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어음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01
  • ABCP 매입·제2채안펀드… 돈맥경화 추가 대책 낸다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연일 대책을 쏟아내는 금융당국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을 확대하는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11일 자금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ABCP의 매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의 유동성 지원으로 자금시장에 일부 숨통이 트였지만 ABCP 시장은 불안정하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은행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5조 5000억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지난달 27일부터 2조원을 증권사 CP 매입에 투입했다. 이 프로그램의 매입 대상을 ABCP로 확대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조성한 ‘제2채안펀드’도 본격 가동한다. 미래에셋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들이 500억원씩 갹출해 총 4조 5000억원 규모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은 이달 중 중소형 증권사의 ABCP의 매입에 나선다. 출자금을 2250억원씩 두 차례 나눠 집행하며 1차 집행 자금인 2250억원을 신용등급 A2- 이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차환 발행물에 투입한다. 이번 주부터 ABCP 매입을 희망하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청을 받는다. 금리 인상에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가 덮쳐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며 지난달 채권 발행 규모는 9조원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채권 발행 규모는 55조 2000억원으로 9월에 비해 8조 8000억원 줄었다.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1조 5560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2조 8700억원)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매각 금액을 전체 발행금액으로 나눠 산출하는 미매각률은 33.4%에 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 및 금융회사 해외 진출 지원 간담회’를 열고 “국내 금융사는 건전성과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대내외 작은 충격에도 매우 민감한 시기이므로 금융사와 당국이 합심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채권시장 위축에 대기업도 은행 쏠림… 한 달 새 기업대출 14조 급증

    채권시장 위축에 대기업도 은행 쏠림… 한 달 새 기업대출 14조 급증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14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며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대기업들마저 은행 창구로 몰려들면서 대기업의 대출 잔액도 9조원 증가했다. 9일 한국은행의 ‘2022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169조 2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3조 7000억원 늘었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대기업 대출은 8월 2조 9000억원, 9월 4조 7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10월에는 9조 3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10월 기준으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중소기업 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 1000억원을 포함해 4조 4000억원 늘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대기업의 은행 대출이 증가했다”면서 “중소기업도 부가가치세 납부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대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가 찬물을 끼얹으면서 지난달 공모 회사채는 3조 2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9월(6000억원 순상환)에 이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대신 상환에 매달린 것으로, 순상환액은 2조 6000억원 불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등 자금시장 안정 대책을 쏟아냈지만 얼어붙은 자금시장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1 기준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02% 오른 연 5.02%를 기록했다. CP 91일물 금리는 단기 자금시장의 ‘바로미터’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14일(5.17%)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달 들어 8일까지 회사채 순상환액이 4365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기업들의 자금 경색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예금금리가 높아지며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사이 56조 2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52조 1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6조 8000억원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44조 2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 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000억원 줄었다.
  • 대기업까지 은행 대출 창구로... 10월 은행 기업대출 14조원 증가

    대기업까지 은행 대출 창구로... 10월 은행 기업대출 14조원 증가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14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며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대기업들마저 은행 창구로 몰려들면서 대기업의 대출 잔액도 9조원 증가했다. 자금시장 얼어붙자 기업들 은행 창구로 9일 한국은행의 ‘2022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169조 2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3조 7000억원 늘었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대기업 대출은 8월 2조 9000억원, 9월 4조 7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10월에는 9조 3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10월 기준으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중소기업 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 1000억원을 포함해 4조 4000억원 늘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대기업의 은행 대출이 증가했다”면서 중소기업도 부가가치세 납부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대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가 찬물을 끼얹으면서 지난달 공모 회사채는 3조 2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9월(6000억원 순상환)에 이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대신 상환에 매달린 것으로, 순상환액은 2조 6000억원 불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등 자금시장 안정 대책을 쏟아냈지만 얼어붙은 자금시장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1 기준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0.02% 오른 연 5.0%로 집계됐다. 단기 자금시장의 ‘바로비터’인 CP 91일물 금리가 연 5.0%에 다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15일(5.0%) 이후 13년 10개월 만이다. 이달 들어 8일까지 회사채 순상환액이 4365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기업들의 자금경색이 이어지고 있다. 예금금리 상승에 한달 새 은행 예금에 56조원 몰려 한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예금금리가 높아지며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사이 56조 2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52조 1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6조 8000억원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44조 2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 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000억원 줄었다.
  • 4대 금융지주 최대 흑자인데… 부도 위험 1년 만에 3배 늘었다

    4대 금융지주 최대 흑자인데… 부도 위험 1년 만에 3배 늘었다

    사상 최대 흑자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지주의 부도 위험이 급등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레고랜드, 흥국생명 등의 악재까지 연달아 터진 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평균은 75bp(1bp=0.01% 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CDS 프리미엄 22bp에 비해 3배 넘게 뛰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 주는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즉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지주별로는 KB금융지주가 22bp에서 75bp로, 신한금융이 24bp에서 73bp로, 하나금융이 22bp에서 77bp로, 우리금융이 22bp에서 77bp로 각각 상승했다. 2017년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인 13조 8544억원이다. 개별 금융지주별로도 3분기 누적 수익이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한은의 급격한 금리 인상,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조기상환권(콜옵션) 미행사 공시가 준 충격이 더 컸다. 비록 흥국생명이 지난 7일 “예정대로 9일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번복했지만 그림자는 여전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CDS 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것은 대한민국 대외신인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잇따른 악재와 맞물려 경색된 회사채 시장이 풀릴 기미가 안 보이자 기업들은 기업어음(CP)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재계 2위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10일 3년물(연 5.629%)과 5년물(연 5.745%) 등 장기 CP를 각각 1000억원씩 발행하기로 했다. 이날 91일물 CP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bp 오른 연 4.98%로 전날에 이어 또다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초우량등급(AAA)인 한전채가 연 6% 안팎의 금리에 매주 쏟아져 나온다. 그마저 일부 유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이 단기간 내에 안정화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당분간 기업들의 자금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투자·생산 축소 선제 대응 정리해고 공포 확산

