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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3·재수생 학력격차 줄어

    고3 재학생과 재수생간의 학력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입시기관인 고려학력평가연구소는 17일 지난달 전국 고3생 4만9,185명과 재수생 5만6,8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능모의고사를 분석한 결과,재수생의 평균 성적이 재학생보다계열별로 10.5점∼20.41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모의고사에서 점수차가 30∼40점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이번 시험에서 재수생은 인문계가 400점 만점에 264.0점,자연계 290.5점,예·체능계 230.5점이었고,재학생은 인문계 253.5점,자연계 270.1점,예·체능계 210.9점이었다. 상위 30%의 평균 성적은 재수생이 인문계 336.5점,자연계356.4점,예.체능계 299.0점으로 재학생의 인문계 319.3점,자연계 335.4점,예·체능계 271.9점보다 계열별로 17.2∼27.1점 높았다. 유병화 평가연구실장은 “재학생의 수능 적응력과 준비도가 높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그러나 2학기 들어원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하지 못했던 고득점 수험생이재수생 대열에 합류하면격차가 다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280점 이상 4만4,283명을 대상으로 난이도별 오답 문항수를 조사한 결과 쉬운 문제(정답률 60% 이상) 득점력에서 상하위권 점수차가 인문계는 54점,자연계는 67점,예·체능계는 29점의 차이를 보여 중위권 이하 수험생의 경우 일단 쉬운 문제부터 집중 공략하는 적극적인 학습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350점 이상 상위권 수험생의 지원성향 조사에서 ‘서울 소재 대학에 지원하겠다’는 학생이 인문계 92.9%,자연계 81.3%로 지난해보다 각각 8.8% 포인트,7.3% 포인트 증가해 서울 소재 대학 집중현상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14세 소년 한양대 합격

    지난해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14세의 담요한군이 한양대 수시모집 세계화 전형에 합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담군은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모두 통과하고 토익 960점으로 지원,심층면접에서 고득점을 받아 영어영문학부에 최종 합격했다.어머니 이문옥씨(42)는 “집에서 대화도 영어로 하고 책도 영어원서를 읽을 정도로 영어를 좋아했다”고 말했다.담군은 중·고교 6년 과정을 1년으로 줄이자는부모님의 제안에 찬성,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년을 검정고시에만 전념해왔다. 평소 전통궁도를 즐겨 소년궁사로 불리는 담군은 “영어와역사에 관심이 많아 역사 분야의 전문학자가 되고 싶다”고희망을 밝혔다. 한편 최근 시트콤과 CF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세대 스타 김효진(金孝珍·17)양도 연기재능 전형을 통과,연극영화과에 합격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대한매일 제정 제9회 공초문학상 수상 시인 정진규

