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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시, 공유경제로 유·무형 자원 사용가치 높인다

    수원시, 공유경제로 유·무형 자원 사용가치 높인다

    최근 경기 수원시는 수원칠보고등학교와 ‘시설 개방과 과학중점고등학교 예산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수원칠보고는 체육관·운동장·주차장·도서관 등 학교 시설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수원시에서 처음으로 학교 시설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학교가 된 것이다. 수원시가 ‘공유도시’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물건·공간·정보·경험·재능 등 유무형의 다양한 자원을 여럿이 나눠 사용하면서 이용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제활동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시에서 제공하는 공유서비스는 물품·공간·교통·지식재능 등 4개 분야 20여개에 이른다. 시는 지난해 4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면접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청나래‘ 사업을 시작했다. 청나래는 수원에 거주하는 만 19~34세 취업 준비생(수원 소재 학교 재학생 포함)을 대상으로 면접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해 1월에도 한국담배인삼공사(KT&G)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토지무상 임대차 계약’을 체결, 화서동 KT&G 수원공장 토지 일부와 세류동 세류초교 옆 LH 공사 소유 토지를 시민들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시는 2017년 민간운영 방식으로 ‘스테이션 없는 무인대여자전거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GPS(위성항법장치)가 장착된 자전거를 지역 곳곳에 있는 자전거 주차공간에서 쉽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 현재 공유자전거 업체가 무인대여자전거 6000대를 운영하고 있다.어린 자녀를 둔 부모 가운데 아이들이 장난감을 쉽게 질려하거나 또 부모들이 구입하기엔 가격이 부담된다면 ‘장난감도서관’이 그 고민을 덜어줄 것이다. 2009년 첫 장난감도서관이 들어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총 9개가 분포돼 있으며 평균 1만3000여점의 장난감을 보유하고 있다. 회비 1만원을 내면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은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수원’을 검색하면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유서비스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다양한 자원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면 사용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공유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포는 30여개 포구와 나루터 있던 신성한 포구마을… “한반도 물길 물류 중심지였다”

    김포는 30여개 포구와 나루터 있던 신성한 포구마을… “한반도 물길 물류 중심지였다”

    “마근포구는 한강하구에서 가장 깊은 물속과 넓은 수변을 끼고 있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배들이 정박했다가 밀물 때 서울 마포나루로 다녔죠.” 경기 김포시 하성면 마근포 주민 김석태(80) 어르신은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6·25전쟁 이전 우리 마을엔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했고 어선을 많게는 두세 척이나 보유한 집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면사무소 소재지인 마을엔 소방서가 있었고, 도정공장 1개와 하성면 전 지역 쌀을 수매하던 공출창고 2개가 있어 쌀을 싣고 서울과 인천 등지로 실어 날랐다”고 덧붙였다. 김포문화재단으로부터 협조를 얻어 주민들과 동행해 포구를 둘러봤다. 김포시 지명은 고어 ‘ᄀᆞᆷ’ 포에서 유래했다. 지명이 생긴 지 1262년 됐다. 같은 계열인 감(甘), 검(檢, 儉, 劒, 黔)은 ‘거룩하다’는 뜻을 담았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구려 옛 땅 ‘검포’(黔浦)로 기록돼 있다. ’검’은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과 같은 의미의 고대어로 신성한 마을을 가리킨다. 757년 통일신라 경덕왕 때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최초로 김포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재단이 옛 포구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대 이후 김포엔 30여개 포구와 나루가 존재했다. 섶골나루를 비롯해 감암나루와 운영나루, 갑곶나루, 원머루나루, 신덕포나루, 대명나루, 전류리포구, 조강포, 강령포 등 크고 작은 나루와 포구가 있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기’ 편에는 ‘한강이 서쪽으로 흘러 서해에 이르는 물길이 있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점에서 조강(祖江)이 시작된다. 강화를 만나는 지점에서 황해도로 흐르는 서쪽 유로와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남쪽 유로인 염하 두 갈래로 나뉜다. 조강 서쪽 유로는 해서·관서지방 선박들이 주로 이용했고, 염하는 삼남 지방을 오가던 선박들이 이용했다. 포구별 인구와 어업인구, 배 수량까지 기록된 ‘한국수산지’(1908~1911)엔 당시 김포에서 가장 큰 포구 마을은 80가구를 웃돌았던 조강포와 강령포·마근포였다. 김석태 어르신은 “농사보다는 고기잡이로 제법 돈을 벌었다. 고기잡이 배가 한 번 나갔다 오면 뱃사람들이 곧장 주막으로 가다 보니 기생집이 4개나 될 만큼 당시 마근포 마을 경제가 컸다”고 말했다. 봄철이면 어선이 출항할 때마다 포구 앞 당산에서 용왕신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노제를 지냈다. 현재 그 자리에는 군부대 초소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포구 앞에선 뱀장어와 장어가 엄청 많이 잡혔다. 특히 비바람이 거세질 가을 무렵엔 만선을 이뤄 냄새가 마을에 진동할 정도였다. 아울러 마을엔 화재나 재난 때 긴급히 대피하라고 울리는 큰 비상 종이 있었다. 전종한(사회과학교육) 경인교대 교수에 따르면 20세기 초 포구별 토지소유 양상을 조사한 결과 염하 연안의 거점 포구들에 비해 조강 연안 거점 포구들에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재지주 거주지를 보면 조강포·마근포엔 서울, 강령포엔 개성 소유주 비율이 높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로 네트워크를 이뤘다. 김석태 어르신은 “당시 전태종씨라는 사람이 포구 쪽 토지를 5~6필지나 사들여 주택을 지었고, 서울 밤섬에 산다는 성산만씨는 전답 등 토지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부재지주들은 주로 대지 필지를 갖고 있어 포구 주변 대지를 중심으로 포구 관련 시설들을 지배했다. 김포 ‘지명유래집’에 따르면 3대 포구 중 마근포는 우리말 ‘막은 개’(개펄)라는 뜻으로 ‘막은’의 음을 따 ‘마근포’(麻斤浦)라고 불렀다. 원래 마근포 주변 마을에 물길을 따라 자리한 여러 포구들이 1919년 지도에는 금포리, 마조리로 표기되고 농경지로 간척됐다. 마근포는 한강을 거슬러 서울로 가거나 강 건너 황해북도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 사이를 왕래하던 사람들로 늘 북적였다고 한다. 김석태 어르신은 “김해 김씨 집성촌인 마근포구 일대엔 20가구가 모여 살았다. 이젠 농지로 변해 주택지 뒤 야산에 있던 대나무숲만 일부 흔적을 보일 뿐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당시 목선으로 직접 고기잡이를 다녔던 이 마을 김선구(81) 어르신은 “포구 마을에는 생선공판장이 있어 웅어나 숭어, 조기, 황복, 새우 등을 잡아 팔았다”며 “특히 여름철엔 별미인 깨나리 생선을 뼈째 발라 회로 즐겨 먹었다”고 전했다. ‘깨나리’는 세어라고도 불리며 가늘고 작은 물고기로 웅어와 매우 닮았다. 당시 김포 일대에 포구 관련 정박시설이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고 주변 갯벌 등에 배를 댔다. 강령포에는 토담집 형태의 당집이 있어서 제사 도구를 보관했고 정월 초순 당제를 지냈다. 강령포 앞에 ‘노구여’라는 여(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는데 이 역시 제사와 관련된 지명이다. 이 여로 인해 배가 자주 좌초돼 뱃사람들은 구리나 놋쇠로 만든 솥에 새로 밥을 지어 산천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 솥을 ‘노구솥’, 밥을 ‘노구메’라고 불렀다. 포구 근처에는 어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토빙고와 새우젓 창고도 마련됐다. 고촌 섶골나루 근처에는 새우젓독을 만드는 가마도 있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배들은 물때를 맞추는 데 실패하거나 기상이 악화되면 며칠씩 옴짝달싹하지도 못했다. 여행객들은 숙식을 해결할 곳이 필요했는데 조선 중기까지는 원(院)이라고 일컬어지는 관영 숙박시설이 그 기능을 도맡았다. 대표적인 게 조강포에 자리했던 조강원이다. 그러나 관에서 설치한 원 기능이 점차 빛을 상실하고 시장유통에 따른 상인과 보부상들의 대거 활동으로 주막이 번창했다. 조선지지 자료에는 1919년 김포 포구와 관련된 주막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통진군에는 원모루주막, 산성주막, 강령포주막, 조강가리주막, 조강리주막, 후평주막, 마근포주막, 전류리주막, 봉성리주막, 바삭바위주막, 조강거리주막 등이 있었다. 광복을 앞뒤로 한 시기까지 주막은 성업을 이뤘다. 김포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포구의 장점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과거 정취를 살린 체험·관광자원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하성면 전류리 54-4와 봉성리 640-4 부지 1만 2500㎡에 포구공원과 물길 산책로를 조성한다. 국비 1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착공,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은 “한반도 물류·관광·문화 중심지라는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하고, 한강하구의 물류 기능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포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지원방안은 근시안적 관광 볼거리 이벤트 성격으로 예산 나눠 먹기 개발로 이어질까 염려된다”며 “한강하구 일대에서 강화 따로, 파주 파로, 김포 따로가 아니라 조강권 남북 공동체 복원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함께 머리와 어깨를 맞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여기는 중국] 아들이 설날 데려온 여친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사기범