    투자·생산 축소 선제 대응 정리해고 공포 확산

    “항상 사람이 부족해 허덕이는 회사였는데…. 이젠 신규 채용은커녕 계약직부터 내보내는 모양이더라고요.” 경기도 소재 중견 반도체 장비·부품사에 다니는 직장인 조모(30)씨는 “요즘 회사에 칼바람이 분다”면서 “매일이 가시방석 같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에도 납품하는 건실한 회사였는데, 최근 일감이 줄면서 인력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150억원을 웃돌던 회사의 월평균 수주액은 지난달 15%가량 줄었고, 가공 라인부터 본격적인 감축이 시작됐다. 얼마 전만 해도 일감이 많아 주 52시간을 꼬박 채웠던 조씨는 자신의 일자리도 사라질 수 있다며 ‘불안한 칼퇴’를 이어 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끊이지 않았던 산업계 전반의 불황 전망이 하반기 ‘삭풍’으로 현실화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굴지의 대기업 그룹까지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재계에서는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을 두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보다는 심각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8일 주요 산업계별 경영 상황을 종합하면 통상 ‘10대 그룹’으로 꼽히는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내부적으로 선포하고 위기대응 컨트롤 조직을 가동해 왔다. 125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부담이 없는 삼성전자도 이미 지난 6월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부문별 국내외 사업 전략과 세계 각국의 환율·금리·규제 등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 주재로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는 LG그룹은 이달 초 LG전자에 ‘워룸’(War Room)을 구성해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워룸은 경영 위기 상황에만 구성되는 한시 조직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 처음 도입됐다. 현재 주력 사업부서와 본사에서 차출된 인원이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시장 상황 악화에 투자 축소와 생산 감축으로 돌아서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3% 급감한 SK하이닉스는 내년 시설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 미만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청주공장에 신설하려던 반도체 라인 증설 계획도 보류했다. 현대자동차는 9조 2000억원이던 올해 투자 규모를 8조 9000억원으로 낮췄고,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조 7000억원을 들여 지으려던 배터리 단독 공장 투자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은 약 9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대출금리에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로 지난해 1월 2.90%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경기 침체에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전국 법원에는 기업회생절차 대신 법인파산을 신청하는 법인이 늘고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접수된 법인파산은 783건으로 2013년 관련 집계 시작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건설업계는 강원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으로 ‘연쇄 도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자금경색 문제는 그간 중소업체들 위주로 발생했으나 최근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한신공영 등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에도 유동성 위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날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롯데정밀화학과 3000억원 규모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앞서 실시한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5000억원 규모 차입의 연장선이다.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를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충남 지역 6위 건설업체인 우석건설(시평 202위)은 지난 9월 말 납부 기한이 도래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됐다. 식품업계는 창립 45년 만에 사업 철수를 결정한 ‘푸르밀 사태’를 계기로 정리해고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푸르밀 경영진은 지난달 17일 전 직원에게 ‘11월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며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푸르밀 노조는 사측에 ‘30%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회사 매각 추진을 제안한 상황이다. 불매운동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는 남양유업도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7억원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 풀무원의 유제품 전문 제조사 풀무원다논은 10년째 적자를 기록하면서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풀무원은 이미 지난해 다른 자회사 풀무원푸드앤컬처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 레고랜드·흥국생명發 쇼크… “오락가락 정부, 금융가 불안 키웠다”

    흥국생명 ‘콜옵션 행사’ 입장 번복“미행사 때 파장 오판” 지적 나와레고랜드 사태도 정부 자초 비판“금융시장 불안심리도 살펴봐야”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외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두고 흥국생명이 입장을 번복해 시장 혼란을 키운 것은 금융당국의 잇따른 오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전날 2017년 11월 발행한 5억 달러(발행 당시 약 5571억원) 규모의 콜옵션을 9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데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이 지난 1일 콜옵션 미행사를 발표한 이후 해당 채권 거래 가격뿐만 아니라 동양생명, 우리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다른 은행과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외화 유동성 조달 시장 전체에 충격을 줬다. 이에 놀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뒤늦게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다시 일정대로 시행하도록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이로 인한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당초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결정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두둔했다. 금융위는 지난 1일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발표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흥국생명은 채권 발행 당시의 당사자 간 약정대로 조건을 협의·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면서 흥국생명의 결정에 힘을 실어 줬다. 정부가 콜옵션 행사 시 환율이 급등할 것으로 우려해 정작 중요한 큰 그림을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관치는 문제지만 오락가락하는 관치는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에서도 “금융당국이 시장 상황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 “사전에 조치할 수 있었던 지점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금융당국은 계속 뭉개는 모습이다. 이 같은 태도가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에 “지금 전 경제 분야에서 언제 어디서 돌발적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대응 시차가 늦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 사태도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컸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 9월 28일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서 해당 채권의 부도 처리가 촉발되는 등 전체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됐다. 이에 김 지사가 지난달 27일 이 보증채무 2050억원을 12월 15일까지 상환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지만, 한번 훼손된 시장 신뢰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시장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정부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느낌의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법적 타당성뿐 아니라 시장 불안심리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대한민국 국가 신용도 떨어졌다”

    “대한민국 국가 신용도 떨어졌다”

    사상 최대 흑자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지주의 부도 위험이 급등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레고랜드, 흥국생명 등의 악재까지 연달아 터진 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대한민국 국가 신용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평균은 75bp(1bp=0.01% 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CDS 프리미엄 22bp에 비해 3배 넘게 뛰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 주는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즉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지주 별로는 KB금융지주가 22bp에서 75bp로, 신한금융이 24bp에서 73bp로, 하나금융이 22bp에서 77bp로, 우리금융이 22bp에서 77bp로 각각 상승했다. 2017년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인 13조 8544억원이다. 개별 금융지주별로도 3분기 누적 수익이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한은의 급격한 금리 인상,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조기상환권(콜옵션) 미행사 공시가 준 충격이 더 컸다. 비록 흥국생명이 지난 7일 “예정대로 9일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번복했지만 시장에 남은 그림자는 여전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CDS 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것은 대한민국 대외신인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잇따른 악재와 맞물려 경색된 회사채 시장이 풀릴 기미가 안 보이자 기업들은 기업어음(CP)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재계 2위 SK그룹의 지주사인 SK㈜ 10일 3년물(연 5.629%)과 5년물(연 5.745%) 등 장기 CP를 각각 1000억원씩 발행하기로 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초우량등급(AAA)인 한전채가 연 6% 안팎의 금리에 매주 쏟아져 나온다. 그마저 일부 유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이 단기간 내에 안정화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당분간 기업들의 자금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금 한국 경제는 1997년과 2008년 사이”…건설사 도산에 산업계 ‘정리해고’ 불안

