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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 임영록·이건호 중징계 유보… 금융당국 ‘공수표’만 날렸다

    KB 임영록·이건호 중징계 유보… 금융당국 ‘공수표’만 날렸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금융 당국의 중징계 결정이 다음달 초로 미뤄졌다.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던 금융 당국은 의견 진술만 먼저 듣고, 제재 수위는 이르면 다음달 3일 제재심의위에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금융사 전·현직 임직원 200여명에 대한 사상 초유의 대규모 징계도 다음달로 연기됐다. “26일 일괄 징계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던 금융 당국이 ‘공수표’를 날린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 당국이 ‘징계 국면’을 질질 끌며 경영 공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 당국은 KB금융 수뇌부 등에 대한 중징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재심의위 내에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경징계로 감경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오후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제재안을 심의했지만 결정을 유보했다. 징계 여부는 이르면 다음달 3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에서 다시 논의하게 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 논란 ▲국민카드 분사 당시 국민은행의 고객 신용정보 이관 문제 ▲5300억원 규모의 도쿄지점 불법 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 등과 관련한 징계 대상자들의 의견 진술만 진행됐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의견 진술 시간이 길어져 결론은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다”면서도 “제재위원 중 일부는 징계 수위에 대한 법적 근거에 대해 더 따져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해 제재심의위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는 중징계인 문책경고가 사전 통보돼 있었다. 변호인단을 이끌고 이날 오후 5시 제재심의실에 들어간 임 회장은 두 시간이 넘도록 심의위원들과 공방을 벌였다. 임 회장은 카드사 분사 당시 고객 정보 이관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점, 전산시스템 교체 보고서 조작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당국의 징계가 지나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도 전산시스템 교체 논란에 대해 보고서 조작 등을 확인한 즉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도쿄지점 불법대출 당시 리스크 관리 담당 부행장이었지만 직접적인 여신 관리는 담당 업무가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재위에서 소명 절차가 끝난 후 임 회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본인과 임직원이 가슴 아픈 처벌을 받아 거리에 나앉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님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성심껏 소명을 했고 소명 과정 자체가 끝난 게 아니니 다음번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향후 거취를 예단해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날 제재심의위에 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킨 카드 3사에 대한 제재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안건을 처리하기에도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달 초 금융사 전·현직 임직원 200여명에 대해 사전에 징계를 통보하며 26일 일괄 제재를 강조했던 금융 당국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징계 대상에 포함된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만 10여명이다.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아 경영진이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이며 금융시장에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상황이 빨리 정리돼야 하는데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눈치보기에 들어갔다는 시각도 있다. 제재심의위를 앞두고 금융 당국의 징계 수위가 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결국 추후 열리는 제재심의위에서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경감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금융 당국은 미국의 주주총회 안건 분석기관인 ISS에 미공개 정보를 제공했다는 책임을 물어 박동창 전 KB금융 부사장과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에게 각각 직무정지와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제재심의위에서 감봉과 주의적 경고로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오늘의 눈] ‘부실 감독 금감원’의 징계는 누가 하나/김경두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부실 감독 금감원’의 징계는 누가 하나/김경두 경제부 기자

    ‘A기관’은 우리나라 금융당국을 조사하고 감독하는 기관이다. ‘옥상옥’(屋上屋)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고, 툭하면 낙하산 인사를 보내는 탓에 이를 감시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의견을 수렴했다. 기소 독점에 빠져 사실상 자정 능력을 상실한 검찰과 국가 기관을 감시하기 위해 설립을 추진하는 ‘공직비리수사처’와 비슷하다. A기관은 금융감독원이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금융사 임직원 200여명에게 징계를 사전 통보한 것을 놓고 조사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뒷북 제재는 아닌지, 혹은 부실 감독의 책임을 모두 금융사에 지운 것만은 아닌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히 제재 대상이 된 금융 사고가 전임 금감원장 시절에 일어난 만큼 전임 원장의 감독 책임 등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A기관이 없었을 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실로 돌아가 보자. A기관은 우리나라에 없다. 그럼에도 기자가 A기관을 만들어낸 것은 국민 대다수가 이번 초유의 징계 사태에 앞서 금융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을 갖고 있어서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종 책임자인 금융당국에도 ‘원죄’가 있다고 보는데 쏙 빠져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석에서 “이명박 정부 때는 규제 완화가 대세여서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면서 “당시 금융계 실세였던 ‘4대 천왕’의 눈치를 본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누적된 솜방망이 처벌, 부실 감독과 검사, 낙하산 인사 시스템이 오늘날의 금융 사고를 잉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다. 금감원의 징계 논리대로 한다면 더더욱 자유롭지 못하다. 금감원은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의 징계 사유로 총체적인 부실 관리 책임과 최종 결정권자라는 것을 꼽았다.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도 마찬가지다. 정보유출 사고와 도쿄지점 부당 대출에 대한 책임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 행위 책임이 아닌 관리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결정한 것이다. 징계 사유로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는 관리 책임을 묻는 것은 매우 드물다.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금감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금융사를 수시로 조사하고, 때로는 종합 검사까지 할 수 있는 금감원이 이제서야 징계의 칼날을 뽑았으니 직무 유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또 어 전 회장과 민 전 행장에게 관리 책임을 묻듯 당시 금감원장인 권혁세 전 원장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된 CEO들은 이미 옷을 벗거나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다. 국민적 분노를 낳았던 동양 사태의 CEO도 모두 법적 제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로 인해 제재를 받는 이가 단 한 명도 없다. ‘갑’(甲)의 권위만 있고, 책임은 없는 셈이다. A기관은 과연 금감원에 어떤 징계를 했을까. golders@seoul.co.kr
  • ‘KB금융 줄징계’ 최종 제재까지 치열한 공방일 듯

