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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지자체 이벤트 과잉이 부른 화왕산 참사

    정월 대보름이었던 그제 밤 경남 창녕군 화왕산(해발 757m) 정상에서 열린 ‘억새 태우기 행사’에서 관광객 4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갑자기 역풍이 불어 불길에 휩싸이거나 화마를 피하려다 바위에서 떨어진 것이다. 한 해 소원을 빌고 액운을 떨쳐 내려고 전설 깃든 화왕산을 찾았던 관광객 1만 5000여명이 ‘불벼락’과 연기를 피해 비명을 지르고 우왕좌왕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고 한다.가뭄으로 바짝 마른 지역 여건에서 산 정상의 돌풍 등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한 당국의 안전불감증이 원인으로 꼽힌다. 주최측은 2.7㎞ 둘레에 폭 30∼50m의 방화선을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로는 10m도 안 되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강풍으로 억새밭 불기둥은 70m에 달해 안전조치가 처음부터 없었던 셈이다. 수만명이 몰리는 산중 야간행사인 데도 소방· 경찰 등 안전요원은 300명에 그쳤다. 안전장비도 분말소화기 2대와 쓸모도 없는 개인용 물펌프가 전부였다. 예견된 인재(人災)였다지만 어처구니가 없다.사고가 나자 창녕군은 3년 단위로 해오던 억새 태우기 행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민선 자치제 실시 이후 급속히 늘어난 먹고 마시고 노는 지역축제와 이벤트를 정비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런 사고가 재발할 것을 우려한다. 크고 작은 지역 축제가 1176개에 이르고 있다. 일부를 제외하고 내용이 엇비슷하고 특색도 없다. 지역은 머지않아 지방선거 분위기로 접어든다. 정부가 이벤트 과잉현상을 바로잡을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 유감스러운 조폭 코미디물

    유감스러운 조폭 코미디물

    ‘개그콘서트’ 안상태 기자라면 아마도 이렇게 압축했을 지도 모른다. “난 ‘유감스러운 도시’ 봤고, 돈이 아까울 뿐이고….” 교통 경찰 장충동(정준호)은 특수수사팀에 합류, 범죄 조직의 새내기로 잠입하는 임무를 맡는다. ‘대가리’ 문동식(정운택)의 부하로 들어가 막내생활을 하던 그는 특수수사팀의 도움을 받아 보스의 목숨을 구하면서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한편 조직의 일원 이중대(정웅인)도 경찰에 위장 잠입하는 임무를 떠안는다. 곧 특수수사팀에 들어간 그는 차세린(한고은) 경위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유감스러운 도시’(감독 김동원, 제작 주머니 엔터테인먼트)는 한마디로 ‘한 편의 코미디’다. 장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기존 조폭 코미디물의 폐해를 고스란히 답습한 영화가 또다시 탄생했음을 자성하자는 뜻이다. 물론 ‘유감스러운 도시’는 범죄 액션 코미디가 맞다. 폭력조직과 경찰의 동시 스파이작전이란 전체적 설정은 홍콩 영화 ‘무간도’를 연상시킨다. 차라리 ‘무간도’의 패러디나 아류를 표방했으면 나을 뻔했다. 그랬다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함을 애써 위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홍보사 측은 “‘무간도’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8년 전 ‘두사부일체’(2001년)에서 처음 뭉쳤던 정준호·정웅인·정운택 트리오는 ‘투사부일체’(2006년)에 이어 이 작품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식상한 소재와 줄거리에 갇힌 연기는 고유의 매력조차 빛을 바래게 한다. 물론 유머가 없다고 할 순 없다. 40여개 청테이프가 소요됐다는 장충동 벽 부착 사건, 문동식이 실수로 제 팔에 불을 붙이는 장면, 차세린이 이중대와의 데이트 때마다 꼼수로 술값 지불을 피하는 장면 등이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언어적·신체적 폭력에서 비롯된 대부분의 웃음은 유쾌한 폭소가 아니라 어처구니없는 실소에 가까울 때가 많다. 가학적 코미디를 보자면 TV 예능 프로그램을 틀면 되고, 맞불 스파이극을 즐기자면 ‘무간도’를 꺼내보면 될 일이다. 흥행도 좋지만 관객을 불러들이려면 최소한의 염치는 갖춰 놓아야 하는 것 아닐까. ‘유감스러운 도시’는 유감스럽게도 ‘왜 극장까지 가서 봐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영화다. 22일 개봉. 15세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인천 내항 재개발 市서 멋대로 추진

    인천항만공사(IPA) 소유의 인천항 내항 재개발을 위한 국토해양부의 용역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인천시가 국토해양부나 IPA 등과 사전협의도 없이 건설업체들과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내항 재개발 컨소시엄’과 내항 재개발을 위한 MOU를 지난달 18일 체결했다. 하지만 시는 이 과정에서 내항의 소유권 및 관리·운영권을 갖고 있는 IPA나 관련부처인 국토해양부와는 단 한차례의 협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시는 인천지역 업체인 크레타개발공사를 시행사로 하고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의 건설사와 국민은행 등 17개사가 참여한 컨소시엄과 MOU를 체결한 후에야 국토해양부와 IPA에 이같은 사실을 구두 통보했다.인천내항재개발컨소시엄측은 MOU를 통해 2016∼2019년 10조 6000억원을 들여 인천항 내항 1·6·7·8부두를 대규모 해양위락시설 및 주거·상업시설로 재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그러나 인천항만공사와 인천해양항만청은 “항만과 임항부지는 정부가 무상 기증한 IPA의 엄연한 자산”이라며 “국토부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인천시가 특정 컨소시엄과 남의 땅에 대한 재개발 방향까지 정해 MOU를 체결한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IPA는 심지어 “인천시로부터 사후 구두 통보를 받은 사실조차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국비나 시비 부담없이 민자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MOU를 체결했을 뿐 아직 국토부에 사업제안서를 내지 않은 상태”라며 “앞으로 시와 국토부, IPA와의 협의를 통해 이뤄질 사안”이라고 해명했다.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관계자는 “개발에만 목을 맨 인천시가 이제는 민간업체의 개발계획에 현혹돼 정부 재산까지 멋대로 개발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며 “항만인프라 구축사업은 인천시가 정부 및 IPA 등과 공동으로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내항 재개발 市서 멋대로 추진

