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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우더 범벅’ 니콜 키드먼의 굴욕

    ‘파우더 범벅’ 니콜 키드먼의 굴욕

    레드카펫 위에 수도없이 서봤을 ‘베테랑’ 니콜 키드먼(42)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 평소 완벽한 헤어와 메이크업, 의상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키드먼은 며칠 전 뉴욕에서 열린 시사회장에 참석했는데, 놀랍게도 그녀의 얼굴엔 밀가루를 연상시키는 허연 가루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키드먼의 콧잔등과 눈가를 어지럽힌 하얀 가루의 정체는 다름 아닌 파우더. 현지 언론은 “그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여러 종의 파우더를 혼합해서 쓰다가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고 추측했다. 특히 키드먼은 이날 한결 더 젊어 보이게 하는 블랙 프라다 드레스로 멋을 냈지만, 파우더로 뒤범벅 된 얼굴 탓에 드레스는 빛을 보지 못했다. 얼마 전 케이트 허드슨, 페넬로페 크루즈 등 최고의 패셔니스타와 한 공식석상에 섰을 때에도 당당히 우아함을 뽐내던 그녀였지만, 이번만은 ‘굴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키드먼은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들과 단체사진을 찍을 때 까지도 자신에게 일어난 ‘파우더 굴욕’을 알아채지 못한 채 행사를 마감해야 했다. 한편 한 현지 언론은 “키드먼, ‘화장의 재앙’을 겪다.”는 제목의 기사로 그녀의 황당한 실수를 비웃었다. 사진=매트릭스포토(Matrixphotos)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다함께 차차차’ 시청률↑…막장 효과?

    ‘다함께 차차차’ 시청률↑…막장 효과?

    KBS 1TV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가 연일 30%를 넘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부터 30%대에 진입한 ‘다함께 차차차’는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으로 시청률을 유지하며 일일극 최강자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하지만 ‘다함께 차차차’는 시청률과 함께 시청자들의 불만 역시 거세지고 있다. ‘다함께 차차차’는 방송 초기, MBC ‘밥줘’와 SBS ‘두 아내’의 막장 논란과는 달리 ‘유쾌한 가족드라마’를 표방한 기획의도를 따르며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다함께 차차차’는 막장으로 치닫는 이야기에 지친 시청자들을 달래며 시선을 모았다. 이후 시청률 상승이 이어지자 드라마의 엿가락 전개와 억지스러운 갈등, 작위적인 설정 등을 가미하며 막장 논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특히 사촌의 남자를 빼앗다시피 결혼한 한진경(박한별 분)의 억지스런 캐릭터가 비판의 도마에 올랐고, 강신욱 회장(홍요섭 분)의 기억상실과 관련한 사건들이 지루한 전개를 이어가 맹비난을 받았다. 또 한진우(오만석 분)와 강나윤(조안 분)의 결혼 문제 역시 ‘다함께 차차차’의 화두로 떠올랐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사촌 관계로 치닫는 아찔한 상황이 예상돼 막장 드라마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다함께 차차차’의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복잡한 전개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결말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청을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함께 차차차’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유쾌한 가족드라마가 복잡한 관계로 사랑을 잃고 가족을 잃으며 끝나겠다.” “이제 그만 마무리 할 때가 됐다.” 등 시청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또 ‘다함께 차차차’의 시청률에 대해 단순히 막장 효과가 아니라 뚜렷한 경쟁작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함께 차차차’와 경쟁구도를 이루는 동시간대 드라마는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 한 편뿐인데 10%대의 시청률로 다소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다함께 차차차’가 어부지리로 시청률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신선한 가족 드라마로 떠오른 ‘다함께 차차차’는 시청률 상승이라는 효과를 봤지만 막장드라마 효과 혹은 어부지리 효과라는 오명도 얻었다. ‘유쾌한 가족드라마’라는 기존의 의도에서는 벗어났지만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로 결말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KBS 1TV ‘다함께 차차차’ 화면 캡쳐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크라이나서 씹던껌 폭발

    우크라이나의 한 남성이 씹던 껌이 입안에서 터져 사망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코노토프시에 사는 이 남성(25)은 지난 5일 밤 자기 집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던 중 변을 당했다. 경찰은 화학을 전공하는 이 남성이 평소 껌을 구연산에 담갔다가 씹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만 구연산과 화학물질을 혼동해 껌을 화학물질에 묻히는 바람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무령왕릉/이순녀 논설위원