    ‘KB금융 줄징계’ 최종 제재까지 치열한 공방일 듯

    금융감독 당국이 KB금융에 대해 대규모 줄징계를 사전 통보했지만 최종 제재로 가기까지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전산 사태’는 전문적인 검증 작업도 생략된 채 속전속결로 ‘유죄’ 판정을 내려 이대로 제재를 확정할 경우 행정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외이사들이 ‘제대로 일을 못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내리는 것도 처음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 전산사태’에 대해 일단 국민은행의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의 손을 들어줬다. 정 감사가 문제 제기한 대로 전산시스템 교체(메인프레임→유닉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체 위험(전환 리스크)이 축소됐다고 본 것이다. 전환 리스크를 구체적으로 점검해보는 모의시험(벤치마크테스트·BMT)에서도 점검항목 17개 가운데 7개를 누락했다고 봤다. 이는 전산 교체를 원하는 쪽에서 ‘부당하게 개입해’ 허위결론을 유도한 것이고, 그 배후에는 지주사 최고정보관리인(CIO)인 김재열 전무가 있다는 것이다. KB지주 측은 “특정기관의 전환리스크 분석이 너무 부풀려져 있어 채택하지 않은 것뿐이고 BMT도 핵심항목 10개는 충분히 점검했고 나머지 7개는 (전산)업체를 선정한 뒤 점검해도 되는 부수 항목”이라면서 “정보기술(IT)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금방 판명날 일을 최소한의 검증 과정조차 생략한 채 (조작이라고) 뚝딱 결론지었다”고 주장했다. 은행 전산팀의 누구도 외압이나 조작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뒷돈 수수 등 조작에 따른 실익도 전혀 드러난 게 없는데 어떻게 조작이 성립되며, 설사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메신저나 이메일을 이용했겠느냐는 반문이다. 허위보고 자체를 둘러싼 주장이 첨예하게 맞선 상태에서 허위보고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며 사외이사들에게 책임을 지운 것도 논란이 야기되는 대목이다. 지주사의 부당 개입으로 결론짓고도 애초 이런 문제 제기를 한 정 감사와 이 행장을 징계하겠다는 것 또한 금감원 제재의 모순되는 측면이다. 임영록 KB지주 회장에게는 CIO의 부당 개입을 막지 못했다며 ‘관리 책임’을 물었다. 임 회장은 국민카드 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도 관리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2011년 3월 국민카드 분사 당시 고객정보관리인은 어윤대 당시 KB금융 회장이었다. 행위 책임이 아닌 관리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린 것은 전례가 없을 뿐더러 정작 고객정보관리 당사자였던 어 전 회장에게는 경징계를 내린 것도 앞뒤가 안 맞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26일 최종제재 때는 누가 봐도 수긍할 만한 근거와 잣대가 제시돼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고 어정쩡한 양비론으로 덮게 되면 가뜩이나 항간에 난무하는 억측들이 더 확대 재생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인수 눈앞서 번번이 실패 ‘KB금융의 M&A 잔혹사’

    KB금융 경영진이 동반 중징계를 통보받음에 따라 그룹의 인수합병(M&A) 전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인수 목전까지 갔다가 번번이 실패하곤 해 ‘M&A 잔혹사’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지주가 최근 추진해 온 M&A는 LIG손해보험이다. 임영록 회장은 ‘전산 내분’이 생기기 전까지 매주 임원회의 때마다 진척 상황을 챙길 정도로 LIG손보 인수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실사에만도 경쟁사보다 많은 60여명을 투입했다. 예비입찰가가 낮아 불리하다는 관측도 돌았으나 경쟁이 무르익으면서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올랐다. LIG손보 노조도 인수 주체로 KB를 지지하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M&A를 성사시키는가 싶었다. 하지만 오는 26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사전 예고된 대로 기관 경고를 받게 되면 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관 경고를 받더라도 은행·보험·증권 등 개별 금융사와 달리 지주사는 M&A 자체에는 제약이 없다. 하지만 인수 뒤가 문제다. 금융 당국은 모기업의 경영 실태 등을 따져 자회사 편입 여부를 승인해주는데 KB지주의 기관 경고 전과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LIG그룹으로서는 자회사 편입 승인조차 불투명한 곳에 ‘자식’을 팔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는 사이 LIG손보에 눈독 들여온 롯데는 인수 제안가를 6000억원대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KB지주는 앞서 이미 대형 M&A 경쟁에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2012년 어윤대 당시 KB지주 회장은 ING생명보험 인수에 필사적으로 매달렸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포기해야 했다. 경영진이 바뀐 뒤 지난해 말 처음 도전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투증권+우리아비바생명보험+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전에서는 1조 1500억원의 최고입찰가를 적어내고도 우투증권만 선별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는 바람에 탈락했다. 그룹 매출의 83%를 은행에 의존하는 KB로서는 비은행 분야 M&A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지만 이번에도 LIG손보 인수에 실패한다면 전열 재정비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금융권 50여명 중징계… 물갈이 예고