    인천항만공사(IPA) 소유의 인천항 내항 재개발을 위한 국토해양부의 용역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인천시가 국토해양부나 IPA 등과 사전협의도 없이 건설업체들과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내항 재개발 컨소시엄’과 내항 재개발을 위한 MOU를 지난달 18일 체결했다,하지만 시는 이 과정에서 내항의 소유권 및 관리·운영권을 갖고 있는 IPA나 관련부처인 국토해양부와는 단 한차례의 협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인천지역 업체인 크레타개발공사를 시행사로 하고 포스코건설,대우건설,GS건설 등의 건설사와 국민은행 등 17개사가 참여한 컨소시엄과 MOU를 체결한 후에야 국토해양부와 IPA에 이같은 사실을 구두 통보했다. 인천내항재개발컨소시엄측은 MOU를 통해 2016∼2019년 10조 6000억원을 들여 인천항 내항 1·6·7·8부두를 대규모 해양위락시설 및 주거·상업시설로 재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인천항만공사와 인천해양항만청은 “항만과 임항부지는 정부가 무상 기증한 IPA의 엄연한 자산”이라며 “국토부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인천시가 특정 컨소시엄과 남의 땅에 대한 재개발 방향까지 정해 MOU를 체결한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IPA는 심지어 “인천시로부터 사후 구두 통보를 받은 사실조차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국비나 시비 부담없이 민자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MOU를 체결했을 뿐 아직 국토부에 사업제안서를 내지 않은 상태”라며 “앞으로 시와 국토부, IPA와의 협의를 통해 이뤄질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관계자는 “개발에만 목을 맨 인천시가 이제는 민간업체의 개발계획에 현혹돼 정부 재산까지 멋대로 개발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며 “항만인프라 구축사업은 인천시가 정부 및 IPA 등과 공동으로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나쁜 변호사, 좋은 변호사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나쁜 변호사, 좋은 변호사

    “너는 커서 무엇이 될래. ” 어릴 적 어른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다. 갖가지 답이 나온다. 요즘은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많다. 그들의 화려함을 동경해서다. 그러나 예전에는 달랐다. 소박한 이상향을 그렸다. 교사, 간호사, 경찰관, 소방관 등. 제법 똑똑한 아이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훌륭한 변호사가 돼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습니다. ” 이에 어른들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장하다고 칭찬했다. 변호사는 정의의 사도처럼 여겨졌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좋은 이들로 많이 나온다. 불의에 맞서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는 역할들이 그렇다. 얼마 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봤다. 흥미 가득했다. 문득 ‘좋은 변호사’와 ‘나쁜 변호사’가 떠올랐다. 나쁜 변호사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본 탓이리라. 누군들 나쁜 짓을 하고 싶겠는가. 변호사들까지 이에 가세한다니 놀랄 일이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촉망받는 최고급 두뇌 집단이다. 법 지식을 이용해 국민을 우롱한다면 죄악이다. 물론 법률가이니까 법 테두리 안에서 셈법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묻지마 저작권 소송’이다. 일부 법무법인이 수익을 목적으로 콘텐츠를 불법 유통시킨 네티즌들을 고소하고 있다. 불법임을 내세워 화해 등의 조건으로 돈을 뜯어(?)내려는 행위와 다름 없다. 저작권 침해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만 7곳이나 된다고 한다. 소송건수도 늘어날 게 뻔하다. 올해 저작권 위반 발생건수는 7만건을 넘어 지난해의 2만 333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소송의 경우 청소년 피해자들이 적지 않다. 법무법인들이 모니터링 회사를 따로 고용해 저작권에 위배되는 인터넷 화면을 모은다. 그런 다음 일일이 고소해 몇번씩 합의금을 요구한단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범법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을 들어 준다. 이런 사례가 폭증하다 보니 법무법인을 사칭한 합의금 사기도 성행한다는 것.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하지만 좋은 변호사가 더 많을 게다. 최근 한 지인이 회사로 찾아 왔다. 정부고시에 관해 다툼이 있는 사건이었다. 경과를 들어본즉 소송이 불가피해 보였다. 그래서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할 것을 권유했다. 바로 이튿날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당장 소송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소송을 해도 불이익이 없을 듯합니다.” J변호사와의 상담내용을 전해 줬다. 불황이 심해지면서 사건수임부터 하는 게 최근 풍조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J씨는 좋은 변호사로 볼 수 있다. “변호사는 공공성을 지닌 독립된 법률전문직으로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며 법률제도의 개선에 노력해야 할 사명이 있다. ” 변호사 윤리강령에 나와 있는 대목이다. 올해 경제는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법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이 나올 것이다. 적어도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나쁜 변호사’ 대열에는 합류하지 말기 바란다. 오풍연 대기자 poongynn@seoul.co.kr
  • [2009 대한민국 행복을 말하다] 이외수·최윤희·김형성·조광제 4색 좌담

