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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기점 새 EEZ설정 ‘힘 겨루기’

    한·일 양국이 22일 ‘서울 담판’에서 이르면 다음달 중에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교섭을 재개키로 합의함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양국간 EEZ 교섭은 2000년에 중단된 지 6년 만에 열리는 셈이다. 현재로선 국장급 교섭을 한다는 것만 정해졌으며, 개최 장소와 일정은 미정이다.EEZ란 해안선으로부터 200해리에 이르는 구간 중에서 영해인 12해리를 제외한 그 너머 부분을 일컫는다. 국가는 자기 EEZ 안에서 어업권, 해양광물자원개발권 등 해양과 관련된 경제적 이용에 관한 배타적 권리를 갖는다.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해역은 국가간 해역거리가 짧다는 점. 양국의 EEZ가 안 겹치려면 해역거리가 최소 400해리 이상이어야 하는데, 일부 동중국해 방향을 제외한 나머지는 길어야 400해리 이내여서 EEZ 경계획정 과정에서 주변국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다.따라서 이번 교섭에서도 최대 쟁점은 역시 독도일 수밖에 없다.1996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된 EEZ 협상도 일본이 울릉도와 독도의 중간선을 EEZ 경계로 하자고 고집하는 바람에 결국 결렬됐다. 사실 독도는 울릉도로부터 49해리(약 90㎞), 오키섬으로부터 96해리(약 180㎞) 떨어져 있어 중간선을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우리 수역에 포함된다. 하지만 일본의 ‘도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EEZ 교섭에서는 우리 정부가 독도를 기점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실제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이와 관련,“2000년까지 제시한 안이 유효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독도를 기점으로 하는 문제를 현재 법률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변경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결국 일본이 독도 영유권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번 EEZ 협상도 6년 전과 마찬가지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미타결 해역 위치… 실효성 없어

    미타결 해역 위치… 실효성 없어

    독도 인근에 대한 일본 해양보안청 탐사선의 탐사 방침으로 촉발된 한·일 분쟁에서 수로탐사·해저지명·측량선·조사선·탐사선 등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중간수역에 대한 차이점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다. ●수로 측량 바다 속의 높낮이, 다시 말해 해저의 지형을 음파로 측량하는 행위를 수로측량이라고 한다. 수로 측량은 해도 제작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조사이다. 이를 토대로 3차원의 해저모형과 해도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항만건설, 해양개발에도 이용한다. 먼거리를 항해하는 상선은 대부분 수심을 측량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 다만 상선은 선박 자신의 안전을 위해 수심을 확인하는 것이며, 해도를 만들고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위치를 측정하는 GPS 장비를 이용, 정확한 위치와 그 지점의 수심을 측량하는 보다 정밀한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수로 탐사’는 크게 ‘수로 측량’‘수로 조사’로 분류할 수 있다. 해양조사원에 따르면 단순히 바다 속 깊이를 측량할 경우 ‘수로 측량’, 해저지형과 해류 등을 조사하는 것을 ‘수로 조사’라고 한다. 여기에 해저의 중력과 지자기 해저의 퇴적층 등 천부지층을 포함하면 폭넓게 ‘해양조사’라 한다. 따라서 배의 명칭을 해양조사선이라고 한다. 일본 돗토리현 사카이항에 정박하고 있는 메이요(621t)호와 가이요(605t)호를 언론에서는 측량선 탐사선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조사원은 수로측량 및 해양관측 장비를 갖추고 있는 해양조사선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해양조사선은 7척이 있다. 해양2000호는 2500t급이고, 바다로 1호는 695t으로 수로측량 및 해양관측 탐사장비가 탑재돼 있다. ●해양 지명 해저는 만조시 물에 잠기는 부분으로 우리나라는 1996년과 1997년 독도 인근해역을 정밀 조사해 수심과 해저지형을 측량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해양지명위원회에서 18개 해양지명의 이름을 지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이사부 해산’(해산은 해저에서 솟아난 산)도 이때 명명됐다. 정부는 이들 해저 지명의 국제지명위원회 등록 여부를 검토중에 있다. 일본은 이사부해산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이미 국제해저지명집에 ‘순요퇴’라는 일본명으로 등재돼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해저 지명집 이름등재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확한 수심과 지형 등 상세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내용이 빠져 있다. 또한 미타결된 해역이어서 실효성이 없다. 국제해저지명집에는 일본명 ‘순요퇴’는 일본 해도에서 인용했다고 적고 있다. ●배타적 경제수역 해저 해산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배타적 경제수역에 위치해야 한다. 배타적 경제수역은 우리나라 연안으로부터 200해리까지의 모든 자원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엔 국제해양법상의 수역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은 배타적 경제수역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양국 연안까지의 거리가 400해리가 안돼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12해리 영해가 주권이 미치는 곳이라면 배타적경제수역은 해저의 광물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조사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여기서 배타적경제수역과 한·일 중간수역(공동어로수역)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독도 중간수역은 양측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겹치는 곳이다. 이에 따라 두 나라의 어선이 고기잡이를 위해 중간수역을 만들어 어업협정을 체결했다. 우리나라는 독도 인근의 배타적경제수역을 독도와 일본의 오키제도 중간선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독도를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며, 울릉도와 독도의 중간선을 배타적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한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 “독도야! 함께하진 못하지만…” 800만 교실속 동행

    “독도야! 함께하진 못하지만…” 800만 교실속 동행

    초·중·고교생들에게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계기수업이 실시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1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신사참배 행위, 그리고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항하는 계기수업을 강화하라고 시·도교육청을 통해 일선학교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계기수업은 정규 교육과정과 상관없이 사회ㆍ정치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는 주제나 사건이 터졌을 때 필요에 따라 별도로 실시하는 교육이다. 교육부 김양옥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일본이 지속적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을 펴고 있어 학생들에게 독도를 제대로 알리고 역사인식을 키워주기 위해 계기교육을 강화할 것을 최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들은 관련 교과수업은 물론 특별활동이나 재량활동 시간 등에 독도 바로알리기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교육부는 홈페이지(www.moe.go.kr)에 한국방송협회가 제작한 ‘한국의 영토, 독도’ 홍보자료를 올려 학교들이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이 영상물은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입증할 수 있는 역사적, 국제법적 근거를 제시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으며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제작됐다. 교육부는 또 교육과정 교과서 홈페이지(cutis.moe.go.kr)에도 독도 학습자료인 ‘해돋는 섬 독도’ 동영상 자료와 독도 교수 학습 자료,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허구성 자료 등을 탑재해 일선 학교들이 적극 활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해돋는 섬 독도’ 동영상 자료에는 독도의 자연환경과 역사, 독도의 가치와 주변 해양자원, 독도를 지킨 사람들, 한·일 어업협정, 독도 관련 웹사이트, 연표 등이 실려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최악상황 ‘독도’ 국제재판소行 차단

