤라이나주 헌법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동영상에서 해몬즈는 “이 샌드위치들은 셋처의 코가 들어갔는지 전혀 모를 고객들에게 곧 배달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도미노 피자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이 동영상이 급속히 확산된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동영상을 만든 직원을 즉각 해고했으며 이들은 미전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12만 5000여명과 해외 60개국의 체인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대표하지 않음을 밝힌다.”며 “우리는 엄격한 위생 기준에 따라 고객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음식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팀 맥킨타이어 대변인은 이들이 장난친 음식이 고객들에게 실제로 배달됐는지 확인해줄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실제로 15일 하룻동안 경찰과 카운티 보건국은 두 사람이 근무하는 체인점의 문을 닫고이 체인점의 위생 상태를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모든 개봉된 식재료들을 폐기처분하는 등 법석을 피웠다.이 체인점의 위생 상태는 95.5점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고 벌링턴 타임스가 전했다. 현지 WCNC-TV에 따르면 해몬즈는 과거 좋아하는 남성에게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성범죄자로 등록돼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구멍뚫린 남대문경찰서 유치장

    구멍뚫린 남대문경찰서 유치장

    경찰서 유치장에 구속수감돼 있던 피의자 2명이 탈주해 이 가운데 한 명은 달아난 지 6시간40여분만에 붙잡혔다. 그러나 당시 유치장을 지키던 병력이 교대시간을 이유로 자리를 지키지 않았고 경찰서 초소를 지키던 의경도 피의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도 막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들이 도주할 때 경찰서내 유치장·감방 출입문도 열려있던 것으로 밝혀져 경찰의 근무기강 해이에 따른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1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3분쯤 횡령 및 절도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던 이모(36)씨와 홍모(26)씨가 유치장을 빠져나와 경찰서 후문을 거쳐 남산 방향으로 도주했다. 달아난 피의자들은 지난 1월 중순쯤 렌터카를 빌린 뒤 반환하지 않고 되팔아 판매 대금을 챙긴 혐의로 지난 8일 구속됐다. 이들 가운데 이모씨는 이날 오후 3시10분쯤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인창동사무소 앞 공중전화로 지인과 통화하던 중 검거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김대중 고문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내심 한계”

    조선일보가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이 회사 고위 임원의 실명을 거론한 두 명의 국회의원을 고소한 데 이어 13일자 김대중 고문 칼럼에서 언론들의 신중한 실명 공개를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조선일보가 이중잣대를 구사한다는 해당 의원의 반발도 만만찮다. 김대중 고문은 ‘조선일보의 명예와 도덕성의 문제’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장자연 문건이라는 것에는 아무런 정황이나 구체성 없이 조선일보의 한 고위인사가 온당치 않은 일에 연루된 것처럼 기술돼 있다.”고 밝힌 뒤 “그동안 조선일보에 악의적인 일부 인터넷 매체들이 호재를 만난 듯 이런저런 흠집내기에 몰두했어도 조선일보는 사필귀정을 믿으며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한 달이 넘으니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온 것 같다.”며 “문제의 인사뿐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 전체 사이에 그 모함의 상대가 누구든 가차없이 대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글 말미에서 김 고문은 “이종걸 의원과 이정희 의원이 교묘한 말장난으로 조선일보와 실명을 거론해 이 사건에 얽어매려 했지만,만일에 그들이 어느 문건에서 또는 어느 매체에 의해 어느 누구와 어디서 어떤 일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명백히 규명될 때까지 우리 모두는 실명 보도를 자제하는 언론풍토를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런 김 고문의 주문은 조선일보가 지난 1월31일에 어느 언론사보다 먼저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밝혔던 태도와 배치된다는 시빗거리를 낳고 있다.현행법에 따르면 모든 이들은 재판을 통해 형을 확정받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받고 있다.