    [2009 대한민국 행복을 말하다] 이외수·최윤희·김형성·조광제 4색 좌담

    한평생 다른 분야에서 살아온 ‘이방인’들이 대한민국의 행복 지수를 진단하려고 만났다. 국회 입법조사처 처장 김형성씨, 행복학 강사 최윤희씨,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 조광제씨가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 사는 소설가 이외수씨를 찾아갔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우리 삶이 나아지려면 정치와 법, 사회지도층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토론하는 자리였다. 첫 만남이었지만, 오래된 친구처럼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불행한 것에 안타까워하며 밤늦도록 찻잔과 술잔을 기울였다. 한국입법학연구소가 최근 마련한 이색 좌담에 서울신문이 동행했다. →2009년 대한민국은 어떤 행복을 꿈꾸고 있습니까. 이외수 우리 사회는 행복을 몰라서 불행하다. 사람끼리 관계에서도 이득을 따지고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좌지우지한다고 착각하고 있다. 물질의 풍요도 도덕성과 조화를 이뤄야 가치를 지닌다. 전 세계 범죄자의 공통점은 딱 하나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물질적 풍요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데…. 배려 없는 성공을 지향하면 대한민국은 불행해진다. 최윤희 달팽이가 나팔꽃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자. 느린 달팽이가 나팔꽃에 도착하면 꽃은 이미 죽어 버린다. 그럼 달팽이는 불행한 것일까. 나팔꽃은 죽었지만, 달팽이는 찾아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았을까. 행복이라는 파랑새는 산이나 무지개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 행복은 블록버스터나 스펙터클이 아니다. 행복은 먼지처럼 쌓여가는 것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토대인데도 잊혀 가는 것들이 있다면. 조광제 지난 100년간 외세 침략, 전쟁, 독재정권 등을 거치면서 살아남으려면 흔히 말하는 백(후원자)이나 줄을 잡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도덕성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개성과 자유가 희생당하고, ‘돈 돈 돈’ 하는 가치관이 누적됐다. 이걸 이제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참 어려운 과제다. 경제 성장도 하면서 경쟁 구조를 완화하고 정신적 가치와도 조화를 추구하느냐, 우리 모두 고민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외수 다른 이를 배려하면서 돈을 버는 것과 나만 잘 되려고 돈을 버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즐거울까. 응당히 남도 즐겁고 나도 즐거운 것을 선택해야 한다. 나만 즐겁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범죄와 다르지 않다. 진정한 성공이 아니다. 인생의 아름다운 목표가 없으니까 좌절만 하면 완전한 무기력에 빠진다. 30,40대에 직장 하나 없어졌다고 지하도로 가는 게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어려워졌다고 자식을 보육원에 맡기고 부부가 쉽게 갈라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직장 하나 잃은 걸로 인간답지 못한 길을 너무 쉽게 선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형성 능력이나 재주가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인성 본성이다. ‘제국의 미래’라는 책에서도 미국이 선도 국가로 남으려면 관용과 배려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을 잃어버리면 세계의 리더로 자리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본다. →대한민국이 행복해지려면 정치인 등 지도층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 김형성 당연하면서도 쉽지 않은 얘기인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특히 지도층이 명확한 소명의식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해주면 이 사회의 행복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이외수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한번 보자. 흥부는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보고 매우 불쌍하게 여겼다. 제비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보는 측은지심을 지녔다. 놀부는 부자가 될 욕심으로 제비의 다리를 분질러 다시 고쳐주겠다고 생각한다. 제비와 내가 별개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우리 조상은 예부터 밭을 매다가도 돌덩이가 나오면 ‘네가 여기 있으니까 호미에 찍히지 않느냐, 저기 가서 편히 쉬라.’ 하며 돌멩이를 던졌다.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는 흥부 같은 마음이 정치든 법이든, 어느 분야에서든 잊히지 말았으면 좋겠다. 조광제 언제든지 비판받고 책임진다는 의식으로 자리에 서야 하는 게 아닐까. 권력이 커지는 만큼 자기비판, 자기성찰이 더욱 빛나야 하고, 권력이 아닌 권한이 오로지 국민 복리를 향해 애틋하게 쓰이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절실하다. 최윤희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작은 멘토를 많이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칭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문근영이나 김장훈이 남몰래 기부를 했는데 여기에 무슨 비딱한 시선과 색깔을 들이댈 것인가. 리더가 꼭 나이가 많고 학식·지위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타인을 위해 일하면서도 티를 내지 않는 분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찾아내 알리고 본받아야 한다. →법이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만드나. 이외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 법은 사실 있으나마나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촛불시위 때 유모차에 아기를 데리고 나갔다고 아동학대로 처벌한다면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거짓말이 될 것이다. 헌법이 집회 결사의 자유를 허용하는데도 법을 행사하는 사람(경찰)이 오히려 법을 이해되지 않게 적용하고 있다. 정말 심각한 문제고 현행법이 잘못된 거다. 법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행복이 사랑과 인간다움, 아름다움과 맞닿아 있기에 법도 처벌에 파묻히지 말고 행복한 것, 아름다운 것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 법이 예술과 창작,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너무나 많이 억압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법 때문에 예술이 위축되는 경우가 숱하게 있었다. 국가보안법이 그렇고 장정일, 마광수씨가 휩싸인 외설 논쟁이 그렇다. 불안해서 글을 못 쓰게 된다. 법이 보호해야 할 활동이 오히려 법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김형성 법이 동양에서 질서·의무로 인식된다면, 서양에서는 개인의 권리 보호로 여겨진다. 사회 질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법이 자기 권리를 보장해준다는 인식보다는 뭔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고, 금지하고 의무를 부과시키는 것으로 이해하기에 법이 멀게 느껴진다. 법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준이고, 공동체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해주는 요소라는 인식을 하도록 바뀌어 가야 한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준다면. 최윤희 거북이가 토끼와 경주할 때 승리한 것은 목표가 달랐기 때문이다. 토끼의 목표는 거북이를 이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거북이를 앞지르자 중간에 잠들어버렸다. 그러나 거북이 목표는 토끼가 아니라 산꼭대기였다. 그래서 쉬지 않고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다. 젊은이들도 인생의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올바른 목표를 갖고 초긍정으로 살아라. 나도 시련과 실패를 경험했기에 열심히 다시 뛰어보자고 말하고 싶다. 이외수 젊은 세대들이 무통분만, 불로소득만을 꿈꾸는 것 같다. ‘질풍노도’의 시기부터 ‘질풍 로또’가 되기를 바란다고나 할까. 인생을 길게 보고 과정을 소중히 여기며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끈기와 열정, 노력이 아쉽다. 무조건 일 열심히 해서 돈 많은 나라가 되기보다는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가 되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정리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워싱턴 입성 오바마 출발 전부터 삐걱 ‘신상’ 공중전화 “한달 천원밖에 못 벌어 퇴출 걱정” 역술인 이철용 “흙기운 센 해…무리하면 불벼락” 박근혜 “국민에 고통”에 “그동안 뭘했다고” 미네르바 “난 악마의 도구…IMF때 도움 못 돼 조국에 죄송”
  • [엄마밥상] ADHD 아이를 위한 해결밥상

