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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3년 사건사고 결산/잇단 대형사고… 인재라 더 충격

    ◎열차전복·폐리침몰 등 사회기강해이 탓/한·약분쟁은 “국민 볼모로 업권 싸움” 비난/입시부정·슬롯머신수뢰 등 사회병리현상 노출 문민정부가 출범한 93년은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세차게 몰아친 한해였다. 지난 시대의 그늘을 제거하기위한 개혁의 돌풍속에서도 구시대의 산물이었던 뿌리깊은 무사안일 풍조때문에 각종 사건과 사고가 꼬리를 무는 이중적인 사회현상이 표출되기도 했다. ○우암아파트 붕괴 경찰과 검찰의 「합작비리」였던 슬롯머신사건,부패한 군 내부의 치부가 드러났던 율곡사업비리,지도층 인사들의 부도덕을 여실히 보여준 재산공개 은폐 및 누락,상아탑의 자존심과 대학인의 긍지에 먹칠을 한 대학입시부정사건 등은 우리 사회의 자정과 개혁을 더욱 가속화시킬 필요가 있음을 입증했다. 또 청주시 우암아파트 붕괴사고에 이어 부산 구포열차전복사고 ,아시아나항공기추락,위도 서해훼리호침몰사고 등 땅·하늘·바다에서 대형사고가 잇따라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적당주의와 인명경시의 비뚤어진 의식,안전에 대한 무감각,관리·감독의 허술등에서 빚어진 인재의 전형이 줄을 이은 것이다. 특히 한·약분쟁사건등에서는 타인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집단이기주의의 극치를 드러내 우리시대의 도덕적 지표를 다시 세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1월7일 사망자 28명,부상자 48명을 낸 충북 청주시 우암아파트붕괴사고는 70년 일어난 서울 와우아파트붕괴 이래 최대의 복합건물 붕괴사고로 기록됐다. 부실시공이 주원인으로 밝혀진 이 사고로 대형 건축물공사에는 단계별로 책임공무원을 둔다는 제도가 마련됐으나 사고 아파트의 준공검사 과정에서 관계공무원들의 독직 및 직무유기 등 관련부분을 아직 밝혀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78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3월28일의 구포열차 전복사고 역시 우리 사회의 원시성과 구조적인 무사안일의 병폐를 보여준 어처구니없는 한국철도 1백년사상 최대의 인재로 기록됐다. 이 사고는 결국 노후화된 철도시설과 무분별한 지하터널 굴착공사,하도급비리,행정적당주의등이 문제점으로 떠올라 각종 관급공사에 일대 메스를 대게하는 촉발제가 됐다. ○3부처장관 경질 여기에다 4월19일 충남 논산군 논산읍 서울신경정신과의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외계층에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이 얼마나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수 있는가를 보여 주었다. 20분만에 진화된 불에 입원한 정신질환자 41명 가운데 34명이 숨졌다.조사결과 병원측이 환자들의 난동을 우려,링거병줄등으로 손발을 묶고 현관문을 잠가 놓는 바람에 피해가 컸던 것으로 밝혀져 정신질환자들의 격리수용등의 안전관리가 치료보다 우선하는 정신병동의 비윤리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대형사고는 올상반기를 넘어서면서도 끊일 줄 몰랐다. 7월26일 하오 3시40분쯤 승객1백4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서울발 아시아나항공 733편이 전남 해남군 운거산에 추락,66명의 희생자를 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기는 악천후로 2차례나 착륙에 실패한뒤에도 무리하게 고도를 낮춘 상태에서 착륙을 강행하다 끝내 추락했다. 이어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던 10월10일 일요일 아침,전북 부안군 위도면 앞바다에서 승객과 선원 3백60여명을 태운 서해훼리호가 풍랑에 휩쓸려 침몰했다. ○국회의장 등 사퇴 2백92명의 희생자를 낸 이 사고는 탑승인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구조등 조사작업에 원시성을 보여준 것은 물론 과적,초과승선,국민 특히 서민들의 생명보호에 대한 허술과 해상예보의 부적확,정비불량등 우리 사회의 허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숨진 백운두선장(57)의 생존설에 대한 추측 기사는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여과없이 보여주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형사고속에서도 당시 여객기가 떨어진 마천의 주민들과 위도면 사람들은 각각 부상자의 구조와 인양에 나서 희생자를 줄이는 한편 자신의 일처럼 부상자들을 돌봐 슬픔속에서도 훈훈한 인간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와함께 문민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야기된 사회지도층의 도덕성 시비는 김영삼대통령의 첫 조각과 재산공개,대학입시비리등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조각후 불과 10일만에 보사부장관을 포함,3부처 장관과 서울시장이 도덕성의 도마위에 올려졌다. 따라서 부동산투기가 문제가 된 박량실보사부장관,토지형질변경등의 불법을 저지른 김상철서울시장이,자녀의 특례입학문제로 박희태법무장관이,재직시 비위문제로 허재영건설부장관이 각각 여론의 질책으로 경질되기에 이르렀다. 또 헌정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공직자재산공개는 「공직자청렴운동」이란 점에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모은 만큼 파장역시 심했다. 두차례에 걸쳐 모두 1천1백67명의 1급이상 공무원들의 재산이 공개되면서 공직자들의 도덕성과 정직성이 심판대에 올랐다. 그 결과 공직자 1인 평균 재산이 14억여원에 이르렀고 당시 박준규국회의장,김덕주대법원장이 재산 축적과정에 대한 충분한 해명 없이 사퇴하는등 엄청난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2월부터 터져나온 대학입시부정은 광운대등 5개 대학이 관련되고 사회저명인사등 1백55명이 개입,이 가운데 59명이 구속돼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교육만능주의와 배금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특히 입시부정이 단순히 대학과 학부모간의 연계가 아니라 일선 고교교사와 전문 입시브로커들이 대학생을 고용,대리시험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졌다는점에서 큰 충격을 던졌다. 게다가 지난 5월 전국을 강타한 슬롯머신 태풍은 일확천금의 꿈에 젖은 사람들과 업소들과 유착된 권력층,조직폭력배등으로 뭉뚱그려진 우리 사회의 부정을 그대로 나타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허가된 복마전으로 일컬어진 이 사건은 탈세등 불법을 자행한 정덕진씨와 정씨의 정·관계 배후세력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5공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의원이 구속되는 사태로 번졌다. 또 이건개전대전고검장,천기호전치안감,엄삼탁전병무청장,이인섭전경찰청장등이 슬롯머신의 태풍에 휩쓸렸다. ○박철언의원 구속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3백여곳에 이르는 전국 슬롯머신업소를 95년까지 폐쇄키로 하는 한편 검찰은 환부를 도려내는 자정의 불을 댕기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월15일 정부의 약사법시행규칙의 공포가 몰고온 한·약분쟁은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한 집단이기주의의 전형이었다. 약국들의 한약조제권을 둘러싸고 번진 한의생들의 집단수업거부로 시작된 3천여명의 한의대생들의 유급사태,약국들의 2차례에 걸친 휴업등 한약분쟁은 정기국회말인 지난주 약사법개정안 통과로 어느정도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또 연말 제네바에서 불어온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의 돌풍은 쌀시장개방 절대반대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케 해 각종시위와 집회등을 전국적으로 촉발시켰다.이밖에 지난 4월 정오 서울 도심을 뒤흔든 육군 임채성일병(20)의 무장탈영 총기난동,6월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연신내 네거리에서의 시위학생들에 의한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김춘도순경(27)의 폭행치사사건,연천 예비군훈련장 폭발사고등도 올해를 특징짓는 사건들로 꼽힌다. 새정부 원년의 국민들은 그러나 입시부정의 근원을 발본색원하려는 의지와 슬롯머신업계비리의 단죄,민생 침해사범의 대대적인 소탕작업등에서 지난날의 어두웠던 부분에 대한 아쉬움보다 앞으로의 희망에대한 기대를 새롭게 하고 있다.
  • 군수에 전문성과 투명성을(사설)

