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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더이상 천사의 도시 아니다

    ◎로드니 킹 평결앞두고 「제2의 폭동」 공포/무장강도 등 설쳐대는 무법지대 전락/불황까지 겹쳐 소수민족 역이민 속출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은 요즘 범죄에 대한 공포와 「예고된 흑인폭동」,그리고 극심한 불경기로 풀이 꺾일대로 꺾여 있다. 지난 2월 한달동안 무장강도의 총격으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교민숫자가 자그마치 15명.12살짜리 흑인소년이 자전거를 훔칠 목적으로 쏜 총탄에 교민 우정삼씨(49)가 목숨을 잃었는가 하면 운동구점을 경영하던 한 교민은 히스패닉계 청소년 3명으로부터 스케이트 보드로 머리를 맞아 숨졌다. 이처럼 한인들의 피습이 계속되자 지난달 21일엔 교민 50여명이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더 이상의 한인희생을 막아라』『모든 인종이 화합하자』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촛불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곳 교민 매스컴에 연이어 보도되는 한인피살소식은 이제 더 이상 뉴스가 안될 정도로 폭력의 피해를 입는 한인들의 숫자는 날로 늘어만 가고 있다. 5년째 계속되는 미국내 불경기 속에서 가장 회복이 느린 곳이 바로 캘리포니아주,그 가운데서도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일원이다. 냉전체제 붕괴후 세계적인 평화무드에 힘입어 군비증강의 필요성이 줄어든데다 미국정부의 재정적자 해소책으로 지금 미국 곳곳에서는 군사기지가 속속 폐쇄되고 있다.이미 3개군사기지의 폐쇄방침이 발표된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또다른 2개기지가 추가로 폐쇄되리란 소문이 퍼져 군수경기 퇴조에 뒤따를 대량실업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다. 악재는 그것말고도 또 있다.부동산 가격이 속락,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데 차량·의료 및 종업원 상해보험료,세금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다 자꾸 죄어지기만 하는 각종 공해규제 등이 미국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경기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한인을 비롯,각 소수민족 이민자들 가운데 고국으로 되돌아가는 이른바 역이민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그 가운데서도 한국계 이민자들은 대만·필리핀계와 더불어 역이민이 가장 많은 아시아계 소수민족에 속한다.흑인지역에서 「챔피언 마켓」이란가게를 경영하다 침입한 강도를 사살했으나 다행히 정당방위로 인정돼 불기소처분된 박태삼씨(51)도 지난달 20일 영구 귀국길에 올랐다. 남가주대 다민족연구소의 에릭 샤크먼부소장과 UCLA의 정치학교수 내다인 카치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실시한 조사결과 한인응답자 가운데 약 40%가 탈로스앤젤레스를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이곳 교민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1천2백명의 한인 및 흑인 사업체 소유주를 무작위로 추출,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90%가 탈로스앤젤레스를 고려하고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의 대부분은 『이젠 로스앤젤레스가 지극지긋하다』며 다른 고장으로 이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 가운데 한인답변자의 약 7%는 한국으로의 역이민을 「심각하게」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미국정부의 신뢰도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도 불과 14%의 교민들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고 90%의 교민들은 캘리포니아 주법정이 범죄자들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며 불만을 털어 놓았다 한다. 지난 91년 한국으로 영구귀국한 5천5백여명의 해외교포 가운데 대다수가 미국으로부터 되돌아 간것으로 밝혀지고 있다.흑인청년 로드니 킹 구타사건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나고 배심원 평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즘 이곳 로스앤젤레스 교민사회는 제2의 폭동발발 가능성에 대비,자체 방어태세 갖추기에 분주하다. 법질서가 엄연히 존재하는 미국에서 흑인들의 동태를 살피며 진행되는 로드니 킹 재판,그리고 교포들이 서두르고 있는 자체 방어망 구축.도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지만 지금 로스앤젤레스 일원에서 분명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그러나 이제 로스앤젤레스는 더 이상 천사의 도시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 참사의 책임소재 철저히 가려야(사설)

    부산열차 전복사고는 그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천재가 아닌 인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그것은 불가항력의 재해가 아니고 철로변에서의 무분별한 공사로 빚어진 어처구니 없는 인재였다.다시말해 안전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철로 밑 지하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온 건설회사와 이를 방조한 한전,그리고 이같은 사실을 알지도 못하고 열차운행을 계속해온 철도청이 빚어낸 합작품 참변인 것이다.어떻게 이런 끔찍한 대참사가 일어나도록 방치했단 말인가. 그러나 사고도 사고지만 더욱 한심한 것이 합작 인재를 빚어낸 관련기관들의 태도다.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기는 커녕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니 말이나 되는 일인가.철도청은 이번사고의 직접원인이 한전측의 무분별한 공사에 있다면서 그동안의 허술한 철도관리 책임을 애써 외면하려 들고 있다는 것이다.사고가 일어난 곳은 지난해에도 지반이 물러서 꺼진적이 있었다.당시 기관사가 그것을 미리 발견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그렇다면 철도청은 그 뒤에 반드시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옳았다.그뿐만이 아니다.시공업체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감행했는데도 그대로 방관했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한전측의 책임도 물론 크다.전력케이블 지중화 공사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다니 전혀 이치에 맞지않다.철로주변공사의 경우 반드시 철도청과 협의하게 되어있는 현행법규를 한전측이 어겼기 때문이다. 특히 한전에선 공사사실을 통보조차 하지 않았고 공사감독마저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시공회사인 삼성종합건설도 마찬가지이다.삼성은 협의의무는 없고 공사만하면 그만이라는 주장이다.또한 삼성은 사전협의조차 않고 이번 공사를 한진건설에 하청주었으면서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듯하다.말도 안되는 소리다.말하자면 이들 관련기관들이 하나같이 사고의 간접적인 원인제공은 했을지 모르지만 직접적인 원인에는 전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과 같은 대참사는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그러기 위해서는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그에 따른 책임도 단단히 물어야 한다.아울러 사고발생 즉시 구호,복구등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도 시급히 확립해야 겠다. 우리주변에는 크고 작은 재해위험이 널려 있다.조그만 부주의나 태만은 언제든지 엄청난 비극과 손실을 가져온다.주변에 또다른 위험이 없는지 이번 기회에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 마구잡이 토목공사가 부른 “인재”/무궁화호 전복 사고원인과 문제점

    ◎철로서 20m 지하에 전선터널 굴착/상습침수지… 물 스며들어 지반침하/한전·시공사,「철도청 사전승인」 법규 무시 50여명의 인명을 앗아간 부산열차전복 사고는 마구잡이 토목공사가 부른 인재(인재)였다. 사고지점 20m지하에서 삼성종합건설이 전선매몰을 위한 터널굴착공사를 하면서 폭파작업등으로 지반을 파내 철길이 내려앉아버린 어처구니 없는 사고였다. 사고지점은 지난 89년 12월5일부터 한국전력에서 지하케이블매설공사를 하면서 상습침수지역으로 지반이 약한 이곳에 무리하게 발파작업과 굴착작업을 펴 가뜩이나 약한 하천형 지반밑에 커다른 굴을 뚫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지점의 주위에는 덕천천이라는 개천이 흐르는 저지대 하천지역이며 90년 대홍수시에도 수몰된 상습침수지역이다.공사시공자인 삼성종합건설은 한전북부산지점의 발주로 공사를 하면서 사고 지점에서 5백m 떨어진 곳에서부터 선로까지 지하막장 작업을 해 물이 스며들어 지반이 약화되면서 침체되어 철로가 내려 앉은 것이다. 특히 철로밑에 관통터널을 뚫으면서공사발주자인 한전은 이 공사에 대한 철도청의 허가나 승인은 물론 사전협의조차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로밑을 포함한 주변에 시설물공사를 하려면 관계규정에 따라 사전에 「청원시설 사업시행 계획서」를 철도청에 제출하여 철도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이번과 같이 철로밑을 가로지르는 터널공사등의 청원시설 사업은 청원자가 사업비를 부담하고 철도청이 직접 시공토록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측은 이같은 절차를 무시했으며 철도청 역시 이를 방치해 참사를 자초하는 결과를 빚었다. 시공자는 도굴하듯 굴을 파면서 토목공사의 기본적인 안전규정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전문가들은 『하루 1백80여개의 객·화차가 운행중인 구간에서 해빙기를 맞아 철도밑 20m지점에서 지하공사를 한 것은 중대한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전복사고가 사고지점 철도의 지하 20m 지점에 길이4m,너비4m,높이4m의 지하막장을 설치한 것이 직접적인 사고원인이라며 안전시공을 위해서는 하천지역에서는 적어도 1백∼2백m의 지하에서 공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철도청의 시설관계자는 『한전이나 삼성종합건설이 철도의 지하공사를 하기전에 철도청에 사전협의나 통보를 해야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재까지 시공자측이 행정절차를 밟은 것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모든 공사가 지하에서 이루어져 관계당국과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열차는 디젤기관차 1량과 발전차 1량,객차7량등 모두 9량으로 3백t이 넘는 무게이며 시속 80㎞로 달릴때 철도지반은 3천t이상의 하중을 견뎌야한다. 기관차의 중량은 47t,발전차의 중량 50t,89명이 탄 5호차의 중량은 36t,90명이 탄 6호차의 중량은 35t으로 서울을 출발해서 사고지점으로 갈때까지 열차운행상의 문제점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까지의 대형철도사고의 원인은 신호장애나 건널목장애물 충돌등이었는데 철도의 지반이 지하공사로 내려앉아 함몰 탈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철도주변공사에 안전관리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루평균 2백만∼3백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철도의 사고는 대형이라는데 문제가 있으며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다 사고복구시까지는 철도가 국토의 대동맥구실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 부정부패 어떻게 척결하나(출범 김영삼신한국:5)