    [여기는 중국] 아들이 설날 데려온 여친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사기범

    중국 광둥성 서남부에 위치한 마오밍시(茂名市)에 거주하는 60대 소 씨 부부는 최근 아들과 함께 고향을 찾은 20대 여성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깜짝놀랐다. 춘제(春节) 기간 동안 고향을 찾은 부부의 아들은 결혼할 사이라며 한 여성을 소개했다. 아들이 소개한 여성은 올해 24세의 대학교 3년생 류 양으로 노부부는 큰 눈의 앳된 얼굴을 가진 류 양이 마음에 들었다고 털어놨다. 부부는 곧장 아들과 류 양이 춘제 기간 동안 편안하게 거처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정돈된 방과 음식 등을 장만해 대접했다. 문제는 아들과 류 양이 고향을 찾은 이튿날 발생했다. 저녁 식사 후 소 씨 부부와 아들, 류 양 등 4명은 TV에서 방영되는 명절 프로그램 ‘판쟈제무(反诈节目)’를 시청하던 중 류 양의 사진이 게재된 방송을 시청하게 된 것. 해당 방송은 앞서 중국 각 지역에서 발생, 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을 춘제 기간 동안 특집으로 방영한 프로그램이었다. 방송 내용에 따르면 아들과 함께 찾아온 류 양은 지난 2017년 9월 허난성(河南省) 신야현(新野) 농촌에 거주하는 농민을 대상으로 약 1만 위안(약 165만 원)의 사기 행각을 벌인 보이스피싱 사기범이었다. 특히 방송에 출연한 사건 담당 공안 관계자는 류 양을 가리켜 ‘주도 면밀한 보이스 피싱 사기범’으로 지칭, 가난한 농가를 중심으로 가족을 사칭하는 방식을 통해 사기 행각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보이스피싱으로 돈을 갈취한 류 양의 사기 행각은 점차 대범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 씨 부부가 시청한 방송에서는 류 양이 과거 공안국 관계자로 사칭, 평소 안면이 있던 지인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8000위안(약 132만 원)을 편취한 사건도 공개됐다. 이 같은 류 양의 사기 행각에 의해 피해를 입은 보이스 피싱 피해자의 수는 집계된 수만 약 1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방송을 시청한 노부부는 곧장 인근에 거주하는 공안국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실토했다. 지역 공안국 관계자는 이후 노부부의 집을 방문, 류 양에게 ‘자수’할 것을 권고했다. 또, 공안국 측은 류 양에게 자수할 경우 형 집행 시 참작 사유가 될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양은 소 씨 부부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자수를 결심, 최근 노부부가 거주하는 지역 공안국을 직접 찾아 자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수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류 양은 “지난 1년 동안 도주를 반복하면서 매일 밤 불편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면서 “정부가 예전과 다르게 정보 통신을 남용한 보이스 피싱 사기범 단속을 매우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매일 조마조마하게 사는 것보다 차라리 자수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자수 후 광둥성 공안국에 인계 수감된 류 양에 대해 소 씨 부부는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김 태의 뇌과학] 수면 부족과 알츠하이머 치매

    [김 태의 뇌과학] 수면 부족과 알츠하이머 치매

    언제부터인가 ‘꿀잠’이라는 신조어가 매스컴이나 광고에서 자주 보인다. 이 말이 널리 쓰이게 된 이유는 잘 자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진 측면도 있지만, 잠을 잘 시간이 부족하거나 ‘달지 않은’ 잠을 자는 날이 많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꿀잠이 일상이 되지 못하고 ‘희망사항’이 된 현대인에게 뇌과학은 지속적으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한 중요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의 데이비드 홀츠만 교수팀은 사이언스지에 잠을 못 자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이 빨라진다는 사실을 입증한 흥미로운 논문을 게재했다. 이 연구에서 홀츠만 교수는 잠을 자지 못하면 ‘타우 단백질’이 뇌에서 확산하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보고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요 물질은 뇌속의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이다. 아밀로이드베타는 증상이 있기 10여년 전부터 뇌에 서서히 축적된다. 아밀로이드베타가 거의 최고조에 이를 즈음 타우 단백질이 증가하기 시작해 치매로 이행되는 결정적인 뇌 손상을 일으킨다. 이번 연구로 잠이 부족하면 아밀로이드베타가 증가하고 뇌 세포에 손상을 주는 타우 단백질이 뇌에서 빠르게 확산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원래 타우 단백질 농도는 깨어 있을 때 높아지고 잠을 잘 때 낮아진다. 매일 정기적으로 오르내린다. 야행성인 쥐는 깨어 있는 밤에 잠을 자는 낮보다 2배 정도 높은 타우 단백질 농도를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낮에 쥐의 수면을 인위적으로 방해하자 평소보다 두 배나 높은 타우 단백질 농도를 보였다. 사람에서는 수면박탈 때 뇌척수액에서의 타우 단백질 농도가 1.5배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연구방법론은 수면박탈 때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연구팀은 각성을 유발하는 ‘상유두핵’이라는 뇌 부위에 특수한 수용체를 발현시키고 그 수용체와 작용할 수 있는 약물을 투여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수면박탈법을 시도했고, 이번에도 역시 타우 단백질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기억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해마’ 부위에 타우 단백질을 주입하고 수면을 방해한 군과 정상 수면군을 4주 후에 비교했을 때 수면을 방해한 쥐의 해마에 타우 단백질이 넓게 퍼져 알츠하이머병이 가속됨을 확인했다. 2017년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선 고령사회에 도달했다. 노인 인구에서 수면 문제는 매우 흔하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증상이다. 전문가들은 수면 문제가 치매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뇌과학 연구 결과들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잘 자는 것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나 수면 문제가 치매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의견이 모인다. 뇌 건강을 위해 건강한 수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 구민 취업 전도사 자처한 은평