    금융권 50여명 중징계… 물갈이 예고

    금융당국의 징계의 칼날이 매섭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사고를 일으킨 은행과 카드사의 전·현직 임직원 200여명을 제재 대상자로 지난 9일 사전 통보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 10여명이 포함돼 있다. 50여명은 중징계 대상자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단일 제재 대상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오는 26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중징계가 확정되면 대규모 인사 물갈이가 불가피해졌다. 중징계를 받은 금융권 임원은 사실상 ‘현직에서 물러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카드, 농협은행, 롯데카드, 한국SC은행, 한국씨티은행의 징계 대상자 200여명에게 제재 수위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보 유출 사고와 도쿄지점 부당 대출 등 일련의 금융 사고를 한꺼번에 모아 제재를 하다 보니 대상자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전·현직 CEO만 10여명이다. KB금융지주는 전·현직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에 제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외에도 어윤대 전 회장이 회장 재임 시절에 발생한 각종 금융사고에 대한 총체적 관리 부실 책임으로 경징계(주의적 경고)를, 민병덕 전 은행장은 도쿄지점 부당 대출과 관련해 중징계(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받았다. 리처드 힐 전 한국SC은행장과 신충식 전 농협은행장, 최기의 전 국민카드 사장, 박상훈 전 롯데카드 사장, 손경익 전 NH농협카드 분사장 등도 고객 정보 유출 사고로 중징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경징계(주의적 경고) 에 그쳐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정보 유출 사고로 다른 금융사 CEO들이 줄줄이 중징계 통보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하 행장만 상대적으로 경미한 징계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고객정보 유출 건수에 따라 제재 양형의 차이를 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만건의 고객 정보를 유출한 카드사와 수만건 수준인 외국계은행 CEO에게 같은 수준의 중징계를 내리는 것이 되레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씨티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는 내부 직원이 빼돌린 데다 2차 피해까지 발생해 가중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KB금융그룹이 120여명으로 징계 대상자가 가장 많다. 도쿄지점 부당 대출과 비자금 조성 의혹, 보증부 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 보고, 국민주택채권 횡령,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으로 사전 징계가 통보된 임직원만 95명 수준이다. 최종 징계가 확정되면 최고경영진을 비롯해 대규모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이 밖에 신한은행은 직원들의 고객계좌 불법 조회,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프로젝트’의 신탁상품 불완전 판매로 징계를 받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M&A 차질 등 경영 집단공백 우려

    M&A 차질 등 경영 집단공백 우려

    “설마 했는데….” 9일 KB금융그룹은 큰 충격에 빠졌다. 임영록 KB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동반 중징계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중징계는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제재 수위라 최악의 경우 사상 초유의 경영진 집단 공백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당장 인수·합병(M&A) 등 그룹 경영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물론 당사자 소명 기회가 남아 있어 최종 제재 수위가 완화될 수는 있다. 제재 수위가 지나치다는 지적과 당사자들의 반발이 맞물려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해 중징계 방침을 정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국민카드 정보 유출과 국민은행 일본 도쿄지점 부당 대출 책임을 물어서다. 임 회장은 5000여만건의 국민카드 고객 정보가 유출된 지난해 6월 당시 KB지주사의 고객정보관리인이었다. 국민카드 분사도 총괄했다. 이 행장은 2007년 1월부터 도쿄지점에서 5500여억원의 부당 대출이 이뤄졌을 당시 리스크 담당 부행장이었다. 더 결정적인 귀책사유는 국민은행 전산 시스템을 둘러싼 내분 사태다. 각각의 건만 보면 경징계 대상이지만 100억원대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 아직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약 1조원어치의 국민은행 서류 조작 사고, 전산 사태 등 여러 제재 건이 중복돼 동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게 금감원의 기류다. 임 회장 측은 “정보 유출 사고 당시 정보관리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어윤대 당시 KB지주회장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경영에서는 사실상 배제돼 있었다”고 항변했다. 전산 사태도 은행 경영진과 이사회의 문제이지, 지주 회장이 관여한 사안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행장도 “과연 중징계를 받을 일인지 의문이 든다”며 최대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기류대로라면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두 사람은 문책 경고를 받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문책 경고는 지금까지 자진 사퇴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동반 사퇴하면 경영 타격이 너무 커져 한 사람만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 이 행장은 전산 갈등 과정에서 사외이사들과도 감정이 매우 악화돼 있는 상태다. 임 회장은 공모로 뽑힌 데다 3년 임기 가운데 2년이나 남아 있어 남은 임기는 마치려 할 공산도 있다. 임 회장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려운 전산 내분 사태를 금융 당국이 문제 삼은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례적으로 속전속결로 중징계 결정이 난 데서 알 수 있듯, 금융권의 보이지 않는 실세가 이번 사태를 기화로 임 회장을 ‘정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사례에서 보듯 문책 경고를 받아도 당사자가 버티면 감독 당국이 딱히 끌어내릴 수단은 없다. 다만 경제관료 출신인 임 회장이 후배들과 볼썽사나운 마찰을 자초할지는 미지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신용정보 유출도 그렇고, 채권 위조, KT ENS 부당 대출 등 일어날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났다”면서 “기본의 문제이고, 금융모럴(도덕)의 문제”라고 KB금융 사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감원 관계자는 “조직을 이 정도로 망가뜨렸으면 두 사람 모두 물러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금융CEO 과도한 퇴직금 제동

