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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험지 도난,충격의 최소화를…(사설)

    후기대 입시문제 도난사건은 큰 충격이다.20만명에 이르는 후기대 수험생들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무엇보다도 해당 대학의 수험관리가 그토록 허술할수가 없다.출제과정에서 유출의 의심을 막기 위해 얼마나 삼엄한 관리를 하는가.출제위원을 밀봉하고 음식의 반입조차도 출제이전에 확보하고 일체 차단을 하는 형편이다. 그렇게 출제된 문제지의 관리이므로 그에 준하는 엄격함과 빈틈없음이 적용되어야 한다.그런데도 손힘만 주면 찢어질 상자에 넣어서 허술한 방에 던져두고 평상시정도의 경비만을 한 셈이니 그 무신경함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입시문제지의 보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경비지침이 있다.학교에 도착한 이후에는 학교책임아래 경비를 하되 학교의 경비체제만으로 불안할 경우에는 경찰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사건이 난 서울신학대학의 경우 경찰에서 지원을 제의했으나 거부했다고 한다. 입시를 어제 오늘 치러본 학교가 아니므로 범상하게 생각했던듯 하다.그러나 그런 허술함의 전례가 범행을 계획하게 하는빌미를 진작부터 주어왔을 것이다. 사건의 성질로 보아 이 범행은 반드시 시험지를 유출시켜 불정에 이용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왜냐하면 분실현장을 그대로 노출시켜두면 시험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필경은 사회혼란을 일으키려는 불순한 목적이 오히려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시험지관리가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부를수 있는지를 범인은 충분히 시험한 셈이 되었다.입시역사상,건국이래 처음있는 충격을 끼쳤기 때문이다.비록 직접 관계된 수험생은 20수만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나 대학입시라고 하는 문제가 안고 있는 국가 사회적 관심과 영향력으로 볼때 그 규모는 교육정책 전반에 미친다.전국에서 모여든 수험생과 그 가족이 겪는 피해와 혼란,심리적 타격을 생각하면 그 범위는 한없이 확대된다. 그렇기는 하지만 시험이 실시되기 이전에 발견되어 시험일을 연기할수라도 있었던 일은 그나마 불행중 다행스런 일이다.일단 실시한 것을 뒤집는데 따른 수습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더욱 난감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단위 대학에서 일어났으므로 그 책임도 해당 대학에 전적으로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교육부에도 감독과 지도를 소홀히한 책임은 없지않다고 생각한다.같은 일이 거듭 일어나지 않기위한 노력이 신속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습에 만전을 다하는 일이 초미의 일이다.출제와 문제지 작성의 과정을 빈틈없이 서두는 일은 더 말할것도 없다.그와 함께 이중의 고통을 겪게된 수험생들의 편의를 돕기위해 각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타지 수험생을 위한 기숙사개방 민박알선 등을 학교와 당국이 협조하여 최대한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관리 소홀 책임묻기로/정부/특별수사반 편성,수사착수

    정부는 21일 하오 후기대학입시 문제지 도난 사고와 관련,정원식국무총리주재로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열고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관리소홀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또 조속히 범인을 검거,국민에게 도난경위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인천지검 정충수형사3부 부장검사를 반장으로 한 특별수사반을 편성,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어처구니 없는 사고에 대해 국민과 수험생·학부모들에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시한 뒤 『수험생들은 공부에 리듬을 깨지 말고 앞으로 2주일동안 더욱 착실히 학업에 정진,2월10일 시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총리를 비롯,이상연내무·김법무·윤교육·임인택교통·최창윤공보처장관 등이 참석했다.
  • 교통사고 68% 안전수칙 외면이 원인

    ◎작년 “사상최대” 기록… 실태와 대책/보행자·어린이 사망률 선진국의 2배/“인명경시 풍조”… 난폭·음주운전 안줄어/초보운전때부터 철저한 안전교육 절실 한때 주춤했던 교통사고가 다시 늘어나 지난 한햇동안 25만7천8백여건이 발생,무려 1만2천8백여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는 경찰집계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90년은 전년도에 비해 0·2%의 교통사고가 줄고 그 사망자수 또한 2·2%나 줄어들어 하향국면으로 접어들던 교통사고가 91년에는 발생건수와 사망자수가 1·0%와 4·4%씩 증가,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이다. 요즘처럼 자동차 보유대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하에서 교통사고를 완전하게 예방할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고가 안전운전의 불이행(63.7%)이나 안전거리 미확보(4.4%)등 아주 간단한 교통수칙을 무시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날로 급증하는 차량대수를 따르지 못하는 도로여건 등으로 사소한 법규위반이나 부주의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그가운데 상당수가 대형교통사고로 연결되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6일 하오8시20분쯤 강원도 원주군 부림면 노림리 영동고속도로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서울4토 7409호 캐피탈승용차가 마주오던 동부고속버스 경기6마 2370호와 정면 충돌,캐피탈승용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 신모씨(51)와 부인 현모씨(45)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아들 M군은 중상을 입었다. 신씨는 맞은편 차선이 안보이는 커브길에서 앞차를 앞지르려다 참변을 당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12일 하오1시5분쯤에는 경기도 동두천시 송내동 경원선 서남건널목에서 속셈학원 어린이 13명을 태우고 가던 마이크로 버스가 일단정지를 무시하고 철길을 건너다 화물열차에 받혀 어린이 6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보행자 사고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우리나라 보행자의 사망률은 전체 사망자 가운데 52.3%나 된다.미국 14.7%,일본 28.9%,프랑스 15.0%에 비해 2∼3배 높은 수치다. 또 어린이 희생률이 매우 높다는 점도빼놓을 수 없다.14살 이하의 어린이 사망률이 12.5%로 5.6%인 일본의 2배를 넘고 있다. 이와함께 우리 사회에 짙게 깔린 인명경시 풍조로 난폭·과속·음주운전이 줄어들지 않고 있고 초보운전자의 사고발생률이 해마다 증가하는 점도 심각한 문제라할 수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차량보유대수와 신규면허취득자가 급속히 늘고 있어 초보운전자에 의한 사고가 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초보운전자들이 기존 운전자의 난폭한 운전습관을 쉽게 본받아 교통사고의 공포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처럼 사상최악의 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교통사고를 줄여나가기 위해 올해를 교통사고 줄이기 5개년 계획의 원년으로 선언,오는 96년까지 교통사고 발생 및 사망자수를 91년의 7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신규면허 취득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리고 면허정지자에 대한 교정교육을 임의교육에서 의무화해 나간다는 방침으로 실무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사고가 많은 전국 6천5백55개 지점에 2천억원을 투입,안전시설을 보완하는 한편 교통경찰관 5천여명을 증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안전에 대한 깊은 인식과 건전한 교통문화의 정착을 위한 우리 모두의 공동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모든 운전자들이 「보다 빨리,보다 거칠게」운전하는 습관을 벗어나 안전운전에 동참할 때 비로소 운전자 자신과 우리의 이웃을 죽음과 부상의 고통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경찰청의 허남오교통안전과장은 이와관련,『96년까지 1조8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로안전시설을 보완하는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이면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상당한 개선효과를 거둘 수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같은 교통여건의 개선에 앞선 시민의식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AIDS 조작극」의 충격/김영만 사회1부기자(오늘의 눈)