    1971년 7월 충남 공주 송산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백제 무령왕릉은 한국 고고학사에 길이 남을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하나는 삼국시대 왕릉 중 유일하게 무덤 주인이 확인된 왕릉으로 해방 이후 최대의 발굴 성과라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사상 최악의 졸속 발굴이라는 오명이다. 7월5일 송산리 6호분 배수로 공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발견된 고분은 사흘 뒤 공개된 발굴현장에서 보도진의 과열 경쟁과 구름처럼 몰려든 구경꾼들로 인해 현장 통제가 불가능해지자 하룻밤 만에 졸속으로 발굴조사가 마무리됐다. 당시 발굴책임자였던 김원룡(1993년 작고) 전 국립박물관장은 회고기에서 “무령왕릉에 대한 나의 실수는 비단 나 자신만의 아쉬움에 그친 것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에 대해 큰 죄가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졸속 발굴의 대가는 부실 연구로 이어졌다. 1973년 문화재관리국 이름으로 나온 발굴보고서는 2000점이 넘는 무덤 유물의 외양만 정리된 단계였고, 실측도와 출토상황도 상당수가 빠진 상태였다. 심지어 왕과 왕비의 목관이 바뀌어 있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까지 있었다. 그러다 발굴 35주년이 되는 2005년과 2006년에 야 상세한 내용의 출토유물 분석 보고서가 비로소 나왔다. 하지만 6세기 한국, 중국, 일본을 잇는 동아시아 문화의 블랙박스로 일컬어지는 무령왕릉에 대한 국내 학자들의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무령왕릉의 무덤 형식은 백제의 문화수준과 풍속을 알려줄 뿐 아니라 중국 남조와 밀접히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백제 문화의 국제적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일본과 백제의 문화 영향 관계를 살펴보는 데도 중요한 자료이다. ‘일본 서기’ 기록에 근거해 무령왕이 일본에서 태어난 왕이라고 믿는 일본인들도 적지 않다. 국립공주박물관이 최근 발굴 보고서를 새로 작성하기 위해 출토 유물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무령왕이나 왕비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4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 DNA 분석 등을 통해 사망 당시 나이와 키 등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왕족 계보와 탄생 설화 등 무령왕의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사설] 세종시 정쟁과열이 빚은 테러협박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테러협박 편지가 배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공개됐다.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염산을 얼굴에 부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끔찍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3년 전 지방선거 때 얼굴 테러를 당했는데 또 그러겠느냐고 넘길 일도, 지레 겁먹을 일도 아니다. 반드시 범인을 색출해 엄벌에 처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세종시 논란으로 인한 국민 분열상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지사직을 걸고’ 세종시 투쟁에 앞장서고 있다. 어제는 “지사직 사퇴는 시기문제만 남았다.”고 했다. 충청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도백이므로 그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충청도민의 극한 투쟁을 더 부채질하는 결과만 낳을 뿐인 협박성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자유선진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을 국회에 보내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으름장으로 풀어나갈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에서는 친이계 공성진 최고위원이 “친박 인사들과 물밑 대화 중”이라고 언론플레이를 했다가 친박계의 반발만 샀다. 세종시 논란이 소모적인 정쟁 과열로 이어진 데는 지도층이 책임을 면키 어렵다.현재로서는 세종시 수정 맹신론자의 개인적인 소행인지, 배후가 있는 조직적인 범행인지 가늠할 길은 없다. 다만 일부 지도층이 앞장서 국민 분열을 더 조장하고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 행태가 일부 국민을 흥분시키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지사 스스로도 “냉정과 이성을 찾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지도층이 자중자애하면서 모든 국민이 ‘윈-윈’할 수 있는 세종시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 [글로벌 시대] 오바마의 90도 인사/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 오바마의 90도 인사/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문화적 유연성을 가진 대통령임을 잘 보여준 외교적 의례였는가, 아니면 국격을 훼손한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는가? 지난주 내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그가 아시아 순방 중 일본 국왕에게 한 90도 인사로 미 보수언론의 맹렬한 비난에 시달렸다. 의료보험개혁 논란 속에 미 보수진영은 좋은 먹잇감을 물었던 셈이다. 뭘 저렇게까지 호들갑일까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가진 상징성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어떤 사안을 문화적 차이를 잣대로 삼을 경우 해석은 분분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양인의 눈에 고개를 숙여 하는 동양인의 인사는 자칫 저자세의 비굴해 보이는 인사로 보일 수 있다. 어느 나라의 국민도 자국의 지도자가 외국의 수반에게 비굴해 보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부시를 만나 엘비스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에 대한 조롱을 기억해 봐도 그렇다. ‘미국인은 어떤 나라의 국민에게도 결코 절을 해서는 안 된다.’고 오바마를 비난한 골수 보수주의자 딕 체니 전 미 부통령의 좀 어처구니없는 발언도 일부는 그런 문화적 정서의 차이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번 오바마의 90도 인사를 공인이나 정치적 해석의 틀이 아닌 기업 대 기업 또는 개인적 만남의 자리에서 이루어진 인사로 본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고사상 앞에서 큰절을 올리는 파란 눈의 외국인 CEO나 일본 전통여관에서 무릎을 꿇고 시중을 드는 직원을 보고 우리는 그들이 비굴하다고 느끼진 않는다. 국가간 외교적 의례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화 노력이나 글로벌 시대에 개인이 갖추어야 할 매너 역시 상대방의 관습과 전통에 대한 배려를 기본으로 한다. 상대방 문화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고 상호이해를 희구하는 마음의 자세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이런 부분이 부족해 생기는 사소한 갈등의 풍경은 흔하다. 나이 지긋한 고객사 동양인 임원에게 한 손으로 명함을 건네고 초면에 스스럼없이 이름을 부르는 서양인, 팽팽한 협상을 위해 만난 영미권 기업인에게 상체를 숙여 깍듯하게 인사하고 말끝마다 ‘생큐’를 연발하는 부하 직원, 중요한 미팅 약속에 30분이나 늦게 나타나서도 미안한 기색 없이 태연한 중동인, 영·미권 여성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성희롱의 수위를 위태롭게 넘나드는 한국 남성, 회장을 위시한 모든 중역이 모인 자리에서 그 회사의 문제점을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외국인 컨설턴트, 이슬람문화권 출신이 섞인 고객사 일행에게 돼지고기 요리를 대접하는 무역회사 사장님 등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몇몇 유명 글로벌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공식 인터뷰 절차에 고급식당에서의 식사를 포함시킨다고 한다. 식사하는 매너를 통해 그 사람의 교양과 세련됨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글로벌 매너를 얘기할 때 어떤 스푼과 포크를 어느 때 사용해야 한다는 테이블 매너처럼 기술적 측면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적 우월감도 열등감도 없는 타 문화에 대한 열린 태도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 대해 부질없는 우월감과 편견으로 가득 찬 희한한 동네 지구촌에 사는 우리에겐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일에 대한 미 국무부 해명으로 회자된 국무부 의전국 발간 ‘현대의 외교관을 위한 외교적 의례’를 읽어 보니 재미있게도 일관된 조언이 하나 있다. 바로 ‘국가마다 문화적 차이가 있으니 현지 경험이 많은 대사관 직원에게 자문하라.’ 결국 로마에 가서는 로마에 오래 산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라는 얘기다. 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 퇴학… 범칙금…계속되는 ‘미니스커트 논란’

