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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어처구니 없는 실착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어처구니 없는 실착

    제9보(148∼168) 백148로 꼬부리고 150으로 중앙을 지킨 수는 흑에게 빨리 하변을 확실히 살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백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홍기표 2단은 흑151로 끝까지 머리를 내밀며 중앙 백집을 부수고 있다. 백의 경고는 계속된다. 백152로 단수 치며 흑 두점을 포기하라고 종용한다. 그러나 홍2단은 또 다시 경고를 무시하고 153으로 잇는다. 백이 경고하는 수는 (참고도1) 1의 절단이다. 백5,7이면 중앙 흑돌 넉점이 끊긴다. 그러나 홍2단은 그렇게 두면 흑14까지 반격해서 승부를 결정짓겠다고 응답하고 있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이영구 4단은 곧장 끊지 못하고 백158로 끊어서 흑의 동태를 살핀다. 이때 믿기지 않는 흑의 실수가 등장한다. 흑159가 어처구니없는 실착. 당연히 160쪽으로 단수 쳐서 축으로 백 석점을 잡아야 했다. 이4단이 백158로 끊은 수는 (참고도2) 흑1이면 A,B 등의 활용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2로 끊는 수를 노려보거나 아니면 팻감이 마련되었으므로 상변 패싸움을 확실히 이기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흑159의 착각으로 백160에 나가는 수가 성립하게 됐다. 이4단은 아마 횡재한 기분이었을 것이다.168까지 우변에서도 패가 발생했다. 상변보다 훨씬 더 크고 시급한 패싸움이다. 당연히 형세는 뒤집어졌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두려운 교단

    두려운 교단

    #1 경기도 A중학교에 신규 임용된 미술교사 B씨는 지난해 9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 수행평가를 받던 한 학생이 작품을 부수고 대들었던 것. 이 학생은 전에도 “신규 교사 주제에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내면 짓밟아 버릴거야.”라는 등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학교측은 이 학생에게 징계를 내리려고 했지만 학부모의 강한 반발로 결국 사회봉사 처분만 내렸다. #2 경북 C중학교 K교사도 지난해 4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자신이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범인을 찾기 위해 교실을 돌아다니며 알몸수색까지 했다는 학부모의 제보가 그대로 지역 일간지에 기사화됐다. 확인 결과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지만 한 번 훼손된 명예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다. #3 경북 D초등학교 P교사는 올해 새 학기부터 근무지를 옮겨야 했다. 한 학부모의 근거 없는 무고와 민원을 견딜 수 없어서였다. 지난해 5월 한 학부모가 찾아와 ‘자기 자녀만 집중적으로 불이익을 줬다.’며 다짜고짜 잘못을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학부모는 지역교육청에 두 차례 민원을 냈고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학부모는 교장과 담임의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겠다고 협박했고, 견디다 못한 P교사는 경찰과 검찰에 진정서까지 냈다. 학부모는 이후 10일 동안 아이를 등교시키지 않는 등 민원을 계속 제기했다. 학교와 교육청측은 결국 P교사를 관내 다른 학교로 인사발령내야 했다. 교사를 상대로 한 학부모의 폭행과 협박 등 부당행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2일 ‘2005년도 교권침해 사건 및 교직상담 처리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 침해 사례는 모두 178건으로 전년도 191건에 비해 조금 줄었다. 그러나 학부모의 폭언과 폭행, 협박 등으로 피해를 당한 교사는 52건으로 전년도 40건에 비해 30%나 늘어 가장 많은 교권 침해사례로 조사됐다. 특히 여 교원의 경우 59건 가운데 학부모 부당행위 피해가 42.4%인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학교 안전사고에 따른 책임문제로 피해를 본 교사는 2004년 51건에서 지난해 42건으로 줄었지만 학부모의 부당행위 사례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이어 신분피해 28건, 교원간 갈등 피해 14건, 명예훼손 피해 8건 등의 순이었다. 사학 교원의 경우 신분 문제와 관련된 침해 사례가 가장 많았다. 총 45건 가운데 징계 처분이나 부당 전보. 권고 사직, 재임용 거부, 강등 등 신분상 부당하게 불리한 처분을 받은 유형이 46.7%인 21건으로 나타났다. 한재갑 대변인은 “학부모 부당행위는 폭언이나 협박, 폭행은 물론 거친 항의와 담임 교체 요구, 무고성 진정, 고소 등으로 이어지는 등 교원의 인권침해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자체 운영 중인 7억 7000여만원의 교권옹호기금을 확충, 변호사 선임 및 소송비를 지원하고, 예방활동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설] 추락사 낳은 롯데월드 놀이기구

    엊그제 발생한 롯데월드 직원 추락사는 우리 주위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어처구니없는 사고다. 이 회사 안전과 직원 성모씨는 고속열차 놀이기구인 아틀란티스에 올라 360도 회전하던 중 튕겨져 나와 석촌호수에 빠져 변을 당했다.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중이지만 이번 사고는 일단 본인 부주의 탓이 큰 것 같다. 성씨와 함께 아틀란티스에 올랐던 승객 8명중 성씨만 튕겨져 나와 성씨가 안전벨트를 제대로 매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아틀란티스는 600여m의 레일을 돌며 20여m 높이에서 720도 회전하는 열차로, 짜릿한 스릴로 승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쾌감을 맛보기 위해선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성씨는 이날 점심을 먹으면서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셔 취기가 남은 상태에서 열차에 올랐다. 술에 취해 안전의식이 둔감해진 만큼 당연히 탑승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어야 했다. 놀이기구에 배치된 직원도 승객의 안전사항 이행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아틀란티스는 머리에서 무릎까지 지지해주는 안전 바와 안전벨트 등 2중의 잠금장치로 돼 있다. 안전요원은 승객들이 잠금장치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고는 본인 부주의와 안전관리 부실로 빚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놀이기구는 고감도 쾌감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점점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승객들은 안전벨트 착용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봄을 맞아 야외 놀이시설 이용이 많을 때이다. 볼트 조임상태, 연결부위 마모 등 놀이기구 안전점검도 게을리 해선 안된다.
  • 이번엔 골프두둔 구설수