따라서 실명 및 얼굴 공개는 피의자의 인권 보호차원에서 자제되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조선일보는 “반(反)인륜범죄자들의 얼굴은 마땅히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강호순의 신상을 공개했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민주당 이종걸·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면서 고소장에 “이종걸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본사 특정 임원이 장씨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언급했고,이정희 의원은 MBC- TV ‘100분 토론’에서 임원 실명을 수차례 언급해 조선일보와 해당 임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적시했다.또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가 자사 임원이 장자연 사건과 관련됐다고 단정한 게시글을 오랜 시간 노출,네티즌들에게 열람하게 했다면서 이 매체 신모 대표도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두 의원은 면책특권 안에서 이뤄진 합법적인 발언이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종걸 의원은 11일 성명을 발표,”조선일보가 자사의 사익을 보호하기 위해 언론권력을 함부로 행사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넘어 측은하기까지 하다.”면서 “평소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며 실명 거론을 개의치 않았던 언론사가 이제는 자사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운운하며 국민의 알 권리를 은폐하는 행태에 대다수 국민들은 어처구니없어 한다.”고 반박했다.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회의원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함으로써 권력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자유롭게 폭로·비판할 수 있도록 했다.”며 “그러나 조선일보는 헌법마저 조롱하고 협박하고 있다.조선일보가 헌법 위에,국민 위에 군림하는 불가침의 성역인가.”라고 항변했다.  이정희 의원도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입다물라는 으름장에 오그라들지 않았을 뿐 명예훼손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뒤 “왜 당사자가 직접 고소하지 않고 별도의 법인격을 지닌 조선일보가 나서는가.”라고 따졌다.또 “언급된 당사자는 국내 최고의 언론 권력자로서 공인이고,이미 장씨 유족들로부터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된 상태”라면서 “못 밝힐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프라이즈 역시 “조선일보의 명예훼손 주장이 국민의 알 권리에 상충되는 것은 물론 과거 조선일보가 보여온 행태와 견줘도 후안무치한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두 의원과 신 대표에 대해 민사소송까지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고,이들 역시 맞대응하겠다고 밝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다음은 김대중 고문의 칼럼 전문    조선일보의 명예와 도덕성의 문제  어느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위치에 있는 인사가 그 직책과 영향력을 이용해 그 영향력 앞에 무력한 사람을 농락했다면 그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엄중한 벌을 받거나 사안의 정도에 따라 그 사회로부터 매장당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반대로 그런 위치에 있다는 것을 기화로 전혀 근거없는 모략과 모함을 당해야 한다면 그것 또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 3월 7일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씨의 이른바 ‘문건’의 경우가 그렇다. 그 문건이라는 것에는 아무런 정황이나 구체성 없이 조선일보의 한 고위인사가 온당치 않은 일에 연루된 것처럼 기술돼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심각한 일이었다. 그것은 단지 그 특정인사의 문제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와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조선일보 전체 기자와 직원들의 도덕성과 명예에 관한 문제이고 더 나아가 조선일보라는 신문 그 자체의 존재가치에 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대한민국의 경찰이 빠른 시일 안에 사실 여부를 명쾌히 가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그만큼 그의 명예를 지켜주는 책임도 당국에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선일보에 악의적인 일부 인터넷 매체들이 호재를 만난 듯 이런저런 흠집내기에 몰두했어도 조선일보는 사필귀정을 믿으며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장씨 자살에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었다. 