    구민 취업 전도사 자처한 은평

    “구민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서울 은평구가 이런 기치를 내걸고 올해 일자리 창출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구는 올해 일자리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200여억원 증액한 620억원으로 늘렸다. 특히 오는 15일 열리는 ‘은평성모병원과 함께 잡(job)는 일자리 박람회’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민간 일자리를 대폭 안겨 줄 계획이다. 오는 4월 진관동에 문을 여는 은평성모병원(병상 800여개 규모)은 구민들에게 가까이에서 다양한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개원에 앞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영양사, 보안요원, 청소·주차 관리 담당자 등 4개 분야에서 250여개, 지역 내 유망 중소기업에서 150여개 일자리를 제공한다. 구는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역점을 둔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청년과 노인이 함께 일하는 ‘세대 결합형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해 세대를 아우르는 공공 일자리 창출을 추진한다. 중장년층, 노인,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다양한 계층에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23개 부서에서 7400여개의 맞춤형 일자리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외국인 주민 공동체 플랫폼 사업, 사회적기업 기반시설 개선 사업, 마을버스 근무 환경 개선 사업 등으로 근무 환경을 개선해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기반도 닦는다. 이와 함께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여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노력도 기울인다. 응암오거리 상점가를 전통주 문화거리 특화상권으로 일군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전통주 메뉴를 개발해 브랜드로 일구고 하반기에는 전통주 교실, 전통주 축제 등도 열 예정이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으로 향하는 주민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응암동 대림시장에는 영유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돌봄센터도 들어선다. 자녀가 있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돌봄센터뿐 아니라 빈 점포를 활용한 트릭아트, 포토존 등 어린이들이 창의적인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구미시 “KTX 구미역 정차로 구미산단 살려야” 김천시 “혁신도시 경쟁력 잃는다”

    구미시 “KTX 구미역 정차로 구미산단 살려야” 김천시 “혁신도시 경쟁력 잃는다”

    고속철도(KTX) 경북 구미역 정차를 두고 인접한 김천시와 구미시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두 도시는 2003년 KTX 김천(구미)역사 명칭을 두고 마찰을 겪은 지 16년 만에 또 한 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구미시는 침체된 구미국가산업단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KTX 구미역 정차를 추진하는 반면 김천시는 KTX 구미역 정차 시도는 몰염치한 행위로 지역 발전에 장애가 된다며 절대 불가로 맞서고 있다.11일 구미시에 따르면 새해부터 장세용 구미시장은 핵심 공약인 KTX 구미역 정차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가 남부내륙철도(김천~진주~통영~거제) 김천지역 사업 때 KTX 김천 보수기지~경부선 국철 간 2.2㎞ 연결선을 설치해 KTX가 구미역을 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정부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확정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따라서 구미시는 앞으로 지역 정치권과 함께 코레일과 중앙정부에 이 사업 추진을 강력 요구할 계획이다. 구미 시민단체와 경제계도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구미지역이 이렇게 총력전에 나선 것은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선결과제라는 판단 때문이다. 시는 2010년 김천시 남면에 KTX 김천(구미)역이 들어선 뒤 구미역 KTX 정차가 중단되면서 구미시민은 물론 구미국가산업단지 외국인 바이어 등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우선 지난해 10월 기준 구미산업단지 가동률은 64.8%로 입주업체 2372곳 중 1919곳이 가동하고 있다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분석 자료를 제시한다. 이는 전국 산업단지 30여곳의 평균치 81.4%보다 크게 낮으며, 25위 수준이라는 것. 구미산업단지 가동률은 2016년 77.6%, 2017년 66.5%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특히 경북도와 시·군, 대구시는 사활을 건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의 구미 유치를 위해 KTX 구미역 정차를 필수요건으로 꼽는다. 이 클러스터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고용창출 효과가 1만명 이상에 달해 경제적 파급 효과는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비수도권 시·도지사들에게 SK 하이닉스 유치 협조를 요청했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만나 SK 하이닉스 구미 유치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장 시장도 정치권 인사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부 등 정부부처를 잇따라 찾아 SK 하이닉스 구미 유치를 건의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KTX 구미역 정차가 이뤄지면 서울∼구미 간 1시간 20분 정도 걸려 SK하이닉스 유치 및 바이어 접근 편의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천지역은 KTX 구미역 정차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김천시 율곡동 경북혁신도시 일대 도로변에는 ‘김천시민은 KTX 구미역 정차를 반대합니다’, ‘지역 상권 다 죽는다 KTX 구미역 정차 반대’ 등의 현수막이 대거 나붙어 있었다. 시민들도 KTX 구미역 정차를 반대한다. 조정구(54) 율곡동 통장협의회장은 “KTX 구미 정차 얘기가 나오면서 KTX역에 의존해 사는 김천 율곡동 혁신도시에서 벌써 인구 유출 및 상권 약화, 주민 불안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KTX 구미 정차가 이뤄지면 우리 모두 죽게 된다. 생존권 보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KTX 김천(구미)역 앞에서 만난 율곡동 주민 김대영(63)씨는 “구미시에 KTX역 명칭을 KTX 김천(구미)역으로 양보했는데 정차 추진은 몰염치한 행위”라며 “구미시장이 경북에서 유일한 집권여당 출신 단체장이라 일부 정치권과 중앙정부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난 사업을 강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천지역의 반발은 지난해 말 이 총리가 구미를 방문한 자리에서 KTX 구미역 정차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뒤 거세지고 있다. 뒤이어 김충섭 김천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KTX 구미역 정차는 김천혁신도시의 동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천시의회도 성명서를 내고 “김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그 어떠한 일도 용납할 수 없다. 정부가 김천의 현실을 외면한 채 KTX 구미역 정차를 강행한다면 15만 김천시민의 모든 힘을 결집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시장, 김세운 김천시의장, 김정호 김천상공회의소 회장이 만나 ‘KTX 구미 정차 반대 범시민 추진위원회’(가칭)를 결성했다. 추진위는 구미시의 KTX 구미역 정차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중앙부처 항의 방문, 반대 서명운동 전개 및 궐기대회 개최 등 범시민 운동을 펼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김천시는 KTX 구미역 정차보다는 김천(구미)역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미시는 일방적인 주장을 철회하고 이웃 도시로서 성실한 자세로 김천시와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구미∼칠곡~대구∼경산(62㎞)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를 김천 혁신도시까지 연장하거나 구미국가산업단지와 KTX 김천(구미)역 간의 자동차 전용도로를 개설하는 방법으로 KTX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글 사진 구미·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재난관리체계 바꿨지만… 작년 침수·좌초 해양사고 23%나 늘어

