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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전 납품대금 조기지급 작년보다 12% 증가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기업들이 올해 납품대금을 조기지급한 규모가 지난해보다 12.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의 ‘2013년 100대 기업의 추석 전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지급 계획 실태조사’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올해 납품대금 조기지급 규모는 4조 80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240억원 증가했다. ‘조기지급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71곳이다. 이들 업체가 지급할 대금의 88.4%가량인 4조 2614억원은 현금이다. 또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기업구매카드 등 현금성 결제가 4874억원(10.1%)이며, 어음은 522억원(1.1%)이다. 조기지급 계획이 없는 29개사의 지급기일도 하도급법에 규정된 60일보다 40일 이상 빠른 19.9일로 나타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왕따 논란’ 티아라 4억대 소송 패소…이유는

    ‘왕따 논란’ 티아라 4억대 소송 패소…이유는

    티아라가 4억원을 광고주에게 반환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3월 샤트렌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 로즈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던 티아라는 같은 해 7월 티아라 멤버들 사이에 일명 ‘왕따설’이 불거지면서 멤버 화영이 탈퇴하는 등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따라 샤트렌 측은 티아라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광고료 4억원 반환을 요구했다. 티아라 측은 계약해지의 과실을 인정해 반환 합의하고 공정증서를 작성한 뒤 약속어음을 발행했지만 갑자기 합의를 취소하고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고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티아라 측은 “샤트렌 측이 합의 이후 티아라를 모델로 한 광고를 중단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계속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 33부 (부장판사 박평균)는 8일 원고 기각 판결을 내리고 “합의 이후에 피고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티아라를 모델로 활용할 수 없었고, 원고도 이를 인정해 합의한 것이다. 오히려 피고는 티아라를 모델로 계속 활용할 경우 이미지 손상의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티아라 측이 합의취소의 이유로 제출한 일부 광고물의 계속된 게재는 티아라를 계속 모델로 활용할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철거 비용이나 시간 때문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티아라 소송 패소 어쩌나”, “티아라 앞으로 돈 물려주게 된건가”, “티아라 쪽에서 항소할 듯”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은행, 中企·자영업자에 추석자금 15조 지원… 사상 최대

    은행들이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에 15조원이 넘는 돈을 지원한다. 역대 최대 규모로, 금융 당국의 지도에 따른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등 11개 은행은 추석 특별 경영안정자금으로 10월 중순까지 15조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10조원 규모였다. 은행별로 기업은행 3조원, KB국민·우리은행 각 2조 5000억원, 농협은행 2조원, 신한·외환은행 각 1조 5000억원, 하나은행 8000억원, 부산은행 5000억원, 전북·광주은행 각 2000억원, 대구·경남은행 각 3000억원 등이다. 기업은행은 다음 달 4일까지 기업당 최대 3억원을 지원한다. 할인어음과 매출채권 할인 등 결제성 자금 대출의 금리도 0.5% 포인트 추가 감면한다. 2조원을 지원하는 농협은행은 신규자금뿐 아니라 만기 도래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도 해 준다. 대기업들도 협력회사들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10일까지 협력회사들이 납품한 자재의 대금을 정기 지급일인 23일보다 1주일 앞당겨 추석 연휴 전인 16일에 지급하기로 했다. 자재대금 조기지급 대상 기업은 1276개사에 1700억원 규모다. 앞서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도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을 납품하는 2000여개 협력업체에 납품대금 1조 300억원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지급한다고 밝혔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제주 애월읍 100만㎡ 부지에 국제문화복합단지 조성

