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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체비평] 사건 ‘본질’ 에 대한 ‘균형’ 보도 절실

    한국언론의 2000년 6월 하순은 너무도 뜨거웠다.엠바고를 깬 중앙일보 청와대 출입정지조치,의사들의 전면폐업,월남참전 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의 한겨레신문에 대한 폭력행사,롯데호텔과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한 강제진압 등 연일 언론보도의 방향과 방법,그리고 공정성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만드는 사건이 계속 발생했다.중앙일보가 엠바고를 깨고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노동당규약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데 대하여 청와대는 그 보도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고 비보도 합의의신뢰를 깼다는 판단에 따라 출입금지조치를 취했다가 6일만에 해제했다.국익이 우선인가,언론의 상업주의가 우선인가,그리고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고엽제전우회’의 폭력행사는 그동안 어느 매체보다 가장 적극적으로 고엽제 피해문제를 부각시키면서 여론환기를 하고 문제해결을 해왔던 한겨레신문으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었다.더우기 폭력사태의 책임과 원인을한겨레에 돌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태도는 절망적이었다. 언론은 의사들의 전면폐업을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이라고 보는 국민적 상식과 분노에 충실했다.의사들은 목소리 한 번 제대로 내보지도 못하고 언론에 의해 초토화되었다.결과적으로 국민전체를 적으로 삼아 버리고 말았던 이번 폐업사태는 의사 전체의 역사적 실패요,치유불가능한 상처로 기록될 만하다.겨우 며칠 사이에 의사들은 남을 위해 어려운 일을 하는 ‘아름다운 존재’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밥그릇싸움이나 벌이는 ‘집단이기주의의 화신’ 쯤으로 전락하고 말았다.의사들에게는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언론홍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케 한 사태였다.이 과정에서 한국언론은 상당한부분 직무유기를 했다.어느 매체도 의사들이 어쩌다가 극단적인 폐업에까지이르게 되었는지 자초지종을 밝히질 않았다.국민들만 영문도 모르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폐업사태를 맞았고 고통을 받았다.심지어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던 신문도 의사들이 내세우는 논리를 차분하게 설명해주지는 않았다. 언론은 의사들의 폐업원인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한편 롯데호텔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인 원인에 대해서도 침묵했다.롯데사태가 악화된 데에는 호텔소유주와 경영진이 성실교섭의 의무를 어겼다는 혐의가 있건만 그것을 지적하는 언론은 없다.그 배경에는 광고를 쥐고 로비활동을 하는 롯데호텔과 롯데그룹,그리고 그 주위에 있는 다른 재벌들의 싸늘한 눈초리가 어른거린다. 관광호텔업이란 주로 외국인 투숙객들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이미지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이미지란 한번 나빠지면 회복하기 어렵고,그것이 가져오는 경제적 손상은 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호텔 종사자는누구보다 이 점을 잘 안다.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가 파업에까지이르게 되었는지를 국민들은 알지 못한다.언론이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일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한편 노동자의 파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진압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그 사실만 알뿐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며 불안해할 뿐이다.사태가 논리적인 연속선을 벗어나서 비약해 버렸기 때문이다.의사들의 폐업이나 한겨레신문에대한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수수방관하던 경찰이 겨우 며칠이 지난 뒤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서는 철퇴를 내리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류한호 의사·노동자 목소리엔 소홀
  • 독자의 소리/ 국민PC업체들 성능 업그레이드 약속 지켜라

    작년에 우체국을 통해 국민PC 한대를 구입했다.여러 국민PC업체 중 몇달 후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해준다는 업체의 제품을 선택했다. 그런데 정작 몇달후 업그레이드 행사 때 그 회사에 전화를 걸어 신청을 했으나 서비스직원은 오지 않았다.이후 몇번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이미 신청되어 있고 신청자가 너무 많아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답변을들었다. 최근까지 기다리다 며칠전 다시 전화를 하자 그 회사직원은 어처구니 없는 말을 했다.행사기간이 이미 끝나 업그레이드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국민PC사업은 정부에서 전국민 PC보급을 위해 시작했다.그런데 정부에서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업체가 이렇게 소비자를 우롱해도 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서우현[서울시 동작구
  • [기고] 씨랜드 화재참사 1주년에

    *어른들이 짓밟은 아이들의 꿈. 지난해 가장 슬픈 기억으로 떠오르는 씨랜드 화재참사가 발생한지 30일로 1년이 지났다.채 피어 보지도 못하고 져버린 19명의 어린 새싹들과 아이들을구하기 위해 희생하신 선생님들을 우리는 참으로 아픈 마음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온 나라가 소란을 피운다.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캐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며 나라 전체가 야단법석을 떤다.그러다가 그때만 지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식으로 금세 잊어버린다. 씨랜드 화재참사 때도 그랬다.온 국민이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희생에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랬다.그러나 고작 4개월 후에우리는 인천 호프집 화재참상을 또 겪어야 했다. 단 23분만에 중고생을 다수 포함하여 57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76명이 부상을 입게 한 그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이와 같이 우리는 유사한 잘못을 계속 되풀이하는 악순환에 아주 익숙해져 있다. 씨랜드 화재는 우리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낸 총체적인 문제에서비롯된 참사이다.방화시설이 가장 잘 돼 있어야 할 어린이보호시설을 일반 건축물에서조차 허용할 수 없는 컨테이너로 지었는데 허가를 내주고,내부는 급속한 화재확산과 맹독성 연기를 뿜는 스티로폼 등으로 마감했고 그나마 설치된 화재감지설비와 소화기는 무용지물이었다.또한 입실할 때 실시해야 할 화재대비기본교육조차 시키지 않은 것은 사회전반에 팽배한 안전불감증을 보여주는단적인 예이다. 결국,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괌 KAL기 추락 등 각종 대형참사로 우리나라는 사고공화국의 오명을 쓰게 되었다.그 원인은 급속한 경제개발 과정에내재된 안전문제가 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너무도 태만한 탓이며,이것이 오늘날 선진국 대열의 문턱에서 우리 나라가 후진성 재해의 일등국가로 전락한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화재통계에 의하면,60년대를 기준으로 화재 발생건수가 70년대는 1.6배,80년대는 3배,90년대는 9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재산피해 역시 70년대는 3.4배,80년대는 9배,90년대는 52.2배로 급격히 상승하고있다.이같은 화재피해의 상승세는 획기적인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앞 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디지털시대라고 불리는 새천년을 맞아 국민소득 수준에 걸맞게 삶의 질을높이기 위해서는 ‘안전 한국’을 위해 획기적인 발상전환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그 일환으로 교육계몽전개(Education),기술향상(Engineering),법규준수풍토조성(Enforcement)을 의미하는 3E운동을 제안한다. 먼저,지속적인 안전예방교육 및 계몽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안전문화를 정착시켜 질서와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미국의 조기 화재예방교육과 같이 어려서부터 안전을 생활화하는 프로그램의 도입이 필요하다. 또,방재에 관한 기술개발의 촉진과 자발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그렇지 않는 한 기술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에 익숙한 국내 방재산업은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다.또 법규를 준수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건축물의 설계,시공 및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엄정한 감독과 지도가 필요하다.물론 이러한 3E운동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이를 통해 안전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는사회적 가치관을 정착시킬 때만이 씨랜드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일이라고믿는다. 씨랜드 화재참사 1주년을 추도하며,유명을 달리하신 어린 영령들께 다시한번 깊은 용서와 명복을 빈다. 오상현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
  • [데스크 시각] 참 이상한 참회

