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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직 소방관 영결식 “아스라이 져버린 꽃들이여” 눈물 속 거행

    순직 소방관 영결식 “아스라이 져버린 꽃들이여” 눈물 속 거행

    순직 소방관들의 영결식이 눈물과 오열 속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2일 오전 9시 충남 아산시 이순신체육관에서 김신형 소방관과 김은영·문새미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의 영결식이 충남도 장으로 엄숙하게 거행됐다. 영결식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남궁영 충남지사 권한대행,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양승조·이명수 국회의원 등 각계 인사와 유가족,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 보고, 1계급 특진 추서 및 공로장 봉정, 훈장추서, 영결사, 조사, 헌시 낭독, 헌화 및 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소방공무원 김신형 소방교에게는 ‘소방장’으로 1계급 특진이 추서됐다. 또 이번 사고로 순직한 김신형 소방관과 김은영·문새미 교육생 등 3명에게 ‘옥조근정훈장’이 각각 추서됐다. 명노혁 소방교와 교육생 대표 문윤주 씨는 조사에서 “앞으로도 하여야 할 수많은 일을 남겨놓고 또 수많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아스라이 져버린 꽃들이여 당신들이 이렇게 떠나실 줄은 정말로 몰랐다”며 “비통한 심정으로 당신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한스럽고 가슴이 메어 온다”며 흐느꼈다. 그러면서 “당신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고 다짐했다.참석자들은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9시 46분쯤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에 도로 위 개를 포획해 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25t 트럭의 추돌충격으로 밀린 소방펌프카에 치여 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제원 ‘미친개’ 논란에 홍준표도 지원사격 “백골단 행태”

    장제원 ‘미친개’ 논란에 홍준표도 지원사격 “백골단 행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친개’ 발언으로 경찰의 비판을 받고 있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을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장 대변인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내비쳤다.홍 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친개 논평에 대해 경찰의 외곽 조직들이 조직적으로 장 대변인을 비난하는 모양”이라면서 “어처구니 없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경찰 조직 전체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일부 간부들의 오만과 중립의무 위반, 직권 남용을 지적한 것”이라면서 “자신들의 불법행위는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공당의 대변인을 음해로 비난하는 그들의 행위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울산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자유당 시절 백골단 행태는 그만 두십시오”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도 자신에 대한 비판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그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외곽조직을 동원한 ‘장제원 죽이기’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굴복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해서 어떤 것이 정의고 옳바른 길인지 냉정하게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사법개혁 특위 간사로 임명될 당시, 이번만큼은 검경이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 감시와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안타깝지만 지금의 경찰로는 힘들 것 같다. 아직 많이 멀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력에 아부하고 굴종하는 정치경찰과 성과주의에 빠져 국민을 힘들게 하는 출세지향적 경찰이 환골탈태하지 않는 한 힘들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광수 서울시의원 “한강공원 자연성 회복이 중요하다”

    김광수 서울시의원 “한강공원 자연성 회복이 중요하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활동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김광수 대표의원(노원5)은 지난 14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한강공원 평가와 과제’ 토론자로 참석해서 한강 자연성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주최한 이 날 토론회는 한봉호 시립대교수가 ‘한강 자연성회복사업 추진 성과와 방향’, 그리고 박현찬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한강협력계획 4대 핵심사업 추진현황’의 제목으로 발제를 하며 토론에 들어갔다. 김광수 의원은 토론에서 ‘한강은 공원이다. 공원에서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구분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한강의 중요성을 강도 있게 쏟아냈다. 먼저 ‘한강협력계획 4대 핵심사업 추진현황’에 대해 비판을 했다. ‘4대 핵심사업은 터무니없고 어처구니없는 사업이다’고 운을 띄웠으며 ‘이 사업을 왜 한강에서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사업의 통합선착장, 피어데크, 여의테라스, 복합문화시설을 계획하는 것은 엉뚱한 일이다. 이중 통합선착장은 지금 한강에 있는 유선장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한다고 하면 다소 이해가 된다. 이 사업은 서울시에서는 의지를 갖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누군가 민간에서 제안을 해서 사업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닌 가 싶다” 지적했다. 김 의원은 “나는 누구보다도 현장을 많이 간다. 특히 한강은 더욱더 그렇다. 한강을 많이 가는 이유는 한강의 수질 때문에 그렇다. 수질은 물재생센터의 문제도 있지만 한강둔치에서 나오는 비점오염이 큰 역할을 한다. 결국 비점오염이 한강수질을 나쁘게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한강사업본부가 한강자연성회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푸드트럭이다. 한강은 공원이다. 공원에서 조리를 하고 트럭이 들어와서 장사를 하고 이런 일이 가능한건가. 푸드트럭으로 인해 쓰레기, 교통체증, 주차,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청년창업이라는 명목으로 한강에 푸드트럭이 들어왔는데 이는 잘 못된 일이다” 고 말하고 “또 몇 년 전부터 여름이 되면 한강몽땅 여름축제를 한다. 그리고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이런저런 이벤트 축제를 하게 된다. 그런 과정 속에서 한강은 실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질서가 엉망이 된다. 김 의원은 한강은 조용히 산책하며 시민들이 평온히 이용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노들섬에 대해 강도를 더해서 토론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지금 서울시는 노들섬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고 있다. 노들섬을 이명박 시장은 오페라하우스로, 오세훈 시장은 한강예술섬으로 바꾸겠다고 했으나 결국 하지 못했고, 박원순 시장은 그동안 노들섬에서 소를 끌고 와서 쟁기질하고 모를 심고 도시농업을 했으나 마침내 개발을 하겠다고 하며, 이미 맹꽁이 서식지를 딴 곳으로 옮기는 일까지 했다. 이는 정말 잘못된 사업이다. 한강자연성회복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의원은 토론을 마치며 한강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강조하면서 “한강은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영원히 지키며 이용을 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한강에서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작은 우주 인간의 뇌 ‘의학계 시인’ 유작서 듣다