    금융당국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과도한 퇴직금 지급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CEO의 퇴직금 누진율이 일반 직원의 최대 5배에 이르는 데다 KB금융 등 일부 금융사는 임원진의 퇴직금 지급 산식이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권 현장 검사 때 퇴직금 운영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3일 “경영진 연봉뿐 아니라 퇴직금 지급 기준도 불명확한 측면이 많다”면서 “특별 퇴직금을 제한하고 퇴직금 자체도 일반적인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지난해 행정지도한 만큼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원 전 코리안리 사장의 경우 퇴직금으로 159억 5700만원을 챙겼다. 이 회사 직원 1인당 평균 급여(6500만원)의 245.5배다. 박 전 사장이 15년간 재임한 만큼 1년에 10억원씩 퇴직금을 쌓아 준 셈이다. 코리안리는 직원에게 해마다 월 통상임금의 1.2배를 퇴직금으로 쌓는 데 비해 상무는 2배, 전무는 3배, 사장은 4배를 적립해 준다.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과 신은철 전 한화생명 부회장도 각각 42억 2000만원, 15억 6300만원의 퇴직금을 챙겼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퇴직금 규정이 없는데도 특별 퇴직금으로 35억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부만 하나고등학교 등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중도 사퇴하면서 급여와 상여금으로 5억 7300만원을 받았다가 해외지점 대출 비리 사태 등이 터지자 뒤늦게 반납 의사를 밝혔다.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도 수십 억원대의 주식성과급(스톡그랜트)을 받기로 했다가 금융 당국의 제동으로 보류된 상태다. 금융지주 회장의 퇴직금 지급 규정도 천차만별이다. 하나금융은 김 전 회장의 특별 퇴직금이 문제가 된 뒤 일반 직원과 마찬가지로 연봉의 12분의1을 회장 퇴직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KB금융은 회장의 퇴직금과 관련해 어떠한 계산방식도 없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개인정보유출사고의 불편한 진실] 금감원 솜방망이 처벌 왜

    [개인정보유출사고의 불편한 진실] 금감원 솜방망이 처벌 왜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이번 카드 3사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환골탈태를 약속했다. 금융당국은 개인 정보 보호 대책을 강화하고 징계 수위도 상향 조정하기로 했지만 그간 제재심의위원회의 폐쇄적인 구조와 그들만의 학연, 지연 등을 배경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양산해 온 것이 사실이다. 금융권도 그동안 얼마나 날림으로 고객 정보를 관리했는지에 대한 반성엔 눈을 감는다. 서울신문은 이들의 감추고 싶은 ‘불편한 진실’을 상, 하 두 차례로 나눠 짚어 본다. 이번 ‘카드 사태’ 전까지 개인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줄기차게 나왔던 까닭은 징계를 하는 사람이든 징계를 받는 사람이든 결국 같은 집단에 있다는 의식이 작용한 탓이 크다고 분석된다. 이를 구조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다. 서울신문이 18일 국회 정무위 소속 정호준 민주당 의원에게서 제재심의위원 명단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제재 심의는 ▲학연, 지연으로 엮여 로비가 가능한 구조에 ▲감독자와 행위자를 분리해 징계하는 데다 ▲징계 과정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과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제재심의위원 9명 중 6명은 민간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금감원은 로비를 방지한다면서 한 번도 명단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부 인원 6명은 금감원장 추천 3명, 금융위원장 추천 3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외부 인원 6명은 교수 3명, 변호사 2명, 금융계 인사 1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징계 대상자와 학연, 지연으로 촘촘히 엮여 있다. 지난해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은 ISS(미국 주주총회 안건 분석 회사)에 경영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금감원 은행검사국에서 중징계(문책경고)를 통보받았지만 이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주의적 경고 상당)로 깎였다. 제재심의위원 중 A 교수는 어 전 회장과 비슷한 기간에 캐나다의 한 대학 방문교수를 지냈고 한국경영학회 임원을 맡았었다. 금융계 인사인 제재심의위원 B씨는 어 전 회장과 대학 선후배 사이이고 어 전 회장과 제재심의위원인 변호사 C씨도 고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다. 이에 대해 제재심의위원 D씨는 “대부분 제재 대상자와 심의위원이 학연, 지연으로 묶여 있지만 제재 수위 결정은 각자의 양심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 의원실에 따르면 어 전 회장의 징계 수위를 토론하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A 교수는 ‘징계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자와 행위자를 분리해 징계하는 것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부르는 요인이다. 제재심의위원 E씨는 “CEO들은 감독자로, 행위자보다 수위를 최소 한 단계 이상 낮게 징계를 내리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금융 CEO가 금감원에서 징계를 받을 때 검사국에서 중징계를 통보해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로 수위가 낮춰진다.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도 하나SK카드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카드 불법 모집과 관련해 중징계를 통보받았지만 실제로는 경징계(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도 2011년 해킹 사고로 중징계(문책경고)를 통보받았지만 경징계(주의적 경고)로 낮아졌다. 또 징계 수위를 결정할 때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지만 거의 토의로만 결정한다. 제재심의위원 F씨는 “회의할 때마다 20~30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한 건에 10초 정도만 논의하고 넘어갈 때도 많다”고 말했다. 징계 과정을 비공개로 처리해 의혹을 살 때도 있다. 징계 수위에 대한 이유나 과정을 알리지 않고 결과만 외부에 통보하는 식이다. 금융계 인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권한이 세서 견제할 방법이 없다”면서 “투명한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심의위원 명단과 징계 결정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한 지붕 세 노조’ 국민銀 속사정