    국방부 군수본부가 프랑스 무기상의 가짜 선하증권(B/L)에 속아 거액의 돈을 사기 당한것으로 보도되어 충격을 주고있다.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수 없다. 지금까지 국제간 무기거래에서 불량품이 발견되거나 일부 다른물건이 선적되고,주요부속품이 빠져 문제가 되는 사례는 있었으나 이번과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더욱이 민간기업간의 무역거래도 아닌 군전력증강을 위한 것이고 재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지금 군수당국과 외환은행 사이에 사건의 발생원인과 책임문제를 둘러싸고 시비가 엇갈리고 있는 모양이나 무기거래를 둘러싼 과정을 살펴볼 때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인상을 받는다. 우선 선적서류에 하자가 있다는 연락을 「했다」「받지 못했다」는 양측의 상반된 주장에서 우리는 무역거래의 가장 기본적인 확인과정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조사가 진행중이어서 결과가 밝혀지겠지만 그것 자체만도 상식이하라 하지 않을수 없다. 또 하나는 어째서 선하증권이 허위였다는 사실을알고도 6개월동안이나 확인하지 않았느냐에 의문을 갖지않을 수 없다. 이 두가지 사실만을 두고도 무기를 직접 수입해오는 관련부서인 군수당국의 책임문제가 거론되지 않을수 없고 구두로만 하자사실을 통보했다는 은행측엔 과연 잘못이 없는것인지 묻고싶다. 어쨌든 이번 사기 사건에서 우리는 몇가지 교훈을 얻게된다.첫째 전문적인 무역거래지식이 없는 군이 복잡한 국제무기시장에서 수입을 직접 담당함으로써 이같은 사건이 발생했지 않았나 하는 제도적인 측면이다.단적으로 민간기업에서 이같은 일은 상상도 할수 없다고 볼때 이는 명백해진다.6개월이 지나도록 당한줄도 몰랐다니 말이 되는가.너무나 허술하지 않은가. 둘째 지금까지 「군사기밀」이라고 거의 모든 것을 비공개로 함으로써 드러나게 되는 부정적인 측면이다.비밀로 함에따라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 소지가 크고 이번과 같이 사기를 당해도 해결방법을 찾기가 쉽지않다는 것이다.이번 사건에서 그것을 뚜렷이 알게 된다. 따라서 군은 특히 무역거래와 같은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엔 관련 민간전문가를 활용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민간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게 될때 효율성도 갖게될 것이다.또 하나는 이제 군도 기밀제일주의에서 벗어나 투명성을 가져야 한다. 아무튼 이번 사건의 발생원인과 과정은 면밀히 조사되어 책임소재가 확실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가뜩이나 「율곡비리」등으로 실추된 군의 명예를 위해서도 그렇다.
  • 사격장관리 어떻게 하는건가(사설)

    최근의 잇단 군의 폭발물 안전사고들은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라 기가 찰 뿐이다.어째서 이처럼 포탄이 학교운동장에서 터지고 일반가정의 아파트 베란다에까지 날아들수 있는가.피해가 적었기에 망정이지 생각만해도 등골이 오싹해진다.학교조회시간이나 수업중의 교실에서 폭발하고 그리고 아파트의 포탄이 터졌더라면 어떤 사태가 벌어졌겠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무시한 결과로밖에 달리 말할 수가 없다.파주사고는 전차부대가 포사격훈련중 전차포를 고교운동장을 향해 잘못 발사한데서 일어났고 철원의 아파트포탄은 군하사관들의 이삿짐쓰레기에서 폭발해 날아든 것으로 드러났다.조준을 잘못했다는 것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고 이삿짐속에서 발칸포탄두가 나왔다는 것은 우리를 더욱 경악케하고 있다. 지난 6월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천 포사격훈련장의 사고도 폭발물취급부주의와 교관의 미숙과 같은 안전수칙 무시의 인재가 원인이었다.이번의 것도 단지 피해가 적을뿐 비슷한 내용의 사고이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사격훈련장에서 엉뚱한 데를 향해 잘못 조준 발사한 있을수 없는 사고인 것이고 더욱이 이삿짐속의 폭발물은 유출경위부터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한마디로 군훈련장에서의 교육이 그만큼 엉망이고 폭발물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가.우리는 군의 기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사격장은 특별히 군기가 엄하며 엄해야 하는 곳으로 되어있다.엄정한 군기아래서 전투력향상을 위한 교육이 바르게 실시될 때 포구가 민가를 조준하게 되거나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게 하는 일은 있을 수 없을 것이고 군의 생명선인 무기와 탄약의 안전관리가 제대로 될때 폭발물유출같은 일 또한 있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군당국은 이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위해서도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가려내고 관계자를 엄중문책해야 할 것이다.엄정한 군기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마침 국방부가 이번사고가 나자마자 즉각 민가주변 사격장은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기고 사격훈련때 사격지침을 철저히 준수토록 한 대응은 적절했다고 본다. 아울러 군당국은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다시한번 군의 훈련내용및 운영에 문제는 없는지 교육훈련전반에 걸쳐 재점검해줄 것을 당부한다.일제점검을 통해 형식에 그치고 있는 훈련이나 낭비적 요소가 있으면 과감히 없애고 시정함으로써 위험을 제거하고 군의 전력증강도 기하는 안전한 교육훈련장이 되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
  • 반나절도 못버틴 「쌀사수」/양승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제네바 협상에서 「쌀시장 사수」라는 정부의 마지노선이 허무하게 무너진 6일 아침,정부종합청사는 냉기로 가득했다.무장을 한 일군의 전경들이 정문을 지키고 있었고 출입자들에 대한 검문도 평소보다 훨씬 강화됐다. 정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유구무언이라는 태도였고…. 새정부 들어서는 좀처럼 볼수 없었던 광경이었다. 비록 겉모습이지만 정부가 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쌀 협상대표단을 파견한지 불과 3일만에 모든 게 무너졌다.그것도 당초엔 별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던,그래서 「영양가 없는 만남」으로 평가되던 마이크 에스피 미농무장관과의 반나절 협상에서­.정부내에서는 적어도 7일의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부(USTR)대표와의 막판협상에 이르러야 분기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었다.실로 어처구니 없는 반전인 셈이다. 반나절도 버티지 못할 처지면서 왜 국민에겐 비장한 어조로 「사수」를 외친 것일까.정부 관계자들은 『끝까지 고수하려던 원칙엔 변함이 없었으나 워낙 국제적 압력이 거셌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는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미 짐작했던 일이다.우리대표단이 구체적 일정이 잡히지 않았는데도 예정을 앞당겨 현지로 서둘러 떠날 때부터 어렴풋이 예상했던 것이다. 국내의 정치적 상황과 『2대만 거슬러 올라가면 누구나 농민의 아들』이라는 쌀에 대한 국민감정등이 정부의 행보를 옥죄었다는 것은 인정한다.그러나 그게 하루,이틀의 일이라면 모른다.지난 7년동안이나 계속된 일이었음을 주목해야 한다.통상관계자들은 『솔직히 말해 7년동안 허송한 셈』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새정부의 자랑스런 기치 가운데 하나가 정책결정 과정의 투명성이다.협상중인 사안이라 비록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수 없다손 치더라도 지금쯤은 방향선회의 이유를 당당히 밝혀야 한다.모든 국제협상이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할때 힘이 배가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1년전만도 해도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없어 일을 할수 없다」는 얘기들이 심각하게 나돈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크게 보면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정부 정책의 도덕성에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이제라도『내각의 운명을 걸고 충격을 최소화 하겠다』고 천명하고 남은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온힘을 다해 뛰어야 할 때다.
  • 고수협상에 온국민 힘 모아야/최호선(쌀정책을 말한다)