    작은 우주 인간의 뇌 ‘의학계 시인’ 유작서 듣다

    의식의 강/올리버 색스 지음/양병찬 옮김/알마/252쪽/1만 6500원 사람의 뇌는 경이롭다. 작은 우주라 불릴 만큼 정교하게 진화했다. 반면 터무니없는 실수도 저지른다. 예컨대 종종 자신이 외계인에게 납치됐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이들이 진심으로 이를 믿는다는 것이다. 지각이 순간적으로 멈추는 경우도 있다. 그 탓에 욕조에 물이 넘칠 때까지 앉아 있다가 홍수가 나고서야 이를 깨닫기도 한다.이처럼 완벽해 보이면서 허점도 많은 인간의 뇌와 신경계에 대해 통찰력 넘치는 책을 펴낸 이가 ‘의학계의 시인’이라 불리는 올리버 색스(1933~2015)다. 책 ‘의식의 강’은 그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에세이집이다. 책엔 모두 10개의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가 타계하기 전 발표했던 글들을 직접 선별한 것이다. 저자는 과학의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하등 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들의 과학적 미스터리를 풀어내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쏜살같이 흐른다고 느낀다. 한데 이런 느낌이 단지 실존적, 심리적 현상이 아닌 뇌의 실제적 인식이라는 것이다. 이는 저자의 임상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노인들에게 눈을 감고 3분을 헤아린 뒤 손을 들어보라고 하면 거의 예외없이 3분 30초나 4분대에 손을 들었다. 반면 젊은이들은 비교적 정확하게 3분 즈음에 손을 들었다. 물론 물리적 시간이 짧아지거나 늘어날 수는 없다. 뇌의 지각 과정에 시간이 더디 흐르길 바라는 실존적, 심리적 느낌이 더해지면서 인식의 괴리가 생긴 것이다. 죽음이 임박한 상태에서 느끼는 시간도 매우 더디다. 자동차 충돌, 기차 사고 등으로 임사 체험을 했던 이들의 경험담은 한결같이 “당시 시간이 슬로모션처럼 흘렀다”는 것이었다. 현실 공간에서, 물리적 시간을 실제로 줄이는 이들도 있다. 투레트증후군(단순한 동작이나 소리를 갑작스레 반복하는 신경 질환)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두 배 정도 빠른 속도로 공중의 파리를 잡을 수 있다. 신경계가 팔의 동작 시간에 믿기 힘든 영향을 미친 것이다. 파킨슨병 환자 역시 일반인을 훨씬 능가하는 시간과 속도 감각이 있다. 저자는 이처럼 시간과 속도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사례들을 ‘스피드’(2장)에 압축시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다른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책이 천착하고 있는 건 인간의 뇌와 정신 활동에 관한 의문들이다. 그는 과학자들의 저서와 논문, 자전적 체험, 그리고 자신이 진료했던 환자들의 임상 기록 등을 비교하며 자신만의 ‘비글호의 항해기’를 이어 간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51년 전 보스턴마라톤 첫 여성 출전자 스위처 다음달 런던마라톤 뛴다

    51년 전 보스턴마라톤 첫 여성 출전자 스위처 다음달 런던마라톤 뛴다

    세계 4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보스턴마라톤도 처음에는 여성에게 문을 활짝 열지 않았다. 캐스린 스위처(71·미국)는 1967년 여성 출전이 금지된 보스턴마라톤을 뛰어보겠다며 참가 신청을 이니셜로만 하고 성별 란에 남자라고 표시까지 했다. 그렇게 힘겹게 대회에 출전했더니 주최측이 완력으로 코스에서 쫓아내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42.195㎞ 코스를 4시간 20분 만에 완주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당시만 해도 그 정도 거리를 여자가 달리면 큰일 나는 줄로 많은 이들이 믿고 있었다. 그래서 여성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여성 출전을 막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스위처의 용감한 도전이 커다란 물꼬를 튼 셈이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국립 여성명예의전당에 입회한 스위처가 다음달 22일(이하 현지시간) 런던마라톤에 출전한다고 BBC가 8일 전했다. 51년 전 보스턴마라톤에 달고 뛰었던 261번을 이번에도 달고 뛰기로 했다.스위처는 100년 전 여성 참정권 운동에 기폭제가 됐던 서프리지 운동을 자축하는 시점에 런던을 처음 찾게 된 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녀는 “런던 거리는 여성의 달리기 역사는 물론 여권 운동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1980년 런던에서 열린 에이번 국제여자마라톤에도 인연을 맺었는데 나중에 이 대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984년 LA올림픽에 처음으로 여자마라톤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한 계기가 됐다. 스위처는 “그때 이후 계속해 (런던마라톤에) 뛰고 싶었지만 역시 바빴다. 이제 때가 돼 그곳을 뛰게 된다니 영광이고 흥분된다”고 털어놓았다. 1974년 뉴욕시티마라톤을 우승했던 그녀는 27개국에 여자마라톤대회 400개를 창설하는 데 앞장섰다. 또 세계를 돌며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뜀으로써 다른 여성들을 고무시키는 지구촌 비영리 캠페인 단체인 “겁없는 261번”을 창립해 일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름이 WATT예요” 세 차례 말했는데 “WHAT”으로 듣고 레드카드 꺼낸 주심