    정부가 ‘유엔해양법협약상 강제분쟁 해결절차를 배제키 위한 선언서’를 유엔 사무총장에게 기탁한 것은 일본이 행여 독도 관련 분쟁을 국제재판소로 가져가는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한 ‘회심의 일격’이다. 정부는 이번 선언서 제출을 통해 일본의 탐사시도로 독도지역이 분쟁지역화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일본 탐사선이 진입하는 경우 우리측의 공권력 행사 결과가 국제사법적 문제로 비화하는 상황을 미리 차단한 셈이다.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앞으로 독도 관련 문제를 법적 수단 이외에 정치적 수단 등으로밖에 해결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우리 정부의 해석이다. 유엔해양법협약은 분쟁의 한 당사국이 일방적으로 재판을 걸면 상대국은 어쩔 수 없이 재판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불만을 보완하고자 제 298조에 회원국이 ‘강제분쟁 해결절차를 배제키 위한 선언서를 제출할 경우 재판을 배제한다.’는 조항을 병행, 삽입해놓고 있다. 한쪽이 재판을 안 받겠다고 선언하면 재판을 안 받아도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선언서가 발효된 시점(18일)을 기해 우리나라는 유엔해양법협약상의 국제재판 절차(국제사법재판소, 국제해양법재판소, 중재재판소, 특별중재재판소)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선언에 따라 우리나라는 일본은 물론 다른 어떤 나라와도 해양법과 관련한 해양경계획정, 군사활동, 해양과학조사 및 어업에 대한 법집행 활동,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권한 수행 등과 관련한 국제재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한다. 그러나 이 선언서를 제출하면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의 해양선 침범에 대해 국제법적 제소를 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 선언서의 제출을 최대한 자제해왔는데, 이번 일본의 도발로 어쩔 수 없이 최후의 카드를 꺼내 배수진을 친 셈이다. 명지대 법학과(국제법) 정서용 교수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가 국제재판소로 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이번 조치는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독도해역’ 긴장고조] 정부 “상반기내 日과 EEZ협상”

    정부는 일본의 ‘독도 도발’이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기점이 애매하게 돼 있는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따라 이르면 상반기 내 일본과 EEZ 경계획정 협상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정부의 관계자는 “일본과 EEZ 경계획정 협상을 최대한 빨리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4년 동안의 협상 끝에 2000년 중단된 EEZ 협상이 6년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독도를 기점으로 한다는 게 협상의 대 원칙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독도와 울릉도 수역은 절대로 일본의 EEZ가 될 수 없는 수역”이라면서 “(신한·일어업협정에서)독도 기점 사용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2000년 당시에 우리측은 EEZ 기점을 독도 대신 울릉도로 해 일본 오키섬과의 중간을 EEZ 경계선으로 할 것을 주장했고, 일본측은 울릉도∼독도 중간선을 EEZ 경계로 하자고 팽팽히 맞서 협상은 무산됐다. 독도 문제와 관련해 학계와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사항은 EEZ협상과 신한·일어업협정 두가지. 이 가운데 EEZ협상에는 정부가 나설 계획이지만 신한·일어업협정의 폐기·재협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정부 관계자는 “EEZ 경계선이 확정되면 신한·일어업협정 재협상의 필요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신한·일어업협정은 2002년 1월23일로 3년 만기가 끝났고, 어느 한쪽이 종료를 통보하면 자동폐기되고 6개월 이내 재협상하도록 돼 있다. 일본은 1998년에도 한·일어업협정 폐기를 통보해 새로운 어업협정이 체결된 바 있다. 열린우리당 김태홍 의원 등이 “일본의 영토 야욕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바로 독도를 한·일 양국의 중간 수역에 포함시킨 1999년 신한·일어업협정”이라면서 협정 폐기·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신한·일어업협정에서 을릉도는 한국 EEZ에 넣었으나 독도는 울릉도에서 떨어진 중간수역에 ‘독도’란 명칭이 없이 포함되면서 한국의 독도 영유권은 유지하면서도 독도의 지위가 크게 훼손당했다는 게 신용하 서울대 교수의 지적이다. 정부가 EEZ협상에 나서더라도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팽행선이 예상된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농어가 비과세 혜택 5년 연장

    농어가 목돈마련저축과 농·수협 조합예탁금의 이자소득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기간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가를 지원하자는 취지다. 19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 등 13명은 농어가 관련 저축상품의 이자소득에 비과세하는 시한을 5년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 17일 발의했다. 농·어업용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도 5년간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열린우리당 이시종 의원 등 22명이 농어가 관련 저축상품 등에 대한 이자소득 비과세를 3년간 연장하는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다. 한편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연말 시한이 끝나는 회사택시 부가세 50% 경감제도를 2년간 연장해 주기로 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독도 주민 생활불편 던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가 영유권 강화를 위해 독도 정주민(定住民)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경북도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정부와 협의, 내년부터 독도 정주민에 대한 식수 공급 등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도는 우선 내년 7000만원을 들여 서도의 어업인 숙소와 독도 유일의 샘터인 서도(西島) 해안변 ‘물골’사이에 상수도를 연결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현재 독도 유일 주민 김성도(66·울릉읍 독도리 산 20번지)·김신열(68)씨 부부는 식수는 울릉도에서 가져오고, 생활용수는 빗물과 눈을 모아서 사용하고 있다. 2008년에는 어업인 숙소 인근 해수동굴에 방파제를 설치하고, 유류 확보 등 어업인 숙소 유지관리비로 올해부터 매년 5000만원을 지원한다. 이밖에 30억원을 들여 독도관리선을 건조하고 2008년부터 독도 풍력ㆍ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타당성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긴장속 독도] “독도 이미 분쟁지역… 공론화해야”

    [긴장속 독도] “독도 이미 분쟁지역… 공론화해야”

