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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보 금감원장, 정부 바뀌면 퇴진 불문율 깨나

    금융회사에 대한 종합검사제도 손질 등 본격 변화 행보에 나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내년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임기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상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금융 당국 수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등 교체되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정 원장이 대선까지 불과 4개월을 앞두고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 제도 손질 등 대대적인 변화를 도모하면서 이번에는 불문율을 깰 것인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검사·제재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종합검사 방식 변화를 논의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종합검사 대신 컨설팅식 부문검사 위주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원장은 전날 열린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세련되고 균형 잡힌 검사 체계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부원장 4명 중 3명을 교체하는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체제 구축에 나선 정 원장은 이달 말 부원장보 10명에 대한 인사도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취임한 정 원장은 줄곧 조직 쇄신과 세대 교체를 강조해 왔다. 부원장보 10명 중 내부 승진한 부원장보 2명,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부원장보 3명, 금융보안원장으로 이동하는 부원장보 1명 등 최소 6명 이상이 바뀔 예정이다. 전체 임원 14명 중 절반 이상이 물갈이된 이후에는 조직 개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국실장급 이하 인사 전후로 조직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 원장이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체제가 가동되는 시기는 이르면 내년 초로 예상된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원장이 대부분인 만큼 정 원장의 쇄신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원장 성향에 따라 종합검사제도는 없어졌다 생겼다를 반복했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임기를 다 채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이번에도 변화한다고는 하지만 대선 등을 감안하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영등포 도서관+수영장 한번에, 신길 문화체육도서관 착공

    영등포 도서관+수영장 한번에, 신길 문화체육도서관 착공

    서울 영등포구에 도서관과 수영장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문화체육 복합시설이 생긴다. 영등포구는 한 공간에서 지식문화 활동과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공공복합시설인 신길 문화체육도서관을 건립한다고 4일 밝혔다.건립부지는 신길11 재정비 촉진구역 내 기부채납부지인 신길동 4946번지 일대다. 인근에 뉴타운 주거 단지 조성이 예정돼 있고 편리한 교통여건과 공공기관, 주거시설이 밀집해있다. 구는 타운홀미팅의 개최, 설문조사, 테스크포스(TF) 자문단 회의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도서관은 지난 3일 착공식을 진행했으며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전체면적 7471㎡, 지하 2층~지상 5층의 규모로 건립된다. 지하 2층에는 수영장(5레인)과 기계실이 지하 1층에는 주차장이 조성된다. 지상 1층에는 인공지능(AI)기반 도서관과 개방형 도서관이 입주해 누구나 편하게 들러 책을 읽을 수 있다. 이밖에 지상 2층에도 북카페 등의 편의시설과 커뮤니티 공간이 자리하고 3층은 어린이 도서관, 4층에는 일반열람실과 도서관, 5층에는 다양한 생활문화 강좌가 진행될 다목적 프로그램과 학습공간이 들어선다. 옥상은 하늘정원 테라스로 꾸며질 예정이다. 앞으로 시청각·녹음자료·전자파일 등의 비도서 자료는 물론 교양, 시사, 학술 등 다양한 분야의 장서 확보와 구민 수요와 트렌드를 반영한 문화체육 프로그램 마련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영등포구는 밝혔다. 한 주민은 “그동안 집과 가까운 곳에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과 수영장이 생기길 간절히 바라왔는데, 한 공간 안에서 책도 읽고 이웃과 만나 생활체육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는 센터가 조성된다니 정말 기쁘고 기대가 된다”며 “하루빨리 도서관에서 친구와 함께 공부하고 운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신길 문화체육도서관이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쾌적하고 살기 좋은 명품 주거환경에 건강하고 풍요로운 여가생활까지 시너지를 더해 ‘지식문화도시 영등포’의 위상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신길 문화체육도서관이 주민의 사랑을 받는 영등포 대표 도서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 10대 자동차회사 탄소 저감노력 미흡…7개사는 낙제점”

    “세계 10대 자동차회사 탄소 저감노력 미흡…7개사는 낙제점”

    기후위기의 심화로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강조되는 시기이지만 세계 10대 자동차 제조회사의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은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7개 회사는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4일 ‘2021년 글로벌 10대 자동차 회사 친환경 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 규모가 큰 상위 10개 회사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판매량 기준 상위 10개 자동차 회사는 도요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현대기아차, 혼다, 포드, 닛산, 르노, 다임러다. 그린피스는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및 전기차 전환 진행 여부, 부품 공급망의 탈탄소화 등 4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해 ‘A’부터 ‘F’까지 등급별로 종합 점수를 매겼다. 평가 결과 종합 평점에서 GM(C-), 폭스바겐(D), 르노(D-) 순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다른 7개 회사는 ‘F’ 등급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F 등급을 받은 회사들은 모두 탄소중립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이란 탄소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뺀 순배출, 즉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이 숫자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그린피스는 GM이 2035년부터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 수소차만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가 단 1종뿐이고 전기차·수소차 판매량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1% 수준에 그쳐 “선언을 넘어선 실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자동차 시장 점유율 세계 1위인 도요타의 친환경 종합 성적은 가장 낮은 등급인 ‘F’였다.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계획 및 전기차 판매 실적이 미흡했고 전기차 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가장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현대기아차도 ‘F’ 등급을 받았다. 그린피스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수소차 판매량과 판매 비중은 10개 업체 중 중간 수준”이라면서 “자동차 생산 부문 탄소배출 저감 목표로 다른 기업에 비해 약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다. 또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일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지석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태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24%가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고, 이 가운데 45%가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늦어도 오는 2035년까지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라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10대 자동차 회사들이 이보다 앞서 오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내 첫 수소안전 체험관 음성에 건립된다

    국내 첫 수소안전 체험관 음성에 건립된다

    국내 첫 수소 안전 체험시설이 충북 음성에 들어선다. 4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국가스안전공사 주관으로 충북 혁신도시가 위치한 음성군 맹동면에서 ‘수소 가스안전 체험교육관’ 착공식이 열렸다. 국비 63억원 등 총 사업비 153억원이 투입되는 이 시설은 대지면적 약 1만698㎡, 건축 연면적 약 2154㎡ 규모의 지상 2층 건물로 2022년 하반기에 준공된다. 교육관 내부는 수소시설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 해소와 수소에너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수소에너지 안전 홍보관, 취급 부주의로 인해 일어나는 가스사고 예방을 위한 가스안전 체험관, 수소 관련 시설 안전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실습 공간으로 조성된다. 수소 특성과 생산, 저장, 운송, 사용방식, 미래 비전 등을 소개하는 전시관도 꾸며진다. 준공되면 학생 등 일반인 수소체험과 수소시설 안전관리자 법정교육 장소 등으로 활용된다. 충북은 충남, 대전, 경기, 세종 등과 경쟁을 벌여 교육관을 유치했다. 맹동면이 수도권과 가까운데다 접근성이 좋고, 주변에 국가 수소안전 전담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 본사를 비롯해 국가기술표준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관련기관도 모여있어 최적지로 평가받았다. 도 관계자는 “관람객과 교육생 등 연간 8만명이 교육관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소 가스안전 체험교육관 유치에 이어 수소안전 법정교육 실습 인프라 구축과 액화수소 검사기반 구축사업 유치를 통해 충북혁신도시를 국가 수소 안전·표준화·교육 클러스터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김경민의 한국의 미래] 한일 관계와 한미일 관계/한양대 명예교수