    “이름이 WATT예요” 세 차례 말했는데 “WHAT”으로 듣고 레드카드 꺼낸 주심

    “너 이름이 뭐니?” 엘로카드를 꺼낸 주심이 카드 뒷장에 이름을 적는다며 물었다. “와트(Watt)요.” “왓(What)?” “와트(Watt)라고요!” 잉글랜드 프로축구 내셔널리그 사우스(6부 리그) 헤멜 헴스테드 타운에 임대된 산체스 와트(27)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스트 서록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2-0으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레드 카드를 받았다. 세 차례나 자신의 이름을 말했을 뿐인데 한사코 “왓(What)”이라고만 잘못 알아들은 딘 흄 주심이 급기야 레드 카드를 내보인 것이다. 자신에게 대든다고 여긴 탓이었다. 물론 나중에 깜짝 놀란 와트가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다시 발음하고 설명하자 주심은 레드 카드를 철회해 경기를 무사히 마치긴 했다. 데이브 보긴스 헤멜 회장은 “인간적인 실수였다. 주심도 그걸 바로잡을 배짱이 있는 남자였다”며 “모든 사람이, 심지어 주심도 이 해프닝을 즐겁게 받아들였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또 주심이 경기 뒤 선수 대기실로 찾아와 자신이 왜 그런 실수를 저질렀는지 설명했으며 본인도 무척 재미있어 했다고 소개했다.와트는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유스 출신으로 18세 때 리그컵 경기에 세 차례나 출전했던 선수다. 2009년 9월 22일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브롬과의 대회 3라운드에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챔피언십 리즈 유나이티드와 셰필드 웬즈데이, 사우스엔드, 크롤리, 콜체스터 등에도 몸담았다. 그는 이번 시즌 이스미언 리그(7부 리그) 빌레리케이 타운에서 헤멜 헴스테드로 임대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PD수첩, 김기덕 감독 성폭력 폭로…동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

    PD수첩, 김기덕 감독 성폭력 폭로…동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

    ‘PD수첩’이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미투(Me, Too)’의 영화계 사건을 다루며, 김기덕 감독의 충격적 민낯을 고발했다. 방송 전부터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이 이야기는 시청률 7.0%(닐슨 수도권 가구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어제(6일) 방송된 ‘PD수첩’은 한 영화 관계자의 제보로부터 시작했다.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을 살펴봐야 한다고 고발한 제보자로부터 출발한 취재는 김기덕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는 여자 배우 A씨가 폭행의 원인이 ‘성관계 거부’에서 비롯됐다고 밝힌 인터뷰를 시작으로 다른 여자 배우들의 폭로로 이어졌다. 피해자들의 증언에는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내용이 담기며,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또 그들의 증언에는 성추행 발언 및 행동뿐 아니라 성폭행의 구체적인 정황까지 담겨 있어 더욱 충격을 안겼다. 영화 합숙 촬영을 하며 수시로 묵고 있는 숙소의 방문을 두드리는 등 김기덕 감독, 조재현, 그리고 그의 매니저까지 이어지는 성폭행에 여배우는 이후 배우의 길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지내는 등 오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충격적인 증언과 달리 김기덕 감독은 ‘강제로 키스를 한 적은 있으나, 그 이상의 관계를 강제로 한 적은 없다’며 장문의 문자를 제작진에게 보냈고 이 내용을 전해들은 피해자들은 “코미디”라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제작진과 만남을 잡았다 이를 취소한 조재현은 통화로 ‘패닉 상태다. 전 죄인이고, 사과문 그대로가 맞다. 맞는데 지금 들려오고 기사에 나오는 것들이 너무나 사실과 다른 것들, 왜곡돼서 들려오는 것들이 너무 많다’며 모호한 입장만을 밝혔다. 무엇보다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이러한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행동들이 영화계의 많은 관계자에게 알려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작진은 이들에게 증언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영화계에 남아있는 스태프들은 김기덕 감독이 가진 지위와 입지가 두려워 목격자와 방관자로 머물며 증언을 거부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PD수첩’은 ‘미투(Me, Too)’ 운동이 전개되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이어지는 등, ‘미투(Me, Too)’ 운동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다음 주 방송에서는 이를 다루겠다고 예고했다.사진 영상=MBC PD수첩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엘시티 사고 원인은? .. 이번에도 인재

    엘시티 사고 원인은? .. 이번에도 인재

    안전작업발판 볼트 손상으로 추락 2일 오후 근로자 4명이 숨진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 추락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몰고 온 어처구니없는 인재로 보인다.이날 사고는 건물 외벽을 마감하는 작업대와 안전시설물이 포함된 안전작업발판이 아래로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포스코건설 등에 따르면 유압식으로 작동하는 안전작업발판은 높이 10m, 가로 4.4m, 세로 1.2m 크기다. 근로자들은 사고 당시 4개 안전작업발판에서 콘크리트 건물 외부 55층에서 56층으로 외벽에 유리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날 2번째 안전작업발판이 추락했다. 안전작업발판은 레일을 따라 한 개층씩 이동하는데 그 작업이 마무리되면 다른 작업자들이 건물 외벽에 유리를 부착하는 작업을 한다. 이날 사고는 안전작업발판과 외벽을 고정한 볼트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격적인 시공 전에 벽체에 고정물(슈)을 설치하고 층별 이동 과정에서 볼트를 박으면서 안전작업발판을 고정하게 된다. 박희도 포스코건설 현장 총괄소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안전작업발판을 올리는 과정에서 사고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콘크리트 벽체에 고정된 철물이 어떤 사유에 의해 파손이 됐거나 잘려나가면서 추락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실상 현장 설비 하자나 문제점으로 수직 200m가 넘는 55층에 있던 안전작업발판과 그 안에 탄 근로자 3명이 한순간에 1층으로 추락한 것이다. 현장 관계자는 “안전작업발판에 작업자들이 안으로 들어가야 유압으로 올릴 수 있고 추락에 대비한 안전벨트 등을 착용하면 상승 작업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안전모 등 기본 보호장구만 착용하고 작업을 한다”며 “장비 전체를 고정하는 장치가 있기 때문에 통째로 떨어질 때 대비하는 보호망 등에 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사 책임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과실 유무를 수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창문 설치 작업 자격 요건과 하청 계약상의 적법성 여부도 조사하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 준비 전에 부실이 발생한 것인지, 그 이후에 고정한 볼트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과 함께 현장에서 정밀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생각나눔> 어촌계 진입장벽에 댓글 폭발

