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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어린이캠프 참사] 가족표정·이모저모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참사였다.어린이들의 시신이 있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아들·딸의 얼굴이라도 확인하려는 부모들로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이번 사고로 가현(嘉賢·6·소망어린이집)·나현(娜賢) 두 쌍둥이 딸을 한꺼번에 잃은 장정심(張丁心·여·33)씨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남편 고석(高錫·37·명인제약 근무·서울 송파구 문정동)씨도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가현 자매는 3층에 함께 잠들어 있다 숨진채 발견됐다. 고씨는 “갯벌 체험을 하러 간다며 좋아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부인 장씨는 “시신이 너무 심하게 타 신원파악이 힘들다고 통보해왔다”며 “가현이와 나현이의 시신이 어느 것인지 영원히 모르게 되는 것 아니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숨진 어린이들의 시신이 있는 국과수에는 유가족들의 실신과 통곡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모(37)씨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잊은 채 땅을 치며 연신 눈물만 흘렸다.현민(5·소망유치원)이가늦게 얻은 아들인데다 이후로는 자식이 없어 이씨 부부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존재였다.“여름방학때 태권도장에 보내준다고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막내 딸 연수(7·소망유치원)를 잃은 우기영(38·상업)씨도 딸 생각으로 치밀어오르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어린 게그 뜨거운데서 소리도 못질렀을텐데…”,“내 아이를 그 더러운 깡통 속에넣고 태워 죽였어…” 라는 말만 내뱉었다. ■화재 당시 젊은 교사들은 건물 밖에서 술을 마셨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밝혀졌다.소망유치원 원장 천경자(37·여)씨는 경찰에서 “당시 수련원 건물밖에서 유치원 교사 10여명이 구운 고기와 함께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고진술했다. ■숙소에 배치된 소화기들은 모두 형식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안시련측은 “유원지에 배치된 소화기 9개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속은 모두 비어 있었고 사용 기한이나 소화기 검증표시도 없었다”면서 “소화기 노즐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각료에세이] 열린 마음으로-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세발(細足)낙지’를 ‘세발(三足)낙지’로 오해하는 도회지 사람들이 더러 있다.그런가 하면 포장마차에서 안주를 주문하면서 ‘산(生)낙지’를 ‘산(山)낙지’로 발음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가끔 볼 수 있다.둘 다 바다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코미디다. 내 고향 목포에서는 숟가락을 쥘 나이만 되면 꿈틀거리는 세발낙지의 머리를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다리(세 개가 아니라 여덟 개다)를 ‘전체적으로’ 쭉 훑어 순간적으로 정렬시킨 뒤 통째로 단숨에 삼키는 아이들이 많다.목포는 천상 항구다. 조선왕조 500년 통치이념은 유학이었다.유학 숭상에는 이 고장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아예 산에다 ‘유달(儒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유달산 정기 속에 중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진학해 공부와 공직수행으로 보낸 나날이수십 년에 이르렀다.크게 보면 목포도 한국이므로 국가에 바친 내 나름의 작은 봉사도 고향에 대한 헌신이 되리라 견강부회해 보지만,아무래도 애향(愛鄕)의 관심과 열정이 미흡했다는 반성이 든다.가끔씩 밤차를 타고 내려가 어쭙잖게 경제강의를 하고 서둘러 서울로 돌아오는 것이 고작이다. 문일석의 시에 손목인이 곡을 붙이고 이난영이 불러 크게 히트한 노래 ‘목포의 눈물’은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로 시작한다.이 노래가 나온 1930년대 목포 앞바다에는 동력선이 거의 없었다.그 뒤로도 한참 동안 사정은마찬가지였다.‘동양의 나폴리’에 어울리지 않게 목포항은 오랫동안 상대적인 낙후성을 면치 못했다.근년 들어 서해안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됨에 따라 오늘날에는 다소 발전하고 있지만 1번 국도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인 남서해안의 거점도시로서 기능을 갖추자면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문향(文鄕)이자 예향(藝鄕) 아닌 고향이 어디 있으랴만 필자의 고향에는 박화성문학기념관,남농기념관,해양유물전시관,향토문화관,농업박물관 등이 빼곡이 들어서서 자존심을 뽐낸다.건립을 추진중인 난영기념관까지 완공되면‘트로트 메카’의 위용도 한결 빛날 것이다.그뿐인가.시민 성금으로 90년대 초 새단장한 유달공원에는 한국 최초의 조각공원을 비롯해 달성공원,체육공원이나란히 조성되어 시민들의 높은 문화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오랜만에 유달산에 오르며 ‘유달산공원조성기념비’에 새겨진 권일송 님의 시를 읽어본다.“굽이치는 다도해를 발 아래 거느리고 영겁
  • ‘왕초’시청률 정상… 왜 인기 있나

    남성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 MBC‘왕초’는 현재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이다.SBS ‘토마토’와 ‘은실이’,MBC ‘장미와 콩나물’ 등과 인기경쟁을 펼쳐온 ‘왕초’는 그동안 꾸준하게 30%이상의 인기를 누리더니 마침내 지난주 35.5%의 시청률로 정상에 올랐다. ‘왕초’의 인기는 철저하게 시청자의 입맛을 연구한 데 따른 것이다.처음부터 시청률을 염두에 두고 차인표 등 스타를 기용했고,유명 조역들을 대거포진시켰다.또 구성과 연출,연기 등을 홍콩 액션영화식으로 꾸몄다.액션에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한 ‘기획’이다.아울러 드라마의 전체적인 흐름을 당초의 인간드라마에서 흔한 멜로물로 바꿔 젊은 층의 취향에 ‘의도적으로’맞췄다.한마디로 ‘방송의 상술화’를 꾀한 것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시청률과 작품성이 별개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고있어 입맛이 다소 씁쓸하다.사실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미화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우선 한국전쟁에서 거지의 역할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이다.아무리거지가 주인공이라 하더라도한국전쟁에서 거지들이 펼친 전투를 ‘낭만적’으로 묘사한 것은 심한 과장이라는 지적이다.일부 시청자들은 이런 장면 등을 보고 ‘왕초는 코미디프로’라고 비아냥거린다. 지난주 한국기독교협의회 언론모니터팀은 ‘왕초’가 거지들의 말장난 등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또 폭력장면을 볼거리로삼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아울러 정치깡패 이정재 및 김두한과 김춘삼의 관계도 불투명해 시청자의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MBC는 이같은 시청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왕초’의 방송편수를 늘리고있다.당초 24부작에서 28부작으로 4부를 늘린 것이다.시청률만 높으면 으레편수를 늘리고 억지로 사실을 미화하는 등의 일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시청자들은 궁금하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사설] 상식 벗어난 北의 형태