    재난관리체계 바꿨지만… 작년 침수·좌초 해양사고 23%나 늘어

    참사 5주기를 앞둔 세월호가 또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지난 5일 서울시가 침몰의 진상 규명을 위해 2014년 7월 서울 광화문광장에 들어선 천막을 걷어내고 이곳에 세월호 추모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히자 시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적 참사를 기억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여론 수렴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발생 이후 1763일이 흐른 지금도 세월호라는 글자가 뉴스를 장식하는 것은 대응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미수습자를 포함한 사망자 304명 모두를 구했을지도 모른다는 깊은 아쉬움에서 비롯된다. 국가는 대형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구할 수 있는가. 세월호 사건이 우리에게 던진 물음이다. 침몰의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은 지난해 발간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로 이어졌다. 왜 사고가 났고, 어떻게 가라앉았나.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까. 11일 참담했던 그날의 기억을 되짚는 이유는 이런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다.전복 ●와르르 무너진 화물에 결국 넘어진 세월호 2014년 4월 15일. 세월호 침몰 사고 전날 밤 배 위에선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제주도 수학여행에 들뜬 아이들은 쉽사리 잠들지 않았다. 이렇게 배는 전남 진도 해역에 도착했고, 날이 밝아 왔다. 16일 오전 8시 49분. 세월호의 뱃머리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빠르게 돌았다. 배는 기우뚱하더니 이윽고 왼쪽으로 넘어졌다. 물살이 거칠기로 유명한 ‘맹골수도’에 진입한 지 20분. 조타수가 병풍도 인근 수역에서 제주도를 향해 뱃머리를 돌린 것이지만 배가 넘어질 정도는 아니었다. 누구의 잘못이었을까. 넘어지고 그대로 가라앉은 세월호가 2017년 4월 11일 참사 1091일 만에 육지로 인양됐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타기 펌프 유압장치인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착된 상태로 발견된 것. 키는 배의 방향을 조종하고 솔레노이드 밸브는 그 키가 움직이도록 압력을 가한다. 밸브 고착으로 배를 돌릴 때 키에 작용한 압력이 조타수가 입력한 수치보다 훨씬 커졌고 이것이 세월호가 넘어진 최초의 계기가 됐다. 다만 이에 대해서 선조위 전체가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어쨌든 넘어진 세월호는 영영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정상적인 배는 기울어져도 이내 평형상태로 돌아온다. 기울어진 배가 다시 돌아오려는 성질을 수치화한 ‘복원성수치’(GoM)라는 게 있는데 선조위 일부 위원들은 “세월호의 복원성수치가 출항 때부터 낮았기 때문에 되돌아오지 못했다”(내인설)고 주장한다. 이에 “복원성수치가 낮은 것만이 배가 전복된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열린안)고 주장하는 위원들도 있어 결국 보고서는 둘로 나뉘어 쓰였다. 이견에도 불구하고 공통으로 인정되는 사실은 배에 실린 철근 등 무거운 화물들이 제대로 묶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월호가 20도쯤 기울었을 때 화물들은 굉음을 내며 배의 왼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무게중심이 쏠린 세월호는 결국 완전히 평형상태를 잃었고 1시간 40분 만에 130도까지 기울었다. 결국 세월호는 뱃머리 일부를 제외하고 전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속수무책 ●완전히 열려 있던 세월호 배가 넘어진 지 1시간쯤 지났을 때부터 안으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완전히 기울었을 때 선내 갑판 두 곳은 완전히 침수된 상태였다. 밀려든 바닷물은 세월호를 바다 밑으로 끌어당겼다. 무척 빠른 속도였다. 선조위는 세월호가 침몰 당시 완전히 열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대부분 선박에는 ‘수밀문’이 있다. 바닷물이 배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문이다. 한국선급 지침에 따르면 수밀문은 배가 정박했을 때만 열어두게 돼 있다. 출항할 땐 반드시 닫아야 한다. 통상 항해 중 열어둘 때도 있지만 반드시 조건이 붙는다. 비상 상황에서 원격으로 폐쇄할 수 있어야 한다. 세월호의 모든 수밀문은 열려 있었고 배가 전복됐을 때도 닫히지 않았다. 아무도 닫을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속수무책 밀려든 바닷물은 배 안을 자유로이 흘러다녔다. 선조위 조사 결과 수밀문뿐만 아니라 배 안에 있는 맨홀도 모두 열린 상태였다. 박기호 당시 세월호 기관장은 선조위 조사에서 “(맨홀을) 닫아둔 상태로 운항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만큼은 수밀문과 맨홀을 닫아야 했다. 세월호 선원들의 생각은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그저 도망치기 바빴다. 바다 위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세월호는 무방비 상태였다. 이렇듯 안일한 관행에서 비롯된 순간적인 판단 부재는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돌아왔다. 세월호가 만약 닫힌 상태였다면 어땠을까. 선조위가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 시뮬레이션을 맡긴 결과 수밀문이 닫힌 세월호는 기울기가 65도에서 머무르며 오랜 시간 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촌각을 다투는 구조 현장에서 다만 몇 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능 ●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배 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승객들은 혼란에 빠진다. 이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게 선원들의 임무다. 총지휘자인 선장은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며 필요하다면 퇴선 명령을 내려야 한다. 이준석 당시 세월호 선장에게 그런 의무감은 없었다. 오전 9시 45분. 이 선장은 세월호를 뒤로하고 도주했다. 배 안에 있던 강혜성 사무원은 10번 넘게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승객들에게 방송했다. 방송을 그대로 믿은 사람들은 결국 희생됐다. 세월호 선원들은 구호 활동 준비도 전혀 돼 있지 않았다. 배가 침몰하는데도 구명 뗏목을 투하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은 이 선장은 “깜빡했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손지태 당시 세월호 1등기관사는 비상사태에서 배 우현에 있는 ‘슈터’를 내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그는 슈터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슈터는 갑판에서 바다로 승객을 대피시키는 장치다. 해양경찰은 우왕좌왕했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에선 세월호와 교신하면서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세월호가 가라앉는 상황을 인지했으면 직접 퇴선 지시를 내릴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결국 ‘골든타임’을 놓쳤다. 세월호가 50도쯤 기울어진 오전 9시 34분에 해경 경비정인 ‘123정’이 도착했다. 현장에서도 해경의 무능함은 반복됐다. 김경일 당시 123정장은 세월호에 사람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퇴선 방송은 하지 않았다. 김 정장은 “방송이 들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들리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면 직접 대원들과 배 안으로 진입해서 구조활동을 펼쳐야 했지만 김 정장은 그러지도 않았다. 부실한 구조 활동에 책임이 있는 그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트라우마 ● 무엇이 바뀌었나 우리 사회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재난관리체계는 전반적인 변화를 겪었다. 해양사고 분야로만 좁히면 현장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2015년 신설된 해경 동·서해지역대를 2017년 해양특수구조본부로 개편해 운영하고 있다. 여객선 안전 관리·감독 강화 차원에서 카페리(자동차를 싣고 운항하는 여객선) 선령을 30년에서 25년으로 축소했다. 과적을 차단하고자 여객과 화물에 대한 전자발권시스템도 도입했다. 여객선 운항관리 업무도 민간에서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이관했다. 선박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해사안전감독관 제도도 새로 만들었다. 비상 상황에서 승객이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항해 중엔 선원이 반드시 제복을 착용하도록 했다. 선박 안전규정을 위반했을 때 제재도 강화해 과징금을 최대 3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고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다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사업자에 대한 ‘영구적 결격제도’도 도입했다. 선장·선원이 구조를 하지 않아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처벌도 5년 이하의 징역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도록 법을 바꿨다. 내항여객선 관리 주체도 해경에서 해양수산부로 1997년 이후 20년 만에 환원됐다. 정부 조직도 대폭 손질됐다. 무능한 구조 활동으로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는 해경은 특히 부침을 겪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재난 주무부처인 당시 안전행정부는 행정자치부와 국민안전처로 쪼개졌고 해경은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격하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해수부 외청으로 부활했다. 이때 국민안전처도 다시 합쳐져 지금의 행정안전부로 거듭났다. 인력도 꾸준히 늘었다. 해경에 따르면 현원 기준 해경 인력은 2013년엔 8499명이었지만 지난해 11월 1만 560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해경은 지난해 기준 762명 수준인 구조 전문 인력을 2020년 1154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해경은 현재 구조현장에 투입할 대형 헬기 2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8년 총 5대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엔 잠수지원함도 1척 사들여 중앙해양특수구조단에 배치하기도 했다. 지향점 ●같은 아픔 겪은 스웨덴은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해양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1년 뒤인 2015년 2740척의 배에서 해양사고가 발생했으나 지난해엔 3434척까지 많아졌다. 인명 피해는 지난해 총 89건으로 56명이 사망했고 33명이 실종됐다. 지난해 기준 어선 사고가 1937건(56.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화재·침수·좌초 사고가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세월호 이후 대표적인 해양사고로는 ‘추자도 돌고래호 전복사고’(2015년·15명 사망·3명 실종),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2017년·15명 사망)가 있으며 지난해에도 ‘완도 근룡호 전복사고’(2월·2명 사망·5명 실종), ‘통영 11제일호 전복사고’(3월·4명 사망·4명 실종), ‘목포 2007연흥호 충돌사고’(4월·3명 사망·3명 실종) 등이 발생했다. 이렇듯 끊이지 않는 해양사고 속에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의 지향점은 어디가 돼야 할까. 전문가들은 비슷한 아픔을 겪은 스웨덴의 사례를 제시한다. 1994년 9월 스웨덴 로로선(컨테이너선) ‘에스토니아호’가 침몰해 탑승객 989명 중 852명이 숨졌다. 사고 발생 3년 뒤 사고조사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는 사고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도착시각을 지켜야 한다는 선장의 압박감, 선원들의 늦은 대처, 선박설계 오류 등이다. 단순히 개인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을 넘어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스웨덴은 현재까지도 같은 해양사고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개선이다. 조직 내 모든 활동에 안전과 관련된 내용을 반영하면서 구성원들이 안전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한다. 리더인 선장을 비롯해 선원들에게도 사고 상황에서의 리더십을 배양한다. 선박을 설계할 때도 기관실을 이중으로 만들고 그 사이에 격벽을 설치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배 자체가 거대한 ‘구명정’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청원, 김무성도 ‘5·18 망언’ 비판