    “공초 오상순은 호에서 알 수 있듯이 공(空)마저도 초월한,불교사상의 궁극에까지 나아간 시인입니다.시인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사상가라고 할 수 있지요.불교적인 영원성의 세계를 시로 구체화하고 또 생활로 실천한 분이 바로 공초입니다.” 올해 제9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진규 시인(62)은 “아무리 리얼리즘을 중시하는 문학이라도 그 바탕에는모름지기 모종의 초월적 정신성이 깃들여 있어야 한다”는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정씨는 지난 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나팔 서정’이 입선돼 문단에 나왔으니 벌써 시력(詩歷) 42년의 ‘원로’다.기나긴 세월,그의 시에 기복이 없을 수 없다. “兵舍의 새벽이 아니더라도/당신은,/우리네 가슴 속에 한번쯤 울렸어야 할/쟁쟁한 새벽의 음성…” 등단작 ‘나팔 서정’은이처럼 ‘우렁찬’ 시다.그러나 그의 시는 이내 내면의 천착과 언어의 연금술에 매달리게 된다.‘자의식적인 세공품’에 가까운 그의 초기시는 다소 모호하고 관념적인 편향을 보인다.그러나 구체적인 일상의 사물과 생체험을 화두로 삼은 뒤로는 몰라보게 생채(生彩)를 띠기 시작한다.이른바 ‘몸시’와 ‘알시’가 그 증거다. “관념일변도에서는 벗어나야지요.정신과 육체가 하나가 돼야 비로소 사물의 근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몸의 어원이 ‘모으다’에서 나왔듯이 몸이란 원래 육체만이 아니라정신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말하는 정씨는 이제 ‘몸의 말’을 들을 수 있다.그런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하나를 이룬 순수생명의 실체,그것이 ‘알’이다. ‘몸시’와 ‘알시’를 통해 생명의 원형상을 보여준 정씨는 최근 시집 ‘도둑이 다녀가셨다’(세계사)를 통해 다시한번 치열한 시적 사유를 드러낸다.모호성의 자취는 더이상찾아보기 힘들다.둥글둥글하게 읽힌다.그의 말처럼 알과 같고 몸과 같다.올해 공초문학상 수상작 ‘純金’(순금)은 시집 ‘도둑이 다녀가셨다’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시인의 일관된 초월 정신을 압축해 보여주는 명편이다. “옛날 여속(女俗)에 따르면 도둑이 들었을 때 우리 조상들은 ‘손님이 다녀가셨다’고 말하곤 했다고 합니다.다시는도둑이 들지말라는 ‘이방’의 뜻이 담긴 지혜의 말이죠.‘도둑이 다녀가셨다’는 시 ‘純金’에서 암시를 얻은 일종의 옥시모론(모순어법)입니다.” 그는 “잃어버린 금붙이는 아깝지만 도둑이 ‘정신의 순금’을 내게 줬다”고 말했다. 시인 정진규를 이야기하면서 산문시를 빼놓을 수 없다.그는 산문시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일궈냈다.1977년 시집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교학사)를 내면서부터 시에 산문형태를도입하기 시작했다.개인과 집단의 문제,다시 말해 시성(詩性)과 산문성(散文性)의 통합을 시도한 것이다. “산문시는 형식으로부터 자유롭지만 나름의 리듬을 갖고 있지요.나는 그것을 ‘호흡률’ 혹은 ‘생명률’이라고 부릅니다.산문시는무엇보다 이미지의 자장을 넓게 펼칠 수 있어 좋습니다.어떠한 환상의 파도도 서정의 어조로 풀어낼 수 있으니까요.” ‘純金’은 이러한 산문시의 독특한 작법을 보여준다.어떤대목에서는 네 줄 가까이 장광설을 늘어놓는가하면 어떤 부분에서는 단 넉 자로 끊어 호흡을 급박하게 몰아간다.시적인 긴장과 이완이 자유자재다. 정씨에게는 시작활동에 못지않게 공을 들이는 게 하나 있다.시전문지 월간 ‘현대시학’을 꾸려가는 일이다.지난 88년전봉건 시인이 작고하면서 ‘현대시학’을 물려 받은 이래지금까지 무려 14년동안 주간을 맡고 있다.“고료도 받지 않고 기꺼이 글을 써주는 문우들에게 감사할 뿐”이라는 그는“공초문학상 상금을 매달 300만원 이상 적자가 나는 ‘현대시학’을 위해 쓸 작정”이라며 행복해했다.현재 한양여대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는 그는 학교에서 받는 월급도 고스란히 시잡지에 쏟아 붓고 있다. 정씨는 시인 김구용이 지어준 호를 갖고 있다.경산(絅山,홑옷산).비단옷을 입고 홑 덧옷을 걸친 형국,곧 안을 아름답게 꾸미되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깊은 뜻이 담겼다.그야말로 깨어있는 견자(見者)의 자세요 참시인이 지향해야할 마음의 자리가 아닌가. ◆純 金. 우리집에 도둑이 들었다 손님께서 다녀가셨다고 아내는 말했다 나의 금거북이와 금열쇠를 가져가느라고 온통 온 집안을들쑤셔놓은 채로 돌아갔다 아내는 손님이라고 했고 다녀가셨다고 말했다놀라운 秘方이다 나도 얼른 다른 생각이 끼여들지 못하게 잘하셨다고 말했다 조금 아까웠지만 이 손재수가더는 나를 흔들지는 못했다 이를테면 순금으로 순도 백 프로로 나의 행운을 열 수 있는 열쇠의 힘을 내가 잃었다거나,순금으로 순도 백 프로로 내가 거북이처럼 장생할 수 있는시간의 행운들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손님께서도 그가 훔친 건 나의 행운이 아니었다고 강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큰 죄가 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상징의 무게가 늘함께 있다 몸이 깊다 나는 그걸 이 세상에서도 더 잘 믿게되었다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상징은 언제나 우리를머뭇거리게 한다 금방 우리를 등돌리지 못하게 어깨를 잡는손, 손의 무게를 나는 안다 지는 동백꽃잎에도 이 손의 무게가 있다 머뭇거린다 이윽고 져내릴 때는 슬픔의 무게를 제몸에 더욱 가득 채운다 슬픔이 몸이다 그때 가라, 누가 그에게 허락하신다 어머니도 그렇게 가셨다 내게 손님이 다녀가셨다 순금으로 다녀가셨다. ◆심사평. 공초문학상은 운영세칙상 20년 이상의 시단경력과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뽑게 되어 있다.이것은 중진 이상의 시인을 대상으로 하되 반드시 작품에 주어지는 문학상임을 못박고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 나라 시문학상 가운데 가장 품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이러한 상의 비중에 걸맞는 시인들의 대상작품을 엄정하게 가려 뽑고 다시토의를 거듭한 끝에 정진규의 시 ‘純金’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시 ‘純金’은 정진규가 오늘의 시단에 줄기차게 내놓고 있는 산문시의 한 전범이다.짜임새가 빈틈이 없을 뿐 아니라‘純金’으로 표상되는 물질적 가치관과 집에 도둑이 들어잃게 되는 상실감 사이의 시대적 ‘상징의 무게’가 밀도있게 실려 있다.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화자의 체험이 도저한 시적 사유와만나고 다시 사물과 사건 속에서 작은 우주를 형성해나가는문채(文彩)는 생각의 틀을 한 차원 고양시켜준다.‘純金’의 값이 이처럼 시로 매겨지는 일도 바로 저 공초(空超)시의무소유의 세계와 맞닿고 있음이 아닌지? 이 작품으로 상의중량감이 더해질 것이다. 심사위원장 이근배(재능대 교수·공초숭모회장). ◆시인 정진규. ▲1939년 경기 안성 출생▲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나팔抒情’으로 등단▲1963년 시인 전봉건의 권유로 동인 ‘현대시’에 참가▲1965년 김광림 시인의 주선으로 처녀시집 ‘마른 수수깡의 平和’ (모음사)출간▲1977년 제3시집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교학사) 출간. 시에 산 문형대 도입▲1980년 제4시집 ‘매달려 있음의 세상’(문학예술사)으로제12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1981년 평전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문학세계사) 간행▲1985년 제6시집 ‘연필로 쓰기’ (영언문화사)로 월탄문학상 수상▲1987년 제7시집 ‘뼈에 대하여’ (정음사)로 현대시학작품상 수상▲1994년 제9시집 ‘몸詩’(세계 사)출간▲1997년 제10시집 ‘알詩’(세 계사) 출간▲1998∼2000년 한국시인협회장▲2000년 제11시집 ‘도둑이 다 녀가셨다’(세계사)출간▲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현대시학’ 주간김종면기자 jmkim@
  • 서울대 장준근 교수팀 ‘플라스틱 마이크로칩’ 개발 성공