    [엄마밥상] ADHD 아이를 위한 해결밥상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이, 숙제 등 주어진 일을 끝까지 하기 어려운 아이, 감정기복이 심한 아이,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 쓰는 게 어려운 아이…. 이 아이들은 모두 ADHD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집중력 부족과 함께 충동적이고 무절제한 과잉 행동으로 학습 장애 및 정서적 불안정을 동반하는 질병입니다. ‘아이들이 크다 보면 산만할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었는데, 혹시 내 아이도 ADHD가 아닐까 걱정하는 부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회보건복지위에서 건강 보험 심사평가원 자료를 공개한 바에 따르면 ADHD로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02년 1만 6,266명에서 2006년 5만 3,425명으로 겨우 4년 동안 3.3배나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발표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2003년 서울시 성동구 내 초등학교 2~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의 학생이 유병률을 보였으며,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 시내 초·중·고교생 26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역학조사에서는 13.25%의 학생이 ADHD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대체로 약 10%의 남자아이와 2%의 여자아이가 ADHD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하니 우리 아이들도 ADHD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ADHD가 두려운 것은 학습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쉽게 ADHD를 앓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더 무서운 것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증상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ADHD를 앓고 있는 아이들의 30~40%는 어른이 되어서도 증상이 이어져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하니까요. 한 외국 연구자료에 의하면 25세까지 추적했을 때 3명 중 1명은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 충동성 등을 보였다고 합니다. ADHD를 앓고 있는 아이들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치료할 이렇다 할 약이 없는 상황이라 더욱 답답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ADHD 약을 복용하고 있는 어린이는 약 6만 명으로 추정합니다. 이 치료제는 뇌신경세포의 흥분전달물질을 조절해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치료제들인데요, 의학계 일부에서 이 약이 중독성이 있으며 심혈관 질환에도 해롭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약의 부작용으로는 식욕부진, 구토, 수면장애, 감정기복, 두통 등입니다. 그리고 일부 병·의원에서는 이 약을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ADHD 역시 아토피처럼 정확한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식품첨가물이나 과도한 TV시청이 그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입니다. ADHD를 신경계 조절능력 장해 현상이라고 보는 주장도 있습니다. 즉 대뇌 속에서 도파민과 아드레날린 등의 감정상태와 학습기억능력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생겨 발병한다는 것이죠. 이 밖에도 부모의 사회적 환경, 영양상태, 유전적 요인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ADHD를 앓게 되면 학습장애와 우울증, 기타 장애를 동반해 학교생활은 물론 자라서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학습장애는 심각한 수준까지 치닫습니다. 듣기, 말하기, 쓰기, 계산 등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뒤쳐지기 쉽습니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하며 감정기복이 심하여 다른 아이들로부터 소외 당할 우려도 있습니다. ADHD치료는 약물치료, 심리상담, 놀이치료뿐만 아니라 음식치료 등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음식은 먹는 방법과 느끼는 방법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다면 더 잘 먹기 위해 내적인 동기유발이 가능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맛, 냄새, 촉감에 훨씬 민감합니다. 모든 것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듯이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음식은 다른 어떤 음식보다 더 많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채나 과일이 아직 나무에 달려 있을 때 가장 생명력이 높습니다. 조리, 냉동, 냉동건조, 전자레인지 조리, 찜 등과 같이 재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음식의 생명력이 감소되고 파괴됩니다. 과일과 야채는 즙을 낸 지 20분 동안만 생명력을 유지시킨다고 합니다. 이것이 신선한 주스가 캔이나 병에 든 주스보다 더 좋은 이유입니다. 설탕, 하얀 밀가루, 색소, 그리고 방부제 등은 모두 ADHD 행동들과 관련 있는 중독성 물질들입니다. 이러한 중독성 물질들은 생명력이 없을 뿐 아니라 몸에 좋은 음식의 생명력까지 빼앗아 갑니다. 건강한 소비를 통해 생명력을 가진 음식을 먹는 것이 얼마나 이익인가를 기억해야 합니다. 겨울철 아이에게 꼭 먹여야 할 성장식 재료 고등어: 등푸른 생선은 DHA가 풍부하여 뇌 발달에 좋고 다른 생선에 비해 철분이 많아 빈혈에도 효과적입니다. 맛술이나 생강즙으로 비린 맛을 잡은 후 구이나 조림, 튀김으로 이용하면 좋습니다. 굴: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소화흡수도 뛰어난 식재료입니다. 아이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해산물이지만 굴에 함유된 영양성분을 알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안 먹일 수 없을 겁니다. 다시마: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을 줄 뿐만 아니라 장운동을 활발히 해줌으로써 배변을 용이하게 해줍니다. 작게 잘라 밥, 국, 조림 요리에 넣어 이용하면 좋습니다. 대구: 예부터 허약한 사람의 보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맵지 않게 매운탕을 끓이거나 살만 발라내어 튀기거나 쪄서 채소와 곁들이면 비리지 않아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무: 무는 소화효소인 디아스타아제가 풍부해 천연 소화제입니다. 또 옥시다아제는 해독작용이 있는데 탄 생선에 들어 있는 발암물질을 억제합니다. 배추: 몸속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채소로 겨울철에 듬뿍 먹으면 감기를 예방하고, 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에도 좋습니다. 배추의 비타민은 끓이거나 김치를 담가도 비교적 많이 남으므로, 된장을 살짝 푼 된장 배춧국이나 백김치를 담그면 아이들도 잘 먹습니다. 견과류 김무침 ■ 재료: 김 3장, 잣 1/2큰술, 아몬드(슬라이스)1/2큰술, 참기름, 깨소금 약간씩 양념재료: 간장 1큰술, 물 3큰술, 물엿 1/2큰술, 설탕 약간 ■ 만드는 법 1. 김은 살짝 구워 손으로 찢는다. 2. 간장 1큰술, 물 3큰술, 물엿 1/2큰술, 설탕 약간을 살짝 끓여서 식힌다. 3. 김에 양념을 넣어 무친 후 잣과 아몬드,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살살 버무린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건강 메뉴_ 우거지 된장국 ■ 재료: 우거지 200g, 된장 2큰술, 고추장 1작은술, 고춧가루 1/2작은술, 다진마늘 1큰술, 대파 약간, 소금 약간 ■ 만드는 법 1. 우거지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물기를 짜고 먹기 좋게 찢는다. 2.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를 푼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우거지를 넣어 끓인다. 3. 우거지가 부드럽게 익으면 다진 마늘, 대파를 넣은 후 소금으로 간을 한다. ※우거지 된장국은 사골국물을 여러 번 끓인 후 국물이 희석되면 그 국물을 이용해서 끓이면 더 좋다. 글 이미경 월간 《쿠켄》 요리연구소 소장, 블러그 http://blog.naver.com/poution
  • “수비 좀 잘해!” 팀 주장 때리고 퇴장당한 축구선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 도중 같은팀 선수를 폭행해 선수가 퇴장당하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사건의 주인공은 스토크 시티의 주장이자 수비수인 앤디 그리핀(29)의 뺨을 때린 공격수 리카르도 풀러(29).  풀러는 29일 새벽(한국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이하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라운드 도중 올 시즌 리그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스토크 시티는 선제골을 터트리며 1-0으로 기분좋게 앞서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 6분 그리핀이 위기상황에서 볼 처리 미숙으로 웨스트햄의 앤디 콜에 동점골을 내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그리핀의 실점에 화가 난 풀러는 실점 직후 킥오프 준비를 뒤로 한 채 그리핀에게 다가갔다.낌새를 눈치챈 글렌 웰란이 둘 사이를 가로막았으나 그리핀과 언쟁을 벌인 풀러는 결국 그리핀의 뺨을 때리고 말았다.  동료들이 재빨리 달려들어 더 이상 험악한 사태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상황은 이미 엎질러진 물.풀러의 폭행을 목격한 주심 마이클 존스는 지체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풀러를 퇴장시켰다.원정경기에서 선전한 스토크 시티는 팀 내분과 수적 열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경기 종료 직전 역전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토니 풀리스 스토크 시티 감독은 “실망스럽다.너무 어처구니없어 TV화면으로 다시 확인했다.”며 “풀러와 그리핀은 얼마 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서로 티셔츠를 선물할 정도로 친한 사이다.다만 풀러가 다혈질(volatile)이라….”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경기 후에 라커룸에도 없었다.이미 선수단 버스에 타고 있어 볼 기회가 없었다.”며 “구단 내부에서 자체 징계를 논의할 것이며 이번 일이 더 이상 언론을 통해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풀리스 감독은 풀러에 대해선 자체 징계 수준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자체조사 후 징계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동료끼리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 시즌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널)가 토트넘과의 칼링컵 4강 2차전에서 팀동료 니콜라스 벤트너의 얼굴에 박치기를 했으며 지난 2006년에는 뉴캐슬의 리 보이어와 키에런 다이어가 경기 도중 주먹다짐을 벌이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사설] 이 어려운 때 퇴직공무원 해외여행이라니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 퇴직을 앞둔 소속 공무원과 배우자에게 해외 산업시찰이나 연수를 시켜주기 위해 수천만원에서 1억 5000만원까지 위로여행 예산을 책정해 놓은 사실이 서울신문 보도에 의해 밝혀졌다.예산으로 관광성 여행을 갈 수 없도록 한 행정안전부의 ‘지방공무원 인사관리 및 운영지침’을 공공연하게 어긴 사실도 드러났다.이 어려운 경제빙하기에 공무원이 나랏돈을 들여 해외나들이를 가겠다는 발상은 정말 어처구니없다.사실 퇴직예정 공무원들의 사회적응을 돕기 위해 도입한 공로연수제가 외유성 해외여행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공무원뿐만 아니라 공기업 임직원의 퇴직 위로여행도 말썽이 잦았다.나아가 공공기관 해외여행의 절반이 외유성이라는 사실도 적발됐었다.지난해 감사원이 30개 정부부처와 공기업을 상대로 감사한 결과 1만 8000여명이 500억원을 들여 해외출장을 다녀왔는데 절반가량이 단순 시찰이나 외유성 여행이었다는 것이다.항상 예산이 모자란다면서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는 지자체들이 이런 식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행태는 곤란하다.예산을 들여 퇴직 예정 공무원을 부부동반 해외여행시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한다.유익한 국내지역 탐방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 중인 제주도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문제가 된 지자체들은 연수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책정된 예산은 저소득층 복지와 지역개발에 돌리는게 마땅하다.공로연수의 취지에 걸맞은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 곳곳에 셀 수도 없이 많다.
  • 문화부,김정헌 문예위원장 해임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김 위원장은 이미 해임된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과 함께 지난 3월 한나라당과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지난 정부의 정치색을 가진 기관장”이라면서 사퇴 대상자로 직접 거론했던 인물이다. 문화부 조창희 감사관은 이날 “내부자 고발이 있었고 문화예술위 전현직 위원의 감사 요청도 있어 11월26일부터 12월1일까지 특별조사를 벌였다.”면서 “기금 운용규정 위반 등 사실이 적발돼 김 위원장을 해임하고 관련 직원들에게도 문화예술위 자체의 징계처분을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에 따르면 문화예술위는 국가재정법 및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기금을 예탁할 수 없는 메릴린치 등 C등급의 금융기관 5개사에 700억원을 예탁,101억 3000만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김 위원장 재임기간 동안에도 200억원을 부적절하게 위탁해 54억 4700만원의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오후에 기자회견을 갖고 “어처구니가 없는 사유로 해임통보를 받은 만큼 행정소송 등 법적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여야,명단 공개 놓고 첨예한 대립