    서울신문 보도 그후<생각나눔> 어촌계 진입장벽에 댓글 폭발

    “어촌계원이 아니면 섬에 살아도 바다에 접근하지 못합니다. 귀어했다가 어촌계 텃새 때문에 서울로 다시 돌아왔어요” “도시인이 가족을 서울에 두고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지 않은 채 위장 귀어해 정부지원 받아서 낚싯배를 건조한 얌체족도 일부 있습니다”서울신문이 3월 2일자로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 논란<생각나눔>’을 보도하자 네티즌들의 댓글이 폭주하고 있다. 대부분 어촌계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을 비난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지만 어촌계를 옹호하며 항변하는 글도 적잖이 이어지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이 기사에 수백 건의 댓글이 올라왔다. 네티즌 ‘들개마냥’은 “어촌계 가입비만 5000만원? 산적질에 이어 이제는 해적질인가?“라고 적었고, ‘jongdozz’는 “너 같으면 그렇게 달라고 하면 오겠냐. 그렇게 계속 해봐, 유령마을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썼다. ‘puma’는 “더불어 사는 세상이 돼야지, 그들 것도 아닌데 돈 내고 살아야하나”라고 물었다. “국유지를 선점하고 평생 자기들만?”(참새) “자기네 땅도 아닌데 가입비? 이 또한 적폐다”(돌쇠)라고 지적하는 글도 많다. 어촌의 텃세와 갑질을 지적하는 댓글도 진입장벽 못지않다. ‘우리모두’는 “친구가 귀어를 원해 알아봐주는데 어촌계장의 갑질이 장난 아니더라. 고향인데도 말이다”고 꼬집었다. ‘바다사랑’도 “어촌계 텃세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고향이라고 정리하고 갔는데 텃세에 절망하는 사람 넘쳐난다”고 덧붙였다. ‘오마이갓’은 “어촌에 귀어하면 꼬막도 못 줍는다. 거기 노인들 텃세 장난이 아니다”면서 “내 친구 아버지가 귀어해 꼬막 줏으러 갔다 거기 할머니들 한테 곡괭이 같은 걸로 맞을 뻔했다. 왜 함부로 잡냐고 해서 재미로 반찬 삼아 잡는거라고 해도 그냥 욕하고 말도 안통하더라고 하더라. 온갖 쌍욕과 갑질에 못 버티고 2년 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고 전했다. “5년간 섬에서 살아보려 노력했지만 외국인 취급이다. 그들의 공화국이다”(귀족)는 하소연도 있었다. 네티즌 ‘김형철’은 “생계터를 주지않으면 어느 누가 귀어하고 생계를 꾸려가겠는가. 어촌계는 포용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는 “그건 누가 쉽게 내는 줄 아느냐”(후엠아이)고 했고, ‘체리향기’는 “공짜로 나라에서 돈 주는지 아는가본데 우리 월급에서 댕강 떼간다. 노인들 노령연금도 우리 월급서 떼가는 돈이다”며 “젊은이들 죽자고 뛰는데 귀어한다고 하면 대견하게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새벽의7인’은 “재벌처럼 어촌계도 자녀에게만 상속하고 있구만?”이라고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반면 “어민들이 그 옛날 맨손으로 지금 이만큼 일궈 놓은 노고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푸른솔영)이라고 비난 댓글을 안타까워했다. ‘푸른바다’는 “어촌계 가입은 밥그릇 문제인데 함부로 얘기하지 마라. 당신들 같으면 귀어했다고 바로 자기들 밥그릇 덜어주겠냐”고 반문했고, ‘도라지개라지’는 “평생 일궈놓은 공동체 일터인데, 아무나 받아주는 게 옳으냐”고 했다. 어촌에서 10년 넘게 산다는 ‘천년후에‘는 “댓글들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어촌계장의 갑질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당했는지 말해야되지 않느냐”며 “나도 아직 계원이 못되었지만 로마에가면 로마법을 따르 듯이 마을의 정관과 자치법에 따라 계원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법산어촌계장 김두환(58)씨는 “바지락양식장은 법에 의해 면허를 받아 조상 대대로 모래를 살포하고 종패(씨조개)를 뿌려 만든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며 “귀어했다고 다 받아주면 한정된 양식장의 바지락이 고갈되고 기존 어촌계원 수입은 그만큼 줄어드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김씨는 “겨울철 등을 제외하면 바지락을 잡는 기간이 연간 100일 정도밖에 안되고 총수입도 1200만원 안팎에 그친다”면서 “소득이 들쭉날쭉하다보니 국민연금을 들 여력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시인이 귀어해 마을에 대궐같은 집을 짓고 연금을 받으며 개 산책이나 시키고는 마을 주민과 잘 어울리지 않는데 어촌의 갑질부터 꺼내서야 되겠느냐”며 “어업 대물림은 고사하고 입어권·배보상을 노리고 귀어한 도시인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전국 귀어인 현황-통계청 자료> -2013년: 690명 -2014년: 978명 -2015년: 1073명 -2016년: 1005명
  • [사설] 가습기 살균제 또 헛발질한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SK케미칼의 기업분할 사실을 모르고 이전 회사 명칭으로 처분해 다시 절차를 밟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옥시레킷벤키저 등이 만든 독성이 있는 가습기 세정제 때문에 영유아와 임신부, 노인 등이 기도와 폐 등에 손상을 입거나 사망한 사건이다. 2011년 피해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 5년 만에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는 등 어렵게 그 실체가 드러났다. 피해자 단체 추산에 따르면 사망자만도 1300여명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8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나 “그간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음은 물론 피해 발생 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사과했고, 사건 전개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 등으로 국민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공정위는 김상조 위원장이 국민 앞에서 두 번이나 머리를 숙여야 했다. 사안이 이처럼 중함에도 공정위는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생산 회사 가운데 하나인 SK케미칼이 지난해 12월 1일 분할을 통해 기존 SK케미칼 사명을 ‘SK디스커버리’로 바꾼 사실조차 몰랐다. SK케미칼의 이름은 신설 회사가 이어받아 지난달 5일 주식시장에 각각 상장했지만, 이전 회사인 SK케미칼에 과징금과 검찰 고발 처분을 내린 것이다. 공정위는 검찰이 이를 발견해 정정 요청을 하자 이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4월 2일)를 한 달 남짓 남긴 28일 전원회의를 열어 사건을 심의하기로 했다. 단순한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나 한심한 일이다. 한술 더 뜬 것은 공정위의 해명이다. “SK케미칼이 법인 분할 사실을 알리지 않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도 수사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책임을 SK케미칼 측에 떠넘긴 것이다. 공정위가 대기업 집단의 분할과 합병, 지배구조 현황을 파악하고 감시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잊은 것인가. 소가 웃을 일이다. 김상조 위원장의 말처럼 “국민의 생명이 걸린 일”이고, 수천명의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이번 사안을 단순한 행정상의 오류나 직원들의 실수로 보아 어물쩍 넘겨서는 안 된다고 본다. 만약에 공소시효를 넘겼다면 어떻게 됐을까. 작은 실수가 큰 실수를 부르는 법이다. 작은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 큰 일을 잘할 수는 없다.
  • [사설] 추악한 문화계 성폭력에 입 닫은 정부