    이해찬 총리의 ‘부적절한 골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이 총리에게 거듭된 골프 구설수를 빗대 ‘3진 아웃제’를 적용하라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계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을 주도하고 국회의장, 대법원장도 행사에 참석해서 만세삼창을 불렀으나 총리는 그 시간 기업인들과 ‘굿샷, 나이스샷, 오케이 삼창’을 외치고 있었다.”며 “도대체 어느 나라 총리냐.”고 성토했다.또 “이 총리는 위기 관리를 해야 할 때마다 세번(산불, 홍수,3·1절)이나 푸른 잔디 위에서 골프채를 휘둘렀다. 삼진 아웃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철도 파업이 일어나 모든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전국적으로 3·1절 기념행사가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총리가 상공인들과 골프를 친 것만으로도 사과하고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자기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얼버무리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이중적 잣대를 대는 것은 이 정권의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등산을 하면 아무도 시비 안 하는데 왜 골프를 치면 반드시 문제가 될까.”라고 이 총리를 두둔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부총리의 답변을 듣고 더 놀랐다.”면서 “철도파업으로 물류대란이 일어날 경우 골프나 등산이나 마찬가지로 총리가 상황실에 가서 민생에 불편없도록 하는 게 임무”라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에서도 이 총리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공직자와 여당 의원들에게 ‘자숙’을 주문, 이 총리의 ‘3·1절 골프’를 사실상 에둘러 비판했다.안민석 의원도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광원 의원의 헛발질과 국무총리의 골프질은 어처구니없는 실책”이라며 이 총리에게 골프채를 창고로 보내라고 주문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영화 ‘예의없는 것들’ 촬영장을 가보니…

    한강이 시원스레 내려다 보이는 서울 당산역 부근 어느 건물의 옥상. 검은색 옷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사내가 하얀 옷을 입은 다른 사내의 스트레칭을 돕는다. 카메라가 돌아갈 땐 자못 진지하더니 컷 소리와 함께 검은 옷의 사내는 킥킥거리기 바쁘다. 영화 ‘예의없는 것들’(제작 튜브픽쳐스,5월 개봉예정)에서 ‘킬라’(신하균)가 존경하는 킬러 선배 ‘발레’(김민준)의 스트레칭을 돕는 촬영현장. 다리를 쫙 찢는 스트레칭이라 해도 전직 발레리노다운 우아한 동작이 나와야 한다.“어제 밤잠을 못 잘 정도로 긴장된 장면”이라는 김민준은 약간 민망한 표정이다. 끙끙대는 김민준을 내리 눌러야 하는 신하균 역시 큭큭대면서도 그런 김민준이 안쓰러운 모양이다. 지난해 ‘월컴 투 동막골’로 대박을 터뜨린 배우 신하균이 이번 영화에서 혀가 짧아 슬픈 킬러,‘킬라’역을 맡았다.제목,‘예의없는 것들’ 역시 킬라가 세운 살인의 원칙이다. 너는 예의가 없으니까, 싸가지가 없으니까 죽어 마땅하다는, 정말 예의에 어긋난 원칙에서 따왔다. 살인의 목적도 약간 어처구니 없다. 혀 짧은 것을 고치기 위해 수술비 1억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물론 돌팔이 의사에게 속았다는 것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 혀가 짧은 콤플렉스 덕분에 전체 영화에서 신하균이 소화하는 킬라의 대사는 두어마디 정도. 나머지는 모두 내레이션으로 처리된다. 촬영 뒤 간담회에서 신하균은 “대사가 없어서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출연했는데 더 어려워요.”라고 농담했다. 외려 대사가 없어 연기는 더 어렵다. 내레이션 시간까지 계산해 연기해야 하는데다 자기는 가만히 있어도 주변 배우들이 알아서 움직여 줘야 한다. 그나마 표정연기라도 하려니까 선글라스마저 씌워 버렸다. 신하균의 말 그대로 “얼굴 아랫부분만으로” 연기해야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출연을 결정한데 대해 신하균은 ‘세상을 보는 독특한 시각’을 꼽았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깔깔깔]

    ●재혼 홀아비가 된 70세 노인이 장성한 세 아들을 앞에 놓고 늙어서 혼자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가를 말하면서 이제 상처한 지도 10년이 넘었으니 재혼하겠노라고 선언했다. 장남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럼 아버님, 상대방은 정하셨습니까?” “그렇다.” “저희가 아는 분인가요?” “아니다. 내 곧 소개하마.” 차남이 이어서 질문을 했다. “궁금합니다. 아버님, 어떤 분이십니까?” “응, 이번에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막내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라고요? 아니 아버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왜들 야단이야? 내가 너희들 엄마하고 결혼했을 때도 엄마 나이는 19살이었느니라.”
  • 대교협 대학평가 오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최근 발표한 대학종합평가 결과에서 상명대(서울)를 ‘우수’ 대학으로 분류했지만 다시 검토한 결과 ‘최우수’ 대학으로 판정됐다고 20일 밝혔다. 대교협 관계자는 “6개 평가영역 가운데 하나인 교육여건 및 지원체제 항목에서 상명대가 ‘최우수’ 점수를 받았지만 이를 실수로 빠뜨려 ‘0’점 처리하면서 전체 평가점수가 ‘최우수’에서 ‘우수’로 낮아졌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최우수’를 받은 대학은 상명대를 비롯해 경희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울산대, 중앙대(서울 및 안성), 한국외국어대 등 9곳으로 늘었다. 상명대 서명덕 총장은 이와 관련,“어처구니없는 실수로 가장 정확하고 신뢰도가 높아야 할 대학종합평가 결과가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5년 동안 준비해온 평가 결과가 틀리게 공개되는 바람에 학교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나도 뜨거운눈물 있어요”

    “나도 뜨거운눈물 있어요”