    ◎개방 불가피론 성급… 끝까지 저지 노력을 쌀시장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임박해지자 쌀개방을 결사 반대하는 온 국민들의 열기는 전국 각처에서 한겨울의 강추위도 아랑곳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쌀이 차지하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가치는 재론할 여지조차 없다.그것은 이미 전국인의 3분의1이나 되는 1천3백여만명의 국민들이 쌀은 절대 개방할 수 없다고 서명하여 쌀수입개방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나라 안팎에 알린 바 있기 때문이다. ○1천3백만명 서명 협상이 초읽기에 돌입한 긴박한 상황이라고 한다.이 중요한 시점에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간의 농산물 협상이 타결의 조짐을 보이고 일본도 쌀의 최소시장 접근을 수용할 것으로 보도되자 이에 편승한 일부 언론이나 무책임한 학자들이 마치 개방은 당연하거나 살판이라도 난듯한 언사를 일삼고 공공연히 불가피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기 이를데 없다. 지금은 농산물 협상이 끝난 것이아니라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정부 대표단이 협상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온힘을 모아주는 것이 옳겠다.본래 국가간 협상은 거미줄 같은 긴장의 연장속에서 상대국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모든 정보와 영향력을 사용하는 것이다.우리에게 쌀시장 개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대국을 설득시키고 우리 농업을 이해시켜 협상에 영향을 줄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국익에 합당하다 하겠다.그러기 위해서는 비록 눈치로 한몫보는 대세론자라 할지라도 정부의 입장이 변치않고 확고한 이상 부추기거나 맞장구쳐 역기능을 조성하는 일은 삼가야 옳겠다.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란 각국의 자기이익챙기기 마당이지 무슨 비둘기를 띄운 평화의 사도행진장이 아니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성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강대국들이 개방하므로 어쩔수 없지 않느냐하는 숙명론적인 사고나 안이한 패배적 발상은 적전분열을 보일 뿐 국익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어처구니 없는 논리는 마치 쌀을 개방하지 않으면 가트(GATT)에서 탈퇴해야 하거나 아니면 쫓겨난다는 등의 터무니 없는 논리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것은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취할 사회지도층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은 제각기 자기 나라의 이익을 지키기위한 외교이지 무슨 강화조약같은 것이 아니다.우리나라가 국제적 고립을 면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같이 조건부 쌀시장개방방식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도 실로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소위 최소시장접근도 바로 시장자유화로 가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숙명론적 사고 안돼 쇠고기 시장개방 사례에서 보듯이 지난 89년 국내소비의 3%수준의 쇠고기 수입할당으로 시작한 것이 불과 3년만에 56%로 수입량이 급증한 것이나 양담배의 소비격증에서,그리고 PX에서 흘러나오는 칼로스쌀에 사족 못쓰는 졸부들의 상태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알수 있다. 우리나라 농업구조의 전근대성,불균형 성장정책에서 비롯된 농촌의 현실 등을 압력을 가하는 협상상대에게 얼마나 알렸는지 냉철히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농촌현실 바로 전달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이 평화로운 시절에도 세계유일의 분단국으로서 북의 핵위험에 공동대처하자는 미국이 비상시 식량의 중요성을 뻔히 알면서도,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곳,한국의 쌀을 예외없이 개방하라는 것은 그들의 오만인가,아니면 우리들의 잘못인가를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혈맹」이란 단어는 「교역」이란 사전에 없다는 것도 잘 안다.그러나 그 단어를 지금도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어떻게 어려울때 그 특별한 관계가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협상은 또다른 형태의 전쟁이라해서 과언이 아니다.그 전쟁의 승패가 결정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민족의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국론을 모아 최후의 일각까지 역사에 여한이 없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자.
  • 신용은 돈이다/안공혁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굄돌)

    신용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금융거래나 자금조달에 있어서 여러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냉엄한 금융환경이 현실로 닥쳐오고 있다. 당장 최근의 실명제 실시와 관련한 중소기업 긴급자금 지원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중소기업의 금융접근 행태를 보더라도,이같은 인식이 결코 지나친 판단이 아님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은행과의 거래실적이 미미하고 연체를 다반사로 저지르면서도 정부의 자금지원 방침을 구실삼아 신용으로 대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기업이 적지 않았으며,심지어 재무제표·매출실적증명원등 기본적 신용정보자료를 적당히 조작하거나 아예 공개조차 꺼리는등 비밀스러운 태도로 일관해 온 기업이 오히려 신용보증서를 빨리 내주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있었다. 선진금융풍토가 정착된 미국의 경우에는 고객 스스로가 평소에 은행과 꾸준히 성실한 거래관계를 유지하는등 신용을 쌓고 또 이를 인정받아놓기 때문에 긴급할 때 원활히 신용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되새겨 보아야 한다. 한마디로 신용이란 제비가 물어다 준 흥부의 박씨와 같이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우연과 천운의 결과가 아니며,은행에서 배급을 받거나 필요할 때 아무에게서나 융통할 수있는 시혜의 산물은 더더욱 아니다. 이는 마치 한장한장의 벽돌을 무수히 날라 튼튼한 고층건물을 쌓아올리듯이 평소에 스스로의 노력과 인내로 꾸준히 축적하고 관리해 나가야 하는 자기의 소중한 얼굴이자 분신과도 같은 것이다. 특히 이렇듯 힘들게 쌓아올린 값진 보물을 금고 속에 감춰놓아서는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하므로,그 실체를 정확히 공개하여 진정한 가치를 공인받아 만인과 더불어 공유할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신용의 혜택을 받을수 있다. 21세기의 문턱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신용의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고대 그리스의 어느 선현이 던져놓은 금언은 가슴깊이 와 닿는다.『돈으로 신용을 사려하지 말고,신용으로 돈을 얻을수 있도록 하라』신용이 곧 돈이라는 말이다.
  • 채찍과 교화(외언내언)