    21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남북차관급회담이 북측의 일방적연기로 하루 늦게 개최됐다.당초 지원키로 약속한 비료 10만t 가운데 2만2,000t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풍랑으로 인한 천재(天災) 때문에 수송이 늦어졌고,또 무상으로 지원받는 입장에서 큰소리까지 치는 북의 행태는 한마디로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또한 북한은 20일 금강산 관광에 나선 주부관광객 민영미(閔永美)씨를 억류하는 사태까지 야기시킴으로써 금강산관광사업이 중대위기를 맞고있다. 북한은 북측 환경감시원을 상대로 남한 귀순공작을 했다는 설명이다.설령민씨가 남한이 잘산다는 좀 지나친 선전을 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억류까지 하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다.북한은 현대그룹과 금강산관광사업에 착수하면서 합의한 관광객의 신변안전보장각서를 정면 위반한 것이다.더욱이 북한은우리 정부가 훈련된 전문 귀순공작원까지 투입하고 있다는 모략과 함께 정부차원의 사과까지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정치공세까지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관련,정부가 민씨의 귀환시까지 금강산관광선의 출항을 전면 중지키로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물론 북한의 이같은 상식밖의 행태는고도의 정치적 의도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서해에서무력도발을 자행하고 베이징 남북차관급회담을 연기시킨 저의는 23일 북·미회담에서 명분과 실리를 함께 얻으려는 회담전략으로 풀이된다.남북차관급회담의 주요 목적인 남북이산가족문제의 성과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함께 갖고 있다.또 금강산 관광객을 억류하고,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우리 정부의 포용정책을 무력화(無力化)하고 이로 인한 남한의 정치·사회적 혼란을 극대화시켜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도식적 대남전략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하루빨리 이성을 되찾아 남북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무엇보다 베이징 남북차관급회담에서 이산가족을 위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그리고 억류된 주부관광객을 조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줘야 하며,금강산관광이 재개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금강산관광사업의 중단은 북측의 손실이더 크다는 점을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금강산관광사업이 진행된 지난 7개월 동안 1억5,000만달러라는 거액이 북한에 돌아갔고 이는 지난해 북한 경제의 최대 수입원이었다. 남북간 화해·협력이 이뤄지고 북한이 경제난을 극복하려면 스스로 반성해서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정부는 또 북한 전략에 능동적으로 대처함과 아울러일관성있는 대북포용정책을 통해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유도하는 협상력을발휘하기 바란다.
  • [특별기고] ‘민들레’들의 눈물과 손수건

    신록의 5월이 가고 녹음 짙은 6월이다.그런데 해마다 오가는 5월과 6월이왜 아직도 우리에게는 계절 이상의 무게를 지니고 찾아오는지…. 5월 하면 61년 5·16 군사쿠데타와 80년 광주 5월 민주항쟁이 떠오른다.한국 현대사에서 5월은 우리에게 두 번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를 안겨준 달이다. 그리고 6월은 50년 6·25전쟁의 비극과 87년 ‘6월항쟁’의 환희를 교차시킴으로써 우리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현재 우리는 6월항쟁 12주년을 맞고 있고 시민·사회단체 및 각계 인사들이시국선언과 기념식, 시민달리기 대회, 민주대합창 1999 등 갖가지 행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념행사의 규모만큼이라도 우리가 지난날 민주화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젊음을 불사른 사람에 대해 기억하고 위로나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민주화운동 열사들의 유가족들은 의문사 진상규명과 고인들의 명예회복을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면서 6개월 이상 국회의사당 앞 길거리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의 농성투쟁을 담은 영상 다큐멘터리 ‘민들레-한많은 어버이의 삶’이최근 한 독립프로덕션에 의해 제작돼 필자는 이 영상물을 지난 8일 민언련회원들과 함께 명동성당 구내 땅바닥에 앉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없었다. 사랑하는 자식을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린 이후,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즐거운 일이 있어도 웃음을 되찾을 수 없게 된 열사들의 어버이와 유족들이그 ‘잿빛 삶’도 부족하여 아직까지도 노숙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찾아가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손수건을 꺼내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때,비로소이 땅에 진정한 민주의 꽃이 활짝 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지금 이 메마른 땅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최근 잇달아 터져나오는 각종 의혹과 스캔들의 바닥에는 일부 상류계층의 개인주의와 출세주의가 깔려 있다. 최근 국민들의 여론을 들끓게 한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조폐공사 노조 파업유도’ 발언만 해도 그렇다.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아직도 ‘공안사건’ 차원으로 다루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은 접어둔다 하더라도 참으로개탄스러운 점은 그러한 ‘공작’이나 ‘탄압’을 마치 큰 공적이나 되는 것처럼 여기는 고위 공직자들의사고방식이다. 설사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긴다 할지라도,우리 사회는 해고에 대한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 아닌가? 이 ‘공안 공작’ 의혹에 대해 김대중대통령이 국정조사권 발동에 동의한것은 환영할 일이다.그런데 국정조사가 착수되기도 전에 언론들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래서는 정말 안된다.여야 모두가 작은 절차로 티격태격하기에 앞서,누가 더 유리하고 불리한가를 저울질하기 앞서,이번에야말로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한번 제대로 밝혀보자는 대승적인 합의부터 하라. 적당한 폭로와 적당한 은폐,또는 흥정,혹은 당리당략으로 국정조사가 요식행위로 끝난다면 국민들의 정치불신,국회불신은 회복불능에 빠질 것이다. 6월항쟁 12주년,지금 우리의 민주화는 민주화운동 때문이거나 IMF 때문이거나 간에 고통의 눈물에 젖은 무수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줄 따뜻한 손수건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사회의 온갖 음습한 모순과 비리구조에 대한 진실한 원인규명과처방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成 裕 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 [사설] 무책임한 新北風 주장

    서해위기에 한 목소리를 내던 여야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실망스런 모습으로 되돌아갔다.야당인 한나라당이 소위 신북풍(新北風)론을 제기해 정치공방에 불을 댕겼다.‘북풍’은 두말할 것 없이 지난 대선(大選)때 한나라당이 북한의 군사도발을 이끌어내 선거에 이용했다고 의심을 받은 공작적 행위를 일컫는다.한나라당은 이번 서해위기도 그같이 각본에 의해 일어난 것이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무책임하고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다. 한나라당은 시중의 여론을 들먹이면서 신북풍론을 제기했다.하지만 서해전투에 대해 한나라당식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은 없으며 오히려 한나라당의 주장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서해사태는 북의 도발에 의해 일어났고 남북한을 통틀어 수많은 사상자를 낸 위험천만한 전투였다.이는 미국을 비롯한주변 강대국들이 다 아는 사실이다.만약 각본에 의한 것이었다면 첨단정보력을 가진 그들이 모를리 없었을 것이며 확전(擴戰)을 두려워해 남북한에 자제를 촉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사리가 그러함에도 한나라당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그들이 구시대적이고 공작적인 사고의 틀에서 못 벗어나고 있음을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공당(公黨)은 국민에게 책임 못질 말을 해서는 안된다.한나라당은 북의 도발에 목숨을 걸었던 장병들의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또한 북의 도발에 확고히 대처한 현정부의 명예에 상처를 입혔음을 깨달아야 한다.정중히 사과하고 자숙해야 하며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어쩌자고 근거없는 소리로 평지풍파를 일으켰는가.그것은 정략적 발상 때문이었다.국민은 그 점을 엄중히 질책하고 있다.안보를 정략이나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철저히 경계돼야 한다.그것은 야당인 한나라당이 어느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한나라당은 신북풍론의위해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몇가지만 열거해 보겠다.한나라당의 신북풍론은 무엇보다 위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적전(敵前)분열상을 연출했다.이는 자칫 적의 오판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심히 위험하다.신북풍론은 그근거없음이 워낙 명백하다. 그렇더라도 국론분열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정부와 국민, 군과 국민의 반목과 대립을 초래할 수 있는 발언이다.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신북풍론이 일으킨 정치공방과 파문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결자해지(結者解之)다. 신북풍론으로 도대체 누가 이익을 봤겠는가. 공당은 언제나 국익과 국민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한나라당은 이번 일에서 깊이 터득하기 바란다.
  • 姜熙復 조폐공사 사장 문답