    ◎감사원의 역할강화… 일벌백계로/공직부조리 일소… 투명사회 선도 김영삼대통령이 체중을 싣고있는 「변화와 개혁」의 최우선적 과제가 부정부패척결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수십년간 계속돼온 부정부패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신한국창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이와관련,대선기간때부터 꾸준하면서도 강도높게 부정부패일소의지를 피력해왔다. 특히 김대통령이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한 「윗물맑기운동」은 이같은 부조리척결을 위해 가장 시의적절한 「처방전」이라고 볼수있다. 사회각계의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 실천되지 않고서는 어떠한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부정부패척결은 대통령의 취임초 의례껏 제기되는 「단골 메뉴」였다. 하지만 집권중반이후 여지없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고 오히려 부정부패는 시간이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띠어왔다. 소위 「윗물」이라는 지도층은 아무런 각성없이 아래쪽의 개혁만을 주문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으며김대통령은 바로 이같은 고질적인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김대통령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신앙처럼 간직하고 있다. 이를 위한 김대통령의 굳은 의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그리고 그것은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재산공개,깨끗한 정치풍토조성의 지름길인 선거구제개선 및 정치자금법 개정,사회기강의 확립등으로 요약될수 있다. 우선 김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새정부의 과제중 부정부패척결을 비중있게 다뤄 이미 「추상같은 개혁」을 예고했다. 또 김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첫 국무회의에서 자신의 재산을 공개하고 국무위원들도 조속한 시일내에 재산을 공개토록 지시한 것도 이 나라 최고통수권자가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수석비서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뒤 가진 첫회의에서도 곧바로 재산을 공개하도록 지시했었다. 김대통령은 이미 부정부패일소를 변화와 개혁을 향한 제1차적 과제로 지목하고 여기에 혼신의 힘을 쏟아붓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형식적인 감사만을 해왔던 감사원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하고 수장에 강직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이회창대법관을 임명한 것도 김대통령의 변함없는 의지가 여실히 드러난 가시적 조치라고 볼수 있다. 결국 이같은 부정부패일소의 성패는 공직자사회의 정화에 달려있다.부정부패의 고리가 대부분 공무원사회와 연결돼있는 만큼 이의 단절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임은 틀림없다. 관료사회가 깨끗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부정부패척결방안도 구두선에 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직자사회의 정화는 사회전반에 만연돼있는 부조리풍조해소와 정치권의 뼈를 깎는 반성으로 확대재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이번주중 사정관계기관대책회의를 열고 공무원의 부정부패척결방안을 포함한 사회전반의 불법·무질서단속계획을 마련할 방침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자리에서는 세무공무원 및 경찰 그리고 대민업무부서의 인허가담당공무원등 그동안 부정부패가 만연돼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공직자들이 집중점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현재 등록재산의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있는 공직자윤리법을 크게 손질,재산공개를 법적의무사항으로 하고 그 대상도 5급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부조리 연결고리를 끊기위해서는 공직자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현재와 같은 열악한 봉급구조아래서는 「검은 돈」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정·부패의 척결은 우리 국민들의 「숙원」이다.통치권자의 강력한 의지와 사회지도층의 각성,공직자들의 자긍심 확보와 함께 국민적인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확산되어야만 한다. ◎전문가의 시각/옛날 방식으로는 안된다/모두가 공범·피해자… 함께 나서야/황성돈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 지난 25일 김영삼 문민정부의 개막을 알리는 팡파레와 함께 제1의 국정과제로 부정부패의 척결이 선포되었다.사실이지 우리의 부정부패가 이제는 도를 지나쳐 대형화,관례화 되어버렸으며 사회윤리와 기강의 마지노선이라고까지 불리는 교육계·종교계·법조계·언론계·의약계마저도 썩어나갈 정도로 만연되어 있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집이나 건물·공장하나 짓는데에,그리고 사업허가·납세과정·물건의 수출입과정,심지어 애들 학교보내는 일이나,죽고 나서 장례치르는 과정에까지도 부당한 돈과 「빽」이 요구되고 지불,동원되는 등 실로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부정부패로 도배된 사회를 살아왔고 그 과정에 우리 모두가 부정부패의 직·간접적 공범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는 현실인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오던 터였다.최근에는 이런 사실들이 외국의 잡지와 연구보고서에까지 오르내리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우리의 부정부패가 실로 「해도 너무했다」고 할만큼의 위험수위에 도달했음을 절감하게 된다. 무엇이 우리를 이 지경으로까지 만들었는가.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하는 최고통치권자의 강력한 의지표명이 없었기 때문인가.그렇지 않다.과거 우리의 거의 모든 공화국들의 최고통치권자들이 집권초기에는 으레 부정부패척결을 단골 국정메뉴로 골랐었다.그렇다면 강력한 법과 기구가 없어서였던가.이 또한 그렇지가 않다.공무원이 뇌물을 받으면 최고 징역 5년 내지 자격정지 10년이라는 등의 강한 형벌을 내용으로 담고 있는 형법 제7장의 14개 조문을 비롯하여 공직자 윤리법,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의 각종 징계사항,그리고 공무원징계령 등 비교적 강력하고 다양한 공직자 부정부패척결법령을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이에 더하여 대통령직속의 서슬퍼런 감사원에다 청와대 사정비서실,국무총리 산하의 사정전담기구인 제4행정조정실,총무처 복무담당관실 등이 있었고 이것도 모자랐던지 전국 방방곡곡 군·구청에 이르기까지 거미줄처럼 뻗쳐있는 행정부 내부의 자체감사기구들까지 갖추는등 문자그대로 옥상옥의 형상 그 자체였다. 문제는 과거의 최고통치권자들이 한결같이 들고 나와던 부정부패척결이 정통성 부족의 만회용,전정부의 반대세력 숙정용,그리고 새 정권의 사회장악력제고를 위한 엄포용 등 엉뚱한 데 사용되었기 때문이다.이 과정에 부정부패척결은 지속적이어야 할 필요를 잃고 그저 일시적 푸닥거리에 그칠 수 밖에 없었으며 사정의 칼날 또한 추상같은 법적 논리보다는 어눌한 정치적 논리에 놀아나기 일쑤였다.이렇게 되다 보니 부정부패는 사정활동이 강한 짧은 기간동안에는 잠잠하다가도 그것이 수그러드는 대부분의 기간동안에는 여지없이 다시금 팽배될 수 밖에 없었다.그리고 이런 과정의 반복속에 늘상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교감할 수 밖에 없었던 국민들은 정부의 부정부패척결 외침에 식상하게 되었고 결국 부정부패척결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은 아예 발상조차 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만 것이다.오히려 「사회가 이렇게 썩었는데 내가 무슨 열사라고…」하는 식의 자기비하적 패배주의성향이 짙은 부정부패공범자 내지는 방관자들만 양산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초래되었을 뿐이다. 우리의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최고통치권자의 단호한 의지표명에 더하여 자신을 포함 친인척·장차관·여타 고위공직자의 재산공개 및 엄정한 관리와 같은 솔선수범적 행동이 뒤따라야 하며 이것도 단순히 공개자의 자의에 맡겨서는 안되고 법적인 의무사항으로 제도화되어야 한다.또한 사정활동을 정치적 목적에 사용하는 것을 절대로 자제하여야 하며 사정기구에 대한 최고통치권자의 철저한 바람막이 역할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그리고 사정활동은 소리소문없이 은밀하게,지속적으로,또 성역의 구별이 없게 가차없이 이루어져야 하며 한국의 양심이라고 불릴만한 철저한 직업윤리를 지닌 사정담당자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또한 우리의 법과 제도 자체가 검은 돈을 줄 수 밖에 없도록 되어있는 상황에서는 주어도 받지 않는 공직자의 솔선수범과 함께 그러한 법과 제도의 과감한 개혁이 절대절명의 과제가 된다.행정규제의 완화와 민간이양 등의 조치들,그리고 금융실명제와 행정정보공개제도등이 바로 이런 맥락에서 중시되는 조치들이다.이러한 정부측의 노력과 함께 부정부패추방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도 일어나야 한다. 이제 정부의 부정부패척결의지는 과거처럼 지켜보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 동참해야하는 국운이 걸린 문제인 것이다.
  • 컴퓨터범죄(외언내언)

    『BH 0303』.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치기가 역력하지만 20대 젊은이가 만든 것으로는 재치있는 비밀번호다.「BLUEHOUSE」의 머리글자를 따고「03 03」을 뒤에 붙인 이런 번호는 선거동안에 이미 많이 풍미했었다.경륜없는 젊은이의 그런 수준에도 판판이 넘어가 고분고분 범죄에 말려들어간 것은 권력에 약한 우리의 속성인가 싶어 한심하다. 단말기정도를 조작하여 웃돈을 빼먹는 수준을 넘어서 전산망안을 침범하는 해커가 등장하는 컴퓨터전문범죄시대가 우리에게도 와버렸다.독학으로 「도사」가 되어버린 젊은이가 생쥐처럼 창고속을 뚫고들어가 거기 잠자고 있는 기름진 곡식을 몽땅 뽑아먹어볼 궁리를 시작한 것이 범행동기였다.이런 종류의 범죄를 근사하게 끝내는 외국영화가 우리에게 선을 보인지도 오래 되었다.너무 가난하면서 머리만은 유난히 좋은 젊은이가 충분히 유혹을 받을만큼 그들 영화에서는 범죄가 성공한다. 그런데도 컴퓨터라면 겁부터 나서 그것을 배워 실용화하는 것으로 극복할 생각보다는 『그냥 살다가 죽는 편』을 선택하는 게으른 기성세대가 대부분이다. 말하자면 정보를 지켜야 할 세대는 너무 무지한데 그것을 훔치고 싶어하는 세대는 첨단기술에 너무 잘,너무 많이 적응되어 있는 셈이다.그러니 관리는 허술하여 비밀번호를 『바꿔달라』는 요구에 아주 녹녹하게 넘어간 모양이다.어처구니가 없다. 하다못해 군사정보같은 것을 빼내어 적국에 팔아먹는 스파이범죄의 첩보영화라도 즐겼더라면 이렇게 허술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호기심과 재능이 넘쳐 범죄까지도 즐기며 할 수 있는 세대들이 물밀듯이 몰려오는데 그것을 관리해야 하는 쪽의 인식은 아직도 이렇게 대장간시대같은 의식에 머물러 있는 일이 걱정스럽다.단단히 단속하지 않으면 무엇을 빼내서 어떻게 장난을 할지 모를 노릇이다.생각할수록 작은 걱정이 아니다.
  • 「브로콜리」잎 “케일” 속여 시판/백화점 납품업자