    일본의 ‘독도 도발’로 한·일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독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일 신어업협정의 폐기 또는 재협상을 벌이거나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도문제는 이미 분쟁지역화됐기 때문에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등의 상황을 우려해 정부가 ‘조용한 외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는 18일 “정부는 독도문제에 종합적이고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민간단체는 일본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나서야 한다.”고 민·관 역할분담론을 폈다. 이 교수는 특히 독도 영유권 문제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되는 상황을 우려해 조용한 해결을 도모해온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독도 영유권을 다투는 상황이 빚어져 독도가 분쟁지역화되더라도 우리가 응하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의 관할권은 없어지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독도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2000년 이후 중단된 한·일간 EEZ 획정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정부는 독도가 분쟁지역화되는 상황을 우려해 왔지만 독도문제는 이미 국제분쟁지역의 초기단계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2004년 펴낸 ‘국가정보보고서’는 ‘독도에서 분쟁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제 교수는 “독도 점유의 실효성을 높여가야 한다.”면서 한·일간 신어업협정을 폐기하거나 개정하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효성을 높이라는 지적은 정부 고위관리들이 독도를 자주 방문하는 등의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춘호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은 이날 KBS1 라디오에 출연해 신중한 대응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재판관은 “독도 영유권과 관계돼 있는 것이 문제”라며 “국제사법재판소 등 재판에 가지 않는 게 최선 중의 최선”이라고 밝혔다. 박 재판관은 “정부가 강경대응 방침을 밝힌 상태에서 감정이 격화돼 나포가 실행되거나 나포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그런 과정에서 어느 쪽이든 인명살상이 발생하면 문제가 달라진다.”면서 “그렇게 되면 법적 문제로서 힘든 사태가 나오게 마련”이라며 신중한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독도문제가 나올 때마다 우리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있어 왔다.”면서 “이는 담을 넘어오는 도적을 쫓을 생각은 하지 않고 문단속을 잘못했다고 하는 격으로, 집안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지금은 日에 단호한 메시지 보낼 때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여야 지도부와 만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독도 문제와 관련,‘조용한 외교’를 계속할지 결정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의도적 도발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독도외교 기조를 과거처럼 유지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당장은 일본에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급선무이며, 외교기조의 변화 수준과 방법은 시간을 갖고 냉철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어제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향해 탐사선을 전격 출항시켰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정부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일본 탐사선이 독도 인근 EEZ를 침범한다면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당연하다. 국제법과 국내법 규정을 총동원해 정선·검색·나포 등 엄중한 자위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각에서 일본 정부 선박을 나포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 해양과학조사법은 불법 측량선을 검색·나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우리가 취할 대응조치의 한계를 소극적으로 설정할 이유는 없다. 단호하게 대처한 뒤 추후 외교협상의 우위를 점하는 편이 낫다. ‘조용한 외교’는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끌려가지 말자는 차원일 뿐이다. 그를 빌미로 무대응과 뒷북외교에 안주하지 않았는지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 이제는 선제외교를 통해 일본의 분쟁지역화 기도를 싹부터 자르도록 독도외교 방향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반기문 외교장관이 밝힌 대로 독도 기점 EEZ설정과 함께 신어업협정 재협상을 검토해야 한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순간 한·일 관계는 파탄날 것임도 분명히 알려야 한다. 독도 분쟁에서 초당대처가 긴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방선거에 이용당할 것을 우려한 한나라당의 청와대 회동 불참은 속좁은 처사라고 본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여야 정당 지도부는 대일 강경대처에 정부와 뜻을 같이 했다. 한나라당도 한국이 한 목소리임을 알리는데 동참하길 바란다.
  • 고용시장 회복세 꺾였다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지지부진하다. 실업률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올들어 처음으로 20만명대로 떨어졌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284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 2000명(1.2%)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1월과 2월에는 증가자 수가 각각 30만명선이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이 9만 5000명(2.2%)이 줄면서 13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체감 경기와 밀접한 도소매ㆍ음식숙박업 취업자는 5만 9000명(1.0%)이 줄었으며, 농림어업도 4만 3000명(2.5%) 감소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33만 5000명(4.9%), 전기·운수·통신·금융업은 8만 8000명(4.0%), 건설업은 4만 7000명(2.7%)이 각각 늘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일자리 증가를 주도해온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폭이 줄어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취업자 수가 40만명까지 증가하는 등 고용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월 실업률은 3.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계절요인을 반영한 계절조정 실업률은 3.5%로 지난달과 차이가 없어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업자 수는 92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5000명(3.6%) 줄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 완도에서 뱃길 45분…청산도를 가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야 너도 가자/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청산도나 여서도처럼 베일 속에 감춰진 섬들의 이름을 들을 때면, 알 수 없는 기대감과 설렘이 고개를 쳐든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중독과도 같다.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난 짧은 일탈, 그리고 해방감. 청산여수(靑山麗水)란 뜻에서 이름붙여 졌다던가. 푸른 보리밭과 쪽빛 바다가 넘실대는 곳. 청산도와 여서도를 다녀왔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뭍과 하늘, 그리고 바다 등이 온통 쪽빛으로 물든 것 같다고 해서 ‘청산(靑山)’이란 이름을 갖게 된 청산도.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이다. 문학작품 속에서나 접했던 그 섬에 가기 위해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에 올랐다. 뱃길로 45분. 청산도에 대해 ‘예습’이라도 할 생각으로 운항실 문을 열어 항해사 이기정(56)씨를 찾았다.13년 동안 완도와 청산도를 오가며 뭍 사람과 섬 사람들을 실어나른 베테랑 항해사다.“ 청산도 처녀들이 시집갈 때꺼정 쌀을 서말(세말)을 못먹는당께요.”청산도는 농사지을 땅이 모자라 항상 쌀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나고 자란 처녀가 뭍으로 시집갈 때까지 쌀 세말만 먹으면 ‘부잣집 처녀’소리를 들었단다. 뭍에서 자란 처녀를 ‘청산도로 시집보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이런 얘기도 들려준다. 육지 처녀가 청산도로 시집을 갔다. 어느날 아침. 시어머니가 새색시에게 “오늘 안으로 12개의 밭을 매라.”라고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어느 분의 영이라고 거역하랴. 하루종일 밭을 맨 새색시가 저녁무렵 허리를 펴고 세어보니 아무리 봐도 11개밖에 안 되더란다. 설움에 북받쳐 울던 새색시가 털고 일어서는 데, 바로 그곳이 12번째 밭이었더라는 얘기. 작디 작은 섬을 일구며 살아온 섬 사람들의 고단한 생활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게다. 풍요로운 때도 있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바다뿐인 천혜의 어장에서는 사시사철 고기가 끊이질 않았다. 주로 잡혔던 어종은 멸치와 고등어, 삼치 등. 특히 70년대초 청산도의 고등어 파시는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했다. 청산도 입구 도청항에는 건착망(巾着網)이라는 그물로 무장한 수백척의 고등어잡이 배들이 몰려들었다. 건착망은 그물아래쪽에 죔줄을 대 두 척의 어선이 고등어떼를 포위하고 주머니모양으로 조여가며 잡는 방법. 청산도 뭍과 바다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흥청거렸던 건 당연지사였다.“아, 그때가 좋았지라. 뱃놈들 보고 뭍에서 건너온 술집 아가씨들이 200명도 넘었당께라.” 항해사 이씨의 말끝에 향수가 묻어나왔다.“도청항 주변으로 한집 건너 술집이 들어섰제.” 요즘엔 고등어가 잘 들지 않는다. 해수의 온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고등어의 먹이가 되는 멸치를 모두 잡아버렸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어느덧 해거름에 도착한 청산도 도청항. 섬색시의 따스한 환대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휑한 느낌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도청항 주변을 일별한 다음, 서둘러 숙소에 짐을 풀고 밥집으로 향했다. 뭍에서 손님이 왔다고 마중을 나온 정성희(57) 청산면장과 함께 찾은 곳은 바다식당(061-552-1502).‘체도(본섬을 뜻하는 현지말)’ 내의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산 활어가 주종이다. 우럭과 광어를 다진 배추 위에 얹어 내오는데, 한 접시에 5만원을 받는다. 곰삭은 김장김치인 ‘묵은지’에 싸서 먹는 회맛이 일품. 무엇보다 특이한 음식은 ‘꾸죽(참소라)’구이다. 청산도와 소안도 등 일부지역에서만 생산되는 꾸죽을 참기름과 함께 볶은 것. 껍질에 불퉁스러운 뿔이 나 있는 것이 다른 소라들과는 영 딴판이다. 술이 한 순배 돌고나자, 정 면장이 청산도에 얽힌 옛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고등어가 파시를 이루던 60~70년대. 유난히 교육열이 높았던 청산도에는 부산이나 광주는 물론, 일본으로까지 유학가던 학생들이 많았다.‘청산도에 가서 글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때문. 돈은 골목마다 지천으로 넘쳐났다.“그 시절엔 서울에만 명동이 있는 거이 아니고 청산에도 명동이 있었당께.” 요즘엔 다른 어촌들과 마찬가지로 청산도에도 젊은이들이 없다. 모두가 저마다의 ‘명동’을 찾아 도회지로 떠난 것.60세 이상이 주민의 절반을 넘고,40세가 넘은 택시운전기사가 이 섬의 ‘막내’급이다. 사람이 없다보니 “면장이 쓰레기도 치워야 한다.” 그러나 총총히 뜬 별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 얼핏 눈에 띈 노래방만 해도 서너곳. 청산은 아직도 옛 영화를 잊지 못하는 듯하다. 이튿날 날이 밝기 무섭게 찾은 곳은 청산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당리. 도청항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닿는 거리에 있다.1993년 청산도를 세상에 알렸던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다. 이웃마을에서 ‘소리’를 팔고 돌아오던 유봉(김명곤)과 의붓딸 송화(오정해), 그리고 의붓아들 동호(김규철)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이 바로 이곳. 현재 당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초가집도 이때 만들어졌다. 최근엔 ‘봄의 왈츠’라는 한 방송사의 주말연속극이 촬영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다시한번 ‘청산도 붐’이 불기를 기대하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 이 드라마를 위해 당리와 읍리 등의 민가지붕이 모두 새로 칠해져 넓은 ‘세트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 드라마 촬영을 위해 돌담길 언덕 위에 세워진 ‘그림 같은 집’ 때문에 예전의 토속적인 느낌이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당리는 청보리가 무릎언저리에 이를 만큼 자라고, 유채꽃이 노오란 꽃잎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지금부터가 가장 아름답다. 마치 시인 정지용의 ‘향수’를 연상케 한다. 당리에서 바닷가쪽 도락리 포구까지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읍리쪽에서는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소리가 들린다.“차마 꿈엔들 잊힐리” 없는 곳이다. 다음에 들른 곳은 부흥리의 구들장논.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해 산비탈에 논을 만든 것으로 계단식 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윗논과 아랫논의 높이차이가 2m에 이르는 곳도 있다. 산자락을 깎아 돌을 평평하게 깐 다음 그 위에 흙을 얹은 모습에서 섬사람들의 억척스러움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배어나왔다. 대부분을 여자들이 만들었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박토의 천수답에 물을 대고 작대기 모를 심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선비기질이 남달라 ‘똥지게를 지고도 한시(漢詩)를 읊조리는’ 이 섬의 남정네들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청산도로 시집오지 말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난 듯하다. 구장리에서 본 ‘초분’은 외지인에겐 다소 당혹스러운 장례풍습이었다. 망자를 돌 위에 얹고 짚으로 만든 이엉으로 지붕을 삼아 초가집처럼 만든 것. 이곳에서 2∼3년간 머물다 뭍으로 나간 후손이 돌아와 다른 곳에 이장하게 된다. 일종의 풍장(風葬)으로 청산도 등의 일부 섬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아직도 청산도 안에 3∼4기의 초분이 남아 있기도 하다. 청산도에서 유명세를 치르는 또다른 명소가 ‘유두봉’. 여인네의 가슴언저리와 비슷하다 해서-반대편 화랑포쪽에서보면 상당히 설득력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부 현지 남자들이 명명했다. 이곳에서 보는 주변모습 또한 절경이다. 가깝게는 거북바위와 저멀리 다도해 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5월쯤 전망대가 들어서면서 정식명칭도 생길 예정. 권덕리 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정도 걸린다. 청산도 여행이 가장 즐거울 때가 바로 지금부터. 푸르른 보리가 섬을 수놓고, 바다에서는 삼치잡이가 한창일 때다. 이때부터 비로소 청산(靑山)이 훨훨 날갯짓을 한다. 가는길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가 하루 4회(오전 8시,11시20분, 오후는 2시30분과 6시) 운항한다. 요금은 편도 5800원. 승용차를 실을 경우 편도 2만 3000원,1인은 무료. 여름 성수기에는 8∼10회로 증편된다.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등대모텔(061-552-8558) 등 4∼5개의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도청항 주변에 몰려 있다. 현지교통 여객선 입출항 시간에 맞춰 청산운수(051-552-8546)소속 버스가 선착장에 나와 있다. 개인택시는(061-552-8747) 지프차로 모두 4대. ■ 청산도에서 25km…여서도의 봄 ‘그 곳에 가면 애 배 나온다.’는 섬 여서도. 청산도에서도 남동쪽으로 25㎞ 떨어진 외딴섬이다. 배가 여서항 선착장에 닿자 서너명의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섬의 형상이 쥐와 같다 해서 고양이 모습을 한 거문도 사람과는 혼인을 하지 않는 풍습이 여전히 남아 있을만큼 순박한 섬사람 모습 그대로다. 청산도보다는 다소 차가운 날씨. 습도가 높아선지 말할 때마다 입가에 김이 서렸다. 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섬답게 벌써 제비들이 하늘을 주름잡고 있었다. 청산도와 여서도 등의 해녀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제주도 출신이라는 것과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것. 채민자(60)씨도 돈을 벌기 위해 청산도를 찾았다가 섬마을 총각과 눈이 맞아 눌러 살게 된 전형적인 케이스다. 고향은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제주도에서 해녀생활을 하다 30여년 전 청산도에 돈과 해산물이 많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고향을 떠났다. 그때 나이 23세.‘물질’의 고단함이야 어디라고 다를까.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객지생활 끝에 ‘불과’ 4개월 만에 남편 정규만(61)씨의 포근한 품에 안겨버렸다. 지금껏 편안하게 대해준 남편을 의식해서였을까. 힘들었던 기억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점은 대화를 나눴던 다른 해녀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자식들 얘기를 하면서는 목소리가 촉촉이 메었다. “고 어린 것들을 배에 두고 물 속에 들어갔다 오면 언 놈은 토해놓기도 하고, 또 언 놈은 기절이라도 한 듯 쓰러져 있기도 했지라.” 뭍의 친척집에 맡겨두고 나올 때도 있었다. 밤 9∼10시쯤 빈손으로 돌아와 저녁도 거른 채 쓰러져 자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는 것. 지금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삼남매가 참 고맙단다. 맑은 날이면 청산도에서도 보이는 고향 제주도. 떠나온 후 지금까지 4∼5번밖에 찾아가 보지 못했다.“볼 때마다 반갑지라. 언니랑 동생, 그리고 친구들도 보고잡고….” 55가구 100여명이 주민의 전부인 섬. 이렇게 조용한 섬에 여자가 들어오면 애를 밴다는 난잡한 얘기가 나돌게 된 이유는 뭘까. 여서도는 예로부터 제주도의 해녀들이 많이 들락거릴만큼 완도보다는 오히려 제주도에 가까운 곳이었다. 이곳에 ‘물질’하러 온 제주 해녀들이 ‘청산도 모퉁이까지는 장담을 해도 여서도까지는 가봐야 안다.’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뱃길이 막혀 묶이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젊은 처녀가 한달이고 두달이고 갇혀 있다 보면 섬총각과 가까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러구러 시간이 지나 앳된 처녀가 그 섬을 나올 때면 어느덧 애엄마가 되었다는 얘기다. 외진 곳에서 ‘물질’로 살아가는 섬아낙네들의 애환을 질펀한 해학으로 풀어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녀가 시집갈 때까지 쌀 세 말을 못먹는 곳’이 청산도라면, 여서도에는 ‘평생을 살아도 쌀 한 가마니를 못먹는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만큼 먹을거리가 궁하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섬이란 뜻이다. 그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섬총각과 ‘애 밴’여인네들은 산모퉁이를 깎아내 논을 일구었다. 마치 계단처럼 산자락을 돌아나간다고 해서 ‘두렁논’이라 불렀다. 요즘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그나마 소의 방목장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여서도는 아직까지도 때묻지 않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이다. 특히 30∼40m 깊이의 바닷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은 물색이 자랑이다. 여서도로 시집가던 새색시의 앞섶이 풀어지며 옷고름이 바닷물에 빠져 황급히 들어보았더니 옥색으로 물들어 있더라는 전설이 전해질 만큼 맑고 곱다. 이 맑은 바닷속 비경을 보기 위해 해마다 스킨 스쿠버 다이버들이 여서도를 찾아 오기도 한다. 미역, 다시마 등의 해산물과 함께 많이 나는 것이 문어. 마을 앞이 문어밭이어서 문어를 잡아 던지면 집안 빨랫줄에 바로 걸릴 정도란다. 구멍 등에 숨기를 좋아하는 문어의 특성을 이용한 ‘단지어업’도 성행하고 있다. 자그마한 단지모양을 한 플라스틱 통을 그물에 연결해 바닷물 속에 사나흘 넣어두면 통마다 문어들이 가득차 있다는 것. 여서도에는 학교가 한 곳, 청산초등학교 여서분교뿐이다. 학생은 김민욱(11), 은빈(8)남매와 정주훈(9)군 등 세 명. 반면에 선생님은 김금남(48) 분교장 등 두 명이다. 교육환경만큼은 무척 좋은 편(?)이다. 요즘 여서도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뭍에서 오는 낚시꾼들을 돌봐주는 것이다. 섬 주변에 고기들이 많아 사철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이들에게 밥도 지어주고 잠도 재워주는 것이 주업이 되었다. 며칠 조용하게 쉬다 오기에는 딱 좋은 섬이다. 청산도에서 휴가를 즐기다 1박정도는 이 섬에서 보내도 좋을 듯하다. 단, ‘애 배는 불상사’를 피하려면 사전에 기상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가야 한다. 가는 길 완도항에서 섬사랑 3호가 매일 오후 2시30분에 출항한다. 소모도와 대모도, 장도 등을 들러가는 ‘완행’이다. 요금은 여서도까지 편도 8800원. 승용차를 싣고 가는 데는 편도 2만 8000원이다. 운전자 요금은 무료.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민박집 외에는 없다. 대부분의 집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문의 김명남 이장 (061)552-8927.
  • [부고]

