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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책꽃이]

    ●자꾸자꾸 모양이 달라지네(팻 허친즈 그림, 보물창고 펴냄) 유아들의 손놀이 필수품인 ‘블록’을 소재로 한 글자없는 그림책.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달라지는 블록쌓기 모양을 통해 형태, 수, 측정 등의 감각을 키울 수 있다.5세까지.8800원.●어처구니 이야기(박연철 글·그림, 비룡소 펴냄) 귀신을 쫓아내려 궁궐지붕 위에 올렸던 작은 조형물의 이름이 ‘어처구니’. 말썽꾸러기 어처구니들로 조용할 날이 없는 하늘나라 이야기. 해학과 상상력이 멋드러지게 손잡은 그림책이다.5세 이상.9000원.●오줌싸개가 정승판서가 되었다네(원동은 글, 홍성찬 그림, 재미마주 펴냄) 돌잔치에서 혼례를 거쳐 늙어죽기까지 인생의 과정을 그림과 함께 되짚어보는 민족생활사 교양서. 민요, 시조, 민담 등 상식을 두루 터득할 수 있는 풍물해설서로 손색없다. 초등생.1만 3000원.●아이와 함께 떠나서 더 행복한 아줌마표 해외여행(김은지 지음, 성하출판 펴냄) 중학교 교사인 지은이가 초등생 딸과의 실제경험을 바탕으로 귀띔해주는 해외여행 노하우. 공항 출발에서부터 여행을 놀이로 삼으라는 제안이 재치있다.1만 3000원.
  • 피카소 명작 ‘꿈’ 구멍 뚫려

    회화 사상 최고가에 팔리려던 피카소의 명작 ‘꿈’이 소장가의 실수로 구멍이 나는 어처구니 없는 ‘미술사의 비극’이 발생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업자인 스티브 윈이 ‘사고’를 친 주인공으로 자신이 소장한 피카소의 1932년작 ‘꿈’을 몇 주 전 손님들에게 구경시켜 주다 그만 팔꿈치로 찔러 5㎝가량 구멍을 내고 말았다. 윈은 이 작품을 회화 사상 최고가인 1억 3900만달러(약 1328억원)에 예술품 수집가인 헤지펀드 거물 스티벤 코엔에게 팔 예정이었다고 BBC 방송 등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지금까지 최고가는 지난 7월에 팔린 구스타브 클림트의 1907년작 ‘아델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1’의 1억 3500만달러였다. 피카소 작품으로는 1905년작 ‘파이프를 든 소년’이 2004년 당시 최고 경매가인 1억 410만달러에 팔렸다. 윈은 주변부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눈병인 색소성 망막염을 앓고 있으며, 말할 때 손을 흔드는 습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단 매각을 포기하고 작품을 보수하기로 했다. 피카소가 21살의 연인 마리 테레즈를 그린 ‘꿈’은 윈이 1997년 4840만달러에 구입했다. 작품을 찢은 직후 윈은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라.”며 “그나마 사고를 친 사람이 나여서 다행”이라고 한탄했다고 당시 ‘사고 현장’ 목격자가 전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사설] 靑, 거래소 감사도 ‘인사협의’ 하나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감사 선임을 둘러싼 청와대의 외압설로 또 시끄럽다. 권영준(경희대 교수) 감사후보추천위원장과 정광선(중앙대 교수) 추천위원이 이 일로 인해 동반사퇴하면서 공방은 확산되고 있다. 외압 파문의 실체는 차치하고 권부의 인사 개입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인사문제만큼은 부당하게 처리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고 큰소리친 정부에서 이런 일이 빈발하는 것은 더더욱 이해 못할 일이다. 더구나 거래소는 증권사 등이 100% 지분을 가진 민간 주식회사다. 독점적 성격 때문에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긴 했으나 지난 달부터는 이마저 해제됐다. 지분상으로나 법적으로나 정부의 간섭을 받을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재정경제부 차관이 중간에서 인선을 조율하는 듯한 언행을 보인 것은 관치금융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 청와대가 민간기업 감사후보에 대해 ‘특정지역, 코드, 비재경부 출신’이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래 놓고 궁지에 몰리자 “인사협의” 운운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거래소는 지금 글로벌 경쟁에 나서야 할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감사 공모제는 경쟁력 확보와 투명경영을 위해 도입된 것이다. 거래소가 자율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적임자를 뽑으면 될 일을 권한도 근거도 없는 정부가 끼어들어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청와대는 외압설의 진상을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 아울러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의 공모제도 이참에 투명·공정하게 운영해 주길 거듭 당부한다. 정권의 마음에 드는 후보가 낙점될 때까지 재차 삼차 공모할 바엔 공모제를 없애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다.
  • [서울광장]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황진선 논설위원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옷을 벗은 ‘대표적인 공안검사’인 김원치 변호사가 2003년에 펴낸 에세이집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다. 검찰청에 오랫동안 출입하며 기사를 썼지만 잘 몰랐거나 의문을 가졌던 점들을 새롭게 아는 계기가 됐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이다. ‘정치권이 탄탄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을 때 의혹 수사는 불가능하다.…정권 중추에 있는 거물을 체포하는 사태는…기반이 취약해졌을 때에 한정된다.’ 초년 기자 시절엔 영화 ‘공공의 적 2’의 강철중 검사(설경구 분)처럼 검찰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불의와 불법을 처단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연륜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권력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역공을 당해 검찰의 신뢰와 권위만 실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대목도 눈에 띄었다.‘검찰의 사명은 거악(巨惡)이 발을 뻗고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말은 ‘검찰 정신은 형사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의지이다.’라는 대목이었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법익 침해의 위험을 방지하고,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거악 척결도 중요하지만 피의자의 권리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 이용훈 대법원장이 ‘검찰의 수사기록은 던져 버려라.’는 말로 갈등을 촉발했다. 하지만 이 대법원장 쪽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것은 공판중심주의, 즉 검찰과 피고인의 법정 공방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피고인의 진술은 듣지 않고 검사의 수사기록에만 의존해 사건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면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중앙지검의 현직 K검사가 한 일간지에 ‘수사받는 법’을 10회 연재하기로 하고 첫 기고문을 실었다가 경고를 받고 연재를 중단했다.K검사는 그 글에서 “약자인 피의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지침이 두가지 있다. 첫째 아무 말도 하지 말라. 둘째 변호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라.”고 했다. 동료들은 대부분 “수사를 방해하는 어처구니 없는 글”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피의자 인권보호 측면에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K검사의 방법론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피의자가 공정한 게임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를 비난할 수는 없다. 검사들이 검찰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불과 몇년 사이에 신설된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 공직비리조사처 신설 검토 등은 검찰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인권보장기관과 정치권 및 공직사회의 비리 척결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다.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삶의 기술이란 삶의 가치에 복종할 때만 유용하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국민재판론´을 강조한다. 사법권뿐 아니라 검찰권 역시 국민에게서 나온다. 검찰은 이제 특권의식을 버리고 공익의 대변자이자 인권보장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사설] 북, 2차 핵실험은 절대 안 된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어제 핵실험 계속 여부는 미국 대응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압력이 가중되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물리적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1차 핵실험 강행 후 조여오는 국제 제재에 막무가내로 반발만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고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자멸의 속도만 빠르게 할 뿐이다. 현재 공식·비공식으로 핵무기 보유를 인정받은 나라들은 핵실험을 한 차례 한 것이 아니다. 핵폭탄 개발능력을 인정받으려면 다섯 차례 이상 반복·재현 실험을 해야 한다. 어제 일부 일본 언론들이 북한의 2차 핵실험설을 보도, 한때 세계가 긴장했던 이유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서면 이는 대외 협상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궁극적으로 핵폐기 의사가 없다고 국제사회가 판단하면 무력까지 검토할 정도로 제재의 강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한·미·일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못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1차 실험의 진상을 빨리 규명해야 한다. 첫 실험 당시에 지진파 규모가 작았고, 실험 추정 지역의 지형변화가 없으며, 방사능 물질이 아직 검출되지 않은 이유를 밝혀내야 한다. 핵실험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는데 북한이 과장해서 발표했다면 국제사회의 대응방법이 바뀌어야 한다. 반대로 북한의 핵실험을 정치적 의도에서 무시해서도 안 된다. 실체를 명확히 파악해 그에 맞는 대응을 해야 북핵 폐기 압력이 힘을 얻게 된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함께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핵물질과 기술의 이전이다. 미국은 내심 북한 핵기술의 외부 확산을 군사제재 검토의 레드라인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북한이 비민주 국가 혹은 테러집단에 핵기술을 전파했다는 증거가 드러나면 한국·중국이 말려도 미국이 군사압박에 들어갈 여지가 크다는 점을 북한은 명심해야 한다.
  • [사설] 안전수칙 무시가 부른 서해대교 참변