    강희복(姜熙復)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8일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과 관련,“어처구니없는 취중 망언”이라고 단호히 일축했다. 조폐공사 파업과 관련해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과 만났는가. 경복고 선후배 사이로 안면은 있지만 조폐공사 파업과 관련해서는 만난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언제인가. 대답하지 않겠다.분명한 것은 공사 파업 문제로 만나지 않았으며 이번 발언 보도 뒤에는 전화통화조차 하지 않았다.옆에 있으면 대들고 싶은 심정이다. 진형구 전 공안부장의 발언이 사실인가. 전혀 사실 무근이다.취중 망언으로밖에 볼 수 없다.조폐공사를 비롯한 공기업 운영이 검찰에 의해 좌지우지되겠는가. 그의 발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조폐공사 구조조정 성공에 대한 개인적인 공명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항간에 조폐공사 노조가 강성이라 손봐 주려고 했다는 말도 나오는데. 우리 식구들인데 그렇게까지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사실이 아니다. 노조의 창(廠) 통폐합 무효화 요구는어떻게 생각하나. 합리적인 사실에 근거,창 통폐합 등을 결정했다.창 통폐합이 안됐으면 해마다 고용불안이 이어졌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나와는 상관없이 벌어진 일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흔들림없이 공사발전을 위해 일하겠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 검찰 허탈, 노동계 분노, 시민개탄…김법무 전격 경질 여파

    법무부와 검찰은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파업 유도’ 발언파문으로 8일 오후 김태정(金泰政)전 법무부장관이 전격 경질되자 전대미문의 충격에 빠졌다. 특히 올들어 항명파동,‘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이어 고위간부의 ‘입놀림’으로 장관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짐에 따라 ‘초상집’같은 분위기에 휩싸였다. ■법무부 직원들은 ‘고급옷 로비 의혹’ 등으로 위기를 맞았던 김 전 장관이 결국 낙마하자 “검찰조직이 끝장나는 것 아니냐”며 할말을 잃은 듯한표정들이었다.오후 3시 법무부 강당에서 열린 최경원(崔慶元)차관의 이임식도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법무부 직원들은 오후 4시30분 예정에도 없던 장관 퇴임식까지 치르자 ‘하루에 두번의 이임식이라니’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진 전 공안부장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대책 등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옷로비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정권차원의문제로 진 전 부장 한명의 선에서 수습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주류였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 검사는 “이번 파문으로 조직을 일신하려던 대폭 인사가 빛을 바래게 됐다”고 말했다. ■대검은 이날 오후 4시쯤 안영욱(安永昱)공안기획관과 공보관이 자체조사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진 전 부장이 말한 내용의 공안관계 보고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기획관은 “공안부에 보관중인 보고서를 점검한 결과 진 전 부장이 언급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발언이 실언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해명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하기 위해 날짜별로 철이 된 이 문서를공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열람대상을 방송기자 1명,신문기자 2명으로 제한해 보도진의 반발을 샀다. 대검은 이날 하루종일 취재기자들의 출입을 엘리베이터 입구부터 차단했다. ■서울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장관 경질 소식을 접하고 “조직이찢어지는구나”라며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대검 공안부장이 사용자와 공모하여 파업을 부추긴 것은법치국가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며 사실로 드러난다면 관련자는 전원 사법처리해야 한다”면서 “김태정 법무부장관이 물러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으며 차제에 특별검사제를 도입해 ‘고급옷 로비의혹’사건도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김장관과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 등이 물러난 것은 당연한일”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노동문제를 공안차원에서 접근하는 데서 비롯된것으로, 정치권은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검찰의 구조조정 개입과 노조탄압 행위의 진상을 국민 앞에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국조폐공사 노동조합(위원장 강승회)은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진상 규명과 함께 강희복(姜熙復)사장 등 관련자 퇴진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대전 본사에서 열린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 진상규명 등 ‘4대 요구사항’을 의결하고 상급 노조인 민주노총과 연계투쟁에들어가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뒤늦게나마 국민의 여론을 읽어다행”이라며 김태정 전 법무부장관의 경질을 환영했다. 경실련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억지로 붙잡았다가 ‘조폐공사 파업 유도’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을 계기로 경질시킨 것이 아쉽다”면서 “대통령은 민심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정부가 여론을 반영해 문제의 인사에 대한 경질을 결정한 것은 다행”이라면서 “검찰의 중립성을 확립하고 검찰개혁을 다그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홍기 임병선 김성수 김재천 기자 hkpark@
  • [발언대] 醫保적용 항목 늘려 비용부담 줄여야

    며칠전 90세가 넘은 노인을 병원에 모셨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기력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영양제를 주지 않겠냐는 생각이었지만 병원측은 무조건의료보험 적용이 안되는 MRI 촬영이나 초음파검사를 해야 한다고 우기는데입장이 난처했다.이런 경우를 들어는 봤지만 직접 경험하고 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이런 악순환이 끊임없이 제기돼왔지만 정부는 왜 대책을 세우지 못할까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몇가지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병원이나 의원 이용시 환자가 매번 추가로 부담하는 비율이 약 50%에육박하는 것은 의료보험 적용에서 제외되는 항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보험료를 매달 꼬박꼬박 내면서도 병원갈 때마다 진료비의 반 이상을 추가로 부담하는 곳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평소 부담했다가 필요시 부담없이 병원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보험인데 보험료를 부담하면서 병원 이용때마다 50% 이상을 직접 부담하는 것은 이중의부담이 아닐 수 없다.그럴 바에야 차라리 평소 보험료를 조금 더 부담하는것이 한쪽의 부담을 없애는 방법이 된다. 둘째 의료자원에 대한 효율적 배분 장치가 없기 때문에 본인부담이 늘어난다.의료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폐단이 병원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상황 발생한다.고가의 MRI 장비를 모든 의료기관이 경쟁적으로도입하기 때문에 병·의원이 장비 수입비용을 보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지않는데도 이용케 하는 면이 적지 않다.외국처럼 차제에 도입기준을 엄격히정하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의료기관간 기능을 분리시켜야 진료비 인상을 차단할 수 있다.현재처럼 1차 진료기관의 기능 미흡으로 국민들이 무조건 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의원급 진료기관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선진국이 1차 진료기관을 경유치 않는 병원급 진료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영도[서울 성수1가동]
  • [제2공화국과 張勉](26)장면의 정치역정·생애(下)