    “지금 한국 경제는 1997년과 2008년 사이”…건설사 도산에 산업계 ‘정리해고’ 불안

    “항상 사람이 부족해서 허덕이는 회사였는데…. 이젠 신규 채용은커녕 계약직부터 내보내는 모양이더라고요.” 경기도 소재 중견 반도체 장비·부품사에 다니는 직장인 조모(30)씨는 “요즘 회사에 칼바람이 분다”면서 “매일이 가시방석 같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해외의 주요 반도체 기업에도 납품하는 건실한 회사였는데, 최근 일감이 줄면서 인력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150억원을 웃돌던 회사의 월평균 수주액은 지난달 15%가량 줄었고, 가공 라인부터 본격적인 감축이 시작됐다. 얼마 전만 해도 일감이 많아 주 52시간을 꼬박 채웠던 조씨는 자신의 일자리도 사라질 수 있다며 ‘불안한 칼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끊이지 않았던 산업계 전반의 불황 전망이 하반기 ‘삭풍’으로 현실화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삼성·SK·현대차·LG 등 굴지의 대기업 그룹까지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재계에서는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을 두고 “1997년 IMF 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보다는 심각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25조 현금부자 삼성전자도 비상경영…대기업 투자·생산 축소 8일 주요 산업계별 경영 상황을 종합하면 통상 ‘10대 그룹’으로 꼽히는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내부적으로 선포하고 위기대응 컨트롤 조직을 가동해왔다. 125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 부담이 없는 삼성전자도 이미 지난 6월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반도체·가전·모바일·디스플레이 등 각 사업부문 별 국내외 사업 전략과 세계 각국의 환율·금리·규제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 주재로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는 LG그룹은 이달 초 LG전자에 ‘워룸’(War-Room)을 구성해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워룸은 경영 위기상황에만 구성되는 한시적 조직으로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 당시 처음 도입됐다. 현재 주력 사업부서와 본사에서 차출된 인원이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시장 상황 악화에 투자 축소와 생산 감축으로 돌아서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3% 급감한 SK하이닉스는 내년 시설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 미만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청주공장에 신설하려던 반도체 라인 증설 계획도 보류했다. 현대자동차는 9조 2000억원이던 올해 투자 규모를 8조 9000억원으로 낮췄고,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조 7000억원을 들여 지으려던 배터리 단독공장 투자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은 약 9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대출금리에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로 지난해 1월 2.90%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이는 대기업 대출금리 4.38%보다 0.49%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중기업계에서는 높아진 대출의 벽과 이자 부담에 흑자기업의 도산 우려가 나온다. 레고랜드 사태에 돈줄 마른 건설사…연쇄 부도위기 고조 건설업계는 강원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으로 ‘연쇄 도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자금경색 문제는 그간 중소업체들 위주로 발생해 왔으나, 최근에는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한신공영 등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에도 유동성 위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시공능력평가 25위 한신공영은 지난 1일 회사채가 최고 금리 연 65.147%에 유통되면서 자금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해당 채권은 장 초반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균 평가금리·연 5.801%)보다 약 3%포인트가량 더 높게 거래되기 시작해 5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롯데건설(시평 8위)은 지난달 ‘운영자금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그룹 계열사인 롯데 캐피탈을 통해 유상증자 2000억원과 금전소비대차 5000억원 등 총 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받았다. 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문제로도 불안감을 고조시키다가 지난달 28일 실패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KR)는 지난 9월 ‘건설사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우건설 등의 PF 우발채무 규모가 큰 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우발채무는 장래에 발생할 ‘불확정 채무’를 의미한다.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를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충남 지역 6위 건설업체인 우석건설(시평 202위)은 지난 9월 말 납부기한이 도래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됐다. 식품업계는 45년 푸르밀 사업철수에 “다음은 우리 차례” 식품업계는 창립 45년 만에 사업철수를 결정한 ‘푸르밀 사태’를 계기로 정리해고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푸르밀 경영진은 지난달 17일 전 직원들에게 ‘11월 30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측 결정 내용과 함께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푸르밀 노조는 사측에 ‘30%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회사 매각 추진을 제안했고, 현재 노사 교섭이 진행 중이다. 불매운동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는 남양유업도 사정이 좋지 않다.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347억원 영업적자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 2019년 3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풀무원의 유제품 전문 제조사 풀무원다논은 10년째 적자를 기록하면서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풀무원은 이미 지난해 다른 자회사 풀무원푸드앤컬처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풀무원푸드앤컬처가 낸 적자 규모는 420억원이었다. 펀더멘털 약한 벤처·스트트업도 휘청 금융시장의 ‘돈맥경화’에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취약한 벤처·스타트업 시장도 직겨탄을 맞았다. 75만명의 회원을 끌어모았던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오늘식탁’은 지난달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최근 일부만 재개했다.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게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 대기업 GS리테일과 협력하며 주목받았던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도 지난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으며, 전사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기업인 ‘왓챠’도 앞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전면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1세대 쇼핑몰로 한때 업계 1위 무신사와 선두 경쟁을 벌였던 패션 플랫폼 ‘힙합퍼’는 투자유치 실패와 수익성 악화로 지난 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 건설사 탓에 묶였던 돈줄… 한은이 좀더, 더, 했어야 하지 않냐고요?[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건설사 탓에 묶였던 돈줄… 한은이 좀더, 더, 했어야 하지 않냐고요?