    제주도 애월읍에 국제문화복합단지가 조성된다.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이랜드그룹과 함께 제주 애월읍 어음리 100만㎡에 세계의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핵심 테마로 하는 대규모 복합시설을 건설한다고 1일 밝혔다. JDC가 사업 인·허가를 맡고 민간기업이 투자해 개발, 운영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이 출자하고 민간기업이 투자해 부동산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것은 드문 경우다. 특히 JDC와 이랜드그룹은 단지 운영에서 나오는 사업이익의 10%를 지역에 환원하고 지역주민 우선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이랜드그룹은 의류·관광·식품·숙박 운영 경험과 중국 현지에서의 매장 운영 경험을 접목할 방침이다. 복합단지에는 K팝 타운, 월드스타 뮤지엄, 키즈테마파크, 탐라문화거리, 컨벤션센터, 관광호텔 등이 들어선다. 2022년까지 1조원가량이 투자된다. 이랜드그룹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중국 훙커룽 자본도 끌어들였다. 토지매매대금 일부를 납입했으며, 향후 자본금을 19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지분은 이랜드그룹이 51% 이상 소유하는 구조다. JDC는 이랜드그룹 중국 사업부가 현지에서 650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잠재고객만 1억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JDC는 최종 사업계획서를 다듬고 있으며, 이달 중 사업 인·허가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투자자와 복합단지개발 실시협약을 맺고 출자도 이뤄질 예정이다. 내년 6월 인·허가를 완료하고 하반기에 착공, 2019년에 개장할 계획이다. JDC는 문화복합단지가 조성되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등이 부족하다는 관광객들의 불평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차별화된 문화관광 콘텐츠 확충으로 중국 등 외국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한욱 JDC 이사장은 “복합단지 운영 방식을 기업에만 맡기지 않고 지역 주민, 상가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며 “향토 기업, 주민들의 참여가 최대한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4) 민주 서영교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4) 민주 서영교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고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출마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의정 활동 1년에 대해 서영교(49·여) 민주당 의원(서울 중랑갑)은 매우 자신 있게 말했다. 힘들지만 행복하다는 것이다. 요즘 서 의원은 몸이 두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만 해도 오전에 라디오인터뷰, 민주당 을지로(을을 지키는 길)위원회 회의, 베트남전 파병 용사 토론회, 위안부 수요집회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에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자원재활용연대(고물상) 관계자들을 만나 고물상 유예기간 연장법안 처리와 재활용자원수집업 선진화촉진법 제정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서 의원은 “힘들다, 아프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국민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법과 행정을 편하게 바꾸는 일이 행복하고 좋다”고 말했다. 바쁜 의정 활동 가운데 당에 대한 나름의 평가도 내놨다. 서 의원은 “두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당이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거나 시작한 일을 끝까지 뒷받침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규탄 등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장외투쟁과 함께 민생을 챙기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과의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누구를 만나든 “서민의 영원한 다리, 서영교입니다”라고 말하고 다닌다. 입법 활동도 민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 의원은 대기업의 어음만기일을 한 달 이내로 규제하는 어음법 개정안,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가해 학생과 다른 학교에 배정되도록 한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그는 “거래 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역구 중소업체들의 하소연과 중학교에 가면 가해자들과 같은 학교에서 만나는 게 두렵다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고민을 듣고 만든 법안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랑구에서만 43년을 살아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안다는 점도 유리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회 입법정책개발 우수 의원상을 받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서 의원은 ‘갑을 논란’ 당시 대표적인 을(乙)이었던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로부터 받은 감사패를 다른 어떤 상보다도 소중하게 여긴다. 그는 “남양유업 사태처럼 결국 국회의원의 역할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숨 쉴 구멍’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작은 변화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면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 국회의원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경제 브리핑] 기업은행 추석 특별자금 3조 지원

    IBK기업은행은 추석을 맞아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특별자금 3조원을 지원한다. 10월 4일까지 원자재 결제, 임금·상여금, 운전자금 용도로 기업당 3억원 한도다. 할인어음과 매출채권 할인, 기업구매자금 등 결제성 자금 대출은 금리를 0.5% 포인트 더 깎아준다.
  • 사기성 기업어음 LIG 총수 3父子에, 檢 “기획 사기 엄벌을” 8~12년 구형

    경영권 방어를 위해 2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기소된 구자원(77) LIG그룹 회장 등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용관) 심리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은 중견 대기업이 일으킨 대형 기획 사기이기에 응분의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며 구 회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구 회장의 장남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40) 전 LIG건설 부사장에게도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8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이날 양형심리에서 “다른 기업 총수의 횡령, 배임과 달리 일반 금융시장에서 피해자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점에서 더욱 엄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보전금액도 피해액의 3분의2에 미치지 못하므로 양형 감경 요소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변호인은 유죄를 인정하더라도 단순한 차용금 사기일 뿐 다수가 조직적으로 벌인 기획 사기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LIG건설의 경영 상황이 회생 신청 직전인 2011년 1~2월에 급격히 나빠졌고 피고인들도 그 전에는 LIG건설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구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모든 책임은 내게 묻고 다른 임직원은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LIG 총수 3부자는 2011년 3월 LIG의 자회사인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담보로 맡긴 주식을 되찾아 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0년 10월부터 금융기관에서 2150억원 상당의 사기성 CP를 부정 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종의 恨과 눈물을 목격하다