    값싸고 사용이 편리하면서도 정확한 실험결과를 얻을 수있는 플라스틱 마이크로칩이 개발됐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장준근(張準根)교수와 학내 벤처인(주)디지탈바이오테크놀러지는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세포의 독성테스트 등을 위한 주문형플라스틱 마이크로칩의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0일밝혔다. 이 마이크로칩은 초소형 칩 하나에 실험실에서 진행되는2가지 이상의 과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도록 설계된 일종의 ‘랩온어칩(Lab-on-a-chip)’.마이크로칩의 제어원리로 자동조절하기 때문에 단순반복되는 수작업 세포실험시 발생하는 오차를 크게 줄여 편리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가(한개당 2∼3달러)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설계·제작방식을 통해 주문자의 개별 수요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실험용 칩을 3∼4일안에 제작할 수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코끼리 똥은 얼마나 클까”

    경기도 과천의 놀이공원 서울랜드가 이색기획전 하나를연다.누구나 “아이 더러워”하고 고개를 돌려버릴 ‘똥’이 주제이다. 서울랜드는 4월부터 8월까지 이벤트홀 400여평에서 ‘똥의 재발견’ 기획전을 꾸민다.서울랜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똥은 더이상 더럽고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중요한 자원이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연결고리라는 점에서 재조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먼저 똥의 어원(語源)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을 접한 뒤 거대한 호랑이모형과 마주친다.이 안에서 호랑이,코끼리 등 26종의 동물과 조류 7종의 똥을 관람하게 된다.원형 그대로 채취한 똥을 고온건조시켰기 때문에 악취가 전혀 없다.호랑이 몸을 통과하면서 각 소화기관의 특징을 그래픽과 영상자료로 설명한다. 다음으로 ‘똥과 환경의 장’에선 똥이 하수처리되고 정화돼 퇴비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게 된다.이 곳에서는 ‘코끼리 똥과 말똥으로 만든 종이’ 등이 선보인다. 특히 관람객들은 자신이 ‘배출’한 1년동안의 똥무게를측정하는 등 환경을 오염한 양을 알아보는 시간도 갖게 된다.(02)504-0011임병선기자
  • “”홍명보 리베로”” 히딩크 특명

    ‘4-4-2의 고정틀을 깬다’-. 홍명보가 리베로 특명을 받았다.한국 축구대표팀에서 포백수비의 핵을 이루는 홍명보가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특별히 허용받은 것.각자의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말 것을 강조해온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파격적인 조치다. 본디 이탈리아어로서 ‘자유인’이란 어원을 가진 리베로(LIBERO)는 축구에서 최종 수비를 담당하면서 필요할때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는 선수를 말한다.독일의 베켄바워나 마테우스 등은 이같은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일약 세계적 스타덤에 올랐다. 포백 일자수비를 지향해온 히딩크 감독이 홍명보에게 본격적인 리베로 역할을 맡긴 것은 지난 11일 열린 두바이4개국축구대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부터. 홍명보는 당시 수시로 중앙선을 넘어가며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전반 종료 직전 송종국이 동점골을 얻어내는데결정적 역할을 했다.홍명보의 기습적인 종패스가 수비수를맞고 나오자 앞에 있던 송종국이 절호의 슈팅 찬스를 골로연결시킬 수 있었다. 홍명보의 이같은 ‘돌출행동’은 한때 ‘한국팀의 포메이션이 4-4-2냐,3-5-2냐’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홍명보가 상대진영까지 진출함으로써 순간순간 수비수가 3명으로 줄어들고 미드필더가 5명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 이에 대해 히딩크 감독은 “둘 다 맞다”는 말로 해답을 제시했다.홍명보의 행동이 자신의 지시에 의해 의도적으로 이뤄졌음을 밝힌 셈이다. 어쨌든 홍명보의 리베로역 수행은 팀의 공격력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따라서 히딩크 감독은 앞으로도 홍명보를 리베로로 적극 활용해나갈 것으로 여겨진다.평소 자신이 추구해온 압박축구를 효과적으로 펼쳐가는데도 좋은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홍명보에게도 리베로가 낯선 역할은 아니다.과거 한국팀이 3-5-2 포메이션을 쓸 당시에도 리베로로 활약한 경험이있다. 넓은 시야와 중앙선 부근에서 원스텝으로 한번에 상대진영 코너까지 정확히 찌를 수 있는 패싱능력에 슈팅력까지두루 겸비한 덕분이었다. 히딩크호 승선 이래 갈수록 활동 폭을 넓혀가는 홍명보의활약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해옥기자 hop@
  • 담수호 백지화 파장 촉각

