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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헤란 여행기 2] 그랜드 바자르, 골레스탄 팰리스, 그리고 밀라드 타워

    [테헤란 여행기 2] 그랜드 바자르, 골레스탄 팰리스, 그리고 밀라드 타워

     9월 11일. 지금 돌아보니 9·11 테러 기념일에 난 이란 테헤란 관광을 했구나 싶다.  전날 조금씩 써뒀던 온라인 속보 둘 올리고 오늘은 허재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과 인터뷰하기로 했는데 오전까지 별 얘기가 없다. 어찌해야 하나 망설이다 무작정 나서기로 했다. 오늘 안되면 후발대로 오는 기자에게 떠넘기면 되니, 그에게 그럴 수도 있다는 카톡 남기고 아침 먹은 뒤 오전 8시 호텔을 나섰다. 테헤란 와서 업무 외의 일로 밖에 나서는 게 처음이다. 둘이 택시 뒷좌석에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마주 보며 낄낄댔다. 역시 나오니 공기가 다르다고.  뮤지엄 가려 했더니 호텔의 택시 서비스 아저씨는 오후에나 문 연다며 그랜드 바자르를 추천한다. 40여분 달려 도착했더니 테헤란 남쪽인 것 같다. 이 아침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미로같은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봤는데 없는 게 없는 곳같기는 한데 물건들이 너무 조악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시계, 중동 부호들의 상징 같은 것이니까. 입구는 하나인데 들어가면 수많은 가게들이 모여 있다. 심지어 아래층을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는 곳까지 있다. 중동을 무대로 한 첩보영화를 촬영할 만한 훌륭한 보석 가게들도 즐비했다.  1시간 남짓 바자르를 돌았는데 얼마나 큰지 모르겠다. 도대체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를 알 수가 없다. 어디서 좀 쉴까 하는데 옆에 꼬마기관차 같은 버스가 지나간다. 가만 보니 그냥 타고 내린다. 기사에게 물었다. 이즈잇 프리? 아니란다. 노머니란다. 이란에서 이런 일이 많았다. 우리가 묵는 호텔은 올림픽 호텔인데 호텔 직원들이나 택시 기사들 모두 ´올람픽´이란다. 그런데 우리 같으면 손님이 올림픽이라고 말하면 얼른 아 올람픽 호텔이구나 알아먹겠는데 페르시아의 맹주답게 이 나라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해서인지 전혀 다른 두 단어로 인식한다. 수십번 올림픽이라고 외치면 그제야 아 올람픽! 이런 식이다. 이란 가서 ´프리´라고 말하면 안된다. 노머니라고 말하며 살짝 말꼬리를 올려줘야 한다!!!  여튼 탔다. 지하철 역이 근처인지 사람들이 나와 우리 버스가 가는 방향의 반대로 걸어온다. 아까 우리가 봤던 인파는 일도 아니다. 그것의 세 배, 네 배는 족히 되는 것 같다. 거리에 가만 앉아있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실업률이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여튼 이 버스는 어떻게 공짜로 운행될까? 외국인 관광객이 아직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시장 보러 오는 사람들의 편의를 돌볼 정도로 정부가 여유있는 편이 아니어서다. 이런 형편에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보면 호메이니옹의 인민 사랑은 정말 간단치 않은 것 같다.  20여분쯤 탔을까. 이따금 멈춰서 사람들을 태우고 내려주던 버스가 조금은 한적한, 관공서 타운 같은 곳으로 들어선다. 멀리 분수가 보이고 약간 격조 있어 보이는 공원 같은 곳이 있어 내렸다. 우리에게 집요하게 말을 걸던 꼬마들이 우리보고 돈을 달라고 허튼 농을 해댄다.  골레스탄 팰리스였다. 며칠 전 인터넷 검색해 이란 유명 관광지 30선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 상당히 높은 순위로 소개됐던 곳이다. 티켓 창구의 안내문을 보니 관람할 수 있는 방으로 섹션을 나눠 각기 다른 가격을 붙였는데 종일 모든 방을 돌아볼 수 있는 티켓이 80만리라였다. 우리는 메인홀을 비롯해 4개의 홀을 볼 수 있는 15만리라 짜리 티켓과 도자기 컬렉션을 구경할 수 있는 15만리라 짜리 티켓 두 종류을 끊었다.  메인홀은 유리로 상하좌우를 모두 꾸몄는데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궁전과 비슷한데 조금 더 정교한 맛이 있었다. 동서양 여러 나라의 국왕이나 사절로부터 선물받은 도자기 컬렉션도 있었는데 한국 아주머니들이 보면 훌륭한 구경거리가 될 만했다. 1시간 30분쯤 제대로 봤다. 다른 건물들을 돌아보는데 메인홀을 비롯한 몇몇 건물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보수되지 않아 유치하거나 조악한 곳이 적지 않았다.  그러다 한 건물 지하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밖에도 몇 개의 의자를 갖다놓았고, 무엇보다 지하로 들어가니 시원하고 제법 고급스럽고 품위있어 커피 한잔 마시자고 했는데 주인이 준비가 안돼 있다며 거의 화를 내듯이 쫓아낸다. 속으로 욕을 퍼부어줬다.  우연히 들어간 곳치곤 굉장히 만족스러운 볼거리였다고 서로 흐뭇해 했다. 조금 걷는데 지하철역이 눈에 띄었다. 동료는 뭐하러 가느냐 했는데 내가 여기 또 언제 와보겠느냐고 등을 떠밀었다. 그런데 지하철역 구내에서 걸어 나오는 인파가 너무 대단해 좀처럼 진입할 수가 없을 정도다. 서울의 동역사(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는 일도 아니다. 엄청 많은 이들이 타고와 바자르에 간다.  가장 싼 티켓을 왕복으로 두 장 달라고 했다. 역무원은 뭐 이런 녀석들이 다 있나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꼭 파리 지하철역이다. 모든 게 비슷했다. 거의 파리 10구역의 리퓌블리크 역을 옮겨온 것 같다. 세 정거장을 가기로 했는데 가면서 보니 환승역이다. 테헤란 시내 지하철 노선은 다섯 개인 것으로 지도에 나와 있었는데 환승역에서 내리면 인파 때문에 힘들 것 같아 네 번째 역에서 내렸다. 훨씬 한적했다. 정말 뜻하지 않게 반미운동의 근거지로 유명한 대학 근처였다. 지하철에서 내리는 승객도 젊은 친구들이 많았다. 그 학교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여대생 둘과 수위가 안된다고 했다. 내가 여자대학이냐고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날렸고, 그녀들은 웃으며 그런 건 아니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해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란다. 사진만 찍게 5분만 입장시켜 달라고 했는데 영 말이 안 통해 그만뒀다.  이곳 주변을 돌아다니니 자유의 여신상 얼굴이 해골 바가지로 돼 있는 것도 있었고 주먹 그림과 함께 ´DOWN WITH USA´ 구호가 선명한 포스터도 눈에 띈다. 외벽에 반미 항쟁 때의 주역들 얼굴 그림이 들어가 있는 건물도 시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상당히 인상적이다.  허기가 밀려와 식당을 찾는데 찾기가 쉽지 않다. 한곳에 모여 있지 우리처럼 곳곳에 산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모든 타운이 그런 식이다. 예를 들어 청계천처럼 공구상, 인사동처럼 골동품상, 낙원동처럼 먹거리 타운 식이다. 케밥집도 한둘 눈에 띄었지만 위생에 문제가 있는 곳으로 보여 들어가지 않았다. 호텔 레스토랑은 안 그래도 질리게 먹는데 이날만은 피하자고 동료는 말했다.  그렇게 들어간 피자집에서 피자(1만 5000토만, 15만리라)와 햄버거(1만 토만, 10만리라), 콜라 둘(3000토만, 3만리라)을 시켰다. 30만리라니 9달러쯤 된다. 에어컨을 틀지 않아 무척 덥다.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다, 아무래도 장고 끝에 악수 둔 것 같다고 걱정할 때쯤 음식이 나왔다.