    단종의 恨과 눈물을 목격하다

    지금부터 꼬박 556년 전입니다. 만 열여섯 살 단종은 한양을 떠나야 했습니다. 숙부 수양대군은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아무 연고도 없는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보냅니다. 딱 이맘때, 그러니까 가마솥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날 어린 임금은 길을 떠납니다. 유배지까지는 700리. 얼추 하루 100리 씩 강행군했다지요. 6일째 저녁 다다른 영월 초입에서 청령포까지는 또 100리. 칼 같은 산들이 얽히고 설킨 영월땅을 하루 만에 지난 단종은 7일째 되던 날 마침내 청령포에 닿습니다. 이처럼 지난했던 단종의 영월 여정을 모티브로 조성된 길이 ‘단종유배길’입니다. 길 곳곳에 스민 단종 애사가 가슴을 적시는 데다 영월의 관광지들 또한 굴비처럼 엮여 있어 한번쯤 돌아볼 만합니다. 먼저 단종(端宗·1441∼1457)에 대해 개략적이나마 알고 가자. 그래야 영월 풍경이 좀 더 잘 보인다. 조선 6대 임금이었던 단종은 애초부터 불행했다.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어머니 현덕왕후 권씨를 잃고(1441년 7월 24일, 조선왕조실록, 이하 음력) 12세 되던 1452년엔 아버지 문종마저 승하했다. 창졸간에 왕위에 올랐으나, 3년 뒤 작은아버지 수양대군(세조)에게 권좌를 빼앗기고 상왕으로 물러난다. 1457년엔 사육신의 단종 복위 운동에 연루돼 신분이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된 채 6월 22일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다. 여기서부터의 기록이 문제다. 정사와 야사가 마구 뒤섞였다. 조선왕조실록(이하 실록)은 “첨지중추원사 어득해에게 명하여 군사 50명을 거느리고 호송하게 하였다”고 적고 있다. 일각에서 회자되듯, 왕방연이 단종 호송을 담당했다는 대목은 없다. 단종의 죽음을 다루는 부분에선 확연히 사실관계가 엇갈린다. 실록은 1457년 10월 21일 “노산군이 자결했고, 예로써 장사지냈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믿는 백성은 없었다. 되레 세조 타살설이 훨씬 설득력을 얻었다. 장릉지(莊陵誌)의 경우 “세조 3년 10월 24일 유시(酉時, 오후 5~7시)에 공생(貢生)이 활끈으로 노산군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노산군의 옥체는 청령포의 강물에 던져 버린 것을 영월호장 엄흥도(嚴興道)가 몰래 거두어 영월군 북쪽 5리쯤의 동을지에 매장했다”고 적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장례를 치렀고 어떤 곳에 묘를 정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없는 실록에 견줘 훨씬 정교하다. 예나 지금이나 ‘사초’가 문제였던 모양이다. 여기에 숙종이 ‘결정타’를 날린다. 실록에 따르면 재임 25년째인 1699년 1월 2일, 숙종은 하직 인사 온 수령을 만난 자리에서 “단종대왕이 영월에 피하여 계실 적에 금부도사 왕방연이 고을에 도착하여 머뭇거리면서 감히 들어가지 못하였고/중략/단종대왕께서 관복을 갖추고 마루로 나아오시어 온 이유를 하문하셨으나, 왕방연이 대답하지 못하였었다/중략/그때 앞에서 늘 모시던 공생(貢生) 하나가 차마하지 못할 일을 스스로 하겠다고 자청하고 나섰다”라며 단종이 교살(絞殺·목을 졸라 죽임)됐다고 보던 자신의 견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야사에서 전하는 역사를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이를 지켜보던 좌의정 최석정이 “덮어두자”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숙종이 발설한 내용은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았다. 단종유배길은 6월 22일 한양을 출발한 단종이 영월 관내에 들어온 26일 이후의 행적을 따라간다. 전체 길이는 43㎞. 통곡의 길(솔치고개~주천 10.5㎞)과 충절의 길(주천~배일치 마을 17㎞), 인륜의 길(배일치 마을~청령포 15.5㎞)등 3개 코스다. 김원식 문화관광해설사는 “저물녘 영월땅에 들어선 단종은 솔치고개에서 7.5㎞ 떨어진 역골(공순원)에서 묵은 뒤 이튿날 길을 재촉해 청령포에 이르렀다”고 했다. 100리 가까운 35.5㎞를 하루에 걸은 셈이다. 이팔의 나이긴 하나 가마솥 같은 무더위에 험한 영월의 산길, 강길을 하루 만에 걷는 건 무리였을 터다. 그러니 그 길 곳곳에 얼마나 많은 단종의 땀과 눈물, 그리고 한숨이 배어있을지는 누구라도 쉬 짐작할 수 있다. 차로 단종유배길을 돌아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명소들이 88번 지방도에 인접해 있어 승용차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들머리인 솔치고개는 원주시와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예서 단종이 목을 축인 샘물터 어음정(御飮亭)과 다리쉼을 했다는 주천쉼터 등을 지나면 군등치(君登峙)에 닿는다. 단종이 오르다 하도 힘이 들어 이름을 물으니 호송하던 관리가 “임금이 오르는 고개니 군등치”라 했다는 유래를 가진 고개다. 고갯마루에 서면 단종이 걸어왔던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이 한눈에 보인다.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선암마을 인근엔 방울재가 있다. 단종이 타고 가던 말에서 방울이 떨어졌다는 전설이 담긴 고개다. 한반도 지형 전망대는 반드시 들르시라. 단종유배길과 거리는 있지만 영월의 아이콘일 정도로 절경인 데다, 군등치 등 영월의 산자락들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배일치(拜日峙)는 단종이 서산에 지는 해를 보고 절을 했다는 고개다. 88번 지방도 배일치터널 못 미쳐 왼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가야 한다. 이정표는 없다. 외지인이 찾기가 쉽지 않다. 걷는 길 못지않게 차도에도 이정표를 세웠으면 좋으련만 후세의 인심이 야박하기 짝이 없다. 사실 단종유배길에 대한 정보도 박약하기 그지 없다. 영월군청 홈페이지나 관광지도 등 어디에도 전체 코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는 없다. 단종이 어떤 경로로 험한 영월땅을 지나왔는지 볼 수 있다면 어린 임금이 겪었던 고통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고갯마루에 세워둔 단종 조각상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엎드려 절하는 형태의 조각상을 가까이서 보면 기골이 장대한 무장(武將)을 보는 듯하다. 단종의 당시 나이에 적합한 체구의 조각상을 세웠더라면 좀더 사실적이고 처연한 느낌이 더했지 싶다. 단종이 아내 정순왕후를 그리며 이름 지었다는 옥녀봉과 선돌 등을 지나면 마침내 청령포(명승 제50호)다. 휘휘 돌아가던 서강이 동강과 몸을 섞기 직전 만들어둔 몰돌이동이다. 청령포는 삼면이 강이다. 나머지 한쪽은 험준한 육육봉으로 막혔다. 유배지로 제격인 셈이다. 단종어소 입구의 소나무가 특이하다. 담을 넘어 마당 한가운데까지 가지를 뻗었다. 어린 임금 앞에 부복하는 듯한 모습이다. 솔숲엔 국내 소나무 중 가장 키가 크다는 관음송(30m)이 서있다. 단종의 유배 생활을 지켜보고(觀) 단종의 절규를 들었다(音)는 수령 600여년의 노송이다. 솔숲 뒤편은 단종이 아내를 그리며 쌓았다는 망향탑과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는 노산대다. 돌아 나오는 길에 왕방연 시비도 잊지 말고 찾아야 한다. 청령포 맞은편 강변 언덕에 있다. 금부도사 왕방연이 단종에게 사약을 진어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통한 심정으로 읊었다는 시구가 새겨져 있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저 물도 내 안 같아서 울어 발길 예놋다’ 단종유배길은 여기서 끝이다. 하지만 여정은 이제부터 절정이다. 청령포에 머물던 단종은 두 달 만에 영월 동헌의 객사인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긴다. 홍수로 청령포가 물에 잠길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이어 작은아버지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 시도가 발각되고, 단종에게 사약이 내려진다. 물론 실록엔 신하들이 줄기차게 사사를 외쳤지만 세조가 윤허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이때 관풍헌으로 사약을 가져온 이가 왕방연이다. 그가 사약을 내밀지 못하고 머뭇대자, 공명심에 눈 먼 공생이 활줄로 단종의 목을 졸라 숨을 끊는다. 단종의 주검은 청령포 앞 강물에 버려진다. 후환이 두려운 탓에 장례를 치르겠다며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이때 “옳은 일을 하다 화를 당한다 하더라도 나는 달게 받겠다”며 시신을 수습한 이가 영월 호장(지금의 읍장) 엄흥도다. 그는 아들 광순과 함께 영월 인근 산기슭에 단종을 묻는다. 노루가 앉아 있다 인기척에 놀라 뛰쳐나갔다는 자리다. 초겨울 날씨지만 산을 오르는 그의 등줄기는 땀으로 흠뻑 젖었을 터다. 늘어진 소년의 무게가 어깨를 누르고, 세조의 서슬 퍼런 눈초리가 시종 뒷덜미에 꽂히는 듯했을 테니 말이다. 그날 밤 엄흥도는 가족을 이끌고 남쪽으로 떠난다. 단종의 무덤은 중종 36년(1541) 영월군수 박충원이 찾아냈고, 숙종 24년(1698)에 장릉(莊陵)으로 명명된다.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신림나들목을 나와 88번 지방도를 타고 주천을 지나 영월 방면으로 내처 가면 된다. 영월 읍내로 곧장 가려면 제천나들목에서 38번 국도를 타는 게 낫다. ■맛집:주천면 다하누(1577-5330)에선 한우를 싸게 맛볼 수 있다. 영월읍내에선 상동식당(033-374-4059) 막국수, 청산회관(033-374-3030) 곤드레밥, 장릉에서 1㎞쯤 떨어진 장릉보리밥집(033-374-3986) 등이 이름났다. 글 사진 영월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2000억대 사기·배임’ 윤석금 웅진 회장 기소