    “본인은 오늘로써 부통령직을 사퇴한다.3·15부정선거로 인하여 삼천만 동포의 울분은 드디어 절정에 달하고 마침내 민족의 정화인 청소년 남녀들이불법과 불의에 항쟁하다가 총탄에 쓰러져 그 고귀한 피가 이 강산을 물들이게 됨을 볼 때에 하루라도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없는 비통한 심경에 다다른것이다.…이러한 중대위기에 즈음하여 이대통령은 3·15선거의 불법과 무효를 솔직히 시인하고 또 12년간 누적된 비정(秕政)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물러서야 할 것이다.…” 4·19가 일어난 지 나흘만인 1960년 4월23일 장면(張勉)은 기자회견을 갖고 부통령 사임을 발표했다.이틀 뒤에는 순화동 관저를 나와 명륜동 자택으로돌아갔다. 장면은 3·15선거에 부통령으로 출마해 비록 낙선했지만 3대 부통령 임기는 남아 있는 상태였다.따라서 이승만이 물러나고 3·15선거가 무효로 처리되면,대통령 직은 자연히 장면에게로 넘어오게 돼 있었다.그런데 굳이 이를 포기한 까닭은 무엇일까. 장면은 회고록에서 세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 그 첫째가 이승만의 하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이승만과 자유당에게 ‘정권을 내놓더라도 장면이 바로 계승하지는 않는다’고 보장해 준 것이다.아울러 부통령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함께 진다는 생각과,이승만의 불행을 틈타 권력을 잡는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주기 싫어서이기도 했다. 장면이 부통령을 사직하자 곧바로 이기붕(李起鵬)이 부통령 당선과 국회의장 직을 사퇴했다.나흘 뒤에는 이승만도 국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이승만과 자유당의 퇴진을 무리없이 유도한다는 장면의 의도가 실현된 셈이다. 내각책임제로 개헌이 돼 새 정부가 출범할 즈음 장면은 대통령이냐,총리냐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공보비서관을 지낸 송원영(宋元英)은 회고록에 “장박사와 그 가족,아주 가까운 몇몇 사람은 차라리 장박사가 실제 행정과는 초연한 대통령 자리에 앉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보이지 않는 운동을 하고 있었다”고 적었다.한 측근이 ▲새 정부가 이승만정권 12년의 비정을 씻을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고 ▲부통령을 이미 했으니이제 대통령을 할 차례라고 설득한사실도 소개했다.그랬더니 장면은 “나도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것이 내 뜻대로 되나”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 시기 미국도 ‘장면 대통령’을 지지했다.허터 미 국무장관은 60년 6월11일 매카나기 주한 미대사에게 보낸 전문에서 “장면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못박았다.“그의 성실·청렴함과 국제정세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장면 자신과 최측근 인사들이 원했고 미국이 은밀히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장면은 대통령 아닌 총리 선출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송원영의 표현처럼 “신파에 매인 몸이어서 대통령으로 ‘물러날 자유’가 없었던”것이다. 장면을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때 총리가 아닌 대통령이 됐더라면…”하고 지금도 아쉬워하는 것은 사실이다. 총리에 취임한 뒤 장면은 특유의 근면성과 성실함으로 내각을 이끌어갔다. 아직 총리공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그는 일과후 반도호텔 828호실로옮겨 계속 집무했다.회고록에서 밝혔듯 “새벽 2시 전에 취침하는 날이 별로 없을 정도로 성심껏 무슨 일이든 잘해 보려고”했다. 이성모(李聖模)전 비서관은 “장박사는 점심도시락을 꼭 준비했고 저녁식사도 자택에서 날라왔다”면서 “밤에 반도호텔 집무실에서 보고를 다 받고 나면 보통 10∼11시쯤 됐는데 그때까지도 식사를 못해 식어빠진 저녁상이 그대로 놓여 있곤 했다”고 회상했다. 장면정부는 구파의 분당,소장파의 반발 등 정권 내부의 갈등으로 세차례나개각을 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그리고 이런 것들이 장면 개인,또는 그의 내각이 무능하다거나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 주요인이 됐다. 그렇지만 쿠데타가 발생한 61년 5월 장면정부는 이미 기틀을 잡고 있었다.4월24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단일지도체제로 당헌을 개정해 총재 직에 오른장면은 5월4일 3차 개각을 단행한다.당과 정부 양쪽에서 일사불란하게 지도력을 발휘할 구도를 마련한 것이다. 아울러 장면은 7월1일 방미해 케네디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고그 발표시기를 조정하고 있었다.한·일회담 재개도 눈앞에 두었다.미국의 경제원조 규모가 정상회담에서 결정되고 한·일회담에서 배상금문제가 타결되면,지난 3월 시작한 국토건설사업도,작성을 끝낸 경제개발5개년계획도 제 궤도에 오를 터였다.장면정부의 으뜸 목표인 ‘경제제일주의’가 바야흐로 국민의 피부에 와닿을 시점이었다.그런데 쿠데타가 터진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쉽게 쿠데타군에게 당한 까닭은 무엇일까.김영구(金永求)당시 내무차관의 회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61년 3월 말,4월 초쯤이었다.반도호텔 장총리 집무실에 총리,매그루더 유엔군사령관,장도영(張都暎)육군참모총장과 나,네 사람이 모였다.쿠데타설이화제에 오르자 매그루더는 ‘내가 한국군의 작전권을 쥐고 있는데 누가 쿠데타를 하느냐.일어나더라도 금세 진압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장총리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듯했다.사실 많은 사람들이 미군이 있는 한 쿠데타는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 쿠데타가 발생하자 장면은 진압에 나서지 못한다.휴전한 지 8년,전쟁의 상흔이 아직 짙게 남은 그 시절,쿠데타 진압이 부대간의 총격전으로까지 비화하면 자칫 북한에게 재남침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것이다.6·25발발 직후 주미대사로서 유엔군 파병을 위해 침식을 잊었던 그로서는,만에 하나라도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으리라. 장면의 묘소는 경기도 포천 천보산 기슭의 가톨릭공원묘원에 있다.그 곳에세워져 있는 묘비의 글은 장면의 삶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공(公)은 민주정치를 수립하고 경제제일주의를 표방하여 불철주야 심혈을 경주하던 도중,뜻밖인 5·16사태로 경륜을 펴지 못한 채 정치에서 물러나…깨끗한 교육자요,근엄한 종교인이요,불굴의 정치가의 생애였다”- 5·16쿠데타 직후…가택연금등 수난 5·16후 쿠데타세력은 장면(張勉)정부가 무능하고 부패했다고 대대적으로선전한다.이어 소장파가 폭로한 ‘중석불 사건’을 비롯해 비리 의혹이 제기된 온갖 사건들을 파헤친다. 그러나 몇달 뒤 군사정권이 발표한 ‘장정권 비리’는 당시 김영선(金永善)재무장관이 냉장고 한대를 뇌물로 받았다는 것뿐이었다.김장관과 친했던장경순(張慶淳) 5대 민의원은 그나마 “냉장고가 아니라 아이스박스였다”고증언했다.김장관의 오랜 친구인 부산세관장이 출장길에 들러 선물로 아이스박스 한통을 놓고갔다는 것이다. 군사정권이 쿠데타 명분을 세우려고 갖은 애를 써 증거를 찾았는데도 발표거리가 고작 ‘냉장고 한대’였다는 사실은,역설적으로 장면정부가 얼마나깨끗했는지를 확인해준 것이다. 군사정권은 아울러 각종 혐의를 붙여 장면정부의 장·차관과 민주당 간부들을 구속했다.장면은 가택에 연금당했다.가족 증언에 따르면 군인들이 20∼30명 정도 집 안팎에서 상주하며 출입자를 감시했다.심지어 가정부가 장보러드나들 때도 장바구니를 일일이 뒤졌다.장면은 감시자의 눈길이 싫어 대낮에도 창마다 커튼을 드리웠다. 연금은 1961년 11월10일 해제됐다.장면은 기독교 서적 번역에 몰두하는 한편 화초를 가꾸는 일로 하루를 보냈다.감시가 심해서인가,찾아오는 발길도뜸했다.그가 전도(傳道)한 옛 동료가 영세를 받는다는 연락을 해오면 대부(代父)를 서주느라 문밖을 나설뿐 외출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내던 62년 7월15일 장면은 ‘이주당(二主黨)사건’의 배후자라는혐의를 쓰고 입건된다.이 사건은,민주당 인사들이 일부 군 출신과 짜고 군사정권을 전복하려 했다는 소위 반혁명음모의 하나로 발표됐다. 장면에게 걸린 혐의는 거사 성공 후 총리로 복귀한다는 조건으로 자금 100만환을 제공했다는 것이었다.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지만 최종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확정되고 결국은 형집행면제 처분을 받는다. 8월28일 법정구속된 장면은 10월15일 보석으로 출감한다.그는 풀려나면서 “제멋대로 잡아넣더니 보석은 무슨…”하면서 개탄했다. 장면이 연루됐다고 해서 떠들썩했던 이 사건을 비중있게 다룬 저작물은 아직도 없다.당시 구속기소된 민주당 인사들도 “그야말로 황당한 조작극이었다”고 입을 모으고,그 중에는 자신이 구속된 사건이 그것이었는지조차 기억 못하는 이가 있을 정도다. ‘이주당 사건’을 마지막으로 장면은 군사정권의 날카로운 칼끝에서 어느정도 벗어난다.66년 1월 말 간질환이 재발해입원한 뒤 그의 건강은 눈에 띄게 나빠졌다.6월4일 장면은 명륜동 자택에서 영면했다.향년 67세였다.부인김옥윤(金玉允)여사는 지난 90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장면은 슬하에 5남2녀를 두었으며 모두 해외유학을 했다.맏아들(張震 서강대 생물학과 명예교수·72)과 셋째아들(張益 가톨릭 춘천교구장·66)만 국내에 있다.수녀인 맏딸(張義淑·69),건축가인 둘째아들(張建·67),정치학 교수인 넷째아들(張純·64·보스턴 리지스대)은 미국에,은행가인 다섯째아들(張興·60·파리은행)은 프랑스에 거주한다.막내딸(張明子)은 80년대 후반 세상을 떠났다. 서울미대 초대학장을 지낸 장발(張勃·98)과 한국 최초의 항공공학자인 장극(86)은 장면의 동생들이다. 이용원기자
  • [특별기고] 자유를 위한 변명

