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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꿈보다 해몽

    미국의 테러 참사가 요즘 세상 사람들을 예언의 신비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두 개의 110층짜리 거대 빌딩이 불을 뿜으며 차례로 붕괴돼 가는 모습이 1500년대에 살았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엇비슷했기 때문이다.여기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무차별 보복 공격을 공언하면서 3차 대전으로 비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보태져 더욱 관심을 쏠리게 하고있다. 이는 기상천외의 대참사 충격이 불러일으킨 사회 불안심리증후군의 하나인 것 같다.일찍이 공상 만화에서조차 다뤄지지 못했던 현실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소화해 보려는 안간힘일 것이다.태양이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일식을 주술적으로설명하려 했던 것에 비견할 수 있을 것 같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불안심리가 팽배할 때 예언이 난무했고 보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경제에 대한 최근의 불안심리도 거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기(秘記)의 예언은 간단없이 이어져 왔다.뿌리는 다르지만 패러다임은 같았다.하나같이 지극히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조건을 붙이는방법 등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후세의 해석자가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걸면 코걸이식의 자의적인 설명을 얼마든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임진란을 앞두고 민간에선 난리를 모면하려면 ‘송’(松)자라야 한다는 예언이 퍼져 모두 소나무 산속으로 숨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명나라의 이여송(李如松)이었다느니 하는 설명들이 다 그렇다. 또 예언의 여러 구절 가운데 엇비슷한 대목만을 선별적으로 부각시키면서 보편화하는 특징도 있다.노스트라다무스의 ‘번개’는 여객기 폭발 화염이 됐고 ‘두 형제‘는 세계무역센터의 두 빌딩에 대입됐다.그렇다면 ‘신의 도시’라거나‘거대한 지도자의 굴복’도 설명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비결’들이 점지했던 십승지(十勝地) 가운데 한두 곳이 난리의 피해가 적었다 해서 제대로 된 예언으로 간주해야 하는가.십승지로 지목되지 않았음에도 전란의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비기’의 해프닝으로 말하면 조선조 정감록의 ‘정씨 왕’을 믿고 변란을 도모했던 정여립(鄭汝立) 사건이 압권일것이다.뉴욕의 대참사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그렇다고 냉정을 잃어서는 안된다.허무맹랑한 생각에 젖어 판단을 흐려서는 안되는 것이다.패배적 운명론으로 이어지기 십상인 신비주의적 예언에 몰입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美테러 대참사/ 영화·소설이 현실로?

    “영화가 어떻게 현실이 될 수 있는가” 지난 11일 밤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 참사를 지켜본 영화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들은 특히 미국 할리우드가 만든 영화 가운데 이번 사건과 비슷한 상황설정이 많다는 데대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미국 영화계는 각종 대형사고와 재난을 다룬 영화를숱하게 만들어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3∼4년전 국내개봉된 ‘다이하드 2’와 ‘비상계엄’을 뒤섞으면 그대로 이번 참사극이 된다”고 말했다.‘다이하드’는 형사역의 브루스 윌리스가워싱턴 공항 관제시스템을 장악한 테러리스트들과 결전을벌이며 도시를 구하는 내용이다.‘비상계엄’은 아랍 과격테러 단체들이 뉴욕 중심가의 대형건물을 폭파하는 상황을담고 있다.다만 이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짓는다는점에서 현실과 다르다. 한편 지난 95년 출간된 미국작가 톰 클랜시의 ‘적과 동지(Debt of Honor)’도 이번과 유사한 상황을 그리고 있어 서점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 소설에서는 일본 극우 성향의 민간항공기 기장이 비행기를 몰고 의사당으로 돌진한다. 황수정기자 sjh@
  • [사설] ‘언론탄압 감시대상’ 이라니