    미국의 명문고 웰튼아카데미에 새로운 교육철학을 지닌 존 키팅교사가 전근해 오자 명문대 입시를 위한 수업에만 억눌려 있던 학생들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새로운 인생에 눈뜨게 된다. 그는 「엄격한 교육적 요구」에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도록 가르친다.그러나 그의 「참교육」의지는 학교측의 눈길에 벗어나 결국 쫓겨나게 되고 학생들은 훌륭한 스승을 지키기 위해 결사적으로 이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다.학생·교사간의 아름다운 사제의 정이 전편에 넘치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이야기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수업태도가 나쁘다든가 복장이 불량하다고 담임교사가 꾸짖자 교사의 배를 차고 얼굴을 때려 안경까지 깨뜨린다.또 교사가 나무란 것이 계기가 된 지도교사실 방화와 벽에 남겨진 교사 비난욕설은 보고듣기에 민망하다. 간혹 이런 학생들의 보복이 두렵고 무서운 나머지 학생들의 잘못을 보고도 은폐하거나 그들의 눈치를 살피기라도 하는 비겁한 교사가 있다면 이는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그들은 고작 「두발자유」나 「보충수업철폐」,심지어는 명절전후에 잡혀진 시험을 다른 날로 연기하라는 투정이다.자신의 나이에 걸맞는 진지함과 고뇌는 찾아볼 수 없다. 먹는것도 맛으로만 선택하고 쉽고 빠르고 재미있는 전자오락이나 비디오 만화와 랩음악을 즐긴다.아직 이렇게 완벽한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와 스승은 이들을 이끌어준다.올바로 돌보기 위해선 종종 타이르거나 그래도 듣지 않으면 사랑의 매를 들기도 한다.이것이 무슨 대단한 채찍인양 극단적인 대응과 보복이란 어처구니가 없다. 스승·제자사이란 백번 말해도 부모자식 사이와 같다.자식이 미워서 때리는 부모가 없듯이 스승도 마찬가지다.단지 한대의 매라도 그들은 섬세한 「세븐틴」.사춘기의 감수성과 자존심을 배려할줄 알아야 한다.무서운 아이들이지만 채찍과 교화는 함께 해야 한다.
  • 불교방송기자가 누린 특전(청와대)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청와대경내의 대부분이 공개되고 있다.예외가 있다면 대통령가족이 사는 관저와 뒷산의 경호시설 정도다.고도의 보안을 요하는 시설이거나 보호되어야 할 프라이버시가 있는 건물들이다. 이번주 들어 이 비공개지역의 일부가 청와대를 출입하는 70여 기자중 단 한명에게만 공개가 돼 화제를 뿌렸다.불교방송의 출입기자만이 경호실 안전요원의 안내로 청와대 뒷산을 살펴볼 수 있는 특전을 받았다.불교방송기자는 서울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배기에서 오래된 돌 불상 하나가 정중하게 모셔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동안 불교계 쪽 사람들을 술렁이게 한 사건은 청와대측의 이런 적극적인 공개확인을 통해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얼마전부터 시중에는 청와대가 경내에 있던 문화재급 불상을 자리를 옮기고 아무렇게나 대접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는 일부 주간지에 보도되는 과정을 거쳐 확산됐다.이야기는 당연히 불교계로 흘러들어갔다.불교계의 여러 단체들이 이의를 제기하기에 이르렀고,청와대에 진위확인을 요구해오면서 사건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청와대에는 불교방송기자가 확인한대로 불상이 실제로 있다.또 이 불상은 자리를 한번 옮겨 앉은 적이 있었다.89년 독실한 불교신자인 노태우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을 때의 일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이 사실이 와전되고 지금 대통령의 종교와 연관되면서 「사건화」된 것 같다. 청와대에 불상이 들어오게 된 것은 일제 강점때의 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데라우치 조선총독은 경주 남산에서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불상 하나를 가져다 뒷산에 모셨다.데라우치총독은 독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져 있고,문화재에 대한 안목도 꽤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높이는 1m10㎝ 정도.부처가 가부좌를 틀고 앉은 좌불이다.불상은 이후 청와대 재산목록으로 기록되면서 서울시 지방문화재로 지정이 됐다. 불상은 88년까지 처음 모셔진대로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불상이 있던 자리에 89년 새로운 건물이 기공됐다.이때 불상은 본래 있던 자리에서 1백m쯤 더 올라간 자리로 옮겨지게 된다.어떤 의식을 갖고 이를 옮겼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옆을 돌아 오르는 산책길 옆에 불상은 자리잡고 있다.어떤 절에 있는 불상 못지않게 잘 모셔져 있다. 불상 옆에는 청와대식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채의 암자도 있다. 이름이 오운암.언제 이곳에 암자가 지어졌는지는 정확치 않다.불교를 숭상하던 임금시대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본래는 신축건물 밑에 있던 건물이었으나 새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이 역시 현재자리로 옮겨졌다.오랫동안 비어 있는 건물인데 여전히 깨끗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그밑에 내려오면 조그만한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고 박정희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을 때는 여름철이면 가끔 이곳에 내려와 막걸리잔을 기울이곤 하던 곳이다. 불교방송의 기자는 『석불이 매우 정갈하고 잘 보존돼 있었다』고 말했다.그런 과정을 거쳐 이 사건은 가라앉았다. 청와대비서실은 애당초 이런 말이 나왔을 때 어처구니없어 했다.대통령의 종교관이 「내 종교가 소중한만큼 남의 종교도 소중하다」는것이고 종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불교계에서도 바깥에서 말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말이 나왔다고 말하고 있다.생각있는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러나 역시 확인된 뒤가 서로 마음편해 하는 것 같다. 청와대는 이번 해프닝이 유언비어가 줄어드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 “한밤 승전보”… 온국민 환호성/월드컵 진출 확정되던날

    ◎TV 지켜보며 “한국축구 화이팅”/“최고의 드라마”… 탄식·환호 90분/아파트·주택가 불야성… 밤잠 설쳐 환호와 탄식이 수없이 모자이크를 이루다가 끝내 온나라를 환호성의 도가니로 몰고간 하룻밤이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남북대결 못지 않게 일본과 이라크의 일전 소식에도 일희일비해가며 게임종료 휘슬과 거의 동시에 월드컵축구본선 3회연속 진출의 쾌감을 만끽한 날이었다. 한국이 북한을 3­0으로 완파하고 이라크가 일본과 게임종료 수십초전에 2­2로 극적으로 비겨 자력반·타력반으로 우리나라의 월드컵축구 본선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각 가정이나 야근 직장·포장마차 등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나와 중동 카타르의 도하에서 날아온 낭보에 화답했다. 29일 자정무렵이었다. TV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거의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던 한국 축구가 기사회생,결국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움켜지자 껑충껑충 뛰며 환호하기도 하고 월드컵본선에의 그 멀고도 험한 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과 북한의 예선 마지막대결.후반 들자마자 고정운의 선제골에 이어 8분 황선홍의 두번째 골이 터지자 TV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일본과 이라크의 대결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곧이어 TV자막에 이라크가 1대1로 동점을 이룬 것이 나타나자 한국과 일본이 똑같이 승점6을 이루나 골득실에서 앞서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세 한국이 3대0으로 앞서 승리를 굳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라크에 2대1로 앞서면서 시민들은 예선탈락의 깊은 좌절감에 빠져 들었다.이때부터 일부 시민들은 일본 NHK TV 위성방송으로 채널을 돌려 이라크가 한골을 더 만회해주길 고대했다. 드디어 NHK TV 자막이 후반 45분10초를 알리는 순간 이라크가 코너킥을 얻어내고 자막시간으로 45분18초,천금의 동점골이 일본 네트를 갈랐다. 그리고는 온 나라에 함성이 메아리쳤다. 본선진출이 확정되자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보며 열차를 기다리던 김정렬씨(40·회사원)는 『내 생애에서 본 축구경기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이었다』고 기뻐했다. 또 야근을 하고 있던김상수씨(33)는 『일본과의 대전에서 어처구니 없는 졸전을 벌여 며칠동안 속이 상했는데 이 기적같은 일에 체증이 말끔히 가셨다』고 말했다. 서울 상계동 주공아파트 어느층에서는 후세인(이라크대통령)고맙다』는 외침까지 들려와 시민들의 감격을 대변했다.
  • “교통부 아직도 정신 못차려”/교체위(국감초점)