    [김경민의 한국의 미래] 한일 관계와 한미일 관계/한양대 명예교수

    한일 관계가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최악이다. 일본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새 정권이 들어선 만큼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내야 한다. 국제정치의 역사가 늘 변해 왔듯이 한일 관계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일 관계를 한국과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가슴에 와닿지 않는 일본의 관계로 보아 왔지만 미래의 한일 관계는 한미일 관계와 함께 생각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한일 관계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선에서 동맹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제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라고 독촉하고 있다. 엄밀하게 따지면 일본과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무기 구매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여 가면서 경제성장에 돈을 투자해 두 나라 모두 세계 10대 교역국이라는 국제적 위상을 갖게 됐다. 그런데 중국의 국력이 급부상하면서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위협받고 있고 심지어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마저 견제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평택 기지 등 여러 곳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일본에는 핵추진 항공모함 등 한국보다 더 많은 미군을 배치하고 있지만 지리적으로 볼 때 미 본토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 한국과 일본의 군사력이 미국과 함께 연동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막강한 미국의 군사력이 중국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번 돈으로 수많은 미사일을 중국 동부 해안에 배치했다.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잠수함 등 미국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사실 역부족인 상태다. 그래서 한일 관계가 개선돼 단지 외교적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군사적 측면에서도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솔직한 심정이고 현실이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이 우리 정부에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하지 말 것을 종용할 정도로 강권하는 이유도 미국의 정보수집 자산에 10개의 일본 첩보위성으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들여다보고 4개의 첩보위성을 가진 한국을 동참시켜 폭넓은 정보자산으로 한반도 주변을 살피려는 것이다. 거기에다 일본은 대마도를 포함해 일본 남부 오키나와에서 북부 홋카이도까지 전자부대를 설치하고 있다. 표면적 이유는 남중국해의 동향을 감시해 통신감청 등의 정보수집을 하겠다는 것인데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 일본은 한국을 마음대로 통신감청하고 우리는 전자부대가 열악하니 한국의 손해가 더 클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이후 76년 동안 한국은 부유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고 일본은 자위대에 머무르지 않고 군사강국으로 올라섰으며 중국은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이 됐다. 한국 주변의 정치 지도가 바뀐 것이다. 그래서 복잡한 생각할 것 없이 한국이 나라를 지켜내려면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미군의 주둔이 필요하다. 한미일 관계를 고려해 한일 관계를 협력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외교의 틀을 바꿀 때 우리의 후손들은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질 좋은 교육을 받으며 선진국의 나라에서 살게 된다. 일본에는 우리를 괴롭힌 과거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계속 확인해 나가며 한국의 국익이 무엇인지 대일 실리외교를 해나가야 한다. 대일 실리외교는 미국이 원하는 외교정책이기도 하다. 국가를 지키는 일은 비싸고 질 좋은 무기를 많이 산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실리외교를 잘해야 국가를 지켜낸다. 나라를 빼앗긴 잘못을 직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나라를 지킬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미군이 주둔하지 않으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무기를 사와야 하고 그로 인해 경제 분야에 대한 투자가 위축돼 경제성장의 동력이 멈추게 된다. 선진국 문턱에서 실리외교로 나라를 이롭게 해야 하는데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다. 과거의 잘못을 직시하는 독일과는 매우 다른 일본에 너무 매달리는 것은 한국의 미래에 좋지 않다. 제대로 된 사과를 못 하는 국가밖에 안 되는구나 하며 우리의 이익을 생각할 때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관계를 맺은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관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생각을 잘 살펴 한일 관계를 새롭게 바꿔 나가야 할 때다.
  • 홈런왕의 ‘용감한 후예들’ 26년 만의 대관식

    홈런왕의 ‘용감한 후예들’ 26년 만의 대관식

    6차전 7-0 승리… 통산 네 번째 트로피시리즈 중 ‘총 11개’ 승부처마다 홈런포지난 1월 별세 ‘행크 에런’에 우승 안겨 ‘타율 3할·3홈런’ 솔레르 최우수선수지난 1월 하늘의 별이 된 홈런왕 행크 에런(1934~2021)을 초대라도 하듯 개폐식 돔구장인 미닛메이드파크의 지붕은 활짝 열려 있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타자들은 그가 하늘에서 잘 볼 수 있도록 큼지막한 홈런포를 3방 터뜨리며 그의 영전에 ‘월드시리즈(WS) 우승’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안겼다. 애틀랜타가 숱한 좌절의 시간을 뒤로하고 마침내 왕좌에 올랐다. 애틀랜타는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7전4승제)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로만 7점을 내며 7-0 승리를 거뒀다. 26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우승이다. 이날 6차전은 마치 에런을 위한 헌정 경기 같았다. 에런은 23년간의 현역 생활 중 21년을 애틀랜타에서 뛰며 통산 755홈런(역대 2위) 2297타점(1위)을 기록한 전설적인 선수다. 현역 시절이던 1957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인종차별을 딛고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된 그를 기념하고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매년 공격력이 가장 좋은 선수에게 ‘행크 에런상’을 수상한다.홈런왕의 후예들은 그가 보란 듯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시원한 홈런포로 휴스턴의 하늘을 장식했다. 첫 홈런은 0-0이던 3회초 호르헤 솔레르의 손끝에서 나왔다. 솔레르는 2사 1, 2루에서 루이스 가르시아의 8구째 컷 패스트볼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대형 3점 홈런을 때렸다. 비거리 446피트(약 136m)는 이날 최장 기록이었다. 5회초에는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댄스비 스완슨이 투런포를 날렸다. 이어진 2사 1루에서 프레디 프리먼도 홈런성 2루타로 타점을 보태 6-0이 되면서 경기가 애틀랜타 쪽으로 기울었다. 아깝게 홈런을 놓친 프리먼은 7회초 기어이 솔로포를 터뜨리며 경기의 대미를 장식했다. 애틀랜타는 이번 WS에서 홈런 11방을 터뜨리며 정규리그 팀 홈런 3위(239개)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반면 휴스턴은 호세 알투베 혼자 2홈런에 그쳤다.이날 승리로 애틀랜타는 1991년부터 14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하고도 우승이 1995년 한 번뿐이던 서러움을 씻어냈다. 2018년부터 다시 지구 우승을 연속으로 차지하고도 번번이 막혔던 애틀랜타는 올해 88승 73패(0.547)로 6개 지구 우승팀 중 최저 승률이었지만 보란 듯이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최우수 선수(MVP)로는 시리즈 타율 0.300 3홈런 6타점으로 활약한 솔레르가 선정됐다. 지난해 LA 다저스 소속으로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족 피더슨은 2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브라이언 스닛커 감독은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우승했지만 ‘사인 훔치기’ 파동이 불거지며 비난을 받았던 휴스턴은 불명예를 씻을 기회를 놓쳤다. 당시 휴스턴에 패배했던 다저스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애틀랜타의 우승을 축하했다.
  • 국내 최장 ‘보령터널’ 30일 개통… 서해로 해저관광 떠나볼까