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먹을 만했다. 특히 햄버거는 양도 양이지만 빵맛이나 내용물이 상당히 괜찮았다. 피자도 흔하게 도우를 쓰지 않고 와플 바닥같은 빵에다 버섯 등 보잘것 없는 재료만 토핑했는데도 맛이 좋았다. 흙속의 진주를 찾아낸 느낌이다. 한끼 식사로 훌륭했다.  식당에서 확인해보니 허 감독 인터뷰가 확정돼 4시까지 대표팀이 묵고 있는 랄레 호텔로 가야 했다. 뭐 다른 소일거리를 찾았다가 시간도 애매해지고 무엇보다 약속에 늦어 결례를 할까봐 랄레 파크를 먼저 가서 둘러보기로 했다. 택시를 집어 타고 가격부터 흥정했다. 나중에 실랑이를 벌일까 싶어서였는데 처음에 30만리라 부르던 기사가 일행이 20만을 외치자 선선히 고개를 끄덕인다.  택시에서 내려 입구를 못 찾아 약간 헤매다 랄레 파크에 들어섰다. 박한 단장이 일본에 귀화한 미국인 선수 데몬 브라운과 함께 거닐었다는 그 공원이다. 여기는 공원보다 종합 스포츠타운 같은 곳이었다. 근처 체육관에서 세계군인배구대회가 열려 길 한 가운데 배구 네트를 달고 훈련하는 이들이 있었고 각종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고 탁구대도 놓여 있어 누구나 즐기고 있었다.   허 감독 인터뷰의 예정시간이 30분이어서 34분 진행하고 마치려 했는데 본인이 작심한 듯 더 애기를 늘어놓아 55분 가까이 진행했다. 호텔에서 남은 것 정리하고 보니 5시, 아직 해 지려면 2시간 남짓 남아 밀라드 타워 올랐다가 시간이 애매할까 싶었다. 시내에서 시간을 더 보내기로 하고 길 건너 쇼핑센터 들러 이 나라의 음악이 담긴 CD를 사려 했으나 파는 가게를 찾지 못했다. 과일 좀 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중해 과일의 탁월함이란 말할 것도 없으니.  어느 대로변 가게에서 포도를 고르니 둘이 한 번에 먹기에 양이 너무 많아 절반이면 얼마냐고 물었더니 자슥이 거의 화를 내듯이 그렇게는 안 판단다. 성질머리하고는 뭐 같다. 신선제품인 과일이 안 팔리면 지만 손해볼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가게 지나니 과일 가게가 보기가 어려워 이 나라 청과상들은 자신들 외에는 아무도 영업하지 못하게 하는 신통한 재주가 있구나 생각했다.  어느 사거리까지 걸어가 젊은 녀석이 모는 택시가 보이길래 밀라드 타워 가자고 했더니 거의 쌍수를 든다. 머리를 록스타마냥 요란스럽게 꾸몄는데 길을 잘 모르는 듯 운전하면서 구글링을 해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여튼 택시비를 내고 나니 리라화가 동났다. 티켓 창구에서는 달러는 받지 않는다며 환전해 오라고 했는데 가보니 문 닫았다. 누군가 슈퍼 가면 환전해준다고 해 가 사정을 설명했더니 노프라블럼이란다. 둘이 40달러인가를 모아 환전했는데 1200만리라가 훨씬 넘는 거액을 손에 쥐어준다.  밀라드 타워 입장권은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높이인 스카이돔까지가 20만리라이고 파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오픈 옵저베이션 데크가 10만리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수증을 챙겼는데 페르시아숫자로 표시돼 있어 정확하지 않다.  당연히 우리는 스카이돔을 끊었다. 동료는 그 전부터 이곳 사람들이 지나갈 때 요상한 냄새가 난다고 얘기했는데 난 이날 스카이돔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줄을 섰다가 처음으로 그 냄새를 맡았다. 한 애기 엄마에게서 나는 게 너무 분명해 뒷사람에게 양보하고 줄 뒤쪽으로 갔다. 다행히 그 아주머니가 먼저번 엘리베이터로 올라가고 우린 뒤 엘리베이터로 편안하게 오픈 들렀다가 스카이돔까지 올라갔다.  오픈 옵저베이션 데크는 파리 시내 백화점 옥상 전망대와 너무 흡사하다. 사회주의 정권인가 싶을 만큼 테헤란 시내가 구획화된 게 눈에 띈다. 통제된 경제체제란 것을 웅변하고 있다. 이윽고 노을이 지고 있다. 스카이돔의 여자 안내원이 손님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다가와 영어로 소개하는데 동료는 잘 못 알아듣겠다고 불평한다. 어느 여행객은 그 여인네들의 사진까지 블로그에 올렸던데 상당히 예쁜 얼굴들이다. 그러면서도 어딘가 강인해보이는 구석이 있다. 난 그들에게 카메라 렌즈를 들이댈 용기가 없었다.  남자 안내원이 이 나라 말로 10여분 장황하게 설명한다. 내벽 위쪽에 장식된 페르시아 문화와 전통에 대한 설명인 것 같은데 우리야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신나게 소개를 마친 그는 다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고 했는데 우리는 야경을 보겠다며 이따 따로 내려가겠다고 해 남았다.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 보는데 눈으로 보는 만큼 활달한 조망이 담기는 것도 아니어서 이 짓을 하려고 1시간 가까이 기다렸나 싶었다.  여튼 엘리베이터를 타고 계단도 걸어 내려와 전망 좋은 카페에 들러 나 혼자 호두 케이크를 사먹었다.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는데 양이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동료는 낮에 먹은 햄버거와 피자 때문에 저녁 생각이 없다며 손사래를 쳐 레모네이드를 상당히 비싸게 마셨다. 30분 정도 얘기를 나누고 다시 고속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니 3층 정도부터 박람회를 내려오면서 구경하게 만들었다. 나름 돈을 잘 쓰도록 잘 디자인된 타워였다. 어린이 박람회 같은 행사였던 것 같은데 나름 이곳에서는 첨단 제품과 문화를 맛보는 행사였던 것 같고 바깥 마당 한켠에서는 유명 가수의 공연인 듯 500명 정도가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멀리 작은 불꽃 잔치가 펼쳐지는데 우리가 있는 지역은 그런대로 공기가 맑아 말간 밤하늘을 구경할 수 있는 반면, 멀리 도심 상공에는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른다. 매연과 남쪽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먼지바람이 합쳐진 결과로 보였다. 택시 흥정해 40만리라에 호텔 돌아와 곧바로 24시간 와이파이 구입하고(첫날 6000리라 불렀는데 우리는 달러와의 환산이 제대로 안돼 2달러를 건넸다. 이 사람들 계산이 흐린 척하며 현지 사정에 어두운 우리를 속이는 것 아닌가 싶었다. 다음부터는 꼬박꼬박 6000리라를 만들어 구입했다) 씻고 잠자리에 들  려 했는데 홀딱 벗은 채 복층의 침대 올라 휴대전화에 와이파이 번호를 입력했더니 안된다. 다섯 번인가 하다 안돼 안되겠다고 포기하고 옷 다시 입고 로비 내려와 비즈니스센터 들러 아가씨에게 얘기했더니  너만 그런게 아냐  이런다. 그래서 왜 안되는데 라고 물었더니 어깨를 으쓱거리고 만다. 이란 여성들의 콧대 높음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같은 중동의 여느 여성들과 사회적 지위랄까 사회경제적 활동의 참여 폭은 비할 데 없이 이란 여성이 높다.  리셉션 가보라고 해 갔더니 일본인 심판이 너도 그러냐며 힐쭉거린다.  리셉션의 남정네는 미소가 묘한 친구다. 약간 게이의 향취를 풍기는 미소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데 영어 전달력이 남다르다. 그리고 표정으로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붉은 종이에-우리네는 이 색을 메모지로 잘 이용하지 않을텐데- 방 번호와 새 비번을 입력하고는 돌려준다. 메모지를 잊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다시 방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오른발 발톱 언저리에 물집이 잡힌다. 간만에 조금 걸었다는 흐뭇함이 설핏 잠기운과 함께 덮쳐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음주 후 닥터헬기 파손 남성들, 수십억 수리비 폭탄 맞을 처지