    ◎“여객선 승선보고 대부분이 형식적” 질타 장관이 바뀐 교통부를 상대로 이제까지 드러난 서해훼리호 사건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추궁.여당의원들조차 『아직도 교통부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라고 탄식할 정도로 교통부의 무능함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장관을 대신해 나온 구본영차관은 보고에서 『사고발생후 연안여객선의 안전관리 실태가 개선돼 승선인원등을 규정대로 체크하고 있으며 교통부가 8명의 직원으로 4일동안 연안여객선 운행실태에 대한 암행감찰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의석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답변하라』는 질타가 터졌다. 민주당의 이윤수의원 『사고발생후에도 인천에서 출항하는 여객선의 승선일지를 보면 승선은 2명인데 하선은 12명이나 된다고 적혀있고 기상관계는 하나도 기록하지 않고 있는 예가 많은데 안전관리가 규정대로 실시된다니 어처구니 없다』며 승선일지 복사본을 차관에게 들이밀었다. 민자당의 정영훈의원 『일요일인 17일 지방해운항만청 4곳에 전화조사를 해보니 당직자 1명만 출근한 곳이 2군데였다.휴일 연안여객선 안전관리에 1명이면 충분하다고 보는가.해운항만청 감사때 지적돼 개선이 약속된 사항이 하나도 실천에 옮겨진 것이 없다』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정상용의원(민주)도 『현장에 가 보면 이렇게 큰 사고에 느슨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정부가 직무를 유기한 만큼 이번 사고의 1차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 민자당의 김형오의원은 『인천에서 연간 출항하는 여객선이 4천여척이지만 지난 1년10개월동안의 승선보고를 보면 단 한번도 초과승선·과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돼 있는데 이런 거짓말이 어디 있느냐』며 당국의 감독 소홀을 소리높여 나무랐다. 양순직의원(민자)은 『선체기항지 6백여곳 가운데 매표소가 몇군데나 되냐』고 물어 1백52곳에 불과하다는 답변을 들은 뒤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만일 지금 사고가 나도 몇 사람이 사망했는지 또 모를 것 아니냐』며 개탄했다. 이날 감사의 초점은 사망자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상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에 모아졌지만 정부는 속시원한대책을 제시하지 못한채 『최선의 노력 경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론은 인재.서해훼리호 사건이 삼각파도 때문이라는 말은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 백운두선장의 경우(사설)

    침몰선을 탈출,어딘가로 숨어들었을 것이라고해 지명수배된 상태에서 끝내 사체로 발견된 백운두선장과 갑판장,기관장등 서해훼리호 승무원과 그 유족들에게 우리는 우선 솔직하게 사과의 뜻을 표한다.시신이 인양되면서 이들 승무원들이 끝까지 배의 침몰을 막기위해 몸부림친 것으로 짐작되고있다.장렬한 최후였을 것이다. 그들의 주검은 무책임한 「목격자」의 어설픈 증언과 치밀하고 과학적인 수사와는 동떨어진 검·경의 속단,거기에 경쟁적인 언론들의 성급한 추측보도로 명예까지 짓밟히는 아픔을 겪었다.『살아있다고 오보하는 바람에 사람을 두번 죽였다』고 울부짖는 유족들의 항의에 할말을 잃는다.사람들은 참으로 부끄럽고 어처구니없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사고순간 선장은 긴급구조요청을 하기위해 통신실로 뛰어갔으며 여기서 최후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2층 갑판위는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는 위치이며 구명조끼등 안전장비도 가까운 곳에 있었다.그러나 백선장등은 끝까지 침몰하는 배와 운명을 같이한 것이다.선장및 선원들의 생존설·도피설은 사고직후부터 꼬리를 물고 제기되었다.선장을 직접 구조했다는 사람,위도 파장금항에 내리는 걸 봤다는 「목격자」도 나왔다.심지어 『내가 백선장인데 자수하겠다』는 괴전화까지 수사본부와 방송국에 걸려올 정도였다. 검·경수사본부는 이같은 엉터리 제보를 믿고 처음부터 수사방향을 잘못 잡았다.그 결과 시체가 되어 선실에 갇혀있는 사람을 전국에 지명수배하는 사태도 빚었다.「선원의 98% 생존가능성」을 확신한 수사본부는 선원 가족들에게 『숨겨놓은 남편을 내놓으라』고까지 했다니 얼마나 기가 찰 일이었겠는가.이번 사건수사에 있어서 수사본부의 근시안적이고 성급한 예단은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한동안 끊이지 않던 갖가지 악성 유언비어도 문제였다.대형참사를 맞은 상황에서 주민들의 불확실한 제보나,사실을 왜곡하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풍조는 절대로 없어져야만 한다. 끝으로 우리는 선장 생존설을 보도한 언론들도 겸허한 자기반성이 있어야한다고 믿는다.대부분의 언론에서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하여 중국으로 도피했거나 내륙 또는 무인도로 은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보도를 경쟁적으로 다뤘다.물론 이러한 생존설은 수사본부의 발표에 의존한 것이긴 하나 결과적으로 「죽은자의 명예」를 크게 훼손시켰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언론이 살아있다고 보도했으니 살려내라』고 절규하는 유족의 항의를 우리는 반성의 채찍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검경,헛소문에 “빗나간 수사”/서해훼리 참사

    ◎목격담 집착… 숨진 백 선장 등 수배/허둥대다가 억측만 양산/갑판원 주검 보고도 “생존 확신”오판 국내최대의 해난사고인 서해훼리호 침몰사건과 관련,수배를 받아온 백운두선장(56)등 선원 3명이 15일 하오 사고선박에서 사체로 발견됨으로써 백선장등의 생존을 전제로 한 검경합동수사가 초동단계부터 엄청난 허점이 있었음을 입증했다. 이번 수사는 특히 불확실한 현지주민들의 목격담과 증폭된 소문에 집착한 수사팀들의 성급한 판단을 근거로 수사에 착수,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유가족은 물론 국민모두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있다.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으로 끝난 사망선원에 대한 수배소동은 검찰과 경찰 합동수사본부가 사고당일 백선장등을 목격했다는 일부 주민들의 진술내용을 「확신」,성급하게 수사방향을 결정하면서 이미 예견됐었다. 수사본부는 백선장등 수영에 능한 선원이 초기에 사체로 발견되지 않고 사고당일 백선장등을 목격했다는 최문수씨등 유진호 선원 3명의 진술 등을 근거로 백선장등의 생존을 확신,성급하게 백선장등 7명의 선원들에 대해 지명수배령까지 내리는 졸속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좀더 냉정하게 접근했더라면 최씨의 목격진술에는 애초부터 신빙성을 의심할 여지가 많았다는 점을 알수 있었다. 최씨 진술 가운데 ▲백씨의 행색이 물에 빠진 것 같지는 않았다 ▲빨간 모자를 손에 쥐고 있었다 ▲백씨의 복장이 집에서 나갈 때의 사복차림이 아닌 제복차림이었다는 점등은 물에 빠져 경황중에 구조된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수사본부는 『백선장을 좋게 생각하는 마을 주민들이 거짓말할 가능성은 있지만 최씨등이 거짓말할 동기가 전혀 없다』는 말까지 하며 최씨 진술을 믿고 백선장의 행적을 쫓는데만 급급했다. 더구나 경찰 2개중대를 동원한 수색결과 백씨등이 은신했거나 도피했다는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고 지난13일 갑판원 김재광씨가 선실에서 사체로 발견됐음에도 백선장등의 사망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황 총리 등 위로금 전달 황인성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일동은 15일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에 대한위로금 3천만원을 최창윤 총무처장관을 통해 사고수습대책본부장인 이강년 전북지사에게 전달했다.
  • 연안해운체계 근원적 정비를(사설)