    미니스커트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짧은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여성들이 황당한 사건을 겪는 일이 꼬리를 물면서다. 한 여대생이 핑크색 미니드레스를 입고 등교했다가 퇴학 당한 일이 남미 브라질에서 벌어진 데 이어 최근엔 유럽 스페인에선 여자 택시운전사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이유로 거금의 범칙금을 물었다. 단정한 복장을 하고 택시를 운전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여자운전사가 범칙금을 내게 된 곳은 구시대 유물 같은 규정이 아직도 효력을 유지하고 있는 스페인의 도시 말라가. 말라가는 조례를 통해 택시운전사의 복장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셔츠는 긴소매, 반소매에 제한이 없지만 바지나 치마는 반드시 긴 것을 입어야 한다. 규정을 무시하고 반바지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택시를 운전하다 적발되면 범칙금을 내야 한다. 여자운전사는 지난주에만 두 차례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택시를 운전하다 적발돼 범칙금 320유로(약 55만원)를 내게 됐다. 여자운전사는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낡은 규정 때문에 범칙금을 내게 됐다.”고 억울해 했다. 한편 미니스커트 때문에 황당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스페인과 브라질 등 현지 언론에는 ‘미니 논란’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미니스커트 때문에 일어나는 작은 논란이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함축적 의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부패지수 39위 나라의 공무원 술접대

    공정한 경쟁과 거래가 아닌 접대와 향응의 부정은 사회의 건전성을 좀먹는 해악이다. 특히 공공부문에서의 부패는 국가의 경쟁력을 깎아내려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신인도마저 떨어뜨리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그제 한국의 부패인식지수(CPI)가 6년 만에 하락했다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발표는 걱정스럽다.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39위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올랐지만 절대지수는 0.1점 하락했다는 것이다. 반부패 정책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들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은 꾸준히 지속돼 왔지만 여전히 은밀한 뒷거래와 부정 부패는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그제만 하더라도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 소속 검찰 수사관들이 조직폭력배 행세를 한 사업가로부터 2년여간 억대의 술접대, 성접대를 받았다는 대검찰청 발표가 있었다. 지위를 이용한 뒷거래의 구린내가 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우리의 공공부문 부패지수가 악화됐다는 투명성기구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입증하고 있는 단적인 예일 것이다. 부패지수 발표가 아니더라도 우리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부패 방지와 감시의 상시적 노력은 당연하다. 지난 6월 우리 국민 81%가 정부의 반부패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국제투명성기구의 조사결과도 있었다. 정부의 반부패 정책들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정부 들어서 폐기한 부패방지법, 부패방지위원회, 투명사회협약 같은 반부패 정책들에 대한 대안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독립적인 반부패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무엇보다 국가 청렴도는 사회의 투명성이 얼마나 확보되느냐에 달렸다는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인식이 가장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 네팔 女국장이 지방공무원 뺨 때린 사연

    네팔 女국장이 지방공무원 뺨 때린 사연

    네팔 남부 테라이평원에 있는 파르사란 지방의 행정책임자 두르가 프라사드 반다리가 최근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그는 지난 10일 파르사의 비르군지 마을을 방문한 중앙정부의 신출내기 여성국장으로부터 뺨을 다섯 대나 맞는 봉변을 당했다.내무부 농업·상호협력국 국장인 카리마 베굼이 행패를 부린 장본인이었는데 공항에 자신을 태우러 나온 차가 낡은 차였다는 게 행패를 부린 이유였다고 영국 BBC가 1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반다리는 수백명의 부하 직원들과 함께 줄을 지어 그녀를 영접하다가 뺨을 맞았다.그는 “말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고 현지 신문에 하소연했다.그는 그녀의 행동이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며 설득하려 했으나 또다시 주먹이 날아왔고 이번엔 그의 안경이 무사하지 못했다.  반다리는 취재진에게 베굼 국장이 ‘마힌드라 스코피오’란 브랜드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새로 구입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이 차 대신 낡은 차를 보낸 데 대해 화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베굼 국장은 심지어 “중앙정부 국장과 지방의 행정 책임자 둘 가운데 누가 더 높은 거냐?”고 따져 묻고는 SUV를 보내지 않은 것은 자신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한 탓이라고 질타했다는 것.  하지만 스코피오는 당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 농업기술연구소 차량을 내보낸 것이며 자신들로선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반다리는 설명했다.  파르사주의 모든 관서와 국영은행들은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11일 하루 문을 닫았다.항의의 물결은 수도 카트만두에까지 번져 몇몇 관공서들이 베굼 국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문을 걸어 잠궜다고 인도의 ‘뉴케랄라 닷컴’이 전했다.  그는 네팔 내무장관에게 이에 대해 따지는 편지를 써 사과를 받아냈지만 아직도 베굼 국장으로부터는 사과의 뜻을 전달받지 못했다.  공무원노조들은 연대해 성명을 발표,”베굼 국장이 사과할 때까지 계속 관서들을 폐쇄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키 작으면 루저”… ‘미수다’ 여대생 막말 논란