    - 한 종교집단의 MBC난입을 보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난 12일 밤 MBC PD수첩 ‘이단파문! 이재록 목사! 목자님,우리 목자님’을 시청했으리라 생각된다.바로 이 프로그램 때문에 전날밤 MBC는 한 종교집단 신도들에 의해 방송중이던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기 때문이다.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았기에….필자도 이프로그램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프로를 본 사람들의 느낌이 다 같을 수는 없겠지만,필자의 소감은 “한국 종교계의 ‘이단’ 논쟁이 더 이상 종교계만의 문제일 수는 없다”라는것이었다. 일찍이 영국의 존 밀턴은 17세기에 이미 ‘아레오 파지티카’라는 책에서“만일 그가 다른 근거 없이,단지 그의 목사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믿는다고 한다면,비록 그런 믿음이 사실이라 할지라도,그가 믿고 있는 진리 그것은 단지 이단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맹목적 믿음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이 맹목적 믿음의 위험성에 대해,또 광신적 종교가 자칫 ‘하느님’ 또는‘신(神)’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사제(司祭)를 신처럼 받드는 위험성에 대해 ‘PD수첩’은 고발하고 있었다. 이러한 맹목적 믿음은 왜 위험한가? 멀리서 구할 것도 없이 이번 MBC 난입사건을 일으킨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이 그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즉 그들은 이미 그들 신도들의 ‘신’이 되어버린 ‘목자’에 대한 여하한 비난도 용납할 수 없게 되었다.그 비판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게되었다.법도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사태가 던져주는 의문은 여러 가지이다.그중 한 가지만 지적하자면,정부당국,특히 경찰과 검찰이 사태 초기에 왜 그렇게 미온적이고 안이했느냐 하는 점이다.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은 과연 집회신고를 했었는가? 또 야간에 1,000여명이넘는 사람들이,그것도 방송국 앞에 몰려들어 아우성치고 있는데도 초기에 20여명의 경찰관만 보낸 이유는 무엇인가? 혹시 검찰이나 경찰에게조차 종교집단은 ‘언터처블’의 ‘성역’이 돼 버린 것은 아닌가? 그러나 이번 사태가 지금 우리 시대에 진실로 던지고 있는 명제는 자유와자율과책임의 상호관계라 할 것이다.MBC PD수첩이 국민의 알 권리에 의거해서 만민중앙교회의 ‘이단파문’을 취재보도할 언론자유를 가지고 있다면,상대방 신도들이 집회나 시위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자유 또한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그들이 아무리 ‘이단’ 혐의를 받고 있다 할지라도 그들에게서 항의와 항변의 권리를 박탈할 수는 없으니까.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이 설사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MBC 앞에서 항의시위만 했다면 그들의 ‘말할 자유’는 가능한 한 보장되어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MBC가 ‘말할 자유’를 폭력으로 짓밟았다.그리고 그 순간 그들은 ‘말할 자유’를 향유한 것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다.한국사회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가장 많이피를 흘린 이 5월에 일어난 MBC사태는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지,우리가 그 자유를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도전적 질문을 던지고있다.‘자유란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물리적으로 짓밟을 권리를 포함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정치권력이나 정부당국,또는 우리의 언론이 이 사태를 계기로 하여 합법적이고도 평화적이며,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집회나 시위조차 집단이기주의나 사회혼란으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유를 위한 변명’,이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것이다. 成 裕 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 [오늘의 눈] 移通정책의 현주소

    ‘잦은 정책 뒤집기,업체에 끌려다니기,궁색한 논리’는 정보통신부의 특허상표인가. 이동통신을 관장하는 주무부처로서 시종 무능한 모습을 보여온 정통부가 14일 이를 재확인시키는 ‘큰 일’을 해냈다. 이동통신정책의 실무책임자인 송유종(宋裕鍾)부가통신과장은 이날 정통부기자실에서 “이동통신업계의 단말기 할부판매를 다음 달부터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바로 전날까지도 “이동통신업계의 과열경쟁을 막고 소비자의권익(해지권)을 보호하기 위해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던 그였다. 송과장은 이 갑작스런 ‘번복’의 이유에 대해 “원래 규정상 할부판매를할 수 있게 돼 있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했다.물론 왜 지금까지 금지하다가 갑자기 풀어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다.남궁석(南宮晳)장관도 “소비자가 마음대로 통신서비스를 바꿀 수 있도록 최대한 권익을 보장한다는 취지에 충실했다”는 어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지난달 의무가입기간 폐지에 따른 단말기 보조금 축소로 업계가 고사상태에 이르렀고,이에 대한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와 대리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데서 비롯됐음은 한눈에 알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 단말기 할부판매에 대한 정통부의 금지논리는 불합리한 구석이 많았다. 몇만원짜리 제품을 사도 물건값을 나눠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있는 상황에서 굳이 시장질서를 내세워 단말기 할부판매를 금지한 것은 업계는 물론이고 소비자들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었다.할부판매로 싼값에 이동통신에 가입한 뒤 할부기간만큼 의무사용을 할지,아니면 비싼 값에 가입하더라도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는 길을 택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통부는 정제되지 못한 자신들의 정책에 무리가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수치스러운 ‘번복’결정을 내린 꼴이 됐다.남궁장관은 정부의 무리한 시장개입 지적에 대해 “소비자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그렇다면 과연 지금의 정부 당국자들에게 이동통신 정책을 맡겨도 되는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김 태 균 경제과학팀 기자
  • [사설]‘MBC난입’의 심각성