    투표일을 이틀쯤 앞두고 야당 국회의원 후보가 증발했다.정보기관에 납치됐다는 소문이 지역구를 황사처럼 훑고 지나간다.그 후보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고….당선인사차 나타난 그는 『돈은 떨어지고,달라는 데는 많고…,에라 모르겠다 싶어 도망가버렸다』고 실토한다. 13대 총선때 있었던 어처구니 없는 실화다. 월간잡지 「웅진여성」이 자신있게 특종이라고 보도한 「에이즈 복수극」도 어처구니 없기는 마찬가지다.이 엉터리 기사는 국내최대의 섹스 스캔들」인양 우리 모두를 에이즈만연공포로 당황스럽게 만들었다.그러나 검찰의 수사결과 한 프리랜서작가의 소설같은 거짓 이야기가 잡지기자에 의해 다시 각색된,「완전한 허구」임을 입증해보이고 있다.그럼에도 이름이 도용된 당사자들의 상처입은 명예는 여전히 회복되기 어렵다. 물론 유언비어가 없었던 시대는 없다.80년이후 나타난 많은 유언비어들에 대해 학자들은 『언론통제가 유언비어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진단해왔다.80년 광주에서의 일부터 정치 관련 유언비어들은 이같은 해석에 들어맞는 유형이라 할수 있다.그러나 「웅진여성」의 「에이즈 복수극」은 이와는 반대로 무제한의 언론자유가 낳은 결과인 셈이다.실제로 신문 가판대에 놓여있는 이름을 열거하기 어려운 수많은 주간지와,다른 종류의 월간지들이 유언비어를 증폭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책임지지 않는 언론자유의 가장 큰 병폐다. 유언비어가 가장 많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곳 중의 하나로 선거유세장을 든다.그곳이야말로 무제한의 언론자유가 철저히 보장되기 때문이다.설혹 책임 있는 정부기관에서 이를 단속,제재를 가하려들어도 오히려 선거전에 역이용당할 수가 있다.우리 선거사에 그런 경험이 많다. 객관적 사실을 보도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언론매체들이 검증을 하려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나아가 이런 유형의 유언비어들은 선거막바지에 터지게 마련이어서 시간적으로 피해복구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웅진여성」의 이번 파문은 우리사회가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안정되고,구조적으로 정착된 사회에서는유언비어가 발붙이기 어렵다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확인된다.이 사건으로 우리사회는 자신들의 치부를 확인하면서 또한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얻은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가설도 가능할 것같다.4개의 선거가 치러질 92년을 눈앞에 두고 일어난 유언비어→잡지에 의한 확대→사실무근 확인은 선거 전에서 난무할 매터도,유언비어의 약효를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다. 유언비어를 통한 상대방의 매도는 금권선거와 함께 공명선거의 제일 큰 적으로 여겨져왔다.선거전에서 그게 사라진다면 우리사회는 더 좋은 사회를 향해 큰 걸음을 옮기는 것이 된다.검찰의 이번 사건에 대한 적극적 수사도 이와 무관치 않을 듯하다.
  • 「복수극」의 책임,잡지가 져야(사설)