    “키 작으면 루저”… ‘미수다’ 여대생 막말 논란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한 게스트의 발언에 시청자들이 뿔났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에서는 ‘미녀, 여대생을 만나다’ 특집을 마련하고 여대생들을 초대해 ‘키 작은 남자와 사귈 수 있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이에 서울 소재 H대학 이모씨가 “키는 남자의 경쟁력, 키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씨의 발언은 여과 없이 전파를 탔으며 자막까지 동원돼 강조됐다. 이어 “프랑스 대통령인 니콜라스 사르코지도 배우자인 카를라 브루니의 키가 더 커 비하 되는 경우가 많다.”며 “키 작은 남자의 대부분이 놀림거리가 되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각종 커뮤니티와 이 씨의 미니홈페이지는 물론이고 재학 중인 학교 홈페이지에까지 방문해 그녀의 발언을 질타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솔직함을 넘어서 도가 지나치다.”, “여자인 내가 보기에도 어처구니가 없고 짜증이 나더라.”, “방송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자제했으면 한다.”, “개인의 이상형을 밝히는 것은 상관없지만 단어 선택에 신중했어야 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 씨는 이날 새벽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키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며 “‘루저’발언은 대본에 나와 있는 것을 그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읽은 제 잘못도 있다. 다만 제가 속해있는 H대학교와 결부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글을 남겼다. 사진 = KBS2 ‘미녀들의 수다’ 화면캡처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뉴욕지하철 두 여성 드잡이 벌인 이유는

    뉴욕지하철 두 여성 드잡이 벌인 이유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출근길 뉴욕 지하철 객차 안에서 두 여성이 드잡이를 벌였다. 이 웃지 못할 활극을 가장 먼저 보도한 인터넷 경제 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로렌스 델레빙네 기자는 출근하면서 이 장면을 목격한 뒤 직접 기사를 작성했다.뉴욕 시민의 20~40%가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시민들의 두려움이 빚어낸 촌극이었던 셈이다. 시의 남쪽을 운행하는 D노선 록펠러센터 역을 출발한 열차가 42번가의 브라이언트역으로 향하던 이날 오전 8시쯤 사건이 시작됐다.약간 뚱뚱한 체격의 금발 여성이 입을 가리지 않은 채 재채기를 했다.그러자 근처에 있던 조금 마른 체격의 금발 여성이 앙칼지게 “손으로 가리고 하시지.신종플루 걸리고 싶지 않거든.”이라고 말했다. 재채기를 한 여성이 딴청을 부리자 마른 여성의 언성이 계속 높아졌고 원색적인 표현이 동원됐다.결국 재채기 여성은 “차장 데려와.”라고 소리를 질렀다. 델레빙네는 그 뒤 상황을 세세히 기억했다.“누구도 차장을 데려오지 않았다.처음에는 고함만 지르는 것처럼 보였는데 객차가 42번가에 진입하는 순간 재채기를 했던 여성이 상대에게 침을 뱉었다.(우리 자리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으로 볼 때 주먹질이 오가는 듯했다.그때 문이 열려 재채기 여성이 객차 밖으로 나가려 하자 상대가 머리채를 뒤에서 붙잡아 객차 바닥에 넘어뜨렸다.”고 전했다. 그쯤에 텔레빙네는 드잡이를 눈앞에서 지켜보게 됐다.재채기 여성은 일어나 소리소리 질렀고 저주를 퍼부었다.하지만 친구로 보이는 이에 이끌려 열차에서 내렸다.텔레빙네는 “ CIT 은행의 파산보호 신청 기사를 졸린 눈으로 훑던 여러분의 기자님은 열차에서 내린 여성을 향해 계속 소리를 질러대는 마른 여성을 뒤에서 붙잡았다.”고 전했다.다행스럽게도 이때 문이 닫혀 두 여성을 떼놓았고 34번가역까지 내처 달렸다. 그 뒤 객차 안의 대다수 승객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고 몇몇은 재채기 당한 여성을 동정하는 듯했다.한 여인은 ”그 여자는 도대체 입을 가리지 않더군요.그 X같은 게 열차에 온통 퍼져가는 데 말이예요.”라고 말했다.한 남자는 ”나도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신종플루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데”라고 덧붙였다. 3일 NBC뉴욕은 이를 전하면서 ’입을 가린 채 기침하고 손을 열심히 씻고 서로에 침 튀기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문한 뒤 ’그런데 여기가 초등학교냐?’고 되물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차량파손 이유로 2세 아이 ‘황당 고소’

    “두 살 짜리 꼬마를 체포해주세요.” 영국에 사는 한 남성이 2세 여아를 신고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고의적으로 막대기를 이용해 차를 망가뜨렸다.’는 것이 이유다. 치펜험에 사는 이 남성은 아이가 막대기로 자동차를 건드리는 모습을 보고는 곧장 경찰에 신고전화를 걸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차 주인이 아직 말도 잘 못하고, 잘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상대로 조사를 요청했다.”면서 “아이를 차량파손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신원보호법규 상 아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정확히 자동차의 어떤 부위가 파손됐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아이의 부모는 “어린아이의 사소한 잘못을 용납하지 못하고 고소하겠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신고인을 상대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경찰은 “피해자 측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달라고 신고한 만큼, 가해자의 나이와 상관없이 사건 현장과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조사 대상인 가해자가 너무 어리다는 것이다. 적어도 10세는 넘어야 가해자로서 인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건을 접한 어린이 자선재단 키드스케이프(Kidscape)의 관계자는 “두 살짜리 아이를 용의자라고 주장하는 건 제정신이 아닌 처사다. 내가 들어본 사건 중 가장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라고 차 주인을 비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초등학교 1학년 꼬마 정학시킨 대단한 이유[동영상]