[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지난달 20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만기를 하루 앞두고 7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에 성공했다. 정부가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개입한 덕이다. 이로써 한 달여 전에 시작된 금융시장 경색과 위기감이 조금씩 해소될 기미가 보인다. 여전히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은행이 나서서 대출담보의 범위를 늘리고 돈도 풀었지만, 그걸로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 한은이 증권사 등 영리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기를 기대한다. 평소에도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일 수 있게 한은법을 고치자는 주장도 나온다.그런 주장의 근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보여 준 과감한 태도다. 당시 연준은 마치 하늘에서 돈을 뿌리듯이 콸콸 자금을 풀어서 벤 버냉키 의장에게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도 2011년 한은법을 고쳤다. 영리기업 여신조건을 완화하는 개정 작업에 필자도 참여했다. 하지만 지금보다도 조건을 더 완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편익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미국형과 유럽형으로 나눠진 금융시스템에서 한국은 미국형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은행업과 비은행업(증권업)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이를 전업주의라고 한다. 대공황의 원인 중 하나는, 상업은행들의 무분별한 증권투자에 있다는 반성에 따라 채택된 원칙이다. 전업주의 원칙 아래서 연준은 원칙적으로 은행만 상대한다. 대출할 때는 생산, 투자, 고용을 위해 발행되는 상업어음(진성어음)만 담보로 인정한다. 자금융통 목적의 CP 매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화폐공급이 실물경제와 멀어지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도 증권사와 채권을 사고팔 수 있다. 이를 공개시장조작이라고 한다. 공개시장이란 은행간시장보다 참가자 범위가 넓다. 다만 매매할 수 있는 대상은 극도로 제한된다. 금과 국채 그리고 정부보증채뿐이다. 금융위기에도 예외가 없다. 혹시 금융위기를 이유로 영리기업을 도와야 한다면, 회사채나 CP 매입이 아닌 대출만 허용한다. 연준이 대출채권자로서 영리기업의 재무정상화에 시시콜콜 간섭해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생각은 다르다. 일단 은행업과 증권업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 이를 겸업주의라고 한다. 또한 상업은행이 하는 일이라면, 중앙은행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은 영리기업에 지급보증까지 한다. 미 연준과 한은은 지급보증이 금지된 것과 다르다. 그러니 유럽에서는 금융위기 때 중앙은행이 상업은행만 도울 것이냐, 증권사 같은 영리기업까지 도울 것이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이 회사채와 CP를 사들이는 것도 자연스럽다. 유럽연합(EU) 협정문은 중앙은행이 정부한테 직접 국채를 사들이거나 정부에 대출하는 것은 금지할지언정 회사채를 사는 것은 금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럽중앙은행(ECB)은 평상시에도 회사채와 CP를 매입한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원칙에 관한 미국과 유럽의 차이는 전기 공급 방식으로서 직류와 교류만큼이나 다르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미국의 길을 택했다.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해 군수산업을 직접 지원했다. 패전 이후 재벌을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관치금융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은행은 정부 요구에 따라 회사채와 CP는 물론 주식과 부동산 관련 자산까지 매입한다. 일본에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구분이 아주 약하다.한국은행은 1949년 연준 직원이 출장 와서 알려 준 연준법의 정신에 충실했다. 당시 연준은 필리핀, 쿠바, 과테말라 등 여러 후진국들의 중앙은행법 마련에 기초가 됐는데, 그중 한국이 가장 모범생이었다. 정부에 대한 독립성이 약했을 때 한국은행은 ‘재무부 남대문출장소’라는 동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리기업의 회사채와 CP는 매입하지 않아서 ‘재벌의 남대문출장소’가 되는 것은 피했다. 그것이 일본은행과의 차이이고, 그 자세가 한은의 무형문화재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처럼 엄격하게 유동성 공급 원칙을 따르는 것은 한국, 대만, 필리핀 등 극소수다. 그런 마당에 1970년대 통화주의가 풍미하면서 원칙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풍조가 강해졌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유동성 공급량에만 신경을 쓰고, 공급 경로는 따지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양적완화가 유행할 때는 ‘최종시장조성자’(market maker of last resort)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중앙은행들이 회사채와 CP까지 닥치는 대로 사들여 금융시장을 살리는 것이 선이라는 생각이다. 그 후유증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다. 물론 금융위기가 닥치면 중앙은행이 영리기업의 회사채와 CP를 직접 매입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스템이 정상 작동을 멈추면 상업은행의 자금중개기능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1년 한은법(제80조) 개정을 통해 영리기업 여신 조건을 완화했다. 그럼으로써 미 연준법과 똑같아졌다. 지금보다 여신 조건을 더 풀면, 한국은행은 일본은행에 가까워진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각각의 건전성도 무너지기 쉽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이 회사채와 CP를 매입하는 것이 법률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적 판단의 문제다. 고도의 재량권을 가진 유럽중앙은행은 국제기구라서 회원국 정부가 간섭할 수 없다. 연준에는 이중의 견제장치가 있다. 법률로써 연준의 재량권을 강하게 제한하는 데다가 연준 자체가 헌법상 의회에 속해 있어 행정부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법률로는 대출담보나 매입 대상 유가증권에 대한 중앙은행의 재량권을 대단히 넓고 느슨하게 설정하고, 행정부가 그 재량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한은이 따라야 할 길은 유럽인가, 미국 또는 일본인가. 한은의 위상이 아직 충분히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미국 방식이 불가피하다. 2016년 6월 23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에 관한 국민투표가 가결됐을 때 영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날 저녁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TV 생방송에 출연한 것은 장관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였다. 그는 “영란은행은 이런 사태에도 모든 준비가 돼 있으며 런던 금융시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영란은행 총재의 정치적 센스와 순발력은 현역 정치인을 뺨칠 정도였다. 한은이 영란은행처럼 정치적 이슈에 뛰어들기는 어렵다.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대책 등이 큰 이슈가 됐을 때 한은은 그 중심에 서지 않았다. 기대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한은의 위상이 견고하지 않은데 재량권만 커지면, 한은이 정부와 정치권에 휘둘리기 쉽다. 그리스 신화에서 세이렌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 오디세우스가 스스로 귀를 막고 몸을 뱃기둥에 묶었던 것처럼, 정치 바람 앞에서 한은이 스스로를 지킬, 단단한 준칙을 법률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의 한은법이 그러하다. 만일 한은법을 굳이 고쳐야 한다면, 손볼 곳은 다른 데 있다. 한은이 한미 금리 차나 환율 같은 거시경제 변수뿐만 아니라 평소에 국내 금융시장의 미시 정보도 잘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건설사에서 시작된 금융경색에 한은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지금 그런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다는 것은 유감이다. 객원 논설위원
  • “9개 대형증권사, 내주 중소형 증권사 ABCP 매입 개시”