    ◎건강식품각광 악용 최근들어 「케일」이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자 식용이 아닌 「브로콜리」의 잎사귀가 「케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소비자시민의모임은 2일 서울 서초동 삼풍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우석농원(서울 송파구 잠실동 246의 12)의 「초가집 케일」이 실제는 브로콜리 잎사귀로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케일」은 성인병 특히 고혈압에 특효로 알려져 인기있는 건강식품이나 「브로콜리」는 꽃을 먹는 양채류로서 잎사귀는 사료로도 쓰지않고 내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풍백화점 관계자는 『일부 납품업자의 농간으로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발생했다』며 해당업자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국무용가 최현씨(이세기의 인물탐구:14)

    ◎절제된 몸짓… “여백의 미” 표현 일품/고고한 기품 넘치는 타고난 재능의 예인/김해랑문하서 승무·태평무 등 두루 이수/완벽주의적 성격… 대선배와의 불화 “천추의 한”으로 갓쓰고 도포입고 부채들고 최현이 무대에 나타나면 이도령이 광한루에 나선듯 화사하고 눈부시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헌칠하고 단정한 매무새,운신의 폭이 조용하면서도 민첩하다.삭풍이 이는 한겨울에도 그의 분위기에는 오월 단오같은 싱그러운 신록이 묻어있다. 부채끝으로 오작교(오작교)를 가리키고 부채를 펴서 얼굴을 가리면 그때마다 한양의 풍류와 선비의 기품이 동시에 엇갈린다. 무용계에서 「푸르름을 몰고다니는 예인」으로 불리는 것처럼 그는 20대 미장부의 멋과 미를 변치않는다.나이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젊고 기개에 넘쳐있다.언제 어디서나 누구앞에서나 당당하다. 우선 그의 춤솜씨부터가 그렇다.타고난 재능과 기량으로 그는 빠르고 느린 어떤 곡조에도 절묘한 춤의 경지를 보여준다. 정중동이 절제된 그의 「승무」나 「살풀이」등 그의 춤의 매력은 그 움직임마다에 여백의 미를 살리는데 있다.뿌리치고 내뻗는 손짓하나에도 선과 배경을 치밀하게 계산하여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듯 하다.힘이 들어가지 않은,몸속으로부터의 흥취가 절로 살아나 어느땐 멈추고 어느땐 다시 흐른다.그리고 조각처럼 푸르고 흰 얼굴에는 한과 슬픔을 자제한 인고가 담겨있다. 그는 춤뿐아니라 춤과 관련된 영화와 연극,창극과 뮤지컬을 두루 섭력한 예술가다. ○춤관련 영화·연극 출연 완벽주의자인만큼 한가지를 알아도 끝까지 파고들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쌓고있다.대강대강 그럭저럭은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사람을 사귀어도 한번 사귄 사람은 절대로 놓지않는다. 이렇게 흑백이 분명하기때문에 무용계에서의 그의 위치는 자칫 외롭기 십상일수가 있다.그러나 서로서로 인맥·학맥,제자 스승으로 얽히고 설킨 속에서 그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타고난 재능,탁월한 춤솜씨 하나뿐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춤추는 사람이 춤잘추는데야 누가 뭐라하겠는가.위로는 막강한 선배들이 기라성처럼 좌정하고 이리저리 끈이 닿는 무용풍토에서 최현자신은 그런 자부심과 오기 하나만으로 고고하게 버티어왔다 할수 있다. 그가 춤으로 무용계에 어필하기 시작한 것은 65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초라니」에서다.조택원이후 송범 김진걸 이매방으로 이어지는 남자무용수중 수려한 춤과 미모마저 갖춘 그의 출현은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 51년이후 한때 영화에 심취하여 조미령 김승호 허장강 등 당대 스타들과 영화 「춘향전」「시집가는날」등에서 주연,이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춘향전」「마의태자」「황진이」등은 노련미 넘치는 춤기교와 함께 영화에서 닦은 연기솜씨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비상」은 그 자신이 끊임없이 추어왔고 지금도 무용인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의 하나다. 소매가 긴 백삼에 상투관 차림,부채 하나만으로 무대를 누비는 이 「비상」은 희로애락의 일상사를 살고있으나 저 하늘을 향한 끝없는 의지,꿈을 잃지않으려는 인간의 끈질긴 열망이 춤속에 담겨져 「마음을 비운 춤」「생의 환희와 승리를 득도의 경지로 이끈 춤」「아무도 비상을 최현만큼 출수 없다는 경계선을 확실하게 그을수 있다」고 시인이며 무용평론가인 김영태가 쓴적이 있다. 영화·연극 못지않게 그의 음악취미또한 광적이다. 76년 호암 이병철회장의 도움으로 독립문쪽에 무용연구소를 개설하고 최현무용단을 창단했을때 그의 연구소는 무용연구소라기보다는 마치 음악연구소처럼 사방벽이 온통 오리지널 디스크로 둘러싸여 있었다.그의 오디오 취미는 「마니아」급으로 오디오전문지들은 걸핏하면 드보르자크에서 수재천에 이르는 그의 음악취미·오디오기기들을 탐방취재하고 있다.이 방면에서는 특히 김영태와 의기투합하여 두사람은 충무로에서 용산전자상가를 곧잘 기웃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음악취미도 “광적” 최현은 마산에서 성장했지만 본래 부산사람이다.본명은 최윤찬,후에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최현이란 예명을 가졌다. 16세때 전국가요경연대회에서 특상한 것을 계기로 「천재소년가수」가 되어 지평선 가극단을 쫓아 마산에 정착,마산의부호이자 한량으로 소문난 김해낭문하에 입문하여 그곳에서 궁중무에서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를 고루 이수했다. 그러나 스승이 초기엔 장작이나 패게하고 집안청소를 하게 할뿐 도무지 춤을 가르쳐주지 않아 그때도 당돌했던 그는 『왜 춤을 가르쳐주지 않느냐』고 스승에게 항의하곤 했다. 『예술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네가 보고 느끼고 깨달아라』그는 머리속에 꽉 찼던 안개가 걷힌 듯 스승의 이 말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그때부터 춤이 몸속에서 피돌기처럼 돌고 흥이 기운처럼 솟구치기를 기다렸다.스승은 그제서야 그에게 춤 한자락씩을 지도해나갔다. 예술의 겸손을 엄숙하게 익히고도 인격수양이 덜 됐거나 춤을 잘 춘다는 주변의 칭찬에 우쭐한 나머지 지금까지도 가슴에 남아 잊히지 않을 큰 「잘못」을 하나 저지른 적이 있다. 58년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스승 김해랑 안무로 「독무」를 출때였다. 당시 명고수인 지영희씨가 장단,그의 부인인 성금련씨가 가야금을 연주,진양조에서 중머리 중중머리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지영희씨가 그만 잦은몰이 장단을 잘못친 것이다. 박자와 호흡,시간조절에 의해 손의 움직임을 감을 수도 펼수도 있는 그로서는 리듬이 맞지않아 크게 당황했고 무대는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지영희씨에게 덤벼들었다. 『무대는 생명입니다.단 한번의 실수도 있어선 안돼요.관객에게 손가락질 받으면 나는 이것으로 끝납니다』 지영희씨는 『최선생 내가 정말 잘못했네.큰 실수였다』고 백배사죄했으나 그로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망발.당대의 명인이자 대선배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자신의 방만함을 후회했다고 탄식한다. 이제 그는 참다운 예술가가 되고 싶다.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진지하게 나를 점검하여 「몸짓」하나 「소리」하나에도 자연의 질서가 깃든 지혜와 노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그리고 내 춤속에 관객을 끌어들여 나의 한과 정취와 풍류의 빛,내가 살아온 춤의 굽이굽이를 함께 향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현의 많은 이야기중에서 그가 54세때 27세 연하의 신부를 맞아들인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제중 하나다. ○54세때 27세 신부 맞아 84년 12월,일밖에 모르던 까다로운 성품의 최현이 갑자기 결혼을 발표,더구나 신부는 서울예고를 졸업,그가 지도위원으로 있던 국립무용단 단원이라고 해서 주변의 놀라움은 한층 컸다. 신부인 원필녀씨는 나이보다 깊고 의젓한 성품으로 춤추는 스승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혼자서 그를 사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두사람의 결혼은 올해로 만 9년.제자로서 스승으로서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결혼초기때의 사랑과 정성과 존경을 변함없이 나누고 있다. 최현씨는 그동안 부인을 한성대와 이대대학원에 다니게 했고 지금은 한성대에 출강.『내가 아프면 밤새 내 머리맡에 앉아 나를 지켜준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6월엔 제1회 원필녀개인무용발표회를 주선해 주었다.그리고 그가 사랑해마지않던 그의 춤 「비상」을 부인에게 추게 했다. 그는 88올림픽 폐막식때는 10만군중과 수천명의 출연자들에게 청사초롱 「안녕!」을 추게 하여 방대한 스케일로 각계의 시선을 모았었다.지난해엔 청소년예술제에 「파란풍선」에 이은 「비단안개」를 안무,서울예고 무용단을 이끌고 일본 도쿄 무장야시민문화회관에서 「시집가는날」을 공연,올해는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기금을 받아 그의 개인발표회를 준비중이다.작품은 정철의 「사미인곡」. 차범석극본·최종원음악의 이 작품은 그의 춤 60평생을 정리한 집대성의 일환으로 그의 특기인 「춤에서의 여백의 미」를 유장하게 전승시킨다는 집념을 담고 있다. 그는 아무리 춤을 잘추어도 훈련된 춤,숙련된 춤은 단호하게 부정한다.긴 세월 스스로 깨달아 마음속에서 몸속에서 자연스러운 율동으로 우러나오는 극미(극미)에 이르러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기를 축적시키면서 이를 어느 한순간 우주의 무한한 공간속에 힘차게 내뿜는다.장삼자락을 낙화로 흩날리며 탄식의 숨결을 하공에 흩뜨려놓듯,그래서 그의 춤의 한끝은 결국 끝없는 비상임을 그는 알고 있다. □연보 ▲1929년12월 부산 영도 출생.최재용씨와 이말념씨의 2남5녀중 장남 ▲1946년 마산으로 이사 ▲1953년 마산상고졸업 ▲1959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 졸업 ▲1988∼1990년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예술학과 수학 ▲1946∼1953년 마산 김해랑 무용연구소 입문 전통무용 유형과 기법사사 ▲1953년∼ 오광대일인자 장재봉,민속춤의 김숙자씨등에게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 등 이수 ▲1955년 최윤찬무용연구소 개설 ▲1961∼1962년 서울대 음대 무용강사 ▲1965∼1985년 서울예고 강사 ▲1967∼1974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강사 ▲1976년 최현 무용단 창단 ▲1980∼1981년 중앙대 예대 무용과 강사 ▲1981∼1985년 서울예전 무용과 주임교수 ▲1982년 최현 무용연구실 개설,한국무용협회이사,한국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예총)이사,문공부 문화재 전문위원,국립무용단지도위원,한국무용협 부이사장,대한민국 무용제 심사위원 문예진흥원 지원기금 심사위원역임 (영화)「삼천리의 꽃다발」 「시집가는날」 「춘향전」 「불멸의 성좌」 (무용·안무출연)무용극 「초라니」 「춘향전」 「시집가는날」 「마의태자」 「황진이」국립창극 「심청가」 「강릉매화전」 「광대가」 「변강쇠타령」 「시집가는날」 「대춘향전」 「허생전」 「심청」 「서동가」 「이춘풍전」 「놀부전」 「소태산」 「아리랑」 ▲1970년 일본 EXPO70 한국의날 안무·출연 ▲1971년 국립무용단 유럽지역 10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5년 국립무용단 일본 10개도시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 「녹」 「비상」안무·출연 ▲1980년 국립무용단 동남아 9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82년 시립무용단 「한국 명무전」에 「비상」출연 ▲1985년 호암아트홀 개관 초청공연 「헌화가」안무·출연 ▲1987년 88서울예술단 창단공연 「새불」구성·안무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안무총괄 「안녕」 ▲1990년 국제문화협 주최 일본 지역 공연 창극 「심청전」안무 ▲〃 동아일보창간70주년기념 모스크바지역등 5개국 순회공연 창극 「아리랑」안무·출연 ▲1991년 국립극장주최 청소년예술제 「파란풍선」안무 ▲1992년 국립극장주최 「비단 안개」안무 ▲〃 서울시립무용단 무용극 「춘향전」객원안무 ▲현재 문화부 문화재 보호협회 「한국의집」예술총감독,서울예고 무용과장 서울올림픽 안무총괄 공로 대통령 표창
  • 압구정 「오렌지족」 누가 책임질 것인가(사설)