    민주당의 쌀 소득 보전 직불금 부당수령자 명단 발표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명단 공개가 ‘누워서 침뱉기’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계속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회 쌀 직불금 국정조사특위 소속인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4일 KBS 1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출연,”민주당은 (명단에 공개된 의원들이)쌀 직불금을 부정수령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 의원은 지난 10월 명단 공개기준을 국정조사 특위에서 결정한다는 3당 원내대표간 합의를 언급하면서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하고,특위 간사는 저렇게 말하고….정말 어처구니 없다.”며 “뭐가 저렇게 급하고 두려운지 밝혀지지도 않은 일을 나서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명단에 이름이 오른 우리 당 주성영 이철우 이한성 의원은 논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단지 부모님이 논을 가지고 직불금을 받은 것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주 의원 등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장 의원은 쌀·비료 구입여부를 부당수령의 근거로 삼은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농협에 가서 비료를 사지 않았다고 농사를 안 지었다고는 볼 수 없고,쌀 수매를 하지 않고 농사지은 것을 소비하는 분도 있다.”며 “따라서 이 두 가지는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명단 공개 이유에 대해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쌀 직불금 정책을 워낙 잘못 집행해서 실패를 했으니까 지금 불법을 밝혀낸다고 하면 (잘못이)덮어질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추측한 뒤 “잘못 집행했으면 부끄러워해야지 마치 전리품이나 얻은 것처럼 염치없게 명단 놀이나 하면 되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명단 공개를 계속할 방침이다.  민주당 간사인 최규성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이 법적 대응까지 거론해 가며 명단 공개에 반대하고 있지만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모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농림수산식품부가 부당 수령자로 판단한 1만 5000명의 명단도 곧 국회로 넘어올 것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종률 의원도 여야 대표가 쌀 직불금 부당 수령자 중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등 사회 지도층을 우선 공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우리는 이 기준에 따라 이해 관계없이 발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의혹 해소를 위해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민주당을 향해 한나라당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쌀 직불금 논란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쌀 직불금 부당수령 공무원 ‘지금까진 840여명’ 현역의원 4명,가족이 직불금 받아 직불금 수령 관외경작자 8318명 ‘쌀 직불금’ 부당수령 28만명 명단 국회로  
  • [책꽂이]