    막혔던 봇물이 터졌다. 문화계의 성폭력 피해 사례들이 숨 고를 새 없이 폭로된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는 며칠 전의 성폭력 사과 기자회견마저 사전 시나리오를 짰다고 한다. 내부 단원들한테는 성폭행 사실을 버젓이 시인하고 변호사 도움을 받아 가며 불쌍한 표정 연습까지 했다는 것이다. 할 말을 잃는다. 공연계 거장으로 대접받으며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추하게 무너지는지, 이쯤 되면 거장이 아니라 ‘막장’이다. 중견 배우 조민기씨의 사례도 심각하다. 자신의 모교인 청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최근까지 딸 같은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줄을 잇는다. 구체적인 고발 사례가 쏟아지는데도 소속사를 통해 “명백한 루머”라고 부인하니 피해 학생들의 분노는 더 커진다. 경찰이 움직이고서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자신의 오피스텔로 수시로 학생들을 불러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주장들은 공연한 음해로 보기 어렵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몇몇 인물들의 도덕적 일탈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일부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빚은 끔찍한 추문이 아니라 권위를 권력의 칼자루 삼아 여성 인권을 조롱하고 짓밟은 만행이다. 이씨는 폐쇄된 연극계 안에서 왕이자 신 같은 존재로 통했다. 도제 시스템으로 가뜩이나 힘겹게 굴러가는 공연계에서 사회적 권위로 포장된 거대 권력에 맞서는 것은 누가 봐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하는 어린 학생들도 다를 게 없다.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가 이씨의 상습적인 추행을 알았으면서도 “성폭력인 줄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화계 내부는 올 것이 왔을 뿐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들이다. 손바닥만 한 연극계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폭력이 입막음 될 수 있었다면 대중문화계 전반의 사정은 어떨지 짐작할 만하다. ‘미투 운동’의 발원지인 할리우드에서 조사했더니 연예산업 종사자의 94%가 “한 번 이상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우리 사정이 더 나을 것 같지는 않다. 성폭력 문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나 공공기관 채용 부정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끔찍한 사회적 병소다. 사안의 특수성으로 적극적인 개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한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축이어야 할 여성가족부는 “공공부문 성폭력 근절 대책을 다음주 내겠다”며 뭘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겠다고만 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면 미적거리지 말고 속도를 내야 한다. 문화계를 넘어 교육계 등 전방위로 실태를 철저히 파악하고 가해자에게 법적 처벌이 이어지도록 피해자 권리 구제를 도와야 한다. 범정부 차원의 움직임만으로도 성폭력 엄단의 강력한 사회적 기제가 된다.
  • [열린세상] 인면조는 어디로 갈까/황두진 건축가

    [열린세상] 인면조는 어디로 갈까/황두진 건축가

    몇 년 전 케이팝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논의 과정에서 소위 진정성에 대한 고민이 제기됐다.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역시 케이팝 아이돌 스타를 직접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날 수 있는 빈도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첨단 영상으로 그 모습을 재현한다고 해도 허상일 뿐 실제는 아니다. 그 간극을 무엇으로 메울 것인가. 이 고민에 대해 공연에 사용했던 무대 소품을 전시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 나왔다. 스타들이 직접 사용했던 진품이므로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막상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특별히 보관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며 대부분 그냥 버린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그 직전에 진행된 국제 순회공연의 각종 소품이 경기도의 어느 창고에 아직 남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이들은 폐기되는 운명을 밟지 않고 많은 팬에게 기쁨을 주는 전시물로 활용됐다.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다. 자료 관리, 즉 아카이빙의 개념이 케이팝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다. 언젠가 이 자료들만 따로 모아 방대한 전시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미 이런 전시 가능성을 보고 한국을 찾아오는 해외의 전시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을 기록의 나라라고 하지만 그것은 ‘조선왕조실록’ 등 일부에만 적용되는 이야기일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기록에 대한 개념이 오히려 희박한 편에 속한다. 도시연구가 손정목 교수는 저서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에서 훗날 불리한 증거가 될 것을 우려, 조직적으로 공공 기록을 파기하는 당시 공직사회의 관행에 대해 증언했다. 건축계만 해도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최초의 한국인 근대 건축가들에 대한 기록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본인들도 자신에 대한 기록을 충실히 남기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60, 70년대에 지어진 건물에 대한 기록을 찾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면 후대에 물려줄 것도, 역사로부터 배울 것도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 기록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인면조가 큰 화제를 몰고 왔다. 고구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적 서사,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각적 매력, 그리고 상당히 정교한 만듦새 등이 큰 매력이었다. 첫 대면에서의 낯섦과 충격은 이내 호기심으로 변했고, 결국은 다들 즐거워하며 그 존재를 반기게 됐다. 국내외의 여러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인면조를 포함한 85가지 인형의 기획과 기본 디자인은 먼저 한국에서 진행됐다. 이어 세부적 디자인과 구동 메커니즘 등 그다음 단계의 작업은 뉴욕 브루클린의 니컬러스 마혼이라는 인형 전문가의 손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인형을 최종 제작한 것은 말레이시아의 한 팀이었다. 국내외를 망라하는 글로벌한 시스템적 접근이었다는 점에서 케이팝과의 공통점도 있다고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에 고분 벽화에 인면조를 그려 넣은 고구려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각종 문헌에서 인면조를 언급하고 또 이를 연구해 온 수많은 사람도 빼놓을 수 없다. 한마디로 시대를 꿰뚫고 공간을 가로지르는 작업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집단창작물 인면조는 수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을 존재가 됐다. 그 평화와 축원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에 등장한 인면조는 고구려 벽화에 이은 또 하나의 역사적 존재가 됐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인면조는 어디로 갈까?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골을 만들어 낸 퍽은 현장에서 즉시 회수돼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명예의 전당으로 직행했다. 인면조가 행여 폐기 처분돼 쓰레기가 되거나, 상자 속에 처박혀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는 생각할 수조차 없다. 하지만 그런 선례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안심할 수도 없다. 위에서 이야기한 케이팝 소품들처럼 어디에선가 소중하게 보관되고 기록되고 또 활용돼야 마땅하다. 국가적 문화기관들이 이를 확보하기 위해 올림픽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볼 만도 하다. 기록의 중요성, 이것이야말로 고대로부터 긴 시간을 넘어 다시 우리를 찾아온 상서로운 존재 인면조가 던지는 또 다른 문명적 메시지다.
  • 차량 피해 한 발 물러난 아이 밟고 지나간 여성운전자