    성경말씀에 ‘너는 구제할 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장3절)는 구절이 있다.좋은 일을 할 때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해야 아름답고 더 가치있는 일이라는 뜻이리라. 중국의 양(梁)무제는 온 나라에 불교를 크게 펼치고 절과 탑을 많이 짓고수행승들에게 많은 공양을 해 ‘불심천자(佛心天子)’로 불린 황제다.무제는인도에서 ‘달마’라는 고승이 왔다는 말을 듣고 그를 찾아갔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한 공덕을 자랑하고 싶어서였다.무제는 그가 쌓은 공덕이얼마나 큰지 물었다.그러나 달마의 말은 단 한마디로 ‘무(無)!’였다.무엇을 의식하고 자랑하기 위해 하는 일에 무슨 공덕이 있겠냐는 말이겠다. 사람들은 무엇인가 좋은 일을 하는데는 자기가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을 내세우고 싶어한다.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그래서 더 진한 감동을 주기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일은 누가 알까 쉬쉬하고감추며 사실을 왜곡하려 한다.지난달 말경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386 세대국회의원 당선자들이 5·18전야 광주에서 벌인 ‘5·18 광주술판’도 그런예 가운데 하나이다. 국민들의 기대와 촉망을 한 몸에 받던 젊은 정치인들이라 당시 곤죽이 되도록 지탄을 받았고 그들은 국민들 앞에 참회하는 성명을 내고 다시는 그와같은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그럭저럭 무마되고 잊혀져 가고 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동석했던 한 시인이 최근 좀 ‘이상한’ 참회시를 주변에돌렸다고 해서 화제이다.바로 우리들의 ‘노동해방시인’ 박노해씨다. 당시 언론은 박시인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름만 나갔을 뿐 그에 대해서는별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386세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도덕성’만문제였을 뿐이다. 물론 문단 일각에서는 입방아가 없지 않았지만 그건 그의 유명세에 대한 일종의 시샘도 얼마간 작용했으리라.그런데 ‘유명한’ 그에 대해 언론이 관심을 안 가져줘 기분이 상했던 것일까.그동안 자신의 불찰에 대해 참회하는(?)뜻으로 10일동안 삭발단식을 했노라는 내용의 시를 써 300여장을 복사해 주변(기자들을 포함)에 돌렸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기자들이 ‘관심’을 갖고 ‘박노해씨 광주술판 반성 단식-삭발 묵언 참회시 발표’,‘단식하며 5·18 참회시 쓴 박노해’등 제목으로 몇몇 신문에서 얼굴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그런데 그것을 보고 왜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을까.언젠가 TV에서봤던 드라마와 함께….오래전에 여의도 광장에서 한 젊은이가 벌인 ‘광란의질주’로 광장에서 놀던 어린이들이 이유도 없이 차에 치여 죽은 사건이 있었다.그 사건을 주제로 한 드라마였는데 사건후 교도소에 수감된 범인은 목사님의 인도로 기독교 신앙을 찾고 열심히 기도하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죽은 아이의 어머니 역시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지만 자식을 잃은 슬픔과 범인에 대한 분노로 자신을 가누지 못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범인은 신앙의 힘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는 확신을 갖게 되고 아이의 어머니 또한 슬픔과 분노를 극복하고 범인을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를 찾는다. 그런데 아이의 어머니를 만난 범인은 너무도 확신에 찬 표정으로 아이의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 하느님이자신을 용서해줬다며 떠든다.아이의어머니는 범인의 그런 태도에 너무 어처구니없어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대충 이런 줄거리이다. 참회,반성.얼마나 좋은 일인가.자신의 허물을 돌아보고 바로잡는다는 것은아름다운 일이다.때문에 그것은 칭찬해야 할 일이고 또 본받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좋은 일일수록 감추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법이다. 우리네 보통사람들은 진정한 참회나 뉘우침은 드러내지 않고 남 모르게 조용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래서 ‘근신(謹愼)’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닌가.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너,정말 잘못한 줄 알면 잠자코 있어!” [박 찬 특집기획팀장]
  • [매체비평] 정상회담 연기와 언론의 ‘자기반성’

    남북정상회담이 갑자기 하루 연기되었다.이 과정에서 북한은 남쪽 언론의정상회담 일정 보도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고 한다.북한은 정상들이 참가하는 행사의 시간,장소,이동경로 등을 남쪽 언론이 상세하게 보도하는 것을 두고 남북정상회담을 방해하려는 책동의 결과물로까지 받아들이고있다는 것이다.즉 북한은 남한정부 안에서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관리들이 회담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기 위해 정보를 고의로 흘리고 있으며,언론도 회담을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이를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남쪽 언론의 정상회담 취재에 협조적이던 처음의 자세를바꾸어 회담의 일정이 보도되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매우 비협조적인 태도를보이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북한의 시각과 태도는 남한정부와 언론에 대한불신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치부하면 그만이다.또는 북한이 두 정상들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전과 경호문제에 지나치게 민감한 탓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우리 언론은 자기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대북관련 보도가 북한의 불신에서 벗어나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 우리 언론도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할것이다. 첫째,그동안 남한의 몇몇 보수적인 언론은 북한과의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는 정책을 비판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다.북한을 공존해야 할 동족으로보다는 무찔러 없애야 하는 적으로만 간주했고 그런 자세를 지면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그런 언론에 대해 북한의이해나 협조적인 자세는 기대할 수 없다.그런 언론에 대해 북한이 적대적인자세를 취하고 의심하는 눈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둘째,북한에 관한 보도에서 우리 언론들은 사실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선정적으로 보도한 경우가 많았다.그 때문에 김일성 주석의 사망보도에서 보듯이 어처구니없는 오보를 하기도 했다.특히 몇몇 보수적인 언론들의 이른바 안보상업주의는 무책임한 선정보도를 남발했다.그 때문에 언론 자신의 신뢰성을 떨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마저 악화시키는데 기여했다. 셋째,우리 일부 언론과 언론인은 과거 안기부와 같은 정부의 대북기관 특히그 내부의 매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대중조작을 도운 사례가 없지 않다.단순히 국가의 대북정책을 홍보하거나 대북관계를 개선하기위한 순수한 협조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그러나 정권의 유지와 강화를 위한,또는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정보조작의 앞잡이로 나선 경우라면 문제가 다르다.그런 언론이 있기에 북한이 남한정부 안의 회담을 방해하는 관리가 회담방해를 위해 정보를 고의로 흘리고 언론은 회담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이를 상세히 보도한다는 억측도 할 법하다. 넷째,외교교섭 특히 비밀리에 진행중인 외교교섭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발표하지 않거나 보도자제를 요청하는 사안에 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외교교섭에서 중요한 것은 그 교섭이 성사되고 교섭의 목적이 달성되느냐의 여부일 것이다.그런 외교교섭은 알려지지 않은채 조용히 진행되는 경우에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그에 관한 국민의 알권리 또는 언론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그런데 우리 언론들은 비밀 외교교섭을 비롯해서 알리지 말아야 할 것까지도 알리려고야단법석인 경우가 많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시간,장소,이동경로 등은 두 정상의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서 남북 당국이 알려지기를 꺼려했던 내용이고 따라서 언론은 이들 내용의 보도를 자제했어야 했다.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된 것이 언론의 탓만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언론이 그 원인의 하나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우리 언론이 민족의 대사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언론의 신중한 보도자세가 요청된다.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언론학
  • [현장] 군기문란이냐 구타근절이냐