    여섯살 꼬마는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때 자신이 캠핑갈 때 쓰던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미국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있는 다운스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자카리 크리스티는 지난달 자신이 캠핑갈 때 쓰던 나이프와 포크,스푼 세트로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들다 적발돼 45일 동안 말썽꾸러기들이나 다니는 대안학교에 다녀야 하는 정학 처분을 받았다.보이스카웃 대원인 크리스티가 캠핑에서 쓰던 것들인 데다 나이프와 포크,스푼이 한데 달려 있어 전혀 위험할 게 없는 도구인데도 그랬다.    ☞동영상 보러가기    어처구니없이 가혹한 징계라는 비난이 전국에서 쏟아졌다.그러나 학교측은 칼과 같은 위험한 용품을 학교에 갖고 들어온 것은 교칙 위반이란 이유를 들어 버텼다.위험한 도구를 학교에 가져오면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무관용 원칙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란 설명도 곁들였다.학교측은 자카리의 나이는 참작사유가 되지 않으며 그가 계획적으로 칼을 들고 교내에 들어온 것이 확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999년 콜롬바인 고교 총기난사 참극과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 이후 미국의 상당수 교육청들은 학내 무기 소지를 강력히 제재하는 무관용 원칙을 펴왔는데 이 적용에 융통성이 없어 자꾸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고 있는 것.  지난 해에도 다운스 초등학교를 관장하는 크리스티나 교육위원회 산하의 한 학교에서 5학년 여학생이 생일 케이크를 학교로 가져오면서 케이크 자르는 칼을 갖고 왔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을 받았다가 철회된 일이 있었다.당시에 주 법원은 교육위원회가 좀더 신축성있게 관련 규정을 적용하도록 촉구해 철회됐던 것이다.  크리스티나 교육위원회는 크리스티에 대한 정학 처분을 3~5일로 경감하기로 해 크리스티는 14일부터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교육위원회 위원인 존 맥켄지는 7명으로 구성된 투표가 진행되기 전 “어떻게 학교측이 상식적인 생각을 결여한 채 징계를 강행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또 다른 사례들에선 학교 관리들이 별달리 무관용 원칙을 좇지 않았는데 유독 이 사건에만 이를 적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와 엄마는 학교 정책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징계가 너무 가혹하다며 이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이 잘못됐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책꽂이]