    한국 언론상황을 관찰하겠다고 최근 입국한 국제언론인협회(IPI)와 세계신문협회(WAN) 합동조사단이 6일 한국을 IPI의 ‘언론자유탄압 감시대상국’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은 “IPI이사회가 지난주 만장일치로 이같은 결정을내렸다”면서 한국에서 심각한 언론탄압이라도 벌어진 양법석을 떨었다. IPI는 언론사 사주 및 편집인들이 소속된 단체이며, 현재탈세·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중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부회장 겸 한국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다.지난 5월에도언론사 세무조사를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정부와 족벌언론사 간에 중재자 노릇을 하겠다는 해괴한 태도를 보인단체다.이를 익히 알기에 우리는 조사단에게 예단(豫斷)하지 말고 언론사 탈세의 본질,곧 ‘언론 권력’의 횡포를 심도 있게 조사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그러나 우려한 대로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오고야 말았다. 굳이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기는 하나 몇몇 족벌 언론사가 이를 대서특필했기에 우리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IPI측에 몇가지를 묻고자 한다.IPI조사단은 5일 낮 입국하자마자 탈세 혐의로 구속 수감된 방상훈씨 등 언론사 사주들부터 만났으며 이후 국정홍보처장·야당 총재와 면담했다.8일까지 민주당 관계자·방송사장·시민단체 대표들과도 만날예정이라고 하고서는 그들과 만나지도 않고 6일 서둘러 ‘IPI이사회 결정’이라는 것을 발표했다.이것이 과연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단체로서 할 짓인가.한국 언론상황을조사하겠다고 입국한 조사단이 충분한 조사도 하지 않은채입국 하루 만에 미리 만들어 온 결정사항을 발표하는 것이과연 공정한 것인가.정작 한국 위원들의 의견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채 ‘IPI이사회 결정’이라면서 WAN을 끌어들인것은 세를 부풀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우리는 IPI의 편파적이고 정치적인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 IPI나 WAN보다 하루 이틀 뒤늦게 입국한 국제기자연맹(IFJ)대표단은 언론·시민단체 및 정부 관계자,언론개혁에 다양한 견해를 보이는 신문사 간부들을 두루 만난 뒤 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지난 6월 서울총회에서 ‘한국 언론발전을위한 결의문’을 채택,언론개혁을 지지한 바 있는 이들은“한국의 언론개혁이 지연돼서는 안될 급박한 과제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우리는 국제언론단체들이 국내에 들어와 ‘감 놔라,배 놔라’식의 간섭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IFJ와 IPI의 상반된 평가가 어차피 존재하느니만큼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언론개혁은 중단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 [사설] 여전히 새나가는 국민성금

    감사원이 최근 국정감사 자료로 내놓은 국민성금 관리 실태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어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백혈병등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의 진료비로 지원해 준 돈을 관련 민간단체가 운영경비와 회장 개인의 생활비로 쓰는가하면,산불 피해를 복구하라고 국민이 거둔 성금 17억여원가운데 16억원 가까운 돈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해수욕장개발비 등 다른 사업에 멋대로 전용했다고 한다.아울러 민간단체가 성금을 빼돌려 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사실까지 적발됐으니 국민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성금이란 수재·화재·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때,대형사고로 희생자가 많이 생겼을 때,결식아동이나 난치병 어린이의 경우처럼 사회가 미처 제도적으로 해결책을갖추지 못했을 때 국민 개개인이 주머닛돈을 털어 힘을 모으는, 그야말로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의지가 담긴 소중한돈이다.구체적으로는 주부가 반찬 가짓수를 줄여서,어린이가 저금통을 깨어 내놓은 한푼 두푼이 모인 것이다. 그런국민의 귀중한 뜻이 지자체나 관련 민간단체의운영 과정에서 훼손된다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더군다나이같은 성금 유출 현상이 어제오늘 생긴 것도 아니고 고질병처럼 이어져 온 일인데 여태껏 고쳐지지 않았으니 행정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각종 성금을 모으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이를 두고 그만큼 인심이 각박해졌기 때문이라고들 풀이한다.그러나 우리는 그 까닭을 단순히 ‘이웃에 대한 정’이 사라진 데 있지만은 않다고 본다.이번 감사원 자료에서 보듯 국민성금 유용이 계속되는 데다,지난달 31일 공개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결산보고서에서 드러났듯이 국민성금이 해마다 수백억원씩 통장에서잠자고 있다니 국민 누구라서 기꺼이 쌈짓돈을 꺼내들고성금 접수처를 찾겠는가. 앞으로는 국민성금을 걷고 집행하는 전과정을 투명하게공개해 일말의 의혹이라도 남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공신력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회원 등 시민대표를 그 집행 과정에 동참시켜 감시하게 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되리라고 여겨진다.아울러 이를 지휘·감독하는 기관에는 더욱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성금운영 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난 단체에는 형사책임과 함께성금 사용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 “또 후진국형 人災…” 충격 휩싸인 日열도