    “9개 대형증권사, 내주 중소형 증권사 ABCP 매입 개시”

    9개 대형 증권사가 총 4500억원을 출자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이 다음주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금융협회,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23일 발표된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금융위원회는 밝혔다. 이날 회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소유의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국내 금융시장의 동향과 정부의 유동성 지원 조치를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앞서 2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포인트로 상향 조정돼 ‘기준금리 4% 시대’가 열렸다. 한국(기준금리 3%)와의 기준금리 격차는 1%포인트로 벌어져 외국인 자본 유출과 원화 약세가 우려된다. 한국은행 역시 긴축에 나서면서 채권시장에서 ‘돈맥경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증권업계 PF-ABCP 매입프로그램을 다음 주부터 매입 신청을 받는다. 9개 증권사가 4500억원을 출자해 중소형 증권사 보증 A2(-)등급 이상 ABCP 매입에 나선다.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자신이 보증한 ABCP의 직접 매입을 허용(유권해석 명확화)해 위험값을 합리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단기 자금시장 안정 대책의 대표적인 카드인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장에 투입돼 기업어음(CP) 등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시장 소화가 어려운 여전채 매입에도 나서고 있으며, 이번주 중 1차 추가 캐피털 콜을 마무리한다. 당국이 한국증권금융의 재원 3조원을 투입해 FP대출과 ABCP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까지 9300억원이 공급됐다고 금융위는 밝혔다. 산업은행 등의 회사채 및 CP 매입 프로그램도 매입 규모를 확대했으며 증권사 발행 CP도 지난 1일부터 매입을 개시했다.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농협)도 시장 안정을 위해 총 95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 물량을 줄이고 자체적으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위와 한국은행, 금감원, 은행연합회, 은행, 민간 전문가 등은 지난 3일 ‘은행권 금융시장 실무점검 TF’를 구성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미국 FOMC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융당국·금융업권·정책금융기관의 공조체계를 더욱 강화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 부동산 기업 줄도산 위기… 中 경제 ‘먹구름’

    중국 정부가 보증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기업들까지 줄줄이 부도 위기에 몰렸다. 중국 내 부동산 기업들의 채무가 내년까지 우리 돈 400조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15위 부동산 기업 쉬후이는 지난 1일 해외 채권에 대한 원리금 4억 1400만 달러(약 5900억원)를 상환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몇 주 전에도 ‘전환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는 등 자금난을 겪어 왔다. 쉬후이가 갚아야 할 해외 은행 대출과 어음, 전환사채는 68억 5000만 달러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쉬후이를 살리려고 지난 5월 ‘모범 부동산 기업’으로 선정해 신용 보증을 도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앞서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 뤼디(그린랜드) 그룹도 지난달 31일 “오는 13일 만기인 3억 6200만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뤼디는 상하이 기반의 부동산 개발업체로 지방정부가 일부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병원을 포함해 ‘제주헬스케어타운’을 건설 중이지만 2017년 이후 공사는 중단됐다. 이 회사가 회사채 디폴트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제주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달러 표시 회사채는 수익성이 좋기로 소문이 나 해외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1위 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디폴트를 계기로 시장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설명했다. 현재 중국 당국이 공무원들에게 주택 구입을 장려하는 등 시장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지만 지난달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신규 주택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하는 등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문제는 업계의 줄도산에도 대규모 채무 만기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부동산 업계의 채무 537억 달러를 비롯해 내년까지 갚아야 할 부채가 2917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고난의 행군’을 이어 갈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다.
  • 헝다 이어 쉬후이·뤼디도 디폴트..中 끝없는 부동산 줄도산

    헝다 이어 쉬후이·뤼디도 디폴트..中 끝없는 부동산 줄도산

    중국에서 정부가 보증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기업들까지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중국 내 부동산 기업들의 채무가 내년까지 우리 돈 400조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15위 부동산 기업 쉬후이는 지난 1일 해외 채권에 대한 원리금 4억 1400만 달러(약 5900억원)를 상환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몇 주 전에도 ‘전환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는 등 자금난을 겪어왔다. 쉬후이가 갚아야 할 해외 은행 대출과 어음, 전환사채는 68억 5000만 달러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쉬후이를 살리려고 지난 5월 ‘모범 부동산 기업’으로 선정해 신용 보증을 도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앞서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 뤼디(그린랜드) 그룹도 지난달 31일 “오는 13일 만기인 3억 6200만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뤼디는 상하이 기반의 부동산 개발업체로 지방정부가 일부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병원을 포함해 ‘제주헬스케어타운’을 건설 중이다. 이 회사가 회사채 디폴트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제주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달러 표시 회사채는 수익성이 좋기로 소문이 나 해외 투자자들에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1위 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디폴트를 계기로 시장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설명했다. 현재 중국 당국이 공무원들에 주택 구입을 장려하는 등 시장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지만 지난달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신규 주택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하는 등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문제는 업계의 줄도산에도 대규모 채무 만기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부동산 업계의 채무 537억 달러를 비롯해 내년까지 갚아야 할 부채가 2917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고난의 행군’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다.
  • 올해 한전채 23조 자금 시장 ‘블랙홀’… 한전 적자 해소가 문제 해결의 열쇠 [2022 쟁점 분석]