    ● 박숙현 前의원 제3공화국 말기 공화당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던 박숙현 의원이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82세. 고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 보건사회부를 거쳐 64년부터 70년까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경제·사회 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고향인 경북 월성에서 8,9,1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내리 당선됐으며 정계 은퇴 후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이웃돕기운동추진협의회장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이정혜씨와 1남3녀. 발인 12일 오전 6시 삼성동 성당. 빈소 건국대학교 부속병원 장례식장 201호 (02) 2030-7900∼1. ●추점수(전 서울신문 총무국)씨 모친상 8일 시립동부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928-0499 ●백남진(전 한국법제연구원장)남찬(사업)남석(〃)씨 모친상 인기(사업)용기(평안운수)대일(휴먼데이타시스템)대성(한국특허정보원)씨 조모상 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30분 (02)921-9499 ●남호현(남명엔지니어링 대표)영진(한국방송광고공사 감사)세진(고운식물원 이사)용진(성오 〃)경진(시영성공학원 원장)씨 모친상 김해룡(자영업)정진원(경기대 교수)씨 빙모상 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590-2540 ●김찬은(전 울산중앙고 교장)씨 별세 김군자(전 부산 주례여중 교감)씨 상배 웅규(대전대 법경찰학부장)웅대(창원 유니드치과 원장)진아(대전 온누리우성약국 대표)진형(부산 자하연약국 〃)씨 부친상 김영운(대전 김영운내과 원장)오상헌(부산 새로운치과 〃)씨 빙부상 임연희(부산 참편한치과 원장)씨 시부상 9일 부산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51)607-2654 ●이동열 무열(사업)태열(대구일보 회장)경열(사업)씨 모친상 김원길(그린종합관리 대표)씨 빙모상 후태(대한환경 대표)후탁(대구일보 광고팀장)후달(한솔종합관리 대표)후혁(대구일보 정치부 기자)후국(미국 거주)후민 후섭씨 조모상 8일 경북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53)420-6151 ●정흥만(목포신항만 상무)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65 ●김공석(자영업)용두(성원ENT 이사)인수(금산인삼 대표)씨 모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94 ●박승기(오성특수인쇄사 대표)형기(한진정밀 대표)문기(〃)완기(원진산업 생산부장)상기(신세기정보통신 대표)씨 부친상 윤보현(안양 한진정밀공업사 대표)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92 ●유재우(삼성SDS 과장)씨 부친상 수열(로고스필름 사장)광열(엠마오치과 원장)씨 형님상 7일 경희의료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958-9552 ●류재영(KT 자산경영실 자산기획담당 상무)재현(농협 차장)재관(싱가포르 선교사)씨 부친상 백승호(서울경찰청 총경)씨 빙부상 7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9시 (062)515-0499 ●윤태자(서울 대현초등학교 교사)순자 애자(충북 청주 율량초등학교 교사)태진(영진기업 차장)태호(자영업)씨 모친상 장기연(서울시 노인복지과장)유진태(신한은행 충주지점장)장명완(청주 주성대 교수)씨 빙모상 9일 충북 청주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043)279-2763 ●조승수(전 국회의원)씨 부친상 박이현숙(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여성위원장)씨 시부상 9일 울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52)259-5242 ●황명주(SK텔레콤 수도권네트웍본부장)씨 별세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3410-6915 ●정영훈(해양수산부 어업지도과장)영목(청해진 농협)씨 부친상 오순화(KBS 시청자서비스팀 차장)씨 시부상 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40분 (02)590-2697
  • [20&30] “마니아 중의 마니아 우리는 통이다”