    ‘2000억대 사기·배임’ 윤석금 웅진 회장 기소

    검찰이 웅진그룹 윤석금(67) 회장 등 경영진 7명을 2000억원대 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변제 능력이 없음에도 1198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하고 계열사를 불법 지원해 회사에 156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웅진그룹 경영진은 지난해 8월 초쯤 앞으로 회생절차를 개시할 것을 알고도 1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지난해 9월 그룹은 또다시 198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했다. 검찰은 웅진이 이전에 발행한 CP의 만기가 돌아오자 이를 갚기 위해 추가 CP를 발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영진은 계열사 자금 횡령 및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2009년 3월 계열사인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의 법인자금 12억 5000만원을 인출해 웅진그룹 초창기 멤버에게 위로금으로 전달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렉스필드가 300억원에 웅진플레이도시를 인수하며 받은 상환 전환 우선주(600만주)의 가치가 ‘0’이 됐음에도 2011년 6월 채권 상환청구권을 포기하고 보통주로의 전환 청구권만 챙기며 회사에 이자 포함 34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 2009년 10월쯤에는 무담보로 웅진플레이도시에 240억원을 빌려주면서 후순위 변제를 약정하기도 했다. 경영진은 다른 계열사를 동원해 웅진캐피탈을 불법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2011년 9월 웅진홀딩스가 웅진캐피탈의 특수목적법인 JHW가 진 빚 700억원에 대해 자금 보충 의무를 부담하고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했다. 또 당시부터 지난해 5월까지 웅진식품 등 계열사 3곳이 웅진캐피탈에 무담보로 돈을 빌려 주게 해 총 268억원의 손해를 끼쳤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 금액이 크긴 하나 사적으로 취한 이득이 없고 윤 회장이 기업 정상화를 위해 2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점을 고려해 관련자들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제주도 1호 골프장 부도… 도미노 촉각