    이른바 「에이즈 복수극」파문이 아직도 들끓고 있다.지금까지의 경위로만 보아도 이 소동은 무분별한 상업주의의 잡지매체가 벌인 어처구니없는 조작극의 결과인 것 같다.질낮은 「자유기고가」의 무책임한 상상력과,선정성을 상품으로 한몫 보려던 신생 여성지가 합작하여 「한탕」 그럴듯하게 해치울뻔한 파렴치한 전말인 것이다. 「일기」도 「진짜」가 아니고 사진도 진짜가 아니고 따라서 사실 자체가 전혀 진짜일 수가 없는데 피해자만은 「진짜」인 셈이 되어버렸다. 그로인해 한 작고한 정치인이 피할 수 없는 명예훼손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어떤병」에 걸렸다는 것이 불명예라는 뜻이 아니다.선정적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날조한 「가공의 사건」을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 명성있던 인격체의 「사후」가 악용당했다는 점에 피해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정도의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가며 떵떵거리는 광고를 해대며 출발한 두껍고 무거운 여성잡지가 창간되자마자 두번째 호에,이런 기만술법의 총체같은 기사를 싣고 나온 그 대담한 「사술」에 아연함을 느낀다.세상을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어머니」이고 「주부」이고 전체국민의 반수인 여성을 상대로 이런 거짓 정보에 휘말리게 할 생각을 했는가 하는 점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 「여성」을 상품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갖가지 천박하고 퇴폐적 발상으로 「여성」을 타락시키고 저질화시키는 일부 「여성」지의 문제는 진작부터 지적되어오고 있었다.그런 풍조에 한술 더 얹어서 대담무쌍한 범죄수법을 부리며 「새출발」을 한 것이 이 여성지인 것같아 우울하고 불쾌한 것이다. 이 사건이 수사 대상이 되면서부터 「기자」와 「제보자」에 대한 숨바꼭질만을 뒤쫓는 것같은 인상을 받는 일은 유감스럽다.이 사건의 책임은 「잡지발행의 주체」에게로 돌아가야 한다.「소설쓰는 사람」이야 함부로 무슨 상상은 못하고 무슨 소설은 못쓰는가.그것을 받아서 확인작업도 없는채 활자화시킨 책임이 잡지에 있다.「기자」나 「제보자」로 책임을 축소시켜 버리는일은 용서하기 어렵다.실정법은 그렇게 끝날지 모르지만 잡지매체가 지닌 도의적 책임은 거기서 끝날 수가 없을 것이다.잡지 파는 재미에 여성을 능멸하고 불특정 다수의 세상을 가학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이런 종류의 매체가 앞으로 또 어떤 해악을 범할지 끔찍스럽다. 또한 이 사건의 원천에는 에이즈라는 불치병에 대한 역학적 조사와 관리문제도 깃들여 있다.최근에도 여성 감염자의 상당수가 보건당국의 관리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는 혐의도 노정되었다.이런 불실함이 갖가지 비이와 사회악의 직접 간접 원인이 된다는 사실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 파문이 우리사회가 지닌 한 병소를 도려내는 큰 계기가 되도록 결말이 난다면 그나마 다행한 일일 것이다.
  • 북한 여성의 「서울나들이」(사설)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린 서울토론회의 공식 일정은 끝났다.46년만에 「여성대표」자격으로 참석한 북한여성대표들의,「평화모색」과는 관계없는 행동만 남겼을 뿐인 이 회의의 흔적을 이쯤에서 한번쯤 곰곰 톺아보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우선 북한여성 대표들은 그들이 목적하고 온 것을 십이분 달성한 것같다.첫째 그들은 토론주제 바꾸기를 관철했다.원주제와 직접 관계없는 「통일문제」를 토론 내용으로 「쟁취」한것이다.그것으로 그들은 배제된 「정치」를 다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두번째로 그들은 송이수까지 계산된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로 엮어 만든 김일성꽃다발을 「남한인민들」앞에서 당당하게 떠받들고 소리내어 그것을 예찬하는 일에 성공했다.그것도 민족 지도자의 한사람이었던 몽양의 묘소를 교묘히 이용하여. 세번째로 그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확성기를 대놓고 이렇게 외치는데 성공했다.『북은 남침을 한 적도 없고 현재 할 의사도 없으며 앞으로 할 계획도 없다』.그리고 『있다면 북침이 있을 뿐이다』라고 거침없이 소리치는데 성공한 것이다.이 대목에서 토론장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고 한다.어처구니 없어서 나온 실소였겠는데 북한대표의 귀환 「보고」용으로는 이 웃음조차도 소득이 될 것이다. 이밖에도 「이대방문」이라는 카드도 효과적으로 써먹었다.이슈가 없어서 골몰중인 운동권학생들에게 근사한 빌미를 줄 수 있었으므로 성공하든 안하든 손해볼게 없는 카드였다.주최측의 사려없는 준비과정과 결정이 그런 결과를 불렀다.이 카드를 거꾸로 이용하여 시장이나 거리구경까지도 그들은 배척할 수 있었다.문목사와 임수경이라는 「약점」을 슬쩍슬쩍 건드려가며 장난성 자극을 충분히 즐겼던 그들은 북쪽 체제가 파견한 여성 척후병 역할을 잘 해냈다. 이 모든 것은 처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므로 우리에게는 충격도 아니고 실망도 느끼지 않는다.그들이 벌이는 이 가장행열의 레퍼토리에는 우리도 충분히 적응되었으므로 실소나 한번 하고 나면 그뿐이다.그러나 그들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키높이가 비슷한 동반자로 성숙시켜 통일을 도모하려는우리의 뜻에는,이런 일의 반복은 도움이 안된다.그들이 「적의 심장에 비수 한개를 꽂고 돌아 왔다」고 의기양양해하며 더욱더욱 문단속에 골몰한다면 우리의 뜻은 뒷걸음질치는 결과 밖에 안될 것이다. 그렇게라도 「만난 것이 소득」이라고 대견해하는 주최측의 자긍에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지만,그들에게 반성할 일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북이 기회있을 때마다 드러내는,그 변함없는 「막무가내」를 그렇게 허랑허랑하게 받아주는 것에 대해서 이제는 반성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수십년동안 「생떼쓰기」를 조금도 멈추지 않아온 그들은 「여성」을 「파견」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방법을 썼다.그런 그들에게 말끝마다 박수를 쳐주고 통일가장행열에 같이 늘어서서 「댕기매기」니 통일노래부르기 따위를 호들갑스럽게 함께하는 일은 그들의 환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담담하고 어른스럽게,적어도 진실이 스며들 수 있는 분위기를 위해서 만이라도 사려깊은 대응을 했다면 좀더 성과가 있었을 것이다.
  • 격발성 범죄 큰일이다(사설)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그저 아연해질 따름이다.한 술취한 20대 젊은이가 『돈없는 촌놈이라 무시하여』 나이트클럽 입구에서 입장을 거절한데 앙심을 품고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질렀다.이로 인해 순식간에 유독가스 불길이 번지면서 40명 가까운 사상자를 냈다.일순의 광기가 몰고온 엄청난 비극이다. 이런 사건이 날 때면 으레 방화시설 미비등이 지적된다.이번 사건 역시 그렇다.특히 이번의 경우 폭이 좁은 외길 출구로 한꺼번에 1백50여명이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을 이루었던 듯하다.북새통에 정전이 되어버린 것도 더욱 더 혼란을 가중시키고 피해자를 많이 내게 한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거나 사건은 술 취한 젊은이의 격발성 심리상태로 해서 일어났다.그는 『괴롭다.술을 더 달라』고 했다고 한다.영농후계자라는 그에게는 어떤 고민거리가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종업원과 티격태격하는 사이 주기를 탄 고민이 가세하면서 발악으로 폭발했던 듯하다.하지만 그렇게 무지막지한 방법으로 폭발시켜야 했던 것일까. 근년들어 욱하는 성질이 저지르는 범죄행위를 적잖이 보아온다.노인에게 담뱃불을 달라 했다가 꾸중을 하자 노인을 죽인다.포장마차 집에서 술 마시던 타인끼리 노려본다는 시비가 발단이 되어 살인을 한다.젊은 여자에게 차 한잔 하자고 치근대는 것을 거절했다 하여 찔러 죽인다.부모를 죽이고 자식을 죽이는 일도 그와 같은 사소한 일에서 출발되는 경우가 많다.참지를 못하는 것이다. 이번 방화사건의 경우는 그렇게 즉발적인 것은 아니었다.휘발유를 사가지고 오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참는 시간이 조금 길었다는 것뿐 격발성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생각하자면 즉발적인 반응보다도 더욱 더 질이 나쁜 범죄행위였다고 할 수도 있다. 한 검찰 관계자가 보호관찰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이 있다.그에 의할 때 우리나라 청소년 범죄는 욱하는 성질로 해서 많이 저질러진다는 것이었다.그가 조사·분석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그 성질을 못이겨 범행을 저질렀고 그 성질 때문에 한번 이상 실수를 한 경우는 87.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살인의 경우 72.5%가 술이 취한 상태였다는 것도 주목된다.이번의 경우도 그와 같은 유형의 범죄행위였다고 하겠다. 가정이고 학교고 사회고 할것 없이 덕성교육이 퇴화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심성은 많이 황폐해져 있다.물질주의에 경도돼 있는 환경의 여건은 그런 심성에 부채질을 한다.그 심성은 자신을 위하는 일에 관대하고 남을 위하는 일에 인색해진다.무엇보다도 오늘의 세대는 극기와 인내의 덕목을 잊고 말았다.그래서 어느 경우 어느 계제를 가릴것 없이 동물적인 포악성을 드러낸다.격발성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여기 연유한다. 이렇게 무서운 사회병이를 다스리는 길은 막연하지만 덕성교육으로 심성을 순화시키는 길 밖에는 없다.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하는 사회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오늘의 우리는 물질적 풍요보다도 인간회복에의 길을 더 높은 차원에서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심각성을 안고있다.
  • 필리핀 공항의 한국인 추방(사설)

    필리핀에 입국하려던 한국인 7명이 입국수속도중 뚜렷한 이유없이 폭행당하고 억류당했다가 강제추방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필리핀은 동남아에서 가장 오랜 우방의 하나다.인적교류도 활발하고 화목했으며 우호관계도 돈독했던 나라다.사건의 진상이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그런 필리핀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사실 자체를 우선 주목하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된 내용으로는 한국에 불법 취업 목적으로 입국하려다 강제출국당한 필리핀인의 행패가 사건의 발단이다.서울에서 쫓겨간 분풀이를 마닐라공항의 한국인들에게 한 것이며 그것이 발단이 되어 영문을 모르는 7명의 한국인들이 억류당하고 추방당하는 수모와 피해를 입은 사건인 것이다.우리는 한 나라의 국제공항에서 그 나라를 합법적으로 입국하려는 선의의 외국인들을 상대로 어떻게 그런 국제적 상식을 무시하는 야만적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지 우선 어처구니가 없다. 사건을 일으킨 필리핀인은 한국에서 이유없이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보도되었다.폭행을 당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당한 폭행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다른 무고한 사람들에게 보복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황차 그는 한국에서 불법으로 일자리를 구하다가 주민들의 신고로 강제귀국조치된 자로 밝혀졌다.말하자면 적반하장인 것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마닐라 출입국관리소 관리들이다.폭행당하며 도와달라는 외국인을 보호해 주기는 커녕 구경만 했으며 여권을 빼앗고 억류했다가 합당한 이유의 설명도 없이 강제출국시켰다는 것이다.게다가 출입국관리소책임자는 한국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필리핀인들을 못살게 군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옷을 벗는 한이 있어도 한국인들을 혼내주려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한마디로 마닐라공항은 무법천지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우리는 이 사건이 우발적인 것이며 필리핀정부나 다른 많은 선의의 필리핀인들과는 상관이 없는 특정인의 몰지각한 행동의 결과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최근들어 필리핀을 비롯,동남아로부터 불법취업 돈벌이를 위해 한국에 오는 사람들이의외로 많으며 우리 정부당국이 그들을 단속하고 발각되면 강제출국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쫓겨가는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그렇다고 돌아가서 합법적으로 그들 나라에 입국하는 한국인을 적대시하고 관리들이 그것을 방조하는 사태가 용납되어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다. 우리 국내에는 필리핀인만도 불법취업자가 2천5백명이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금년들어서만도 1백여명이 강제출국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한·비 양국정부는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필리핀정부는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계자 엄벌은 물론 사건의 원인을 제공하는 불법취업출국자 단속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우리 정부는 한국인이 불법출국 당한다는 보고를 받고도 현지영사관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해외에서의 자국민보호에 좀더 철저해야 할 것이다.외국인불법입국자나 취업자 처리에도 불필요하게 나쁜 감정을 갖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원려가 있어야 할줄 안다.
  • 외언내언