    [20&30] “마니아 중의 마니아 우리는 통이다”

    어떤 분야에 남보다 높은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는 사람을 흔히 ‘광’(狂) 또는 ‘마니아’(mania)라고 했다. 하지만 ‘광’이 많아지면 언젠가는 그 세계를 압도하는 ‘광 중의 광’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그들을 ‘통’(通)이라고 부른다. 이 시대 ‘통’의 경지에 도달한 2030 4명을 만나봤다. ■ 타이틀 700여개 보유… 게임리뷰도 이치수(26)씨는 게임 ‘통’이다. 국내에서 나오는 게임 타이틀뿐만 아니라 일본 타이틀도 모조리 섭렵해 전문가적 지식을 갖췄다. 현재 월간 게이머즈와 웹진 엔게이머즈 등 게임잡지 두군데에 정기적으로 글을 싣고 있고 지난해부터 게임제작사 ㈜엠게임에서 게임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게임을 접했다. 친구 집에서 8비트 게임기 패미콤으로 ‘슈퍼마리오’라는 게임을 하면서부터다. 가만히 앉아서 감상하는 만화나 TV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단박에 이씨를 사로 잡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일반적인 ‘마니아’ 수준에 불과하던 이씨가 ‘통’의 경지로 올라선 건 1999년 대학에 들어가고나서부터. 수업도 빼먹으며 게임에서 익힌 전술·전략을 PC통신 게시판에 마구 올려댔다. 이씨는 플레이스테이션2와 엑스박스, 닌텐도DS 등 시판되고 있는 게임기 18종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1개에 6만원 정도하는 게임 타이틀은 한달 평균 7∼8개 구입, 모두 700여개에 달한다.1년에 2차례 정도 꼭 ‘게임천국’ 일본을 방문해 희귀 타이틀을 구한다. 업무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게임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면 여가시간은 게임을 즐기고 게임 마니아 수천명이 찾는 개인 블로그에 게임 리뷰를 쓰는 데 보낸다. 이씨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산업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돼주는 적극적인 소비자’를 ‘통’으로 정의한다.“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여전히 복제품 문화가 판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정말로 게임을 사랑한다면 게임에 아낌없이 주머니를 바치는 확실한 소비주체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2만권 독파 1만권 소장 게임프로듀서 김상하(30)씨의 3평짜리 방은 사방이 책꽂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5000권 정도의 만화책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창고에 따로 보관하는 책까지 합치면 1만권에 이른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느 만화 마니아와 다를 바 없이 수업시간에 만화를 보다 들켜 혼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2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통’의 반열에 올라섰다. 한달에 보통 100권, 많을 때는 300권씩 만화책을 무더기로 샀다. 일본만화 원서나 번역본, 우리나라에 단 한권만 유통되고 있는 희귀 이란 만화 ‘페르세포스’ 등 미국·프랑스·타이완·홍콩 등 각국의 만화 수집에 나섰다. 만화선진국 일본에 연간 2∼3차례는 꼭 날아가 희귀본을 구한다. 헌책 거래총판들과 안면을 터 희귀본이 나오면 먼저 연락을 해 준다. 3년 전 1억권 가량의 유통만화를 집대성해 놓은 일본 만화연감을 놓고 하나하나 따져봤더니 읽은 책이 무려 12만권에 달했다. 일본 만화에 대한 남다른 지식에 자존심이 상한 일본의 ‘만화 오타쿠’들은 김씨를 ‘재수없는 촌(조선인의 줄임말)’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2004년 3월부터 작품과 작가 소개, 만화책 사는 요령 등을 실으며 운영하고 있는 개인 블로그에는 하루 평균 3000여명이 방문한다.‘씨네21’‘DVD 2.0’ 등 영화잡지에 가끔 작품 소개 등을 기고하며 지식을 나누고 있다. 김씨 역시 ‘통’으로서 만화에 대한 걱정을 산업과 연결시켰다.“인터넷에서 스캔한 만화 단행본들이 떠돌아다니며 게임 복제품과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10권을 스캔 떠서 봤다면 1권 정도는 돈 주고 사서 보는 최소한의 양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회원 11000명 카페 운영까지 권오현(21·KAIST 산업공학과 3학년)씨는 지난달 대구로 가서 NBC라는 기종의 기차를 타보고 왔다.1985년부터 대구∼마산을 운행해온 3칸짜리 이 기차가 올해안에 모두 폐차된다고 해서다. 그가 기차를 탈 때에는 이유가 있다. 차량 내부구조는 물론 전기, 통신, 신호체계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체크하기 위해서다. 권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이렇게 모은 자료가 가득하다. 버리지 않고 모아온 기차표가 구두상자 여러개에 담겨 있다. 권씨 카페의 회원들은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고 현 철도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수원∼천안을 1시간에 1대만 운행하고 있지만 시간표를 잘 짜면 더 자주 운행시킬 수 있지요. 분당선·3호선에도 급행열차를 다니게 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송이 가능합니다.” 권씨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스스로 철도 운행시간표를 짜보는 것. 다이어그램이라고 하는 시간표는 전차의 속도·성능, 역구간 거리, 승객 수, 기관사 휴식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짤 수 있다. 거기에 감칠맛 나는 두뇌게임의 묘미가 있다. 권씨는 “일본에서 들어온 ‘오타쿠’가 소비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라면 우리는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고 분석·연구하면서 실생활에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등 좀더 생산적인 주체”라고 말했다. 그도 여느 ‘철도 통’처럼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 한눈에 행선지와 출발지를 파악할 수 있다. 열차번호를 보면 제조시기와 운행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철도에 푹 빠진 이유는 뭘까.“전국을 거미줄처럼 얽고 있는 철도망이 한치의 오차없이 정확하고 빠르게 운행되고 있는데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나요?”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항공 시뮬레이션 대가… 비행사가 꿈 “피에프(PF·Pilot Flying), 기어업(Gear Up).” GM대우에서 차체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이윤진(28)씨의 어릴 적 꿈은 파일럿. 그는 이 꿈을 이루지 못했으나 매일 밤 전 세계 하늘을 날아다닌다. 비행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대학 2학년때 이 프로그램을 접하고서 한동안 잊고 살던 어린 시절 꿈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실제 비행사들이 비행 훈련을 할 때 사용하기도 하는 이 프로그램은 비행기의 기종과 성능은 물론, 전세계 공항의 지형과 활주로도 실제와 똑같아 비행사들과 거의 같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한다. “한 단계를 넘을 때마나 실제 비행과 가까워지니까 진짜 조종사가 된 느낌이었죠.” 이씨는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에서 주최한 항공 시뮬레이션 대회에서 외국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예선, 본선을 거쳐 결선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운항하는 과제를 훌륭히 해냈다. 이씨는 비행에 만족하지 않고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위성사진을 받아 한국의 지형을 프로그램에 적용시켰다. 육군 항공대 헬기 조종사가 “실제와 정말 똑같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씨는 기체 일부만 봐도 어느 회사에서 만든 어떤 비행기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전세계에 300명 이상 타는 비행기는 어림잡아 30종입니다. 다 비슷하게 보여도 기장석 작은 창문 하나까지 모양이 조금씩 다르죠.” 에어버스 A-330기종을 가장 좋아한다. 착륙할 때 기어가 축 처지는 모양이 마치 새가 내려앉는 것과 비슷해 매력적이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싱가포르∼뉴욕을 19시간30분 동안 쉬지 않고 날았다.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다. 올 여름휴가는 어디로 떠날까.‘비행 통’은 벌써부터 고민에 빠져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100쌍중 13쌍 ‘국제결혼’