    ‘입술이 무너지면 이가 시리다’ 시화호 담수화가 백지화 되면서 그동안 가닥을 잡지 못하고있던 새만금간척사업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도는 환경부와 농림부 등 관련 부처를 상대로 새만금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태 파악에 나서는 등 촉각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그동안 ‘제2의 시화호’가 될 것이라는우려를 내세우며 새만금간척사업 반대 운동을 펼쳐온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시화호를 거울삼아 새만금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간척사업 중단운동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가 시화호에 이어 빠르면 이달 말쯤 새만금사업의 지속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여 논란은 거세질것으로 보인다. ■새만금간척사업 91년 시작된 새만금간척사업은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군산시 비응도까지 33.479㎞를 방조제로쌓은 뒤 4만100㏊(서울 여의도의 140배)의 바다를 메워 2003년까지 토지(2만8,000여㏊)와 담수호(1만1,000여㏊)를 조성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사업기간이 2011년으로 늘어나면서전체 사업비는 당초 1조3,000억원에서 2조2,000여억원으로증가했다.현재까지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 공정률이 60%를 넘어섰다. ■새만금호 수질 논란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의 임채신(林采信·56) 단장은 “새만금호는 유입 하천의 수질 오염도가 시화호의 5분의 1 수준으로 양호하고 담수호의 물 순환주기도 시화호보다 4배 이상 빠르다”면서 “사정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사안을 맞비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말했다. 전북도도 새만금호에 비해 시화호는 ▲단위 면적당 오폐수발생량 ▲오염 부하량 ▲물 순환기간 ▲오폐수 처리율 등이현저히 나빠 시화호 담수계획 백지화는 예견됐던 일이라는것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막대한 환경기초시설 건설예산을 투입하는 등 모든 대책을 강구해도 새만금호의 목표수질 달성은 어렵다”고 주장한다.게다가 ‘새만금호 농업용수 불가’라는 환경부의 1차 수질분석에 이어 최근 실시한 2차 수질분석에서도 수질이 새만금사업 계속을 위해 필요한합격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 입장 친환경적으로 추진되는 새만금사업을 시화호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환경문제뿐 아니라 경제·안보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중도에서 백지화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기동(李基棟) 환경보건국장은 “시화호가 환경기초시설이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담수된 반면 새만금호는 환경기초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담수할 수 없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환경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입장 전북환경운동연합 주용기 사무차장은 “시화호 담수호 백지화 결정은 그동안 무차별적 개발에 대한 잘못을 정부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새만금사업을 강행하면 결국 갯벌도 잃고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엉터리사업을 계획 추진한 정부 관리들을 엄중 문책하고 백서를 발간해 이같은 실패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면서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갯벌과 자연환경을 어민들과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간척사업 지속 여부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대 및시화호 담수화 백지화에 따른부작용 등 외적 요인과 함께정부내 일부 주무부처의 반대 목소리 등 내적 요인도 새만금간척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갯벌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의 경우 지난해 11월 총리실에 제출한 1차 보고서에서 새만금 사업 찬·반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22일 제출한 2차 보고서에서는 갯벌 보전의 필요성을 강력히 천명,새만금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이미 축조된 방조제를 해체하는 데만 지금까지 투입된 공사비의 3∼5배에 이르는 비용이 들어원상 복구는 어렵지 않느냐”며 새만금사업을 계속 추진하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올해 예산도 1,073억원을 확보한상태다. 전주 조승진기자 redtrain@
  • 2001 길섶에서/ 얼굴과 영혼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나이 40을 넘으면 자기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그렇지만링컨은 얼굴이 특별히 잘 생긴 사람은 아니었다.젊은 날의링컨은 오히려 강파른 인상이었다. 나중에 한 소녀의 말을 듣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구레나룻을 길렀다.하지만 얼굴빛이 온화하고 맑은 빛을 띠기 시작한것은 중년이 넘으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욕심을 버리고 진실한 삶을 꾸려간 그의 내면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순우리말인 얼굴의 어원이 ‘얼꼴’이라는 학설이 있다.‘얼’은 영혼을,‘꼴’은 모양을 가리킨다.그런 점에서 우리 조상들은링컨보다 앞서 마음가짐이나 인품이 얼굴에 비친다는 것을알았던 것같다. ‘나쁘다’의 어원도 ‘나뿐이다’라고 한다.선조들은 유아독존과 이기주의를 경계한 셈이다.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인심도 날로 각박해지는 듯하다.이럴 때일수록 나만이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후덕하면서도 정직한 얼굴을 거리에서,사회에서 많이 만나고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 뉴스피플 1월18일자 소개