    판문점에서 만나는 남북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노련한 프로와 순진한 아마추어의 대좌라는 느낌을 받게된다.나이도 많은 차이가 나지만 대화를 이끌어가는 자세나 내용에서도 격차를 느끼게 된다.지난 8월12일 북한지역방문 취재를 준비중이던 서울지역 대학신문기자 대표들과 북한 조선학생위원회 대표들과의 만남에서 「양과 이리의 마주침」같은 섬뜩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는데 최근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지난 24일 판문점에서 마주앉은 건국대와 김일성대간의 남북대학생 접촉이 그것.두 대학의 남북지역학술답사교환을 위한 학생들간의 모임인데도 북측은 처음부터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남쪽 학생들은 북측의 장단에 맞춰 춤이나 추는 허수아비 노릇을 하고 말았다.◆북측은 처음부터 의제와는 상관없는 엉뚱한 제의부터 들고 나왔다.「3자개입 없는 자주적 교류」「조국통일에 이바지하려는 통일교류」「사회적·법률적 제한이 없는 자유교류」등 3대원칙이 그것인데 겉으로는 그럴싸 해보이지만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에 따른 대남정치구호.그런데도 남쪽 학생들은 자제심을 잃은 탓인지 이를 받아들였다.◆다음은 더 가관이다.전대협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 자리는 조선학생위원회와 전대협의 지도아래 성사된 것』이라는 주장에 『그렇다』고 대답했고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범청학련결성에도 동의했다.「콜레라예방접종 증명서지참」을 쾌히 승낙하는가 하면 북측이 건네준 합의문을 그대로 읽는 바람에 「북반부」「남반부」등의 북한용어를 남발하는 어처구니없는 추태까지 보였다.이쯤되면 학생들간의 만남이 아니라 치기어린 코미디일 수밖에 없다.◆남쪽 학생들은 글자 그대로 학생이지만 북쪽학생들은 「학생」의 가면을 쓴 「통일일꾼」들.학생과 교활한 통일일꾼이 만나 무슨 대화가 되겠는가.남쪽 학생들의 무분별한 방북열기도 문제이지만 방북절차를 협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해도 이런 꼴을 보아야만 하는 우리의 마음은 그저 민망스러울 뿐이다.
  • 또 하나의 불행한 사건(사설)

    유탄이,빛나는 한 젊은 목숨을 앗아갔다.어처구니가 없고 분통이 터진다.다른 사람도 아니고 민생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쏜 총구에서 튀어나온 탄환이 장래가 촉망되는 너무도 우수한 젊은 가장을 쓰러뜨렸다.어떻게 이럴수가 있는지 기가 막힌다. 이럴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함부로 총을 쏘아서 이런 무고한 죽음을 부른 경찰에게 책임 추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차적인 반응일 것이다.그러나 정말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은 시위학생들이다.언제까지 파출소에 대고 화염병을 던질 것인가.올해들어 벌써 1백13차례나 파출소가 피습을 당했다.어느 파출소는 학생들에 쫓겨 순경들이 다 달아나는 바람에 기물을 부수고 문서를 탈취당해,한때 그걸 가지고 불법을 저지르고 연행된 학생의 석방을 놓고 흥정까지 벌였었다.9번이나 습격을 당한 파출소도 있다.시위학생들의 이런 과격한 시위에서 파출소를 지키지 못한 책임을 물어 소장이 직위해제된 곳도 적지 않다. 사건이 일어났던 17일밤에는 야간시위가 있었다.대여섯명밖에 안되는 경찰이 지키고 있는 파출소에 수백명의 이성잃은 운둥권이 덤벼들며 불꽃이 튀는 화염병을 던져대고,각목이며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접근해온다면,파출소 「사수」의 각오를 경찰은 할수밖에 없다. 시위학생이 적어 극한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시위운동권측의 주장이지만 그들이 지금도 농성을 펴고 있는 현장에 있는 화염병만 보아도 그날의 현장이 「극심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말은 하기 어렵다.공권력을 향해 화염병같은 폭발물을 수십배이상의 「병력」으로 공격한다는 것은 어떤 무기로라도 방어해야 할 일이다.몇사람의 경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함만이 아니다.「공권」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의 총기 다루는 능력이 미숙해서 까딱하면 이번처럼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킬수도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그런 현실을 뻔히 알면서 한밤중에 화염병포화를 퍼부어 우수하고 소중한 젊은이를 희생되게 한 것은,운동권의 반성을 불러야할 일이다.시민의 안녕을 짓밟아 가면서라도 탈취할 명분과 가치를 운동권 학생들이 지니고 있다고 보아줄 사람들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불법과격시위는 하는 쪽이 잘못이지 막는쪽이 손을 들 일은 아니다.나라가 망하지 않는바에야 그런 결과는 있을수가 없다. 그런데도 희생된 사람의 영안실을 볼모잡고 화염병시위의 연장을 획책하고 있는 것은 본말이 뒤집힌 짓이다. 유가족과 시민에게 사과하고 물러갈 사람들이 바로 그밤의 시위당사자들이다. 경찰의 서투른 진압에 대해서는 별도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이 충격스런 사태가 시민을 자극하고 냉정성을 잃게 해서도 안된다. 이 불행한 일의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애석한 마음을 금할수가 없다.
  • 「한국 왜곡」 교과서의 시정(사설)