    음주 후 닥터헬기 파손 남성들, 수십억 수리비 폭탄 맞을 처지

    술을 마시고 응급구조헬기 위에 올라가 장난을 친 남성들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수리비 청구소송을 당할 위기에 몰렸다. 18일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에 따르면 A(42)씨 등 30∼40대 남성 3명은 지난달 11일 오후 9시 55분쯤 천안시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들어가 이곳에 서 있던 닥터헬기 동체에 올라타는 등 장난을 치다 프로펠러 구동축을 휘어지게 했다.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은 이날 함께 술을 마신 뒤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항공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가벼운 처벌과 얼마 안 되는 수리비용만 부담하면 될 것 같았지만 닥터헬기 수리비용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수리비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닥터헬기 운용사인 유아이 헬리제트 측은 최근 경찰에 25억원 이상의 수리비가 필요하다는 견적서를 제출했다. 정밀 검사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고가의 부속품 파손이 발견된 데다 일부 부품은 헬기 제작사가 있는 이탈리아 현지로 이송해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해야 할 상황이라 이 같은 수리비 견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유아이 헬리제트 측이 가입한 보험회사가 우선 수리비를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보험회사가 헬기를 파손한 남성들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초음파진단기, 자동흉부압박장비, 정맥주입기, 기도흡인기, 혈액화학검사기, 심장효소검사기 등 응급장비 24종을 갖춰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6∼8명을 태우고 시속 310㎞로 859㎞까지 비행할 수 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아시아 5개국?”...한 카드사의 지하철 광고 놓고 中네티즌 비난

    “아시아 5개국?”...한 카드사의 지하철 광고 놓고 中네티즌 비난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외국인 J씨는 최근 논문 제출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논문 출처 기재 시, 국내 학위논문과 국외 논문을 구분해야 하는데 이때 중국 국내 영역에 대만과 홍콩 내 대학에서 발표된 논문을 포함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외국 영역으로 구분해야 하는지 대학 측이 제시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홍콩이지만, 생활 각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자체적인 기준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외국인들은 종종 혼란스러운 일을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가 잦다. 그러면서도 간혹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대륙과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을 구분 지어야 하는지 여부에 의문을 갖는 상당수 외국인들의 정서에 오히려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다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중국 현지에서는 이를 지적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중국 온라인 또우빤(豆瓣,douban.com)에는 ‘한국 우리은행카드 광고에 대해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你们看了韩国友利银行那个广告吗)는 한 편의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아시아 5개국에서 언제나 환영받는 카드’라는 문구로 게재한 광고를 보면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가 아시아 5개국으로 표기돼, 중국 현지에서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현지에서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공간인 ‘또우빤’ 에 소개된 해당 글과 사진은 이후 웨이보, 웨이신 등 SNS를 통해 급속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해당 광고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자, 우리카드 측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온라인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시비가 된 광고 문구는 ‘광고 대행사의 실수’이며 문제가 된 문구를 즉시 시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평소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일부 지역의 분리 움직임과 이에 민감한 중국 현지에서는 이 광고에 대해 ‘경솔하다’, ‘무지하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광고를 웨이보에 최초 게재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 거주 중국인 B씨는 “내일 당장 은행에 가서 소지하고 있는 해당 은행 카드를 모조리 취소, 무효화 할 것”이라며 흥분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다른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카드회사는 중국과 중국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 “우리(중국인)가 만약 한국 국기를 일본에 속한 국가로 표기하거나, 제주도와 한국을 다른 국가로 표기하면 어떤 기분이 들겠느냐”며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빵즈(棒子, 중국에서 한국인을 낮춰 부르는 말)들은 어쩔 수 없는 미국의 개(当当狗)”라면서 “중화 민족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중국의 큰 꿈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급한 민족”이라고 거친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측은 중국 내 여론이 실제 이상으로 커지자 즉각 사과문을 냈다. 우리카드 측 관계자는 “문제의 광고는 광고대행사에서 만든 시안 중 하나로서 지금 중국 내 네티즌 여론의 문제제기와 마찬가지 이유로 채택되지 않고 폐기됐던 것”이라면서 “그런데 시행사의 착오로 그날(7일) 종로3가역 구내광고판에 잠시 게재됐다 곧바로 내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중국 유학생 중 한 사람이 마침 그시간에 광고를 봤던 것 같다”면서 “우리카드의 중국 내 활동은 중국현지기업인 '인리엔'과 함께 이뤄지고, 광고 최종 결정도 함께 했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겨 황당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물대포 맞은 백남기, 높은 곳서 추락한 충격 수준”…12일 청문회 개최(종합)