    강원도 동해시 해군 1함대사령부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한 사건을 놓고군 안팎에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군은 위계질서와 명령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그러나 이 사건은 군을 받쳐주는 기본틀을 뒤흔들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지난 14일 밤 함대사령부 독신장교 숙소를 점검중이던 당직사령 최모 소령(42·해사38기)은 이 부대 검찰부장인 조모 중위(26·법무21기)에게 숙소 히터 위에 널린 양말을 치울 것을 지시했으나 따르지 않고 말대꾸를 하자 뺨과 배를 때렸다는 것이다. 불만을 품은 조중위는 군 검찰관에게 주어진 긴급체포권을 발동,15일 새벽최소령을 구타사건 현행범으로 전격 구속,수감했다. 해군측의 해명에 따르면 이 부대 본부대장으로 사령관의 직속참모인 최소령은 올 4월에 임관,부임한 지 일주일밖에 안된 신참 중위가 검찰부장인지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또 조중위는 함대사령관을 대리하는 당직사령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지휘관 승인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보고받은 함대사령관은 최소령을 일단석방시켰고,해군참모총장은 두 장교의 징계를 지시하면서 일단락지으려 했다.하지만 군기문란쪽에 비중을 둔 군 수사기관의 보고를 받은 국방부가 조중위를 불법 체포·감금혐의로 엄중조사토록 지시하면서 사건은 밖으로 불거졌다. 현재 사건의 쟁점은 ‘검찰부장의 구타장교에 대한 적법한 체포·구금사건’이냐,아니면 ‘상급자의 하급자 구타사건이냐’로 모아진다.즉 구타 근절을 위한 군검찰 고유의 적법한 긴급체포권 행사라는 의견과 영관급 당직사령이 위관장교의 군기를 잡은 전형적인 구타사건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상태이다. 논란이 일고 있는 이 사건의 성격과 쟁점은 군법원의 재판과정에서 자연히가려질 것이다. 문제는 이번 사건을 보는 일반의 시선이다.‘386의원’의 광주 5·18전야술판사건에 이어 유명 시민단체 인사의 여대생 성추행 등 우리 사회에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도덕성 해이와 일부 계층의 무분별한 민주화,자유화바람에 군이 감염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이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눈앞에 두고 더욱 긴장해야 할 군이 느슨해졌다는 지적이다.특히 이번 사건의 진상이 무엇이든 간에 사적인 감정을 앞세운 군 검찰권행사나 공공연히 행해지는 구타행위는 영원히 추방돼야 한다는 국민의목소리에 군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위계질서와 명령이 바로선 군만이국민의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노주석 사회팀차장]
  • [외언내언] 이런 패륜

    기가 막힌다.대학생 아들이 잠든 부모를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가정의 달에일어났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토막내서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기까지 했다.피의자는 경찰에 범행을 자백하면서 “평소 아버지는 나를 무시했고 어머니마저 머리가 나쁘다고 구박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한다.경찰이 피의자의 정신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니 결과를 지켜보아야겠지만 도대체제정신으로 그런 엽기적인 패륜을 저지르고 그런 말을 태연히 할 수 있는가싶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사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도박으로 돈을 날리고도피유학에서 돌아온 철부지 오렌지족이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잔인하게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에 이어 대학교수가 역시 상속문제로 아버지를 죽이고,중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한 경악스러운 사건등이 지난 몇년 사이계속돼 왔다. 부모의 지나친 자식학대가 사회문제가 된지도 오래 됐다.범인이나 그 가족의 개별적 문제에서 비롯된 사건들이지만 우리 사회의 윤리와도덕성,그리고 가족관계가 붕괴되고 있는 징후들이다.이번 사건은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일류병,그리고 편애가 엄청난 비극을 불러 올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피의자는 직업군인인 아버지와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고 엄격한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심리적으로억압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또 S대학에 입학하지 못해 구박을 받고 부모가 형만 감싸고 돈다는 소외감을 느껴 왔다 한다.이런 이유로부모를 살해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우리 가정을 한번 되돌아볼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중·고·대학생 환자들을 진료해 보면 ‘죽이고 싶다’는 말을 쉽게할 정도로 부모를 증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한 정신과 의사의 말은 우리 가정이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녀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기보다 일류대학 입학과 출세를 위한 경쟁에 내몰다 보니 자식은 부모의 참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비뚤어지는 경우가 많다.게다가 영화,텔레비전,컴퓨터와 같은 일방적인 의사소통 수단에만 매달려 인간적인 면대면(面對面)관계에 서툰 청소년들은 자기속에 갇혀 반사회적인 일탈행위를 거리낌없이 저지르기 쉽다. 우리 사회 지도층의 윤리·도덕적 파탄 또한 반인륜적 범죄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존중 교육과 인성교육의 강화와 함께 범사회적인 도덕재무장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임영숙 논설위원.
  • [외언내언] 풍납토성 파괴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백제 초기 왕성으로 추정되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안쪽의 유적 발굴 현장 일부가 13일 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파괴됐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이다.굴삭기를 동원한 이런 ‘문화테러’가 자행될 수 있는 우리 현실이 부끄럽고 안타깝다. 풍납토성은 한성백제(BC 18∼AD 475년)의 왕성이었던 하남 위례성 자리로역사학계가 추정하는 곳이다.백제가 고구려에 밀려 도읍지를 웅진(공주)으로옮기기까지 약 500년간 백제의 도읍지였던 하남 위례성의 위치는 지금까지확인되지 않았으나 지난 97년 이후 여러차례의 풍납토성 발굴결과 이곳이 하남 위례성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따라서 역사·고고학계 원로 중진 학자들은 “지난 100년 동안 이루어진 발굴 중 풍납토성 발굴이 가장 의미있다”(이종욱 서강대 교수)면서 “폼페이 유적보다 우리에게 더 가치있는 유적”(김영상 서울문화사학회 명예회장)을 잘 보존해 후손에 넘기지 못하고 파괴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 것이다”(김삼용전원광대 총장)고 지난 8일 서울백제수도유적보존회 주최로 열린 ‘풍납토성 보존을 위한 학술회의’에서 입을 모았다.이 세미나가 열린 지 닷새 만에 무참히 파괴된 풍납토성 안쪽 경당연립 재건축 부지는 바로 ‘대부(大夫)’및 ‘정(井)’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초기백제 토기등이 출토된 곳이다. 풍납토성의 중요성을 잘 모른 채 재건축 아파트 공사지연과 늘어나는 발굴비용 부담 그리고 재산권 침해에 분개한 주민들의 사정 역시 딱하긴 하다.그러나 사유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중요한 문화유적을 함부로 파괴할 수는 없는 일이다.이번 사건이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은 우리 문화재 보호정책의 허점을 보여준다.1963년 토성 자체만 사적으로 지정한 단견이나 문화유적보호에 대한 인식이 낮은 국민의식도 문제지만 문화재 당국과 서울시가 좀더 성의있게 대처했더라면 불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물론 50만평에 이르는 풍납토성 내부를 모두 보존지역으로 지정하자면 주민들에 대한 대토(代土)와 보상금 지급 등에 10조원의 예산이 필요해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당장 이같은 결단이 어렵다면 사유재산권을 보호하면서 고층건물 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또 이번과 같은 극단적인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유적 발굴비용을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도록 한 문화재 보호법에 단서조항을 붙여 필요할 경우 당국이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시민의 자발적 모금과 기부를 통해 문화유산을 매입해 영구 보존하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곳이 바로 풍납토성 지역이 아닌가 싶다. 任英淑논설위원 ysi@
  • 금주의 빅카드, 양대리그 선두 현대·LG 격돌