    ●오래된 일기(이승우 지음,창비 펴냄) 작가가 지난해부터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 9편을 묶어낸 소설집이다.가벼운 글쓰기가 유행인 시대임에도 종교와 우주,인간과 죄의식이라는 묵직한 사유를 다뤘다.그러나 좀더 편안한 문체와 탄탄한 서사를 갖고 큰 담론을 풀어냈다.9800원. ●느림의 발견1,2(스텐 나돌니 지음,장혜경 옮김,들녘 펴냄) 두 차례의 북극 탐험을 모두 실패한 영국의 탐험가 ‘존 프랭클린’을 다룬 소설이다.탐험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순발력 넘치는 대응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해 느리더라도 좀더 정확한 통찰력을 필요로 하곤 한다.프랭클린은 자신만의 속도로 삶과 모험을 꾸려간 위대한 도전자로 평가받고 있다.각권 1만원. ●Mr.에릭을 조심하세요(레이 키무라 지음,노진선 옮김,예담 펴냄) 주인공은 ‘개’다.이름은 미스터 에릭.보통 개가 아니다.늘 꼬리를 흔드는 애완견인 듯하지만 ‘포메라니안’종이라는 자부심으로 자신이 주인을 잘 길들이고 있다고 여기는 어처구니없는 개다.주인과 벌이는 팽팽한 긴장관계가 우습거나 괘씸하다.때론 엉뚱하고 발칙하지만,결국은 주인을 지키는 충실한 애완견이다.9800원. ●작전(정철진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코스피지수 3000의 장밋빛 기대는 이미 허망하게 깨졌고,1000선의 버팀도 난망하다.전직 증권 기자로서 각종 베스트셀러 재테크 서적을 쓴 저자가 도전한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숱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작전세력’에 당할 수밖에 없는 개미 투자자들의 필연적 운명을 확인할 수 있다.현실에 대한 비유와 풍자가 아슬아슬하다.12000원.
  • 美쇠고기 대형마트 판매 재개에 불매운동 조짐?

    27일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가 재개된다는 소식에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주부들은 한숨을 쉬었다.  요리 사이트인 ‘82cook’의 주부들은 “경제도 어려운데 이참에 마트 불매운동 하고 재래시장 이용해서 천민들 살자구요.”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요. 불매운동 찬성합니다. 물가 계속 올리더니만 이젠 미친소 본격적으로 푼다는거잖아요. 천민이니 아무거나 먹고 시키는 대로 세금이나 내라는건가?”라고 분개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매장측은 아직 검토중이거나 본사로부터 연락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으나 롯데마트측은 27일부터 판매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82cook’의 또 다른 주부는 “서민이고 중산층이고 제 주변에 먹었다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먹겠다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먹고 싶다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다는 걸까요? 쌓여만 가는 미국소고기 재고를 처리할 길 없는 미국 수출업자와 국내 수입업자들인가요?”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반면 “촛불지x 비싼 한우 혼자 다 먹고 애 어른 살이나 펑펑쪄라. 전철 몇번씩 갈아타며 죄진 사람같이 싼 미국산 소고기 사다 먹었다.” “경기불황에 싸고 맛있는 미국소고기는 우리국민들에게 영양공급원이 될것입니다.” “우리는 자동차 핸드폰 팔고 미국은 소고기 팔고 한국 좋고 미국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이를 일러 相生이라 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재개를 반기는 의견도 많았다.  주부 사이트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하기로 한 대형마트의 전화번호가 공유되며 항의 전화 등을 하고 있지만 예전 촛불집회 처럼 조직적인 불매운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촛불 집회’ 참석 고교생 가산점 파문     [촛불 100일] 열혈 촛불소녀 한채민 양     [뉴스in뉴스] 촛불 농성 100일,조계사에서는 지금…  
  • [옴부즈맨 칼럼] 경제위기와 말의 관리/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경제위기와 말의 관리/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 교수

    경제 위기가 자못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다.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위기는 세계적 금융위기와 실물경제의 총체적 침체인 공황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소리를 곳곳에서 듣고 있다.이 와중에 정부와 정치권은 제대로 된 경제 리더십을 보여주기는커녕 실언과 허언으로 불신과 분열을 자초하고 있다.여기에 상당수의 언론들도 우왕좌왕 네탓 보도에 골몰하느라 어려운 시기에 객관적이고 심층적 분석정보를 전달하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국민 통합적 언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총체적 경제위기가 닥칠수록 무엇보다 정부와 정치지도자의 현명하고 시의적절한 판단과 정책 집행,그리고 국민 설득 능력이 필요하다.지금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인상은 주고 있지만 경제 위기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적기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얻고 있지 못해 문제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가장 주의해야 할 일은 경제위기의 원인을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으로 돌리고 싶은 고약한 사회심리이다.위기가 몸에 느껴질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위기의 원인은 잘 파악이 안 될 때 사람들은 뭔가 공격대상인 희생양을 찾게 된다.이 때 정부마저 제대로 위기를 설명도 못하고 대처도 잘 못한다고 느껴질 때,사람들은 위기의 원인을 정부와 권력자에게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가뭄과 기근의 원인을 나라님의 탓으로 돌리는 심사와 마찬가지이다.  벌써부터 대통령과 정부가 경제위기의 희생양이 되는 듯한 조짐이 읽혀진다.진보적인 신문뿐만 아니라 보수 신문들도 대통령과 정부의 리더십 빈곤을 탓하기 시작했다.집권세력의 리더십 빈곤 문제는 일면 타당한 비판이지만 희생양 수준으로까지 가면 국가적 경제위기 앞에서 내부 분열을 초래하기 때문에 모두가 불행해질 수 있다.  이때 정책 책임자와 정치 지도자의 실언은 치명적이다.대통령의 경제위기에 대한 일관적이지 못한 발언들,헌재의 종부세 판결에 관한 강만수 장관의 어처구니없는 실언,은행 구조개편을 시사한 최근의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실언 등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정권의 신뢰와 리더십에 치명적 손상을 입힌다.무엇보다 위기상황에서 권력을 공격하고픈 언론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면서 희생양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 한국 언론에 책임과 자제와 금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일까.상당수의 언론들은 위기에 대한 현상과 주장,책임전가를 보도하는 데 몰두하느라 위기의 원인 분석,해결책,국민적 단합을 얘기하는 데 인색하다.이 판국에 신문 보도는 이념과잉과 담론과잉의 기현상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탤런트 문근영씨의 익명기부를 둘러싼 너무나 소모적이고 어처구니없는 악성댓글과 그에 대한 언론의 중계보도는 한심하다 못해 경제위기를 맞은 이 사회가 이러고 있어도 되는가 하는 위기감마저 들게 한다.아름다운 사회봉사에 코미디거리도 안 되는 이념 강박의 악평을 덧붙인 것에 대해 언론은 기사도 아닌 기사를 써서 국민들은 아까운 시간만 낭비한 꼴이 됐다.  서울신문은 21일자 3면 “‘747’찍고 미네르바 예언대로?’,추락하는 주가 바닥은 어디” 제목의 기사에서 주가 폭락 가능성을 치밀한 분석 없이 익명의 미네르바의 주장에 기대어 다소 희화적으로 보도하고 말았다.18일자 ‘괴로운 천사,문근영 선행 공개뒤 악플 고통’ 기사는 “탤런트 문근영씨가 사이버 악성 댓글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악성 댓글의 문제를 제대로 짚고 있다.  지금은 대통령부터 댓글을 다는 시민들까지 말을 조심,또 조심해야 할 때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 교수
  • [책꽂이]