    이 해괴한 족속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어처구니가 없다.「오렌지주」이란 이름의 이들에 대한 일부보도가 좀 과장된게 아닌가 의심스러웠는데 급기야 히로뽕 상습으로 쇠고랑까지 찬 걸보면 그들의 존재가 실증된다.이런 족속이 왜 만들어지는 것인가. 이제 나이 스무나뭇살에 쾌락과 환락을 쫓다못해 마약중독의 종말에 이르렀으니 그들은 이제 구제불능이 되었음을 뜻한다.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의 책임은 우선 그들의 부모에게 물을 수 밖에 없다.외제거나 그에 준하는 고급승용차,하루저녁에 수십만원의 유흥비,맡겨진 일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논다니생활을 그들에게서 감당해준 그들의 부모가 첫째 책임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그들은 대부분이 「8학군」출신에 「병역면제」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그런 힘좋은 능력을 가진 부모는 권세가이기도 할 것이다.그런 부모의 능력이 아이들을 철저하게 멸망시키는데 기여한 셈이므로 필경 부정하고 부당하게 이룬 부와 권세가 스스로의 아이들을 망치는 업보를 치렀을수도 있으므로 그 인과응보의 준엄함에 외경을 느끼게도 된다. 그러나 이런 일의 악행성은 그들이 번식시킨 악의 바이러스가 건강하고 순수한 죄없는 다른 체질에 옮아들어 암의 소인을 만든다는데 있다.「오렌지주」의 보도가 나간 이후 전국의 호기심많고 분별력 약한 청소년들이 무작정 오렌지족동네를 찾아 탐험하려는 요구를 자극했다고 해서 경종의 효과보다 역효과를 불렀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도 짐작되는 일이다. 제자식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자식까지 함께 못쓰게 만드는 이런 부모의 각성이 제발 있어야 할 것이다.젊은 아이에게 고급승용차를 사주고 수백만원의 용돈을 주는 부모는 그것만으로죄를진셈이다.채임을져야한다. 마치 악의 온상처럼 상징되는 「압구정동」도 유감스럽다.주민은 오히려 피해자이고 그곳에 모여든 악덕 상인이 병을 창궐시킨다는 것은 알고있다.그러나 오렌지족이 아니라도 그 무서운 구매력과 소비성향이 온상역할을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주민들도 이런 일은 각성해야 한다.그런 것이 피해의 간접원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지역 문화가 부정적이고 퇴폐적인 것만은 아니다.진취적이고 현대적이다.편리하고 유쾌하고 건강하며 첨단적이어서 세련된 거리문화를 지니고 있다.그 에너지가 곬을 잘못 탄것이 문제일 뿐이다.모든 청소년을 자기 자식으로 여기는 어른다운 사려가 도시행정이나 치안에서 반영되고 시민의식으로 정착되었다면 사정은 달랐을 것이다.건강한 기상과 호기심의 기운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분출시킨 「압구정문화」의 창출을 위해 다함께 나서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니겠는가.
  • 북한인권 언급 관련 김 차기대통령 비난/북 노동신문

    【내외】 북한은 21일 김영삼차기대통령이 최근 일본 NHK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남북대화에서 북한의 핵문제뿐만 아니라 인권문제도 제기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북남관계를 고의적으로 악화시키려는 본심을 그대로 드러낸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날 「주제넘은 짓」제하의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북한사회에서는 인민대중이 모든 것의 주인이 되고 모든 것이 인민대중을 위해 복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따라서 『우리에게 인권문제가 있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소리』라고 강변하면서 그같이 비난했다.
  • 대마초 연예인 근절책은 없는가(사설)

    또 대마초 연예인이 구속됐다.덕분에 지난 연말 가요계의 「떠오르는 별」로 자리를 굳힌 젊은 가수가 함정에 빠져서 신년벽두부터 곤두박질을 하고 말았다.이 마의 풀이 잊혀질만하면 나타나 성장중인 연예인들을 수렁에 빠뜨리곤 하는 일이 안타깝다. 번번이 거듭되는 이 덫에 연예인들이 계속해서 희생되는 일이 어처구니없고 안됐다.이번에 구속된 가수는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젊은이다.이번의 대마초도 미국인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미국과 한국은 대마초에 대한 인식에 약간 차이가 있다.그때문에 경계심이 다소 해이했었는지도 모르겠다.그러나 그런 것으로 변명이 될 수는 없다.또 연예인 처럼 무서운 경쟁과 인기관리에 힘을 들여야하는 직업인은 까딱 잘못하면 슬럼프에 빠질 염려까지 있어 초조한 나날을 보낸다.그러므로 말초신경을 취한 상태로 유지해야만 한다는 이론도 있다. 연예인이 그런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대마초같은 향정신성 물질의 중독성 효능에 끊임없이 유혹을 받는다고 해서 사회가 그것에 관대해질 수는 없다.대마초가 한걸음 나아가면 마약이 되고 그것으로 멸망의 길을 가게된다.개인만 망하는데 그치지않고 온갖 범죄의 근원이 되어 사회를 부패시키는 원인이 된다.그러니 그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그러므로 우리가 합의한 이 규범에 연예인은 당연히 따라야 한다. 더구나 한번 별로 떠오르기 시작한 연예인에게는 수천수만의 청소년들이 환호하고 열광하며 따르게 마련이다.그런 인기인의 몸가짐은 일거수일투족이 선망의 대상이 되어 어린 사람들이 흉내낸다.대마초연예인이 생기면 같은 짓을 흉내내려는 청소년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비록 구속되기는 했지만 절정의 인기를 누린 그들의 행동을 한번쯤 흉내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이 적잖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대마초 연예인에 대한 단속은 엄격해야 한다.한때 구속되었다가도 다시 브라운관에 나타나 화려하게 인기인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일이다.그래가지고는 연예인들이 대마초를 겁내지도 않고 청소년들조차 그것을 경계하지 않고 모방하고 싶게 할 뿐이다. 춤동작에서 매무시까지의 저급한 풍조와 대마초 습관까지 예사로 수입해들이는 교포출신 연예인이 있다는 일도 우리를 불쾌하게 한다.방송매체들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 이 대목이다.자라나는 세대를 병들지 않게 예방하기 위해서도 엄격하고 사려깊은 대처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청주 아파트붕괴사고 원인과 문제점