    대한매일신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최신호(1월 9일 발매,1월 18일자)는 다시 뉴스의 초점으로 부각한 정치권의 대권레이스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새해들어 정치권에서 ‘당적 이적파문’‘안기부 자금 총선유입 사건’‘영수회담 결렬’‘DJP공조’ 등굵직한 사건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갈길 바쁜 대선 예비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잠룡’들의 용틀임을 밀착취재했다. 나스닥으로 황금을 캐러 떠났던 국내 업체들이 불과 2년만에 ‘퇴출위기’에 몰렸다.나스닥 상장 한국물의 현 상황을 집중취재했다. 명동성당은 더이상 ‘이익집단의 격전지’가 될 수 없다는 성당측입장과 민중의 영원한 보금자리로 남아야 한다는 시위 당사자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닷컴 기업 중 몇 안되는 성공 케이스라는 인터넷 성인방송국의 현황을 짚어 보고 스튜디오를 방문,뜨거운 현장을 지켜봤다. 최근 서른 번째 시집을 낸 원로시인 황금찬씨가 그의 시 사랑과 삶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삼성그룹,국세청과 전쟁을 펼치고 있는 참여연대,끝나지 않은 의약분쟁,유명 유아동복 업체들의 빗나간 상혼을 취재했다. 기획시리즈 맞춤형 창업은 보험사 직원에 초점을 맞췄고 활성화되고 있는 인터넷 오퍼상에 대해 알아봤다.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국어어원사전을 펴낸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돌아온 소년장사 백승일을 지면으로 초대했다.해리포터 신드롬,초대형화되는 헌책방,국내 영화계에 부는 블록버스터 바람,충격적인 신라인의 성생활도 눈길을 끈다.
  • 鄭夢憲회장 경영복귀 공식 선언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경영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정 회장은 20일 서울 계동사옥 15층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간현대건설 사장과 경영진이 자구노력에 최선을 다했으나 서산농장과계동사옥 매각과정에서 나타났듯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는 것같아 이사회 회장에 복귀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회장 경영복귀는 대표이사와 회장의 겸임을 의미하나 대표이사 회장의 직함을 갖지는 않는다. ■현대건설 외에 다른 계열사 이사회 회장으로도 복귀하나 다른 계열사로는 복귀하지 않으며 현대건설의 자구이행을 위해 건설의 강력한구조조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자구안은 잘 돼가나 서산농장 토지매각의 경우 지난달 16일 선급금2,100억원에 이어 지난 18일 1,350억원을 받았고, 인천철구공장도 305어원에 매각하는 등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계동사옥도 매각처와 협상 중이다■현대건설 사태와 관련,현재의 전문경영진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가일부에서 현재의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오히려 나다.김윤규(金潤圭) 사장과 김재수(金在洙) 구조조정위원장 등 전문경영진의 능력에 의구심을 가진적은 없다.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현대건설의 조직과 인력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미국 ADL사 등에 경영컨설팅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이 결과가 나오면 전문경영진을 포함해 사업본부장,임원등에 대한 거취결정이 있을 것이다.이 모든 것은 현대건설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외부에서 CEO 등을 영입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CEO든 CFO든 전 임원이 검토대상이 될 수 있으며 경영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인력과 조직을 개편하면 외부냐 내부냐를 가리지 않고 현대건설을 잘 이끌 수 있는 인물을 경영진으로 뽑을 것이다. 주병철기자 bcjoo@
  • 서정범교수 ‘국어어원사전’펴냈다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74)가 ‘國語語源辭典’(국어어원사전·보고사)을 펴냈다.국내 처음이다.순우리말 1,500여 단어를 알타이어 계통언어들과 비교, 우리말의 뿌리와 잃어버린 말들을 찾아냈다. 서교수는 우리말에서 명사가 동사나 형용사로 전성된다고 본다.‘신’→‘신다’,‘품’→‘품다’ 등을 예로 든다. 손으로 이뤄지는 행위인 ‘가지다’의 어근 ‘갇’이 손을 의미한다고 추정한다.손을 뜻하는 ‘가라’(만주어)‘가르’(몽골어)의 어근‘가르’의 조어형(祖語形)이 ‘갇’이어서 서로 통한다는 얘기다. 개구리는 개굴개굴 울기 때문이 아니라 ‘개’(물)+‘구리’(벌레)란다. 김주혁기자 jhkm@
  • 밀란 쿤데라 신작 ‘향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로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거론돼온 밀란 쿤데라의 신작 ‘향수(鄕愁)’(민음사)가 발간되었다. 불어로 쓴 이 소설은 올해 초 프랑스보다 먼저 스페인에서 먼저 출간돼 10만부 이상 팔렸으며 한국에서 두번째로 출간된다고 출판사 측은 밝힌다.체코에서 출생한 쿤데라는 46세 때인 지난 75년 프랑스에 정착했고 5년 뒤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향수’는 1989년 동구권 붕괴이후 체코의 민주화 덕분에 20년만에조국을 찾은 남녀 두 망명자와 체코에 남은,남자의 옛 여자친구 등 3명 사이에 얽힌 이야기이다.공산권 망명자가 자유화된 조국에 귀환했을 때 무엇을 가장 강하게 느낄까.물질적 및 정신적 피폐함과 심대한단절감같은 것이리라. 쿤데라도 마찬가지이지만 그의 눈은 공정정권 이후라든가 망명이라는시사적인 선을 훌쩍 뛰어넘어 고향에 다시 되돌아온다는 귀향의 본질적 문제에 천착한다. 이 소설의 원제목은 ‘무지’인데 쿤데라는 소설 속에서 ‘어원상으로 향수는 무지의 상태에서 비롯된 고통’이라고 말한다.내 나라 내고향은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무지의 고통이 향수라는 것이다. ‘향수’에서는 고향을 떠나서의 고통이 아니라 고향으로 되돌아와서의 고통을 이야기한다.또 고향에 되돌아와도 ‘고향’은 없다라는 식의 감상이 아니라 자기의 현재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절망감이 문제다.옛친구와 가족은 망명으로 산 세월과 지금의 모습엔 전혀 관심이 없다,즉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쿤데라의 망명자들은 한탄한다. 그래서 망명자들은 기억 속의 고향을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게된다. 쿤데라의 이같은 성찰과 사유도 의미있게 다가오지만 ‘향수’는 다른 쿤데라 소설처럼 남녀간의 이야기가 흥미로와 독자를 잡아끈다. 김재영기자
  • 호피스·호피스텔·소호텔 아세요?

    소비자들의 다양해진 욕구와 건설업체의 판촉전략이 맞물리면서 부동산상품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투자용 부동산 상품에 붙여진 용어들도 대부분 영어에서 어원을 찾아 결합시킨 것들이 많다. 홈(Home),오피스(Office),호텔(Hotel) 등 이 세 단어의 결합형태가대부분으로 오피스와 호텔이 가미된 오피스텔,홈과 오피스의 결합어인 호피스,호피스에 호텔을 결합시킨 호피스텔 등이 있다. 집과 사무실의 혼합형태인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도같은 유형이다.소호의 개념에 호텔을 결합시킨 소호텔도 부동산 투자상품에 자주 쓰이는 말이다. 최근에는 홈과 오피스의 결합어인 호피스가 등장,자주 쓰여진다.이러한 현상은 500∼1,000평 규모의 주상복합이나,15∼25평 규모의 소형아파트를 계획하면서 주거공간의 개념에 오피스텔의 이미지를 도입한 것이다. 호피스의 본래의미는 경쟁사회에서 벗어나 컴퓨터와 통신장비의 도움으로 직장 일과 개인의 삶을 동시에 추구하는 장소를 의미한다.그러나 본래 취지와 다르게 국내에서 호피스의 개념은 주거형오피스텔과 비슷하고 소호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비즈니스텔과 벤처텔,미니텔이 있다.비즈니스텔과 벤처텔은 브랜드명일뿐 전형적인 오피스텔이다.그러나 미니텔은 좀 다르다. 미니텔은 대형 사무실을 소규모로 분할한 것으로 오피스텔과는 구별된다. 오피스텔은 구분소유권의 대상이고 업무공간과 생활공간을 확보한반면 미니텔은 구분소유가 안되고 업무공간만 독립돼 있다.대신 미니텔은 필요에 따라 공간조정이 가능하지만 오피스텔은 공간변경이 불가능하다.또한 최근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다중주택이 많이 공급되고 있다.좀 생소한 용어지만 다중주택은 기숙사를 단독주택에 옮겨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필수적인 생활공간은 단독으로 나머지 공간은 공동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오피스텔도 면적에 따라 다양하게 부른다.3평 미만인 쓰리피스텔(3ficetel),3∼7평 미만인 세븐피스텔(7ficetel),7평 이상의 와이드피스텔(wideficetel)로 나뉜다. 김성곤기자
  • [외언내언] ‘평화의 섬’