그 문건이 과연 장씨 자신의 의지에 의해 쓰인 것인지, 아니면 누구의 사주를 받고 썼다가 그것이 유포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 두려운 나머지 자살로 도피한 것인지, 그 배후는 누군지 등등 의문점이 수두룩했다.  그런데 한 달이 넘도록 경찰은 무엇 하나 밝혀낸 것이 없다. 텔레비전에 보면 거의 매일 경찰의 강력계장인가 하는 사람이 나와 같은 내용을 중언부언하다가 들어가고 매체들은 알아맞히기 게임이라도 하듯 ‘조선일보 인사’의 주변을 맴도는 기사를 계속해서 반복한 것이 전부라면 전부다. 참다 못했는지 야당의원들이 하나 둘씩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확인도 안된, 근거없는 말들을 뱉어내고 매체들은 이들의 발언을 기다렸다는 듯이 지면과 방송에 옮기는, 짜고 치는 듯한 게임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입장에서 보면 경찰도, 어느 의미에서는 정권도 이 ‘장자연 사건’의 진행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당국의 무능과 무력, 또는 관음증(?)이 사태의 ‘주연’ 같고, 일부 ‘안티 조선’의 조바심이 ‘조연’처럼 보였다.  그러는 동안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와 ‘조선일보 인사’에 관한 루머는 퍼질 대로 퍼졌다. 심지어 미국의 교포 방송이 불어 대서 미국으로부터 “정말이냐?”고 문의전화가 왔다. 조선일보 기자들끼리도 계면쩍어하고, 친구 친척들까지 물어온다. 정말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고소해하는 사람도 있고 재미있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한 달이 넘으니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온 것 같다. 문제의 인사뿐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 전체 사이에 그 모함의 상대가 누구든 가차없이 대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고 있다. 어떤 정책이나 이념에 관한 문제라면 조선일보가 반드시 옳다는 아집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지만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명예를 짓밟는 저열한 모략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그런 인식 말이다. 조선일보의 누구든 장자연 사건에 연루된 것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조선일보 차원에서도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고 그 상황에서는 조선일보 측의 결백을 믿어온 임직원부터도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터무니없는 모함과 모략, 그리고 그에 편승한 권력적 게임의 소산으로 밝혀지면 그것을 주도하거나 옮기거나 음해한 측 역시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야 공평하다.  언론은 이 사건을 겪으면서 한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것은 근거없는 ‘리스트’로 인해, 입증되지 않는 어느 ‘주장’만으로 많은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았는지 언론 종사자 스스로 반성하고 더는 그런 추정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이종걸 의원과 민노당의 이정희 의원이 교묘한 말장난으로 조선일보와 실명을 거론해 이 사건에 얽어매려 했지만, 만일에 그들이 어느 문건에서, 또는 어느 매체에 의해 어느 누구와 어디서 어떤 일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명백히 규명될 때까지 우리 모두는 실명 보도를 자제하는 언론풍토를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모스크바에선 세차 말라 왜? 기상천외한 법률들

    셔츠를 벗은 채 핸들을 잡으면 낭패 본다(태국),수영복만 걸치고 돌아다니면 ‘딱지’ 뗀다(그레나다).운전할 때는 항상 전조등을 켜고(덴마크) 등 세계 각국에는 정말 벼라별 행위를 다 규제하는 법들이 있다.수십년 전 만 해도 국내에선 싱가포르에 가서 침 뱉으면 곤란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게 화제가 되곤 했는데 지금도 어느 나라에 가서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는 일.야후! 트래블이 어처구니 없기까지 한 각국의 이색 법률을 한 자리에 모으면서 어겼을 때의 벌칙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베니스-비둘기 모이 주지 마.  이탈리아는 도시마다 특색을 살린 법률로 유명하다.베니스를 찾는 관광객들은 산 마르코 광장에서 비둘기에 모이를 주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관광객들은 셔츠를 벗은 채 앉아있어도 안 되고 분수를 기어올라가도 안 된다.심지어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먹으면서 인도를 걸어도 안 된다.로마에서도 더위를 식히려 분수에 올랐다간 현지 경찰과 실랑이를 각오해야 한다.  처음엔 물론 경고만으로 그친다.하지만 50달러나 60달러의 벌금을 재빨리 납부하지 않으면 6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베니스시 공보관은 “현지 경찰은 단지 사진을 찍기 위해 비둘기에 모이를 주는 관광객들은 너그러이 넘어갑니다.”라고 말했다.하지만 이 말,곧이곧대로 믿을 순 없다. ●독일-아우토반에 정차하면 ‘거의 죽음’  속도 제한이 없는 독일 아우토반에서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 떨리는’ 경험이지만 법률까지 두려움을 더한다.