    “물대포 맞은 백남기, 높은 곳서 추락한 충격 수준”…12일 청문회 개최(종합)

    오는 1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백남기 청문회’가 열린다. 지난해 11월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지 304일째 되는 날이다. 야당과 인권단체들은 이번 청문회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백남기 씨의 부상 정도에 대해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 같은 충격이라는 의사 소견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11·14 물포 피해 농민사건 기초조사 보고’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당시 백 씨의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인권위와의 면담에서 백 씨의 상태에 대해 “함몰 부위를 살펴볼 때 단순 외상이 아니라 높은 곳에서 떨어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임상적 소견이며, 그냥 서 있다가 넘어질 때 생기는 상처와는 전혀 다르다”고 진술했다. 또 현장 경찰을 상대로 구급활동 여부를 조사한 결과 집회 이전의 구급차량 배치와 사전교육조치 이외에 백 씨에 대한 사후 구급활동 내역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현행 경찰의 살수차 운용지침에는 부상자에 대한 구호 의무가, 인권보호경찰관 직무규칙에는 ‘물리력을 사용할 때 장애인, 노약자, 아동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이행조치 규정이 각각 적시돼있다. 특히 노약자에 대한 보호 의무는 서울지방경찰청 경비계에서 기안한 ‘11·14 민중총궐기 경비대책서’ 문서에도 나와 있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박 의원은 “건장한 청년도 아니고 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노인이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는데 아직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사과 한마디 없는 이 국가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가”라며 “청문회를 통해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번 청문회에는 당시 경찰 총지휘권자였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한편 백남기 농민 사태를 모니터링해 왔던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청문회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앰네스티는 “당시 경찰은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최고비상단계인 갑호비상을 내렸고 경찰 2만여명, 679대의 경찰버스를 동원해 사전에 차벽을 설치했다”면서 “집회결사의 자유에 관한 국제기준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고 입증되지 않는 한 집회는 평화롭고 합법적인 집회로 간주되어야 하지만 당시 경찰은 불법이라고 예단하고 사전제한행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남기대책위는 경찰지휘부의 공식사과는 물론 재발대책까지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영준 백남기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백남기 사건은 경찰공권력이 사실상 살인을 한 사건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살수차와 관련해 알려지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 살수차 운용요원이 물대포를 쏜 경험이 한 번밖에 없었다든지 발로 수압을 조절했다든지 어처구니 없는 내용들이 나오고 있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나오지 않도록 재발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병수 부산시장,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 원칙 재확인

    서병수 부산시장,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 원칙 재확인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 문제를 두고 부산시가 오염을 인정할만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물 공급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8일 법원에서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문제가 주민투표 대상이라는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사회에서도 한 사안을 두고 이견이 있듯이 법원에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받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 시장은 “일부 반대 주민들이 취수원인 기장 앞바다가 원전 근처에 있어 오염됐거나 불순물이 섞여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빚어진 문제”라며 “하지만 13차례 수질검사에서 이를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객관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반대 주민들의 뜻을 받아들이면 이는 곧 기장 앞바다가 오염됐다는 의혹을 인정한 결과가 되고 현재 기장 앞바다를 터전으로 운영하는 식당이나 해수욕장, 어장, 양식장 등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기장군 해수담수 수돗물 문제는 정부와 부산시가 기장군 대변 앞바다에 국·시비와 민자 등 1900억원을 들여 담수화 시설을 건립해 기장군 일대 주민들에게 수돗물 공급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일부 주민들은 원전 앞바다의 안전성을 이유로 2년이 넘도록 물 공급을 반대하고 있다. 한편 부산지법 행정1부(부장 김동윤)는 이날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을 반대하는 군 의원과 주민들이 부산시를 상대로 낸 ‘주민투표 청구 대표자 증명서 거부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담수화된 수돗물을 특정 지역에 공급하는 사무가 부산 기장군 일대에 한정된 것으로서 전국적으로 통일적 처리가 요구되는 사무라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부산시의 자치사무로서 주민투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US오픈 테니스] 호주 토미치 관중에게 ´흡혈귀´라고 욕했다가 벌금 1120만원

    [US오픈 테니스] 호주 토미치 관중에게 ´흡혈귀´라고 욕했다가 벌금 1120만원

     호주의 테니스 선수이며 말썽쟁이 버나드 토미치(23)가 경기 도중 지나친 욕설을 관중에게 퍼부어 벌금 1만달러(약 1120만원)를 물어냈다.    토미치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올드 그랜드스탠드 코트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다미르 줌후르(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게 패배했는데 경기 도중 자신에게 야유를 보내는 관중을 향해 “suck my b----”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TV 중계사 마이크가 이를 그대로 내보냈는데 토미치는 이어 “I will put my b---- in your mouth”란 욕설과 함께 “돈 좀 주면 당신은 행복해질 것“이란 어처구니없는 얘기까지 늘어놓았다.    그는 나중에 사과했지만 국제테니스연맹(ITF) 간부들은 이런 자극적인 언사들이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고 봤다. 토미치는 관중의 도발에 넘어갔을 뿐이며 경기 도중 엄파이어에게도 문제의 관중이 ´s---´ 욕설을 남발한다고 계속 얘기했다고 털어놓았다.   토미치는 기자회견 도중 “내 생각에 그는 미끼를 던진 것 같다”며 “끌려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에게 말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1세트가 끝나고 그는 (경기장을) 떠났던 것 같은데 그가 영 성가시게 굴었기 때문에 그가 떠나자 모든 관중이 즐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물어낸 벌금은 올해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가장 높은 액수는 아니다. 헤더 왓슨(영국)은 윔블던 대회 1라운드를 내줄 때 라켓을 코트 바닥에 내팽개쳐 1만 2000달러를 물었다. 여자 세계랭킹 1위 세리나 월리엄스(미국)도 같은 대회에서 라켓을 집어던져 토미치와 같은 벌금을 물어냈다. 빅토르 트로이츠키(세르비아) 역시 유명한 심판 다미아노 토렐라를 향해 ”세계 최악의 심판“이라고 비난했다가 같은 액수를 토해냈다.    토미치는 지난 5월 마드리드오픈 파비오 포그니니(이탈리아)와의 경기 도중 매치 포인트에서 상대가 서브를 시도했을 때 라켓 줄을 뜯으며 가만 서 있어 비판받았다. 나중에 취재진이 왜 그랬느냐고 묻자 “여러분이 23세이고 1000만달러 이상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그러시겠어요?”라고 되물었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는 호주 선수단이 그의 행동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자신을 제외해달라고 맞서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금요 포커스] 초·중등학교에 고전 읽기 과목을 만들자/이명학 한국고전번역원장