    [바다에 섬이 있다/섬 안에 또 하나의 바다가 있고/그 바다에 나가면 다시 새로운 섬/…/그 중심에서 나는 잠이 들었다/꿈 속에서 다시잠이 들었다 또 꿈꾸었다] 류시화 시인의 시 ‘섬’의 일부다.섬은 시인이 아닐지라도 꿈속에서조차 찾고 싶은 유혹을 불러일으키는 동경의 땅이 아닐까 싶다. 3,300여개 우리 섬 중 면적 1,845㎢여로 가장 큰 제주도.한반도 남단의 이 섬이 남북화해를 일궈내는 텃밭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김용순(金容淳) 북한 노동당 비서가 특사회담을 위해 북측 인사로는 맨처음 여기를 찾은 이후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남북 국방장관이 25∼26일 이곳에서 만났다.27∼30일 장관급회담까지 열려 북측 회담 일꾼들이 즐겨 찾는 남쪽의 최고 명소가 된 셈이다.더욱이 앞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여기서 만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사실 제주도는 ‘평화의 섬’이 될 만한 천혜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있다.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수려한 경관에다 세계 어느 섬에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독특한 민속적 체취와 역사적 자취까지 간직하고 있다. 옛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이상향으로 꿈꾸어온 곳은 대개 섬이었다.토머스 모어가 그려낸 유토피아나중세유럽 서민들이 그리워했던 대서양의 코케인섬 등이 그러하다.조선조 허균(許筠)이 ‘홍길동전’에서 설정한 이상국인 율도국도 마찬가지다.어디 그 뿐이랴.오래 전 제주도 사람들이 동경했던 낙원 또한이어도였다. 그러나 이 섬들은 모두 상상 속에만 있는 가공의 낙원들이다.따지고보면 유토피아도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아름답지만 이 세상에는없는 곳”이라는 뜻이다.영국작가 모어가 그리스어의 ‘오우토푸스’(없는 곳)와 ‘이우토푸스’(아름다운 곳)라는 두 낱말을 합친 16세기의 신조어다. 하지만 제주도는 실재하는 섬이다.게다가 세계적으로도 ‘평화의 땅’이라는 아름다운 평판을 지속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는 중이다.남북회담 뿐만 아니라 지난 1990년대 이래 우리와 주변 강대국간 정상회담 등 국제적 평화 이벤트가 이곳에서 열렸다.이미 고르바초프 구소련 대통령,장쩌민 중국 국가주석,클린턴 미국 대통령,하시모토 류타로 전 일본 총리 등 주변 4강 정상이 모두 제주도 땅을 밟았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이 “반란사건이 일어난 곳”이라고 제주도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막말로 구설수에 올랐지만 이 섬은 이미 유배와 저항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지 오래이다.제주도가 지구촌 사람 누구나 ‘아,그 섬에 가고 싶다’고 되뇌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으로기억됐으면 좋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유형준의 건강교실] 病 이야기

    누구든지 건강할 적보다 더럭 병이라도 들어섰을 때에 그 소중함을 보다 진득하게 느낀다.그러나 일생 내내 건강하기가 쉬운가.‘행복은 변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그 순간’이라고 이른 것처럼 어디 순간이 아닌 것이 있는가.행복도 겪어보고 불행도 당하듯이 가끔 병으로 몸져누워 지난 일도 되새겨보는 것이 범상한 삶이다. 그러한 까닭인지 김동인은 ‘병이라는 것은 아름다운 꿈이외다.아편과 같고공상과 같은 즐거운 환각이외다.그런 즐거움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고가련한 사람이리다’라고 적고 있고,어느 시인은‘병은 잊을만하면 찾아주는벗’이라고 슬쩍 반색을 하기도 한다. 더구나 병이 하나 있어서 더 건강에 남달리 조심하여 더 오래 산다는 의미의 ‘일병장수’란 말도 있다.그러고 보니 전에 미국의 한 생명보험회사에서발표한 통계 결과가 생각난다.병의 있고 없음과 무관하게 수명의 길이만 따져보면 뚱뚱한 사람이 안 그런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내용이다.비만하다는 자체가 엄연한 병적 소질임에도 불구하고 더 장수한다는 것이다.예술가들이 소재나 주제로 자주 다루는 병은 정치나 사교에서도 절대 필요한 존재이다.즐겨 마시던 술을 마다하거나,어색한 모임을 잠깐 비켜 가게 하는데 뛰어난 핑계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두루 역할을 하는 병은 나름대로 나이를 가지고 있다.몇 시간 며칠 이내에 결판이 나는 급성 질환에서부터 두고두고 끌어가는 만성병 등이 그것이다. 현재는 만성병이라면 단순히 고치기 힘들고 귀찮은 것이라는 의미로만 이해하고 있지만,만성병이란 말은 어원적으로는 ‘세상의 대부분의 병은 세월이흐르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용어이다.바꾸어 말하면 자나깨나 병을 피해 다니며 한평생을 병만 생각하면서 살수는 없는 일이니 서두르지 말고 무리하지 않으며,설령 병이 들어왔다고 해도 허겁지겁 서둘러그릇 덧나게 하지말고 차근차근 다스리라는 도리를 일러주는 게 아닌가 여긴다.기실,진정한 건강은 병이 있고 없음보다는 오히려 튼튼하고 서두르지 않는 심신의 자세에 있는 것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 한강성심병원·내과학
  • 세계의 지성이 펼치는 시간에 관한 ‘知的 유희’