    제15회 「아시아」영화제는 金芝美란 한 인생에게 커다란 「쇼크」를 준 인간발견의 잔치이기도 했다. 6월 15일 金浦공항을 떠날 때 웃음짓던 얼굴엔 지금 오히려 눈물이 스며있음은 웬일일까. 離婚과 주연여배우상-이 「아이러니컬」한 고개위에서 그녀의 심정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곳 「마닐라」灣에 면한 「호텔·필리피나스」의 한 방에서 그녀는 끝없이 울었다. 다시 밖으로 뛰어나가 넘실거리는 파도에 하소연을 해야만 했다. 「나는 여자예요」- 여자 金芝美의 전부를 내놓는 고해성사, 국내에선 차마 털어놓지 못한 얘기를 낮선 땅에서 그녀는 거리낌 없이 옮겨 놓았다. 저는 애를 낳을 수 없는 여자예요. 그 동안 저는 일곱아이를 길렀읍니다. 옛남편 洪性麒 감독과의 사이에 난 딸 경림. 얼마전 이혼한 최무룡감독과의 사이에 아들 하나, 딸 하나, 그리고 최감독과 姜孝實씨와의 사이에 난 아들 하나, 딸 셋-이렇게 모두 일곱 아이를 길렀읍니다. 이 가운데 제 뱃속에서 낳은 아이가 셋이었읍니다. 그러나 그중 단 하나의 아들을 저는 3년전에 잃었읍니다. 신문, 잡지에도 기사가 났읍니다만 이 아이를 非命에 잃고 전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아픈 가슴 때문에 저는 애를 못낳겠다는 뜻이 아니예요. 그러니까 제가 낳은 제일 마지막 아이 「밍크」 가 태어난지 이틀만에 斷産手術을 했읍니다. 의사의 말씀이 産後에 곧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때 생각엔 최감독이나 저나 똑같이 젊은 터에 아이를 안가질 수도 없고, 그 보다도 아이만 자꾸 낳아서 가슴을 멍들게 하는 것보다는…정말 눈물겨운 「가족계획」을 결행한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 이런 부끄러운 얘기를 왜 하는지 아세요? 세상은 저를 너무나 몰라주었읍니다. 저에게도 演技아닌 뜨거운 눈물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모르는게 아닙니다. 여자는 역시 한 남자를 섬기고 백년해로 해야 사람 대접을 받게 마련인가 봅니다. 그러나 이곳 「마닐라」 에 와보니 사람들의 인사말씀이 달랐읍니다. 영화제에 참가한 각국대표들이 어느새 제 이혼 소식을 들었는지 얼마나 행복하냐, 축하한다느니 하고 엉뚱한 인사를 하잖아요, 글쎄. 정말 전 가슴이 아팠읍니다. 그러나 主演女優賞 수상 결정의 기쁜 소식이 시상식 훨씬 이전에 제 귀에 들려왔을때 전 정말 눈물이 솟아났읍니다. 10년 동안 數億의 재산이 1년 동안에 다 사라지는가 했더니 하느님은 그 값을 치러주셨읍니다. 연기자에게 이보다 더한 보수가 어디 있겠읍니까. 그이가 이혼이란 말을 먼저 꺼내고 세상에 공표까지 한 것도 바로 저의 연기자로서의 생명과 값어치를 존중했기 때문이 아니겠읍니까. 그이는 이렇게도 저를 아껴 주셨고 앞으로도 보살펴 주실 것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세상에선 이혼은 연극이다. 각본이었었다…하고 오해를 한 분도 있었다니 정말 섭섭한 일입니다. 저에겐 정말 이번 「아시아」영화제 主演賞을 처음 탔다는 것이 아마 이렇게 제가슴을 때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모든 것에 실패한 저에게도 한가지 용기-演技者로서의 精進은 충분히 充電 이 된 이 순간입니다. 「아시아」 영화제를 핑계로 國外로 도망을 했다느니, 1년 쯤 안돌아 올 것이라느니 하는 억측을 씻어버리기 위해서도 전 하루 빨리 돌아가고 싶습니다. 예정을 앞당겨서라도 어서 여러분앞에 나타나야겠읍니다. 그이와의 다짐, 저를 아껴주시는 「팬」여러분과의 약속 그대로 이혼수속을 밟겠읍니다. 조용히 친정으로 돌아가겠읍니다. 서울 수유리에 있는 집에서 친정 어머니와 친형제 그리고 내 귀여운 딸 「밍크」와 함께 살겠읍니다. 연기는 보다 정열적으로 하는 대신 인생만은 사뭇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또 한가지 소문이 있다죠. 저희가 이혼을 한다니까 저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 말입니다. 그것도 「저명인사」란 단서까지 붙었다니 건방진 얘기지만 제가 아는 「저명인사」가 어디 한 두분입니까. 어떤 「저명인사」는 정말 저희 부부의 영화제작사업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너무나 애를 쓰셨읍니다. 한창 이혼 소문이 나돌 때도 저는 그 분을 자주 만나서 얘기를 나누었읍니다. 이런 사연들이 혹시 곡해를 가져온지도 모르겠읍니다. 여기 함께 와있는 신문기자분들이 이젠 또 누구에게 시집가겠느냐, 열렬한 「프로포즈」를 받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하고 짓궂게들 물어봅니다. 제가 데리고 있진 않지만 제몸에서 낳은 첫딸 아이가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갑니다…. 이 말씀으로 제 愚答을 대신 했답니다. 정말이지 金芝美는 연애선수, 이혼선수로만 이름 적히고 싶지 않습니다. 제 나이가 있지 않습니까. 연기자로서의 생명을 지탱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저의 거짓없는 고백이에요. 이름을 대서 죄송합니다만 7년전 姜孝實씨가 그렇게 과격한 방법을 취하지 않았던들 저와 崔감독 과의 결혼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3년전 제 아이 상면이가 횡액을 당하지 않았더라도 그이와의 관계가 이보다는 더 오래 갔을는지도 모릅니다. 강효실씨의 아이는 다섯살때까지 유모를 두고 상면이만은 돌이 지나자 유모를 떼버린 것도 제가 여자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한 3년전 斷産수술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오늘의 저는 또 달라졌을는지 모릅니다. 왜 이런 일들이 되씹어 지는 것일까요? 역시 저는 여자입니다. 洪감독도, 강효실씨도, 崔감독도, 모두 잘되시기를 비는 마음 뿐입니다. 모진 팔자를 탓하기 전에 더 열심히 여자가 되고 더 빛나게 연기자가 되겠읍니다. 이젠 그만 울겠읍니다. 이번 「아시아」영화제 女優主演賞수상을 축하해주셔요. 1969년 6월 20일 「마닐라」에서 金芝美 올림 [ 선데이서울 69년 6/29 제2권 26호 통권 제40호 ]
  • [사설] 최 경찰청 차장 수사협조가 도리다