    그제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29중 추돌사고는 안전수칙 무시가 부른 참사였다. 운전자들이 조금만 조심했어도 65명의 사상자를 낼 만큼 대형 사고로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고지점은 평소 바다안개가 자주 끼는 곳이다. 당일에도 새벽 3시부터 안개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고 한다. 사고 당시 가시거리가 15m였는데도 과속에다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는 점은 어처구니가 없다. 죽기를 각오한 배짱운전이 아니고는 감히 그럴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번 사고는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또 확인시켜 준 것이다. 더구나 고속도로의 유일한 비상로인 갓길에 운행차량이 많아 인명구조 및 소방차량의 도착이 지연돼 희생이 더욱 컸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도로교통법규에 감속 규정이 있으나 안전운행을 위한 현장 판단은 오로지 운전자의 몫이다. 법규의 준수는 물론이고 기후변화나 도로사정 등에 따라 안전하게 대응하는 것 쯤은 운전의 상식 아닌가. 즐거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를 잃은 사람들의 슬픔을 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사고가 터지고 난 뒤에 후회한들 소용 없는 일이다. 오늘도 각종 교통수단을 이용한 귀성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교통량과 이동 인구가 급증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하잖은 방심과 실수로 자신은 물론 타인의 고귀한 생명까지 빼앗는 불행이 없도록 각자 안전에 유념하길 재삼 당부한다.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이겨 있는 바둑을 기권하다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이겨 있는 바둑을 기권하다

    이상훈 9단은 3라운드에서 이상훈 6단에게 승리했다. 그 바둑은 동명이인끼리의 대결이어서 상당히 이채로운 대국이었다. 당시 한게임에서는 그 바둑을 생중계 해설하려고 했지만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다. 한게임에서 대국하려면 ID를 만들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프로기사의 ID는 이름에 ‘프로’ 또는 ‘프로기사’라는 단어를 붙여서 만든다. 그런데 두 기사는 이름이 똑같기 때문에 구분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이상훈프로기사大’와‘이상훈프로기사小’라는 ID를 만들어서 해결했지만 이용자에게 혼선을 준다는 이유로 해설에서 제외하고 말았다. 장면도(145∼149) 백이 우상귀에서 큰 수를 내고 살면서 단번에 역전이 이루어졌다. 미세했던 형세에서 백이 약 17집 정도의 이득을 봤으므로 역전이 안 되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흑의 입장에서는 불행 중 다행이 선수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상 최대인 흑145,147의 끝내기를 할 수 있었다. 대략 14집 정도의 끝내기이다. 결과적으로 백은 좌상귀를 방치하고 우상귀 끝내기를 한 셈이므로 안팎으로 계산해 보면 종합적으로 3집의 이득을 본 셈이다. 반집승부였던 상황에서 3집의 이득을 봤으므로 현재 형세는 백이 3집 정도 좋다. 즉 반면으로는 흑이 3집 정도 앞서 있지만 6집반의 덤은 도저히 지불할 수 없는 형세인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 박지은 6단은 백148, 흑149를 하나 교환하더니 갑자기 불계패를 선언했다. 상대 대국자인 이상훈 9단이나 관전자들 모두 깜짝 놀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검토실에 있던 기사들이 몰려와서 유리한데 왜 돌을 거뒀냐고 질문하자, 놀란 것은 오히려 박지은 6단이었다. 중반 중앙에서 워낙 크게 망했기 때문에 줄곧 형세를 비관하고 있었고, 미세해졌던 사실이나 역전했던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필승의 바둑을 역전패 당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겨 있는 상태에서 진 줄 알고 기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바둑은 이처럼 어처구니없이 끝났다. 승리를 거둔 이 9단은 이로써 5연승. 실력과 함께 운도 따르니 이번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은 이 9단에게 행운의 기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운이 어디까지 갈지도 관심거리이다. 149수 끝, 흑 불계승 유승엽 withbdk@naver.com
  • 10억 당첨 억~ 못준다니 악~