    일본 열도가 지난 1일 새벽 도쿄의 최대 환락가 신주쿠(新宿) 가부키초(歌舞伎町)에서 44명의 인명을 앗아간 대형화재로 충격에 빠졌다. 21세기 들어 단일 사고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데다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후진국형 인재(人災)였다는점에서 참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재로 판명] 사고는 일주일 중 가장 많은 유흥객이 몰린다는 토요일 새벽 1시쯤 일어났다. 일본 경찰은 2일 현장 검증을 마쳤으나 정확한 발화 원인이나 지점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방화일 가능성은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대형화의 원인이 당국과 빌딩 소유주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먼저 4층짜리 복합상가인 이 소형 빌딩은 2년 전 도쿄 소방당국으로부터 8개 항목의 안전미비를 지적받고도 2건만고치고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했다.소방당국도 미개선 사항에 대해서 행정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가 난 3층은 마작 게임방,4층은 유흥주점,2층은 풍속점이 있었는데 3층과 4층 사이 계단에는 이들 점포에서 내놓은 빈 상자,물건이 잔뜩 쌓여 있어 불이 났을 당시 하나밖에 없는 이 비상계단으로 한꺼번에 대피하기 어려웠던점이 대형참사를 불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경찰 조사결과 이 건물에는 비상사다리 등 피난기구가 전혀 없었고그나마 창문도 간판으로 가려져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했던것으로 밝혀졌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심한 연기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열도의 충격] 인명 피해로 볼 때 전후 5번째 대형 화재인이번 사고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참가한 도쿄도 대규모 방재훈련을 불과 7시간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당국을 무색케 했다. 더욱이 지난 7월 21일 효고(兵庫)현에서 불꽃놀이 축제직후 귀가하던 관람객이 한꺼번에 육교에 몰리면서 10명이압사한 후진국형 사고 이후 또 다시 어처구니 없는 인재가발생,일본 국민의 충격은 크다. 국토교통성과 도쿄도는 도내 복합상가 건물에 대한 방화관리 실태를 일제히 점검하겠다고 나섰으나 언론들은 “대형참사가 일어난 후에 늘 반복되는 일”이라며 당국의 안전 불감증을 신랄히 비판했다. 한편 희생자 중에는 지난 80년 인명 45명을 앗아간 도치기현 호텔 화재사고 때 할머니를 잃은 회사원(35)이 있어주위에서는 “대형 화재로 가족 2명이 나란히 희생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일본 대형 화재 일지. ▲1955년 2월17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톨릭수도원 화재로 99명 사망,9명 부상▲72년 5월13일= 오사카(大阪)시 백화점빌딩 화재로 118명사망,49명 부상▲73년11월29일= 구마모토(熊本)시 백화점 화재로 103명 사망,124명 부상▲82년 2월8일= 도쿄 아카사카(赤坂) 뉴재팬 호텔 화재로 45명 사망,22명 부상▲86년 2월11일= 시즈오카(靜岡)현 온천 호텔 화재로 24명사망▲90년 3월18일= 효고(兵庫)현 오자키(尾崎)시 수퍼마켓 화재로 15명 사망,2명 부상
  • 총에 맞은 피의자 치료비 누가 내나

    “경찰관의 총에 맞은 강도 피의자의 치료비는 누가 내야하나” 광주 J병원은 피의자가 무일푼이라는 이유로,권총을 쏘아피의자를 잡은 뒤 입원 당시 신원보증을 섰던 광주 동부경찰서 백모(33) 경장에게 치료비 300여만원을 청구할 계획이다. 백 경장은 답답한 마음에 전남지방경찰청에 치료비에 대해유권해석을 문의한 결과,‘정당한 공무 집행에 의해 용의자가 부상당할 경우 치료비는 용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답변을 받았다.백 경장은 일단 손씨의 부친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만큼 관련 서류를 제출해 병원비 할인을 요구할 수순이지만 “어처구니 없다”는 입장이다. 백 경장은 지난 5월 30일 오후 3시20분쯤 광주시 동구 수기동에서 강도 용의자 손모씨(30)를 추격하다 손씨에게 공포탄과 실탄 1발씩을 쏘아 왼쪽 슬개골에 전치 10일의 총상을 입혔다.하지만 이를 치료하는 동안 손씨의 폐와 간에 이상이발견돼 한달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이 때문에 병원비도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기고] 언론개혁과 지식인