    국내 최장 ‘보령터널’ 30일 개통… 서해로 해저관광 떠나볼까

    해수면 80m 아래 세계 5위 해저터널두께 40㎝ 콘크리트로 둘러싸 안전보령 대천~태안 영목항 90분→10분 대천·안면도 주변 관광지역 개발 붐해상케이블카·마리나 등 조성 추진태안 꽃지 등 28개 해수욕장 명품화‘국내 최장이자 세계 5위 해저터널, 전국에서 가장 깊은 해저 땅속을 관통하는 도로.’ 갖가지 화려한 수식어들이 따라붙는 충남 보령해저터널이 2010년 11월 착공한 지 11년 만에 대장정을 마치고 오는 30일 드디어 개통된다. 터널이 연결하는 두 지자체인 보령시와 태안군, 그리고 충남도는 거대 해저터널 자체가 특별한 관광자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 “관광객 얼마나 몰릴지 가늠 안 돼” 3일 충남도에 따르면 해저터널은 역대급이다. 보령시 신흑동 대천항 근처에서 원산도까지 해저터널 6927m는 전국 최장이다. 기존 인천북항해저터널 5.46㎞보다 1.5㎞ 더 길다. 전 세계로 따지면 일본 도쿄아쿠아라인 9.5㎞, 노르웨이 봄나피요르드 7.9㎞·에이커선더 7.8㎞·오슬로피요르드 7.2㎞에 이어 다섯 번째다. 영국과 프랑스 간 도버해협을 관통하는 유로터널은 38㎞에 이르지만 차량이 아닌 기차가 다니는 해저터널이다.깊이도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깊다. 해수면에서 80m 아래, 터널이 지나는 바다 평균 수심 25m를 빼면 땅속 깊이만 55m에 이른다. 공사 관계자는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깊은 곳에 난 도로”라고 말했다. 이 터널은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 공법으로 뚫었다. 유로터널 등 실드공법과 달리 화약을 터뜨린 뒤 거대한 드릴을 돌려 암벽을 깎아내는 방식이다. 하루 2~6m 전진할 정도로 작업이 더딜 수밖에 없다. 깎아낸 암반에 콘크리트를 뿜어 붙이고 쇠막대기를 박아 고정시킨다. 두께 40㎝가 넘는 아치형 콘크리트가 둘러싼다. 육상 터널에서 자주 쓰이지만 국내 해저터널에 적용하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강도가 매우 높아 지진에 끄떡없고 100년이 넘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밝혔다.터널은 대천항 쪽에서 원산도로 가는 2차선 도로와 반대쪽 2차선 도로 등 2개로 나뉘는 왕복 4차선이다. 20m 간격을 두고 단단한 화강암을 뚫어 건설한 두 터널 크기는 각각 높이 8.9m, 폭은 10m이다. 공사비 4853억원이 들어갔다. 보령해저터널은 부산~경기 파주 국도 77호선 중 유일하게 끊겨 있던 보령~태안 연결도로(총 14.4㎞)의 한 구간이다. 1공구는 보령해저터널, 2공구는 ‘원산안면대교’(1.8㎞·공사비 2082억원)이다. 2공구는 2019년 12월 먼저 개통돼 원산도~안면도 영목항이 해상교량으로 연결됐다. 보령~태안 연결도로는 서해안고속도로 건설로 수도권에서 가까워지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추진했다. 1998년 ‘서해안 산업관광도로 기본계획’에 포함됐고 2001년 8월 국도 77호로 승격됐다. 심대평 전 충남지사 때 계획이 수립됐고 대천~원산 구간은 고 이완구 전 총리가 충남지사를 할 때 해저터널로 확정됐다. 당초 대천~원산도 사이에 인공섬을 만들어 교량으로 이을 계획이었으나 섬을 건설하면 밑동이 넓어 선박의 통행을 방해하고 해양생태계를 훼손한다고 환경부가 반대하자 해저터널로 바꿨다. 보령~태안 연결도로 완전 개통으로 대천항에서 안면도 최남단 영목항까지 1시간 30분 걸려 75㎞를 돌아가던 것이 10분으로 단축됐다. 원산도 등 섬 주민들은 병원, 학교 등을 오가는 데 매우 편리해졌다. 원산도3리 이장 박웅규(62)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주민들이 개통을 눈이 빠지게 기다린다”면서 “대천이 생활권인데도 갑자기 아프면 어선을 타고 갔고, 중학교가 없어져 대천에 전월세를 얻어 아이들 학교를 보냈는데 이제는 그렇게 안 해도 된다. 10분이면 대천에 갈 수 있지 않으냐”고 좋아했다. 이어 “여객선 타고 하루 몇 명 안 오던 섬에 원산안면대교가 개통되니까 수천대씩 관광객 차가 들어오는데 해저터널까지 개통되면 얼마나 몰릴지 가늠이 안 된다”며 “그런데 아직은 주차장과 연결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관광객 불편이 클 것”이라고 했다. 원산도에는 1000여명의 주민이 산다.충남도와 보령시·태안군은 일찌감치 관광 개발에 나섰다. 두 곳은 대천해수욕장과 안면도 등 충남의 최고 관광지여서 터널이 개통되면 호남 지역 및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훨씬 좋아져 경쟁도 불이 붙었다. 보령시는 2030년까지 민자 1200억원을 유치해 대천항마리나를 건설하고 원산도에도 마리나를 조성한다. 각각 요트·보트 계류장, 콘도, 호텔이 지어질 예정이다. 대천과 원산도는 명소인 대천해수욕장에다 효자도, 고대도 등 섬들이 많아 서해안 해양 레포츠의 메카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시는 2024년까지 원산도와 삽시도를 연결하는 길이 3.9㎞ 규모의 해상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할 계획이다.●크루즈선 입출항 가능한 보령신항 추진 보령신항 건설도 추진된다. 보령화력 앞바다를 준설하기 때문에 크루즈선 등 대형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18t급 대형 선박도 가능하다. 2024년 신항만건설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와 보령시는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122㎞) 건설을 추진해 동해안에서도 보령~태안 연결도로까지 쉽게 오도록 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구상도 있다. 이는 당진~영덕(경북) 고속도로와 만나 동·서해안을 직선으로 잇는다. 올해 말 2021~2025년 제2차 고속도로건설계획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내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이곳이 해양관광 메카임을 알리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태안군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28개 해수욕장을 명품화하는 작업에 힘쓰고 있다. 지난 7월 안면도 꽃지해변에는 유명한 낙조를 배경으로 파도 치는 모습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을 조성했다. 2025년까지 천수만을 따라 5개 코스에 총 46㎞의 생태탐방로도 만든다. 안면도 승언저수지에 수변공원을 건설한다. 도와 군은 또 2030년까지 가로림만에 해양정원을 조성하고 태안 만대항에서 서산 독곶리까지 5.61㎞ 가로림만 해상교량을 건설해 보령해저터널 연결 서해안 일대 해안관광로 건설도 추진 중이다. ●태안군 ‘게국지’ ‘우럭젓국’ 먹거리 즐비 태안은 신두리 해안사구, 천리포수목원 등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이웃한 서산지역과 더불어 ‘게국지’, ‘우럭젓국’, ‘박속밀국낙지탕’ 등 독특한 전통 음식이 많아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더 널리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시도 키조개 등 귀한 해산물이 많이 잡히고 회 등 먹을거리가 지천이다. 두 지자체는 성주산과 안면도 영목항 등에 전망대 건립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양 지사는 “국도 77호선 중 유일하게 끊겼던 구간이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연결돼 교통의 대전환점이 마련됐고, 전국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서해안의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해저터널을 보려고 관광객이 서해안고속도로 등을 많이 이용해 백제의 고도 부여뿐 아니라 서천, 홍성, 서산 등 도내 다른 시군도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갈라파고스 오징어/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갈라파고스 오징어/서동철 논설위원