    최광식 경찰청 차장에 대한 검찰의 윤상림 로비사건 연루 의혹 수사를 놓고 검·경이 정면 충돌의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고,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최 차장은 공석인 경찰청장의 대행을 맡은, 경찰공무원 전체의 수장이다. 그런 그가 자신과 경찰의 명예를 검찰이 훼손했다며 인권위에 제소하고 검찰 수사팀을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엄정한 공권력 집행을 책임진 경찰 수장이 또 다른 공권력인 검찰의 수사행위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최 차장과 경찰은 검찰이 의도적으로 의혹을 흘림으로써 경찰의 위상에 타격을 안기고 수사권 조정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려 한다고 주장한다. 자가당착의 정치적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논리라면 경찰 역시 검찰의 ‘의도’에 대해 확실한 근거도 없이 반발하는 것 아닌가. 검찰 수사의 예봉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검·경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말이다. 개인적 비리의혹을 검·경간 조직갈등으로 덮으려 한다면, 이는 또 다른 범죄행위나 다름이 없다. 최 차장은 경찰 수장 이전에 공권력을 책임진 국민의 공복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의 반발이 국가 공권력의 권위를 얼마나 훼손하는지 헤아려야 한다. 윤상림씨 연루 의혹부터 명확히 가린 뒤 그 결과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우리는 위험수위에 이른 검·경 갈등을 보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수사권 조정 문제를 1년 반이나 끌면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이다. 지금이라도 청와대는 검·경간 일체의 대립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 또한 정치권은 지방선거와 관계없이 수사권 조정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검찰도 그동안 제기된 권력층 인사들의 연루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또 다른 억측을 낳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유엔 추락 어디까지

    유엔 추락 어디까지

    유엔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지난해 ‘이라크 석유·식량 교환프로그램’비리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더니, 분쟁지역 평화정착을 위해 운영중인 평화유지활동(PKO)이 연초부터 대형 악재에 휘말리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19일 서아프리카의 소국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에서 시위 군중들에 의해 사령부가 포위당했다. 일부는 기지까지 뺏기고 쫓겨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도 빚어졌다. 앞서 16일에는 PKO 물품 조달과 관련된 비리 혐의가 적발돼 유엔직원 8명이 면직되기도 했다. ●사령부 기지서 쫓겨나기까지 BBC·CNN 등 외국 언론들에 따르면 제1의 도시 아비장에 있는 평화유지군 사령부는 2000여명의 시위군중들에 포위돼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사령부 구내로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평화유지군은 최루탄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했다. 한때 시위대 일부가 담장에 구멍을 뚫고 구내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당하기도 했다.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이뤄진 시위대는 유엔이 지명한 국제중재단의 의회해산 권고에 반발, 거리를 점거한 채 나흘째 시위를 벌였다. 대서양 연안의 산 페드로에서도 유엔 사무소가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서부 기글로에서는 방글라데시군으로 구성된 평화유지군 300명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기지를 비워둔 채 시 외곽으로 탈출했다. 기지에 난입한 시위대는 방글라데시 국기와 유엔 깃발을 끌어내린 뒤 코트디부아르 국기로 바꿔달았다. 앞서 평화유지군은 공격이 거세지자 자위권을 발동,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5명이 숨졌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아난 총장 격노…안보리 긴급소집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그바그보 대통령이 유엔이 후원하는 평화로드맵을 방해하려고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평화유지군과 함께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군 고위 관계자는 “유엔이 이 나라에 대해 조치를 취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코코아를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2002년 반정부 쿠데타가 실패한 뒤 4년간의 내전으로 경제가 황폐화됐다. 반군과 정부군의 평화협정을 중재한 유엔은 지난해 양측이 참여하는 과도내각을 구성한 뒤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출범시킬 계획이었으나 그바그보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 아이티, 콩고, 자이르에서는 평화유지군 병사들이 성매매와 성폭행 사건에 연루,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열린세상] 사학법 반대는 시대착오/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2003년 3월이었다. 대구 인근의 경산에 4년제 대학 하나가 문을 열었다. 아시아대학교다. 건물 하나만 덩그러니 지어진 채로 신입생을 받았다.2002년 12월에 교육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은 직후였다. 지역 여론은 대부분 의아해했다. 입학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대학위기론이 파다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2005년 5월이었다. 그 아시아대학교가 뉴스에 등장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서였다. 설립자 겸 총장과 전 부총장을 구속 기소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2001년 6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교수 지원자 40여명으로부터 40여억원을 받았다고 했다. 대학 문을 열기 전부터 교수직을 팔아 뒷돈을 챙겼다는 얘기다. 그로부터 다시 몇 달이 지난 2006년 1월3일, 그러니까 며칠 전이었다. 이번엔 교육부가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아시아대학교에 폐쇄계고 조치를 내렸다는 것이다. 내용도 상상을 초월했다. 교직원을 채용하면서 57억여원을 챙겼고 교비 횡령액도 6억 7000만원에 달했다고 했다. 대학 설립 때에도 허위 재산출연 증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신입생 등록률을 부풀리기 위해 175명을 허위 등록시켰고 교직원 급여 체불도 65억원에 달했다고 했다. 대학 문을 열게 하고 닫게 하는 것이 마치 동네 구멍가게처럼 한다. 문제는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이 입은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특히 중국에서 유학온 학생들도 여럿 있다는데, 그들의 학습권은 어떻게 하고 그들에게 끼친 나라 망신은 또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당연히 교육부의 책임은 없는지 짚어봐야 한다. 입학 정원을 줄이라고 몰아치면서 동시에 이런 대학의 설립을 인가해 준 교육부의 자가당착과 부실 행정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 설립 인가 과정에서 설립자의 품성과 대학 경영 능력을 최소한이라도 검증한 것인지, 아니면 서류만 보고 도장을 찍었는지, 누군가의 로비를 받고 안되는 일을 승인한 건지 철저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부패와 비리가 사립학교 현장에서 얼마든지 저질러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각종 비리와 전횡과 반교육적 행태들이 비일비재한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인 것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아무 죄도 없는 학생과 학부모다. 국가적 손실도 말할 수 없이 크다. 당연히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고민해야 한다. 사립학교법 개정이 그 중 하나다. 교육당국의 감독권 행사 외에 최소한의 시민적 견제, 교육 관계자의 공적 견제가 작동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 경영을 좀더 투명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영리기업의 경영도 투명할 것을 요구받는 시대다. 하물며 교육은 본질적으로 공적 기능이다. 사립학교의 경우도 국가 예산이 적지 않게 투입된다. 중고등학교 경우는 국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재단의 전횡과 부패와 비리로 인한 폐해는 사회적으로 너무나 크고 심각하다. 그것들은 마땅히 미연에 방지되어야 한다. 학교 경영자의 양심에만 맡겨둘 일이 아닌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그 때 처벌하자고 하는 것 역시 무책임한 발상이다. 또한 개방과 참여는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반발을 사고 있는 개방형 이사제는 시대를 읽는 학교 경영자라면 먼저 나서서 시행했어야 할 일이었다. 시대착오적인 사립학교법 공방으로 날을 지샐 때가 아니다. 색깔론으로 선동하는 것,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학생을 볼모로 삼는 것 모두 반(反)교육일 뿐이다. 학생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교육현장을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인 것이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北送장기수 ‘탄압 배상요구’ 파문