    지난 11일 KB국민은행에 세 번째 노조가 탄생했습니다. 단일노조가 대부분인 금융권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2011년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 뒤 몇몇 시중은행에서도 노조 추가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좌절됐습니다. 새 노조가 밝힌 설립 취지는 이렇습니다. 윤영대 초대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들이 회장, 행장으로 선임된 이후 초단기 성과 지상주의가 만연해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쿄 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 KB국민카드 개인정보 유출까지 잇따른 KB금융의 위기는 결국 주인의식 없는 낙하산 인사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입니다. 회장과 행장에 대한 퇴진운동을 벌일 뜻도 밝혔습니다. 한 꺼풀을 더 들어가서 보면 국민은행 새 노조 출범 배경에는 국민은행이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기존 노조에 대한 불신이 그중 하나입니다. 새 노조는 금융노조 국민은행지부가 낙하산 인사를 방치한 ‘공범’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황영기·어윤대 전 회장, 임 회장 등이 선임될 때마다 기존 노조가 ‘관치 금융·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치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지만 결국 기득권에 안주해 적당한 선에서 투쟁을 멈췄다는 것입니다. 인사제도도 한몫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실적 평가 하위 5~10%에 해당하는 지점장급 행원들을 업무추진역으로 배치해 개인별 영업 실적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좌천 인사 제도에 회의를 느낀 관리자급 직원 가운데 다수가 새 노조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 노조는 임금피크직원, 기능직원, 부지점장 이상 비조합원 등 은행 내 소외계층을 통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지붕 세 노조’ 체제가 됐지만 규모면에서는 선발과 후발주자 간 격차가 큽니다. 1만 7255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에 비해 2011년 출범한 KB노동조합은 171명, 갓 탄생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300여명 규모입니다. 새 노조의 출범이 침체된 국민은행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기회가 될지, ‘찻잔 속 태풍’이 될지 안팎의 관심이 큽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낙하산 인사·파벌싸움·주인의식 부재 ‘12년 곪은 상처’ 터졌다

    낙하산 인사·파벌싸움·주인의식 부재 ‘12년 곪은 상처’ 터졌다

    KB국민은행은 자산 286조원에 2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은행이다. 하지만 요즘 만신창이가 됐다. 그동안 쌓여 온 비리와 부실, 불통과 비효율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과거 하늘을 찔렀던 직원들의 자부심도 땅에 떨어졌다. 2001년 11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통합 국민은행이 출범한 지 만 12년. 오랜 낙하산 인사와 내부 파벌싸움, 주인의식 부재 등이 키운 국민은행의 위기는 다른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당시 강정원 행장과 황영기 회장의 불협화음, 뒤이은 불명예 퇴진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4대 천왕’으로 꼽힌 어윤대 전 회장 등도 낙하산 논란을 불렀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반복된 낙하산 인사가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당선자는 최근 사태에 대해 “금융지주 출범 후 KB금융과 은행이 낙하산의 놀이터가 됐고 관치가 득세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낙하산 인사들은 국민은행 특유의 기업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단기 성과주의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속된 낙하산 인사는 조직 내부 통제력의 약화로 이어졌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낙하산 인사로 인해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의 기강이 해이해지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비리와 부실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결국 오랫동안 쌓여 온 관치금융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대등 합병 이후 쌓여 온 파벌 다툼과 그로 인한 주인의식이 없는 조직문화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금융계 인사는 “아직까지도 국민은행에서는 ‘국민 출신’끼리, ‘주택 출신’끼리만 통한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KB는 CEO가 바뀌면 직원의 80%가 자리를 이동한다고 할 정도로 조직 운용의 장기적 비전이 없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충실하기보다는 사내 정치에 급급하게 되고 한탕주의 풍조가 발생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민영화돼 공공기관 특유의 방만한 문화가 다른 은행들보다 강하다”고 지적했다. 주인 의식 부재는 이번 사태를 겪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주인의식이 없어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27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금융사고는 몇몇 개인의 잘못이 아닌 은행장인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직원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조직을 대표한다는 주인으로서 자부심이 없어서인지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보고서도 정확도가 떨어지고 면피성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신한이나 하나은행같이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점을 현 사태의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올 7월 임 회장과 이 행장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논란이 일자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한이나 하나처럼 조직이 안정되고 강력한 내부 1인자가 있는 곳이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계 인사는 “신한이나 하나는 늦게 시작한 만큼 특유의 파이팅 기질이 있지만, 국민은행은 오랫동안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신뢰 및 임직원 윤리 회복을 위한 실천 결의’ 행사를 가졌다. 이 행장은 “이번 사태는 관련자 몇 명의 처벌과 대국민 사과 등으로 적당히 얼버무릴 사안이 결코 아니다”면서 “은행장을 포함한 모든 경영진과 2만2000명 직원 모두가 책임을 느끼고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국민은행 내부 고위 관계자조차 “이번 사태는 10년 이상 누적된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라면서 “어지간한 자정 결의와 경영 쇄신 노력으로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사태 해결 노력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 윤석헌 교수는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있어야 내부 구성원들이나 외부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감사 부서는 부실 사태나 위법 적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장이 직접 책임지는 준법감시부에서 비리문제를 책임지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금융업 발전 핵심은 ‘낙하산’인사 차단이다