    우리가 흔히 먹는 동해안 오징어의 원래 이름은 살오징어다. 어린 살오징어를 두고 탄환을 닮았다고 하여 누군가 ‘총알오징어’라고 부르기 시작하자 살오징어와 다른 종으로 오인해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살오징어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했고, 해양수산부는 포획 금지 체장을 외투막이라 부르는 몸통 기준으로 올해부터 15㎝로 늘리기도 했다. 국내산 살오징어의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아르헨티나 짧은 지느러미 오징어다. 아르헨티나 남부 포클랜드 해역과 남극해에서 주로 잡히는데, 살오징어와 닮아 수입량이 크게 늘어났다. 아르헨티나 오징어는 냉동 상태로 수입한 뒤 주로 제주에서 건조해 상품화한다. 아르헨티나 오징어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대만 원양어선들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선단을 이루어 포획한다. 포클랜드 반대편의 태평양 연안에서는 흔히 대왕오징어라고 부르는 훔볼트 오징어가 잡힌다. 훔볼트 해류는 남아메리카대륙 남쪽에서 태평양 연안을 따라 북상한다. 해류의 폭이 넓고 영양이 풍부해 칠레, 페루, 에콰도르 앞바다는 어족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훔볼트 오징어가 조미 오징어 재료로 쓰이는 것은 물론 중식당이나 젓갈 같은 대량 소비처에서도 일반화됐다고 한다. 한국이 중남미 오징어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배경에 중국 어선의 동해안 어장 독식이 있다. 2004년 북중 어업 협정 이후 최대 1000척의 중국 어선이 우리의 전통적 어로 방식인 채낚이가 아닌 쌍끌이로 오징어를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어업 방식은 국제사회에서도 지탄의 대상이다.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엊그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갈라파고스제도 주변에서 어업을 금지하거나 어로 방식을 제한할 수 있도록 자연보호구역을 늘리는 방안을 공표했다. 갈라파고스제도라면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정립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만큼 독특한 생물상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런 해역에서 중국 선단의 무분별한 어업으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수백 척의 중국 어선이 추적 장치를 끄고 조업을 벌여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내 인터넷에서는 ‘중국산 훔볼트 오징어’ 광고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중국 어선이 잡은 대왕오징어를 수입한 것이다. 당연히 갈라파고스제도에서 잡은 오징어도 있다. 중국의 ‘막가파’식 오징어잡이 피해가 동해안에 머물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어업 규제도 남의 일이 아니다.
  • [사설] 檢, 배임 윗선 ‘손절 수사’로 대장동 의혹 풀리겠나

    검찰이 그제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함으로써 이번 사건 실체 규명의 길이 막히지 않고 유지됐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당초 그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아 검찰의 윗선 수사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제기됐지만 이제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유 전 본부장 윗선의 개입 여부까지 규명해야 할 책임을 검찰이 스스로 짊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추가 기소하면서 그의 배임 규모를 ‘651억원+α’로 산정해 공소장에 명시했다고 한다. 이는 성남도개공이 자체적으로 추산한 성남시의 손실 규모 1793억원은 물론 검찰이 당초 산정했던 배임 규모 1163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금액이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배임 혐의 입증을 위해 배임 규모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까지는 수사기법상 용인할 만하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 공소장에 성남시는 물론 당시 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 윗선에 대한 언급이 한 줄도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은 문제다. 검찰이 꼬리 자르기식 ‘손절 수사’를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장동 특혜 개발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윗선, 다시 말해 성남시 및 성남시 고위 관계자의 개입 정황은 차고 넘친다. 당시 성남시는 사업 인허가권을 쥐고 있었고, 시장이 결재한 문건도 10여건 드러났다. 유 전 본부장의 입김으로 성남도개공에 특채된 정모 변호사가 당시 이 시장에게 사업 진행 상황 등을 수차례 보고하러 갔다는 진술도 검찰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뇌물 등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과는 달리 이 후보는 그와 같은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고, 다분히 ‘정책적 판단’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결정했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 적용이 어렵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수사 및 기소권을 갖고 있는 검찰의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드러난 사실은 대장동 개발로 엄청난 규모의 이익이 민간업자들에게 돌아갔고, 성남시는 같은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와 같은 시정 실패를 가져온 정책적 판단의 배임 여부 또한 법원에 판단을 맡기는 것이 수사기관의 당연한 임무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에 대해 BBK 봐주기 수사를 했다가 10년 만에 뒤집힌 아픈 전례를 잊어선 안 된다. 예단과 성역 없는 수사만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명심하길 바란다.
  • 16점 화력쇼… 영웅 쓰러뜨린 두산 ‘가을DNA’

    16점 화력쇼… 영웅 쓰러뜨린 두산 ‘가을DNA’

    하루 전 마지막 9회에 일격을 당했던 두산 베어스가 1회부터 화끈한 타격쇼로 가을밤을 수놓으며 복수에 성공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올해도 ‘가을 DNA’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왕조의 건재함을 알렸다.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1회부터 키움 마운드를 맹폭하며 16-8로 승리하고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16점은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다 득점, 20안타는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일 정도로 두산 타자들은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방망이가 뜨거웠다. 선발 타자 전원 득점은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1호다. 전날 9회초 이정후의 극적인 역전 적시타로 승리하며 사상 첫 5위의 ‘업셋’을 꿈꿨던 키움의 꿈은 마운드의 붕괴와 함께 무산됐다.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2015년부터 4위가 준플레이오프로 갔던 기록은 올해도 이어졌다. 전날 9회말 1사 만루에서 무득점에 그친 한을 풀듯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초반부터 매섭게 돌았다. 두산은 호세 페르난데스의 볼넷 출루와 김재환의 2루타로 만든 2사 2, 3루의 기회에서 양석환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먼저 얻었다. 2회말에는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페르난데스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키움은 4회초 송성문의 1타점 2루타로 희망을 살렸다. 그러나 두산에게 자비란 없었다. 두산은 4회말 강승호로 시작해 강승호로 끝날 때까지 6안타 1볼넷으로 5점을 뽑아내며 사실상 승리를 거머쥐었다.키움이 5회초 이정후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점수를 낸 기쁨도 오래가지 않았다. 두산은 6회말에도 박건우로 시작해 박건우로 이닝을 끝냈고 그 사이에 6개의 안타와 더블 스틸을 엮어 6점을 냈다. 키움이 8회초 3점, 9회초 1점을 냈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페르난데스는 5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으로 수훈선수에 선정됐다. 두산은 페르난데스, 정수빈, 양석환, 강승호, 박세혁 등 5명이 3안타씩 터뜨렸다. 전날 역전타의 주인공 이정후는 4안타 3타점으로 분전했지만 빛바랜 활약이 됐다. 이정후는 이날 와일드카드 통산 최다 타점 기록을 7로 늘렸다. 전날 코로나19 이후 최다 관중(1만 2422명)이 입장해 열기가 뜨거웠지만 이날은 9425명으로 기세가 한풀 꺾였다. 취식은 허용하면서도 육성 응원은 자제하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땐 열심히 응원하다가 막상 점수가 나올 땐 응원가가 나오지 않는 어색한 풍경도 나타났다. 두산은 4일부터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역대 4번째 준플레이오프 맞대결을 치른다. 지난해엔 LG가 4위, 두산이 3위로 맞붙었고 두산이 2승을 먼저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 메타 내부고발자 “저커버그 CEO 물러나야 회사 바뀔 것”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메타(옛 페이스북)의 부도덕성을 폭로한 내부 고발자가 이번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 페이스북 직원이자 내부 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건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보기술(IT) 콘퍼런스에서 저커버그가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하우건은 그간 수천 쪽의 내부 문건을 통해 페이스북이 플랫폼 내 혐오 표현을 방치하고, 이용자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해악을 알고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저커버그가 CEO로 남으면 회사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실수를 안 뒤에도 계속 나쁜 실수를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하우건은 의결권을 차등 부여한 주식 구조 때문에 저커버그를 쫓아내는 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주주들이 CEO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페이스북 주식은 클래스 A와 거래되지 않는 클래스 B로 나뉜다. 클래스 A는 주당 1표의 의결권이 있는 반면 저커버그 등 내부 인사들이 보유한 클래스 B는 주당 10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저커버그는 클래스 B 주식을 보유해 주식 수는 전체의 절반이 안 되지만 의결권은 과반에 달한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지난해부터 증오발언 방치, 업계의 독점적 지위 남용이 문제로 지적된 데 이어 올해는 하우건의 내부 고발과 시스템 먹통 사태로 혼란을 일으켰는데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175조원)를 넘어선 페이스북 시가총액은 각종 악재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세계 7위(9179억 달러·약 1078조원)에 머무르고 있다.
  • 지난달 소비자물가 3.2% 상승…고유가에 9년 9개월 만에 최고 경신