    북한으로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들이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탄압에 대해 피해배상 요구를 해와 남북 및 여야 관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8일 “6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고소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고소장의 수신은 국가인권위원회와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로 돼 있다. 비전향장기수들은 소장에서 “전대미문의 극악한 사상전향 제도로 하여 우리 비전향 장기수들은 30∼40년의 기나긴 세월 남조선의 철창 속에서 참을 수 없는 고문과 박해, 학대를 강요당하지 않으면 안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에 대해 사죄와 보상, 역사무대에서의 은퇴를 요구하면서 비전향 장기수의 육체적 피해가 10억달러에 달할 뿐 아니라 감옥에서 사망한 장기수의 몫까지 감안하면 수십억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5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특정정당에 흠집을 내기 위해 고소장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보내온 고소장은 일고의 고려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다른 한 전문가는 “무슨 근거로 10억달러라는 계산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북한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포석으로 보았다. 즉, 남한 내의 반보수대연합 등을 염두에 둔 시도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코미디도 아니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면서 “이런 내용의 고소장을 거부하지 않고 선선히 접수한 이 정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박정현 전광삼기자 jhpark@seoul.co.kr
  • [열린세상] 기자를 살리는 길/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미국의 한 언론인은 미국 기자들을 ‘버스를 탄 소년들’에 비유한 적이 있다. 기자들이 떼거리로 버스에 타고 몰려다니다 누군가가 어느 대상을 지목하면 우르르 차에서 내려 뭇매를 가하곤 한다는 것이다. 기자들한테 이렇게 한번 당하면 살아남을 장사가 없다. 기자가 ‘버스를 탄 소년들’처럼 행세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더 흔히 볼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지난해 일어난 김치파동이다. 이 파동은 정부당국의 경솔한 발표가 발단이었다. 관계당국은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하더니 기생충 알까지 나왔다고 발표했다. 모든 기자들이 버스에서 내려 중국산 김치에 돌을 던졌다. 그러나 당국이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발표하자 기자들은 김치업체 이름까지 밝히며 업자들을 파렴치한으로 몰아세웠다. 그러나 이 파동은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기생충 알이 인체에 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민은 ‘그럼 그렇지.’ 하고 안도하게 됐지만 많은 김치업체가 애꿎게도 도산했다. 황우석 파동에서도 많은 기자가 ‘버스를 탄 소년들’이 되고 말았다.MBC의 PD 몇 사람이 황우석 스캔들을 보도하자 황우석 영웅 만들기에 나섰던 기자들이 버스에서 내려 우르르 MBC로 몰려가 있는 힘을 다해 돌을 던졌다.MBC는 견디지 못하고 두 손을 들었고 평소 MBC를 미워하던 기자들은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기쁨을 누린 지 며칠이 못가 사세(事勢)는 반전했다. 결국 배알이 있는 신문은 반성문을 썼지만 그것도 없는 신문은 꿀 먹은 벙어리 시늉만 했다. 왜우리나라에서 기자들은 이렇게 자주 ‘버스를 탄 소년들’이 되는가? 이유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경쟁의 극심함이다. 우리나라에는 신문이 유난히 많다. 서울에 있는 종합일간지만 하더라도 10여 개에 이른다. 지방 시·도마다 적으면 서너 개, 많으면 10여개의 지방지가 있다. 여기에 방송매체와 인터넷매체가 가세해 취재경쟁을 벌인다. 그 경쟁은 필연적으로 속보성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우물쭈물 하다가는 낙종을 하고 그러면 기자는 박살이 난다. 다른 하나는 독특한 인사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행정과 취재를 전문화하지 않는다. 기자로 취재를 하다가 일정한 경력을 쌓으면 차장이나 부장 보직을 맡아야 하고, 보직 임명에서 탈락하면 본직까지도 내던져야 한다. 부서는 부장이 일사불란하게 지휘한다. 기자는 모두 부장의 충직한 부하(protege)가 되고, 의사결정 과정은 극히 단순화된다. 이런 체제라야 눈 튀어나오는 취재경쟁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하향적인 지휘체계를 확립하여 보직을 맡지 않은 기자를 자연도태시키는 제도는 경영진에게 특히 유리하다. 정년이 되기도 전에 고임금의 경력기자를 손쉽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을 버스에 탄 소년의 처지에서 구하려면 우선 속보성에서 이기는 것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 독자들은 빠른 정보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원한다. 사실을 사실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속보성을 포기하는 용기가 오늘의 ‘뉴욕 타임스’를 만들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부장, 차장,1진,2진의 하향식 지휘체계도 재고해야 한다. 정년을 채우지 않고도 후배가 보직을 맡았다 하여 그만두는 관행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그래서 부장은 행정하는 심부름꾼으로 두고 노련한 백발의 기자들이 일선에서 취재를 진두지휘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기자가 ‘버스를 탄 소년’ 신세를 면할 수 있고, 그래야 기자가 산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사설] 우리 세대 이뤄야 할 ‘안전한 나라’