    한 특정 종교집단의 MBC 난입사태는 43년 방송사상 초유의 일로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일시적 기계고장이 아닌 외부 집단의 난입으로 방송이 중단되거나 파행으로 방송이 진행되다니 어느 나라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만약 특정 종교단체가 아니고 불순분자로 간주되는 다른 세력이 국가기간 시설망인 방송보안 시스템을 뚫었다고 가정한다면 얼마나 아찔한 일인지 짐작하기 힘들다.더구나 1,000여 신도들이 방송사 로비와 4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찬송과 구호로 소란을 피운 행태는 여느 시정잡배만도 못한 어처구니없는소행이 아닐 수 없다.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경찰의 기동력도 점검해볼문제다.한밤중 방송사 주변에 1,000여명이 움직이는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이보다 더 큰 불상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낭패감을 준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 한 종교집단의 목사가 극단적인 신비주의에 빠져있다거나 스스로의 신격화·도박문제 등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부터 이단판정을 받았다는 등의 사생활에 관여할 생각은 없다.그러나 종교집단이 자신의불이익을 은폐하기 위해 방송사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과 이를 다스리지 못한 단체장으로서의 무책임은 묵과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지나친 은폐와항의는 오히려 자신들의 부당성을 강하게 긍정하는 일이며 이런 의혹심이 취재의 대상으로 선택된 것으로 분석된다. 종교의 자유가 있듯이 보도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것이 민주사회다.사회의비리와 부패,불의와 무질서,혹세무민과 폭력 등은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기위해 타파해야 할 빼놓을 수 없는 취재대상이다.그러나 하필 종교만이 종교관련 프로그램이든 기사든간에 그때마다 발칵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이상하다.만약 신앙심이 투철하고 정당하다면 어떤 내용이나 보도에 전전긍긍할필요가 없을 것이다.차후에 오보와 잘못된 내용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거나설명할 기회를 갖는 것이 온당하다. 언론 자유가 보장된 자유민주국가에서 물리적 힘에 의해 국민의 전파가 유린당한 사태는 어떤 사유로도 용서될 수 없다.방송사측도 이번 프로그램이방송가처분신청중에 있으면서신도들의 항의 전화를 받고 있었던 만큼 사전에 충분히 대비했어야 한다.언제나 정당한 것이 유지되고 부당한 것이 투명하게 시정되는 것이 건강한 사회다. 종교인은 언제 어디서나 종교인다운 귀감을 보여야 한다. 이성과 냉정으로 사태를 수습하되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이런 만행이 다시는 통할 수 없도록 극단에 치달은 행태를 사주한 주모자등 관련자들을 적발해 엄정히 사법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 [사설] 경찰, 왜 이러나

    어이없고 기가 막힌다.지난달 27일 경기지방경찰청장이 폭력계장에게 얻어맞는 하극상이 벌어지더니 그보다 앞서 서울에서 경찰서장이 부하 경관을 폭행해 어금니를 부러뜨린 일이 뒤늦게 밝혀졌다.그뿐인가.근무중인 순경이 만취상태로 옆자리에 내연의 여인을 앉히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후 뺑소니치던 중 또 사고를 내 함께 탄 여인을 죽게한 사건도 있었다 한다. 수원에서 지방경찰청장이 어처구니없는 하극상을 당한 날 양평에서는 무기고의 총을 훔친 혐의를 받은 한 경찰관이 감사담당관실의 수차례 소환요구에불응하며 “내가 왜 가느냐.너희들이 오라”며 거부하다가 전격 구속된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경찰 기강이 무너져도 너무 무너진 것 같다. 경찰관도 사람이니 실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또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남이 보기엔 정신 나간 일을 저지른 경찰관들에게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지 모른다.경기경찰청의 하극상 사건은 단순 술주정으로 변명되고 있다.그러나 우발적인 실수라 하더라도 겨우 1주일 남짓 사이에 이런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한다는 것은 경찰 조직으로서는 용납해서는 안될 일이다. 시민의 재산과 안녕을 책임져야 할 경찰의 근무자세가 이처럼 풀어져서는민생 치안에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그러고 보면 탈주범 신창원(申昌源)이 아직도 잡히지 않고 고관 집을 털었다는 도둑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많은 시민들이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보다 더 믿는 것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경찰 기강의 해이는 지난 3월부터 이미 지적돼 온 사항이다.3월초 단행된경찰 사상 최대규모 인사 후유증으로 기강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경찰의 지휘 보고 체계가 엉망이어서 축소·늑장 보고가 다반사로 일어난다는 것이다.경찰청장이 농협 영등포 지점 현금 도난사건을 이틀 뒤에야 보고받았는가 하면,홍재형(洪在馨) 전 부총리집 강도사건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알고 격노한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는 인사 후유증이 가라앉을 때가 지났다.그럼에도 경찰 기강이 해이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사회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경찰이 흔들려서는 우리 사회가지탱하기 어려울 것이다.경찰은 시민들이 평소에 피부로 실감하는 국가 공권력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이 무너지면 국가 공권력이 무너지는 것이고 이는 사회 해체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땅에 떨어진 경찰의 근무기강 확립과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 KBS ‘시사터치‘ 정치풍자 코너 중도 폐지 논란

    개그맨 김형곤의 정치풍자 코너가 갑자기 중도폐지되면서 방송가가 시끌벅적해지고 있다.KBS가 봄철 프로개편을 하면서 매주 목요일 밤 방송되는 코미디프로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의 한 코너인 ‘굿 뉴스 배드 뉴스’코너를 4일부터 폐지키로 한 것.그러나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프로그램은 같은시간대에 여전히 방송한다.김형곤은 그동안 이 코너에서 세풍 총풍 등 정치현안을 빗댄 코미디를 내보냈다. KBS의 이같은 조치와 관련,김형곤이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논란이 빚어지고있다.김형곤과 자민련측에 따르면 코너의 중도하차는 자민련 당적을 가진 그의 출연을 한나라당 측이 문제삼자 방송위원회가 ‘시비의 소지가 있다’고유권 해석함으로써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형곤은 지난달 29일 이같은 주장과 함께 마지막 녹화분 촬영을 거부했다. 그는 “한국 정치풍자 코미디의 발전을 위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민련 측도 당적보유를 이유로 방송출연을 금지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며 방송사에 원상회복 등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프로의 책임연출자인 김영선부주간은 이같은 김형곤 등의 반발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이다.그는 “김형곤코너의 분당 시청률이 다른 코너보다 5% 정도나 떨어져 중지키로 한 것일 뿐 정치적 압력은 전혀 없었다”면서 “김형곤과 프로의 폐지를 2주전 합의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만약 그같은 주장 때문에 김형곤을 다시 기용한다면 그 것이야말로 정치적인 압력”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적 압력설은 시사풍자프로의 출연자가 교체될 때마다 되풀이돼왔다.이번 코너의 중도하차가 외압 때문인지,아니면 시청률 때문인지 분명치 않지만 우리의 방송현실에서 정치풍자를 한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한번알수 있게 해준다.허남주기자
  • [사설] 컴퓨터 재앙에 대비해야