    제주도 1호 골프장이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경영난에 빠진 지역의 다른 골프장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제주 골프장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제주시 영평동 제주컨트리클럽의 사업자인 제주칸트리구락부가 주거래은행에 들어온 7억여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당좌 거래 정지됐다. 제주도 내에는 이 골프장 외에도 많은 골프장이 적자 운영되고 있고 일부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5월에는 900억원대의 한 골프장이 7억여원의 입회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해 경매에 부쳐졌다가 회원들의 합의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골프장들의 경영 적자는 적정 공급 수준을 넘어선 공급 과잉에다 인건비 등 경영비 상승이 주원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현재 제주에서는 29개 골프장이 운영 중이다. 또 개발사업 승인을 받은 2곳과 절차 이행 중인 골프장 2곳을 합하면 모두 33곳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제주지역 골프장 이용객 추이를 보면 2009년에 200만명을 처음으로 넘겼다가 점차 줄어 다시 18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주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골프장 7∼8개가 이미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고 대부분 적자 운영되고 있다”면서 “15개 안팎의 적정 공급 수준을 넘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업체 간 경쟁으로 수익은 줄고 인건비 등 경영비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횡령 혐의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 구속

    횡령 혐의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 구속

    수백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장재구(66) 한국일보 회장이 5일 구속 수감됐다. 2001년 8월 중앙일간지 사주 3명이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적은 있지만 개인 비리로 구속된 것은 이례적이다. 장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범)는 한국일보와 계열사인 서울경제신문에 각 200억원, 1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고 서울경제신문 자금 약 13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장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일보 노조는 장 회장이 2006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발행한 어음이 돌아오는 것을 막으려고 신사옥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 회사에 200억원대의 손해를 입혔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노조 고발 사건을 수사하던 중 횡령 등 추가 혐의를 밝혀냈다. 검찰은 장 회장을 서울구치소에 수감한 뒤 추가 고발 건을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한국일보 노조는 지난달 19일 장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하고, 자회사인 한남레저 박진열 대표이사도 함께 고발했다. 노조는 “장 회장이 유령 자회사인 한남레저가 저축은행에서 33억원의 대출을 받도록 한국일보 부동산 등 9건을 담보로 제공했고 26억 5000만원의 지급보증을 섰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법원이 한국일보에 대해 재산보전 처분과 함께 보전관리인을 선임함에 따라 지난 1일 회사의 경영권을 모두 잃은 상태다. 한국일보는 법원의 허가 없이 재산처분이나 채무변제를 할 수 없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기성 CP 의혹’ 웅진 윤석금 회장 소환

    웅진그룹 경영진의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31일 윤석금(68) 웅진그룹 회장을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윤 회장을 상대로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을 알고도 기업어음(CP) 발행을 임직원에게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그룹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챙겼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초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 윤 회장을 비롯해 웅진홀딩스 신광수 대표,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우정민(전 웅진홀딩스 전무)대표, 웅진코웨이 홍진기 대표와 조모 전 고문, 조모 상무 등 7명과 웅진홀딩스, 극동건설, 타이거월드(현 웅진플레이도시), 태성티앤알, 렉스필드컨트리클럽(CC), 케이디경서개발 등 6개 법인의 자금 흐름을 2006년부터 추적해 왔다. <서울신문 6월 27일자 8면 보도>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웅진그룹 경영진의 900억원대 배임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성 CP 발행 의혹에서 시작한 수사가 배임 등 기업 전반의 불법·비리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한국전력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한국전력

    한국전력은 최근 일부 공기업들이 임직원 비리와 방만한 조직에 대해 따가운 여론의 지적을 받는 점을 거울로 삼아 조직 전반에 혁신성을 불어넣는 것에서 창조경영의 중심을 찾고 있다. 혁신 활동 가운데 하나로 공공기관 최초로 계약업무 응대 가이드라인을 제정, 계약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계약 체결부터 이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청렴하고 공정한 업무추진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한전은 이미 계약서에 ‘갑’, ‘을’과 같이 우월적 지위를 내포하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부당한 어음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어음수령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계약문화 제도개선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공정하고 청렴한 계약제도 개선에 더욱 노력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업무 응대 가이드라인은 계약담당 직원의 마인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자체 실천기준으로, 친절한 직무수행, 청렴한 직무수행, 투명한 직무수행, 신속한 직무수행 등 총 6개장을 구성했다. 가이드라인의 이행 여부에 대한 철저한 실태 점검을 통해 포상 및 시정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원전 납품비리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계약담당 업무를 하는 직원은 청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계약 과정의 불공정 요인을 개선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市 발주→원청업체→하도급→재하도급…“공사비 20% 리베이트… 원청은 슈퍼갑”