    에세이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느낌이나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산문을 말한다.그러나 그것은 신변잡기에 가까운 미셀러니와는 달리 사회평론의 성격을 띤다.에세이의 성격은 그 말의 근원을 따져보면 한층 자명해진다.에세이(essay)는 ‘시도’ 또는 ‘시험’을 뜻하는 프랑스어 에세(essai)에서 비롯됐다.에세의 어원은 ‘계량하다’‘음미하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엑시게레(exigere).이런 맥락에서 보면 에세이란 결코 ‘가벼운 문학’이아니다. 몽테뉴의 ‘수상록(1589)’을 효시로 하는 에세이는 18세기까지만 해도 서구 지식인들 사이에 널리 유행했다.하지만 지금은 명백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최근 도서출판 자인에서 나온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이베타 게라심추쿠 등 지음,류필하 등 옮김)은 중수필(重隨筆)의 진가를 보여주는 에세이집으로 관심을 끌 만하다. 이 책은 지난 97년 ‘괴테의 도시’ 독일 바이마르시가 ‘1999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마련한 국제 밀레니엄 에세이 콘테스트 수상작 10편을 모아 엮은것이다.이 공모전의 주제는 ‘미래로부터 과거의 해방,과거로부터 미래의 해방’.세계 123개국에서 2,480명이 응모,이베타 게라심추쿠라는 20세 러시아 여대생의 작품 ‘바람의 사전’이 최우수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미국 워싱턴대 교수인 루이스 월처,미국 시인 크리스토프 월 로마나,유고 작가 벨리미르 쿠르구스 카지미르 등 당대의 지성들이 그와 경쟁했다. ‘바람의 사전’은 어떻게 1등상의 값을 하고 있는가.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누구도 에세이 장르에 끌어들이지 못했던 사전식 서술방법을 도입,시간에 관한 사고를 펼쳐가고 있다는 점이다.작가는 시간의 개념을 설명하기위해 ‘흐로니스트’와 ‘아네모필’이라는 대립적인 시간관을 가진 두 인간집단을 만들어냈다.흐로니스트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사이에서 태어난 거인 크로노스의 추종자.시간을 신이 준 선물이라고 믿는흐로니스트는 변화를 몰고올 미래로부터 과거를 해방시키려 한다.반면 바람의 신봉자인 아네모필은 호머의 로토파기(망각의 연꽃을 먹어치우는 종족)를무기 삼아 과거로부터 미래를 해방시키려고 한다.작가는 과거중심주의와 미래중심주의라는 두 입장을 그리스신화 등을 동원해 한권의 ‘사전’으로 풀어낸다. 2위 수상작인 루이스 월처의 ‘시간의 언어’는 시간의 이미지와 싸우는 인간의 딜레마를 다룬 에세이.인간은 시간에 관한한 언제나 현재의 시점에서과거와 미래를 말할 수밖에 없다.“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번 발을 적실 수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은유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과거와 현재,미래로나누며 분리된 실체처럼 생각하곤 한다.그러나 그것은 시간 자체가 아니라시간의 이미지일 뿐이라는 것이 이 에세이의 전언이다. 공동 3위 수상작인 크리스토프 월 로마나의 ‘1999년-그 소멸되지 않는 초(超)부채’와 벨리미르 쿠르구스 카지미르의 ‘집’도 주목되는 작품.‘…초부채’는 인간의 존재 양태로서의 역사를 향해 지은 빚을 청산할 것을 촉구한다.18세기 프랑스가 서인도 제도의 섬 아이티에서 행한 착취와 강압의 역사,미국이 헌법제정의 역사에서 노예제도를 둘러싸고 보여준 행태,유럽이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에게 보내는 기만적 시선 등을 빚으로 든다.작가는 이 ‘불구의 역사’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유럽은 ‘알코올중독 식민주의자(alcoloniale)’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카지미르의 ‘집’은 유고슬라비아의 비극을 다룬다.91년까지 존속했던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6개의 공화국을 묶어 인위적으로 만든 나라다.그런만큼 처음부터 민족적·종교적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유고연방을 구성한 공화국들이 독립하고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가 합쳐져 새로운 유고슬라비아연방을 이뤘지만 갈등과 싹은 아직도 시들지 않았다.이 작품이 단순한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떨어지지 않고 현재적 의미를 갖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이 에세이집에는 이밖에 ‘시간의 살인’‘투명한 도시’‘하느님의 장기판’‘과거의 해방으로 미래를 해방하자’‘향수’‘승자는 모든 것을 소유한다’ 등의 글이 실렸다.세계의 지성들이 펼치는 시간에 관한 지적 유희가 진정한 에세이의 매력을 전해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지구촌 ‘M&A 전쟁’ 후끈

    지구촌 기업간 살아남기 위한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되고 있다.세계경제성장을 주도해왔던 인터넷 등 첨단기술기업들의 성장이 지난 4월 주식시장의대폭락이후 주춤하면서 M&A열풍도 다소 식었지만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 영국의 톰슨 파이낸셜 시큐리티 데이터(TFSD)는 4일 전세계의 기업간 M&A규모가 상반기에 1조8,000억달러로 올해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M&A규모는 작년보다 26% 증가했고 하반기에 줄더라도 올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M&A시장의 호황으로 자문사들도 짭짤한 수익을 챙겼다.97∼99년 선두를 독식했던 골드만삭스가 올 상반기에는 모건스탠리증권에 선두를 내줬다.모건스탠리는 226건에 7,804억달러,골드만삭스는 195건에 7,046억달러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산업별 편중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통신,미디어,첨단기술과 제약·화학업계에서 특히 활발하다.상반기중 인수합병 규모 상위 6위중 5개가 아메리카 온라인의 타임워너 합병,제약회사인 그락소 월컴의 스미스클라인 비첨 인수,프랑스 텔레콤의 오렌지 인수,프랑스 통신·미디어업체인 비방디의시그램사 합병 등 정보통신,미디어,첨단기술 부문에서 이뤄졌다. ■유럽은 갬,미국은 흐림 지역별로는 미국이 주춤한 반면 영국이 전체 인수합병중 50%를 차지,유럽 최대의 인수합병시장으로 부상했다.프랑스도 15%를차지했다.유럽 M&A시장은 98년 7억2,000만달러에서 99년 16억5,000만달러로두배이상 급성장했다. 유럽 기업들 사이에 M&A열풍이 거센 것은 세계화 전략의 하나다.경쟁관계에있는 미국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으로 발돋음하기 위해 유럽이외의 다른 나라의 기업들을 인수·합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최고가 될 수 없는 사업분야는 과감히 정리,핵심역량에 제한된 자원을 총투입하기 위해서다.여기에 견조한 경제성장기조와 유럽 단일통화,투자증가등도 주요 요인이다. 미국 M&A시장은 올 1월 AOL이 타임워너를 1,820억달러에 인수하는 최대형인수합병을 시작으로 들썩이기 시작했다.그러나 AOL-타임워너 이후 그렇다할건수가 등장하지 않아 소강상태에 머물고있다. ■정부의 제동 미국과 유럽연합의 반독점규제가 강화되고 있다.소비자단체들도 통신과 미디어 그룹의 초대형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EU 집행위원회와 미법무부가 월드컴의 스프린트 인수를 불허했고 EU는 볼보의 사업확장에 제동을 걸었다.미 소비자동맹은 AT&T의 미디어원과 AOL의 타임워너 합병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소비자들에 피해를 준다며 반대하고 있다.유럽정부들의 국수적 태도도 장애로 지적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재미 서양화가 강정희 20년만에 귀국전