    지난달 소비자물가 3.2% 상승…고유가에 9년 9개월 만에 최고 경신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 발표 올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결국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3.2%를 기록했다.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3%대에 진입한 것은 2012년 2월(3.0%) 이후 9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2.3%를 기록하면서 2%대에 들어선 이후 5~9월을 거치며 꾸준히 2%대를 유지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나들고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인 농축수산물 가격도 떨어지지 않으면서 3%대 상승은 사실상 예고된 상황이었다. 이미 한국은행에서은 3%를 상회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유가의 오름세, 환율 상승, 기저효과 등 상방 압력이 높아 3%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품목성질별로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 집세, 공공서비스, 개인서비스 등 전 영역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농축수산물은 3.2% 상승했고, 특히 축산물은 13.3%나 올랐다. 배추(-44.6%)나 무(-43.8%), 파(-36.6%) 등 채소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달걀(33.4%), 돼지고기(12.2%), 국산쇠고기(9.0%), 수입쇠고기(17.7%) 등에서 높은 상승률이 나타났다. 공업제품에선 석유류가 2008년 8월(27.8%) 이후 13여년 만에 가장 높은 27.3% 증가하면서 역시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당분간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는 이달 12일부터 유류세를 인하하기로 했지만, 실제 효과가 반영되기까지는 2주가량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기·수도·가스는 1.1%, 집세는 1.8%, 공공서비스는 5.4%,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했다. 휴대전화비는 지난해 재난지원금의 일환으로 통신비를 지원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25.5% 상승했고, 전세(2.5%)와 월세(0.9%)도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으나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오름세가 지속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공공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많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 역시 타격왕, 이정후… 영웅 야구 계속된다

    역시 타격왕, 이정후… 영웅 야구 계속된다

    마지막 타석 전 3타수 무안타 부진 깨고 9회초 4-4 동점 때 극적인 2타점 2루타승부는 2차전으로… WC 첫 ‘업셋’ 주목가을 바람을 제대로 탄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키움 히어로즈를 벼랑 끝에서 구했다. 치열한 5강 경쟁에서 마지막에 살아남은 키움은 타격왕 이정후의 적시타와 함께 조금 더 깊은 가을로 향하게 됐다. 키움이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4로 동점이던 9회초 2사 1, 2루에서 바람을 가르는 이정후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7-4로 승리했다. 4위 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의 승리는 2016년 KIA 타이거즈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시리즈 전적 1승1패가 된 키움과 두산은 2일 최종전에서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놓고 운명의 한판 대결을 벌인다. 야구는 결국 9회에 이기는 팀이 승리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주인공은 단연 이정후였다. 접전 끝에 4-4로 동점이던 9회초 키움은 2사에서 이용규와 김혜성이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내며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두산 마무리 투수 김강률의 2구째 시속 146㎞ 직구를 공략해 큼지막한 2루타를 때리며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분위기를 탄 키움의 다음 타자는 박병호. 한때 가을야구를 ‘박병호 시리즈’로 만들었던 시절의 파괴력은 사라졌지만 박병호는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중전 적시타로 이정후를 홈에 불러들이는 쐐기점을 보탰다. 8회말 김재환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한 조상우는 9회말에도 키움의 승리를 책임지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두산이 볼넷과 안타 등을 엮어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위기에 몰렸지만 조상우는 정수빈을 2루 뜬공, 호세 페르난데스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키움 선발 안우진은 최고 157㎞의 직구를 앞세워 5회말 2사까지 14타자를 연속으로 잡는 등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수훈선수로 뽑힌 이정후가 4타수 1안타 2타점, 박병호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으로서는 8회초 아쉬운 수비 실책으로 손쉽게 점수를 헌납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8회말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도 곧바로 역전을 허용한 것도 뼈아팠다. 이날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행돼 100% 관중 입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경기는 만석 기준 2만 3800명의 절반 수준인 1만 242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다 관중으로 지난달 31일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1위 결정전보다 178명 많았다. 야구장 취식도 허용돼 많은 프로야구팬이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는 모습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의 야구장 풍경을 보여줬다.
  • 대박 터진 중국 애국영화 ‘장진호’ 수입 1조 돌파… 글로벌 박스오피스 1위 [이슈픽]

    대박 터진 중국 애국영화 ‘장진호’ 수입 1조 돌파… 글로벌 박스오피스 1위 [이슈픽]

    한국전쟁 미화 中활약상…1억 1600만 관람투자 대비 5배 규모…제작비 2300억 최대속편 ‘장진호: 수문교’도 촬영 마치고 개봉수순항미원조 영화 ‘압록강을 건너다’도 곧 개봉“항미원조 영화, 애국심 고취·내부 결집 강화”북한의 남침으로 발생한 한국전쟁(6·25전쟁)에서 북한을 도운 중국의 활약상을 그린 중국의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가 올해 글로벌 박스오피스 수입 1위에 올랐다고 1일 신경보가 보도했다. 장진호는 투자 대비 5배의 수익인 1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흥행 수입도 바라보고 있다. 미중 신냉전 기류 속에 중국은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을 다룬 영화를 쏟아내고 있다. 항미원조 전쟁은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뜻으로 중국이 자국군이 참전한 한국전쟁을 일컫는 말이다. “장진호 대대적 승리, 영웅 정신” 신경보에 따르면 장진호 영화관 입장 수입이 이날 55억 위안(약 1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영화 ‘니하오, 리환잉’이 거둔 올해 최고 글로벌 박스 오피스 수입 기록(54억 1300만 위안)을 넘어선 규모다. 중국에선 장진호가 2017년 개봉된 ‘특수부대 전랑(戰狼) 2’(56억 9000만 위안·2017년 개봉)을 제치고 중국 역대 흥행 영화 1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금까지 장진호를 본 관람객이 1억 1600만명에 이른다. 중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13억 위안·약 2300억원)가 투입된 작품이다. 미군과 중공군이 격렬하게 싸운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지난 국경절 연휴 직전인 지난 9월 30일 개봉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미군 제1해병사단이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중국군 제9병단 예하 7개 사단에 포위됐다가 17일 만에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전투로, 6·25전쟁 중 미군과 중국군 간의 최대 격전으로 꼽힌다. 중국은 장진호 전투를 대대적인 승리라고 내세운다. 앞서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영화 장진호에 대해 “중국 병사들의 희생과 영웅 정신을 그렸다”면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국을 퇴각시킨 인민지원군이 얼마나 용감했는지 보여준다”고 전했었다. 중국은 미중 대립 구도 속에 항미원조 정신을 부각해 애국심을 고취하고 내부를 결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영화의 속편 ‘장진호: 수문교’도 대부분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중공군이 신흥리와 하갈우리의 전투 이후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이다. 영화 포스터는 중공군 병사들이 장진호 저수지를 향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장진호에서 형제로 출연했던 우징과 이양첸시를 비롯한 주요 배우들이 그대로 나온다. 장진호와 마찬가지로 ‘패왕별희’의 천카이거와 홍콩 감독 서극, 단테 람 등 3명이 공동 연출했다.중국 공산당 “한국전쟁 참전은역사적 결단에 따른 위대한 승리” 중국은 항미원조 전쟁을 소재로 한 또 다른 영화 ‘압록강을 건너다’도 곧 개봉할 예정이다. 이 영화는 중국 관영 CCTV가 지난해 연말부터 방영했던 동명의 40부작 드라마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중국에서는 항미원조 전쟁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가 많지 않았으나 미국 트럼프 정부 이후 미·중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자 ‘금강천’, ‘장진호’ 등 관련 작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반미 정서와 애국주의를 고취시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항미원조 7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당시 금강산의 금강천에서 벌어진 전투를 그린 영화 ‘금강천’이 11억 위안 넘는 입장 수입을 벌어들였다. 주북한 중국대사 장진호 전사자 묘지에 헌화 앞서 주북한 중국대사와 대사관 관계자들은 장진호 전투 전사자 묘지를 찾아 헌화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중국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들이 23일 함경남도 장진군 장진읍을 찾아 인민지원군(6·25 참전 중국군에 대한 중국 측 호칭) 열사릉에 헌화했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중국군 6·25 전쟁 참전 71주년 기념일(10월25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최근 중국 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을 맞아 당의 역사와 가치관을 담아 펴낸 문건에서 한국전쟁 참전을 “역사적 결단에 따른 위대한 승리”로 규정했다. 공산당은 “미 제국주의의 난폭한 도발에 맞서 전쟁으로 전쟁을 멈추고, 무력으로 전쟁을 멈춤으로써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를 거뒀다”면서 “패권주의가 민심을 얻을 수 없고,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 [여기는 남미] 길게 늘어선 줄…알고 보니 ‘마약 쇼핑’ 고객들