    차량 피해 한 발 물러난 아이 밟고 지나간 여성운전자

    어린 생명의 귀한 목숨을 앗아갈 뻔했던 한 여성 운전자의 운전미숙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중국 산동성의 한 주차장에서 발생한 끔찍했던 순간을 외신 라이브릭이 보도했다. 한 어린아이가 주차장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이 앞으로 빨간색 SUV 차량 한 대가 다가온다. 위험을 직감한 아이는 껑충 뛰어 뒤로 한 발짝 물러난다. 하지만 차량 운전자는 아이를 보지 못한 듯 앞바퀴로부터 뒷바퀴까지 그대로 아이를 밟고 지나간다. 이 충격으로 아이는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신음한다. 이 모습을 보고 놀란 네 명의 주민들이 급히 뛰어나오며 운전자에게 상황을 알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 운전자는 차를 후진하며 아이를 다시 밟으려 한다. 다행스럽게 한 주민이 재빨리 아이를 들고 빼낸다. 기어를 후진으로 놓고 엑셀레이터 페달까지 밟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명백한 운전미숙으로 보인다.놀라운 건 이제부터다. 이 여성 운전자는 갑자기 차를 뒤로 후진하면서 동시에 운전석 문까지 연다. 이로 인해 차를 잡고 있었던 두 건장한 남성이 나가떨어진다. 설상가상이다. 결국 이 여성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아이는 병원으로 급히 실려갔다. 경찰은 아직도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한다. 사진·영상=The Darkside Of Earth/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단독]위안부 이용수 할머니 평창올림픽 리셉션 전격 참석…아베와 만나나

    [단독]위안부 이용수 할머니 평창올림픽 리셉션 전격 참석…아베와 만나나

    9일 저녁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역시 개막식에 참석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조우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가 현직 일본 총리를 대면하게 된다면, 사상 처음 있는 일이 된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은 이날 저녁 6시 평창군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 이용수(91) 할머니가 초청받아 참석한다고 밝혔다.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올림픽조직위와 정부측에 개막식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니 개막식이 야외에서 밤에 진행되고 강추위와 할머니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하여 개막식 참관은 불가하고, 대신 실내행사인 개막 리셉션에 할머니 한 분을 초청하겠다고 해 이 할머니가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이 할머니가 고령이어서 간호사 한분이 모시고 갔으며 현재 평창군에 도착했다”면서 “마침 리셉션에서 참석하는 아베 총리와 조우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할머니가 무슨 말씀을 하실지 또 아베 총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로서 전 세계에 피해 실상을 알리는 한편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이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 국빈 만찬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과 포옹했다. 그러자 즉각 일본 정부는 이 할머니를 만찬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 책임을 확인한 2015년 한·일 합의 취지에 반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일본은 참견 마라.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일침을 가한 뒤 “부끄러워서 코를 싸매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야지, 지껄이는 게 옳은 것이냐”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귀빈이 오셔서 인사하는데 그것까지 상관하느냐. 참 어처구니가 없다”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서경덕 교수팀 “평창올림픽 기간, 욱일기 응원 제보해주세요”

    서경덕 교수팀 “평창올림픽 기간, 욱일기 응원 제보해주세요”