    ●헤르만 헤르츠버거의 건축 수업(헤르만 헤르츠버거 지음, 안진이 옮김, 효형출판 펴냄) 네덜란드의 구조주의 건축의 대가인 저자가 30년간 축적한 경험과 자료, 건축철학을 고스란히 녹였다. 건축가란 모든 공간을 상황에 부합하도록 설계해야 하며, 사람을 향한 배려와 애정이 풍부한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1만 8000원.●이븐 할둔, 역사의 탄생과 제3세계의 과거(이브 라코스트 지음, 노서경 옮김, 알마 펴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정학자인 저자는 14세기 역사가이자 이슬람이 배출한 위대한 사상가인 이븐 할둔의 사상을 통해 제3세계의 저개발 문제에 접근했다. 3만 3000원.●논쟁으로 읽는 한국사 1, 2(역사비평편집위원회 엮음, 역사비평사 펴냄) 한국의 중진 역사학자들이 전근대와 근현대로 나눠 가장 주목되는 논쟁과 쟁점을 소개했다. 전근대사는 상상과 역사 속 고조선, 고대 한·일관계, 실학의 환상과 실체 등 총 20편. 근현대사에는 개화사상, 을사조약, 일제강점기 단군 논쟁 등 총 56편이 실렸다. 각 1만 4000원, 1만 6000원.●게으른 즐거움(댄 키란·톰 호지킨슨 엮음, 나혜목 옮김, 이레 펴냄) 게으름은 비난받아야 할 나쁜 습관만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삶을 즐기는 방법으로 게으름을 선택했다면. 여기서 게으름은 ‘빈둥빈둥’ 노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소소한 순간의 행복을 누리기 위한 여유임을 명심해야 한다. 1만 2000원.●커먼 웰스: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제프리 삭스 지음, 이무열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빈곤의 종말’의 저자 제프리 삭스가 말하는, 다 함께 잘사는 지구를 위한 해결책. 환경악화, 극단적 빈곤 등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는 것들은 모두 해결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명쾌한 논리를 들어본다. 2만 5000원.●불안한 번영(이찬근 지음, 부키 펴냄) 서브프라임 사태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현행 금융시스템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까. 미국의 재정 적자는 중국 천하로 이어질 것인가. 저자는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설명한다. 1만 4000원.
  • [열린세상]깨달음의 세계를 향하여/이기웅 열화당 대표·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열린세상]깨달음의 세계를 향하여/이기웅 열화당 대표·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나는 요즘, 임종국 선생이 1988년 이맘때쯤 쓴 ‘바람’이라는 시편을 나직한 음성으로 읊곤 한다. ‘잎을 떨치는 / 저것이 바람인가 // 전선을 울리는 / 저것이 바람인가 // 모습을 잃어 / 소리로만 사는 것인가 // 바람이여 /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 바람이고 싶은 / 나는 무엇인가 // 바람이어야 하는 / 나는 또 무엇인가 // 모습을 벗고 / 소리마저 버리면 / 허(虛)는 마냥 실(實)인 것이니 // 바람이여 / 가서 오지 않은들 / 또 어떤가’ ‘친일문학론’의 저자 임종국 선생이 폐기종이라는 질환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운명적 책임감으로 작업했던, 일제하의 우리 지식인들 행태의 진실 찾기는 참으로 치열했다. 생의 마지막, 그러니까 작고하기 꼭 일 년 전 그가 처한 심경이 잘 나타나 있는, 아름다운 시이다. 나는 이 여덟 연의 시에, 우리 민족의 기개와 언어세계가 늠름하고 당당하게 유감없이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 일제하 지식인들의 기막힌 행태, 그 진실, 그 모욕적이고 참담한 진실을 알고 난 다음, 곧 온갖 역사의 진실을 깨닫고 난 다음, 스스로의 존재를 향해 쏟는 가식 없는 외침이 아닌가 한다. 그게 어찌 그분 스스로에게만 던져지는 외침일까. 1929년생인 그는 신설동에서 십대의 시절을 보내던 얘기를 이 책의 머리글인 ‘자화상’에서 밝히고 있다. 일본사람 밑에서 그저 당연한 것처럼 살았던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자화상은, 천치(天痴) 바로 그것이었다고 탄식한다. “조센진은 원래 종자가 그 꼴”이라든가 “종의 근성을 가진 조선놈”이라는 욕을 들어도 큰 자극을 못 느끼는 모습 하며, 그러면서도 배낭에 구구식 총과 대검을 찬 상급생들이 하늘만큼이나 장해 보였다고 고백한다. “조선놈과 명태는 두들겨 팰수록 맛이 좋아진다.”는 말을 듣던 일도 그 무렵이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쌀 반 콩깻묵 반의 배급 식량이 나오더니 얼마 되지 않아 해방이 됐다고 세상이 벌컥 뒤집혔다. 그는 ‘해방이 뭔가?’ 하면서도 덩달아 좋아했다. 그때 그의 나이 열일곱이었다. 하루는 김구 선생이 오신다는 말을 친구로부터 듣고, 그와 주고받던 대화를 소개하면서, 요즘의 열일곱 살에 비추어 그 무렵의 자신의 정신연령이 어느 정도일까 자탄한다. “얘! 너 그 김구 선생이라는 이가 중국사람이래!” “그래? 중국사람이 뭘하러 조선에 오지?” “이런 짜아식! 임마 그것두 몰라? 정치하러 온대.” “정치? 그럼 우린 중국한테 멕히니?” 식민지 교육 밑에서의 모든 것이 회의(懷疑) 한 번 한 적 없이 당연한 것이었으며, 한국어를 제외한 모든 것, 민족이라는 관념까지도 해방 후에 얻었다고 실토하고 있다. 그는 그를 바보 천치로 만든 일체(一切)를 증오하면서, ‘친일문학론’을 쓰게 되었다고 적었다. 그는 민족의 이 치욕적인 역사 때문에 괴로워했고, 이로 하여 역사의 진실을 캐내어 사실 그대로 기록하는 일에 매달리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들은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과 함께 책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깨달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확인하게 된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생각이 대체로 같다 할지라도 그 생각이 어느만큼의 수준이냐에 따라 그 공동체의 명운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 지경에서 보면, 일제(日帝)와 해방공간에서의 우리 민족의 공동체적 깨달음은 말이 아닌 터였다. 문제는, 그 정황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임 선생은 이 책에서 어느 특정한 친일 인사를 가려내기보다는, 깨달음이 모자란 우리 민족 공동체가 처했던 역사의 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골라내어 역사 위에 세우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 민족 어느 누구도 떳떳할 수 없었던 역사의 진실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이다. 안중근 의사 의거 일백 주년을 맞으면서, 더욱 뼈저리게 느껴지는 생각이고 책이요 사람이다. 이기웅 열화당 대표·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 경비행기 연줄에 걸려 추락… 아찔한 축제

    세계도시축전이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의 상공에서 경비행기가 연줄에 걸려 추락, 1명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낮 12시50분쯤 인천 송도국제도시 상공 70m 높이에서 경비행기 1대가 추락, 조종석 뒷에 타고 있던 온모(46)씨가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사망하고 조종사 김모(44)씨가 다쳤다. 또 추락한 경비행기가 행사장의 전시용 2층버스 옆면을 들이받으면서 버스 안에서 둘러보던 김모(12)양 등 초등학생 9명과 나모(47)씨 등 11명이 유리파편 등에 상처를 입었으나 응급조치 후 모두 귀가했다. 이날 사고는 영종도에서 열리는 제6회 하늘축제에 참가 중인 초경량비행기협회 소속 경비행기(스카이레저호)가 세계도시축전 행사장에서 축하 선회비행을 한 뒤 돌아가다 주변에 널려 있던 연과 줄에 걸려 비행중심을 잃으면서 발생했다. 행사장에는 1개의 줄에 달린 A3 크기의 100여개 행사용 연이 70m 높이까지 올라 흩날렸다. 목격자 김모(38·여)씨는 “행사장 하늘을 낮게 날던 경비행기의 왼쪽 날개가 연줄에 걸리더니 몇바퀴 빙글빙글 돌다가 순식간에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추락지점에서 500m쯤 떨어진 분수대와 공연장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있었고, 또 추락 경비행기가 2층버스의 차체에 가로막혀 다행히 대형사고는 면했다. 이날 하늘축제 참가 중에 행사장을 찾은 경비행기 3대 중 1대가 추락한 것이다. 추락 경비행기는 레저용으로 흔히 이용되는 2인승 초경량 엔진형으로 무게는 200여㎏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공비행 중 연줄에 걸려 추락했다는 점에서 동호인이 늘고 있는 항공레저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세계도시축전 관계자는 “행사장에서는 연날리기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사전에 경비행기협회에 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종사의 실수, 도시축전 주최 측의 사고위험 방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킥오프 전에 골포스트 몰래 옮긴 골키퍼[동영상]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골을 막는 것이지,골포스트를 몰래 옮겨놓는 게 아니다.  그런데 스웨덴 프로축구 1부리그 IFK 괴테보리의 수문장 킴 크리스텐센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짓을 저질렀다.덴마크 태생인 크리스텐센은 최근 열린 오레브로와의 경기에 앞서 슬쩍 골포스트 양쪽을 뽑아 조금씩 가깝게 옮겨놓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고 영국 BBC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주심 스테판 요하네손은 킥오프 20여분 뒤 포스트가 좁혀진 것을 알아채고 다시 원위치로 돌려놓았다.관중들의 야유인지 서포터들의 응원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큰 소리가 울리자 크리스텐센은 선전을 다짐하듯 두 팔을 들어올렸다가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는 나중에 이전 다른 경기에서도 비슷한 짓을 했다고 떠벌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스웨덴축구연맹은 진상을 조사 중인데 윤리위원장인 크네스 탈링거는 “예전에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아무튼 독특하네.”라고 말했다.  경기는 두 팀의 골키퍼가 한차례씩 선방을 펼쳐 0-0으로 비기면서 괴테보리가 승차 없는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금융위기 1년 지금 세계는] 금융위기 키운 국내외 3대 악재