    ◎부실공사­가스취급 소홀이 빚은 인재/철근 등 적게 사용… 쉽게 무너져/상가로 허가받아 아파트 올려/주변에 고압선 많아 진화어려워 7일 새벽 발생한 청주 우암상가 아파트 화재·붕괴참사는 주방및 난방연료로 보편화된 LP가스의 안전관리 소홀과 소방대책미흡,부실건물등의 원인이 복합된 「예견」된 인재(인재)였다. 사고건물이 아파트와 상가로 쓰이는 복합건물인 점등을 고려할때 화재예방대책이나 가스안전인식은 더더욱 높아야 함에도 불구,평소 입주주민과 상가관리자·소방당국의 안일한 안전대응으로 이같은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켰다. 지하층에서 화재가 발생한뒤 1시간의 시차를 두고 건물이 붕괴됐는데도 비상연락및 대피체계를 갖추지못해 엄청난 인명피해를 냈다. 불이나자 잠자던 주민 대부분은 불길을 피해 옥상등으로 곧바로 대피했으나 1층에 있는 출구와 비상구 4군데 주변에는 상품과 쓰레기가 쌓여 있어 제때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사각형의 상가아파트 주변에는 고압전선이 많아 출동한 소방서의 고가사다리차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해 건물옥상과 3·4층으로 대피한 주민들을 구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 당국의 소방대책의 허점을 드러냈다. 이와함께 지하1층과 지상1층에 60여개의 점포가 들어있고 2·3·4층에 59가구 3백9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적지않은 규모의 건물이 어처구니 없이 무너져 내린데 대해 건축물의 강도나 구조 자체에서도 커다란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지하1층,지상3층의 일반 상가건물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4차례에 걸쳐 설계를 변경,아파트를 더 올리는등 무리한 공사를 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또 시공당시 지하 지반공사를 하면서 50㎝ 간격으로 설치하게 돼 있는 철제 빔을 공사비 절감등을 이유로 2∼5m 간격으로 수를 줄여 설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사당시 각 층마다 깔게 돼있는 철근 역시 25㎜ 굵기의 규격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비용절감만을 노려 10㎜의 가는 철근을 사용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부실기초공사등으로 건축된 문제의 건물이약한 충격에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번 사고의 1차적인 책임은 건물 건축주와 화재예방관리에 소홀했던 상가주민들에게 귀속될 수 밖에 없지만 행정당국의 안일·무사한 소방점검,가스안전관리 전문기관의 단속및 계도소홀등도 간접적인 귀책사유라 할 수 있다. 또 대도시 아파트나 상가건물의 상당수가 그렇듯 화재나 재난예방대책은 거의 무시하고 제멋대로 건물구조를 변경,사용하는 것도 제2·제3의 대형참사를 유도하는 원인이 될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이번 사고는 결국 점차 늘고있는 가정용 가스폭발사고 등을 「강건너 불」정도로 여기는 주민들의 그릇된 안전의식과 건물준공검사를 받은뒤 편의위주로 용도변경을 하는 건물주와 상가주민등의 삐뚤어진 이기심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느냐는 교훈을 남겼다. □주요 화재·붕괴사고 일지 ▲70년 4월8일=서울 마포 와우아파트 붕괴.33명 사망,19명 부상. ▲71년 12월25일=서울 대연각호텔 화재.1백65명 사망,67명 부상. ▲72년 8월5일=서울 대왕코너상가 프로판가스폭발.6명 사망,67명 중경상. ▲72년 12월2일=서울시민회관 공연도중 조명장치과열 화재.51명 사망,76명 부상. ▲74년 10월17일=서울 뉴남산호텔 전선합선 화재.일본인 5명등 19명 사망,44명 부상. ▲83년 10월2일=마산 고려호텔 화재.8명 사망,38명 부상. ▲84년 1월14일=부산 대아호텔 4층 헬스클럽화재.38명 사망,80명 중경상. ▲88년 7월30일=수원 경기문예회관 신축공사도중 콘크리트 받침목붕괴.인부 5명 압사,6명 부상. ▲92년 11월18일=서울 국립극장대극장 가설무대 붕괴.연습단원 29명 부상.
  • 21세기로 가는 길(정근모/과학논평)

    ◎대학 입시제도 유감/과학기술연 양성 역행 개혁을/학생의 재능·창의성 살려줄 방안 강구해야 계유년의 첫 주일,우리는 8년 앞으로 다가선 21세기를 좀더 가까이 느끼게 된다.퇴임하는 미국의 부시대통령과 경제파동에 휩싸여 있는 러시아의 옐친대통령이 역사적인 2단계 전략핵감축협정에 조인함으로써 양국이 갖고 있는 전략핵무기를 10년이내에 3분의2를 폐기한다는 것을 공식화하였다.인류를 핵공포에서 해방시키겠다는 희망의 새시대가 열리는 것이다.우리나라도 새로운 문민정부에 대한 신뢰가 과거 어느때보다도 드높고 21세기 선진한국사회를 향한 획기적인 도약이 시작되리라는 기대감이 많은 국민의 새해 아침을 밝게 해주고 있다. ○개인자질발굴에 무력 이러한 국내외적인 분계점을 직시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관심은 대학입학시험 결과 발표에 초점을 두고 있다.말할 수 없는 기쁨에서 절망적인 패배감까지 극과 극을 달리는 장면들을 보면서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회의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점수로 결정되는 합격과 불합격의판정은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어처구니 없는 승부게임이요 안타까운 비교육적 판가름이다.3백40점 만점으로 계산되는 입학시험은 학생의 대학 수학능력을 판정하기에도 극히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갖고 있는 특수자질을 발굴,장려하기에는 너무나 무기력한 교육수단이다.시험문제 작성자들의 문제선별에 따라 시험의 판별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채점자들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서는 2∼3점의 가감은 언제나 가능한 것이 시험의 한계성이다.정답의 이론도 개재할 수 있으니 입학시험 1점차로서 합격,불합격이 판정되고 이 때문에 재수,삼수하는 학생들이 수없이 생겨나고 「고삼가정」이라는 초긴장상태의 가정상황까지 사회적 현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우리 교육제도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취약점이 아닐 수 없다.원시적이고 비논리적인 입시제도로 말미암아 파급된 교육적 병폐현상은 너무나 심각하다.전인교육을 지향하여야 할 고등학교교육은 대학입시라는 한 고지를 향한 단순지식교육과 게임(Game)훈련이 되고 말았다.대학입시와 관련이 적은 교육활동은 실질적으로 무시당하고 있으며 엄청난 시간과 재원이 교육적 가치가 희박한 입시준비에 소모되고 있다.그뿐만이 아니라 대학교육마저도 이제는 본말이 전도되어 입시성적이 졸업기준보다 더 중요한 척도가 되고 대학교육내용의 충실성과 수월성은 뒷전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아무리 훌륭한 교수진을 갖추고 있더라도,아무리 혁신적인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하더라도 그들은 학생들의 학교선정이나 졸업후의 진로선택에 있어서 주요 결정요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더욱이 각 대학이 갖고 있는 건학이념이나 교육특성은 획일화된 입시성적 점수에 가려져서 의미를 상실한지 오래되었다. 다원화된 사회로서 개인개인의 역할의 특성화가 과거 어느때보다도 가속되는 오늘의 과학기술문명사회와는 뚜렷한 역류현상이요 심각한 문제이다. ○문제해결능력 계발을 대학입시제도가 훌륭한 과학기술자를 육성하는데 미치는 악영향은 잘 알려져 있다.주어진 문제의 정답을 찾는 것으로 한정된 교육으로는 절대로 훌륭한 과학기술자를 기를 수 없다.창조적이요 혁신적인 과학기술자는 문제의 해결 접근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는 창안력을 길러야 하며 더 나아가 어떠한 문제가 있다는 문제의 인식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위대한 과학자는 바로 다른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였던 문제를 찾아내고 새로운 문제들을 정확하게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이로써 획기적인 발견과 발명의 기반을 만들었던 것이다.훌륭한 기술자들은 새로운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새로운 접근방식을 고안해냄으로써 문명의 발전에 공헌하는 것이다.따라서 우리 교육이 발전하는 과학기술문명과 보조를 같이 하려면 재능있는 학생들로 하여금 마음껏 사물을 관찰하게 하고 자유로이 새로운 접근방법을 실험할 수 있는 교육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이미 만들어진 시험문제들의 정답을 찾고 아주 규격화되고 제한된 교과내용의 속달만을 강요하는 입시준비교육과는 정반대의 교육방법인 것이다.하나하나의 학생들을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그들의 재능·재질을 충분히 지도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현실화되지 못하고는 훌륭한 과학기술자를 양성할 수 없다. ○학생선발 대학자율로 세계적인 명문대학교들은 학교마다 독특한 입학전형제도를 따르고 있다.학생들을 가르친 선생님들의 소견서를 중시하고 동창생들의 추천서들을 중요한 참고자료로 하는가 하면 책임있는 사회인사들의 추천서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지원생 자신들이 작성한 입학지원동기 및 장래포부에 관한 자술서가 기본자료가 되며 학생의 중·고등학교 성적도 참고가 된다.많은 대학이 지원학생들의 면접을 필수로 하고 있고 입학생 전형 전문가들은 그 학교가 원하는 학생들을 찾아내고자 최선을 다한다.과연 학생이 지원한 대학에서 성공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또는 학생의 전반적인 인품이 미래사회 지도자로서 특출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다.한번의 시험성적점수에 좌우되지 않고 종합적인 사정방법을 따르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소외층학생들에게도 교육기회도 넓혀주고 대학자체의 교육이념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다.입학생선발권이 대학에 주어져 있기 때문에 교수들은 교권의 하나로서 가르칠 학생들을 스스로 선발할 수 있는 것이다.대학입시제도가 갖고 있는 교육병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하루바삐 교권을 대학에 돌려주어 대학 스스로 건학이념에 따라 학생선발을 할 수 있는 자율권을 행사토록 해야 할 것이다.
  • 화가 장우성씨(이세기의 인물탐구:8)