    26일 발생한 CIH 컴퓨터 바이러스 감염사고는 참으로 충격적이다.사상 최악의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컴퓨터가 100여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그 피해액수가 수천억원에 이르며 자료의 손실,업무차질,복구에 따른 시간 및인력 비용 등을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수조원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라니 기가 막힐 뿐이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정보통신부를 비롯 청와대,국방부,산업자원부,외교통상부,국세청,통계청,검찰청 등 주요 정부기관들이 바이러스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이는 우리 국가 정보보호 체계가 얼마나 취약하며 정부 핵심부처 공무원들의 정보화 마인드가 어느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한심한 일이다. CIH 바이러스는 사전에 발생일이 이미 예고됐고 국내 컴퓨터 백신 전문업체에서 백신 프로그램까지 내 놓았는데도 사전대비에 소홀해 그 피해를 막지못한 것은 국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 임무를 망각한 직무유기라고 할수 있다. 특히 국가 정보보호 업무를 총괄하는 정보통신부가 이번 바이러스 피해를입은 것은 단순한 실수로 지나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자신도 보호하지 못한 당국의 정보화 수준이 앞으로 또 어떤 어처구니없는 일을 초래할지 걱정이다.세계적 대재앙으로 예고된 컴퓨터의 2000년 연도인식 오류(Y2K) 문제 발생일이 불과 8개월 앞으로 다가와 있는 터다. 그동안 컴퓨터 바이러스를 일과성 해프닝 정도로만 생각해 온 우리 사회의안전불감증도 이번 컴퓨터 재앙을 불러온 한 원인이다.세계 최대의 컴퓨터사용국가인 미국이 멜리사 바이러스 이후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한 결과이번엔 경미한 피해만 입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CIH 바이러스는 앞으로 상당기간 활동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훈민정음’ 무상배포본을 비롯,유명 CD롬이 감염된 상태로 대량 보급된데다 같은 날 발생하는 변종 바이러스까지 발견돼 적절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주기적으로 홍역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 한다.PC 사용자들도 바이러스감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고 기업경영자와 전산관리자의 관심과 대비가 있어야겠다. 이번 바이러스 감염사고는 정보화 사회 부작용의 일단을 보여준 것이다.전세계를 동시에 연결하는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컴퓨터 바이러스는 산업재해이자 사회문제라는 관점에서 그 퇴치를 위한 안전비용 지출 등 철저한 대비책을 당국은 마련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Y2K 문제 해결에도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 대한광장-성형수술과 이미지

    콜라겐주사인 줄 알고 무허가 성형 야바위꾼에게 실리콘주사를 맞은 아줌마들이 신음하고 있다고 한다.수술비로 수백만원씩 뜯어낸 야바위꾼 아줌마들은 이미 수억원을 챙겨 달아난 뒤이고,수술을 받은 아줌마들은 변형된 얼굴과 몸을 가지고 어쩔 줄 모르고 있다고 한다. 가정파탄에다 심지어는 자살한 경우마저 있다고 하니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다.TV 카메라 앞에서 얼굴도 내밀지 못한 채 울고 있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분노가 치민다.피해 아줌마들이 한결같이 털어놓는 이유는 ‘이뻐지고 싶었다’는 것이다.그리고는 그렇게 해서라도 이뻐지고 싶었던 이유가 ‘남편에게 사랑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더 자신은 없어지고 사방에서 등장하는 인형 같은 예쁜 젊은 여성들의 이미지에 주눅이 들 대로 들었을 것이다.게다가 한국 사회에서 남성들이야 얼마든지 바깥에서 젊고 아름다운 다른 여성들을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은가.그래서 무슨 수를 쓰든 멀어져가는 남편의 마음을 잡아보려고 가족몰래 계까지 들어가며 시술비를 마련해 갖다 바쳤을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물론 그녀들 자신에게 있다.그렇게 반평생을 넘겨 살아놓고서도 자기 자신의 가치를 자기 안에서 찾지 않고,여전히 남성에게 바라보이는 대상적 위치에서 찾았을까.왜 좀더 보람 있는 일에 돈과 시간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외적인 아름다움에만 매달리다 보면 내면은 오히려 황폐해지고,그것이 결국엔 추한 외모로 바뀐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어떻게 그렇게 자신을 지킬 줄 모른단 말인가.얼굴이 원하는 대로 붙였다 떼었다 할 수있는 것인가.또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확인되지도 않은 미지의 물질을 얼굴에 집어넣을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사회가 그녀들을 방치했던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우선 외적인 아름다움에만 목을 매달 수밖에 없도록 각종 매체가 조장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TV 등 영상매체에서 심하게 나타나는데,특히 여성들의 경우 외적인 아름다움 외의 어떤 매력을 가진 인물이 아이콘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있다하더라도 희화화되어 있다.남성들의 경우에는그래도 지성,연륜,재치 등 외적인 아름다움 외의 어떤 자질을 가진 인물들에게 지속적인 역할이 주어진다.그러나 남성의 경우도 노년의 인물이 중요한역할을 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현대사회에서 폭포처럼 쏟아지는 이미지의 가짜 실존에 저항하는 일은 너무나 어렵다.모든 이미지들이 너무나 생생한 현실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현대인은 이미지를 먹고 마시고 입는다.게다가 너무 가깝게 다가와 있는 이미지들은 끊임없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을 준다.여배우들이 스토킹의 대상이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현대인은 이미지가 사실은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존재하게 만들어주는,순수 추상과 현실 사이에 놓인 임시 가교라는 것을 까맣게 모른다.그래서 신기루를 향해 손을 뻗다가 번번이 추락하는것이다. 애초에 이미지의 역할은 종교적인 것이었다.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방식이었다.종교적 우상이 이미지의 출발이었던 것이다.그것은인류만이 가지고 있는 고도의 인지능력과 관계된 것이었다.그러나 이미지 복제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미지는 점점 더 타락하고 있다.이제 이미지 뒤에는아무 것도 없다.거짓이라는,추악한 환상이라는 허구렁이 있을 뿐이다. 매체 종사자들이 이미지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그래야 어쩔 수 없이 이미지를 유통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가짜 이미지들이 주는 폐해를 막을 수 있다.적어도 대중에게 제대로 늙는 방법은 가르쳐야 할 것 아니겠는가.지금은 젊어서 젊은 이미지에 행복하게 동일화되어 있는 신세대도 결국 언젠가 아줌마들처럼 늙지 않겠는가.
  • [사설] 충무공묘소에 쇠말뚝이라니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장군 묘소에도 식칼과 쇠말뚝이 박힌 것이 발견됐다. 덕수 이씨 선영과 현충사 경내에 있는 충무공 조상 및 후손들의 묘소에서 식칼과 쇠말뚝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충무공 묘소에까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온 국민이 분노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충무공은 나라를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구해낸 구국의 영웅이다.국민적 추앙을 받아 성웅으로 불리기도 하는 충무공의 묘를 의도적으로 훼손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우리는 조상의 묘가 훼손되는 것을 자신의신체에 상해를 입는 것보다 더 잘못된 일로 여기는 전통적 정서를 지닌 민족이기 때문이다. 누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술적 의도를 지닌 고약한 짓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기가 막힌다.충무공의 묘소에 박힌 식칼과 쇠말뚝은 우리 민족정기를 끊겠다며 지관들을 동원해 명산마다 쇠말뚝을박은 일제(日帝)의 단혈철주(斷穴鐵柱)를 연상시킨다. 그런 터무니 없는 미신적 주술의 효과를 노린 쪽이 주변국의 극우파이든,집안싸움에 이성을 잃은 내국인이든 철저히 가려내 응분의 책임을 지게 해야할 것이다.어느 풍수학자의 말대로 무속인들이 최영(崔瑩)장군을 모시듯이충무공의 힘을 빌리기 위해 한 짓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민심을 흉흉하게 하려는 불순세력의 소행이라면 더욱 철저한 수사가 필요할 것이다. 롯데 신격호(辛格浩)회장과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의 조상 무덤 훼손사건에 이어 일어난 이번 사건은 모방범죄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적극적인 수사와 범인 색출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수거된 식칼과 쇠말뚝이 100개가 넘고 무게만 해도 100㎏이 넘는다는 것은 조직적인 범죄의 결과인 만큼 의외로 쉽게 꼬리가 잡힐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첨단과학의 시대에 미신적 주술의 효과를 믿거나 그것을 이용하려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반증이다.물론 세기말에는 어느 시대,어느 사회나 혼란스럽기 마련인데다경제위기까지 겹쳐 불확실한 미래를 초현실적인 힘에 의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 우리 사회에 미신이 횡행하게 된 것은 신문·방송 등 대중매체가 귀신·점·사주 등을 흥미위주로 다루어 비과학적 생활태도를 조장한 데서 비롯된 측면도 없지 않다.대중매체 종사자들이 자성해야 할 부분이다.
  • [프로농구가 남긴것](2)감독 수난시대