    이번 주 프로야구는 드림리그 선두 현대와 매직리그 선두 LG의 잠실 3연전(9∼11일)이 ‘빅카드’. 심재학의 연속경기 안타 행진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현대는지난 주말 SK에 충격의 2연패를 당했고 LG는 7일 두산과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어처구니없는 대역전패를 당해 모두 심기가 불편하다.이번 맞대결에서 자칫 연패를 당할 경우 끝없는 추락이 예상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또 정민태를 상대로 창단 첫 2연승을 거둔 매직리그 꼴찌 SK가5경기차로 뒤진 대전 한화전(9∼11일)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지도 주목된다. 한화 장종훈은 1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구대성은 7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에 각각 2개씩을 남기고 있다.
  • [기고] 씨랜드 어린 천사들의 묵시

    인류는 불의 발견을 통하여 비로소 찬란한 문명을 만들고 유지시킬 수 있었다.그러나,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 또한 창조성 이면에 소멸성을 지니고 있어종종 우리네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불의 양면성 중에서 부정적인 측면인 불의 재앙,즉 ‘화재(火災)’를 소재로 한 설치미술전이열려 그곳에 가 보았다. 지난달 말까지 광화문 일민미술관(구 동아일보 사옥)에서 열린 작가 임영선의 설치미술 ‘천사의 방’(Room of Angel)이다.이 작품은 10여개월전 수많은 어린 생명을 앗아간 ‘씨랜드 화재참사’와 작가 본인의 작업실이 화재로소실된 비극적 상황을 연계하여 형상화한 작품이었다. 제1전시실의 어두운 조명과 음산한 소리,불에 타다 남은 갖가지 잔해들,흉하게 일그러진 두상(頭像)들은 마치 ‘공포의 방’을 연상케 했다.이 방은화재로 전소해버린 작가의 작업실 현장을 그대로 옮겨와 작품화한 것인데 화재의 참혹성과 그 파괴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제2전시실에는 ‘천사의 손’이라는 주제로 씨랜드화재 참사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 17명의 두상을 실리콘으로 만들어 글리세린으로 채운 유리상자 속에 넣고,그 밑의 스피커를 통해 아이들을 그리는 가족들의 음성이 흘러나오도록 작품이 설치돼 있었다.방 전체가 어두운 가운데 오직 아이들의 모습만이 빛을 받으며 부유하여 천사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었다. 제3전시실에서는 ‘천사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아이들의 생전의 모습을 소형 TV 브라운관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는데,밝게 뛰노는 천진난만한 그 모습을 보며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가슴이 저미었는지 모른다. 화재라는 소재를 가지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개인의 비극적 경험과 사회적 사건을 연결시켜 예술로 구현한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씨랜드 수련원 화재시 아이들이 겪었을 그 끔찍한 고통과 아이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부모들의 울부짖음이 떠올라 마음이 매우 착잡하였다. 이번 전시작품은 안전에 둔감하고 부정부패로 얼룩진 기성세대에게 강력한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목전의 이익에 눈이 멀어 부실공사를하고 안전대책을 소홀히 한 관계공무원의 무책임에 의해 초래된 비극적 참사를 생명중심의 관점에서 재현하여 참사의 주범인 어른들에게 그러한 비극이 다시는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는 사회정화의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화재로 희생된 아이들의 넋을 달래는 진혼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있다. 우리는 지금 대망의 2000년대에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선진국의 척도는 물질적 풍요 이상으로 사회의 기본질서와 국민 개개인의삶의 질에 더 큰 비중을 둔다고 한다.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우리의 현실은어떠한가.선진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연이은 화성 씨랜드 및 인천 호프집 화재와 같은 대형참사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과연 선진국을 지향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 어른들은 반성해야 한다.씨랜드의 어린 천사들의 묵시에 따라 그무엇보다도 안전한 사회건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그것만이 어처구니 없게희생된 어린 천사들을 위로하는 길이며,선진국으로 향하는 첫걸음을 내딛는것이다. 아픔을 되새기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협조해 준 유족과 어려운 여건에서도 훌륭한 작품을 완성해 낸 작가,이런 공익적인 전시회를 기획한 미술관 측에 관람자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며,세상을 짧게 살다간 어린 천사들의 명복을 빈다. 오상현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
  • 투표 포기 장애인, 선관위 고소

    1급 지체장애인 서승연(徐承延·36·여)씨와 한국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애인편의시설촉진 시민연대는 27일 지난 4·13 총선에서 장애인을 위한 투표시설을 마련하지 않아 투표를 포기하게 했다며 경기도 광주군 선관위를 장애인 복지법 위반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고발했다. 서씨는 고소장에서 “투표장이 2층에 설치된 광주군의 선거 관계자들에게휠체어를 들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내년에 투표하면 되지않느냐,투표소를 들판에 설치해야겠네’라는 모욕적인 말을 듣고 투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함께 갔던 부모와 여동생도 투표를 포기한 데 이어 소식을 전해들은 남편과 또다른 여동생마저 화가 나 투표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지금까지 한 차례도 투표를 포기한 적이 없었고 지난 대선 때는선거 관계자의 등에 업혀 3층 투표장까지 올라가 한표를 행사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인권 차별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개정 장애인복지법 제23조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의 선거권 행사의 편의를 위해 편의시설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광주 선관위가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사설] ‘對北송금’이 뜻 하는 것