    ●피카소의 맛있는 식탁(에르민 에르셰 지음, 이세진 옮김, 예담 펴냄) 미식가였던 피카소의 인생과 작품 세계를, 그가 즐긴 음식들과의 상관관계로 풀어냈다. 피카소의 그림감상은 물론, 언급된 음식들의 요리법도 나와 있다.1만 8000원. ●10월 혁명-볼셰비키혁명의 기억과 형성(프레데릭 코니 지음, 박원용 옮김, 책세상 펴냄)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 10월 혁명의 의미를 분석하고,1920년대 초반 소비에트 정권의 다양한 정치적 실험들을 조명했다. 소비에트 정권이 왜 스탈린 체제 수립과 더불어 사라지게 됐는지도 고찰했다.2만 3000원. ●50세, 빛나는 삶을 살다(에릭 뒤당 지음, 이세진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 50세 이후에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30인의 생애. 앙리 마티스,J R R 톨킨, 귀스타브 에펠 등의 삶을 빌려 나이듦의 미덕을 발견한다.1만 2500원. ●철학의 벤치에 앉아 인생을 생각하다(잔 카제즈 지음, 박노출 옮김, 브리즈 펴냄) 고대철학에서 현대철학까지 두루 아우르며 생의 허무와 초월적 삶, 인간이 행복을 갈망하는 근원적 이유 등을 차분히 탐색했다.1만 5800원. ●경영불변의 법칙(피터 가버 지음, 손정숙 옮김, 전나무숲 펴냄) 성장기업들의 경영원칙을 생존, 변화, 의사소통, 형평, 성과 등 10가지 요소로 분석했다. 이들 원칙은 함께 작용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주장.1만 3000원. ●비합리성의 심리학(스튜어트 서덜랜드 지음, 이세진 옮김, 교양인 펴냄) 의사들은 왜 어처구니없는 오진을 하고, 관객들은 왜 지루한 영화를 끝까지 볼까? 멀쩡한 사람들이 왜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는지,100가지 실험을 통해 설명.1만 7800원. ●변해가는 북한 풍경(임영균 엮음, 눈빛출판사 펴냄) 2008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에 참여한 국내외 사진작가 12명이 북한의 모습을 담은 사진 72점 모음. 김희중, 야니스 콘토스, 이장욱 등이 1950~2008년에 걸쳐 찍은 것들이다.2만원. ●갈구(최석영 지음, 글벗 펴냄) 계간 ‘웹북’의 편집위원이자 장애인 소설가인 저자가 절망의 끝에서도 삶의 희망을 찾아 몸부림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1만원.
  • [어린이 책] 부패·부조리·이기심 맵짜게 풍자

    유머와 기지로 중무장한 우화집 한 권이 멀리 터키에서 날아왔다.‘개가 남긴 한 마디’(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이종균 그림, 푸른숲 펴냄)에는 다양한 세상풍경을 맵짠 풍자정신으로 은유한 우화 15편이 묶였다. 지은이 아지즈 네신은 이미 국내에 엄마팬층을 거느린 인기작가.‘당나귀는 당나귀답게’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은 어린이들이 많다. 이번 책 역시 시대와 국경에 제한되지 않은 보편적 주제들을 동원했다. 부패한 관료, 부조리한 사회구조, 이기심으로 가득한 인물 군상이 엎치락뒤치락 이야기를 엮는다. 표제작은 탐욕에 눈먼 관료를 조롱하는 우화다.14년 동안이나 함께 살았던 개가 죽자 장례식을 성대히 치러준 남자. 개의 장례는 율법에 어긋나는 일이어서 남자는 재판관 앞에 끌려간다. 큰 벌을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재판관을 달랠 길이 없을까. 죽은 개가 재판관 앞으로 금화 500냥을 남겼노라고 얼떨결에 거짓말을 둘러댄다. 그러자 돌연 태도를 바꾼 재판관의 말.“고인이 무슨 말을 더 남겼나요? 제발 하나하나 다 읊어 주시오. 고인의 유언을 모조리 실행합시다.” 이 말고도 이야기들의 주제어는 여럿이다. 어처구니없고 살벌한 정책을 버젓이 추진하는 정치가들, 양치기의 핍박을 견디다 못해 결국 늑대가 돼버린 어린 양, 잘못된 일은 모두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비양심적인 사람들···. 어린이들에게 우화는 주제를 에둘러 넘겨짚는 힘을 키워 준다는 데에 큰 매력이 있다. 터키에서는 1958년 첫 출간된 아동 ‘고전’이다. 초등생.89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프로축구 2008] 1위 아무도 모른다

    FC서울이 부산에 덜미를 잡혀 선두 다툼을 끝까지 모르게 됐다. 서울은 2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25라운드에서 전반 14분 이승현과 후반 1분 최광희에게 연속 두 골을 얻어맞고 0-2 뼈아픈 완패를 당했다. 무패 행진을 17경기(13승4무)에서 멈춘 서울은 14승9무2패(승점 51)가 되면서 전날 전남을 3-0으로 격파하고 선두를 탈환한 수원(16승3무6패, 승점 51)에 골득실에서 뒤져(수원 20, 서울 18) 2위에 머물렀다. 성남은 전날 전북에 1-2로 패배, 승점 48에 머무르며 3위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선두 다툼은 9일 오후 3시 포항-서울, 인천-수원, 성남-대구전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서울과 수원이 지거나 비기고 성남이 승점 3을 챙기면 골득실(22)에서 앞선 성남이 극적인 역전 우승을 할 수도 있는 상황. 기성용과 이청용이 뒤를 받치고 데얀과 이승렬을 투톱으로 내세운 서울 공격진의 무게감이 정성훈과 최광희를 포진시킨 부산에 앞섰다. 부산은 안정환과 주승진이 부상으로, 서동원과 도화성이 경고누적으로 빠져 전력의 추가 완벽히 서울로 기울어진 상태. 하지만 서울은 그동안 성남과 수원을 연달아 격파할 때 보여줬던 날카로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파비오 등 부산 수비진의 빗장에 속수무책으로 묶였다. 전반 11분 기성용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드리블한 뒤 감각적인 슛을 날린 것이 전반전을 꼽아 결정적인 장면으로 거의 유일했을 정도. 부산은 3분 뒤 이승현이 골문 왼쪽에서 박희도의 헤딩패스를 그대로 왼발 바운드슛을 날렸고 공은 서울 수문장 김호준이 손 쓸 틈 없이 골문 위쪽에 꽂혔다. 이후 서울은 부산의 역공에 휘말려 실점 위기를 여러 차례 넘겼지만 후반 1분도 안돼 정성훈의 자로 잰 듯한 패스를 이어받은 최광희에게 쐐기골마저 내줬다. 이청용은 후반 10분 어처구니없이 과격한 반칙으로 퇴장당해 동료들의 추격 의지를 꺾어 버렸다. 6강행 막차 티켓을 다투고 있는 인천은 전날 경남처럼 상대 자책골로 승점 3을 챙기며 6위 자리를 되찾았다. 인천은 최재수의 자책골에 힘입어 광주에 1-0으로 승리, 승점 36으로 경남(승점 35), 전북(승점 34)과 피 말리는 싸움을 이어갔다.6강티켓 주인 역시 9일 인천-성남, 경남-전북전에서 가려진다. 한편 K-리그 1만호 골의 주인공은 1일 7골,2일 4골밖에 나오지 않아 2골을 남긴 상태에서 9일 마지막 라운드로 넘겨졌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고대 수시2학기 특목고 우대 논란