    서청원, 김무성도 ‘5·18 망언’ 비판

    보수 정치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서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5·18은 재론의 여지 없는 숭고한 민주화운동”이라면서 “갤관적 사실을 모르는 일부 의원이 보수 논객(지만원씨)의 왜곡된 주장에 휩쓸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도 11일 입장문을 내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누가 뭐래도 역사적 평가와 기록이 완성된 진실로 5·18의 희생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키우고 꽃을 피우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부정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자 금도를 넘어선 것으로 일부 의원의 5·18 관련 발언은 크게 잘못됐다”고 꾸짖었다. 특히 서 의원은 5·18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로서 광주에 특파원으로 내려가 9박 10일간 현장 취재한 경험을 자세히 소개했다.그는 “현장을 체험한 선배 정치인으로서 숭고한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어리석은 행동이 소모적인 정치 쟁점이 돼 국론을 분열시키는 불행한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출신인 김무성 의원은 “5·18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인사들이 1984년 5·18 4주년에 맞춰 민추협을 결성했고 나도 여기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며 “역사는 사실이지 소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북한군 침투설을 계속 제기하는 것은 이땅의 민주화 세력과 보수 애국세력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안보를 책임지는 우리 국군을 크게 모독하는 일”이라며 논란이 된 발언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국당 소속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등 3명은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해온 극우 논객 지만원 씨를 초청해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열었다.한국당 비례대표인 이종명 의원은 공청회에서 “80년 광주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이 됐다”며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고 주장했다. 김순례 의원은 “조금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지씨 역시 연사로 나서 북한군 개입설을 거듭 제기한 데 이어 “5·18은 북괴가 찍어서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 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급기야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과정에서 발포 책임자로 지목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영웅”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악화되는 사태를 수습하고자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공청회 진상파악을 지시했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나경원 당 원내대표는 전날 “유족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등 여야 4당은 12일 3명의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한국당 규탄에 힘을 모으는 모양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음주운전’ 손승원, 첫 재판서 “공황장애 앓고 있다” 보석 요청

    ‘음주운전’ 손승원, 첫 재판서 “공황장애 앓고 있다” 보석 요청

    무면허 음주운전 뺑소니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뮤지컬 배우 손승원(28)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동시에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홍기찬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손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손씨가 지난달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해 보석심문이 함께 진행됐다. 법정에 들어선 손씨는 하늘색 수의를 입고 있었고,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하고 계속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손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육체적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면서 “자유롭게 재판받고 앞날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손씨는 “이번 일을 통해 본인에게 주어진 책임감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다”면서 “그간 법을 너무 쉽게 생각했고, 구치소에 있으면서 하루하루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다시는 이 같은 죄를 저지르지 않고 바르게 살아가겠다”면서 “술에 의지하는 삶을 살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손씨의 보석 인용 여부는 이날 심문 등을 토대로 재판장이 결정한다. 손씨는 지난해 12월 새벽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부친 소유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아 탑승자 2명에게 상해를 입힌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손씨의 혈중알콜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206%였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의사소통 어렵다” 69%…건설현장 고령화의 그늘

    “의사소통 어렵다” 69%…건설현장 고령화의 그늘

    “싼 맛에” 외국인력 유입 급증국내 청년인력 유입 활성화 시급외국인력에 대한 반감만 계속 상승 건설현장의 고령노동자 기준인 40세 이상 노동자 비율이 8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현장 고령화 비율은 2000년 59%였지만 17년 만에 25% 포인트나 급등했다. 단순 업무에 임금이 저렴한 외국인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다보니 젊은층이 더이상 건설현장을 찾지 않고 숙련노동자가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국내 인력만으로는 건설현장을 운영하려면 부족한 인원이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외국인 건설노동자는 과잉 공급돼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해 32만명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업 고령화 17년 만에 25%p 급등 11일 건설경제연구소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제출한 ‘2019년도 건설업 취업동포 적정 규모 산정’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기준 40세 이상 건설노동자 비율은 58.8%로 전체 산업 평균(47.5%)보다 11.3% 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2017년에는 40세 이상 비율이 83.7%로 전체 산업 평균(64.3%)과 격차가 19.4% 포인트로 벌어졌다. 연구소는 “고령자를 민간 건설현장에서 강제로 퇴출시키 수는 없기 때문에 젊은층의 신규유입이 고령화 해소의 실질적인 유일한 방법”이라면서도 “비숙련인력이 외국인력으로 대체되다 보니 비숙련인력의 일당이 낮아지고, 숙련인력으로 성장해야 할 내국인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고령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건설근로자공제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력 임금은 숙련자 17만 8000원, 비숙련자 12만 6000원인데 비해 조선족은 각각 16만 3000원과 12만 5000원, 기타 외국인력은 15만 9000원과 11만 5000원으로 임금 격차가 1만 1000~1만 9000원에 이른다. 건설업체 조사에서는 한국인이 숙련자 21만 5000원, 비숙련자 16만 4000원, 조선족은 19만 7000원과 15만 4000원이었다. 또 기타 외국인력은 숙련자 19만 1000원, 비숙련자 14만 9000원으로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에 비해 모두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공사비로 책정된 임금 상당액이 소개료 명목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런 이유로 사실상 외국인 노동자 없이 국내 인력만으로 건설업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건설 노동자 수요는 172만 9301명인데 국내 인력은 152만 9493명으로 19만 9808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외국인 노동자는 과잉공급된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노동자는 불법체류자까지 올해 기준으로 32만 2340명이 있어 12만 2532명이 과잉공급될 것으로 추정됐다. ●수도권 지역은 외국인 비율 40% 넘어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인력보다 훨씬 많아 ‘통역’이 없으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2017년 명지대 산학협력단이 제출한 보고서에서 한 공공아파트 신축현장 관계자는 “하루 투입 인원이 240~250명인데 외국인이 80%”라며 “근로자 구성이 이제 ‘국제시장’이 돼 의사소통도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건설현장의 외국인력 비율은 분석한 결과 서울은 44.2%, 인천 48.3%, 경기 38.8%로 인력이 많이 필요한 수도권 지역은 이미 외국인 비율이 40%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력은 중국동포가 68.5%, 기타 외국인이 31.5%였다. 이런 현상은 외국인력에 대한 국내 노동자의 반감을 높이는 효과를 불렀다. 2017년 대전지역 건설노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력 유입으로 건설 일자리가 부족해진다는 응답은 85.4%, 임금 감소는 79.1%에 이르렀다.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는 응답도 68.9%였다. 이미 의사소통 문제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6월 건설현장 외국인 노동자 실태파악을 위해 내국인 노동자 23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의사소통이 어려워 엉뚱한 부작용이 생긴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69.2%에 이르렀다. 건설업체 조사에서도 동의 비율이 60.0%였다. ‘숙련도가 낮아 품질 저하 및 산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는 노동자 동의가 61.3%, 건설업체는 43.2%였다. 연구소는 외국인 노동자를 적정 규모로 관리하고 내국인력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외국인 취업등록제는 단기적 대안은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인력을 적정한 규모로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외국인력을 불법고용하는 업체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통장류의 고장 순창에 발효테마파크 조성