    98∼99프로농구는 감독들이 수난을 겪은 시즌으로 기록될 것 같다.10개팀가운데 4개팀 감독이 경질됐거나 교체가 예정돼 있기 때문. 지난해 11월 26일 SK가 농구계 안팎의 거센 비난속에 안준호감독을 최인선감독으로 전격 교체,프로사상 첫 시즌중 경질 기록을 세운것을 시작으로 나래 최명룡감독,SBS 강정수감독이 시즌 종료와 함께 성적부진에 책임을 지고물러났다.또 기아 박인규감독은 챔피언전에서의 어처구니 없는 전술로 패배를 자초해 이미 재계약이 물건너 간 상태.이밖에 시즌 최다연패(32연패)의수모를 당한 동양의 박광호감독은 비록 자리를 보전하기는 했지만 시즌 내내 경질설에 시달려야만 했다. 감독들이 이처럼 수난을 당한데는 구단의 주먹구구식 운영이 큰 작용을 했다는 게 중론.뚜렷한 근거도 없이 목표를 높게 잡은 뒤 비전문가인 단장 등프런트가 전술,멤버기용 등 감독의 고유영역에 까지 입김을 행사해 팀을 흔들어 놓고서는 결과가 좋지않자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 경우가 없지않았다는 것.이 때문에 최근 사령탑에 복귀한 50대감독은 ‘단장이 감독의권한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각팀의 전력차가 더욱 줄어들 다음 시즌에서는 사령탑의‘머리싸움’과 ‘장외플레이’가 승부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감독들의 수난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이같은 전망을 입증이라도 하 듯 SBS와 나래가 한국농구연맹(KBL)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김인건 최종규씨 등 50대를 잇따라 영입했고 대분분의 팀들이 계약기간을 종전의 3년에서 2년으로 줄여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 시민단체 ‘對野 규탄’수위 높였다

    시민·사회단체가 한나라당의 ‘시민단체 어용’운운을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정치 중립’이 ‘생명’인 시민·사회단체는 한나라당의 근거 없는 주장을 묵과할 수 없다는 태세다. 8일에 이어 12일에도 한나라당에서 ‘어용’발언이 이어지자 시민사회단체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다.참여연대와 정치개혁 시민연대 등 60개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 협의회’는 13일 비난 성명을 내는 등 공동 대응키로 했다.관계자들은 “여야를 떠나 시시비비를 가리는게 우리의 임무”라며 “자신의 잘못을 지적했다해서 ‘어용’으로 매도하는 작태에 서글픔을 느낀다”며 한나라당의 맹성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가 야당을 규탄하는 사태는 과거의 예에 비춰볼 때 극히 이례적이다. 경실련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정치개혁시민연대 등은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이 지난 7일 국회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8일자 성명을 통해 ‘정치권의 도덕 불감증’을 일제히 질타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때 한나라당측이 자신들을 어용운운하자‘정치관여의 정당성’을 밝히고 한나라당 지도부의 도덕 불감증을 나무라는 선에 그쳤다.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공동성명에서 “한나라당 주요당직자들의주장은 공당의 주장으로는 할 수 없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꼬집은 뒤“시민사회단체가 국민적 합의인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차원에서 관심를 갖고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반박했다.정권의 배후조정과관련,“실로 어처구니 없는 발상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이 시민사회 단체의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은 시민사회단체 전체에 대한 모독으로 한나라당은문제의 심각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그러나 한나라당이 12일 또다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문제삼자 “야당인 한나라당이 국민과 시민단체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것은 한나라당의 수구적이고 반개혁적인 데 그 책임이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정치개혁 시민연대 등 6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 협의회’는 이와관련,‘한나라당은 이성을찾기 바란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한나라당이 12일에도 일부 시민사회단체를 어용단체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은 이성을 잃은 처사”라면서 “시민사회단체의 성명을 정권의 배후조정 운운한 것은 당리당략에 눈이 먼 한심한 행태로 한나라당이 시민단체로부터 비난받아 온 것은 이같은 분별없는 언행과 수구적인 행태,반개혁적인 노선에 있다는 것을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12일 한나라당은 박관용(朴寬用)·강창성(姜昌成)부총재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대중 정권이 일부 어용시민단체를 이용해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시키고 있다”면서 “이들의 활동상을 보면 참된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조차도 알 수 없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이어당차원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의 불만은 정치개혁 법안에까지 미쳤다.정개련은 선거비용 보전 범위를 넓혀야한다는 한나라당의 정치개혁법안과 관련,“야당인 한나라당이 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를 명확히 보여준 사건”이라고규정했다.참여연대 김형완(金炯完)국장은 “정당에서 논평을 통해 얼마든지 애기할수는 있으나 시민사회단체를 어용단체 운운하며 거론하는 것은 유감”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어용단체의 근거와 배경을 함께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당리당략에 맞지 않는 시민단체의 논평이 나온다고 해서 관제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사태의 본질을 당리당략으로 굴절 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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