    즉석식 인쇄복권 ‘스피또-2000’에서 10억원짜리 즉석복권 1등에 당첨되고도 당첨금을 받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빚어졌다. 당국은 일단 인쇄업체의 잘못으로 판단하고 해당 복권의 판매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오류가 일어난 복권이 모두 7000장에 이를 만큼 대규모인 데다 1등 당첨번호를 가진 복권만 10장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어 커다란 혼란이 예상된다. 사고가 일어난 복권은 지난 6월18일 인쇄되어 9월15일 전국의 복권판매점에 배포됐다. 국무총리실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자영업자 A씨는 안양에서 구입한 복권이 10억원에 당첨됐다며 당첨금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복권위는 복권 뒷면에 새긴 검증번호가 복권의 고유번호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급불가’판정을 내렸다. 스피또-2000은 복권인쇄소, 인쇄복권사업단, 당첨금 지급 금융기관 등 3곳의 검증번호가 같아야 당첨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복권위는 문제가 일어나자 25일 오전 9시 스피또-2000의 판매를 중단하고, 복권을 회수하는 한편 검증번호가 일치하지 않는 당첨복권은 당첨금 지급을 중단토록 연합복권사업단에 지시했다. 복권위 관계자는 “복권인쇄업체가 복권 생성 전산 프로그램을 인쇄시스템으로 전송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복권 뒷면의 암호가 틀린 복권은 당첨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정밀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변협 하창우 공보이사는 “복권위가 당첨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해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 이사는 “복권 공급자와 복권 수요자 사이에는 계약관계가 성립하는데, 공급자인 복권위 스스로의 잘못으로 암호가 틀린 복권이 발행됐다면 당첨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등 번호의 복권을 가진 A씨는 현재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이 거대한 ‘술통’속에선 술 한 방울 마실 수 없다

    이 거대한 ‘술통’속에선 술 한 방울 마실 수 없다

    글 박재곤《산따라 맛따라》저자, www.sanchonmirak.com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무려 34,000여 점의 민속주 자료와 전통 술 빚기 도구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다. 안성 서운산의 북쪽자락, 마둔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 313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스무 살 나이에 3·1독립선언서를 영역, 해외에 보내고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다’ 는 논개의 높은 절개를 노래한 수주 변영로(樹州 卞榮魯) 선생은 수필집 《명정(酩酊) 40년》을 남겼다. 명정(酩酊)의 명(酩)은 ‘술 취할 명(酩)이고, 정(酊) 또한 ‘술 취할 정(酊)’이다. 그러고 보면 ‘명정 40년’은 ‘술 취하고 술 취한 40년’이라는 뜻이겠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면 몇 날 몇 밤을 앉은자리에서 꼬박 새우며 술을 마셨다는 얘기부터 배꼽을 잡고 웃어야만 할 ‘술 취한’ 얘기들이 수두룩하다. 조선일보에서 발행하는 월간 《山》에 등장하는 등산만화 ‘악돌이’도 이제 40의 나이로 접어 드는데 돌이켜 챙겨보니 어느 한 달 술 안 마셨던 달이 없었다. ‘악돌이’는 만화의 주인공이지만 만화를 그리는 박영래 화백 바로 그 사람이다. 악돌이는 천하에 이름 높은 술꾼이자 산꾼이다. 당연한 귀결이지만 그의 아내는 악처(惡妻. 岳妻)가 되었다. 홍두깨 같은 빨래방망이가 아니면 연탄집게를 하늘높이 쳐들고 남편의 뒤꽁무니를 따라 잡으려 악을 쓰는 악처다. 악돌이는 이 악처의 영역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러고는 도망을 치듯 산으로 간다. 덕분에 악돌이는 세상이 알아주는 공처가가 되고 말았다. 등산 헬멧을 눈까지 가릴 정도로 깊숙이 내려쓰고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계속 범하면서도 어김없이 매달 산행을 하고 어김없이 술을 마신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장마 중의 나흘 동안 경기도 안성땅 서운산 주변을 헤매다가 마지막날 우리는 ‘대한민국 술박물관’이라는 거대한 술독으로 빠져들었다. ‘술박물관’이라는 ‘술독’에서 자꾸 떠오른 인물이 바로 수주 변영로 선생과 악돌이 박영래 화백이었다. ”술도 엄연한 하나의 문화인데 자취를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던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무려 34,000여 점의 민속주 자료와 전통 술 빚기 도구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다. 서운산의 북쪽자락, 마둔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 313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국호 대한민국을 술박물관 이름으로 쓰고 있다기에 첫 느낌은 ‘지나치구나’ ‘건방지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랬지만 박물관을 둘러보고 박영국(朴泳國. 51) 관장을 만나보고서는 금방 그런 생각의 경솔했음을 뉘우쳤다. 슈퍼마켓과 술 도매점을 운영하며 술에 관한 남다른 애착을 가졌던 박 관장은 세상에 태어났다가 스스로 무엇 한 가지라도 남겨야겠다는 신념에서 23년 전부터 이 일에 매달렸다고 한다. 버려진 양조장이나 고물상을 닥치는 대로 뒤져가며 자료를 찾아 다녔다. 고물상에서 술병 하나를 찾으면 2~3일 동안 일을 도와 주고 그 병을 얻어 왔다고 한다. 남들이 하찮게 보는 병마개 하나 얻으려 외진 시골을 찾아가느라 십만 원 정도의 교통비를 뿌린 경우는 부지기수로 꼽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그에게 지금은 전국 각지의 고물상이 자료수집의 창구가 되어 있고 돈독한 친분이 쌓이게 되었다고도 한다. 참으로 엄청난 일을 한 그가 이제사 건물을 북향으로 지어 술병의 상표가 빛에 바래지지 않도록 하는 등 독특한 형태의 2층 건물에 박물관의 문패를 걸었다.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우리 술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박물관 1층에는 쳇도리(깔대기)와 소주를 받는 증류기인 소줏고리, 내린소주를 보관하는 기기인 술춘 등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전통 술빚기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두밥을 짓고 발효시켜 청주와 소주를 만들어내는 전통주 제조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2층에는 소주·맥주·와인·양주·전통민속주 등 다양한 술의 광고와 홍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의 근대사에서 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었다. 민속주에 대한 기록이 담긴 조선주조사(朝鮮酒造史)와 조선시대 술에 대한 예법을 그린 향례합편(鄕禮合編) 같은 희귀본도 소장해 놓았다. 대형 술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놓여 있는 옥외 전시장에서는 술꾼들의 추억과 흥미를 돋우는 장면들이 즐비하다. 전통주를 직접 빚을 수 있는 부뚜막 시설과 발효와 숙성과정을 거치는 술방에서 술빚기 시연을 보고 스스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거대한 ‘술통’속에서는 술 한 방울도 마실 수 없다. 어디까지나 박물관일 뿐, 술을 마시는 주장(酒場)은 아니다. 전시된 34,000여 점의 자료들은 지금까지 모아 온 자료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은 태산보다도 더 크다며 즐거워하는 박영국 관장. 그는 전통주를 보존 계승하는 일에 계속 몸과 마음을 다 바칠 것이며 술체험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던 원대했던 꿈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수주’나 ‘악돌이’같은 당대 최고 주당들의 면면들도 자신의 술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임을 밝혔다. 문의: 031-671-3903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막가는 ‘악플러’ 고삐가 없다