    오는 5월2일부터 남한의 이산가족들은 공식채널을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의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은행을 이용,미화를 송금할 수 있게 된다.남북가족찾기사업을 하고 있는‘유니온 커뮤니티’와 한빛은행을 통해 북한에살고 있는 가족에게 연간 미화 5,000달러(한화 약 575만원)이내에서 송금할수 있게 된 것이다.남한 이산가족들이 송금한 돈은 북한 현지 환율을 기준으로 북한 원화로 교환돼 본인들에게 지급된다.이번 조치는 그동안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대북송금이 양성화된다는 측면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개인적 차원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남북 이산가족 찾기는 국내은행을 통한 재북가족에 대한 송금으로 커다란 전기를 맞게 됐다.그동안 재북 이산가족에 대한 송금은 제3국이나 알선업자를 거쳐 비공식적으로이루어져 왔다.때문에 과다한 경비부담에 사기를 당하는 피해까지 겹쳐 또다른 고통을 안겨주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바람직한 조치로 볼 수 있다.남북경제교류와 인도적 지원사업을 확대시키는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앞으로 남북한에 흩어진 가족찾기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은 물론 민간교류를 촉진시킬 것으로도 기대된다. 특히 이산가족들에 대한 대북송금의 양성화 조치는 남북한간 자본이동을 합법화할 수 있는 예비조치가 마련됐다는 측면에서 매우 뜻깊은 조치로 환영할일이다. 민족경제통합을 실현하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제교류와 이산가족의 인도적 사업을 확대시키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재북가족에 대한 송금조치는 여러가지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 시행을 위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이산가족의 생사확인의 정확한 검증과 대북송금의 신뢰성제고가 중요한 과제다. 북한에 보내지는 돈이 북한 가족들에게 올바로 전달될 수 있는 송금의 투명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송금사업의 북한측 주체가 분명해야하며 송금이 재북 이산가족들에게 확실하게 전달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된다.송금 때문에 이산가족들이 고통과 실망을 겪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따라서 북한은 송금의 투명성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조치를 취하고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아무튼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송금이 보장되면 대북 불신과 적대감 해소는 물론 민족화해와남북교류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 틀림없다.국민의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포용정책이 거둔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함께 민족경제공동체 형성에도 크게 기여하기 바란다.
  • [새세기를새롭게 비전’한국21’](13)외국인 불편천국 오명벗자

    ♧ 외국인에 얼마나 친밀한가. 세계 속의 한국이 되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을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마음에서우러나오는 친절은 곧 경쟁력이다. 지금처럼 외국인을 푸대접해서는 국제사회에서 따돌림을 받는다.특히 동남아,아프리카 등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을 냉대하는 것은 인도주의 차원에서도 잘못된 것이다.지구촌 시대를 맞아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불친절과 불편, 선진국의 외국인 정책 등을살펴본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입국자는 465만9,785명에 이른다.정부가 출입국자 집계를 시작한 1961년에는 1만1,109명이 입국했다. 지난 74년,80년,96년 등 3년만 빼고는 외국인 입국자수가 꾸준히 전년도 대비 10% 안팎씩 늘고 있다.국력의 신장과 더불어 30년 사이에 40배이상 는 셈이다. 외국인 입국자는 대부분 관광이 목적이지만 최근 몇년 사이에는 국내에 취업을 하기위해 들어오는 저소득 국가의 근로자와 사업을 목적으로 방문하는기업인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여전히 일본인들이 외국인 입국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제법 많아졌다. 입국자수에 비례해서 외국인들이 국내에 머물며 느끼는 불편사항 신고건수도 늘고 있다.한국관광공사가 지난 99년 한해동안 전국 23개 관광불편신고센터에서 접수한 불편사항 신고건수는 624건으로 98년 564건보다 10.6% 증가했다.매년 500건 정도를 오르내리던 신고 건수가 94년 904건을 고비로 다소 감소하다가 97년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불편사항 신고를 유형별로 보면 숙박과 관련된 내용이 129건 ▲여행사 97건 ▲택시횡포 94건 ▲쇼핑 59건 ▲공항 및 항공사 36건 ▲음식점 31건▲유객(誘客) 알선 15건 등의 순이다. 특히 이 가운데 여행사와 관련된 불편사항은 98년에 비해 무려 162.2%,공항및 항공사에 대해서는 24.1%가 늘었다. 반면 택시의 횡포는 15.3%,특정 장소로 이끄는 유객 알선은 11.8%가 줄었다. 여행사와 관련된 불만이 증가한 것은 최근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국내 여행사끼리 과열 경쟁을 빚으며 여행 상품을 덤핑한 결과다.감당하기에도 벅찬여행 경비를 제시하며 관광객을 모집한뒤 나중에 일정을 멋대로 취소하는등의 횡포를 일삼은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공항 및 항공사에 대한 민원은 공항 출입국관리소나 세관 직원의 불친절이가장 많았다.홍콩인 초우만샨씨는 최근 휴가차 서울을 찾았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 심사대 직원이 불친절해 이름을 물었다가 “꺼지라”는 말과 함께욕설을 들었다고 신고했다.초추만샨씨는 신고서에서 “나도 경찰관이지만 동양인을 이렇게 무시하는 공무원은 전세계에서 처음 봤다”고 적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관계자는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을 인종에따라 차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민 모두가 편견을 버릴수야없지만 적어도 관문인 공항이나 관광과 관련된 사람들이 민족차별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동남아인 공항서부터 푸대접. 우리나라보다 생활수준이 낮은 나라 사람들은 공항 입국장에서부터 노골적으로 차별을 받는다. 22일 오후 6시30분쯤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 입국장.막 도착한 베이징발(發) 중국국제항공 125편에서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다.승객들은 대부분 중국인. 그러나 이들은 입국 수속을 밟기 위해 공항 청사로 들어오자마자 차별을 받는다.공항측이 출국 승객들 틈에 끼어 공항을 몰래 빠져나간 뒤 불법 취업하는 일을 막기 위해 엄격한 통제를 하기 때문.모든 승객에 적용되는 조치지만중국·태국·몽골·러시아 등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들어 오는 승객들에게는 가혹하다고 할 만큼 엄격하다. 얼마 전 동료들과 휴가를 즐기려고 입국한 중국인 리우샤허(45)는 입국심사대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일행 가운데 한 명이 입국신고서에 방문목적을 ‘사업’이라고 적은 것이 화근이었다.그는 “주소지가 옌벤(延邊)인동료가 무심코 적은 단어를 꼬투리 삼아 그를 불법 체류자로 분류했다”고흥분했다.집단으로 항의하자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직원 3∼4명은 사무실로끌고 가 범죄인 다루듯 조사를 했다.다른 승객들도 “똑바로 줄을 서라”는출입국관리사무소 고함에 주눅이 든 얼굴이었다. 푸대접을 받기는 세관 심사대에서도 마찬가지다.세관원이 휴대품을 손으로검색하는 비율은 전체 승객의 10∼20% 정도.그러나 동남아시아 승객 등은 심사대에서 가방에 든 물품을 꺼내 놓으라는 요구를 받기가 일쑤다.때때로 세관원이 포장을 뜯어 내용물을 살피기도 한다.이 때 세관원이 포장을 단단하게 잘 해 줄 리 없다.이 때문에 세관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김경운기자. *외국의 경우 “외국인 차별은 범죄”. 지난 10일 호주의 한 노동단체 간부가 한국을 방문했다.현지에서 숨진 불법체류 한국인 노동자 이수철씨(41)의 사망보상금 10만호주달러(한화 7,000만원)를 가족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98년 7월부터 시드니에서 타일공으로 일했던 이씨는 불법체류자인데다 근무외 시간에 사고를 당해 보상금을 받기 어려운 처지였다.하지만 호주 건설노조는 같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사업주를 상대로 헌신적인 투쟁을 벌여 보험금을 받아 전달했다. 이같이 국경을 초월한 사랑은 동남아와 중국,몽골 등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임금체불 등을 일삼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상반된다.‘자유·평등·박애’라는 국가 이념을 가진 프랑스는 외국인 체류증 발급사무소나 경찰서에는 ‘피부 색깔에 따른 차별은 범죄다’라는 표어를 붙여놓았다.이같은 외국인 친화 정책으로 프랑스는 해마다 7,000만명의 외국인이방문, 90년 이후 WTO(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최대 관광국가인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인도,중국,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민족의 화합을 자원화해 관광달러수입원으로 활용한다. 스위스 누사틸주(州)는 1849년이래 일정 조약을 충족시키는 외국인 거주자에게 선거권을 인정해 왔다.같은 지역사회 안에 오래 살게 되면 국적,민족이어떻든 ‘같은 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스웨덴과 네덜란드는 외국인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지역참정권을 인정하고있다.또 외국인들이 장기 체류하면 납세자가 돼 복지,주택,교육에서 자국인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조현석기자 hyun68@. *미국인 에반스 “피부색 따지는 것 정말 안타까워요”. “인정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피부 색에 따라 차별 대우한다는 느낌이들 때 가장 안타깝습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우리 말을 배우는 미국인 제프리 에반스(28)는 자기들도 유색 인종이면서 피부 색이 짙은 아프리카나 동남아 사람들을 냉대하는한국인의 잘못된 의식을 비난했다. 에반스가 한국인을 이처럼 드러내 놓고 비난할 수 있는 것은 그의 한국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96년 7월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인의 친절한 마음씨에 푹 빠져 97년 8월 미국으로 되돌아갔다가 98년 9월 한국을 다시 찾았다.한국에 아예 눌러 앉기 위해서다.내년 봄 결혼하기로 약속한 애인도 한국인이다. 그가 처음 한국에 들어 와 전남 목포의 한 여고에서 영어강사로 있을 때의일이다.학교 근처 조선소에는 필리핀·나이지리아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았는데,그 곳에서 한국인들이 그들에게 “일을 못한다”며 욕을 하는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 중에도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사람들이 많았지만 피부 색 때문에 멸시를 당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또“나만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이 늘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96년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할 때 미국인 친구들로부터 “한국인들은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내쫓기 때문에 취직하기 전 계약서를 반드시 받아야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실제로 그는 한국의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중도에 해고된 외국인 강사들을 보면서 친구들의 충고를 실감했다. 에반스가 한국인의 성정(性情) 가운데 가장 비판하는 부분은 비뚤어진 성의식.“서울 곳곳의 홍등가와 신문광고의 일부분이 돼 버린 폰팅광고,원조교제등을 보면 한국인들은 서양인의 문란한 성생활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는다. 그는 한국의 정부 기관 또는 연구소의 국제관계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몇군데 원서를 냈다.그러나 그 때마다 되돌아 온 것은 ‘이제까지 우리끼리 잘해 왔는데 외국인이 굳이 필요없다’는 차가운 답변 뿐이었다. 한국에서 평생 살고 싶다는 에반스는 “외국인을 편견없이 정직하게 대하는 한국인들을많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블레어 英총리에 ‘배심원 출두’명령 해프닝