    [금요 포커스] 초·중등학교에 고전 읽기 과목을 만들자/이명학 한국고전번역원장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든 한 검사장의 몰염치한 행각은 옛날 가렴주구(苛斂誅求)나 일삼던 사또를 보는 듯해 어처구니가 없다. 청소년을 게임에 끌어들여 재산을 모으고, 그 재산을 지키고자 권력 앞에 온갖 비굴한 짓을 다한 게임업체 대표의 치졸한 행위 또한 어이가 없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리 됐는지 생각할수록 한심하기만 하다. 이들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명문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탐욕에 빠져 최소한 인간적인 예의와 염치도 돌아보지 않고 차마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이런 일을 보고 있자면 우리나라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교사와 부모는 제자와 자녀가 바른 인성을 지닌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부모는 그저 자녀가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풍족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물론 자식에 대한 과도한 욕심과 걱정을 일방적으로 나무랄 수만은 없다. 그러나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살아온 삶을 지켜보았다면 꼭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다녔다고 해서 성공한 삶을 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자식에 관한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따뜻한 인성과 정직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보다는 경쟁에서 무조건 남을 이기도록 하는 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공부만 잘하면 설사 인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잘못을 눈감아 준다. 마음이 따뜻하고 행실이 바르고 정직한 아이가 남을 배려하는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된다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당신의 자녀를 사람답게 키우고 있습니까.” “단 한 번이라도 사람답게 살라고 말해 본 적이 있나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좋은 대학을 졸업해야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대접받는다는 검증도 안 된 공식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한 우리의 교육은 한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이런 인식을 바꾸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학벌 중심의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고 이런 시스템에 길들여진 사회 구성원의 의식이 획기적으로 전환돼야 한다. 쉽지 않을 수도 있고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언제까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들이 정말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인생의 가치관과 좌표를 바르게 세우고, 인간 존재의 이유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과목이 있는가. 학창 시절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물질적인 풍요가 진정한 행복인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있는가. 책상머리에 앉혀 놓고 무조건 지식을 주입하기보다 인생과 사람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미국 세인트존스대학은 100권의 고전을 선정해 4년 동안 의무적으로 읽고 토론하게 한다. 고전 읽기가 대학 교과 과정의 전부다. 그럼에도 이 대학 졸업생의 사회적인 성취도는 높다고 한다. 학창 시절 알량한 지식을 주입하는 데 골몰하기보다 선현들의 지혜를 통해 인간의 존재 이유를 성찰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인지를 스스로 체득한 것이 사회에 나아가서도 쓸모가 있었던 것이다. 산업체 요구에 걸맞은 인력 양성을 위해 교과목마저 실용적인 것으로 바꾸는 우리의 대학 현실이 씁쓸하다. 고전 속에는 나는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길이 있다. 고전을 ‘내일로 가는 옛길’이라고도 한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갈림길이 나오더라도 망설이지 않고 바른길을 선택할 수 있는 판단 능력이 생긴다. 미국 어느 대학에서처럼 4년 내내 고전 읽기를 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도 ‘고전 읽기’ 과목을 만들어 학생들이 일주일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고전을 읽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좋겠다. 감수성이 풍부한 학창 시절 좋은 글을 꾸준히 읽고 깊이 음미하며 생각하다 보면 설령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생각이 잠시 꿈틀거리다가도 이내 그런 구차한 삶은 살지 않겠다는 올곧은 생각이 번뜩 들지 않겠는가. 어려서 체득한 ‘인문학적 가치’는 나이가 들어도 쉬이 없어지지 않는다.
  • 환경단체, “영남권 지자체장들 낙동강 보 수문 개방하라”

    환경단체, “영남권 지자체장들 낙동강 보 수문 개방하라”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 지역 환경·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낙동강 네트워크는 25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수계에 있는 영남권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낙동강 보 수문 개방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낙동강 네트워크는 “정부가 독성 물질을 가진 녹조 범벅 물을 정수처리해 1300만 영남 주민들에게 공급하면서 고도정수처리한 수돗물이니 안전하다고 하지만 영남 주민들은 안심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4대강 사업 이후 녹조배양장이 되어버린 낙동강 때문에 영남 주민들의 고통은 식수 문제 뿐만이 아니다”며 “어민들이 낙동강에서 잡아온 붕어, 잉어, 뱀장어가 잡히지 않고, 잡히더라도 죽은 채 그물에 걸려 낙동강 물고기를 잡아서 생계를 이어온 어민 400여 명은 생활이 파탄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합천창녕보가 현재 10.5m 수위로 관리되면서 보 상류인 경북 고령 우곡리 연리지역의 들은 25㎝ 정도만 땅을 파도 물이 차오르는 현상이 나타나 수박 농사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네트워크는 “정부가 지난 16일 녹조 개선을 위해 펄스형 방류를 했지만 일주일 뒤인 23일 낙동강에는 오히려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는 더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보 관리수위를 ‘하한수위’로 낮추거나 상시적으로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낙동강 주민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영남지역 시장·도지사에 대해서도 분노하고 있다”면서 “영남권 시장·도지사들은 영남 주민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낙동강 수문 상시적 개방 요구를 하라”고 축구했다. 낙동강 네트워크는 “낙동강을 흐르게 하기 위해 법적인 대응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보험금 2억원 타려다 손발만 잘린 베트남 여성