    지난 6월29일 ‘언론개혁 6월선언’이 발표되었다.필자가대표로 있는 우리단체의 대전지부도 선언을 주관한 ‘신문개혁 국민행동’에 가입돼 있어 몇몇 회원과 함께 서명에참여하였다.그리고 결과를 이메일로 회원들에게 회람을 하였는데 얼마 안 있어 대학교수로 있는 회원에게서 이메일답장이 왔다.내용은 ‘현재의 언론개혁은 순수성이 의심스러우니 김대중씨의 친위변방기구와는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어느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소설가는 오래 전부터 언론개혁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에게 ‘그들의 주장이 정부의 주장과 일치한다’며 모족벌신문에 ‘홍위병론’을 흘렸다.그뒤,언론개혁을 지지하는 지식인들을 정권의 친위변방기구주변인물 아니면 홍위병 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정권의 주장과 일치하는 언행을 한다고 해서 그런 말을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인지 어처구니가 없으며 거기에는 어떤악의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지금 정권과 대치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언론개혁에 관하여는정권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그러면 민주노총도 정권의 ‘친위변방기구’이고 또 ‘홍위병’인가. 그리고 홍위병론과 모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친다는 어떤 교수의 ‘악령’론을 전후해서 족벌신문에 실리는 수구논객들의 언사를 보고 있노라면 우선 그 저급함에 당혹감을느낄 정도이다.‘증오’,‘살기’,‘아마겟돈’,‘저런 것들’ 등 무례하고 섬뜩한 말들을 함부로 신문에 올린다.심지어는 ‘제2의 킬링필드’라는 말까지 신문에 나온다. 그들은 이 땅에 언론자유가 없으며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한다.할말 못할말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어지지 않는 살벌한 언어로 사회적 공기인 신문을 오염시키고 있으면서도 언론자유가 없다고 한다.그들의 주장 중에는 족벌신문사들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공헌했다는 것도 있다.그러나분명히 하자.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공헌한 쪽은 그 신문사들이 아니라 그 신문사에서 쫓겨난 해직언론인들이다.그 신문사들은 희생을 무릅쓰고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 한 기자들을 쫓아내고 독재권력에 굴종했을 뿐이다.그리고 아부의 대가로 사세를 신장시켰던 것이다.그들은 무임승차했을 뿐이다. 그들의 언론자유에 대한 신념이 그토록 강하니 우리의 언론은 앞길이 밝기는 하나,지금 족벌신문의 언론자유에 대해 피끓는 정열을 토로하는 논객들이 그때 해직언론인과 함께 언론자유를 외쳤다면 지금 이런 진통도 없을 것이다.그때는 어디 있었는가? 오해 없기 바란다.필자도 지금의 정권에 실망을 했으며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그러나 이번의 세무조사 관련 조치는 아무리 보아도 비판할 이유가 없다.그러기에 지지하는 것일 뿐이다.소위 지식인으로서 정권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만이 올곧은 자세는아니다.언론개혁은 대세이며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거센 흐름이다.지금 족벌신문 거부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지식인들에게 충심으로 권유한다.반역사의 주변에서 서성거리지 말고 정의에 동참하길 바란다. 여 인 철 민족문제硏 대전지부장
  • 전북 ‘밑빠진 독상’ 단골?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매월 선정하는 ‘밑빠진 독상’과 전북과의 악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지난해 8월부터 매월 발표하는 11차례의 밑빠진 독상 가운데 전북도내에서 추진되는 사업이 세차례나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시민행동은 최근 7월의 밑빠진 독상으로 김제공항 건설을추진하는 건설교통부를 선정했다. 전북 관련 밑빠진 독상은 지난해 익산시가 추진하는 보석박물관,농업기반공사가 추진하는 새만금사업에 이어 세번째이다. 밑빠진 독상은 시민행동이 정부나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최악의 선심성 예산배정,어처구니 없는 예산낭비사례를 지적하기 위해 매월 발표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2001 길섶에서/ 오만

    “나는 북한에 있을 때 세상에는 절대적인 천재가 한 사람밖에 없다는 주장을 반대해 보려고 헛되이 애를 썼지만여기 남한에 와서는 천재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그들이 풍기는 냄새 때문이다.아마도 젖비린내인 것 같다” 황장엽(黃長燁)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엊그제 자신의 미국 방문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그의 주장과 방미에 대한 찬반 논란은 접어두더라도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표현이다.자신만이 절대적으로 옳다는지독한 오만(傲慢)이 읽힌다. 물론 그는 남다른 사람이다.주체사상 이론을 정립해 ‘북한의 절대적인 천재 한사람’을 반대할 수 있을 만한 힘을지녔다가 남한으로 망명한 사람이다. 그가 지녔던 힘이 어느정도였는지는 망명 당시 언론에 공개된 그의 가족사진이한눈에 보여주었다. 거실에서 찍은 그 가족사진은 북한에도 ‘이런 삶이 있구나’하는 느낌을 갖게 했다. 극(極)과 극을 넘나든 그는 스스로 ‘천재’라고 생각하는 듯하다.사실이 그럴지도 모른다.그러나 그의 말에서는너무도 고약한 냄새가 난다. 임영숙 논설위원실장
  • 독자의 소리/ 건강보험증 차용 대책세워야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나면서 많은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바로 건강보험증 대여행위다.이것은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는 사람이 병원에 갈 때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병원에 제시하는 행위인데 주변에서 흔히볼 수 있는 일이다.병원에서 건강보험증과 주민등록증을 확인하지 않으며,또 확인 자체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악용해 이런 편법이 동원되는 것이다. 어떤 치과의사는 기록상으로 지난번에 분명히 뽑은 환자의치아가 그대로 있거나 충치로 기록된 치아가 멀쩡해 의아하게 여겼는데 뒤늦게 알고 보니 보험카드를 다른 사람이 들고 와서 생긴 일이라서,어처구니없어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가능하면 건강보험증에도 주민등록증처럼 사진을 부착하는 방법을 고려해 봤으면 한다.아니면 건강보험증과 주민등록증을 통합해서라도 보험료 미납자가 제3자의 건강보험증을 사용함으로써 의료재정에 부담을 주는 행위를 막아야 할 것이다. 최창주 [경기 의왕시 왕곡동]
  • 물잠긴 가로등 ‘살인흉기’