    올해 한전채 23조 자금 시장 ‘블랙홀’… 한전 적자 해소가 문제 해결의 열쇠 [2022 쟁점 분석]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채권시장의 시중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경우 장외시장에서 최고 20%의 금리에 거래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금리도 10%에 육박하고 있다. 채권시장 자금 경색을 막기 위해 정부는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채권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16조원)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경색은 춘천시에 위치한 레고랜드와 관련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처리 과정에서 시작됐다. 레고랜드 건설을 주도한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인 아이원제일차에서 2020년 발행한 2050억원의 ABCP 만기가 도래했지만 412억원에 대해서는 자체 상환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지급 보증을 했던 강원도가 상환 대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해당 ABCP는 지난달 5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지자체 보증 채권의 부도가 채권시장에 큰 심적 타격을 줘 채권시장이 극도로 경색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평상시 상황이었다면 레고랜드와 관련된 상황이 큰 사태로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다.연초부터 한국전력 관계자들은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을 우려했다. 한전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에 걸쳐 총 48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전 채권은 AAA등급의 최우량 채권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한전의 채권 발행은 지난해 11조 7700억원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들어 폭증했다. 지난 1월 2조 3600억원을 시작으로 매달 2조원 이상의 채권을 발생하면서 시중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올해 한전이 신규 발행한 채권은 단기채권을 제외하고도 23조 4000억원에 이른다. 월평균 2조 3000억원씩 신규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한전이 발행한 채권 누적 잔액은 53조 9000억원이다. 대규모 채권 발행이 이어지면서 발행금리도 1월 연 2.71%에서 4월 3.48%로 상승했으며 10월에는 5.68%로 뛰면서 연초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전이 부담해야 하는 채권이자도 내년 상반기가 되면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佛 전력공사·獨 에너지기업 국유화 최상위 신용등급 AAA의 채권이 대규모로 발행되면서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은 예견된 일이었다. AAA 채권의 금리가 5%대를 넘어서면서 일반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격감할 수밖에 없었고,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이 은행 대출에 몰리면서 은행채 발행이 급증했고 채권 금리는 대폭 상승했다. 연간 2500조원 규모의 국내 채권시장 규모를 감안해 보면 20조원대의 채권은 충분히 소화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감소가 시작된 상황에서 AAA급 우량채권의 대규모 발행은 시장 전체에 큰 부담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상황에서 발생한 레고랜드 사건은 이를 가시화했던 것이지 그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채권시장의 근본적 문제해결은 전력요금 인상을 통한 한전의 채권 발행 감소로 가능하다. 하지만 전력요금은 6월 4.3% 소폭 인상되는 데 그쳤다. 한전이 전력시장에서 구매하는 전력도매가격은 지난해 당 60~80원 수준에서 266.91원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전력요금 인상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한전의 적자는 확대됐고, 채권 발행이 증가하면서 채권시장의 경색으로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주게 된 것이다. 가스 및 석탄가격 급등에 따라 많은 국가들 역시 전력요금 급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독일의 경우 연초 ㎿h당 34.98유로였던 전력도매요금이 8월에는 469.35유로까지 치솟았다. 9월에는 360유로로 소폭 하락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상승했다. 프랑스의 경우도 37.97유로에서 393.55유로로 대폭 상승한 상황이다. 도매요금 상승분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각국은 가계에 대한 보조금 지급 및 전기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의 대폭 인하를 통해 전력요금 인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이달 1일부터 올해 1월 가격으로 전력요금을 되돌리고 저소득 가구에 대해 1300유로의 일회성 에너지 보조금을 지급하며, 모든 가구에 대해 11월과 12월에 걸쳐 190유로의 에너지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프랑스의 경우도 ㎿h당 부가되는 세금을 22.5유로에서 1유로로 대폭 내려 가계가 부담하는 상승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소매와 도매 요금의 차이는 전력 및 에너지 사업자의 대규모 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프랑스는 지난 7월 97억 유로(약 14조원)를 투입해 우리나라의 한전에 해당하는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완전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의 경우도 최대 에너지 공급기업인 우니페르를 80억 유로를 들여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전력 및 에너지 공급을 위해 국가가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한전 자체적 재원 확보 방법은 없어 이러한 유럽 국가들의 필사적인 노력과 비교해 보면 우리 정부의 대책은 지극히 소극적이다. 연료비 인상 요인을 전력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음은 물론 전력요금에 부가되는 부가가치세 10%와 전력산업기반기금 3.7%를 낮추고자 하는 노력도 없다. 한시적으로라도 이들 세금과 부담금을 면제해 원가상승 요인을 반영하고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 한전은 국내 유일의 전력망사업자로서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의무가 있다. 증가하는 전력 수요 충당을 위한 추가적인 송전선로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변동성을 수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구축을 위한 책임 역시 한전에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한전이 이를 위한 재원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방법은 없으며 결국 이는 더 큰 경제 전반의 부담과 미래 경쟁력 약화로 돌아올 것이다.●전기료 대폭 인상·가계 보조금 필요 유럽과 같은 전력요금의 대폭 인상과 이를 상쇄하기 위한 가계 보조금 지급, 한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 또는 국유화를 통한 전력사업구조의 근본적 개편 등 특단의 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과감한 결단보다는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을 통한 채권 발행한도 증액과 같은 일시적 조치에 골몰하고 있다. 한전채의 추가 발행은 결국 채권시장 불안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요금 인상은 단기적 고통이며 향후 인상 요인이 해소될 경우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동요와 경색은 경제 전반에 대한 타격과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는 명확하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5대 금융지주 연말까지 95조 푼다… 돈맥경화 ‘구원투수’ 등판

    5대 금융지주 연말까지 95조 푼다… 돈맥경화 ‘구원투수’ 등판

    5대 금융지주(KB·농협·신한·우리·하나)가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촉발된 자금경색 사태를 풀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관치금융’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금융지주들이 95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약속하자 얼어붙은 자금시장이 반색하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주재한 간담회에서 연말까지 총 95조원 규모의 시장 유동성 및 계열사 자금 지원을 통해 시장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95조원은 ▲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 73조원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참여 12조원 ▲지주 그룹 내 계열사 자금 공급 10조원으로 구분된다. 구체적으로 5대 금융지주는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한국전력 등 공기업과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고 특은채와 여전채·회사채·기업어음(CP)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선다. 또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와 제2금융권에 대한 크레디트 라인(신용 공여 한도)도 유지하기로 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의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자금 순환을 위한 시장 참가자들의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유동성이 양호한 금융지주의 협조를 당부했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도 금융시장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뜻을 함께하며 최대한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간담회를 정례화해 격주로 개최하고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난달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43조원 규모의 유동성 우회 지원에 나선 데 이어 대형 증권사와 금융지주 등 금융계 ‘큰손’들까지 나서며 ‘돈맥경화’를 겪고 있는 자금시장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은행채와 한전채가 채권시장에 쏟아져 나와 ‘자금 블랙홀’로 지적받아 온 가운데, 정부가 은행의 유동성 관련 규제 완화를 약속하자 은행은 은행채 발행 자제와 유동성 공급으로 화답하고, 한전 등은 한전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며 돈줄이 끊긴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한다는 구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5조원이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 아니라 채권·어음 매입, 계열사 지원 등 기존의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도 “95조원이라는 규모가 가져오는 시장 안정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금시장 악화가 장기화되고 변수가 발생하면 금융지주들에게 유동성 부담이 올 수 있다. 다만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가 6개월 유예돼 금융사들이 한숨을 돌리고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긴축 기조 아래 이 같은 유동성 공급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량 기업도 자금 조달 애로 사항이 있으니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반면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이 인플레이션 억제책을 펴면서 유동성도 풀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채권시장 안정 지원책과 미국의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1% 급등한 2335.22에 거래를 마쳐 지난 9월 23일 이후 한 달여 만에 2300선을 회복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117% 포인트 내린 4.068% 포인트로 마감했다.
  • 5대 금융지주, ‘구원투수’ 등판... 95조원 유동성 지원