    [여기는 남미] 길게 늘어선 줄…알고 보니 ‘마약 쇼핑’ 고객들

    남미의 심각한 마약 중독 실태를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29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로마스데사모라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29초 분량의 영상은 경찰이 출동하기 전 드론을 띄워 촬영한 것으로 현장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장소는 로마스데사모라의 한 변두리 지역으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이 보이는 등 지역 특성상 사람이 몰릴 만한 곳이 아니다. 하지만 영상엔 길게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어딘가에 입장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줄을 선 사람들 사이에는 검은 옷을 입은 일명 '병사'들도 보인다. 병사는 주로 잔심부름을 하는 마약조직의 하급 조직원을 일컫는 현지 은어다. 대낮이지만 총까지 손에 든 병사들은 질서를 잡으면서 사람들에게 줄을 세운다. 분위기는 상당히 위협적이다. 영상에는 병사들이 무언가 지시를 하자 우르르 사람들이 자리를 이동, 줄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찰은 "대마초를 사려는 사람, 코카인을 사려는 사람 등으로 나눠 각각 따로 줄을 서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은 질서 있게 차례대로 대형 텐트에 들어갔다가 나와 어디론가 사라진다. 텐트는 마약조직이 주말을 앞두고 설치한 노상판매대였다. 사람들이 텐트 안에 머무는 시간은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았다. 관계자는 "사람들이 그만큼 익숙하게 그리고 신속히 거래를 마친다는 뜻"이라면서 "대부분이 단골처럼 마약을 구입하던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낮에 무더기로 마약이 거래됐지만 잡힌 사람은 조직원 소수에 불과했다. 마약을 사려 줄을 서고 있던 사람들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도주했다. 경찰은 검거한 인원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전원 독방에 수감돼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조사에 앞서 입을 맞추지 못하도록 모두 독방에 수감했다"면서 "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홍준표 “안철수와 수차례 만나 정권창출 공동전선 동의”

    홍준표 “안철수와 수차례 만나 정권창출 공동전선 동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지난 8월까지 수차례 만나 유대관계를 맺어왔다며 “정권 창출에 공동전선을 펴야 한다는 그 인식에는 서로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9월 초인가 만났을 땐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엔 분리돼서 대선 출마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데 안 대표도 동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후보는 ‘두 사람 만남에서 단일화를 확인했나’란 물음에 “정치권에 비밀은 없지만 저는 안 대표를 존중한다”며 “대한민국의 중도적 가치를 가장 상징하는 분으로, 중도지향적인 분을 모시고 오려면 안 대표가 없어선 안 된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합당은 난센스고 ‘가치 동맹’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권이 더 연장돼선 안 되고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며 자유시장경제를 회복한다는 기본적 가치를 갖고 그 가치 동맹에 같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과거 DJP 연대하듯 세력 대 세력을 서로 연대해 공동 정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해서라도 좌파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고 안 대표 생각은 그 당시엔 다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안 대표와 공동 정부에 대해 의견일치를 봤나’란 질문엔 “제가 이런 말 하면 안 대표가 발끈할지 몰라서 말을 하기가 참 조심스럽다. 안 대표를 두세 번 만났는데 겉과 속과 다른 일반 정치인은 아니고 말씀하는 것은 지키려고 하는 분이란 생각을 늘 해왔다”면서 “그래서 안 대표를 우리가 흡수통합하겠다는 생각은 저는 전혀 없다”고 했다. 홍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안 대표 간 연대에 대해선 “안 대표가 윤 후보로는 정권교체 자체가 어렵다고 보고있어 윤 후보를 쉽게 받아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 [열린세상] 철책 십자가와 평화의 봄/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열린세상] 철책 십자가와 평화의 봄/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얼마 전 제주도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생각 없이 주변 미술관을 찾았다. 케테 콜비츠라는 낯선 이름에 망설이는데, ‘아가, 봄이 왔다’는 전시회 제목이 나를 안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전시장에 들어섰는데, 오랜 시간 반전(反戰)을 소재로 한 전쟁 연작 앞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약속 시간에 늦고 말았다. 지난여름 피카소전에서 본 반전 예술의 걸작으로 꼽히는 ‘한국에서의 학살’보다 더 강렬했다. 콜비츠는 20세기 초 독일의 대표적인 판화가다. 넉넉한 환경에서 성장한 그녀는 의사인 남편과 함께 빈민촌에 머물며 평생 소외된 이들의 삶을 작품에 담으며 살았다. 그녀가 남긴 일기를 보면 처음부터 반전의 확고한 신념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노동자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주로 내놓았다.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차대전에 자원 입대한 둘째 아들 페터의 전사가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녀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에만 매몰되지 않았다. 모성애를 넘어선 반전 작품들을 통해 전쟁의 야만성과 참혹함을 알리려 노력했다. 전쟁 연작 첫 번째 작품인 ‘희생’은 한 여성이 아이를 들고 제단에 바치는 듯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리가 전쟁에 내보내려고 아이를 낳은 게 아니다”라는 그녀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세 번째 작품인 ‘부모’는 자식의 전사 소식에 부부가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모습을 통해 전쟁의 상처와 슬픔을 전한다. 당시 일기에 “당신의 아들이 전사했습니다”라는 통지서 내용을 써 내려가던 고통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5년 후 그녀가 일기에 남긴 “너는 ‘돌아올게요’라고 말했었지… 아가, 봄이 왔다”라는 글귀는 차마 소리 내 읽을 수 없다. 대신 조용히 읊조린다. “그래, 2018년 한반도에도 평화의 봄이 왔었지.” 2018년 봄 판문점에 뿌렸던 평화의 씨앗이 평양에서 가을걷이로 이어졌던 흥분이 기억속에 아련하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시작된 한반도의 위기는 현재를 넘어 미래로 가고 있다. 미중 대결의 심화 속에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은 남북 간 접촉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남북통신연락선의 단절과 복원을 반복하면서도 종전선언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이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남북이 양보 없는 군비경쟁을 벌이면서 서로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할지 의문이다. 뭘 근거로 북한이 종전선언을 원한다며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국제사회가 이러한 남북을 어떻게 지켜볼지 궁금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재요청하면서 DMZ 철책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전달했다.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데 이어 교황 방북 카드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점화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문 대통령도 교황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철책 십자가에 대해서는 “성서에도 창을 녹여 보습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을 인위적으로 갈라놓았던 철조망이 평화를 상징하는 십자가로 바뀌듯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 진전에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았다. 그러나 교황 방북에 대해 북측도 화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빅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 한반도에 봄이 오지는 않는다. 미가서 4장 3절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라는 구절에 이어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라고 적고 있다. 우리 스스로 진정한 평화를 만들지 않고, 전쟁 준비를 통해 분단 속 거짓 평화만을 지키려 하면서 남들에게 평화의 이벤트를 기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콜비츠는 나치 정권에서 활동을 금지당한다. 반전 노력에도 2차대전 중에는 죽은 아들의 이름을 붙인 맏손자 페터마저 전사한다.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유언이자 작품으로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를 남겼다. 콜비츠는 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예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의 위정자들도 자신이나 정권의 업적이 아닌 다음 씨앗을 위한 정치, 평화를 위한 정책을 펼치기를 바란다.
  • 1위 만든 결정적 1점… ‘kt 마법’ KS 직행