    외국의 자라는 세대가 배우는 교과서에서 한국을 잘못 소개하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우리를 걱정스럽게 해왔다.바야흐로 국제화시대를 맞은 세계는 정보전의 치열한 와중에 있다.그런 시대에 살면서,애당초 입력이 잘못된 「한국관」을 지닌 외국 젊은이들이 만들어 진다는 것은 매우 불리하고 불합리한 일이다. 그동안 조사된 것에 의하면 외국교과서가 한국에 관해 왜곡서술한 정도는 좀 심각한 느낌을 주었다.남한의 수도가 평양이라고 기술된 교과서도 있고 언어가 중국어라느니 국민소득이 2백달러라는 식의 서술도 적지않았다.우리와 외교관계가 소원한 나라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동남아 이웃은 물론 혈맹의 우방이라는 미국에조차 어처구니없게 기술된 교과서로 한국을 가르치는 곳이 많았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몇년동안 정부주도아래 상당한 노력이 기울어 졌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그 구체적인 첫 결실로,멕시코가 최근에 그나라의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한국관계부문을 바로잡겠다는 통보를 정식으로 해왔다고 한다.대단히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성과는 우리측의 적극적인 자세가 거둔 결과라고 할수 있다.양국의 학자가 참여한 역사교과서 관련 세미나에서 활발히 토론을 거친 결과 「시정」의 의지가 굳어졌고 마침내 공식태도를 표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기왕의 멕시코 교과서에서는 한국의 역사를 중국·일본의 식민지역사로 기술한 부분도 있었고 중국어를 쓰는 나라라느니,북한이 정의로운 나라라는 표현도 있었다고 한다.서울의 인구를 아직도 4백만정도로 표현한 멕시코측이 그 내용들을 바로잡겠다고 통보해 왔으므로 우리측에서는 우리교과서에서의 멕시코관련 부분에도 잘못되거나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최신 자료를 받아들여 보완하고 시정을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서로가 노력을 기울이면 함께 이로운 결과를 거두게 마련이다.진실이나 옳은일,바른 지식을 전달하지 못한 책임은 상대방에게도 있지만 손해를 보는 당사자가 나서서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남들이 대신 해주지는 않는다.한국소개를 의외로 왜곡해서 저술해온 미국교과서의 저자들이 스스로 유감스러워하며 고백한 바에 의하면 대부분이 일인이 쓴 역사책을 인용하여 기술해 왔다고 한다.이런 결과가 우리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영향을 입혀온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우리가 적극적인 노력을 게을리 한 결과라는 것을 드러내 준다.남들의 무성의나 무심함을 노여워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시정하는 노력이 있고 나서 별로 오래지 않아 공식적인 태도변화를 표명해온 나라가 있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다.더욱 서둘러서 모든 나라들의 교과서에서 「잘못 알려진 한국」이 지워지고 제대로 기술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를 당부한다.
  • 운동권 젊은이들에게(사설)

    거대한 사회주의왕국이 무너져내리고 있다.그 강대했던 규모로 미루어 장엄한 역사의 드라마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실은 허망하고 혼돈스럽고 무기력할 뿐이다.이런 와중에서도 우리의 철없는 학생운동권에서는 아직도 환상적 이념에서 못깨어난 증상을 보이고 있어 딱하고 한심하다. 아직도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소련에서 3일천하로 끝난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운동권학생들이 재빨리 내달아 보여준 반응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었는지를 우리는 기억한다.고르바초프가 추진해온 개혁정책은 사회주의 원칙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군부가 더나은 사회주의건설을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말했던 것이다.결과가 아무리 긍정적 성과를 거뒀더라도 「군부 쿠데타」만은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데서 출발한 것이 학생운동권의 「정의의 근원」이다.그런 그들의 목소리로 군부쿠데타를 서슴지않고 정당화시키는 모순을 드러냈다. 이제는 쿠데타도 실패로 돌아갔다.민중의 결집된 힘이 저지한 것이다.우리의 운동권이 신앙으로 삼는 민중과 똑같은 사회주의종주국의 압도적인 세력인 민중이 쿠데타를 저지했다.그런데 이 사태를 놓고 운동권에서는 『…소련 국민들은 새로운 노동자당을 건설,사회주의 혁명을 계속해야 한다』는 처방을 제시하기도 한다.이건 코미디에 가까운 잠꼬대다.소련의 노동자들은 지금 사회주의를 포기하도록 외치며 레닌을 끌어내리고 제정러시아 시절의 삼색기를 휘두르고 있는 중이다. 이미 해체되어버린,그런「소련공산당원들」에게 『…민중을 사회주의사상으로 무장시켜 사회주의의 미래를 밝히라』는 충고도 하고 있다.이 거꾸로 달리는 환상의 젊은이들은 연일 이어지는 지각변동의 굉음같은 소련사태를 놓고 『사태에 대한 정세판단과 장황분석에 필요한 정보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공식입장의 표명이 늦어지고 있다』는 변명도 하고 있다.카메라가 한때의 「철의 장막」이었던 크렘린 의사당에까지 직접 들어가 쏘아대는 뉴스들이 발밑에 나뒹구는데 「정보부족」이란,농담도 못될 이야기다.소련사태가 사회주의 발전과정에서 겪는 내부진통이라고 규정하고 애써 위로를 받고싶어하는 태도도 있다.이것은 신기루를 본,사막의 여행자같은 짓이다. 기둥뿌리까지 썩어 뽑혀진 이념의 폐가에서 망령들과의 씨름놀이에 지쳐있는 운동권 젊은이들이 우리는 애석하고 가슴아프다.그 조종세력에게 끓어오르는 분노도 느낀다. 이제 그만 깨어나라.향정신성 약물중독자같은 상황에서 이제는 그만 깨어나야 한다.깨어만 난다면 지혜롭고 능력있는 한국젊은이의 면모로 거듭날 수 있다.소련 동구권이 더더욱 필요로 하는 유능한 젊은이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 인재들이다.그들이 건강을 되찾게하기 위해 사회가 따뜻하고 애정깊은 손을 뻗어주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지금이야말로 운동권이 일대 변신을 꾀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제발 기회를 잃지 말도록 하라.
  • 소 쿠데타 실패와 그 이후(사설)

    역시 역사의 대세는 거스를수가 없는 것이었다.삼일천하로 끝나고만 소련의 공산보수파 쿠데타시도는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그것은 반력사적 봉기였으며 그 실패야말로 역사의 순리를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온 세계를 풍미하며 도도히 흐르는 공산주의 독재의 몰락과 민주개혁및 개방의 역사적 물결은 온갖 도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제갈길을 가고 있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우울한 한반도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대와 희망과 용기를 갖게된다. 쿠데타를 주도한 소련공산주의 보수강경파가 내세운 명분은 경제적 파탄과 연방붕괴의 저지였다.그러나 그것은 길게보면 고르바초프 개혁의 산물만인 것은 아니다.따지고 보면 그것은 소련 공산주의 70년의 과오와 그것이 낳은 온갖 비리와 부조리의 복합적 산물이며 그것이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개방으로 일시에 노출된 결과일 뿐인 것이다.그리고 그것은 혼돈과 좌절속에서도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에 따라 느리긴 하지만 시정과 개선의 방향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70년의적폐가 아무런 갈등없이 하루아침에 질서있게 시정되고 개선될 수는 없는 것이었다.참고 기다리며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순리요,도리였으며 역사의 요구였을 것이다. ○반역사적봉기의 실패 쿠데타주도의 보수파도 그 점을 몰랐을 리는 없다.그러나 그들은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오랜 공산독재의 사고로 굳어진 그들의 눈엔 민주개혁의 진통이 혼돈과 국가붕괴의 위기로만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그런 그들을 자극하고 부추긴 보다 큰 숨겨진 동기는 기득권의 상실에 대한 불안심리였을 것이다.공산당의 분열·약화·지리멸렬에 그들은 절망하고 분노했으며 마침내 최후수단의 무력봉기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이 분명하다.그것은 역사에의 저항이었으며 그래서 실패한 것이다.그들의 시도는 단기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역사의 흐름을 거역하고 있었을 뿐아니라 새로운 비전도 계획도 없는 충동적인 것이었으며 오늘의 소련이 안고있는 문제는 오직 민주개혁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련의 보수파 쿠데타와 고르바초프의 실각에 세계가 경악하고 분노하며 좌절감을 느꼈던 것은 그것이 반역사적인 것이었을 뿐 아니라 소련과 세계의 역사를 되돌려 놓지는 못하더라도 그것을 크게 후퇴시킬 수는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단기간일망정 성공했더라면 그들의 계속적인 개혁추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보다 심각한 혼돈은 불가피 했을 것이며 그것이 세계에 미칠 충격 또한 심각한 것이었을 것이다.소련은 물론 세계의 혼돈,그리고 냉전의 부활을 예고하는 것이었으며 세계적인 화해와 공존시대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쿠데타의 삼일천하 실패에 세계가 이토록 안도하고 환영을 보이는 것도 결국은 그 때문이 아닌가 한다. ○민주시민들의 용기 이번 소련의 쿠데타실패소동을 보면서 특별히 인상적이고 감명적인 것은 옐친을 비롯한 민주개혁파 지도자들과 자유민주화 경험이 6년밖에 안되는 소련의 민주시민들이 보여준 용감한 저항정신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단호한 대응이었으며 우리는 거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자유민주주의의 보람찬 가치를 깨닫고 신봉하게 된 민주시민의 용기있고 질서있는 대응을 우리는 보았다.구심점이 된 옐친의 용기도 돋보이지만 그를 뒷받침한 그 많은 무명민주시민의 봉기에서 우리는 소련민주개혁의 전도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부시대통령과 콜총리등 서방세계의 신속하고도 단호한 대응 또한 훌륭한 것이었으며 오늘의 세계가 하나이며 지구촌적 운명공동체임을 보여준 또 하나의 역사적 교훈을 남긴 것으로 평가할만한 것이었다. 아무튼 역사는 다시 순리로 돌아갔으며 방향을 바로 잡았다.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여전히 전도험란한 역사의 시작인 것이다.소련은 물론 세계를 위해서도 전화위복의 역사적인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이 승리를 확고히 정착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선 소련국민의 보다 큰 인내와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이번 사태가 응분의 지원을 하지못한 결과라는 비판도 받고 있는 세계도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을 것이다.이번 사태는 소련의 실패가 몰아올 수 있는 불길한 결과를 온 세계가 음미할 수 있게 해준 훌륭한 계기이기도 한 셈이다. ○대세에 북도 순응해야 이제 다시 또 우리는 한반도의 우울한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역사의 흐름을 완강히 거역하고 있는 북한을 생각하게 된다.보수쿠데타로 북한은 크게 고무받는 듯 했다.외부사건은 언제나 늦게 해설을 달아 국민에게 알리던 그들도 이번에는 이례적인 신속성을 보였다.어처구니 없는 콜레라핑계로 월말 평양개최예정의 남북고위급회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솔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소련의 반역사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북한이 어떤 변화를 보였을까 생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걸프사태에서 고무와 좌절을 동시에 경험했던 것처럼 소련의 쿠데타소동에서도 북한은 같은 것을 느꼈으리라 믿는다.역사의 방향은 뚜렷하다.언젠가 결국은 따라야할 이 역사의 대세에 북한은 하루속히 순응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소련사태는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 물가에 만심하지 말라(사설)