    ■ 美FRB 모기지론 과소평가 “집값 거품 아닌 포말” 2007년 9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CBS방송에 나왔다. 미국 내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업체 ‘뉴 센트리 파이낸셜’이 파산한 직후여서 위기감이 잔뜩 고조돼 있던 상황. 그러나 그린스펀은 “주택시장에 낀 것이 큰 거품이 아닌 자그마한 포말들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벤 버냉키 현 FRB 의장도 지난해 12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과 관련된 주택 문제와 금융시스템 간 인과 관계가 워낙 복잡해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시인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론(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높은 이자로 제공된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의 과열과 부실화는 금융위기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FRB는 글로벌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자 2001년부터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렸다. 2000년 말 연 6.5%이던 금리는 2003년 6월 1.0%로 떨어졌다. 그러자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택 구입에 나섰고 집값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신용등급 최하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2006년에는 전체 주택담보 대출의 5분의1을 차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작용을 막기 위해 FRB가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2006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관련 부실채권이 폭발적으로 늘어 2007년 여름 이후 미국 금융시장은 사실상 통제하기 힘든 국면으로 치닫고 있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리먼 파산직전 금리인상 “유동성 위기 가능성 낮다” 지난해 8월7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몇몇 금통위원이 물었다. “최근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는 등 9월 위기설이 시중에 나도는데 한은 집행부의 판단은 무엇이냐.” 대답은 이랬다. “유동외채 등 각종 지표들이 양호하고 9월 만기 도래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의 이탈 규모도 크지 않아 외화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고 나서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의사봉을 두드렸다. 그 달 기준금리를 연 5.0%에서 5.2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고, 우리나라는 ‘씨가 말라버린 달러’ 앞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지독한 위기를 겪어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회사의 투자전략부장은 “당시 이미 9월 위기설이 팽배했음에도 한은은 금리를 올리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명백한 판단착오였다.”고 비판했다. 1년간 동결 상태이던 금리를, 글로벌 금융위기 코앞에서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결과’를 놓고 한은은 지금도 무참한 표정이다. 그렇다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시 의사결정에 참여했던 한은 간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게 시급했다.”고 항변했다. 실제 지난해 5월 5%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그 해 7월 5.9%까지 치솟았다. 정부 추천의 한 금통위원만 “경기 둔화 우려”를 들어 금리 동결을 주장했을 뿐, 다른 위원들은 한은 집행부의 판단에 동조했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부동산 광풍이 몰아쳤던 2005년 10월의 금리 인상이 너무 늦었다면 2008년 8월의 금리 인상은 너무 성급했다.”면서 “한은이 과거에서 교훈을 얻었는지, 아니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지는 이번 출구전략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일단 연내 금리 인상 신호를 던져놓은 상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기업들 무리한 M&A…9곳 재무개선약정·4곳 위기 “외환위기 때 ‘건전성’을 배웠다면, 이번 금융위기에서는 ‘유동성’을 배운 것 같다.” 지난 1년을 지켜본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이다. 외환위기 당시 기업 퇴출이 이어지자 대기업들은 빚 줄이기에 총력을 다했다. 한때 300~400%대에 이르렀던 10대 그룹 상장사 부채비율은 2007년 말 84.3%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금융위기 와중에서 대기업들은 흔들렸다.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을 집어삼켰다가 오너 갈등 사태로 번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표적이다. 자신보다 덩치가 더 큰 하이마트를 인수했던 그룹과 세계적인 건설중장비 제조업체 밥캣을 사들인 그룹 등도 한때 휘청거렸다. 결국 지난 5월 45대 대기업그룹 가운데 9개 그룹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체결해야만 했다. 최근에는 이들 그룹 외에 4개 그룹이 추가 MOU 체결 위기에 몰렸다. 채권단이 올 6월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재심사한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그룹들이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조선사 1곳과 항공이 주력인 그룹 1곳,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조선사 2곳이 거론된다. 이 때문에 기업별로 힘쓸 곳과 힘뺄 곳을 명확히 해 합리적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카니예 웨스트 한참 후배 마이크 빼앗고는… [동영상]