기름을 가득 채우지 않고 도로를 달리는 것은 불법이며 곤경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기름 표시등에 불이 들어오면 길가에 차를 세우거나 한 뒤 걸어야 하는데 질주하는 차량 때문에 위험한 것은 물론이고 위법이다.  다른 운전자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100달러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데 기름을 떨어뜨린 것과 길가를 걷는 것는 따로따로 벌금이 매겨진다. ●태국-셔츠 벗고 핸들 잡으면 낭패  찌는 듯한 더위 탓에 태국에서 웃옷을 벗은 채 차나 모터사이클을 몰면 안 된다.경찰 눈에 띄면 티켓을 발급받는다.  손목이나 햇볕에 그을린 어깨를 살짝만 드러내도 10달러짜리 티켓이 발급된다. ●캐나다-동전으로 모두 지불하면 안 돼  캐나다에서 1985년 제정된 화폐법에 따르면 동전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다.예를 들어 10달러짜리 물건을 구매하면 이를 모두 동전으로 내선 안 된다.심지어 25달러 이상 나가는 품목을 살 때 1달러짜리 동전만으로 모두 계산해선 안 된다.  만약 판매자가 물건 값을 모두 동전으로 받기를 원한다면 그건 가능하다. ●프랑스가 아니라 영국-기차역에서 키스는 금물  1910년 4월5일부터 적어도 프랑스 철로 위에선 낭만이 사라졌다.연인들의 입맞춤 탓에 기차가 연발차하는 일을 막기 위해 이런 법을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법은 지금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프랑스 영사관 대변인이 “영국에는 그런 법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느냐.”고 묻자 우리는 당황했는데 우연의 일치로 잉글랜드 북부의 워링턴 뱅크 콰이란 역에서 ‘키스 금지’란 푯말이 나붙은 것을 확인했다.  프랑스에선 철도 시설에서 입맞춤을 한다고 해서 벌칙이 가해지진 않는다.하지만 워링턴 뱅크 콰이역 역무원들은 주차장 근처의 ‘키스 존’으로 옮겨 그곳에서 ㅇ정을 확인하길 정중히 권할 것이다. ●모스크바-될수록 자동차는 더럽게  모스크바에서 과속으로 딱지를 띠게 된 운전자가 댈 핑계거리라고 말할지 모른다.하지만 이 도시에서 자동차를 렌트할 때 더러움이란 요소를 꼭 염두에 둬야 한다.얼마나 더러워야 더럽다고 할 수 있을까.최근 한 신문은 자동차의 더러운 정도를 어떻게 규정할지를 놓고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거의 절반이 번호판이 안 보여야 한다고 답했고 9%의 응답자는 자동차 밖에서 운전자를 식별할 수 없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했다.  티켓이 발급되는데 가격은 통역하기 나름이다.정중하게 경관에게 직접 상납하겠다고 하면,100달러는 돼야 하는데 당신이 갈 길을 갈 수 있다. ●그레나다-수영복 입고 돌아다니면 ‘큰 코’  유람선 탑승객들이 그레나다에 상륙하면 해변도로나 도심을 거니는 그들 뒤에 경찰이 쫄쫄 따라 다닌다.날씨가 덥다고 수영복만 남기고 옷을 벗어버리면 벌금을 매긴다.청바지를 짧게 입어도 다가와 벌금을 흥정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270달러의 벌금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유람선 회사에선 그 정도로 많이 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얘기한다. ●덴마크-주차할 때도 전조등을 켜라  차를 렌트해 운전할 때 항상 전조등을 켜야 한다.그래야 주차 중인 차와 분간이 잘 된다는 이유에서란다.사고 위험도 줄인다는 것이 이 법을 만든 취지.유럽연합 전체로 확산될지 모르겠다고 필자는 비아냥댔다.  전조등을 켜지 않고 달리면 100달러 미만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싱가포르-공중화장실 물은 반드시 내리자  새들에 모이를 주거나 침 뱉고 공중화장실의 물을 내리지 않아도 싱가포르에선 난처할 수 있다는 건 이제 웬만한 아이들도 아는 상식.그러나 껌 씹는 행위를 처벌하는 치사함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2004년에 금연껌을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경우에는 용인되는 등 완화되긴 했지만 껌을 판매하는 행위는 씹는 짓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부른다.올해 하반기에는 바에서 춤도 출 수 있고 도박도 합법화될 예정이다.  티켓 한 장에 보통 100달러 정도가 부과되는데 많은 공중화장실이 자동 물내림 장치가 갖춰졌지만 외출할 때는 재차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지하생활에 빛이 있어야 한다/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지하생활에 빛이 있어야 한다/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알 게 된 이래, 싫어했던 책이 있다. 소주 한 두병의 그저 그런 페시미즘에 빠져 들 때, 자꾸만 까만 수렁을 떠올려 잊으려던 소설이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 생활자의 수기´. 속속들이 어두운 글. 출구도 없는 심연으로 끌어 내리는 책. 첫 구절부터 자못 불쾌하다. “나는 병적인 인간이다.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다. 나는 남의 호감을 사지 못하는 인간이다.” 병, 심술, 비호감. 마지막부터 이야기해 보자. 이 무명(無名)의 지하 생활자는 확실히 남의 호감을 사지 못한다. 그것도 그저 그런 정도가 아니라, 아예 송두리째 무시된다. “나는 그들이 상대해 주지 않아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보이려고 애썼다. 