    2백여명의 귀중한 인명을 앗아간 「서해 훼리」호 침몰참사는 시일이 지날수록 어처구니없는 인재요,원시적 사고였음이 밝혀져 유족들과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곧 밝혀지겠지만 구조적으로 연안여객선의 운영및 관리의 불실이 빚어낸 참사였다고 할 것이다. 국내 연안항로는 1백8개,이중 적자를 면하고 있는 항로가 55개,나머지 53개 항로는 정부가 결손액 전액을 보조해주는 항로로 지정되어 있다.이같은 항로에 취항하고 있는 여객선 56척에 대해 정부가 지난 1년동안 지급한 보조금은 80억1천만원에 불과했다.그나마 매달 지급되어야 할 보조금이 3∼5개월씩 늦어져 가뜩이나 영세한 선박회사들의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한다. 연안여객선들은 해마다 섬주민들의 감소로 승객이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따라서 정상적인 운항으로는 적자를 면할 수 없기 때문에 정기운항횟수를 줄인다거나 정원초과나 화물의 과적등 불법을 다반사로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또 이번 경우처럼 운항을 중단해야 할만큼 악천후임에도무리한 운항을 감행하게 된다. 연안여객선의 이러한 비리와 탈법은 오랫동안 관행으로 묵인되어왔으며 그 결과 여객선의 운항관리나 단속은 완전히 무방비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다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도대체 승선인원이 몇명인지도 모르고 있다니 그게 어디 말이나 되는 일인가.또 항해사 대신 갑판장이 키를 잡는다는 것이 있을 법이나 한 일인가.운영관리의 허점과 함께 연안여객선들의 노후도도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연안여객선 1백53척중 15년 이상된 낡은 선박이 30%가 넘는 48척이나 된다고 하니 잠재적 위험성을 싣고 다니는 셈이다.선박보험회사에서 보험가입을 거절할 정도라고 한다. 1백8개 연안항로의 연간 이용객은 1천만명,이들은 정원초과나 여객선의 노후,선박관리의 부실등 온갖 위험 앞에 대책없이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선박회사의 영세성과 해운당국의 정책부재 틈바구니에서 언제까지 국민들은가슴조이면서연안여객선을타야할것인가. 당국은 오랫동안 해상교통문제를 소홀히 해왔다.특히 연안항로에 대해 투자를 외면해왔다.이제 연안여객선에 대한 근본적이고 완벽한 안전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연안항로는 민간에게 맡기지 말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만하다.일반 연안해운업체계에 대한 근원적인 정비와 지도·감독을 통해 선진형 여객선 운영의 터전을 세워야만 할 것이다.다시는 절대로 이런 사고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 안전수칙 무시·무리한 회항이 화근/여객선 침몰사고 원인 분석

    ◎운항자격 없는 갑판장이 배몰아/승객 정원초과에 기상악화 겹쳐 서해훼리호 참사는 항상 위험을 싣고 다니던 연안 여객선의 문제점들을 낱낱이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사고배는 당일 어처구니 없게도 무자격자가 키를 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항해사 박만석씨(51)가 휴가중이라는 이유로 운항자격이 없는 갑판장 최연만씨(42)가 서툰 솜씨로 배를 몰다 사고를 대형으로 몰아갔다. 운항경험이 없는 최씨가 돌발적인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수 없고 여객선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을 것임은 쉽게 추론이 된다.항해 전문가들은 거센풍랑을 만나면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직진하는 것이 기본적인 안전수칙임에도 불구하고 최씨가 높은 파도를 만나자 무리하게 방향을 돌리려다 사고를 빚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고당일 상오9시40분 벌금항을 출발한뒤 배안에서 표를 팔았고 2백7명 정원을 제한하지 않았다.기항지마다 입출항을 할때 군산해운항만청과 출항에 관한 교신을 하도록 돼 있으나 사고선박은 사고를 전후해 한차례의 교신도 없이 주먹구구식 운항으로 일관했다.때문에 배에 몇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는지 지금까지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생존한 승객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정원을 초과해 2백50∼3백명정도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이같은 정원 초과는 곧바로 기상악화와 연결돼 사고가 일어나게 됐다. 사고원인 수사에 나선 경찰은 승선능력을 초과한 승객들이 비좁은 선실을 피해 갑판위에 몰려나와 있었던데다 화물도 정량을 넘게 실어 강풍과 높은 파도에 대응할수 있는 순발력과 무게중심을 잃고 전복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일 기상청의 예보는 초속 10∼13m의 바람과 2∼3m의 파고였다.그러나 생존자들과 주민들은 『사고당시 3∼5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으며 위도 부근 말도관측소도 당시 순간 풍속 15m의 강풍이 불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생존자들은 『배가 기우뚱거릴 때마다 승객들이 이리저리 쏠리는 현상이 되풀이 됐다』고 사고 당시를 회고,승무원의 부족으로 위급상황시에 적절한 대피와 승객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사고당일 군산항을 떠나 어청도로 향하려던 선박등이 기상악화로 출항을 포기했던 점을 감안하면 서해훼리호는 승객들의 목숨을 담보로 운항강행이라는 「도박」을 한 셈이다.
  • 기업의욕 꺾는 공무원의 안일/김현철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새 정부는 지금 경제활성화를 위해 쓸데없는 경제행정 규제조치를 완화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일선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보신주의,그리고 부처간의 책임회피로 현장에서는 공염불이 되고 있다. 7일 전경련등 민간 경제계가 대구지역 중소업체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에서 중견 염색업체인 국제염직(대표 이승주)은 다음과 같은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최근 염색가공 능력과 품질은 상당히 개선됐으면서도 폐수 배출량은 기존 설비의 절반 이하인 최신 설비를 도입했다.그러나 설치 이후 대구시에 40만원의 과징금을 물었다.현실에 맞지 않는 고리타분한 법령 때문이다. 현행 수질환경보전법 시행규칙 5조는 「폐수 배출시설의 용적은 염색계 전체의 내용적으로 산출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폐수감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비의 크기만 문제 삼는다.새 설비는 기존 설비보다 용적이 3배나 되기 때문에 폐수 배출량이 얼마가 줄든 관계없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개명천지에 개가 웃을 일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일본이트바사가 최초로 개발한 이 설비를 국제염직이 공업진흥청과 공동으로 자체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다.똑같은 정부가 한쪽에서는 개발을 권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규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환경처는 이런 모순을 고치려 하지는 않고 법규에 어긋난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이 회사는 청와대·상공부·환경처·에너지 관리공단·대구시 등 각계에 진정서를 보냈으나 결과는 환경처에서 보낸 『안 된다』는 회신 뿐이었다. 현실을 못 따르는 구태의연한 법이 환경오염을 촉진하는데도 누구도 적극적으로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공무원들은 기업이 하는 일이라면 가급적 잘 되는 쪽으로 도와주지 못해 안달이다.우리 기업의 의욕을 꺾는 공무원들의 높고 두터운 벽이 언제쯤 허물어질지 답답하다. 광양만 오염조사단 민자,오늘 현지파견 민자당은 7일 광양만 오염사고의 실태 파악을 위해 송두호 당환경보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태조사단을 구성,8일중 현지에 파견 했다.
  • 경마 불신속 「꾼들」 선동이 도화선/경마장 난동 왜 일어났나