    고려대학교 수시 2-2학기 전형에서 외고 등 특목고 학생들이 내신이 더 좋은 일반고 수험생들을 제치고 무더기로 합격했다는 주장이 수험생들 사이에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고려대에 따르면 2009학년도 지난 23일 수시 2-2학기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 이후 이 대학 입학처 게시판에는 합격기준을 공개하라는 수험생들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이번 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내신) 성적만이 선발 기준임에도 불구하고 내신 등급이 좋은 일반고 학생들은 떨어지고 등급이 나쁜 특목고 학생들이 다수 합격하는 경우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외고의 경우 한 학교에서 무려 100명이 훨씬 넘는 합격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험생들은 ‘고교등급제’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한 수험생은 “모 외고에서 수시 1단계에 153명이 합격했는데 이 학교 진학반은 정원이 200명도 안 된다. 전부 지원했다면 내신 8등급으로도 합격이 가능했다는 말이냐.”면서 “고교등급제 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합격기준이 애매모호하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글도 잇따랐다. 같은 고교에 다니는 학생 2명이 같은 학과에 동시에 지원했는데 오히려 내신이 좋은 학생이 떨어졌다는 것. 고3 담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도 “같은 학교에서 같은 학과를 지원했는데 주요 교과가 1.58인 학생은 떨어지고 2.34인 학생은 합격해 어처구니가 없다. 어제부터 게시판을 보니 의심이 든다.”는 글을 올렸다.이에 대해 서태열 고려대 입학처장은 “전형요강에 나와 있는 방식에 따라 공정하게 학생들을 선발했다. 한 학교에서 무더기로 합격자가 나오기는 힘들며 고교등급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고교등급제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일단 해당 대학을 상대로 사실 관계 여부를 조사한 뒤 필요하다면 대학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달러 없어 난리인데 해외 수학여행인가

    경제난 속에서도 일부 중·고교가 해외 수학여행을 강행, 학부모들의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 올 들어 환율상승으로 수학여행 비용은 지난해 50만원대에서 70만원대로 껑충 뛰어, 공교육비외에 학원비 등 각종 사교육비에 시달리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해외 수학여행 중·고교는 2006년 62개교,2007년 88개교로 늘었다가 올해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줄었지만 여전히 69개교가 갔다 왔거나 준비중이다. 해외 수학여행은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추억을 쌓는 유용한 교육수단이지만 긍정적인 면 못지않게 부작용도 심하다. 우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겪는 소외감, 위화감 등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다. 오죽하면 지난해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한 학생이 투신자살까지 했겠는가. 사정이 이런데도 수학여행을 비용에 따라 6개 코스로 세분화한 학교도 있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해외 수학여행은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한 과도한 통제와 언어소통 등의 문제로 인해 학습효과도 크지 않다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더욱이 지금은 달러모으기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환사정이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경제와 가계 살림살이를 감안, 일선 학교들이 해외 수학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옳다. 여행지를 해외에서 국내로 돌리거나 알찬 내용의 수련회나 체험현장학습으로 대체, 학부모들의 어려움을 덜어주어야 한다. 가정과 나라의 어려움에 동참, 고통을 분담하는 것도 훌륭한 산교육이다.
  • 사교육으로 내모는 선생님들

    서울 송파구 S초등학교 김모(10)양은 13일 학교 가기가 두렵다고 했다. 선생님이 수업 중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서 다 배워오는데, 넌 이것도 안 배웠니. 엄마는 뭐 하는 분이니.”라며 매번 질책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김양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 학원에 다닐 형편이 아니다. 서울시내 B중학교 2학년생 아들을 둔 이모(42·송파구 삼전동)씨는 며칠 전 담임 교사와 면담을 하며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담임은 “아이 수학 실력이 많이 떨어지니 학원에 보내라.”고 말했다. 이씨가 “지금 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하자 그는 “학원 강사 실력이 좋지 않은 것 같다. 근처에 수학 교사로 재직했던 분이 운영하는 학원이 있는데, 그곳에 보내라. 소수정예라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을 잘해 들어가도록 해주겠다.”며 권했다. 이씨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생각은 않고 학원 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남구 D고등학교 학부모회 어머니들은 최근 단체로 특정 학원에 아이들을 보냈다. 학부모 모임에서 한 국어 교사가 “아이들 언어영역 성적이 전반적으로 안 좋다. 모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사직한 교사가 학교 바로 앞에 학원을 열었는데 그곳에 보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고2 아들을 둔 최모(46)씨는 “어머니들은 ‘시험 관련 정보나 유출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아이들을 모두 그 학원에 보냈다.”면서 “교사들의 행태가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했다. 일부 현직 교사들이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다. 학원 과외 광풍이 불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해오기 때문에 교사들은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겐 “학원에서 배워오라.”며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실태조사에서는 1인당 월평균 과외비가 7만 7000원(2000년), 14만 8000원(2004년), 22만 2000원(2007년)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초등학교의 교사는 “실력이 제각각인 3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일일이 가르치기는 어렵다.”면서 “학원에서 배워오면 서로 편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평준화 교육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한양대 교육학과 차윤경 교수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학원이나 개인 교습 등 과외를 권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빈곤층 자녀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을 키우는 처사”라고 말했다. 서강대 교육문화학과 정유성 교수는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가 사교육과 공교육의 공생 관계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을 사교육에 떠넘기는 교사들의 책임 방기가 흔히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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