    “어처구니없는 욱일기 응원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발견 즉시 사진 혹은 동영상을 찍어 제보해 주면 적극 대처할 계획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이 이번 평창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응원 장면이 발견되면 제보해 달라고 9일 밝혔다. 서 교수는 “지난 월드컵 및 올림픽, 아시안컵 축구대회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열릴 때마다 일부 일본 응원단에서는 욱일기 응원을 펼쳐 큰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일본 남자 하키대표팀이 욱일기가 그려진 배지를 여고생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고 전했다. 제보 방법은 메일(ryu1437@hanmail.net) 또는 서 교수 SNS계정으로 보내면 된다. 접수가 되면 대회조직위원회에 먼저 신고한 뒤 외신기자들을 통해 욱일기 응원의 잘못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예정이다.이에 서 교수는 “경기장에서 직접 관전할 때도 좋지만 TV로 경기를 시청하거나 혹은 핸드폰 등 모바일 기기로 경기를 확인할 때, 역시 사진 및 캡쳐 화면으로 제보해 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만약 욱일기 응원 모습이 발견되면, 한반도기의 독도 표기를 지속적으로 문제 삼는 일본 정부 측에도 강력히 항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세계적인 여론을 통해 다시는 국제스포츠행사에 욱일기가 등장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 교수팀은 지난 호주에서 개최된 ‘2015 AFC 아시안컵’ 축구대회 공식 가이드북에 욱일기 응원 사진을 사용한 것에 대해 AFC의 샤이크 샬만 회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냈고, 이에 대해 ‘이 문제를 조사하겠다’라는 답장을 받아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대화 기대 속…北ㆍ美 “만날 일 없다” 기싸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우리 군은 준비된 상태이고 미국은 단호하다”고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 갔다. 하지만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보냈고, 미국 내에서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도 나오는 상황이다. 따라서 양측이 대화 의지를 감추기 위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날 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영삼 외무성 국장은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는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 대표단과 어떤 접촉도 요청하지 않았다’, ‘한국에 북 대표단과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등 외신에 소개된 펜스 부통령의 발언들을 언급하며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방한에 앞서 일본 요코타 미군기지에서 “미국은 평화적으로 북한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길 원한다”면서도 “(북한은) 미군의 힘과 결의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9일 방남하는 고위급 대표단이나 현재 방남 중인 응원단·예술단 등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대리인 격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남은 남북 관계 개선을 넘어 북·미 대화 의지까지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미 모두 대화 의지는 분명히 있다”며 “북측이 양보를 하고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을 경우 헛수고가 되기 때문에 미국에 매달리는 모양새를 보여 주지 않기 위해 기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미 간 뉴욕채널 등 2~3개 통로로 접촉하면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민을 풀어 주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만큼 북·미 대화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뜻인데, 북한이 실제 비핵화 대화에 나올 결심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국과 경제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김 교수는 “한국 정부는 남북 관계가 북·미 대화로 이어지는 최상의 경우와 함께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북측의 도발이 반복되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하고 긴장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어떤 형태이든 북·미 접촉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 있는 동안 그에 대한 결정을 전적으로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상황은 확고하게 외교적 노선 안에 있다”면서 “우리는 실행 가능한 군사옵션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외교 정책 노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대화 분위기 무르익었는데… 北ㆍ美 “만날 일 없다” 기싸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우리 군은 준비된 상태이고 미국은 단호하다”고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 갔다. 하지만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보냈고, 미국 내에서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도 나오는 상황이다. 따라서 양측이 대화 의지를 감추기 위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8일 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영삼 외무성 국장은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는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 대표단과 어떤 접촉도 요청하지 않았다’, ‘한국에 북 대표단과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등 외신에 소개된 펜스 부통령의 발언들을 언급하며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반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방한에 앞서 일본 요코타 미군기지에서 “미국은 평화적으로 북한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길 원한다”면서도 “(북한은) 미군의 힘과 결의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9일 방남하는 고위급 대표단이나 현재 방남 중인 응원단·예술단 등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대리인 격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남은 남북 관계 개선을 넘어 북·미 대화 의지까지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지난 6일 “(펜스) 부통령이 거기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북·미 간 만남의 여지를 남겼다. 백악관도 “지켜 보자”는 신호를 보냈다.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미 모두 대화 의지는 분명히 있다”며 “북측이 양보를 하고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을 경우 헛수고가 되기 때문에 미국에 매달리는 모양새를 보여 주지 않기 위해 기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미 간 뉴욕채널 등 2~3개 통로로 접촉하면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민을 풀어 주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만큼 북·미 대화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뜻인데, 북한이 실제 비핵화 대화에 나올 결심을 하느냐가 관건이다.물론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국과 경제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김 교수는 “한국 정부는 남북 관계가 북·미 대화로 이어지는 최상의 경우와 함께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북측의 도발이 반복되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하고 긴장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여정-이방카 만남 불발?…북 “평창에서 미국 접촉할 생각 없다”

    김여정-이방카 만남 불발?…북 “평창에서 미국 접촉할 생각 없다”

    북한이 평창에서 미국 측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여정과 이방카 트럼프의 만남, 김영남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만남 등 북미 고위급 회동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8일 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영삼 북한 외무성 국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북측 대표단과 펜스 미 부통령의 접촉 문제에 대해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는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국장은 “펜스 부통령 역시 ‘북 대표단과의 어떠한 접촉도 요청하지 않았다. 남측 당국에 북 대표단과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는 희떠운 소리까지 줴쳐댔다(말했다)”며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조 국장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에 대해 “순수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해 그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기 위해서일 뿐”이라면서 “우리는 겨울철 올림픽과 같은 체육 축전을 정치적 공간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미국은 푼수 없는 언동이 저들의 난처한 처지만 더욱 드러내게 된다는 것을 똑바로 알고 점잖게 처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외 언론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만날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끄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펜스 미 부통령의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공식 일축함에 따라 평창에서 북미 고위급 대표간 회동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슬기로운 일상생활을 위하여/송한샘 국제예술대 교수