    지난 15일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에 한 50대 남성이 귀갓길 여고생을 강간한 뒤 살인·암매장했다는 기사가 뉴스사이트 첫머리에 올랐다. 경악할 만한 반인륜적 사건이었는데도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피해자를 욕하는 어처구니없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강제로 하니까 그랬지…ㅉㅉ. 돈 줘가면서 살살 꼬셨으면 저랬겠어?(아이디 a모)’‘저놈 부럽네…. 아 나도 어떻게 한번?(n모)’‘얼마나 못생겼기에 그 놈 차에 탔지?(r모)’‘남자가 여자를 원했고, 그것은 음양의 이치와 같죠.(b모)’‘이게 다 전라도사람들 때문임(b모)’●지역감정 조장·악의적 인신 모욕도 하루 수십∼수백만명이 보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상식 이하의 악플(악의적 댓글)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지만 포털과 정부가 미온적인 대처로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신고제도’를 도입했지만 신고 뒤에도 방치되고 처리 기준도 들쭉날쭉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얼마나 못생겼으면 그놈 차에 탔냐.’는 등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올린 아이디 r모를 신고했지만 12시간 동안 아무 변화가 없었다. 네이버는 “운영원칙에 어긋나는 댓글이라면 모니터링단의 신고가 들어오는 즉시 삭제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의 운영원칙에는 ‘타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글’은 삭제한다고 나와 있다. 미디어 다음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음은 ‘개인정보 유포로 명예훼손 및 초상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올리면 삭제와 함께 아이디의 제한, 정지, 박탈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새로 만들어 글을 올릴 수 있어 유명무실하다. 정부는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불법 정보를 발견하거나 신고가 들어오면 그때그때 사업자에게 조치 명령을 내릴 뿐 운영 제도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인터넷실명제법안’이 발의됐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네이버의 경우 로그인 때 실명을 확인하고 글쓴이의 블로그를 공개하는 ‘반실명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문제는 여전하다.●일관성있는 리플 관리기준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일관성있는 관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민경배(경희사이버대 교수)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보인권위원은 “악플 판단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합리적인 게시판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포털사업자들이 함께 게시판 운영 기준 및 리플 관리기준을 마련해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털이 ‘인기를 위해 악플러를 방치한다.’는 비난을 피하려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포털측에서 네티즌들에게 악플의 불법성과 폐해를 ‘안내’ 수준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담배 경고문구처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경유차 배기가스 대책도 ‘구멍’

    경유차 배기가스 대책도 ‘구멍’

    수도권 대기개선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2014년까지 4조원이 투입되는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이 시행 초기부터 비틀대고 있다. 매연을 줄이기 위해 경유차에 부착해 온 저감장치의 성능이 턱없이 부실하거나, 부착 대상이 아닌 저속 경유차에 고가의 매연 저감장치를 다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했다.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관리부실과 국민혈세 낭비 등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7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환경부 등 정부기관 내부 문건에 따르면 3.5t 미만 경유차에 부착해 온 산화촉매장치(DOC)가 열대 중 여섯대 꼴로 제 성능(미세먼지 25% 저감)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하대 연구팀이 환경부 연구용역으로 성능평가를 한 결과, 이 장치를 단 경유차의 60∼67%가 ‘성능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DOC는 지난해부터 이달까지 3만 6000여대의 경유차에 부착됐다. 여기에 지원된 예산(국고+지방비)만 대당 100만원 안팎씩 400억여원에 이른다. 환경부는 “결함장치에 대한 리콜 및 인증취소 등 제도 정비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대당 700만원짜리 매연 여과장치(DPF)는 지난 한해 동안 달아서는 안될 저속주행 경유차 수백여대에 부착돼 장치고장과 출력·연비 저하 등 부작용을 일으켰다. 환경부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확인, 제작사 등에 “마을버스·청소차 408대에 부착된 장치를 교체하라.”는 시정명령 공문을 지난 1일 발송했다. 올 들어서도 서울시 마을버스 355대 가운데 39대(11%)가, 경기도는 98대 중 44대(45%)가 매연 과다배출 등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DPF 부착 시내버스의 연료소모량도 부착 전보다 9.2%나 증가했다. 그동안 사업 확대에만 매달린 정부의 편향된 홍보방식도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저감장치 보증기간(3년)이 끝나면 해마다 8만∼16만원씩 관리비용이 들고,LPG 개조 경유차는 자동차보험료가 껑충 뛰는 점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왔다. 정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96년식 뉴포터 경유차를 LPG로 개조하면 보험료 산정기준 차량가격이 184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올라 보험료도 6만 3000원에서 20만원으로 세 배 남짓 치솟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는 “차량 소유주 등에게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나중에 민원이나 분쟁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멀쩡한 사람에 ‘시체 처리비’를 청구한 내막