    ‘가로등이 그렇게 무서운 흉기일 줄이야.’ 15일 수도권 일원의 폭우피해는 ‘대량 감전사’라는 새로운 참사유형을 만들어냈다.19명을 감전사시킨 주범이 바로 가로등일 것이라는 보도에 시민들은 두려움을 감추지못하고 있다. 한 시민은 “멀쩡한 아파트촌 주변의 대로변을 걸아가다감전사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제 비가 오면 밖에나가기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 가로등이 어떻게 살인흉기로= 가로등 관리를 맡고 있는서울시는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다만 이번 사고의 원인이 가로등이라면 60㎝ 높이에 설치된 가로등 안정기가 물에 잠기면서 전선 접촉부분에서 전류가 흘러 사고가 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측에서는 누전차단기 미설치로 감전사고가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가능성을부인한다.현재의 누전차단기는 안정기 부분의 전류만 차단시키기 때문에 안정기가 물이 잠길 경우 누전차단기 유무에 관계없이 전류는 계속 흘러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도로 주변에는 가로등 말고도 교통신호등이나배전반 등 각종 전기시설이 많다”며 “현재까지는 가로등이 감전사의 직접 원인이라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방지대책은 어떻게=누전차단기 작동체계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즉 지금처럼 누전시 개별 가로등만 전기를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가로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패드 자체의 전류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 또 현재 60㎝ 높이에 설치된 안정기 및 케이블 접속 부분을 더 높여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시 관계자는 “새 누전차단기 시스템은 침수시 인근 모든가로등에 전기 공급을 끊으면서도 작은 비나 심한 습기 등에 민감하게 작동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필요로 한다”며 “전기안전공사 및 한전, 학계 관계자 전문가들로 하여금 이번주 중 대책위를 구성할 예정”이라고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사설] ‘호우 감전사’ 대책 면밀하게

    지난 14일 밤새 서울·경기 일원에 내린 호우로 50명 넘게인명이 희생됐다. 해마다 거듭되는 이 어처구니 없는 불행중에서도,20명 가까운 희생자가 길거리에서 감전사한 사실은 더욱 충격을 준다.그동안 침수지역에서 전기제품을 다루다 감전해 사망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처럼 많은 인원이희생된 것은 처음이다.또 희생자들이 단순한 행인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매년 장마철을 앞두고 한국전력·전기안전공사 등 전력 당국은 침수지의 감전 위험을 국민에게 홍보해 왔다.그러나그것은 가전제품·양수기 등 개인 소유품 취급에 국한됐지가로등이나 신호등처럼 공공 시설물에서 흐른 전기에 감전될 위험성은 부각된 적이 없다.말하자면 이번같은 인명피해가능성은 새로 알려진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발생한 ‘길거리 감전’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세심한 노력이필요하며 그 대비책이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 올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은데다 가을에도 예년처럼 태풍에 따른 호우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중앙재해대책본부는 낡은 가로등의 접지시설을 교체하는 등 도로변 전기시설을 철저히 점검·관리하겠다고 밝혔다.서울시도 노후한 전기선로를 교체하고 누전차단기 설치를 앞당기는 등 대책을 강구한다고 했다.우리는가로등 등 공공 시설물의 관리책임을 맡은 지방자치단체건,한전·전기안전공사 등 전력 당국이건 간에 이번 사고의 원인부터 먼저 명확히 가려낼 것을 당부한다.아울러 해당부처가 인원을 총동원해 밤샘을 해서라도 보완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촉구한다. 몇십년만에 한번 퍼붓는 폭우는 천재(天災)일 수밖에 없다.그러나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은 결국 우리사회 모두의몫이다.이번에 우리는 도시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재앙을 실감했다.다시는 이같은 불상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당국은 재해 상황을 면밀히 예측하고 대책수립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 “교과서 왜곡 본때… 日제품 불매”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로 반일감정이 거세지고 있는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본격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10여명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회원 100여명은 11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467차 수요집회에서 “일본이 왜곡 역사교과서를 재수정하고 침략전쟁 행위에 대해사죄할 때까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집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일본 담배 수백갑과 일장기 화형식을 갖고 불매운동의 결의를 다졌다. 과소비추방운동본부 박찬성(朴讚星) 대표는 “역사 왜곡에대한 수정요구를 일본이 주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일본 제품이 국내에서 버젓이 팔린다면 이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 문제”라면서 “일본제품,특히 왜곡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일본 기업의 제품에 대해 철저한 불매운동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독자의 소리/ 휴일 당직약국 지정을

    아이가 갑자기 체하는 바람에 급하게 동네 약국을 찾았다. 기본 소화제는 병원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었지만 마침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동네 약국이 문을 모두 닫았다.물론 당직 약국이 있겠지만 이번주 당직 약국이 어디라는 표시는어느 약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온 동네를 돌아다니다문을 연 약국을 찾지 못해,할 수 없이 아이를 데리고 병원응급실을 찾았다. 의약분업으로 영세 약국은 줄지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고 더욱이 대부분의 약국들도 병원 이웃으로 옮겨가고 있다.현실이 이러하다보니 큰 병원이 없는 동네에서는 약국을찾아보기 힘들다.일요일에는 아프지 말아야 하고 아프면 무조건 택시를 타고 큰 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어처구니가 없다.이러한 시민의 불편을 감안해 약국들은 당직 약국을 지정해주기를 바란다. 남예영 [광주 북구 문홍동]
  • ‘국가지리정보’ 부실투성이