    1위 만든 결정적 1점… ‘kt 마법’ KS 직행

    승·무·패 같아 721번째 경기서 ‘1위 결정’1-0 꿀맛 승리…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 쿠에바스, 1타점 결승타 강백호에 “사랑해”강백호, 7이닝 무실점 쿠에바스에 “믿었다”티켓 1만 2244장 동나… 가을 느낌 물씬‘승·무·패’까지 같았던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1위 경쟁이 결국 kt의 승리로 끝났다. 한 팀만 살아남는 프로야구판 ‘오징어 게임’에서 생존한 kt는 11월 14일 열리는 한국시리즈로 직행하고 패자 삼성은 9일 열리는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kt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1위 결정전’에서 6회초 강백호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1989년 단일리그제가 도입된 후 지난해까지 30번의 한국시리즈 중 25차례나 1위 팀이 우승했다는 점에서 kt의 첫 통합우승에 대한 꿈도 커졌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 막판 타격 부진으로 삼성에 쫓긴 kt는 사상 초유의 721번째 정규 경기에서 가까스로 웃을 수 있었다. 삼성은 지난 22일 맞대결에서 7과3분의1이닝 2실점으로 승리한 원태인을 선발로 세웠다. kt는 28일 등판했던 윌리엄 쿠에바스를 3일 만에 다시 내보내며 승부를 걸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답게 긴장감 가득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두 선발의 호투에 5회까지 양팀 공격이 순식간에 삭제됐다. 원태인은 최고 시속 149㎞의 직구를 바탕으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승부했고 쿠에바스는 최고 시속 151㎞의 직구와 커브, 투심, 커터, 체인지업으로 공략했다. kt가 6회초 심우준의 내야 안타, 황재균의 볼넷으로 2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는 원태인의 3구째 직구를 좌전 적시타로 만들며 심우준을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삼성은 7회말과 8회말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고도 무산된 것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순간 kt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1군 진입 7년 만에 이룬 정규시즌 1위의 기쁨을 만끽했다.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으로 호투한 쿠에바스가 이날의 영웅이었다. 쿠에바스는 “불펜처럼 짧게 가져가려고 했는데 1이닝씩 괜찮다, 괜찮다 했던 게 비결”이라고 웃었다. 쿠에바스가 “사랑해”라고 고백한 결승타의 주인공 강백호는 “1점만 내면 쿠에바스가 막아낼 거란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막내 구단의 기적을 이룬 이강철 감독은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잘 준비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날 경기는 단일리그 체제 첫 타이브레이커 경기였다. 기록상 두 번째지만 1986년에는 해태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 상태에서 OB 베어스와 후기리그 1위를 가리는 경기여서 큰 의미는 없었다. 타이브레이커는 2019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동률인 상태에서 상대 전적 9승 7패로 앞섰던 두산이 1위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재도입됐다. 가을야구 전초전답게 총 50%에 해당하는 1만 2244장의 티켓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삼성에 따르면 30일 오후 10시에 풀린 일반예매 30%는 5분, 31일 오전 0시에 시작된 백신접종자 대상 20%는 4분 만에 다 팔렸다. 대부분 삼성 팬이었지만 마지막에 함박웃음을 지은 쪽은 원정 경기를 찾은 300여 명의 kt 팬이었다.
  • 맨 마지막 시작한 ‘마법사’… 7년 만에 맨 앞에 서다

    맨 마지막 시작한 ‘마법사’… 7년 만에 맨 앞에 서다

    3일 만에 또 나온 쿠에바스 7이닝 무실점타선은 강백호 1타점 적시타로 꿀맛 득점한국시리즈 직행… 통합 우승 희망 커져티켓 1만 2244장 동나… 가을 느낌 물씬‘승·무·패’까지 같았던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치열한 1위 경쟁이 결국 kt의 승리로 끝났다. 한 팀만 살아남는 프로야구판 ‘오징어 게임’에서 생존한 kt는 11월 14일 열리는 한국시리즈로 직행하고 패자 삼성은 9일 열리는 플레이오프로 직행한다. kt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치른 ‘1위 결정전’에서 6회초 강백호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1989년 단일리그제가 도입된 후 지난해까지 30번의 한국시리즈 중 25차례나 1위 팀이 우승했다는 점에서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대한 꿈도 커졌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 막판 급격한 타격 부진으로 삼성에 추격을 허용한 kt는 사상 초유의 721번째 정규 경기에서 가까스로 웃을 수 있었다. 삼성은 지난 22일 맞대결에서 7과3분의1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원태인이 선발 등판했다. kt는 28일 등판했던 윌리엄 쿠에바스를 3일 만에 다시 내보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답게 긴장감이 가득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두 선발의 호투에 5회까지 양팀 공격이 순식간에 삭제됐다. 원태인은 최고 시속 149㎞의 직구를 바탕으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승부했고 쿠에바스는 최고 시속 151㎞의 직구와 커브, 투심, 커터, 체인지업으로 공략했다. 잘 던지던 원태인은 6회 심우준에게 내야 안타, 황재균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는 원태인의 3구째 직구를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심우준이 홈을 밟았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삼성은 7회말 1사 1, 3루 찬스에서 강민호가 내야 뜬공, 이원석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날렸다. 8회말엔 김지찬의 안타로 2사 2루가 됐지만 박해민이 땅볼로 물러난 것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kt 선수들은 9회말 아웃 하나가 잡힐 때마다 열광했다. 마지막 좌익수 뜬공으로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얼싸안고 1군 진입 7년 만에 이룬 정규 1위의 기쁨을 만끽했다. 7이닝 1피안타로 호투한 쿠에바스가 이날의 영웅이었다. 이날 경기는 단일리그 체제에서 첫 타이브레이커 경기였다. 기록상 두번째지만 1986년에는 해태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 상태에서 OB 베어스와 후기리그 1위를 가리는 경기여서 큰 의미는 없었다. 타이브레이커는 2019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동률을 이룬 상태에서 상대 전적 9승 7패로 앞섰던 두산이 1위를 차지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재도입됐다. 이날 일반 예매 30%, 백신 접종자 대상 20% 등 총 50%에 해당되는 1만 2244장의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됐을 정도로 티켓 전쟁도 치열했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30일 오후 10시 일반예매 30%는 5분 만에, 31일 오전 0시에 시작된 백신접종자 대상 20%는 4분 만에 다 팔렸다. 대부분이 삼성 팬이었지만 마지막에 함박웃음을 지은 쪽은 원정 경기를 찾은 300여명의 kt 팬이었다.
  • 강남에 각 세웠다… 나뭇결 같은 시각·따스한 천 같은 촉각