    재미 서양화가 강정희 교수(49·미국 아이오와대)가 28일부터 7월 10일까지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귀국전을 연다. 한국을 떠난지 20년만이다.그는 미국 현지에서 연 전시만 40여회에 이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작가.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그의 작품세계를 온전히엿볼 수 있는 자리다. 작가는 비, 눈,동물,여인,과일 등 자연의 소재를 즐겨 다룬다.그림을 통해작가가 나누는 내밀한 이야기는 동양적 사유의 전통을 반영한다.그러나 강정희의 그림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풍부한 색감과 마티에르다.작가는캔버스에 오일을 주로 사용한다.물감에 모래를 섞어 표면을 거칠게 만든다. 자연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서다.때론 임파스토(impasto)기법을 응용해 작품의 밀도를 높인다.임파스토는 ‘반죽된’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나온 말.그 어원이 암시하듯 유화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기법을 일컫는다. 루벤스나 렘브란트가 그랬던 것처럼 작가는 특별히 중요한 부분이나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에 임파스토를 사용한다. 그리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르는 ‘실체불명’의 어설픈 추상화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강정희의 그림은 퍽 친근하게 다가온다.전체적으로 초현실주의의 기운이 감돌지만 건강한 상식으로 이해가 되는 따뜻한 서정이 배어 있기때문이다.“완전추상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미국 예술교육의핵심은 비판 정신”이라며 예술가의 지적 사고능력을 강조했다.이번 전시에서는 ‘빗속의 여인’‘시장의 여인들’‘야생 딸기가 있는 산’등 유화 20여점이 소개된다.(02)734-0458. 김종면기자
  • ‘일상속 파시즘’을 고발한다

    파시즘의 어원은 파시스모(fascismo).고대 로마 근위병의 장식인 파쇼(fascio)에서 유래했다.무솔리니 체제의 전체주의적·집단적·민족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지칭했던 말은 다시 스탈린 시대에 가서는 혁명에 맞서는 무장자본주의자들을 적대시하는 뜻이 되기도 했다.오늘날 그 쓰임의 영역은 크게 확장돼있다.파시즘의 현재적 개념은 권위주의 이데올로기들에 대한 통칭에 가깝다. 한양대 사학과 임지현 교수를 비롯해 각계 필자 11명이 참여한 책 ‘우리안의 파시즘’(삼인)은 같은 뿌리에서 싹터 민중의 삶과 의식속에 다양하게 가지를 쳐온 ‘일상적 파시즘’에 주목했다. 책은 “민중은 독재권력의 희생자였지만 동시에 공범자였다”는 통렬한 자기비판으로 논의를 펴나간다.예컨대 4월 총선에서 재확인된 지역주의(‘자발적’이라 단정짓는다)는 ‘합의독재’의 기반을 민중 스스로가 마련해주고 있는 사례라는 것. 무의식중에 일상을 잠식한 파시즘의 흔적은 예상치도 못했던 곳에서 드러난다.김기중 변호사는 주민등록제를 전체주의적 법질서의 토대라 꼬집는다.지난해 주민등록증 일제갱신때 ‘나라가 시키는 일’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단두달동안 2,500만명의 성인이 강제없이 동원된 사례는 우리가 ‘병영사회’이자 ‘동원국가’에 살고 있음을 입증해준 근거라고 주장한다. 세칭 386세대인 권인숙씨(미국 클라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는 여성문제에서파시즘의 뿌리를 본다. “학생운동에서건 조직사회에서건 성공을 꿈꾸는 여성의 전략은 거개가 여성성을 부인하고 자신을 남성과 동일시하는 형태로 나타난다”면서 이를 남성권위를 중시하는 사회경향 탓이라 풀이한다. 무심코 뱉는 일상언어 속에서도 파시즘은 살아있다.“너 뉘집 아들이냐?”내지 “넌 애비 애미도 없냐?”는 식의 이야기들.논리가 막힐 때 상대의 체계텍스트를 들먹이는 이런 말들은,전체에 누를 끼치면 윤리적 중죄자로 취급되는 전체주의 사고방식에서 나왔다는 해석이다(김근 서강대 중국문화학과교수). 또 전진삼씨(월간 ‘건축인 포아’ 편집인)는 한국 건축을 파시즘의 증식로라 파악하고,엘리티즘을 추구하는 건축물들의 파쇼적 혐의를 거침없이 따진다.“세종문화회관,예술의 전당,독립기념관 등의 건축양식이 하나같이 정권안정을 희구하는 기념적 상징들로 가득하다”는 등의 문제제기는 퍽 의미가깊다.값 8,500원. 황수정기자 sjh@
  • 민주 원내총무 29일 경선

    민주당은 16대 국회의원 임기 개시 하루 전인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열어원내총무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총무 경선에는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임채정(林采正)전 정책위의장,장영달(張永達)박광태(朴光泰)김원길(金元吉)이상수(李相洙)이윤수(李允洙)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명되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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