     베트남에서 한 여성이 보험금을 노리고 열차 사고로 위장해 자신의 손발을 자르는 일이 어처구니 없는 일어났다. 25일 현지 일간 탕니엔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5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한 철로에서 30세 여성 L씨가 열차에 치여 왼쪽 손과 발을 잃었다는 신고가 현지 경찰서에 들어왔다.  행인 D(21)씨가 현장을 목격했다며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이 3개월간 조사한 결과 서로 아는 사이인 두 사람이 벌인 보험 사기극으로 드러났다.  L씨가 보험금 40억 동(2억원)을 타기 위해 D씨에게 5000만 동(251만 원)을 주고 자신의 손발을 절단하고 경찰에 신고하도록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L씨는 운영 중인 사업체가 영업 손실에 시달리자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L씨는 당시 병원으로 옮겨져 잘린 손발을 봉합했으나 절단 부위의 조직이 죽는 괴저 때문에 나흘 뒤에 다시 떼어냈다. 결국 그는 보험금도 못 받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일자리 추경안 방치하곤 잿밥에만 관심 두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추경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이른바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이 이어지면서다. 내년 예산안을 심의할 9월 정기국회가 임박한 터라 자칫 추경안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우리 경제에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려고 여야는 일자리 창출과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춘 추경에 합의했었다. 그러나 어제 본지 보도에 따르면 애초 취지와 달리 각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지역구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고 한다. 여야는 불요불급한 민원성 예산을 욱여넣은 것도 모자라 아예 추경안을 고사시킬 요량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협치의 전범을 보여 주기 바란다. 한국 경제는 지금 ‘수출 절벽’과 내수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세계적 보호무역 추세 속에 수출은 19개월째 뒷걸음질이고 가계도 지갑을 열지 않자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보다 국회가 먼저 추경의 시급성을 거론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후 여야의 행태를 보면 혀를 찰 노릇이다. 무엇보다 내수의 불쏘시개가 되고 일자리가 쓸려 나가지 않도록 방파제 구실을 해야 할 추경의 취지를 변질시킨 잘못이 크다. 농해수위에서 정부 추경안에 없던 광양항 인근 교량 건설, 산자위에서 울산의 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해 여야 합작으로 각각 수십억원이 넘는 예산을 끼워 넣은 게 단적인 사례다. 이 바람에 11조원 추경안에서 순수 일자리 창출 지원 예산은 겨우 1조 9000억원 규모라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집행의 타이밍이 생명인 추경을 ‘식은 죽’으로 만들고 있는 여야의 행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경환·안종범·홍기택 등 3인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추경 처리의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고, 새누리당은 실세 망신 주기 청문회는 안 된다며 버티고 있다. 민생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데 추경안 처리보다 더 시급한 그 무엇이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새해 예산안 국회 제출 시한(9월 2일)이 코앞이 아닌가. 국회 예산정책처는 추경이 무산되면 일자리 7만개가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20대 국회가 국회선진화법에 막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들었던 19대 국회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될 말이다. 여야는 말로만 ‘민생 우선’이니 ‘협치’니 할 게 아니라 추경안 처리에서 그런 대타협의 정신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 [사설] 할 말은 할 줄 알아야 ‘이정현 대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어제 취임 2주를 맞았다. 아직 그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가 우병우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거의 ‘침묵’하는 것을 보고 당 안팎에서는 그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말이 나온다. 사상 초유로 현직 민정수석이 옷을 벗지 않고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는데도 그는 흉흉한 민심에 역주행하며 청와대와의 발맞추기에 급급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 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 표명 없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는 공자님 같은 말만 하고 있다. 당 대표를 노릴 때만 해도 “정부와 여당에 큰 심적 부담”이라고 하더니만 대표가 되더니 딴청이다. 과연 민정수석일지라도 검찰에서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믿어서인지, 아니면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서인지 이 대표에게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에는 우병우 사단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누가 수사를 해도, 어떤 결과가 나와도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전 같으면 그 정도의 고관대작들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아랫사람의 잘못으로도 책임을 지고 순순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억울해도 그게 고위공직자의 본분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우 수석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도 결백만을 주장하며 버티고 있다. 한술 더 떠 청와대는 그를 공격하는 것은 ‘식물정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쯤 되면 집권 여당의 대표라면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국정 혼란을 막기 위해 우 수석의 경질을 청와대에 건의하는 것이 옳다. 그의 퇴진만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대통령이 임명한 청와대와 내각의 인사들이야 말을 못 한다고 해도 여당 대표가 뭐가 두려워 입도 뻥끗 못 하고 우 수석을 감싸고 도는가. 민심의 전달 창구인 여당 대표가 제 할 일을 안 하는 것은 그를 뽑아 준 국민과 당원들을 배신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것도 친박들의 일방적인 공천 전횡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도 당이 정신을 못 차리고 청와대의 ‘이중대’처럼 행동하고, 당 대표가 청와대처럼 말한다면 내년 대선은 하나 마나다. 내년 대선을 치를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민심에 눈 감고 귀 막은 대표부터 변해야 한다.
  • [교통안전 행복운전] 화물차량 낙하 사고, 박스화가 답이다

    [교통안전 행복운전] 화물차량 낙하 사고, 박스화가 답이다

    화물을 적재정량보다 과다하게 싣고 또 화물을 느슨하게 묶어 적재물이 도로에 떨어지는 바람에 뒤따르는 차량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자주 일어난다.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 이런 사고를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더욱 답답한 것은 사고를 유발한 차량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설령 찾아냈더라도 해당 차량의 운전자는 적재물이 떨어지는 것을 몰랐으며 본인의 화물이 아니라고 발뺌한다. 낙하물에 의한 피해는 판례에 따라 관리자의 하자를 인정할 수 있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니 사고를 당한 사람만 억울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시내 도로라고 해서 다르지 않지만, 고속도로에서는 특히 모든 차량이 빠르게 내달리기 때문에 앞차에서 물건이 떨어지면 꼼짝없이 추돌할 수밖에 없다. 특히 뒤따르던 운전자들은 본능적으로 핸들을 급조작하거나 급제동하기 때문에 2, 3차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진다. 아슬아슬한 상태로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을 막아 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서 도로공사는 오래전부터 화물의 낙하에 의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화물 차량의 박스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추가 비용을 우려한 반대에 부딪혀 쓰디쓴 좌절을 맛봐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으므로 고속도로에서는 안전순찰 차량이 24시간 순찰하며 낙하물을 신속하게 수거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적재불량 차량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데 지난해 적재불량으로 단속된 차량은 10만건에 이르렀다. 하지만 모든 차량을 조사해 단속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 사각을 메꾸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신고 포상제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종전에 ‘적재물을 떨어뜨린 차량’만을 신고할 수 있었던 신고 대상을 ‘적재물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차량’으로 넓혔다. 그러니 블랙박스 영상이나 사진으로 적재불량 차량을 촬영해 제보하면 경찰에서 적재불량 증거 자료로 채택한 1건당 3만원의 포상금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낙하물로 인해 많은 차량이 피해를 입고 더욱이 생명까지 위협당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화물차량 박스화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추가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낙하물에 의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낙하물 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관련 법과 규정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 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 “한국 영토서 의정활동… 日‘유감 표명’ 어처구니없다”

    “한국 영토서 의정활동… 日‘유감 표명’ 어처구니없다”