    5대 금융지주, ‘구원투수’ 등판... 95조원 유동성 지원

    5대 금융지주(KB·농협·신한·우리·하나)가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촉발된 자금경색 사태를 풀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관치금융’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금융지주들이 95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약속하자 얼어붙은 자금시장이 반색하고 있다. 5대 금융지주 95조원 유동성 지원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주재한 간담회에서 연말까지 총 95조원 규모의 시장 유동성 및 계열사 자금 지원을 통해 시장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95조원은 ▲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 73조원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참여 12조원 ▲지주 그룹 내 계열사 자금 공급 10조원으로 구분된다. 구체적으로 5대 금융지주는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한국전력 등 공기업과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고 특은채와 여전채·회사채·기업어음(CP)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선다. 또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와 제2금융권에 대한 크레디트 라인(신용 공여 한도)도 유지하기로 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의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자금 순환을 위한 시장 참가자들의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유동성이 양호한 금융지주의 협조를 당부했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도 금융시장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뜻을 함께하며 최대한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간담회를 정례화해 격주로 개최하고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은행채·한전채 발행 줄여 기업에 자금 유입 유도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난달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43조원 규모의 유동성 우회 지원에 나선 데 이어 대형 증권사와 금융지주 등 금융계 ‘큰손’들까지 나서며 ‘돈맥경화’를 겪고 있는 자금시장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은행채와 한전채가 채권시장에 쏟아져 나와 ‘자금 블랙홀’로 지적받아 온 가운데, 정부가 은행의 유동성 관련 규제 완화를 약속하자 은행은 은행채 발행 자제와 유동성 공급으로 화답하고, 한전 등은 한전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며 돈줄이 끊긴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한다는 구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5조원이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 아니라 채권·어음 매입, 계열사 지원 등 기존의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도 “95조원이라는 규모가 가져오는 시장 안정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금시장 악화가 장기화되고 변수가 발생하면 금융지주들에게 유동성 부담이 올 수 있다. 다만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가 6개월 유예돼 금융사들이 한숨을 돌리고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긴축 기조 아래 이 같은 유동성 공급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량 기업도 자금 조달 애로 사항이 있으니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반면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이 인플레이션 억제책을 펴면서 유동성도 풀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채권시장 안정 지원책과 미국의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1% 급등한 2335.22에 거래를 마쳐 지난 9월 23일 이후 한 달여 만에 2300선을 회복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117% 포인트 내린 4.068% 포인트로 마감했다.
  • 보유재산 팔고 CP 발행… “내년 문 닫는 중소형 증권사 나온다”

    보유재산 팔고 CP 발행… “내년 문 닫는 중소형 증권사 나온다”

    ETF 등 팔아 현금 확보 매달려기업어음 8~9% 금리도 안 팔려대형 증권사 ABCP 매입에 한계기업 자금조달, 13년 만에 최악 정부, 금융사 해외채권 발행 확대공공기관에 회사채 발행 자제령정부와 금융당국이 ‘돈맥경화’를 해소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을 쏟아냈지만,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가 불을 붙인 ‘동맥경화’ 사태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소형 증권사들이 사실상 구조조정에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부실이 누적된 중소형 증권사들은 기업어음(CP)을 연 8~9% 금리에 발행해도 팔리지 않는 등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보유 재산을 팔아 현금 확보에 매달리는 등 사실상 구조조정에 내몰린 가운데, 내년 1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산이나 회생절차에 직면하는 수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증권사에 3조원 이상을 지원하고, 국내 9개 대형 증권사들이 자금을 모아 중소형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하는 등의 대책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의 자금이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고르게 배분되는 게 아니라 AAA 등급의 초우량채가 아니면 흘러가지 않을 정도로 리스크 위험에 움츠려 있다”면서 “정부 대책으로 급한 불을 끄고 나면 ‘약한 고리’부터 터져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AA-등급)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책 발표 이후에도 상승해 1.4% 포인트에 육박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월(1.38% 포인트) 이후 1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신용스프레드 수치가 클수록 시장이 회사채의 투자 위험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등 대책을 내놓은 뒤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채권시장이 진정되고 있지만,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을 풀기 위해 금융사들의 해외 채권 발행 확대를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해외 채권 발행이 환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자제시켜 왔으나, 원화 가치가 하락할 때는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 후 환헤지를 통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정부는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에 회사채 발행을 자제하고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AA등급의 한전이 올해 들어 23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 블랙홀’ 역할을 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 금융당국, ‘큰손’들에 시장 안정 협조 요청

    금융당국, ‘큰손’들에 시장 안정 협조 요청

    금융당국이 주식시장의 안정을 위해 ‘큰손’인 기관투자자들에게 과도한 추종 매매, 환매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최대한 협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28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오후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와 함께 국민연금 등 10여 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토지주택공사 등 대표 기관투자가들이 모두 모였다.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 보험권에서는 삼성생명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기관들의 단기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과도한 자금 이탈이 있을 경우 시장 불안을 가중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자금 동향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회의는 지난 26일 긴급 소집돼 하루 만에 열린 만큼 영상으로 진행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자산운용이 필요한 시기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향후 과도한 추종 매매나 평소 이상의 대규모 환매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자리였다”면서 “기관들끼리 ‘어디가 자금을 뺀다더라’ 이야기에 유동성을 서로 확보해 놓으려고 할 경우 시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당국이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 매각과 펀드 환매가 필요한 경우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시기를 분산해달라는 주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당국은 MMF 등 단기자금 시장에서의 환매 자제를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MMF 시장에서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수천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다만 지난 25일에는 3300억, 26일에는 540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금융당국은 현재 MMF 시장에 큰 이상징후가 없지만 기관들의 추후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환매 규모가 커질 경우 단기자금 시장의 추가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MMF에서 대규모 환매가 일어날 경우 펀드에 편입된 CP 등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채권시장이 다시 한번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에는 정부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의 일환인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를 적극적으로 매입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 등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회사채와 대출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P-CBO는 본질적으로 중소기업 회사채지만 신용보증기금 보증으로 안정성이 최고 수준에 이르는데도 최근 시장 경색으로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전날 신용보증기금의 P-CBO 5432억원 중 약 1400억원이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자금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지만 동시에 시장 참가자들의 자체적 노력과 역할도 잇따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캐피털 콜’(펀드 자금 요청)에 신속히 응하고 시중 자금의 블랙홀로 지적된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기로 한 상태다. 증권업계도 유동성 경색 해소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는 업계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물량을 업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소화할 방안을 찾기로 했다.
  • 금융위원장, 이 시국에 5대 금융지주 회장 만나는 이유는