    ◎거액 날리자 “승부조작” 군중 자극/규칙 모르는 팬 환불요구도 원인 26일 과천 서울경마장에서 일어난 난동사건은 일부 사람들의 경마에 대한 막연한 의심과 새 경마제도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어처구니없는 불상사였다. 이 사건은 특히 개인마주제의 시행으로 건전경마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터져나와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사건의 발단은 제12경주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던 2번 말 「케뷔」의 박태종기수(28)가 낙마,말이 기수없이 혼자 2위로 들어오면서 비롯됐다. 마사회는 지난 7월19일부터 시행된 새 경마시행규칙에 따라 이 말을 실격으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케뷔」에 돈을 걸었던 사람들이 모두 돈을 잃게 되자 이들 가운데 일부가 경주무효 선언과 함께 환불을 요구하다 나중에는 승부가 조작됐다는 식으로 몰고가 끝내 난동으로 번진 것이다. 마사회는 고의 낙마에 의한 승부조작 주장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비디오테이프를 엄밀히 분석한 결과 경주 시작 직후인 5m지점에서 말이 앞으로 나가기위해 뒷발을 박차고 뛰어올라 착지하는 순간 말의 앞다리가 접히면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져 일어난 자연발생적인 사건이지 고의성은 전혀 없다』고 발표했다. 마사회는 개인마주제의 실시를 앞두고 개정한 새 시행규칙 제55조 2항에 기수가 낙마해 경주를 계속할 수 없을 때는 경주중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옛 규칙에는 「예주거리」라는 규정이 있어 출발후 10m이내에서 기수가 낙마하거나 말이 넘어졌을 때는 재경기를 하도록 돼 있었다. 결국 이날 난동은 개정된 규칙을 잘 모르는 일부 경마팬들이 과거의 규칙에 따라 재경주를 요구하다 군중심리가 작용해 일어난 사건인 셈이다. 이 사건의 이면에는 그동안 한국경마가 걸어온 어두운 단면이 반영되고 있음도 사실이다. 마사회는 지난해 9월 부정경마사건이 터져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자 금요일 경마를 없앴으며 올해부터는 「부정경마와의 전쟁」을 선포,부정경마꾼들은 물론 말의 금지약물 복용등을 철저히 감시,부정이 발견되는대로 지체 없이 검찰에 고발하는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장외경마장 주변에는 사설경마를 하는 「마떼기」가 성행하고 있을 정도로 부정경마의 뿌리는 깊다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마사회가 아무리 부정경마를 척결하려고 좋은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경마팬들의 의식이 건전화되지 않고서는 건전경마풍토의 정착은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약사회의 이중성/박재범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약사회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한의사회와 함께 어렵사리 만들어낸 합의서를 끝내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24일부터 폐업에 돌입키로 결정,국민들에게 다시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한약조제권을 약사의 고유직능이라고 주장하면서 직능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지난 6월말 집단휴업을 강행한 것을 포함,5번째로 실력행사를 천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상호 절충의 미덕을 발휘하던 약사회가 왜 갑자기 합의안을 파기하고 폐업을 결정했을까. 약사회 간부들은 『경실련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합의내용을 과대포장했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합의안에서 약사회가 합의한 것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합의안 발표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들의 주장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이다. 합의안은 경실련의 대안을 수용하고 별도의 연구소위에서 세부시행사항을 결정한다는 등 4개항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이에 앞서 이달초 경실련이 정부측에 제시한 안도 한약사제도의 도입과 한방의약분업의 3년내 실시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중약사회 회장(직무대행)등 간부들은 최근 보사부기자실에서 기자들이 『경실련 안의 골자가 한방의약분업,한약사제의 도입을 골자로 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지자 『그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가 잠시 뒤 『경실련에 속았다』며 엇갈리는 주장을 계속했다. 이들은 특히 『회원들의 반발이 심해 우선 약사회를 온전하게 이끌어야 하는 고충을 이해해달라』고 토로,약사회의 강경수단 결정이 결국 약사회의 내부 갈등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따라서 약사회의 이같은 행동거지를 보면 그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집단이익의 수호가 목적인 집단 이기주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자신들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느낄 때마다 약국폐업을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워 사태역전을 꾀하는 얄팍한 2중성을 다시 한번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잔꾀가 거듭되면 마침내 침묵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이 그들을 외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약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안정효 중편 「낭만파 남편…」 발표/젊은 부부 심리갈등 리얼 터치

    ◎아내에게 온 발신인 불명 편지가 불씨/재미있는 줄거리에 문체 응축력 탁월 「하얀전쟁」의 작가 안정효(52)가 자신의 소설컬러와는 사뭇 다른 아주 낭만적인 중편하나를 문예지에 발표했다.「계간문예」가을호에 실린 이 소설의 제목은 「낭만파 남편의 편지」.아내에게 배달된 발신인불명의 연애편지로 인해 일어나는 한 젊은 부부의 심리적 갈등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하나」부터 「스물하나」까지 각 장으로 엮어진 이 소설은 우선 재미있다.반복되면서도 문장의 조직적인 힘을 느끼게 하는 문체의 응축력도 뛰어나다.결혼한지 10년전후의 부부가 일상에서 맞닥뜨릴법한 사연이 남편과 부인사이를 오가며 흥미로운 「심리전」으로 전개된다. 「남편은 혼자 식사를 했다.남편은 어제도 이 시간에 혼자 식사를 했다.…남편과 아내는 그들이 어제 아침 이 시간에 취했던 동작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었다」 결혼한지 9년째를 맞은 어느 중산층부부와 유치원에 다니는 외동딸,이렇게 세식구가 살아가는 가정이 소설의 무대를 이룬다.남편은 여의도에 사무실을 둔 무역회사에 다니며 아내는 전업주부이다.어느날 출근길에 남편은 문득 「복제된 하루,복사기로 무수히 찍어낸 하루를 하루씩 살아가면서 분노하지 않는」자신에게 이상을 느낀다.또 자신도 한때는 퍽 낭만적인 남자였던 때가 있었음을 기억해 낸다.그래서 「잃어버린 과거의 낭만을 되찾기 위한 방안」으로 아내에게 편지를 쓰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여기서 오해와 갈등이 잉태된다. 그동안 소중했던 것,감동적이었던 것,아름다웠던 것이 하나씩 둘씩 사라져 이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남편으로 하여금 편지를 쓰게 했다.성생활에서의 체위다툼도 그랬고 싸우고 난뒤 이불속에서 이뤄지던 발길질만으로도 언제 그랬느냐는듯 화해했던 일,중국식으로 하느냐 양식 아니면 왜식으로 하느냐로 다퉜던 사소한 외식문제도 이젠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게 돼버린 세월이 그를 부추겼다. 「부부생활이 신혼초하고는 너무나 달라져서 이제는 더이상 달라질 것이 없어졌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똑같아졌고,모두가 똑같아졌다는 바로 그것이 달라진 것」임을 남편은 뒤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그대를 사모하는 남성으로부터」라는 발신인 불명의 짧은 편지가 아내에게 배달됐다.결혼후 자신의 이름이 겉봉에 적힌 편지를 받아본 적이 없는 아내는 가슴이 두근거렸다.누구일까.그녀에게 이 편지는 「4번째 남자로부터의 첫번째 편지」였다.여고생시절,대학1학년때,그리고 세번째 남자인 지금의 남편으로부터 받은게 전부였다.아내는 편지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남편의 글씨를 알아보지 못한 어처구니 없는 착각과 남편에 대한 실망,그리고 일상의 권태로움이 그녀에게 상상의 나래를 달게 했다. 아내는 그로부터 두달여에 걸쳐 「4번째 남자」로부터 6통의 편지를 받는다.드디어 만나자는 내용의 편지가 도착했다.어떻게 할것인가.남편은 「나오지 않을 아내의 결백」을 증명할 조바심속에 약속장소에서 기다린다.그러나 아내는 「4번째 남자와의 미래를 위해 과거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집을 나선다. 그래서 소설의 결말은 다분히 비극적이다.어긋난 두 남녀의각기 다른 마음은 부부생활을 영위해 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화두이기도 하다.
  • 세습경영 허점노린 희대 사기극/범양상선상대 1백억대 사기사건 안팎