그래서 이따금 일부러 구둣발소리를 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허사였다. 그들은 끝내 나한테 주의를 돌리지 않았다. 나는 여덟시부터 열한시까지 그들이 앉은 맞은편 벽 밑을 쉬지도 않고 왔다 갔다 했다.” 이처럼 “아무런 가치도 없는 더러운 파리” 취급을 받기에, 지하 생활자는 “참을 수 없는 굴욕의 괴로움” 에 젖어 든다. 그는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에 전적으로 매달리며, “웃음가마리가 되는 것을 병적으로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하실에서 40년 동안 당신들의 말을 문틈으로 몰래 엿듣고 있었다.” 하지만 참으로 역겨운 것은 이 ´모욕과 냉소에 짓밟힌 생쥐´의 ´냉랭하고 독기 찬 증오´ 이며 ´악의 가득한 복수심´ 이다. 그는 홍등가에서 만난 여인을 철저하게 파괴한다. 너는 노예라는 둥, 영혼을 팔고 있다는 둥, 싸구려 술집을 전전하다 마침내 홀로 병들어 죽게 될 거라는 둥 연민을 가장한 사악한 말로, 한 여인을 수치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트린다. 그리고 힘들면 찾아 오라는 말을 믿고 자신의 집을 방문한 그 여인을 돈 주어 내쫓음으로써, 그녀의 영혼을 완전히 매장해 버린다. “넌 내가 실제로 원했던 게 뭔지나 알아? 너 같은 건 세상에서 없어져 버리라는 거야!” 읽을 때마다 치미는 구토. ´저주스러운 벌레´ 의 ´형언할 수 없이 메스꺼운´ 이야기. 도 스토예프스키의 책은 분명히 허구의 극단이다. 40년 동안 ´구석진 곳에 틀어 박혀 돈도 없이 모든 현실과 인연을 끊은 채, 지하의 세계에서 증오와 원한을 쌓아 올린´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참으로 섬뜩한 것은 이 책의 실현 가능성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15~29세의 청년 실업자는 36만 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40%를 차지한다. 여기에 취업준비생과 아르바이트생,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하면, 사실상의 ‘청년 백수’는 1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른바 청년실업 대란이다. 이들 대부분이 지하·반지하 생활자라는 것이다. 대학가 주변을 돌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듯이, 수많은 대학생들과 ‘청년 백수’들이 어둡고 좁고 습기 찬 지하·반지하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들은 지상으로의 탈출을 꿈꾸며, 공무원시험 공부를 하거나 학비·학원비를 벌기 위해 각종 열악한 아르바이트를 감내한다. 그러나 내일이 없다면! 일할 미래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래서 영원히 지하세계에 머물러야 한다면! 최근 씁쓸한 기사를 읽었다.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라며 딸을 ‘폭행’한 어머니와 이를 ‘가정 폭력’으로 신고한 딸의 이야기. 딸은 “엄마가 대학생활 내내 공무원시험 준비를 강요하고, 최근 취직한 친구들까지 거론하며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며 강력한 처벌과 함께 ‘100m 접근금지 처분’까지 요구했다. 누군가에겐 이 일이 어처구니없는 황당한 사건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딸의 말과 행동에서, 나아가 수많은 청년 실업자들의 한숨과 눈빛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저 음습한 지하 생활자가 시나브로 느껴진다면, 이는 나만의 망상일까. 빛이 있어야 한다. 굴욕감과 자학심이 더 커지고, 증오와 복수심이 더 깊어지기 전에, 단연코 지하생활에 빛이 있어야 한다. 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 [씨줄날줄] 자동차 번호판/황진선 논설위원

    우리처럼 숙박이 목적이 아니라 남몰래 성을 즐기기 위한 러브호텔이 많은 나라가 있을까. 중급 호텔을 지나다 보면 번호판을 사각형 판으로 가려 놓은 승용차들을 자주 목격한다. 남녀가 승용차를 몰고 갈 만한 도심 외곽이나 경치가 괜찮은 곳의 숙박업소는 거의 대부분이 러브호텔이다. 예전에는 호텔에 세워둔 승용차의 번호를 적거나 몰래카메라로 찍어 주인을 확인한 뒤 불륜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범죄가 적지 않았는데 요즘엔 뜸하다. 그만큼 개인정보가 보호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불륜을 드러내고 싶은 남녀는 없다. 그러니 고객 승용차의 번호판을 가려 주는 것은 러브호텔의 기본 서비스가 된 것 같다. 서울중앙지법 항소부가 투숙객의 자동차 번호판을 가려준 모텔 종업원에 대해 “자동차관리법은 금지 행위에 대해 장소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며 원심을 깨고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선 “자동차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장애가 없는 곳에서까지 처벌 조항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었다.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되기는 하지만 어쩐지 허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한 ‘보안’을 자랑하는 러브호텔이 등장한 지가 꽤 오래됐기 때문이다. 