    100쌍중 13쌍 ‘국제결혼’

    지난해 결혼한 100명 가운데 13명이 외국인과 결혼했고, 특히 농림어업 종사자 중에서는 3명 중 1명이 외국인 아내를 맞는 등 국제결혼이 20% 이상 급증했다. 재혼비율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2년 연속 결혼 건수는 늘고 이혼 건수는 줄어들었다. 30일 통계청의 ‘2005년 혼인·이혼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과의 결혼은 4만 3121건으로 전년 3만 5447건에 비해 7674건(21.6%) 늘었다. 지난해 전체 결혼 건수 31만 6375건(전년 대비 1.7% 증가)의 13.6%다. ●아내 국적 중국, 베트남순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자의 국적은 중국이 2만 635명으로 전체의 66.2%나 차지했고, 베트남이 5822명(18.7%)으로 뒤를 이었다. 베트남은 전년보다 2.3배,2000년보다는 무려 61배나 늘어나는 등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혼인한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자 가운데 3분의1 정도인 35.9%가 외국 여자와 결혼했다. 전년보다 8.5%포인트 늘어났다. 여성의 국적은 베트남(1535명)이 중국(984명)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한국 여성과 결혼한 외국 남성의 국적은 중국 42.2%, 일본 30.8%, 미국 11.8%로 세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 남성과의 결혼은 2000년보다 17배 가량 늘었다. 국제결혼 증가로 외국인 배우자와의 이혼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부인과의 이혼은 2444건으로 전년보다 51.7%나 늘었고, 한국인 부인과 외국인 남편의 이혼도 1834건으로 2.5% 증가했다. ●‘초혼 남-재혼 여’ 혼인도 크게 늘어 재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결혼한 커플 가운데 한쪽이나 양쪽 모두 재혼인 경우는 25.2%로 전년 대비 0.9%포인트,10년 전에 비해서는 11.8%포인트 늘었다.1995년과 비교해보면 ‘재혼 남성-초혼 여성’의 결혼은 2만건 줄어든 반면,‘초혼 남성-재혼 여성’의 혼인은 5만건 늘었다. 연상의 여성과의 결혼도 늘고 있다. 여성이 연상인 경우가 전체의 12.2%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초혼 연령은 남성이 30.9세, 여성이 27.7세로 전년보다 남성은 0.3세, 여성은 0.2세 높아졌다. ●황혼이혼 10년새 5배 늘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2만 8468건으로 전년보다 1만 897건(7.8%) 줄었다. 이혼 건수를 배우자가 있는 인구로 나눠보면(유배우 이혼률) 지난해 한해 동안 전체 부부 100쌍 가운데 1.06쌍이 이혼,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협의 이혼시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하는 이혼숙려기간제도 도입이 이혼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거기간별 이혼 비중을 보면 20년 이상이 전체의 18.7%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늘었다.10년 전에 비하면 20년 이상 동거부부의 이혼 건수는 약 5배,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배 이상 늘어나 ‘황혼 이혼’ 증가추세를 보여줬다. 이혼 원인은 부부간 성격차이가 49.2%로 가장 많았고, 경제문제 14.9%, 가족간 불화 9.5%, 배우자 부정 7.6% 등이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새만금 어민에 간척농지 우선분양 추진

    전북도는 29일 새만금 연안어민들의 생계대책 마련과 관련, 간척농지를 우선분양하고 어선 감척사업 확대를 정부에 건의했다. 간척농지에 대한 주민 우선분양은 농어촌정비법에 근거규정이 있는 만큼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면 가능하다고 도는 설명했다. 또 어선 감척의 경우 노후 및 장기간 휴업, 무허가 등으로 감척사업에서 제외된 내측어선도 연근해어업 구조조정사업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지침을 개정하고 폐업지원금을 현실가로 보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새만금지구내 허가어선은 지난 1991년 모두 폐업 보상됐으나, 이후 ‘선적항 새만금 지구밖 지정’과 ‘사업지구내 조업금지’ 등을 조건으로 1200여척의 어선이 어업허가를 받아 등록된 상태다. 이들에 대한 보상을 위해서는 정부가 연근해어업 구조조정사업 집행지침을 개정해야 하는데다 형평성 논란이 있어 수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새만금연안피해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최근 어민들이 제기한 이같은 요구는 생계대책 마련에 중점을 뒀다.”며 “특히 (맨손어업) 보상도 당시 3만여명의 주민 가운데 7000여명이 평균 650만원밖에 보상받지 못한 만큼, 정부는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공시지가 상승 조세부담 32.5% 증가