    9일 검찰이 발표한 범양상선을 상대로 한 김문찬씨(43)의 사기 행각은 세습 경영체제의 허점과 정치권력에 허약한 우리 기업의 병폐를 다시한번 확인시킨 사건이다. 국내 굴지의 해운회사가 무일푼의 사기꾼이 던진 「고위층」이라는 미끼에 걸려들어 4년이 넘게 1백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고스란히 뜯겨왔다는 점에서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보사 사기 사건」의 재판이라 할 수 있다. 김씨가 범양상선 대표 박승주씨에게 접근 한 것은 지난 88년 3월.당시 김씨는 부친으로부터 해운회사인 대호원양을 물려받아 경영하다 부도가 난 처지였고 박씨는 부친의 자살로 미국 유학길에서 급거 귀국,26살의 나이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던 회사를 떠맡았던 상태였다. 김씨는 우선 박씨의 선친과 잘 아는 고위층의 부탁이라며 자연스레 경영에「문외한」인 박씨에게 접근,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않고 자신의 회사 경영 경험등을 바탕으로 경영기법에 대한 자문을 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이부장」「이선생」등 기관원으로 신분을 위장한채 접대하려는 박씨를 호통까지 치며 신망을 쌓았으며 반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뒤를 봐 주는 고위층 4∼5명에게 수고비를 전해 주어야 한다』며 2천만원을 요구,본격적인 사기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김씨는 특히 지난 90년 8월 상속세 감면을 미끼로 박씨로부터 5억원을 받아 내면서 당시 민정당 고위 인사를 거명,박씨의 선친이 낸 정치자금의 영수증을 받아 주겠다고 약속하는등 든든한 배후세력이 있는 것처럼 속여왔다. 91년 12월부터 3차례 걸쳐 은행 채무금 7천억원의 상환기일을 연기해 주는 로비자금으로 47억원을 챙긴 김씨는 이듬해 9월 범양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기행각이 들통날 것을 우려,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달아났다. 빼돌린 돈으로는 이미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한 양도성 예금증서(CD)를 구입해 놓은 뒤였다. 김씨는 뒤늦게 어처구니없는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안 범양측이 사회적 체면때문에 신고하지 못할것으로 알고 올 6월 귀국해 박씨와 재접촉을 꾀하다가 첩보를 입수한 검찰의 역공작에 걸려들어 지난달 19일 검거됐다. 김씨는 검거 당시에도 범양측과의 약속장소인 경복궁앞에서 약속시간보다 2시간 가량 먼저 나와 주변상황을 일일이 살피는 용의주도함을 보였고 검찰조사과정에서도 자신의 인적사항에 대해 철저히 함구한채 변호사및 가족들에게도 거짓말을 일삼는등 희대의 사기꾼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는 검찰조사결과 부정수표단속법위반으로 징역 8월의 실형을 산 것을 비롯,사기·배임등 혐의로 18번이나 입건됐으며 87년에는 Y백화점을 상대로 고위층을 빙자해 사기를 하려다 피소된 전력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대참사 이 한번으로 막으려면(사설)

    항공기 운항의 안전수칙이 완전히 도외시된데서 빚어진 어처구니 없는 참사였다.불가항력의 천재가 아닌 인재였음이 분명하다.그것도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는 사고인 것이다.비탄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사고여객기의 블랙박스에 대한 분석이 나온 뒤에 밝혀질 것이다.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사실만 봐도 이번 사고는 예고된 인재임을 입증하고도 남는다.그런 끔찍한 참화를 어째서 미리 막을 수 없었단 말인가. 항공기사고는 일어났다하면 대형참사를 가져온다.이번 사고도 국내 항공기 사고중 최악의 참사였다.항공기 운항은 두말할 것도 없이 철저한 안전이 최우선 원칙이다.그런데 이 원칙이 이번에 깨진 것이다.조종사는 물론이고 항공사와 관제소도 안전에 무감각하지 않았나 한다. 사고 당시 목포비행장엔 강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졌다.바다안개까지 끼어 시계는 극히 불량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활주로는 짧고 계기착륙장치도 없었다.그런데도 조종사는 세번씩이나 착륙을 시도했다.만약 승객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면 회항하든지 가까운 대체공항에 착륙했어야 했다.일종의 과신과 무사안일이 참화를 자초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조종사의 무리한 항공기운항은 국내 항공업계의 나쁜 관행 때문일 수도 있다.타사와의 치열한 경쟁이 안전운항 보다는 정시운항을 더 고집하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회항을 섣불리 했다가 회사로부터 무능력자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것이 무리한 운항을 하게 하는 또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고도 한다.그렇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관제소와 항공사의 조치도 크게 잘못됐다.이날 상오 같은 비행기가 목포 상공의 기상사정으로 50여분이나 착륙이 지연됐음에도 두 곳 모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뿐만아니라 기상조건이 그토록 나빴으면 관제소는 사고여객기가 착륙을 하겠다고 했을 때 「알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회항을 지시했어야 옳았다. 공항의 시설과 운영체계도 문제가 많다.목포공항처럼 짧은 활주로에 계기착륙시설조차 안갖춘 공항에선 언제 또 대형참사가 일어날지 모른다.항공수요의 점증과 지방항공망의 계속적인 확충에 대비한 공항시설의 확충과 안전시설의 보완은 시급하다. 현장 수습및 처리과정에서 신고인,주민들,공무원,군인들의 활동은 눈물겨웠다.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북새통을 이룬것은 현장수습의 효과면에서도 바람직스럽지 못했다.어떻든 이런 대참사는 이 한번으로 막아야 한다.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이번 사고원인은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그에따른 책임도 단단히 물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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