    정부가 어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반년에 걸쳐 현장의 목소리를 68번이나 듣고 마련했다며 자신 있게 내민 종합처방전이다. 모든 영업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안 되는 것만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고, 거래은행을 바꾸면 계좌에 딸려 있는 공과금·급여 이체가 자동으로 옮겨가는 계좌이동제 도입 등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핵심이 빠졌다. 바로 ‘낙하산’ 차단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말대로 우리 금융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성과 역동성이 크게 저하됐다. 반복되는 금융사고로 국민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그렇다면 핵심 처방은 이렇게 된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데 있을 것이다. 우리 금융업의 가장 큰 문제는 주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권 교체 때마다 금융사는 물론 협회 수장까지 정권 창출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공신이나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금융관료들)들이 장악하곤 했다.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전문성은 있어도 ‘그들만의 리그’가 더 관심인 낙하산 최고경영자(CEO)들은 조직의 장기 발전이나 내실 구축보다는 당장 가시적인 몸집 불리기나 단기 성과에 급급했다. 그래야 다음 자리로 옮겨가거나 두둑한 성과급을 챙기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비리 백화점이 된 KB금융 사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비자금 조성 의혹, 100억원대로 추정되는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 등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학 동문인 어윤대 회장 시절에 터진 일이다. 그럼에도 어 전 회장에게 수십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려 하고, 민병덕 당시 행장에게는 이미 수억원의 성과급을 준 것을 보면 조직이 얼마나 병들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어디 KB뿐인가. 파이시티펀드 불완전 판매 의혹을 받고 있는 우리금융의 당시 CEO도 이 전 대통령과 동문인 이팔성 회장이었다. 주인이 없는 것 못지않게 심각한 또 하나의 폐단은 오너가 아닌 사람이 오너 행세를 너무 오랫동안 한 데 있다. 라응찬씨는 신한금융을 20년, 김승유씨는 하나금융을 16년 이끌었다. 신한금융은 경영진 간의 암투가 아직도 끝나지 않아 조직이 분열됐고, 하나금융은 특정인맥 전횡과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위가 이 모양이니 아래도 줄 서기나 사익 챙기기에 눈을 돌려 툭하면 금융사고가 터지는 것이다. 성실한 대다수 조직원들은 억울하단 말도 못한 채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도 모피아 한통속이니 최후의 감시·견제장치조차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 아닌가. 금융업을 진정 차세대 서비스산업으로 키울 작정이라면 이 오랜 부조리 관행을 끊어야 한다. 이제는 금융사에 유능한 CEO를 찾아줘야 한다. 다소 늦긴 했지만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큰 틀의 금융감독 체제 재편도 다시 고민해야 한다.
  • 이건호 국민은행장 “국민께 사과…피해배상하겠다” 머리 숙여

    이건호 국민은행장 “국민께 사과…피해배상하겠다” 머리 숙여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및 국민주택기금 채권 위조·횡령 사건 등 국민은행의 연이은 부정에 대해 이건호 은행장이 공개 사과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27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임직원 30여명과 함께 나와 “최근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됐다”며 “은행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2만 2000여 임직원과 함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건호 행장은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사건과 국민주택기금 채권 위조·횡령 사건을 두고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립하는 은행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이번 금융사고의 진상과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쇄신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무엇보다 국민주택채권 지급 등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고객에게 조금의 피해도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며 “고객 피해가 있다면 철저하게 배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건호 행장은 “국민은행에서 벌어진 모든 사안에 대해선 궁극적으로는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어느 만큼의 책임이 있는지는 감독당국과 수사당국이 밝힐 부분이고, 거기에 따르는 책임은 회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임원을 모아 가동한 경영쇄신위원회에서 우리의 모든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며 “한두 가지 행동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총체적으로 모든 역량을 모아서 경영쇄신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이건호 행장은 그러나 도쿄지점의 비자금 조성 경위와 자금 흐름, 횡령 사건의 정확한 규모와 연루자 수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당국의 검사와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국민은행이 2대 주주로 있는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의 추가 부실 의혹과 관련해선 “현지 감독당국이 회계기준을 변경하면서 충당금 적립액과 관련된 논의가 있지만, 대규모 부실이 새로 발생하거나 그런 사실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베이징(北京) 법인장·부법인장 교체가 당국의 권고와 상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현지 당국의 양해를 얻어 인사가 이뤄지는 시점에 공교롭게 임기를 보장하라는 당국의 권고가 있었음을 거론하면서 “내부 보고 과정에서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감독당국에 사실 관계를 규명했다”고 해명했다. 일련의 사건이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시절의 비리를 들춰내는 ‘어윤대 라인 퍼내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선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여러 사안이 공교롭게 시기적으로 겹친 부분이 있다”고 ‘음모론’을 일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윤대 前KB회장 성과급 물 건너가나

    어윤대 前KB회장 성과급 물 건너가나

     수십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성과급 지급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이사회는 지난 12일 평가보상위원회를 열고 어 전 회장에 대한 장기 성과급 지급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어 전 회장에 대해 징계를 내린 만큼 철저히 자체 조사를 하고 회의를 열 계획”이라면서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고 회의 소집일 역시 미정”이라고 말했다.  어 전 회장은 지난 7월 퇴임했지만 4개월 동안 성과급 지급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박동창 전 KB금융 부사장이 일부 사외이사의 선임을 막고자 미국 주주총회 안건 분석회사인 ISS에 내부 정보를 유출한 사건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어 전 회장에게 감독 책임을 물어 경징계(주의적 경고)를 내림에 따라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예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이 잇단 비리에 연루되면서 어 전 회장의 성과급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 도쿄지점의 비자금 의혹이 관건이다. 금감원은 도쿄 지점 임원들이 1700억원 이상을 부당 대출해 주면서 받은 뭉칫돈 일부가 국내로 흘러들어 온 점을 포착했다. 또 이 돈 중 일부가 상품권으로 세탁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어 전 회장 등이 비자금으로 관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민은행 본점 직원의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사건 또한 어 전 회장의 임기 중 발생한 일이다. 금감원은 이날 국민은행에 검사역 4명을 긴급 투입했다. 오는 28일 2명이 추가 투입된다. 이들은 보증부대출 부당이자 수취에 대한 허위 보고 문제부터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사고 등 내부 통제 문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회사의 신뢰를 훼손했을 때는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면서 “철저히 이사회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현재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어윤대 前KB회장 성과급 물 건너가나