    공시지가 상승 조세부담 32.5% 증가

    농·어가의 본업인 농·어업으로 벌어들인 소득은 줄어든 대신 각종 연금, 보조금 등 이전소득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농가 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농민들의 조세 부담도 대폭 증가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05년 농가 및 어가 경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의 가구당 전체 소득은 3050만 3000원으로 전년보다 5.2%, 어가는 2802만 8000원으로 7.1% 각각 늘었다. 그러나 본업인 농업소득은 1.9%, 어업소득은 0.1% 줄어들었다. 대신 이전소득은 농가 35.7%, 어가 52.0% 각각 급증했다. 겸업소득, 임대료 등 농·어업외 소득과 비경상소득도 소폭 늘어났다. 농가의 가계지출은 7.9% 늘어난 2664만 9000원이었다. 보건·의료비(9.2%)와 주거비(17.7%)가 크게 늘어났다. 농가의 잉여금(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10.6% 줄어든 385만 4000원이었다. 행정중심도시 건설과 공시지가 상승도 농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토지관련 세금이 늘어나면서 조세·부담금이 32.5% 증가했고, 주거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농가 자산은 22.4% 늘어난 2억 9817만원으로 집계됐다. 농가 부채는 평균 2721만원으로 증가율이 1.2%에 그쳤다. 그러나 금융기관 대출은 2.3% 줄어든 반면 사채는 24.2%나 늘어나 당국의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지금 강원 동해안은] 철조망 걷어내자 확달라진 묵호

    [지금 강원 동해안은] 철조망 걷어내자 확달라진 묵호

    “위압적인 철조망을 철거하니 마을이 확 달라졌습니다.” 동해시 묵호동 50여곳의 횟집타운. 이곳 주민들은 지난해말 철조망을 걷어내고 대신 설치한 경관펜스가 깨끗하고 보기 좋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마을은 해안가에 위치한데다 주변에 까막바위와 문어상 등이 있어 늘 외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하지만 낡은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마을 분위기가 마치 최전방을 연상케 했다. 낡은 전봇대와 거미줄 같이 뒤엉킨 전기·전화·유선케이블선이 깨끗한 바다의 이미지를 훼손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강원도가 아름다운 동해안 만들기 사업을 펼치며 마을은 새롭게 태어났다. 전깃줄 등 모든 케이블은 지중화하고 전봇대를 없앴다. 길이 750m에 이르는 철조망을 모두 철거하고 1m 높이의 예쁜 펜스로 새로 단장했다. 펜스 위에는 조명등을 설치해 야간에도 관광객들이 까막바위와 문어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주변 200m의 방파제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역시 펜스를 설치했다. 횟집앞 도로를 넓히고 기존에는 주차장으로만 사용하던 공터를 주차공간과 공원으로 꾸몄다. 중구난방으로 난립하던 횟집들의 간판도 깨끗하게 정비된 것이다. 홍기봉 동해시 어업진흥계장은 “공원앞에 있는 2층 규모의 군부대 초소도 부대측과 협의해 내년쯤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을이 깔끔하고 새롭게 단장되면서 손님들이 늘어 횟집 상인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상인들도 자발적으로 허름하고 낡은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한 주민은 “비록 관광객이 바다로 직접 내려가지는 못하지만 경관 펜스를 설치하고 주변을 현대식으로 새롭게 정비해 놓이니 손님들도 늘고 상인들도 일하는 데 신바람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지금 강원 동해안은] 철조망 걷어내자 확달라진 묵호

    [지금 강원 동해안은] 철조망 걷어내자 확달라진 묵호

    “위압적인 철조망을 철거하니 마을이 확 달라졌습니다.” 동해시 묵호동 50여곳의 횟집타운. 이곳 주민들은 지난해말 철조망을 걷어내고 대신 설치한 경관펜스가 깨끗하고 보기 좋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마을은 해안가에 위치한데다 주변에 까막바위와 문어상 등이 있어 늘 외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하지만 낡은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마을 분위기가 마치 최전방을 연상케 했다. 낡은 전봇대와 거미줄 같이 뒤엉킨 전기·전화·유선케이블선이 깨끗한 바다의 이미지를 훼손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강원도가 아름다운 동해안 만들기 사업을 펼치며 마을은 새롭게 태어났다. 전깃줄 등 모든 케이블은 지중화하고 전봇대를 없앴다. 길이 750m에 이르는 철조망을 모두 철거하고 1m 높이의 예쁜 펜스로 새로 단장했다. 펜스 위에는 조명등을 설치해 야간에도 관광객들이 까막바위와 문어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주변 200m의 방파제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역시 펜스를 설치했다. 횟집앞 도로를 넓히고 기존에는 주차장으로만 사용하던 공터를 주차공간과 공원으로 꾸몄다. 중구난방으로 난립하던 횟집들의 간판도 깨끗하게 정비된 것이다. 홍기봉 동해시 어업진흥계장은 “공원앞에 있는 2층 규모의 군부대 초소도 부대측과 협의해 내년쯤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을이 깔끔하고 새롭게 단장되면서 손님들이 늘어 횟집 상인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상인들도 자발적으로 허름하고 낡은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한 주민은 “비록 관광객이 바다로 직접 내려가지는 못하지만 경관 펜스를 설치하고 주변을 현대식으로 새롭게 정비해 놓으니 손님들도 늘고 상인들도 일하는 데 신바람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지금 강원 동해안은] 海中林·요트시설 추진…한국의 나폴리 꿈꾼다