    서울 동작구 노량진 상수도관 수몰 참사로 관급공사의 하도급 문제점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16일 서울시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발주하는 건설공사를 수주한 원청업체가 하도급 업체에 공사비의 20%를 리베이트로 요구하고 3개월짜리 어음지급 등이 성행하고 있다. 이번 노량진 수몰 참사도 하도급업체가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청업체(중대형 건설업체)는 하도급업체에, 하도급업체는 또다시 자신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재하도급 주면서 20%의 리베이트를 뗀다. 즉 100만원에 낙찰된 공사가 실제 현장에서는 60만원정도에 시행된다. 이에 공사 현장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고 안전시설 등에는 최소한의 투자밖에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모(45) S건설 사장은 “관급공사뿐 아니라 모든 건설공사는 한 단계 하도급으로 내려올 때마다 공사비의 20%씩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하도급의 하도급까지 내려오면 최초 공사계약금의 60%만 받고 공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건설경기가 어려워지면서 20%의 관행적인 리베이트가 30~40%까지 커지고 있다. 최 사장은 “건설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원청업체가 무리한 리베이트를 요구하고 공사대금을 6개월 이상 주지 않는 등 ‘갑’의 횡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하도급 비리 신고센터 등이 지자체마다 설치되어 있지만 ‘유명무실’하다”고 했다. 한번 지자체에 신고한 하도급 업체는 원청업체들의 블랙 리스트에 오르면서 다시는 일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는 “일반적인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비가 오는 날 일을 하지 않아도 일당을 지급하는 시스템”이라면서 “따라서 현장 직원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김문중 전문건설협회 고충처리부장은 “정부가 원청업체 횡포에 좀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한편 관급공사 수주 업체의 자격 조건을 완화한다면 하도급 문화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공사를 발주한 지자체들도 손을 놓고 있지 말고 주기적으로 공사현장을 방문, 기성금(중간 공사비) 등이 실제 현장 업체까지 흘러가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구본영 칼럼] 화려한 합의, 멀어만 보이는 통일

    [구본영 칼럼] 화려한 합의, 멀어만 보이는 통일

    휴전선 가까이 강원도 양구의 산야는 짙푸름을 더해 가고 있었다. 휴가 나온 병사들이 드문드문 오갈 뿐 최전방의 거리는 한산했다. 지난 주말 군부대로 아들을 면회 갔을 때의 풍경이다. 문득 1980년대 초 군 복무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30여년 전 그해 서해안의 여름도 참 더웠다. 땀에 젖은 군복 안 끈적거리는 살갗에 모기떼가 달라붙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세대가 두번 바뀌고도 남북으로 대치 중인 분단국에 살고 있다는 서글픈 현실에 가슴이 아려왔다. 그간 남북 간에는 7·4공동성명-남북기본합의서-6·15공동선언-10·4선언 등 ‘기념비적 합의’도 많았건만, 통일의 길은 여전히 아득하기만 하지 않은가. ‘10·4선언’을 도출한 노무현-김정일 간 정상회담 대화록을 둘러싸고 남북 및 남남 갈등이 중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유무를 놓고 벌이는 여야의 입씨름에 며칠 전 북한도 끼어들었다. 북측 조평통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NLL은 유령선”이라며 “그에 대해 ‘사수’요 ‘고수’요 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라고 강변했다. 우리 내부의 갑론을박과는 별개로 북한은 숫제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북측이 10·4선언문은 물론 노태우 정부 때의 남북기본합의서 등 모든 합의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남북 합의문에 대한 북측의 독단적 ‘해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정희 정부 때인 지난 1972년 오늘, 남북은 7·4공동성명을 공표했다. 자주·평화·민족 대단결 등 통일 3원칙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해석은 천양지차였다. 북한이 말하는 ‘자주’는 ‘남한은 미국의 식민지’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논리로 활용됐음은 물론이다. ‘민족 대단결’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대남전략인 ‘통일전선’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책임 있는 당국 간 협상을 우선하는 우리의 문법과는 너무 달랐다. 민관 구분이 안 돼 일사불란한 북한 세습체제와 달리 여야나 민간단체별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마련인 우리 체제에서 남북 간 합의 이후 남남 갈등이 되레 증폭되는 배경이다. 남측이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을 반쯤 수용한 6·15공동선언 제2항을 보라. 이 조항의 인정 여부를 놓고 여태껏 우리 내부의 보수와 진보, 여와 야가 딴소리를 하고 있지 않은가.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협의 약속을 포함한 10·4선언 이행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한 남남 갈등은 극심해지면서 통일로 가는 여정은 한층 험난해 보이는 요즘이다. 북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핵 개발에 매달리면서 문을 닫아걸고 있는데도 말이다. 거창한 수사로 버무린 합의가 통일 열차의 엔진 구실은커녕 남쪽 승객들 간 드잡이의 빌미만 되고 만 꼴이다. 독일은 달랐다. 민족성 자체가 건조하고 실용적이어서인지 양독 간 합의문은 언제나 실질적이었다. 서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경협이 동독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보다 기울어져 가는 동독 정권을 강화해 분단 고착화를 초래할 것을 경계했다. 서독은 경제 지원을 지렛대로 동독주민의 여행 자유화와 인권 개선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해 관철해 나갔다. 심지어 동독 내 정치범 석방을 대가로 서독 마르크화를 지급하겠다는 비밀 합의가 있을 정도로 디테일에 강했다. 반면 수십조원의 대북 경협 ‘약속어음’을 발행한 10·4선언문은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협의하기로 했다”는 등 막연한 예고편으로 채워졌다. 정작 북한으로 하여금 약속을 이행토록 해 개혁·개방을 이끌 구체적 수단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처럼 남북 간 엄청난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분단 극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비밀은 이런 데서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여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향후 남북회담에서 화려한 수사보다 하나씩 구체성 있는 합의를 해 쌍방의 실천을 담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논설실장 kby7@seoul.co.kr
  • 檢 “윤석금 2006년부터 계열사 부당 지원”

    檢 “윤석금 2006년부터 계열사 부당 지원”