    강남에 각 세웠다… 나뭇결 같은 시각·따스한 천 같은 촉각

    서울 강남의 교통축인 도산대로에 뾰족한 각을 지닌 삼각형 건축물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젊은 미술작가를 발굴·지원하고 비영리 전시공간을 운영하는 송은문화재단의 신사옥 ‘ST송은빌딩’이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유명 레스토랑 등이 밀집해 서울에서 가장 상업적이라 일컬어지는 청담동 지역에 들어선 문화예술의 랜드마크라는 점에서도 이채롭다. 이 건물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요즘 세계 건축계에서 가장 ‘핫’하다는 스위스 건축가 듀오 헤르조그 앤드 드뫼롱(Herzog & de Meuron·이하 HdM)의 국내 첫 프로젝트라는 점이다.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HdM은 영국 런던 템스 강변의 거대한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테이트모던(2000년)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스위스 라우펜의 리콜라 창고(1987),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도미누스 와이너리(1998) 등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물성과 구축성에 대한 탐구로 일찍부터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이들은 2001년 건축가에게 최고의 영예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면서 최고의 위치를 확고하게 굳혔다. 또 건축 전문 인력 40여명, 지원 인력 400명이 포진해 유럽, 미주, 아시아 등지에서 200여개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홍콩 서구룡에 완공한 2만여평 규모의 미술관 M플러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라이베카 역사 지구에 올 연말 완공되는 ‘56 레너드 스트리트’ 등 프로젝트에서 보듯이 이들의 건축은 뛰어난 기술력과 독보적인 건축 디자인을 자랑한다. 지역적인 맥락과 문화 및 환경에서 건축적 영감을 받으며 특히 재료와 재질, 공간과 자연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도시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 중 한 곳에 들어서는 문화공간 ST송은빌딩에 HdM이 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9월 30일 건물 준공에 즈음해 현장을 찾았던 피에르 드뫼롱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 것이다.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기술과 함께 가상의 세계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확대되겠지만 그럴수록 실제로 시각과 촉각 등을 통해 느끼는 물리적 감각은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은 인지하는 기계이며 우리에게는 ‘감각’이라는 것이 살아 있고 감각함으로써 살아 있음을 느낀다”면서 “주변의 맥락과 주어진 설계 조건 안에서 놀라운 감각적 경험을 느끼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ST송은빌딩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날카로운 삼각형 건물이다. 최대한의 바닥 면적, 토지 이용 규제 등의 설계 조건 안에서 가능한 한 조각적 형태를 도출한 결과다. 남향을 선호하는 일반적인 건물과 달리 남측 대로를 향한 건물의 정면이 높은 벽으로 돼 있다. 창문도 인색하게 나 있다. 말만 들으면 무척 차갑고 답답할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반대다. 벽면은 자연의 나무 무늬가 살아 있는 따스한 천의 질감이 느껴진다. 정면 벽에 길게 나 있는 두 개의 통유리 창문과 측면의 세모형 창문, 로비층의 유리 벽과 이어지는 정원, 북측의 층층이 만들어진 테라스를 보면 건물은 닫혀 있다기보다 개방적이다. 파사드의 높은 콘크리트 벽은 나무판 거푸집을 사용함으로써 소나무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 시각적·촉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날카롭고 기하학적이며 미니멀한 일체형 구조의 건물과 나무결 무늬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 같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목판 거푸집마다 문양과 결이 달라서 마치 회화 작품을 보는 것 같다. HdM은 송은문화재단(이사장 유상덕)의 신사옥 디자인을 시작하면서 ‘송은’(松隱)에 담긴 ‘숨은 소나무’라는 뜻에 큰 영감을 받았다. 송은은 함경남도 출신으로 사업에 전념하느라 젊은 시절에 예술가의 꿈을 접어야 했지만 대신 뒤에서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문화재단을 설립한 고 유성연 삼탄 명예회장의 호이다. 드뫼롱은 “건축 설계를 시작할 때부터 ‘숨어 있는 소나무’라는 시적인 의미에 영감을 받았고 소나무를 시각화하면서 건축물의 촉각적 경험을 유도하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탐구했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건물의 표피에 나무의 물성을 입히면서 건물의 볼륨감은 육중함과 가벼움을 동시에 지닌다. 목판의 문양과 결은 건물의 표피를 차가운 콘크리트가 아니라 마치 부드러운 레이스처럼 보이게 만든다. 다양한 나무결 무늬는 광선의 변화에 따라 건물의 표정을 시시각각 변화하게 만든다.” 1989년 설립된 송은문화재단은 ST인터내셔널(구 삼탄) 사옥 내에 위치한 송은 아트큐브, 2011년 개관한 송은 아트스페이스, 신사옥 부지에 있었던 송은 수장고 등 공간 운영과 함께 송은 미술상, 전시 공모, 신진 작가 지원 사업을 이어 왔다. 보다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전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신사옥을 건립하기로 하면서 HdM에 디자인을 의뢰했다. 2017년 콘셉트 디자인과 설계를 시작으로 2018년 10월 착공해 4년 반의 여정을 마쳤다. “건축물은 건축물이다. 그것은 책처럼 읽힐 수 없다…우리 건축물의 강점은 그것이 방문자에게 미치는 즉각적이고 본능적인 영향이다.” (2001년 프리츠커상 수상 당시 자크 헤르조그의 연설문 중) 헤르조그의 말대로 ST송은빌딩을 제대로 체험하는 최고의 방법은 공간을 실제로 걸으면서 즉각적으로 느껴 보는 것이다. HdM이 송은문화재단과 함께 기획한 개관 기념 전시 ‘헤르조그 앤 드뫼롱, 송은아트스페이스 탐구’는 그동안 HdM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송은과 예술, 공간을 탐구한 결과를 보여 주면서 공간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공간 자체가 전시물로 기능하는 셈이다.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새로운 공간을 탐색하게 될 관람객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세심하게 구성돼 있다. 지하 2층부터 1층과 로비 공간, 정원, 그리고 2층과 3층까지 공간의 흐름에 따라 실내와 실외, 지상과 지하를 가로지르며 건축물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HdM의 작업물, 예술가들과의 협업 외에 신사옥 공사 현장과 건축에 사용된 소재, 모형 등 일련의 건축 과정을 영상, 프로젝션, 증강현실과 디지털 전시 방식으로 보여 준다. 그동안 송은문화재단 전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국내 작가 6명의 커미션 작품도 공간 곳곳에 설치해 HdM이 지향하는 건축 철학을 온전히 느끼도록 했다. 드뫼롱은 “우리는 건물과 도시의 교감을 중시한다. 강남의 도심에 들어서는 이 건물은 육중한 조각물인 동시에 개방된 공간으로 구현하는 것이 콘셉트였다. 최선의 방법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해 내면서 전시 공간으로서의 기능과 구조, 조각적인 표현을 일체화하고자 했다”면서 “수직적인 건축물이기 때문에 맨 위층부터 층별로 다른 공간적 경험을 갖도록 했고, 전시 공간도 다채롭게 구성했다”고 말했다.지붕으로 덮인 통로는 건물 입구와 연결된다. 투명한 유리벽을 통해 아늑한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정원 쪽 캐노피 아래에 설치된 미디어월에서는 슬기와 민의 단채널 미디어 작품이 돌아가고 있다.외부 정원에 달린 조명은 HdM이 물방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이다. 물방울 모양은 지하에서 1층을 지나 2층으로 연결되는 나선형 램프의 곡선과도 이어진다.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램프 공간에는 계단을 설치해 벽면에 비치는 영상물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송은 수장고가 철거되고 신사옥이 지어지는 과정을 담은 박준범 작가의 단채널 영상물이 상영 중이다. 2층에는 두 개의 전시 공간과 대로변으로 길쭉하게 만들어진 리딩룸이 있다. 작은 공간에서는 HdM의 목판 거푸집을 실험한 콘크리트, 다양한 모형 등 ST송은빌딩의 설계 과정을 보여 주는 탐구의 결과물들이 전시돼 있다. 2층과 3층 전시 공간에서는 HdM의 대표 작품을 담은 사진 작품과 모형들, 초기 작품, 향초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원형의 지하 2층 전시 공간은 깊은 우물처럼 아늑하다. 번화한 도시에서 저 멀리 떨어져 심연으로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지하 공간 2층의 가운데 천장은 1층까지 뚫려 있다.드뫼롱은 “서울은 매우 흥미로운 도시다. 하지만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도시의 무한 팽창은 더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도심의 문화 공간에서 많은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은 바쁜 일상 중 한 번쯤은 ‘쉼’을 가질 필요가 있다. ‘송은’이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혜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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