    “나의 아버지는 이미 병이 다 나아 병원에서 퇴원해 집에 멀쩡히 잘 계시는데,‘시체 처리비’를 청구하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중국 대륙에 연탄가스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다 나아 퇴원한 사람에게 ‘시체 처리비용’를 청구한 ‘정신 나간 병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경화시보(京華時報)는 베이징(北京)시 펑타이(豊台)구 둥톄잉(東鐵營)에 살고 있는 왕(王)모씨가 최근 연탄가스 중독으로 입원한 아버지가 퇴원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데,병원측이 ‘시체 처리비’가 미납됐다며 완납하라는 독촉장을 받아 주변 사람들이 황당해 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왕씨의 아버지는 연탄가스에 중독돼 톄잉의원에 입원했다.그의 아버지는 병이 다 나아 퇴원하면서 병원비를 내고 영수증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전 톄잉병원으로부터 이상한 청구서를 한 장이 날아들었다.그 청구서에는 병원비중 ‘시체 처리비’가 미납됐으니,완납하라는 내용이었다. 왕씨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 영수증을 살펴보니,‘시체처리비’ 1000위안(약 12만원)이 내지 않은 것으로 돼 있는 것이 아닌가.고대 톄잉병원으로 달려가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 따졌다. 이에 병원측 관계자 리(李)모씨는 매일 많은 환자들이 퇴원하는 탓에 입원비 정산 자료가 섞여서 이런 혼란을 불러온 것 같다.”며 “그러나 영수증이 발행된 시간이 너무 오래돼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할만한 입원비 정산 자료를 찾을 수 없는 만큼 항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화가 난 왕씨는 “입원해 있던 아버지가 지금 멀쩡히 생활하고 계시는데 ‘시체 처리비’를 청구했다는 사실 자체에 분노가 치민다.”며 “마땅히 잘못 됐으면 고쳐야지,자료가 없다는 핑계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병원측이 이렇게 나오는 마당에 나도 더이상 두고 볼 수만 없다.”며 “이는 아버지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 행위인 만큼 명예회복을 위해 5000위안(약 60만원)의 배상금을 법원에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Book Review] 건국 공간속의 외세 다시보기

    오래된 풍경 하나. 남한은 북한을, 북한은 남한을 소련과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긴다. 남북은 미국과 소련의 후원 없이는 태어날 수 없는 정부였다는 식이다. 그런데 정말 그렇기만 했을까. 가르마를 타 한쪽으로 머리카락을 빗어넘기는 단정함은 머리카락의 자연스러운 숨결을 반드시 죽게 한다. 풀이과정 없이 답안만 앙상하게 남는 격이다. ‘우방과 제국, 한미관계의 두 신화’(창비 펴냄·이하 ‘신화’)와 ‘북조선 탄생’(서해문집 펴냄·이하 ‘탄생’)은 역사의 머릿결을 자연스럽고 입체적으로 되살려 놓은 책이다.‘신화’는 국사학자로서는 처음으로 한·미 관계를 분석한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노작이다. 찰스 암스트롱 미 컬럼비아대 한국학연구센터소장이 쓴 ‘탄생’은 흔히 90년대 초반 소련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부정·극복됐다는 브루스 커밍스류의 수정주의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우선 ‘신화’를 관통하는 저자의 생각은 미국 자체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와 동북아 전략이라는 ‘이해관계’ 사이에서 줄타기한 국가라는 것이다. 지금 부시 정부야 주먹질이 전부인 줄 알지만, 냉전기 미국 정부는 공산진영에 대한 ‘봉쇄(Containment)전략’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군사력뿐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를 굉장히 꼼꼼히 따졌다는 것. 흔히 말하는 ‘세계여론’에 민감했던 이유다. 그러니 자연스레 미국의 대외정책은 시기와 국면에 따라 유동적이었다. 이 유동성이 바로 한국의 자율공간이다. 한국은 과연 이 빈 공간을 잘 이용했을까. 저자는 부정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을 무조건 퍼주는 ‘우방’이나 언젠가는 다 먹어치울 ‘제국’이라는 이분법으로만 봤기 때문. 그러니 미국의 대한 정책에 잘 대응하지도 못하고, 지나온 대미 관계에서 교훈도 얻지 못한다. 세세하게는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발전이론가 로스토를 재조명한 4부와 박정희 정권 때 미국의 집요한 김종필 제거전략과 역풍을 다룬 5부가 흥미롭게 읽힌다. 역사의 숨결을 풍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탄생’은 더 많은 눈길이 간다. 저자는 북한 건국의 키워드로 ‘민족주의’와 ‘혁명’을 제시한다. 원제가 ‘북조선 혁명(The North Korean Revolution 1945-1950)’이다. 국가 성립기 북한은 가장 급격한 사회변화를, 그것도 동유럽과 비교했을 때 아주 토착적인 방식으로 추진했다는 것.‘북한의 소비에트화’가 아니라 ‘소비에트의 북한화’였고, 그 중심에는 민족주의가 있었다는 얘기다. 북한이 지금도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는 것도 소련에 의해 세워진, 소련을 아주 가져다 베낀 나라가 아니라 이런 북조선혁명의 특성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에다 가부장적인 유교 문화를 포갠다. 지금 북한 형편이야 어처구니없지만,1950년에는 지금의 상황을 예측이나 했겠느냐는 게 저자의 반문이다. 어쨌든 남한은 성공했으니 훌륭했고, 북한은 실패했으니 절대악이라는 희한한 논리가 학문의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불온’할 수 있겠다. 번역자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이정우(‘통일한국’ 편집장)가 여기저기 ‘이 책의 논의는 전적으로 학술적인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대목은 씁쓸하기도 하다. 이미 승패가 확연히 갈린 상황에서 이런 북한연구 성과 소개마저 조심스럽게 만드는 남한의 상황은, 트라우마일까 콤플렉스일까. 각각 1만 7000원,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남편 맘잡으려 데려온 딸의 순결(純潔)까지…