    서울신문이 ‘국민의 안전의식’에 관해 언론사 최초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가운데 95.5%가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동안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불감증을 질타하고 반성하는 소리가 드높았지만, 막상 95.5%라는 수치를 확인하니 충격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는 1960년대부터 경제발전에 일로매진하면서 많은 것을 이룩한 반면 잃은 것 또한 그에 못지않았다.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남보다 빨리, 더 크게만 외형을 갖추면 큰 소리 치는 사회가 됐다. 남이야 어찌 되건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도 팽배했다. 그 후유증으로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백화점이 붕괴하는 등 있을 수 없는 일이 숱하게 일어났다. 또 가정·술집·유치원 등 일상적인 삶의 공간에서도 최악의 결과를 불러와 작은 불에도 터무니 없이 많은 인명이 희생 당해 온 게 부인할 수 없는 이 시대의 자화상이었다. 이제 우리는 지난 40여년 우리 자신을 옥죄온 인재(人災)의 위협에서 벗어나 ‘안전한 나라’‘재난 없는 사회’를 이루어야만 한다. 아울러 갈수록 대형화·다양화하는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예방 위주의 강력한 방재 체제를 완비해야 한다. 지난 99년 씨랜드청소년수련원 화재로 맏아들을 잃은 뒤 훈장을 모두 반납하고 이민 간 전 국가대표 필드하키 선수 김순덕 씨의 눈물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 씨는 “사고 후에도 여전히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에서 둘째 아이를 키울 수는 없다.”라면서 끝내 이땅을 떠났다. 서울신문은 ‘세이프 코리아-안전한 나라를 만듭시다’라는 주제로 올 한 해 소방방재청과 함께 캠페인을 펼친다. 국민 모두가 적극 참여해 안전불감증을 뿌리뽑고 안전의식과 안전수칙 지키기를 생활화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금처럼 불안한 삶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안전한 나라’는 우리 세대가 꼭 이뤄야 할 지상과제임을 국민 모두가 공감하리라고 믿는다.
  • 한국영화 어디까지 벗었나

    한국영화 어디까지 벗었나

    『정사(情事) 없는 것도 영화냐』는 말이 튀어나올 것 같다. 요즘 제작되는 국산영화들, 「누드」「베드·신」이 안 나오면 이가 빠진 것처럼 어딘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성행위의 실연(實演)까지 등장한다는 해외영화 풍조에 동화하기 위해서일까? 「전례없는 흥행부진」을「섹스」로 돌파하려는 것일까? 「스크린」뒤에서『벗겨라, 좀더 노골적으로』하고 외치는 제작자가 감독의 역량을 측정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내시(內侍)』선 누드신 10분이나, 『시발점(始發點)』엔 최초의 동성애 한국영화의「에로티시즘」시비는 예술적인 면보다 그것이 끼치는 사회적 영향이란 점에서 보다 더 화제를 일으켰다. 여기엔 자연 영화작가와 문공부 당국의 충돌이 뒤따르게 마련이었다. 그런데 문공부 당국의 안목이 상당한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최근 국산영화에서 볼 수 있다. 그 예를 최근 문공부가 선정한 올해「베를린」영화제 출품작에서 볼 수 있다. 선정된 영화『내시』(신상옥 감독),『시발점』(김수용 감독)은 우선「섹스」의 묘사가 상당히 노골적이고 선정적이었다는 평을 들었다. 먼저『내시』의 경우, 궁중의 정사를 그린 이 영화에서 신상옥 감독은 전라에 가까운「누드」와 자극적인「베드·신」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왕 남궁원은 후궁 김혜정, 윤정희와의 정사에서 유방, 국부를 빼놓은 나체를 노출시켰고 이 장면이 10여분이나 계속된다. 더욱 선정적인 것은 이 정사 장면을 입직후궁이 지켜보는 것. 제3자의 표정을 통해 그런 분위기는 상당히 선정적이었다. 그 다음『시발점』은 국산영화 최초로 동성애가 등장했대서 화제가 된 영화다. 허장강, 신성일, 한 성, 세 사나이들이「호모·섹스」를 갖는데 동성애라기보다 일방적인 요구에 의한 강간에 가깝다.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정사, 『벽속의 여자』도 검열통과 그런데 이 장면이 화면에서 그 표정, 위치까지 아주「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곤혹을 느낄 정도다. 당초『내시』가 개봉됐을 때 영화계에서는 그 질퍽한 장면들이 검열을 무사통과 한 건 특정감독에 대한 특혜라고까지 떠들었다. 다른 감독이라면 엄두도 못낼 것이라고. 그런데 그 문제의 영화가 관객 32만을 동원했고 결국은 해외 영화제에 출품되기까지에 이르렀다. 또 하나의 예를 최근 검열을 통과하여 개봉을 서두르고 있는 영화『벽속의 여자』에서 볼 수 있다. 최의선의「베스트·셀러」소설을 박종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정사를 그린 것으로 당초 영화화가 어려운 작품이다. 이를「시나리오」속에서 인용해 보자. - 나체의 미지를 등 뒤에서 나체의 허선생이 포옹하고 있다. 허선생의 입술이 미지의 가슴을, 목을, 귀를 격정적으로 애무한다. - 미지의 얼굴, 관능에 몸부림친다. 허선생의 손이 미지의 손과 깍지를 낀다. 엉키고 설킨 두 사람의 발과 발. (장면31) - 굳게 깍지를 낀 미지와 허선생의 손과 손! 미지의 얼굴, 땀에 젖어 있다. 격정과 격정이 하나가 되어 타오르고 있다. (장면34) 박병우 각색의 이 작품은 어디를 봐도 성적 불만과 이의 해소를 위한 여인의 몸부림이 노골적이고「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정사 장면 등장하긴 문예극(文藝劇) 붐과 함께 성불구가 된 약혼자(남진)를 두고 욕구불만이 된 여인(문희)은 허선생(남궁원)이란 제3의 사나이와 정을 통한다. 그녀가 갈구하는 것은 성(性)의「클라이맥스」그것만을 얻기 위한 몸부림으로 작품 전체가 점철돼 있다. 표현의 수단 여하에 따라선 해외에 범람하고 있는「섹스」영화와 다를 게 없는 소재다. 벽속의 여자 문희는 이 작품에서 대담하게 웃통을 벗고「섹시·무드」를 강조한다. 남궁원과의 정사 장면 역시 종래 볼 수 없을 정도의 노출. 「좀더 노골적으로 - 」의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진 느낌이다. 『성기의 노출 또는 유방이나 육체를 지나치게 노출시키거나』「검열기준 13조」의「지나치게」항목을 어떻게 뚫고 나왔는지 의심할 정도다. 국산영화에 정사 장면이 등장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 이른바『청춘극』시대에서 문예극 시대로 접어들면서부터다. 물론 그 이전에도 영화에서「섹스」가 배제된 건 아니다.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묘사를 피하고 상징적으로 처리했을 뿐이다. 그런데 문예극이「붐」을 이루면서부터 영화 속의「에로티시즘」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대담하고 노골적인 묘사가 나타났다. 최초의 키스 신은 15년 전, 가장 많이 벗기는 김혜정 대표적인 예를 몇 개 들어보면 우선 문예극「붐」을 불러 온『갯마을』(김수용), 『산불』(김수용), 『만추』(이만희) 그리고 최근 유현목 감독의『나도 인간이 되련다』, 최하원 감독의『거룩한 밤의 욕정』을 들 수 있다. 거개가 문학작품의 각색극이란 게 특징. 『갯마을』은 사나이가 궁한 바닷마을 과부들의 욕망, 신영균-고은아의 애무와 정사, 특히 여주인공의 치마속에 손을 넣는 장면은 퍽 자극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산불』에서는 주증녀가 유방을 잠깐 노출했고『만추』에서는 문정숙의 긴 정사「신」, 『나도 인간이 되련다』는 김혜정에게 농락당하는 사나이의 처참한 모습이「새디즘」을 풍긴다. 「에로티시즘」의 첨단이라 할「키스·신」이 방화에 등장한 건 54년도 한형모 감독의『운명의 손』으로 기록돼 있다. 「히로인」윤인자가「키스」를 거부해서 사회문제까지 됐던 사건.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 유현목 감독이『춘몽(春夢)』에서 모 신인 여배우의「누드」를 찍었다 하여「음화제작혐의」로 법정을 드나들었다는 것도 기록할 일.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현재 한국 여배우는「키스」는 물론 상반신쯤 벗는 건 다반사가 됐다. 여배우 중 가장 자신 있게 벗는 게「글래머·스타」통칭의 김혜정, 윤정희(『장군의 수염』『내시』『거룩한 밤의 욕정』), 문희(『흑맥』『밀월』)의 차례. [ 선데이서울 69년 5/11 제2권 19호 통권 제33호 ]
  • [씨줄날줄] 모나리자/육철수 논설위원