    정부가 물가에 지나치게 만심하고 있는 것같다.최근 일련의 경제시책에서 보면 그같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지수상으로는 7월까지 소비자물가가 7% 올랐고 이같은 추세라면 연말물가억제목표 9.5% 달성은 무난하리라는 것이 물가당국의 판단인 것같다. 연초에는 불과 한달사이에 1∼2%씩 폭등했던 물가가 6,7월에는 0.4∼0.5%로 안정된 상태를 나타낸데다 물가를 선도하던 부동산값도 잡혀가고 있으니 그런 판단이 나올 법도 하다.그러나 8월들어 계절탓이라고는 하나 농산물값이 크게 올랐고 보험료에 이어 고속도로통행료·전기·휘발유값·학교수업료가 조만간 인상될 예정으로 있다.맥주·철근 등 공산품가격도 들먹거리고 있다. 여기에 추석과 연말물가가 기다리고 있고 내년의 각종 선거에 앞선 물가분위기해이가 적지않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앞으로 인상될 품목중 어떤 것은 사회간접자본확충을 명분으로,또 어떤 것은 현실화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들리는 바로는 그러고도 정부는 올해 물가억제 선 유지에 나름대로의 자신을 갖고 있고 특히 어떤품목의 경우는 물가지수영향이 미미하다고 해서 인상을 허용한다는 것이다.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이유를 댄다면 안 오를 품목이 어디에 있겠는가.또 물가에 자신 있다고 치자.올해 물가억제수준이 만족할만한 것인지는 모르되 물가가 어찌 한햇동안만의 일이 되어야 하는가 묻고 싶다. 더구나 지수의 안정만을 물가안정의 모두인양 생각하고 있는 발상자체가 어처구니 없다.기본적으로 물가는 한햇동안의 경제목표가 돼서는 안된다.적어도 수년동안의 목표여야 한다.지금까지 연말 대비 물가만을 의식해온 탓에 나타난 부작용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을 물가당국자는 더 잘 알 것이다.목표지수에만 급급하다보니 물가폭등기에는 억지로 눌러 안정시키고 조금만 물가가 안정된다 싶으면 그동안에 안 올랐던 것을 무더기로,그것도 큰 폭으로 인상해온 것이 과거의 전통적 물가정책이다. 그같은 정책집행이 낳은 것은 무엇인가.목표에 근접하는 지수물가는 잡혔지만 장바구니물가,물가심리는 이미 지수물가를 몇배 뛰어넘게되고 물가통계 자체를 불신케 하는 결과만 초래해 왔다고 본다. 이런 것들이 수년,수십년 되풀이 되어왔고 최근의 물가당국의 자세에서도 엿보이고 있다.국민들이 물가를 안정시켜달라고 하는 것은 일시적인 안정이나 지수의 안정이 아니라 장기적인 것,실질적인 물가심리를 잡아 달라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정부가 7월까지의 물가수준에 자만하고 있다면 이만저만한 오산이 아니다. 특성상 물가는 오를 때 잡으려 하면 안정기때의 물가안정노력보다 훨씬 크고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오를 때에만 온통 벌집쑤셔놓듯 각종 대책을 서둘러 내놓지 말고 물가가 안정된 시점,부작용이 가장 적은 시점에서 물가를 지켜봐야 한다.목초는 햇볕들 때 말려야 한다고 했지 않은가.
  • 망국적인 지역이기주의(사설)