    토목 및 건설공사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지적·지형도등의 전산화사업이 부처간에 협의 없이 따로 추진돼 중복투자는 물론,대형 사고의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말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정보통신부등 23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가지리정보체계(NGIS) 구축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에서 모두 65건의 문제점을적발,시정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행자부와 건교부의 중복투자=두 부처가 추진중인 지리정보체계 구축사업이 자료입력 시스템 구축방법 차이로 연계가 안돼 중복투자 요인이 있었다. 행자부는 땅의 경계도면(지적도)을 전산화하는 ‘필지중심 토지정보시스템’을,건교부는 지형도 및 지적도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토지관리정보체계’ 구축사업을 추진중이다.이로 인해 행자부 투입예산 1,058억원과 건교부의 1,200억원이 중복투자되고,이를 활용하는 지방자치단체는 2개 시스템을 설치해야 해 최소한 498억원의 낭비요인이 있었다. ◆건교부와 정통부의 협의 미흡=지리정보체계의 국가표준을 정하는 기관이 96년 건설교통부(국립지리원)에서 정보통신부(한국전산원)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업무협조가 없었다. 이로인해 코드·색상 등을 입력표준과 달리 국가표준으로제정하거나,같은 대상물의 코드를 다르게 지정해 442개 코드 중 254개에서 모두 833개의 오류가 발생했다. ◆전문성 결여,정확도 떨어져=건교부는 지자체가 추진중인 지하시설물도(圖) 전산화사업을 총괄하면서,전담조직을정비하지 않아 전문성이 처지는 전산부서에서 자료를 입력,정확성이 떨어지게 했다.경기도 고양 등 3개 지자체는 정확도가 15%밖에 안됐다. 건교부는 또 상하수도·가스관 등 지하시설물의 조사·탐사와 도면 전산화를 관련기관에서 협의하면 경비절약 및사고방지를 할 수 있는데도 이를 조정하지 않았다.실제로건물 왼쪽에 있는 가스관이 오른쪽에 입력돼 공사과정에서의 대형사고 우려가 있었다. 환경부도 99년 ‘환경기초자료 DB 구축사업’을 하면서대기 및 폐수배출업소의 위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전산입력,대기배출업소는 적합률이 27.1%,폐수배출업소는 2. 2%에 불과했다.창원시 폐수배출업소를 찾으면 40㎞나 떨어진 진주시의 업소가 나타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발생했다. ◆기술력 부족으로 실현성 없어=정통부는 99년 전파기지국설치 등에 활용할 ‘공간영상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시작했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활용 가능성이 희박해 1,180억원의 사업비를 낭비할 우려가 있었다. 정기홍기자 hong@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재해, 예방이 최선의 대책

    우리는 그동안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고귀한 생명과 귀중한재산을 잃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 왔다. 더욱이 지난 5월16일 발생한 경기도 광주시 예지학원 화재사고로 이 나라의 주인공이 될 젊은이들이 희생된 데 대해같은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팠다.이와 유사한 사건을 겪을 때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약간의 안전의식만 있었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나만의 회한이 아닐 것이다. 그간 정부에서는 다양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잘못된 부문에 대해서는 계도도 하고 제재조치도 취하는 등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막상 사고를 당했을 때는국민으로부터 사고예방을 위한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과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안전과 생명보다는 물질에 더 큰 가치를 두어온 것이나 아닌지,“남이야 어찌됐든…”하는 이기주의,빨리빨리와 대충 마무리하고 지나가는 눈가림식의 적당주의는 없었는지 한번 내 자신을 따져보는 노력들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래 전 어느 지역의 행정 책임을 맡고 있을 때의 일이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부실과 위험 요소를 찾아내어 제거하는 것이 화려한 외형적 사업을 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직접 발로 뛰면서 투자 또한 아끼지 않았지만 그때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미미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으로 그해 전례없이 내린 폭우로 인해하마터면 엄청난 산사태가 날 뻔했던 것을 미연에 방지할수 있었고 그때 이후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흐뭇해한 바 있다. 이러한 점에서 안전에 관한 의식과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행정자치부는 생활주변에 위험요인이 없나 살펴보고 신고하는 ‘시민 안전지킴이’를 육성하고 시민단체와 함께 국민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안전문화운동’을 본격적으로추진하고 있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한 사람의 생명도 억울하게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더 한층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늘 되새기고 있다.그러나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 없이는 그 무엇도 이뤄낼수 없다. 정부의 제도적 개선과 철저한 사전 예방조치 그리고 국민의 참여가 함께 조화를 이룰 때 ‘나’뿐만이 아닌 ‘우리모두’의 안전은 확실하게 지켜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근식 행자부장관
  • [여성일기] 남자같은 이름 때문에