    말투나 얼굴 표정,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내면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생각은 일정 부분 말로 표현되며, 기분상태는 표정이나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이어서다. 하지만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눈 하나 깜빡않고 거짓말을 태연하게 해대는 철면피들이 수두룩한 세상에서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간파하기란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암스테르담대학 연구진이 컴퓨터를 활용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감정상태를 알아봤단다. 그림 속 모나리자의 표정에서 행복, 놀라움, 분노, 혐오, 공포, 슬픔 등 6가지 감정을 수치화까지 했다니 참으로 놀랍다. 분석 결과, 모나리자는 행복한 느낌이 83%, 혐오감이 9%, 두려움 6%, 분노 2%로 나왔다는 것이다. 복잡 미묘한 개인의 마음상태와, 상대방과의 교감의 산물인 인간의 감정을 이렇게 수학문제 풀듯 간단하게 ‘답’을 내놓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우주처럼 변화무쌍해서 ‘소우주’라는 인간이 어쩌다가 컴퓨터 앞에서는 속마음을 한줌도 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과학이 인간을 무자비하게 재단한, 기가 막히는 사례 하나를 더 보자. 언젠가,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할리 먼센이라는 해부학자는 인체를 화학성분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의 몸은 칼슘 2.25㎏, 인산염 500g, 칼륨 252g, 나트륨 168g, 마그네슘 28g, 그리고 소량의 철·구리성분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 체중의 65%는 산소,18%는 탄소,10%는 수소,3%는 질소란다. 인체구성물질을 값으로 치면 89센트(900원)라는 어처구니없는 결론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과학은 인간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연구와, 경험의 산물이다. 예술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인간 정신세계의 소산이다. 과학이나 예술의 주인공은 단연 인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도 과학이 인간이나 예술을 판단 또는 분석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과학기술이, 컴퓨터가 아무리 인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이리 나누고 저리 갈라도, 이성과 감성의 끝없는 조화로 이루어지는 정신세계까지 감히 들여다볼 수는 없는 일이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예술일 뿐이며, 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면 그만이다. 쓸데없이 감정분석에 나서는 사람들은 자신의 심리를 먼저 분석해 보는 게 순서일 듯싶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전략·의지 의심케 하는 WTO 협상단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에 참석한 한국 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14일 기조연설문에 농업부문의 양보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가 연설 직전에 수정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대표단의 협상전략이 얼마나 허술한지, 나아가 우리 농업을 지켜내려는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통상교섭본부는 연설 원고내용이 문제가 되자 “김 본부장의 연설문 내용에 대해 농림부측과 충분히 협의하지 못했다.”면서도 “사전 배포된 원고는 초안”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초안’이라고 언급하다니 어이가 없다.WTO 회의는 쌀 등 산업의 개방폭 등을 결정하는 중대한 회의이다. 말 하나 글자 하나를 신경써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나라의 수석대표 연설문을 제대로 다듬지 않은 채 초안을 공개 배포했다니 말이 되는가. 농업 개방은 이번 협상의 핵심사안이다. 그런데 이를 놓고 외교통상부가 농림부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부처간 의견 조율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개방론이 우세한 외교통상부가 보수적인 농림부보다 한발 앞선 자세를 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갖게 된다. 개방 폭이나 양보의 선을 놓고 이견이 있더라도 사전 조율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한 목소리로 나가는 것이 옳다. 설혹 정부가 협상전략상 처음에는 강경자세를 보이다 나중에 양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해도 이런 속내는 미리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수석대표의 원고를 먼저 ‘양보’로 했다가 나중에 수정한 것은 모든 카드를 외국에 내보여준 꼴이다. 국내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시위를 벌이는 농민들을 낙담케 할 일이다. 이런 정부를 믿고 협상을 맡길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못 잡으면 진다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못 잡으면 진다