    [문화마당] 슬기로운 일상생활을 위하여/송한샘 국제예술대 교수

    지난달 종료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여전히 화제다. SNS상에는 허한 마음 달랠 길 없어 그리움을 호소하는 포스팅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늦게나마 다시보기로 ‘정주행’에 나선 이들도 많다. 어쩌면 ‘슬기로운…’은 지상파를 비롯한 여타 방송의 미니시리즈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다소 낯설었을지 모른다. 작품은 사극·역사, 결혼·신분상승, 치정·멜로, 청춘·연애, 범죄·조폭, 의학·법정, 전쟁·첩보, 학원·성장, 스포츠·엔터테인먼트, SF·판타지 등 기존 드라마의 클리셰를 벗어나 발칙하면서도 기발한 한 수를 택했다. 그것은 바로 ‘감빵’, 즉 교도소 안의 일상이었다. 출연진의 면면을 살피면 의아함은 한층 더해진다. 주역들의 감방이었던 ‘2상 6방’에 둥지를 튼 배우들은 사실 그간 TV 드라마나 영화 등의 매체에서 스타급 활약을 펼치던 이들이 아니었다. 물론 정웅인, 정경호, 성동일 등 베테랑 연기자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2상 6방’과 교도소 곳곳을 훈훈하게 채웠던 이들 다수가 연극과 뮤지컬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이거나 대중매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재야의 고수 같은 존재였다. ‘슬기로운…’은 낯선 공간에 낯선 배우를 데려다 놓고 화제성과 시청률을 둘 다 거머쥔, 그야말로 ‘슬기로운’ 문화 콘텐츠였던 것이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내면에 그토록 깊고 큰 울림을 불러일으켰던 비결은 무얼까? 이유야 여러 가지이겠지만, 작품 외적 요인으로는 ‘소확행’(小確幸,)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자는 최근의 트렌드를 꼽고 싶다. 라면 수프·사이다·매실차·참기름을 섞은 특제 비빔면부터 미지근한 물 아닌 ‘뜨거운’ 물로 부은 컵라면, 페트 아닌 ‘유리’병에 든 음료수, 단 ‘십분’의 접견, 여자 교도소 수감자와의 펜팔, 보고 싶은 추억의 영화 ‘영웅본색’, 헤어지긴 싫어도 석방 앞엔 “다시 오면 뒤진다!” 말하는 정든 동료들까지…. ‘2상 6방’의 군상들은 너무나 작지만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행복에 온몸으로 즐거워한다. 그런 죄수들의 코미디 같은 모습에 어처구니없어 웃던 시청자도 어느새 그들의 “불행에 연민을 느끼고, 내 일상의 작은 행복을 돌아보며, 순간의 실수로 나 역시 저들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의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간 안방극장에서 감옥은 감시와 처벌의 공간, 부정과 비리의 아이콘이었다. 집에서 생각 없이 편하게 보는 TV 드라마의 특성상 고정관념을 뒤집고 감옥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슬기로운…’의 밑바닥 인생들이 찾는 작고 확실한 행복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고 보면 ‘소확행’ 이전부터 ‘슬로 라이프’, ‘욜로’, ‘1코노미’ 같은 용어가 회자돼 왔다. 그 공통점은 남들이 보는 고정관념과 실적주의에 함몰되지 말고 개인의 행복과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자는 것에 있다. 그런데 그 한 켜 아래를 들추면 작지만 확실한 행복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는 우리의 민낯이 드러난다.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데 입주민의 차를 주차하지 않았다고 아파트 경비원의 밥줄이 끊기고, 생리대 하나 없어 신발 깔창을 써야만 하는 세상에서, “소년들이여 대망을 품으라!”(Boys be ambitious!)와 같은 격언은 이미 설자리를 잃었다. TV 드라마는 동시대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처럼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슬기로운 일상생활, 즉 작든 크든 확실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 [기고] 국민 안전 위해 시급한 소방력 높이기/김두현 한국체대 교수·국민안전연구소장

    [기고] 국민 안전 위해 시급한 소방력 높이기/김두현 한국체대 교수·국민안전연구소장

    필자는 1999년 12월 6일자 서울신문에 ‘재난 능력 높이기’라는 글을 기고하면서 소방인력을 시급히 충원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당시 관리 중심인 민방위재난통제본부의 ‘소방국’을 적어도 현장 기능 중심의 ‘소방청’ 체제로 전환할 것을 권한 바 있다. 그 결과 2004년에 다행스럽게도 소방 조직이 ‘소방방재청’으로 확대 개편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턱없이 부족한 소방력 때문에 충북 제천에서 29명이라는 사망자를 낸 제천스포츠센터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본 개선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소방종합상황실과 화재 현장의 소방대원 간 통신장비의 정비와 이용 훈련교육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모든 작전에서는 통신이 그 작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화재 현장에서는 무전기 시스템이 서로 달라 시·도 종합상황실과 현장 소방대원 간 서로 교신을 할 수 없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사고 현장의 건물구조나 용도 등을 소방출동 차량에 미리 알려 줄 수 있는 정보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이런 시스템이 마련돼 있었다면 종합상황실에서 화재 신고 접수와 동시에 해당 건물의 모든 정보가 뜨고 이를 즉시 출동 차량에 보내 이른바 ‘구조의 골든타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 번째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그때마다 여야 정치인들이 관련 제도 등을 개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것은 한낱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소방장비관리법’이 제정됐으나 소방장비 등에 대한 우선적인 예산 지원이 없이는 이 또한 사문화된 법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소방 관련 시설 주변구역 등에 주·정차 특별금지구역의 지정이나 일정 구조 이상의 공동주택 및 다중밀집시설 주변에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 의무화 등을 위한 소방관계법 개정과 같은 조치가 미리 이뤄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점이다. 네 번째는 소방인력 충원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천소방서는 법정 기준 인력이 196명인데 현재 인원은 정원의 52.6%인 103명에 불과하다. 1일 근무 기준 현장 인력은 29명 정도밖에 안 된다. 전국적으로는 1만 9250명(정원의 37.2%)이나 부족하다. 소방인력 확보는 일자리 창출 개념이 아니라 안전보장과 질서 유지를 위한 ‘국가의 의무’다. 다섯 번째는 소방장비 중 사다리차는 관할 소방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기준으로 그에 상응하는 장비와 방독면, 해독제를 충분히 보유해야 함에도 그 또한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제천시는 사다리차가 가장 높은 건물인 36층짜리 모 아파트에 대비해 길이가 100m 이상의 것을 갖추어야 하지만 겨우 27m짜리 굴절 차량 1대뿐이었다. 끝으로 대형 건물 건축주는 자발적으로 소방법규를 준수하고 일반 시민도 소방출동 도로나 대형 건물 주변의 소화전을 가리는 불법 주차를 하지 않음으로써 화재진압 작업에 방해를 주는 일을 삼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 모두가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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