    “독도사랑 원정대·경비대 격려” 현역 공식 방문은 3년 만에 처음 日정부 “받아들일 수 없다” 항의 여야 국회의원 10명이 71주년 광복절을 맞아 15일 독도를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거듭 유감을 표명했지만 의원들은 ‘고유 영토에서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라며 항의를 일축했다. 이날 독도를 방문한 의원들은 19대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나경원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국회 독도방문단’ 소속 10명이다. 새누리당은 독도를 지역구로 하는 박명재 의원을 비롯해 성일종, 강효상, 김성태(비례대표), 이종명, 윤종필 의원, 더불어민주당은 김종민, 황희 의원, 국민의당은 장정숙 의원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독도를 방문한 것은 2013년 8월 14일 이후 3년 만이다. 의원들은 먼저 독도경비대를 방문했다. 독도경비대장의 업무보고를 받고 내무반에 태극기를 전달한 뒤, 대원들에게 치킨·피자 등 위문품을 전달하며 노고를 격려하고 시설 상태를 점검했다. 이날 방문은 당초 우리나라 최서단 격렬비열도에서 동해 끝단인 독도까지 600㎞ 거리를 자전거로 횡단한 ‘독도사랑 운동본부’ 원정대를 격려하기 위해 성 의원이 제안했다. 이날 의원들은 원정대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삼창을 하기도 했다. 성 의원은 “독도는 한민족의 DNA가 함께하는 신체 일부로, 오늘 대원들은 격렬비열도에서 채취한 돌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의원들의 방문 예정 소식에 외교채널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리 의원들이 예정대로 독도를 방문하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유감 표명에 대해 나 의원은 “원정대와 독도경비대를 격려하기 위한 이번 방문은 우리 영토에서의 통상적인 의정활동인데 일본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 의원도 “일본의 이의 제기는 어처구니없는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들이 오는 곳이라면 의원들은 어디든 와서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누군가 내 손을 터치하고 야릇한 눈빛을 보낸다면?

    누군가 내 손을 터치하고 야릇한 눈빛을 보낸다면?

    에스컬레이터에서 누군가 내 손을 가볍게 건드린 뒤 야릇한 눈빛을 보낸다면? 지난 5월 이탈리아 매체 ‘팬페이지’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영상을 보면, 실험 여성이 에스컬레이터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커플의 남성 손을 슬쩍 만진 뒤 미묘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어 실험 남성이 또 다른 커플의 여성 손을 슬쩍 만진 뒤 유혹의 미소를 보냅니다. 황당한 사람들의 반응은 그저 ‘쟤 뭐지?’였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무난한 설정입니다. 실험 남녀의 타깃은 이후 동성으로 바뀌고 대담해집니다. 먼저 실험 남성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남성 손을 슬쩍 만집니다. 표정은 한층 더 느끼해졌습니다. 실험 여성 역시 여성을 상대로 같은 행동을 합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미친 건가?’라는 표정과 ‘어처구니가 없네…’가 뒤섞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번 실험은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몰래카메라로 예상치 못한 상대의 로맨틱(?) 한 접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테스트한 영상입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욕설이나 폭행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무던한 태도가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진 영상=Fanpage.it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누군가 내 손을 터치하고 야릇한 눈빛을 보낸다면?

    누군가 내 손을 터치하고 야릇한 눈빛을 보낸다면?

    에스컬레이터에서 누군가 내 손을 가볍게 건드린 뒤 야릇한 눈빛을 보낸다면? 지난 5월 이탈리아 매체 ‘팬페이지’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영상을 보면, 실험 여성이 에스컬레이터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커플의 남성 손을 슬쩍 만진 뒤 미묘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어 실험 남성이 또 다른 커플의 여성 손을 슬쩍 만진 뒤 유혹의 미소를 보냅니다. 황당한 사람들의 반응은 그저 ‘쟤 뭐지?’였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무난한 설정입니다. 실험 남녀의 타깃은 이후 동성으로 바뀌고 대담해집니다. 먼저 실험 남성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남성 손을 슬쩍 만집니다. 표정은 한층 더 느끼해졌습니다. 실험 여성 역시 여성을 상대로 같은 행동을 합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미친 건가?’라는 표정과 ‘어처구니가 없네…’가 뒤섞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번 실험은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몰래카메라로 예상치 못한 상대의 로맨틱(?) 한 접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테스트한 영상입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욕설이나 폭행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무던한 태도가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진 영상=Fanpage.it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장 행정] 평균 70대 “내 나이가 어때서”…노인정책 예산 스스로 정한다

    [현장 행정] 평균 70대 “내 나이가 어때서”…노인정책 예산 스스로 정한다

    “과거에는 예산 집행을 구청장이 단독으로 결정했지만, 어르신 관련 사업은 어르신의 말씀을 직접 듣고 반영해야 가장 현명하게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성북구 길음1동 주민센터에서는 평균나이 70대인 노인 70여명이 모인 ‘어르신 참여예산 마을 토론회’가 열렸다. 최연소 토론자가 65세인 자리에서 80대 이상도 ‘시민 자격에 나이는 없다’며 활발하게 의견을 내놓았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안전 및 생활불편, 일자리 창출, 건강과 교육, 문화생활 활성화 등 토론 주제별로 앉아 열띤 제안을 쏟아놓는 노인들에게 “치매예방이 제일 큰 관심사이시죠? 아버님들은 치매 예방법으로 춤을 좋아하시고 어머님들은 노래를 좋아하시더라”며 믿음직한 큰아들처럼 대화를 건넸다. 주민참여 예산제도는 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예산 편성에 주민 참여를 의무화하면서 시작했다. 성북구는 더 다양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예산 편성에 담으려고 아예 노인들만 참여하는 토론회를 지난달부터 모두 4회에 걸쳐 연다. 각 테이블에는 공무원들이 한 명씩 앉아 노인들의 의견을 빠짐없이 받아 적었다. 토론 주제가 삼천포로 흐르거나 한 사람만 집중적으로 발언하는 것을 막아 토론회가 자칫 ‘민원 집합소’가 되는 것을 방지했다. 노인들은 문화생활 활성화와 관련해 노래교실, 웃음치료, 스포츠댄스, 옛날영화 상영, 봄·가을 나들이 등 노인으로서 가장 필요한 사업들을 차례로 제안했다. 신명분(68)씨는 “모여서 얘기하니 다른 동의 어려운 점도 알 수 있고 구청장에게 직접 실버센터 공간을 늘려 달라고 제안할 수 있어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제안 사업은 현장투표를 거쳐 우선순위를 정해 주민참여 예산에 반영한다. 지난해 토론회 결과 선정된 사업도 모두 11개에 이른다. 치매 노인 인식 팔찌 구매, 이동식 영화 공연, 오르막길 손잡이와 공원 미끄럼 방지기구 설치 등에 2억원의 예산을 썼다. 구 전체 예산의 0.04%도 안 되는 적은 금액이지만 노인 스스로 원하는 사업에 예산을 집행하고 그 결정도 스스로 내려 마을 민주주의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 구청장은 “자리가 마련되면 누구나 각자 의견을 내놓는데 한 고위공무원의 ‘국민은 개·돼지’ 발언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느냐”면서 “올해로 두 번째인 어르신 참여예산제 토론회에서는 작년보다 훨씬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리우 남자축구] 개최국 브라질 또 비겨 8강 탈락 위기, 네이마르는 무득점 수모