    제7보(71∼83) 좌하귀는 흑이 더 이상 손을 댈 수 없는 곳.(참고도1) 흑 1로 잇고 3으로 젖혀서 잡으러 가도 백 4로 끊는 순간 응수가 없기 때문이다. 좌하귀에서 어처구니없는 착각을 한 윤준상 4단은 새로운 전기를 모색한다. 그 출발점은 우변이다. 원래 이곳은 (참고도2) 흑 1, 백 2 정도로 교환하고 우변 흑 두점을 버릴 생각이었다. 흑 3부터 12까지의 끝내기가 남아 있어서 큰 손해는 없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좌하귀에서 10집 넘는 손해를 본 만큼 흑은 좀더 공격적으로 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흑 71로 찌른 것이다. 일종의 응수타진이다. 만약 (참고도3) 백 1로 받아준다면 흑 2로 뚫어서 모두 무사히 연결할 수 있다. 흑의 연결은 곧 백이 미생마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흑의 의도는 백 72의 건너붙임 한방으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백 74,76을 선수하고 78에 잇자 흑의 연결고리에 단점이 2개나 드러났다. 결국 윤 4단은 우하귀를 버리는 대신 흑 83으로 우변 백 대마를 잡으러가는 최후의 승부수를 선택했다. 이제는 못 잡으면 진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1주 61만엔”→“1엔 61만주”

    |도쿄 이춘규특파원|1주당 61만엔 매도주문을 증권회사측이 1엔에 61만주 매도로 잘못 주문해 증권시장이 출렁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300억엔의 손실과 닛케이평균주가가 1.95%(301.30엔)나 급락했다. 일본에선 최근 이처럼 어이없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일본의 건물은 강력한 지진에도 안전하다.’는 신화가 최근 60동이 넘는 아파트와 호텔 등이 부실시공, 준공된 것으로 밝혀지며 깨졌다. 또 초등학교 1학년생 연쇄살인사건은 치안안전 환상을 깼다. 일본 미즈호증권이 8일 도쿄증권거래소의 신흥기업 시장인 마더스에 신규상장한 인재서비스업체 ‘제이콤’ 주식의 매매주문을 얼토당토않게 잘못 내는 바람에 수백억엔대의 손해를 떠안고 증시가 출렁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즈호증권측은 이날 61만엔으로 1주를 팔아달라는 한 고객의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1엔으로 61만주를 매도하는 어처구니없는 주문을 냈다. 상하한가 위반이어서 컴퓨터 주문단말기가 경고를 발했지만 매도주문은 철회되지 않았다. 그러자 하한가 주문가격인 59만엔 안팎에서 대량으로 거래가 성립되고 말았다. 제이콤의 발행주식 총수는 1만 4500주로, 잘못된 주문은 총 주식의 42배에 달한 수준이었다. 잘못된 주문으로 이날 닛케이 평균주가는 급락했고, 미즈호증권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가 이뤄진 탓에 300억엔 가까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은 1000억엔 정도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콤의 주가는 이날 67만 2000엔으로 출발했다가 미즈호증권측의 잘못된 주문으로 57만 2000엔까지 떨어진 뒤 미즈호증권의 재매수로 인해 상한가인 77만 2000엔으로 치솟으며 종료됐다. 도쿄증권거래소는 9일 사고가 난 제이콤 주식의 매매를 하루종일 중지시켰다고 발표했다.taein@seoul.co.kr
  • [KT&G 프로배구] 삼성화재 “파란은 없다”

    팽팽한 승부일수록 한 순간의 작은 실수가 경기 전체를 좌우한다. 상무는 ‘삼성화재 사냥’의 가능성을 부풀리며 펄펄 날던 2세트 중반 범실 하나로 스스로 무너졌다. 삼성화재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에서 아마추어 초청팀 상무와의 홈경기를 3-0으로 잡고 3연승을 내달렸다. 김세진의 공백을 훌륭히 메운 장병철(29·18점 4블록)과 고비마다 상대 블로커보다 한 뼘 높은 곳에서 내리 꽂은 박재한(25·8점)의 속공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객관적 전력만으로 보면 상무는 삼성화재의 상대가 되지 않는 데다 실제 이날 경기 결과만을 놓고 봤을 때도 삼성화재의 완벽한 승리. 하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전날 한국전력이 대한항공을 잡았듯 상무 역시 이날 ‘대파란의 주인공’이 될 뻔했을 정도로 2세트 중반까지는 대등한 경기였다. 1세트를 19점까지 잘 쫓아가다가 아깝게 내준 상무는 2세트에서 14-9까지 앞서나갔으나 16-14로 점수차가 좁혀진 상황에서 서브 로테이션 범실(포지션 폴트)을 저지르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1점을 내줬다. 장광균(24·3점) 차례에 주상용(23·9점 1블록)이 서브를 넣었던 것. 이 범실로 1점을 내준 뒤 급격히 무너지고 말았다.‘군기 빠진’ 최삼환 감독과 선수단 모두의 범실이었다. 상무는 라이트 주상용과 센터 조승목(24·7점 2블록)이 공격을 주도했고, 몸을 던지는 호수비가 잇따라 나왔지만 한 번 기세가 오른 삼성화재의 관록과 스피드, 조직력을 따라잡을 동력을 이미 상실한 상태였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최광희(31·17점)와 김세영(24·23점)의 활약을 앞세운 KT&G가 현대건설에 3-1로 승리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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