    ‘전통장류의 고장‘인 전북 순창군에 발효테마파크가 들어선다. 11일 순창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착공된 발효테마파크 건립 공사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기반공사가 진행 중이다. 순창읍 백산리 일대 13만㎡ 부지에 들어설 발효테마파크에는 총 1047억원이 투입된다. 발효테마파크에는 발효테라피센터, 세계 발효 마을 체험농장, 다년생 식물원, 추억의 식품 거리, 누룩 체험관, 월드 푸드 사이언스관, 발효 미생물전시관 등이 들어선다. 시설이 완공되면 발효산업과 관광을 융합한 전통발효문화산업 거점으로 운영된다. 특히 고추장민속마을과 인접해 있어 전통장류 산업과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순창군은 발효테마파크 인근에 장내유용 미생물은행도 추진한다. 장내유용 미생물은행은 가족 단위로 건강한 대변을 보관,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게 하는 시스템이다. 김재건 순창군 미생물산업 사업소장은 “발효테마파크는 순창의 미래먹거리인 발효산업 핵심 거점으로 발효를 주제로 한 체험 관광지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온라인 쇼핑 74%가 모바일

    40대 주도, 중장년층이 매출 절반 온라인 쇼핑의 주요 수단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옮겨 갔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마트몰 매출 중 모바일 쇼핑 비중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고 10일 밝혔다. 10명 가운데 7명이 PC가 아닌 모바일을 통해 물건을 구입했다는 의미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95%에 달하는 데다 모바일에서는 추가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 없이 간편하게 주문이 가능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마트몰 모바일 쇼핑 비중은 최근 5년간 수직 상승했다. 2013년 8.5%에서 2014년 24.6%, 2015년 44%, 2016년 56%, 2017년 63.8%까지 급증했고 지난해 73.9%를 기록했다. 모바일 쇼핑 성장은 인터넷이 보급된 시기 20∼30대를 보낸 ‘X세대’(1968~1979년생), 현 40대가 이끌었다.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30대의 매출 비중은 8.4%에서 7%로 떨어진 반면 40대 매출 비중은 2016년 35%에서 38.1%로 올라섰다. 특히 40대 이상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데 이어 30대 이하도 앞질렀다. 10∼30대 매출 비중은 2016년 51.3%에서 2018년 49.5%로 줄었지만 40대 이상 매출 비중은 48.7%에서 50.5%로 증가했다. 신선식품 매출 비중도 2014년 26.9%에서 지난해 32.7%까지 뛰었다. 이마트몰 김진설 마케팅팀장은 “과거보다 기성세대의 모바일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쇼핑의 주요 플랫폼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 가고 신선식품 등으로 쇼핑 범위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입지 좁아지는 국보법

    입지 좁아지는 국보법

    현 정부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급감하는 가운데 구속 피고인이 보석으로 석방되는 이례적인 사례까지 나타났다. 개정 및 위헌 논란이 이어지는 국보법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 조의연)는 지난 1일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호씨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북한이 개발한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것처럼 속이고, 수억원의 개발비와 군사기밀을 북한에 건넨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에게 국보법상 자진지원·금품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김씨는 재판 시작 직후 보석을 신청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에 “혐의가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으며, 과거 10년간 관련 혐의로 석방된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며 다섯 차례나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결국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에선 국보법 사건으로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 신청이 허가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특히 간첩죄로 분류되는 자진지원·금품수수 사건에서 석방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씨 측 변호인도 “석방을 기대했지만, 전례가 거의 없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석방 결정이 문재인 정부 이후 국보법 사건 급감 기류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보법 위반 사범에 대한 입건수와 기소율 모두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국보법 사건 피의자는 2012년 112명에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129명으로 늘어났다가 이후 2014년 57명, 2015년 79명, 2016년 43명, 2017년 42명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엔 불과 20명만 입건됐다. 기소율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2015년 63.3%, 2016년 62.8%에 달하던 국보법 위반 사건 기소율은 2017년 33%로 급감했고 지난해엔 30%를 기록했다. 위헌 심판을 앞둔 국보법 조항도 있다. 앞서 수원지법과 대전지법은 국보법 7조 찬양·고무죄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상태다. 해당 조항은 최근 보수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한 백두칭송위원회를 고발하며 적용한 혐의이기도 하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입지 좁아지는 국보법

    현 정부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급감하는 가운데 구속 피고인이 보석으로 석방되는 이례적인 사례까지 나타났다. 개정 및 위헌 논란이 이어지는 국보법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 조의연)는 지난 1일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호씨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북한이 개발한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것처럼 속이고, 수억원의 개발비와 군사기밀을 북한에 건넨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에게 국보법상 자진지원·금품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김씨는 재판 시작 직후 보석을 신청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에 “혐의가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으며, 과거 10년간 관련 혐의로 석방된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며 다섯 차례나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결국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에선 국보법 사건으로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 신청이 허가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특히 간첩죄로 분류되는 자진지원·금품수수 사건에서 석방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씨 측 변호인도 “석방을 기대했지만, 전례가 거의 없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석방 결정이 문재인 정부 이후 국보법 사건 급감 기류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보법 위반 사범에 대한 입건수와 기소율 모두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국보법 사건 피의자는 2012년 112명에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129명으로 늘어났다가 이후 2014년 57명, 2015년 79명, 2016년 43명, 2017년 42명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엔 불과 20명만 입건됐다. 기소율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2015년 63.3%, 2016년 62.8%에 달하던 국보법 위반 사건 기소율은 2017년 33%로 급감했고 지난해엔 30%를 기록했다. 위헌 심판을 앞둔 국보법 조항도 있다. 앞서 수원지법과 대전지법은 국보법 7조 찬양·고무죄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상태다. 해당 조항은 최근 보수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한 백두칭송위원회를 고발하며 적용한 혐의이기도 하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궁민남편’ 안정환 구박에 차인표 짠내 폭발 “양파도 못 먹어?”

    ‘궁민남편’ 안정환 구박에 차인표 짠내 폭발 “양파도 못 먹어?”