    우리는 지금 아주 난처한 병에 걸렸다.지역이기주의 증후군에 걸려 이성적사고가 마비되어 버렸기 때문에 스스로 신진대사를 못시키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매립장도 「우리동네는 안된다」,핵발전소도 「우리동네 가까이는 안된다」,이미 착공된 화장장도 「우리동네 근처라면 못짓게 하겠다」,하다못해 오갈데 없는 노인들을 모실 양로원조차도 「우리근처는 오지말라」는 식이다.미화원들이 잠깐씩 휴식할수 있는 휴게실조차도 「우리집 근처에는 허락못한다」로 극렬한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기분이 나쁘다고 조금 불평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막무가내로 시위를 벌여 마침내 물리적으로라도 공사를 막아버리고 만다. 이런 증후는 실제로 생활하는데 불편이나 지장이 있기 때문인 경우보다 『집값이 떨어진다』는 경제적 불이익을 예상하여 더욱 극성스럽게 집착하는 듯하다. 전기를 사용하는 일에는 탐욕스러울만큼 양보가 없으면서 그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자기지역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쓰레기를 치워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여 불평하면서 매립장은 못짓게 하는 이 모순스런 이기주의가 날로 극성스러워져서 시·도마다 2∼3건씩의 공공사업과 시설을 시공치 못한채 일손을 멈추고 있는 것이다. 때론 신생예가 태어났을 때,배설기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있다.그런 아기는 호흡기관이나 음식물의 흡수기관에 이상이 있는 아기보다 더 심각한 위험을 겪는다.응급으로 처리해주지 못하면 생명을 잃는다.우리의 당면한 어리석음은 흡사 배설기관을 거부하는 것과같은 짓을 하고 있다. 인체의 기능에도 머리있을 곳에 머리가,지체있을 곳에 지체가,그리고 숨쉬고 배설할 기관들이 위치할 곳이 다 각각 정해져 있다.그 모두가 어느것 하나라도 없으면 대사작용을 못한다.인체가 꼭 필요한 기관을 먼곳으로 떠밀어 버리려고만 한다면 생명이 존속될수가 없다.우리사회도 전체가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는 유기적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객관적으로 검토하여 적지가 선정되었으면 그자리에 마련해야 다함께 살아남는다. 「집값」이라는 눈앞의 욕심때문에 전체의 생명구조가 마비되어 버리게 한다는 것은 손톱밑의 가시때문에 염통에 벌레드는 것을 모르는 결과가 되고 만다. 국민의 생각이 이렇게 되어간 것은 황금만능사조가 낳은 어처구니없는 현상이기도 하지만,다른 한편으로는 공공력에 대한 불신때문이기도 하다.시민을 사회시설의 피해나 불이익에서 최대한 보호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못해왔기 때문에 항상 「당한 사람만 어리석다」는 박탈감을 심어왔다. 끝까지 국민을 보호할 책임에서 손을 떼지 않는 정부에 대한 신념만 있다면 이렇게까지 악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지방자치제로 지역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태어난 지역구의원들로서는 주민의 욕구를 묵살할수 없는 일이어서 앞으로의 양상은 더욱 나빠져갈 것같다.수습할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기전에 냉철하고 이성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무모한 통일소동 이제 그만…(사설)

    범민련이란 재야단체와 전대협이란 학생단체가 오는 12일부터 서울에서 이른바 「범민주대회」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공안당국은 이를 불법대회로 규정,원천봉쇄할 계획으로 있어 또 한차례의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우리는 앞으로의 사태진전을 불안한 심경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지만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이 사실상 확정된 이때 범민련과 전대협이 왜 이런 무모한 소동을 일으키는지 답답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범민족대회는 북한이 남쪽의 일부재야인사들과 학생들을 부추겨 「남조선해방」을 위한 혁명역량을 축적하고 민간주도의 통일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대남전략의 일환이다.북한은 「임수경·문익환위문단」을 남쪽에 보내겠다고 끈질기게 떼를 쓰고 있는가 하면 전대협은 한 여학생을 평양에 몰래 보내 화답(?)했는데 이런 일들은 우리사회에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하고 혼란을 야기시켜 보겠다는 저의에서 나온 것들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제의한 범민족대회의 행사계획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국토를 종단하는 통일대행진」과 「민족대토론회」등을 남북정부의 보장아래 공동으로 주최하는 문제와 이산가족의 재회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었다.그런데도 이를 거부하고 범민족대회만 고집하는 북한의 장단에 춤을 추고 있는 범민련과 전대협은 역사의 흐름을 거역하고 통일을 저해하는 반역사적 반민족적 집단으로 볼 수 밖에 없다.이들이 진정으로 통일을 원한다면 우리 정부의 전향적인 제의를 북한이 수용하도록 촉구하고 이를 위해 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남북 양쪽 정부의 보장없이 남북공동의 행사가 이루어지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범민족대회 서울행사를 위해 광분하고 있는 범민련과 전대협은 우리사회의 소수극렬집단에 불과하다.김일성주체사상을 신봉하고 폭력시위를 주도해온 이들 단체는 지난 6월사태이후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으며 지금은 파멸직전의 벼랑에 서있다.따라서 범민족대회 서울행사도 성사에 뜻이 있다기 보다 행사추진을 통한 전열정비와 올하반기 반정부투쟁의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안간힘으로 분석되고 있다.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망상이 아닐 수 없다.이들은 걸핏하면 국민을 앞세우고 통일을 부르짖는다.누구를 위한 국민이며 누구를 위한 통일인가.대다수 국민이 외면하고 있는데도 국민을 앞세우는 것은 자기기만이며 북한의 대남전략에 따라 통일을 부르짖는 것은 민족을 기만하는 일이다.우리가 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단 한가지 충고가 있다면 그것은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라」는것 뿐이다.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일정책은 모두가 잘못이고 북한의 통일전선은 모두가 옳다는 식의 시대착오적인 허황된 꿈에 사로잡혀 있는한 우리사회는 이들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범민족대회 서울행사를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어처구니없는 통일소동으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면 그 죄과는 그들에게 돌아갈 뿐이다.무엇이 통일을 위한 길이며 민족의 앞날을 위한 길인가를 냉철하게 직시하기 바란다.
  • 무모하고 부주의하고…(사설)

    우리는 왜 이렇게 무모하고 부주의하고 실없어지는지 모르겠다. 전철역 구내에서 낚싯대로 고압선을 건드려 스스로 화상을 크게 입고 퇴근길 열차를 40분동안 불통하게 한 사고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20대의 성인 청년 두사람이 「장난치다」가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다.멀쩡한 사람들이 이런 무모한 「장난」을 어떻게 칠수가 있는가. 도대체가 우리사회에서는 「장난질」이 망국증세로 보일만큼 심해져 있다.최근에 우리는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129 응급환자 정보센터」라는 기구를 발족시켰다.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위급한 상황을 당했을때 결정적인 구급의 역할을 하도록 기대를 모으며 출발한 이 정보센터가 운영된지 한달의 결산을 한 결과 신고전화의 84%가 장난전화였음이 드러났다고 한다.이쯤되면 「장난」의 정도가 「살인게임」에 이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시작단계여서 무선시설·수송장비·인력이 다 갖춰져 있지 않기때문에 절박하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미처 소화시키기 어려울 지경인데 장난질까지 해서구급인력을 교란하고 방해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일이다. 악의적이라고 밖에 볼수없는 이런 「장난질」다음으로 우리사회를 피폐하게 하는 일은 「부주의」다.도심의 대로에서 백주에 간판따위 공사를 하면서도 아무런 방비가 없이 하기가 일쑤고 아파트에 사는 주부가 가스불을 켜놓은채 곰국을 끓이는 상태로 문을 잠그고 외출을 하기도 한다.공중이 쓰는 목욕탕 화장실 공원 기구들은 성한 것이 없다.손잡이 꼭지가 다 망가져서 사용불능 상태다. 시민의 이런 부주의와 무모함에 대해서 행정기관이나 감독체계가 매우 불성실한 것도 우리의 고질이다.낚싯대로 「장난질」을 칠수 있을 높이에 고압선이 있으면 적어도 2·3중의 보완장치가 있어야 한다.그러고도 주의표지가 주변에 성가실만큼 붙어 있어야 한다.그러나 우리사회에는 그런 표지를 생략하는 것에 매우 「대범」하다.매사를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가뜩이나 무모한 사람들에게 주의의 기회는 별로 주어지지 않는다.이런 성질들이 복합되어 고속도로 위에서 무모한 속도경쟁이 벌어지고추월장난이 자행되다가 대형사고를 부른다.피서철이 한창인 여름을 맞아 걱정스런 일이 많다. 이런 일에는 개인의 양식에만 의존하는 것보다는 주의표지나 벌과금 통고로 주의환기를 철저히 하는 일도 필요하다.교육도 되고 경고도 되기 때문이다.걸핏하면 「환불소동」이 잦은 일에도 대비하여 책임의 한계와 분계선을 분명히 하는 일도 중요하다.점점 더 무모하고 무신경하고 악의적이게 되어가는 우리의 심성을 바로잡을수 있는 길을 본격적으로 연구해야만 할때도 된것같다.당장 다가온 피서철에 또 얼마나 충격스런 일이 일어날지 미리부터 걱정스럽다.
  • 외언내언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깃발을 쓰레기통에 넣어버린 소련에서 「동무」(타바리쉬)라는 공식적인 호칭마저 사라져 색다른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모스크바에서 전해온 보도에 따르면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은 70여년이 넘도록 소련지도자들이 공식적으로 사용해오던 「친애하는 동무들」을 버리고 「친애하는 동포들」이란 새로운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 호칭이 다른 정치지도자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때문에 소련주민들은 서로가 어떻게 부를지 몰라 약간의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주민들끼리 「동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동포」라고 부를 수는 없을테니까.◆소련에서 「동무」가 공식호칭으로 등장한 것은 1917년10월 볼셰비키혁명직후.같은해 2월 멘셰비키혁명때 「공민」(남성­그라즈다닌·여성­그라즈단카)을 공식적인 호칭으로 통일했으나 이 호칭에는 남녀구별이 있어 남녀구별이 없는 「동무」로 바뀌었고 이것이 전세계의 공산주의국가로 파급됐다.◆소련이 「동무」를 공식호칭으로 정한데에는 그 나름의 정치적인 이유가 있었기때문.만민평등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사회계층간의 계급의식이나 가족간의 윤리의식을 타파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른 것.그러나 공산주의가 참담한 실패로 끝나면서 「동무」라는 호칭마저 사라진 것이다.◆북한에서는 이 호칭이 언제쯤이나 제자지를 찾을 수 있을까.「아버지 동무」「할머니동무」같은 어처구니 없는 넌센스가 지금은 없어졌겠지만 친근하면서도 아름다운 말뜻을 지닌 「동무」가 공산주의개념의 정치적인 호칭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또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북쪽에서 「동무」를 공식호칭으로 쓰는 탓에 우리사회에서 이 말이 사라져 버린 것.국어사전에는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이 말을 쓰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대신 「친구」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한자용어인 친구보다는 순수한 우리말인 「동무」가 훨씬 정답고 맛도 있다.북쪽에서야 어떻게 쓰든 이 말을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외언내언