    웅진그룹 경영진의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윤석금(68) 회장이 건설·레저 등 여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2006년부터 계열사 부당 지원, 계열사를 통한 불법 자금 모집,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당 거래 등의 비리를 저지른 단서를 포착하고 최근 8년간 경영진과 계열사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리 수사가 탈세 의혹에서 시작돼 횡령, 배임 등으로 확대된 것처럼 윤 회장 수사도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에서 기업 전반의 불법·부정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2007년 웅진그룹의 지주회사로 출범한 웅진홀딩스를 비롯해 극동건설, 타이거월드(현 웅진플레이도시), 태성티앤알, 렉스필드컨트리클럽(CC), 케이디경서개발 등 6개 법인에 대한 비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2006년부터 이들 법인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웅진그룹의 극동건설 및 웅진플레이도시 인수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웅진그룹은 2007년 론스타의 극동건설 주식 98.14%를 6600억원에 매입했다. 극동건설은 웅진이 예상가보다 두 배나 비싼 금액으로 인수한 뒤 4400억원을 지원했는데도 경영난에 허덕이다 부도가 났다. 웅진그룹은 2009년 웅진플레이도시를 2210여억원에 인수했다. 웅진그룹은 웅진플레이도시 인수를 위해 웅진홀딩스, 극동건설, 렉스필드CC 등의 자금을 동원했다. 당시 이들 계열사가 윤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태성티앤알에 인수 소요 현금 및 지급보증, 담보 제공 등을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케이디경서개발은 2009년 6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경서티앤알의 자회사다. 경서티앤알은 ‘계열사 밀어주기’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설립 첫해인 2009년 12억원, 2010년 16억 3200만원 등 실제 경서티앤알의 매출은 모두 극동건설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검찰은 윤 회장을 필두로 웅진홀딩스 신광수 대표,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우정민(전 웅진홀딩스 전무) 대표, 웅진코웨이 홍진기 대표와 조모 전 고문, 조모 상무 등 7명을 피의자로 특정했으며, 이들이 각종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금융 거래 내역도 2006년부터 훑고 있다. 검찰은 일단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 윤 회장 등 경영진과 이들 법인의 비리를 파헤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주주인 윤 회장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 자금을 빌려줬는지,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특혜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계열사로 자금을 빼돌렸는지와 계열사 부당 지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분식회계나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 등 전반적인 비리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1일 웅진홀딩스,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 등 웅진그룹 계열사 5∼6곳과 윤 회장 자택 등 임직원 주거지 2~3곳을 압수수색해 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내부 보고 문건 등을 확보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버팀목 흔들리는 세계경제] 中 금융경색 기업 자금난 비화 조짐