    [런던 AFP AP 연합] 배심원 자격이 없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배심원으로 법정에 출두하라는 명령이 전달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20일 블레어 총리와 임신중인 셰리 여사및 세 자녀가 거주하는 다우닝가 11번지의 아파트 앞으로 배심원 출두 명령장이 배달됐다.이 명령장에는 블레어 총리가 합당한 이유없이 6월12일 사우스워크 형사재판정에 출두하지 않을경우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대법관실 대변인은 총리앞으로 배심원 출두명령이 내려진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컴퓨터로 배심원들을 무작위 선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착오”라고 해명했다. 영국법은 귀족및 성직자의 경우 배심원 참석의무를 면제하고 있으며 블레어총리의 경우 의원인 동시에 변호사이기 때문에 배심원 자격이 없는 상태다.
  • 독자의 소리/ 억울한 피해자 없는 사회 만들자

    교통사고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사건에서 가해자로 몰린 피해자의 어머니가 2년여의 눈물겨운 노력끝에 진실을 밝혀냈다는 기사(대한매일 21일자27면)를 보았다. 빚더미에 앉으면서까지 아들의 누명을 벗기려는 일념으로투쟁한 뜨거운 모정에 가슴이 뭉클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그간 너무 힘들었지만 진실을 밝혀 후회는 없다”며 고달픈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피해자어머니가 제기한 의문들은 일반인도 단번에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그녀는 재수사를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됐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수사관이 상식 이하의 업무처리를 하고도 직무유기가 아니라면 삼척동자도웃을 일이다.우리 주변에선 이처럼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는 경우가 흔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비단 수사관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제대로된 역할수행을 통해 억울함을 당하는 일을 막아야 할 것이다. 김욱[경남 진주시 신안동]
  • [여성 선언] 여성도 책임을 져야 한다

    13일은 선거일이다.이번 총선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는 3,348만여명 정도이고 그중 여성이 1,704만5,456명,남성은 1,643만6,931명이라고 한다.여성이 60여만명 정도 많다.숫자상으로 여성이 단결하면 원하는 정당을 승리하게 할수 있다.흔히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반영한다고 한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에 대한 비판의식이 높다.다만 그러한 개개인의 비판의식이 사회 전체적인 개혁의식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제 여성에게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국민의 반이 여성이기 때문에 절반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 여성의 역할에서 절반 이상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국회의원 공천의 여성할당제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여성들의 표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든 여성의 책임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정치권 일각에서는 TV스타,잘 생긴 외모,번듯한 학력,지역정서에의 호소 등으로 여성들을 현혹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여성들에게 자문하고 싶다.우리가 정치인이나 정치권을비판할 때 암묵적으로 ‘정치권=남성’이라는 등식을 설정해 놓고 있던 게아닌가를.따라서 정치의 실패는 남성의 실패이지 여성은 다만 피해자일 뿐이라는 생각 속에 우리의 책임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물론 정치인들대부분이 남성으로 구성된 현실에서 그것은 당연한 의식인지도 모른다.그러나 권리는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우리 경제를 강타했던 IMF 시절 ‘고개숙인 가장’‘실직가장들의 가출,그리고 홈리스들’이란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남성중심주의역사에서 형성된 가장의식에서 비롯된 현상이었다.가정경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경우 가족으로부터 대우받는 특권을 스스로 포기하는,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현상이라고 생각되는 비극이다.그들은 가족과 상의하고 고통을함께 나누는 방법보다는 특권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가출을 택함으로써 가족에게 이중의 아픔을 가했다.또한 아내에게는 책임을 함께 나누어질 기회조차 박탈했다.그러한 현상들에 대해 지나치다느니 어리석다느니 가족간의 대화부족이라느니 하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가장으로서의 책임의식이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역으로 평소에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오히려 특권주장을 할 수 있었다는 그 이면을 주목하자는 것이다. 오늘 선거에 임하는 여성들에게 제안한다.지금쯤은 모두 마음을 정했겠지만우리 여성들이 과연 국정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의식을 갖고 선택했는지 자문해 보자.흔히 아버지는 강하고 잘난 자식을 사랑하지만,어머니는 약하고힘없는 자식에 더 마음을 쓴다.여성운동은 여성 상위운동이 아니라 ‘사회적약자’인 여성이 사회적 약자를 없애고자 하는 인간 해방운동이라는 점을명심해야 할 것이다. 선거때는 온갖 그럴 듯한 공약들이 난무한다.여성들은 현재 내세우는 공약보다 그동안 각 정당이 지향했던 정책들이 강자지향적인가 약자지향적인가그것만을 생각하자.지금까지 중산층에 유리한 정책을 옹호했던 정당보다는‘사회적 약자’나 경제적 중·하층을 배려하는 정책을 지향했던 정당,그리고 장애인·여성·빈자·북한문제 등 약자를 조금 더 배려한 정당을 지원하자. 외모나 학력,지역정서보다는 평소 어느 당이 어떤 정책을 추진했는가에 초점을 맞추자.그리고 선거 결과에 대해 더이상 남성 정치꾼들을 탓하지 말자. 사회적 약자의 해방을 지향하는 우리 여성들이 모든 결과를 책임지자.여성이유권자의 절반이 넘는다는 사실 앞에서 강자의 기득권을 남용하는 정당이나정치꾼들을 몰아내지 못한다면 여성 자신의 선거권 행사 방식에 대해 우리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김성옥 장안대교수 철학
  • [대한광장] 작은 선별이 큰 변화를 낳는다