    ‘궁민남편’ 안정환을 향한 차인표의 애정전선에 이상기류가 포착됐다? 일요일의 대표 힐링 예능 MBC 일밤 ‘궁민남편’ 오늘(10일) 방송에서는 안정환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왔던 차인표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다고 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날 SNS 인싸 되기에 도전한 멤버들은 맛깔나는 먹스타그램에 도전하는 안정환을 따라 갯장어 맛집에 들어선다. 맛깔스러운 반찬과 요리들이 속속들이 나올 때마다 배고픔에 허덕이던 멤버들의 감탄이 쏟아졌지만 안정환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음식 인증샷을 위해 끊임없이 “안돼!”를 외치며 음식 사수에 나섰다고. 이 같은 행태에 참다못한 차인표가 결국 몰래 반찬에 손을 대고 마는 불상사가 발생, 그가 그토록 아끼는 ‘내 동생’ 안정환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들어 현장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안정환은 “양파도 못 먹어?”라며 양파를 못 먹는 입맛까지 타박, 먹어서 혼나고 못 먹어도 구박받는 차인표의 짠내 나는 모습이 공개된다고 해 벌써부터 웃음 폭탄을 예고한다. 과연 츤데레 안정환과 ‘안정환 짱팬’ 차인표 사이에 서린 심상치 않은 기류가 어떤 파란(?)을 예고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다섯 남편은 새롭게 개설되는 ‘궁민남편’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위해 여수로 출사를 떠난다.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는 진정한 SNS 인싸에 등극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갈아 사진 찍기에 나서 어떤 사진들이 탄생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궁민남편’ 공식 인스타그램은 바로 오늘(10일) 저녁 6시 45분 방송되는 MBC 일밤 ‘궁민남편’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원역 한라비발디 아파트·오피스텔 분양

    수원역 한라비발디 아파트·오피스텔 분양

    ㈜한라는 다음 달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서 ‘수원역 한라비발디 퍼스트’ 아파트·오피스텔을 분양한다. 도시형 생활주택 39~49㎡ 288가구와 오피스텔 18~25㎡ 234실이다. 수원역과 걸어서 3분 거리에 들어선다. 수원역은 서울역 다음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역으로 유동인구가 하루 30만 명에 이른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C노선(수원~양주) 건설되면 서울 강남까지 20분대로 앞당겨진다. 수원역 일대에 산업단지가 있어 배후수요도 두텁다. 단지 인근에 대형 쇼핑시설도 풍부하다. 오피스텔에도 자주식 주차방식을 적용했다.
  • 담양에 전남지역 첫 공립 대안학교 들어선다.

    전남 지역 첫 공립 대안학교 설립이 202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된다. 10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담양군 봉산면 옛 봉산초교 양지분교 부지에 전남 1호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키로 하고, 안전도 검사를 마쳤다.이번 안전 점검은 지난해 12월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실시됐다. 도 교육청은 자체 안전검사를 통과한 만큼 리모델링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달 중 열리는 전남도의회 회기 기간에 설립동의안을 재상정할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동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이미 확보된 교육부 예산 40억원에 담양군 지원금 11억5000만원, 도교육청 예산 30억원을 더해 모두 80여억원으로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역 대안교육 특구 지정을 추진 중인 담양군은 10억원 가량의 대안학교 설립 지원 예산과 개교 이후 3년간 매년 5000만원씩 1억5000만원의 생태환경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도 교육청은 설립동의안 의결과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 실시설계 등 관련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연내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설립되는 대안학교는 국가가 시설과 재정을 지원하고, 운영은 민간에 맡기는 방식이어서 안정성과 독립성을 동시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왜 여성화장실 붐비나 했더니…남성 변기의 62% 불과

    왜 여성화장실 붐비나 했더니…남성 변기의 62% 불과

    1대1 비율 지키는 지자체 1곳도 없어강원·대구는 남성 변기 60%에도 미달 설날, 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휴가철에 고속도로 휴게소 여성화장실 앞은 늘 길게 늘어선 대기자로 붐빈다. 조사 결과 공용화장실의 여성용 변기 수는 남성용 변기의 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화장실법은 공용화장실의 여성 변기 수를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수 이상으로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지방자치단체는 1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작성한 ‘공용화장실의 여성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남성 대·소변기는 36만 6879개, 여성 변기는 22만 7952개로 여성용이 6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 기준으로 공공데이터포털(www.data.go.kr)의 ‘전국공중화장실표준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수치다. 지역별로 공용화장실의 여성 변기 비율은 세종이 84.0%로 가장 높았고 울산(73.3%), 부산(73.1%), 전남(70.8%), 서울(70.7%) 등이 뒤를 이었다. 강원과 대구는 각각 59.0%와 57.3%로 60%에도 미달했다. ●최소 비율 법 있지만 유명무실 공중화장실법 제7조는 공용화장실의 여성 변기 수가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수용인원이 1000명 이상인 공연장, 야외극장, 공원, 연평균 1일 편도 교통량 5만대 이상인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는 여성 변기 수를 1.5배 이상이 되도록 규정했다. 정재환 정치행정조사실 안전행정팀 입법조사관보는 “조사 결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의 화장실 사용시간이 남성보다 1.5배에서 3배 많다고 알려져 있다”며 “2008년 한국화장실협회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소의 여성화장실 사용시간이 남성보다1.88배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9월 화장실 최소 변기 설치 규정이 삭제된다는 점이다. 공중화장실법 시행령은 남녀 변기 수를 1대1로 규정한 화장실에 대해 대변기 2개 이상과 소변기 3개 이상, 여성화장실은 대변기 5개 이상을 설치하도록 했다. 1대1.5 비율을 적용하는 시설은 남성화장실에 대변기 2개 이상과 소변기 3개 이상, 여성화장실은 대변기 8개 이상을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령을 개정했고 올해 9월 최소 의무설치 규정이 삭제된다. ●남성화장실 변기 수 줄이는 ‘편법’ 우려 반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이 공연장, 쇼핑몰, 도서관 등의 여성 변기 수를 남성용의 1.5~2배로 높이는 등 여성 변기 수를 늘리는 것은 국제적인 추세다. 정 조사관보는 “규정이 삭제되면 여성 의무 설치 비율 규정만 남게 된다”며 “그러면 건물을 증·개축할 때 여성화장실 변기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남성화장실 변기 수를 줄이는 편법이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조사관보는 “건물의 용도나 입점 시설의 종류에 따라 방문객의 주요 성별이나 이용자 수가 차이나고 화장실 사용 빈도도 다르다. 그런데도 최소 설치 의무 수량과 남녀별 비율만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준은 해외 주요국 사례와 비교해도, 일반적인 통념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용화장실 변기 설치 규정을 시설의 용도별로, 이용자수에 따라 세분화해 정할 필요가 있다”며 “여성 변기 비율이 낮은 지자체는 보다 면밀한 원인 진단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위별로 12가지 맛, 내맘대로 오만 가지 조리법, 그 신비한 것이 있다는데…‘고래?’

    부위별로 12가지 맛, 내맘대로 오만 가지 조리법, 그 신비한 것이 있다는데…‘고래?’