    남편 맘잡으려 데려온 딸의 순결(純潔)까지…

    남편의 바람기를 막으려던 40대의 여심(女心)이 끝내는 17세 난 자기 딸의 순결마저 남편에게 갖다 바쳤다. 멀어져가는 남편의 마음을 자기에게 묶어두기 위해 전 남편 사이에서 난 딸을 남편의 방에 들여보내야 했던 이 여인의 기막힌 내막을 살펴보면-. 69년 12월 1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과에 40세 가량의 한 중년여인이 경찰서에서 발부한 출두지시서를 들고 약간 수줍은 몸짓으로 담당 김모형사 앞으로 다가갔다. 김형사와 마주 앉아 심문을 받는 이 여인은 『남편의 외도를 참을 수 없어 어린 딸이라도 바쳐서 멀어진 남편의 애정을 되찾으려 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천인공노할 이 여인 집안의 해괴한 정사가 동네사람들에 의해 고발됐지만 적용법규가 될 간통이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들이 친고죄이기 때문에 김형사는 생각다 못해 이 여인을 데리고 수사과장 책상으로 갔다. 이 영인이 영등포경찰서 長수사과장에게 사뭇 부끄러운 표정으로 들려준 「모(母)의 중개에 의한 부녀(父女)간통」의 자초지종은 -. 한춘자(韓春子,가명), 올해 42세. 어쩌면 여자로서는 자기에게서 멀어져 가는 남자의 애정을 자기 주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갖은 안간힘을 쓴 연륜일지도 모른다. 첫 남편 朴모씨와 8년전 사별한 韓여인은 5년 전부터 전 남편사이에 난 딸 경순(敬順)양(가명, 당시 14세)을 데리고 조그만 목로술집을 차리고 살아왔다. 이 모녀의 목로주점에 자주 드나들던 단골손님 중에 드내기 행상인 김수성(金壽晟)씨(가명·45)가 끼어 있었다. 자주 찾아오는 金씨와 韓여인은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었고 서로 신변사정을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金씨는 방탕벽이 심하고 주색(酒色)에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사람. 金씨의 능란한 꾐에 빠진 韓여인은 金씨와 살림을 차리기에 이르렀다. 金씨의 본부인은 金씨가 방탕벽과 바람기로 살림을 돌보지 않자 金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 하나를 데리고 몰래 달아나 버렸던 것. 이래서 홀아비로 살아온 金씨는 韓여인의 집에 와 함께 살게되었다. 홀아비의 마음은 과부가 알아주는 것. 두 사람의 살림은 마냥 즐거웠다. 오랜 독수공방 끝에 새 남편을 얻은 중년의 여심(女心)은 극진했다. 몸과 마음을 다해 남편 金씨를 섬겼다. 韓여인의 딸 경순양도 의붓 아버지 金씨를 잘 따랐다. 그러나 몇 달 안가서 풍파가 일기 시작했다. 金씨의 바람기가 되살아나 외박을 하는 날이 잦아지기 시작한 것. 남편이 들어오지 않는 밤마다 韓여인은 늘그막에 얻은 남편의 사랑이 멀어져 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어쩌다가 집에 들어오는 날 韓여인은 갖은 정성을 다해 남편을 섬겼다. 그러나 남편은 즐거운 표정이 아니었다. 韓여인은 남편에게 이미 매력을 주지 못하게 되버린 늙은 자신의 육체가 한계점에 다가섰다고 느끼자 심한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 그러나 이제와서 남편의 사랑을 남에게 빼앗길 수는 없었다. 고민하던 韓여인의 머리에 묘안이 스쳤다. 자신의 늙은 육체에 싫증이 난 남편이 방년 17세의 딸 경순양을 가까이 하면 외박을 하지 않고 가정에 충실하게 되어 자신은 버림을 받을 염려가 없을 것 같았다. 사랑을 위해 딸까지 희생시키려는 어처구니 없는 중년여인의 마음이었다. 韓여인은 남편 金씨에게 은근한 말로 의사를 타진해 봤다. 처음엔 남편 金씨도 『그럴 수 있느냐』고 펄쩍 뛰었다. 韓여인은 끈질기게 남편을 설득, 펄쩍 뛰던 金씨도 싫다, 좋다, 말이 없게 됐다. 무언의 승낙인 것이다. 그 다음은 딸 경순양을 꾀기 시작했다. 『우리 두 모녀의 앞날을 위해서도 너의 희생은 정당하다』 고 갖은 감언으로 딸을 꾀었다. 딸은 울면서 거절했지만 의붓아버지 金씨의 탐욕적인 눈길에 문득 문득 얼굴이 붉어지는 사춘기였다. 어느 날 딸은 어머니의 간곡한 호소와 꾐에 엷은 흥분으로 들떠 등을 떠밀려 의붓아버지 金씨의 방으로 들어갔다. 딸의 젊은 육체를 안 남편 金씨는 외도를 않게 될 것이고 남편의 몸과 마음은 항상 자기 곁에 머물러 있으리라 생각했다. 한동안 남편 金씨는 「꿀먹은 벙어리」였다. 그 잦던 외박도 뚝 그쳤다. 3인의 희한한 혼거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몇 달 동안뿐. 金씨는 다시 외박을 시작했고 모처럼 들어오는 날이면 韓여인과 경순양을 마구 때리기도 했다. 두 중년 남녀의 사랑의 갈등에 끼여 무참하게 짓밟혀 버린 경순양은 아무 말 없이 울 뿐이었다. 만사가 틀린 韓여인은 남편 金씨가 원망스러웠다. 이 사실을 이웃 여인에게 하소연도 해봤으나 오히려 아낙네들을 통해 이 해괴한 사실이 알려져 동네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끝내는 경찰에 진정하기에 이르고 말았다. 한여인의 기막힌 사연을 다듣고 난 長과장은 남편 金씨의 행동을 나무라기 전에 남자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딸의 순결까지 빼앗기게 한 잔인하리만큼 무서운 중년여인의 탐욕에 몸서리쳤다. 『어처구니 없는 짓을 벌인 이들 남녀들에겐 처벌 이전에 인간의 양심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25년간의 수사과 생활에서 꿋꿋하게 다져지고 무디어지기까지한 長과장도 기가막혀 한참동안 어쩔줄 몰라했다. <우홍제(禹弘濟)기자> [선데이서울 70년 1월11일호 제3권 2호 통권 제 67호]
  • [MLB] 보스턴, ‘앙숙’ 양키스에 55년만에 치욕의 ‘5연전 전패’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전세계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알아주는 ‘앙숙’이다. 서로를 짓밟기 위해 최상의 라인업을 구축하려는 두 구단의 욕심은 제3자의 입장에선 흥미로운 관전포인트. 지고는 못 사는 두 팀이 올시즌 첫 5연전에 돌입했을 때 양키스는 보스턴에 1.5게임 앞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결과에 따라선 동부지구 판도가 요동칠 수 있었다. 22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시리즈 마지막날, 양키스가 선발 코리 라이들의 6이닝 무실투 역투를 앞세워 보스턴을 2-1로 꺾고 5연전을 싹쓸이했다.9회말 보스턴 공격이 끝나는 순간 좀처럼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양키스 조 토레 감독도 코칭스태프와 굳은 악수를 나누며 5연승을 자축했다. 보스턴의 홈팬들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원정응원 온 양키스팬은 축배를 들었다. 양키스가 보스턴과의 5연전을 싹쓸이한 것은 지난 1951년 9월28∼30일 이후 55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경기는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5연전을 싹쓸이한 것은 역사상 단 두 차례(1927·1943년)뿐이었고, 두 번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유난히 ‘징크스’와 ‘저주’를 입에 달고 사는 양키스 팬들에겐 27번째 월드시리즈 제패를 향한 상서로운 징조로 치부하기에 충분한 승리였다. 보스턴으로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들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28년 전인 1978년 9월7일 보스턴은 AL 동부지구 2위 양키스에 4게임 앞섰지만 안방에서 4연패, 공동 1위로 주저앉았다. 이른바 ‘보스턴 대학살(Boston Massacre)’이다. 결국 그 해 99승63패로 동률을 이룬 뒤 단판 플레이오프에서 양키스가 보스턴에 5-4로 승리, 플레이오프에 나선 뒤 월드시리즈까지 우승했다. 정규리그 38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양키스(75승48패 승률 .610)에 6.5게임 뒤진 보스턴(69승55패 .556)의 지구 선두탈환은 수월하지 않을 전망.AL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디펜딩챔프’ 시카고 화이트삭스(73승51패 .589)와 미네소타 트윈스(72승51패 .585)에 뒤져 험란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바다이야기’ 의혹 철저히 파헤쳐라