     ”전 늘 이런 상을 받으면 어떨까 꿈꿔왔어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정말 몰랐어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의 라디오 시티홀에서 열린 MTV 비디오뮤직어워드 시상식 도중 컨트리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19)가 ‘You Belong With Me’로 최우수 여자 비디오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뒤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스위프트의 수상 자체가 의외이긴 했다.그녀가 얼마나 놀라는지만 봐도 알 수 있는 일.  생전 처음 타보는 큰 상의 위력에 짓눌린 스위프트가 조심스럽게 다음 말을 이어나가려는 순간 뒤에 서있던 흑인 래퍼이자 팝계의 거물 카니예 웨스트(32)가 갑자기 앞으로 걸어나와 마이크를 빼앗았다.  그는 앞쪽 좌석에 앉아 있던 비욘세의 ‘Single Ladies’ 비디오가 간과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테일러 양,당신이 상을 타 나도 기쁘지만 비욘세(의 비디오)야말로 우리 시대 최고의 작품”이라고 엉뚱한 발언을 한 뒤 자리로 돌아가버렸다.  비욘세도 황당한 발언에 어찌할 바를 모른 것은 당연했다.웨스트가 어깨 한 번 으쓱하고 마이크 돌려주고 제자리로 돌아간 뒤 창피함에 어찌할지 모르고 서있는 스위프트에게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내 위로하기 시작했다.    ☞스위프트의 뮤비 보러가기    이 장면은 여러 모로 지난 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 도중 “거짓말”이라고 고함을 쳤다가 궁지에 몰린 공화당 하원의원 조 윌슨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그는 이전에도 시상식에서 그레첸 윌슨,저스티스 앤드 시미안 뿐만아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벌여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지난 5일에도 한 방송에 출연,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너무 성토하다 방송국측이 마이크를 서둘러 꺼버리는 소동을 일으켰다.  스위프트는 나중에 최우수 비디오상을 수상한 비욘세가 다시 무대로 불러 올려 수상 소감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비욘세는 “놀라운 일”이라며 “17세의 그녀가 ‘Destiny‘s Child’로 처음 MTV 시상식에 나왔을 때가 가장 짜릿했던 순간 중의 하나로 기억하고 있다.”고 따듯하게 위로했다.  웨스트는 나중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 미안함을 전했다.”테일러와 팬,그리고 그녀 엄마에게 엄엄엄엄엄청 미안하네요.곧바로 그녀 엄마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더니 우리 엄마처럼 말하더군요.’그애, 참 자질은 타고난 애예요.’라고요.”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또 金·金·… 태극신궁 싹쓸이

    9일 울산 문수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자 개인 준결승전.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 7월 유니버시아드 우승자인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을 만난 이창환(27·두산중공업)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난적’ 루반에게 덜미를 잡히면 한국의 개인전 3연패도 자칫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 이창환은 발사선에 들어서 침착하게 시위를 당겼다. 놀랍게도 첫 3발 모두 10점 만점. 루반의 표정이 굳어졌다. 첫발 8점에 그친 루반의 두 번째 화살은 어처구니없게도 파란색 과녁(6점)에 꽂혔다. 루반은 어깨를 들썩이며 어이없다는 듯 코치를 바라봤다. 이 한 발이 결국 승부를 갈랐다. 이창환은 1엔드(총 4엔드·1엔드는 3발)에서 7점차까지 벌린 우위를 끝까지 지켜냈다. 112-109로 이창환의 승리. 이창환은 또다른 준결승전에서 오진혁(28·농수산홈쇼핑)을 112-110으로 꺾고 올라온 임동현(23·청주시청)과 결승에서 만났다. 2엔드까지 이창환은 56-55로 불안한 1점차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3·4엔드에서 3발을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이창환은 마지막 6발에서 단 한발도 10점을 올리지 못한 임동현을 113-108로 꺾고 생애 첫 국제대회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반면 임동현은 개인전 2연패가 무산됐다. 여자부에서는 준결승전에서 카리나 리피아르스카(폴란드)를 109-105로 물리친 ‘여고생 신궁’ 곽예지(17·대전체고)와 산체스(콜롬비아)를 꺾고 올라온 주현정(27·현대모비스)이 우승을 놓고 격돌했다. 3엔드까지 84-84로 팽팽한 승부. 하지만 경험이 많은 ‘맏언니’ 주현정이 4엔드 마지막 두 발을 10점에 꽂으면서 최종점수는 113-112,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주현정은 세계선수권 개인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년 전 라이프치히 대회에서 나탈리아 발리바(이탈리아)에게 빼앗긴 개인전 왕좌를 되찾은 것.이로써 한국 ‘신궁’들은 전날 남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한 데 이어 이날 남녀 개인전마저 동반우승, 2005년 스페인대회 이후 4년 만에 전종목 석권의 쾌거를 일궜다. 2006년부터 대표팀 생활을 꾸준히 해왔지만 개인전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이창환은 “단체전에서는 1위를 하는데 왜 개인전에서는 부진하냐는 말을 들을 때 제일 힘들었다. 월드컵 때는 동료들이 쏜 화살을 타깃에서 뽑아내는 타깃 에이전트로 들어가기도 했다. 남 몰래 많이 울었다.”면서 끝내 굵은 눈물을 떨궜다. 이어 “올해 1월에는 손목 부상으로 한달간 활을 못 쐈다. 최근에도 어깨가 안 좋아 몸 관리에 신경썼는데 마음의 짐을 덜게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주현정은 “베이징올림픽 8강에서 떨어진 다음에 세계선수권을 목표로 준비해왔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양궁 선수인 남편(계동현)이 큰 힘이 됐다.”며 밝게 웃었다. 울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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