    [지금 강원 동해안은] 海中林·요트시설 추진…한국의 나폴리 꿈꾼다

    ‘깨끗한 백사장과 송림, 오염되지 않은 바다’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인 강원도 동해안이 사계절 관광지를 꿈꾸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처음 요트 마리나를 설치하고, 바다속에는 해중림(海中林)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 해안관광 기반조성 사업이 추진된다. 또 마을마다 톡톡 튀는 체험관광과 특색이 있는 바다축제를 앞다퉈 운영하고 나섰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바다 접근을 허용치 않는 군부대 철조망과 해안침식, 열악한 접근도로망, 국·도립공원과 경관보호구역 등의 규제가 체계적인 개발에 족쇄가 되고 있다. 아름다운 항구로 한국판 ‘나폴리’를 꿈꾸는 강원 동해안의 청사진과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횟집·해수욕장으론 더이상 희망없다” ‘한여름 반짝 특수로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사라지는 관광객을 잡아라.’ 강원도 동해안이 사계절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잇고, 횟집과 해수욕장 운영 등 단조로운 옛날 방식의 답습만으로는 더이상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달부터 양양군 수산항에 요트 마리나 시설이 추진된다. 국내에서는 부산 광양만과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의 2곳이 민자로 마리나 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각 5억원씩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우선 요트 20여척이 정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 11월이면 시설이 완공돼 동해안의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정운신 강원도 환동해출장소 해양관광계장은 “2010년까지 200여억원을 더 들여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마리나 연계시설을 마련, 품격 높은 동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척시 초곡·장호항 등 바다속이 아름다운 곳에는 해중림을 집중 조성해 수중 3대 미항으로 선정, 관광객들을 수중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2010년까지 50억여원이 투입된다. 자치단체별 어촌마을마다 맨손 고기잡이, 바다래프팅 등 특색 있는 어업체험관광을 늘려 소득과 연계시키는 데도 힘쓰고 있다. 급기야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동해안 등대까지 새로운 테마 관광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동해시 묵호등대에 세계 각국의 유명 등대모형, 바다조망 데크, 동해어촌 풍경 장식벽, 돔 영상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수산청 관계자는 “양양군 물치항에는 지난해 지역특산물인 송이버섯을 형상화한 송이모양 등대가 설치돼 항구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등대가 이제는 관광명소, 청소년들의 체험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철조망 대신 경관펜스·CCTV 큰 호응 그러나 동해안을 따라 사람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고 있는 군부대 철조망이 이같은 관광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군부대가 자치단체의 접근조차 막고 있어 철조망 길이가 전체 얼마인지 확인조차 안 되고 있다. 강원지역 해안가에는 얼추 71㎞의 철조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들은 “서해와 남해안에는 없는 철조망을 왜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둘러 놓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구나 자치단체들은 “속초·동해 등 일부지역에서는 경관펜스와 폐쇄회로TV로 교체하면서 반응이 좋은 데 인공위성이 하늘을 날아 다니는 세상에 그것조차 꺼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동해안 주민들은 해마다 철조망을 놓고 군부대(합참본부)와 자치단체가 벌이는 줄다리기가 가장 큰 이슈가 되기도 한다. 올해는 5.1㎞의 철조망이 경관펜스로 바뀔 전망이다. 또한 백사장 침식도 걸림돌이다. 겨울철 파도와 너울성 파도, 해류 등에 쓸려 나가고 쌓이는 게릴라식 백사장 침식과 퇴적작용이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동해안 백사장은 최대 관광자원이자 생태유지, 자연정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해마다 그 침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실례로 동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강릉 경포해수욕장과 강문해수욕장은 지난 겨울 폭 10m, 길이 500m가량이 파여 인근 횟집촌의 해수인입관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현상은 강릉시 주문진과 사천진리, 양양군 현남면, 속초시 조양동 해안산책로 등 동해안 곳곳에서 발생해 골치를 썩이고 있다. # 체계적인 행정제도 개혁 절실 동해안 곳곳이 국립공원과 낙산·경포도립공원 등 각종 공원지역으로 지정된 점도 깔끔하고 체계적인 관광지 개발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공원구역지구로 묶어 난개발을 막고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호하는 역할에는 긍정적이긴 하다. 하지만 관광객의 욕구를 수용하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는 부적합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강릉·양양 주민들은 “체계적인 개발을 하지 못하면서 수십년 동안 방치되다시피 해 오히려 낙후되고 주변지역의 난개발만 불러오고 있다.”고 불만이 높다. 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개발에 걸림돌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얼마전 강릉시는 심곡지구에 민자를 유치해 대단위 골프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업체와 협의까지 끝냈다. 그러나 경관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무산됐다. 최근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십년이 넘도록 공사판으로 전락한 주요도로망과 이런저런 개발규제 속에 개발되지 않은 접근도로망의 부실도 아름다운 동해안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지금 강원 동해안은] 海中林·요트시설 추진…한국의 나폴리 꿈꾼다

    [지금 강원 동해안은] 海中林·요트시설 추진…한국의 나폴리 꿈꾼다

    ‘깨끗한 백사장과 송림, 오염되지 않은 바다’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인 강원도 동해안이 사계절 관광지를 꿈꾸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처음 요트 마리나를 설치하고, 바다속에는 해중림(海中林)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 해안관광 기반조성 사업이 추진된다. 또 마을마다 톡톡 튀는 체험관광과 특색이 있는 바다축제를 앞다퉈 운영하고 나섰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바다 접근을 허용치 않는 군부대 철조망과 해안침식, 열악한 접근도로망, 국·도립공원과 경관보호구역 등의 규제가 체계적인 개발에 족쇄가 되고 있다. 아름다운 항구로 한국판 ‘나폴리’를 꿈꾸는 강원 동해안의 청사진과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횟집·해수욕장으론 더이상 희망없다” ‘한여름 반짝 특수로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사라지는 관광객을 잡아라.’ 강원도 동해안이 사계절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잇고, 횟집과 해수욕장 운영 등 단조로운 옛날 방식의 답습만으로는 더이상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달부터 양양군 수산항에 요트 마리나 시설이 추진된다. 국내에서는 부산 광양만과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의 2곳이 민자로 마리나 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각 5억원씩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우선 요트 20여척이 정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 11월이면 시설이 완공돼 동해안의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정운신 강원도 환동해출장소 해양관광계장은 “2010년까지 200여억원을 더 들여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마리나 연계시설을 마련, 품격 높은 동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척시 초곡·장호항 등 바다속이 아름다운 곳에는 해중림을 집중 조성해 수중 3대 미항으로 선정, 관광객들을 수중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2010년까지 50억여원이 투입된다. 자치단체별 어촌마을마다 맨손 고기잡이, 바다래프팅 등 특색 있는 어업체험관광을 늘려 소득과 연계시키는 데도 힘쓰고 있다. 급기야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동해안 등대까지 새로운 테마 관광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동해시 묵호등대에 세계 각국의 유명 등대모형, 바다조망 데크, 동해어촌 풍경 장식벽, 돔 영상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수산청 관계자는 “양양군 물치항에는 지난해 지역특산물인 송이버섯을 형상화한 송이모양 등대가 설치돼 항구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등대가 이제는 관광명소, 청소년들의 체험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철조망 대신 경관펜스·CCTV 큰 호응 그러나 동해안을 따라 사람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고 있는 군부대 철조망이 이같은 관광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군부대가 자치단체의 접근조차 막고 있어 철조망 길이가 전체 얼마인지 확인조차 안 되고 있다. 강원지역 해안가에는 얼추 71㎞의 철조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들은 “서해와 남해안에는 없는 철조망을 왜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둘러 놓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구나 자치단체들은 “속초·동해 등 일부지역에서는 경관펜스와 폐쇄회로TV로 교체하면서 반응이 좋은 데 인공위성이 하늘을 날아 다니는 세상에 그것조차 꺼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동해안 주민들은 해마다 철조망을 놓고 군부대(합참본부)와 자치단체가 벌이는 줄다리기가 가장 큰 이슈가 되기도 한다. 올해는 5.1㎞의 철조망이 경관펜스로 바뀔 전망이다. 또한 백사장 침식도 걸림돌이다. 겨울철 파도와 너울성 파도, 해류 등에 쓸려 나가고 쌓이는 게릴라식 백사장 침식과 퇴적작용이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동해안 백사장은 최대 관광자원이자 생태유지, 자연정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해마다 그 침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실례로 동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강릉 경포해수욕장과 강문해수욕장은 지난 겨울 폭 10m, 길이 500m가량이 파여 인근 횟집촌의 해수인입관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현상은 강릉시 주문진과 사천진리, 양양군 현남면, 속초시 조양동 해안산책로 등 동해안 곳곳에서 발생해 골치를 썩이고 있다. # 체계적인 행정제도 개혁 절실 동해안 곳곳이 국립공원과 낙산·경포도립공원 등 각종 공원지역으로 지정된 점도 깔끔하고 체계적인 관광지 개발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공원구역지구로 묶어 난개발을 막고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호하는 역할에는 긍정적이긴 하다. 하지만 관광객의 욕구를 수용하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는 부적합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강릉·양양 주민들은 “체계적인 개발을 하지 못하면서 수십년 동안 방치되다시피 해 오히려 낙후되고 주변지역의 난개발만 불러오고 있다.”고 불만이 높다. 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개발에 걸림돌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얼마전 강릉시는 심곡지구에 민자를 유치해 대단위 골프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업체와 협의까지 끝냈다. 그러나 경관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무산됐다. 최근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십년이 넘도록 공사판으로 전락한 주요도로망과 이런저런 개발규제 속에 개발되지 않은 접근도로망의 부실도 아름다운 동해안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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