    ◎시·서·화 도양화삼절의 노인가/인위·조작없는 「무위사상」바탕,독창적 화풍/안으로는 응축된 깊은 사유 은은하게 표출/정많은 성품.부정엔 단호… 「친일논란」때 미술계풍토 비판도 대나무처럼 곧고 차가운 죽색청한과 물빛처럼 영롱하고 푸르른 수광징벽의 한벽원.이는 월전 장우성화백의 개인미술관 이름이다. 경복궁뒤 사간동 화랑가에서 삼청공원으로 이르는 초입에 위치한 한벽원은 서울 한복판(종로구 팔판동 35)이건만 인적없는 산간에 묻힌 선비의 서숙인양 적요속에 묵향이 감도는 분위기다. 눈부시게 흰 화강암건물과 「한벽원」이란 이름만으로도 주인의 기상과 풍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나무·대나무·백매와 계수나무 사이사이로 진귀한 옛 석물·석등이 배치되고 뜰한가운데는 일중 김충현의 「한벽원용」,내부벽면은 12지신·광개토대왕 비문·석굴암 관음상에서 탁본해온 석고부조로 장식되어 미술관다운 품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바로 이곳이 월전의 모든 예술생애가 집약되고 또 앞으로 우리 한국전통미술의 올바른 맥을 보존·육성해나갈 본산이기도 하다. 아다시피 화단의 거봉인 월전은 시를 짓고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서·화의 삼절로 동양화 전영역에서 유창탁발의 화업을 이뤄낸 노대가다. 그의 작품은 공자가 그림을 두고 말한 「회사후소」,즉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마음을 깨끗하게 가다듬는다는 후소정신과 인위와 조작이 없는 무위사싱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월전의 이런 선비기질은 그의 그림에서 보듯 한점의 허세나 과장이 없이 잔잔한 운율이 유운문처럼 번지고 안으로는 응축된 깊은 사유가 은은하게 표출되어 있다. 그가 즐겨 그리는 학과 백로,화훼와 산수는 모든 기교가 배제된 간결 산뜻한 선묘와 담백한 설채,특히 그만의 묵의 묘취는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기막힌 환희를 안겨준다. ○담백한 선조 일품 월광을 배경으로한 백매가지에는 방금 물오른 새싹을 틔울듯 팽팽한 긴장감이 돋보이고 흰 눈속을 헤쳐서 꺼낸듯한 꽃의 화관은 보석처럼 눈부신 진주빛을 발한다. 마치 신운이 움직이는듯한 절제의 필치로써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과 장인기질보다는 원로의 정신미를 정밀하게 누리고 펼치는 시기라 할수있다. 1912년 임자생.80의 나이에도 그에게는 「노인」이란 단어가 무색하다. 바르고 건강한 모습에 단정하고 깎듯한 움직임,사물을 꿰뚫는듯한 예지의 눈길은 『글씨나 그림등 예술은 가장 천진한것이 극치』라는 완당의 말대로 그 청정의 눈빛을 지니고 있다.그에게선 어떤 흐트러짐이나 허술한 곳도,만모의 기색도 찾아볼수 없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선 다감하고 정이 깊고 상대방을 포용한다.단지 그것이 마음에 들지않으면 추호의 용서나 양해가 없다.늘 옳은자의 편을 들고 자기 주장을 확실히 한다. 주말에는 골프,커피와 담배,두주불사의 애주가로 몇년전까지만해도 양주 한병을 비운 술실력이나 요즘은 친한 친구들과 어울려 순한 청주나 곡주를 즐긴다. 집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그러나 작업실이 있는 한벽원까지 아침 9시반에 출근해서 하오2시부터 작업대 앞에 선채로 3시간에서 4시간씩 작업에 몰두한다. 내년 가을 호암아트홀이 기획한 그의 화력 60년을 총정리하는 신작준비 때문이다.이는88년 일본 세이브미술관 초대 「한국·국화의 거장 장우성전」이후 5년만의 대작전시회여서 그는 모든 정열을 이곳에 쏟고있다. 그의 화적을 새삼 더듬을 필요는 없겠지만 월전은 18세되던 해인 30년 스승인 이당의 낙청헌에 입문,초기에서 10여년은 사실적 시각에 바탕을 둔 감각적 형태의 극세극채색의 치밀한 묘사에 밀착해왔다.그러다가 해방후 서울대미대에 재직하면서 스승의 회화권에서 벗어나 전통동양화인 수묵화에 정진하여 추상이 곁들여진 힘차고 분방한 용필로 활달한 화면을 추구해나갔다. ○18세때 이당에 사사 그는 경기도 여주의 전통적 유교가문에서 2남5녀중 다섯째,부친(장수영씨)의 나이 30세에 얻은 만득자여서 부모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고 자랐다.「월전」은 어릴때부터 유난히 달을 좋아한 아들을 위해 부친이 손수 지어내린 아호다. 할아버지에게 「동몽선습」「소학」「명심보감」과 「사서삼경」을 배우고 붓글씨를 공부하면서 그림을 시작,그림공부를 위해 상경할 무렵에는 평소 위당 정인보선생과 교분이 두터웠던 부친의 배려로 위당댁에 드나들면서 조선역사를 익혔다. 이당문하에서 운보 김기창,현초 이유태와 나란히 수학한지 2년만인 32년 제11회 선전에서 부서지는 파도와 갈매기를 그린 「해병소견」으로 화단에 등단,41년에 「푸른 전복」으로 총독상,그리고 연이어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두차례 수상하고 44년 화가로서 최고의 영예인 추천작가가 되었다. 이때 그린 「푸른 전복」은 열정적으로 부채춤을 추고난후 호흡을 가다듬는 무녀의 휴식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으로 우리미술사를 말할때마다 거론되어지는 대표작중의 하나다. 범접하기 힘든 깨끗한 눈매며 전립의 영모,패영의 구슬은 이슬이 방울진듯,푸르른 구군복과 치마단까지 흘러내린 붉은 끈의 선과 색의 대비,공간을 여백으로 설정한 것등은 훗날 월전 문인화와도 일맥 상통한다. 싸늘한 겨울 날씨와 화면을 가득 채운 만월,한천을 가로지르는 기러기떼를 문인화의 무기교와 자연스럽게 절제된 묵선으로 관조한 조형어법은 「종교와도 같은 높은 이념이 함축」되어있다는 평이 뒤따르고 있다. 한치의 흔들림없이 지금도 여전히 화단의 정상을 지키는 월전으로서도 80성상을 돌아보면 흑색반점처럼 지워버리고 싶은 이야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44년 최고상을 받았을때 총독부의 요청으로 수상자를 대표하여 「답사」한것을 스승과 의논없이 했다는 이유로 수년간 이당의 미움을 받아 소원했던 일,서울대 미대교수시절 「교수자리」를 탐내는 후배의 이간으로 미대 창설동지이며 당시 학장이던 장발씨와의 긴 오해등,어지러운 세속에 휘말려야했던 곤혹과 환멸이 잊을수 없는 얼룩으로 남아있다.물론 시간이 흘러 밝은 대낮처럼 모든 진상이 밝혀졌다곤 하지만 꼿꼿하게 앞만보고 살아온 그에겐 자존심에 먹칠당한 슬픈 추억의 장면장면들이다. 문인사대부의 학문과 역량은 익히 알려진 바이고 그의 그림속에 실린 아름다운 시구외에도 그는 「화맥인맥」등 신문에 자주 글을 발표한 미문으로도 유명하다. ○문장력도 뛰어나 그 한예로 83년봄 한 미술계간지가 다룬 「한국미술의 일제식민잔재를 청산하는 길」이란 특집기사로 인한 「친일 화가파동」때 그는 대단한 문장실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같은해 4월21일자 모 두 일간지 광고를 통해 발표한 「불신과 불화를 조장하는 저의를 묻는다」는 이 성명서는 잡지에 게재한 내용을 조목조목 열거하면서 「일제36년과 해방후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미술가는 친일파이며 모든 미술작품은 일본의 식민지 잔재인양 매도하고 미술교육도 잘못되어 후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했다는 기사내용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망설」임을 전제,「작고작가와 현역 미술인 대부분을 부관참시식으로 난도질」하면서 과거 민족수난의 불행했던 역사는 외면한채 「민족예술창조라는 허구에찬 궤변」으로 사회여론을 오도,「이 방약무인한 오만을 나무라기전에 그들은 일제 강점하에서 무엇을 하고 살아왔으며 소위미술평론가의 자격은 어디에서 취득했고 누가 인정했던가 묻고싶다」는 실랄한 항변과 규탄의 내용이 그것이다. 이 글을 기초한 사람이 바로 월전으로 이 사건은 화단의 경종이 되어 서로 자숙하고 침착하게 자기 성찰하는 기회로 마무리 되었다. 월전은 이처럼 깐깐하다.굳이그가 나서지 않아도 되지만 「화단의 누」라는 차원에서 가차없이 솔선하고 나섰다.그의 작업실은 그의 성품만큼이나 정갈하고 청결하여 난초의 홍자색은 싱그럽고 고고하기만 하다.호불호를 선명하게 가려 「한다」고 마음먹은 것은 일사불란하게 실천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이번 미술관도 88년 구상·계획하여 그가 몸담았던 서울대 미대와 홍대미대의 제자·화우들을 주축으로 즉시 월전미술문화재단을 설립,89년 미술관 착공,91년 3월개관 2주일전 부설 동양미술연구소 제1회 수강생 20명을 배출했다. 까다로운 성품과는 달리 각계각층과의 다양한 교분은 수화 김환기,영운 김용진,의재 허백련,소전 손재형과 친형제같은 우의를 다졌고 대한교육보험의 신용호회장과 황수영 유경채 이대원 김원용 특히 일중과의 우정은 난향과도 같다. 가족은 부인 유리정여사(73)와 1남3녀.장녀인 정란씨가 동양미술사를 전공했다.그의 만년의 예술은 「붓가는대로 그린다」는 명경지수의 염과 자연에 돌아가 자유하는 마음으로 우주를 넘나드는 광대무변의 세계를 구사하고 있다. 이제 월전화는 그의 생을 황홀하게 장식하기 위한 무르익은 화경에 접어들어 그 마지막 붓끝까지도 불후의 명작을 그리게 될것을 의심할 사람은 없다. 아산 현충사·정읍 충렬사 봉안 이충무공 영정,세종대왕 기념관 벽화 「집현전학사도」 낙성대봉안 강한찬장군·김경신장군·윤봉길의사·정포은선생·문익참선생·김종직선생·조식선생·정기용박사·유관순열사등 영정 제작.국회의사당 벽화 「백두산천지도(1천호)」,고려대벽화 「군려도」크리스트상화(63빌딩)제작. □연보 ▲1912년6월 경기도 이주출생 ▲30년 이당 김은호 「낙청헌」입문 ▲32’ 제11회 선전 「해병소견」입선이후 계속 출품 ▲33’ 육교 한어학원 졸업 ▲41∼44’ 「푸른 전복」등 연4회 특선·추천작가 ▲46∼61’ 서울대 미대 교수 ▲49’ 로마 국제미전 「성모와 순교복자」3부작 출품(바티칸시 수장) ▲50’ 제1회 개인전(동화백화점 미술관) ▲63’ 도미,미국무성 화랑 개인전 ▲64’ 워싱턴 스퀘어 화랑주최 국제미술제 한국대표초대출품 ▲65’ 워싱턴에 동양예술학교 설립 ▲71’ 홍대 미대 교수 ▲75’ 유럽7개국 미술계시찰 ▲80’ 현대화랑서 도불 기념전 ▲〃 프랑스 정부초대 파리세루뉘시 미술관 개인전 「홍매」「석」등 프랑스문화성소장 ▲81’ 월전화집(지식산업사간) ▲82’ 독일 쾰른 시립미술관 초대 개인전 ▲85’ 국립 현대미술관 원로작가 초대전 ▲88’ 도쿄 아트포럼에서 「한국 국화의 거장 장우성전」개최 ▲〃 동산방화랑서 개인전 ▲92’ 오늘의 작가 11인전(진화랑) 국전심사위원·운영위원역임 현 예술원회원 서울특별시 문화상·예술원상·5·16민주상 수상.
  • 미움/정복근 극작가(굄돌)