    [버팀목 흔들리는 세계경제] 中 금융경색 기업 자금난 비화 조짐

    중국의 유동성 부족으로 촉발된 금융권의 신용 경색 충격이 단기금리 급등과 증시폭락에 이어 기업들의 자금난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내수부진과 수출둔화로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금융권의 자금 경색까지 더해져 경제성장이 둔화될 전망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25일 중국 일부 시중은행들이 유동성 부족 현상 심화를 우려해 대출을 중단하는 등 자금 조이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일부 중소형 주주제 은행은 이달 어음할인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며 어음할인 업무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이후 은행들의 신용팽창을 막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줄인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해외 자금 유입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달 말 약 1조 위안(약 189조원)에 달하는 자산운용 상품의 만기까지 몰리면서 자금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날 현재 상장된 16개 중국 시중은행의 시가 총액 증발액만 2510억 위안(약 47조원)에 달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 중소은행들이 최근 자금경색에 따른 압박을 더욱 크게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미 포린 폴리시는 칼럼을 통해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유동성 공급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이달 들어 벌써 네 차례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칼럼에서 “중앙은행과 증권감독위원회는 은행들이 울면 젖을 주는 유모가 아니다”라면서 “경제 체질 및 구조 개선을 위해 유동성 공급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와 중국국제금융공사 등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7.4%까지 떨어져 정부 목표치인 7.5%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시장에 대한 나라 안팎의 우려가 커지자 런민은행은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 않으며 은행권의 자금경색 또한 서서히 나아질 것”이라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런민은행은 “최근 단기금리 급등 현상은 빠른 신용 성장과 사업소득세의 과세 집중, 환율 변동 및 단오절 연휴에 따른 현금 수요 급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4년이나 기다렸는데…”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주목받아 온 에콘힐 사업이 추진 4년 만에 무산위기에 처하자 광교신도시 입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광교신도시 입주자총연합회는 24일 이와 관련해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도시공사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어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광교 에콘힐 프로젝트파이낸스(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만기연장에 동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에콘힐㈜이 25일까지 ABCP 37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하면 공사와 맺은 토지매매계약(7900억원)이 자동 해지돼 에콘힐 사업은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 총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신도시 조성 책임자인 경기도·경기도시공사의 무능력과 무사안일 때문에 에콘힐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에콘힐 사업은 초기 사업컨소시엄 구성 자체가 잘못됐고 공사의 과도한 지분참여, 사기업의 과다한 요구, 부동산경기 예측 실패 등으로 이미 예고된 재앙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입주민들은 정상화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민·형사 소송은 물론 옥외 집회 등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에콘힐 사업이 중단되면 사업자들이 해당 부지를 오피스텔 용지로 매각해 주거밀도는 더욱 높아지고 학교 부족 사태는 심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주민 강모(50)씨는 “에콘힐 사업이 무산되면 명품 신도시를 내세운 광교신도시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에콘힐 사업은 광교신도시 남측 42번 국도변 상업용지와 주상복합용지(C3, C4) 11만 7000여㎡에 지하 5층·지상 68층의 주상복합건물을 비롯해 문화·유통·업무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가 토지비 7900억원을 포함해 2조 1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모형 PF 사업이다. 대우건설·산업은행이 중심이 돼 2009년 3월 특수목적법인(SPC) 에콘힐을 설립했으나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으면서 착공조차 하지 못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분천 나루를 건너면 곧은재를 넘어야 하고 그 너머에 숫막이 기다리는 검은돌 마을 숫막거리가 나타난다. 일행은 방울나귀를 이끌고 시끌벅적하게 떠들며 숫막거리에 당도하였다. 정한조를 행수로 하는 그들 일행은 유난히 떠들어댔다. 쓸개에 뜨물이 든 사람들처럼 헤헤거리고 웃거나 서로 부아통을 지르며 역증난 소리로 언쟁을 벌이고 하찮은 일에도 천둥소리에 검둥개 날뛰듯 북새통을 벌였다. 그 모두가 주위의 시선을 끌기 위한 계책에서 나온 행동거지였다는 것을 주위에선 알 턱이 없었다. 나귀까지 이끄는 상단이 현동과 내성을 겨냥하고 간다는 소문이 여러 길손들 사이에 짜하게 퍼지기를 정한조는 바라고 있었다. 말래를 떠난 지 나흘째 되던 해질녘에 그들 상단은 때맞추어 내성에 당도하였다. 조마조마한 가운데 내성에 당도한 그날이 바로 소금과 미역 그리고 건어물을 실어오기로 윤기호와 약조했던 날이기도 했다. 소금 상단이 여러 패로 나누어 발행함으로써 셈속이 빠르고 용력이 드세다는 적당들의 세력을 여러 갈래로 분산시키는 데는 성공한 셈이었다. 하지만 소금 상단의 정한조나 곽개천 같은 행수들이 적소의 동정을 살피거나 도륙낼 작정으로 휘하의 상단을 동원했다는 소식이 그들 두령에게 입문되기 전에 적당들을 소탕하지 못하면 되려 어육지변으로 떼송장이 생길 가망이 있었다. 숙객 사이인 윤기호의 어물 도가에 행담을 풀고 서사로부터 임치표(任置票)를 받은 다음 당나귀들도 단골 마방에 맡겼다. 어떤 행중은 거래 사정에 따라, 수결한 어음(於音)이나 환간(煥簡)을 받거나 삭채표(朔債票), 보음지(保音紙)를 받기도 하였다. 거래 문서를 발행한 윤기호가 경상도 내륙은 물론 멀리 강원도와 충청도에서 소금이나 건어물을 사러 온 원매자들과 흥정하여 가절(價折)을 놓게 되면, 구문을 떼고 피륙이나 잡곡 그리고 유기그릇으로 바꿔 소금 상단에 넘긴다. 그러면 척매(斥賣)든 도환(倒換)이든 소금 상단과의 거래는 일단 끝이 난다. 일행은 우선 내성까지 미복잠행 중이었던 길세만의 거처부터 찾아야겠기에 수하 행중을 풀어 매복처를 수소문하도록 하였다. 먼저 약조한 대로라면 잠행시켰던 일행 모두가 내성의 숫막거리 근처에 은신해 있어야 했다. 그러나 밤이 이슥하도록 찾아다녔으나, 그들의 행방은 핫바지에 방귀 새듯 온데간데없었다. 자정이 가깝도록 뜬눈으로 기다리던 정한조는 척후로 띄운 동무들 거처 찾는 것을 단념하고 말았다. 그는 서둘러 수하 동무 둘을 데리고 도방에서 지척인 어물 도가를 찾아갔다. 지게문을 한참이나 흔들고 나서야 곤하게 잠이 들었던 윤기호 내외와 서사가 깨어났다. 홀딱 벗고 누웠던 내외가 부산스럽게 잠자리를 수습하기를 기다렸다. 어섯눈조차 뜨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윤기호의 뒷덜미를 잡아채어 일행이 유숙하기로 하였던 도방 뒤쪽의 작둣간으로 데리고 갔다. 한바탕 조리질쳐서 혼쭐을 뺀 다음 작둣간 안으로 잡아 엎치려는 일행을 뒤돌아보며 영문을 모르는 윤기호가 눈발을 날카롭게 흡뜨며 성깔을 부렸다. “이 무슨 해괴한 거조요?”
  • ‘사기성 CP 발행’ 웅진 압수수색

    웅진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21일 서울 충무로 웅진그룹 본사와 웅진씽크빅, 코웨이 등 계열사, 윤석금 그룹 회장의 자택 등 7~8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수사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회계 자료, 내부 보고 문건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윤 회장 등 회사 임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웅진그룹 3개 계열사의 증시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해 윤 회장 등 경영진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CP 발행이 어려운 수준까지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도 지난해 7월 1000억원 규모의 CP를 사기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웅진은 주력 계열사인 코웨이 매각을 포기하고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로 한 상태였지만 이를 숨긴 채 지난해 9월에도 198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윤 회장은 그룹의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웅진씽크빅의 영업 상황이 나빠질 것이란 것을 알고, 주가가 내려가기 전에 주식을 팔아 1억 2800만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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