    어윤대 前KB회장 성과급 물 건너가나

    수십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성과급 지급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이사회는 지난 12일 평가보상위원회를 열고 어 전 회장에 대한 장기 성과급 지급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어 전 회장에 대해 징계를 내린 만큼 철저히 자체 조사를 하고 회의를 열 계획”이라면서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고 회의 소집일 역시 미정”이라고 말했다. 어 전 회장은 지난 7월 퇴임했지만 4개월 동안 성과급 지급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박동창 전 KB금융 부사장이 일부 사외이사의 선임을 막고자 미국 주주총회 안건 분석회사인 ISS에 내부 정보를 유출한 사건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어 전 회장에게 감독 책임을 물어 경징계(주의적 경고)를 내림에 따라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예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이 잇단 비리에 연루되면서 어 전 회장의 성과급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 도쿄지점의 비자금 의혹이 관건이다. 금감원은 도쿄 지점 임원들이 1700억원 이상을 부당 대출해 주면서 받은 뭉칫돈 일부가 국내로 흘러들어 온 점을 포착했다. 또 이 돈 중 일부가 상품권으로 세탁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어 전 회장 등이 비자금으로 관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민은행 본점 직원의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사건 또한 어 전 회장의 임기 중 발생한 일이다. 금감원은 이날 국민은행에 검사역 4명을 긴급 투입했다. 오는 28일 2명이 추가 투입된다. 이들은 보증부대출 부당이자 수취에 대한 허위 보고 문제부터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사고 등 내부 통제 문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회사의 신뢰를 훼손했을 때는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면서 “철저히 이사회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현재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민은행 또 특별검사 굴욕…검찰수사·문책성 인사 예고

    국민은행 또 특별검사 굴욕…검찰수사·문책성 인사 예고

    자산 292조원의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잇따른 비리와 부실로 최악의 신뢰도 위기에 빠졌다. 금융당국의 특별검사를 동시에 3개나 받는 초유의 사태 속에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곧 검찰 수사가 시작된다. 금융당국은 문제의 상당 부분이 허술한 내부 통제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관련 보직의 문책성 물갈이 등 쇄신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의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를 25일부터 실시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본점 직원들이 국민주택채권을 몰래 시장에 내다 파는 수법으로 90억원을 빼돌린 사실을 최근 자체 조사를 통해 적발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대해 이미 일본 도쿄지점 1700억원 부당대출 및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벌이고 있다. 보증부대출 가산금리 과다 적용에 대해서도 곧 특검에 착수한다. 현재 국민은행은 도쿄지점 비리 등 외에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부실, 중국 베이징 법인장 조기교체 파문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특히 국민은행이 벌인 도쿄지점 자체 조사에서는 지점장뿐 아니라 직원들도 비리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감원은 곧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최근 국민은행에서 불거진 일련의 문제가 내부통제 미흡으로 실무진에서 행장까지 제대로 보고가 안 된 데 따른 총체적인 문제로 보고 은행 측에 개선을 요구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 내부통제 부실을 더 이상 묵과하기 힘든 지경”이라면서 “행장이 본부장에게 제대로 보고조차 받지 못하면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행장은 실무진으로부터 베이징 법인 인사 파문과 BCC 부실 의혹 등에 대해 사전 보고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세력이 물러나고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들어서면서 경영진과 실무진의 업무 공백이 발생해 그동안 묵혀 왔던 문제가 봇물 터지듯 나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에 대한 쇄신책 마련과 함께 다음 달 임원 인사에서 책임 소재가 분명한 임직원은 인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인사 시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올 7월 이 행장 취임 때 많은 임원이 새로 선임됐기 때문에 인사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국민銀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 철저 조사하길

    금융당국이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거액 불법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국내 금융계 전반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전임 경영진의 비자금설까지 제기되고 있어 충격적이다.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은 대표적인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이다. 자칫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엄정한 조사가 요구된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2008년부터 5년간 국내 기업의 일본 법인에 부당대출을 해주다가 지난해 말 적발됐다. 다름 사람 명의로 돈을 쪼개 빌려주는 수법으로 동일인 대출 한도를 어긴 것이다. 당초 부당대출 규모가 1700억원대로 알려졌으나 실제 4000억원에 이른다는 얘기도 있다. 금융당국은 이 사안을 조사하던 중에 수상한 뭉칫돈이 국내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도쿄지점장 등이 수십 억원의 대출 커미션을 챙겼고 이 중 일부가 국내로 들어와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부당대출이 어윤대 회장-민병덕 행장 시절에 벌어진 일인 만큼 이 돈이 전임 경영진의 비자금에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도쿄지점은 야쿠자 불법자금 4억 5000만엔을 예치한 혐의로 일본 금융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최다 고객(약 3000만명)을 거느린 금융사다. 국가고객만족도 조사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은행의 해외 지점에서 수년간 부당대출이 자행됐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비자금 의혹까지 있다고 하니 쉽사리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일본 금융청이 최근 금융감독원을 이례적으로 직접 방문해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자금세탁 심각성을 경고했다고 하니 수치스럽기까지하다. 금융당국은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직시해 조사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어 회장을 비롯해 당시 경영진의 잦은 일본 방문 행적, 문제의 도쿄지점장(대기발령 상태) 승진을 지시한 주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 등 관련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고 돈의 흐름을 철저히 추적해 일말의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 어설프게 접근하거나 설익은 조사 정보를 흘렸다가는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항간에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더불어 MB맨 손보기에 들어갔다는 수군거림이 파다하다. ‘동양사태’ 책임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은행의 해외 지점에서는 유사한 비리가 없는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금감원, 국민銀 도쿄지점 거액 비자금 정황 포착