    사람을 두고두고 미워하기는 퍽 힘이 든다.우선 그사람 때문에 분했던 일을 마음에 새겨서 잊지 않아야 하고 언제 어느때 마주치더라도 순발력있게 기억해내어 곧 미움을 작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지금 막 머리에 묻힌게 샴푸였는지 린스였는지 헷갈려서 머리 감는 순서를 두번씩 되풀이 하고 물 한잔 마시려고 냉장고 앞에까지 가서 왜 왔는지 심사숙고 해야 하며 전화를 걸면서 누구에게 거는 중인지 잊어버려 기죽은 소리로 거기가 어딘지 물어야 하는 야무지지 못한 사람에게는 정말 누군가를 두고두고 미워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분한 일을 당하면 있는대로 화를 내고 절대로 잊지않겠다고 결심하지만 시일이 지나뒤에 우연히 당사자와 마주치면 깜빡 잊고 우선 인사부터 하고 본다.그리고 지나친 뒤에야 겨우 자신이 그 사람에게 화를 내는 중이며 아직 용서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어처구니 없어지곤 한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도 여러가지겠지만 내 근래의 좌절감 중에는 이런데서 온 경우도 몇번 있었다. 신문에 보도되는 여러가지 의롭지 않은 사건들.객관적으로 볼수있는 불의에 대해서는 잊지말고 기억해서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주변의 혐오스러운 일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렇게 대강 대처하는가 회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그래도 다시 곰곰 생각해보면 미워해야 할 사람이 지니고 있는 긍정적인 부분들이 떠오르고 한사람이 지닐수 있는 악덕과 미덕의 분량에 대해서 그 악덕과 미덕이 발휘되는 조건에 대해서 애매한 관대함의 부도덕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 또 일상의 작은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며칠분의 미움,어느만큼의 냉엄함을 자신에게 요구해야 할 것인가 무거운 마음으로 생각하게 된다.
  • “청와대에 간첩단관련자 운운/국민당 주장은 유언비어일뿐”

    ◎김학준대변인 성명 김학준청와대대변인은 15일 성명을 발표,『국민당의 변정일대변인이 15일 성명을 통해 간첩단사건관련자가 청와대에도 있다는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유포한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수 없다』면서 『청와대는 결코 이번 간첩단사건에 관련된 사람이 없으며 의심받을 만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김대변인은 또 『국민당은 얼마전에도 박태준의원을 협박하기위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일본에 갔다는 어처구니없는 흑색선전을 늘어놓다가 사실무근임이 밝혀지자 정주영후보의 입을 통해 그런일이 없는것 같다고 둘러대는등 횡설수설했다』면서 『사실을 밝히지도 않고 단순히 유언비어를 날조하여 사사건건 청와대를 물고 늘어지는 중상모략을 계속한다면 도저히 묵과할수 없다』고 강조했다.
  • 폭행 이은 파렴치 발뺌/김만오 정치부차장(오늘의 눈)

    14일 하오 3시쯤 국민당 정주영후보의 유세가 열린 부산시 동래구 사직운동장 옆 간이운동장. 정후보의 찬조 연설자인 정주일의원(코미디언 이주일)이 연단 위에서 『△△당이 돈을 주고 청중을 동원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며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유세장 뒤켠에 많은 청중들이 몰려 시끌벅적했다.현장에서 취재중이던 서울신문 사진부 김명국기자를 비롯한 H신문·K신문 기자가 그곳으로 달려갔다. 각 지역 책임자인 듯한 청년들이 라면박스크기의 종이상자를 들고 있었고 주로 부인네들인 청중들이 정후보의 얼굴사진이 인쇄된 「출석표」를 상자 안에 서로 먼저 집어넣으려고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3명의 사진기자들은 「불법의 현장」을 발견했다는 생각에서 열심히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이때 국민당 지역 간부로 보이는 40대 남자가 김기자의 뒷덜미를 나꾸어 채며 『이 ×× 너 뭐냐』고 욕설을 퍼부었다.순식간에 청년 10여명이 김기자를 에워싸고 욕설과 주먹질·발길질을 하기시작했다.취재기자임을 밝히며 동료기자 2명이 말렸으나 역부족이었다. 청년들은 김기자를 유세장 뒤쪽 야산밑으로 끌고 가 카메라 2대·렌즈3개·신분증을 빼앗시고 『산에 파묻어 버리겠다』면서 집단 폭행했다. 이번 선거에서 당원들이 현장취재기자를 집단 폭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또한 이번 사건은 전혀 우발적으로 일어 난 것이 아니다.엄청난 돈을 뿌리며 금권선거를 자행하는 바람에 발생한 사건이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국민당측의 태도이다.변정일국민당 대변인은 이날 밤 늦게 「사죄성」 성명을 냈다.그러나 변대변인은 이 성명에서 『당으로서는 이번 사건이 우리당 청년당원들에 의해 저질러진 불상사인지 아니면 유세를 방해하려는 외부 불순세력의 소행인지를 조사해 보아야겠다』고 말했다. 국민당 부산시지부측은 15일 아침 김기자에게 빼앗았던 카메라와 신분증등을 고스란히 돌려주었다.그런데도 국민당측은 「외부 불순세력」운운하며 사실을 호도하려하고 있다. 대낮에 넓은 운동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민당원들이 저지른 만행을 눈하나 깜짝않고 부인하고 있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잘못은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함으로써 용서받을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당은 표만 긁어모을수 있다면 어떤 짓이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식으로 유권자들에게 비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 안방유세서 선택의 기준 찾자(사설)