    불과 2년도 안돼 동네 골목까지 파고든 성인용 도박게임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씨와 노사모 전 회장 명계남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면서 야당은 일찌감치 참여정부 최대의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규정짓고 파상공세에 나섰다. 다른 권력실세 개입설에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 조성설 등 온갖 소문이 세간에 떠도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이 최근 언론사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데다 유진룡 전 문화부차관이 사업 중단을 몇차례나 요구했다는 주장 등이 맞물리면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의혹은 두 갈래로 정리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바다이야기 허가와 관련한 권력형 비리 여부, 그리고 오락에 쓰인 경품용 상품권 유통사업에 권력 실세가 개입했는지 여부이다. 청와대는 어제 노지원씨 관련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시중의 의혹을 씻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나도는 소문과 간극이 워낙 크다. 해명 내용도 의혹의 핵심과는 거리가 있다. 명씨 또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언론사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으나 이 역시 파문 해소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사자들로서야 물론 어처구니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저 “모르는 일이다.”라는 정도의 해명으로 파문이 가라앉기에는 제기된 의혹이 너무나 크고 무겁다. 권력 누수와 국정의 일대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의혹은 조속히 밝혀지고 깨끗이 정리돼야 한다. 감사원은 PC방 불법 사행행위 감사와 별개로, 영상물등급위의 바다이야기 허가 과정에 대해 특감을 벌여야 한다. 검찰도 지금까지 해온 바다이야기 불법개조 수사를 바탕으로 권력의 개입 여부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 야당에도 주문한다. 국민은 의혹이 아니라 진실을 원한다. 의혹을 부풀리기보다 그 실체에 다가서려는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 어처구니없는 아파트