    그렇게도 말많던 16대 국회의원 총선일이다.이번 선거는 직업 정치가들만의 경쟁이 아닌 많은 시민운동단체들이 선거 캠페인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역대 선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고 그만큼 결과에 대해서도 모두의 관심이 크다.정치권의 큰 변화를 요구하는 소리와 함께 지역구도가 타파되지 않았다느니,대안 부재라느니 등등 벌써 변화에 대한 비관적 예측이 나오고 있다.무소속이 축소되는 구도 속에서 각 정당은,특히 양당은 이번 총선을 대선가도로보고 과반수 확보를 목표로 승부에만 몰입돼 있다. 조지프 슘페터는 정치를 시장에 비유해 공급자인 정당이 제공하는 상품 가운데 소비자인 유권자가 가장 양질의 상품을 선택하면 민주주의는 잘 담보될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치시장의 독과점은 유권자의 선택 폭을 제한하고있다.특히 현재 우리나라 정치판을 냉소적으로 보는 시각도 현재의 구도로는기성 정치판을 바꿀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각 정당이 하루가 다르게 내놓는공약과 정책도 실천성을 믿을 수 없으며 졸속으로 제안된 정책을 놓고 정당간 차별성을인식한다는 것이 의미없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를 기대할 것인가? ‘초록이 동색’‘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하는 냉소적 판단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초록이 난무하는가운데,그 밥에 그 나물 속에서도 자세히 관찰해 조그만 차이를 찾아내는 관심과 노력만 있으면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이제 한국에서 급격한 혁명과 쿠데타의 시절은 지나갔다.민주주의의 문턱을넘어선 것이다.어렵사리 획득한 민주주의의 시계를 정치권은 어처구니없게지역감정으로 되돌려 놓았다.정치권의 집단적인 총체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는 위로부터 또는 아래로부터의 직접적이고 집단적 변화보다는 민주시민 각자의 민주적 태도 변화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심화,발전시킬 수밖에 없다.민주적 태도는 관심으로부터 출발하며 정보획득을 통한지식을 통해 굳어진다.정치권에서 내놓는 구시대적 추잡한 그물망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이번 선거를 매번 치러지는 선거로서가 아니라 그 의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것이다. 이번 선거는 새로운 세기,새로운 밀레니엄의 첫 단추를 끼우는 중요성을 갖는다.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글로벌시대의 정보화와 문화에 대한 의식과 감각,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의무감,세대·계층·남녀·지역간 균열을 치유하는 국민화합,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정책지향적 정치 등이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이 과제를 담당할 대표를선출하는 일이다. 반면 우리가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제들이 있다.지역감정과 반민주적 정당운영,권위주의적 사고,연고주의,권력만능주의 등이다.1인2표제가 확립되지않은 상황에서 유권자가 할 일은 뭉뚱그려 섞여 있어 판별이 쉽지 않은 정당선택보다는 해야 할 일과 버려야 할 일 사이에서 그러한 임무수행을 조금이라도 더 잘할 인물을 세심히 가려내는 일이다.과거의 경력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또한 자신의 맘에 들든 안 들든 간에 그간의 여러 단체들이 기울여온 노력의 결과물을 흘려보내지 말고 그 속에서 귀중한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그동안 한국정치는 세대·계층·남녀·지역에 있어서 한쪽으로 과대 대표돼왔다.50년 만의 정권변화에 대한 기대와 새 시대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변한 게 없다고 하는 자조는 그러한 불균형적인 과대 대표에 기인한다.이제정치의 중심에서 소외돼 왔던 주변인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이번 선거는 주변인들의 적극 참여를 통해 불균형을 균형으로 바로잡는 시발점이 돼야할 것이다.그것은 주변인들의 세심한 관심과 관찰에서 시작된다.조그만 차이에 대한 인식이 큰 변화를 잉태하는 것이다. 金 明 淑상지대교수·정치학
  • 제3시장 거래 “조심 또 조심”

    “제3시장에서 매도 주문을 넣을 때는 조심 또 조심하세요” 가격제한폭이 없는 제3시장 사이버거래에서 매도금액을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큰 손해를 보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거래개시 이틀째인 30일 제3시장에서는 기준가가 12만원인 코리아2000 50주를 팔려는 한 투자자가 매도가를 60원으로 잘못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는데,바로 주문이 체결돼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웹TV(기준가 2만150원) 종목에서 체결된 매도가 4,000원도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실수일 공산이 크다.이에 앞서 전날 웹TV 100주를 매도하려던 고객이 2만원을 200원으로 잘못 써넣어손해를 봤었다. 이같은 ‘실수 거래’ 사실이 알려지면서 30일 제3시장에는 각 종목마다 10원,20원,30원 등 두자릿수 단위로 매수주문을 내놓고 매도자의 실수를 기다리는 얌체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네트컴의 경우 장중(오후1시30분 현재) 10원에 매수주문을 낸 투자자가 22명이나 됐다.웹TV와 고려정보통신도 각각 36명과 16명이 매수가 10원으로 주문을 내놓았었다. 제3시장에서 입력 실수가 일어나는 것은 상·한가가 없기 때문이다.거래소나 코스닥 등은 가격제한폭이 있기 때문에 당일 하한가 아래로 주문을 낼 경우 아예 입력 자체가 안되지만,제3시장은 최저 10원까지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잘못 입력하더라도 바로 계약이 체결된다. 김상연기자
  • 돋보기/ KBL 봐주기? 직무유기?