    안방에서 TV로 선거유세를 지켜보는 시대가 되었다.유세만이 아니라 각종 토론과 특별회견등을 안방에서 충분히,그리고 풍부하게 접해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지난 1일 밤 우리는 그 첫경험을 했다.대통령후보들을 선명하게 근접해서 보는 것은 새로운 기쁨이었다. 유권자는 이 안방매체를 통한 후보와의 만남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우선 많은 선거운동의 문제가 옥외 선거운동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도 그것은 바람직하다.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김권동원의 혐의도 선거집회에서 많이 생긴다.냉동식품의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통계통에서 체온이 차단되어야 하듯이 유권자와 선거운동체의 직접 접촉은 부패를 촉진시킬 수있다.유세가 한번 지나갈 때마다 생기는 쓰레기며 소음은 시민에게 별도의 부담을 주고,도시행정에 피해를 준다.걸핏하면 학교운동장이 유세장으로 동원되어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도시기반시설의 파괴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우리가 안방 유세에 관심을 가져야 할 더 큰 뜻은 다른데 있다.선동적으로 세몰이를 해서 대중을 현혹시키는 일도 서슴지않는 옥외유세의 비합리성이 성숙한 선택에 도움이 안된다.안방유세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최근에 있었던 퇴폐유세소동도 유세장을 특설무대쯤으로 해석한 과열 운동원들의 어처구니 없는 작태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수준이 방송선거를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되었다는 것은 커다란 자산이다.장차 나라를 이끄는 최고지도자가 될 사람은 그가 누구이든 선거기간동안 못볼 것을 보일만큼 상처를 입게 해서도 안된다.후보가 선거연설을 하기 위해 TV앞에 나오려면 얼굴도 정돈하고 정선된 정책안을 국민앞에 선보이게된다.그런 것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도와야 한다.그래야 국민은 후보의 가장 큰 가능성에 희망을 걸게되고 그걸 발휘하도록 협조한다. 선거에 관한 우리의 정서는 좀 이중적이다.흥미와 관심은 유난스레 강하면서 존중하고 보호하는 노력에는 매우 인색하다.과열하면서도 냉소적인 모순스런 일면을 지니고 있다.TV유세는 그런 일들을 바로잡는 구실도 할 수 있을 것이다.또한 공정시비를 사전장치로 걸렀으므로 공명선거의 표준이 되어 줄수도 있을 것이다.그런 뜻에서 첫시작은 좋은 징조를 보이며 출발한 것같다.유권자의 애정이 깃들여진 보기좋은 선거문화로 정착하기를 기대하며 당부한다.
  • 속빈 블랙박스,「진상」을 가져오라(사설)

    러시아가 자발적으로 넘겨준 KAL(대한항공)의 피격여객기 블랙박스내용중 중요부분이 빠지거나 원본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있다.음성녹음장치(VCR)와 비행기록장치(FDR)가 있어야 하는데 전자는 복사테이프이고 후자는 없다는 것이다.정부당국은 러시아측에 진상의 해명과 빠진 FDR의 인도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이 어떻든 유감천만이 아닐 수 없다.블랙박스인도는 옐친러시아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우의와 KAL기사건에 대한 사죄표시의 상징같은 것이었다.대통령의 체통도 돌보지 않는듯 직접 들고와 우리에게 인도했다.받는 우리가 민망할 정도였다.대한관계발전을 희망하는 강한 의사표시로 감명을 주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가 블랙박스인도를 요구해온 것이 단순한 상징물로서가 아니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사건의 진상규명에 필요불가결했기 때문이다.따라서 인수한다면 당연히 내용물을 철저히 조사분석케 되어 있었다.그것을 옐친이나 러시아당국이 몰랐을리 없다.때문에 우리는 옐친대통령이 고의로 FDR를 배제시켰거나 배제된사실을 알고도 무책임하게 그대로 우리에게 인도했으리라고는 생각않는다. 결국 내용을 모른채 들고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모스크바로부터 그런 내용의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사실일지 모른다.그러나 그렇다해도 실망과 유감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국가적 실례가 시정되는 것도 아니다.러시아와 옐친의 국가및 대통령으로서의 신뢰성에생긴 흠이 가시는 것도 아니다. 옐친이나 그의 보좌관들은 내용물의 확인이나 확인문의도 않은채 들고왔단 말인가.옐친 몰래 FDR를 빼돌린 것은 누구며 무엇을 노린 것인가.러시아는 그래도 괜찮은 나란가.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블랙박스는 회수당시 구소련 군사정보당국에 의해 철저히 해체되고 분석되었을 것이 틀림없다.따라서 그것이 원상 그대로 우리에게 인도되리라고는 처음부터 기대치 않았다.또 일부 보도의 지적도 있었지만 구소련 정보당국에 의한 훼손이나 조작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형태의 것이든 블랙박스의 내용은 있는 그대로진상규명의 유일한 객관적 증거자료가 될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의 인도를 요구했고 기대를 걸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 블랙박스의 일부내용 특히 비행기록의 비밀을 간직한 FDR가 조작도 아니고 통째로 빠져버린 것이다.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비행기록의 진상이 밝혀지면 곤란해질 관계자의 소행이거나 아니면 옐친을 궁지로 몰아넣기 위한 음모인가.제3국 관련의 다른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닌가.진상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FDR를 찾아 인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사과일 것이다.
  • 국민·신당 통합명분과 문제점(사설)

    국민당과 새한국당의 통합으로 이번 대선구도는 사실상 「2김1정」간의 3파전으로 굳어진 형국이다.국민당은 특히 이번 통합을 계기로 반양금세력의 결집체로 자임하는 한편 내각책임제 개헌을 집권공약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아직까지 뚜렷한 쟁점이 부상하지 않은 이번 대선전에서 국민당이 나름대로의 차별성과 독자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인 것 같다. 그러나 이번 통합이 국민들 사이에 정치에 대한 불신과 회의를 증폭시켰다는 사실도 국민당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내각제 공약을 살펴보자.내각제에 대한 국민당 정주영후보의 기본인식은 우리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 10월초까지만 해도 『내각제는 일본이나 영국처럼 국왕이 있어 나라의 중심이 잡힌 나라에서나 가능한 제도』라며 내각제 개헌공약의 채택에 반대했다.그러다가 합당이 거론되자 「내각제는 정치의 꽃이며 이상」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국민당의 내각제 공약은 절박한 국가적 과제로서의 당내 컨센서스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합당의 방편으로나온 것이다.그래서 합당의 이유만 소멸되면 언제 폐기될지 모르는 운명이다.또한 민자·민주 양당이 지지하지 않는한 현실적으로 실현불가능한 공약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발휘할지도 의문이다. 국민당을 공당으로 존속·발전시키기 위해 정대표가 사재를 털어 2천억원 규모의 정치발전기금을 출연키로 했다는 대목엔 아연치 않을 수 없다.정치가 뭐길래 그런 거금을 당에 내놓다니,서민들로선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우리나라 재벌들이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는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그런데 그걸 사재란 이름으로 마구 써도 되는 것인지,의문부터 앞선다. 정치엔 물론 돈이 필요하다.그 돈은 재벌이 내는 목돈이 아니라 당원이나 유권자들로부터 나오는 푼돈일수록 좋다.푼돈은 정당의 자생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가 달리지 않아 깨끗한 정치를 담보하기 때문이다. 한국최대재벌의 총수인 정대표가 새한국당측의 요청에 따라 내놓기로 한 「합당 보증금」2천억원으로 인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푼돈 정치」가 무참하게 유린당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에 새한국당측에서 국민당과의 통합을 주도한 세력은 민자당 탈당파다.그들은 얼마전 대우그룹 김우중회장 영입에 앞장섰다가 그것이 좌절되자 다른 재벌당을 찾아나서 결국 국민당쪽으로 들어간 셈이 되었다.양금 청산을 구실로 변신과 변절을 거듭하는 그들의 행태를 납득할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 정부청사 난입행위 용납안된다(사설)

    정부의 올해 추곡수매가 책정에 반대하는 일부 농민들과 재야농민단체들의 시위가 잇따르더니 마침내는 그들 일부 세력이 과천종합청사로 몰려가 두시간동안이나 부총리실을 점거한 채 집기를 부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빚어냈다.어떻게 그런 이성을 벗어난 집단행동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 우리농민들이 피땀흘려 가꾼 추곡의 수매가및 수매량에 대한 요구 내용에 대해서는 보다 깊이있는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또한 우리농촌이 안고있는 어려움도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사실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일손부족에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농사일 또한 그렇거니와 늘어만가는 농가부채등 농촌실정은 너무나 잘 알려진게 사실이다.따라서 농민들의 요구가 다소 무리한 점이 없지는 않으나 할말은 해야겠다는 입장마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 주장이나 요구가 사리에 어긋나지는 않더라도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나 방법이 사회 통념에 맞지않는다면 그 정당성은 인정받을 수가 없다.법질서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때문이다.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듯이 만인 또한 법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그같은 파괴적인 집단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농민들을 앞세운 이번 집단행동은 그 자체로서 지탄받아 마땅하다.공권력의 통제가 허술해진 듯한 틈을 타서 힘의 논리만을 앞세워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하는 것이다. 정부가 제출한 올 추곡수매가동의안은 현재 국회가 심의중에 있다.정부가 내놓은 동의안은 안정기조 구축을 위해 한자리수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이 요구하는 한도에 못미치는게 사실이고 정부로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게 아니다.그래서 이 추곡동의안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자칫 당리당략으로 흐르지않을까 우려하며 정치권의 동향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입장이다. 지금 우리는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고있다.정치적으로는 다음 정부를 영도할 대통령을 선출할 시점을 앞두고 사회적으로는 갖가지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다.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조금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자제할 줄 아는 성숙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매사를 힘으로만 해결하려든다면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 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 우리가 겪었던 혼란상은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아니된다.이것은 모든 국민들의 바람이다.아울러 공권력은 이러한 법질서 파괴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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