    “얘야 너 군에 가라고 신체검사 통지서가 나왔다.” 대학교 일학년 여름 여자인 내게 신체검사 통지서가 나왔다고 집안이 발칵 뒤집혀졌다.‘정일태’라는 남자이름 탓이었다.웃어야할 지 울어야할 지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엄마와 나는 한참을 서로 쳐다봤다.이런 에피소드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결혼식때에는 신부가 정일태가 맞느냐는 확인전화가 쇄도했다.신혼시절에도 우리는 호칭에 있어 아주 불편했다.이름 부르며 무드 잡기는 아예 글렀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어른들 앞에서의 호칭도 어색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데이트 할 때도 남편은 내 이름을 잘부르지 않았던 것 같다.물론 지금도 내 이름을 잘 부르지않는다.업무상의 이유로 나를 찾는 사람들도 몇번이나 정일태씨가 맞느냐고 물어보곤했다. ‘정일태’.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불려진 나의 호적상이름이다.그전까지는 집에서 ‘은주'로 통했었다. 우리 집은딸 넷에 아들 셋,4녀 3남이다. 그 중 나는 넷째 딸이다.경주 정씨 집안 장손인 아버지 입장에선 넷째 딸로 태어난 내가 예뻐 보일 리 없었다.아들 손자를 바라셨던 할아버지는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름 먼저 지어놓고 나를 기다리셨다.그런데 이러한 바램도 아랑 곳 없이 넷째 딸을 보게된 아버지는 작은 이불보에 담긴 나를 저 만큼,아니 더 자세히말하면 웃목 책상 밑으로 밀어 넣으시곤 담배를 꺼내 물고한숨만 푹푹 내 쉬셨다고 한다. 장손이신 아버지는 딸 이름을 남자 이름으로 붙여주면 동생으로 아들을 볼 수 있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 호적에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한일 자에 클태(一泰)라는 큰 이름을 그대로 올리셨다.그리고 정확히 3년 후 난 남동생을 보았고 이름 덕을 얼마나 톡톡히 봤는지 그후 남동생을 셋이나 둔 누나가 되었다. 사회 생활을 할때에는 남자 이름이 편했다.“정 형!”.사무실에서 같은 업무를 하고 있는 팀장이 바쁠 때 부르기도하는 나의 호칭이다.또한 남자 후배가 “일태 성(형)!”하고 부르기도 한다.난 “정 형”이나 “일태 성(형)”이라는호칭으로 불리는 게 싫지가 않다.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서서히 깨우쳤던 이름과 성격과의 상관관계.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적을 두고 부터는 아예 ‘은주’란 이름을 잊고 살았다.사회는 씩씩함과 용감함 그리고 적극성과 과감성을 나에게 요구했고 그에 성실히 부응해 나가다보니 이젠 ‘일태’라는 이름 외에 나에게 어울리는 이름이 없다고 느껴진다.. 아버지는 넷째 딸 이름 덕에 아들 셋을 얻으셨다며 만족해 하신다.그리고 지금은 아들이 넷 이라며 자랑하고 다니신다.애교 많은 딸로서 보다는 집안 대소사를 깔끔히 처리하는 아들로서의 몫을 당당히 하고있는 나이기에. 정일태 KBS 홍보실
  • 잠을 잊게하는 단편영화 ‘감칠 맛’