    금융위원장, 이 시국에 5대 금융지주 회장 만나는 이유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5개 금융그룹 회장이 만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모색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다음 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과 5대 지주 회장이 간담회를 하는 것은 지난 7월 21일 간담회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지주회사의 자체적 노력과 금리상승기 금융지주회사의 역할 등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자금 시장이 경색된 상황 속에서 5대 금융지주가 ‘금융시장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전날 금융정책국장 주재로 5대 금융지주 부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안정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주 부사장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채권·증권시장 안정펀드 재조성 사업 등 다양한 시장안정조치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은행채 발행을 축소해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계열사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지주 차원의 지원에 나설 방침도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날 회의는 부사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실무 모임을 진행한 것이며 다음 주 회동에서는 구체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등 금융지주사들의 역할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 비상 경제 회의에서 “현재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빌린 차주들이 실업이나 질병 등으로 어려울 경우 원금상환을 3년 유예할 수 있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있는데 지금은 어려움의 모습이 바뀌어서 상황에 맞춰 혜택 대상자를 넓히는 방안을 은행과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은, RP 매입하고 은행채 받는다… 우회적 자금난 지원사격

    한은, RP 매입하고 은행채 받는다… 우회적 자금난 지원사격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가 불을 붙인 채권시장의 ‘돈맥경화’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의 조치를 내놓았다. 이들 조치로 총 4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푸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도 자금난을 겪는 중소형 증권사들을 돕기 위한 자구책에 합의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회의를 열고 증권사와 증권금융 등을 대상으로 약 6조원 규모의 RP를 매입하기로 했다. RP를 사들여 자금난에 허덕이는 증권사 등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한은은 통화 긴축 기조에 역행한다며 그동안 시장에서 요구한 무제한 RP 매입 등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에 선을 그어 왔다. 이번 조치로 공급된 유동성은 최장 3개월 안에 회수돼 긴축 기조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금통위는 또 다음달 1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적격담보증권 대상에 은행채와 한전채 등 9개 공공기관 채권을 포함하기로 했다. 은행은 은행채와 공공기관채 등도 적격담보증권으로 한은에 제공할 수 있게 돼 채권시장에서 은행채와 한전채가 빨아들였던 자금이 회사채로 흘러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제공 비율을 80%로 인상하려던 계획도 3개월 유예해 현행 70%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차액결제 담보로 한은에 각종 채권을 더 맡겨야 하는 부담을 덜게 됐다. 한은은 이 두 가지 조치로 은행권이 36조 5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 자산 확보 및 담보 부담 축소 효과를 얻을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6개월 이상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예대율 규제비율이 은행은 100%에서 105%로, 저축은행은 100%에서 110%로 완화된다. 당국은 이들 조치로 채권시장에서 은행채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은행의 기업대출 여력이 확보되는 등 자금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제2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었던 대형 증권사들도 자구책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 사장단은 이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물량을 업계 내에서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 실행 방안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각사가 500억∼1000억원을 갹출하고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ABCP를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KB·신한·우리·하나·NH 등 5대 금융지주회사도 금융위원회와 회의를 열고 은행채 등의 발행을 축소하고 RP 매입을 통해 증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 레고랜드 강공 민주 “尹대통령은 무능한 바지사장”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사태를 ‘김진태발 금융위기’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윤 정부의 3각 경제 축(대통령실·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을 싸잡아 비난하고, 윤 대통령을 ‘무능한 바지사장’이라고 비하하기까지 했다. 국민의힘은 “적반하장”이라며 “이번 사태의 장본인은 민주당 소속 최문순 전 지사”라고 맞받아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금융위기 대책 마련 긴급 현장점검’ 간담회를 열고 “김진태발 금융위기가 벌어졌는데도 정부에서 4주 가까이 방치해 위기가 현실이 되도록 만들었는데, 정상적인 국정인지 의심이 될 정도”라며 “경제 리스크를 완화 또는 해소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지금은 정부가 리스크의 핵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안 그래도 살얼음판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김 지사의 헛발질로 살얼음이 깨져 버렸고, 정부의 무능함과 무책임, 무대책이 빚은 자금시장 패닉 현상 때문에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혼란과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언제 어디서 부도 사태가 시작될지 알 수 없는 극단적 위기 상황으로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주식시장이 계속 위기를 겪고 있는데, 공매도 한시적 제한 등 조치를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증권안정 펀드도 활용할 만한 상황인데 정부가 ‘시장이 알아서 하겠지’란 태도를 보이니 시장 신뢰가 떨어지고 불안이 점점 커진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 출신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김진태 지사의 헛발질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며 우리 경제가 한층 더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김 지사는 자신의 무능이 빚은 국가적 참사를 인정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경제 라인도 공범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김진태 사태로 ‘경제수장 삼인방’(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여당 출신 강원 지사가 불붙인 사태에 경제 당국이 기름을 부었는데 이 정도면 방조범 아닌 공범”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출신 ‘경알못’ 대통령이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며 “대통령은 ‘김진태 사태’의 심각성을 언제 보고 받았고, 보고를 받았다면 어떤 대응책을 지시했나”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제 위기 타이밍에 언제나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며 “무능한 경제수장들에 둘러싸여 결재 도장만 찍는 무능한 바지사장으로 오해받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어떤 대응책을 지시했는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과거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김진선 전 지사에게 책임을 돌렸다. 김 의장은 “김진태발 금융위기가 매우 심각하다”며 “정부가 뒤늦게 50조원을 투입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다. CP(기업어음) 금리가 4.45%까지 치솟았고,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2bp에서 3배 수준인 65bp까지 뛰어올라 부도 위험이 크게 증가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원도의 최대 문제는 사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김진선 전 지사가 무리하게 추진한 ‘평창 알펜시아’였다”며 “무려 1조 6000억원을 투입했고, 엄청난 빚을 최문순 전 지사가 떠안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전 지사는 그렇다고 부도내거나 일하는 사람들 자르지 않고 7000억원에 매각해서 마무리했다”며 “검찰 출신 김 지사는 전임 지사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채무불이행 선언을) 했는데, 참으로 상도의가 없는 짓”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최문순 전 지사 시절 무슨 무리가 있었는지, 왜 거기에 제일 먼저 지급 보증 상황이 있었는지, 그런 걸 따져야지 민주당 측 지사가 사고를 만들어놓고는 수습 안 해줬다고 책임을 묻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앞에서 잘못한 게 있으면 뒤에 가서 수습을 해야 하는지 전체를 다 논의해 봐야 한다”며 “‘진태양난’ 같은 발언을 할 게 아니라 애초부터 할 수 없는 사업을 한 거라면 거기에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