    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다. 일본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자금만 20억원 규모로 금융당국은 일본 금융청과 협력해 비자금 행방을 규명할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국민은행 도쿄지점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도쿄지점 직원들이 어윤대 전 회장 시절 부당대출을 해주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중 20억원 이상이 국내로 반입됐다. 금감원은 이 돈이 당시 경영진과 관련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도쿄지점장이 승진을 위해 작성한 공적 조서에서 적발됐다. KB금융 경영진은 수차례 도쿄를 방문한 뒤 해당 지점장의 승진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금융청은 금감원을 방문해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자금세탁 조사 경과를 설명하면서 심각성을 경고했다. 금융청 당국자가 금감원까지 직접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한도를 초과해 대출해 주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수천 억원대의 부당 대출을 한 혐의로 금융청의 조사를 받았다. 국민은행은 도쿄지점에 대해 두 차례 내부 감사를 했는데도 문제를 적발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다른 시중은행 해외 점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지표와 여신 규모 등 상시감시 지표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1년 동안 11명 징계… 금융기관 수장 잔혹사

    11년 동안 11명 징계… 금융기관 수장 잔혹사

    이명박 정부의 ‘4대 금융천왕’중 한 사람인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이 내부 정보 유출 관련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또 다른 ‘금융 천왕’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지원 의혹으로 징계가 검토되고 있다. 당사자의 잘못도 있지만 정권이 바뀌자 전 정권의 금융권 인사가 징계를 받는 형국이다. 어 전 회장은 당초 문책경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의적 경고에 그쳤다. 징계 수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치열한 로비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서울신문이 11일 2003년부터 11년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중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은 사람을 조사한 결과 모두 11명으로 나타났다. 중징계가 6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 징계가 몰리고 있다. ‘금융사 CEO의 독단적 경영의 말로’라는 주장과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때문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4년 전인 2009년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박해춘·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징계를 받았다. 황 전 회장은 우리금융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투자한 파생상품에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힌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제재 과정의 법률적 문제가 인정돼 올해 초 취소 판결이 확정됐다. 박 전 행장과 이 전 행장도 같은 파생상품 투자 손실 관련이었다. 이어 2010년 강정원 전 KB금융 회장과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중징계를 받았다. 강 전 회장은 국민은행이 2008년 유동성 등 각종 문제점을 무시하고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9392억원에 사들여 4000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킨 책임으로 문책경고가 부과됐다. 문책경고나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으면 동종의 다른 금융기관에 3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라 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40억원을 건네면서 드러난 차명계좌 때문에 실명제 위반 혐의를 받아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2003~2005년에는 위성복·최동수 전 조흥은행장과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문책경고를 받았다. 정권의 입김과는 무관한 징계였다. 조흥은행은 2002년 ㈜쌍용의 부산 지점 수출입 관련 서류 위·변조에 연루돼 673억원이 물렸다. 우리·뉴욕·제일·대구·국민·기업은행 등도 연루됐지만 조흥은행의 사고액이 가장 많아 위 전 행장이 징계를 받았다. 2005년에는 250억원대 양도성예금증서(CD) 위조발행 사고로 최 전 행장이 징계를 받았다. 금융사 CEO들에 대한 징계가 끊이지 않는 까닭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의 독단적 경영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영 행위에 대해서는 강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국내 금융사 회장의 권한이 과도하게 센 데다 준법감시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전 정권의 낙하산 회장을 일부러 끌어내리기 위한 당국의 꼬투리잡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중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다”면서 “물론 CEO의 잘못도 있겠지만 당국의 금융사 길들이기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 경징계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 경징계

    경영정보 유출 문제로 조사를 받아 온 어윤대(68)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중징계를 면했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어 전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 상당’의 경징계를 내리고 박동창 전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CSO)은 감봉 조치하기로 했다. 어 전 회장은 문책 경고 상당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3년간 은행권 취업이 금지되고 수억원에 달하는 스톡그랜트(주식성과급)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컸지만 일단 적극적인 소명을 통해 중징계를 면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장기성과급 지급이 취소될 수 있지만 이는 평가보상위원회가 추후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어 전 회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 초대 황영기 회장과 2대 강정원 회장 등 역대 회장 세 명이 내리 징계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황 전 회장은 2009년 업무집행정지 3개월 상당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제재 과정의 법률적 문제가 제기돼 징계취소 판결을 받았다. 강 전 회장은 2010년 문책경고 상당을 받았다. 어 전 회장의 스톡그랜트와 마찬가지로 강 전 회장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이 취소됐다. 앞서 어 전 회장의 측근인 박 전 부사장은 올해 초 일부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막고자 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기관 ISS에 KB금융 경영정보를 전달해 금융지주회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아 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금감원, 어윤대 前 KB회장 징계 연기

    경영정보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가 뒤로 미뤄졌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어 전 회장과 박동창 전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에 대한 제재 수위를 논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쟁점 사항에 대해 나중에 다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재 수위를 정하기로 했다. 어 전 회장 등이 받고 있는 혐의는 올 초 미국 주총 안건 분석 전문회사인 ISS의 보고서 왜곡과 관련해 나왔다. 어 전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박 전 부사장은 일부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막고자 ISS에 KB금융 내부정보를 전달, 금융지주회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전·현직 임직원이 업무상 알게 된 비공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업무 외의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ISS는 당시 ‘KB금융지주 정기주총 안건 분석 보고서’에서 KB금융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무산이 정부 측 사외이사 때문이라며 이들의 선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부사장이 보고서가 나오기 전 싱가포르에서 ISS 관계자와 접촉해 KB금융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게 됐고 금감원과 검찰 등이 조사에 나섰다. 어 전 회장은 박 전 부사장의 이런 일처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에서는 어 전 회장에게는 문책 경고 상당, 박 전 부사장에게는 직무 정지 상당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년 이상 금융기관에 재취업할 수 없게 된다. 어 전 회장이 문책경고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10억원 이상 받을 예정인 스톡그랜트(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 등 퇴임 후 성과급도 못 받을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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