    ‘현대 봐주기인가,직무유기인가’-.한국농구연맹(KBL)이 현대의 규약위반혐의에 대해 70여일이 넘도록 납득할만한 조치를 하지 않아 농구계 안팎의비난이 거세다. 현대의 규약위반 혐의는 정규리그가 한창이던 지난 1월 15일 “현대가 특정심판들이 소속팀 일부선수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심판 4명의 배정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거졌다.구단이 특정심판의 배정을 공개 거부한것은 프로출범 이후 처음이어서 KBL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농구계에서는 현대의 행위가 사실로 밝혀지면 KBL규약에 따라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KBL은 이미 98∼99시즌에 규약 86조 1항(KBL을 비방하는행위)과 7항(KBL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을 내세워 경기가 끝난 뒤 심판을 비난한 LG 이충희감독에 벌금 30만원·정덕화코치에 벌금 50만원,KBL을 폄하한제이슨 윌리포드(당시 기아)에 1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200만원의 중징계를한 전력이 있기 때문. 하지만 어쩐 일인지 KBL은 진상을 밝히려고도,합당한 처벌을 하려고도 하지않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보도가 나온 뒤 사실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내겨우 ‘면피’는 했지만 현대가 두달여가 지나도록 답신을 거부한채 버텨 KBL의 권위를 깔아 뭉갠 것은 물론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차례 독촉전화를 했다” “시즌중이어서 답신을 기다리고 있다”는군색한 변명만을 늘어 놓으며 그 흔한 재정위원회를 열 생각조차 않고 있는것.마치 비리에 연루된 국회의원이 출석을 거부해 재판이 열리지 못하는 ‘정치판’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현대가 ‘배짱’을 부리고 있는 와중에도 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현대의 ‘배정거부’보다 훨씬 늦게 발생한 삼보 선수들의 가벼운 판정항의 등에 대해서는 신속한징계를 했다.앞뒤와 경중이 뒤바뀐 모순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KBL은 이제라도 현대의 규약위반 혐의를 철저히 규명해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KBL의 지금같은 태도는 ‘현대 봐주기’나 ‘직무유기’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병남 체육팀차장obnbkt@
  • 숨가쁜 3시간…‘MH’역전드라마

    24일 오후 5시10분,김재수(金在洙) 현대구조조정위원장이 ‘정몽구(鄭夢九)회장,면(免) 경영자협의회 회장’과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 현직유지’를 발표하기까지는 하루종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급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정몽헌(鄭夢憲) 회장이 이날 오후 1시54분 일본 JD251편으로 귀국하면서 3시간 동안의 급박한 상황은 시작됐다.정몽헌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현대상황에 대해 “나는 모르겠다.그런걸 왜 나한테 물어보느냐”면서 황급히 입국장을 빠져나갔다.그는 곧바로 서울 계동 본사 사무실로 갔다.오후 3시쯤 본사 12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 사장,이익치 회장 등과 30여분간 인사문제를 포함한 출장 뒷얘기를 나눈뒤 4시쯤 이 회장과함께 가회동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을 찾아갔다.30여분동안 인사안을 상의한 뒤 나온 정 회장은 무표정이었으나 이 회장은 비교적 밝아 보였다. 정회장 보다 3분 정도 뒤에 나온 이 회장은 “5시쯤 구조조정위원회에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자진해서 말해 ‘역쿠데타성공’을 암시했다. □숨가쁘게 돌아가던 인사파문이 열흘만에 뒤집히자 현대증권은 환영분위기일색이었고 이번 인사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자동차는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 회장 부임 이후 ‘바이코리아 붐’을 일으키고 회사도 업계 수위권으로 끌어올린만큼 우리가 최고경영진 교체를 바라지 않는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사필귀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반겼다. 반면 그룹내 ‘MK(정몽구 회장의 별칭)’ 세력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는 발표 직후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발표 직전까지만해도 이 회장 경질을 뒤집을 수 없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왔던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은 믿어지지 않는듯 할 말을 잃었다. □이에 앞서 전날 중국에서 귀국한 이 회장은 이날 오전 발령지(고려산업개발)가 아닌 현대증권으로 출근해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실무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다시 듣는 등 정상 근무에 들어갔다.이 회장은 이날부터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3개월 업무정지가 풀렸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이날 현대증권으로 출근하자 직원들은 일제히 반색했다.그간 인사파동을 겪으며 다소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국내 증시발전을 선도하고 현대증권을 정상권에 올려 놓은 분이 꼭 다시 오실줄 알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오전 8시40분부터 2시간 가량 임원회의를 주재했다. 직원들에겐“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당부했다.이어 오전 10시40분부터 현대증권 7층 소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시종 밝은 표정과 자신감 있는 어조로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의 고려산업개발 회장 선임건은 이날 오전 고려산업개발 정기주총에서 상정되지 않았다.이와관련 현대 한 관계자는 “인사내정안이 (언론에) 흘러나간 것은 관계자들의 실수였다”면서 “내정안일뿐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말해 이번 인사의 번복이 감지되기도 했다. □재계는 현대의 인사파문이 재벌 체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정부의 더욱 강도 높은 재벌 개혁 정책을 부추기는 사태를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다른 그룹 얘기지만 우리한텐 도움이안된다”면서 “남들은재미있겠지만 걱정이 더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쪽에서‘이것들이’ 뭐하는 작태냐고 비난할 소지도 있고,4·13 총선이 끝나면 재벌에 대한 시각이 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 같다”면서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뜩이나 재벌 오너 체제에 대한 국민적 비난과 불신이가중되는 마당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인사 파동이 생긴 건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실상 현대의 대권이 정몽구 회장에게서 정몽헌 회장으로 넘어감에 따라 회장단에 소속된 정몽구 회장의 거취 문제를 포함,향후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육철수 박건승 안미현기자 ycs@. *MK, 회장직 박탈로 공식행사 손떼. ‘현대경영자협의회’는 98년 4월1일 현대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의 ‘운영위원회’ 대신 신설한 그룹내 최고의사결정기구다. 그룹 비서실을 없애라는 ‘DJ(金大中대통령)정권’의 당시 요청에 따라 현대는 그룹 종합기획실과 운영위원회를 없앴다.대신 계열사간연결고리를 위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 30여명으로 구성된 ‘경영자협의회’를 발족시키고,정몽구(鄭夢九·MK)회장과 정몽헌(鄭夢憲·MH)회장 두 사람을 공동회장에 선임했다. 하지만 그룹내 주요 의사결정은 여전히 MK·MH 양 회장을 포함해 두 회장의측근인 이익치(李益治)·박세용(朴世勇)·김형벽(金炯璧)회장 등 이른바 ‘6인위원회’가 주도해왔다.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분가 전까지는 몽규(夢奎)회장도 6인 멤버였다. 이후 청와대 및 전경련 행사 등 국내 행사는 MK가,외국 행사는 MH가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현경협’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하지만 MK는 이번 ‘쿠데타실패’로 현경협 회장직을 박탈당하고 그룹내 모든 공식행사에서 손을 떼게됐다. 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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