    “잠을 잊은 그대에게 아침이슬 같이 싱싱한 단편영화 두편을 선물합니다.” KBS-2TV가 봄 개편을 맞아 준비한 ‘단편영화전’(금요일밤 12시50분∼1시40분)이 잠을 잊은 영화 마니아들의 넋을쏙 잡아 끌었다. 심야에 방영된다는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9%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독립영화전’은 극장 흥행영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구태의연한 TV영화에 새로운 물꼬를 텄다는 평이다. 이번주에 방영될 첫영화는 한동네에 살지만 서로 모르는 세 여자가 겪는 세가지 이야기다.세 여성은 같은 날 각기 황당한 일을 당한다.집앞의 좁은 골목에 차가 가득 세워져 있어서 한참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전철 안에서 행패를 당하거나 남편이 귀가하지 않은 늦은 밤,생면부지의 술 취한남자가 막무가내로 들이닥치는 일이 생긴다.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세여성은 서로를 스쳐가지만 무기력하게 외면할 뿐이다.한가지 주제로 세 이야기를 묶는 치밀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두번째 영화는 첫번째 영화와 달리 이야기보다는 이미지를중시한 작품이다.겨울밤,어촌의허름한 가게가 배경이다.가게 앞에서 전화를 걸던 젊은 여자가 떠나가고 가게의 늙은여자는 전화를 떼낸 뒤 가게 불을 끈다.일상적인 하루를 지내는 가게의 여자와 한복집에서 일하며 하루를 보내는 젊은여자.젊은 여자가 퇴근길에 가게에 들러 전화를 걸다가 사라지면 늙은 여자는 전화기를 떼낸다.가게의 불은 꺼진다. ‘단편영화전’은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20분 내외의 짧은영화 두편을 보여준다.중앙대 영화학과 주진숙 교수가 진행하며 이효인 영화평론가가 특별출연해 감상할 때 유의할 점,영화의 의도,색다른 기법 등의 설명도 간단하게 덧붙인다. KBS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독립영화를 ‘단편영화전’ 홈페이지에서 한달동안 다시 볼 수 있도록 했다. ‘단편영화전’의 최수형 책임 프로듀서는 “참신한 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려는 의도로 이번 프로그램을 계획했다”면서 “단편영화에 대한 제작환경을 지원하고 상업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사설] 한 극우론자의 망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주요 대기업이 회원사로 설립 자금을출연한 자유기업원의 원장이 정부의 개혁조치를 두고 좌경화 운운하고 나서 충격을 주고 있다.한발 더 나아가 국민 궐기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힘들다. 민병균(閔炳均) 원장 명의로 언론계 등에 전달된 ‘시장경제와 그 적들’이란 e메일 내용은 마치 격문과 같아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자유기업원이 아무리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구소라고해도,이번 문건 내용은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1988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양모 교수가 발표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글을 다시 보는 것 같다.한마디로 시대착오적이고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물론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한국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열린 사회’이다.당연히 민 원장도 의견 개진의 자유를갖는다.그렇지만 그의 주장은 너무 극단적이고 무리한 내용을 담고 있어 몇몇 대목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민 원장은 우선 “지금 정부가 참여연대와 전교조,민노총등과합세하여 한국사회를 국정파탄의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무슨 근거에서 말한 얘기인가.그는 또 한국을 좌경화가 진행중인 나라로 규정한 뒤 좌익의 지속적인공격속에 50여년 전에 치렀던 6·25전쟁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했다.참으로 해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더욱이“지금이라도 국정파탄을 규탄하는 국민 궐기가 필요하며 좌익이 더이상 국정을 농단치 못하게 우익은 잠에서 깨어나야한다”고 촉구한 대목에서는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책임있는 연구소 대표가 국가사회를 멋대로 좌익과 우익으로 나눠 대결을 선동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민 원장은 특히 사외이사 등 재벌개혁과 소액주주 권리운동,공정거래위원회의 언론사 조사를 두고 좌익의 공격이라고매도했다.반면 재벌의 횡포나 사학재단의 비리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그러나 사외이사나 소액주주 권리운동,불공정거래 조사는 미국 등 자본주의 선진국의 제도를 도입한것이다.그의 주장대로라면 선진국들은 대주주를 억압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도입하고소액주주 운동을 지원하는 셈이다. 참여연대 등의 소액주주 운동 목표가 ‘민(民)에 의한 자본통제’라는 주장도 자기중심적인 해석이다. 온국민이 기업·금융구조조정 작업에 힘을 모아야 하는 시점에 이처럼 각계에 e메일을 보내 대결을 부추기는 저의가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문제의 문건이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인지,아니면 연구소의 소신을 피력한 것인지에 대해 민 원장은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하루 아침에 좌익으로 매도당한 많은 국민들은 그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
  • ‘아마존의 천사’ 美 애도물결

    ‘사랑의 여선교사 페루 상공에서 사망하다’ 페루에서 8년간 선교활동을 벌여온 미 여성 선교사 베로니카 바워스(35)가 지난 20일 가족과 함께 미국 고향으로 향하던 중 이들이 탄 경비행기를 마약밀수기로 오인한 페루공군 전투기의 사격을 받고 페루 리마 상공에서 딸과 함께사망한 사고에 대해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페루 공군 당국은 21일 성명을 통해 “이 경비행기가 페루공군의 지시를 무시해 불법 마약류를 운반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갖게 됐다”며 사고 당시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미 정찰기의 지시에 따라 사격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그러나 이와는 달리 22일 미국에 도착한 경비행기조종사 등 생존자들은 “페루 공군이 어떤 경고도 없이 갑자기 총격을 가해와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혀 미국 시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미국 시민들은 여 선교사의 이같은어처구니없는 죽음 뿐 아니라 부인과 딸은 사망하고 남편과7살짜리 아들만이 살아남은 비극적인 가족의 운명에 가슴아파 하고 있다. 캐나다 퀘벡 미주정상회담에 참석했던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이번 사건을 ‘끔직한 비극’이라며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한편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경비행기의 비행에 대한 정보를 철저하게 파악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CNN,워싱턴 포스트,USA 투데이 등 미 언론들은 사건발생 이후 연일 이번 참사를 보도하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페루에서 사망한 여성 선교사의 삶은 사랑 그 자체였다”며 “바워스 부부는 아마존강 유역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모든 삶을 바친 사람들”이라고 칭송했다. 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바워스 부부는 85년 결혼해 두남매를 입양한 뒤 페루에서는 93년부터 8년간 선교활동을해왔다.이들은 아마존강 유역을 배로 여행하며 문맹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문자 교육과 의료봉사를 통한 선교활동을 해왔다. 이동미기자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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