    어처구니없는 아파트

    “여기도 101동, 저기도 101동 헷갈리네요.” 한 단지안에 12개 동이 겉모습은 물론 아파트 동번호마저 똑같아 고지서·택배·자장면 배달, 집 찾기 등 7개월째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동번호를 바꿔 구분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건설회사의 잘못에다 주민들의 자존심이 혼란을 부채질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의정부 신도건설은 용현동에 ‘단일 1446가구 단지’를 조성한다며 2001년 10월 용현동 290의1에 1차로 ‘신도 10차 파크힐 타운’ 613가구를 (101동∼106동)를 분양했다. 이 아파트는 당초 ‘신도 파크힐’이었으나 신도건설이 지난해 10월 자사의 새 브랜드인 ‘브래뉴’ 로고를 넣은 ‘신도브래뉴’로 아파트 이름을 바꿨다. 그런데 올해초 이 아파트와 인접한 ‘신도브래뉴 10-1차’ 734가구가 2차로 입주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건설사는 기존 6개 동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새로 입주할 10개동에 당초 ‘신도브래뉴’ 201∼210동을 부여했다. 그러나 입주자들은 모델하우스 아파트 모형에도 101∼110동으로 돼있고 주민등록상 아파트 동수도 마찬가지라며 동번호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는 지난 2월1일부터 2차아파트 동 번호를 101∼110동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 동번호와 색상이 똑같은 6쌍의 쌍둥이 아파트(101∼106동)가 태어났다. 이후 택배와 각종 고지서가 잘못 전달되는 것은 부지기수고, 초 저녁에 잠든 노부부 집에 야식이 배달되는 등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민원 현장을 살피기 위해 1차 분양된 관리사무소를 찾은 김문원 의정부시장이 2차 분양 아파트로 길을 잘못드는 웃지 못할 진풍경도 벌어졌다. 1차와 2차 분양아파트 입주자들은 한때 서로를 반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차쪽을 201∼210동으로 변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 2차 분양아파트 옆에 오는 10월 입주예정으로 300여 가구의 신도 11차 아파트가 들어선다. 입주 주민들은 이들 아파트 동번호를 301,302동으로 부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1차,2차 입주민들은 혼란의 책임이 건설사측에 있다며 표기변경과 재도색, 각종 표지판 교체비용과 등기부·주민등록 등 공부정리 행정비용 등을 건설사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도건설 관계자는 “비용은 부담하고,11차 아파트의 동 명칭도 301,302동식으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사의 설명과는 달리 11차 아파트의 분양계약서상에는 101동,102동식으로 되어 있어 또다른 혼란이 예상된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사설] 불법 교내집회 학교가 막아야 하나

    연세대가 교내에서 열리는 통일연대·한총련 주최의 ‘8·15 통일축전’을 막으려고 했으나 경찰 측의 무성의로 무산됐다. 통일연대 측은 그제 트럭 3대를 앞세워 연세대 교직원들의 저지를 뚫고 정문으로 진입했으며, 어제도 힘으로 몰아붙여 연세대 교정 곳곳을 ‘점거’했다. 대학 당국은 이에 앞서 행사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고 경찰에게는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병력을 학교에서 원거리 배치하는 등 수수방관해 시위대 진입을 사실상 묵인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대학 당국이 학교 재산과 학생들을 보호하고자 지원을 요청했는데 경찰이 이를 묵살하였으니 그 책임을 추후 어떻게 질 것인가.1996년 시위대가 대학 건물을 9일동안 점거·농성해 150억원대의 재산 피해를 입는 등 연세대는 그동안 각종 시위로 막심한 손해를 입어왔다. 따라서 대학 당국이 시위대 출입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대학측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집회를 경찰이 나 몰라라 하니 그럼 시위대는 교직원들이 막으라는 말인가. 지난해 11월 여의도 농민시위의 여파로 농민 두 명이 희생돼 경찰 총수가 결국 옷을 벗은 일이 있었다. 그뒤로 경찰의 시위 대응 방식을 보면 태업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지난 4월 평택 대추리 시위 때나, 지난달 포스코 점거농성 때도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예정된 시위를 초기에 봉쇄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음을 경찰은 명심하기 바란다.
  • [사설] 디스크 수술중 사망하는 군 의료체계

    군병원에서 사병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다가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가 터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박모(21) 이병은 수술 중 동맥과 정맥이 끊어지는 바람에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보면 디스크 수술이 잘못돼서 하반신이 마비되는 경우는 드물게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생명을 잃을 확률은 0.001%도 안 된다는 것이다. 디스크치료 전문병원의 의사는 심지어 이번 사고를 “해외토픽감”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희귀한 사례라는 얘기다. 그런데 군병원에서 도대체 어떻게 수술했기에 사망사고로 이어졌는지 아연할 따름이다. 박 이병의 유족에 의하면 그는 신병훈련을 받다가 허리를 삐끗했다고 한다. 통증을 호소했는 데도 군측은 ‘꾀병’이라며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휴가를 이용해서 일반병원에서 진찰받고 수술 예약까지 해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군부대측은 “일반병원에서 수술하면 의병제대를 안 시켜 준다.”면서 군병원에서 수술할 것을 권했다는 것이다. 결국 전문성이 떨어지는 군의관이 무리하게 수술하다가 생사람을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우리는 군 의료사고가 터질 때마다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을 촉구해왔다. 군인의 생명을 이렇게 가볍게 여기는 구태의연한 의료체계라면 어느 부모가 자식을 마음놓고 국가에 맡길 수 있겠는가. 군당국은 이번 사고의 진상과 과실 여부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아직도 사병들을 ‘실험용’쯤으로 여기는 군의관은 없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아울러 의무심사규정이 현실에 부합하는지, 군의관의 임상적 판단과 검증시스템, 의병제대 규정 등 군 의료체계 전반을 꼼꼼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우후죽순 드라마 세트장 자제해야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관광 수요를 기대하고 무분별하게 유치했던 영화·드라마 세트장이 대부분 애물단지가 됐다고 한다. 예산처와 행·의정 감시 전남연대가 밝힌 드라마 세트장 예산낭비 사례를 보면 기가 막힐 지경이다. 세금 수십억원을 퍼부었는데 해당 드라마 방영 기간에만 ‘반짝 관광객’이 찾았을 뿐, 종영 후에는 발길이 뜸해졌다는 것이다. 관리 부실로 폐허가 되거나 홍수에 유실된 경우도 있다. 이러니 아까운 예산을 탕진했다는 질타가 쏟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순천시가 특별교부세·시비·도비를 합쳐 63억원을 쏟아부은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 세트장에는 요즘 하루 유료관람객이 예상치의 절반인 750명이라고 한다. 태안군이 40억원을 들여 지은 ‘장길산’ 세트장은 제작사의 부도로 관광수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뿐인가. 금산군이 2001년 만든 ‘상도’ 세트장은 방치됐다가 이태 뒤 홍수에 떠내려갔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해당 단체장들은 혈세낭비 책임을 모른 척하고, 이들에 대한 법적 제재도 마땅치 않다니 더욱 문제다. 지역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노력은 권장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경제효과나 사업 타당성을 면밀히 따지지 않고 다른 데서 하니까 우후죽순격으로 따라 하는 행태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일부 단체장은 자신의 치적 홍보용으로 촬영장을 유치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단체장들은 예산낭비야말로 지역주민에게 가장 큰 해악이요, 죄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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