    『정의의 나라가 전쟁에서 언제나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우리는 힘이 모자라 전쟁에서 진 것이다.그러나 조국은 불멸이다.절망하지 말고 근면하라』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의 총리 도조 히데키(동조영기)가 남긴 유서내용이다.일제가 정의의 나라였음을 강변하고 있다.반성의 기색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일본에는 그를 증오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보다 존경하는 사람이 많다.특히 우익이라는 사람들의 경우 그런 경향이 심한 것을 본다.크레송총리의 일본비판이 화제가 되고 있는 프랑스의 르 피가로신문에 등장한 일본교수들의 발언도 그러한 우익성 망언의 하나,무시해 버릴 수도 있으나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다.◆일본인,특히 우익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같아 염려스럽다.『일본은 독일과는 달리 세계정복이나 인민학살을 구상한 일이 없다.일본군은 군사목표만 공격했으나 미군은 민간인을 폭격했다.한일합방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합쳐 「그레이트 브리튼」(영국)이 된 것과 같은 방식이다』일본인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사학자 와타나베 시오시의 주장이다.◆도쿄 교린대의 다쿠보 다다에란 교수는 또 이렇게 말한다.『일본이 군국주의적이고 침략적인 민족주의로 돌아서려면 다음 3가지 조건이 모두 맞아야 한다.구미보호무역주의가 일본경제의 번영을 깨고 지진이 일어나며 한국인이 쳐들어오는 경우가 그것이다』◆이들 조건이 조성되면 일본은 또 한차례 전쟁을 일으킬 것이란 소리가 아닌가.한국인이 쳐들어갈리는 없으나 2개의 조건은 쉽게 갖추어질 가능성이 있다.이 기사가 실린 15일자 서울신문의 외신면엔 크레송 프랑스총리의 허수아비 목을 「닛폰도」로 내리치는 일본인다운 섬찌ㅅ한 우익의 사진모습이 보도되었다.역사는 되풀이 되는가.일본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 재판장 명패 던지고 검사에 욕설/「강군치사」공판 난장판… 중단사태

    ◎변론중에 욕설·멱살잡이/법대의 국기 넘어뜨리고 계란세례도/일부방청객 가세… 교도관들 속수무책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관련 피고인 5명에 대한 첫공판은 유족과 재야측 방청객들의 난동으로 법정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 서울형사지법 서부지원 113호 합의부 법정에서 4일 하오 열린 서울시경 제4기동대 94중대 3소대소속 전투경찰 이형용일경(22)등 5명의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은 이때문에 1시간30분동안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으며 재판장과 검사·변호사가 피신하거나 봉변을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날 법정난동은 재판시작과 함께 강군의 유가족,「민주화실천유가족협의회」(유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회원등 1백50여명이 고함과 야유를 퍼부으면서 시작돼 검사의 공소장 낭독과 직접신문이 있는 뒤 변호사의 변론이 시작되자마자 과격해졌다. 유족들은 피고인석에서 수의를 입은채 고개를 떨군 전경 5명을 향해 『야 이×들아 경대를 살려내라』면서 욕설을 퍼부었고 재판이 시작돼 재판부가 입정한 뒤에도욕설과 고함을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검사의 신문과정에서 『강군등 시위학생들을 밀어넣기 위해…』라고 말하자 『검사 ××야 사실을 조작하지 말라』며 욕설을 해댔고 재판장의 주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욕설로 응수,삽시간에 법정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어 최진석변호사가 『피고인들은 호신용으로 쇠파이프를 가지고 있었고…』 『강군이 화염병을 던지자…』라고 변론을 해나가자 이들은 신발을 벗어 던지며 다른 방청객과 함께 법대 앞으로 뛰어나가 최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이를 피하는 변호사에게 변호인석에 있는 명패를 집어 최변호사를 향해 던졌다. 특히 강군의 누나 선미씨(22)는 『변호사 이×× 내동생 살려내라』며 검사석과 법대주변을 돌면서 마이크 4개를 책상에 던져 부수고 재판장의 명패도 집어 던졌다. 선미씨는 또 법대옆에 세워놓은 태극기도 밀어 넘어뜨리고 법원서기석 책상위의 재판기록부도 방청석으로 내던졌다. 이들의 소란으로 재판정내 법대와 변호인석·검사석 책상은 모두 넘어졌고 재판장은 결국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의 소란이 극심해지자 3명의 판사들은 재판시작 35분만인 하오 2시35분쯤 휴정을 선포했다. 그러나 휴정뒤에도 이들은 법정밖으로 나와 계란 20여개를 몰래 들여가려다 발각되자 법대를 향해 5∼6개를 던졌고 강군의 아버지 민조씨(50)는 재판부대기실의 판사들을 찾아와 『공정한 재판을 진행해 달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또한 휴정뒤 미처 법정을 빠져나오지 못한 최변호사는 이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곤욕을 치렀다. 이날 법정에 배치된 교도관 20여명은 이들을 몸으로 막았으나 계속 신발과 교도관들의 모자를 빼앗아 던져 제대로 막지 못했다. 재판부는 재판중단 1시간30분쯤뒤인 하오4시쯤 법정에 다시 들어와 10여분동안 변호인측 변론을 겨우 마치고 반대신문을 마무리한 뒤 재판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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