    고래고기 맛은 부위별로 12가지나 된다고 한다. 최고의 맛과 영양을 자랑한다. 수육, 회, 튀김, 전골, 찌개, 초밥,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고래고기의 참맛을 즐기려는 미식가들은 소금이나 멸치젓갈에 찍어 먹는다. 하지만 고래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7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고래는 세계적으로 90여종에 이른다. 돌고래나 긴수염고래처럼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도 15종이다. 한반도 주변 해역에도 30여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밍크고래·참고래 등 수염고래류가 식용으로 인기 우리나라와 일본·노르웨이 사람, 에스키모 등이 대표적으로 고래고기를 즐긴다. 밍크고래와 참고래 등 수염고래류가 식용 고래로 인기를 끈다. 이빨고래류는 특유의 짙은 체취 때문에 꺼려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울산 장생포와 포항 죽도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등에서 고래고기를 많이 취급한다. 장생포에는 현재 25개 정도의 고래고기 전문음식점이 영업하고 있다. 죽도시장과 자갈치시장에서도 고래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을 쉽게 볼 수 있다.박태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는 “수염고래는 이빨고래에 비해 맛이 좋고 수은 오염도가 적어 식용으로 인기고, 수염고래 중에서도 밍크고래를 최고로 친다”며 “밍크고래는 동해에서 자주 출현했고, 이 때문에 동해안 지방에서는 고래고기를 제물로 많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래고기는 고단백·저열량·저지방 식품이고, 칼슘·철분·칼륨 등 미네랄과 비타민 A·비타민 B1·비타민 B2·나이아신 등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다”며 “살코기의 단백질 함량은 100g당 26.5g(꼬리 28.4g)으로 소고기·돼지고기에 못지않고, 콜레스테롤 함량은 소고기의 3분의2 정도이고, 오메가3 지방인 EPA·DHA 등도 많아 영양 만점”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고래고기에는 철분이 많아 빈혈을 호소하는 임산부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래고기는 바다에서 살아 육질은 생선회처럼 부드럽고, 포유류여서 소고기와 비슷한 맛도 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말고기를 고래고기로 속여 팔다가 붙잡힌 사례도 있다. 살코기뿐 아니라 껍질, 혓바닥, 내장, 목살, 꼬리, 지느러미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콩팥·지느러미는 대개 수육을 해 먹는다. 고래고기 육회는 소고기 육회와 비슷하다. 고래고기는 콜레스테롤이 없는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해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등 건강장수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음식이기도 하다.우리나라의 근대 포경은 일본, 러시아 등 서구 열강들에 의해 이뤄졌다. 해방 후에는 울산 장생포를 중심으로 한 근해 포경업이 성업하면서 한 달에 1000여 마리가 잡힐 정도였다. 하지만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된 이후부터는 연안에 설치된 그물에 잡힌 혼획 고래와 선박과 부딪혀 좌초한 고래를 해경에 신고 후 식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급이 불안정하고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해 꽤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1980년대 이전만 해도 고래고기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었다. 소고기처럼 한 근 두 근씩 팔았을 정도로 포획량이 많아 서민들도 쉽게 사먹을 수 있었다. 동해안의 웬만한 시장에서는 고래고기를 파는 좌판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고래고기는 가난했던 서민들에게는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그래서 당시 고래고기를 새끼 끈에 묶거나 신문지에 둘둘 말아 집으로 가던 모습은 흔했다.●껍질·꼬리도 즐겨… 특유의 냄새로 호불호 갈리기도 무를 넣고 소고깃국처럼 끓여 먹거나 기름기 있는 부위로는 두루치기 하듯이 볶아 먹기도 했다. 고래 수육은 소금이나 젓갈에 찍어 먹는다.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는 말로 맛을 대변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고기와 비슷한 맛이라 소고기 대신 많은 음식을 조리해 먹었다. 고래고기는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 ‘뱃살’(우네), 쫄깃쫄깃 오돌오돌 씹는 맛이 일품인 꼬리와 지느러미인 ‘오베기’, 살코기가 잘 배합된 ‘등살’(바가지), 짙은 체취를 내는 대창·콩팥·허파 등 ‘내장’, 생고기를 손가락 마디 크기로 토막을 낸 ‘막찍개’, 생고기와 과일 배를 채 썰어 양념에 무친 ‘육회’ 등으로 맛을 구분한다. 곁들여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참맛을 보려면 소금에 찍어 먹고, 진한 맛을 좋아하면 오래 삭힌 멸치젓국에 찍어 먹는다. 역한 냄새가 싫으면 묵은지에 싸서 먹어도 좋다.●고단백 저지방 식품… 택배로 즐기기도 고래도시 울산 남구 장생포 해안을 따라 2㎞여 구간에 들어선 고래고기 전문점이 눈길을 끈다. 현재 25개 전문점이 영업 중이다. 대부분 고랫배를 탔거나 포경산업 종사자의 자녀가 고래고깃집을 운영한다. 수십년째 서로 어울려 장사하고 있어서 딱히 어디를 원조라고 꼽기도 힘들 정도다. 모두가 둘째 가라면 서러울 고래고기 박사급이다. 고래잡이가 성행했던 1980년대 이전의 장생포는 지금과 비교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과 현금이 넘쳤다. 고랫배를 맞을 때면 장생포는 늘 기대감으로 들떴다. 먼바다로 나갔던 고래배가 돌아올 땐 먼저 뱃고동을 울린다고 했다. 고래가 들어가니 알아서 준비하라는 신호였다. 만선 여부를 알리는 뱃고동이 울리면 상인과 주민들도 바빠진다. 평소와 다른 긴 뱃고동 소리가 들리면 큰 고래로 만선이라는 의미다. 긴 뱃고동 소리가 울리면 낮잠을 자던 할머니도, 골목길에서 놀던 아이들도 뛰어나와 배를 맞았다고 한다. 큰 고래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생포에서 3대째 ‘고래고기 원조 할매집’을 운영하고 있는 신수민(50·여) 대표는 “고래고기는 영양이나 맛에서 최고의 식품”이라며 “울산에 와서 고래고기를 처음 먹어본 뒤 맛에 반해 택배로 주문하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고래고기 맛에 한번 빠지면 계속 찾게 된다”며 “예전에는 고래배가 들어오면 좋은 고기를 받으려고 상인과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잔치가 벌어졌다”고 추억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씨줄날줄] 디테일의 함정/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디테일의 함정/황성기 논설위원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s)는 독일 태생의 미술사학자 아비 바르부르크(1866~1929)가 1925년 강의 메모에 남긴 말이다. 그림을 감각만으로 볼 게 아니라, 문헌과 자료의 치밀한 조사에 바탕을 둔 독해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디테일을 강조했다. 이 말에서 파생한 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인데, 신이든 악마든 그 뜻은 도긴개긴이다. 최근에는 잘 진행되던 협상이 뜻밖의 세부 사항에 막혀 난항을 겪는다는 의미로 바뀌어 쓰인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북·일 회담은 두 정상의 절대적 위임을 받은 실무자가 30차례 넘는 협의 끝에 신뢰를 구축하고 성사됐다. 국교정상화의 조기 실현을 제1항에 담은 평양선언에 합의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5명을 제외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전원 사망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에 걸렸다. 김 위원장의 통 큰 납치 고백까지는 좋았지만, 고백이 가져올 파장을 섬세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디테일을 양쪽 모두 놓쳤다는 점에서 북·일 최초의 정상회담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에 가까웠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국무위원회 소속으로 알려진 김혁철 전 주스페인 대사가 평양에서 이틀째 협상 중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의 초안을 다듬어야 할 중차대한 시간을 맞은 것이다. 본격적인 비핵화의 입구에 들어갈 열쇠를 찾아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7~28일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한다. 핵심은 핵무기와 핵물질의 반출 등 비핵화 초기 조치의 이행인 ‘프런트 로딩’과 제재를 완화하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되돌리는 ‘스냅백’이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은 상호 적대 정책 폐기의 길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었지만,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풍계리 핵실험장 파괴 외에 북한이 장담한 비핵화 조치도 없었고,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보상도 없었다. 8개월 만에 재상봉하는 북·미 두 정상이 각자의 나라에 돌아갈 때 1차 때와 같아서는 비핵화는 포기하는 편이 좋다. 1박2일간 세기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손에 쥐고 갈 구체적이고, 누가 봐도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는 디테일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2002년 북·일 정상회담 때 미흡했던 납치 해결의 디테일은 김정은 시대 들어선 2014년에서야 재구축됐지만, 현재 협상은 중단 상태다. 비핵화는 북한이 요구할 디테일보다는 미국이 원하는 디테일이 많은 협상이다. 비건·김혁철은 역사의 새 장을 쓴다는 각오로 디테일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신도, 악마도 감탄할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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