최근에 지은 러브호텔은 일단 승용차를 몰고 들어가기만 하면 밖에서는 들여다볼 수 없어 번호판을 가릴 필요가 없다. 게다가 숙박료까지 전산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호텔을 나설 때까지 종업원과도 얼굴을 마주치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엔 일부일처제의 ‘신화’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욕망과 충동을 이해하는 ‘열린 커플’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있다. 아마 불륜은 줄지 않을 것이다. 2005년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도 있었다. 전과 11범 K씨가 전국의 단체장과 5급 이상 공직자 1000여명에게 무작위로 “여자와 함께 여관에 들어가는 모습을 찍었다.”고 협박 전화를 걸어 53명으로부터 100만∼500만원씩 1억 3000만원을 뜯어냈다. 찍지도 않은 사진을 찍었다고 했는데도 벌벌 떤 것이다. 대법원이 자동차 번호판을 가리는 것이 불법이라고 판단하면 낡은 러브호텔이 ‘보안강화’를 위해 호텔을 개조하려들지 않을까.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내 계좌에 2300억원…” 페루서 황당 사건

    “내 계좌에 2300억원…” 페루서 황당 사건

    한 달에 5만원이 채 안 되는 돈이 들어오던 은행계좌에 갑자기 수천 억 대 큰돈이 들어온다면? 페루의 한 은행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아마존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이 빈민에서 하루아침에 거부가 됐다. 하지만 이 여성은 “실수로 나를 부자로 만들어준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면서 돈을 돌려주겠다고 나섰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 건 페루 국립은행이었다. 뒤늦게 알려진 수천 억 대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약 1개월 전. 매월 남편으로부터 자녀양육비로 매월 100솔레스(페루의 화폐단위·원화 약 4만3200원)를 송금 받아 아들과 함께 생계를 꾸려온 주부 훌리아 바스케스(31)는 여느 때처럼 돈을 찾으러 은행에 갔다가 화들짝 놀랐다. 자신의 계좌에 무려 5억3300만 솔레스(원화 약 2304억 원)이 들어있었던 것. 그는 바로 은행경비원을 불러 사정을 설명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엄청난 돈이 계좌에 들어왔다며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비원은 잘못된 게 없다면서 오히려 넉넉하게 돈을 꺼내가라고 했다. 그녀는 횡재를 한 듯 600솔레스(약 26만원)를 꺼내갔다. 하루아침에 수천 억 대 부자가 된 이 여성이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자수’(?)를 한 건 지난 27일. 그는 페루의 한 방송국을 찾아가 1달 전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부당하게 500솔레스를 더 꺼내 쓴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면서 “주인이 나타나면 사정이 되는대로 돈을 갚겠다.”고 했다. 이같은 황당한 사건은 알고보니 은행의 실수였다. 페루 국립은행 관계자는 “직원의 실수로 페루 아마존 지역에 사는 여성의 계좌에 돈이 잘못 입금됐던 것”이라며 “은행에는 피해가 없었던 만큼 그 여성을 고발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원이름에 ‘담배’가 있다고?

    ‘금연시대에 웬 담배공원?’ 충북 청주의 한 근린공원 이름이 ‘연초공원’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4일 청주시에 따르면 흥덕구 복대1동에 피크닉장, 배구장, 족구장, 화장실 등을 갖춘 1000여평 규모의 공원이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이 공원은 대농지구 민간개발 사업자가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한 것이다. 시는 2006년 9월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공원 이름을 ‘연초근린공원’으로 결정했다. 청주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수십년간 공원부지에 엽연초 생산조합 사무실이 있었기 때문에 공원이름을 연초공원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연초공원이지만 담배와 관련된 시설은 없다. 공원이 준공될 때까지 명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달 초 공원과 접해 있는 1234가구의 대형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공원 이름을 알게 된 주민들이 문제를 삼고 나섰다. 이모(40)씨는 “금연분위기가 확산되는데 공원이름이 담배를 의미하는 연초가 뭐냐.”며 “시대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주시청 인터넷 홈페이지도 시끄럽다. ‘초등학생들도 그런 이름은 생각하지 않겠다.’, ‘금연시대에 어처구니없는 부끄러운 명칭’이라는 비난성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잊혀가는 옛것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연초공원으로 이름을 정한 것이다.”라며 “현재로선 명칭변경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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