    [리우 남자축구] 개최국 브라질 또 비겨 8강 탈락 위기, 네이마르는 무득점 수모

    개최국 브라질이 이라크와 또 비기며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세계적인 스타 네이마르는 두 경기 연속 골맛을 보지 못해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 같다.   브라질 올림픽축구 대표팀은 8일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겨 2무(승점 2)로 8강 진출이 좌절될 위기에 내몰렸다. 두 경기 연속 한 점도 못 넣는 가운데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 8강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같은 조의 덴마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1-0으로 꺾고 1승1무(승점 4, 골 득실 1)를 챙겨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이라크와 브라질이 나란히 승점 2에 골 득실 0, 남아공이 1무1패(승점 1, 골 득실 -1)로 꼴찌여서 11일 덴마크-브라질, 남아공-이라크 경기 결과에 따라 네 팀의 순위가 모두 바뀔 수 있는 극히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B조의 일본은 콜롬비아와의 2차전 후반 13분 테오필로 구티에레즈의 선제골을 맞은 데 이어 20분 와일드카드 수비수 히로키 후지하루가 어처구니 없는 자책골을 헌납해 0-2으로 끌려가다 불꽃 반격을 펼쳐 2-2로 비기며 2무(승점 2)로 8강 진출에의 희망을 이어갔다. 후반 22분 다쿠마 아사노가 만회골을, 후반 29분 쇼야 나카지마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콜롬비아 역시 2무(승점 2)로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나이지리아는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같은 조 2차전 전반 39분 사디크 우마르가 넣은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일본과의 1차전을 5-4로 이긴 나이지리아는 2연승을 달리며 조 1위를 확정하며 8강에 올랐다. D조에서는 포르투갈이 온두라스(1승1패)를 2-1로 누르고 2연승을 달리며 역시 8강 진출을 확정했고 아르헨티나는 알제리(2패)를 2-1로 꺾고 1승1패(승점 3)로 8강행 희망을 이어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올림픽 성화/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올림픽 성화/강동형 논설위원

    4년마다 개최되는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은 최종 성화 봉송주자의 성화대 점화로 시작된다. 고대올림픽 기간 중 경기장에 불을 피워 놓았던 게 모태가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근대 올림픽 초창기인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부터 제8회 파리올림픽까지는 성화라는 개념이 없었다.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올림픽에서 성화대가 첫선을 보였다. 경기장 상단에 있는 중계 타워 위에 놓인 대형 돌접시에 기름을 부어 불을 붙이는 방식이었다. 올림픽 성화가 고대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의 올림피아 유적지에서 채화돼 각국의 수많은 주자들에 의해 릴레이 방식으로 봉송돼 점화하는 현재의 방식이 채택된 것은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이다. 대회조직위원장을 맡은 카를 디엠이 아이디어를 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즉각 수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독일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뒤 성화가 봉송된 나라의 역순으로 침공해 들어가면서 성화 봉송이 사라질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쟁으로 12, 13회 올림픽이 무산된 뒤 1948년 치러진 제14회 런던올림픽에서 성화 봉송이 나치의 잔재라며 추방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IOC는 전쟁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을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는 대신 성화 봉송은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이후 IOC는 성화 봉송을 올림픽 헌장에 추가하고 1952년 제15회 헬싱키올림픽부터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성화 채화는 그리스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주관하며 11명의 순결한 처녀가 오목거울을 이용해 불씨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성이 참여하는 것은 가정의 여신 또는 화로의 여신으로 불리는 헤스티아 제의식과 관련이 있다. 헤스티아의 제사에 참여한 여사제는 30년 동안 순결을 지켜야 했던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올림픽 성화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최종 주자다. 모든 대회에서 최종 주자는 1급 비밀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최종 주자 역시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손기정 선수라는 사실이 보도되는 바람에 임춘애 선수로 바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화대 점화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보통 사람’ 시대 구호에 걸맞게 3명의 평범한 시민에게 돌아갔다. 지난 6일 개막한 제31회 리우올림픽 최종 성화 주자는 축구 황제 펠레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최종 주자의 영예는 불운의 마라토너 반데를레이 리마에게 돌아갔다. 그는 2004년 제28회 아테네올림픽 마라톤에서 결승점을 5㎞ 앞두고 2위에 300m나 앞서 있어 우승이 유력했다. 그러나 마라톤 코스에 난입한 괴한의 방해로 넘어지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역주, 미소를 머금고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가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성화 최종 주자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창작가무극 ‘놀이’ 서울예술단 창단 30주년 기념 작품으로, 한국 대표 공연을 만들고 싶어 하는 예술단 단원 인구, 영신, 상현, 영두가 5개국 음악 연수를 떠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인도네시아 발리,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등을 돌며 음악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흥겹게 담아냈다. 9~21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3만~7만원. (02)523-0986. ●연극 ‘후산부, 동구씨’ 1988년 충남 지역 가상공간인 희락탄광 붕괴로 탄광에 매몰된 광부들의 생존기를 다룬 작품이다. 구조 순간 벌어졌던 어처구니없는 사건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안타까운 광부들,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던 구조반 사람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엮여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11~28일, 서울 종로구 CJ아지트대학로, 전석 2만원. (010)9875-2879.
  • 호텔 객실 내 금고를 믿나요?… “5초면 열린다”

    호텔 객실 내 금고를 믿나요?… “5초면 열린다”

    국내외 호텔을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객실 내에 비치된 금고를 사용해 봤을 것이다. 외출 시 귀중품이나 현금, 여권 등을 소지하기가 어렵고 분실 위험도 높은 것이 사실인 만큼, 객실 내 금고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의 한 남성은 호텔 내에 비치된 금고가 매우 쉽게 ‘잠금해제’ 되는 모습을 목격한 뒤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브래드 라이드라는 남성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 마컴 시의 한 호텔에 머물 당시, 시계와 자동차 열쇠 등 귀중품을 호텔에 두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호텔 직원에게 연락했다. 라이드는 호텔 직원이 별 어려움 없이 금고를 열어주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저 숫자 ‘0’을 6번 누르기만 했더니 금고 문이 열렸던 것. 일반적으로 호텔에서 대량 구매하는 금고의 경우, 출고 시 제조사가 디폴트 비밀번호를 ‘000000’으로 설정해 놓는데, 호텔 측이 이를 변경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손쉬운 잠금해제의 원인이었다. 당시 황당한 사례를 담은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5년 전인 2011년이지만, 여행객이 급증하는 시기가 되면서 다시금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귀중품을 지켜 줄 금고가 이렇게 손쉽게 털린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는 또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지난 2월, 한 열쇠 전문가를 초빙해 호텔 객실 내 금고가 얼마나 쉽게 열리는지를 실험했다. 이 전문가가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자석 양말에 넣고 이를 금고 앞면의 철제문에 붙인 뒤 고리를 두 어 차례 흔들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쉽게 열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금고 문이 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5초 정도에 불과했다. 호텔 투숙객이 외출하기만을 기다리는 좀도둑들의 범행을 막기 위해서는 객실 내 금고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기보다 투숙객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객실 내 장소를 찾아 귀중품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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